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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룡 부문장] HRD부서의 역할, 성장의 리플 달기
직장생활 30년을 돌아본다. 눈에 보이는 모습은 크게 변했다. 하지만 사람의 본성이나 사물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결국 본질을 이해하고, 환경과 기술의 변화에 대응해야 함을 깨닫는다.급변하는 일터에서 HRD담당자들은 잘 대응하고 있을까? ---이 질문을 자신에게 해서는 의미를 찾기 어렵고 늘 비슷한 결론만 내릴 수 있다. 그러니 HRDer 자신에게 묻기 전에 고객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럼 고객이 누구인가? 과정 참가자, 수강생이 아니다. 진짜 고객은 인재육성에 투자하는 사람 즉, 대표이사나 임원이다. 늘 하던 교육생 만족도 조사는 기본이다. 앞으로는 교육투자를 하는 의사결정자의 니즈에 잘 대응하고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조직의 경영에 도움이 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이어 ‘조직 구성원이 HRD부서를 찾고 있는가?’라고 질문해 보자. 가령, 특정 팀 구성원이 ‘다른 부서에 업무 협조 요청을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하고 어려운데 HRD부서에 도움을 청하자. 그럼 도와줄 거야’라고 기대하고 실제 문의하는 수준인지 성찰해야 한다. 이 수준에 도달하려면 과정을 기획하고, 개발하고, 전달하는 전 과정에 ‘진짜 고객의 진짜 니즈’를 더 반영해야 한다.진짜 니즈를 발견하기 위해 사람의 본질에 대해 늘 고민해 보기 바란다. 필자가 생각하는 것은 ‘사람은 자기보호본능이 강하다’이다. 그래서 신체적 안전, 심리적 안정, 직업의 안전(job security)을 중시하고, 안전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기보다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한다. 개인차는 물론 있다. 조직생활도 더 안전한 개인적 삶을 위한 노력이며,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유사할 수 있다.최근 가장 화두는 성장(growth) 욕구다. 성장 과정 자체가 주는 만족, 행복감도 물론 크다. 하지만 성장 욕구를 확인해 보면 연봉을 많이 받고 싶고, 경력관리를 잘 해서 더 나은 처우를 받는 회사로 옮기고 싶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고 싶다는 속내를 담고 있다. 이에 HRD부서의 역할을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리플 달기’로 표현하고 싶다. 리플은 댓글(reply)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REEFL’로 제시한다.HRD는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는가를 알고,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하니 필자는 ‘REEFL’을 성장 동인(enabler) 관점에서 5가지로 구분했다.먼저 구성원에 대한 인정(Recognition)이다.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바탕으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리더가 이 역할을 하도록 교육하거나 조직개발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강점을 찾아 인정하는 것이 출발이다. 일대일 코칭, 원온원을 통한 인정이 중요한 이유다.그리고 경험(Experience)관리도 확대해야 한다. 직무 경험, 역할 경험, 협업 경험, 프로젝트 경험, 성공 경험이라는 표현에서 강조하는 경험을 관리해야 한다. 직접 경험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 가상의 조건에서 경험하는 시뮬레이션(simulation), 역할 수행(role play), 시연(test)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다음은 권한위임(Empowerment)이다. 성장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며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시키고, 결정권을 주는 것이다.그리고 피드백(Feedback)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특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비평적 피드백이 필요하다. 이때 조직이나 리더가 기대(expectation)하는 수준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마지막은 학습(Learning)이다. 내용은 그동안 HRD부서가 제공한 모든 교육을 포함해 구성원이 공부하는 모든 것이다.위 ‘리플(REEFL)’을 구성원의 조직생활 중에 달아주기 위해 전통적인 인사(HRM), 교육(HRD)으로 구분하던 것을 TOD 관점으로 통합하기를 제안한다. 결국 인재(Talent)와 조직(Organization)의 성장(growth)을 위한 개발(Development)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리플(REEFL)’을 잘 달아주는 ‘TODer’가 되기 위해 사람의 본질을 이해하고, 통합적 관점에서 HRD의 기능을 확대하고, 다양한 도구(tool)를 먼저 배우기 바란다.박해룡 부문장LG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LS Electric 상무(CHO), 한국액션러닝협회 회장, 인하대 경영학과 초빙교수, TheHR컨설팅 대표, 한국바른채용인증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사람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 일을 즐기며 현재 스탠다드에너지 인재부문장(CHO)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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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교수] 에듀테크의 미래를 모색하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AI, AR/VR, IoT 등 첨단 기술이 교육 분야에 도입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확실하며, 학습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에듀테크 접근의 형평성 문제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이에 기술적 혁신과 함께 교육의 본질적 가치인 평등과 공평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예로서 첨단 에듀테크의 집약체인 클라우드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MS)은 각 학생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로와 내용, 개별화된 학습도움을 제공하고, 맞춤형 평가를 가능케 하여 교육의 공평성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VR과 AR 기술을 접목하여 실제와 같은 학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앞으로 미래의 에듀테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에듀테크의 발전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면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글 싣는 순서1. 에듀테크의 깊은 이해: 교육과 기술의 접점에서2. AI와 VR의 융합으로 나아가는 디지털 교육혁신: 에듀테크 개발과 활용 전략3. 학습자 중심 교육설계: 에듀테크의 주도적 역할4. 에듀테크의 미래를 모색하며: 차세대 기술 통합의 현실과 도전---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AI, AR/VR, IoT 등 첨단 기술이 등장하면서 교육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교육적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에듀테크가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가 공교육에 도입되면서, 앞으로 우리 다음 세대 학습자들은 아날로그 교육 방식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개별화 및 맞춤형 교육을 받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는 불확실하며, 학습자의 개인정보와 학습 데이터 보안, 그리고 에듀테크 접근의 평등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교육공학 연구자 입장에서도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 에듀테크를 완전히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정도다. 우리 사회가 ‘이러한 급격한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관해 깊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이 시점에서 가장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는 에듀테크의 미래 역할이다. 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내일 우리가 예상치 못한 새로운 형태의 에듀테크가 등장해도 놀랍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빠른 변화 속에서 앞으로 에듀테크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의 에듀테크 개발과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 특히, 에듀테크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를 지켜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하며 이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과 핵심 가치인 평등(Equality)과 공평(Equity)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평등은 교육의 접근성과 기회를 누구나 동등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공평은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학습자의 다양성과 필요에 맞게 교육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정부와 민간의 주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창출해왔다. 또한, 이러닝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평등을 넘어 공평을 위한 교육을 고려해야 할 시기가 왔다. 지금까지는 에듀테크가 교육의 평등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공평한 교육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그 대표적인 예가 클라우드 기반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 LMS)이다. 전통적으로 LMS는 교육과정과 학습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습자의 진도와 성과를 기록하며, 학습자, 교수자, 관리자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교육이 확산되면서 이제 LMS는 교육기관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전에는 교육기관이 내부적으로 필요에 따라 LMS를 구축해서 모든 교육 콘텐츠를 개발, 관리했지만, 이는 초기 구축 비용이 많이 들었고, 시스템 관리와 보안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시스템 업데이트에도 많은 비용이 소요되었다.하지만 최근 ‘클라우드 기반’ LMS가 도입되면서 기존의 많은 문제점이 개선되고, 최첨단 에듀테크 도구들이 LMS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이란 마이크로소프트 365처럼 컴퓨터에 소프트웨어를 직접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클라우드 기반 LMS는 학습관리시스템을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학습자의 필요에 따라 원하는 기능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제공업체는 학습과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중앙에서 개발하고, 안정된 시스템과 전문 기술진의 지원을 제공한다. 교육기관은 서비스 이용에 따른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되므로 LMS 인프라 구축에 드는 예산과 노력 측면에서 큰 이점을 얻을 수 있다.또한, 클라우드 기반 LMS는 최첨단 에듀테크 도입을 더욱 가속하기 때문에 교육의 공평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AI 기술을 활용한 LMS는 개별 학생들의 학습 스타일과 성취도를 분석해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로, 내용, 평가 방법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자신에게 적절한 속도로 학습하고, 개별적으로 필요한 학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돕기 때문에 모든 학습자가 주어진 과제를 자신의 수준에 맞게 완수할 수 있도록 하여 교육의 공평성을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온라인 학습 환경은 학습자가 실제 경험을 통해 문제 해결 과정을 체험하는 데 제한이 있었지만, 클라우드 기반 LMS는 다르다. VR과 AR 기술을 접목하여 실제와 같은 학습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에 학생들은 가상 공간에서 학습과 관련된 실습과 실험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의 클라우드 기반 LMS인 캔버스와 블랙보드는 이러한 가상현실 기능을 LMS에 접목하여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또 하나의 특징은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이다. 클라우드 기반 LMS는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비교적 빠르게 확장할 수 있으며, 학습자의 수나 교수학습 방법의 다양성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새로운 에듀테크를 쉽게 적용할 수 있어 교육기관이 미래의 성장과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성과 확장성은 교육기관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교육 관계자들은 에듀테크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교육의 본질을 지켜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이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과 핵심 가치인평등과 공평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에듀테크의 발전은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인 평등과 공평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I, AR/VR, IoT 등의 첨단 기술은 교육의 개인화와 맞춤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여 모든 학생이 자신에게 적절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에듀테크의 기술적 혁신뿐만 아니라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잊지 않고 다양한 융합적 인재를 양성하려는 교수자, 학습자,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인재를 육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김남주 교수미국 마이애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와 응용학습과학 대학원 디렉터를 역임했다. 미 교육부 산하 Institute of Education Sciences의 Digital Learning Platform 분야 패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교육 분야의 다양한 학술지에서 편집장, 부편집장, 편집위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에듀테크 개발, AI의 교육적 활용, 학습자 중심 교육모델 개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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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연구위원] 목적을 조직 운영의 기준으로
목적 중심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목적을 단순히 대외 홍보나 이미지 개선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전략은 물론 제품 개발, 조달, 생산, 유통, 마케팅 등 사업 운영 전반에 목적을 일관되게 반영한다. 이번 호에선 목적을 중심으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유니레버, 창립 때부터 환경에 천착한 경영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파타고니아, 그리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간 레고의 사례를 살펴본다.글 싣는 순서1. 기업의 올바른 목적과 그 중요성2. 목적을 조직 운영의 기준으로3. 조직 목적과 개인 목적의 연결---유니레버: 생활용품 공룡 기업의 변신 노력1930년에 설립되어 100년 가까운 역사를 바라보는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는 2009년 새로운 CEO로 폴 폴먼(Paul Polman)이 취임한 후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조직의 장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전사 방향성 수립 작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로 회사의 목적을 기존의 ‘위생의 일상화’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일상(Our purpose is to make sustainable living commonplace)’으로 업그레이드한 후, 이와 연계한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브랜드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목적 관점에서 재정리한 것이 그 예시다. 2019년에 CEO 앨런 조프(Alan Jope)는 “단지 머리를 빛나게, 피부를 부드럽게, 옷을 하얗게, 음식을 맛있게 하는 것에만 머무는 브랜드는 정리하겠다.”라는 원칙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니레버의 각 브랜드는 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자체 목적을 수립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브(Dove)는 ‘아름다움을 불안이 아닌 자신감의 원천으로’를 목적으로, 식품 브랜드인 크노르(Knorr)는 ‘자신과 지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식생활’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 결과 과거 900여개에 달하던 브랜드는 현재 400여 개로 정리되었고,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목적 중심 브랜드에서 창출하고 있다.마케팅 역시 목적 실천의 연장선에서 이뤄진다. 대표 브랜드 도브는 모든 여성이 자신만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자신감을 찾도록 돕겠다는 브랜드 목적을 실천하기 위해 광고에 전문 모델이 아닌 다양한 연령 및 인종의 일반인을 기용하며,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기 위한 이미지 보정도 하지 않는다. 생산에서도 2039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 계획을 발표했고, 현재 플라스틱 제품의 10% 이상을 재생 플라스틱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2025년까지 25%로 높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청소 및 세탁용품에서 화석 연료 재료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한편, 종이를 활용한 액체 세제 용기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목적 중심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들은목적을 대외 홍보나 이미지 개선 수단으로 삼지 않는다.전략은 물론 제품 개발, 조달, 생산, 유통, 마케팅 등사업 운영 전반에 목적을 일관되게 반영한다."파타고니아: 사업은 목적을 위한 수단사업을 통한 환경 문제 개선을 목적으로 내세운 파타고니아는 1957년 창업 시점부터 지금까지 지구를 위한다는 목적에 충실하며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그 목적을 사업 전반에 철저히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먼저 제품 디자인 단계에서 이 회사는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을 줄이는 길이라 보고, 제품 개발 시 내구성과 다기능성, 수선 용이성에 철저히 초점을 맞춘다. 반면 유행에 부응하기 위한 제품이나 사치품, 용도가 불분명한 제품은 개발하지 않는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키는 과정에서 제품의 설계에만 평균 1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제품을 생산할 때도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목화만을 사용하는 등 환경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철두철미하게 노력한다. 2010년, 오렌지색 친환경 염료를 찾지 못하자 오렌지색 제품의 생산을 중단한 것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유통에서도 운송으로 인한 환경 오염 최소화를 위해 가능한 현지 생산을 지향하며, 매장이나 사무실도 가능한 새 건물을 짓지 않고 기존 건물을 매입해 고쳐 쓰는 ‘재생 건축’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매장은 1920년대 지어진 건물에 위치하고 있고, 가구나 집기도 최대한 중고 물품을 활용하고 있다.목적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이 회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야말로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에서는 지구를 위해 적게 소비하고 고쳐 쓰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사 제품을 사지 말라(Don’t buy this jacket)’는 캠페인을 했고, 매년 매출액의 1%를 ‘지구를 위한 세금’으로 규정하고 환경 활동에 기부하고 있다. 목적을 위해 다른 회사가 따라 하기 힘든 조치까지 서슴지 않으며 실천에 집중하고 있는 이 회사는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일하기 좋은 회사 최상위 수준을 유지하고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도 상위권에 자리 잡는 등 구성원과 고객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레고: 목적으로 돌아가 위기를 넘어서다레고는 1990년대 들어 출산율이 감소하고 게임기와 같이 새로운 장난감이 등장하면서 사업이 침체에 빠졌다. 이때 레고는 블록 사업을 탈피해 의류, 게임, 레저 등 사업 정체성을 벗어난 무분별한 다각화를 추구했다. 그러나 시장과 고객은 이러한 움직임을 ‘경쟁사를 따라 하는 아류’로 평가하며 외면했고, 결과적으로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되었다.위기 속에서 부임한 CEO 외르겐 쿠느스토르프(Jørgen Knudstorp)는 ‘미래의 창조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성장을 돕는다’라는 본래 목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위기 극복의 열쇠라 판단하고, 핵심 고객인 ‘블록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성인 팬’에게 집중하는 ‘Back to Brick’ 전략을 방향으로 삼았다. 이후 레고는 고객을 다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품 디자이너가 인류학자와 함께 ‘레고 인류학팀’을 꾸려 아이들의 일상과 생각을 관찰하게 했고, 그 결과를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 또한, 기존 내부 중심 제품 개발 절차를 모든 개발 과정에 고객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나아가 고객이 직접 제품을 디자인하는 Co-Creation 플랫폼 ‘레고 IDEAS’도 개설했다. 고객이 디자인한 제품을 올리고, 1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면 출시를 검토하는 방식인데 2022년까지 총 45개 제품을 정식 출시했다. 이렇게 레고는 본래 목적에 충실한 경영으로 고객의 사랑과 지지를 되찾아 위기를 극복했고,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지금까지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레고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목적을 중심으로 삼는 경영은 단지 그럴듯한 목적을 제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목적은 실제의 경영활동과 조직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실천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제도와 프로세스 등 시스템을 갖추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고차원적인 조직의 목적은 그것을 진심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이 있을 때만 실행으로 옮겨질 수 있다. 결국 실천은 조직 속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목적이 있어도 구성원들이 그에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혹은 냉소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래서 조직은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그리고 구성원이 올바른 목적을 추구할 만큼 성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다음 연재에선 이를 위한 조직의 노력을 살펴본다.강승훈 수석연구위원LG경영연구원 인재경영부문 수석연구위원으로 인사 및 조직 분야, 특히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다양한 컨설팅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인사관리학회 산학협동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공군사관학교 경제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이제부터 일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위즈덤하우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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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박사] AI는 교육과 학습 환경도 변화시킬까?
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 교육과 학습 환경에서도 AI 기술의 도입과 이로 인한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교육에서의 AI 활용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데 많은 경우, AI 기술에 대한 과장된 광고나 과도한 기대에서 비롯된다. 현재의 AI 기술은 학습자의 지식 상태와 인지적 역량에 대한 진단, 맞춤형 학습 콘텐츠 전달과 추천에 특화되어 있다. 반면, 학습자의 학습동기 고취나 정서적인 관리 등 인간 교수자의 전통적인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은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효과적인 교수학습이 가능하도록 편의성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개인 맞춤형 학습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진화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글 싣는 순서1. AI는 교육과 학습 환경도 변화시킬까?2. 개인 맞춤형 학습을 위한 AI 학습시스템의 발전 과정3. 교육 환경과 학습자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학습분석 방법4. 생성형 AI의 부상과 맞춤형 학습시스템5. AI 맞춤형 학습시스템을 이용한 기업교육과 평생교육---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대중은 열광하고, 자본은 모여든다. 그러나 때때로 기술에 대한 기대는 풍선처럼 실체에 비해 한없이 과장되고 포장되며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허망하게 거품이 터지고 만다. 물론 그런 기술 중 일부는 고난의 시기를 거치고 살아남아 사회 전반에 보급되고, 한 시대를 이끌어 간다. 가트너의 신기술 하이프 사이클(Gartner Hype Cycle)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스토리다. AI는 이런 극적인 스토리를 벌써 세 번째 반복하고 있는 유별난 존재다. 물론 시즌이 진행될수록 기술의 실체는 탄탄해지고, 현실적인 쓰임새도 늘어가고 있어, 이번에야말로 해피엔딩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이긴 하지만,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미국의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챗GPT의 등장 이후 AI 기술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것 같다. AI 기술이 이전 시대에 비해 분명히 진보되었고, 많은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고는 있다. 그렇다고 여전히 만능의 도구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별로 주목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AI가 전혀 힘을 쓸 여지가 없는 분야도 아직은 많다."해결하거나 개선할 문제에 관한 데이터가 있으면 AI가 개입할 수 있다.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자연스럽게 교육에서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구분된다."기술적 원리에서 보자면 현재의 AI는 정량화가 가능한 문제에서만 잘 동작한다. 정량화라는 의미는 ‘숫자로 표현되는 데이터가 있는가’의 문제로 바꿔서 생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I가 고양이 사진을 입력받고 그 사진 속 동물을 고양이라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고양이의 이미지가 완벽하게 숫자 데이터로 변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현재의 AI 기술은 교육 분야에 잘 맞을까? 다르게 말하면, AI가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고취시키는지, 학습 진도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특정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학습자에게 딱 맞는 코칭을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변은 앞에서 이미 말했다. 해결하거나 개선할 문제에 관한 데이터가 있으면 AI가 개입할 수 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자연스럽게 교육에서 AI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구분된다.예를 들어 AI가 학습자의 동기와 정서적인 영역을 인지하고 이에 맞춰 적절한 교육적 처방을 내릴 수 있을까? 대답하려면 먼저 따져 보아야 한다. 학습자의 동기와 정서를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는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런 데이터는 없거나 수집하기 어렵다. 따라서 AI가 인간 교수자처럼 학생의 정서적인 측면을 보살피거나 학습 의욕을 관리할 수는 없다. 교육에서의 AI 활용(AIED: 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시대가 와도 교수자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반면, AI가 학습자의 학습 진행상황을 진단하고 현재 수준에 맞게 적절한 학습 콘텐츠와 학습 순서를 추천하는 일은 어떨까? 이런 학습자의 인지적인 역량과 상태에 관한 데이터 수집도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는 않다. 학습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진행된다면, 학습자의 지식수준과 학습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쉽게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다. AI는 이런 일에서 인간 교수자보다 더 많은 업무를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처음 질문으로 되돌아가 보자. “AI를 교육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까? 또는 AI가 교육 분야에도 잘 활용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반은 그렇고 반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현재의 AI는 교수자의 역할 중 일부만을 수행할 수 있지만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큰 실익을 안겨 준다."교육기관에서 교수자가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에 비추어 보면, 현재의 AI는 교수자의 역할 중 일부만을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대해 실망하거나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 AI가 교수자의 일부 역할이라도 대체 가능하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고,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큰 실익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AI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시스템에 대한 글을 연재하기 전에 먼저 AI가 교육 분야에도 적절한 기술인가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한 것은 기술에 대한 과장된 광고나 과도한 기대가 불필요한 논쟁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AI가 진화를 거듭하다가 결국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디스토피아적인 관점에서 교사의 존재 가치가 부정된다거나 AI에게 교육과 학습을 맡기는 것이 윤리적으로 정당한가에 대한 논쟁은 충분히 고민해 볼 가치가 있는 물음이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다소 불필요한 걱정이다. 현재의 AI가 그 정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역사적으로 보면 공교육이 시작된 이래 교육과 학습 환경에 큰 변화를 불러온 몇 번의 기술 발전이 있었다. 오디오/비디오 매체의 등장, 개인용 컴퓨터(PC)의 등장, 인터넷의 보급, 모바일 기기의 보급, 그리고 지금의 AI 기술이 그것이다. 모든 기술은 초기의 짧은 혼란을 극복하고 교육 현장에 무리 없이 안착했고, 아마 AI 기술도 앞선 사례들과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이다.그러나 AI를 활용한 교육은 초기의 혼란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될 수는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AI 이전의 기술은 학습 콘텐츠를 학습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에 대한 혁신이었다. 즉, 학습 콘텐츠를 전달하는 과정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더욱 자유롭게 벗어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 발전해 왔다. 기술이 교수자와 학습자가 이용하는 단순한 도구일 뿐이라는 본질이 변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AI를 이용하면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인식되는 ‘판단’과 ‘추론’의 기능을 기술에 맡긴다는 부담이 발생한다. 학습자의 인지적 영역에 대한 판단을 AI에게 일부 위임한다는 이 지점이 바로 불편한 감정과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판단’과 그에 따라 실제 교수학습 전략을 ‘결정’하는 일은 다르고, 교수자는 여전히 결정권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또한, 그렇다면 AI 기술을 이용하지 않았을 때는 교수자가 학습자의 인지적 영역을 잘 판단해 왔냐는 반문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교수자들은 관리해야 할 학습자 수가 많고 행정적인 업무로 인해 개별 학습자에 대해 충분히 숙고해서 맞춤형 학습 전략을 제시할 여유가 없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이렇듯 AI의 교육적 활용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현실적 우려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에서 AI의 활용은 점점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도 마치 생명체처럼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계속 발전을 거듭한다. 기술이 발전한다는 것은 단지 더 빠르고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된다기보다는 대중과 현실적 환경이 원하는 방향으로 적응해 간다는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다.최재원 박사학습분석과 AIED(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분야를 연구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AI디지털교과서 개발 참여,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AI디지털교과서 공동플랫폼 구축, AI 코스웨어 템플릿 개발 참여, HTHT 자격증 연수 프로그램 강사 참여, 제3회 HTHT 마스터클래스 한국디지털교육협회장상 수상 경력이 있다. VR(메타버스), 데이터 과학, 인공지능에 관한 여러 책을 저술하고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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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 교수] HR 분야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각자의 비즈니스 수행에 있어 항상 새롭고 혁신적인 역량을 요구받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역량개발이 필수적이다. 관련해서 게이미피케이션은 일반적으로 동기부여와 재미를 비롯해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역량개발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역량개발 측면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살펴보려면 구성원이 입사하고 퇴사하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보고, 그 안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에 대한 혼동, 게임을 바라보는 이중적 모순성, 경직적인 HR 관행 등으로 인해 많은 선진국과 달리 HR 분야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글 싣는 순서1. HR 분야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 게이미피케이션과 비즈니스에서의 적용2. 채용과 게이미피케이션: 게임으로 인재를 선발3. 온보딩과 게이미피케이션: 조직에의 성공적인 안착4. 교육훈련과 게이미피케이션: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한 역량개발5. 조직과 게이미피케이션: 조직 활성화 관점6. HR 분야에서의 기업의 도전: L&D를 중심으로---이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검색해보면 예전보다 많은 내용이 나온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정의는 역사적으로 여러 변형을 겪어왔는데 일반적으로는 게임의 요소들과 메커니즘들을 게임이 아닌 분야에 융합 적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게임 분야에선, 게이미피케이션을 당연히 게임의 확장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게임이 아닌 분야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반대로 일반 기업과 같이 게임이 아닌 분야에선 게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무언가 직장의 진지함을 깨뜨리는 놀이라고 터부시하기 마련이다. 특히 현재 우리나라는 게임산업이 세계 4위이며 콘텐츠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이중성이 무엇보다 강하다. 이는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은 다르다’라는 명제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보인다.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에선 게이미피케이션과 게임에 대한 인식의 간극을 좁히고, 비즈니스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융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었다. 이런 개방적인 문화로 인해 해외의 게이미피케이션 전문가들을 보면 게임 분야에서 활동해온 사람들 이상으로, 비즈니스와 같이 게임이 아닌 분야에 있으면서도 게임에 흥미를 느끼며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여 활용해 온 전문가들이 더 많아 보인다.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되는 주요 HR 분야들은 채용, 온보딩, 교육훈련, 조직관리, 성과평가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언급한 영역들에 대한 임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참여를 게임화한다면 재미를 더하면서도 혁신적인 방식으로 팀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HR 업무에 게임적인 요소들을 도입하려면 전략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즉 게임적인 창의성도 있어야 하지만 먼저 게임화하려는 비즈니스 컨텍스트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HR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적 요소 적용 전후 변화가조직의 전략적 HR 목표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정의하는 것이 우선이다.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한 게이미피케이션이 아닌조직 경영을 위한 게이미피케이션이 필요한 것이다."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을 HR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게이미피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용하고자 하는 게이미피케이션 메커니즘 요소들과 적용 후에 예상되는 모습들이 전략적인 HR 목표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위한 게이미피케이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게이미피케이션이 명확한 HR 목표 아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다음으로는 전략적 목표를 전술적, 운영적 관점에서 실행 가능한 작업들로 나눠야 한다. 일상적인 HR 프로세스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할 수 있는지, 예를 들면 프로세스에서 어떤 부분들에 동기부여와 재미 등을 접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서 게이미피케이션에는 동기부여나 재미 외에 수많은 게임 메커니즘 요소들이 있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다. 그중 올바른 게이미피케이션 메커니즘을 선택하는 것은 계획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동시에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예를 들면,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로 자주 언급되는 포인트, 리더보드(순위표의 일종), 보상 등은 일상적인 조직 내 활동들을 직원들 간의 건전한 경쟁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일부 게이미피케이션 예시들에 불과하다. 결국 HR은 비즈니스에서 사람을 다루는 기능이기 때문에, 조직적 관점에서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KPI 등으로 대변되는 생산성을 높이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따라서 회사의 요구와 문화에 적합하면서도, 게이미피케이션 적용과 관련된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즉 게이미피케이션 프레임워크 내에서 목표 설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 회사의 문화 및 비즈니스 성과에 부합하는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는 직원 참여율 증가 또는 HR 프로세스 개선 측면에서 회사가 장려하고 싶은 행동을 결정하고 성공을 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HR 프로세스상에서 존재하는 작업들에 재미를 더하고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리더보드나 보상과 같은 요소들을 통합하여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목표를 만든다고 하면, 그 목표가 의도한 결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그 목표를 달성 가능하면서도 도전적인 상태로 유지하면, HR 프로세스 및 요소들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의 지속적 변화와 개선을 이끌 수 있다."트렌드가 급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그중 하나는 기술과 키워드에 지나치게 집착하고본질적 컨텍스트와 사람다움을 경시하는 경향성이다."디지털 전환 이슈는 전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진 메타버스 열풍이 불었고 이제는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바람이 불고 있다. 이렇게 트렌드가 빨리 변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를 꼽아보자면 기술과 키워드에만 집착하고 그 안에 있는 본질적인 컨텍스트와 인간적 요소들을 경시하기 때문에 지속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게이미피케이션은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처럼 고급 IT 기술들을 활용하는 게임 분야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플레이어) 관점에서 게임 메커니즘들을 융합한다는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디지털 전환 관점에서 HR 프로세스에 적합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게이미피케이션 개발 플랫폼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그 플랫폼은 회사의 문화와 목표를 반영하여 경험을 맞춤화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하며, 게이미피케이션 진행 상황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하고, 직원들이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에 얼마나 잘 반응하는지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또한, 직원들이 게이미피케이션을 부담이 아니라 변화와 개선, 성장과 인정의 기회처럼 느끼는지, 동기부여와 참여도 수준을 높이는 데 게이미피케이션이 도움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즉 HR담당자들은 포인트처럼 단순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 기반 시스템부터 가상현실과 같은 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복잡한 플랫폼까지, 다양한 옵션을 통해 직원들의 참여도 향상을 위한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그들의 관심을 끌만한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정리하자면 HR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은 HR 프로세스에서 게임 디자인 요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 게임이 아닌 HR 컨텍스트에 포인트, 레벨, 도전, 순위, 보상과 같은 게임 메커니즘을 적용하는 작업이 포함돼야 하며, 직원들의 참여, 동기부여, 생산성, 즐거움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달성해야 할 명확한 목표가 주어지면, 집중력과 의욕 유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업무를 자율적으로 숙달하려는 내적 동기와 인정받고 싶은 외적 동기(지위, 성취, 자기표현 등)에 호소하게 하는 게이미피케이션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때 게이미피케이션을 통해 구성원들의 창의성을 장려하고, 커뮤니케이션 과정도 개선하면서 변화, 개선, 혁신 측면에서의 역량개발을 촉진하면 결과적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앞서가는 회사’라는 브랜드 발전으로 이어지게 된다.이동현 겸임교수한성대 지식서비스&컨설팅대학원 겸임교수이자 한국게임화연구원 해외 게이미피케이션 연구부문장이다. 서적 『비즈니스 게이미피케이션 I & II』 저자, 이러닝 강의 ‘메타버스로 일하는 세상, 게임 DNA를 이식하라’의 교수자이며 『게이미피케이션 – 변화를 위한 최고의 엔진』과 『인피니트 게이미피케이션』을 번역했다. 금융경제, 경영 분야에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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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석 파트너] Future of Work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고 있다. 이제 신입사원부터 경력자까지 연봉, 직무, 조직문화, 성장 가능성, 워라밸 등 다양한 요소를 중심으로 직장을 선택하고, 기업들은 이런 요구를 반영하여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내부 직원의 만족도를 높여 리텐션 관리와 채용 브랜딩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직원들이 실제로 느끼는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최근 몇 년간 하이브리드 근무와 같은 유연한 근무 형태가 시도되는 것도 조직문화 관리의 일부로 볼 수 있고, 조직문화 혁신은 기업 생존과 장기적 성장에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젠 새로운 Working Culture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업만이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글 싣는 순서1. Future of Work: 기업 생존을 위해 변화하는 Working Culture2. 성과와 성장: 기업들이 조직문화 개선에 집중하는 이유3. 조직은 정말 바뀔 수 있을까?: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직원경험 진단4. 기업문화의 확장: 성과창출을 위한 조직몰입과 심리적 안전감5. 하이브리드 워크: 글로벌 트렌드와 업무 환경의 변화---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생존 방식에는 전례 없는 변화가 일어났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사라진지 오래되었지만, 글로벌 기업의 판도마저 순식간에 바뀌면서 새로운 세대는 Growth Mindset의 가치를 찾아 이직과 경력개 발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신입사원부터 경력자에 이르기까지 연봉, 직무, 조직문화, 성장 가능성, 워라밸 등 다양한 요소를 중심으로 직장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기업들엔 Working Culture의 혁신을 통해 마켓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장하는 것이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또한, 많은 채용플랫폼을 통해 이직 시장에 관한 정보 접근이 쉬워졌으며, 많은 직장인이 버스정류장에서 원하는 방향의 버스를 골라 타듯 조용한 사직을 하면서 대퇴사 시대를 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투자금이 줄어들면서 개발자의 몸값 상승은 순간 멈췄고, 기업들은 얼마를 보상할 것인지의 관점에서, ‘무엇을 보상하고,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문화적 측면의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직원들이 실제로 느끼는 조직문화를 관리하는 것은 인사 전반에 걸쳐 매우 중요한 일이 되었다. 내부 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리텐션 관리뿐 아니라, 채용 브랜딩이 가능해지고, 결국 좋은 지원자를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최근 SAP Korea는 블라인드 설문 10만 개 기업 중 4위, 잡플래닛 5만 개 기업 중 종합 6위라는 의미 있는 결과를 받았다. 또한, 기업추천율에선 1위를 차지했다. 직원들이 이직을 고민하면서도 자신의 직장을 추천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100%라는 놀라운 수치를 보여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직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 직원들은 좋은 플랫폼 안에서 잘 성장했고, 더 성장하기 위한 커리어 플랜을 따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선 퇴사자 발생이 반드시 나쁜 것도 아니다. 물이 흐르면 자연정화가 되듯, 기업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신규 유입으로 인해 변화의 기회를 얻는다. 신규인원은 업무를 향한 관심만큼 조직문화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문화를 서서히 바꾸는 데 중요한 매개체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온보딩 교육에서 우리 회사는 호칭을 ‘님’으로 한다는 구체적 사실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 매년 5%의 인원이 유실과 유입을 반복한다면 5년 후에는 그 비율이 25%에 달할 것이며 그들은 그때 회사의 중심에 있을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화적 변화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그렇다면 사람들이 평가하는 소위 좋은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간단하게 대답하면,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얼라인하고 성장과 피드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과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필두로 직급폐지 및 단순화, 절대평가, 내부 레벨제, 호칭파괴, 자율좌석제, 유연근무, 거점오피스, 워케이션 등 다양한 제도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미래의 업무 환경을 고민하는 중요한 아이템이기는 하지만, 후발 기업에서는 가끔 문제의 본질을 놓친 실패사례가 나타나기도 한다. 복지와 문화를 혼동하기도 하고, 수평적 조직을 하나의 이상으로 여기는 상황도 발생한다. 산업별로, 지역별로 경영환경에 맞는 변화를 만드는 일이라면, 우리 회사에 맞는 리디자인이 필수다. 충분한 현상황 분석이 필요함에도 단순히 여러 선도기업 사례만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실패를 확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최근 몇 년간, HR 제도의 변화뿐 아니라, 근무 형태에 대한 고민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글로벌 탑 티어 기업들은 확신에 찬 모습으로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도하고 있다. 소통과 협업이 원활한 오프라인과, 비즈니스 연속성이 가능한 온라인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팬데믹을 맞이하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솔루션으로 재택근무(Working from home)를 시도했지만, 유럽 정부나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의 업무 환경(Future of Work) 관점에서 접근했고, 원격근무(Remote Work)는 유럽 정부를 중심으로 2015년 전후에 이미 완성된 근무 형태로 자리잡았기에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SAP도 지난 3년간 ‘전 세계 10만 명의 직원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근무 형태는 없다’라는 기조 아래 국가별 하이브리드 계획을 수립하게 했으며, 올해 5월부터 Flex Hybrid work model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Flex Time, Flex Location, Flex Workplace를 중심축으로 일주일 중 3일의 오피스 근무가 최적이라는 데이터를 직원들에게 공유했으며, 한국에선 코로나19 팬데믹 때 줄어든 개인 좌석을 보완하기 위해 거점오피스 운영을 시작했다. 보다 특징적인 점은 자율성에 대한 약속(Pedge to Flex)과 구성원을 중심에 두는 기업문화를 전제로 파트너라는 수평적인 옷, 디자인 씽킹이라는 툴, 하이브리드 워크라는 환경의 3박자 밸런스를 갖춘 상태로 Culture Transformation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더십, 전략, 프로세스, 조직구조, 직원까지 모두가 느리지만 다 함께 변화를 추진해야 의미가 있고, 그래야 학습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는 바로 ‘연속성’을 갖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과 사소한 시도를 끊임없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계속 변화해가고 있다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어느 기업이나 구성원들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절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기업과 최악의 기업이 그렇게 큰 차이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지나치게 경영환경의 트렌드를 좇고자 하는 경향성보다 우리 회사에 맞는 적합성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더 듣고, 리더가 조직문화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변화는 즉시 시작된다.시장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조직문화라는 키워드는 기업 생존을 위한 핵심 요소이며, 직원의 성장을 돕고 기업의 성과를 만드는 목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Working Culture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업만이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지금 당신이 원하는 이상적인 회사의 Working Culture는 무엇인가.오용석 파트너SAP Korea 최고문화전문가/대한민국 정부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 급변하는 시장을 읽고 공공기관과 기업들에 Insight를 제공하는 HR 전문가이자, 희소성 있는 조직문화 전문가다. 삼성에서 글로벌-리더십 HRD를 수행했고, 글로벌 IT 대기업에서 단시간에 조직문화 지수를 최상위권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 대한민국 정부 46개 全 부처 근무혁신 평가위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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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빈 원장] 생각의 배신
생각은 인간의 본질적인 행위 중 하나로, 많은 사람은 생각하는 행위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상식과 달리 생각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기도 하며, 때로는 우울감과 불안감을 유발해 정신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생각을 반복할 때 사람은 불행해짐에도 불구하고 뇌가 생각을 반복하는 것은 다름아닌 위험한 환경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니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뇌는 생각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었으나, 현대사회에서는 오히려 우울과 불안을 일으킬 수 있음을 기억하자.글 싣는 순서1. 생각의 배신: 생각이 많을수록 불행해진다.2. 생각과 뇌: 생각은 어떻게 우리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드는가?3. 우울과 불안을 가져오는 생각들: 걱정은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4. 생각에서 벗어나는 기술: 메타자각과 몸을 움직이기---사람은 많은 시간을 생각하며 보낸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깨어 있는 시간 중에 무려 47%를 무언가를 생각하며 보낸다고 한다. 그런데, 아픈 환자들을 보면 보통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생각에 빠져 지낸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하며, 이를 의심할 수 없는 철학의 제1 원리로 이야기했다. 이처럼 생각은 인류의 본질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행위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표현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배려심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그 사람은 생각이 깊어.”라고 이야기하는 반면, 충동적인 사람을 가리켜 “그 사람은 생각이 없어.”라고 말한다. ‘많이 생각하고 적게 말하고 더 적게 써라’라는 속담은 생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자라면서 생각하는 법을 끊임없이 배운다. 생각하는 것은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할 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할 때, 그리고 사회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우리는 자라면서 생각하는 법을 끊임없이 배운다.생각은 문제 분석과 해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유지,그리고 사회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그런데 한편으로 생각은 우리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마치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것처럼,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고 믿었던 생각은 우리를 오히려 힘들게 만든다. ‘생각의 배신’인 것이다.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가 생각의 배신으로 인하여 오랫동안 고통 받은 상태로 병원을 방문한다.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 연구팀은 생각을 반복하는 것과 우울감, 불안감과의 관계를 2,000여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생각을 많이 하는지를 설문지를 통해 평가하고, 동시에 그 사람들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는지를 연구자들이 평가했다. 그 결과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우울증, 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이 연구에서는 생각이 많지만,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없었던 이들이 나중에는 어떻게 되는지도 장기적으로 관찰하였다. 3년 뒤에 재평가한 결과, 생각이 많았던 사람들이, 생각이 없던 사람보다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더 많이 생겼다. 우리에게 도움만 줄 것으로 여겼던 생각이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어떤 행동을 할 때 얼마나 행복한지 혹은 불행한지를 확인하였다.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놓은 대상자들은 특별히 정해지지 않은 시간에 애플리케이션 알람이 울리면, ‘지금 뭘 하고 있나요?’, ‘지금 하는 일이 아닌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얼마나 행복한가요?’와 같은 질문에 답하였다. 축적된 자료를 분석해 보니, 사람들은 사랑을 나눌 때, 운동할 때, 누군가와 대화할 때, 놀 때, 음악을 들을 때 순으로 행복했다.그럼 사람은 언제 가장 불행할까? 사람들이 가장 불행할 때는, ‘부정적인 생각 속에서 헤매고 있을 때’였다.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보다, 해야 할 일에 몰두하지 못하고 안 좋은 생각에 빠져있을 때 우리는 가장 불행하였다.왜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하고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우울하고 불안해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우리 뇌가 행복보다 생존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사피엔스는 15만 년-25만 년 전에 처음 나타났는데, 당시는 신생대 제4기의 전반으로 플라이스토세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는 4회-6회의 빙기와 간빙기가 있어서 빙기에는 해수면이 내려가고 간빙기에는 해수면이 올라가는 변화가 반복되고 화산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인류는 살아남아야만 했는데, 육식동물, 독이 있는 곤충과 식물, 위험한 지형 등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이 항상 도사리고 있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잘 학습하고 기억하는 것이 무척 중요했고, 생존을 우선하는 뇌는 생각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인류의 생존 능력을 극대화했다. 예를 들면, 열매를 따러 갔다가 호랑이를 마주쳐서 급히 도망쳤다면, 우리 뇌는 그 일을 반복해서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그 원시인은 그날 저녁에 호랑이를 마주친 일을 여러 번 생각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무섭고, 긴장되어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며칠 동안은 호랑이 생각에 긴장되고 예민한 상태로 있었을 것이다. 다음에 열매를 따러 갈 때는 혹시라도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긴장하고 주변 환경을 좀 더 예의주시했을 것이다. 우리 뇌는 생각과 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비록 한 번의 경험이지만, 반복해서 생각하는 것은 경험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과 같은 변화를 우리에게 일으킨다. 그리고 이런 변화 덕분에 다음번에는 더 예민하고 민첩하게 위험에 반응할 수 있다. 생각의 반복은 원시시대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도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준다. 이전에 험하게 운전을 하던 분들도 한 번 자동차 사고를 경험하고 나면 사고에 대한 생각이 반복되어 조심해서 운전하는 경향이 생긴다."뇌가 생각을 반복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그러나 생각의 반복은 때로는 우리를 우울하게,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생각을 반복하는 것은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뇌의 전략이라는 것을 이해하여야 한다. 생각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지만, 우리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뇌가 생각을 반복하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뇌가 생각을 반복하도록 놔두면 우리는 안전할지는 몰라도, 우울이나 불안 등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배종빈 원장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동대학교 의과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료 조교수, 중앙치매센터에서 부센터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서울더나은정신건강의학의원 원장으로 환자들을 만나고 있으며, 『생각의 배신 - 머릿속 생각을 끄고 일상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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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발행인 메시지] 미래를 향한 도약: 인적자원개발 리더십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함께 한 인력개발 5개년 계획대한민국은 인적자원개발의 세계적인 성공 사례HRD담당자가 조직 내 혁신과 역량개발 주도해야함께 미래를 대비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하길···.대한민국은 1962년부터 실행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동시에 인력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면서 인적자원개발에서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이러한 노력은 국가의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였습니다.현재 디지털 및 AI 시대라는 전환점에 서 있는 우리는,지속적인 인적자원개발을 통해 다시 한번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야 합니다.이때 기업 HRD담당자 여러분의 역할이 중요합니다.여러분은 조직 내 혁신을 주도해야 하고,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효과적으로 습득하여업무에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여러분이 수립한 교육 프로그램과 전략이조직과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그러니 함께 미래를 대비하며,우리나라가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합시다.엄준하 박사 /본지 창간발행인 /한국HRD협회 이사장 /인생경영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