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
COVER STORY
-
ISSUE
ISSUE
-
SPECIAL INTERVIEW
SPECIAL INTERVIEW
-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중장년의 역량을 활용할 시스템과 문화 구축
전 세계적으로 저출생과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이런 흐름은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재 채용과 유지를 비롯해 육성과 조직개발에서 과거와는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눈여겨볼 만했던 행사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개최한 「서울시 중장년 정책포럼 2025」였다. 초고령 사회를 맞아 중장년의 가능성을 논했던 이 행사에서 『월간HRD』는 HRD스탭들이 장기적으로 조직의 역량을 유지 및 강화하는 데 있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정리해봤다.기조강연을 맡은 전영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한국은 노동집약형 산업모델을 통해 성장했기에 생산인구의 비중이 줄어드는 현실은 큰 위기다.”라며 중장년층 고용 확대를 늘리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한 개혁의 중심에는 ‘한국형 베이비부머(1954년생- 1982년생)’가 있었는데 이들은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인 동시에 자신의 노년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대다. 따라서 전 교수는 “한국형 베이비부머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줘야 하며 이를 위해 ‘정년폐지’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결국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노년 소득의 불확실성.”이라고 짚으며 “중장년층을 복지의 대상이 아닌 생산의 주체로 바라보면 연금 필요성이 줄어들고 노년층이 소극적인 소비로 미래를 도모하는 경향도 줄어들어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그는 “청년층이 더 빠르게 사회에 진출하도록 돕고 중장년층에겐 평생근로를 보장해서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라는 이슈에 선진국답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기조강연 뒤엔 ‘초고령 사회, 왜 중장년에게 주목해야 하는가?’를 다룬 세션이 진행됐다. 이 세션에선 먼저 강소랑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장이 데이터를 근거로 중장년의 현실을 보여줬다. 중장년의 평균 퇴직연령은 49.4세로, 정년퇴직보다 조기퇴직 비율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금을 받을 때까지 근로소득을 확보해서 소득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퇴사 후 1년 내 재취업한 이들의 비율은 45.3%, 5년 이내 재취업에 실패한 이들의 비율은 32.5%에 불과하다. 중장년의 요구도 보면, 개인시간 확보와 건강을 이유로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며 일의 양과 시간, 출퇴근 거리와 같은 편리성을 우선순위로 잡고 일을 고른다. 그렇지만 이들은 높은 근로의욕을 보인다. 따라서 강 팀장은 “중장년 정책은 복지가 아닌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로 바라보며 재취업 활성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고, 비정규직 규제를 완화해서 일자리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어서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중장년 인력 현황을 공유했다. 그는 청년들의 창업 관심도는 높지만 여전히 중소기벤처기업 취업 선호도는 낮아 인력 미충원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력의 42.7%가 50세 이상으로, 고령화가 상당했다. 따라서 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현실에 맞춘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현재 고령화 세제 지원 대상이 60세 이상인데, 준고령자에 해당하는 50세 혹은 55세 이상으로 완화하고, 대기업/중견기업을 퇴직한 실무자급 전문인력을 중소기업에서 제때 채용하고, 고령자 고용 우수기업을 선정해서 지원하는 제도 등의 발전적 도입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이어진 세션에선 ‘서울은 중장년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논했는데 먼저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중장년 직업역량 강화를 위해 운영하는 ‘서울런4050’의 이모저모를 김지현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이 발표했다. 서울런4050은 여러 지표에 따라 4050 중장년 교육생들을 그룹화한 다음 기술교육을 제공해서 채용에 성공하도록 돕고, 기관 연계 직업체험 및 훈련 이후 취업 컨설팅과 일자리를 연계하는 과정을 제공한다. 경력설계 지원 측면에선 온라인 자가 진단과 함께 컨설턴트의 상담을 받으며 경력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도 제공하는데 경력성장형과 경력전환형으로 나뉘며, 이력서 작성과 면접 준비 등도 컨설팅해준다. 김 책임은 “민간기업들이 조직문화 적응에의 어려움과 과한 경력 등을 이유로 중장년을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중장년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길여진 한국맥도날드 피플팀 이사는 중장년 채용 사례를 공유했다. 맥도날드는 버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닌 ‘버거를 만드는 사람들의 회사’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지향한다. 그에 맞춰 한국맥도날드는 자립 청소년, 외국인, 장애인, 시니어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고 현재 최연소 매니저는 19세, 최고령 매니저는 58세다. 계속해서 길 이사는 중장년의 강점을 정리했는데 첫째,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에 의한 문제해결력과 책임감이다. 그는 “중장년은 관계, 회사를 위한 기여, 멘토링과 같은 인간적인 성숙도에서 큰 이점이 있다.”라고 밝혔다. 둘째, 적극성이다. 한국맥도날드는 그릴 마스터라는 조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데 중장년층은 자격증 취득과 젊은 세대와 원활하게 소통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길 이사는 “범사회적으로 많은 나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관념을 개선하며 개인, 기업, 정부기관 등이 함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김진하 서울연구원 경제혁신연구실 연구위원은 서울이 직면한 현실인 생산연령인구 감소, 노동력 고령화, 청년층 감소를 짚으며 “생애주기 맞춤형 정책으로 직무전환, 고용유지, 맞춤형 시간제 일자리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정년 연장과 관련해서 공기업인 한국전력, LH, 인천공항공사 등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정년 연장을 추진하는 반면, 민간기업은 정년 연장보다는 재고용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따라서 그는 “정년 연장과 재고용 제도가 공존하는 현 상황에서 더욱 체계적인 정책을 설계해서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대한민국의 저출생과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인재들을 중심으로 성과를 창출하며 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하는 기업에 중요한 이슈다. 그러니 HRD스탭들은 결국 다가올 미래를 지혜롭게 준비해야 한다. 이런 여정의 핵심은 인재들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역량을 중심으로 일하고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다.
-
[KPC 인문학 여행 통찰과 영감] 더 나은 미래는 인재육성으로 만들어진다
한국생산성본부(KPC)는 지난 2월 28일 올해 첫 조찬 포럼 「KPC 인문학 여행 통찰과 영감」을 개최했다. 박성중 KPC 회장은 “인문학은 과거의 지혜를 배우는 것을 넘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라며 이번 포럼이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기원했다. 이런 방향성에 맞춰 초청된 연사는 이광형 KAIST 총장이었는데 그는 ‘미래의 기원’을 주제로 잡고 AI가 수놓고 있는 세상에서 대한민국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려면 오늘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짚어줬다. 그것은 바로 인재육성이었다."오늘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미래가 결정된다. 그렇기에 세상의 흐름을 주시하며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그것은 바로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재육성이다."이광형 총장은 먼저 “오늘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기에 매일을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도래’, ‘AI와 사회’, ‘대한민국의 전략’ 순으로 강연을 준비했는데 자료로 갈음한 AI 시대의 도래를 보면 챗GPT가 출현하며 인간에 대한 AI의 도전이 시작됐다. 또한, 그는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2045년에는 AI가 인간의 모든 능력을 초월하고 스스로를 개선하며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는 특이점이 찾아올 것’이라는 진단을 진지하게 성찰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AI는 필연기술이라 발전을 중단시킬 수 없고, 그에 따른 휴머니즘 과제는 각종 변화(인간의 정체성과 역할(가치) 및 위상, 일자리, 정신 붕괴, 빈부 격차 등)에 대한 대응이 될 것으로 정리했다.이 총장이 본격적으로 다룬 AI와 사회를 살펴보면 그는 “AI는 국가의 주권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AI 첨단무기기술이 투입되고 있다. 국내로 좁혀보면 카카오택시로 유명한 카카오모빌리티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총장은 “스마트폰은 일자리 측면에서 사진사, 카메라회사, 내비게이션회사, 통신회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반대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조립,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키웠다.”라며 AI도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서 그는 ‘누가 우리 자손들의 삶을 지배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답은 ‘AI를 만드는 사람/나라’였다. AI를 제작할 수 없는 사람과 나라는 챗GPT를 돈을 내고 쓰는 것처럼 다른 사람과 나라가 만든 AI를 이용해야 한다. 이러면 결국 금전적으로든 사상적으로든 다른 사람과 나라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고, 심한 경우 역사와 국토마저 뺏길 수 있다. 따라서 이 총장은 “대한민국은 하루빨리 AI를 잘 다루는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다음으로 이 총장은 대한민국의 전략을 다뤘다. 그는 뇌/컴퓨팅/반도체 수직계열도를 소개했는데 밑에서부터 순서대로 컴퓨팅 모델, 컴퓨팅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 Packaging, 컴퓨팅/반도체 운영SW가 위치했다. 해당 계열도는 인간이 숫자를 조금 더 빠르고 편리하게 계산하기 위한 욕망으로 만들고 발전시킨 기술들을 나열한 것인데, 이 흐름 속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했던 회사들이 IBM(컴퓨터), 인텔(CPU), MS(소프트웨어), 삼성(반도체), 애플(스마트폰)이다. 지금은 엔비디아가 텍스트 계산에서 우위에 있는 GPU를 만들어서 앞서가고 있고 TSMC가 공장에서 AI 반도체를 개발해주고 있다. 여기까지 설명한 이 총장은 “인간의 욕망은 텍스트 계산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기에 앞으로는 공간, 영상, 촉감과 같은 멀티미디어 계산에 도전할 것이며 이 지점에 ‘미래의 기원’이 있다.”라고 말했다. 미래의 기원은 치열한 경쟁 가운데서 다음 스텝을 미리 밟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수직계열도 밑에 브레인 모델과 인지 모델을 덧붙이며 20년-30년 후의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은 인간의 인식론에 기반해서 인간의 뇌처럼 학습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사람이라고 내다봤다. 역량 측면에서 정리하면 멀리, 넓게 보면서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동시에 새로운 것을 빠르게 습득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그는 “인식론은 철학과 맞닿아 있다.”라며 알 수 없는 미래에선 세상의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탐구·판별하는 철학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알 수 없는 미래에선 세상의 옳고 그름을 통찰하며기존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새로운 것을 빠르게 습득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큰 방향을 짚어준 뒤 이 총장은 세계의 디지털 판도를 정리했는데 독자적 포탈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구글), 중국(바이두), 러시아(얀덱스), 한국(네이버)이었다. 유럽과 일본은 구글의 영향권에 있다. 그리고 일본과 동남아시아는 네이버의 메신저 앱인 라인을 쓴다. 이런 구도를 보며 이 총장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맞설 ‘AI 천하삼분지계’를 제안했다. 우리는 독자 AI 시스템 보유가 가능한 나라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그는 스마트폰에서도 쓸 수 있는 작은 규모의 특화된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챗GPT를 보면 출시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성능이 매우 좋아졌지만, 여전히 깊이 물어보거나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면 제대로 답하지 못한다. 그런 만큼 이 총장은 교육, 건강, 역사, 국방, 제조, 연구, 제약 등에서 특화된 답변을 건넬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에겐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차세대 AI 모델을 위한 반도체를 개발해야 하며,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편에 설지 고민하는 국가들과 연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마지막으로 이 총장은 “AI 천하삼분지계 완성의 비결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재육성.”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언제 사과나무에서 열리는 사과를 따서 포장해야 하는지 연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계절의 변화에 맞춰서 땅을 갈고 거름을 주고 농약을 뿌리는 선행작업이 더욱 중요하다.”라는 뼈 있는 메시지를 건넸다. 그가 말한 선행작업이 기술(사과)을 만드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인재육성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미래에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는 것은 매우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했고 “지금 당장 인재를 키우면 분명 달라진다.”라고 확신했다. 그야말로 이 총장의 강연은 인재육성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근본 과제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APEC 정상회의 사전 강연] AI시대를 살아갈 사람다움의 방향은 어디인가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는 지난 3월 20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2025 국제경주역사문화포럼 X 제12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 사전 행사로 특별 대중 강연을 열었다. 강연자는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였는데 그는 ‘AI시대, 인간의 길’을 주제로 하반기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제인 ‘우리가 만들어 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과 연계해서 인간의 가치와 역할이 어떻게 될 것인지 조망했다. 이곳에서 『월간HRD』는 2부에 걸쳐 세계적 석학이 전해준 통찰을 HRD 관점에서 살펴봤다.AI의 영향력과 인류의 과제 진단1부 강연은 정치학자 김지윤 박사가 유발 하라리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먼저 김 박사는 AI가 인류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는지 상세한 설명을 요청했다. 질문을 받은 유발 하라리는 먼저 “권력이 사람에서 AI로 옮겨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유는 권력이 ‘편집’에서 기인하기 때문인데 그는 “사람들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편집자의 역할인데, 이렇게 공론을 정하는 역할을 이제 AI가 맡고 있다.”라고 말했다. AI로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온라인에서 분노, 탐욕, 공포, 증오 등이 담긴 특정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편집자로서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시선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 사회는 서로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쌓이는 신뢰에 기반하는데, 이처럼 중요한 대화가 불가능으로 치닫고 있고, 점차 사람들이 공동체보다 AI를 신뢰하는 것에 큰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유발 하라리는 여러 기업가, 정치가, AI 기술 선도자가 자신에게 ‘여러 규제를 고려하면 경쟁에서 뒤처지기에, 설령 위험하다고 하더라도 나만 멈춰있을 수는 없다’라고 말한 일화를 들려줬다. 유관해서 그는 “AI가 무엇인지, 역사적으로 인류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고, AI는 다른 기술과 다르다고 짚었다. 이유는 AI가 ‘자기주도적인 에이전트’라는 데 있었다. 인쇄술, 산업혁명, 핵폭탄을 보면 인간이 개발했고, 추진했고, 떨어뜨렸다. 반면, AI는 개발, 추진, 발사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과정을 스스로 결정한다. 가령 AI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명령하지 않아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거짓말이 필요하다면 AI는 그 선택을 스스로 한다. 여기에 ‘창조’까지 더해진 것이 바로 유발 하라리가 보는 AI다."AI는 사람들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할 것인지‘결정’하는 편집자로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이렇게 공론을 결정하고 있는 AI를 보며 사람은‘인간의 길’을 걸어가기 위한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다음으로 김 박사는 우리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 어느 정도의 검열이 필요한 것인지 물었다. 이에 관해 유발 하라리는 “정보가 진실은 아니며 우리가 접하는 정보 중 진실은 극히 일부.”라고 말했다. 진실은 근거를 확보해야 해서 만드는 데 돈이 많이 들고 복잡하고 고통을 주며, 그렇기에 쾌락적 허구를 만드는 게 더 쉽다는 이유에서다. 이어서 그는 인간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옳지 않고, 우리가 제어해야 할 것은 알고리즘이니 이 알고리즘을 만든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것으로 정보를 검열해야 한다고 말했다.추가로 김 박사는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청년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다. 질문을 경청한 뒤 유발 하라리는 “AI는 미래를 예상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며 이는 미래에 우리가 어떤 능력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지 못하게 한다.”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그는 끊임없이 배움을 추구하는 태도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연성을 갈고 닦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리고 그는 “인간의 역량을 세 가지로 구분하면 글을 읽고 쓰는 ‘지적인 역량’,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사회적 역량’, 몸을 움직이는 ‘운동역량’이다.”라며 청년들이 언급한 역량을 습득하길 희망했다. 연장선에서 그는 사례를 공유했는데 단순히 의료 기록만을 보고 환자를 진단하는 의료인들은 AI에 대체될 수 있다. 그러나 의료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환자와 사회적인 관계를 잘 맺을 줄 알고, 각종 의료기기를 막힘 없이 다룰 수 있는 의료인들은 AI가 대체하기 어렵다. 후자가 바로 유발 하라리가 보는 AI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인재의 자격이었다.AI시대, 교육의 역할과 사람다움2부에선 전병근 북클럽 오리진 대표와 강연아 연세대학교 융합인문사회과학부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유발 하라리와 다양한 관점에서 대담을 나눴다. 먼저 강 교수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교육은 미래 사회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이에 관해 유발 하라리는 “인간의 적응력은 높지만 무기체인 AI와의 경쟁에선 뒤처질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세대는 더 빠르게 나아가려고 할 것.”이라며 “교육의 역할은 사람들이 쉬어야 할 때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가 말한 쉼은 잠을 자고 소화하는 생존의 시간과 더불어 타인과 감정을 나누고, 대화하고, 현재를 의식하는 것을 포함했다. 전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이 어떤 결과를 맞아야 미래 사회에 유리할지 물었는데 이 질문에 유발 하라리는 “우리가 개발해야 하는 것은 ‘선의의 AI’이며, 역사적으로 엄청난 기술적 장점을 누군가가 독점하면 끝이 좋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앞으로 AI 역량이 높은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의 간극은 그 전의 기술 역량 간극보다 더 클 것이기에 일부 국가의 독점을 막기 위해 작은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추가로 전 대표는 인간은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을 확대했는데, AI가 글을 쓰게 되면 어떤 영향이 생겨날지 물었다. 질문을 받은 유발 하라리는 “그동안 우리는 책에 직접 자신의 고민을 담은 질문을 건넬 수 없었고, 그렇기에 그 책을 쓴 전문가를 찾아가 질문했는데 이것이 전문가라는 존재에게 힘을 실어준 배경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유발 하라리는 “AI가 글을 쓰면 AI에게 권위가 옮겨간다고 보면 될 것이다.”라고 정리했다.계속해서 강 교수는 AI 시대에서 인간다운 삶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질문을 들은 하라리는 우선 “관계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에 관해서는 “우리는 언어를 통해 상대방에게서 의식의 존재를 인식했는데 AI는 언어를 잘 구사한다는 측면에서 온라인에서는 AI와 사람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매우 힘들다.”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는 “의식이라는 고차원적인 지능을 우리가 체감하고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답을 들은 전 대표는 사람들이 오히려 오프라인과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는지 물었다. 이에 관해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의 일을 정확히 예측할 순 없지만, 인간의 의식은 전신에 퍼져 있고, 그 의식은 육체적인 경험에서 인식할 수 있다.”라면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유발 하라리는 명상을 즐기는데 명상의 기초는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유관해서 그는 “작은 순간에도 과거의 일은 물론 미래의 걱정이 끼어들어서 몰입하기가 참 어렵다.”라고 털어놓으며 “현재를 느끼려면 오프라인에서의 육체적인 감각과 경험이 필수적이고 그것이 우리의 근본적 감각.”이라는 통찰을 전했다.여느 기술과 마찬가지로 AI는 명과 암이 공존한다. 그렇기에 사람은 AI와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속 가능성’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이때 나침반이 되어 줄 유발 하라리의 당부는 “인간이 진실을 좇고,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면 AI도 더 나은 AI가 될 것.”이다. 그야말로 이번 강연은 사람은 어느 시대든 더욱 사람다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알려준 시간이었다.
-
[손욱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이사장] 창의와 혁신의 동력은 행복한 조직문화에 있다
손욱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이사장/전 삼성인력개발원장40년 삼성맨으로, 농심 회장을 역임했다. 삼성에서 PI(프로세스 혁신)와 6시그마의 국내 최초 도입 성공은 그에게 한국의 잭 웰치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현재는 감사나눔, 행복, 홍익인간, 창의, 리더십 등을 골자로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며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가치, 철학, 지혜를 전파하고 있다.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며 마침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이런 성장세는 점점 둔화되고 있고 기업은 혁신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만나본 인물이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이끈 CEO 중 하나인 손욱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이사장/전 삼성인력개발원장이다. 그는 “신바람 나게 일하고, 감사할 줄 아는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한민족 고유의 홍익인간 이념과 그것을 실천한 세종대왕을 중심으로 HRD스탭과 기업의 지상 과제를 짚어줬다.엄준하 발행인: 우리 대한민국만의 저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가.손욱 이사장: ‘인간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다’를 뜻하고, 사실상의 국시(national motto)이자 법률상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1941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과 교육기본법 제2조에도 홍익인간이 명기되어 있다. 우리 민족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틈새에 있어 숱한 외세의 침략을 당해왔다. 특히,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는 모든 것이 폐허가 됐었다. 그러나 새마을정신과 국민교육헌장을 바탕으로 ‘잘 살아보자’라고 외치며 신바람 나게 일했고, 그 과정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지능(IQ)을 발휘했다. 이렇게 위기를 극복하는 여정은 정신과 가치의 DNA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바로 홍익인간이다.엄준하 발행인: 현재 대한민국은 놀라웠던 성장세를 잃어가고 있다.손욱 이사장: 조선왕조 500년의 사이클이 단축되어 나타나는 듯하다. 조선은 나눔, 감사, 칭찬, 열린 소통을 골자로 홍익인간을 실천한 세종대왕 때 모든 분야에서 정점을 찍었다. 세종은 한글과 다양한 과학기술을 백성들에게 나눠줬고, 자기와 반대되는 의견을 내는 신하들에겐 경청을 통한 반대에 감사를 표하며 칭찬했고, 열린 소통을 상징하는 경연을 재임 중 1,898회나 열었다. 일본 도쿄대학에서 세종 시대에 노벨상이 있었다면 47%가 조선의 것이었을 거라고 말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아쉽게도 이런 황금기는 세종 이후 사라졌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도 세종과 같은 정신과 가치가 드높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 물질을 중시하는 움직임에 가로막혔다.엄준하 발행인: 기업들도 혁신성을 잃으며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손욱 이사장: 어느 시대든 조직문화가 전략을 이기고, 훌륭한 리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국을 보면 공동체에 대한 책임의식과 민주적 절차가 건국의 기반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돈만 아는 경쟁에 휩쓸리며 가치와 정신을 잃어버렸고, 대공황을 겪게 된다. 당시 한데 모인 지도자들은 각자도생이 위기의 원인이었다고 진단하며 공공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실천하는 리더를 양성하고자 하버드대학교에 대학원(現 하버드 케네디 스쿨)을 만들었다. 이런 목표에 따라 양성된 각계의 리더들은 미국을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려놨다. 한국의 경우 삼성의 역사를 되새겨보면 이병철 회장은 사업보국과 인재제일 실천에 매진했고, 이건희 회장은 ‘인재를 찾고 키우는 데 일의 절반을 바쳐라’, ‘기업은 곧 사람이다’, ‘남의 뒷다리는 잡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문화와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요인인지 알고 있던 것이다. 우리 기업들에 회고와 성찰이 필요한 이유다.엄준하 발행인: 삼성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이끈 CEO 중 한 명이신 만큼 개인 역량개발 여정도 듣고 싶다.손욱 이사장: 하나의 키워드로 압축하면 ‘Why?’다. 삼성에선 항상 동료들과 함께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는 왜 이곳에서 일하는가?’, ‘우리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이런 태도는 삼성SDI,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기를 거치며 엔지니어와 기획자로 일했을 때 PI(프로세스 혁신)와 6시그마의 국내 최초 도입 성공, 삼성의 10년 비전을 담은 마스터플랜 기획, 25개의 신규 사업 리드 등의 성과를 일구도록 해줬다.엄준하 발행인: 삼성인력개발원 원장 시절의 이야기도 들려달라.손욱 이사장: 12지 경영을 말씀드리겠다. 인재육성, 한국형 인재, 리더십 교육에 관해 고민했을 때 완성한 개념이다. 우리 조상들은 띠를 상징하는 12 동물로 백성을 교화하고 인재를 양성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세 마리에서 감탄했는데 새끼를 많이 낳는 돼지는 가장 작고 약한 녀석이 소외되지 않도록 한다. 개는 정직하고, 닭은 제일 큰 녀석이 맨 앞에서 좌우를 살피고 신호를 주며 동료들을 인솔하는데 나머지 닭들은 질서정연하게 따른다. 각각 세상을 이롭게 하는 배려, 정직, 준법의 모범사례로 우리 조상의 홍익인간 DNA를 보여준다.엄준하 발행인: 우리 기업이 지향해야 하는 문화도 짚어달라.손욱 이사장: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행복하면 몰입도가 10배, 창의력이 3배 늘어나며,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데 인색해지지 않는다. 이런 기업에선 창의, 융합, 혁신이 수시로, 무한대로 일어나지 않겠는가. 행복감을 느끼며 신바람 나게 일하는 조직은 어떤 조직도 이길 수 없다. 세종대왕은 ‘생생지락生生之樂’을 강조했다. 앞의 생은 생활, 뒤의 생은 생업/직업을 뜻하는데 세종은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행복한 홍익인간의 세상을 꿈꾼 것이다. 우리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참 많다.엄준하 발행인: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있어 HRD스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제언 부탁드린다.손욱 이사장: 바텀업 방식의 마음경영이 잘 작동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신과 가치가 올바른 리더를 육성해야 하며, 그 리더를 중심으로 열린 소통 활성화를 촉진해야 하며, 모두가 잃어가고 있는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도록 해야 하고,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일하며 작은 선행을 매일 실천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기업이 새로운 이론, 용어, 기술 따라잡기에 급급한데 막상 이것들의 뿌리를 파보면 원점은 동일하다. 그러니 우리의 것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기업이 되는데 보탬이 돼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은 예로부터 통용되었다는 점을 꼭 기억해달라.
-
[피터의 원리] 휴먼 스킬로 승진의 역설에서 벗어나라
기업은 맡은 일을 잘 수행해서 좋은 성과를 거둔 구성원들에겐 봉급과 함께 ‘승진’으로 보상한다. 그런데 승진이 거듭될수록 기업의 기대와는 다르게 기존의 유능함을 점점 잃어가는 구성원들이 상당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과 반대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러한 역량/성과의 퇴보는 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려면 반드시 개선해야 하는 문제다. 따라서 이번에는 승진할수록 사람들이 무능해진다는 ‘피터의 원리’, 그리고 이 원리에서 벗어날 ‘휴먼 스킬’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직장인들에게 봉급과 함께 매우 중요한 ‘승진’은더 높은 곳에서 큰 역할을 해내도록 동기를 부여하지만,새로운 직책에서 요구되는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하며기존의 유능함이 무능함으로 변질되도록 하기도 한다.”유능함을 잃게 하고, 의욕도 떨어뜨리는 ‘승진의 역기능’“직장인이 봉급하고 때에 걸맞은 승진 아니면 뭘로 보상받겠나.”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얻은 드라마 ‘미생’의 주요 무대인 회사 원인터내셔널의 CEO가 한 말이다. 봉급과 함께 언급된 승진昇進은 직위의 등급이나 계급이 오르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맡은 일을 잘 수행해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승진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한다. 먼저 순기능은 성과를 내면 더 높은 자리에 올라 지금보다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그리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처럼 변화된 역할이 요구하는 책임을 다하고, 부여되는 권한을 올바로 활용하고자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예전부터 다니고 싶었던 회사에 들어와서 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선배를 만나고, 적성에 맞는 직무를 부여받은 행운을 얻은 직장인들은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 위해 업무수행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역기능’이다. 사례로 살펴보면 어느 직장인이 목표를 초과해서 달성한 성과를 인정받으며 팀장, 한 팀의 ‘리더’로 승진했을 때 새로운 직책이 요구하는 역량을 발휘하지 못해 예전보다 무능해지고 의욕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실력이 아닌 권한만을 발휘하며 유능한 구성원들이 회사를 떠나게 만들고, 조직문화의 건강성도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다. 소수의 직장인이나 회사의 사례가 아니다. 이렇게 직책과 역량의 미스매치는 기업과 승진자 모두에게 큰 피해를 준다. 또한, 직책과 역량의 미스매치는 많은 사람이 리더 역할을 맡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심지어 회피하려고 애쓰는 현상인 ‘리더 포비아’의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 직장인들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계층적 경력개발 경로를 밟으려고 하지 않고, 조직 내에서 수평적으로만 이동하길 희망하기도 한다.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보며 경력을 풍성하게 만들면 평생직장이 없는 세상인 만큼 이후의 경력개발(이직 포함)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임을 지기 싫어하고, 야망이 없고, 목표가 낮고, 포부가 없다는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승진의 역기능을 HRD스탭들은 어떻게 바라보며 대응해야 할까.피터의 원리, 결국 모든 구성원은 무능의 단계에 도달한다1969년, 로렌스 피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는 수백 가지의 직업 사례를 분석한 뒤 ‘피터의 원리(Peter's Principle)’를 발표했다. 피터의 원리는 지금도 조직관리, 인사, 행정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는데, 피터 교수는 ‘위계 조직 안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자신의 무능의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조직에서 대다수의 구성원은 승진하면서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직책을 맡아서도 능력을 인정받으면 다시 승진하게 된다. 이런 흐름을 주시하며 피터 교수는 마지막 승진은 유능함이 무능함으로 전환되는 단계라고 판단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조직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무능한 직원들로 채워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르게 표현하면 ‘아직 무능의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들이 일을 완수한다’라고도 할 수 있다.피터의 원리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피터 교수는 무능함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교사의 사례에 기반해서 설명했는데 학창 시절에 지나칠 정도로 규칙에 순응했던 학생은 교사가 된 후 규칙이나 선례만 봐서는 학생들을 통솔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 강의와 실습에서 유능함을 발휘하며 과학교사가 되었던 어느 신참 교사는 방대한 과학 실험기구와 자료를 관리하는 일을 맡게 되었을 때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며 다음번 승진에선 고배를 마셨다. 또한, 어느 교사는 교장이 되었을 때 지역의 여러 단체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서 무능함을 드러냈다. 교육감이 된 이후 각종 토론회에서의 회의를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진행하는 데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해 무능의 단계에 도달했던 교사, 부교육감이 되었지만 학교의 재정 부문을 맡았을 때 쩔쩔맸던 교사도 있었다. 이렇게 수직 승진의 사례 외에도 아이들을 잘 가르치며 인정을 받았지만 장학사가 되어 성인인 교사들을 가르쳐야 했을 때 의사소통에서 무능함을 드러낸 교사의 사례도 있었다. 이는 일반적인 정상 교육 후의 재학습을 의미하는 ‘성인교육(adult education)’이 학문적으로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허구적 예외도 지배하는 피터의 원리피터 교수는 사람들이 피터의 원리에서 흔히 생각하는 허구적 예외도 제시했는데 다섯 가지가 존재한다.첫째는 파격적인 승진이다. 피터 교수는 경영진이 기존의 승진제도가 잘못되었음을 감추고자, 구성원들의 사기를 북돋고자, 회사의 위계질서를 유지하고자 특정 구성원들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키지만 이런 조치는 불필요한 관리자를 양산하며 유능한 실무자들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둘째는 실속이 없는 수평이동이다. 직급과 월급의 변화 없이 새로운 직책을 부여하는 조치인데 이는 몸통 없이 머리만 남아 있는 아주 엉뚱한 형태의 조직을 만들게 된다.셋째는 피터의 도치(Peter's Inversion)다. 피터 교수는 직원들이 기계처럼 업무를 수행하며 고객이 아닌 일을 위한 일을 하게 하는 회사를 지적했다. 무능함의 단계에 이른 경영진이 성과가 아닌 부수적인 가치를 구성원 평가의 중심에 뒀다는 뜻이다. 회사의 규칙이나 관계를 얼마나 잘 따르는지, 관리자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지, 도전적 시도를 하지 않고 현재의 시스템을 잘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보며 구성원의 유능함을 진단하는 관리자들이 대표적이다.넷째는 지나친 유능과 절망적인 무능이다. 여기에서 피터 교수는 두 가지 사례를 제시하는데 하나는 지나치게 유능해서 구성원들이 도저히 그 사람을 따라가지 못하며 조직이 오히려 피해를 입는 경우다.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들이 당시에는 큰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무능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조직이 내적인 일관성을 지키지 못하게 만들며 큰 문제를 초래하는 경우다.다섯째는 아버지의 후광이다. 공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기존에 있던 구성원을 해고하거나 회사 안에 특별히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서 자식들이 가업을 승계받도록 하는 CEO들이 해당한다. 이에 관해 피터 교수는 체계적인 승진 절차를 밟아온 구성원들에게 결코 좋게 보일 수 없다고 지적했고,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단번에 고위 직책에 앉히는 방식으로 아버지의 가업 계승은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의 경우 추가적인 예산이 생기면 그것을 쓸 곳을 찾기 위해 새로운 직책을 만든 다음 적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를 고용해서 임명하는 인사가 아버지의 후광에 해당한다.유능함을 잃지 않고 행복해지기 위한 관점 전환피터의 원리가 전하는 메시지는 열심히 살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피터 교수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네 가지를 제안한다.첫째, 피터의 예방이다. 승진의 역효과를 고려하는 부정적 사고를 통해 현재 직무에서 계속 유능함을 발휘하고, 노동시장에서 자신의 생존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영역에선 무능함을 드러내는 ‘생각의 전환’을 실천하라는 뜻이다.둘째, 피터의 완화다. 학생의 경우 낙제해서 학년을 올리지 못할 때, 직장인의 경우 직무능력이 부족하고 성과를 내지 못해 승진하지 못할 때 수평적으로 이동하도록 해서 부족한 능력을 채우고 강점을 더욱 강화하는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셋째, 피터의 이미지 조작이다. 구성원들의 무능함이 아닌 유능함을 포장해서, 승진이 아닌 자신만의 역량을 뽐내는 일에 전념하며 다른 유능한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넷째, 피터의 처방이다. 피터 교수는 많은 사람이 앞선 세 제안을 받아들이면 막대한 시간과 돈, 창의력, 열정을 더욱 건설적인 목적에 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주 탐사선을 만드는 대신 대도시와 대도시 사이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사람들이 이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을 동력 자원을 개발하거나,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인간은 양적 팽창이 아닌 삶의 질 개선을 이뤄내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렇기에 그는 높이 올라갈수록 좋고, 많을수록 좋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재평가하고, 어떻게 하면 유능함을 유지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HRD스탭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키워드는 언러닝, 직무, 강점이다.“피터의 원리가 주는 메시지는 높이 올라갈수록 좋고,많을수록 좋다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진지하게 성찰하며어떻게 유능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는 것이다.”기업의 새로운 전환은 용기 기반 ‘언러닝’에 달려 있다『월간HRD』는 꾸준히 ‘언러닝’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고 또 발전하고 있고, 글로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지금의 경영환경에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 이때 과거에 성공을 거머쥐게 했던 경험과 방식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런 성공의 역설에서 벗어나려면 용기를 내서 새로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맞지 않는 기존의 것들을 ‘해체’하고, 새로운 성공 방식을 ‘재구성’하는 언러닝이 필수다. 언러닝은 학습 관점에선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고 그것을 가로막는 생각, 행동, 습관들을 비우는 ‘비움학습(unlearn)’, 작은 성공 경험을 축적하며 지금 필요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재학습(relearn)’, 새롭게 습득한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실천하며 성과를 창출하는 ‘전환(breakthrough)’으로 풀어낼 수 있다. 큰 전략에 맞춰 실행해야 하는 방법으로는 다양한 관점 수용, 지속적 자기 성찰, 실험과 실패 수용, 학습하는 조직문화 구축,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있다. 무엇보다 언러닝은 용기에서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의 역량을 이루는 지식, 기술, 태도 중 태도에 주목해야 구현할 수 있다. HRD스탭들이 언러닝 기반 조직개발에 전념해야 하는 이유다.직무분석능력을 강화하라한국HRD협회는 지난 3월 12일에 개최한 「HRD특별포럼」에서 HRD스탭들에게 ‘직무를 중심에 둬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사라지거나 변화할지라도 일터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결국 직무인 까닭이다. 그러니 HRD스탭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우리 조직의 직무는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통찰해야 하며, 이것을 바탕으로 직무를 구성하는 책무와 과업을 정리하는 과정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그래야 구성원들에게 지금 직무에서 어떤 지식, 기술, 태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하며, 새로운 직무를 희망하는 구성원들에겐 어떤 지식, 기술, 태도를 새롭게 갖춰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지금은 평생직장이 존재하지 않기에 경력개발을 향한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 이런 세상에서 직장인들은 경력개발의 출발점인 직무를 과거보다 예의주시한다. 그렇기에 HRD스탭들은, 직무분석능력이 높아야 효과성 높은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해내서 조직의 성과 달성과 유능함 수준 향상에 기여할 수 있고, 생성형 AI로 인해 경영진이 교육기능의 존재 이유에 의문을 표하는 부정적인 현실도 돌파할 수 있다.누구나 분명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강점을 주목하라삶과 일 모두에서 경쟁이 누그러지기는 커녕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그러면서 유전(재능)과 노력에 관련된 논쟁이 많아졌다. 사람이 살아가는 여정에서 유전과 노력을 딱 잘라서 구분하기에는 정말 많은 요소가 있어 해당 논쟁은 답을 내지 못하는 의미 없는 싸움으로 끝나지만 HRD스탭들이 주목해야 하는 점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사람은 저마다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한 이유는 살아온 궤적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해보면 편견을 줄일 수 있고 그 사람들과 비교해서 나만의 강점은 무엇인지 파악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공평성의 경우 공정한 기회를 받았을 때 왜 누구는 성과를 내고 누구는 그러지 못하는지 객관적인 시선에서 파악하게 해준다. 여기에 HRD스탭들의 직무분석능력을 더하면 구성원들이 각자의 강점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성과를 내고 틈틈이 약점도 보완하며 즐겁게 일하는 직장을 만들 수 있다. 즐거움은 건강한 의논, 협의, 협상, 경쟁의 동력이기도 한 만큼 강점은 기업이 구성원들의 집단지성을 통해 유능함의 레벨을 올릴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기업은 역량/성과의 퇴보를 막아야 경영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R&D 만큼이나 L&D를 주목해야 한다. 기업의 성과는 역량을 바탕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HRD스탭들은 경영전략에 맞춰 여러 교육·HRD 활동을 수행하면서도 근본적인 부분, 쉽게 말해 기본기인 언러닝, 강점, 직무에 대한 통찰과 전문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런 휴먼 스킬이 바로 피터의 원리에서 벗어날 솔루션이다.[참고 자료]피터의 원리, 로런스 피터, 레이먼드 헐, 21세기북스(2019)언러닝, 배리 오라일리, 위즈덤하우스(2023)학습지원 담당교원 직무 분석 연구 –DACUM 직무 분석 기법 적용을 중심으로, 김경령, 김지영,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24)HR 부서의 전략적 역할과 외부연결성이 직무중심 인사관리의 도입에 미치는 영향, 주민경, 김하나, 유규창, 대한경영학회(2024)
-
[이철수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이사장] 수요자 중심의 한국형 평생직업교육모델 원년
이철수 제10대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기획처장, 평의원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중앙노동위원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익위원, 한국노동법학회와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회장 등도 역임하며 한국 노사관계 발전에 헌신했다.“노동시장의 중심에서 ‘모두를 위한 교육’, ‘열려 있는 교육’,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누구나 기댈 수 있는 교육’을 통해 국민 행복의 총량을 늘리고, 국격을 높이겠습니다.”국립중앙직업훈련원으로 1968년에 역사를 시작한 학교법인 한국폴리텍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공공 직업교육기관으로서 지금까지 수많은 산업 인력을 배출해왔다.그야말로 국민과 미래를 잇는 일자리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작년에 취임한 노동법 최고 권위자 이철수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노동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은 고품질 직업교육 서비스임을 확신하며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이철수 이사장은 올해를 수요자 중심 한국형 평생직업교육모델을 국내와 국외 모두에 뿌리내리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일자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욱 커진 요즘, 이러한 한국폴리텍대학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그렇기에 이철수 이사장을 만나 대한민국 직업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한국폴리텍대학의 역사와 인프라, 각종 사업을 소개해달라.한국폴리텍대학은 고용노동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자 학위과정과 직업훈련과정 등을 병설 운영하는 기능대학·공공직업교육기관이다. 한국폴리텍대학의 목적은 국민의 평생에 걸친 직업능력개발 촉진·지원,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 양성, 산학협력 등에 관한 사업 수행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1968년에 국립중앙직업훈련원으로 출발한 이후 57년간 뿌리·기간산업부터 신산업까지 300여만 명의 산업 인력을 배출하며 ‘기술이 곧 힘’임을 실천했고 국가의 성장에 공헌했다. 가히 ‘한강의 기적’의 원천이라 할 수 있다. 인프라의 경우 전국에 8개 대학(35개 캠퍼스, 4개 교육원)이 있고, 인재원과 고등학교, 연구원이 각 1개씩 있으며, 9개 교육과정과 255개 학과가 있다. 255개 학과는 우리나라 산업이 발전한 흐름에 맞춰 ‘창조적 파괴’를 바탕으로 전통과 혁신을 동시에 구현한 결과물이다. 사업은 네 갈래로 나뉘는데 첫째, 학위·고교과정에는 2년제 학위, 학사학위 전공심화, 다솜고가 있다. 둘째, 비학위(직업훈련)과정은 전문기술, 하이테크, 취약계층, 다문화청년, 기능장을 아우른다. 셋째, 소규모사업장훈련은 영세사업장 재직자 대상 맞춤형 훈련 및 애로기술 해결을 지원한다. 넷째, 산학협력사업으로 지역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올해 현안도 말씀 부탁드린다.일자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런 만큼 한국폴리텍대학의 설립과 존재 목적에 관해 늘 고민하고 있다. 그 가운데 올해는 정부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에 발맞춰 수요자 중심의 한국형 평생직업교육모델을 국내외에 뿌리내리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K-SHIFT를 가동하겠다는 뜻인데 핵심 키워드는 ‘3W(Whenever, Whichever, Whoever) + 4D(전산시스템 고도화를 통한 교육 인프라 공유와 개방)’다. 이런 이정표에 따라 현재 노동시장에서의 역할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관들과 협약을 맺고 있고, 국민과 미래를 잇는 일자리대학으로서 든든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해내고자 역량을 높여가는 중이다.노동법 최고 권위자인 이사장님과 한국폴리텍대학의 시너지도 궁금하다.그동안 노동법 학자이자 중앙노동위원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공익위원으로서 ‘모든 대화는 옳다’라는 신념을 견지하며 대한민국 노사관계 발전에 헌신해왔다. 그러면서 늘 스스로에게 광의의 노동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던져왔는데 이곳에서 답을 찾았다. 그것은 노동시장은 결국 일자리이며, 직업교육으로 국민의 일자리를 보장해줘야 노동시장과 경제가 활성화되고 노사관계 또한 자연스럽게 개선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취임 이후 한국폴리텍대학이 전 국민에게 필요한 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 지금은 더 많은 국민이 직업교육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인원을 7만 명(올해)에서 15만 명(내년)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정리하면 모두를 위한 교육, 열려 있는 교육,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누구나 기댈 수 있는 교육을 책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대한민국 직업능력개발 수준 및 개선점도 진단 부탁드린다.다양한 지표와 통계로 말씀드리겠다. 고용노동부 지표누리에 따르면 직업능력개발 훈련에 참여하는 인원은 약 101만 4천 명(1998년)에서 약 397만 명(2023년)으로 약 3.9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예산은 4,087억 원에서 18,341억 원으로 약 4.5배 증가했다. 정부 차원에선 「제4차 직업능력개발기본계획(2023~2027)」 수립을 통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평생학습사회’라는 비전을 설정했고, 세부 정책과제로 신기술분야 30만 명 청년 실무인재 양성, 취약계층(청년·여성·고령자·장애인 등) 맞춤형 직업능력개발 지원, 민간·공공 직업능력개발 인프라 혁신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직업능력개발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어 왔고, 전반적 수준도 높은 편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제는 전 국민을 아우르는 직업교육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런 만큼 한국폴리텍대학은 계속해서 양질의 기술교육을 시행할 것이며, 체험학습·시제품제작 지원 등의 꿈드림 공작소 인프라를 전 국민에게 널리 공유·개방할 것이다.한국폴리텍대학만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우리는 기업 맞춤형 교육(협약반), 수요자 중심 학사 운영 등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양성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독보적 경쟁력은 전문대학 대비 7.4%p 높은 학위과정 취업률(79.8%)과 유지취업률(92.3%) 등으로 증명된다. 아울러 올해부턴 교육과정에 과감한 변화를 도입할 예정이다. 첫째, 수시입학제를 통해 전국 캠퍼스의 네트워크망을 연결하여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기에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 융합모듈제 교과운영을 도입하여 현장에서 요구하는 멀티 테크니션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셋째, 시공간 제약 없는 AR/VR 기반 원격교육과 e러닝교육으로 수요자 중심 온·오프라인 직업교육환경 체계를 마련할 것이다. 넷째, 프리칼리지를 도입해서 입학 전 대학생활 경험과 기초전공 수준의 수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신입생의 학과적응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올해부턴 남인천캠퍼스(금형 등), 순천캠퍼스(제철설비 등), 포항캠퍼스(제철화학 등)에 ‘뿌리산업특화 교육센터’를 시범 구축한다. 기존 학과·과정 개념을 탈피해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주문식(Ondemand) 교육이 가능한 형태인데, 교육생을 수시 모집하고 지역 산업체의 니즈를 반영해서 4주에서 6개월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에 맞춰 1월부터 캠퍼스별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며, 8월까지 센터 개소를 완료한 뒤 9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기대효과는 더 많은 중장년층이 신속하게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 것이다.한국폴리텍대학은 지역사회와의 교류에도 집중하는 것으로 안다.우리는 민간직업교육기관, 직업계고, 전문대, 지역사회에 대학의 인프라를 개방·공유해서 ‘국민의 평생직업능력개발 파트너’이자 ‘오픈 캠퍼스’ 역할을 하고 있다. 사례를 통해 말씀드리면 2023년부터 시작한 꿈드림공작소(전국 35개)는 시설 및 장비를 민간에 공유하며 지역사회의 역량 향상에 공헌하고 있다. 또한, 직업교육의 지역·전략산업간 연계성 강화를 위해 종합교육협의체를 운영하고 있고, 지자체-대학-지역혁신기관 협력체계를 통해 지역의 경제 산업 체계를 뒷받침하는 지속가능한 인재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신중년 직업역량강화를 위한 노사발전재단과의 협약, 첨단산업 교육 및 연구 분야 협력을 위한 서울대학교와의 협약, 바이오 분야 관련 인력 양성 및 연구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인천광역시, 인천대학교, 롯데바이오로직스와의 협약 등을 강화하고 있다.재직 중인 근로자들의 역량개발은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가.한국폴리텍대학은 기업의 교육/HRD부서와 긴밀하게 협업해서 재직자들에게 향상훈련 및 소규모사업장훈련 등을 제공하며 재직자 고용유지 및 산업체 경쟁력 강화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직업교육 기회가 적은 소규모사업장 대상 훈련의 경우 접근성 제고 및 활성화를 위해 사업장과 근로자의 상황에 따라 시간, 장소, 내용 등을 유연화하여 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훈련 규모(내국인 4,200명, 외국인 200명)를 늘려 직무능력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고자 한다. 한국폴리텍대학의 문은 재직자들에게 항상 열려 있다. 그러니 재직자들께선 원하는 시기에 찾아오셔서 원하고 필요한 교육을 받으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역량을 개발하시면 된다.대한민국 직업능력개발의 밝은 미래를 위한 계획과 제언을 전해달라.대한민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고,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산업 전반의 노동력 부족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직업능력개발은 적극적 이민정책으로 전환해서 ‘해외의 우수인력 양성’을 수행하며 경제 성장과 인구증가를 모두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지난 2월 캄보디아국립폴리텍과 외국인 숙련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베트남 빈증성 보반민 인민위원장과 면담을 통해 한국형 직업기술교육(K-TVET)의 해외 전파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장기적으로는 양성된 숙련 외국기술인력의 국내 유입을 유도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궁극적 그림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공여국 위치에서 글로벌 책임을 다하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것이며, 한국폴리텍대학은 면밀한 현지 조사 및 구체적 계획 수립을 통해 대한민국 직업교육 정책의 모범 사례로 거듭나는 것이다. 직업능력개발 관계자들 역시 단일민족 프레임에서 벗어나 넓은 시야와 마음으로 우수 인력을 바라보며 국가의 품격 향상을 위해 노력해주시길 당부드린다.
-
[대잔류 시대(Big Stay)] 가치를 기반으로 조직의 응집력을 높여라
디지털 전환(DX)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맞물리며 HR 이슈였던 대퇴사 시대가 저물었다. 이제 인재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으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기보다는 현재의 직장에 계속 머무르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도전과 혁신을 회피하는 조직문화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기업들의 대응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월간HRD』는 HRD의 강점인 ‘밸류 드리븐(Value-Driven) 확보’를 통해 ‘대잔류 시대(Big Stay)’에 대응할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인재들이 더 나은 조건의 일터를 찾기보다 현재 직장에 머무르려는 대잔류 시대가 도래했다.이는 기업에 새로움을 향한 응집력을 확보하는가치 기반 조직문화 구축이 중요해졌음을 시사한다."노동시장의 변화, 그로 인한 ‘대잔류 시대(Big Stay)’의 도래노동시장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인류를 괴롭혔을 당시의 노동시장을 되돌아보면 디지털 기술의 발전, 생존을 위한 원격 근무 확산, 인력 감축을 위한 고용 형태 다각화 가속 등의 요인이 맞물리며 펼쳐진 ‘대퇴사 시대(Great Resignation)’가 노동시장의 키워드였다. 그 시절 인재들은 주변의 죽음과 질병을 보면서 일과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했고, 그러면서 보다 원하는 삶을 실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를 찾아다녔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되었지만, 불황은 계속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11월 기준 월별 퇴사자는 약 450만 명을 기록했으나, 2023년 4월에는 약 379만 명으로 감소했다. 인재들의 이동이 둔화한 것이다. 이런 흐름에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기업은 물론 인텔이나 퀄컴과 같은 반도체 기업까지 대규모 정리해고를 시행하여 인력 규모를 절감하려는 움직임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실질적으로 빠르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수익 자체가 크지 않은 사업은 정리하거나 규모를 크게 줄인 것이다.---우리나라 역시 동일한 기조로 노동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임금근로일자리 동향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2년 11월에 퇴직·이직으로 대체된 일자리는 약 356.4만 개였는데 2024년 5월에는 약 344.4만 개로 감소했다. 아울러 HR테크 기업인 인크루트의 ‘2024 채용 결산’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의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 채용률은 2024년이, 지난 4년 중 가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의 채용 빈도와 규모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대잔류 시대(Big Stay)가 펼쳐졌다고 보면 됩니다.”라고 진단하며 다음의 설명을 건넸다.“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은 산업계에서 변혁적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자리했습니다. 그에 따라 기업들은 관련 기술에서 확실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과업에 집중하고 있죠. 그러면서 많은 일자리가 새로 생겼고, 노동시장의 역동성도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기업들은 불황이 여전한 만큼 적정 수준의 인력 규모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일자리 순환이 정체된 것이죠. 인재들 역시 IT를 비롯한 몇몇 산업군을 제외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의 일터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그 결과 무리하지 않고 현재 직장에 잔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대잔류 시대의 도래는 기업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기업을 존재하게 하는 기제인 성과와 성장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조직이든 안정성 확보에만 집중하면 도전과 혁신을 위한 적극성이 줄어들며,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그 결과 생존을 위한 소극적인 전략을 세워서 실행하게 된다. 그렇기에 일각에선 직장인들이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지만, 최소한의 업무만 수동적으로 수행한다는 의미인 ‘조용한 사직’이 대잔류 시대에서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용한 사직을 선택한, 조직과 업무에 몰입하지 않은 구성원들이 많아지는 기업들은 기존의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따라서 대잔류 시대에서 기업은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는 응집력 측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응집력은 일방적인 구호나 지시를 통해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원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따라서 김석집 대표는 “기업들은 ‘밸류 드리븐(Value-Driven)’을 키워드로 몰입과 집중의 구심점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구현할 힘을 길러야 합니다.”라고 제언했다. 밸류 드리븐은 가치를 동력으로 삼아 미래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접근법이다. 가치가 기업의 중심이 되면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과 성과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일에 강력하게 몰입하게 된다. 그로써 기업은 거대한 위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노력하는 문화를 확산할 수 있다.밸류 드리븐을 통해 일군 혁신밸류 드리븐을 실천한 대표적인 기업을 꼽으면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MS는 시장이 모바일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시장 점유율을 잃어버렸고, 침체기에 빠졌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당시 새롭게 부임한 사티아 나델라 CEO는 문화적 측면에서 변화를 추진했다.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성장 마인드셋은 실패나 한계를 마주하더라도 그것에서 배움을 얻으며 성장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이와 같은 사고방식이 조직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구성원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학습하며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성장 마인드셋을 통해 MS 구성원들은 배움을 기치로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기술의 융합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MS가 강조한 가치는 ‘포용성(Inclusivity)’이었다. 모든 구성원이 서로의 인종, 성별, 국적 등에 신경을 쓰지 않고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은 것이다. 나아가 MS는 구성원들의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도 완전히 바꿨다. 일터에서 성과의 기준을 ‘다른 사람의 성공에 얼마만큼 이바지했는가’로 세운 것이다. 새로운 기준은 그동안 MS의 혁신을 저해했던, 여러 조직이 서로 시기하고 부정적으로 경쟁하는 문화를 타파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구성원들은 성과를 위해서라도 동료들과 활발하게 교류하고 소통했으며, 이런 움직임을 통해 하나라도 더 도움을 주고자 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이렇게 MS는 ‘성장’과 ‘포용’이라는 가치를 명확하게 제시했고, 2개의 가치를 구성원의 실질적 행동을 이끄는 제도로 뒷받침했다. 정리하면 밸류 드리븐은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설정해서 전사에 전파하고, 그것을 구체적인 기준과 제도를 통해 지원하며 구성원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밸류 드리븐 실행 프로세스HRD스탭들이 밸류 드리븐을 실행하려면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관련해서 김석집 대표는 다섯 단계로 구성된 프로세스를 제시했다.첫째, ‘가치 체계 성찰과 확립’이다. 기업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핵심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경영환경은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변화한다. 그러니 자사의 핵심가치가 현시점에도 여전히 유효한지 깊이 분석해보고 성찰해봐야 하며, 개선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이것이 시작점이다. 조직과 구성원이 따로 노는 동상이몽 상태에서 벗어나서, 명확한 방향성 아래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보여주는 작은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모여서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을 이뤄내게 하는 시발점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다.둘째, ‘리더십 역량 강화’다. 앞서 정립한 핵심가치는 구성원들의 실천으로 이어져야만 비로소 조직의 경쟁력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핵심가치에 관한 구성원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하며 이런 과업의 성패는 현장에 있는 리더들의 리더십에 달렸다. 그렇기에 리더들의 역할을 과거의 책임자에서 ‘변화 촉진자’로 재정의해야 하며, 유관해서 필요한 역량을 리더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김 대표는 “리더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을 다루는 리더십 교육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리더들이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다양해진 문제와 이슈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며, 구성원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내도록 지원하는 교육도 중요해졌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리더십 교육에서 코칭과 멘토링의 비중이 커진 배경이다."‘밸류 드리븐(Value Driven)’은 구성원들이핵심가치에 공감하며 그것을 실천하도록 하고,몰입 지향형 안정감과 소속감도 느끼도록 하며기업의 도전과 혁신 지수를 높여줄 기제가 될 수 있다."셋째, ‘행동 원칙과 지표 구조화’다. 핵심가치의 본질을 짚어보면, 조직 내 우수한 인재들이 보여주는 행동 패턴들을 분석해서 공통되는 영역들을 정리한 것이다. 그렇기에 핵심인재들과 비교했을 때 역량이 다소 부족한 구성원들은 핵심가치에 걸맞은 행동 패턴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있다. 따라서 단어들로 구성된 핵심가치를 더욱 구조화해야 한다. 핵심인재뿐만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이 회사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쉽게 체득하도록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HRD스탭들이, 핵심가치를 이해시키기 위한 교육을 반복하는 행태에서 벗어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넷째, ‘마스터 플랜 수립’이다. 가치 기반의 조직문화를 확산하는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다. 핵심은 구성원의 눈높이에 맞는 확산 방식 구축이다. 관련해서 네모파트너즈POC는 새로운 체계에 대한 인지를 강조하며 인식(이해)과 수용(공감)을 높이고 실천을 끌어내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내부 구성원의 팬더밍(팬덤 만들기)이 만들어지도록 하며 기업들의 가치 기반 새로운 모멘텀 창출을 지원하고 있다.다섯째, ‘Monitoring 및 개선’이다. 이 단계에서 네모파트너즈POC는 ‘직원경험’ 과 ‘실천/실행’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기업을 진단한다. 초기에는 비전, 핵심가치, 일하는 방식 등에 대한 구성원들의 경험을 점검하고, 이후에는 신규입사자를 대상으로 진단 작업을 시행한다. 관련해서 김 대표는 “분석하고자 하는 단위를 세분화해서 어떤 조직에서 무엇을 어떻게 실행해야 개선이 될지를 파악하는 것이 모니터링의 핵심입니다.”라고 짚어줬다.불안한 상황 속에서 인재들이 갈구하는 것은 성장감과 소속감이다인재들에게 잔류는 그저 회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새로운 고민의 시작이다. 더 나은 기회를 찾아 그간 자유롭게 이직을 선택해 왔지만, 더 이상 마음에 드는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없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 입사해서 회사와 평생을 함께한다는 개념이 희미해진 지금의 시대에서 구성원들은 조직에 대한 애정과 소속감을 느낀 경험이 적다. 이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밸류 드리븐은 가치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에게 회사와 함께 성장한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HRD스탭들은 ‘우리는 이런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며, 당신의 일이 우리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를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리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래야 ‘이곳에선 안정과 성장을 모두 느낄 수 있다’라는 확신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구글은 소속감을 회사의 주요한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구글은 ‘구글 안에서 특별히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내부에 있는 180여 팀을 면밀하게 분석했고, 팀의 속성을 분류하는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실험 결과 팀원 개개인이 보유한 능력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주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결과물은 집단이 성과를 내는 데 있어서 ‘우리는 안전하고 서로 이어져 있다’는 믿음이 내재화돼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소속감은 사회적 인정과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HRD스탭들은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어려움 없이 리더의 도움을 받고 동료들과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꾸준함을 전제로 조직 차원에서의 각별한 관심에 기반한 멘토링 시행과 커뮤니티 형성 및 운영이 중요한 이유다. 조직문화 혁신은 리더들이 보여주는 리더십에 달려 있다밸류 드리븐을 성공적으로 실현하는 데 있어 주시해야 하는 또다른 개념은 리더십이다. 구성원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에 핵심가치가 무형의 규범으로 깊이 뿌리 내리도록 하는 것이 밸류 드리븐의 핵심인데, 조직심리학 전문가이자 MIT 슬론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인 에드거 샤인은 조직문화는 ‘리더가 무엇에 주목하고 어떤 일을 격려하고 보상하는지에 달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결국 구성원들의 참여와 몰입 수준은 ‘리더가 조직의 핵심가치를 어떻게 실천하며 구성원들과 소통하는가’가 좌우한다는 뜻이다. 김석집 대표는 “기업의 임무는 성과인 만큼 성과를 내는 리더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조직과 회사와 구성원들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내는 체인지 에이전트로서의 리더도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해서 네모파트너즈POC는 리더십센터를 통해 ‘적응적 리더십(Adaptive Leadership)’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적응적 리더십은 구성원들이 어려운 도전과 변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대체 능력을 부여하는 구성원 중심의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십을 습득한 리더들은 직원들의 몰입을 유도하고 강화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고, 성장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니 HRD스탭들은 리더들에게 조직 내외부 변화를 감지하고 적응하는 메타인지 점검과 학습 민첩성을 새롭게 제시해야 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포용적 리더십으로 집단지성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의 실험과 도전을 실천하도록 리더들을 교육해야 한다. 아울러 김 대표는 적응적 리더십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리더들에겐 각자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고민하기 위한 코칭이 필요하며, 상시 성과관리 피드백과 멘토링 역량, 스스로 조직을 끌고 갈 수 있는 판단력과 적응력을 내용으로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변화가 일상인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그 변화에 무조건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적응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HRD스탭들은 구성원들이 변화에 적응해서 인사이트를 얻어내고자 노력하는 조직문화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침반이 ‘밸류 드라이븐’이다. 가치야말로 안정을 중시하는 구성원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전해야 자신들과 기업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참고 자료]새해 HR 키워드는 ‘대잔류(Big Stay)’, 박수호, 정다운, 조동현, 매경이코노미(2025)리더의 돕는 법, 에드거 샤인, 심심(2024)요즘 Z세대가 원하는 소속감, 곽연선, LG경영연구원(2024)빅테크 칼바람 보고 사표 접었다, ‘대사직 시대'가 가고 '대잔류 시대’가 왔다, 안중현, 조선일보(2023)
-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 국회세미나] 미래 직업교육의 방향과 과제, 시스템 구축 방안 모색
세상이 변하면 기존의 일자리는 사라지거나 줄어들고,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직업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특히, 지금처럼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선 직업교육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2월 11일 공식 출범한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NFVEF)은 같은 날에 제1차 국회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미래 직업교육의 방향과 과제, 직업교육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산·학 협력 방안을 다뤘는데 국가 차원에서 미래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HRD 측면에서도 주목할 내용이 많았다.기조강연자로 강단에 오른 박영범 한성대학교 명예교수(전 한국직업능력연구원장·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는 지난 20여 년간 직업교육 체제와 직업교육 기관들이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며 그 여정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살폈다. 박 교수의 강연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왜 역량 중심 노동시장을 구축해야 하는가’였다. 그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서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GDP 대비 공교육비와 2023년 기준 성인(만 25세-64세)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 평균보다 높고, 청년층(만 25세-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은 1위다. 그러나 2023년 기준 성인의 전체 교육단계 고용률은 75.7%로 OECD 평균보다 낮다. 교육은 많이 받지만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박 교수는 『월간HRD』가 지난 2월호에서 취재했던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주기 주요 결과를 돌아봤다. 핵심은 우리나라 성인들의 직무수행 기초역량인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이 지난 10년 동안 하락했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선 학력이 높을수록 임금과 고용 가능성이 증가하지만, 역량의 경우 높아져도 고용률은 큰 변화가 없다.”라고 말했다. 즉, 우리나라는 인재들이 노동시장 진입 전에 축적한 학력은 보상받지만, 정작 노동시장에서 일하며 축적하는 역량은 보상받지 못하는 나라다. 계속해서 그는 “우리나라의 스킬 부족은 뒤에서 다섯 번째, 스킬 과잉은 앞에서 다섯 번째.”라며 일자리와 스킬의 미스매치 문제를 짚었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 대기업과 공공기관에는 연공서열 문화가 남아있고 전직도 어렵기에 인재들이 노동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지는 스킬들을 제때 습득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고 그 역량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그는 “실용성을 전제로 직업교육훈련 실태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직업교육법 제정, 데이터 제공 체계 구축, 협력적 거버넌스 정착, 산업체 참여 촉진, 전 생애 진로개발 플랫폼 개발을 통해 평생에 걸쳐 역량셋을 발전시켜야 노동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패러다임에 대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일터에서 꾸준히 학습해야 강화되고, 다른 사람보다 시작점이 낮아도 노력에 의해 언제든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역량’을 중심에 둬야 비로소 학습자 중심 평생학습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기업의 관심사이자 HRD 키워드인 자기주도학습 활성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도 전해줬다.다음으로 주제발표를 맡은 이병욱 충남대학교 교수(대한공업교육학회장)는 “직업교육의 수요자는 개인, 학생, 산업체, 지역사회인데 정작 직업교육 관계자들 대부분은 학교에 시선을 두고 있는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서 그는 “인구는 계속 줄고 있고, 수도권에 인구가 집중되고 있으며, 수많은 직업 중 특정 직업들이 지나친 관심을 받고 있다.”라고 짚었다. 계속해서 그는 산업체 맞춤형 인재의 숙련과 숙달을 위한 교육과정 체제의 구조적 문제, 산업의 첨단화·디지털화·지능화 대비 교수자 역량의 부족, 직업교육 관계자들의 역량 미흡을 꼽으며 “직업교육의 질적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야말로 거대한 위기 상황에서 이 교수는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 그것은 각각 개인과 지역을 지키는 직업교육 중심 지·산·학 협력 체제 구축, 직업교육을 둘러싼 다차원적 위기 극복, 직업교육 대상 확대(다양한 연령층, 외국인 등)를 위한 포용성 지향, 직업교육은 국민 복지정책의 핵심이라는 인식에 기반한 정책 마련이었다. 특히, 네 가지 방안에 대한 세부 설명 중 이 교수가 짚어준 기술 수명과 기업 수준별 인력 수요 격차 기반 직업교육 체제 구축, 외국인과 내국인의 조화와 협력 기반 인적자원개발 및 관리 시스템 마련, 근로자의 교육훈련 참여 기회 확대, 직업교육은 생계유지 수단이자 자아실현 수단이라는 인식 확산 등은 HRD담당자들에게 시사하는 부분이 컸다. 기술과 구성원 역량의 전략적 매칭, 국적에 얽매이지 않는 인재육성, 성장을 중시하는 직장인들의 니즈 파악, 교육의 본질을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주제발표 뒤엔 김진실 한국스킬문화연구원 원장이 사회를 맡아 종합토론을 이끌었다. 이 자리에선 세미나에서 공유된 내용에 관해 패널들이 각자의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송달용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국제첨단농업전문학교 교장은 “평생학습시대에는 급변하는 사회를 살아갈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직업교육을 중시하는 교육부와 직업훈련을 중시하는 고용노동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데이터에 기반한 역량을 중심으로 학습자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현장 밀착형 교육과 훈련이 확산돼야 지·산·학 모두에서 유능한 인재를 많이 확보할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박동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직업교육은 사회의 건강성 회복 측면에서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미래 직업교육 패러다임의 키워드는 무엇이 돼야 하는지 설명했다. 첫째, 인재 양성과 함께 인간다운 삶과 일에 대한 교육적 가치 공유다. 둘째,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다. 셋째, 일-학습-삶이 연계된 직업교육 거버넌스 구축이다. 넷째, 산학협력 기반 지역 내 기업 경쟁력 제고와 지역 인재의 지역 내 정주화 지원이다. 다섯째, 모든 사람에게 양질의 직업교육과 평생학습 참여 기회 부여다. 그의 제언은 AI 발전으로 인해 더욱 중요해진 사람만의 역량 개발과 발현, 직업교육 규모와 기능의 최적화, 국가/사회/기업/대학/학습자의 공동 책임과 성장을 아우르고 있었다.이상과 같이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은 세미나를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직업교육의 중요성을 재조명했고, 미래 직업교육의 혁신과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실질적인 역량을 무기로 헤쳐가야 한다. 그런 만큼 국가미래직업교육포럼이 앞으로 직업교육의 위상을 높여 역량이 인정받는 사회를 열어주길 기대한다.
-
[ESC 인공지능 심포지엄] 역량개발의 준거점, 목적, 실행 방향 통찰
기술의 발전에는 언제나 윤리가 따라온다. 인공지능(AI)의 경우 그간 인간이 수행하던 일들을 하나씩 대체하고 있는 만큼 과거보다 훨씬 큰 윤리적 이슈를 몰고 다닌다. AI의 지혜로운 활용에 대한 교육과 지침이 필요한 배경이다. 관련해서 지난 2월 1일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가 ‘AI 시대의 윤리’를 주제로 개최한 「ESC 인공지능 심포지엄」은 배움의 장이었다. 가르치고 배우는 여정에서 잃지 말아야 하는 기준,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전문가의 역할, 더욱 갈고 닦아야 하는 사람만의 역량을 심도 있게 다뤘기 때문이다.교수학습 윤리 준거점‘생성(becoming) 없는 생성(generation)을 경계하기’를 주제로 강단에 선 김성우 캣츠랩 연구위원은 읽기와 쓰기를 연구하는 만큼 생성형 AI로 인해 인간의 역할이 copy & paste로 축소될 것을 우려했다. 이런 흐름을 막기 위해 그는 “교수자들은 교육의 목표, 맥락, 학습자 발달 단계에 따라 어떤 윤리적 규범을 계속 발견·갱신해야 하는지, 어떤 가치와 지향이 자리를 잡아야 하는지 질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장선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교수학습 윤리 준거점 8가지를 공유했다. 첫째, ‘기술과 인간의 관계 직시하기’다. 그는 “지금은 어딘가에 무엇을 놨는지 기억하는 것보다 어디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라고 말했다. 둘째, ‘과정성을 새롭게 조명하기’다. 그는 작곡 수업을 예로 들며 “AI 활용이 비일비재해진 상황에서 교수자들이 적절히 개입해서 학습자들이 작곡의 본질을 경험하며 역량을 개선하도록 하는 수업이 중요해졌다.”라고 진단했다. 셋째, ‘수동적 프롬프터에서 능동적 분석가로’다. 사례는 번역이었는데 그는 “AI에 의존하며 어떤 어휘와 문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인지적, 정서적 노동이 사라지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넷째, ‘가보지 않은 길 강요하지 않기’다. 교수자들은 자신들이 먼저 AI를 여러 각도에서 활용해본 뒤 학습자들에게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섯째, ‘비언어에서 언어로의 전환 강조하기’다. 김 위원은 “데이터의 조합과 변형만큼 데이터로 존재하지 않았던 삶을 이야기와 지식으로 만드는 일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섯째, ‘새로운 기술의 마테효과 경계하기’다. 마테효과는 가진 자는 더 받고 못 가진 자는 빼앗기는 현상이다. 김 위원은 “평등을 위한 기술을 지향하지 않으면 역량이 떨어지는 학습자들은 두려움과 짜증을 느끼며 교육과 학습을 거부하게 된다.”라고 경고했다. 일곱째, ‘기술을 넘어 인간과 세계 보기’다. AI는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임을 인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여덟째, ‘보편적 학습설계를 위한 AI’다. 근본적으로 각기 다른 학습자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참여도와 몰입도 제고가 사례다. 이렇게 준거점 공유를 마친 김 위원은 마지막으로 “교수자들은 학습자들이 AI를 통해 사고를 확장하며 새로운 존재가 되는 내적 변화, 곧 ‘생성이 있는 생성’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공공선을 향한 전문성‘인공지능과 공공선’을 다룬 손화철 한동대학교 글로벌리더십학부 교수는 기술철학자로서 인간과 기술의 관계에 대한 기술철학자들의 여러 이론과 토론을 소개한 뒤 ‘호모 파베르의 역설’을 말했다. 이 개념은 인간이 도구를 만들었지만 다시 그 도구가 인간을 만드는 역설이 반복됨을 뜻하는데 그는 “역설에서 벗어나려면 좋은 세상이 무엇인지 통찰하며 인간의 능동성과 주도성을 골자로 AI라는 기술의 ‘좋음’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물음을 제기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만든 말이자 지나치게 사람을 한 방향으로 끌어가는 것을 뜻하는 ‘하이퍼리드’를 언급했는데 “AI의 위험성은 사용자의 질문에 적합한 답을 제공하며 물음을 없앤다는 점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이 강해지면 지식의 인과관계를 판단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훌륭한 교수자들이 양성되지 않고 나아가선 좋은 세상과도 멀어지게 된다. 유관해서 그는 “교황청이 제시한 Algo-Ethics에 담긴 투명성, 포괄성, 책임성, 공평성, 신뢰성, 안전성과 사생활 보호를 유념하며 각계에서 인간이 진정 더 나아지며 공공선을 증진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진정한 위험은 AI의 발전이 아니라 AI를 비롯한 여러 기계가 주는 혜택만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라고 짚어줬다. 그렇다면 공공선 증진을 위해 어떤 인재를 육성해야 하는가. 이에 관해 손 교수는 여러 전문가/공학자를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역량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야 하고, 강력한 도구를 쓰려면 예민함을 갖춰야 하며, 역량을 활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즐거워야 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손 교수는 “전문가라면 양심을 지키고, 시장이나 정부의 압력에 적절히 대응하며 자신들의 분야에서 공공선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가 말한 공공선은 곧 목적이며, 목적은 자기 삶의 이유에 대한 답이다. 목적을 추구해야 지속적인 성과 창출이 가능하며 행복도 거머쥘 수 있다. 이는 인간역량개발에 있어 윤리는 허울 좋은 단어가 아닌 나침반과 같은 기능을 하는 핵심 기제임을 시사하고 있었다.탈숙련 대응책은 생각하는 능력‘AI 격차 극복과 탈숙련의 문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디지털·AI 기술을 보는 상반된 두 시각을 소개했다. 하나는 부정론이다. 문자로 인해 사람의 기억력이 감퇴했다고 지적했던 고대 철학자들처럼 첨단기술이 사람의 문해력을 떨어뜨려서 소중한 가치를 잃게 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다른 하나는 기술 혁신은 어느 시대든 똑똑한 사람들이 주도하기에 발전적인 부분이 더 많다는 낙관론이다. 이 교수는 “두 시선 모두 일리는 있지만 절대다수의 기술은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영향을 받는다.”라며 디지털·AI 기술은 이분법적 시각을 지양하고 시스템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숙련되지 않는 사람이 처음부터 AI의 도움을 받으면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하며 이는 전문가 집단의 탈숙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한 근거다. 특히, 그는 “AI는 정신노동 대체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자칫하면 사람들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는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생각하는 능력이 낮거나 없으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고, 타인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여전히 오답을 제시할 때가 많은 AI의 성능을 판별하지 못하기에 사람다움을 잃게 되며 나아가선 문명이 퇴보하게 된다. 그렇기에 그는 “사람만의 핵심역량을 재조정해서 AI를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하며 적어도 수련단계에선 AI 사용을 자제하며 생각하는 능력을 써보고 기르는 습관을 잃지 않도록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런가 하면 이교수는 “르네상스와 근대를 거치며 인류가 지금의 수준 높은 문명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미래는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으로 만드는 것’임을 인지하고 실천했던 태도.”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AI 리터러시를 AI를 활용하는 능력으로만 좁게 해석하지 말고 사람만의 핵심가치를 골자로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며 더 나은 세상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봐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상과 같은 그의 강연은 HRD스탭들이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구성원의 역량을 높여 AX시대에 대응해야 하는지를 짚어주고 있었다.
-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컨퍼런스] 무엇을 경험하며 창의력을 길러야 하는가
지난 2월 8일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은 ‘교육의 배신, 미래는 지금 여기 있어요’를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AI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그로 인해 각계에서 불안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조명하기 위함이었다. 컨퍼런스는 2개 세션으로 진행됐는데 그중 『월간HRD』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경험’을 다룬 세션1을 취재해봤다. 강연과 토론으로 세션1을 수놓은 발제자들은 창의력을 길러주는 교육을 통해 학습자들이 쌓아가는 현재의 경험이 밝은 미래를 만든다는 관점에서 인사이트를 전해줬다.컨퍼런스의 막을 연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퓨처랩 이사장은 “창의력은 미래 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창의력은 주도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그 지식을 실제로 활용해볼 수 있는 환경에서 비로소 길러진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컨퍼런스를 찾은 교육자, 학생, 학부모, 교육정책 입안자 등에게 “내면의 호기심으로부터 학습을 시작해서 실천으로 고유한 창의력을 기르며 행복을 추구하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동시에 권 이사장은 “교육은 건전한 협업을 통해 사회성을 함양시키는 기제임을 잊지 말아달라.”라고 당부했다.‘미래는 오늘의 경험에서 온다’를 주제로 세션1의 첫 강연에 나선 미첼 레스닉 MIT 미디어랩 교수는 자신의 저서 『평생유치원』을 바탕으로 창의교육의 방향성을 논했다. 그는 유치원의 학습방식을 차용하며 ‘놀이를 하듯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 창의력 발현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창의력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역량이기에 소수의 리더들에게 집중하는 창의교육 시행을 우려했다. 계속해서 그는 “창의교육에서 교수자의 역할은 학습자가 매일 작더라도 창의력을 꾸준히 경험하도록 교육을 통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해서 평생유치원은 ‘일상에 도움이 되는 것’을 주제로 센서와 기타 재료를 아이들에게 제공했는데, 아이들은 동생이 일기장을 볼 수 없게 일기장을 열면 카메라가 작동하는 센서, 반려동물의 이동을 감지하는 센서, 롤러블레이드의 바퀴 회전 횟수를 세는 센서 등의 작품을 만들었다. 이렇듯 관심사에서 출발해서 주도적으로 창작 경험을 한 아이들은 학습 동기가 높아졌고, 자신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견지하게 되었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서 공동체에 기여했다. 레스닉 교수는 “창의교육은 학습자가 직접 뭔가를 만들고 경험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지식, 기술,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정리했다.레스닉 교수의 강연 뒤엔 퓨처랩에서 다년간 아이들과 함께 창의학습을 연구하고 실천해온 남기륭, 이화진, 한석경 작가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들은 AI에게 성격을 부여하는 워크숍, 친구들과 함께 한가지 원하는 것을 해내는 활동, 자신의 신체와 언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연극, 나만의 취향을 찾는 워크숍, 실패를 재인식하는 실패보고서 작성 등의 활동을 공유했다. 작가들의 도움을 받은 아이들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몰입을 자극하는 놀이식 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크게 발전시켰다.‘예측할 수 없는 미래, 경험할 수 있는 오늘’을 주제로 강연자로 초청된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 작가는 일의 변화에 따라 주목해야 하는 미래 역량을 다뤘다. 그에 따르면 생산의 주체는 원래 사람이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일어난 이후에는 공장이, 현재는 AI를 포함한 IT 서비스가 생산의 주체가 되어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흡수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노동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 대표적으로 숙련자의 가치가 낮아졌다. 연장선에서 송 작가는 “미래 일터는 무인 공장 혹은 장인들이 펼치는 명품 수작업의 장 중 하나가 될 것이며, 고용 형태의 유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정규직 개념은 약화되어 긱이코노미가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결국 AI에 완전히 대체될 것이기에 사람의 생산성에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력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그는 “조직이 아닌 개인으로서 자신의 경쟁력을 창의력에 기반해서 증명하며 많은 팬(fan)을 확보하는 것이 노동시장에서 꾸준하게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나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가 말한 나만의 길은 ‘이름’, 즉 호명사회를 살아갈 자산이다. 그렇기에 송 작가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름이 사회에서 어떤 형태의 가치와 영향력을 만들 수 있을지 인식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지표를 세워서 꿈을 이뤄야 하며, 결과물은 반드시 자산으로 전환해서 온전한 나의 경쟁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라고 제언했다.세션1의 마지막 순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에 관한 권혁빈 이사장을 포함한 발제자들의 토론이었다. 먼저 ‘미래 교육의 핵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레스닉 교수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시작해서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학습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습자들이 자신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고 그것에 깊이 몰입하며 자율성과 충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디지털은 학교에 어떤 미래를 예고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역시 레스닉 교수가 “미래는 무엇을 목적으로 할 것인지 선택하는 데 달렸으며 이는 교육에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역량을 개발하는 과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임을 짚어준다.”라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남기륭 작가는 ‘디지털 활용 교육’ 측면에서 “교수자들이 디지털 기술과 교육 현장의 균형을 설계하는 역량에 따라 교육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혁빈 이사장은 ‘몰입’을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는데 “많은 사람이 ‘무엇에 몰입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데, 그에 앞서 몰입하는 행위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몰입할 줄 아는 것은 뛰어난 역량을 가졌다는 뜻이며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들은 모두 몰입형 인재들이었기 때문이다.어느 분야에서든 관심과 호기심에서 출발해서 주체적으로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할 길을 찾아내야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역량이 디지털·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대응할 창의력이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시스템에선 창의력을 기르기 어려운 만큼 변화가 절실하다. 이는 컨퍼런스가 오늘부터 놀이하듯 직접 뭔가를 만들어보고, 다가올 세상의 모습을 그려보고, 여러 기술을 활용해보고, 몰입하는 습관을 갖추는 경험을 통해 창의력을 길러서 교육의 배신에 대처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함을 강조한 이유다.
-
[인간개발연구원 창립 50주년 기념포럼] 대한민국 성장 궤적과 미래를 위한 현안
1975년 2월 출범한 HDI(Human Development Institute) 인간개발연구원은 50년 동안 조찬 공부 모임인 경영자연구회를 성공적으로 이어오며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에 공헌했다. 인간개발연구원은 이런 역사를 기념하며 지난 2월 6일 ‘한국경제: 빈곤에서 번영 50년, 당면한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HDI 창립 50주년 기념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선 글로벌경영, 교육/과학, 정치/외교, 경제/금융 측면에서 전문가를 초청해서 지난 50년 동안 대한민국이 무엇을 잘해왔고, 앞으로의 50년에선 무엇을 해내야 하는지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대한민국은 fast follower 전략으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선진국 반열에 올라섰고 아무도 미래를 모르는 지금은first mover 전략으로 질적 성숙을 도모해야 한다.이런 전환에서의 핵심은 ‘창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다."1975년 당시 대한민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600달러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35,000달러를 넘어섰다. 양적 성장에 집중하며 빈곤에서 탈출해 번영을 이룬 것인데 동시에 각계의 갈등과 분열 및 성장률 저하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는 질적 성숙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인간개발연구원은 글로벌경영, 교육/과학, 정치/외교, 경제/금융 측면에서 각각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오세정 전 서울대학교 총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를 패널로 초청해서 대한민국의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밝은 미래를 모색하는 토론 시간을 가졌다. 좌장은 오종남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이 맡았다.대한민국 성과의 빛과 그림자, 당면한 도전과 과제삼성전자에서 핵심 인재로 활약했던 권오현 전 회장은 “삼성은 사업보국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인재제일이라는 방향성을 설정했고, 그에 맞춰 모든 구성원을 체계적으로 교육했으며, 발 빠르게 지역 전문가를 파견하며 세계화에 대응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시 삼성의 인재들은 주경야독하며 새로운 것들을 습득했고 업무에서 근면, 성실, 희생, 몰입 등을 앞장서서 실천하며 반도체 신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삼성은 결코 인재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라며 세상이 어떤 식으로 바뀌어도 인재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변치 않음을 일깨워줬다.다음으로 오세정 전 총장은 “대한민국은 교육을 통해 생산인구의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켰고 이것이 빠른 경제발전의 동력이었음은 세계적인 학자들로부터 증명됐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당시 국가의 교육정책은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 중화학공업에서 IT로 넘어가는 흐름을 읽으며 대학과 대학원을 통해 뛰어난 인적자원을 육성했고, 그 인적자원이 남다른 교육열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학문적 역량 향상은 물론 제자육성에 전념해주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는 대한민국 성장 여정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짚었다. 먼저 윤 전 장관은 “1997년 IMF 외환위기의 원인이 국가 주도의 경제발전 시스템이었다고 판단해서 권력 분산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안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주열 전 총재는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우리가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라는 명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자만 때문에 외환위기를 겪었고, 민간의 역량도 미진했다.”라고 진단했다.패널들이 대한민국의 성장 궤적에 관해 각자의 시선에서 설명한 내용을 들은 오종남 회장은 “그간 대한민국은 ‘fast follower’로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은 모방 전략이 통하지 않기에 ‘first mover’로서 질적 성숙을 이뤄내야 한다.”라며 4명의 패널에게 만만치 않은 도전과 과제를 맞아 어떤 해법을 모색해야 할지 물었다. 먼저 권오현 전 회장은 “요새 어디든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는데 이는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생각을 하는 인재를 키우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선진국이 걸어온 길을 그대로 열심히 따라가는 인재를 키우며 성장했던 여정의 그림자다. 이런 부정적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기업은 직원들의 실수를 용납해줘야 하며, 그들이 외부로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힐 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전사에 경쟁자들과 상의, 토론, 협력하는 마인드셋을 탑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무도 미래를 모르기에 정답을 좇으며 우물 안 개구리로 사는 태도를 벗어던져야 한다는 메시지다. 다음으로 오세정 전 총장은 “창의적인 인재를 키우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990년대 후반 이후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이제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답이 없을지 몰라도 시도해보도록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며, 학생들을 즐겁게 해줘야 세계 최고 수준인 청소년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윤영관 전 장관은 “트럼프 정권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우리의 강점인 ‘조선업’에서의 협력을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연장선에서 그는 “혁신과 창조 기반 인간개발로 우리가 글로벌 최고인 산업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주열 전 총재는 “대한민국 고성장의 비결은 자유무역주의였다.”라고 짚었다. 자유는 사회 이동성 제고의 원천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는 “젊은이들이 뛰어난 역량을 갖췄다면 높은 곳에 올라가 그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라며 역량 중심 사회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건넸다.이상의 토론을 이끈 오종남 회장은 “노동의 질을 높여 생산성을 높이고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인간개발이며, 앞으로 각계에서 함께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지고 해법을 모색해보며 통찰력을 갈고닦는 자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정리했다. 아울러 그는 “다음 세대에게 빚을 물려주지는 말아야 한다.”라는 제언을 건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
[이문수 한기대 온라인평생교육원 원장] 시간과 장소 제약 없는 온라인 평생학습시대 선도
이문수 한기대 온라인평생교육원 원장한양대와 미국 Texas A&M University에서 산업공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삼성전자 메카트로닉스연구소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했고, 2006년부터 한기대 산업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대학에선 평생교육처장과 직업능력심사평가원장을 역임했다.한국기술교육대학교 온라인평생교육원은 누구든 배움에 대한 열정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교육훈련을 받으며 역량을 개발하도록 돕고 있다. 이런 행보의 중심엔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 ‘STEP(Smart Training Education Platform)’이 있다. 지금은 기업과 사람 모두 평생직업능력개발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시대다. 그런 만큼 이문수 온라인평생교육원 원장은 온평원과 STEP의 기능 향상 및 역할과 가치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엄준하 발행인:한국기술교육대학교 온라인평생교육원은 어떤 곳인가.이문수 원장:우리는 전 국민 평생직업능력개발을 위한 온라인 기반 교육훈련 환경을 구축하고,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서비스를 통해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할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자 설립됐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2002년에 직업훈련 교사 대상 이러닝 콘텐츠 개발사업을 시작했는데, 이 사업이 점차 확대되어 2014년에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지금의 온라인평생교육원이 개원하게 됐다. 초기에는 ‘e-koreatech’라는 플랫폼을 통해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기술·공학분야 직무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다가, 현재의 ‘STEP’을 개통 및 발전시켰다.엄준하 발행인: 온평원의 핵심 경쟁력은 역시 STEP이다.이문수 원장: STEP은 2019년에 개통한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Smart Training Education Platform)이다. 주요 역할은 다섯 가지인데 첫째, 생애주기별 맞춤형 직업능력개발 지원과 직업훈련 자원(콘텐츠, LMS 등) 공유·개방이다. 둘째, 디지털 기반 교육훈련 전환 활성화 및 내실화다. 셋째, 민간 공급이 저조한 기술과 공학 분야 중심의 온라인 훈련 콘텐츠 개발·보급이다. 넷째, 개인, 기업, 기관 등의 요구와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온라인 교육훈련 프로그램 운영이다. 다섯째, STEP-메타버스 연계 직업훈련 모델 개발 및 시범운영이다.엄준하 발행인: 주요 콘텐츠 분야와 특징도 소개해달라.이문수 원장: 먼저 분야를 말씀드리면 네 가지다. 첫째로 기계, 정보통신, 전기·전자, 화학·바이오다. 둘째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환경·에너지·안전이다. 셋째로 인문소양, 자기개발, 경영·사무다. 넷째로 직업기초능력(NCS), 구직스킬(면접, 자기소개서)이다. 특징으로는 디지털 신기술과 같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고, 교수와 기업체 등 산업 현장 전문가의 실무 중심 강의가 펼쳐진다. 교육훈련과정에선 이론(이러닝)과 실습(가상훈련)을 연계했고, 기술교육로드맵(TTR) 기반으로 학습과정이 설계됐다.엄준하 발행인: STEP은 개통 이후 나날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이문수 원장: 작년 기준 누적 회원은 81만 명이며, 공공 온라인 교육훈련 콘텐츠 1,905개를 온평원이 직접 개발해서 서비스하고 있다. 추가로 STEP의 경쟁력을 소개하면 민간에서 개발하기 어려운 최첨단 고가·고위험 훈련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실감형 콘텐츠(VR, AR, MR, XR)를 개발 및 보급한다. 여기에 더해 메타버스 내 실감형 3D 실습 훈련과정 서비스 운영을 통해 에듀테크 환경 변화에 맞춰 직업훈련 방법의 고도화·다양화를 모색 중이다.엄준하 발행인: 직업훈련 소외계층을 위한 행보도 인상적이었다.이문수 원장: 감사한 말씀이다. 우리는 STEP LMS 분양 및 컨설팅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양질의 촬영 시설과 장비를 지원하며, 실시간 라이브 솔루션과 저작도구 등 원격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 온라인 툴을 무상으로 제공해서 직업훈련기관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STEP LMS 분양 및 운영 기관은 653개, 훈련 제공 인원은 약 65만 명이다.엄준하 발행인: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 측면에선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가.이문수 원장: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 재직자 및 산업 분야 특성에 맞는 기업 맞춤형 연수를 시행 중이다. 기업의 교육담당자들은 STEP에서 소속 직원들의 교육현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전담강사 배정을 통해 효과적으로 학습을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까지 6,462개 참여기업에서 약 24만 명이 82%에 가까운 높은 수료율을 보이고 있다.엄준하 발행인: 앞으로 온평원은 STEP을 어떻게 발전시키고자 하는가.이문수 원장: 지향점은 공공 직업훈련의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객 만족도 향상, 소통, 교육 측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산업별 맞춤형 기술인증 자격과정 등의 신규 도입과 신기술 패키지과정의 운영 확대에 전념하고 있다.엄준하 발행인: 직업교육훈련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시는가.이문수 원장: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직업교육훈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긴 했지만, 아직 교육 현장은 대면 위주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통합 교육훈련 환경 조성 및 훈련방식 선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런 만큼 온평원은 STEP 콘텐츠의 차별성 및 현장성 강화, 민간의 디지털 기반 훈련 전환 및 지원 지속 강화, STEP의 디지털 아카이브 및 인큐베이터 化, 유관기관과의 연계 및 훈련 취약계층 맞춤 서비스 확대에 전념하고자 한다.엄준하 발행인: 민간기업 HRD담당자들은 온평원과 어떻게 교류와 협업을 활성화할 수 있겠는가.이문수 원장: 세 가지 부분에서 온평원을 주목해주시면 좋겠다. 첫째, 재직자 대상 직무능력 향상 맞춤형 교육 지원과 LMS 분양이다. 이는 HRD 인프라, 시스템, 콘텐츠, 트렌드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우리가 자체 개발한 기술교육로드맵(TTR)과 메타버스, AI 등 신기술의 교육훈련 방식 접목 확대다. 이는 효율적인 온·오프라인 직무교육 서비스에서 인사이트를 줄 것이다. 셋째, 협력사 맞춤형 콘텐츠 공동 개발과 직업훈련 서비스 전반의 패키지 지원이다. 이는 HRD담당자들의 업무 부담을 많이 덜어줄 것이다. 직업능력개발에서 온라인의 비중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인 만큼 많은 민간기업 HRD담당자들과의 교류와 협업을 기대하는 바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재개발원] 제2교육동 개원과 함께 인재육성 전반의 품질 강화
이상열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재개발원장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울산경남본부에서 부산남부지사장을 맡았고, 서울강원본부 춘천지사장과 본부 고객센터설립추진반장을 역임했다. 인재개발원에서도 일한 바 있으며, 올해부터는 인재개발원장으로서 공단 임직원 역량개발을 총괄하고 있다.“체계적 교육을 통한 전문성 함양, 자기주도학습 문화 정착, 노하우 공유를 위한 소통 강화를 바탕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들의 전문성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겠습니다.”개원 10주년과 제2교육동 오픈을 동시에 맞아 이상열 국민건강보험공단 인재개발원 원장이 전하는 각오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구성원 수만 1만 6천여 명인 대규모 조직이고, 베이비붐 세대 퇴직에 따라 신입직원들이 다수 합류해서 교육 수요가 매우 크다. 그렇기에 인재개발원은 인프라 확장 필요성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해결된 만큼 교육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인재개발원은 실무 현업 부서와의 소통과 협업 강화를 위해 작년에 조직을 개편했다. 특히, ‘기획’ 기능을 강화하며 보건복지 분야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요구에 체계적으로 부응하고자 한다. 이렇게 인재개발원은 다양한 측면에서 공공부문 HRD 발전에 귀감을 주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인재개발원의 올해 HRD 전략과 현안은 무엇인가.올해는 보건복지 분야의 급격한 변화를 통찰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들이 ‘건강보험제도의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며, ‘조직문화 내재화’를 통해 공단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첫째로 직무교육을 체계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전문직위제 도입에 맞춰 각 직무의 요구사항을 정밀히 분석해서 해당 직무에 최적화된 전문심화 교육과정을 설계할 예정이다. 또한, 현장 중심의 실무스킬 개발을 위해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한 직무교육 숏폼 콘텐츠를 대폭 확대해서 임직원들이 업무에 적용 가능한 지식과 기술을 적시에 습득하도록 할 것이다. 둘째로 AI, 데이터 분석과 같은 최신 디지털 교육을 적극 강화할 것이다. 공단 임직원들이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여서 반복적이고 단순한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전략적이고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며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작년에 인재개발원은 중요한 변화를 이뤄냈다고 들었다.조직체계 변화를 꼽을 수 있는데 ‘교육기획’과 ‘운영지원’ 조직을 분리했고, 일부 부서는 원주 본부로 이전하는 등 실무 현업 부서와의 소통과 협업을 강화했다. 급변하는 보건복지 분야의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요구에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부응하려면 필요한 조치였다. 특히, 교육기획 기능을 강화했는데 실무 현업 부서와의 협의체 확대, 교육담당자 간 브레인스토밍을 통한 교육과정 기획 및 설계 회의 운영을 바탕으로 보다 현장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며 직무교육의 질을 높였다. 아울러 신입입문과정을 1주에서 4주로 확대했고, 모의 민원실 및 가상DB를 통한 전산 실습 등 현장 실무 중심 민원응대 교육도 강화해서 신입직원들이 실제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했다.올해 인재개발원은 어떤 HRD프로그램들을 선보이는가.첫째, 조직문화 강화를 위한 ‘어디든 간다! 전국 특별 배송’ 프로그램이다. 공단은 최근 급격한 세대 교체로 인해 핵심가치 내재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그에 따라 인재개발원은 NHIS Way(공단 임직원이 지키고 실천해야 할 사고와 행동의 기반)를 중심으로 전국의 지사들을 찾아가는 조직문화 개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협력과 소통이 원활하고 배려가 넘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여 공단 전체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둘째, 임직원 내적 동기부여 강화를 위한 다양한 워크숍, 리더십 교육, 그리고 개인 맞춤형 역량개발 프로그램이다. 핵심은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인데 임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긍정적 관점에서 넓게 바라보며 가치와 의미를 찾고, 나아가 업무를 주도적으로 재구성하도록 하며 개인 차원에서 더욱 큰 성취와 보람을 느끼도록 할 것이다. 이는 조직의 지속적 성과 창출과 대국민 서비스 만족도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이다.인재개발원은 개원 10주년을 맞은 3월에 제2교육동을 오픈했다.공단은 임직원 수가 1만 6천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조직이지만 인재개발원은 1일 최대 3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에 따라 건립 착수(2019년 12월)와 착공(2021년 10월)을 거쳐 3월 드디어 제2교육동이 정식 오픈될 예정이다. 이제 우리는 1일 최대 500명의 교육생을 수용할 수 있다. 제2교육동에 관해 상세히 소개하면 미디어 강의실, 분임토의실, 전산교육실 등 다양한 현대적인 시설로 구성됐다. 미디어 강의실에선 하이브리드 러닝(Hybrid Learning)을 통해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으로 송출하며 동시 양방향 교육을 지원한다. 증설된 분임 토의실에선 문제기반학습과 토론·토의 등 학습자 참여형 교육을 활성화한다. 또한, 전산교육실 수용 인원이 확대되어 디지털 교육과 직무 전산교육이 한층 강화된다. 아주 중요한 거점이 새로 생겼다고 봐주시면 된다.경쟁력과 차별성을 중심으로 현재 진행되는 교육들도 소개해달라.기본(승진자) 교육, 리더십 교육, 직무교육 등 총 86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승진자 교육과 리더십 교육은 각 직급에 요구되는 필요 역량을 사전에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리더십 교육 중 ‘초급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은 3급(팀장) 승진자 과정’은 플립러닝 방식을 적용하여 차별화했다. 해당 과정은 사전 온라인 학습으로 리더십 이론을 습득한 뒤 집합교육에서 사전에 학습한 내용과 연계한 문제(사례) 해결 활동을 통해 관리자로서 리더십 역량을 심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상위직급 역량 사전학습’을 통해 예비 초급관리자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을 미리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워라밸을 중시하고 자기발전보다 안정을 선호하는 경향의 확산으로 관리자 승진을 원하지 않는 직원(리더포비아)이 증가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며 개발한 과정이다. 4급 고연차 직원들이 대상인데 근무의욕 고취 및 개인 성장과 경력개발에의 동기부여가 목표이며, 초급관리자의 조기 적응 및 리더십 공백 해소에도 기여한다.인재개발원 HRD스탭들의 전문성은 어떻게 강화하고 있는가.HRD스탭들이 경영 현안과 과제를 적시에 도출하고, 그에 관해 창의적인 교육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돕고자 세 갈래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첫째, HRD 필수역량 강화다. 이를 위해 HRD스탭들이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교육담당자 역량 향상 과정’을 마련하여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고루 갖추도록 지원한다. 또한, HRD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한 원내 HRD스터디를 운영하며, 외부 전문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위탁 교육을 받으며 전문성을 심화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 원내에 자기주도학습 문화를 활성화하고 있다. 우리는 매달 ‘HRD이슈있슈!’ 공유회를 열어서 HRD 최신 이슈를 브리핑하고, 그것을 교육과정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함께 논의한다. 또한, 1인 1미니강의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HRD스탭들이 새로운 교육 주제를 발굴하고, 교육 설계 및 운영을 실습하며 역량을 길러가도록 하고 있다. 셋째, 소통 강화다. 우리는 매달 소통공감토크를 진행해서 교육과정 운영 결과를 함께 성찰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개선사항을 공유한다. 또한, 유관 교육훈련기관을 벤치마킹해서 HRD 노하우와 정보를 교류하며, 원주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HRD부서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공공부문 인재개발원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공공기관들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미션과 비전 달성을 위해 HRD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 역시 교육 기획, 이러닝 콘텐츠 개발, 영상전문가들 영입을 통해 더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HRD스탭들 다수가 순환보직으로 배치된 행정직원들이어서, HRD 전문성 강화와 전수는 중요한 과제다. 또한, 공공부문 인재개발원은 지속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서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관련해서 우리는 매년 원주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HRD조직 협의체를 주관하며 우수 교육 프로그램 공유, 강사진 교류, 교육기획·운영 노하우 공유 등을 수행한다.우리나라 HRD스탭들을 위한 제언과 당부의 말씀 부탁드린다.HRD스탭의 성과는 임직원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들의 필요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임직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어떻게 하면 교육으로 해결해줄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우리 인재개발원 HRD스탭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건강보험 제도를 지키는 건보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일’로 정의하며, 이 역할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렇게 HRD스탭은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매우 보람되고 가치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존재다. 그러니 책임감과 사명감을 잃지 말고 전문성을 끊임없이 확장해야 한다. 그래야만 임직원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
[EDUCON] 미래 교육 방향과 AI의 쓸모
올해로 8회째인 국제 교육 컨퍼런스 「EDUCON 2025」가 지난 1월 15일-16일 ‘AI 빅뱅, 교육 혁신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개최됐다. 글로벌 교육 동향을 논의하며 지식을 공유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인 만큼 이곳에 모인 전문가들은 ‘미래교육의 글로벌 협력’과 ‘학생 중심 디지털 교육’을 중심으로 열띤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그 가운데 『월간HRD』는 ‘미래 교육의 방향’과 ‘지속 가능한 교육을 지원하는 AI’를 다룬 발표를 중심으로 ‘교육·HRD와 AI는 어떻게 합을 맞춰야 하는가’에 관해 배움과 정보를 주는 내용을 정리해봤다.AI를 비롯한 여러 에듀테크는 미래 교육의 핵심 요소로 교육과 HRD 관계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술은 올바른 활용이 핵심이다. 그렇기에 Richard Culatta ISTE & ASCD 대표가 발표한 ‘5 Wishes for Education in 2025’는 주목할만했다.첫 번째 바람은 ‘Changing our conversations around AI’였다. 그는 “AI가 수놓고 있는 세상에서 교육자들은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관한 담론이 아니라 학습자들이 4가지 스킬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담론을 나눠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스킬은 Seeking Feedback인데 사례는 AI에게 ‘지금 쓴 글의 설득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흠이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갖추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스킬은 Visualizing Ideas로 그동안 머리속으로 생각만 했던 것들을 AI로 시각화해보며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 스킬은 Brainstorming Options였는데 그는 “사람에겐 각자의 맥락과 틀이 있는 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뽑아봐야 하는 브레인스토밍은 생각 이상으로 어려운 작업인데 여기에서 감정과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질문에 충실히 답하는 AI는 좋은 옵션.”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스킬은 Summarizing Information인데 그는 “여전히 우리는 정보를 요약하는 작업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데 인간의 뇌는 요약에 그리 능하지 않다.”라며 AI에게 여러 자료의 정리와 요약을 맡기고 학습자들은 더 가치 있고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바람은 ‘Rethinking learning assessment’였다. 그는 “과거에는 질문보다 답이 더 가치가 있어서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평가했었지만 이제는 좋은 질문을 만들어서 AI에게 제기하며 남다른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바람은 ‘Prioritizing digital citizenship’이었는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뛰어난 인간을 만드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교육자들은 생각 이상으로 부정적이고 지엽적이며 학교의 정책들을 보면 ‘하지 마라’에 집중하는데 이런 경우 배움이 일어나지 않아 학습자는 뛰어난 인간에서 점점 멀어지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학습자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며 계속 연습해서 역량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 바람은 ‘Improving the student experience of school’이다. 그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교육자들은 잘 모른다.”라며 경험이라는 렌즈로 학습자를 봐야 그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섯 번째 바람은 ‘Shift the burden of edtech validation’인데 그에 따르면 미국의 학교들은 평균 2,591개의 교육을 지원하는 앱을 쓰고, 각각의 앱을 약 15시간에 걸쳐 검증한다. 즉, 앱 검증에만 학교마다 38,865시간, 여기에 학교의 수(12,546)를 곱하면 무려 487,600,290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앞으로 기술적인 부분은 에듀테크 전문기업들에 맡기고 교육자들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교육·HRD 관계자들은 학습자들이 피드백 추구,아이디어의 시각화, 편견 없는 브레인스토밍,각종 자료의 정리와 요약에 AI를 활용하는 스킬을갖추며 역량을 높이는 여정을 지원해야 한다."이상의 Culatta 대표가 자세히 공유한 5 Wish는 학교교육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첫 번째 바람에서의 피드백, 시각화, 브레인스토밍, 자료 요약은 일터에서 아주 중요한 스킬이며, 두 번째 바람에서의 질문하는 능력은 기업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을 시행하는 목적이다. 세 번째 바람에서의 디지털 시민권은 Trial & Error를 통한 역량과 성과의 개선을 관통하며 네 번째 바람은 고객 경험, 직원 경험, 학습 여정과 지향점이 같다. 다섯 번째 바람의 경우 HRD담당자들은 기술적 업무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말고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을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성과 지향형으로 개선하는 HRD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함을 짚어주고 있었다.그런가 하면 이상근 한국MS 공공교육팀 매니저의 발표에선 평생교육 측면에서 왜 교육이 필요하며 AI는 교육의 효과성 향상을 어떻게 지원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그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행하는 ‘The Future of Jobs Report 2025’의 내용 중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향후 5년 동안 1억 7천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9천 2백만 개의 일자리가 대체되어 7천 8백만 개의 일자리가 늘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을 소개했다. 이는 학교교육도 변화해야 하지만 인생을 전체 여정에서 바라볼 때 훨씬 비중이 큰 평생교육이 변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직업능력 향상의 동력인 까닭이다. 그런데 성인교육은 무엇보다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이 핵심이다. 자기주도성을 높이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도움을 받아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을 모두 적절하게 지원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효과적인 도구가 바로 AI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 구현의 핵심으로 AI가 꼽히는 이유다. "학습자들의 자기주도성 수준을 높이려면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적절히 개입해야 한다.이 부분에서 효과성을 발휘하는 도구가 AI다.개인화된 맞춤형 교육 구현의 핵심이 AI인 이유다."계속해서 그는 교사 시절을 회상하며 “AI의 효과성은 다름 아닌 데이터가 좌우하는데 학교의 경우 출석, 성적, 생활기록부에 쓰인 내용 등을 제외하면 양질의 데이터는 증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그는 “데이터 수집과 추출의 시각화가 중요하고, 시각화를 위한 렌즈로 경험을 설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습자들의 감정 추이를 따라가고 학습 흐름을 추적해야 더 좋은 역량개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고, 제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교사들은 교육용 자료 제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해당 작업에서 AI의 도움을 받으면 시간과 노력 절약, 학습자 맞춤형 교육 실행, 직무만족도 증가 등의 긍정적 변화가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경험의 연장선에서 “MS는 AI로 공공교육을 지원하는 데 있어 수업, 교실, LMS뿐만 아니라 학교라는 공간과 학습자들의 삶 전체를 보며 모든 상황을 케어한다.”라고 말했다. 이상과 같이 이 매니저의 발표는 직업세계, 자기주도학습, 개인별 맞춤형 학습, 데이터와 경험, AI 활용, 학습자를 바라보는 관점 등에서 HRD담당자들에게 시사하는 부분이 상당했다.
-
[IPS/aSSIST 신년세미나] 미래 역량개발 방향 조망
세계적으로 AI 기술패권 전쟁이 불붙고 있고, 각계는 경쟁 사회를 돌파할 솔루션 찾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세상에서 HRD·교육 관계자들은 무엇을 나침반 삼아 인재육성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가. 관련해서 지난 1월 9일 열린 「산업정책연구원(IPS) 30주년/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 20주년 신년세미나」는 주목할만했다. 특히, 조동성 IPS 이사장과 문휘창 aSSIST 총장의 강연에선 각각 미래를 살아갈 역량을 개발하는 데 있어 무엇을 주시해야 하는지, 왜 전략적 사고가 여전히 사람과 기업의 경쟁력인지를 통찰할 수 있었다.미래 역량개발을 위한 고언세미나 축사를 전한 뒤 조동성 이사장은 ‘미래’를 키워드로 강연을 시작했다. 먼저 그는 시침, 분침, 초침이 있는 아날로그시계, 시간을 숫자로 표시한 디지털시계, AI기술로 시간을 알려주는 로봇시계를 비교했다. 아날로그 시계는 인간에 가깝고 컴퓨터파워가 약하며, 디지털 시계는 기계에 가깝고 컴퓨터파워가 중간 정도다. 그러면 로봇시계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이에 관해 조 이사장은 “AI는 업무 자동화와 효율화를 지원하지만 여전한 미개척 영역인 인간 두뇌의 극히 일부분을 벤치마킹하며 지금과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 만큼 컴퓨터파워는 강하되 인간과 매우 가까이에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그는 “AI 전문가들은 진작에 디지털의 한계를 깨닫고 인간의 두뇌를 깊이 연구했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인문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와 AI교육은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그의 통찰은 미래를 살아갈 인간의 자격에 관한 설명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인문학 경시는 인간이 아닌 기계를 만드는 교육으로 변질되어 정답을 찾는 데만 골몰하고, 심한 경우 정답이 아닌 다른 가능성은 오답으로 간주하는 디지털형 인간의 양산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그는 “인간의 사유방식 체계나 본질을 파악하는 인문학, 쉽게 말해 ‘인본학’을 중심으로 사람과 AI가 진정한 의미로 ‘융합’하는 교육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런 교육을 통해 만들어지는 AI형 인간은 고정된 답을 넘어 다양한 가능성을 수용하며, 현재의 한계를 인정하는 열린 태도를 보여준다. 따라서 그는 “지금처럼 AI를 그저 삶과 일에서 편의성을 높여주는 도구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말고 AI를 통해 ‘지혜와 감성의 과학화’를 이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장선에서 그는 “앞으로의 세상은 인간과 AI가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함께 발전하는 모습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속해서 그는 산업으로 눈을 돌리며 “제조업의 경우 제조업이라는 베이스 위에 AI를 접목하는 통합이 아니라 AI 플랫폼을 발전시킨 다음 그것과 제조업을 융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진단은 융합의 본질은 물론 과거의 성공방정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언러닝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었다. 그런가 하면 조 이사장은 미래 대학을 논하는 과정에서도 심도 있는 제언을 줬다. 그는 “지금의 세상에선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것(Only One)’을 시도하고 많은 노력 끝에 결국에는 그것을 해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Only One은 유일하기에 경쟁자들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고 그들이 쫓아오고 있을 동안 다른 Only One에 도전할 수 있다. 아울러 그는 “여전히 1등을 지향하는 사람과 조직이 있는데 뒤에서 1등을 하면 무의미하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MIT가 지금처럼 명문대학교로 성장한 이유는 원자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덕분.”이라며 역량개발에 있어 ‘Topic’을 중시해야 한다고 짚어줬다. 마지막으로 그는 “백세시대에선 20세기 대학 패러다임에 맞춰 20년을 공부할 경우 남은 80년을 버틸 수 없다.”라며 이제 30년, 40년은 공부해야 학문적으로든 직업적으로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에 박사학위 취득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희망했다.전략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연구혁신을 주제로 강단에 선 문휘창 총장은 “어떤 연구에서든 구심점인 ‘모델’이 없으면 힘이 실리지 않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모델은 수많은 사례를 겪어서 필요 없는 것들은 빼고, 중요한 것들은 겹치지 않게 배치한 전략적 사고의 결과물인 까닭이다. 문 총장이 예로 든 것은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의 5 Force 모델과 다이아몬드 모델인데 전자는 산업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신규진입의 위협, 공급자의 협상력, 구매자의 협상력, 대체재, 기존 사업자를 들고 있고, 후자는 생산조건, 수요조건, 관련 산업, 경영여건을 항목으로 잡았다. 계속해서 그는 “어느 분야든 경쟁이 치열한 지금의 세상에선 What이 아닌 How approach를 중시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What approach는 남들에겐 없는 특별한 자원을 소유하거나 비교적 많이 소유해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인데 반해 How approach는 비슷한 자원에서 순서와 비중을 바꿔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관련해서 그는 먼저 국가를 예로 들었는데 비용 전략을 중심으로 국가의 순위를 매겼을 때 캐나다는 1위, UAE는 2위, 싱가포르는 5위, 중국은 9위, 스위스는 11위였지만 차별화 전략을 중심으로 다시 순위를 매겼을 때 캐나다는 6위, UAE는 8위, 싱가포르는 3위, 중국은 22위, 스위스는 1위로 바뀌었다. 계속해서 그는 사람을 예로 들었는데 순서보다는 비중을 바꿔서 영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비중보다 순서의 변화를 강조했던 중국 전국시대의 전략가이자 손빈병법으로 유명한 손빈, 순서와 비중 변화를 모두 해내며 전쟁사에 한 획을 그은 한니발과 이순신이 주인공들이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지난 역사가 아닌 현대사회에서도 전략적 사고가 중요한 이유를 짚어줬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세미나 개최일 기준)의 행보는 속도와 효율성을 골자로 분석하면 이해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이는 감정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말라는 귀중한 제언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무조건적으로 열심히만 연구하지 말고 자신의 한계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 개선 방향을 세워서 연구해야 발전을 이룰 수 있고, 사회에서 중요한 것들을 Topic으로 잡고 연구해야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야말로 문 총장의 강연은 지금보다 나은 역량을 갖추기 위한 솔루션을 관통하고 있었다."AX시대, 백세시대, 초VUCA시대 등으로 표현되는지금의 세상에서 HRD·교육 관계자들은AI와 인간의 융합, 평생학습, 남과 다른 Only One,시의성 있는 Topic, 전략적 사고를 주시해야 한다."AX시대, 백세시대, 초VUCA시대 등으로 표현되는 지금의 세상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기제인 교육과 학습을 요구한다. HRD·교육 관계자들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욱 커져야 한다는 뜻이다. 관련해서 이번 세미나는 HRD·교육 관계자들에게 나침반과 같았다. AI교육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왜 1등을 향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하는지, 왜 Topic을 주시해야 하는지, 평생학습을 실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경쟁사회를 살아낼 자산이 왜 전략적 사고인지 등 꼭 필요한 부분을 짚어줬기 때문이다.
-
[지역-대학 협력 평생학습 포럼] 평생학습으로 역량을 재무장하라
인생 이모작은 옛말이다. 변화가 상수인 지금의 세상에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의 의미를 곱씹으며 끊임없이 학습해서 역량을 재무장해야 한다. ‘인생 다(N)모작’이 필요한 것이다. 유관해서 지난 1월 9일 ‘N차시대! 세계로의 연결과 확장’을 주제로 광운대학교 8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지역-대학 협력 평생학습 포럼」은 시사점이 컸다. 포럼을 수놓은 연사들은 각자의 삶의 지도를 바탕으로 N차시대를 살아내려면 무엇을 통찰하고 실행해야 효과적인지를 공유하며 평생학습이야말로 사람과 조직의 가장 큰 경쟁력임을 실감하게 해줬다.기조강연을 위해 강단에 선 최운실 미국 미드웨스트대학교 교수(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는 포럼의 핵심 키워드인 N차시대를 세 갈래로 조명했다.첫째, ‘N-Life’다. 그는 “어렸을 때 공부하고, 나이가 들면 일해서 돈을 벌고, 더 나이가 들면 은퇴해서 쉬는 패러다임이 깨졌기에 스스로 Multi Circle Life에서 Reinvent, Reboot, Connect를 해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것이 바뀌고 있는 만큼 생애를 다차원적으로 재구성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들을 찾아보고, 전혀 다른 무대도 접해보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해보며 관점을 확장해보라는 메시지다. 둘째, ‘N-jobber’다. 그는 “학위나 학력이 아니라 ‘얼마나 좋아하고, 얼마나 즐기고,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는가’가 일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특정 과업만 수행하면 되는 직업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생성형 AI의 성능이 나날이 발전되고 있는 만큼 소질, 적성, 흥미에 맞는 일을 찾아 테크놀로지가 대체할 수 없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 ‘N-Learner’다. 그는 “2001년에 OECD는 학교는 무너질 것이고 시장 형태로 필요에 따라 배움과 배움이 연결되는 세상이 올 것으로 내다봤는데 그 예측은 현실이 됐다.”라며 대학, 사회, 기업은 서로 협력해서 프로젝트와 시스템 기반 평생학습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학습자를 길러내야 한다고 당부했다.계속해서 최 교수는 유네스코가 세상에 던진 아젠다인 ‘Unlocking the Potential(잠재력의 빗장을 열어라)’를 언급했고 시니어 트렌드와 라이프 트렌드를 다룬 책들을 소개하며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상세하게 살펴보며 누구도 대신 그려줄 수 없는 나만의 삶의 지도를 그려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그는 평생교육 관점에서 N차시대에 교육 관계자들은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지 짚어줬는데 키워드로 압축해보면 ‘Relearn’과 ‘Back to Basics’였다. Relearn은 한 번도 생각해보거나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담대하게 구상해보고, 상상해보고, 실행해보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고 필요한 것들을 채우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Back to Basics는 하나를 하더라도 많이, 깊이 생각하면서 제대로 해야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큰 방향을 잡아준 최 교수는 해외와 국내의 대학들과 기관들은 평생학습 활성화를 위해 어떤 프로젝트들과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는지 소개해줬고, 마지막으로 “지금의 문명은 모두 인간에서 비롯됐다.”라며 많은 사람이 배움을 통해 더 나은 변화를 일구길 희망했다.기조강연 뒤에는 세 명의 연사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는데 먼저 조수영 광운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AI시대 미래산업과 직업세계’를 다뤘다. 그는 세간에 널리 알려진 AI의 여러 특징을 정리했는데 “무엇보다 AI는 ‘나를 도와주는 비서’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지식, 기술, 정보를 습득하려면 발로 뛰어야 했는데 AI 덕분에 지금은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연장선에서 AI는 직업별 자동화를 통해 노동시장을 바꾸고 있는데 그 모습은 고위험직업(사무, 판매, 장치와 기계조작 및 조립), 중위험 직업(단순노무, 기능원 및 관련, 서비스, 농림어업 숙련자), 저위험직업(전문가 및 관련, 관리자)으로 구분됐다. 이렇게 AI가 사람이 해왔던 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조 교수는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은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AI는 윤리 문제를 피해갈 수 없는 만큼 교육 관계자들은 AI 기술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춘 가운데 학습자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능력을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람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되 더욱 사람다워져야 한다는 본질을 관통하고 있었다.다음으로 조남억 서울시립성북청소년센터 관장은 ‘지역협력의 평생교육 사례 공유’를 주제로 발표를 펼쳤다. 그는 청소년(전용)시설 이해, 성북청소년센터 운영 모습, 오픈배지 운영 사례, 서울형 청소년활동 커리큘럼 도입 순으로 발표를 진행했는데 먼저 학습 여정과 결과물을 디지털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오픈배지가 주목할만했다. 무엇보다 조 관장의 “좋은 경험은 자격과정처럼 명확한 증명서가 있어야 사라지지 않는 경력이 되며, 경력들이 소유자(학습자)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축적되면 스스로 새로운 역량을 찾아 개발하는 ‘자기주도성’으로 이어진다.”라는 메시지는 울림이 컸다. 다음으로 조명해봐야 하는 내용은 서울형 청소년활동 커리큘럼 개발 추진이었다. 여기에선 디지털 미디어 및 AI 소양, 진로개발 및 기업가정신, 인성 및 윤리·가치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SDGs) 등의 주제를 현장의 의견과 변화를 기반으로 실무자가 직접 연구하고 적용하며 바텀업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었다. 조 관장은 “실무자 중심의 바텀업은 기존의 사례를 중시하는 탑다운보다 현실성과 교육 효과성이 높다.”라며 변화의 시대에서 HRD Practice의 지향점을 성찰하게 해줬다.이어서는 양진영 작가가 ‘N잡러로의 초대’를 주제로 강단에 올랐다. 그는 먼저 “경제적 안정성과 자아실현의 균형을 통한 개인의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기에 N잡은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는 N잡을 준비하기 위한 요건들로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했고, 지금의 N잡러에 도달하기까지 무엇을 해봤는지 공유했다. 그 여정은 굵직하게 ‘평생학습을 통한 지식의 확장’, ‘ON-LINE 채널 개설 및 운영’, ‘OFF-LINE 경험과 역량 증진’, ‘자아실현과 저변의 확장’, ‘N잡과 주 직업의 시너지’, ‘선한영향력/정책 수혜자 → 수여자’로 구분됐다. 조금 더 상세하게 그는 “평생학습 범위 내 재직자전형을 통해 대학 졸업과 대학원 진학을 해냈고, 재직자전형 카페를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과 만나 역량을 발전시켜서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었고, 다양한 곳에서 축적한 경험은 강의와 출간 기회를 줬으며, 나만의 자아실현과 저변 확장은 주상복합단지 관리인 및 회장이라는 지역사회 리더로 활동하게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평생학습을 실행하며 힘들었던 시절을 이겨내어 양질의 삶을 사는 N잡러로 거듭난 양 작가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왜 사람에게 학습이 중요한지를 일깨워줬다.
-
[성인 직무수행 기초역량] 경쟁력 향상의 시작은 기본기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사업만으론 변화가 일상인 지금의 경영환경에서 주도권을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업들이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느 업계든 먼저 ‘기본기’를 조명해야 한다. 직무수행능력의 근간인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이 그것인데 해당 역량이 부족하면 리스킬링 작업에서 난항을 겪게 된다. 『월간HRD』는 이런 부분에서 문제의식을 가지며 글로벌 연구자료를 토대로 ‘성인 직무수행 기초역량’에 관해 살펴봤다."기본기가 중요한 이유는 변수를 줄여주기 때문이다.실제 기본기를 탄탄하게 갖추고 있는 구성원은컨디션이 좋을 때는 평균 이상을,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최소 1인분은 해주며 팀 단위로 돌아가는 일터를 받쳐준다."---모든 것의 시작은 기본기다지난 1월 6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현대차그룹 신년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금의 세상을 ‘퍼펙트 스톰’으로 정의했다. 퍼펙트 스톰은 개별적으로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재해와 동시에 발생할 경우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려면 그 무엇보다 ‘기본기’가 중요하다.”라며 객관적인 분석과 종합적인 대응을 이끌어내는 내부 논의,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 목표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했다.기본기基本技는 말 그대로 다른 기술의 토대가 되는 기초적인 기술을 말한다. 계산을 예로 들면 사칙연산이 기본기다. 기본기가 중요한 이유는 변수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보면 어떤 때는 몸과 마음 모두 최상의 컨디션인 상태로 출근해서 높은 생산성을 발휘한다. 그러나 어떤 때는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피치 못할 개인적인 사유들이 발생해서 도통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 옛날식으로 근성이나 정신력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람의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관련해서 기본기가 훌륭한 구성원은 매일 평균 이상의 생산성을 발휘해주며,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팀 단위로 움직이는 일터에서 최소 1인분은 해준다. 아울러 기본기는 프레임워크와 같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데 있어서 윤활유 역할을 해준다. 즉, 기본기는 경영과 HRD 모두에서 중요해진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한 시작점과 같다.직장인들에게 중요하고, 또 필요한 기본기는 무엇인가작년 12월 10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31개국 총 161,038명(국내 6,198명 참여)의 성인(16세-65세)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주기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국제성인역량조사는 10년 주기로 실시되는데 태블릿을 기반으로 조사원이 가구를 방문해서 면접을 통해 조사한다. 조사를 통해서는 성공적인 사회 구성원이자 근로자로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에 대한 ‘핵심 정보처리스킬’ 수준의 국가 간 차이를 비교하고, 일상 및 직장생활에서 활용하는 정도를 파악한다. 핵심 정보처리스킬은 텍스트 또는 숫자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정보에 효과적으로 접근해서 그것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활용하는 데 필요한 스킬을 말한다. 계속해서 세 가지 능력을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먼저 언어능력은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고, 지식 수준을 높이고 잠재력을 개발하며, 사회에 참여하기 위해 문서화된 글에 접근하고 내용을 이해하고, 평가하고, 성찰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음으로 수리력은 삶의 다양한 상황에서 요구되는 수학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표현된 수학적 내용, 정보, 아이디어에 접근하고 나아가서는 활용하고, 비판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솔루션이 즉시 제공되지 않은 역동적인 상황에서 인지적, 메타인지적 과정을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필요한 정보를 찾고, 마침내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세 가지 능력이 성인 중에서도 ‘직장인’으로 범위를 좁혔을 때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관해 국제성인역량조사에 참여했던 이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언어능력의 경우 단순히 독해하는 능력이 아니라, 일터에 존재하는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수리력은 단순 계산을 넘어 각종 데이터를 해석해서 적절한 추론과 의사결정을 해내는 데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국제성인역량조사 2주기에 새롭게 추가됐는데 급변하는 상황에 유연하고 전략적으로 대처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능력입니다. 이 세 가지 능력이 부족한 직장인들은 변화무쌍한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직무수행 기초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학계 연구 결과들을 보면 세 가지 능력은 인적자원의 주요 지표로서 개인의 소득, 행복감, 경제성장 등을 예측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사회·세대 변화와 성인 기본기의 상관성은 어떻게 되는가국제성인역량조사는 10년 주기로 실시되며 지금은 2주기다. 1주기 결과는 2013년에 발표됐다. 11년이 지난 만큼 『월간HRD』는 두 차례의 조사결과에서 특별한 차이가 있었는지 알아봤다. 이수현 박사에 따르면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연령에 따른 세대 차이였다. 세 가지 능력의 스킬 점수가 중장년층으로 갈수록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1주기에서도 연령에 따른 차이가 크게 나타났지만, 2주기에선 35세-44세 이후 점수의 감소 폭이 더욱 두드러졌고 해당 감소 폭은 참여국 평균에 비해 가파르며, 55세-65세 고령층 점수는 다른 연령층과의 격차가 매우 큰 수준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가속이 기본기 손실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이유다. 그리고 그는 “고령층은 디지털 세상에 적응하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에 ‘디지털 격차’가 세대 간 점수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특정 세대에 국한하지 않고 독서량 감소와 같은 문화적인 변화도 관찰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성행하면서 독서와 같은 전통적인 읽기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고, 이는 언어능력 및 문해력 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에서다.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성인들의 기본기 수준 진단본격적으로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를 짚어보면 OECD 평균 점수는 언어능력은 260점, 수리력은 263점,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251점이었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의 점수는 언어능력은 249점, 수리력은 253점,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238점이었다. 모두 OECD 평균보다 낮았다. 이에 관해 이수현 박사는 “대한민국의 점수는 오차를 고려한 유의미성 검증에서도 OECD 평균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되어, 단순한 샘플 오차라고 설명하기엔 어려운 격차임이 드러났습니다.”라고 평했다. 최상위권 국가를 보면 핀란드가 언어능력(296점), 수리력(294점), 적응적 문제해결력(276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일본은 언어능력이 289점, 수리력이 291점이었고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276점으로 핀란드와 동률을 이뤘다. 이는 두 국가가 꾸준히 성인들의 기본기를 향상시키는 환경을 구축해왔음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교육열과 고등교육 이수율은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국가 차원에서 평생학습 참여율, 스킬 활용 빈도, 독서량 등은 계속 감소했고, 삶의 만족도, 건강인식, 자원봉사 참여율 등은 국제 비교에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급격한 고령화, 교육 및 노동시장의 비효율성,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적 격차 등은 심각한 문제다. 이렇게 성인들의 기본 능력 향상을 위한 각종 요인에서 부족함이 있었고 이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에서 OECD 평균보다 낮은 점수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이 박사는 “평생학습 확대, 스킬 활용 촉진, 디지털 격차 해소, 보다 포용적인 사회적 환경 조성이 필요합니다.”라고 제언했다.기업은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성인들의 삶에서 중심이 되는 무대는 일터, 곧 기업이다. 더욱이 지금은 저출생·고령화로 인해 정년 연장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성인들의 기본기가 부족할수록 기업은 성과 창출에 있어 지금보다 더욱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국제성인역량조사 대상자(16세-65세)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취업전선에 나서고, 한창 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은퇴 시점이 늦어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이수현 박사는 한국 기업들은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를 조직과 개인 역량 향상 관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기업에는 다양한 직종이 존재하고 협업이 필수입니다. 따라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이 부족하면 팀간의 소통, 데이터 해석과 활용, 문제해결 과정에서 비효율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개인의 생산성과 성과 문제에 그치지 않고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성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새로운 과제를 찾아 도전하는 데 있어 시작점과 같습니다. 지금의 경영환경에서 기업에 꼭 필요한 능력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빠르게 구성원의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 수준을 진단하고 높이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해서 운영해야 합니다.”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는 리더들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현대사회의 기업은 점점 복잡해지고 또 다양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직무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팀 구성의 다원화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촉발과 함께 중요해진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현재진행형이며, 지금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해 AI 전환을 뜻하는 AX로 발전했다. 이는 기업 구성원들에게 새로운 환경과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 습득을 요구하고,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부여하고 교육도 받게 하며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리더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팀장 역할을 기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진 배경이다. 팀장/리더는 1인분 이상을 해내야 하는 것이 임무인 까닭이다. 그렇다면 리더들은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하는가. 이에 관해 이수현 박사는 “리더십 교육에서 적절한 변화가 필요합니다.”라며 HRD담당자들의 역할이 커졌음을 알려줬다. 그는 “구성원의 기초 정보처리 스킬을 면밀하게 진단하고 부족한 부분을 제때 정확하게 강화할 수 있는 리더십 프로그램, 디지털 환경을 비롯해 급변하는 일터 환경에 리더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성과도 낸 리더들에게 적절한 피드백과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라고 첨언했다.성인 구성원 기본기 향상을 위한 HRD부서의 과제HRD담당자들의 임무는 교육을 비롯한 여러 Practice를 통해 조직 성과 향상에 공헌하는 것이다. 리더십은 무척 중요하지만 HRD담당자들의 전체 과업을 봤을 때는 일부분이다. 그런 만큼 국제성인역량조사를 HRD담당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면서 업무에 녹여내야 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에 관해서도 이수현 박사는 제언을 건넸는데 우선 국제성인역량조사에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꾸준한 학습과 훈련을 통해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첫째로 구성원들에게 역량개발을 향한 신념과 태도를 함양시켜야 한다. 이 박사는 “많은 분이 사람들이 언어능력이나 수리력의 경우 학령기에 완성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퇴보한다고 오해하지만 국제성인역량조사 참여국 사례를 보면 중장년층에서 오히려 언어능력이나 수리력 점수가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직장생활에서 언어능력이나 수리력을 갈고 닦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그는 “스킬은 결코 특정 연령에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며, 이는 학습과 훈련을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라고 거듭 말하며 HRD담당자들이 전사에 교육훈련의 필요성을 일깨워야 한다고 제언했다.둘째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해야 한다. 이는 용불용설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 인사배치 후 직무가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뀐 직장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 직무를 수행할 때 높여놨던 능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즉, HRD담당자들은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어떻게 일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예의주시한 다음 가벼운 퀴즈를 내거나 각종 교육훈련 프로그램에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을 발휘해보도록 해야 하고, 리더들에겐 구성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을 발휘하게 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특히, 구성원들이 현재 자신들의 언어능력, 수리력, 적응적 문제해결력 수준을 직무와 연계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조직 경쟁력 향상의 시작점은 구성원의 역량이며,역량 향상은 다름 아닌 기본기에서 비롯된다.기본기는 AI활용능력 향상 및 리스킬링과도 연결되므로HRD담당자들이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역량이다."2025년이 시작된 만큼 CEO들은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10대 그룹으로 압축하면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경쟁력을 높여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표명했다. 조직 경쟁력 향상의 시작점은 구성원의 역량이며, 역량 향상은 기본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기본기는 매우 낮은 실정이다. 그런 만큼 HRD담당자들은 전사 차원의 기본기 향상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본적인 AI활용능력 향상은 물론 리스킬링과도 연결되기에 HRD담당자들의 위상 제고에 있어서도 무척 중요한 과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