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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보딩] 생산성과 적응력의 일신우일신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되면서 기업들은 지속가능성/회복탄력성 향상에 전념하고 있다. 초점을 HRD로 돌려보면 인재들이 언제 어떤 변수가 발생해도 흔들리지 않고 지혜롭게 대응하며, 필요한 역량을 적시에 개발해서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일을 일상처럼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조명해야 하는 것이 온보딩(Onboarding)을 넘은 ‘에버보딩(Everboarding)’이다. 이제 기업들은 일뿐만 아니라 교육과 학습의 일신우일신이 없으면 경쟁력을 상실하는 시대를 맞이했기 때문이다."불확실성이 뉴노멀로 자리한 상황에서 HRD 담당자들은임직원들이 각종 변수에 흔들리지 않고 대응하며,필요한 역량을 제때 개발해서 효과적으로 발휘하도록시스템과 문화적 차원의 지속적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면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생산성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성과 회복탄력성 향상에 전념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선 ESG가 대표적이다. 기후 변화가 중심인 E(환경), 법과 명령 등을 준수하는 G(지배구조), 인권을 아우르는 S(사회)를 경영에 접목해서 건강한 노동생태계와 경영환경을 조성하자는 다짐/실천이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자주 일어나면서 ESG 경영은 인류의 생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해졌다. 회복탄력성은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다섯 가지 요인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각각 세대와 계층을 넘은 가치 공유, 수평적 문화 강화를 통한 조직 내부 혹은 내외부 사이의 사회적 자본 축적, 강력한 네트워킹 기반 관리자들의 적응적 리더십 향상, 젊은 구성원에게 의사결정에 참여할 기회를 줌으로써 실현하는 조직 전반의 애질리티 제고, 전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 심리적 안정감 조성이다. 이상과 같이 기업들은 거대한 위기가 찾아와도 비즈니스 안정성을 유지한 가운데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기존 OJT와 온보딩의 한계기업들은 정기적으로 혹은 수시로 신입사원(경력직 포함)을 채용하며, 이들이 빠르게 업무를 익히고, 조직문화에도 어려움 없이 적응하도록 ‘OJT(On the Job Training)’와 ‘온보딩(Onboarding)’을 운영한다. OJT는 관리자급 혹은 선배가 곁에서 업무수행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전수하는 ‘멘토링 혹은 코칭’,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보는 ‘직무순환(Job Rotation)’, 선배들의 업무를 곁에서 지켜보는 ‘직무체험(Job Shadowing)’,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선배들과 특정 문제를 해결해보면서 학습하고 성장하는 ‘실습 및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의 형태로 이뤄졌다. 온보딩의 경우 출근하기 전 회사를 비롯해 앞으로 그들이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역할과 책임 등을 설명해주는 예비 온보딩 단계를 거치며, 출근 첫날에는 같은 부서에서 일할 동료들과 대면하고, 회사 곳곳을 둘러보고,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소개받는 시간을 제공한다. 이후 단계가 바로 OJT다. 온보딩과 OJT는 기업들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입사 초기에 약 90일 동안 시행됐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LG경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신입사원들이 조직문화, 제도와 프로그램, 일하는 방식 등과 관련해서 초기에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한 명의 구성원이자 사람으로서 일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때 바로 퇴사하는 경우가 과거에 비해 잦아졌다. 기존 구성원도 불확실성이 일상임을 체감하며 회사가 양질의 콘텐츠에 기반해서 꾸준히 역량과 경력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교육을 제공해주길 원한다. 이런 니즈가 충족되지 않으면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한다. 더욱이 지금은 원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고, 젊은 인구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주목해야 하는 개념이 온보딩(Onboarding)에 지속가능성을 더한 ‘에버보딩(Everboarding)’이다.VUCA 시대에 대응할 HRD 프랙티스, Ever + Onboarding에버보딩은 ‘배움엔 끝이 없다’는 격언처럼 온보딩이 첫 90일 동안 회사의 문화, 일하는 방식, 핵심가치, 미션과 비전, 비즈니스 현안, 업무 관련 지식과 능력 등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습득하는 데 그치면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쉽게 말해 신입사원, 나아가 모든 구성원 대상 연속적인 온보딩을 시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atd에서 에버보딩에 관해 설명한 Fara Rosenzweig WorkRamp 콘텐츠 책임자에 따르면 구직자들의 약 80%는 전문성 개발과 지속적 학습을 우선순위에 둔다. 또한, 직장인들의 약 94%는 고용주가 직원들의 성장에 더 많이 투자하면 회사에 오래 머물 것이라고 말한다. 시의적절한 역량개발을 향한 회사의 지원이야말로 노동시장에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동인임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Fara Rosenzweig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하며 기업에서 교육과 학습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WorkRamp의 교육설계 관리자 Jen Scopo는 “회사가 비즈니스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학습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에버보딩의 이점을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업무, 소통, 학습에 임하므로 그들과 더욱 오래 함께할 수 있다. 둘째, 구성원들은 팀의 성과 창출에 공헌하면서 개인의 성장도 이룰 수 있다. 셋째, 지속적으로 역량을 개발하므로 경영환경과 노동시장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 넷째, 학습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더욱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템을 찾아낼 확률이 높아지기에 회사는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하다.에버보딩을 위한 첫 스텝‘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무슨 일에서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에버보딩의 경우 우선 온보딩 자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온보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에버보딩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조직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온보딩의 효과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확인한다. 첫째, 직원 만족도 조사다. 새롭게 회사에 합류한 신입사원들은 제삼자에 가까운 시선에서 그 회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니 이들에게 첫 90일 동안 제공된 프로그램, 교육, 이벤트 등은 유익했는지, 온보딩의 효과는 있었다고 보는지, 교육의 내용은 어땠는지, 선배들과 멘토들은 제대로 도움을 줬는지 등을 자세하게 질문하며 양질의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둘째, 직무수행능력 평가다. 온보딩 이후 부서에서 주어진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업무수행에 소요된 시간을 측정하고, 결과물을 분석하고, 미진했던 부분을 확인하는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 셋째, 직원 이탈률 측정이다. 온보딩은 직원들이 회사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나아가 오래 머무르며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신입사원들이 이탈한 비율을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온보딩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넷째, 문화 적합성이다. 회사마다 고유한 문화와 가치가 있다. 이는 팀 안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이나 회사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이해도 측정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에버보딩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에서의 포인트에버보딩은 그간의 온보딩 성과를 측정한 뒤 미리, 혹은 온보딩 진행 중 프로그램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 이때 반드시 여러 부서에서 협업해야 한다. 온보딩의 경우 HR 담당자들이 전담해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운영할 때가 많은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HR팀은 에버보딩 개발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한다. 대상자들에게 필요한 지식, 스킬,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멘토를 지정해주며, 효과성을 측정하고 평가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각 팀의 리더들, 멘토 혹은 동료들, 고위 경영진도 꼭 참여해야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리더들은 에버보딩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전문성과 사명감을 갖고 에버보딩 대상자들을 교육해야 하며, 질문을 받으면 적절한 답을 해줘야 하고, 적응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맞춤형 피드백을 해줘야 하는 사람들이다. 멘토 혹은 동료들은 리더들과 비교했을 때 더욱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조직의 문화와 업무방식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고위 경영진의 경우 에버보딩 진행에 공식적인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는 신입사원 교육을 비롯해 각종 필수 교육과정이나 세미나, 기업문화 관련 대규모 행사에 CEO가 꼭 참여해서 축사 혹은 당부의 메시지를 건네는 배경이다. 개발까지 마쳤다면 온보딩과 마찬가지로 90일 동안 실행한다. 이때 다음의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체계성과 일관성은 기본이며, 다양한 부서와 직군을 참여시켜야 한다. 그리고 소통의 투명성을 유지해야 하며, 관계자들과의 협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울러 장기간의 교육은 지양해야 하며, 학습플랫폼에서 꾸준히 필요한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줘야 한다. 또한, 에버보딩 운영자 혹은 각 팀의 리더는 에버보딩 참여자와 1 on 1로 대화를 나누며 어려움이나 고충을 듣고 그것을 해결해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에버보딩은 모든 임직원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이뤄져야 하는 학습임을 인지한 가운데 대상자와 이해관계자를 각각 신입사원들과 선배들로 구분하지 않고 순환시키며 장기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찾아내서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기술, 태도, 역량의 일신우일신을 담고 있는에버보딩의 지향점은 결국'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이다."건강한 조직의 기반, 에버보딩지난 6월 한국HRD협회가 개최한 「HRD KOREA 2023」에서 ‘디지털과 AI에 대응한 한국기업 인재의 조건’ 토론회에 나섰던 문국현 뉴패러다임인스티튜트 대표는 “기업의 으뜸가는 경쟁력은 모든 구성원이 빠르게 학습하고, 학습 자체를 즐기는 습관.”이라고 말했다.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학습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 이런 긍정적인 태도를 기업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 및 경영전략과 연계해서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 상시로 이뤄지도록 한다면 그야말로 평생직업능력개발 시대에 걸맞은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업이 자기주도학습을 위한 학습조직/학습동아리 구축과 운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기업들은 청렴, 생명존중, 소통, 화합 등 구성원의 정신건강을 포함한 무형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마음의 건강 역시 다양한 사람이 모여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슬로건을 달성하기 위한 일환이며, 꾸준함을 통해 이뤄낼 수 있는 만큼 에버보딩의 지향점과도 일치한다. 이제 기업에서 일뿐만 아니라 교육, 문화, 학습 등에서 전사 차원의 일신우일신이 없으면 경쟁력을 상실하는 시대가 펼쳐졌다. 그런 만큼 에버보딩은 건강한 조직의 기반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참고 자료]위대한 팀의 탄생, 마이크 로빈스, 더퀘스트(2023)상사 없는 완전한 자율경영조직 실험: 홀라크라시 사례, 허문구, 김원경, 한국경영학회(2023)즉시 전력으로 환영받는 경력직, 채용이 끝이 아니다, 김영미, LG경영연구원(2023)예측 불가능의 시대, 회복탄력적 조직 문화 구축이 필요, 조성일, 포스코경영연구원(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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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길 애터미 회장] 전 세계 유통 허브, 초일류기업을 향해 뛰다
창업 10년여...연매출 2조원 달성, 26개국 진출, 1,600만 회원월급 매월 1일 선지급, 자율직급, 유연근무전직원 법인카드 지급, 퇴직금 2배 지급“초일류기업을 향해 영혼, 생각, 믿음, 겸손을 골자로 몽상夢想합니다.”조그만 월세 사무실에서 창업한 이후 10년여, 애터미는 글로벌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로 우뚝 섰다. 미래를 생생하게 꿈꾸고, 그것을 현재로 가져와서, 체계적으로 다가감으로써 일군 괄목할 성과다.애터미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꿈을 이루는 터전’이다. 박한길 회장은 시간공학의 개념을 경영에 녹여내며 사람을 성공으로 향하게 하는 길을 냈고, 성경의 가르침을 조합하며 일하기 좋은 기업(GPTW)을 만들었다.전 세계 유통 허브, 초일류기업을 향해 뛰는 애터미. 그 성장세의 비결을 박한길 회장의 목소리로 확인해봤다.---꿈과 사람을 바라보는 회장님의 시선이 특별하다고 들었다.애터미의 사훈은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 ‘생각을 경영한다’, ‘믿음에 굳게 서서’, ‘겸손히 섬긴다’로 이뤄져 있다. 영혼을 소중히 여긴다고 하는 것은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도 수단이 되면 안 된다. 궁극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저는 이것을 ‘젖소철학-아기철학’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목장주가 젖소를 잘 돌보는 것은 젖소를 위한 것이 아니고 우유를 많이 얻기 위한 것이다. 엄마가 아기를 잘 돌보는 것은 아기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함이 아니고 아기 자체가 목적이다. 지금까지 경영학에서는 생산의 4요소인 4M(Man Method Material Machine), 그러니까 사람도 생산의 한 요소로 보고 있다. 사람은 돈이나 기계 수준으로 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애터미에서는 사람을 수단으로 보지 않고 궁극의 목적으로 본다. 이것이 애터미 경영철학의 바탕이다. 그리고 저는 가끔 ‘당신이 왜 부자가 되지 못하는지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많은 분이 쉽게 답하지 못한다. 저는 첫째는 ‘당신이 부자가 될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해준다. 그러면 자기도 부자가 되는 것이 싫은 것은 아니라고 답한다. 제가 다시 ‘돈이 얼마나 있으면 부자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한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생생하게 꿈꿔야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생생하게 꿈을 꾼 미래의 목표를 현재로 가져온 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계단을 만들고 한 개씩 밟아 올라가야 한다. 지나간 과거는 절대로 바꿀 수 없다. 현재 상황을 당장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꿈은 미래이며, 미래는 상상과 실행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개념이 시간이다. 시간은 사건의 순서를 통해 인지할 수 있다. 즉 내가 바라는 사건을 선택한 다음 압축해서 효율을 만들면 성공을 향한 길을 걸을 수 있다. 이것이 ‘Dream Building’이자 ‘Time Engineering’이다. 그리고 애터미의 이윤은 임직원, 회원, 합력사 등의 이해관계자가 공동체를 이루고, 그 속에서 누리는 행복이다. ‘합력合力’, 애터미는 평범한 사람들이 마음을 합해 함께 노력하며 성공하고 행복해지는 세상을 그려가고 있다.애터미는 창업 10년여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그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시는가.저는 사훈 1번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에 기초해서 애터미를 설립했다. 기업은 신뢰를 목숨처럼 생각해야 한다. 세간의 주목을 받던 미국의 엔론사는 분식회계가 들통나서 신뢰를 잃고 2001년에 파산했다. 애터미는 창업부터 지금까지 충실하게 사훈을 지키고 있는데 이러한 태도가 바로 성장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임직원들의 공헌도 빼놓을 수 없다. 저는 권한은 주되 책임은 묻지 않고, 일을 없애는 것이 일이며, 놀다가 지치면 일하라고 말한다. 저는 게으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기들을 보라. 아기들은 너무 바지런해서 엄마들이 힘들다. 그러다가 아기가 게을러지는 경우가 있다. 자기 하고 싶은 것은 못하게 하고 하기 싫은 공부를 하라고 할 경우다. 임직원들에게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서 하라고 하면 신바람 나게 일한다. 저는 모든 임직원이 저와 같이 일에 몰입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임직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은 다 풀어주고자 노력해왔다. 결제 프로세스 간소화, 월급 매월 1일 선지급, 자율직급제, 유연근무제, 자율좌석제, 전 직원 법인카드 지급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근무시간에 수영, 승마, 농구, 배드민턴, 피트니스 등 각종 운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일에 몰입하다 보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운동은 일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운동시간도 근무시간으로 간주한다. 모든 제도는 일하는 사람에 맞춰야 하며, 조건부가 아닌 처음부터 믿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제 믿음과 시도를 임직원들이 알아줘서 모두 함께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애터미는 최고경영층과 구성원의 조화, 교류, 소통의 매개체인 애터미 컬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선 무엇을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가.2016년에 2년 4학기의 사내 대학을 만들어서 임직원들을 교육했다. ‘애터미라는 회사는 어떤 회사이어야 하고, 임직원들은 어떻게 일하여야 하는가’라는 내용이다. 그간의 내용은 『애터미 DNA』라는 책에 담아냈다. 저를 표현하는 몽상 DNA를 첫 챕터로 해서 대중명품 DNA, 합력 DNA, 아메바 DNA, 나눔 DNA 순으로 경영철학, 비전, 일하는 방식, 성과에 대한 모든 것이 기록되어 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구조나 체계가 만들어진다. 그러나 저는 조직이 고착화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연성을 발휘하는 아메바 조직이기를 바랬다. 정말 많은 내용이 있지만 제가 강조하는 몇 가지를 꼽아보겠다. 먼저 리더십의 민주화인 자장격지自將擊之를 강조한다. 회사와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는 일이라면 장수가 되어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의미다. 또한, 나날이 자신을 업데이트하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주문하며,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내 일 네 일 가리지 말고 대책 없는 오지랖도 마음껏 부려보라고 권한다. 저는 애터미 임직원들이 회사를 이용해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 회사로 인해 삶이 가치 있고 보람 있어야 한다. 임직원들은 회사를 위해 희생하는 부속품이 아니다. 사람은 우주의 다른 피조물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은 하나님이 자기의 자식으로 창조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로 창조한 사람, 즉 임직원을 위해 애터미가 있는 것이다.경영자로서 인재상과 인재육성을 위한 전략과 계획에 관한 관점도 듣고 싶다.진정한 인재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고민 끝에 새로운 해법을 찾아내고 그로써 기존과 다른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을 말한다.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을 창안해서 애플의 중흥을 일으킨 스티브 잡스, 디지털 혁명 시대의 도래에 맞춰 클라우드라는 개념을 창안해서 아마존 성공시대를 만든 제프 베이조스를 떠올리면 될 것이다. 애터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의 여러 문제를 발견했고, 그것들을 해결함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슬로건 아래 ‘절대품질 절대가격’이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마침내는 그것을 실현함으로써 2019년 1억 불 수출탑 수상과 소비자 중심 경영(CCM) 인증, 일하기 좋은 기업(GPTW) 3년 연속 대상 수상과 3억 불 수출, 2022년 전 세계 26개국 진출, 연매출 2조 2천억 원 달성, 1,600만 명 회원 확보라는 굵직한 성과를 이뤘다. 애터미에서 설립한 미래인재개발 프로그램인 ‘드리미 학교’에도 제가 보는 인재상을 그대로 살렸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첨언하면 세상은 생각만큼 빠르게 변하지 않는다. 제 경우 모바일 상거래를 진작부터 예상했고 관련해서 비즈니스도 준비했었지만 아쉽게도 하드웨어 발전이 따라오지 못해 낭패를 봤었다. VR, AR, MR, IoT 등도 그렇다. 세상은 사람이 생각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100년 후에도 사람은 여전히 치약과 칫솔을 쓸 것이다. 그러니 세상의 변화에 너무 겁먹지 말고 사람을 중심에 두고 성찰하며 긍휼감을 갖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길 당부드린다. 참고로 애터미에서 CHRO는 Chief Human Resurrection Officer의 약자다. 사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Resource(수단)가 아닌 Resurrection(일으켜 세움)을 쓰며 구성원을 자신만의 고유한 강점을 기반으로 일으켜 세우는 존재로 정의한다.마지막으로 회장님의 변치 않을 가치를 말씀해달라.애터미에는 정선상략(正善上略)이라는 말이 있다. 정직과 선함이 최상의 전략이라는 뜻이다. 정직은 내가 했던 말은 손해가 나더라도 지키는 것이고, 선함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저는 선한 경영자가 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임직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을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임직원들에게는 최대한 급여를 많이 주는 선을 행하고 있다(웃음). 축복의 통로는 축복의 주머니와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주머니는 입구만 있다. 그러나 통로는 입구도 있고 출구도 있다. 저는 애터미를 통해 창출된 부가가치를 쌓아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부단히 흘러보내며 살고 있다. 애터미가 가진 기록 중에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 500대 기업 중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율이 2%가 넘는 유일한 회사!’이다. 지난해 기부금은 275억 원이었다. 저는 삶의 궤적을 돌아봤을 때 후회가 없길 기도한다. 이런 가치관을 나침반으로 저와 애터미 임직원들은 고객의 성공, 유통의 허브, 초일류기업을 향해 계속해서 역량을 높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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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 센 심리치료사]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할 수업을 펼치다
안젤라 센 심리치료사는 영국에서 연간 160만 명이 찾는 국민상담소 ‘아이앱트(IAPT)’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행동하는 치료’라는 심리치료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수많은 내담자의 마음을 헤아려 왔다. 그러면서 그는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심리치료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에 맞춰 출간한 책이 『나를 지키는 관계가 먼저입니다』이다. 안젤라 센 심리치료사는 “보다 쉽고 편안하게 올바른 소통의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관계 맺기에 적용하면서 스스로를 잘 돌보길 바랍니다.”라며 전문성과 따스함이 녹아 있는 마음 수업을 선사했다.‘심리치료사’라는 직업을 중심으로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저는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 국립정신과의 국민상담소, ‘아이앱트(IAPT, Improved Access to Psychological Therapies)’ 소속의 심리치료사다. 영국인지행동 심리치료 인증자격(BABCP)를 보유하고 있으며, 심리치료센터 Stepping Stones CBT의 원장도 겸하고 있다. 또한, 영국 검사장의 정신과 자문, 자선단체 ‘굿네이버스’ 영국 지부가 제공하는 심리정서 프로그램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제 활동의 중심지인 ‘아이앱트’는 임상심리학자와 인지행동 심리치료사로 구성되어 있는 영국 국립정신과 심리치료센터다. 지역구마다 2개소씩 위치하고 있으며, 사회 안전망 기능도 해내고 있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인지행동 심리치료를 중심으로 전문성과 체계성을 인정받고 있다. 연간 160만 명이 아이앱트를 방문하는데 조현병과 인격장애를 제외한 광범위한 심리치료를 다루고 있다. 만 18세부터 92세까지의 연령대를 포용하는 만큼 다양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들과 공감하고 친밀감을 쌓기 위해 표정과 자세와 같은 미묘한 변화는 물론 감정과 생각을 예리하고 깊이 있게 포착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근황을 말씀드리면 그동안 수많은 내담자와 만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7월 도서 『나를 지키는 관계가 먼저입니다』를 발간했고, ‘CLASS101+’에서 ‘오늘부터 할 말은 합니다!’라는 강의를 통해 대중들에게 건강한 소통법을 알려드리고 있다.심리치료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와 경력을 쌓아왔던 여정이 궁금하다.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20대 시절에는 불확실한 미래와 알 수 없는 타인의 마음 안에서 길을 읽고 불안과 혼란을 느꼈다. 그러면서 나, 사회,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경험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다. 그래서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정신과 석사과정을 밟고자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예술과 철학을 전공했는데 다른 나라에서 완전히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해서 진입장벽이 높았다. 그렇지만 치열한 노력 끝에 졸업할 수 있었고 이후에는 런던에서 약물 중독상담소를 비롯해 정신병동과 여타 부서 를 거치며 다양한 임상 경험을 쌓았다. 이렇게 귀중했던 시간은 로열할러웨이 인지행동 심리치료전문가 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졌다. ‘인지행동 심리치료사’라는 직업은 영국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아 공인 자격증 과정 지원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런던에서도 단 하나의 대학에서만 그 과정을 밟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직장을 다니며 학업과 임상 실습을 병행하는 부분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끈기와 지구력을 잃지 않은 덕분에 결국 아이앱트에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현대인들에게 무척 중요한 것이 관계와 소통이다. 관련해서 건강한 관계와 소통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들려달라.최근 여러 콘텐츠를 접하고, 직접 제공하기도 하면서 느낀 부분은 사람들이 ‘어떻게 위험한 사람을 판별하고, 관계를 끊어내야 하는지’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즉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삶에서 갈등 없는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관계는 피하거나 끊어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건강한 소통이 필요한데, 정작 건강한 소통이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건강한 소통법으로 ‘할 말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 감정, 요구를 표현할 권리와 책임을 말하며 타인의 권리와 책임 또한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며 원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나 자신과의 소통을 통해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것이 기본이 된다. 타인에게 초점을 맞춰 ‘내가 예민한가?’, ‘저 사람은 이런 뜻으로 한 말인가?’라고 분석하면 오히려 길을 잃게 된다. 정리하면 자신을 먼저 들여다보고 표현해보면서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건강한 소통임을 인지하고 관계 맺기를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사람에게 ‘일’이란 어떤 의미이며,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일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활동인 동시에 삶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다. 누군가는 ‘일이 곧 자아정체성이다’라고 설명할 만큼 일은 자기만족을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을 의미 있게 여기고 일터에 만족하며 생애를 보내기 위해서는 성취감, 유대감, 즐거움이 충족돼야 하며 일이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부합해야 한다. 자신의 역량보다 10% 더 도전하며 발전할 때 성취감을 느끼고,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협력할 때 소속감과 유대감을 갖게 된다. 따라서 먼저 겸허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신의 역량을 파악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는 무엇이며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방향성은 무엇인지 재고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영역이 결핍될 때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고 일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럴 땐 직장 외의 활동을 통해 부족한 감정을 채워주거나 소통을 통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직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향후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 직장인들을 위한 제언의 말씀도 건네주시면 감사하겠다.그동안 축적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한국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과학적으로 검증된 심리치료와 정신건강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저는 줄곧 심리치료와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를 체계화해서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도서 발행과 강의 개시가 그 시작점이다. 마지막으로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건강하게 소통하며 성장하고 행복하려면 조직문화도 잘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집단의 규정과 정책 등으로 대변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핵심은 역시 소통이다.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당장은 불편하고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렇지만 소통은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선택하고 그것에 책임을 지며, 다각적인 사고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부분을 마음에 담아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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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 교수] 삶의 행적이 녹아있는 경력을 탐구하다
“우연히 접한 ‘인사가 만사’라는 문구와 ‘배움과 성장을 향한 욕구와 지원’이 HRD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지금으로 이어졌습니다.”백지연 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 교수는 학부에선 비서학, MBA에선 재무(Finance)를 전공했고 배경을 살릴 수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의 중심은 결국 사람이라는 기업인들의 조언은 HRD 탐구로 이어졌고, 학생들의 성장을 보며 느끼는 만족과 보람은 주된 관심사를 경력개발로 만들었다. 최근까진 이화여대 인재개발원장도 역임했던 만큼 백지연 교수는 그간의 행적을 중심으로 HRD에 대한 관점을 공유했다.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는 과거 비서학과로 출발했다. 지금은 범위를 넓혀 국내외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사무 운영 전반에 대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이곳에서 학사과정을 마친 백지연 교수는 경영컨설턴트로 일한 다음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재무전공)를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주식/채권가치를 평가하는 벤처회사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전공을 살려갔다. 그런데 당시 대한민국 정부에서 벤처회사 리더들을 지원하고자 운영했던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경영대학원 특별과정은 백지연 교수의 커리어를 바꿨다.“특별과정에선 안랩, 한글과컴퓨터를 비롯해 많은 벤처회사의 대표님들과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무척 귀중했던 경험이었어요. 선배들은 뛰어난 인재를 채용해서 적합한 업무를 주고 적절히 동기부여하면 회사는 저절로 굴러간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었죠. 전략, 마케팅, 재무는 알았어도 HR은 잘 몰랐던 저는 조직이 아닌 사람 관점에서 ‘HR을 공부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박사과정(인력개발 및 교육) 유학길에 오른 배경입니다.”새로운 학문을 접한 백지연 교수는 초기에는 조직의 성과나 생산성에 집중했었던 관점을 학습자들의 행복, 그들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로 전환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렇지만 귀중한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자 치열하게 노력했고, 직장생활 경험도 적극 살리며 ‘실무와 이론의 연계’를 강조했던 로날드 제이콥스 교수 밑에서 학업을 마쳤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국제사무학과는 사무직에 종사할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줘야 하며, 대학원에선 전국의 많은 대학교에서 사무직 전문가들을 가르치는 교수인력을 배출해야 하는 만큼 HRD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처음 10년 정도는 요구분석에 집중했고, 이후부턴 경력개발을 주된 연구분야로 잡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학생들 경력상담을 해주면서 경력개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통찰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HRD의 성격을 고려해서 이론개발보다는 실무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응용되는지를 중심에 두고 있으며 경력을 다루는 만큼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자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이제 평생직장은 사라졌고, 특정 직무에서 인정받았던 지식과 기술이 AI로 대변되는 테크놀로지로 대체될 가능성도 커졌다. 따라서 경력개발에의 관심과 투자가 커졌다. 백지연 교수도 실감하는 부분이다. 그는 “회사는 직원들에게 ‘이곳에서 어떻게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지’ 설명해줘야 하며, 직원들은 자신의 성향, 배경, 역량, 직무, 회사, 미래를 연결해서 스스로 경력개발 로드맵을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삶의 방향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상에서 HRD 담당자들은 무엇에 집중해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관련해서 백지연 교수는 다음과 같은 제언을 건넸다.“회사의 특정 직무에 맞는 역량이 아닌 사람의 삶과 경력을 보며 배움의 탄력성, 활용성, 응용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직무, 비즈니스, 회사의 전환이 잦아진 만큼 조금 더 깊고 본질적인 부분을 봐야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HRD 담당자들은 퍼실리테이터, 코치 역할을 해내야 합니다. 회사에서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며 그들에게 자기주도적 경력개발이 왜 중요한지 알려주고, 어떤 교육과 학습이 필요한지 조언해주고, 지금의 직무와 성과에 안주하지 않도록 동기부여해주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실행해보도록 자극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지 못했더라도 좌절하지 않도록 격려해줘야 합니다.”"HRD 담당자들은 회사에서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며 그들에게 자기주도적 경력개발이 왜 중요한지 알려주고, 어떤 교육과 학습이 필요한지 조언해주고,지금의 직무와 성과에 안주하지 않도록 동기부여해줘야 합니다."그런가 하면 백지연 교수는 올해 7월 31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진로탐색, 필요한 교육과정 수강, 진로결정, 취업준비 등을 돕는 인재개발원의 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화여대 인재개발원은 1년에 약 400개 프로그램을 기획, 홍보, 운영, 평가하고 그중 약 20%-30%는 항상 새로운 것으로 바꾸며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성공적으로 살아가도록 돕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많은 유럽계 기업이 이화여대를 방문하는데 ESG 경영에서의 다양성 차원에서 특정 성별이 다수를 차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라는 소식도 공유했다. 여성인재들에게는 실력만 갖췄다면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린 것과 같다.이상과 같이 자신의 행적을 정리한 백지연 교수는 마지막으로 학업과 본질에 기반해서 HRD 업계 후배들을 위한 제언과 당부의 메시지를 전해줬다.“저는 회사든 학교든 ‘내가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인가’를 봤습니다. 배움에 대한 의지가 있고 평소에 착실하게 미래를 준비한다면 잠시 일터를 벗어나 학업에 정진할 금전적,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보전진을 위한 전략적 일보후퇴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뜻이죠. 물론 저도 일과 학습을 병행한 적이 있습니다(웃음). 그리고 HRD 담당자들이라면 마땅히 사람을 믿어야 하고, 변화가 일상인 세상에서 사람의 태도를 잘 살펴야 합니다. 시대와 세대를 막론하고 사람은 자신의 열정과 재능을 불사를 수 있는 분야에선 불철주야 공부하고 일합니다. 그러니 ‘결국 사람’임을 명심하며 HRDer로서 활약해주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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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령 국제회의 동시통역사/대학교수] 입과 귀로써 역사적 현장을 거닐다
국내외 정재계 최정상들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로 대담을 나누는 역사적 현장에서 30년 넘게 입과 귀로 살아온 베테랑이 있다. 바로 임종령 국제회의 동시통역사다.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제1호 동시통역사인 그는 탁월한 준비성, 전문성, 유연성, 사명감을 발휘해서 수많은 통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그에게 일은 곧 삶이었고 나아가 차세대 통번역계 인재들을 키우는 교육도 아우르게 됐다. 그런 만큼 임종령 통역사가 걸어온 길엔 역량개발 측면에서 인사이트가 가득했다.국제회의에는 정부, 기업체, 각종 단체 사이의 회의, 학회, 컨퍼런스, 기자회견, 정상회의 등 여러 형태가 있고 외교, 친목, 교류, 입법 등 목적도 매우 다양하다. 발화자의 말을 실시간으로 받아 적어 통역하는 ‘순차통역’, 이동하면서 귓속말로 통역하는 ‘수행통역’,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동시통역’ 능력을 갖춘다면 국제회의 통역사로 인정받는다. 위 능력을 모두 갖췄기에 임종령 통역사는 32년째 활동할 수 있었고,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던 만큼 서울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교수로도 21년째 재직하며 통번역계 인재육성에도 힘쓰고 있다.동시통역사로서 처음 그의 목소리가 오디오에 담겼던 순간은 지난 1990년 8월 발발한 걸프전 CNN 동시통역 생중계다. 통번역대학원 졸업 후 처음 맡은 과업이었지만 사전예고가 없었기에 다급하게 길을 나섰고 빠르게 걸프전 관련 기사들을 읽으며 통역 세계에 뛰어들었다. 기진맥진했지만 무사히 일을 마쳤고, 선배로부터 잘했다는 피드백도 받았으나 흡족하지 않았다. ‘더 잘 해낼 수 있었다’는 마음에서였다. 이후 그는 삶을 리셋했다. 세상의 변화를 사전에 살피며 매일 공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뉴스를 보고 신문을 정독하며 영어뉴스를 번역하는 일을 이어오고 있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나서는 다음날 사용할 통역 자료를 꼭 검토합니다.”라는 임종령 통역사의 말에 무게감이 남달랐던 이유다.원활한 의사소통은 평면적 이해를 넘어 맥락을 해석해야 가능하다. 그래서 임종령 통역사는 다양한 산업에서 쓰이는 전문용어, 각종 배경지식, 국제회의를 수놓는 인사들의 상황과 사회적 맥락 등을 끊임없이 학습한다. 이런 준비성에 더해 임종령 통역사는 “일을 잘 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것이 가끔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제게는 더 넓고 깊은 세상을 만나는, 더없이 충만하고 또 행복한 시간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일이 곧 삶인 임종령 통역사는 작년에 서거한 엘리자베스 여왕,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 학자 등을 비롯해 국내외 최정상들의 통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시체 안치실, 수술실, 포스코 제철 용광로 등 낯선 공간도 임종령 통역사에겐 배움을 즐기는 곳이다. 그는 그간의 경험을 곱씹으며 기억에 남는 순간을 다음과 같이 털어놨다.“레이 맨시니 전 미국 권투선수의 방한 기자회견이 생각납니다. 사전에 김득구 전 국내 권투선수를 소재로 한 영화 ‘챔피언’을 봤었는데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김득구 선수의 죽음으로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려 왔고, 그런 자신을 포용해주고 말없이 안아주던 김득구 선수의 가족과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용서를 구하는 레이 맨시니 선수의 태도에서 감동했습니다.”통역은 발화자의 마음에 밀접하게 다가가서 복잡하고 미묘한 언어의 뜻을 정확하게 풀어내는 일이다. 그래서 임종령 통역사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태도를 각별하게 강조한다.“말은 상황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선 ‘역삼역’, ‘기러기’, ‘토마토’, ‘별똥별’, ‘스위스’ 등 앞뒤가 똑같은 단어가 대사에 많이 나오죠. 이것을 그대로 번역하면 의미가 잘못 전달됩니다. 그리고 ‘You are the best’는 ‘너는 최고야’가 아니라 ‘너 잘났어’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통역사는 상황의 맥락과 사람의 감정까지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연사가 화를 내면 같이 화를 내고, 연사가 울먹거리면 함께 동요하는 감성이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AI 번역기술의 경우 방금 말씀드린 상황의 맥락을 유추하고, 공감하는 부분에서 부족함이 있습니다. 통역사는 회의 분위기, 연사들의 감정 상태, 말의 뉘앙스를 잘 파악하는 눈치와 요령이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AI 번역본을 검토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제 직업에 위기가 닥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거리가 늘어난 셈이죠.”임종령 통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동시통역 부스에서 발화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유려하게 통역하는 순간 충만감과 행복을 느낀다. 남북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다양한 통상협상 등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이 매끄럽게 지나가도록 힘을 보탰을 때는 더 없을 성취감이 솟아난다. 물론 겸허함도 잊지 않는다. 그는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 가득했던 순간들도 있었던 만큼 겸손한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은 어제보다 더 성숙한 존재가 되며, 이것이야말로 일에서 얻는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메시지도 전해줬다.끊임없는 담금질로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꾼 임종령 통역사. 그의 삶은 하나의 학습자료와도 같았다. 많은 직장인이 행복을 갈구하지만 동시에 성공도 바란다. 이들에게 임종령 통역사는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간절히 원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습관을 만든다면 성공과 행복이 다가올 겁니다.”라는 제언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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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Empathy 공감 콘서트] 공감의 의미와 본질, 요인 통찰
‘성적’으로 대변되는 숫자를 통해 인재를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려면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반드시 실행해보고, 타인과 교류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기반은 사람이 지금의 수준 높은 문명을 이뤄낸 동력인 ‘공감’이다. 그런 측면에서 프로젝트플래닛(Project Planet)이 지난 6월 3일 개최한 「About Empathy 공감 콘서트」는 공감의 의미와 본질을 통찰할 수 있었던 유의미한 시간이었다.프로젝트플래닛은 Think(생각하는 힘), Act(실행하는 힘), Connect(연결하는 힘)를 키워드로 아동·청소년에게 창의융합교육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업가정신, 글로벌 네트워킹, 창의적 문제해결, 자기이해 등 다양한 주제를 교육에 담아내며 미래세대의 종합적 역량개발을 지원한다. 그중 하나가 풀무원재단과 함께하는 공감지능 향상 교육, ‘원더러스 프로젝트’이다. 관련해서 프로젝트플래닛은 공감지능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진단하는 「About Empathy 공감 콘서트」를 개최했다. 콘서트 개회사는 박지원 프로젝트플래닛 대표가 맡았다. 박 대표는 “평화, 협력, 공감을 키워드로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소개한 다음 “한 명의 주체적인 변화가 전체의 변화를 만들고 나아가 미래세대가 살아갈 내일의 PLANET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라며 프로젝트플래닛의 방향성을 짚어줬다. 이번 콘서트는 3부로 구성됐고, ‘미래세대들의 공감 이야기’를 주제로 5명의 어린이·청소년이 공감의 힘을 느꼈던 경험을 풀어내면서 시작을 알렸다.다음으로 안광복 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가 ‘공감하는 존재, 사람’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인재평가는 더 이상 점수와 차등평가를 기준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인재의 역량에 대한 관점과 시각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라며 철학에서 인재를 보는 기준인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를 소개했다. 로고스는 이성, 즉 지적인 능력이며, 파토스는 감정을 느끼는 정서를 뜻하고, 에토스는 도덕적인 인격에서 나오는 인간적 매력이다. 이는 사람은 단순히 높은 지적 수준을 갖추고 있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으로 판단될 수 없으며 안정적인 정서에 기반해서 높은 자존감과 품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안광복 교사는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혼자 있는 것을 더 편안하게 느끼면서 갈등과 경쟁을 회피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고 전했다. 이런 경향을 그는 “IT 발전에 따라 친밀한 관계 맺기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고, 곳곳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법과 사회의 시스템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학생들이 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사회는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행위 이상으로 각종 이해관계자와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특히 다양한 산업과 분야의 융합이 가속되면서 리더십과 협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기에 안광복 교사는 학생들의 공감역량을 개발해서 그들이 사회적 관계를 잘 맺기 위한 기반을 다져줘야 하며, 그에 맞는 교육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학습자들이 편견 없이 현상을 바라보는 과학적 사고를 통해 인생을 설계하도록 지원하는 지식 작업자가 교육자의 이상향.”이라고 말하며 지식 직업자는 인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공감을 학습하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감성을 충만하게 하는 예술을 경험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이어서 정재승 KAIST 뇌인지과학과 교수가 ‘미래세대와 공감지능에 대해 공감하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정재승 교수는 뇌를 연구하는 과학자로서, 사람의 의사결정과 관련한 뇌의 활동을 깊이 연구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선택에는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의사결정과 사회적 의사결정이 있는데, 사회적 의사결정에서 사람은 관계를 중심으로 자기 이익에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을 도와준다. 공감이 바로 사회적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즉 인간은 사회적 의사결정을 거듭해오면서 동물들보다 더욱 발달한 공감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 정재승 교수는 “사회적 의사결정은 타인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능력이다.”라고 말하며 “사회성은 사람다움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로써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라고 말했다."공감은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을 먼저 바라보고,정교한 관찰을 통해 타인이 진정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며그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해준다.즉 공감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주는 역량이다."그리고 나서 정재승 교수는 공감의 요소를 하나씩 짚어줬다. 첫 번째 요소는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뇌의 일부 영역에서는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평가하는데 이는 자기 객관화로 이어진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되면 제삼자의 관점에서 갈등 상황과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취하면서 타협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이 영역이 손상된 사람은 자신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 되고, 타인과 상황을 정확히 인지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두 번째 요소는 정교한 관찰 능력이다. 타인의 표정을 살피면서 감정을 읽는 능력을 말하는데 해당 능력이 발달한 사람들의 경우 표정과 행동을 동시에 관찰하면서 타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따라서 자신, 상황, 타인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거나 특정 행동을 잘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정재승 교수는 “사람은 어렸을 때는 상황 판단을 부모나 교사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하며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학습도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강연 마지막에 정재승 교수는 “공감에는 상대방을 이해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관련해서 그는 “사람은 거울 뉴런에 따라서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기술적인 역량이 향상되거나 상대의 고통을 함께 느낀다.”라며 정교한 관찰로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고, 그들의 행동이 이뤄지는 상황을 머리에 떠올리는 경험을 자주 하게끔 하는 것도 공감능력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이상의 「About Empathy 공감 콘서트」에서는 미래인재의 조건과 사람에겐 사회적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사회적 관계의 기반이자 이번 콘서트의 키워드인 ‘공감’은 타인의 입장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해서 해석하며 원활한 소통을 이뤄내고, 이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것까지 포괄하는 중요한 역량이었다. 그런 만큼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는 가운데 HRDer들은 업무에서 공감역량을 키우는 학습의 비중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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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3주년 기념|월간HRD HISTORY]
1990년 7월에 창간된 『월간산업교육』은 이론, 이슈, 사례 등을 포괄하며 대한민국에 ‘HRD’를 널리 알려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HRD 불모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그에 맞춰 매거진도 2004년 1월호부터 『월간HRD』로 제호를 바꾸며 더욱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시선에서 기사를 보도해왔다. 지금까지 『월간HRD』가 대한민국 HRDer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비결이다. 새로운 미래를 향한 동력 중 하나는 교훈과 지혜가 담겨있는 역사다. 그런 만큼 창간 33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HRD의 산증인인 『월간HRD』의 발자취를 정리해봤다.폭넓은 전문성으로 초석 마련1990년대 당시 『월간산업교육』은 대한민국이 HRD 불모지에서 벗어나도록 국내 산업교육기관과 연수원 현황을 진단하는 것에 더해 멀게는 미국과 유럽, 가깝게는 일본의 HRD 이론, 이슈, 사례 등을 취재해서 소개했다. 이때 많은 국내 기업이 사내대학, 리더십 교육, OJT, 글로벌 역량 강화, HRD 담당자 역할 정립, 전략적 HRD 로드맵 구축, 통신교육 등에서 우수성을 높일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는 IMF로 인해 비용과 효율 중심 경영혁신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HRD도 성과평가, 이러닝, OJT, 팀 중심 학습 등의 정교화 작업에 집중했다. 이때 『월간산업교육』는 지식기반사회를 내다보며 HRD에 평생교육을 접목시켜 지속적 역량개발이 기업과 사람의 경쟁력임을 알리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변화하는 일터에 전략적으로 대응‘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IMF를 극복한 대한민국 기업들은 경제적 안정기를 맞았다. 그러나 IMF를 통해 인재의 성과와 경영을 더욱 전략적으로 지원해야 함을 깨달은 『월간산업교육』은 계속해서 국내 기업들의 HRD 현황을 더욱 면밀하게 분석했다. 일터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역량을 중심으로 일과 학습이 연계돼야 하며, 그 과정을 HRD 담당자들이 맞춤형으로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0년대는 초중반의 ‘주5일 근무제’와 후반의 HRD 부서의 ‘컨설팅 역량’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주말을 즐기는 삶을 맞이하게 됐고, 나아가 저녁이 있는 나날을 갈구하고 있었다. 그에 따라 기업은 일과 삶의 균형, 퇴직, 전직, 건강, 윤리경영, 교양 등을 담아낸 교육을 주문했다. HRD 부서의 활동에 인문학적 요소가 가미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테크놀로지가 점점 발달하며 비즈니스는 물론 이러닝과 블렌디드 러닝, 모바일 러닝 등이 발전하는 속도 역시 빨라졌다. 따라서 HRD 부서에 데이터 기반 컨설팅 역량을 주문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이 즈음해서 『월간산업교육』은 2004년을 시작하면서 『월간HRD』로 제호를 바꿨고 경영진의 방향성에 맞는 조직문화 혁신과 인재육성 전략 제시, 산학협력을 통한 조직개발, 인재들의 생산성 평가 및 개선, 글로벌 인재들의 역량 진단과 시사점 도출 등 HRD 본연의 역할을 더욱 심층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2010년대로 들어서면서는 인재들이 오래 머무는 회사를 일컫는 ‘Great Work Place’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거세졌다. 그에 따라 코칭, 멘토링, 각종 조직문화 개선 활동 등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월간HRD』는 이런 동향도 놓치지 않고 잠재력 개발과 직장생활의 건강성을 두루 높이는 내용들을 보도했다.변화의 중심이자 주체는 결국 사람2010년에 스마트폰이 개발된 이후 일과 학습 패러다임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세상의 수많은 지식과 정보를 획득해서 활용하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4차 산업혁명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표현되는 테크놀로지 기반 초연결·초융합 시대가 펼쳐졌고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협업능력, 소통능력을 포괄하는 ‘4C’가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간 사람이 해왔던 일들을 점차 기계가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이 ‘사람다움’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월간HRD』 역시 소프트 스킬과 휴먼웨어를 길러주는 다양한 교육훈련 이론, 전략, 사례, 정보 등을 수집·취재해서 보도했다. 한편, 너무나 빠른 변화로 인해 치열해진 경쟁에 지친 직장인들은 워라밸을 향한 열망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행복과 힐링이 각계에서 키워드가 된 이유다. 그래서 심리학과 뇌과학이 조명을 받았고 『월간HRD』는 몰입을 다뤘다. 마침 주 52시간 근무제가 2018년에 시행되며 기업 내 교육훈련을 위한 공간, 시간, 인프라 등에서 제약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에 맞춰 에듀테크를 활용해서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러닝, 일터에서 맞춤형 학습이 이뤄지는 워크플로우 러닝, 자기주도학습 등을 구현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이는 2020년에 대면 접촉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 코로나19 팬데믹이 성행했을 때 위기의식을 느낀 HRD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더욱 활성화됐다. 여기에 더해 올해는 생성형 AI ‘챗GPT’가 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월간HRD』는 각종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그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라는 본질을 주시하며 디지털·AI시대, 인재의 조건과 HRD의 방향을 고민하며 전문성과 사명감이 깃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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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범 총장] 대학의 평생교육플랫폼 전환 선도
‘인류와 미래 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올해 1월 임기를 시작한 유지범 성균관대학교 22대 총장이 제시한 비전이다. 단기적 평가나 정량적 지표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넓게 멀리 보며 존경받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한 역할과 방향을 정립하겠다는 각오다.아울러 유 총장은 누구나 쉽게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평생교육플랫폼’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에 발맞춰 대학에 축적된 지식을 나누며 글로벌·지역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다. 관련해서 유 총장은 인재교육원을 중심으로 성균관대학교의 HRD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설명했다.---성균관대학교 HRD 활동의 성과와 올해 현안이 궁금하다.꾸준히 양질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개설해서 대학교 직원들의 전문성을 계발해왔다. 이런 노력은 2006년부터 2021년까지 6회 연속 교육부와 인사혁신처에서 선정하는 Best HRD 공공부문 인증 취득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올해는 소통, 공감, 성장 기반 Professional 행정인력 양성이 목표이며 직무, 글로벌 역량, AI와 빅데이터 분석 등을 포괄하는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사례를 중심으로 말씀드리면 1년차 수습직원에게 직무멘토와 비전멘토를 배정해서 조직적응과 소통을 돕는다. 6개월 뒤엔 Retention 프로그램을 통해 현업과 디지털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1년 후엔 수습기간 중 느꼈던 현업 이슈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한다. 2년 후에는 동기들끼리 단합하는 워크숍을 개최하며 교육행정을 이끌 젊은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 측면에선 사내 외국어회화반이나 전화/화상 외국어 학습과 같이 어학능력을 높이는 교육이 있고, 미국대학 파견근무나 해외 CS 우수기업 벤치마킹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행정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 있다. 최근에는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부서장을 멘토링하는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고, 세대를 아우르는 조직통합 차원에서 행정부문 ‘주니어보드’를 신설했다.대학의 평생교육 활성화를 위한 공헌도 강조하셨다.인구절벽이 현실로 자리했다. 학령인구감소만 봐도 분명하다. 그리고 저성장이 계속되고 있고, 테크놀로지 측면에선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도 출현했다. 그야말로 사회와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대학교 졸업장이 직장을 보장하던 시대는 오래전에 저물었다. 따라서 적시에 적절한 reskill(재교육)과 upskill(향상교육)이 필수다. 이때 대학은 누구나 쉽게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그로써 지식나눔을 실천하며 글로벌·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평생교육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성균관대학교 HRD의 중심은 인재교육원이라고 들었다.인재교육원(SKKUx, 원장 이정환)은 대학 내 비학위 공개강좌 기획, 개발, 운영을 총괄하는 기관이며 성균관대학교의 혁신 DNA를 교내외에 공유·확산해서 기업과 국가 역량개발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2018년 설립됐다. 인재교육원은 현재 기업을 대상으로 AI, 바이오, 창업 등 신산업 분야에서 맞춤형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년에는 삼성전자, 삼성SDS, LG전자, NH농협, 신세계푸드, CJ, 한국수력원자력 등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을 넘나들며 22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성과를 창출하는 대학의 HRD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성균관대학교 인재교육원의 차별점은 무엇인가.기업 재직자 대상 맞춤형 교육과정 개발과 HRD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운영에 특화되어 있다. 단기 교육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 대기업의 직무교육과 사내대학을 공동으로 운영하는데, 성균관대학교의 우수한 전임교수진, 학사운영 노하우, 첨단 캠퍼스 인프라를 제공하는 만큼 고객사들과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국내 주요 대학의 평생교육원이 학점운영제나 모집형 교양과정 등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는 차별화된다. 특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킹고 디그리(Kingo Degree)’다. HRD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현업과의 연계성과 적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디자인됐다. 단순한 이론학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고객사들의 현업 이슈 해결을 목표로 한 캡스톤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과정의 실질적 아웃풋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교육생들은 성균관대학교 전임교수진의 지도를 받고, 필요한 경우 대학원생 튜터들의 지원도 받으며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킹고 디그리가 온라인 배지로 수여된다.최근 인재교육원이 집중하고 있는 교육은 무엇인가.최근 AI와 딥러닝과 같이 최신 테크놀로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관련해선 2018년부터 이미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금융사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조 AI 리더과정과 데이터사이언스 프로젝트과정을 운영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AI 대학원의 최우수 전임교수진과 석박사 연구조교의 밀착 지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과의 풍부한 AI 분야 산학협력 경험, 현업 이슈 프로젝트 중심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인재교육원에서 제공하는 AI 교육프로그램의 특징을 추가로 말씀드리면 고객사의 니즈와 산업군, 수강생의 직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맞춤형으로 설계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AI 교육과정이라도 A사와 B사의 교육내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개인 프로젝트 수행을 통해 최신 AI 기술을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만큼 고객사들은 실제 아웃풋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는 양산형 온라인 교육콘텐츠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강점이다. 한편 사회적 수요가 높은 분야의 B2C 과정도 개설하고 있다. 푸드테크와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G-FAEP과정, 유엔해비타트한국위원화와 공동개발한 ESG 아카데미, AI 시대 경영자의 의사결정과 경영 효율화 제고를 돕는 BFAI 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이상의 프로그램들은 성균관대학교 인재교육원 홈페이지(skkux.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HRD의 미래를 그려달라.인재교육원을 중심으로 ‘Global Leading Extension School’로 도약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네 가지 전략과제를 추진 중이다. 첫째, 대학 평생교육 신新 모델 창출이다. 위 영역에선 기업 맞춤형 전문교육 강화, 사내대학 위탁운영모델 확장, 국내외 전문교육 기관과의 제휴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둘째, 개방형 평생교육 플랫폼 구축을 통한 교육 인프라 시스템 고도화다. 셋째, 에듀테크 기반 명품 콘텐츠 확대다. 각계 조직의 키워드인 디지털 대전환을 비롯해서 AI, 바이오 등 새로운 산업에 대한 교육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며 ESG와 같은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도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넷째, 정부에서 추진하는 평생교육진흥계획과 연계해서 킹고 디그리의 확장성을 높이고자 한다. 단기적 성과나 이익보다는 대학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고민하며 인류와 미래 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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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일 교수] 교육의 밝은 미래를 위한 반석을 세우다
“정련된 교육 프로그램의 가능성과 힘을 믿어야 하고, HRD뿐 아니라 또 다른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합니다.”PC(Personal Computer) 탄생부터 챗GPT 출현까지 교육에 테크놀로지가 적용된 흐름과 모습을 지켜봐 왔고, HRD 담당자들과의 협업에도 집중했던 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의 제언이다. 그는 교육공학자로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여정을 중심으로 ‘교수설계’가 HRD 담당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며,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대변되는 ‘새로운 것’을 왜 계속해서 배우고 적용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짚어줬다.PC(Personal Computer)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PC를 활용한 교육을 접했고, 통계 컴퓨터 프로그램 패키지 ‘SPSS’도 익혔던 임철일 교수는 교육행정이나 교육사회에 관심을 보였던 학생들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교육공학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유학길에 올랐다. 장소는 바로 미국 블루밍톤에 위치한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이었다. 그곳에서 임철일 교수는 ‘체제적 교수설계(ISD, Systematic Design of Instruction)’를 시작으로 지금도 통용되는 문제/프로젝트 중심 학습을 경험하며 교육공학자로 성장하기 위한 길을 충실히 걸어갔다.“당시 블루밍톤은 마차를 이용해서 마을을 여행하는 관광산업을 했었는데 저는 여행가이드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회사 ‘포드’에 필요한 교육도 담당자들과 교류하며 파악했었죠. 또한,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이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가서 앞으로 어떻게 치아를 관리해야 하는지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봤어요. 이렇게 인디애나대학교는 Instruction Design Process에서 선도적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삼성과 LG 등에서 교육담당자들이 과학적, 체계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연수를 받으러 찾아왔었습니다. 제가 자연스럽게 HRD와도 인연을 맺게 된 배경입니다.”박사과정을 마친 임철일 교수는 귀국 후 잠시 LG화학 HRD 관련 부서에 몸을 담은 뒤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지금까지 임철일 교수는 학부와 대학원을 아우르며 교육공학, 교수체제설계, 원격교육을 중심으로 많은 학생을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고 있으며 연구와 강연에도 매진하고 있다. ISD모형과 RP-ISD모형이 대표적이다. HRD 측면에선 기업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사례를 받고 연구를 통해 더욱 개선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제공한다. 이렇게 HRD 담당자들에게 정련된 교육 프로그램의 힘을 일깨워주고 있는 임 교수는 기업교육의 이유와 성격에 관해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대학교에서 받는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계약학과’를 만들어서 산업계에 특화된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들도 있어요. 기업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내야 하고, 그 기업에 적합한 태도와 가치를 내재화해야 하며, 고유의 문화에도 적응해야 하는 만큼 충분히 이해합니다.”한편 서울대학교는 예비·현직 교원의 AI·디지털 역량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육부의 사업인 ‘아이에답(AIEDAP)’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서울대학교 미래교육혁신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는 임철일 교수가 있다. 그런 만큼 임 교수는 교육의 디지털 전환과 그 흐름에 따른 Post HRD에 대한 관점도 공유했다.“디지털 요소가 가미되어 학습자와 학습자, 교수자와 학습자 사이는 물론 교육이 일어나는 환경과 교육이 이뤄지는 방법에서 더욱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소통을 돕는 툴이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강의에 디바이스를 활용하지 않는 교수자를 찾기 어려워졌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벗어난 교육에 익숙해진 현실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런 변화를 「HRD KOREA 2023」의 부대행사 ‘HRD EXPO’에 참여한 여러 교육기관을 보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속칭 ‘꼰대문화’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애자일하게 일하고 학습하는 방식과 문화에 리더들이 적응하지 못해서 만들어진 현상입니다. 따라서 Post HRD는 결코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디지털 전환과의 동행’입니다.”이어서 임철일 교수는 학업이 HRD 담당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석사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들려줬다. 그는 “일하면서 배우고 그로써 성장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합니다.”라면서도 “일터에서 좌충우돌하며 배웠던 것들을 여유를 갖고 하나씩 이론에 기반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학계로 Field를 넓혀보면 ‘배움과 교류의 확장’이 일어납니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그는 “직무순환 속에서도 HRDer의 길을 계속 걷길 희망한다면 박사까진 아니더라도 ‘석사과정’은 밟길 권합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임 교수는 “HRD 담당자들이라면 교육 프로그램이 사람의 행동, 사고, 지식을 변화시킨다는 ‘가능성’을 믿어야 하며, 그것을 훈련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역량개발에 활용할 줄 알아야 하고, HRD뿐 아니라 자신만의 또 다른 전문영역을 확보해야 합니다.”라고 제언했다.다채로운 경력개발이 현실이 된 시대상을 관통하는 메시지다.앞으로 임철일 교수는 ISD모형과 RPISD모형의 업데이트를 비롯해서 예비·현직 교원들의 AI·디지털 역량 향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는 “AI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접목해서 다양한 문제를 발굴하고, 분석하고, 해결하는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은 선진국의 ‘엣지’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챗GPT의 경쟁력이 널리 입증되었지만 정작 그것을 교육에 활용하는 교수자들은 전공, 나이, 역할, 소속 등을 불문하고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만큼 임철일 교수가 교육·HRD 관계자들이 더 나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배우고 적용하고 활용하는 긍정적 변화에 더욱 큰 영향력을 선사해주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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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회장] 사람과 기업을 키우는 하나의 답은 ‘역량’이다
인공지능·챗GPT 시대, 사람과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거대한 변곡점 앞에서 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회장은 ‘역량(Competency)’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모든 사람이 가진 성공과 행복을 추구하는 힘이고, 무엇보다 모든 기업이 원하는 뛰어난 인재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그는 ‘경영의 답은 사람’에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20여 년간 물리학, 생물학, 신경과학 등 자연과학을 토대로 사람의 정체성을 탐구하고 연구했다. 그리고 사람은 ‘역량’을 바탕으로 성과를 만들고 성장하며, 조직과 기업 또한 발전하고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사람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현하도록 돕는 것이 4차산업혁명과 더불어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한 모든 기업에서 지향해야 할 HRD의 핵심이라고 짚었다.엄준하 회장: 과학적 관점에서 HRD의 현주소를 진단해달라.이형우 회장: 여전히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에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사람의 변화, 성장, 행복을 돕기 위해서는 인간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개발되는지를 현상이 아닌 속성의 차원에서 합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HRD의 원재료는 생물학과 신경과학이며, 인문학은 부재료여야 한다.엄준하 회장: 챗GPT를 바탕으로 더욱 자세한 말씀 부탁드린다.이형우 회장: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기억을 축적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역량이 형성되고, 역량을 통해 일과 삶에서 필요한 성과들을 만들어낸다. 우리 뇌가 신경흔적, 신경패턴, 신경경향성 등을 통해 어떻게 역량이라는 신경기능을 만들어내는지 알려면 뇌 신경망의 특성과 작동 원리를 알아야 한다. 그런데 사실 챗GPT가 이러한 뇌 신경망의 메커니즘을 거의 그대로 구현하고 있다.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뜻을 풀이하면 ‘주어진 정보, 지식 그리고 언어를 사전에 맥락적으로 학습해서 새롭게 생성하는 것”이지 않나. 뇌가 하는 일도 이와 비슷하다. 이러한 원리를 아는 사람들은 챗GPT를 훨씬 더 유용한 툴로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역량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현되는지에 관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이해를 한다면 HRD의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의 본질은 ‘인과를 연결하는 행위’이므로 바람직한 성과라는 미래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람의 역량’이라는 원인을 잘 이해하고 다루어야 한다.엄준하 회장: 뇌는 어떻게 성장하는가?이형우 회장: 사람의 성장은 곧 뇌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뇌가 어떤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가 중요하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서 그때그때 뇌의 여러 신경회로가 연결되며, 이러한 뇌의 연결성이 사람의 다양한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특히 역량은 전전두피질을 중심으로 형성이 되고, 그래서 영유아기, 유소년기, 사춘기 등 성장발달단계를 거치면서 전전두피질이 성숙되는 25세 무렵에 역량도 거의 완성이 된다. 우리가 방대한 연구논문들을 바탕으로 문헌조사와 메타분석을 통해 정리한 ‘신경과학 기반 통합역량이론(NCT: Neuro Competency model Theory)’에서는 뇌의 전전두피질을 중심으로 일곱 개 영역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파악하였고, 성장기에 만들어지는 7가지 역량(긍정성, 적극성, 안정성, 대인력, 전략력, 조절력, 통합력)을 추출하였다. 이 일곱 가지 역량을 ‘C7 기반역량(역량성능)’이라고 하고, 신경경향성을 기반으로 바람직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성과를 만들 수 있는 내적인 힘으로 NCT에서는 역량을 정의한다.엄준하 회장: 성장단계에서 역량이 만들어지고 완성이 된다면 성인들은 가능성이 없다는 뜻인가?이형우 회장: 그렇지 않다. 아주 쉬운 일례로 성인이 되어서도 피아노나 자전거를 배울 수 있지 않나. 성인이 되면 역량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뇌가 닫히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되면 역량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역량을 최대한 발현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사회적이고 의도적인 학습을 통해서 역량을 강화하고 함양시킬 수 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지닌 역량을 최대한 발현하지 못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마이다스 HRD 목표는 ‘5는 5대로, 10은 10대로’이다. 즉 사람들이 각자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기회를 주고, 성공경험을 돕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HRD이다. 물론 기업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역량 외에도 지식(K)과 기술(S)이 필요하다. 역량과 기술과 지식의 상호작용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내는 힘이 성과능력이기 때문이다.엄준하 회장: HRD 담당자는 직무에 필요한 지식(K)과 기술(S)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것을 일터에서 부서장이 빠르게 효과적으로 가르치도록 해야 한다. 역량을 개발할 수 없고 발현을 최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HRD에서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이형우 회장: 지식(K)도 기술(S)도 아닌 ‘태도(Attitude)’와 관련된 부분이다. 마이다스에서는 이것을 관계기술로 정의하고, CSR이라고 부른다. Communication(대인관계), Strategy(성과관계), Reflection(자아관계)의 약자이고, 각각 타인, 일, 자신과의 상호작용을 잘하는 기술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소통’이, 일과의 관계에서는 ‘전략’이,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에서는 ‘성찰’이 핵심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이 만들어졌다. 마이다스 HRD는 CSR의 습관화 프로그램을 통해서 관계기술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 관계기술 자체는 역량이 아니고,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역량을 최대한 발현시키는 기술이다. 조직에서 고성과자들을 관찰해보면, 모두 관계 잘 맺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 자기 성찰을 잘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세 가지 관계기술은 뛰어난 인재들의 공통분모이면서 성인이 되어서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개발하고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엄준하 회장: 상호작용을 잘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이형우 회장: 세상의 본질은 관계이다.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관계로 존재한다. 우리가 원하는 행복 또한 사람 ‘속’에 있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다.우리는 타인, 일, 자신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사회적 인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또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하면서 자기실현의 길을 모색한다. 한마디로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존재하고 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역량을 잘 형성하기 위해서도, 자기가 가진 역량을 최대한 잘 쓰기 위해서도 상호작용이 중요한 것이다.엄준하 회장: 습관화를 통해서 관계기술을 익힌다고 했는데, 습관화는 정말 어렵지 않은가. 기업 HRD 담당자들에게는 사람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관점이 있다.이형우 회장: 습관화가 어려운 것은 반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풀이 우거졌던 숲에 길이 만들어질 때를 생각해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몇 번이고 반복해서 지나가야 겨우 길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하는 행동은 뇌 신경회로에 반영이 되고, 몇 번이고 반복하여 지속하면, 마치 힘든 길이 편한 길이 되는 것처럼 신경패턴이나 신경버릇이 생기는데 이것이 습관화이다. 습관화를 돕는 방법은 있다. 처음에 시작을 돕는 트리거 환경을 만들고, 작은 목표에서 시작해 성공경험을 하는 것, 그리고 방해요소를 제거하여 저항을 줄이고, 지속유지를 위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해도 습관화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마이다스 HRD에서는 신경과학 기반의 CSR습관화 애플리케이션 ‘뉴로우(NEWRROW: NEW+TOMORROW, 새로운 내일)’를 개발하고 있다. 일잘러가 되고 싶은 직장인,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 다양한 경험이 중요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각각의 버전이 개발될 예정이다.엄준하 회장: 미래 사회에 대한 통찰과 혜안도 듣고 싶다. 인간과 AI는 앞으로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보시는가.이형우 회장: 산업혁명은 인간의 욕망과 혁신적 기술이 공진화되어 일어나는 사회변혁적인 현상이다. 기술의 목적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기능의 대체이다. 1차와 2차 산업혁명이 에너지를 만들고 사용하는 육체기능을 대체하였다면, 3차와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받고 처리하는 인간의 정신기능을 대체한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인지처리능력을 AI가 대체한 인지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기술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다. 인간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위기가 되기도 하고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술이 갖는 본질적 가치는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고, 그에 따라서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날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잘 아는 사람이 인공지능을 잘 모르는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엄준하 회장: HRD의 ‘D’는 목적을 지향하며 사람을 포괄한다. 그런 만큼 ‘사람경영’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고 보인다.이형우 회장: 마이다스는 HR경영을 하는 기업이다. HR경영 시스템은 Recruitment(채용), Management(운영), Interaction(성과), Development(육성), Analysis(데이터 분석), Culture(문화), Strategy(전략) 모두 7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HR경영의 목적은 개인과 조직의 성과와 성장을 통한 행복인재의 육성이다. 사람중심의 HR경영을 한다고 하면 막연하게 착한 경영을 하자는 말로 이해한다. 아니다. 기업에서는 성과와 성장이 중요하고, 성과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고, 성장의 주체도 사람이다. 따라서 사람을 중심으로 경영해야 사람도 기업도 성장한다. 그리고 기업이 성장해야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더 많은 사회적 가치는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이 된다. 자본중심 경영에서 사람중심 경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HRD는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다. HRD 담당자는 누구보다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합리적으로 잘 알아야 한다. 농부가 어떤 씨앗이 어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지 알아야 농사를 더 잘 지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엄준하 회장: 경영의 방향성에 대한 제언도 부탁드린다.이형우 회장: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경영이 필요한 법이다. 이제 사람을 수단으로 여기는 통제 중심의 경영 방식으로는 미래의 패러다임에 부응할 수 없다. 앞으로 기업에 필요한 인재는 업무는 인공지능에 많은 것을 일임하고, 자신의 역량을 통해 보다 창의적이고 협업을 통한 집단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코디네이터형 인재이다. 사람의 본질을 모르고 숫자만 가지고 하는 경영으로는 이러한 인재를 육성할 수 없지 않겠나. 경영이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사람에서부터 답을 찾아야 한다. 경영은 사람으로부터 시작해 사람의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사람의 행복을 지향해야 한다. 사람의 정체성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현하며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 그것이 올바른 미래를 만들어가는 HRD의 역할이고 진정한 ‘사람경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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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Work Trend] 좋은 성과는 좋은 일터에서 만들어진다
어떤 요인으로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시대가 변화하면 사람들이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기업은 시대상을 주시하며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왔다. 물론 변치 않고 중심에 자리하는 키워드는 직원 만족도와 업무 생산성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일터는 어떤 변화와 시도를 겪고 있으며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일하기 좋은 곳에서 최고의 성과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HR/HRD 관점에서 ‘Global Work Trend’를 살펴본다."기업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고심하는 과제는업무 생산성 증대를 위한 일하는 방식 개선이다.실제 수기 작업부터 PC, 인터넷, 모바일 기기에 이르기까지테크놀로지 발전에 따라 일터의 모습은 계속해서 변화해왔다."업무 생산성 개선,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지상 과제기업이 언제나 고심을 거듭하는 과제 중 하나가 바로 업무 생산성 증대를 위한 ‘일하는 방식 개선’이다. 과거의 수기 작업부터 시작해서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모바일 기술에 이르기까지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일터의 모습도 계속해서 변화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일하는 공간과 시간에 안전 기반 자율성을 부여했고 그에 따라 재택근무, 거점오피스, 자율좌석제 등이 활성화됐다. 지금도 기업들은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스마트오피스를 그려가고 있다. 이런 눈에 보이는 시도와 발전만큼 업무 생산성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일례로 스마트오피스로의 변화는 임직원 개개인의 시간관리 차원에서 높은 자유도를 줬지만 동료와의 협업과 정보를 정리하고 수집해야 하는 행정업무 처리에 있어 생산성을 낮춘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노동부 데이터를 인용하며 작년 기준 직원들이 원격근무를 전혀 하지 않거나 거의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글로벌 기업의 사업장이 72.5%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감소세에 들어서면서 많은 직장인이 예전과 같이 오프라인 일터로 복귀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워크 환경에서는 학습기회 제공의 미흡, 조직문화 약화, 정규 근무시간 동안의 임직원 가용성 저하, 비대면 문서 위주의 의사소통 등으로 인해 시너지가 낮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자율성의 확대에 따른 팀워크 감소나 사무실에 나와서 일하는 동료들의 비대면 근무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등이 조직문화 차원에서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일하는 방식은 중심이 사람이기에 배경, 성향, 문화, 학습, 생활 등과 연계되어 있다. 그런 만큼 만족스런 변화를 도모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생산성을 높일 방안을 끊임없이 고심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해답을 ‘AI’에서 찾고 있다. 그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5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업무동향지표(Work Trend Index) 2023’을 발표하며 AI 시대의 글로벌 업무 동향과 그에 따른 인사이트를 공유했다.Global Work Trend IndexMS가 소개한 ‘업무동향지표 2023’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1개국 3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조사 결과물, 링크드인의 노동시장 트렌드, 마이크로소프트 365에서 집계된 수조 개에 달하는 생산성 신호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이런 작업을 통해 MS는 글로벌 기업들의 일터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으며,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변화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첫째, 데이터 범람에 따른 업무부담이다. MS는 업무에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서 발생한 수많은 데이터를 관리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 사용패턴 조사 결과 지난 3월 전 세계 근로자들은 업무수행에서 이메일과 미팅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이메일 사용 그룹은 주당 평균 8.8시간을, 미팅 참여 그룹은 주당 평균 7.5시간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상호 정확한 의사소통을 위해 일정을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며 커뮤니케이션에 할애하는 시간이 더욱 늘어났다. 관련해서 MS는 2020년 3월과 2022년 2월 사이 MS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팀즈(Teams)를 활용한 주간 회의시간은 252%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짧고 갑작스럽게 일정이 잡힌 회의가 2년 사이 8% 증가했으며 15분 이내의 짧은 회의가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이런 맥락에서 조사에 참여한 한국 근로자의 68%도 회의에 신경쓰느라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MS는 이런저런 미팅을 많이 하지만 정작 그 결과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워 비효율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리더들의 60%는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발현에 어려움을 겪으며 그로 인해 발생할 조직 내 혁신의 부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상의 결과는 전 세계 근로자들이 시간과 집중력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소속된 기업의 도약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알려준다. 또한, 많은 기업에 테크놀로지 변화에 맞춰 업무수행 방식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도 시사하고 있다.둘째, AI와의 협력적 관계 구축이다. AI에 대한 기업들(근로자와 관리자)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 49%의 근로자가 AI로 인한 고용 안정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74%의 근로자는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업무를 AI에 위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조사에 참여한 전 세계 근로자 4명 중 3명은 행정업무(76%)뿐만 아니라 분석업무(79%), 심지어 창작이 요구되는 업무(73%)에도 AI의 도입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에서 제공되는 AI의 가치에 대한 관리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34%의 한국관리자가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가장 큰 가치로 꼽았다. 이는 인력의 감축(18%)이라고 응답한 관리자들보다 약 1.8배 높은 비율이다. 글로벌 수치는 생산성 향상 31%, 인력 감축 16%로 나타났으며, 약 2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런 결과물은 AI에 대한 근로자들의 우려와 AI를 통한 업무의 효율성 향상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보여준다. 더불어, 관리자들은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중시하는 경향이 예나 지금이나 여전함을 보여주며 AI 기술의 적절한 활용이 조직의 성공과 직원의 업무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도 시사했다.셋째, AI를 활용하는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다. AI 발전에 따른 업무 패러다임 전환은 앞으로 직장인들에게 ‘프롬프트 엔니지어링’과 같은 새로운 스킬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MS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리더의 82%는 앞으로 고용할 직원들에게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스킬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기업들은 업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관해서 전문적인 스킬을 보유한 인재를 고용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근로자 중 60%는 미래 업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근로자들이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변화하는 업무환경에 대응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앞으로 근로자들의 애질리티 기반 새로운 지식과 스킬 습득을 지원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다.이런 동향을 인지하고 있는 기업들은 직원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으며, 변화를 선도할 스킬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직 전체적으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며, 이는 고용주와 근로자 간의 협력을 통해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AI기술의 발전은 지금보다 더욱 가속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서라도 근로자들이 새로운 스킬을 적절하게 습득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AI를 활용하는 역량은 근로자 개인 차원에서도 AI 중심 시대에서 꾸준히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다.AI 기반 진정한 업무혁신MS는 올해 3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Microsoft 365 Copilot)을 발표했다. 대형언어모델(LLM)과 MS 그래프의 비즈니스 데이터,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과 결합한 생산성 도구다. 코파일럿을 활용하면 MS 워드에서 보고서 양식이나 PPT의 슬라이드를 자동생성할 수 있고, 엑셀에 입력된 데이터와의 대화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찾아낼 수 있다. 관련해서 ‘업무동향지표(Work Trend Index) 2023’에 담긴 인사이트를 분석한 오성미 MS 모던 워크 비즈니스 총괄 팀장은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의 데모를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면서 받은 피드백을 공유했다.“기업들은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에 있어 과거보다 많은 시간을 절약하게 됐고 그에 따라 업무의 효율성이 무척 높아졌다는 피드백을 전해줬습니다. 단순한 문서작업이라고 하더라도 아무 내용과 틀이 없는 백지에서 시작한다고 가정했을 때 제목을 잡고, 목차를 구성하고, 전문과 본문을 구분해서 내용을 작성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딥니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처럼 문서작업의 틀을 잡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런 일을 이제 AI가 대신해줄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제공하는 정보가 무엇이냐에 따라, 얼마만큼 정확하게 AI에 지시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원하는 포맷이 정확하게 생성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원하는 결과물을 얻지 못했을 때 AI의 부정적인 면만 보고 비판하면 곤란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초안이라고 하더라도 기본 틀을 잡아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프레임을 만들어주면 이후 사용자는 고도의 사고력과 노하우가 요구되는 일에 과거보다 많은 시간을 투입할 수 있어요. 물론 시간도 절약되죠. 이렇게 AI를 활용해보면 업무를 지원하는 도구를 보는 올바른 시선도 갖출 수 있습니다.”그런가 하면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생산성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변화를 넘어 ‘일의 성과 측정’과 ‘구성원 역량개발’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이에 맞춰 MS는 AI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직원경험 플랫폼 ‘비바’를 통해 직원 몰입 및 역량개발 측면에서 다양한 모듈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관해 오성미 팀장은 다음의 내용을 덧붙였다.“플랫폼 ‘비바’에서는 설문조사를 생성하고 결과를 측정하는 등의 기능을 AI로 쉽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직원들의 역량, 업무, 심리, 학습 측면에서의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리더십에 대한 기대나 문제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OKR 기반 성과관리 체계를 생성해서 더욱 긍정적인 조직개발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이처럼 일터에의 AI 도입은 원활한 의사소통,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업무에 임하는 태도 측정과 개선, 근무환경의 수준 제고, 업무수행능력 향상 등의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온다. 이런 변화는 지식, 기술, 태도 전반의 변화는 물론 사람 자체의 변화도 일으키며, 심지어 업무에 대한 정의와 조직의 성과까지도 바꿔놓는다. 이렇게 사회적인 시스템과 기술적인 시스템이 함께 변화한다면 통합적 관점에서 업무환경 재설계와 개선이 보다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일하기 좋은 곳에서 최고의 성과가 만들어지는 법이다.따라서 AI 중심으로 일터가 변화하고 있다면이런 현실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받아들이고그에 적합한 HRD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서 실행해야 한다."미래 일터와 HRD의 역할AI는 언제나 인간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두 가지 시선을 받아왔다. 그런데 IBM은 2020년에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며 ‘AI가 인간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AI는 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원활한 업무수행을 돕기 위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맞춤형 지원을 해줄 것으로 해석되며, 앞으로 일하는 방식에 AI가 도입되는 것은 결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기업들이 앞을 다투며 기존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인 데이터 입력, 문서 정리, 이메일 자동 분류 등을 자동화하고 있는 모습은 앞으로의 일터가 과거의 ‘하드워킹’에서 벗어나 협업, 소통, 분석, 사고의 고도화를 통한 ‘스마트워킹’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짚어준다. 여기에 더해 AI 기반 예측과 의사결정 지원은 지적노동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의 혁신을 돕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AI 기술의 발전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앞으로 어떤 과제를 설정해서 해답을 도출해야 하는지 통찰해야 한다.기업의 미래 방향성에 맞춰 HR/HRD 부서는 구성원의 전략적 사고력 개발, 동료들과 적절하게 소통하며 시너지를 발휘하는 태도,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의 중요성과 필요성 등을 두루 인식하며 지속가능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기술적 시스템 변화에 따른 사회적 시스템 변화도 깊이 고려하며 문화와 풍토 기반 조직의 변화관리를 지원하는 활동과 같이 조직개발 측면에서의 미래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무엇보다 HR/HRD 담당자들은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주시하며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AI 도입이라는 기술적으로 눈에 보이는 이슈를 넘어서 인사제도 및 교육훈련과 업무 프로세스를 회사의 특성과 시대상 변화에 맞게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시작점은 ‘AI를 중심으로 일터가 변화하고 있구나’라는 깨달음과 이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받아들이는 태도다. 기업은 성과를 내야 하는 곳이고 이를 위해 과거부터 지금까지 작든 크든 일하고 학습하는 방식은 항상 변화해왔고 앞으로도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생산성의 시작점은 생각과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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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산업포럼] 사람의 경쟁력, 비즈니스와 교육 변화 통찰
AI 기술의 발전은 삶과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AI와 인간이 어떻게 서로 보완하고 협력해서 더 나은 미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런 동향을 인지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3 콘텐츠산업포럼’을 열었다. 특히 포럼에 나선 장동선 교수와 김대식 교수의 강연을 통해서는 AI 시대에 콘텐츠와 기술이 분야별로 어떻게 융합해야 하는지, 사람은 어떤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개발해서 미래를 꾸려나가야 하는지 통찰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2023 콘텐츠산업포럼’은 AI 기술의 현황을 짚고 어떻게 콘텐츠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던지며 막을 열었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장동선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AI시대, 뇌를 유혹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를 주제로 포럼을 이어갔다. 그는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가면서 생성형 AI에 앞서 화두가 됐던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4차 산업혁명 등의 키워드는 ‘뇌가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중심으로 생성되어 가는 메커니즘 중 하나이며, AI와 함께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라고 진단했다.장동선 교수는 AI의 빠른 발전에 따라 많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앞으로의 사회 시스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며 본인이 전망하는 미래상을 공유했다. 먼저 지식을 주고받는 방식, 즉 교육 분야의 변화다. 그는 역사적인 변화의 순간 중 하나인 인지혁명을 언급하며 사람은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면서 타고난 뇌를 진화시켜 환경 변화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런 맥락에서 장 교수는 지금의 AI는 사람 대신 학습하고 지식을 알려줄 수 있는 일종의 메타 브레인 형태로의 진화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AI를 통해 많은 지식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개인 튜터 또는 AI가 지식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또한, 그는 “캐릭터와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랑의 대상, 대화의 대상, 지식과 정보를 얻는 대상도 아바타 형태의 서비스가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가상세계를 실제처럼 경험할 수 있는 시점에 가까워졌다.”라며 인간과 AI 구분이 모호해질 것으로 내다봤다.이어서 장 교수는 의료 분야에서 삶, 죽음, 건강, 행복이 예측 가능해질 것이라 설명했다. 생물학적인 행동과 표정, 피와 유전자와 혈액, DAN 등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사람을 구성하는 모든 것들이 데이터가 될 것이며 게임을 통해서도 누군가의 헬스케어를 알 수가 있고 모빌리티 상태로 그 사람의 소비 패턴도 파악하는 등 여러 데이터가 전혀 다른 영역에서 사람을 예측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앞으로 AI를 통해 사람이 존재하는 오프라인 공간의 모든 디바이스까지도 인터넷에서 연결될 것이며, 그 연결은 삶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그러고 나서 장 교수는 콘텐츠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콘텐츠는 사람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이야기.”라며 “뇌의 입장에서 콘텐츠란 세상의 수없이 많은 정보의 조각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연 말미에 장 교수는 “사람의 뇌가 본질적으로 기계와 다른 이유는 세상 어떤 AI도 자신이 AI라는 걸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계와 달리 사람은 대부분의 시간을 고객, 부하, 파트너, 아이들과의 관계에 관해 생각하면서 타인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고, 남다른 창의성을 발현하고, 집단지성도 발휘한다. 이런 맥락에서 장 교수는 “콘텐츠에서 뇌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뇌의 세상을 경험하고, 이해와 공감으로 서로 연결되기 위해서 진화한 존재라는 것이 사람의 차별점.”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다음으로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생성형 AI 시대의 콘텐츠’를 주제로 혁신의 관점에서 기술과 시장, 사람과 콘텐츠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과제를 설명했다.그는 먼저 AI 발전의 역사를 짚어줬다. 그에 따르면 인터넷과 컴퓨터의 발전, 기계학습과 심층학습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인식형 AI가 먼저 나타났으며, 문장과 단어의 연결, 문법을 이해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통해 생성형 AI가 등장했다. 생성형 AI는 문장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거나 다양한 언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은 이런 기능에 텍스트와 이미지 상호학습 기능이 추가되면서 텍스트 입력을 통한 이미지와 영상 생성이 가능해졌다. 이에 관해 김 교수는 “생성형 AI의 발전과 영향력은 기업의 사업 방향성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라고 강조하면서 사례를 공유했다. 기존의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 업계 회사는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해당 결과물 링크에 접속해야 했지만,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직접 질문하고 답도 바로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의 검색 행위가 줄어들고, 사용자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기회도 줄어들면서 광고의 효과도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앞으로 검색 업계가 생성형 AI와 상호 보완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했다.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가 PPT, 엑셀, MS Word 등의 소프트웨어에 생성형 AI의 창작능력과 검색 기술을 도입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이미지나 영상 등의 제작 도구를 제공하는 어도비는 이미지 생성 AI로 3D 모델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김 교수가 AI 기술 도입이 예술과 창작의 영역에서도 노동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하는 배경이다. 여기에 더해 AI의 발전은 교육 분야에서도 변화를 가져온다. 김 교수는 좋은 교사의 조건을 ‘전문성’, ‘학습자 맞춤형’, ‘시공간을 초월하는 접근 가능성’이라고 짚어주며 AI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기에 앞으로 AI가 각 학습자가 필요로 하고, 보완해야 할 맞춤형 교육 경험을 제공하면서 교사와 학습자의 관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글쓰기, 코딩, 반도체 설계, 마케팅 카피 쓰기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진 수작업이 AI 기반 대량으로 이뤄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두 연사의 강연에서는 지식과 정보를 담은 콘텐츠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어떻게 변모할 것이며, 이런 변화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두 연사는 노동의 의미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HRD 담당자들은 일하는 방식 변화를 상수로 보고 조직 내에서 AI 관련 역량을 어떻게 개발해야 하며, 그로써 조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전망하며 인재육성의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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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TECH 2023] AI의 가능성을 보며 되새기는 휴머니티
‘생성형 AI’를 향한 기업의 시선은 ‘과연 AI로 일터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압축된다. 관련해서 ‘AI + X = 2F(Future & Force)’를 주제로 열린 「AI TECH 2023」은 AI가 기업에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었던 컨퍼런스였다. 특히 3명의 연사가 수놓은 기조강연은 전문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일의 본질을 파악하는 통찰력, 기본적인 AI 교육이 필요한 이유, AI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사람의 태도 등을 아우르고 있어서 HRD 담당자들이 주목할 만했다."업무의 본질에 대한 이해, AI 리터러시 함양,사람을 위해 주체적으로 AI를 활용하는 태도는기업 경영에 테크놀로지의 영향력이 거세질수록그 힘의 방향성을 바로잡아줄 사람의 경쟁력이다."기조강연의 첫 주자로 나선 조성준 서울대 교수는 “AI는 인간 수준의 문제해결을 수행하는 똑똑한 컴퓨터이며 ‘분석형’과 ‘생성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분석형’은 마케팅, 대출 심사, 고장/가격 예측, 사기 검출 등에 활용되며 ‘생성형’은 번역, 문서 요약, 보고서 작성, 작곡, 작사, 디자인 이미지 생성 등에 효과적이다. 이어서 조성준 교수는 AI는 크게 지식을 기반으로 ‘연역적’으로 추론하거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귀납적’으로 추론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조성준 교수는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그동안 인간이 쌓은 지식을 수많은 데이터로 가공해서 추론할 수 있게 됐기에 챗GPT와 같은 유용한 도구가 만들어졌다.”라고 정리했다. 동시에 그는 “생성형 AI는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능하는 만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을 때 영화관을 찾는 관객수를 ‘0명’으로 예측한 것처럼 새로운 변수에 ‘철저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사람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의 진위를 잘 분간하지 못한다.”라고 진단했다. 기본적인 설명을 마친 뒤 조성준 교수는 ‘비즈니스 가치 창출’로 화제를 돌렸다. 그에 따르면 AI는 비즈니스에서 소비자 파악, 설계오류 분류, 원자재 가격 예측, 품질/불량 예측, 제품의 컨셉과 이미지 개발, 프로모션, 시장/기술의 동향 파악, 인사평가와 예측 등에 활용된다. 다음으로 그는 AI를 활용하기 위한 Step을 ‘기획’, ‘데이터 확보 및 AI 개발/구매’, ‘AI 적용 전 평가’, ‘AI 적용/적용 후 평가’ 순으로 풀어냈다. ‘기획’은 현업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가 ‘어떤 업무에 AI를 적용할까?’,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어디에 있나?’, ‘AI 엔진은 자체 개발해야 하는가? 아니면 외부의 엔진을 구매해야 하는가?’ 등을 고려하며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다. ‘데이터 확보 및 AI 개발/구매’는 전문가의 영역이며, ‘AI 적용 전 평가’와 ‘AI 적용/적용 후 평가’는 현업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가 해내야 하는 과제다. 조성준 교수는 “소속된 기업과 그곳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의 본질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며 파악하고, 크게든 작게든 AI를 경험한 뒤 ‘AI가 정말 내 일과 우리 회사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맞춤형 해답을 찾아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두 번째 연사였던 전민아 네이버클라우드 리더의 강연에서는 초대규모 AI가 가져올 변화, 한국형 AI의 필요성, 생성형 AI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변화에서는 ‘속도와 다양성’이 키워드였다. 과거보다 정보를 빠르게 검색할 수 있게 됐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으며, 문서작업 속도가 빨라졌고, 정보 보안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형 AI의 경우 현재 널리 사용되는 생성형 AI들이 영어 기반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에 관해 전민아 리더는 “네이버는 Hyperscale AI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했고 그 결과물인 ‘클로바 스튜디오’에서 많은 기업과 사람이 우리나라의 문화, 역사, 법, 제도를 잘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상품명 교정, 이벤트 자동 구성, 회의록 요약, 음성의 텍스트 전환, 완성도 높은 문구 생성, 입력한 주제와 관련된 소주제 추천, 사용자가 작성한 문장을 다른 표현으로 변화해서 추천, 자기소개서 생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많은 기업과 사람이 반복적이고 단순하며 번거로운 일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고차원적 역량이 요구되는 일에 집중하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또한, 네이버의 생성형 AI 기술은 독거노인을 위한 말동무 역할을 해내며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도 호평받고 있었다. 나아가 전민아 리더는 “직업과 일터가 AI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지식노동자들은 AI를 활용해서 자신들의 생산성을 높일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는 메시지도 건넸다.세 번째 연사였던 최재식 KAIST 교수의 강연은 생성형 AI의 발전 방향과 그에 맞춰 요구되는 사람의 역량, 제조 현장에서 AI는 어떻게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먼저 생성형 AI의 발전 방향 측면에서 키워드는 ‘설명성’이었다. 미래 사회는 사람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검증할 수 없는 ‘데이터의 바다’와 같을 것이기에 그곳에서 유용한 도구로써 활용되는 AI가 판단을 내리고 동작할 때 그 이유를 사람에게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인적이 드물고 좁은 공간에서 운전하거나 주차할 때 주변에 있는 사람이 차에 치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 탑승자에게 그 상황을 설명해서 그 사람이 직접 자동차를 조종하도록 하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광고를 AI가 큐레이션해서 사람에게 보여줄 때 그 사람이 ‘왜 그 광고를 선택했는가?’라고 묻고 AI는 답변을 해주는 것도 사례다. 이외에도 제조나 의료를 포함해서 다양한 업계에서 ‘설명성’에 관한 사례가 있었는데 최재식 교수는 “AI를 통해 일과 삶의 편의성이 높아질수록 상황을 판단해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역량은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AI 중심 기업의 생산성 향상 영역에서 핵심은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에너지를 ‘절감’하는 결과물이었고, 과정은 앞단의 ‘설명성’과 연계되어 있었다. 최재식 교수는 자신이 창업해서 운영하는 회사 ‘INEEJI’가 산업현장에서 여러 기업과 함께 수행하는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는데 ‘공정 최적화 솔루션’과 ‘고장 진단 솔루션’이 있었다. AI가 제철소나 발전소 등에서 고온/저온 반응을 최적화함으로써 여러 차례 온도를 조정하며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에너지를 줄이고, 고속도로 모니터링 및 진단을 통해 진폭을 줄여서 관리비용을 절감하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만큼 기존 프로세스의 능률을 올리는 일도 생산성 향상에 무척 중요함을 시사한다. 그런가 하면 최재식 교수는 “OpenAI는 오랫동안 오해와 무시를 받았지만 ‘인류에게 이익을 주는 AI 개발’이라는 방향성을 견지하며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국 챗GPT를 만들어냈다.”라며 AI 생태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태도도 짚어줬다.이상의 강연들을 보면 AI 활용의 출발점은 일의 본질 파악이고, 지식노동자들은 AI 리터러시를 갖춰야 하며, AI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손길이 꼭 필요한 영역을 제외하면 통찰력, 교육, 태도를 관통하고 있다. 그런 만큼 HRD 담당자들은 조직 구성원들이 AI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올바로, 업무와의 관련성을 생각하며 바라보는 풍토를 조성해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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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해 교수] 유쾌하고 신선한 내적 균열을 선사하다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교수가 예의 있는 반말로 대화하는 수업. 무척 낯선 풍경이다. 이런 ‘평어수업’을 진행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은 김진해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다. 사람은 누구나 우여곡절을 겪고 그때마다 좌충우돌하며 스스로를 도야해서 성장해야 한다. 즉 이질성과 오묘함 속 다양성과 존중의 교차는 사람다움을 바로 세우는 요인이다. 그렇기에 ‘말’로써 학생들이 내적 균열과 관계의 재정립을 경험하며 전문성과 품성을 고루 갖추도록 헌신하고 있는 김진해 교수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진해! 이런 수업 해줘서 너무 고마워.”김진해 교수의 수업을 들은 학생이 전하는 감사의 인사다. 김 교수가 이렇게 반말이 오가는 수업을 기획한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그는 『푸른 눈, 갈색 눈』이라는 책을 언급했다. 여기에서 미국의 초등학교 교사 제인 얼리어트는 1968년 4월 4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살해당했을 때, 다음 날 수업에서 3학년 아이들을 ‘푸른 눈’과 ‘갈색 눈’이라는 집단으로 나눴다. 그리고 어느 날은 ‘푸른 눈’에, 다른 어느 날은 ‘갈색 눈’에 특혜를 줬다. 그러자 두 집단은 서로를 차별하기 시작했다. 독특한 경험을 했던 학생들은 성인이 되고 다시 모였을 때 차별과 편견의 위험성과 공감과 존중의 필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직접체험이 관점을 바꾼 것이다. 이어서 김 교수는 남성명사와 여성명사가 있는 프랑스어, 여기에 더해 중성명사까지 있는 독일어, 존댓말이 존재하는 한국어를 언급하며 “언어는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나 거리를 판단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의 습관’을 심어줍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권위적일 것 같고, 만나면 대화하기 어렵고, 수업에서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대학교 교수의 이미지가 여전한 상황에선 자유로운 토론이 어렵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털어놨다.고민 끝에 김진해 교수는 작년 2학기부터 ‘모든 의사 표현은 반말로 한다’와 ‘호칭은 이름으로 통일한다’는 2가지 원칙에 따라 학생들과 예의 있는 반말을 주고받는 ‘평어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을 보면 교수의 말을 절대적인 진리로 생각하지 않고 ‘나는 다르게 생각하는데?’라는 질문을 강의실에서 혹은 스스로에게 던져보거나, 조별 토론에서도 과거보다 자유롭게 조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완벽한 의견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발언하지 않고 미루는 태도를 벗어던지고 일단 의견을 제시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으며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관련해서 김 교수는 “교육이나 배움의 가장 큰 목표는 내적 균열을 경험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기존에 배웠던 것 위에 새로 배운 내용을 마치 탑을 쌓듯 올리려는 관념에서 벗어나 어제의 생각이 옳지 않다면 버릴 줄 알아야 더 나은 오늘이 찾아온다는 믿음에서다. 또한, 그는 “선진 교수법을 도입한다고 해도 학생과 교수 사이의 위계적 관계가 여전하다면 대학생들이 스스로를 ‘교복을 벗은 고등학생’이라고 평하는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부모님과 반말로 편하게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현실을 언급하며 “적어도 가정에서는 친밀감을 중심으로 권위주의가 많이 사라졌습니다.”라며 대학교의 풍경도 언젠가는 변화하길 희망했다.말은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진해 교수는 “어떤 단어를 선택해서 말하느냐에 따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거나 때론 호도하는 모습을 보면 말의 명과 암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처리수로 부르자고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어서 그는 “언어의 변화는 늘 있었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새로운 말이 만들어져서 확산되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금은 누구든 언어에 대한 감각을 SNS를 통해 문턱 없이 순식간에 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런 시대상은 제어할 수도 없고, 시민적 참여의 양식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긍정적으로 본다. 말에 필요한 ‘감수성’을 함양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다. 아울러 그는 “우리나라에도 이미 많은 외국인이 살아가며 그들만의 생각과 방식으로 한국어를 구사합니다.”라며 언어의 변화를 삐딱하게 보거나, 개입하고 강제해서 변화 자체를 막으려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짚어줬다. 다양성은 풍요로운 인생을 향한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또 다양성은 윤리의식과도 이어지는데 김 교수는 “말을 하는 것엔 ‘타인’이 전제되어 있고, 사회에서 관계는 ‘타인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라며 “상대방을 ‘내가 잘 모르는 존재’로 여기고 누구에게든 진심을 전하기란 무척 어렵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존중과 배려 속 참말이 오가는 삶이 펼쳐지지 않을까요.”라고 전했다.말은 다양한 사람이 한데 모여 일하는 기업과 그곳에서 문화, 교육, 소통 등을 담당하는 HRD 부서에도 매우 중요하다. 관련해서 김진해 교수는 “인적자원(HR)이라고 하면 기업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온전히 갖춘 사람을 뽑아서 그 능력을 발휘하게 하고, 그렇지 못하면 바로 내보낸다는 의미로 들립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서 그는 “끊임없이 지표를 갖고 역량과 성과를 판단하면 회사와 구성원 모두 고달프지 않겠어요?”라고 되물으며 “빠르게 성과를 내는 사람을 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조금 미흡하거나 엉뚱하고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는 구성원을 어떻게 하면 조직에 스며들어 성장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 심리적 안전감 속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다. 모든 인간은 각자의 문화적 배경이 있는 만큼 100% 수치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상급자일수록 말을 줄여야 하고, 판단을 조금 늦게 해줘야 합니다.”라고 제언했다. 상급자의 말은 그 자체로 하급자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고, 빠른 판단은 조급함을 심어주어 큰 실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삶은 변수의 집합체다. 사람은 누구나 우여곡절을 겪고 좌충우돌하기 마련이다. 이때 올바른 생각과 자세를 견지하면 스스로를 도야해서 성장할 수 있다. 이질성과 오묘함 속에서 교차하는 다양성과 존중이 사람다움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그런 만큼 김진해 교수가 앞으로도 ‘평어수업’을 통해 전문성과 사람다움을 고루 갖춘 인재들을 ‘말’로써 길러주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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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위원장] 대한민국 인재와 교육의 길을 밝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다’.이배용 초대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의 행보를 잘 나타내는 『용비어천가』 구절이다. ‘국가의 중장기 교육정책 설계’를 맡은 만큼 이배용 위원장은 일관성, 전문성, 자주성, 중립성을 기반으로 미래교육의 공통분모를 찾고 있었다.교육은 실력과 품성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일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교두보이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등불이다. 이러한 교육의 본질, 역할, 방향을 명심하며 역사학자이자 교육자로 평생을 살아온 인물이 이배용 위원장이다. 그렇기에 이배용 위원장과의 대담에선 ‘왜 결국 사람이고 교육인지’ 생생히 느껴볼 수 있었다.---국가교육위원회의 설립 배경과 현안이 궁금하다.교육은 반듯하고, 실력 있고, 공동체적배려와 나눔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일이다. 그러나 인재는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현안이 많고 업무의 범위도 넓기에 중장기 방향 설계에 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2022년 9월 27일 대통령 직속으로 중장기 교육제도와 국가교육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였다. 이런 배경을 인지하며 저는 일관성, 전문성, 자주성, 중립성 기반 미래교육의 공통분모를 찾고 있다. 현안은 5개 특별위원회로 말씀드릴 수 있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과 시행령에 근거하며 ‘대학입시제도개편특위’, ‘지방대학발전특위’, ‘전인교육특위’, ‘직업·평생교육특위’, ‘미래과학인재양성특위’가 있다. 이들 특위에서는 입시에의 지나친 쏠림, 위기를 넘어 고사 직전인 지방대학,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지덕체의 고른 성장, 평생직장 소멸로 시급해진 평생역량개발, 교육계나 산업계를 넘어 글로벌 아젠다인 디지털 혁명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말씀하신 현안은 어떻게 풀어가고자 하시는가.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만큼 입시제도의 중요성과 사회적 파급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의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사례들을 말씀드리겠다. 먼저 다양한 생각과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오지선다형 시험이다. 실수도 해보고, 실패도 겪어보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데,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실수하지 마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입시학원도 있다고 한다. 의대진학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시류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잘할 수 있고 즐겁게 이상을 이룰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입시제도 개편에 집중하고자 한다. 핵심은 교육의 본질이다. 교육은 사람들이 각자의 고유한 역량과 성향에 기반한 정도正道를 걷게 하고, 그러면서도 결국 성공과 행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물론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때로는 손도 잡아주고 등도 밀어주는 선의의 경쟁이어야 한다. 또한, 지나치게 자신의 자녀들만을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인식과 태도도 바뀔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시민교육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함께 공부하고, 밥도 먹고, 뛰어놀고, 대화하다 보면 다양성을 인지하고 그것을 존중할 줄 알게 되며 결국 진정한 나의 길을 찾게 되는 법이다.작금의 세태를 보면 온고지신과 법고창신이 떠오른다.저는 늘 전통 속에 미래가 있다고 강조해 왔고, 국내 9개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켰다. 서원은 원형뿐만 아니라 ‘정신’을 잘 보존했기에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대표적으로 서원에서 유생들은 처음에 다섯 가지 방법과 자세를 익힌다. 많은 독서로 지식을 풍부하게 하는 ‘박학博學’, 자신이 읽은 것에 관해 깊이 질문하는 ‘심문審問’, 뭐든 신중하게 생각하는 ‘신사愼思’, 명석하고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명변明辯’, 독실하고 성실하게 실천하는 ‘독행篤行’이 그것이다.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경우 목木, 금金, 화火, 수水, 토土와 연결되어 사랑, 정의, 질서, 지혜, 믿음을 실천하는 올바른 삶의 시작과 끝이다. 제가 전통은 시대를 관통하는 실력 향상과 인격 도야의 근본이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한 이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시절에는 장서각에 있는 수많은 고문서를 볼 때마다 숙연해졌다. 그야말로 고전은 지식의 보고이자 지혜의 요체이며 현재의 근간이다. 그리고 저는 한지의 유네스코 등재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지韓紙는 천년의 세월을 견딘 살아있는 종이인 만큼 글에 숨결을 불어 넣어준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시련을 겪고도 기적을 이뤘지만 정작 갈등은 깊어졌다. 좋은 제도, 관습, 생각을 이어가며 형성되는 가치와 존중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온고지신과 법고창신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미래 인재들에게 필요한 역량도 짚어주시면 좋겠다.저는 세종대왕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사람이다. 지난 2009년 광화문광장을 지금의 모습으로 조성할 때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을 건립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래서 세종대왕 동상이 보이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일하는 지금 가슴이 벅차오른다. 세종대왕은 머리도 좋고 부지런했지만 많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며 품는 따뜻한 가슴을 가졌기에 수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미래 인재들에게 필요한 역량이 바로 따뜻한 가슴이다. 따뜻한 가슴은 자연을 공부하며 순환의 논리를 체득하고, 타인에게 스스럼없이 반가움과 감사함 그리고 칭찬이 담긴 말을 건네며 사랑, 나눔, 존중의 태도를 익히고, 운동하며 심신을 건강하게 하는 동시에 규칙과 진실을 배우고, 아름다움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창의성을 발휘하게 해준다. 즉 따뜻한 가슴은 뛰어난 실력과 훌륭한 품성을 만드는 그릇이다. 제가 어릴 때부터 전인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미래 인재를 위한 교수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답은 기본을 바르게 정립하는 데 있다.각 분야 교육담당자들에 대한 제언 부탁드린다. 향후 계획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교육은 미래, 꿈,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생각하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먼저 방법 측면에서는 ‘위인전 읽기’와 ‘멘토링’을 권한다. 간접적으로든 직접적으로든 곁에 존경할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보고 배우며 생각과 행동이 변화하고, 그럼으로써 창의와 겸손이 만들어진다. 학교교육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를 존중에 기반해서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이라면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선생님을 칭찬하고 존중하는 말을 건네고, 자녀들의 일상에 각별한 관심을 갖길 당부드린다. 삶이 곧 교육이다. 다음으로 태도 측면에서는 주인의식, 전문성, 자긍심을 아우르는 ‘주전자 정신’을 강조하고 싶다. 주인의식이 있어야 책임감을 발휘할 수 있고, 전문성이 있어야 시대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자긍심이 있어야 교육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 교육의 중심은 사람이며 사람을 키우는 일은 국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초대 위원장인 만큼 국가교육위원회의 지속가능성과 국민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초석을 잘 다지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각계 각층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협업하며 교육계의 여러 이슈, 갈등, 반목을 녹이는 용광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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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교수]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미래를 준비하다
"HRD는 사람들이 삶의 목적과 방향, 일의 의미를 깨닫고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해서 일과 삶에 몰입하게 해야 합니다.이때 ‘의미’라는 창으로 HRD를 보는 경력개발이 매우 중요합니다."‘경력을 연구하는 HRD학자’. 박용호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의 현재이자 변치 않을 미래다.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고, 학교 밖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HRD는 ‘걸어가야 할 길’이 됐다. 진로를 확정한 박용호 교수는 산업계와 학계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은 뒤 인천대학교에 부임했고, ‘경력과 역량’을 평생의 주제로 삼아 연구, 강의, 후학육성, 그리고 저술에 집중하며 HRD LEADER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이자 취업경력개발원장이며, 기업 HR을 컨설팅하고 있는 박용호 교수는 올해 3월 첫 저서 『역량, 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출간했다. ‘경력과 역량’을 다루는 HRD학자인 만큼 해내야 하는 목표 중 하나였다. 그는 “역량을 둘러싼 혼란에 답하고 싶었습니다.”라며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설명했다.“역량은 학교교육에서는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 직업교육에서는 ‘노동을 위해 필요한 능력’, 기업교육에서는 ‘고성과를 위해 필요한 능력’을 말합니다. 다르게 쓰이는 만큼 명확한 구분이 필요해요. 하나 더 말씀드리면 역량분석과 직무분석을 구분하지 못하는 HRD 담당자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역량분석은 개인의 역량을 분석하는 것이고, 직무분석은 사람이 수행하고 있는 일을 잘게 쪼개는 것입니다. 그런데 직무분석을 하고 있으면서 역량분석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다수입니다. 물론 문제의식을 느끼고 대학원에 입학해서 그간 일터에서 쌓은 HRD 경험과 소속된 조직에 특화된 HRD 이슈들을 짜임새 있게 정리하는 HRD 담당자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상황이나 여건이 좋지 않아 대학원에 다니기 어려운 분들도 많을 것이기에 도서를 통해 바로잡아주고 싶었습니다.”원래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던 박용호 교수는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서 학사/석사과정을 밟던 시절 ‘사회교육론’, 지금으로 치면 ‘평생교육론’ 수업을 듣게 됐다. 그때 그는 교육은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많이 이뤄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아가 그는 HRD도 배웠고 기업들이 체계를 수립해서 구성원을 교육하는 사례들도 접하게 됐다. 이렇게 귀중한 경험을 한 그는 HRD를 진로로 잡았고 현장 경험을 위해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일터에서 박용호 교수는 인재개발팀, 본사, 휴먼센터(연수원), 리더십개발파트 등에 소속되어 직원들 교육이력 관리,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 학습제도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좋은 선배들과 교류했다. 직장생활을 마친 뒤에는 집중적으로 HRD 공부를 하고자 유학길에 올랐고, 2010년에 귀국한 다음에는 잠시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활동했으며, 이후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학사과정 커리큘럼의 60% 이상이 HRD인 창의인재개발학과는 HRD학자 입장에서 최적의 장소였다. 이곳에서 그는 연구, 강의, 후학육성 등에 집중했고 어느덧 12년이 흘러가며 지금에 이르렀다.박용호 교수에게 있어 평생의 주제는 ‘경력과 역량’이다. 먼저 그는 “익히 알려진 내용과 같이 HRD는 개인개발(ID), 조직개발(OD), 경력개발(CD)로 나뉘는데 각각 ‘학습’, ‘성과’, ‘의미’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본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그는 “과거에는 CD보다 ID와 OD가 많은 조명을 받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라고 진단했다. 평생직장이 사라지면서 누구든 역량을 바탕으로 경력을 여러 차례 전환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인 까닭이다. CD가 무척 중요해진 배경이다. 따라서 그는 “HRD는 사람들이 삶의 목적과 방향, 일의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해서 일과 삶에 몰입하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정리했다. 이와 연계해서 박용호 교수는 HRD 업계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후배들에 대한 제언과 당부의 말도 전했다. 핵심은 프로세스와 콘텐츠의 ‘균형’이었다. 기업 HRD 담당자들을 예로 들면 사내에서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개발해서 운영하는 일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이 업무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프로그램과 시스템 안에서, 조직의 논리를 반영한 가운데 어떤 자기만의 컨텐츠를 만들어서 전달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경력개발의 동력인 전문성이다. 관련해서 그는 “취업경력개발원에서 함께 일하는 분들의 경우 프로세스와 콘텐츠를 아우르며 HRD 전문성을 쌓았기에 이곳에서 제2, 제3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지금은 Resource가 없어서 학습하지 못하는 시대가 아닙니다.”라며 HRD 후배들이 인터넷에 넘쳐나는 다양한 자료들을 진로에 맞게 확보하고, 학습하고, 편집해서 자신들만의 전문성을 발휘하길 희망했다.그런가 하면 6월에는 3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종합대회 「HRD KOREA 2023」이 열린다. 이때 박용호 교수는 부대행사인 ‘HRD Conference’에서 ‘의미지향의 HRD와 역량’을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HRD를 ‘의미’라는 눈으로 보는 경력개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비롯해 최근 경력개발 트렌드를 설명하고자 하며, HRD 관계자들이라면 어디에서 일하든 간에 많은 사람이 ‘Knowing Why Competency’를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짚어주고자 합니다.”라고 설명했다.이렇게 다양한 질문들에 답하고 근황도 공유한 박용호 교수는 ‘경력을 연구하는 HRD학자’라는 정체성을 견지하며 HRD LEADER의 길을 계속 걸어가고자 한다. 또한, 그는 “연구한 내용을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재미, 의미, 흥미가 있는 콘텐츠로 압축하고 응축해서 전달하는 학자들이 많죠.”라며 “이제 저도 학술서와 대중서의 균형을 잡으면서 HRD를 매개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책을 쓰고 싶습니다.”라는 향후 목표를 밝혔다. HRD는 ‘사람’을 다루는 만큼 일반인들에게 전할 수 있는 내용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박용호 교수는 많은 사람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자신을 떠올리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위상 제고와 저변 확대는 HRD의 여전한 과제다. 이때 역량과 경력이 행복한 인생의 기반으로 자리한 현실은 귀중한 기회다. 그런 만큼 박용호 교수가 앞으로 전문성 향상과 대중과의 소통을 두루 해내며 HRD의 가능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주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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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Tech Perspective] HR테크의 현재와 미래
기업의 HR 기능은 전통적으로 사람이 맡아왔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을 분석하는 테크놀로지가 나날이 발전하고, HR 효율성 향상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와 니즈도 계속되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입증하는 현상이 세계적인 ‘HR테크 붐’이다. 이렇게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곡점에서는 동향을 파악하며 기회를 포착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4월 6일 열린 세미나 「HR-Tech Perspective」는 시사점이 많았다."사람의 성향, 행동, 역량 등을 상세하게 분석해서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테크놀로지 발달로 인해기업들은 HR 기능의 효율성·효과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그에 따라 HR테크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생성형 AI 챗GPT가 등장한 이후 에듀테크를 향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동안 갈망했던 맞춤형 교육, 질문 중심 자기주도학습, 빠른 피드백, 강력한 몰입 등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기업 차원에서 에듀테크는 ‘HR테크’와 같다. HR 기능에는 인재들의 교육과 학습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HR테크는 에듀테크와 마찬가지로 점점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HR 트랜스포메이션 동향’을 주제로 강단에 선 이재진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원(박사)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이슈가 있긴 하지만 과거보다 더 효과적으로 인재들을 확보·육성·관리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HR테크 시장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왜 HR테크가 중요한지 예를 들며 설명했다. 첫 번째 사례는 인도 출신의 리나 나이르(Leena Nair) 샤넬 CEO다. 리나 나이르 CEO는 유니레버의 CHRO로 오랜 기간 활동했는데 HR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진작에 인지하고 인적성검사에 게이미피케이션을 도입해서 지원자들의 역량을 편향 없이 측정했고, 온라인 인터뷰를 시행하며 지원자들이 질문에 어떤 표정으로 발언하는지 분석했다. 그의 노력은 채용에 걸리는 기간을 4달에서 4주로 줄였고, 지원자들이 입사를 결정하는 비율을 64%에서 82%로 올렸다. 이재진 박사는 “인종 다양성이라는 요인도 있었겠지만 비즈니스에서 HR의 가치를 수치로 증명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두 번째 사례는 영국의 에너지기업 옥토퍼스 에너지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자체 HR 조직을 두지 않고 다양한 HR테크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재진 박사는 “옥토퍼스 에너지의 각 부서 매니저들은 HR테크 기업들의 솔루션을 활용해서 인재들을 채용하고, 육성하고, 관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HR테크 역량이 부족하다면 HR 조직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다. 세 번째 사례는 IBM, 인텔, 구글, MS, ADP 등이 자사의 기술개발팀에 문화인류학자를 채용하는 움직임이다. 이재진 박사는 “초연결 시대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재진 박사는 우리나라 HR 관계자들의 과제를 짚어줬다. 첫째, 생성형 AI와 HR 애널리틱스 활용이다. 목적은 최적의 의사결정 지원과 구성원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분석이다. 둘째, 산학협력 활성화다. 이재진 박사는 “HR테크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인력과 꾸준히 교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셋째, 비즈니스와의 전략적 연계다. 이재진 박사는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년 전부터 미국 증시에 상장된 모든 기업에 인재확보, 인재개발, 인재유지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에서는 HR 기능이 우수한 기업들이 높은 순이익을 내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라며 지금은 HR 관계자들이 분발해서 HR테크 중심 변화에 대응하며 큰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다음 연사는 이항재 WeExecutive 대표였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찾는 HR테크 성장 모멘텀’을 주제로 다양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공유했는데 핵심은 세 가지였다. 첫째, ‘다른 나라에는 있지만 한국에는 없는 것: 전문적이고 정기적인 HR테크 행사’다. 이항재 대표는 “콘텐츠 기반 HRM/HRD 컨퍼런스들이 많이 열리고는 있지만 HR테크 회사들, 투자자들, 개발자들 등이 한데 모여 전문성 있는 토론을 꾸준히 시행하는 행사들이 자주 열려야 한다.”라고 희망했다. 둘째, ‘산업생태계 구축의 제1 목적: 안정적인 인재 공급과 양성’이다. 이항재 대표는 “갈수록 HR테크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국내 HR 관계자들은 여전히 테크놀로지를 어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멀리 보며 대학으로 시선을 돌려 HR테크 자격증 과정을 개설해서 HR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줄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관련해서 이항재 대표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원하는 옷을 재미있게 만들어보도록 하며 미래의 패션 인재들을 키우는 기업 CLO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항재 대표는 “HR테크 전문가들은 조직의 지엽적 HR 이슈는 잘 해결하지만 전체를 보는 시각과 안목은 부족하다.”라며 기존 국내 HR 관계자들이 두려움과 부담감을 이겨내고 빠르게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이면 여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건넸다. 셋째, ‘파이프라인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아니면 플랫폼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통합형 마켓플레이스 구축’이다. 이항재 대표는 “수많은 외국 기업이 주도하는 HR테크 생태계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독점욕을 버리고 자사의 플랫폼에서 내외부 고객(기업과 사람)이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갖춘 국내외 HR 솔루션들을 쉽게 추천받고, 검색·접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이항재 대표는 “교류와 협업이 필수인 글로벌 비즈니스를 외치지만 정작 다른 HR테크 기업들에게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고 어떻게든 주도권을 잡으려는 태도를 벗어던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어떤 제품과 서비스든 필요할 때 빨리 써볼 수 있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어려움 없이 거부할 수 있게 된 시대상을 인정하라는 쓴소리다."글로벌 경영환경을 보면 HR 기능이 우수한 기업들이높은 순이익을 내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HR 부서를 두지 않고 HR테크 기업들과 협업하는 케이스도 있다.여러모로 HR 관계자들의 각성과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사람의 성향, 역량, 행동을 데이터에 기반해서 맞춤형으로 빠르게 분석해주는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기업들은 HR 기능의 편의성과 생산성 향상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이고 있다. 그로 인해 형성된 ‘HR테크 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HR 관계자들의 무대는 더욱 좁아질 것이다. 기업에서 인재의 채용, 관리, 육성은 갈수록 중요성과 필요성이 커질 과업인 만큼 HR 관계자들의 각성과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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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포럼] 생성형 AI의 활용 방안 모색
어떤 질문에든 빠르게 답하는 생성형 AI ‘챗GPT’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교육·HRD 관계자라면 끊임없이 하고 있을 고민이다. 관련해서 서울시교육청은 ‘챗GPT 시대, 현장교사에게 묻다’를 주제로 「서울교육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교사들과 교육전문직 종사자들이 모여 생성형 AI 중심 미래교육의 방향을 전망했으며, 발표와 질문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는 사례들을 공유했다. 생성형 AI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포럼 참여자들은 전자를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보는 시간을 가졌다.「서울교육포럼」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개회사로 포문을 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포럼에 앞서 지난달에 교사 5,217명을 대상으로 ‘챗GPT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응답자의 70.1%가 챗GPT를 사용해봤다고 말했고, 90.5%는 챗GPT가 교사에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으며, 82.2%는 행정업무처리에, 80.3%는 교수학습활동에, 43.9%는 학생평가 등에 활용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한 조희연 교육감은 “각각의 학습자를 보듬는 개인화‧맞춤화 교육에 도달하기 위해 AI 기반 ‘융합교육’, ‘맞춤형 교육 및 교육격차 해소’, ‘초개인화 교육환경 조성’을 과제로 삼아 해결법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이어서 김수환 총신대학교 교수가 ‘생성형 AI와 미래교육’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그는 “교육의 본질은 앎의 기쁨을 알려주고, 삶에 도움이 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며 이런 관점을 견지하며 ‘무엇을 계속 해야 하는가?’, ‘무엇을 그만해야 하는가?’, ‘새롭게 할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디지털 기술이 학습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교육자에게 달려있다고 짚어줬다. 생성형 AI는 디지털 데이터를 조합·변형해서 이미지, 오디오, 동영상, 텍스트 등의 새로운 생성물을 만들어낸다. 챗GPT의 경우 누구나 쓸 수 있고 사람의 양질의 피드백에 따라 학습능력을 더욱 강화해나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런 원리와 특징을 기반으로 교육 현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습자 동기부여 사례를 소개받을 수 있고, 교육 내용과 관련된 퀴즈를 학습자 수준에 맞춰 생성할 수 있다. 또한, 생성형 AI는 학습자의 튜터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일터의 경우 영어 메일 작성은 물론 챗GPT에서 코드를 생성해 업무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작업도 가능하다. 김수환 교수는 “챗GPT는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해서 학습하고 있는 만큼 교육에의 활용도는 점점 높아질 것이며, 그에 따라 교육자들은 교육과 학습에 관련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교육의 변치 않는 주체는 교육자와 학습자.”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고의 발단과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교육자는 교육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인 문제해결력, 창의력, 논리력, 사고력 등을 학습자가 함양하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며 보조제로서 생성형 AI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다음으로 김성준 양원숲초 교사와 서윤선 남국초 교사는 앞서 진행된 개회사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공유했던 ‘챗GPT 교원 인식 설문조사’의 결과를 간략하게 되짚고 ‘현장교사의 기대와 우려’를 보고했다. 대표적으로 교원들의 과반수는 챗GPT의 필요성에는 동의했지만, 새로운 교육에 대한 기대와 함께 불완전성과 편향성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업무에의 활용에서는 행정 간소화로 효율성이 증대할 것이나 사람을 상대하는 데는 여전히 교사만의 강점이 존재한다는 의견이었다. 또한, 교원들은 연수를 통해 AI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디지털 활용 역량을 높임으로써 현장에서의 생성형 AI 활용과 윤리 가이드 정립 등을 해낼 수 있길 희망하고 있었다.곧이어 강동우 공연초 교사, 권순찬 충암중 교사, 천선경 백석초 교사가 ‘생성형 AI 현장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먼저 강동우 교사는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바탕으로 GPT의 각 용어를 ‘교사가 퍼실리테이터로서 수업 코칭(Guide, G)’, ‘학생 관점에서 인공지능 교육 활성화(Practice, P)’, ‘인공지능의 보조교사로서 역할(Tutor, T)’로 정리했다. 이와 함께 그는 수업의 방향을 ‘AI 답변 결과와 내 생각 비교하기’, ‘AI와 토의‧토론‧대화해보기’, ‘출처 적는 습관 갖기’로 설정했다. 아울러 그는 학습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노션AI’, 카카오톡 채널 AI챗봇 ‘ASKUP’, 이미지와 예술작품을 생성하는 ‘DALLE2’, 웹용 AI 기반 ‘bing’ 등의 솔루션 활용 방안도 소개했다. 권순찬 교사는 “정보교과의 핵심역량인 ‘정보 소양’, ‘컴퓨팅 사고력’, ‘협력적 문제해결’ 교육에 챗GPT를 활용하고자 했다.”라며 ‘사이버 윤리의 필요성’을 주제로 학생들이 AI와 토론한 여정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AI와 토론하기 전 하브루타 토론을 진행했고, 자신만의 생각을 캠페인 구호로 만들었다. 권순찬 교사는 “철저한 준비 끝에 30명의 학생은 챗GPT와 다양한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학습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천선경 교사는 서울시현장교육연구회에서 생성형 AI를 체험한 사례를 공유했다. 서울시현장교육연구회는 3회 열렸는데 1회에는 챗GPT를 체험했고, 2회에는 챗GPT의 정확도와 신뢰도 수준을 점검했으며, 3회에는 학교 담당업무와 유관한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연구회에서 교장들은 조직문화 개선과 효율적인 운영 방안 수립에 관심을 보였고, 초등교사의 경우 학교의 자율학습 시간에 가능한 프로그램 작성에 챗GPT를 활용해 봤으며, 중등교사는 자유학년제에 따라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학생 참여형 수업과 체험 활동을 챗GPT에 물어봤다. 천선경 교사는 “도구는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쓰인다는 본질을 체감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도 생성형 AI를 교육의 발전을 위해 올바로, 자주 활용해볼 것.”이라고 밝혔다."챗GPT는 HRD·교육 담당자들에게변화의 시대일수록 삶에 필요한 것을 배우고 가르치는교육의 본질에 집중해서 생성형 AI를 올바로 활용하며학습자의 성과·성장을 전문적으로 지원해야 함을 시사한다."이상의 「서울교육포럼」은 생성형 AI에 대한 교육자들의 시선은 어떤지, 현장에서 교육자들은 어떻게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활용하길 원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특히 교육자들은 변화의 시대일수록 교육의 본질을 되새기고, 진정으로 학습자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심해봐야 한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삶에 필요한 것을 배우고 가르치는 행위는 성장과 성과에 직결된다. 그런 만큼 HRD 담당자들 역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교육과 학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성형 AI를 자주 접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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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헌 회장] 코칭의 미래를 위한 시선과 통찰
정답이 없는 시대일수록 ‘정답을 만들어가는 과정’, 즉 기업과 사람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계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바로 ‘코칭과 HRD’다. 그래서 엄준하 한국HRD협회 회장과 김영헌 한국코치협회 회장의 대담은 뜻깊었다. 김영헌 회장은 “사람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경청, 질문, 피드백을 통해 새로움을 만드는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라며 코칭과 HRD의 미래를 위한 시선과 통찰을 전해줬다."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일수록기업과 사람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계발하며새로운 내일을 만드는 코칭이 중요합니다."---엄준하 회장: 어떻게 HRD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셨는가.김영헌 회장: 지난 1980년 3월 1일 포스코에 입사했고 제철연수원에 배치받았다. 교육부서에서 저를 선택했다고 들었는데 감사한 일이다. 연수원에서는 계층별교육과 분야별교육 체계도 완성, 포철공고 자리에의 연수원 이전, 이후 새로 지은 신연수원에서 이뤄질 교육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이때 간부가 아닌 직원으로서 故 박태준 회장께 신연수원 마스터플랜을 보고하는 일에 참여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35년 동안 인사기획과장, PI실인사프로세스팀장, 경영인사팀장, 임원 인사를 담당하는 비서실장, 미래창조아카데미 원장 등을 역임했다.엄준하 회장: 경영학과 코칭은 언제 접하셨는지 말씀해달라.김영헌 회장: 포스코에서 일하던 시절 MBA와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직장생활 끝자락에 포항공대 행정처장을 했는데 동대학 창의IT융합공학과에서 경영학원론과 조직행동론을 한학기 동안 강의했었다. 이후 2015년 퇴임했을 때 경희대학교에서 오퍼가 와서 겸임교수가 됐다. 그러면서 제2의 인생도 고민했는데 포스코 인재개발원 부원장 시절 경영자코칭을 도입했고 직접 1대1 코칭도 받았던 경험을 떠올리며 코칭공부를 시작했다.엄준하 회장: 기업교육과 코칭에 대한 회장님의 해석이 듣고 싶다.김영헌 회장: 과거 HRD는 기업의 패스트팔로워 전략에 맞춰 빠르게 목표를 달성해서 성과를 내는 리더십에 집중했다. 그러나 점점 구성원의 자발성이 중요해지면서 HRD도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코칭이 도입됐다. 코칭은 ‘모든 사람에게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개인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서 KAC 코칭역량 모델을 말씀드리겠다. 2가지로 이뤄져 있는데 코치로서 윤리실천, 자기인식, 자기관리, 전문계발을 해 나가는 ‘코치다움’과 관계구축, 적극경청, 의식확장, 성장지원으로 고객을 돕는 ‘코칭다움’이다. 여러모로 HRD와의 상관성이 매우 높다.엄준하 회장: 지금은 디지털 전환, 코로나19, 생성형 AI라는 이슈가 맞물리며 HRD와 코칭 모두 변곡점에 놓여 있는데 앞으로의 방향을 어떻게 보시는가.김영헌 회장: 정답이 없는 시대임을 받아들이며 정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서 HRD와 코칭은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조직문화를 중심으로 기업과 사람의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HRD 담당자들의 경우 ‘우리 회사의 미래 먹거리는 무엇일까?’, ‘5년 후 우리 회사의 모습은 어떨까?’를 자문하며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엄준하 회장: 인재육성 측면에서의 과제도 짚어달라.김영헌 회장: 코칭의 기본스킬인 경청, 질문, 피드백을 통해 기업의 모든 구성원이 고유의 강점을 찾고 그것을 계발해서 성장과 성과를 얻도록 도와야 한다. 기성세대에게 가장 부족한 역량이 MZ세대의 마음을 얻는 경청이고, 질문하는 사람이 21세기 리더상이다. 피드백은 인정, 칭찬, 지지, 격려를 통해 행동을 일으킨다. 제가 코칭 리더십의 시대라고 진단하는 이유다.엄준하 회장: 관련해선 임원 중심 기존 비즈니스 코칭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김영헌 회장: 모든 리더가 코치형 리더로 탈바꿈해야 하며, 팀코칭과 그룹코칭이 확대돼야 한다. 코칭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CEO나 임원은 1대1 코칭을 받도록 하고, 아래 계층은 코치형 리더를 중심으로 토론하며 성과를 달성하도록 하면 효과적일 것이다.엄준하 회장: 코치형 리더와 전통적인 리더는 어떤 부분이 다른가.김영헌 회장: Push와 Pull의 차이로 보면 된다. 경험과 통찰력을 무기로 지시하고 답을 줬던 사람이 전통적인 리더라면 코치형 리더는 ‘Why?’를 중심으로 구성원이 일의 의미를 스스로 찾게 하고 권한도 위임하며 역량을 주도적으로 발휘해보도록 돕는다.엄준하 회장: 우리나라 기업은 OKR 관점에서 기업 구성원들의 R&R을 명확화해야 한다. 이때 비즈니스 코칭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김영헌 회장: 코칭은 개인이 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을 취하며 마침내 성취를 이루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기에 동감한다. 이를 위해 누구보다 조직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이해하고 있는 사내코치가 중요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사내코치를 많이 양성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CEO들을 코칭하며 우리나라 산업계 전반에 비즈니스 코칭이 확산되도록 돕고 있다.엄준하 회장: 20주년을 맞은 한국코치협회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김영헌 회장: 먼저 한국코치협회의 과거,현재, 미래를 다루는 ‘한국코치협회 20주년사’와 우리나라에 몇 명의 코치가 있고 코칭산업의 전망과 비전은 어떤지 상세하게 소개하는 ‘코칭산업백서’ 편찬을 진행 중이다. 해당 서적들은 올해 「코칭컨페스티벌」 등에서 공개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코칭으로 국민행복지수를 높인다’라는 미션 달성에 전념할 것이다. 이를 위해 비즈니스 코칭 활성화는 물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코칭에도 신경을 기울일 것이다.엄준하 회장: 마지막으로 10년 후 한국코치협회의 모습을 그려달라.김영헌 회장: 코칭의 미래는 밝다. 한국코치협회가 탄생했을 때 꿈은 ‘1만 명 코치 만들기’, ‘대학에 100개 코칭학과 만들기’,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한국코칭문화원 만들기’였다. 첫 번째 꿈은 이미 이뤘다. 그러니 저는 앞으로 첫 번째 꿈을 더욱 발전시키고, 나머지 꿈들이 현실에 가까워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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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세대] 조직 리빌딩의 이유 & 목적
알파세대(Generation Alpha)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중심 세상에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했기에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는다. 또한, 알파세대는 ‘밀레니얼’로 불리는 Y세대의 다수, 일부 Z세대, 소수 X세대의 자녀다. 따라서 알파세대를 조명하고 분석하는 일은 HRD·교육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사람(소비자이자 미래 구성원)의 가치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며 일터를 바꿔가야 하는지, 핵심인재이자 알파세대의 부모인 임직원을 어떻게 육성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알파세대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중심 세상에서 태어났고,어려서부터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삶을 경험했다.또한, 다수 Y세대, 일부 Z세대, 소수 X세대의 자녀인 만큼현재와 미래의 HRD·교육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세대다."---새로운 시작, 알파(alpha)세상의 수많은 개념에는 명과 암이 공존한다. 세대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결코 나이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으며, 세대를 구분하는 행위 자체가 고정관념을 갖게 하고 분열을 일으킨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도구는 어떤 생각을 갖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만큼 호주의 매크린들연구소는 상호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다양한 세대를 연구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2010년부터 태어난 이들을 ‘알파세대(Generation Alpha)’로 지칭했다. X세대, Y세대, Z세대를 거치며 알파벳을 다 써버린 이유도 있지만 2024년 12월이면 세계적으로 약 20억에 달할 알파세대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테크놀로지와 코로나19 팬데믹은 교육, 일터, 대인관계, 정신건강, 소비 등에서 기존 패러다임을 비대면 중심으로 바꿔놓았다. 이런 변화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있는 이들이 알파세대다. ‘새로움’을 띠고 있는 만큼 알파세대는 의학과 약학의 발달, 발전된 공중보건, 흡연율 감소, 안전경영 등으로 인해 이전 세대보다 수명이 길 것으로 예측된다. 그에 따라 알파세대는 직장인으로서든, 직업인으로서든 길어진 삶을 메우기 위해 교육과 학습에 매진할 것이며, 사회적 교류와 소통을 향한 인간의 욕구는 변치 않기에 가상공간이나 재택근무를 반기면서도 다양한 사람과 대면해서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람이 살아갈 지구환경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 역시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봤을 때 인상적이다.알파세대의 독특성매크린들연구소는 우려보다는 기대를 중심으로 알파세대의 독특한 특징을 분석했다. 키워드는 다섯 가지다. 다섯 가지 키워드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첫째, 디지털이다. 학생들을 비롯해 어린이들이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를 활용해서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풍경은 이제 일상적이다. 영국에 사는 어느 부부의 “생후 18개월 된 아들이 처음 한 말은 엄마도 아빠도 아닌 아마존이 개발한 AI ‘알렉사’였다.”라는 말은 알파세대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여기에 더해 알파세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화 과정이 시작되는 학교생활을 원격으로 경험했다. 원래 디지털 기기에 익숙했지만 더욱 편의성과 친숙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둘째, 소셜이다. 알파세대는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유튜브 같은 SNS 플랫폼과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에 익숙하다. 즉 어려서부터 24시간 내내 경계 없는 세상에서 수많은 사람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글로벌이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지구촌 곳곳의 소식이 순식간에 전 세계로 전파된다.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배경이다. 환경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활동 역시 손가락 하나로 세계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이동성이다. 기대수명이 증가했고, 직업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평생직장마저 사라진 시대상을 관통한다.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로봇공학, 코딩, SNS 마케팅, 앱 개발, 빅데이터 분석 등을 봐도 과거와 교과목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세계경제포럼은 2021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알파세대의 약 65%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종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평생에 걸쳐 역량을 개발해야 하는 시대가 현실이 된 것이다.알파세대 부모의 ‘삶터’에 주목하자미디어에서는 젊은이들을 MZ세대로 통칭한다. 이중 다수의 ‘밀레니얼(Y세대)’은 빠른 경우 직장에서 높은 위치에 올랐고 일부의 Z세대 역시 직장을 구했거나 그곳에서 인정을 받으며 핵심인재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언급한 MZ세대의 일부는 어느새 가정도 이루고 자녀를 갖게 됐다. 이들의 자녀가 바로 알파세대다. X세대 중 소수도 알파세대 자녀를 두고 있다. 따라서 HRD 담당자들은 기업 구성원의 일터만이 아닌 삶터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실제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반기는 이유 중에는 알파세대 자녀 양육도 있다. 대기업들 역시 사내 어린이집을 확대하며 구성원의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가정에 일이 생기면 일터에 몰입하기 매우 어렵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관련해서 매크린들연구소는 알파세대 자녀를 훈련하는 5단계 접근법을 개발했는데 각각 ‘받아들임(Acceptance): 자녀의 본성과 그들의 나쁜 행동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것들을 분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경계(Boundary): 자녀를 향한 기대, 규칙, 가치관과 그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전달하기’, ‘대가(Consequences):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 인식시키기’, ‘발달(Development): 자녀의 사회적 스킬 발달시키기’, ‘격려(Encouragement): 실수에서 배우도록 격려하기’다. 이외에도 알파세대 자녀의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사려 깊은 부모가 되기 위해 습득해야 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 그렇지만 본질은 결국 삶에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치고 열린 마음으로 자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올바른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알파세대는 기업 구성원의 자녀인 동시에 앞으로 일터에 합류할 구성원이자,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다. 따라서 알파세대의 부모에 대한 관심, 교육, 지원은 기업에 있어 현재의 일터를 강건하게 하는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과업이다.조직의 성숙도를 더해줄 X세대리빌딩(rebuilding)은 프로 스포츠에서 ‘팀의 구성원이나 시스템을 새롭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의 팀은 젊은 구성원에게 기회를 주고 그들을 중심으로 변화를 도모한다. 이때 베테랑(veteran)으로 불리는, 팀에 오래 헌신했지만 나이가 많거나 혹은 애매하게 많은 구성원을 내보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무조건 젊은 구성원을 중용하는 경우 의지나 투자와 달리 좋은 결과물을 얻지 못할 때가 잦다. 기업들의 경우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조직을 리빌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베테랑이자 기업의 리더들이 바로 X세대(1964년생-1979년생)다. 이전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철없는 어른’으로 다음 세대인 MZ세대에게는 ‘꼰대’ 소리를 듣는 이들이다.사실 X세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를 겪으며 1990년대 한국 문화의 혁신을 일군 주역들이다. 정서적으로는 다수가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보다는 MZ세대와 가깝고, 젊은 문화와 생활방식에 흥미를 가지며 그것을 배우려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사회 변화가 너무 빨라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고, 미래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럴수록 MZ세대나 알파세대 만큼 X세대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야 한다. 이유는 X세대가 애사심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기존 인재들의 역량을 높이며 새로움을 더하는 조직 활성화, 즉 리빌딩을 위한 연결자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X세대의 약 67%는 조직 내 협업 수준을 높이고, 부서 이기주의 타파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X세대는 상대적 소외감 속에 스스로를 ‘낀 세대’로 치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줘야 한다. 이를 통해 본받을 수 있는 선배/어른이 많아지면 젊은 구성원의 높은 퇴사율 개선의 단초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고, X세대나 이후 세대가 팀장/리더 역할을 꺼리는 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알파세대 중심 일터의 미래 준비알파세대는 가까운 미래에 지구촌 인구의 다수를 차지할 것이며 기업에 합류할 것이다. 물론 그전부터 사회상 변화를 일으킬 것이 분명한 만큼 기업은 리더십을 다시금 정비해야 한다. 매크린들연구소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직업의 삶에 대한 기여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목적의식(64%)’, ‘자기계발(59%)’, ‘타인의 삶을 변화시킨다(58%)’, ‘더 나은 사회와 세상을 만든다(55%)’,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54%)’이 있었다. 정리하면 뚜렷한 비전이 있고, 개인의 역량을 높일수 있고, 사회와 동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동료애를 가질 수 있는 직장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알파세대의 가치관과 유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알파세대를 보면 어떤 리더를 육성해야 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높은 회복탄력성이다. 불확실성이 일상인 세상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이 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통찰력이다. 리더는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일 줄 알며 이를 통해 성장과 배움을 위한 기회를 찾는 리더를 키워야 한다. 또한, 다양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정서지능과 문화지능이 높은 리더가 많아야 한다. 물론 중심은 실력과 인품을 바탕으로 한 신뢰와 진정성이다."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젊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따라서 기업은 알파세대를 조명하고 분석하는 것에 더해이들의 부모/핵심인재인 MZ세대, 베테랑인 X세대를 잘 살피며인재들이 바라는 일터를 차근차근 만들어가야 한다."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20대 이하(15세-29세)는 8만 9,000명 감소했다. 고용률을 봐도 20대 이하는 전 세대에서 유일하게 0.1% 하락했다. 젊은 인구 감소와 맞물린다. 그러니 알파세대를 연구해야 하며 이들의 부모이자 핵심인재인 MZ세대, 베테랑인 X세대도 잘 살펴야 한다. 갈수록 기업이 원하는 젊은 인재가 부족해진다면 그들이 바라는 일터를 차근차근 만들어가야 한다.[참고 자료]알파의 시대, 마크 매크린들, 애슐리 펠, 샘 버커필드, 더퀘스트(2023)낀 세대(X 세대)의 자존감을 높이자, 조성일, 포스코경영연구원(2022)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新세대, 문수지, 황혜정, LG경영연구원(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