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HRD협회 제361차 HRD포럼] 초역전 시대의 리버스 멘토링
후배가 선배보다, 부하가 상사보다, 자식이 부모보다 더 똑똑하고 일을 잘하는 초역전의 시대가 펼쳐졌다. 그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MZ세대를 이해해야 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HRD협회는 ‘초역전시대의 리버스 멘토링’을 주제로 제361차 「HRD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HRD포럼은 리버스 멘토링의 철학과 사례를 학습하고 젊고 혁신적인 기업으로의 변모를 위한 HRD 과제를 살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미래 인재육성 전략과 키워드HRD포럼은 엄준하 한국HRD협회 회장의 오프닝 스피치로 시작됐다. 엄 회장은 “HRD는 기업 구성원이 주체적으로 일하도록 조직문화, 제도, 교육에서 전략적 인사이트를 주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지난 8월호에서 『월간HRD』가 보도한 ‘미래를 위한 HRD 현안과 키워드 SURVEY’ 결과물을 다시금 소개했다. 정리하면 온라인 교육 활성화로 인해 콘텐츠 중심 학습과 몰입이 중요해졌고, 교육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학습콘텐츠 개발과 사내외 강사의 활용이 두드러졌다. 또한, HRD 관계자들은 연수원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고, 연수원에서 제공되는 커리큘럼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향후 연수원의 기능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메타버스의 경우 시대 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활용도를 높여가야 하며 조직문화와 교육 트렌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엿볼 수 있었다.건강한 기업과 사회를 위한 리버스 멘토링HRD포럼의 주제특강은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이 맡았다. 그는 먼저 “농경사회에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똑같은 환경이기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유리했지만 이제는 문명이 수시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애질리티가 높은 젊은 인재들이 경쟁력을 발휘하는 사회.”라고 진단했다. 여기에서 젊은 인재들은 MZ세대를 말하며 이들과의 소통에 중점을 두는 프로그램이 바로 리버스 멘토링이다. 윤 회장은 “MZ세대는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소통하며,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고, 부당함을 외부로 가감 없이 표출한다는 것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리버스 멘토링은 그간 우리 사회가 성장에만 집중하며 외면했던 공정성과 사회적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MZ세대는 사람이 존중과 배려를 받은 기업과 사회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 회장은 “리버스 멘토링을 단순한 HRD 프로그램이나 세대 공감을 넘어 다른 사람과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를 향한 이정표로 봐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더불어 그는 리버스 멘토링이 활성화되면 인재들의 이탈을 막으며 HR 관계자들의 큰 고민거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했다."리버스 멘토링은 세대 공감을 위한 이벤트나하나의 유용한 HRD 프로그램을 넘어사람과 사람이 진정성 있게 공감하고 교류하는기업과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봐야 한다."기업들의 리버스 멘토링,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HRD포럼에서 소개된 리버스 멘토링 사례는 4개였다. 먼저 김강현 KAIST 행정발전센터 연구교수가 발표에서 나섰다. KAIST는 매년 MZ세대가 증가하고 있어 조직의 화합과 함께 그간 형식주의가 용인됐던 분위기를 전환하고, 전사에 직업에 대한 소명감도 심어주고자 거꾸로 멘토링을 시행했다. 프로세스를 보면 1단계 공유/이해 모듈에서는 사회변화의 양상을 비건 베이킹, 방탈출 카페, 원데이 클래스 등으로 체험하며 MBTI 유형분석으로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가치관을 공유한다. 2단계 조직통합 모듈에서는 무제한 토론으로 일하는 방식과 조직개발에 관해 논의하며 각종 협업 툴도 학습한다. 3단계 조직 시너지 모듈에서는 거꾸로 멘토링의 목표인 행정의 선진화에 도달하기 위해 MZ세대로 구성된 위원회가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물론 거꾸로 리더십과 업무에 대한 평가도 병행된다. 김 교수는 “화합이 조직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것을 명심하며 거꾸로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이어서 서은아 포스코인터내셔널 조직문화혁신그룹 사원이 강단에 올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멘토와 멘티의 자발성에 집중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리버스 멘토링은 기본 목적인 가치관 소통에 더해 디지털 리터러시 증진, 본부장급과 대리직급으로 멘티 확장, 비전과 커리어의 상세한 공유 등을 추가하며 개선되고 있었다. 서은아 사원은 “멘토들은 자신의 직무를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소통력과 자신감도 높일 수 있었다고 돌아봤으며, 멘티들은 편견 없이 젊은 멘토들과 이야기하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견을 전해줬다.”라며 리버스 멘토링의 순기능을 공유했다.다음 사례는 신한라이프의 거꾸로 스쿨이었다. 발표에 나선 김희진 신한라이프 인재육성 파트장은 “우리는 ‘꼰대’를 직급과 나이에 관계없이 배우기를 멈춘 자로 정의하며 경영리더를 육성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이 가득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거꾸로 스쿨은 MZ세대 신입사원이 교사가 되어 기성세대를 가르치는 학교 컨셉이다. 그에 맞춰 오리엔테이션, 입학식, 가을학기, 졸업식이 이뤄지며 메타버스 활용, MZ세대 피드백, MZ세대 분석, MZ세대가 일하고 싶어 하는 회사 등의 주제를 학습한다. 신한라이프의 기성세대 리더들은 한 개 과정은 필수로 수강해야 한다. 김 파트장은 “기성세대와 MZ세대 모두에게 학습 차원에서 도움이 되도록 교육 성격이 강한 리버스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이하나 KB국민카드 기업문화팀 과장이 자사의 리버스 멘토링 사례를 발표했다. 기업문화팀은 MZ세대 구성원을 대상으로 자사의 조직문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이에 대한 응답을 바탕으로 리버스 멘토링을 기획했다. 이어서 기업문화팀은 각 지점의 부점장/부장과 MZ세대 구성원을 참여시켰고, 일과 그 외 부분이라는 2가지로 분류했다. 일에서는 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이며 일을 잘하는 직원의 모습은 어떠한지에 관한 기성세대와 MZ세대의 생각을 공유하도록 했고, 그 외 부분에서는 MZ세대의 트렌드, 성향, 취미에 관해 학습하도록 했다. 올해는 비대면 업무와 그 외 부분을 중심으로 일터의 변화를 전망해보는 내용을 중심으로 리버스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하나 과장은 “임원의 고민을 사전 인터뷰 이후 공유하며 그것에 관해 MZ세대 멘토들이 답변을 적는 방식의 소통도 활용하며 세대 간의 교류를 촉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에듀테크 코리아 포럼] 에듀테크와 HRD의 시너지
IT 기술은 과연 교육을 바꿨을까. 2일차 포럼의 기조강연을 맡은 이진하 스페이셜 공동창업자/최고제품책임자(CPO)는 “원격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집체교육의 강점이 완벽하게 대체되지는 않았다.”라고 진단했다. 온라인에서 만나 회의하고, 교육할 때는 화면 안의 격자를 통해 소통하는 만큼 몰입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까. 이에 관해 이진하 CPO는 MIT미디어랩의 철학인 ‘Learning by Doing’을 구현할 수 있는 메타버스를 제시했다. 핵심은 몰입, 창의성, 장소와 시간, 사람다움이었다.첫째로 몰입과 관련해서 이진하 CPO는 “메타버스에서는 가상공간에서 뭔가를 직접, 때로는 함께 만들고, 보고, 들을 수 있으며 이러한 작업을 언제든 쉽게 반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실습과 반복을 통한 학습은 몰입은 물론 역량개발의 원동력이다. 둘째로 창의성과 관련해서 이진하 CPO은 “메타버스에서는 점과 점을 연결해서 자신만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기르면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에서 구현된 전시회나 박물관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역량을 입증한 사람들의 사례를 보여줬다. 그는 “좁은 화면을 보며 각을 잡고 앉아서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할 말만 빠르게 해야 하는 지금의 원격회의와 교육은 창의성 개발과 발현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셋째로 장소와 시간은 교육의 사회적 가치와 평생학습을 관통한다. 메타버스에서는 많은 사람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줄 수 있으며, 함께 계속해서 공유하고 배워가며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한 기간이 존재하는 기존의 교육과는 다르다. 넷째로 사람다움은 교육은 물론 메타버스 활용의 방향성과 같다. 이진하 CPO는 “교육의 목표는 사람의 존엄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주체적으로 자신만의 강점과 이야기를 만들어서 일하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인 메타버스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쓰임새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다음으로 ‘나의 경쟁력, 디지털 평생교육과 HRD로 시너지를 이루다’ 트랙은 세 명의 HRD 관계자가 연사로 참여하며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먼저 켈리 팔머 Degreed Chief Learning & Talent Officer(이하 CLTO)는 “기업은 구성원의 업무역량을 강화하는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에 집중해야 생존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노동시장에서 스킬은 통화(currency)와 같고,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적합한 스킬을 갖춘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운 만큼 글로벌 기업은 구성원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팔머 CLTO는 “기업은 학습, 스킬, 기회를 키워드로 구성원이 하나의 짜임새 있는 학습플랫폼에서 본인들의 성장에 필요한 스킬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팔머 CLTO는 “HRD 담당자들은 구성원이 많이 수강하는 콘텐츠는 뭔지, 어떤 스킬을 쌓고 있는지, 평소에 무엇을 검색하는지 살펴보며 그들의 역량개발 활동 수준에 따라 학점을 부여하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보상해주고 인정해줘야 한다.”라고 제언했다.이어서 강연에 나선 김동호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미래교육 트렌드로 ‘디지털 전환’, ‘정보의 과잉’, ‘빅데이터와 AI’를 제시했다. 그는 “교수학습을 위한 활동과 자원이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각종 플랫폼과 매개체를 통해 노출되는 정보의 종류와 양이 과잉되고 있고, 개별화된 학습을 위해 빅데이터와 AI가 활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렌드와 연계해서 앞으로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지도 짚어줬다. 첫째, 다양한 학습플랫폼을 넘나드는 역량이다. HRD 현장만 봐도 녹화된 영상을 보며 사전에 학습하고, 교육장에 모여 강사에게 교육을 받고 실습하며, SNS를 통해 강사나 다른 학습자들과 소통하는 블렌디드러닝이 이뤄지고 있다. 둘째, 정보가 넘쳐나기에 자신의 목표에 맞는 교육적 자원을 추려내는 역량이다. 이에 관해 김 교수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잘 판단해서 학습에 꼭 필요한 자원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셋째,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역량이다. AI와 빅데이터는 지금까지 학습한 경로를 보여주고, 그에 기반해서 앞으로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지 알려주기에 매우 유용하다. 김 교수는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며 “앞으로 사람은 기술을 활용해서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며 역량을 지속해서 높여가는 메타인지 학습법을 체화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다음으로 이중학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올해 열린 국제인사관리협회(SHRM)에서 공유된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에 임했다. 그는 “SHRM의 CEO는 기업 구성원이 힘을 잃었고, 미래를 잃었으며, 조직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진단하며 이러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그들의 정신건강과 스킬 향상에의 니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건강하고 행복하고 역량을 개발하며 일하는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HR 담당자들의 고민거리는 매우 다양했지만 크게 ‘Attraction’, ‘Engagement’, ‘Retention’으로 요약된다.”라고 말했다. 각각 매력, 몰입, 유지로써 SHRM CEO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한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HR 담당자들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소통하며 도출한 데이터에 기반해서 앞으로의 경영환경과 직장인들에게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분석하며 직무를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HRD 담당자들은 에듀테크를 활용해서구성원이 새로운 스킬을 효율적으로 익히고,기존의 스킬을 더욱 발전시켜서 생산성을 높이는경영 맞춤형 역량개발 플랫폼을 운영해야 한다."이처럼 「에듀테크 코리아 포럼」은 HRD 측면에서 사람만의 역량은 무엇이며, 왜 기업은 그것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잘 짚어줬다. 이외에도 참여자들은 3일에 걸쳐 포럼의 주제였던 ‘새로운 교육으로의 발걸음, 디지털 플랫폼으로’에 맞는 다채로운 강연을 들어볼 수 있었다. 또한, 부대행사였던 에듀테크 페어에서는 ‘에듀테크, 디지털 대전환의 시작’을 슬로건으로 경쟁력 있는 플랫폼, 솔루션, 콘텐츠를 선보인 수많은 교육기관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야말로 에듀테크의 본질과 미래를 두루 목격할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
[KSA 최고경영자조찬회] ESG 경영에 담긴 메시지와 HRD의 역할
ESG 경영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ESG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분명하다. ESG 경영의 목적은 균형 잡힌 판단과 실행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만큼 전략적 통합관리가 요구되며, ESG 경영의 주체는 인재이기에 HRD 기능에서도 지원해야 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그런 차원에서 KSA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소개됐던 KB금융의 ESG 경영을 위한 다각적 행보는 주목할 만했다."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험성이 점점 커지면서기업과 사람의 터전인 지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그렇기에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ESG 경영이 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했다."지난 8월과 9월, 집중호우로 인해 많은 지역과 사람이 큰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 원인으로 세계적인 기후변화를 들고 있으며, 기업들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제는 경영환경에서 익숙해진 ESG는 기업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대표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기업의 각종 비즈니스 활동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탄소중립을 떠올리면 된다. 기업과 사람의 활동 무대인 지구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기업이 ESG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 투자자들과 소비자들 역시 기업들이 ESG 경영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이번 조찬회에서 발표를 맡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ESG 경영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공감하며 경영전략을 새롭게 수립했다.”라고 밝혔다. 먼저 그는 ESG 경영 구현 과정에서의 난제 5가지를 꼽았다. 각각 ESG 경영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 부족, ESG 경영을 위한 전략 마련에서의 노하우 부족, ESG 경영을 위한 전략을 확신하지 못함에 따른 구체적 실행 미흡, 대리인 문제(인센티브 부여와 최적의 자원 배분), 사회적 가치 측정의 어려움이었다. 그가 설명한 내용을 보면 ESG 경영의 성패는 구성원의 생각과 태도, 기업 내외부에서 일하고 협업하는 방식, 역량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윤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과 연계해서 ESG 경영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DX와 ESG 경영은 모두 일터의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기에 두 가지를 한 번에 해내야 실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해서 윤 회장은 플랫폼 전략, 일하는 방식의 혁신, 디지털 인재 양성, 고객경험 향상을 위한 채널의 혁신을 아우르는 KB금융의 ESG 경영 행보를 소개했다.첫째로 플랫폼 전략은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해서 신속한 혁신과 안정적 조직운영이 이뤄지도록 플랫폼 조직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윤 회장은 “구조, 프로세스, 인력, 역량을 고려해서 조직을 개편했다.”라며 여러 부서를 고객 중심 미션에 기반해서 합쳤고, 하나의 팀으로 일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으며, 비즈니스와 기술을 모두 이해하는 양손잡이 인재를 육성하고 있고, 구성원들이 핵심 기술과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ESG 개념의 빠른 확산과 체화를 위한 전략이다.둘째로 일하는 방식 혁신은 애자일 문화 정착, 빠르고 신속한 실행 중심 의사결정 체계 확립, 스마트워크를 위한 인간과 기술의 공존으로 요약된다. 먼저 애자일 문화를 위해 KB금융은 은행 14개 부서 대상 17개 팀에 코칭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의사결정과 관련해서는 모든 업무를 중요업무와 일반업무로 구분했고, 업무의 분장을 열거 방식에서 포괄형으로 바꿨으며, 일상 업무에 대한 임원과 팀장의 권한을 확대했다. 인간과 기술의 공존 측면에서는 직원들이 RPA와 AI 상담원을 활용해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지양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토대로 고품질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이는 플랫폼 전략 실현의 윤활유로 기능하고 있었다.셋째로 디지털 인재 양성은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을 통해 KB금융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HRD와의 연관성이 가장 높은 영역이기도 하다. 윤 회장은 ‘핵심 Biz 공동연수’, ‘필수역량 공동연수’, ‘핵심인력 공동연수’로 이뤄진 KB금융의 그룹 공동연수과정을 소개했는데 그중에서 필수역량 공동연수에 속해있는 디지털 문해력 제고를 위한 교육과정을 자세히 공유했다. 프로세스를 보면 사전에 동영상 강의로 KB금융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 및 현황을 학습한다. 이후에 실시간 화상연수로 디지털 마인드셋을 갖추고, IT 기초용어를 익히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능력을 함양한다. 윤 회장은 “학습자를 디지털 역량에 따라 각각 Digital Top Talent, Digital Talent, 일반 직원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그룹의 HRD 인프라(연수시스템)를 활용해서 자율적 학습문화를 조성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KB금융의 디지털 문해력 교육과정은 현재 영업점에서 1,574명(12.9%), 본부부서에서 3,191명(39%)이 수강했다. 윤 회장은 “내년에는 영업점에서 10,663명(87.1%), 본부부서에서 4,997명(61%)이 수강하도록 해서 교육 수료율 100%를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ESG 경영과 관련해서 디지털 역량은 각종 데이터 추출, 분석, 활용의 기반이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넷째로 고객경험 향상을 위한 채널 혁신에는 대면채널, 스마트채널, 비대면채널을 융합한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 데이터 중심 영업자원 운영의 효율화, 9TO6 뱅크 소비자 만족도 조사가 포함되어 있다. 윤 회장은 “고객과의 접점이 많아졌고, 상품과 서비스를 바라보는 고객의 눈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기업이 ESG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려면구성원이 ESG를 중심으로 일하고 협업하며,새롭게 요구되는 역량도 빠르게 갖추도록 해야 한다.이는 HRD 기능에 언제나 요구됐던 역할이다."ESG 경영은 역량과 평판이 모두 높은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역량’을 향한 DX 구현 과정에서 ‘평판’, 즉 가치라는 또 하나의 방향성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전략적 통합관리를 요구하는 만큼 기업은 모든 구성원의 생각, 태도, 역량을 재무장시켜야 한다. 여기에서 HRD 담당자들의 역할이 크다. 구성원 역량개발은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다움’이라는, ESG의 핵심 가치를 바로 세워주는 기능인 까닭이다.
-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 삶의 오늘과 내일을 잇는 HRD
역량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다.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 성과를 내기 위한 기본기와 같다. 역량은 일이 변하거나 없어지고, 새로운 일이 생기는 빈도가 급증한 현 경영환경에서 주목해야 하는 키워드다. 그렇다면 역량의 본질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거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직업능력의 달을 맞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개최한 제16회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의 두 기조강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역량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으로써성공적인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의 시작이다."9월은 직업능력의 달이다. 직업능력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능력을 말한다. 직업능력은 일터에서는 주로 역량으로 표현되며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길러서 성과를 내기 위한 기초이자 프레임워크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며, 어떤 학습을 해야 하고, 맡은 직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주기 때문이다.역량은 HRD 주요 키워드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 부상하며 매우 중요해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리스킬링, 기존의 일을 더 잘 해내거나 발전시키는 업스킬링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직업능력개발, 오늘과 내일을 잇다’를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로 삼은 이유다.2일차 행사의 기조강연을 맡은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 대학 창립자이자 미네르바 프로젝트 CEO의 강연을 보면 역량의 본질을 알 수 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스킬(In Durable Skills We Trust (or Not))’을 주제로 기업 구성원 관점에서 강연을 펼쳤다. 먼저 그는 “회사에서 임원이든 직원이든 간에 회의나 일이 있어서 교육에 참여하거나 학습하기 어렵다고 말할 때가 많다.”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그는 “회의에 무성의하게 참여하는 임원,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는 직원이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음에도 교육과 학습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라며 HRD 담당자들의 주요 고민거리이자 현실을 짚어줬다. 그는 “기업 구성원에게 역량의 본질과 쓸모를 인지시키면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라며 ‘맥락’과 ‘how to learn’을 제시했다. 먼저 맥락은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상황에 맞춰서 자유롭게 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주어진 목적에 맞게 이용하는 ‘사용’과 사용하는 범위를 확장하는 ‘응용’을 넘어선 ‘활용’이다. 벤 넬슨 CEO는 “활용이 없는 교육을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네트워킹 이벤트, 컨퍼런스, 중요하지 않은 회의에는 꼬박꼬박 참여하면서 정작 교육과 학습에는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는 인원이 많은 것.”이라고 진단했다.다음으로 how to learn은 일의 패턴을 이해해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해주는 스킬이다. 다양한 분야에 통용되는 배움을 통한 성장 방정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것은 벤 넬슨 CEO가 미네르바 스쿨에 입학한 학생들이 4년 동안 세계 곳곳의 공공기관, 민간기업, 사회적기업 등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장 경험을 축적하고, 실시간으로 토론하고 협업하도록 하는 이유다. 다양한 일을 직접 해보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일하며, 자신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통찰해야 비로소 학습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벤 넬슨 CEO는 “맥락과 how to learn은 학습자들이 여러 지식, 정보, 기술을 전환하고 합성하고 결합해보면서 배움의 주인이 되도록 만들어준다.”라고 강조했다. 학습자들이 시스템적 사고를 해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는 “미네르바 스쿨은 시스템적 사고력에만 투자하며 이것을 갖춘 학생들이 여러 주제에 관해 학습하며 자신만의 전문성을 높이고 노하우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벤 넬슨 CEO는 “HRD 담당자들은 지속가능한 역량은 시스템 사고이며 이것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일터에서 생존할 수 있게 하는 무기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그런가 하면 1일차 행사의 기조강연자였던 윤승원 텍사스 A&M 대학교 교수는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마스터키: 스킬링(Skilling: What, Why & How Master Key to Connect Past, Present, & Future)’를 주제로 역량이 HRD 관계자들에게 어떤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지 풀어줬다. 그는 “요즘 국내외 기업의 화두인 ‘대퇴사 시대’는 역량과 경력을 개발하는 것이 직장생활의 가장 큰 가치로 자리한 현실을 말해준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구결과들을 봐도 직장인들은 돈보다는 역량과 경력을 우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역량을 키울 수 있고, 그로써 급변하는 노동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조직이 현시대 직장인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윤 교수는 “HRD 관계자들의 위상이 점점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이어서 윤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인재는 호기심, 상상력, 콘텐츠, 협업에 강점이 있는 사람들을 말하며, HRD 관계자들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런 인재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게끔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업의 HRD 담당자들은 리더들이 구성원을 위한 코칭과 멘토링을 능숙하게 해내도록 교육해야 하며, 다양한 구성원이 서로의 일과 역량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심은 역시 데이터다. 그는 “직급, 나이, 성별에 관계 없이 많은 사람이 모여서 토론하며 서로의 역량과 직무능력 수준을 체감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 역량개발의 묘.”라고 덧붙였다.기조강연 외에도 「인적자원개발 컨퍼런스」에서는 HRD, HRM, 기업우수사례, K-HRD 트랙에서 다채로운 강연이 준비됐다. 또한, 강연장 밖에서는 신기술관, 네트워킹 라운지, 한국산업인력공단 홍보관, HRD EXPO로 구성된 부대행사가 주제에 맞춰서 열리며 컨퍼런스 참여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HRD의 핵심인 역량을 깊이 다룬 만큼 변화가 일상인 세상에서 많은 조직과 사람이 경쟁력 제고의 Succession Plan을 찾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HRD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시대다.
-
[은희경 소설가] 어제와 다른 진정한 오늘로 안내하다
은희경 소설가는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한 이후 일상에서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여러 작품으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27년이 지난 올해는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이 100쇄를 돌파하며 기념 개정판이 출간됐다. 오프라인 출판물의 힘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미가 남다른 소식이었다. 긴 세월이 흐르며 그의 작품세계는 냉소와 위악에서 담담함과 공정함으로 바뀌고 있었고, 사람을 향한 관심, 애정, 통찰력은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간의 변화, 소설가라는 직업, 독자와의 소통, 시스템과 조직문화, 인문학의 힘과 가치 등을 키워드로 대화를 나눴던 은희경 소설가와의 만남은 특별했다.끊임없는 사유를 거쳐 표현하는 ‘있는 그대로’은희경 소설가는 주어진 조건에서 담담히 일상을 보내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만의 시선으로 담아왔다. 일상이 곧 소설의 소재인 만큼 은희경 소설가는 주변의 사람, 사물, 상황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그의 시선은 소설로 풀어낼 의미 있는 가치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은희경 소설가는 여러 관점에서 질문을 던져가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뭘 좋아하는지, 어떨 때 행복한지, 어떨 때 진정 나답다고 생각하며 만족감을 느끼는지 등을 끊임없이 생각합니다.”라고 털어놓는 이유다.‘있는 그대로’는 은희경 소설가가 작품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올해 발간된 소설집 『장미의 이름은 장미』를 봐도 그러하다. 모든 단편의 배경은 뉴욕이지만 그는 소설 집필을 목적으로 뉴욕을 경험하지 않았다. 그는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면 결국 하나의 관점을 중심으로 그것을 경험하기 때문에 오롯이 제 진심과 진실을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대중과의 소통, 그리고 창작자의 삶은희경 소설가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작품 활동에 임한다. 소설가라는 직업은 창작의 고통을 견뎌야 하고, 경제적인 안정도 이뤄야 해서 고되지만 자신의 생각, 경험, 사유, 감각 등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할 수 있어서 의미와 가치가 남다른 까닭이다. 그래서 은희경 소설가의 작품세계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왔다. 독자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썼던 초기 작품들에는 강렬하고 직설적인 표현이 많았지만, 이제는 고민하게 하며 해답을 찾게 하는 치밀성이 강해졌다. 관련해서 그는 “제 글이 공적인 것이라는 점을 의식하며 책임감도 담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그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내면을 표현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때 그 상황을 제일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고르고 수정하기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단어가 모여 문장, 말을 이루는 법이기에 은희경 소설가는 “현대인의 언어생활에서 정확한 표현은 매우 중요하며, 상대의 말에 동조부터 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의식의 확산은 언어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그는 소설가의 필수조건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다음의 설명을 건네줬다.“창작자의 어제와 오늘은 달라야 합니다. 세상은 어제가 아닌 오늘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고 직위가 올라갈수록 만나는 사람이 한정됩니다. 나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도 점점 불편해지죠. 비슷한 사람끼리만 모이면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타인을 ‘틀렸다’고 여기게 되며 점점 보수화됩니다. 그래서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전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자 노력하며 관점 다각화를 위해 여행도 많이 다닙니다. ‘다른 조건과 상황에서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 되는가’를 고민하기 위함이죠. 일례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난민에 관심을 기울이고, 외국인을 환대했던 사람이 많았지만 정작 건강과 생존이 위협받게 되니 그동안 타인에게 베풀었던 환대를 거두는 이들이 많아요. 생각이 유연하지 못하고, 자기계발에 소홀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내가 틀릴 수 있다’라는 생각이 중요한 이유입니다.”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게 해주는 인문학은희경 소설가의 작품은 대담하게 현실의 모순을 역설하고, 보편적인 다수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삶을 예리한 문장으로 조명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회라는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고독하게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관점을 전복시키며 숨어있던 문제를 짚어준다. 그래서 그는 문학은 ‘삶에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우리는 사회라는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살기에 관계나 언론 등이 형성하는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습니다. 다수가 만들어놓은 시스템 안에 있으면 안전함과 규칙에 취해가기에 그곳에서 벗어나길 굉장히 두려워하며 보편성을 추구하면서 살기 쉽죠. 문학은 이러한 시스템적 사고에서 벗어나도록 만들어줍니다.”그런가 하면 은희경 소설가는 우리나라의 조직문화는 사람을 ‘자신의 직급에서 주어진 일을 충실히 수행하는 존재’로만 인식하도록 만든다고 지적하며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잘못된 조직문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저 환경에 승복하는 존재이며, 조직이 원하는 사람 또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문제가 있으면 그것이 개선되도록 하는 사람을 조직에서 원할 것이고, 그런 문제점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창의성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그래서 그는 시스템을 벗어나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인문학의 가치와 힘이 여전하다고 믿는다.급변하는 경영환경, 심화되는 세대 격차, 소통의 부재 및 고립 가운데 사유와 소통, 창작과 다름, 진정한 자신과의 만남 등을 말하는 은희경 소설가.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그의 인생 궤적에는 HRD의 핵심인 사람다움이 가득 스며 있었고, 담담하지만 또렷하게 구현되고 있었다.
-
[코치허브 Lifelong Learning 웨비나] 글로벌 기업의 HRD 전략과 방향
글로벌 디지털 코칭 서비스 플랫폼으로 유명한 코치허브(CoachHub)는 지난 8월 18일(한국시간) ‘Secrets to Successful L&D Programs from Top HR Leaders(글로벌 기업의 HRD 전략과 방향)’를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했다. 웨비나는 강연과 질의응답 프로세스로 진행됐으며 연사들은 새로운 학습법은 무엇인지, 지난 2년 동안 기업들은 어떤 변화를 추진했는지, Learning & Development(L&D) 기능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리더십과 인재육성 프로그램의 비즈니스 공헌도는 어떻게 높여야 하는지,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조직문화는 어떻게 조성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하며 다각적 인사이트와 정보를 공유했다.코치허브(CoachHub)는 기업이 전 구성원에게 수준 높은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글로벌 코칭 플랫폼이다. 코치허브는 개인화 및 측정에 용이한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직원의 참여도, 생산성, 업무 성과 향상 등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코치허브는 AI 기반 매칭 시스템을 활용해서 사용자 개인별 맞춤형 코치를 연결시켜 주고, 이 과정에서 리더십, 회복탄력성, 스트레스 관리 등의 개념을 담아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양질의 코칭을 제공한다. 이렇듯 기업의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과 성장에 보탬이 되고 있는 코치허브는 이번 웨비나를 통해 글로벌 기업의 HRD 전략은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코치들과 글로벌 기업 HR 관계자들의 인사이트도 공유하며 귀중한 정보 교류와 학습의 장을 형성했다."기업에서 교육을 통한 성장을 이뤄내려면과도한 양의 학습콘텐츠와 학습시간 제약,학습전이 부족이라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전 구성원에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웨비나의 시작은 Yu Dan Shi 코치허브 행동과학 & 코칭 LAB APAC팀 헤드가 맡았다. 강연 주제는 ‘New way of learning’이었다. 그에 따르면 훌륭한 조직문화를 이끄는 요인 5가지를 꼽아보면 ▲교육과 성장의 기회 ▲소속감 ▲공동체 가치 ▲웰빙 ▲협업이 있다. 그는 교육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려면 과도한 양의 학습콘텐츠, 학습시간의 한계, 전이학습 부족이라는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Yu Dan Shi 헤드는 통계자료를 활용해 설명을 이어갔다. 먼저 그는 학습전이 해결을 위한 방법을 풀어냈다. 많은 학습자가 기업에서 교육받은 내용을 6일 이내에 업무에 적용해보지 않으면 75%에 달하는 내용을 잊어버린다. 그 때문에 Yu Dan Shi 헤드는 HRD 담당자들이 일정 간격으로 booster event를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리더십 부분의 통계자료에서는 교육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스킬을 가장 큰 약점으로 인식하는 리더의 비율은 77%로 나타났다. 더불어 리더십과 업스킬링과 관련한 지역별 L&D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살펴본 결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의 비율이 60%로 가장 많았고, 리더십/관리자 교육은 49%, 디지털 업스킬링과 DT는 30%, 직무 지원이 24%였다. 이어서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리더십/관리자 역량이 49%, 업스킬링과 리스킬링은 44%, 디지털 업스킬링과 DT는 33%,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가 27%였다. 남아메리카에서는 리더십/관리자 교육은 48%, 업스킬링과 리스킬링 교육은 39%, DEI는 33%, 직무 지원이 28%였다. 이러한 통계는 전 세계적으로 리더십에 관한 연구와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그만큼 리더십이 기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HRD 담당자들이 리더십 교육에 많은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기조강연 이후에는 Yu Dan Shi 헤드와 푸드 서비스 기업인 Sodexo의 인사총괄(Human Resources Director)인 Bhawna Gandhi, Fujifilm의 인사총괄(Head of Human Resources)인 Jacely Voon, 의료 서비스 기업 Healius의 기업문화총괄(Head of People Experience)인 Garth Quinn이 참여해서 토론을 펼쳤다. 먼저 2022년 HR과 L&D 변화에 대한 질문에 Gandhi는 “교육 대상의 범위를 넓혔다.”며 “최고 임원과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진행하던 리더십과 직무교육을 부서와 직급 상관없이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arth Quinn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무 및 업무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인식하며, 새로운 인재 및 역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Jacely Voon은 제한된 자원과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기 위해 3B Approach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3B Approach 전략은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Build),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Borrow), 업스킬링 프로그램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Buy)가 골자다.다음으로 토론에서는 Fujifilm과 Sodexo의 교육 프로그램을 사례가 소개됐다. Jacely Voon은 “Fujif ilm은 자기주도적 학습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구성원의 행동 변화를 이끌고 있다.”라며 젊은 세대는 유튜브와 구글링을 통한 셀프러닝에 익숙하지만, 기성세대의 경우 전통적인 주입식 교육이 익숙하기에 두 세대 모두의 몰입도를 높이고 그들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도록 만들기 위한 ‘보상’과 ‘학습의 경력반영’이라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Gandhi는 “Sodexo는 구성원의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해 코치허브의 리더십 코칭 파일럿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리더십 교육의 범위를 최고 임원에서 중간관리자, 승진자로 확대 운영하고자 했으며, 문화와 세대를 아우르는 리더십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인화된 코칭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HRD 프로그램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고,꼭 필요한 학습에 전념하는 것은‘저비용으로 수익성 향상을’이라는기업의 비즈니스 방향성과 일치한다."그리고 Gandhi는 “HRD 프로그램의 효과는 직원 자체의 차이인지, 그들이 지닌 역량의 차이인지를 인지하며 분석해야 한다.”라는 조언을 건넸다. 그리고 코치허브의 Head of People APAC인 Fiona Glendinning는 “L&D는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과 체계적인 인력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경영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은 대퇴사 시대, 치열하고 빡빡한 노동시장, 불안한 경제 전망 등으로 인해 기업의 HR과 L&D 관계자들에게 매우 고된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비즈니스 차별화를 이끄는 사람의 역량과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그러니 HRD 담당자들은 프로그램 성과 측정과 실효적 학습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 HRD 기능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은 그 자체로 기업들의 ‘저비용으로 수익성 향상을’이라는 방향성과 일치하는 까닭이다.
-
[호암재단 온라인 강연회] 행복한 인생과 HRD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명확한 지향점과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며 여러 변화에 맞서야 한다. 이러한 철학과 가치는 지속적으로 더 나은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 기업과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 모두가 고려해야 할 과제다. 관련해서 호암재단은 미래 세대에게 유의미한 경험과 조언을 해줄 각계의 명사를 초청해 「펀 앤 런, 2022 서머 쿨 토크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그 가운데 『월간HRD』는 인문과 예술 부문에서 강연한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의 ‘어느 철학자의 청춘이야기’ 강연을 기사로 담았다. 김형석 교수는 시대의 어른이자 교육자로서 미래 세대에게 자신의 인생경험을 토대로 세 가지 이야기를 전해줬다."자신만의 지향점을 갖고 살아간다면큰 동기부여와 지속성을 얻을 수 있으며그로써 그 누구도 걸어보지 못한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찾아낼 수 있다."호암재단은 삼성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선생의 경영철학을 후대에 계승 및 발전시키고 그 유지를 받들어 국가와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사업을 펼치기 위해 지난 1997년 6월에 설립된 공익법인이다. 호암재단은 삼성호암상 운영, 학술 및 연구사업지원, 호암생가 개방 및 운영 등의 사회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미래 세대에게 유의미한 경험과 조언을 해줄 각계의 명사를 초청하는 「펀 앤 런, 2022 서머 쿨 토크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그중 HRD와의 관련성을 고려했을 때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의 ‘어느 철학자의 청춘이야기’ 강연은 주목할 만했다.먼저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올라갈 산’을 설정해 시대의 과업을 감당하며 많은 사람이 본받을만한 인생을 살아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소아심장학을 전공한 홍창의 박사에게는 어려서부터 우리나라에서 일찍 죽는 수많은 어린아이를 보살피겠다는 꿈이 있었으며, 를 집필한 황순원 소설가도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한국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또한, 김 교수 본인은 철학을 공부해 우리 사회를 위한 정신적인 봉사에 전념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소명의식을 견지해야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겪을 수 있으며, 그것으로써 고유한 자신만의 인생여정을 밟아야 한다.”고 말하며 “그 누구도 길을 걷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소명의식을 잃지 않으며 마침내 정상에 섰을 때 인생의 아름다움과 행복을 맞이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어줬다. 그는 이 과정을 ‘자신만의 자화상을 그린다’고 표현하며 미래 세대에게 앞으로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모습으로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을지 상상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는 과정에 몰두해야 한다고 전해줬다.다음으로 김 교수는 학습을 고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미래 세대에게 수능에서 상위권을 독점하는 것이 인생에서 주요한 성공이라고 말하지만 시기마다 사회가 요구하고, 그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은 변화한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청소년기에는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기 위한 ‘기억력’이 주요한 역량이며, 성인이 되면 타인과의 관계 맺기나 독서를 통해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을 넘어 주변의 환경, 사람, 사물을 파악하는 ‘이해력’이 중요해진다. 그다음으로는 ‘사고력’을 갖춰야 하며, 사고력에 창조력을 더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영재다. 김 교수는 당장 좌절을 겪더라도 역량들 중 하나가 부족했을 뿐이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강점을 뒤늦게 발휘하는 소중한 기회를 맞이하기도 한다고 짚어줬다. 특히 그는 “인간은 일생을 성장이라는 과정을 겪으면서 살아간다.”며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낮추거나, 지금 당장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여기며 좌절하기에는 인생은 너무나도 길기에 오히려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인생의 마디마다 필요한 역량을 학습하고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찾아내서 보완하며 올바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이어서 그는 교육에 대한 관점을 내보였다. 그는 교육은 단순히 청소년기에 사회가 제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며, 일생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전부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흔히 인생을 백릿길이라고 비유하는데 청소년기에 제공받는 교육은 학교와 사회, 그리고 부모님이 책임을 지어준다.”라고 했으며, “여기까지가 삼십리라고 한다면 나머지 칠십리는 스스로를 교육하면서 일궈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 교수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한정된 기준과 가정 속에서 살면 한계에 봉착한다.”며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면 직장의 주인이 되고 사회의 일꾼이 되며, 마찬가지로 민족과 국가를 걱정하면서 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국가의 지도자가 된다.”는 제언을 건넨 일을 회상했다. 아울러 그는 교수로서 대학으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대학에 무엇을 줄 수 있을지로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일하면 정년퇴직 후 일이 끝나게 되지만, 사회를 위해 주어진 책임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열심히 하고, 새로운 일을 얻게 되며 결과적으로 그 사회를 나은 방향으로 바꿔준다.”라고 설명했다.강연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 ‘공부해야 하는 이유’, ‘사회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갖는 방법’ 등에 관한 질문이 던져졌다. 먼저 인간관계에 관해 김 교수는 친구를 사귀는 과정이 어색해도 지속적으로 모임 활동을 하며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공부와 통찰력과 관련해서는 교양, 지식, 인격 등을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골고루 성장시키는 것이 좋다고 전해줬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바른 인간관계가 행복하고 보람찬 삶을 이끈다.”라고 말하며 “나의 성장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고, 타인과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는 관계를 맺으며 자기 행복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인생의 어른인 김형석 교수의 강연을 통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명감을 잃지 않고 성실하게 성장을 추구하면서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교수의 이야기는 직장에서 일을 자아실현과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아진 시대상을 관통하고 있다. 그러니 HRD 담당자들은 구성원에게 동기부여, 성찰, 성장을 촉구하는 여러 활동을 제공함으로써 자발적이고, 건강하게 일하며, 일을 통한 행복한 인생 설계와 실현에 전념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 컨퍼런스] Humanity from Decoding the Brain
최종현학술원은 최종현 SK 선대회장 20주기를 기념하여 출범한 지식교류 플랫폼으로써 세계 유수의 대학, 연구소, 싱크탱크 등과 협력해서 인류를 위한 지식의 창출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그 차원에서 지난 7월 28일에는 ‘첨단과학, 다가올 50년’을 주제로 기초과학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최종현학술원 과학혁신 컨퍼런스」를 열었다. 그중에서도 『월간HRD』는 HRD와의 관련성을 중심으로 ‘세션 3, Decoding the Brain’을 취재했다. 세션은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 분야 석학들의 강연과 합동토론으로 구성됐는데 선도적 지식은 물론 사람다움의 특별성에 관한 인사이트도 공유됐기에 살펴볼 점들이 많았다."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거대한 재난은기초과학 역량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시사한다.그중에서 뇌과학, 신경과학, 심리학은사람을 다루기에 HRD와의 관련성이 존재한다."인류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한 노력‘세션 3, Decoding the Brain’은 천명우 예일대 심리학과 석좌교수의 ‘성과의 신경과학’ 강연으로 시작됐다. 천 교수는 “어느 분야에서든 성과는 빼어난 역량을 일관되게 발휘함으로써 만들어지며 핵심은 정신력.”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뇌 영상법의 역사를 정보의 해독과 예측으로 나눴고, 미래에 어떻게 하면 사람의 인지와 행동을 강화할 수 있는지 설명했으며 신경과학의 과제로 ‘사람의 성과를 끌어올리고,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제시했다. 이어서 이대열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과 석좌교수가 강단에 올라 ‘신경과학의 현재 위치와 신기술이 필요한 이유’를 풀어냈다. 그는 뇌가 어떻게 환경으로부터 학습하고, 그 정보를 의사결정에 사용하는지 연구하고 있었고 “신경과학은 모든 뉴런의 활동 전위를 기록할 수 있어야 하며, AI를 비롯해 다양한 기술적 도움을 얻으면 사람의 뇌가 기능하는 방식을 훨씬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다음으로 이진형 스탠포드대 신경과학과·생물공학과 교수는 ‘AI와 뇌 건강의 미래’에 관해 얘기했다. 그는 HRD 분야에서도 비중이 커지고 있는 메타버스도 언급했는데 “메타버스는 정신이상과 연관성이 있기는 하지만, 강력한 몰입이 가능하며 의료 행위가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진형 교수는 “기술의 빠른 발달은 체계적인 뇌 건강의 관리를 도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 연사였던 정광훈 MIT 화학공학과 교수는 ‘어떻게 기억이 형성되고 사라지는가’에 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뉴런의 역할과 함께 기억의 기본 단위로 알려져 있는 엔그램에 주목하며 여러 기법 개발과 실험에 전념하고 있었다. 이렇게 4명의 석학은 세부적인 연구 방식과 전문 분야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모두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빼어난 역량을 발휘하고 있었다.사람다움의 본질이 담긴 석학들의 교류강연 이후의 토론은 사회를 맡은 박홍근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석좌교수의 질문에 강연을 펼친 석학들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박 교수는 천명우 교수에게 교육과 연구에 있어 대학의 역할은 무엇인지 질문했다. 천 교수는 “대학은 큰 자금을 지원하는 정부와 단기간 내 상업화가 가능한 연구에 투자하는 기업의 특성을 읽어야 하며, 똑똑한 인재들이 대학에 남아 혁신적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박 교수는 이대열 교수에게 인간과 AI 기술의 상관성을 물었다. 이대열 교수는 “인간이 본질이고 AI 기술은 인류 문명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라고 정리했다. 특히 그는 “지능을 생명체의 기능으로 국한하지 않으면, 지능은 ‘문제해결능력’으로 정의되어 버린다.”라며 인간은 문제해결을 넘어 삶의 목표와 목적을 설정하고, 변경하고, 제어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이진형 교수와 정광훈 교수에게 연구와 사업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보는지 질문했다. 이진형 교수는 “대학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적용해 볼 법한 수준의 연구를 해내면, 기업이 바통을 이어받아 기술을 개발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긍정적이다.”라고 진단했다. 이는 정광훈 교수의 “대학의 연구실이 무에서 유를, 즉 0에서 1을 만든다면 기업은 1을 100,000으로 전환해야 하는 조직.”이라는 의견과 결이 맞았다.개별 질의응답 이후 박홍근 교수는 석학들에게 뇌에 대한 본인만의 연구 색깔은 무엇인지 물었다. 먼저 천 교수는 “뇌를 다루는 공상과학영화들을 보면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라고 답했고, 이대열 교수는 “의식, 특질, 자유의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관해 문제의식을 자주 가지며, 뇌 연구를 통해 해답을 제시하고자 노력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진형 교수는 뇌 질환 치료라는 명확한 목표를 되새기며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한다고 답했고, 정광훈 교수는 시스템 이해와 그를 위해 필요한 정보의 빠른 획득이라는 공학도로서의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홍근 교수는 석학들에게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만의 특별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관해 이대열 교수는 “인간은 하나의 문제에서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해결책을 바꿔서 적용해볼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경험, 네트워크, 언어가 큰 역할을 한다.”라고 답했고, 이진형 교수는 “인간 고유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이외에도 석학들은 컨퍼런스의 다른 세션에 참여한 교수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지며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특히 ‘환경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천 교수와 이진형 교수의 답은 울림이 컸다. 건강은 인간의 기억, 독자성, 선택의지, 자유의지를 유지시켜 주며, 세상의 많은 질병을 연구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가치를 전해줬기 때문이다.이상의 ‘세션 3, Decoding the Brain’은 전문성 넘치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연이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HRD에의 시사점은 분명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며, 그러한 과정에서 지성을 발휘하는 존재가 인간이며 그것이 바로 ‘사람다움’임을 되새길 수 있었던 까닭이다.
- 최신뉴스더보기
-
-
- NH농협은행, 현장 중심 업무자동화 확산 위해 'RPA 빅리그' 경진대회 진행
- NH농협은행이 지난 5월 24일 현장 중심의 업무자동화 확산을 위해 오는 10월까지 업무담당직원들이 참여하는 '2024년 제3회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빅리그' 경진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RPA 빅리그'는 규칙적이고 정형·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업무효율을 강화하고자 과제 발굴, 기획, 개발까지 모든 ...
-
- [엄준하 발행인 메시지] AI 시대, HRD스탭의 새로운 역할
- AI 시대, HRD스탭의 새로운 역할:전략적 파트너로서 도약매우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는 HRD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HRD스탭 여러분,우리는 지금 매우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HRD스탭의 역할은 더욱 중요..
-
- [유길상 총장] 디지털·AI 세상을 돌파할 인재육성 방향
- 코로나19 팬데믹이 앞당긴 디지털 전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촉발하고 있는 AI 전환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디지털·AI 세상을 열어가고 있다. 디지털·AI 세상에서는 디지털·AI 활용 역량이 없으면 직장에서 업무 성과를 내기 어렵고 일상생활에서도 불편을 겪게 된다. 따라서 디지털·AI 세상에서 누구나 역량을 .
-
- [박해룡 부문장] HRD부서의 역할, 성장의 리플 달기
- 직장생활 30년을 돌아본다. 눈에 보이는 모습은 크게 변했다. 하지만 사람의 본성이나 사물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결국 본질을 이해하고, 환경과 기술의 변화에 대응해야 함을 깨닫는다.급변하는 일터에서 HRD담당자들은 잘 대응하고 있을까? ---이 질문을 자신에게 해서는 의미를 찾기 어렵고 늘 비슷한 결론만 내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