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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환] 11. 왜 기업은 망하는가? - 내 손에 피 묻히기 싫다
그동안 11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망하는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망하는 기업을 방문하면 일단, 활력이 없다. 무기력감에 빠져있고, 사무실에는 침묵이 흐른다. 서두르거나 소리치는 사람이 없어 정적이 흐른다. 어디에서 전화벨이 울리면 모두가 그 쪽을 바라본다. 미래에 대한 꿈과 도전은 찾아볼 수 없다.
결국은 경영자를 포함한 조직장의 역할이다.
CEO는 바쁘다. 혼자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 시키는 것도 제대로 해 주지 않으니 갈수록 격무에 시달린다. 임원이라는 경영자들이 비전을 제시하며, 조직을 한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이 되지 못하고 중간 전달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일의 책임도 서로에게 미루며, 길고 멀리 선진기업과의 Gap을 찾아 Catch up하겠다는 의지가 없다. 심지어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지금 M&A가 추진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잇는다.
회사의 흥망은 크게 사람, 제도,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은 결국 경영진과 관리진 등 리더의 역량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제도는 시스템이다. 망하는 회사는 제도가 작동하지 않고 무조건 공평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문화는 도전과 실천으로 가야 하지만, ‘나 있을 때까지는 괜찮아’하는 식의 안정만을 추구한다. 이 중에서리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며, 전략적 판단과 실행을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사례 1 남는 것은 저 성과 인력들 내 임기까지는 끌고 가겠다
저성과자 관리를 하라는 CEO의 지시에 서둘러 김 부장은 안을 만들었다. 김 부장은 저성과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3년까지는 교육과 별도 프로젝트 수행 등의 기회를 주고, 4년 차에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CEO는 안을 그대로 수용하고, 먼저 저성과자와 별도 명예퇴직자를 특별히 선정하도록 지시했다. 김 부장은 조직장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20명의 저성과자와 다섯 명의 특별 명예퇴직 대상자를 선발했다. 다섯 명의 특별 명예퇴직자는 회사에 출근을 하긴 하지만, 그 어떤 일도 하지 않는 과장급이었다. 개인 성과평가도 맨 하위 등급을 받고 있었고, 조직장이 추가 인력 지원 없이 그들의 타 부서 이동을 간곡히 부탁할 수준이었다.
다섯 명의 특별 명예퇴직자에 대해서는 본부장이 제도상 명예퇴직금과 특별 명예퇴직금을 추가하여 퇴직 조치하는 것으로 하였다. 한 달이 지났지만, 어찌된 일인지 단 한 명도 퇴직하는 사람이 없었다. 스스로 하겠다고 해 놓고, 모두가 내 임기 동안에는 끌고 가겠다고 한다. 심한 경우, 대상자가 잘못 선정되었다고까지 한다. 제 몫은 하지만 더 이상의 성과를 내지 않기 때문에 가장 낮은 평가 등급을 부여한 것이라며, 퇴직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조직장은 제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달라고 하지만, 의사결정권자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출근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자리만 지켜도 대졸 신입사원의 2배 이상 급여를 받는다
사례 2 질병처럼 전염되다
김 차장은 술만 마시면 주변 사람들과 주먹다툼이 심하다. 그는 건설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목공으로서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건설 경기가 나빠지고, 더 이상 목공이 필요하지 않게 되고, 회사 경영도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회사는 55세 이상인 사람에 대해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 차장도 대상이었다.
인사팀장은 김 차장을 별도로 만나 퇴직 의사와 조건에 대해 이야기 했다. 다음 날 김 차장은 술에 만취해 사무실에서 난동을 부리며 “내가 젊었을 때 회사를 위해 맨 처음 중동에 나가 그 고생을 했고, 젊음을 다 바쳐 이 회사가 이만큼 성장했는데 나에게 이럴 수 있냐”고 소리를 질렀다. 젊은 사람들이 말리자, “너희들도 나중에 늙으면 회사로부터 팽 당한다. 이 회사는 그런 회사”라며 저항했다.
그 이후 김 차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출근하여 무엇인가에 몰두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입만 벌리면 옛날 열심히 일했던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중식시간에 신입사원이 “김 차장님은 회사 다니면서 급여를 받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 회사는 일한 대가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급여를 지급했는데,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은 당연한 것이고, 자신이 일한 것만 생각하는 김 차장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린 신입사원이 이러한 처사가 전염될까 고민이라고 한다. 신입사원에게 더 이상의 이야기를 해 주지 못하고 인사팀장은 식당을 나왔다.
회사 내에서 낮은 등급의 업무를 수행하지만, 급여 수준은 매우 높은 고참들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가 한 달만 배우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무려 4배 이상의 급여를 받으며 고참이 한다. 그것도 매우 낮은 생산성으로 수행한다.
이들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아니 서두를 일도 아니다. 의사결정을 요하는 업무는 이들에게 부여되지도 않는다. 젊은 직원들이 야근을 해도 이들은 야근하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젊은 직원을 데리고 나가 소주를 사주는 일도 없다. 팀 회식의 자리에서는 항상 옛 이야기 뿐이다. “20년 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서류함을 들고 뛰어 나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가 하면, “중동 그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낮없이 일했다”며 “앞만 보고달렸다”고 한다. 또 “회사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 생일을 챙겨줘 본 적이 없다”며 “아이가 아파 조퇴하는 젊은 직원들을 보면 한심스럽다”고까지 한다. 더 회사에 남아 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신들의 젊음은 일에 다 바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도전, 그 열정은 온데간데없이 저부가가치 업무를 하면서, 정년퇴직만 기다린다.
사례 3 아무도 함께 근무하려 하지 않는다.
매년 2월이 되면 사원 인사가 시작된다. 우수한 사원은 서로 데려가려고한다. 반면, 저성과자는 아무도 데려가려고 하지 않는다. 누가 어느 부서에서 문제아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작년 이맘때, 한번 이끌어보겠다고 다른 부서의 저성과자를 데려간 팀장이 고생을 많이 했고, 그 사람이 문제를 더 만드는 바람에 징계까지 당했다고 한다. 아무도 이들과 함께 근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저성과자인 김 과장과 함께 근무하는 이 팀장은 김 과장 때문에 고민이 많
다. 회사에서는 저성과자가 생기는 것이 전적으로 조직장의 책임이라며 그 어떤 대책도 없다. 영업을 담당하는김 과장의 잘못된 업무 때문에 팀원들이 고객에게 사죄하고, 대리점 사장에게는 피해를 끼쳐 조직 차원에서 해결한 적도 있다. 신입사원도 혼자 영업 현장에서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김 과장은 혼자 영업을 보낼 수가 없다. 내근을 시켰으나, PC 조작능력이 떨어지고, 데이터를 잘못 입력해 과거 자료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실정이다.
지금은 사무실에서 영업사원을 지원하고 전화 받는 일을 담당한다. 이 또한 계약직 여사원이 대부분 처리하기 때문에 김 과장의 업무는 사실상 없다. 이 팀장이 김 과장에게 업무를 알려주고는 있으나 진척이 없다. 고민하려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어느 순간 포기해 버렸다. 없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 2월 사원 이동 1순위로 김 과장을 올려 놓았지만,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너희 부서 일이니 이 팀장이 책임지라는 말만 돌아왔다.
사례 4 파급효과만 생각한다
저성과자로 인식된 직원과 함께 생활하는 조직장을 만나면 볼멘소리를 한다. 인사부서에서 제발 데려가 처리해 줘야 하는데, 현장관리자에게 일임하고 나 몰라라 한다며 언성을 높인다. 사실 인사부서 입장에서도 딱히 할 말이 없다. 회의실에 그들을 모아놓고 도전과제라는 미명 하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저부가가치의 프로젝트를 시킬 수밖에 없다. 관리 책임이 있고, 문제라도 발생할 때에는 현장의 상사와 같이 인간관계가 깊지 않아 수습할 방법이 적다.
김 부장이 인사위원회에서 저성과자 추진의 배경과 기대효과 및 방법에 대한 보고를 했더니, 전략본부장이 “만약 끝까지 나가지 않고, 이들이 집단행동을 하거나, 저항한다면 대책이 있느냐? 우리 회사는 신뢰를 기반으로 지금껏 성장한 회사인데, 이런 방안을 가져간다면 신뢰는 깨지는 것이 아니냐?”며 반대했다. 다른 임원들도 같은 의견으로 반대가 심하다. 김 부장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똑같이 처우하면 회사의 경쟁력은 떨어진다”며, “회사 내 건전한 경각심을 가져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자 임원들은 CEO에게 우리 회사에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덧붙여 김 부장이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에 김 부장은 대답을 하지 않고 회의를 마쳤다
글 홍석환 KT&G 변화혁신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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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키지코리아] M&A 시 조직구성원간의 문화 통합이 포인트
모든 기업의 인수 합병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한 가지는 구성원들과 고객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시장에서의 위치를 잃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은 미래에 대한 가벼운 불안감을 느끼게 될 것이며, 합병으로 인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의 구성원들은 심한 불안감이나 걱정 또는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전략적 통합뿐만 아니라 사업전체의 사기, 성과, 생산성을 위협한다. 이번 호에서는 색채관련 사업 분야 주도자인 X사와 유럽의 경쟁사인 G사와의 성공적인 합병 사례를 소개한다.
색채관련 사업 분야 주도자인 X사가 유럽의 경쟁사인 G사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회사의 통합절차가 시작되었다. 매입계획이 본격적으로 수립되자 회사 경영진은 조직 합병에 따른 위험요소를 찾아내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의 불안감, 걱정, 두려움 등을 최소화하고, 성과, 생산성의 리스크를 최대한 없애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했다. 특히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전략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사기증진을 위한 전략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었다.
합병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합병을 위한 전략적 계획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 X사에서 합병 통합을 위한 전략적 계획에 대해 검토하고 평가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두 조직의 문화 통합이 최우선 과제
가장 먼저 합병절차의 핵심은, 서로 다른 두 가지 문화의 통합에 있다. 절차가 수월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Linkage는 X사의 각 조직문화와 변화과정에 대한 맞춤형 진단을 실시하도록 했다. 이 진단을 통해 팀을 통합하는 데 있어서 각 해당 조직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 후 상위 리더들을 대상으로 인수 합병 미팅을 주도했는데, 이 미팅에서는 합병기법에 대한 토론뿐만 아니라 이해와 신뢰를 쌓고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 합병은 왜 이루어지는가? 경쟁사가 갑자기 한 회사로 통합되려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들을 통하여 새로이 통합된 회사에 대한 비전과 가치관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통합절차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상세한 설계 안을 작성해주었다.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고 알아가게 된 이후, 현실적 활동과 상세 학습을 배가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통해 두 기업 경영진의 의사소통이 원활히 진행됨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공유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한 합의와 시너지를 통해 어떤 이득을 얻고 나눌 것인지를 포함한 통합 세부사항을 기초로 한 상세한 의사소통 계획을 수립했으며, 양측 해당 기능 간 팀(cross functional team)들은 프로젝트 추진일정 중 매 주요시기마다 해야 할 일을 정확히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합병 통합 절차에 대한 전략뿐만 아니라 변화와 이행 절차가 이루어지는 동안 핵심 인재들의 역할에 대한 전략도 정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변화와 실행의 코치로써 고위경영진과 협력하면서 조직의 여러 직급에서 공식적인 변화와 실행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의사소통 기능이 향상되었으며, 합병통합 과정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심은 낮아지고,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긍정적인 관점으로의 변화를 꾀할 수 있었다.
조직 변화에 따른 행동변화 프로그램 실시
본 프로그램에서는 먼저, 변화와 실행을 위한 코칭을 진행했다. 개인과 팀, 사업전략과 연계하여 행동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가이드를 제공했다. 변화의 과정에 대한 교육도 실행 했는데, 이 과정은 내부 자원(교육담담 포함)들을 통하여 전략적 행동 계획을 세우고, 개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내부 교육담당자에게는 하루 동안 ‘조직 변화 관리’와 ‘개인 변화 관리’의 두 프로그램을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이 과정에서 다루어지는 도구와 내용들은 합병, 규모축소 및 다른 조직적 변화에 따른 과도기 시점에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로 설계하였다.
또한, 변화준비도 진단했다. 조직과 개개인의 리더십, 경영관리와 조직개발에 있어 핵심 니즈를 파악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데, 이 진단은 오랜 연구 기반을 두고 유효성을 검증한 것이다.
사람중심의 문화 정착
합병 통합 절차 이후 X사는 색채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견고한 회사로 거듭났다. 두 회사의 합병은 더욱 탄탄한 기반과 글로벌 전체의 통합적인 실행력을 발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가 됐다.
X사의 합병은 ‘사람중심적 변화의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했다. 모든 구성원들이 두 배의 업무량을 소화해내야 했던 6개월이란 기간 동안 경영진이 ‘사람중심의 문화’를 만들게 하는 것을 중심으로 실행계획을 실천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새로운 비전과 사명, 그리고 핵심 가치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업 문화의 틀을 다지게 되었다.
직원들이 새로운 사명과 비전 및 가치관을 얼마나 잘 인식하고 수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견해를 알아보기 위해 문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은 합병의 이유를 대체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두 기업이 하나가 된 이유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새로운 회사가 더 밝고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를 통해 의사소통전략의 성공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사람중심의 지속적인 변화관리 프로그램 실행
본 사례와 같이 글로벌 인수 합병의 경우 기업체의 고유한 조직문화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문화적 요소도 조직문화 통합과정에 있어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다. 또한, 요즘처럼 다양한 인적 구성원의 특징까지 고려한다면 단순히 재무이익, 사업전개, 신규 사업진출 등의 목적으로만 인수 합병을 계획한다면 그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중심의 문화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조직 몰입도 감소와 불안감 등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하고,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의 잠재적 요소들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인수합병에 따른 인적자원의 정서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
인수에 성공했어도 목표 달성을 위한 사후관리가 되지 않으면 실패하게 될 것이며, 특히 사람중심의 세심한 진단과 이에 따른 철저한 준비, 지속적 변화관리 프로그램의 성공적 적용이 이뤄질 때 성공적인 인수 합병이라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제공 ㈜링키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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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직원들의 감성을 깨우는 CS 혁신 프로젝트
유통업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고객 관리는 직원들이 고객에게 감정적으로 어떤 분위기를 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객 서비스 업무는 알다시피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업무다. 예민하고 미묘한 감정이 고객으로부터 직원들에게 뿐만 아니라 직원들로부터 고객에게로 향한다. 따라서 제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도 서비스를 행하는 직원의 기분이 불쾌하다면 고객은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없다. 반대로 근무하는 사람들이 즐겁고 편안하면 고객들은 그곳을 쇼핑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객은 단골이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널리 선전을 해주기도 한다. 반면 서비스 직원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뭔가 한 가지라도 더 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마트의 CS 혁신 프로젝트는 그래서 직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마트를 감성 에너지가 높은 조직으로 가꿔간 것이다. 감성 에너지가 높은 조직은 조직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한 신뢰를, 수행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일하는 동료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즉 즐거운 마음으로 열정을 다해 일한다.
이러한 조직이야말로 글로벌 종합유통기업을 지향하는 이마트의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를 이뤄낼 수 있다. 기분이 좋으면 단연 일도 잘된다. 이마트는 이 간단한 원리를 CS 교육프로그램에 적용했다.---
고객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 디자인 감성
이마트는 지난해 5월 3일 ㈜신세계 이마트부문에서 독립, 새 법인으로 태어났다. 이를 계기로 새롭게 ‘이마트 Way’라는 경영 핵심가치를 내세우며 글로벌 종합유통기업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마트가 내세운 이마트 Way는 고객마인드, 브랜드 차별화, 디자인 씽킹이다.
이마트가 재정립한 핵심가치로서 특이한 점은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다. 이 디자인 씽킹은 고객중심의 창의적 사고를 디자인의 바탕으로 한다. 눈에 보이는 매장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인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모델, 고객을 위한 솔루션, 나아가 삶의 자세까지 포함한다.
[표 1] 이마트 Way
직원들의 감정에 주목한 CS교육
이마트는 이번 CS교육도 이러한 이마트 고유의 정신을 담은 디자인을 추구하고자 했다. 직원들을 일렬로 세워두고, 인사를 로봇처럼 몇 번씩 시키는 것이 기존의 CS교육이었다면 이번 CS혁신 프로젝트는 인사를 하는 직원들의 감성에 주목했다.
매장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은 감정노동자이다. 물론 CS교육을 담당하는 CS파트장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마트는 이들의 감정을 만져주는 교육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진단에 따라 전략적으로 CS교육을 진행하기에 이른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명은 전사 CS혁신 프로젝트에 걸맞게 이마트 CS혁신 프로젝트라고 이름 지었으며 일반 유통업계 직무교육에서 보기 드문 1차수당 6주라는 장기 교육으로 구성하였다.
이마트가 달라졌어요, CS혁신 프로젝트
먼저 이마트 전 지점 CS파트장 및 CS업무 겸입자들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CS혁신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액션러닝 형식의 팀 기반의 활동으로, 어떻게 하면 고객이 실질적으로 “이마트가 달라졌다” 라고 인식할 수 있을까? 라는 문제해결 과정으로 진행하였다. 이 교육은 기존 주입식 집무교육을 벗어나 CS 담당자들이 소규모 팀을 구성해 조직의 실제 과제를 해결하며 학습토록 유도한다.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권역별로 5차수로 나누어 23개 팀으로, 각각 인사 혁신, 응대 개선, 계산대 친절개선, 친절한 시식대 등으로 나뉘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6주간의 교육과정을 보면 먼저 문제를 제시하면, 팀별로 토론을 하여 MOT기법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도출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각 매장에서 실질적인 액션을 취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였다. 현장에서 진행한 문제해결 사례들은 3차에 걸친 집합교육에서 팀별로 발표하여 공유하였다.
이러한 교육방식을 통해 CS파트장들은 협력사원 입점교육 방식의 툴을 협력사원의 감성을 자극하는 123 인사법, 이마트 인사송 등의 놀이형태의 교육으로 변화하였고, 그 결과 의욕적인 참여식 교육으로 교육 만족도와 과제수행 의지가 크게 상승하였다.
직원들의 감성에 주목한 이러한 6주간의 활동 결과는 곧 현장의 서비스 개선에도 나타났다. 이마트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소리도 많이 줄어들었으며, CS업무 관련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서비스 공감대가 형성되어 협력사원의 직무 만족도가 상승되었다. 이러한 CS혁신 활동의 실시로 기존의 CS교육인 5분 스쿨이 활성화되었으며, 점포 조회 문화가 개선되었다.
[표 2] CS혁신 프로젝트 전체 일정
지속적인 CS 전문가 교육 실시, Wow CS 프로그램
6주간의 활동이후로는, CS혁신 사례 발표회를 진행하였다. 이 사례발표회는 실제 실행한 결과물을 영상으로 발표하게 하여 실제 액션이 이뤄지게 하였으며, 이를 통해 프로젝트 우수팀의 사례들을 함께 공유하며 전 매장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하였다.
프로젝트 이후로는 CS레벨업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 교육은 CS직무보다는 사람을 주목하였다. 다양한 고객들을 각각의 유형별로 구별하여 교육하며 한층 더 CS업무를 끌어올렸다.
또 지속적인 CS전문가 양성을 위해 CS혁신 프로젝트 진행 후, 뽑힌 우수한 CS파트장 18명을 대상으로 CS전문가 교육과정인 “Wow CS”를 실시하였다. 이 Wow CS 프로그램은 교육자료를 만드는 방법, 교육을 진행하는 요령, CS파트장들의 강의 피드백 등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교육하며 우수 CS파트장들이 현장에서 직원들을 교육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또한 해외 벤치마킹으로 ‘테펜’이라는 일본의 주점도 방문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CS파트장들의 동기부여도 이끌어내었다.
직원들을 춤추게 한 CS교육의 혁신
지금까지 살펴본 이마트의 CS교육 프로그램은 직무교육의 형태와 전사 혁신교육의 형식이 결합된 모델이다. 전사 혁신프로젝트를 통해 지역별 우수자를 선발하고 전체 레벨업 교육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소수로 선발된 우수자를 전문가로 양성함으로써, 기존 CS파트장들의 동기부여와 교육의 질이 향상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기반으로 진행된 각 매장의 문제해결은 앞에서 본바와 같이 직원들의 감성을 이끌어내며 적극적인 교육 참여로 이어져 CS 교육의 만족도 향상과 서비스의 개선이 이뤄냈다.
이번 CS교육 프로그램은 사내 CS전문가를 양성하고 조직의 전체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6주간의 프로젝트와 그 이후 과정까지를 보면 다소 호흡이 길고, 무엇보다 현업과 병행하여 교육이 실시되어 교육생들의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Wow CS 프로그램으로 양성된 소수의 전문가들이 다른 CS파트장들에게 교육의 성과가 파급될 수 있도록 권역별로 신규발령자들에게 OJT 교육을 실시하며, 멘토링 할 수 있는 순환적이 교육제도가 필요하다.
앞으로 이마트 인력개발팀은 이를 위해 지역 권역별 특색을 고려한 교육자료를 개발하며 앞으로도 이벤트성의 CS교육이 아닌 지속적인 CS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표 3] 이마트 고객의 불만족 발생 건수
Best People 인터뷰
김지혜 도농점 CS파트장
“CS혁신 프로젝트”교육으로 자심감 쑥쑥
이번 CS혁신 프로젝트와 CS전문가 양성과정으로 'Wow CS' 교육으로 인해 얻은 것은 자신감이에요. 직원들의 감성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느끼게 되었고, 현장에서의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따면서 같은 CS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참 좋았어요.
특히 이번 교육은 기존의 이론중심의 강의가 아니라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직접 문제에 대해 실천한 것들을 찾아서 실행하는 형식이어서 배운 것들을 현장에 활용해볼 기회가 많아서 현장에서의 업무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글 이동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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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의 눈이 아닌 관찰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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