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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코칭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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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의 HRD 전략과 과제, 'HRDer,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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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발(OD)을 통한 조직변화와 HRD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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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 상상·융합·창조의 HRD를 논하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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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배] 사람이 자원인 나라, 그 사람을 키우는 경영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김신배 SK그룹 부회장의 집무실 책상에는 과학,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종류의 서적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책벌레 리더로 불리는 이유를 알만했다. 우리나라 기업에 코칭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등 인재를 육성하고 관리하는데 남다른 혜안을 가진 김 부회장이 관심을 가지는 프로그램 마다 이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스스로 공부하고 탐구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김 부회장이 지난 2004년부터 리더들에게‘굿 코치(Good Coach)’의 중요성을 강조해오면서 전자·통신업계는 코칭경영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기도 했다.
훌륭한 리더란 인재를 알아보고, 기회를 주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며, 그들의 길을 이끌어 주고 열어줌으로써 조직의 비범한 성과를 창출해 내는 사람인데, 리더가 맛보는 쾌감 중에 이보다 더한 기쁨과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김 부회장을 통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수펙스 센터는 고 최종현 선대회장께서 1972년 ‘인재를 심듯 나무를 심고,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는 정신으로 조림 사업을 시작해 40년간 가꿔온 곳입니다. 95년도 제가 SK에 조인할 때 그곳을 방문했었는데 와, 정말 대단하다. 가슴이 뭉클했지요. 70년대 당시 사진 보면 경사가 60도나 되는 완전한 민등산이거든요. 지금은 자작나무다 뭐다 온갖 나무 수백만 그루가 자라고 있어요.(이곳은 전체 규모는 여의도 1.5배 규모의 363만 평에 달한다)”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정신은 그가 1974년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에도 잘 나타난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우수한 학자를 양성해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자 세운 장학재단으로 지금까지 선발누적 장학생만 3천여 명, 재단 후원을 받아 미국 등 해외 유수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딴 인재는 550여 명에 이른다.
“74년이면 제가 대학 다닐 때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TOP 10 스쿨만 어드미션을 받는 조건으로 풀스칼라십을 줬어요. 근데 아무런 오블리게이션이 없어. 나중에 귀국하라, SK에 오라 이런 게 일체 없어요. 홍보하지 말라고도 말씀 하셨어요. 지금 여태까지 이어져 오고 있잖아요. SK에는 진짜 사람을 아끼고 키우는 문화가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선대 회장님과 현 회장님의 철학 속에 또 인등산 숲 속에 들어있죠.”
김신배 부회장에게 SK의 기업 문화 속에 뿌리 내리고 있는‘인간 중심의 경영’에 대해 물었다.
▲ 김신배 SK그룹 부회장은“훌륭한 리더란 인재를 알아보고, 기회를 주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며, 그들의 길을 이끌어 주고 열어줌으로써 조직의 비범한 성
과를 창출해 내는 사람인데, 리더가 맛보는 쾌감 중에 이보다 더한 기쁨과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SK의 기업 문화를 정리한 SKMS(SK Management System)는 대중에게 널리 알려질 정도로 유명한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1979년 구성원의 합의를 통해 제정된 SK만의 경영 철학이자 경영 시스템입니다. 70년대 말 당시만 해도 기업이니 경영이니 이들에 대한 정립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SK 고유의 기업문화와 경영이념, 경영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죠. 이후에 SKMS가 한 차례 큰 변혁을 겪어요. 2007년 현 최태원 회장께서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윤 극대화에서 행복 극대화로 바꾸신 거죠.‘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를 어떻게 매니지먼트 하실 거냐는 내부 우려가 만만치 않았어요. 근데 회장님께서 앞으로 기업은 회사와 구성원, 협력 업체, 고객 등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만족하는 행복을 추구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고집스럽게 추진하셨어요. 지금 보면 탁월한 혜안이셨습니다.
고객만족의 상위개념으로 행복을 쓰셨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를 위해 기업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까요?
과거에는 시스템을 거론했는데 사실 이 시스템이라는 것은 자칫 완성되는 순간 족쇄가 될 수 있어요. 세상이 얼마나 빨리 변합니까. 그 때 마다 시스템을 만들 수는 없잖아요. 창의, 혁신, 도전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해요. 결국 시스템이 아닌 기업 문화로 접근해야 합니다. 문화의 핵심은 자율과 책임이에요. 사람은 믿고 맡길 때 가장 좋은 성과를 스스로 만들어냅니다. 이게 자발적·의욕적 두뇌 활용 극대화죠.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며 자율적으로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해요. 같은 맥락에서 시스템을 잘 따르는 인재보다는 이러한 기업 문화를 잘 감당할 만한 리더십이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 CEO를 코칭하는 리더, 김신배 부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만일 배를 만들고자 한다면,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지치 말고 푸른 바다를 꿈꾸게 하라" 는 것이다.
□ 인재를 심듯 나무를 심고,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
□ 사람은 믿고 맡길 때 가장 좋은 성과를 스스로 만들어낸다
□ 리더의 지혜와 구성원의 지식이 파트너십을 이뤄야 한다
□ 호기심, 용기, 열정은 인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이다
SKMS의 S(System)는 프로세스 룰의 의미를 훨씬 넘어서 기업문화의 의미까지 포함한 광의적인 시스템을 뜻하는 것이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SK 밸류를 정의했죠. Love, Passion, Challenge, Innovation, Integrity, Accountability 등 여섯가지 밸류를 정하고 직원들이 자발적, 의욕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사장 재직 당시“회사를 대학처럼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앞으로 핵심 경쟁력은 휴먼 캐피탈이라고 생각합니다. 퍼펙트 스톰이라 그러지 않습니까. 글로벌리제이션, 국경이 무너지고, 컨버전스, 산업간 경계도 무너지고.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필요한 지식과 역량을 그때그때 습득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시장의 변화, 기술의 변화, 지식 정보의 변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인데,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잘 적응하느냐 하는 문제는 이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SK텔레콤에 있을 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VLS(Virtual Learning System) 등 상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죠. 그럼 다양한 Contents를 만들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네트워크 부문, 마케팅 부문 등 니네가 단과 대학이다.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과목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서로 다른 부문의 과목들도 들어라. 리더십이나 인문학 등은 교양과목으로 개설하고, 관련된 주제로 동호회, 토론회, 연구회 만들고. 그런 의미의 대학 Campus를 생각한거죠.
VLS 엔진은 다른 교육 기관에서도 활용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서울 시청 공무원 교육도 그 시스템을 도입했고, 고용부에서 상도 받았습니다. 하다보니까 우리만 쓸 게 아니라 협력업체들에도 개방하자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시작이 되어서 그룹 차원으로 확대된 것이 상생아카데미 입니다. 사실 기업 교육은 한국이 제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외국 기업들은 교육이 개인의 몫이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 진학률이 80%, 한 때는 88%까지 올라가기도 했는데, 유례없는 기본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들이 입사 후에는 또 기업의 내부 교육을 통해 인재로 양성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성장이 빠를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 우리 경제, 우리 사회, 우리 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데에는 인재 교육과 그를 통해 양성된 인재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SK그룹의 인재육성시스템과 인력관리제도가 궁금합니다.
크게 SK 아카데미와 SKMS 연구소로 나뉩니다. SK 아카데미는 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을 전달하는 과정인 역량 교육, 해외 우수기관과 연계해 SK Global Business Perspective,리더십, 전략 등 선진 경영 기법을 체계적으로 습득하는 과정인 핵심 리더 교육, SK창업정신과 기업문화, 밸류에 대해 이해,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SK 최고 경영자들이 직접 참여해 구성원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내는 밸류 교육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SK 밸류로 무장한 리더를 육성하기위해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SK 아카데미라면 SKMS 연구소는 SK 기업문화의 핵심인 사람, 행복 등의 정신을 기업과 조직이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문화를 다루는 곳입니다. SKMS 연구소는 지난 2008년 이천에 세워졌는데 SK그룹의 핵심 팀장들은 약 한 달 간 SKMS 연구소 교육에 참여해 SKMS의 큰 방향성을 이해, 공감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연구합니다.
SK그룹은 남다른 경험과 도전적인 목표를 가진 바이킹형 인재를 올해 인재상으로 내걸었습니다. 부회장님은 어떤 리더상과 인재상을갖고 계십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기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이라는 건 성취욕일수도 있죠. 궁금하면 도전하고, 해내고자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업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정의감, 윤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 기업, 고객에 도움이 되고 가치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헌신하겠다는 자세도 필요하겠죠.
근데‘도전해 봐라’,‘열정을 가져야 할 게 아니냐’ 그런다고 어디 도전 정신과 열정, 헌신하는 마음이 생깁니까. 호기심을 자율적으로 발산하도록 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그 경험을 통해 다음에는 도약할 수 있도록 용기를 복돋아줘야죠. 그게 바람직한 리더상이라 생각해요.
부회장님은 SK텔레콤 사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 2005년부터 코칭을 교육과정에 도입하시고 코치 자격증을 보유하고 계시는 등‘코칭하는 리더’로 유명하십니다. 조직에서 코칭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시도했던 네트워크 기술 서비스가 많아요. 멜론, 싸이월드, 모바일결제 등. 이런 서비스들을 계속 앞서 창출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스스로(자율) 만들어내는(창의) 사람이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하잖아요. 게다가 CEO가 젊은 사람들의 니즈, 문화 등은 아무래도 다 알지 못하고요. 제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 지혜로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요. 질문을 통해 그들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솔루션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코칭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리더와 구성원은 파트너십이라고 말해요. 리더의 지혜와 구성원의 지식, 정보가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것이지요. 기술이나 경영 환경이 급속하게 변하면서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 배를 만드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푸른 바다를 꿈꾸게 하라.”
CEO를 코칭하는 리더, 김신배 SK그룹 부회장이 최근 계열사 CEO들에게 던지는 화두는 생텍쥐페리의 명언과 관련돼 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를 향해 뛰어나가고픈 열망을 갖게 한다면 어떤 유혹이나 역경이 닥치더라고 어떻게든 배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얘기다.
푸른 바다에 대한 ‘호기심’, 바다로 나가겠다는‘용기’, 그리고 어떠한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열정’이 있다면 가장 멋진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호기심, 용기, 열정. 김 부회장이 인재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덕목으로 꼽는 세 가지 요소가 모두 함축돼 있다.
때문에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이 세 가지 덕목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김 부회장은 말한다. 최근 김 부회장은 리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푸른 바다, 즉 꿈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자신이 열망하는 꿈으로 무장된 CEO들은 또 각자의 구성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멘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SK. 미래의 SK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 김신배 SK그룹 부회장
[학력]
1974 경기고등학교
1978 서울대학교 산업공학 학사
1980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
1985 미국 Pennsylvania대학교 경영대학원
(Wharton School) 석사
[수상경력]
2008 언스트앤영 최우수기업가상
2007 다산경영상 전문경영인부문
2007 BCCK 어워즈 사회공헌 부문
2007 존경받는 기업인 대상
2006 국민훈장 모란장
[주요 경력]
1978 삼성물산
1983 삼성전자
1995 한국이동통신 사업전략담당 이사
1998 SK텔레콤 전략기획담당 상무
1998 SK텔레콤 수도권지사장 상무
2000 신세기통신 전략지원부문장 전무
2002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2004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2009 SK C&C 대표이사 부회장
2009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민간위원(현)
2010 SK㈜ 부회장(현)
2011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 위원
대담 엄준하 본지 발행인, 정현정 편집장 | 정리 김민정 기자 | 사진 윤현규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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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예술가 분만실
“ 이 글이 후세에 전해져 혜안을 가진 선비가 어지러운 이 글 속에서 옳고 그름을 가려만 준다면, 미천했던 한 선비가 조금이나마 짐을 벗을까 한다.”
- <영원한 제국>(1995) 이인몽의 마지막 대사 中
이 영화를 개봉하고 나서 예술성을 인정 받은 박종원 감독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를 구성한 교수진으로 구성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이 개원한 1995년, 교
수로 부름 받는다. 그 후 영상원장을 거쳐 총장직에 올랐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예술가 교육에 앞장서는 그의빛나는 행보를 담아봤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은 지난 2010년부터‘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예술가 교육’을 내걸고 국가와 세계에 이바지하는 예술가 양성에 집중했다.
한예종은 전문예술가 양성을 위해 실기와 현장 중심의 예술가 교육을 지속해서 추진하면서 분야 간, 학문 간의 융복합을 통해 인문, 자연과학, 시대정신을 이해할 수 있는 예술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서양의 예술교육은 학문적인 영역에서 예술을 탐구하는 예술대학과 직업적 예술가를 양성하는 콘서바토리 형태의 예술 학교가 상호 보완관계를 이루며 발전해왔으나. 우리 나라는 한예종 설립 이전 대학에서 획일적인 예술교육을 담당함으로써 학자, 교육자, 예술가 구별 없이 학문과 실기가 뒤섞인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예술인 양성에 한계를 드러내며 재능 있는 젊은이들이 더 수준 높고 체계적인 교육기관을 찾아 국외로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그렇다면 한예종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콘서바토리형식의 실기 위주 교육
한예종은 설립 이후 국내외 정상급 교수진, 차별화된 교육시스템, 우수한 교육시설을 토대로 독자적 전문성을 가진 6개 원 체제를 확립하고 실기 위주의 학생 선발·교육을 통해 우수한 예술전문인력을 배출함으로써 국외 유학 없이도 국내외 예술현장을 주도할 전문예술인을 양성할 수 있게 하였다.
특히, 한예종의 혁신적인 입시제도와 교과 과정 모델은 이미 타 대학들에 확산하여 예술교육 전반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 결과 순수 국내파 피아니스트 김선욱(음악원 예술사 2002학번)의 2006년 리즈 피아노 콩쿠르 우승과 같은 각 분야의 권위있는 국내외 대회에서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수상이 이어지며, 국내 최고의 예술교육기관으로서 입지를 굳혔으며, 국제적으로는 한국 예술의 위상을 강화하는데 일조하였다.
이와 함께 개교 이래 국외교류를 지속해서 추진함으로써 미국, 프랑스 등의 선진교육 기관들과 대등한 교류를 실현하였으며, 구미지역과 아시아 각국 예술행정가들이 한예종을 벤치마킹하는 등 아시아 문화예술교육의 허브로 자리 잡는 기초를 마련했다.
한예종은 우리나라 최초 콘서바토리형식의 실기 위주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학교로 실기교과목 이수 확대를 위해 이론중심 교과목의 능력별 이수제도를 도입ㆍ운영하고 있다. 능력별이수제란, 교과 과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이론중심의 필수교과목에 대하여 소정의 특별시험을 시행하여 합격한 자에게는 A+의 성적등급을 부여하고, 시험합격자에 대해서 해당 과목의 수강면제 및 해당 학기에 면제된 과목의 학점범위 내에서 다른 교과목을 추가 수강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박 총장은“점차 이론 중심의 능력별 이수 교과목을 확대 시행하게 되면 정해진 시간에 실기교과목 이수 확대로 본교 설립취지에 맞는 교육이 완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터치(High Touch) 인재
현대 경영학의 화두는‘인문학과의 융합’인데, 박 총장은 “ 한예종에서 이러한 요구를 채워줄 수 있는 다수 인재를 보유했다”고 역설했다. 문화예술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총장은 2006년에 출간된 경영학자 다니엘 핑크의 저서『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강조하는 현대의 대안적인 인재상은 하이터치(High Touch), 공감, 감동, 창의성 등을 갖춘 인재임을 예로 들었다. 이러한 인재는 고도의 문화예술교육을 받은 전문 예술인이므로, 한예종이 추구하는 이념인‘사회에 이바지하는 예술인’과도 일맥상통한 개념이다.
이러한 배경은 한예종의 독자적인 입학과정과 교육과정에 있다. 독자적인 입시전형 시행으로 검증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예종은, 토론, 구술, 심층실기전형 등을 통해 선발된 학생은 문화예술분야에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예종은 타 대학보다 학생 수에 비해 교수가 많은 편이라 심도 있고 밀착된 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공통교과 과정부, 교양과목, 타 대학 교류를 통해 창의성과 학문 간의 융합을 추구하면서 우수한 전공역량과 함께 입체적이고 융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는 제일기획과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2012칸국제광고제에 입상한 미술원 디자인과 서정기 졸업생이
다.‘한국예술종합학교’출신 예술가들은 문화예술계를 살찌우는
한류 창작자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제일기획, CJ E&M,
Nexon, 언론사 등 각종 기업체에서도 창의적인 경영과 마케팅에
이바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2년 현재 전 세계 35개국 95개 유수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고 창작교류, 공연교류, 학술교류, 학생교류 등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ARTIST 총장
ARTIST 총장. 기자는 박 총장을 그렇게 호칭한다. 예술가. 이 한단어가 그와의 인터뷰 중에 뇌리에 박혔기 때문이다. CEO 총장, CEO 목사 등 리더의 명칭 앞에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 논리가 속한이윤 창출형 리더가 주목을 받던 시대에서, 이제 ARTIST 총장이란 호칭 앞에 그 이윤은 더욱 가치 있는 목적을 추구하는 과
정에서 따라오는 파생물이 되기 때문이다.
‘ 예술적이다’는 표현은 감동적인 것, 기대 이상의 놀라운 경이로움을 일으킬만한 어떤 것을 칭한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무목적의 합목적성(purposeless of purposiveness)’을 말하며, 예술을 놀이로 봤다. 미적인 쾌감외의 다른 것을 추구하지 않으나, 그러한 경험 자체로 목적성을 갖게 되는 것을 뜻한다. 박 총장의 모습은 교육의‘무목적의 합목적성’을 향해가는 한 예술가의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갈구와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한 치열한 날갯짓이었다.
다양성이 인정되는 예술에서 역지사지 없는 비판은 폭력이다. 인간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그에 맞는 개성으로 존엄하게 태어난다. 한예종도 음악원, 영상원, 연극원, 무용원, 미술원, 전통예술원 등 6개원이 예술의 용광로 속에서 태어났다. 올해 학교의 나이는 20살. 박 총장은 “우리 학교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앞으로 한예종의 인재들이 가수 싸이처럼 예술에서‘한예종 스타일’을 만들어 해처럼 빛날 것이라고 선포했다.
▶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전 (사) 영화감독협회 부이사장
전 <구로아리랑>감독, 시나리오
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감독, 시나리오
전 <영원한 제국>감독, 시나리오
글 김현지 기자 | 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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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주] 도심 속 ‘작은 숲’의 제도사, 조경기능사
2011년도 노동부 훈련기관평가 A등급으로‘ 전국 최우수훈련기관, 전국 최우수훈련과정’에 선정된 전북 익산시 평화동에 있는 애림직업전문학교에서 미소 천사로 알려진 양은주 교사는 조경시공도면(실습)을 가르치며, 학생을 취업의 길로 인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긍정의 힘을 심어주어 조경기능사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을 돕는다.
“저…미술 못 하는데요.”
나이가 많아서, 학력이 짧아서, 주부여서 혹은 오랫동안 실업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 없이 수줍게(기가 죽어) 문을 두드리며 들어오는 각양각색의 학생들. 애림직업학교의 조경시공도면 첫 수업의 풍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는 수업을 듣는 순간 눈 녹듯 사라진다. 학교 내에 있는 정원에서 현장학습 후 설계하고, 조원과 화합하여 플랜트 박스 안에 실재 재료인 작은 나무, 흙, 돌 등으로 조경실습을 하고 나면 자신이 붙기 때문이다.
발표, 토론, 현장 중심의‘맞춤 교육’ 놀이시설, 연못, 벽천, 옥상 정원, 파고라(나무로 만든 정자) 등을 조경하며, 삭막한 아파트 속에 조그마한 나무를 심고, 정원을 들여 놓으면, 숲이 된다.
학생에게 조경기호를 설명하고, 조경기호, 평면도, 개념도, 단면도 등을 그릴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녀는 조경시공에 식재, 시설물 시공, 유지관리, 시공도면 등 이론과 실기 선생을 구분하여 배치하는 점을 애림직업전문학교의 강점으로 꼽는다.
웃음이 많다. 그녀는 웃음 또한 학생에게 자신감과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교육의 하나로 생각한다. 수업 때는 그룹단위 조를 편성하여 학생들의 능동적인 학습을 토대로 과제에 관한 조사나 분석을 하여 발표의 시간을 통해 학습하게 한다.
“수업 내용을 잘 숙지한 학생이 조원에게 알려주면, 이해가 쉽죠. 그래서 수업 종료 10분 전에는 꼭 발표와 토론 수업을 진행합니다. 그래도 안 될 때는 제가 직접 개별지도를 하거나 보충 수업을 진행하지요(웃음). 스스로 자기 개발을 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앞으로 조경시공의 폭넓은 교육을 위해 더 많은 자료를 수집중이라는 그녀의 미다스 손이 학생의 미래를 더욱 올곧은 방향으로 인도해주길 기대해 본다
▶ 양은주 애림직업전문학교 교사
現 애림직업전문학교 조경시공도면(실습) 담당교사 / 전북대학교대학원 석사 과정
前 백제직업전문학교 조경시공과 교사
글 김현지 기자 | 사진 박해숙 애림직업전문학교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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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말숙] '끝없는 자아실현의 탐색' 꽃다지 사서의 평생교육 철학
양천도서관에서 맞는 주말. 흥미로운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봤다. 담당자가 궁금하다. 혹시나 해서 잠긴 사무실 문을 두드리자, 참한 모습의 여직원이 나온다. 월간HRD에서 나온 기자라고 소개하자 자신이 담당자라며, 기자의 질문에 평생학습의 현황과 사서6급 공무원으로서 평생교육을 하며 느낀 점들을 침착하게 풀어낸다.
꽃다지. 윤말숙 팀장의 별칭이다. 봄철 냉이 꽃 비슷하게 작고 무리지어 피워있는 꽃으로 하나하나는 작고 희미하지만, 무리지어 피어있을 때 비로소 들꽃에 대한 경이감이 느껴지는 꽃.
윤 팀장은 사람들 틈새에서 살아가며 미소를 지을 수 있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배우는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윤 팀장은 “세상에서 가장 질리지 않는 유희가 있다면‘배움’이다”라는 아버지 말씀을 공감한다.
끝없는 자아실현의 탐색
평생교육이란‘끝없는 자아실현의 탐색’이며, 그 탐색의 여정에서 이웃에게 내가 가진것을 주는 소박한 나눔과 봉사라고 생각하는 윤 팀장의 주된 일은 평생학습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공모, 재능기부강좌, 개관연장 프로그램과 관련된 일을 하며 양천구 지역주민의 끝없는 자아실현의 탐색을 돕고 있다.
양천구는 지역 특성상 지식인층이 많은 곳이다. 아파트가 많고, 교육열이 높은 것이 특징. 유학파들도 많이 있어 도서관에 와서 이것, 저것을 비교하는 사람도 있다. 프로그램 앞에‘학습’자만 붙으면 학부모들이 벌떼같이 모여든다. 대부분이 30대 이상의 주부들. 점심때, 양천도서관 옆에 있는 파리공원 부분에는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 앉아있다.
도서관 이용계층은 매우 다양하다. 유모차의 아기부터 생기발랄 10대, 도전적인 20대, 까칠한 30대, 내가 낸 세금 따지는 40대, 엄청난 요구사항을 주는 50대,“내가 예전에는 말이야~” 운영 시스템이 못마땅한 60대(윤 팀장의 표현 그대로를 빌려온 것) 등등…. 다들 애정을 가지고 자신이 머무르는 사회의 교육·문화공간으로서의 애정을 표현한다.
학습자의 폭발적 열성이 고충이라면, 고충
이러한 세대 간 계층이 여러 개가 되다 보니, 눈높이를 맞추는것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짜기가 쉽지가 않다고 말하는 윤 팀장에게 그래도 그렇기에 더욱 세대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장이 되는 것 아니냐고 기자가 반문하자 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더욱 잘 담아내기 위해서는 실무자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귀띔한다.
한 가지 토막이야기는 서예, 한국화 등 고전적인 강좌에 어르신들이 10시 강좌에 8시부터 와 강의실 밖에 서 계셨다는 것.
윤 팀장은 이에 대해 좁은 복도라 비상시를 대비해서 의자를 놓아둘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의실 밖에 서 계셨다고 한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시간 맞춰 오세요”라고 하면,“여기 오는 것이 내가 사는 유일한 확인”이라고 하시는데 가슴이 찡하지만, 관리하는 사람으로서는 힘들다고 한다.
평일 특근 10시까지이며, 토요일이나 일요일도 순회 근무를 하는 등 근무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사서의 강점, 정보력과 카테고리
평생교육사가 하는 평생교육과 공무원이 하는 평생교육은 어떻게 다를까? 이를 물었더니, 윤 팀장은 우선 사서로서 프로그램을 만들 때의 장점을 피력한다.
“ 저희는 카테고리를 묶는 것이 일입니다. 정보에 항상 노출되어 있죠. 그런 면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강사 섭외를 할 때큰 도움이 됩니다.”
그가 찾아낸 주옥같은 강사들도 책을 통해 감동 받은 사람들에게 직접 섭외를 한 것. 정보를 묶을 수 있고 구분해 낼 수 있는 능력은 학습자에게 더욱 알차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한몫을 한다.
평생교육 현장의 큰 이슈, 감성 자극
실무자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이슈가 궁금하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만, 윤 팀장은“제도권 밖의 교육이라 유행되는 부분이나, 요즘의 대세의 분야가 부각되는 등 정책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답한다. 평생교육 참여자들의 만족도 향상이 진행자로서는 가장 큰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윤 팀장은 참여자의 입장을 당연한 우선순위로 생각하며, 요즘의 이슈로 인문학에 대한 갈증, 학구적인 면과 인간성으로서의 회귀, 감성의 부분을 건드릴 수 있는 테라피로 본다. 한마디로 감성자극.
앞으로 상담을 배우고 싶다는 윤 팀장은 명상 센터처럼 명상을 할 수 있는 일상 속 도서관을 꿈꾼다. 자연과 가까운 도서관에서 음악을 들으며, 편안하게 소파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편안한 집과 같이 일상과 가까운 도서관, 유기체처럼 지역 주민과 역동적으로 성장해가는 도서관. 그렇게 이루어지는 평생교육을 꿈꾸며 미래를 준비한다.
▶ 윤말숙 팀장
現 서울특별시립양천도서관
문화활동지원과 사서6급
前 서울특별시교육연구정보원 사서
前 남산도서관 사서
前 마포평생학습관 사서
前 서울시교육청 사서직 공채 1기
글+사진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