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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준] NCDA 100년의 역사 첫 외국인 이사 선출
지난 7월 8일부터 3일간 미국 보스턴에서는 미국경력개발협회(이하 NCDA: National Career Development Association) 창립 100주년을 맞아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괄목할만한 점은 1913년 설립된 이래 첫 외국인 이사가 선출됐다는 것. 윤형준 모로코 알아카와인 대학교(Al Akhawayn University) 교수가 그 화제의 주인공이다. 여름이 익어가는 어느 날, 압구정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카페로 들어오자마자 유난히 반짝이는 눈을 가진 사람이 인사를 건넸다. 윤형준 아라콰이 대학교수였다. 몸의 움직임이 재빠르고, 매끄러운 음성으로 말을 건네는 모습이 센 물살에 흘러내려 가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단단한 차돌과 같았다. NCDA 100년의 역사상 처음 외국인 이사가 선출됐다고 해서 상당히 나이가 지긋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윤 교수는 싱그러웠다.
조심스레 나이를 묻자 1977년생이라고 답했다. 연륜이 많은 NCDA 이사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윤 교수가 당당히 최초 외국인 이사로 선출된 이유가 무엇일까. 내심 궁금해졌다.
경력개발 분야 가장 영향력 있는 기구 ‘NCDA’
NCDA의 100년 역사상 첫 외국인 이사(Trustee-at-Large)로 선출된 윤 교수는 “NCDA는 개인들의 삶과 경력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영감을 불어넣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회원 수가 5천여 명인 경력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이다. NCDA 이사회는 NCDA의 최고의 의사결정기구라고 할 수 있다.”며, “이곳의 이사진은 3년 임기로 활발한 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NCDA에서는 연구, 훈련, 출판, 기준 마련, 정책 제안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한다. 이 중, 미국 클린턴 정부 시절, 진로개발 지원을 위한 전문인력양성을 목적으로 NOICC(National Occupational Information Coordinating Committee: 중앙직업정보조정위원회)의 주도로 개발된 CDF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개발 및 보급해오고 있다.
CDF(Career Development Facilitator) 훈련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은 일정수준의 경력이 쌓이면, CCE(Centar for Credentialing & Education)로부터 GCDF(Global Career Development Facilitator)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현재 NCDA의 CDF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3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실제 자격 보유자는 약 2만여 명이 된다. 미국에 1만 명, 외국에 1만 명으로 미국을 시작으로 계속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윤 교수, NCDA 이사로서의 공언
NCDA 이사로 입후보하면 그동안 협회에서 해온 일과 앞으로의 협회에 공헌할 목표 등을 포함한 자기소개서를 협회에 제출하고, 이는 모든 회원에게 공유되고 2차에 걸친 투표가 진행된다. 윤 교수가 어떠한 공언을 했는지 들어봤다.
“NCDA는 CDF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적으로 훈련된 커리어 카운슬러(주: 미국에서는 상담학 석사학위 이상자만 카운슬러라는 명칭을 쓸 수 있음)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핵심 커리어 카운슬링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왔습니다. 저는 NCDA의 영향력을 인사관리, 코칭/컨설팅, 산업훈련 부문으로 확장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이 경력개발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하고, CDF프로그램의 국제화를 촉진하겠습니다. 저는 NCDA의 CDF프로젝트가 세계적으로 계속 성장해나가는 것을 지켜봐왔습니다. 제가 선출된다면 NCDA 영향력을 더 넓은 세계로 넓히는 노력하겠습니다.”
CDF프로그램에서 윤 교수는 마스터 트레이너로서 CDF과정의 강사를 훈련하고 인증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은 한국에서 윤 교수가 유일하다.
윤 교수는 NCDA에서 그가 지닌 가치에 대해 “카운셀러가 아닌 HR배경을 가진 자로서 코치, 컨설턴트 등에게 NCDA에 국제적 시각을 제공할 것을 기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꿈을 실현하는 HRD ‘경력개발’
1999년, 대학 4학년 시절 윤 교수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는 사명선언문을 스스로 만들었다. 그때부터 윤 교수는 HRD를 가슴에 품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석사과정 중, 고민 끝에 HRD에서 경력개발이 자신의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해답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석사학위 논문도 경력개발 쪽으로 썼다. 석사를 마치고 LG디스플레이에 HRD담당자로 입사해 주로 경영교육담당자로서의 일을 했다. 이때 후계자 대상 액션러닝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하며 HRD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다졌다. 하지만 윤 교수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경력개발에 대한 갈망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윤 교수는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유학을 떠날 무렵 미국에서 진행하는 CDF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수업을 듣기 위해 세달 동안 미국을 두 번이나 오가며 배웠다. 그렇게 CDF 과정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우연치 않은 기회에 경력개발 분야에서 오랜 연구를 해온 스펜서 나일즈(Spencer Niles) 교수와 공동연구도 하며 커리어센터 등에서도 일하게 되었다. 윤 교수는 나일즈 교수와 함께 희망중심 경력개발 모델과 진단도구를 개발하였고, 그 외에 독자적으로 다른 경력개발 모델과 진단도구도 추가로 개발하고 발표해 왔다. 이와 더불어 그의 HRD지식과 CDF훈련경험 등을 바탕으로 NCDA의 CDF 자문위원회의 사업/산업 담당 위원으로 지난 3년 간 활동하며 천천히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치 않은 기회에 경력개발에 오랜 연구를 해온 전문가와 함께 공동연구도 했고 커리어센터에서도 일하게 됐다. 그러면서 윤 교수 이론과 경력개발 진단도구도 4~5년 전부터 계속 만들며 발표해 왔다. 교육과정을 개발하거나 트레이닝 하는 데 있어서 HRD를 전공했기에 다른 사람보다 전문성이 있었고, CDF과정을 주로 개발하다 보니 자문위원회로 활동하며 천천히 알려지게 됐다.
CDF 커리큘럼 업데이트 및 블렌디드과정 개발
윤 교수가 자문회원회 활동을 통해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NCDA의 CDF 과정의 교재는 3년마다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가장 최근 개정판의 요구분석을 윤 교수와 펜실베니아 주립대의 그의 CDF 제자들이 도맡아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커리큘럼이 업데이트됐다.
또한, 미국의 CDF과정은 대개 온라인 플랫폼과 집합교육을 혼합하여 운영되는 블렌디드 러닝 형태를 띠고 있는데, 온라인 플랫폼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CDF 강사들의 애로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CDF 자문위원회에서 표준화된 온라인 플랫폼을 선정하고 과정개발을 진행하였는데, 윤 교수가 이에 대한 의사 결정을 위해 CDF 강사들 대상의 설문을 시행, 분석하고, 온라인 플랫폼 관련 기술적인 자문을 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러한 활동들을 하며 NCDA의 리더들과의 네트워크도 쌓이게 되었고 외국인이라는 아웃사이더가 아닌 NCDA의 핵심멤버로 주목받게 됐다.
‘경력개발’이 그토록 윤 교수에게 중요한 이유는?
윤 교수는 경력개발을 개인적인 관점과 조직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대입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던 사람들이 자기목표를 이룬 후, 유흥문화에 취해 방탕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 종종 사람들에게 “꿈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자기 꿈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사람들이 인생을 알차게 살 수 있는 꿈을 다시 찾아주고 싶었고, 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 경력개발에 해답이 있었다.
조직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개인의 니즈와 조직의 니즈가 매칭될 때 개인도, 조직도 모두 행복할 수 있다. “사람들이 직장생활을 의미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이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경력개발에 기반을 둔 조직개발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목표나 방향이 세워지면 훈련이나 개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예를 들어 지금은 HRD담당자이지만 마케팅 담당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렬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마케팅에 대하여 접하려 노력하고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이러한 관심과 방향성을 잡아주고 싶었다는 것. 조직개발 접근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의 삶까지 고려가 되는 즉, ‘개인의 경력개발에 기반을 두고 개인이 참여하는 형태의 조직개발’, 그것이 윤 교수에게는 HRD인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도 미션을 잊지 않고 행하는 것이 중요
윤 교수는 군대시절을 회상하며 말을 이어갔다. ROTC 생활 이후, 군대를 포병장교로 갔었는데 군대에 가면서도 HRD 쪽에 뜻을 품고 군 생활을 했었다. 당시 그는 군인들이 군대시기를 낭비의 시기로 생각하지 않게 이들이 준비된 사회인으로 전역하도록 돕는 것이 개인적 미션이었다. 인성교육이라든지, 이념 교육이 많았는데 이와 가장 근접한 일하는 직책이 정훈장교였고, 다행히도 대대장님의 암묵적 승인 하에 정훈장교로서 인수인계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대대장님께서 “정훈장교 말고 인사보좌관을 해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권유를 받았고, “생각해 보겠습니다”고 답했다. 그 만남으로 대대장님의 의중을 알게 되어 2~3페이지 분량으로 윤 교수의 정훈장교로서의 뜻이 담긴 편지를 쓰고 대대장님의 비서역할을 하는 당번병에게 전달했는데, 마침 대대장님이 계셔서 직접 말씀드렸다. 하지만 인사보좌관을 계속 권하시기에 더는 뜻을 거스를 수가 없어서 편지내용과는 다르게 인사보좌관 직책을 받아들이고 휴가를 갔다 왔다.
휴가에서 돌아오던 날 부대가 시끄러웠다. 이미 인사보좌관을 받아들인 상황에서 당번병이 휴가를 가면서 인수인계가 안 됐는지 임시 당번병이 정훈장교의 뜻을 적은 그 편지를 대대장님께 전달해버린 것이다. 부대에서는 대대장님의 뜻을 거슬렀다고 난리가 난 것이었다. 실수로 전달된 편지라고 사죄드리고 대대장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했으나, 그 계기로 아이러니하게도 대대장님이 정훈장교로서의 뜻을 받아주었다. 이후 정훈장교를 하면서 대대 및 여단급에서 집단상담프로그램, 자살예방 프로그램, 감수성 훈련 등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그것이 윤 교수에게는 무형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이렇듯 “기회는 우연하게 찾아오는데 이때 본인의 뜻을 분명하게 한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윤 교수는 조언한다.
“국가 간 교류활동으로 HRD에 대한 저변 확대할 것”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윤 교수는 “세계 각 나라를 넘나들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NCDA의 이사로서 미국에서 1년에 세 번은 이사회 회의(보드미팅)에 참가해야 하는 의무와 아프리카에 있는 모로코 알 아카와인 대학에서 HRD 전공 교수로 일하는 점, 캐나다, 미국, 스위스, 터키 등의 나라에서 추진 중인 국제 공동연구, 그리고 한국에서도 CDF과정 진행 등의 프로젝트가 있다는 점이 윤 교수가 세계 각 나라의 HRD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통로가 되리라는 것.
윤 교수는 “현재 소속된 대학의 HRD 전공을 발전시키는 임무가 있으며 모로코를 포함한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것이 소망”이라고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밝혔다.
이어 “현재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현재 모로코 알 아카와인 대학에도 한국 관련 동아리가 있고, 한국의 날 행사가 있다. 몇몇 학생들이 내게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인턴십을 하고 싶다는 등의 말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모로코에 있는 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배울 수 있도록 그 역할과 필요하다면 미국과도 연결해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제가 한국인이다 보니까 한국에 있는 학생들 혹은 HRD를 하는 분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걸치고 있는 지역이 많으니까, 지역 간 가교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가 있는 학교처럼 학부에 HRD 전공이 있는 인천대학교와 같은 한국 대학과 학교 차원에서 교류하는 것을 구상 중입니다. 알 아카와인 대학에서의 책무를 포함하여, 지역 간, 국가 간 교류활동을 통해 모두에게 득이 되는 방향으로 HRD에 대한 저변확대와. NCDA의 이사로서 해야 할 역할 수행을 통한 경력개발 영향력 확대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글+사진 김현지 기자
▶ 윤형준 교수
모로코 알 아카와인 대학교 HRD 전공 조교수
전 펜실베니아 주립대 상담교육 전공 강사 및 조교수 (CDF 과정)
전 LG Display 경영교육팀 대리 (리더/핵심인재 육성 담당)
Senior Professional in Human Resources (SPHR), Global Career Development
Facilitator (GCDF), CDF Master Trainer 등 경력개발 관련 국제 자격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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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TV정원, 플럭서스 = 통섭교육
HRD와 ART의 공통점은 무엇이 있을까? 통섭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서로 다른 영역을 교차시켜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에 기업교육담당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와 같이 예술에서도 무대예술과 시, 음악과 시각예술 등 다양한 예술형식을 융합한 통합적인 예술개념인 플럭서스 운동. 플럭서스와 대표적인 예술가 백남준 작가의 작품 <TV 정원>에 대해 알아봤다.
플럭서스(Fluxus)
유동(流動), 유출(流出), 변전(變轉)의 뜻으로, 본래 ‘밀려오는’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혼합매체(mixed media)적인 액션형식의 하나로 극단적인 반예술적 전위운동을 가리킨다. 1960년대 초 동명(同名)의 그룹이 조직되어 뉴욕을 중심으로 유럽 각지에서 활동했다.
플럭서스는 예술행위를 가리키는 명칭이다. 그 행위는 어떤 내용을 표현코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저절로 구성되는 것으로 표현은 제한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예술적 의도는 상대적으로 인위적 성격, 즉 부자연스러움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술=인생’이 아니고 ‘반예술=인생’이란 등식을 설정하고 있다. 특히 음악의 분야에서는 “경직된 과거의 형식과 사회적 인습을 건강한 카오스로 해체하는 경향”(요셉 보이스)이 백남준에 의해 시도됐다. 즉 그는 개방적인 의식적 연쇄음 <심포니 No. 5>로서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출처: 세계미술용어 사전)
HRD와 <TV정원>, 경계의 허뭄
백남준은 ‘흥겹게 장단맞춰 리듬을 탄다’는 그루브를 제목으로 사용한 이유는 이 작품을 통해 비언어적인 의사소통방식인 음악과 춤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이 작품에 앞서 백남준은 1970년 자신의 글 <글로벌 그루브와 비디오 시장 공통체>라는 글에서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등으로 인한 인류의 고통이 문화 간 이해와 소통 부족에 기인한다고 보았고, 텔레비전이 이를 개선하고 세계평화, 지구보존에 기여해야 하며, 충분히 그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은 백남준아트센터 선임학예연구원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과거 재즈가 흑인과 백인을, 모차르트가 유럽과 아시아를, 그리고 록 음악이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를 이어줬듯이, 백남준 선생은 ‘세상 곳곳의 음악과 춤의 TV 축제들을 모아 엮어 비디오 시장공동체를 통해 전 세계에 무료 배포한다면 이는 교육과 오락에 경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며 평화로운 지구촌의 미래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결국 <TV 정원>은 경계의 허물어짐을 의미하고자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자연과 인위의 경계이지만, 그 내면에는 기술과 온정, 환경과 성장, 인간과 자연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기존 TV가 지니고 있는 고정관념, 그리고 정원이 지니고 있는 고정관념이 만나 전혀 새로운 의미를 전달해 주고 있는 작품이 바로 <TV 정원>이다.
최근 기업교육에서도 경계의 허물어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업무에 국한된 교육 범위에서 벗어나 인적자원개발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즉, HRD가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한 능력개발 및 향상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의 경력개발 및 자기계발의 범주까지 내포하면서 기업과 개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단 기업 측면뿐만 아니라 범국가적 차원에서도 생각해 볼만한 이슈다. 민·관의 경계를 넘어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으로 국가적 인재 양성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두됐다.
이제 우리는 문화, 사회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다. HRD 역시 사회의 변화상과 같은 배를 타야 할 것이다.
글 김현지 기자ㅣ 자료제공 백남준아트센터
▶ 백남준 <TV 정원> 1974/2002,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TV 정원>(1974)은 백남준의 대표작 중의 하나로서 열대 숲의 원시적 생명력과 비디오 판타지의 리듬이 주파수를 맞추면서 생명박동을 낳는 작품이다. TV 모니터에서 흘러나오는 <글로벌 그루브>는 음악과 춤의 힘을 상상의 비디오 경관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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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적 사고로 융합형 인재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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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스HR 제49회 하계세미나] 소통, 이제는 정말 들어야 할 때
지난 7월 17일 조인스HR 제49회 하계세미나가 ‘정년 60세, 고용률 70%’ 로드맵에 따른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본지에서는 그중에서도 소통의 로드맵을 그려 인기를 끌었던 박태현 SK플래닛 부장의 ‘소통, 이제는 정말 들어야 할 때’를 중점으로 정리했다.
소통은 앞 담화, 불통은 뒷담화로
“소통은 앞담화다. 앞 담화가 안 되면 뒷담화를 한다.”
박태현 SK플래닛 부장은 ‘근접 소통 오류’는 가까이 있는 사람과 오히려 소통이 안 되는 현상이라고 말하며, “나와 소통이 되지 않는 누군가는 분명 나에 대한 뒷담화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가까이 있는 사람끼리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한 부부의 예를 들며, 그토록 오랜 시간 함께 있으면서 서로의 눈을 쳐다보는 일이 없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또한, 의사소통의 목적은 일의 성공이지만, 소통은 사람과의 신뢰 관계 형성이고, 의사소통의 도구는 말이고 이성으로 정확한 전달을 하는 것이 목적이며, 소통의 도구는 마음이고 감성으로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시각으로 봤을 때, 의사소통은 관계에서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것에 비해 소통은 지속적이고 장기적이라고 밝혔다.
조직 소통의 불통은 아랫사람 책임?
조직의 소통은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그는 이에 대해 부모와 자식의 소통을 예로 들며 “조직의 소통은 아랫사람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직원을 내 아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소통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한 예로는 예전 교육담당을 했을 때의 예를 들었다.
임원들이 인사를 잘 안하는 신입사원에 대한 불만을 품고 그에게 교육을 요구하자, 그는 이를 시행했고 한동안 좋아지다가 도루묵이 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신입사원들에게 “왜 인사를 안 하느냐?”고 묻자 그들의 대답은 도리어 상사가 인사를 잘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때, 교육의 대상자가 잘못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한, 윗사람 울렁증이 심해지면 윗사람 울컥증이 된다며 상사로서의 직원을 진심으로 대하며 존중할 때, 원활한 소통이 일어난다고 했다. 이런 일들은 상하 간 거리감이 큰 조직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들이다.
그렇다면 상하 간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는 먼저 ▲직원의 자리로 찾아가 보고를 받는 것 ▲직원과 일대일로 가까운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는 것 ▲직원의 말을 중간에 자르지 않고 경청하는 것 ▲웃는 얼굴로 출근하는 것 ▲직원의 애경사를 챙기는 것 ▲직원의 인격을 존중하며 말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 등을 하면 상하 간의 거리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힘을 꾹꾹 눌러 말했다.
“혁신을 원하면, 아랫사람 말씀을 잘 들으십시오.”
직원에게 자유를 주는 한 마디 “I don't know.”
‘왜 뻔한 생각, 뻔한 말만 회의 때 나올까. 어쩌면 나의 잘못된 행동이 부하직원의 톡톡 튀는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가로막고 있지는 않을까?’ 이런 의문이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그나마 당신은 나은 리더일 것이다.
그는 직원의 머리에 자유를 주는 한 마디를 “I don' know”라고 말했다. 자신의 의견을 정해놓고 물어보는 것은 부하직원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오래된 생각 속에 가두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것. 그는 “자신을 배제하고 부하직원의 말을 들을 때, 스티븐 잡스와 같은 명품인재가 탄생한다”고 피력했다.
글 김현지 기자 | 사진 김현지 기자, 조인스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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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권] 결정적 대화 교육으로 30% 비용절감
AT&T는 핵심 기술과 인력, 대담한 비전을 가진 세계적 네트워킹 회사다. 1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AT&T는 통신업계에서 탁월한 품질과 신뢰로 명성을 쌓아왔다. AT&T는 자체연구소의 연구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으로 장거리 지역, 인터넷, 트랜잭션 기반의 음성 및 데이터 분야의 글로벌 리더다.
1990년대 중반 AT&T는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가 클라이언트에게 청구한 금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을 청구한 것을 발견했다. 경쟁이 심하고 가격에 민감한 업계에서 이는 경쟁사에게 분명히 유리했다. AT&T 비즈니스 결제 부문의 새로운 부사장 마이크는 임원회에 가격 이점을 다시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그것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불가능했다.
우선 18개월 이내에 이루어져야 했다. 둘째,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은 불가피한 인원감축, 즉 IT 직원 2천 명 중 최소한 33%는 감원하는 것이었다. 셋째, 인원감축과 동시에 그들은 오래된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20개의 개별 프로그램들을 조금 더 현대적 언어로 작성한 단일 프로그램으로 변환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은 품질에는 단 1%도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이루어져야 했다. 왜냐하면 고객들은 청구비용이 떨어지는 순간을 탐지해낸다는 연구결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직원 만족도 높이기 위한 첫 단추, 문화 진단
마이크는 자신의 목표 중 하나를 추가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이 초라한 부서의 직원 만족도를 15% 향상시키고 싶었다. 마이크는 빠듯한 노동 시장에서 직원들이 용인하기 어려운 이직을 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구성원들의 몰입이 어느 때보다 최고로 필요한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직원을 줄이고 사기를 향상시키며 기술을 변경시키는 방법은 무엇인가? 마이크는 그러한 도전에는 전례 없는 직원의 협력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그는 Vital Smarts사에 부서 목표 달성하는 것을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Vital Smarts사는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하거나 능가하는 영향력 전략을 만들어내기 위해 AT&T의 고위 경영진과 제휴했다.
첫 번째 단계는 문화 진단을 실시해 기존의 행동 패턴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음을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발견된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대화와 관련된 것이었다. 큰 프로젝트가 예정보다 늦게 진행되면 직원들은 공공연하게 그것을 인정하기 싫어했다. 실패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정상적인 창피함도 있었지만, 일자리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직원들은 전체 일정이 위험하다는 것에 대해 결정적 순간의 대화하는 것을 미뤘다. 그대신 모든 직원들은 누군가가 프로젝트에서 자신이 맡은 부분이 늦었다고 인정하는 것을 기다렸다.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 기차를 보고 있는 치킨게임 참가자들처럼, 아무도 가장 먼저 철로로 뛰어내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누군가가 더 많은 시간을 얻어내면,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는 모든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일시적으로 유예를 받았다.
이러한 행동의 비용은 엄청났다. 아무도 문제나 지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 재작업 비용과 프로젝트 종료 위기는 점점 더 커졌다. 조직 내 만연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람들이 실제 프로젝트 상태에 대해 개방적이고 솔직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다.
Vital Smarts사는 리더십 팀과 함께 문화 진단결과를 검토해 직원 사기를 진작시키고 품질을 유지하며, 변환에 성공하는데 핵심이 될 4가지 핵심 행동을 찾아냈다. 이러한 핵심 행동들은 영향력을 미치는 노력의 구심점이 되어 직원들이 적절한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 다가가고 관여하게 만들었다. 또한 Vital Smarts사 팀은 장애물을 확인하고 핵심 행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했다. 고객, 직원, 재무 목표에 대한 월간 및 분기별 측정치는 핵심 행동이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잘 파악하기 위해 꾸준히 추적됐다.
마이크와 Vital Smarts사 팀은 솔직함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즉각 시작했다. 그들은 최고 지도자, 동료, 부하직원들과 함께 일정, 품질, 자원 문제에 대해 절대적으로 솔직해질 것을 가르치고, 요구하고, 또 보상했다. 몇 개월 후, 그들은 더 큰 개방성을 촉진하기 위해 고안된 다양한 종류의 결정적 순간의 대화 개입을 수행해냈다. 그 결과 직원의 대부분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 교육에 참가했고 어려운 이슈를 가지고 그것이 필요한 곳에 피드백하는 능력을 배웠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 교육을 받고 나서 직원들은 주도적으로 변했으며 업무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직원들은 새로운 소프트웨어 언어 교육의 이점을 활용하고, 계획된 인력감축을 조기 공지하는 것의 혜택을 받으며, 고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가 제공하는 향상된 직무 배치 도움을 이용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는 비난과 기다림이라는 예전의 자기패배적 사이클과는 상반된 것이었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법
결정적 순간의 대화법을 학습하고 나서 직원만족도는 20%가 향상됐다. 이는 원래 목표보다 5% 높은 수치다. 수치 증가는 절반에 가까운 직원이 회사 내부에서 전환 배치되거나 혹은 이직해야 하는 시기에도 똑같이 일어났다. 게다가 회사내의 다른 사업부가 같은 기간 동안 전문가의 20~40%를 잃어버렸을 때도 마이크 부서의 핵심 전문가는 모두 남아있었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법을 학습함으로써 그리고 전례 없는 개방성과 솔직함을 만들어냄으로써, 마이크의 조직은 참여와 몰입 향상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 놀랍게도 조직은 불가능하게 보였던 비용 절감 목표, 인원 감소 목표, 직원 만족 목표를 모두 이뤘다. 또한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줄이고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고객도 유지하면서 새로운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리고 의기 양양하게도 30 % 청구 비용을 절감했다.
*요약
• 직원 만족도가 20% 향상됐으며, 거대한 기업 다운사이징에도 핵심 전문가 인력이 유지됐다.
• 비용 절감 목표, 인원 감소 목표, 직원 만족 목표를 모두 이뤘다.
• 소프트웨어 결함이 줄어들었다.
• 공통 어휘와 기법을 제공함으로써 소통을 향상시켰다.
• 비용을 30% 절감했다.
글 이일권 한국리더십센터 책임연구원
▶ 이일권 책임연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통일부 정책홍보단 기자를 거쳐 현재 한국리더십센터 컨설팅 그룹의 책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주로 자기주도학습과 목표관리에 대해 대학 및 협회, 기업에서 강의와 컨설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