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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와 생각능력
유대인 성공요인의 핵심이 그들의 생각능력과 학습능력이라고 앞선 기고에서 언급했다. 여기서는 그들의 생각방법에 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유대인들의 생각능력은 ‘생각의 유연성’, ‘비판적 사고력과 판단력’, ‘생각의 폭과 깊이’, ‘창의적·혁신적 생각능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생각능력이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을 폭넓게 활용하게 되더라도 인간이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이 바로 판단력과 창의력과 같은 생각능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생각의 유연성다음과 같은 문제를 들여다보자.심부름 간 소년이 여섯 개의 사과를 샀다. 그런데 집에 왔을 때는 두 개밖에 없었다. 소년은 몇 개의 사과를 잃어버렸는가?우리는 이러한 질문에 누구나 정답이 4개라고 알고 있고 그렇게 배웠다. 그런데 유대인은 정답이 하나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0개, 1개, 2개, 3개, 6개 등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사과 4개를 먹어 버렸으면 잃은 것은 없다. 사과가 모두 썩어서 버렸으면 6개가 될 수 있다. 3개를 먹었으면 한 개만 잃었다. 사과를 반값에 샀으면 2개에 해당하는 가치만 잃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100명의 유대인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면 100개의 답이 나온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의 유연성과 다양성이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이론, 새로운 작품, 새로운 창업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본다. 반면 우리는 한 가지 정답만이 맞는다고 가르치니 생각이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Critical Thinking’은 ‘비판적 사고’로 보통 번역된다. 인간의 생각능력 중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학교에서 비판적 사고방법을 많이 가르치고 있다. 비판적 사고는 정보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정신적 과정으로, 다른 사람의 주장을 분석하여 진위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며 판단력의 기초가 된다. 판단력은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비판적 사고는 질문을 통해 배양된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하브루타를 질문으로 시작한다. 즉. 질문이 하브루타의 핵심인 것이다. 비판적 사고력과 함께 문제해결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하브루타에서는 상대방의 의견이나 주장에 대한 도전적인 질문을 권장한다. 도전적 질문은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친구인 상대의 생각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상대의 도전적인 질문을 환영한다. 자신의 주장을 할 때에도 근거를 충분히 갖추어야 한다. 하브루타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와 판단력이 배양될 수 있고, 조직에서도 이렇게 도전적인 질문을 환영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으면 다양한 사고를 장려하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생각의 폭과 깊이하브루타는 탈무드의 내용이나 주어진 주제를 가지고 토의를 한다. 단순한 토의가 아니라 폭넓고, 동시에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다. 간단한 실습을 해 보자. 아래의 단순한 이야기를 가지고 하브루타 짝과 함께 5분간 20개 이상의 질문을 만들어 본다.“옛날에 가난뱅이였었던 벼락부자가 있었다. 랍비 힐렐은 그에게 한 마리 말과 마부를 주었다. 어느 날 갑자기 마부가 사라졌다. 그러자 벼락부자는 5마일을 마부처럼 직접 말을 끌고 걸어갔다.”먼저 단어나 어귀의 의미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한다. ‘옛날’은 언제인가? ‘랍비’는 무슨 역할을 하는가? ‘힐렐’은 누구인가? 그리고 계속해서 문장의 내용에 관한 질문, 느낌에 관한 질문, 유추나 상상에 관한 질문, 종합적인 질문 등으로 이어진다. 가령 ‘당신은 노력하지 않고 부자가 되려는 사람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는가?’, ‘벼락부자는 행복할까?’,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을까?’ 등 깊이 있는 질문까지 만들어 본다. 이렇게 질문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깊이 있게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하브루타의 핵심이다. 질문을 많이 만들어 보는 것을 ‘Question Storming’이라고 한다. ‘Brain storming’이 아이디어를 많이 도출하는 기법인데 비해, ‘Question Storming’은 다양하게 질문을 많이 만드는 것으로 두뇌 훈련에 아주 좋다. 이러한 실습을 몇 번 하면 교육참가자들이 질문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여 질문을 잘할 수 있게 된다. 창의적·혁신적 생각능력창의적 생각능력과 혁신적인 사고의 실습은 상당히 중요하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필자는 대중교통이 편리하지 않은 지역에 살고 있어서 약속이 있으면 차를 갖고 간다. 그러므로 늘 주차가 걱정된다. 그래서 우선 생각하는 것이 ‘주차가 가능한가?’, ‘주차장이 없으면 어떻게 할까?’, ‘누구에게 물어볼까?’,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어떻게 할까?’ 등이다. 이 정도는 차를 갖고 갈 때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창의적·혁신적 생각을 해보자. 가령 주차장 때문에 고민을 하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문제이다. 이런 공통된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변 주차장의 위치와 빈 자리 현황,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은?’, 또는 ‘주변의 주차장을 추천해 주는 앱을 만든다면?’이라고 생각을 확장하는 것이 창의적·혁신적 생각능력이다. 유대인들은 이렇게 생각하는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도 창출하는 듯하다.이같이 생각의 유연성, 정확한 판단력, 생각의 폭과 깊이, 창의적·혁신적 생각은 현재는 물론 미래에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대부분의 조직에서도 꼭 필요한 역량이다. 하브루타는 이러한 판단력과 창의적인 생각능력을 배양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윤경로 원장하브루타 전문가로 미래형 인재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원장과 한양대학교 특임교수이다.글로벌 기업인 듀폰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재개발, 교육, 인사담당 임원을 22년간 역임했다.액션러닝을 한국에 소개하며 초대 액션러닝협회 회장,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 회장 및 산업교육학회 공동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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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P_Workplace Learning and Performance
전략적 인적자원개발과 HRD 전략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강조되어왔지만, 우리나라 HRD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과거 몇 년간 다음과 같은 의문이 필자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HRD는 진화하고 있는가?’, ‘HRD의 방법과 도구, 용어만 바꾸어, 마치 새로운 것 또는 다른 것인 양 이슈화하고 있는 중은 아닐까?’, ‘우리는 HRD 전략, 방법, 도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고 있나?’.ATD, ISPI, AHRD 등을 통해 HRD 관련 최근 이슈와 동향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지금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제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인가?’, ‘특정한 방법이나 도구가 등장하면, 무언가에 홀린 듯이 해결책인 양 이야기하고 있는 중은 아닐까?’.이러한 의문에 대한 결론은 HRD의 근본을 되짚어 보자는데 이르렀다. 과거에도 중요했고, 현재에도 핵심이 되는 개념을 다시 짚어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WLP, 즉 Workplace Learning and Performance를 처음 접한 건 1990년대 중후반이다. 필자는 당시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의 박사과정 대학원생이었는데, 어느 날 Rothwell, Sanders & Soper의 『ASTD Models for Workplace Learning and Performance』라는 도서를 저자로부터 선물 받았다. 당시 제목을 보고, 향후 HRD 분야의 핵심어가 될 것 같다는 직감으로 매우 기뻐하며 읽고, 소중하게 간직했던 기억이 있다. WLP와 관련하여 기억나는 사건을 하나 더 공유해본다. WLP로의 변화와 함께 당시 재학 중인 학교에서 학과명을 Learning and Performance Systems로 개칭한 일이다. Adult and Distance Education(성인 및 원격교육), Learning, Design and Technology(교육공학), Workforce Education and Development(직업훈련/HRD) 프로그램을 포괄하는 명칭이었다. ‘교육훈련중심(training)에서 학습(learning)으로’, ‘학습(learning)과 성과(performance)의 연계’, ‘시스템적 사고와 체제’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약 20여 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속가능성을 지닌 학과 명칭이었다. 기관명과 부서명은 그 기관의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미래에 대한 혜안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서의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정부의 산하 기관, 기업의 인재개발부서, 기타 교육훈련기관에서도 향후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그렇다면 2018년 현시점에서, HRD 전문가로서 차세대를 이끌어갈 지속 가능한 HRD의 방향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WLP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직구성원과 조직의 성과를 향상하기 위해 학습 및 학습 외 기타 해결방안(intervention)을 통합적으로 설계·개발·운영·평가해야 한다. 둘째, 성과를 분석하고, 조직의 요구뿐만 아니라, 조직구성원 개인, 팀(그룹)의 요구를 반영하는 체제적 과정이다. 셋째, 인간·법·제도·정책·윤리·정보공학적 이슈에 조화롭게 대응하면서, 조직 내에서 긍정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이끌라고 제시해야 한다. 이를 실행하는 과정은 성과분석-원인분석-해결방안 선정-해결방안 실행-변화관리-성과평가이다. HRD 전문가가 각 단계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HRD 관련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조직이 안고 있는 이슈를 전략적·체제적으로 꿰뚫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HRDer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명확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상의 항목들을 점검함으로써 우리는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몸을 담고 있는 조직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등 국가의 법 및 제도의 변화, 세대 간 가치관의 차이 등 조직구성원의 요구 변화에 따라 상시학습체제가 해결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상시학습체제는 WLP의 주요 해결책 중 하나이다. 상시학습체제를 위한 학습환경 및 인프라, 학습내용 및 컨텐츠, 학습과정 및 경험 설계, 학습도구, 관련된 인적자원의 역량 개발, 조직개발 및 커리어개발과의 연계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학습 제도와 시스템을 요구한다. HRDer들의 WLP에 대한 전문성과 창의성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유평준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교육공학과 학과장이자 인적자원개발대학원 리더십 전공 주임교수. 우리나라 HRD의 재구성과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한 최적화 방안을 열정적으로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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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으로서의 공헌과 가치창조
기업조직은 인적자원과 경제적 자본이 투입되어 가치를 창조하는 경제주체다. 이 중에서 인적자원이 조직에 공헌하는 방법은 Human Capital, Social Capital, Organizational Capital의 3가지로 구분해 파악할 수 있다. 첫째, Human Capital은 조직구성원이 습득한 지식과 기술에 근거한다. 둘째, Social Capital은 조직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Social Network의 가치다. 간혹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악용되어 뉴스에 나올법한 부정적인 사례도 볼 수 있지만, 조직에서 생활해본 사람이라면 Social Capital의 가치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셋째, Organizational Capital은 조직구성원이 조직에서 근무하는 동안 조직의 문화, 구조, 시스템 등에 영향을 미치며 현재 조직의 모습이 되게끔 만든 공헌을 뜻한다. 특기할 만한 비교로 Human Capital과 Social Capital은 조직구성원이 다른 조직으로 이직할 경우 본인과 함께 움직이지만, Organizational Capital은 이직할 경우 함께 가져가지 못하고 기존의 조직에 남게 된다는 특성이 있다.지난 칼럼에서 비교했던 가치창조기업과 가치획득기업을 다시 한번 언급하면, 연구개발과 서비스를 통해 세상에 없던 시장과 가치를 만들어 내는 기업을 가치 창조기업, 생산과정에서 원가절감을 중시하고 기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 노력하는 기업을 가치획득기업으로 구분하였다. 2000년대 전까지 한국경제는 한마음 한뜻으로 성실하게 일하는 구성원들의 역량에 힘입어 가치획득기업 위주로 눈부시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가치 창출의 형태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과 서비스에 집중하여 가치획득기업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가진 가치창조기업은 성실한 인재보다는 창의적인 인재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앞서 구분한 Human Capital, Social Capital, Organizational Capital 중에서 가치획득기업과 가치창조기업은 각각 어떠한 형태의 인적자원으로서의 공헌을 더욱 가치 있게 평가할지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물론 가치획득기업이든 가치창조기업이든 다양한 형태의 공헌을 통해 조직관리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 상대적인 중요도를 분석해 보면 가치획득기업은 Organizational Capital로서의 공헌을, 그리고 가치창조기업은 Human Capital과 Social Capital로서의 공헌에 더욱 관심과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그렇다면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지금까지 위의 세 가지 중, 어떠한 형태의 공헌을 가장 중시해 왔는지 살펴보자. 먼저 필자가 국내의 대기업 사장단에 특별강연을 할 때의 사례를 들겠다. 필자의 학부 시절 당시 학교에서 ‘블루싸이코’라는 별명을 지닌 학생이 있었다. 1년 365일 매일 똑같이 구두에서부터 상의 겉옷까지 동일한 파란색으로 맞춰 입고 다니던 학생에게 붙여진 별명이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특별강연의 핵심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필자는 강연에 참석한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들 중 한 명에게 “블루싸이코가 채용면접에 들어온다면 뽑으시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30여 명이 넘는 최고경영자 중에서 단 한 명도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경영자는 없었으며, 한 사람은 급기야 “조직에 저해가 되는 인간형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힘들게 쌓아놓은 조직문화적 가치를 훼손할 위험성이 있는 인물입니다.”라고 명확하게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 기업은 인적자원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바로 Organizational Capital로서의 공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었다. 또 한 가지 사례를 들겠다. 이번에는 대기업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던 중 과장급 직원 10여 명과 그룹 단위의 심층면접 기회를 가졌을 때의 일이다. 여러 가지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가면서 필자는 일을 하다가 갑자기 슬퍼지는 경우가 있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한 명의 대답을 의문형으로 정리하면 “내가 이 조직을 떠나면 이 조직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아마도 나와 비슷한 사람을 다시 재배치해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이 회사는 돌아가겠지?”였다. 위의 대답 역시 지금까지 기업들은 인적자원을 Organizational Capital로 인지해 활용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반면, 인공지능 사업에서 세계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글로벌 선도 기업의 인공지능사업부장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필자와 만나기 바로 1주일 전에 신입사원 면접을 진행했는데 면접 시 옷을 입은 패턴뿐만 아니라, 다른 질문을 던져도 결국은 유사한 내용으로 답변을 하는 지원자들을 보면서, 혼잣말로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블루싸이코 같은 친구 하나만 들어와라. 그럼 내가 채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겠다’라고 말이다. 인공지능사업의 영역에서 창의적인 가치 활동을 하는 조직구성원으로서 조직의 문화에 순응하고 묻어가는 Organizational Capital보다 톡톡 튀고, 독특하며, 기존의 조직관리와 문화에 흙탕물을 튀길 인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또 다른 회사가 있다. 필자는 학부 전공수업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에 대해서 연구 조사를 하고 발표하는 그룹프로젝트를 매 학기 과제로 내주는데 학생들 발표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회사이다. 2011년에 창업하여 해마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는 등, 궁금한 점이 많아서 필자가 직접 찾아가 COO를 비롯한 최고경영층, 그리고 사내에서 우연히 만난 앱개발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 내용을 공유하면 앱개발자가 언급한 “내가 회사를 그만둔다면 이 회사는 내가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갈 것입니다.”라는 확신에 찬 발언이었다. 입사한 지 불과 6개월도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필자는 왜 학생들이 이 기업에 입사해서 일하기를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 기업의 직원들은 기업이라는 큰 기계 속에서 언제나 대체 가능한 부품인 Organizational Capital로서의 공헌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내고, 다른 구성원들과 언제든지 창의적인 충돌을 반가워하는 인적자원으로 조직에 공헌하고 있다. 이는 가치창조의 목적을 위해 많은 한국의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김태규 교수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카네기멜론대학교 행정대학 겸임교수 및 델라웨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역임했다.조직행동론을 중심으로 조직 변화, 조직 시민행동, 의사결정, 심리적 계약, 리더십, 인종차별, 조직몰입 등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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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포용리더십이 중요한 이유
포용리더십이 오늘날 중요해진 이유는 조직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포용리더십에 매우 유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가치보다 소비자 만족, 경쟁우위보다 지속적인 전략적 적응, 효율성에 집착하기보다 이해당사자와 함께 공동 가치 창출, 한 방향의 가치사슬보다 여러 방향의 가치 네트워킹, 경직된 위계보다 상하 간 책임의 공유, 관료제적 통제보다 훈련된 혁신, 경제적 가치보다 조직의 성장가치, 명령보다 대화, 기계를 섬기기보다 이해당사자를 위한 섬김, 일시적 개선보다 경영의 패러다임 전환이 바로 환경변화에 해당한다. 이러한 환경변화의 트렌드를 고려할 때 포용리더십이야말로 조직 성공을 위한 적절한 대안이다. 사람들은 21세기를 ‘포용의 시대(the era of inclusion)’라고 부른다. 이 말은 리더가 특정 계층이나 집단이 아니라 남녀노소나 국적을 불문하고 소비자, 노동조합, 소속 종업원 등 핵심적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이를 정책이나 비즈니스에 반영하는 일이 오늘날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조직이 포용적 리더를 필요로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답은 분명하다. 조직의 성공을 바라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이 처한 제반 여건을 고려할 때 조직의 성공을 위한 자연적 귀결로 사람들은 포용리더십을 찾게 되었다.세계은행 본부장 출신으로서 리더십 교육의 대가로 손꼽히는 스티브 데닝(Steve Denning)은 포용리더십이 요구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환경변화를 들고 있다. ‘주주가치보다 소비자 만족 추구’, ‘경쟁우위보다 지속적인 전략적 적응 추구’, ‘효율성에 집착하기보다 이해당사자와 함께 공동 가치 창출’, ‘한 방향의 가치사슬보다 여러 방향의 가치 네트워크 추구’, ‘경직된 위계보다는 상하 간 책임의 공유’, ‘관료제적 통제보다 훈련된 혁신 추구’, ‘경제적 가치보다 조직의 성장가치 추구’, ‘명령보다 대화’, ‘기계를 섬기기보다 이해당사자를 섬김’, ‘일시적 개선보다 경영의 패러다임 전환 추구’가 그것이다. 이상 열거한 열 가지 환경변화는 실로 역대 최고급의 메가트렌드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도전에 직면한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리더 한 사람의 소신과 통찰력이나 전문성에 바탕을 둔 리더십으로는 변화하는 환경에서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기 때문에 포용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데닝은 강조하고 있다.포용리더는 조직의 안과 밖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이들을 조직의 소중한 자산으로 삼는 열린 마음과 자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경영 패러다임 변화시대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포용리더는 자신의 강한 소신으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배제하지 않고 수용하며,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참여하여 바람직한 해결책을 만들어 낸다. 포용리더는 권력을 과시하거나 휘두르기보다 팔로워나 이해당사자와 함께 권력을 공유하는 점에서 전제적 스타일의 리더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학자들은 포용리더십이 조직의 성공을 이끄는 최근의 현상을 가리켜 ‘리더십의 뉴 노멀(the new leadership normal)’이라 부른다. 리더십 뉴 노멀이 가능해진 것은 조직구성원의 다양성과 역동성 때문이다. 국적, 인종, 성별이 다양한 구성원들이 배제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혁신기업들에서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가 담긴 상품들이 끊임없이 개발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저마다의 다양한 생각과 기술을 대화를 통해 교환함으로써 폭발적인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혁신기업에서의 리더는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거나 근로자들을 통제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능력있는 직원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 수 있도록 어떠한 아이디어도 품을 수 있는 포용적 분위기를 마련해주고 이해를 조정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정치권에서 포용리더십의 중요성을 간파한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포용국가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포용 국가’가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이라고 설명하며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대통령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그들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국정의 방향으로 삼겠다고 언급함으로써 포용리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대한한국도 이제 ‘을’의 반란이 시작되었고 사회 곳곳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아래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서민들이 국가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고 있으며 과거에는 무시되던 을들의 목소리에 정치권이 관심을 두고 이들의 입장을 포용하고 있다. 그 결과로 전통적인 갑질에 익숙해 있던 일부 대기업 총수들이 을들의 반격에 치명상을 입고 있다. 포용리더십이 리더 한 사람의 능력이나 조직의 위계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중시되는 메가트렌드의 영향을 받아 대세로 등장하고 있다. 오늘날 민주화되고 개방적이며, 수평적인 조직에서 포용리더십이 성공공식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혁신이 전 산업과 사람들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요즘의 사회에서 포용리더십은 빛을 발하고 있다. 초지능과 초연결이 핵심특성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 다양하고 역동적인 시장환경 아래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운영하는 능력, 사이버 공간에서의 일반 근로자와 사이버 근로자는 물론 근로자와 기계들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연결하는 포용리더의 능력이 필수적인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는 지금 리더로부터 팔로워로 권력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리더의 권력이 아무리 막강하고 화려해도 팔로워가 그것을 다르게 인식하면 리더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전통적인 리더가 자신이 가진 권력을 행사하여 아랫사람에게 일을 시킬 수는 있다. 이런 리더십을 ‘power over’ 어프로치라고 한다. 그런데 이 경우 팔로워들의 임파워먼트 능력은 희생되며 그들의 저항을 불러일으켜 결국 리더가 원하는 만큼의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 조직의 성공을 위해서 이제 리더들은 자세를 낮춰 팔로워들에게 참여기회를 주고 그들과 권력을 공유하는 ‘power sharing’ 어프로치로 모드를 전환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포용리더십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김성국 교수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인사조직 교수.사단법인 국가인재포럼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며, 한국인사조직학회, 대한리더십학회, 한독경상학회, 아시아-유럽미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모멘트 리더십』 및 『인적자원관리 5.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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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실현하는 가치와 태도 HRD4.0의 본질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분야는 사람이 창조했다. 따라서 그 목적은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으로 귀결된다.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행복한 삶은 긍정적인 생각을 선택하고, 후회를 줄이기 위해 책임감으로 행동하고, 오늘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자기상담이 중요하다.대한민국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오히려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졌다. 유로 에드 디너(Ed Diener)는 그 이유로 경쟁을 과도하게 조장하는 교육, 일, 사치품 등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실제로 행복이란 좋아하는 일이나 소원하는 일을 실현할 때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려는 것은 어쩌면 불행을 선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즐거운 일만 찾다 보면 그것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불행하다고 느끼기 마련이다. 따라서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할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이를 위해 젊어서부터 평상시에 자기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즐길 수 있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아울러 하기 싫은 일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일상생활에도 소중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큰 것에 목표를 두면 성취욕구 충족이 안 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성취를 자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도 그 물건이 주는 기쁨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물리적이고 물질적인 조건은 대부분 우리가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따라서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만족을 추구해야 하며, ‘정신적 부’를 누릴 줄 아는 연습을 해야 된다.기업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상벌제도를 들 수 있다. 기업의 인사조직 관련 제도는 이름은 달라도 상벌제도에 기인하는 요소가 많다. 상벌제도는 유용할 수 있지만, 사람은 당근과 채찍으로 움직이는 말(馬)이 아니다. 상벌제도로 사람의 행동을 조절하다 보면 결국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자유욕구를 박탈시키게 된다. 그것으로 사람은 부정적인 정서경험을 반복적으로 갖게 된다. 벌을 받는 상황도 마찬가지다.상벌제도 없이 조직을 훌륭하게 운영하려면 구성원 간 좋은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 여기서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회식이나 단합대회를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소소한 사안일지라도 평상시에 일을 통해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적으로 서로 먼저 인사하고, 먼저 도움주고. 먼저 웃어주며 일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요즘 우리는 서로를 배려하며 동료의 힘을 덜어주곤 하는가. ‘힘드시죠, 도와 드릴까요’라는 말 한마디를 꺼내 놓는가.사실 기업이 문화를 바꾸고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영진이 기업의 거대한 관성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구성원이 스스로를 바꾸도록 유도해야 한다. 경영진의 행동이 바뀌어야 나의 행동이 바뀐다는 것은 삶의 행복을 경영진에게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내가 주도적으로 정신을 가꿔나가야 한다. 그 일환으로 기업에서 동료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나를 시기하는 사람이 싫다고 보복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상대의 태도와 상관없이 내가 먼저 예의를 지키고 배려를 하면 상대는 바뀌지 않더라도 나는 바뀐다. 그것은 결국 행복한 삶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행복한 세상을 실현할 수 있다.휴머니티가 핵심인 HRD4.0 시대다. 정신적 부를 추구해서 모두가 행복한 기업, 나아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구현하길 바라는 바다.김인자 한국심리상담연구소 소장한국심리상담연구소 소장.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한국상담학회 고문, 대학상담학회 이사, 한국가족치료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현실요법과 선택이론』,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 8가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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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업의 환경변화와 인재육성
요즈음 여기저기서 HR컨설팅이 줄어들고, 기업의 교육훈련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취업난으로 준비된 인재들이 많으니 필요하면 바로 채용해서 활용하면 되니까, 굳이 HR에 비용을 들여서 내부적으로 교육훈련이나 인재육성에 신경쓸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하면서 인력관리는 지속가능하지 않게 간다면 현명한 방향이 아니다. 당장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특고의 노조결성 등이지만 좀 더 범위를 넓히면 고령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청년층 규모 축소 등 사람관리에 대한 환경변화는 끝이 없다. 좀 더 넓히면 자동화와 로봇,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딥러닝 그리고 글로벌화에 따른 해외투자와 해외이전 등 사람과 관련해서만도 미래 환경변화는 예측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내부적으로 인재육성을 게을리하고, 필요인력을 바로바로 수급해서 활용한다는 생각은 기업이 위기상황을 맞았을 때,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긴급하게 필요인력이 발생했을 때 바로 충원이 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체인력이 요구되는데 구하지 못한다면? 물론 직종이나 직급에 따라서 다르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플랜B가 필요하다. 핵심인재 중심으로 내부인재 확보와 육성은 꼭 필요하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조직은 충성심과 함께 역량을 보유한 인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들이 미국처럼 CEO 시장에서 스카웃 개념으로 충원하는 것은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일 수도 있다. R&D 인력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핵심정보나 기술을 돈으로만 관리할 수는 없다. 돈은 흘러가기 마련이고, 주인도 바뀌기 마련이다.그렇다면 어떤 인력을 보유해야 하고, 육성해야 할 것인가? 기업마다 다를 것이다. 공통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유지·개발함과 함께, 기업특유의 역량을 갖춘 인력을 확보·유지·개발해야 한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공통역량도 직급별로 차이를 보이지만, 역량의 유지를 위해서는 기업에서는 다양한 역량유지와 개발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의 집합교육방식과 함께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는 훈련·교육·개발 방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공통역량의 경우라면 굳이 사내에 교육훈련기관을 유지할 필요없이 외부 아웃소싱도 비용절감, 활용도 제고 측면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업특유의 역량도 유지·개발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구조조정 중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대표적인 업종의 전문인력이 홀대받고 있다. 해외로 나가서 일자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전문인력이 사라지면 다시 육성해서 활용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 기업특유의 역량을 유지·개발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기업의 핵심역량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청년층의 감소와 고령화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외국인력의 활용과 여성경제활동참가율 제고와 함께 건강한 장년층의 정년 이후 활용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임금체계의 개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고령인력 활용에 대해서는 일본으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조금씩 천천히 그리나 확실하게 바꾸어가고 있다.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기관과 협력을 통해 계약학과를 운영해서 맞춤식 인재육성 방식도 적극 검토할 만하다. 개별 기업차원에서 어렵다면 업종별로 지역별로 맞춤식 인재육성을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학도 유연한 교육시스템을 운영해야 기업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다. 자동화나 로봇 등을 이용하여 필요한 인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업영역의 개척이나 신상품개발 등 창의적인 인재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기업 내에서 인재를 육성하지 않고는 이러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이영면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한국인사조직학회 회장. 롯데건설 사외이사, 잡월드 비상임이사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한국경영학회 학회장 및 한국윤리경영학회 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학계에서 다각도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윤리적으로 경영하라』를 비롯해 10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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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행복경영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저성장, 고령화, 첨단기술 등 시대가 급변하는 중이다. 그에 따라 사람들은 권력, 금전, 지위, 명예, 향락을 비롯한 물질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물질적인 삶은 행복과는 동떨어져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적 발전은 상당했지만, 역설적으로 행복감은 급격히 감소했다.사실 이 현상은 일생경영학이 조명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생경영학에서는 “비록 현실이 부정적이라고 해도 사람이 삶의 가치 실현을 위해 인격, 지식, 예술, 정의, 관계 등 내면적 가치를 중시해 살아간다면 누구나 ‘사람답게 품격 있고 행복한 일생’을 맞이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실제로 일생경영학은 마음, 자아, 가족, 일, 관계를 중심으로 ‘사람답게 품격 있고 행복한 일생’을 위한 나침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마음: 마음은 운명까지 바꾼다일반적으로 서양인들은 마음을 정신(spirit)으로 표현하고 동양인들은 마음(mind)으로 표현하나 그 의미에는 큰 차이가 없다.국어사전에서도 정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육체나 물질에 대립되는 영혼이나 마음’, ‘사물을 느끼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능력, 또는 그런 작용’, ‘마음의 자세나 태도’가 그것이다. 마음에 대한 의미는 이렇다.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갖는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다.사전적 의미에서 판단이 가능하듯 모든 문제를 대하는 근본은 마음가짐에 달렸다.『팔만대장경』은 고려 고종 23년(1236)부터 38년(1251)까지 16년에 걸쳐 완성한 대장경으로, 경판의 수가 8만 1,258판에 이른다고 한다. 경판의 한 면은 보통 한 줄에 14자 총 22~23줄로 이루어져 있으며, 경판 한 면에 새긴 글자 수는 322자, 양면을 합해 644자이다.여기에 전체 경판 수인 8만 1,258매를 곱하면 『팔만대장경』의 글자 수는 어림잡아 5,233만 152자에 이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5,000만 자가 넘는 경전 가운데서 그 의미의 핵심이 되는 글자 하나를 꼽으라면 마음을 뜻하는 ‘심(心)’자다.그래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고 하였고, 심상사성(心想事成), 즉 마음으로 생각하여 일이 이루어진다고 했던 것이다. 자아: 나는 과연 누구인가?2천여 년 전 희랍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가르치며, 이것을 자신의 철학적 명제로 삼았다. 모든 인문학에서 자기를 안다는 것은 기본적 명제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과연 자기자신을 얼마나 알 수 있을까.인간은 영원히 신비한 존재이다. 나 자신이 나를 가장 잘 아는 것 같지만 의외로 극히 일부분밖에 모른다. 도대체 나는 나 자신에 대해서 몇 퍼센트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비행기를 편하게 타고 다니지만 그 비행기를 이루는 수백만 개의 부품과 각 기능을 제대로 모르고 타는 것과 같다. 인간은 신비한 세계 가운데서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자기가 가진 그 삶의 자원들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 채 일생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우리의 삶은 마치 옷을 사기 전에 미리 입어 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만약 당신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당신은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왜 나는 지금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는가?’지금 당장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 자문해야 한다. 아마 자신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별다른 해결책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즉, 자신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단정해 버리거나 돈이 없고 기회가 없어서 이 지경이 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물론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원하고 추구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수시로 성찰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삶이 변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과거 모습과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미래는 과거의 문제들을 새롭게 볼 줄 아는 데에서 발전한다. 가족: 가족은 삶의 시작과 끝이다가정은 행복을 창출하기 위해 부부 두 사람이 운영하는 동업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요, 노력이요, 희생이요, 인내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각각 절반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부부 간의 변함없는 사랑 속에서 자녀를 낳고 키워 나가면서 행복이라는 탑을 쌓아 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따라서 가족의 주제는 역시 부부와 자녀가 될 것이다. 가정은 막연한 사랑의 울타리가 아니라 매일매일 부닥치는 현실과 싸워 나가야 할 생활의 현장이다. 따라서 가정에 돌아오는 행복이라는 열매는 하나이지만 이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적절히 비료도 주고 농약도 뿌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 모두 바치는 수고는 외면하고, 달콤한 열매만 얻으려는 어리석은 생각이 가정의 행복을 망치게 하는 것이다. 가족의 출발은 어디까지나 사랑에서 비롯된다.그래서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다’는 성경 말씀을 가슴에 담고 부부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가족은 삶의 시작과 끝이다.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고 겸손하며 예의를 다하여 가정을 가지런히 하는 데 있다. 일: 일은 자아실현이며 삶이다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일을 한다. 만일 어느 순간 일하는 것을 중단한다면 그건 곧 죽음을 의미한다.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로 일을 꼽았다. 그럼 일이란 무엇일까. 첫째는 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자유로운 일이어야 하고, 둘째는 단잠을 선물하는 건강한 육체노동이어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어떤 일을 하느냐이다. 자연은 휴식하지 않으며 나태한 모든 것에 대해 벌을 내린다. 물론 평생 동안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찾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이른 나이에 준비한다면 그만큼 순탄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가령 20대에 준비해 놓으면 30대 이후가 훨씬 순조로울 테니 10년 이상 롱런할 수 있는 일거리를 스스로 준비하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미래의 평생 일거리는 누가 제공해 주는 ‘취업’ 차원의 것이 아니라 본인이 스스로 창조하는 ‘창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은 자아실현이며 삶, 그 자체이다. 일을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국가·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 관계: 관계는 인생의 기본이다처음 만난 후 또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인간의 매력이란 결국 또 만나고 싶은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 있다. 대인관계가 좋은 사람이란 결코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만난 사람으로부터 또 만나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다.이와 같이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는 사람의 주위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대체로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면 될수록 친구들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리고 인간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외로워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학창시절처럼 많은 친구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지금 우리는 생면부지의 세계인들과 인터넷으로 인맥교류가 가능한 세상을 살고 있다. 이것은 얼마 전까지 불가능했던 인맥이다. 우리 사회는 인간과 인간의 교류에 의해 성립되고 있다. 따라서 누구든 타인과 능숙하게 교제하면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어간다면 그만큼 비즈니스의 성공확률은 높아지게 된다. 그럼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우선 자기 경영을 잘하기 위해 자신의 장단점과 능력을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항상 남을 신뢰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타인을 바르게 이해하고 평가하며 유연한 자세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대인관계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건이 된다. 따라서 타인과 교류하는 기술을 철저하게 숙달하고 습관화하여 대인관계를 자기 매뉴얼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사람과 만날 때마다 과연 자기 자신을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이것이 곧 대인관계에서의 자기연출이라 할 수 있다. 즉 자기연출을 잘해야 자기 이미지에서 성공할 수 있다. 흔히 첫 느낌이 안 좋게 보여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받게 되면 누구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시 만나 봐야 시간낭비이며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만이 갖고 있는 가치에서 다른 사람이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요즘 세상을 흔히 ‘파괴시대’라고 말하듯이 지위, 권력, 돈, 배경 등은 세월이 가면서 급변하게 된다. 어제의 경험이 오늘은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자기계발, 자기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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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일에 대한 본질 파악에 달려있다
경영학이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영활동을 어떻게 수행하고 관리해야 하는지를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한 지식체계라고 할 수 있다. 경영학자인 파욜(Henri Fayol)에 따르면 경영활동은 ‘계획-조직화-지휘-조정-통제’로 구분된다. 이 다섯 가지 기능은 사이클로 순환되고 있다. 그러므로 경영학은 이론적 학문이면서 동시에 실천적 학문이며 과학과 기술의 특성도 함께 지니고 있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영학과 인문학의 상관관계는 어떠한가.동양에서는 올바른 인간이 되기 위한 학문으로 문학, 역사, 철학, 이른바 ‘문사철’을 손꼽으며 인문학이라 지칭했다. 그런가 하면, 서양에서 인문학은 자유시민이 익혀야 할 일곱 가지 기본 학문의 개념에서 파생됐다. 일례로 아르테스 리베랄레스(artes liberals)는 라틴어로 ‘교양 있는 지식인이 기본적이며 공통적으로 갖춰야 하는 폭넓은 소양과 이에 관련된 학문’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용어는 기원전 1세기 초부터 로마인이 사용했으며, 당시 일곱 가지 기본 학문은 문법, 수사학, 논리학, 대수학, 기하학, 음악, 천문학으로 사회지배층이나 최상류층이 연마하는 학문이었다.경영학자인 조셉 마시아리엘로(Joseph A. Maciariello) 교수에 따르면 인문교육에서 절대적으로 유지되는 교과목은 존재하지 않지만, 사회가 합의하는 가치나 문화적 신념을 심어주고자 노력한다는 점은 시대를 불문하고 있다. 이는 가치와 신념 자체는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전체 목표는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그러므로 아르테스 리베랄레스와 이후 인문교육은 사회에 맞는 선(善), 옳음, 정의가 무엇인지 규명하려는 본질이 내재되어 있다. 이상적인 아르테스 리베랄레스 교육을 진행하려면 기본적인 품행과 인격을 길러주고, 양서를 습득시켜줘야 하며, 사회적 가치와 규범을 존중하는 태도를 심어주는 동시에 진실을 평가하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실제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에서 전승된 자유시민의 기본적인 인문학 전통과 오늘날 실용적이고 영리적인 조직운영을 결합하고자 노력하며, 그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경영은 그 자체로 인문학이다. 그래야만 한다. 기법(기술)만으로는 경영이 될 수 없다(1988).경영학은 지식과 자기이해, 지혜, 리더십의 근본을 다룬다는 점에서 인문(liberal, 자유)이며, 실천과 응용을 다룬다는 점에서 학문(arts)이다. 나아가 경영자는 인문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철학, 경제학, 역사, 물리학, 윤리학 등 사회과학의 모든 지식과 통찰력을 활용해야 한다(1989).”필자는 경영의 성패는 경영자가 사람과 일의 본질을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 관점에서 로버트 카츠(R.L.Katz)가 제시한 경영자의 역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개념화 능력(conceptual skill,) 인간관계 능력(human skil), 전문기술 능력(technical skill)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경영자, 중간관리자, 하급관리자에 따라 요구되는 비중이 각각 다르다.그런데 노부호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여기에 사고철학 능력(Philosophical skill)을 추가 했다. 이는 ‘우리는 왜 사는가?’나 ‘경영이란 무엇인가?’ 등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깊이 있게 생각함으로써 삶의 가치와 철학을 정립하고 조직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자는 맥락이다.필자는 서양의 소크라테스, 동양의 공자로부터 강조된 인문학적 통찰을 경영에 활용하는 지혜가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본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윤리경영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에 이러한 인문학적 성찰은 필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기업은 그야말로 ‘업(業)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람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선(善)과 정의는 무엇인가?’ 등을 화두로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다.김영헌 교수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이자 CMOE 파트너 코치. 경영 및 HR 전문가인 그는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을 비롯해 고용노동부 옴부즈만위원, 고용노동부 국가기술자격 정책 심의위원, 산업현장교수단 운영위원회 위원. 전국인재개발원장 연합회 회장, 한국산업교육학회 회장, 한국장학재단 대학생 사회지도자 멘토 등을 역임했다. 2011년에는 산업포장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