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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관계 맺기를 통한 인적네트워크 구축
인간관계란 문자 그대로 상대성을 띤다. 상대방 없이 나 혼자 살고 있다면 나를 돋보이게 하려고 애쓸 이유도, 아름답게 치장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사람은 한순간도 사회를 떠나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그야말로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대목이다.따라서 올바른 인간관계를 실현하기 위해 유의해야 되는 부분 중 각별히 중요한 사안을 짚어보려 한다. ‘자만심과 우월감’, ‘자존심에 상처’, ‘독선’이 그것이다. 이 세 부분을 유념해 모두가 올바른 관계 맺기를 이뤄가길 바라는 바다.‘자만심과 우월감’이 반(反) 정서로 귀결되는 이치원활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경계해야 할 최대의 적이 바로 우월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남보다 우월해지고 싶은 공명심이 있게 마련이다. 사람에게 그런 마음이 없다면 ‘등뼈가 없는 꼴뚜기와 같다’고 공명심을 빗대어 말한 사람도 있다. 공명심 때문에 인간은 살고 있다는 것이다.그런가 하면 남보다 조금 더 유명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인간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정글을 탐험하고 에베레스트를 등정한다. 깊은 바닷속을 탐사하는 것도 모험심의 발로이자 남보다 먼저 비경을 탐사해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공명심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처럼 용감한 사람들이 있으므로 해서 인간은 아마존의 정글도 더듬어 볼 수 있었고 에베레스트 정상에 깃발을 꽂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바다 속으로 깊숙이 내려갈수록 수압이 높아진다고 하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이 같은 점을 감안한다면 공명심이나 우월감은 인간이 발전하는 데 있어 필요불가결한 요소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이 우월감 내지 자만심이 되어 남을 깔보고 우롱할 때 결과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인간의 우월감을 풍자한 아주 오래전 이야기가 있다. ‘디오니시오스’ 왕 시대에 시모스라는 재상이 있었다. 그는 자기의 호화스런 저택을 자랑하려고 철학자 아리스티포스를 초대했다. 시모스의 안내로 집 안을 다 둘러본 아리스티포스는 느닷없이 시모스의 얼굴에다 침을 뱉었다. 철학자의 느닷없는 행동에 시모스는 대노했다. 그러나 미안해하는 기색은 하나도 없이 아리스티포스는 이렇게 말했다.“집 안이 너무나도 훌륭해서 딴 데 침 뱉을 곳이 없을 듯해 그랬습니다.”재상의 호화저택은 백성들이 쏟은 땀과 눈물의 대가인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마치 자기가 위대한 것처럼 착각하며 뽐내는 시모스의 꼴이 마땅하지 안하 아리스티포스는 그의 얼굴에다 침을 뱉은 것이다. 허세와 우월감은 이처럼 인간관계에 있어 뜻하지 않은 반감으로 작용하여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자존심에 상처’ 주지 않는 설득법의 중요성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사람을 설득하는 기술에 있어서도 동서고금을 통해서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여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 따위는 결코 하지 않았다. 소위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이라고 해서 남을 설득하는 법을 후세 사람들에게 전했다.‘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의 원리는 극히 간단하다. 상대방으로부터 ‘예’라는 대답을 얻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먼저 상대로 하여금 ‘예’로 대답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한다. 다음 질문에서도 역시 ‘예’라고 대답하게 하고, 결국 질문마다 ‘예’로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든다.그의 유도작전에 자신이 넘어가고 있음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모든 질문에 대하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예스’라고 대답해 버린 뒤이기 때문에 체면상 대답을 번복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살았던 BC 3세기경의 일이다. 그때와 지금을 동일하게 비교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다. 소크라테스가 살았을 당시에 비해 지금 사람들은 훨씬 영악하게 변해 버렸다.그러나 그 근본 원리만은 현대인의 설득법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다시 말해 ‘아니오’ 할 수 없게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법에 있어서는 최근에도 변함이 없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아니오’ 대신 ‘예’로 계속 대답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적절할지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다. 평소에 많은 호의를 베풀어 웬만한 부탁은 차마 거절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있고, 화술을 교묘하게 이용해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져서 설득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드는 경우도 있다.어차피 그 결과에 있어서는 다를 것이 없다 하더라도 아무래도 후자보다는 전자 쪽이 훨씬 인간적이고 신사적인 방법이다. 후자의 경우는 비록 설득을 당했다 하더라도 말꼬리를 잡힌 자기 실수에 편승했기 때문에 기분이 개운하지 못할 것이다. 뭔가 모르게 꺼림칙하면서도 불만족스런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그러나 전자는 그렇지 않다. 지극히 인간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설득을 당하면서도 기분이 좋다.데이도어 루즈벨트의 저택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의 유식함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상대가 카우보이이건, 외교관이건, 의사이건, 하인이건 상관없이 그는 항상 그에 맞는 화제를 풍부하게 갖고 있었다. 상대로 하여금 지루해 하지 않는 대화를 나눔으로써 누구나 그를 가까이 하고 싶게 만들었다. 평소 호감을 사 놓았기 때문에 대통령에 출마하자 너도 나도 자청해서 그의 선거 운동원이 되겠다고 나섰고, 결국 그는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빈부나 귀천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베푸는 그의 친절은 변함이 없었다. 상대의 직업에 맞춰 화제를 골라 대화하는 배려도 그대로였다.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그의 철학은 매우 간단하다. 상대방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를 화제로 삼는 것이었다.사람은 누구나 특별히 관심을 갖는 이슈가 있는 법이다. 그것이 무엇인가를 재빨리 파악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로 설득의 기본 원칙이다. 이것은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사는 길인 동시에 설득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공동의 관심사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매우 자연스럽게 합의점에 도달하게 된다.공동사회에서 ‘독선’을 지양해야 하는 이유우리가 특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나 혼자만’ 또는 ‘나 하나쯤’ 하는 유아적 사고방식이다. 물론 누구에게나 자기가 중요한 존재임엔 틀림없다. 자기를 중심으로 해서 모든 생각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이 순리이다. 그러나 자기를 너무 강조하는 독선에 사로잡힐 때 사람은 이기주의자가 된다. 그것이 바로 ‘나 혼자만’, ‘나 하나쯤’이란 생각이다. 그 소아적 사고방식이 모든 사람에게 만연되었을 때 어떤 현상이 생길 것인가? 여기 하나의 우화를 통해 그 대답을 들어 보기로 하자.포도주 생산으로 유명한 남부 프랑스의 한 마을에서는 포도수확을 다 끝낸 뒤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포도주 축제’ 라는 행사를 개최하는 풍속이 있다. 즉, 그해 생산한 포도로 빚은 술을 마을 입구에 마련된 포도주 통에 한 사람이 한 병씩 갖다 붓는 것이다. 그러고는 마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 포도주를 나눠 마시면서 축제를 벌인다. 포도주 신에게 다음 해의 풍작을 기원하는 소박한 믿음에서 해마다 벌이는 축제인 것이다.어느 해, 그 지방에 가뭄이 심해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포도 생산이 흉작이었다. 축제에 한 병의 포도주조차도 여유롭게 바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따라서 마을 사람들 중에는 포도주 대신 맹물을 병에 담아다가 포도주 통에 붓는 일까지 생기게 되었다. 이 큰 포도주 통에 자기 하나쯤 맹물을 붓는다고 해서 포도주 맛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생각으로 포도주 대신 물을 붓는 사람이 대부분이란 것이었다. 큰 포도주 통은 달고 향기로운 포도주 대신 맹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이후 축제가 시작되었다. 건강하고 예쁜 처녀를 ‘포도주의 여왕’으로 뽑아 대관식을 마치고, 드디어 포도주를 따라 마실 차례가 되었다. 포도주 대신 물을 부은 비밀은 저마다 혼자 마음속에 간직한 채 한 사람씩 포도주를 따라 마셨다.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빤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맹물을 마신 것이다. 하지만 포도주 대신 맹물을 갖다 부은 죄가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에 차마 내색은 못하고 시치미를 떼며 맛있는 표정을 지으려니 고역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포도주에 취해 흥이 나는 대신 맹물을 마셔 흥은커녕 헛배만 부르게 되니 축제의 현장은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곤혹스런 분위기였다. 그해의 포도주 축제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가 그렇게 엉망이었고, 결국 포도주 신의 노여움을 사서 그 후 몇 해 동안 더 흉작이었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나 하나쯤’ 하는 생각을 가질 때 서로 돕고 산다는 협동의 의미는 깨어지게 마련이고 불협화음이 생기게 된다. 오케스트라의 경우도 그렇다. 각자의 악기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악사 모두가 ‘나 하나쯤이야 슬쩍 빠져도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어느 순간 연주를 중단해 버린다면 아름다운 소리의 하모니는 이루어질 수 없다.세상 이치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과 공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공동사회의 철칙이다. 여기서 바로 인간관계라고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도 살고 남도 살아야 하는 생존의 궁극적인 목적, 그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참다운 목적이다. 남이 살 수 있게끔 도와주고 나도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될 때 비로소 발전이 가능하다. 인간관계의 원칙은 ‘이익을 주는 사람은 받을 것이고, 빼앗는 사람은 자신도 빼앗긴다’는 것이다.일생경영학교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는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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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 지향적 HRD로 나아갈 길
『월간HRD』 1월호에 「2019년 대한민국 HRD 전망을 위한 HRD 담당자 설문조사」 결과가 실렸다. 이 중 ‘2018년 귀사의 HRD는 경영성과에 어떻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까?’란 질문의 응답 결과는 다소 암울하다. ‘도움이 되었다’는 긍정 응답은 25%에 불과했고, 이들 중 다수가 ‘그나마도 정성적이고 주관적이며 수치로 표현하지 못해 경영진의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를 추정컨대 여전히 많은 HRD 부서가 정량적 교육효과 측정의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교육의 결과가 경영성과로 이어진 부분을 측정한다는 것은, 흔히 아는 것처럼 커크패트릭(Kirkpatrick)의 평가모형 중 4수준(results)을 측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측정할 역량이 있는 HRD 부서는 그 자체만으로 이미 조직 내 영향력이 크고 경영 지향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HRD 부서의 평가 실행 수준에 따라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대응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첫째, 3수준(behavior) 이상 평가를 실시했으나 단지 그 실적이 낮아 ‘경영성과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경우다. 이들은 평가 실행 수준이 높으므로 성과 개선의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는 교육 시행 규모를 조금 줄이더라도 ‘학습 이후 학습자의 실행 관리’ 부분에 업무 자원을 늘리는 게 좋다. 성과는 학습 이후 실행 과정에서 생기지, 수업 중에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과제 부여와 점검, 온라인 튜터링, 우수 실행 사례 보상과 확산, 학습자 행동 모니터링과 데이터화 등은 매우 주효한 학습전이(transfer of learning) 활동의 예다.반면, 두 번째 경우는 경영성과와 연계한 교육평가 방법을 아예 못 갖춘 경우다. 이들은 학습자 만족도나 운영 규모 위주로 교육을 평가하다 보니 HRD의 Input(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 활동에 치중하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조직 외부로부터 HRD 트렌드나 창의적 학습법, 각종 에듀테크를 탐미하고 적용하는데 관심을 쏟는다. 그러나 굳이 끌어내리자면 그런 행위들은 Output(어떤 성과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 활동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 대부분 ‘수업 현장에서의 학습효과 촉진’과 연관이 많을 따름이다. 이런 유형의 부서가 경영성과 지향적 교육을 하려면 3수준(행동) 평가지표 개발이 최우선 필수 과제다. 학습의 결과로 변화 및 향상된 ‘행동’을 측정함은 교육과 경영실적 사이에 인과적(因果的)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3수준 평가 개발은 결코 어렵지 않다. 학습으로 변화되길 기대하는 ‘관찰 가능한 행동들’을 ‘측정 용이성’ 및 ‘업무성과에 미치는 영향력’을 기준으로 필터링한 후, 달성 수준을 수치화(횟수/빈도/비율/시간/인원 등)하면 된다. 이렇게 개발된 3수준 지표는 매출과 이익으로 귀결되는 다양한 경영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와 연계해 4수준 평가로 완성되는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푸근한 교육 언어(학습, 동기부여, 소통, 리더십 등)를 버리고 명료한 경영 언어(회계, 생산성, 매출, 이익 등)로 의사소통해야 한다. 그래야만 ‘생산직 기술/안전 교육 후 불량률 감소로 인한 제조원가 및 영업이익 개선 추정액’, ‘신입사원 교육 후 조기 퇴사 감소로 인한 채용 또는 교육훈련 비용절감액’, ‘영업사원 교육 전후 비학습자군 대비 판매실적 증가 차이’처럼 기대하던 정량적 평가가 이루어진다. 참고로 이때의 수치들은 반드시 회계 결산에 의한 공식적인 실적이 아니어도 된다. 학습효과에 기인했다는 타당한 논리를 갖춰 추산(estimation)만 해내도 기여도 인정의 근거로는 충분하다.경영성과 지향적 HRD로 나아갈 길을 두 가지로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의 언어보다 경영의 언어를 자주 사용해야 한다. 언어가 행동과 체질을 바꾸기 때문이다. 둘째, 교육 시행 이후 더 바빠져야 한다. 이때부터가 성과를 만드는 진짜 일을 하는 시간이다. 김학렬 상무 풀무원 인재혁신센터 센터장. 그동안 인사관리, 해외영업을 거쳐 다양한 소비재유통 (시판, 방판, 직판, 백화점/마트, 온라인 등) 교육을 주로 담당했다. 풀무원 DTC(Direct to Consumer) 채널의 지속성장모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방판 회원제 온라인몰 사업도 운영했다. 현재 풀무원 HLS(Health and Living Solution) Region의 교육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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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결과제, 교육방식, 리더십스킬로 제시하는 2019 글로벌 L&D 트렌드
켄 블랜차드 리더십 연구센터는 2018년 말부터 6주 동안 글로벌 기업의 L&D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조사를 시행했다. 목적은 2019년 글로벌 기업들의 리더십, 교육훈련, 인재개발의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연구조사에는 약 2,500명에 달하는 리더십, 교육훈련, 인재개발 업무 담당자들이 참가했다. 연구조사는 ‘당신이 2019년에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HRD의 현안과 과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블랜차드 코리아는 켄 블랜차드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시행한 2019년 글로벌 L&D 트렌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L&D 전문가들의 목표와 함께 2019년 HRDer들이 주목해야 할 교육방식과 리더십스킬을 정리했다.2019년 시대적으로 중요한 5가지 선결과제조사결과 L&D 전문가들이 뽑은 2019 선결 과제는 놀랍게도 100가지 이상으로 다양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경영 환경에서 L&D 전문가들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매년 켄 블랜차드 리더십 연구센터는 다양한 방식으로 L&D 전문가들의 의견을종합하고 분석 및 정리작업을 실시해 결과를 도출하고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기존에 이뤄졌던 방식은 10가지의 잠재적인 우선 과제들을 조사하고 거기에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다시 가장 중요한 10가지의 최우선 과제를 알아보는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변화를 가미해서 기존의 질문을 대신하는 개방형 질문을 통해 놀랄 만한 의견들을 수집하게 됐다. 연구조사는 ‘2019년에 L&D 전문가인 여러분께서 최우선으로 직원들, 매니저들, 조직을 위해서 집중해야 하는 과제는 무엇인가요?’라는 거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켄 블랜차드 리더십 연구센터는 언급한 바와 같이 해당 질문에 대해 100가지 이상의 답변을 얻었다. 답변을 바탕으로 정리한 2019년 L&D 전문가들의 최우선 과제들은 다섯 가지였다.첫째는 2019년을 위한 목표설정이었다. 연구조사에 응한 L&D 전문가들의 12%는 현재 기존과는 차별화되는 교육방식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28%는 현업의 담당자들과 중간관리자들에게 리더십 교육을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3%는 신뢰형성, 코칭, 협업, 공감,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애자일 문화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둘째는 L&D 전문가들은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부서 간의 협업 증가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경영상의 현안을 전사적으로 빠르게 공유해 적절한 솔루션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셋째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훈련과 직무 디자인이었다. L&D 전문가들은 구성원들 스스로가 본인의 경력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자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넷째는 새로운 대화방식과 협업모델들이 팀 관리, 직원개발, 직원 생산성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것이었다. 이는 철저한 결과분석을 통해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함이다.다섯째는 젊은 리더들을 교육하며 장기 근속자들의 경력 스펙트럼을 넓혀주기 위한 지원 정책과 교육 프로그램들을 개발하는 것이었다.이 다섯 가지 중점 과제 중에서 L&D 전문 담당자들은 특히 새로운 방식의 교육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2019년 통찰이 필요한 7가지 교육방식2019년 L&D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찰해 도출된 교육방식은 크게 7가지로 구분된다.첫째는 adaptive learning이다. 이 교육방식은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 강의를 종합적으로 끌어간다. 학습자의 개인별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방식에 따라 교육활동과 학습의 방향이 정해진다. 특히 학습환경에서 일어나는 변화무쌍한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는 design thinking이다. design thinking은 학습환경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한 해결방안을 중심으로 방법론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실제로 복잡하고, 다양하며, 불분명하고, 잘 모르는 문제를 접할수록 이런 방식의 학습방법이 굉장히 유용하다. 국내에서도 HRD 담당자들은 design thinking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셋째는 spaced learning이다. spaced learning은 굉장히 함축된 교육내용을 가지고 짧은 시간 안에 반복적으로 학습하며, 중간중간의 휴식시간에 전혀 다른 내용이나 방식의 교육을 첨가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3번의 반복적인 학습 중간에 10분간의 휴식시간을 배정하며, 육체적 활동이 요구되는 학습도 끼워 넣는 식이다. 연구자들은 spaced learning이 교육 시간을 줄여주고, 배움에 대한 확고함이 있는 학습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고 설명했다.넷째는 learning at the point of work다. 국내에서는 업무 중심 교육법으로 해석되며, HRD 담당자들에게 익숙한 702010 모델과 연관이 있다. 흔히 시간에 맞춘 교육법으로도 불리며 교육에 대한 필요가 생기게 되면 교육을 디자인해서 배우는 방식이다. 기업의 구성원들이 실제상황이나 도전들에 부딪혔을 때, 실용적인 해결책을 직무 중심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다섯째는 digitalization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화제에 따라 digitalization은 교육환경에서도 자연스럽게 조명됐다. 온라인 교육, 증강현실, 마이크로 러닝, 적응 교육, AI, MOOCs 등이 대표적이다. 여섯째는 self-directed learning strategies다. 최근에는 세상의 다양한 정보를 구글을 활용해서 수집하고, 유튜브를 활용해 학습하거나, 동영상과 인터넷상의 매뉴얼을 활용해 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self-directed learning strategies는 현재 세계의 많은 L&D 관계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일곱째는 peer mentoring이다. 국내 많은 기업이 소통 활성화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peer mentoring은 업무 환경에서 동료들 간에 가치 있는 지원과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의 교육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멘티들은 상위계급에서 지식과 배움을 받을 때보다 동료들에게 학습을 받을 때 좀 더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나타났다. 아울러 동료애를 느끼게 해줌으로써 멘토와 멘티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이 일곱 가지 교육방식들이 현재 L&D의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2019년의 교육 트렌드다. 교육방식들을 통해서 L&D전문가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이다.글로벌 기업들은 코칭이 원활하고, 신뢰가 형성되며, 개방적이고, 서포트에 긍정적이며, 서로 공감하고, 서비스 지향적이며, 협력적이고, 민첩한 애자일 조직 문화가 구축되길 원하고 있다.2019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리더십스킬켄 블랜차드 리더십 연구센터는 연구조사를 통해 2019년에 최우선으로 필요한 5가지의 리더십스킬 역시 선정했다.첫째는 신뢰형성, 둘째는 코칭, 셋째는 변화와 관리, 넷째는 경청, 다섯째는 몰입하는 조직 만들기였다. 이러한 리더십스킬이 중점적으로 고려되는 이유는 2019년 기업별 리더십 도전과제들이 실무급 리더들의 리더십 개발, 리더십 공백의 최소화, 모든 단계 리더들의 코치화, 중간 관리자들의 리더십 개발, 팀 리더십 개발, 신뢰형성 등이기 때문이다.리더십 교육에 대한 투자는 오늘날 애자일 조직화가 요구되는 환경에서 필수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실제로 조직의 구성원들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도록 돕는 것이 리더다. 구성원들의 목표가 조직의 전략과 목표와 연계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다. 아울러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곁에서 코칭을 통해 필요한 지시와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이상적인 리더의 조건이다. 연구조사결과 승수효과로 해석되는 multiplier effect에 대한 L&D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했다. 리더십 교육은 언제나 높은 성과와 직접적 연관성을 가지는데 그 이유는 한 명의 리더가 다수의 구성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핵심은 좋은 교육을 제때에 기업의 니즈에 맞게 공급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양질의 교육은 결코 단기적인 시각과 투자로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민첩한 움직임이 필요한 애자일 환경이라고 할지라도 교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2019년 L&D 전문가들이 뽑은 최우선 과제와 트렌드들이 국내 HRD 담당자들의 2019년 항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참고자료]2019 켄 블랜차드 L&D 경향 분석 보고서2018년 딜로이트 컨설팅 글로벌 휴먼 캐피탈 경향 분석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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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바운더리(boundary)’ 심리학은 크게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첫째는 ‘나는 이 사람과 왜 이렇게 관계를 맺고 있는가?’로 자신의 관계방식을 들여다보고 그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며, 둘째는 ‘어떻게 관계방식을 변화시켜갈 것인가?’로 단지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면서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이상이 바운더리 심리학의 핵심이다.모든 관계에 존재하는 건강한 거리초기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이다’라고까지 했다. 실제로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정신과 상담실을 찾는 주된 이유가 인간관계의 어려움이다. 사람들은 늘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면서 ‘내 맘 같지 않다.’고 한탄한다. 언뜻 보면 이해도 안 되고 말도 안 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자신을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상사에게 오히려 더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회사원, 고객이 화를 내면 어쩔 줄 몰라 울어버리는 판매원, 매번 마지막이라면서 결국 노후자금까지 다 털어가며 자식의 카드빚을 해결해주는 부모, 자신과 다른 의견을 얘기했다는 것만으로 화를 못 참는 상사, 바람피우는 애인과 헤어지고 또 바람기 있는 애인을 만나는 사람……. 이들도 대개는 일상생활에서 사리판단 잘하는 보통 이상의 사람들이다. 그런데 인간관계에서만큼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선택과 행동을 한다. 게다가 그 어려움은 상대와 멀어진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나도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자신도 모르게 반복되는 ‘관계의 틀’ 때문이다. 누구나 무의식적으로 되풀이하고 있는 관계방식, 이것을 이해하고 바꾸지 않는 한 관계에서 겪는 괴로움도 반복된다. 그러면 관계틀은 어떻게 알아보고 바꿀 수 있을까. 그 여정은 바운더리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관계의 자기결정권을 되찾는 출발선, 바운더리바운더리라는 말은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해주는 자아의 경계다. 다만, 바운더리는 ‘경계(border)’의 의미와 함께 ‘통로(passage)’의 의미도 포함한다. 즉, 건강한 바운더리를 가진 사람은 ‘자기보호’와 ‘상호교류’가 조화를 이루지만, 건강하지 못한 바운더리를 가진 사람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아니면 둘 다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바운더리라는 개념은 보이지 않는 자아의 구조와 관계방식을 그림처럼 아주 쉽고 명징하게 드러내준다. 바운더리는 사람이 태어나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개별화(individualization)’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건강한 바운더리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애착(attachment)’이다. 최근 심리서나 육아서에 애착 개념이 상당히 비중 있게 등장하다 보니 ‘안정적 애착이란 곧 애착손상을 피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사곤 한다. 하지만 애착은 손상을 주지 않는 것보다 ‘복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안정 애착’의 신화에서 벗어나는 것부터가 관계틀을 재구성해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다.필자의 상담실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양한 상처와 고통으로 얼룩져 있다. ‘착하게’ 살아서 늘 상처받는다며 하소연하지만 실은 희미한 자아를 지닌 채 채워지지 않는 기대를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 자신은 관계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분개하지만 알고 보면 바랄 수 없는 것을 끊임없이 바라며 상대를 압박하는 사람, 두려움과 과잉책임감, 문제는 다양해 보이지만 결국 모두 하나의 출발점에서 시작한다. 바로, 바운더리가 건강하게 세워지지 못했고, 그로 인해 ‘자아’와 ‘관계’가 균형을 잃었다는 것이다. 일그러진 관계의 틀: 순응형, 돌봄형, 지배형, 방어형자아의 진짜 모습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관계 안에서 바운더리라는 형태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그렇다 보니 왜곡된 바운더리는 필연적으로 역기능적 관계를 낳는다. 바운더리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크게 두 갈래다. 주로 어린 시절에 겪은 애착손상으로 인해 자아발달에 문제가 생기거나 인간관계의 교류에 왜곡이 일어난다.첫 번째로 자아발달이 왜곡된다는 것은 두 유형으로 나타난다. 자아가 대상과 단절되어 분리되거나(과분화), 반대로 자아가 대상으로부터 분화되지 못한 채 여전히 공생관계에 머무르는 것(미분화)이다.두 번째로 인간관계에 일어나는 왜곡 역시 두 유형으로 나타나며,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불안으로 인해 자꾸 거리를 두려고 하는 유형(억제형)과 반대로 거리조절을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다가가려고 하거나 침범하는 유형(탈억제형)이다.두 경우 모두 친밀한 상호관계를 맺지 못한다. 자아발달의 왜곡(미분화, 과분화)과 관계교류의 왜곡(억제형, 탈억제형)이라는 두 변인이 교차함에 따라 순응형·돌봄형·지배형·방어형이라는 4가지 역기능적 관계틀이 등장한다. 관계 때문에 힘들어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모습 속에서 이런 역기능적 유형 중 하나 이상을 발견할 것이다. 자신의 관계틀 또는 관계유형을 알아보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다만 4가지 역기능적인 관계틀은 명쾌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구분한 면이 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즉, 이 관계틀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누구와 관계하느냐에 따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으며, 한 관계에서 주된 유형과 함께 부수적인 유형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집에서는 가족들에게 지배형 관계방식을 쓰는 사람이 회사에 가면 순응형 관계방식을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궁극적으로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것은 상황과 대상에 따라 자신의 관계방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일그러진 관계틀을 깨고 건강한 관계와 자기세계를 되찾으려면 바운더리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바운더리가 건강한 사람들의 다섯 가지 특징건강한 인간관계, 즉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능력’을 위해서는 건강한 바운더리의 다섯 가지 기능이 잘 작동해야 한다. 바운더리가 건강한 사람들의 다섯 가지 특징은 다음과 같다.첫째, 관계조절능력이 있다. 이들의 바운더리는 유연하다. 이들은 대상과 친밀도에 따라 그 깊이와 거리를 조율하며 관계를 맺는다. 기본적으로 인간을 신뢰하되 합리적인 의심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깊이 교류하면서도 관계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둘째, 상호존중감이 있다. 이들은 자기뿐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기에 상호적인 관계를 맺는다. 그것은 자아중심성을 극복했기 때문이라기보다 자신의 자아중심성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대와 나의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관점의 차이임을 안다. 셋째, 이들은 ‘마음을 염두에 두는 능력(Mind-mindedness)’이 있다. 상대의 마음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 이들은 정서적으로, 인지적으로, 실천적으로 공감할 줄 안다. 이들은 상대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고려할 줄 알고, 상대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노력과 친절을 베푼다. 넷째, 이들은 갈등회복력이 높다. 이들은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갈등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 이들은 갈등을 만들지 않고 좋은 관계를 가지려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풀어냄으로써 좋은 관계를 만들려고 한다. 이들은 갈등 상황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연결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들은 먼저 나서서 갈등을 풀려고 하며, 비교적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간다. 다섯째,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이들은 자신의 마음에 바탕을 두고 표현한다. 단,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거친 솔직함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한 부드러운 솔직함이다. 그러므로 이들이 자기주장과 거절을 할 때는 정중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들은 단지 감정 표현에서만 솔직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기호·취향·관심사·욕구를 표현함으로써 자기 세계를 만들며, 이를 통해 비슷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한다. 이들은 자기 세계를 가지고 있기에 상대에게 휘둘리지 않으며, 인간관계에 필요 이상 매달리지 않으며, 혼자서 기쁨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바운더리의 재구성건강한 바운더리라는 것은 결코 추상적인 표현이 아니다. 앞에서 ‘관계의 자원’ 영역을 이루는 다섯 가지 역량, 즉 관계조절력, 상호존중감, 마음을 헤아리는 마음, 갈등회복력, 솔직한 자기표현을 제시했다. 이 역량들을 키워 바운더리를 건강하게 다시 세우는 데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관계 연습’을 제안하고자 한다.관계에서 번번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나의 관계틀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관계에서 ‘자기결정권’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관계에서든 “자신을 돌보면서 상대와 친해지고, 당신이 당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려는 것처럼 상대를 상대의 모습대로 살아가도록 존중하고, 갈등을 피하기보다 갈등을 풀어갈 줄 알고, 상대를 염두에 두되 원치 않는 것은 거절하고 원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바운더리가 건강하면 관계는 내 편이 된다상대와 거리가 가까워지면 전혀 의도하지 않았어도 상처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인간관계의 본질이다. 남의 마음은 내 마음 같지 않은 게 어쩌면 당연하다는 얘기지만, 이는 ‘힘들 테니 그대로 있어도 된다’는 공허한 위로와는 다르다. 그보다는, 필연적인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관계마다 ‘건강한 거리’를 되찾아 나답게 살아가라는 ‘변화’의 심리학이다. 바운더리를 제대로 세운다는 것은 이기적인 것도, 폐쇄적인 것도 아니다. 솔깃하게 들리는 요즘 트렌드처럼 상처받지 않으려고 늘 거리를 두겠다는 결심과도 다르다. 바운더리가 건강하면 관계는 내 편이 된다. 관계에 따르는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고 자기표현이 가능한 관계를 회복할 때 우리는 진짜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누릴 수 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mt@mentaltraining.co.kr정신과 의사이자 작가. ‘정신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찾는 ‘바운더리 심리학’과, 몸을 통해 마음의 변화를 이끄는 ‘신체 심리학’을 연구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저서로는 『굿바이 게으름』, 『여행하는 인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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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는 꿈꾸는 존재다
태어남으로써 자아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느끼고 배우며 성장하기 시작한다. 말과 소통하는 법, 그리고 걷는 법을 배운다. 태어나서 시간이 지나면 점점 활동 반경이 커지기 시작한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느끼고 배우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배울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났다.그 가운데 우리는 저마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야 한다. 다시 말해, 진실된 자아를 회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아는 꿈꾸는 존재다’라는 명제를 주지해야 한다.인간은 꿈을 먹고사는 존재다. 저마다 가슴속에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갈 때 인간은 그 속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장래에 대한 꿈을 갖지 못한 사람은 마치 기름이 없는 등잔불과 같이 계속 환한 빛을 발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인간은 누구나 가슴속에 뜻을 품고, 그 뜻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삶의 의미를 잃고 방황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속에 미래에 대한 꿈을 뚜렷이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사람들은 저마다 성공이라는 꿈을 꾸면서 살아간다. 한때 남들이 얘기하는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만족하지 못한 채 성공에 대한 회의를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성공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흔히 남들이 말하는 성공이라고 하는 가치를 향해 무작정 뛰었기 때문이다. 성공은 단순히 어떤 가치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어야 한다.따라서 성공이라는 꿈을 세울 때는 자기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이루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인생에서 진정으로 성공하려면 성공을 향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오랜 세월 끝에 마지막 이뤄 놓은 그 성공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공을 향해 가는 그 과정이 진정한 성공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즉 성공은 행복한 마음이 집결돼야 한다.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성공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그 성공에 대해서 확실한 마음이 있어야만 한다. 가령 자기 앞마당에 1억 원이 넘는 보물이 묻혀 있다고 하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땅을 파는 경우와 혹시 자기 집 앞마당에 어떤 보물이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땅을 파는 경우는, 그 땅을 파는 태도에 있어서 크게 다를 것이다. 다시 말해, 확신 없이 땅을 파는 사람의 경우에는 적당히 파다가 보물이 발견되지 않으면 결국 도중에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을 움직일 수 있는 위대한 힘을 스스로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가 하면, 성공은 했다고 하지만 실제 행복하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성공과 행복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우리는 늘 ‘성공을 목표로 하라’고 외쳐 왔지 ‘행복을 목표로 하라’고는 잘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어휘에 어떤 의미를 담을 수 있는가 하는 정의의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성공도 단적으로 말하면 과연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가령 ‘성공하고 싶으면 사전을 펴 보라’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목표를 달성했을 때 ‘해냈다!’는 만족감이 확실하게 있었지만 ‘이것으로 나의 도전도 일단 끝났다’고 하는 상실감도 함께할 수 있다.따라서 ‘행복감을 동반하는 성공’이 바로 올바른 성공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 행복감을 동반하지 않는 성공은 진정한 성공이 아닌 것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사전 속에서의 정의에 지나지 않는다.아울러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따위의 어정쩡한 물음을 해서는 결코 안 되는 것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답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성공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은 당신의 친한 친구, 부모, 또는 아내나 남편, 직장의 상사 등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과연 그 방면의 ‘학자’에게 물어서 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란 꿀벌들처럼 선천적으로 그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할 것인가 아닌가의 여부는 어디까지나 그 출발시점에서는 자유의사에 따른다. 문제는 이 자유의사에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성공이라든가 소망실현이라든가 하는 이야기에는 원천적으로 거부반응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성공이라는 의미는 자신의 꿈이 무엇이든 차츰차츰 이루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중국의 작가였던 루쉰은 ‘희망은 길이다’라고 외쳤다.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이 수많은 사람이 걸어왔던 자취인 것처럼희망은 지금의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길이다. 오늘 내가 마주한 삶을 즐긴다면 그것은 희망을 사는 것이며 그 희망은 즐거운 삶을 사는 사람과 동행하는 길인 것이다. 자신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자신이 하는 일을 누구보다 좋아한다면 분명 그는 무엇보다 오랫동안 한결같이 자신의 일을 해 온 사람이다. 우정과 사랑을 나눌 줄 알며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느낄 줄 아는 그들은 즐거움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이며 기본적으로 성실하며 유연한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자아는 건강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강하지는 않다. 그러므로 내면의 자기가 밖으로 나오기 쉬운 것이다.내면의 자기를 자각하고 자기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면 자기가 주는 목표를 보게 된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많은 목표를 짊어지고 살아왔다. 사회에서의 성공, 많은 돈을 버는 것,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공하는 것, 자녀가 잘되는 것, 좋은 직업을 갖는 것, 승진하는 것, 남들이 가질 수 없는 나만의 물건을 갖는 것, 담배를 끊는 것, 골프 스코어를 줄이는 것 등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마음을 자극하고 비슷한 길을 걷기를 요구한다. 이러한 목표들이 마음에 와 닿기는 하지만 그것은 자아가 원하는 목표인 동시에 스스로를 옥죄고 힘들게 하는 마음의 짐일지도 모른다. 실상 자아는 많은 것을 원한다. 원하는 것은 때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진정한 목표는 여러 가지일 필요가 없다. 삶에는 단 하나의 목표가 있을 뿐이다. 그것은 참다운 자기가 되는 것이다. 나의 그릇을 발견하고 잘 다듬어 그 그릇을 의미 있게 사용하는 것이다. 진정한 자기실현은 내가 모르는 나를 알아가는 것이며, 이는 나의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기실현의 과정과 결과는 자아의 욕구와 자주 일치하지 않으며 때론 자아의 의지나 욕구와는 정반대일 수 있다. 그럴 경우에 자기실현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며 좌절이 따르기도 한다. 이 세상의 많은 부분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 법칙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 세상을 이루는 물질의 법칙, 즉 물리학의 법칙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중력의 법칙이다. 날고 싶다고 10층 건물에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자연은 계절이 있고, 낮과 밤이 있다. 꽃이 필 때가 있으며 꽃이 질 때가 있다. 달이 찰 때가 있고 기울 때가 있다. 사람도 태어날 때가 있으며 죽을 때가 있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바닥을 길 때가 있고 걸을 때가 있다. 기고 있는 아이가 어른을 보면서 나도 뛰고 싶다고 해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때를 받아들이고 지금이 어떤 때인가를 깨달으려고 한다. 그 가운데 목표 삼은 자신의 꿈을 성취해나가는 그 순간순간이 바로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길이다.일생경영학교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는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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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러닝에서 'FLIPPEDNESS'의 의미와 필요성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란 학습자들로 하여금 면대면 수업 전에 강의 영상과 함께 다양한 학습자료들을 익히게 한 후 면대면 수업에서 토론과 문제해결 등의 적극적 활동 위주로 진행하는 수업방법이다. 그래서 플립러닝은 학습자 중심적 수업을 구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업방법이 될 수 있다. 기업교육에 플립러닝을 활용할 때 학습자들로 하여금 수업을 미리 준비해 오게 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학습내용과 학습자들의 특성에 따라 유용한 자료와 면대면 활동들을 창의적으로 잘 연계시킬 수 있다면 플립러닝을 통해 의미 있는 학습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교와 기업 등 모든 교육의 현장에서 학습자 주도의 수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수업 방법 중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주목받는 방식 중 하나가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다. 플립러닝은 거꾸로 수업(inverted classroom), 역전학습(inverted learning)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용어가 무엇이든 그 의미는 다음과 같다.플립러닝이란, 교수자 중심의 강의를 온라인 동영상 등의 방법으로 교실 밖에서 학습하고, 교실 안에서는 해당 학습내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심화학습을 도모하는 참여적 학습활동을 하는 수업 방식을 뜻한다. 즉, 플립러닝은 기존의 교수자 중심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학습자들 자신이 학습의 주인이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의 학습에서 주인이 된다는 것은 교수자가 제공하는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적극적으로 성찰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립러닝은 약 10년 전부터 교육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교, 나아가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추세에 있다.교실 내 강의 전에 학습자들이 미리 공부해 와야 하는 자료로 교수자 자신의 온라인 강의뿐만 아니라 강의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서적, 분석데이터, 문제, 기사 등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면대면 활동도 토론뿐 아니라 문제해결, 데이터분석, 게이미피케이션,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플립러닝은 기존의 교수법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플립러닝 고유의 속성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예를 들어 수업 전 복습을 강화하는 방법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지, 기존의 토론 위주 수업과 다른 점이 없지 않은지 등의 질문들을 하곤 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플립러닝이 기존의 교수법들과 유사한 점도 많지만, 학습에 대한 기존 사고의 틀을 깨도록 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즉, 플립러닝의 ‘플립적’ 속성, 곧 ‘flippedness’는 전통적인 교실 강의와 집에서의 학습활동 간의 역전을 의미한다기보다, 면대면 수업에서 강의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기존 사고방식의 틀을 깬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아무리 기존 교육에서 토론과 같은 활동이 활용된다고 하더라고 우리의 의식에는 여전히 강사 혹은 이러닝 컨텐츠가 나에게 지식을 전달해줘야 하고, 내 안에 지식을 충분히 쌓은 다음에야 내 생각을 가져도 된다고 보는 강박관념이 깊이 자리 잡고 있다. 플립러닝의 ‘flippedness’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뒤엎고 ‘지식이 좀 부족해도 내가 내 생각을 가질 수 있어!’ 또는 ‘오늘 학습활동을 통해 좀 부족한 부분은 얼마든지 채워갈 수 있어!’라는 자신감을 학습자에게 심어준다는 의미를 지닌다.물론 필자가 모든 교육에서 플립러닝을 활용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을 소개하는 경우, 개념과 개념 간의 관계를 잘 설명해야 하는 경우, 강사의 개인적 경험이 중시되는 경우,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경우 강의식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또 지식의 기반 없이 토론이나 문제해결등의 활동을 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무엇보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강의, 지식전수, 일방적 전달이 먼저 일어나지 않더라도 학습자들이 현상을 탐구하고 스스로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수자가 아닌 학습자 자신이 수업 중 일어나는 학습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것은 보통의 학습자들에게 낯선 경험이다. 그러나 의사결정 능력, 비판적·창의적 사고, 협업 등의 역량 함양이 중요한 경우, 또는 아무리 지식전달 위주의 강의가 필요하다 할지라도 학습자들이 지루해하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면 전통적 수업방식에 큰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플립러닝은 이런 점에서 유용하다. 일단 학습자들이 무조건 학습활동에 참여해야 하고 누군가의 생각을 듣고 또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말해야 하므로 졸 틈이 없다. 더 나아가서 학습자들은 힘들어도 자신의 학습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기에 수업 중 몸과 마음을 열심히 움직이게 된다. 공부든 사업이든 남이 시켜서 하는 경우보다 자신이 주인이 되어야 책임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성인은 학습의 ‘주인’이 되어보지 못한 채 초·중·고등학교를 마친 후 어른이 되어서도 주인으로서 자신의 학습에 임해 본 경우가 드물다. 주인으로서 수업에서 주어진 문제들에 대해 생각하고 해결과정을 찾다 보면 문제해결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나고, 자신감이 커지면 학습에 대한 동기가 생겨난다. 그래서 단지 강의를 온라인으로 미리 옮겨 학습하게 함으로써 학습자 중심 활동을 위한 시간을 많이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플립러닝을 볼 것이 아니라, 학습내용에 대한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고 자기안에서 재구성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플립러닝의 ‘flippedness’라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예경 교수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공학전공 교수. 사회심리학 이론을 적용한 교수학습법, 비판적 사고력 개발을 위한 수업설계, 플립러닝 수업 등 지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학습환경 설계에 대한 연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Nurturing Critical Thinking for Implementation Beyond the Classroom」, 「학습자의 경험 분석을 통한 플립러닝의 재해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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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워크 관점의 통찰력
현대사회를 흔히 네트워크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에 가져본 적 없는 혁명적인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네트워크가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스마트폰, 인터넷 쇼핑, SNS 등의 전자통신 기술이나, 빅데이터, IoT,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키워드 등으로 뭉뚱그려진다. 첨단기술이 사고방식을 압도하여 더욱 근본적, 인간적, 사회적인 네트워크의 본질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상 네트워크란 조금 부풀려서 이야기하면 인간 세상, 그 자체이다. 네트워크가 아니고서 인간은 본질적으로 인간일 수가 없다. 인간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성장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이러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인간다움을 더욱 다듬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전문을 통해 강조한 인간다움의 중심에는 ‘관계’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네트워크는 인간이 형성하고 있는 관계의 거대한 구조를 지칭하는 데 쓰일 수 있는데, 그런 관점을 바로 네트워크 관점이라고 부른다. 네트워크 관점에서 인간 사회는 서로 다른 인간들이 사회적 관계로 연결된 네트워크 구조로 파악된다. 또한 네트워크 관점은 사회 구조의 연결망적 성질을 통해 그 구조 속에 놓여 있는 특정한 누군가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렇기에 네트워크 관점은 경영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인 ‘왜 어떤 이는 다른 이보다 더 많은 이익을 취득하는가?’ 또는, ‘왜 어떤 기업은 다른 기업을 능가하는가?’에 관한 매우 핵심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통찰력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네트워크 관점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통찰력을 예를 들어 살펴보자.흔히 기업의 특성과 관련해 가져볼 수 있는 의문점은 ‘기업의 구조는 과연 공식적으로 그려진 기업조직도와 일치할까?’이다. 이에 대해 네트워크 관점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피라미드 형식의 위계적 구조는 기업이 표방하는 표면적인 구조일 뿐, 정작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위력을 지닌 이면의 조직 구조는 종업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된 관계의 네트워크 구조이다. 따라서 관계의 네트워크 구조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기업 조직에 공헌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진 진짜 실력자이다. 이는 공식적인 직급, 직위, 직무와는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형성된 종업원 간의 관계 구조가 부여한 위력이다. 이처럼 네트워크 관점은 조직의 성과창출에 꼭 필요한 정보와 지식 흐름의 중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비공식 리더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신규 프로젝트 팀의 리더로서 적임자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는 네트워크 관점이 조직 내의 비공식적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보통의 상식에서는 주변의 모든 사람과 두루두루 돈독하게 지내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네트워크 관점은 그 미덕을 따르기보다는 서로 다른 모임들을 통해 걸쳐진 관계를 만드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통찰을 제시한다. 왜냐하면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이 빠짐없이 긴밀한 관계로 연결된 경우, 그들로부터 얻는 정보는 다양성 측면에서 중첩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결점이 없는 서로 다른 집단들 사이에서 걸쳐진 관계는 불필요하게 중첩되지 않을뿐더러 다양한 정보를 획득하여 경쟁에 활용하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너무 끈끈한 관계는 그 끈끈함으로 인해 새로운 정보를 얻는 데는 딱히 기여하는 것이 없다는 또 다른 통찰과도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약한 유대관계가 강한 유대관계보다 뜻밖으로 더욱 유용한 경우가 많다는 네트워크 관점의 오랜 통찰이기도 하다. 기업이혁신에 집중하거나 종업원의 창의성이 필요할 때, 정보 흐름에 관한 네트워크의 통찰은 분명 귀 기울일만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한편, 네트워크 관점이 들려주는 통찰력은 HRD 실무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네트워크’라는 단어를 통해 인간관계의 연결 구조를 떠올리기보다는 정보통신 기술을 떠올리는 것이 훨씬 당연한 일반의 경우와 다르지 않다. 이는 HRD가 구성원 개인의 역량 함양 중심의 실무를 전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간의 인간다움이 ‘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듯 인적자원의 자원으로서의 활용은 인적자원의 인간적 구조인 관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건은 네트워크 관점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움켜쥘 것인가에 달려 있다. 양대규 교수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 교수로 학부와 대학원에서 인적자원관리, 조직과 사회연결망, 거시조직이론, 전략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인사조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의 이사로 활동 중이며, 사회연결망 관점을 기반으로 ‘종업원의 네트워크’, ‘기업 조직의 네트워크’ 등을 주제로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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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기업 혁신과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
기업들이 온디맨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람, 자원, 프로세스, 문화 등 기업의 전체 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다. 온디맨드 서비스는 고객들이 느끼거나 가지고 있는 문제를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들이 거대한 온디맨드 흐름에 맞추기 위해서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지는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또한, 가치를 중심으로 시장을 재정의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만드는 디지털 변혁 전략, 디지털 기술들에 기반을 둔 서비스를 고객이 쉽게 수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고객 인터페이스 전략, 그리고 프로세스와 자원들을 표준화(Standardized), 유연화(Flexible), 통합화(Integrated)하는 생산운영시스템 구축 전략을 만들고 실행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들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이다.디지털 변혁은 기업 자체와 그 기업이 공유하는 산업생태계를 급격하게 바꾸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서비스가 모듈화, 표준화, 디지털화되면서 기존의 대기업이 누리고 있던 규모의 경제라는 강점이 작동하지 않는 대신, 분야별 최고 실력을 갖춘 창의성과 민첩성에 강점이 있는 신흥강자들이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 상위 5개 기업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으로 모두 디지털 서비스기업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디지털 변혁은 기업의 생존과 경쟁력을 결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솔루션을 만들어 온디맨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고, 둘째, 조직 구성원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극대화하여 이들이 고객의 문제 해결에 창의적으로 나서게 하는 것이며, 셋째 온디맨드 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으로 함께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이들의 역량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문제를 관통하는 핵심단어는 ‘사람’이다.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것, 직원의 역량을 개발하고 이들을 동기부여해서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좋은 파트너를 개발하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서로 신뢰를 쌓아야 가능하다. 더군다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들은 기존의 기계식 기술과는 차원이 다른 특성을 갖는다. 기존의 기술들은 개발 시점부터 그 기술이 가져올 결과가 어떨지,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그 기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하게 될지 예측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이를테면 인터넷은 초기에 죽지 않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쟁에 대비하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이후 학자들의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었고 지금은 비즈니스 환경을 극적으로 바꾸는 데 사용되고 있다. 또한 디지털 기술들은 프로그램을 지우고 다시 만들 수 있으며 여러 기계를 결합하거나 해체할 수 있고, 다양한 참여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시대의 특징은 적응성이 강하고 창조적이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인재를 요구한다. 바로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이 내재되어 있는 인재다.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은 사업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기회를 창조하고 성장시켜 가는 것이다.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의 핵심 원리는 첫째, 사업 발전과 사람 성장을 동시에 균형적으로 추구하고, 둘째, 가치 창출뿐만 아니라 가치 배분도 함께 고려하며, 셋째, 기업가뿐만 아니라 전 조직 구성원의 참여와 행복을 추구하고, 넷째, 발견과 실험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추구하는 것이다.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은 기존의 기업가 정신이 기회창출, 혁신, 위험감수라는 세 가지 측면을 강조한 데 비해 사람의 역량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 발현 메커니즘은 크게 미션, 사람, 사업이라는 세 가지 구성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구성요소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꿈 만들기다. 꿈을 만들고 전체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으며, 공정한 제도와 파트너들과의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 열정을 가지게 하는 것이 미션이고, 그 꿈에 공감하고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며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탁월한 성과를 얻는 것이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꿈에 대해 열정을 갖고 새로운 사업을 탐색하고 부단히 실험해 탁월하게 실행하는 것이 사업이다. 조직 내에서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이 활성화되면 고객의 문제를 이해하고 솔루션을 만들거나, 역량 있는 구성원들이 고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거나, 열정적인 파트너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의 활성화는 먼저,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공감함으로써 문제 해결 솔루션을 더욱 잘 만들 수 있도록 하며, 또한, 조직 구성원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적절한 동기부여를 통해 그들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이들이 고객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파트너들의 역량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신뢰를 쌓음으로써 파트너들의 역량을 극대화해 궁극적으로 풍부하고 깊이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현해 고객의 문제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디지털 기술들을 기반으로 온디맨드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사람을 강조하는 것은 언뜻 보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혁신은 실제로 일하는 사람에게서, 특히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몰입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따라서 혁신의 실행이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통해 고객에게 봉사한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사람들의 역량을 키우며, 사람들 간의 협업을 일으키는 것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너무도 당연히 추구해야 하는 길이다. 김용진 교수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스마트핀테크 연구센터장, 자동차산업학회장, itSMF Korea 회장, 아시아중소기업협의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50여 편의 논문을 『MIS Quarterly』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했다. 주요 저서로는 『Servicovation』, 『협동조합 성공과 실패의 비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