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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와인(臥人)’은 누워 있는 ‘여인(女人)’이다!
“창의성은 새로운 것들의 옛날식 조합과 옛날 것들의 새로운 조합을 통해 생겨난다.”는 미국의 조직이론가, 칼 웨이크(Karl Weick)의 말이나 “아이디어란 ‘기존 요소들’의 ‘새로운 결합’이다.”라고 생각하는 제임스 웹 영(James Web Young)의 말, 또는 창의성은 만날 것 같지 않은 이질적 요소의 충돌이나 갑작스러운 만남(Creativity comes from unlikely juxtapositions)에서 유래한다.”고 말한 전 MIT Media Lab, 니콜라스 니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소장의 말에는 모두 공통점이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관계없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이상의 이질적 요소가 만날 때 생긴다는 점에서 이들은 공통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관계없는 이질적 요소를 뒤섞거나 버무려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유가 바로 아이디어이자 창의성이며 메타포(metaphor), 즉 은유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질적이지만 공통점을 찾아 새롭게 연결함으로써 지금 여기서 미지의 저기로 인식의 지평을 열어가는 사유의 촉매제가 바로 은유법이다. “은유의 본질은 한 종류의 사물을 다른 종류의 사물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다.” M. 존슨과 조지 레이코프가 쓴 『삶으로서의 은유』에 나오는 말이다. 예를 들면 『공부는 망치다』라는 책 제목처럼 공부를 망치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망치의 관점에서 공부를 바라볼 때 이전에 생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인식의 지평이 열린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은유는 대상의 삼킴이다. 대상을 삼켜서 다른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라고 『은유의 힘』에서 주장한 장석주 시인의 말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실제로 와인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포도의 즙을 발효시켜 만든 서양 술’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결국 와인은 포도로 만든 서양술이다. 와인을 이런 식으로 정의하면 인간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친다. 와인을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는 인식의 지평을 열어가려면 와인을 다르게 정의해야 한다. 와인을 다르게 정의하는 방법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은유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은유법은 겉으로 보기에는 닮지 않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닮은 점이 있음을 찾아내서 두 가지를 이전과 다른 관계로 연결시켜 색다른 상상력의 세계로 유도하는 수사학적 비유법이다. 와인바에 가면 모든 와인은 왜 누워서 보관하는지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상상력의 날개를 달고 재미있는 발상을 시작해본 적이 있다. 물론 ‘코르크 마개가 건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하는 상상력은 논리의 세계를 넘어서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누워 있는 와인을 보고 혹시 ‘와인’의 ‘와’가 누울 ‘와(臥)’가 아닐까라고 엉뚱한 발상을 하기 시작하면서 와인과 여인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생각하면 생각지도 못한 닮은 점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관점이 바로 메타포의 위력이다. 전혀 닮지 않은 것 같지만 파고들어가 생각해보면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와인과 여인을 예를 들어 메타포의 위력을 살펴보자. 관계없었던 와인과 여인이지만 새로운 관계를 발견하게 되고, 와인과 여인 사이에 존재했던 경계가 붕괴된다. 와인과 여인 사이에 상호침투가 일어나 와인에 대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면서 포도로 만든 서양술이라는 생각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게 함으로써 와인에 대한 새로운 사유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와인은 ‘포도의 즙을 발효시켜 만든 서양 술’이라고 정의되어 있다.결국 와인은 포도로 만든 서양술이다.와인을 이런 식으로 정의하면 인간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친다.와인을 이전과 다르게 생각하는 인식의 지평을 열어가려면 와인을 다르게 정의해야 한다.와인을 다르게 정의하는 방법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은유법을 사용하는 것이다.은유법은 겉으로 보기에는 닮지 않았지만자세히 살펴보면 닮은 점이 있음을 찾아내서두 가지를 이전과 다른 관계로 연결시켜색다른 상상력의 세계로 유도하는 수사학적 비유법이다. 누워 있어서 와인(臥人)이라는 호기심으로 시작한 와인에 대한 은유적 표현은 와인과 누워 있는 여인의 닮은 점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와인은 여인’이라는 놀라운 메타포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누워 있는 와인을 보면 호기심이 생기듯, 누워 있는 여인을 보면 남자들도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저 여인이 왜 누워 있을까?와인과 여인의 첫 번째 공통점은 와인이나 여인은 모두 누워 있을 때 사람의 호기심을 끌어당긴다는 점이다. 포도즙으로 만든 서양술로서의 와인은 호기심과 상상력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 와인을 포도주라고 생각하고 거기서 더 이상의 호기심을 갖지 않으면 와인은 그저 식사 중에 마시는 술의 한 종류일 뿐이다. 하지만 와인을 와인(臥人)으로 해석, 누워 있는 여인에 비유하면 와인은 여인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고, 여인은 와인 입장이 되어 둘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상호 침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와인은 여인 입장이 되어 여인과의 공통점을 찾게 되는 것이고 여인은 와인 입장이 되어 와인과 닮은 점을 찾기 시작하면서 둘 사이는 아주 가까운 관계로 돌변하기 시작한다. 와인은 여인을 삼키고 여인은 와인을 삼켜 역지사지 입장에서 서로를 비틀고 꼬아서 색다른 관계의 지평을 열어간다.둘째, 와인과 여인의 공통점은 숙성과 성숙에 있다. 포도가 포도주로 건너가기 위해서는 속성보다 숙성의 기다림을견뎌내야 한다. 일정기간 숙성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와인의 풍부한 맛이 생겨난다. 마찬가지로 산전수전을 겪어가면서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이라는 친구를 사귀면서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인간적 풍비를 더해갈 때 한 여자는 형언할 수 없는 인간미를 지닌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성장을 넘어 성숙해지는 비결은 오로지 숙성 밖에 없다. 숙성의 길을 포기하는 순간 졸속과 기교가 판을 치면서 가짜가 진짜처럼 행세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숙성은 격을 높여 품격을 낳는다. 품격 높은 와인일수록 오랜 기간 숙성을 통해 포도가 잉태하고 있는 자연의 기운을 고스란히 안으로 품는다. 그런 와인을 마실수록 그윽한 맛과 향이 진하게 드러난다. 여인도 인고의 세월을 겪으며 성숙한 여인일수록 함께 애기할 수 있는 체험적 공감대가 깊어서 인간적인 매력이 묻어난다. 숙성된 와인과 성숙한 여인은 그래서 공통점이 있다.셋째, 혹독한 조건에서 자란 포도로 담근 와인일수록 와인의 맛이 그윽하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트라우마를 카리스마로 바꿔낸 코코 샤넬처럼 여인도 시련과 역경을 견뎌낸 여인일수록 그 아름다움을 형언할 수 없다. 지금 즐기고 있는 풍경도 곤경이 낳은 자식이고, 내가 누리는 남다른 경력도 역경이 만들어준 소중한 선물이다. 환경이 열악할수록 포도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 스트레스가 바로 포도의 당도로 연결되어 형언할 수 없는 독창적인 와인 맛을 내는 원동력이 된다. ‘스트레스 받은’에 해당하는 영어 ‘stressed’를 뒤집으면 놀랍게도 ‘desserts’, 즉 디저트가 된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포도의 당도를 높여주는 보약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여인일수록 베일에 쌓인 신비의 마력과 형언할 수 없는 내공을 지닌다. 모든 ‘아름다움’은 앓고 난 사람이 보여주는 ‘사람다움’에서 비롯된다. 깊은 맛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윽한 와인 맛에 빠지듯 세월의 내공으로 사람을 품어주는 여인의 매혹적인 인간미의 마력에 빠져들면 그 누구도 빠져나올 수 없다.넷째, 좋은 와인일수록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품격 높은 와인일수록 마시기 최소 몇 시간 전에 열어 놓고 공기 중에 산소와 접촉할 시간을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와인은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오랫동안 병 속에 갇혀 있으면서 품고 있었던 깊은 맛이 겉으로 드러나기 위해서는 비교적 넓은 병에서 자유롭게 산소와 접촉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여인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이 마음을 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와인이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마시기 전에 2-3시간을 산소와 접촉하는 디캔팅(decanting)을 하듯 여인도 오랜 기간 동안 정성을 들여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급하다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가장 말하기 좋은 시기는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활짝 열 때다.다섯째, 좋은 와인과 아름다운 여인일수록 꼬달리(caudalie)가 오랫동안 유지된다. 꼬달리는 불어로 ‘와인을 삼키거나뱉어낸 이후에도 계속되는 와인의 미각, 후각적 자극의 길이를 측정하는 단위’다. 한 마디로 꼬달리는 와인을 마시고 난 후에도 빈 잔에 남아있는 와인 특유의 잔향(殘香)이다. 좋은 와인일수록 와인을 마시고 나도 그 진한 꼬달리가 빈 잔에 그대로 남아있다. 와인을 다 마시고도 빈 잔을 돌리면 진한 향기가 진동을 한다. 그만큼 좋은 와인은 겉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연으로부터 받은 사계절의 기운을 안으로 품고 있다가 은은하고 은근하게 드러낸다. 마찬가지로 매력적인 여인일수록 한 번 만났어도 그 여인의 이미지가 깊게 각인되면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잠깐 만났지만 그 여인의 어투와 몸짓, 그리고 전반적으로 다가왔던 강렬하지만 은은한 아우라 뿐만 아니라 인간적 면모가 선명한 이미지로 오랫동안 뇌리에 자리 잡는다. 여섯째, 좋은 와인일수록 감각적으로 남은 그 맛의 기억은 코와 입은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기회가 되면 다시 마시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와인 마니아의 욕심이다. 어떤 와인은 처음 마셔봤지만 그 맛과 향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입안을 가득 채우면서 목구멍을 타고 몸 구석구석으로 스며든다. 스쳐 지나간 와인은 언젠가 또 인연이 될지 모르지만 스며든 와인은 깊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연인으로 다가온다.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여인일수록 다시 만나고 싶은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다. 첫 만남에서 받은 강한 인상은 묘한 매력을 풍기면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꼬달리가 오랫동안 남는 와인일수록 그 향기가 가시기 전에 다시마시고 싶은 충동을 자제할 수 없듯이 아름다운 여인일수록 보고 또 봐도 다시 보고 싶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와인이든 사람이든 매혹적인 모습에는 인간적 자제력으로는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숨겨져 있다. 또 만나고 싶게 만드는 끌림의 원동력은 자기만의 독창적인 칼라로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자기다움의 DNA를 뿌린 결과다. 즉 뿌림이 끌림을 낳는다. 독창적인 칼라나 스타일에 끌리기 시작하면 이제 아예 쏠림현상이 발생한다. 마음의 쏠림은 흐름에 따라 완전히 넋이 나가는 홀림의 경지로 다다르게 된다.일곱째, 동일한 와인과 여인일지라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는지에 따라서 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와인의 종류와 빈티지가 같은 와인이라도 누구와 어디서 마시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과 향은 천차만별(千差萬別)이다. 동일한 와인이라고 할지라도 그날의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서 혀끝에 감도는 미각과 콧속으로 다가오는 향은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르게 와 닿는 점도 많다. 마찬가지로 여인 역시 언제 어디서 만나느냐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같은 와인과 여인도 이럴진대 다른 와인과 여인은 탄생배경과 제조과정에 따라서 칼라와 스타일이 다종다양하다. 저마다의 특성과 고유한 색깔을 지니고 있는 와인과 여인을 같은 와인과 여인이라는 범주로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만큼 저마다의 고유한 칼라와 스타일로 만나는 사람에게 언제나 색다른 감흥을 주기 때문이다.“요리란 그 재료를 먹어 버림으로써 사라지게 하는 일, 음식을 먹는 이의 몸 안에 묻는 흥겨운 장례식이다.”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읽기, 쓰기, 고독, 그리고 연대에 관하여』에 나오는 말이다. 요리를 장례식에 비유한 메타포다. 와인을 포도로 만든 서양술로 정의할 때와 와인은 여인으로 은유할 때 와인에 대한 상상력의 차이는 천지차이다. 세상을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보려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은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거나 기존 개념에 담긴 나의 신념을 바꿔서 재정의하는 것이다. 은유는 기존 개념을 재정의해서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어준다. “비위를 맞추려고 노력하기보다 스스로 비유를 만들 수 있는 것만이 나의 앎이고, 내가 아는 것만이 나의 삶이에요. 남이 만든 비유를 사용하는 건 남의 집에 세 들어 사는 것과 같아요.”이는 이성복의 『무한화서』에 나오는 말이다. 남이 만든 비유를 반복해서 사용한다는 의미는 남의 생각에 세 들어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나만의 독창적인 사유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사용하는 비유를 그대로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나만의 독창적인 은유를 개발해야 한다. ‘비유’는 막힌 ‘사유’를 뚫어주는 ‘치유’다. 남과 비교하는 데 일생을 낭비하다 비참해지지 말고 나만의 독창적인 비유를 개발해서 비전을 추구하자. 내가 고민하는 화두를 풀어내는 비유를 개발할수록 놀라운 상상력은 발동되고 미지의 세계로 다가가는 거리는 좁아질 것이다. 유영만 교수지식생태학자로 명명되는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공학과 교수.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생명원리를 각별한 관심으로 관찰해서 생존과 성장, 그리고 지식창조의 원리를 파헤치고 있다.그 가운데 축적된 철학과 가치는 수많은 공기업과 대기업, 언론과 방송 등에서 공유되고 있고, 2018년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생태학, 죽인 지식을 깨우다』, 『체인지(體仁智)』를 출간하며 지금까지 80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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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석 교수] 목표설정이론과 참여의 효과
조직 내 구성원들의 행동은 목표지향적이다. 따라서 목표를 어떻게 인지하느냐는 구성원들에게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며, 이와 같은 행동을 지향하고 유지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그런 측면에서 효과적인 인적자원관리로 생산성을 높이면서 기업의 격도 제고하기 위해서 살펴봐야 하는 것이 목표설정이론(Goal-setting Theory)이다. 목표설정이론은 구성원들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목표의 구체성, 목표의 도전성, 피드백이 제공될 경우 강력한 동기가 부여되며 성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본고에서는 목표설정이론의 요소와 함께 구성원들의 목표설정과정 참여에 따라 조직이 얻을 수 있는 성과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목표설정이론의 요소는 목표의 구체성, 목표의 도전성, 피드백의 세 가지다.첫째, 목표의 구체성은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될 때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목표의 구체성이 개인에게 내부적 자극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을 예로 들면 막연하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보다 이번 학기에 학점 평균을 B+로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때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막연한 목표를 부여받거나 설정한 사람보다 보다 나은 성과를 보여준다.둘째, 목표의 도전성은 목표의 수용도가 동일하다면 목표가 어렵고 도전적일수록 성과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쉬운 목표는 어려운 목표에 비해 수용도가 높다. 그러나 어려운 목표라도 일단 수용하게 되면 쉬운 목표에 비해 목표를 달성하고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셋째, 피드백은 자신의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피드백을 받을 경우 더욱 일을 잘한다는 것을 뜻한다. 왜냐하면 피드백을 통해 지금까지 해 온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고그에 따른 학습과 행동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목표설정이론과 관련해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목표설정과정에 참여하게 되면 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참여적 목표와 부여된 목표의 성과 비교에서 그와 같은 전제에 대한 분석 결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즉,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이를 검증하기 위한 연구로서 미국의 도미노피자 배달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이 있다. 연구목적은 피자 배달원들의 안전운전 습관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구체적으로 우선 멈춤 표지판에서 완전히 멈추었다가 출발하는 것을 ‘목표행동’으로 설정했다. 실험을 위해 두 개의 실험매장(참여적 목표 집단, 부여적 목표 집단)과 한 개의 통제집단(매장)이 선택됐다.참여적 목표 집단과 부여적 목표 집단에 대한 변수 개입은 ‘참여’를 제외한 모든 측면에서 유사하게 설계됐다. 참여적 목표 집단은 목표행동에 대해서 상호 토론형식을 통해 정보를 얻었고, 부여적 목표 집단은 일방적인 강의를 통해서 정보를 얻었다.그 밖에 두 집단은 1시간 동안 회의에 참석해서 동일한 정보를 얻었고, 같은 행동목표를 가졌으며, 비슷한 매장 위치에서 동일한 형태의 피드백(매장 내 게시판을 통해 우선 멈춤 표지판에서 완전하게 정지한 비율을 그래프로 제공함)을 받았다.실험결과에서 변수 개입 이전에 50% 전후의 목표행동(우선 멈춤 표지판에서 완전 정지)을 보였던 두 실험집단은 이후 공히 75%의 목표행동을 달성했다. 정리하면 목표의 구체성, 목표의 도전성, 피드백이 동일했을 때 목표설정과정 참여 여부가 두 집단의 성과 차이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의 목표설정이론 관련 논의를 지지하는 결과다.한편, 실험연구에서 두 실험집단 배달원들의 목표행동 외에도 방향지시등 작동과 안전밸트 착용 여부도 함께 관찰됐다. 이는 실험 목적과 관련해 볼 때, 비목표행동이며 두 집단 구성원들의 목표설정과정에서 전혀 논의된 바가 없는 사항이다. 그런데 실험결과에서 참여적 목표 그룹은 변수 개입 이전에 비해 비목표행동의 수행비율이 크게 증가한 반면, 부여적 목표 그룹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결과를 통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목표설정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참여 여부는 실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참여는 성과목표 외적인 것들이자 비목표행동인 조직시민행동, 자긍심, 자존감, 충성심, 애사심 등과 같이 비록 조직의 성과 목표나 성과 지표로 명시적으로 설정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경제 주체로서 기업조직의 위상과 품격을 제고하는 행동의 수행을 증대할 수 있다. 비목표행동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의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떠한 형태건 목표설정과정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일반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인석 교수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학부와 대학원에서 조직행동이론, 인적자원관리, 국제 인적자원관리, 미시조직행동, 거시조직행동, 모집 및 선발, 보상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과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을 역임했으며, 서강대 로욜라 도서관장으로 활동 중이다.현재 리더십, 갈등관리, 변화혁신 분야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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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완 교수] 경영전략과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인더스트리 4.0의 도래와 더불어 창의성과 혁신이 미래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경영 환경에서는 기존의 효율성 중심의 경쟁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조직의 급속한 몰락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이미 대다수의 글로벌 선도 기업에서 창조와 혁신의 경영은 인재중심의 경영방식으로 귀결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중심의 경영은 전략적 인적자원관리(strategic HRM)를 통해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 단순히 인적자원관리를 ‘전략적’으로 하면 된다는 막연한 생각으로는 결코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의 실현’을 위해 전통적인 인적자원관리와 구별되는 특징과 맥락에 대해 소개한다.경영전략은 제한된 자원을 가진 경쟁 상황 속에서 기업이 경쟁사들에 대해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행하는 일련의 의사결정, 계획수립, 실행활동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초기의 전략경영 이론은 데이터의 분석을 통한 중·장기계획의 수립과 효과적 실행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전략경영의 기본 전제는 경영환경은 안정적이고, 이에 대한 장기적 예측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 후로 산업 내에서의 유리한 위치 선점을 주장하는 Michael Porter의 5세력(5-force) 모형이 등장했으며, 이 시기에도 전략경영에 있어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부각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중· 장기 계획이나 5세력(5-force) 모형을 제시하는 산업조직론이 가진 한계가 드러나자 Jay Barney가 주장한 자원기반이론(resource-based view)과 더불어 인적자원이 가진 잠재력이 전략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원기반이론에 따르면 조직이 보유한 인력, 그들을 통솔하는 리더십, 조직이 보유한 역량 등은 다른 조직과 구별되는 내적특성으로 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핵심요인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인적자원관리에 관한 학계의 연구는 이러한 핵심역량의 수립과 조직성과 향상에 관한 이론적 작동원리와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는 기존의 인적자원관리 연구가 심리학 기반의 미시적(micro) 연구에만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인적자원관리를 통해 조직의 경쟁력 향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관리와 전략경영의 특성을 포괄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했으며,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함께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의 ‘전략적’이라는 수식어가 함의하는 바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도 명확하게 내려진 결론이 없지만, 일반적 견지에서 보았을 때 대략 네 가지 측면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그중 두 가지는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의 도입과 그 영향에 관한 것으로, 첫째로는 적합성 추구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는 조직의 인적자원관리 시스템과 경영전략(그리고 경영환경) 간의 적합성을 추구한다. 경영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기업은 어떠한 형태로든 경영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반복하고 있다. 따라서 인적자원관리를 전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전개되는 경영전략과의 높은 적합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는 재무적 성과를 핵심 성과지표로 채택하는 것이다. 경영자에게 있어 인적자원관리에 투자해야 할 가장 단순하고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적자원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는 조직의 핵심 성과지표라 할 수 있는 재무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노력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나머지 두 가지는 분석의 수준에 관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첫째로는 번들링(bundling) 개념의 채택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 인적자원관리 연구는 개별 인사제도(연봉제와 채용제도 등)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에서는 개별 인사제도들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조직의 성과향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사제도를 다양한 제도의 묶음인 번들로 규정한다. 둘째로는 조직단위의 분석을 들 수 있다. 그동안 인적자원관리 시스템의 효과성이나 도입동기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지만, 이는 주로 인사제도에 관한 개인의 인식이 그들의 심리적 상태, 태도, 업무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개인 수준의 분석이 실시되므로, 인적자원관리 시스템이 조직 수준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데에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정리하자면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에서는 경영환경이나 전략의 변화에 따른 인적자원관리 측면의 긴밀한 대응이 조직의 재무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조직의 다양한 인사제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간주하며, 조직 단위의 분석을 실시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를 통해 경영자들에게 전략적 인적자원관리가 가져올 수 있는 성과 향상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여 그들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한다. 이러한 인적자원관리 방식은 인더스트리 4.0으로 대변되는 지식정보사회의 핵심 성공 방정식이 될 수 있다. 이는 유형자원, 생산성, 위계조직으로 대변되는 기존의 경영환경과 달리 미래 경영환경은 인간의 잠재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무형자원, 창의성, 수평형 자율조직을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아마존의 CEO Jeffrey Bezos는 조직의 관리자를 채용할 때, 채용된 관리자들이 향후 자신들을 위해 일할 최고의 부하직원을 선별해서 채용할 능력이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국무장관직을 역임했던 유명한 정치인이자 군인이었던 Colin Powell은 조직의 성패는 경영이론이나 조직이 아닌 자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개인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했으며, 삼성의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은 경영자로서 자신의 삶의 80%를 인재양성에 투자했다고 소회했다. 어쩌면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는 다가올 미래뿐만 아니라 과거, 그리고 현재에도 언제나 한결같은 최고의 가치로 우리에게 존재해 왔는지도 모르겠다. 양재완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학부와 대학원에서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글로벌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론, 인적자원관리, 연구세미나 등을 가르치고 있다.현재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리더십학회 등에서 이사, 상임이사, 편집위원, 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며,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일터에서의 무례함과 태움, HR Analytics, 리더십에 관한 주제로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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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호 교수] 조직-구성원 관계와 조직몰입
조직과 구성원의 관계는 고용계약에 의한 공식적인 관계다.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젊음을 바친 A사가 나를 버렸다’, ‘B사가 나를 이렇게 대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말한다. 현대 조직연구는 구성원들이 자신과 조직의 관계를 마치 다른 사람과의 관계처럼 의인화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조직-구성원의 관계가 단순한 근로계약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의 몰입확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조직에 대한 생각이 기성세대와 크게 다른 밀레니얼세대의 조직몰입 관리는 더욱 어려운 과제다.조직몰입은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뤄져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조직에 심리적 애착을 느끼는 정서적 몰입, 자신의 조건에 비추어 조직을 떠나는 것보다 잔류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지속적 몰입, 조직의 가치를 수용하고 도덕적 의무감을 느끼는 규범적 몰입이 그것이다. 이중 구성원의 행동과 직무성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예상외로 합리적 판단에 의한 몰입이 아니라 막연히 조직을 좋아하는 것 즉, 정서적 몰입이다. 이것은 구성원이 조직을 법인이 아닌 인격적 존재로 본다는 것을 다시 말해 준다.다른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원리는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호혜성(reciprocity)의 원칙이다. 같은 원리로 구성원들은 조직으로부터 자신의 노력보다 더 큰 무엇인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조직에 몰입하고 자발적으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노력보다 적게 받았을 때는 몰입이 떨어지고 조직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특히, 성장기에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과 주위 사람들이 상시 구조조정되는 것을 지켜보고, 성인이 돼서도 임시직이나 계약직 같은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거나 양호한 조건의 정규직 일자리를 어렵게 얻은 밀레니얼세대는 조직과의 교환관계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구성원이 원하는 고용안정, 경제적 보상, 휴가를 충분히 주면 조직몰입은 확보될 수 있는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조직도 많지 않을뿐더러 그것만으로 몰입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몰입에는 정서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치 사람들이 종종 부유한 사람보다 가난하지만 매력적인 상대에게 끌리는 것과 같은 원리다.최근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조직후원(organizational support) 이론에 따르면 구성원들은 조직이 자신의 기여를 높이 평가하고, 안녕을 배려하며, 우호적인 대우를 한다고 느낄 때 이를 갚으려는 동기부여가 일어나서 정서적 몰입과 업무성과가 향상되고 주어진 역할 이외의 추가적인 노력도 하게 된다. 즉, 보상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자신을 후원한다고 인식하느냐가 관건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직후원인식(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POS)의 선행요인으로는 많은 보상이 아닌 공정한 보상, 조직의 운영과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 상사의 후원이 중요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회의 참석권한이 없는 일선 담당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 가정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근무시간을 조정해주는 것, 업무 중 저지른 선의의 실수를 용납하고 격려하는 것이 최고 수준의 보상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절차공정성에 보다 민감하고 참여와 인정욕구가 강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물론 이러한 조직의 후원은 진정한 것이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 중 하나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SAS의 제임스 굿나잇 회장은 좋은 직장이 되려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한다. 무엇을 더 주느냐가 아니라 조직이 구성원을 진정으로 위하고 신뢰한다는 마음이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다음으로 애사심과 몰입은 조직에 대한 소유감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흔히 경영진은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라고 하고, 구성원들은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이 되라고 하느냐고 반문한다. 기업의 소유권은 주주에게 있는데 주주가 아닌 구성원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 법적으로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지만 마치 자신의 소유물과 유사하게 느끼는 심리상태를 심리적 소유감(psychological ownership)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업무용 PC는 분명 회사의 자산이지만 구성원은 자신의 것이라고 느낀다. 타인에게 고용된 정원사가 오랫동안 가꿔온 정원을 자신의 것이라고 느끼는 것도마찬가지다. 소속 조직에 대한 심리적 소유감을 경험할 때, 구성원은 조직을 자아의 일부분으로 여기게 되므로 소유대상인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책임감을 일으켜서 조직몰입으로 연결된다.그렇다면 심리적 소유감과 주인의식은 어떻게 생기는가? 일부 논자는 조직의 사명과 목적에 공감하면 주인의식이 생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주인의식이란 관념적인 공감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관련연구에서는 소유대상에 대한 통제, 대상에 관한 지식, 그리고 대상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는 자신의 일부로 여기지만 그 대상이 다른 사람에 의해 통제된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일부로 지각하지 않는다. 또한, 그 대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더 많이 투자할수록심리적 소유감은 강해진다.그러므로 조직-구성원 관계에서 심리적 소유감을 높이고 몰입을 향상시키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구성원이 경험하고 느끼는 통제의 양과 수준이다. 조직 내 주요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특정 계층이나 집단이 독점한다면 일반 구성원의 소유감과 몰입은 높아질 수 없다. 어떤 방식으로든 일반 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될 때, 심리적 소유감과 조직몰입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 구성원이라도 조직의 목표, 성과, 운영과정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갖게 될 때 주인의식과 애사심이 커질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정보공유와 결과에 대한 피드백에 익숙한 밀레니얼세대에게 이것은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직장보다 개인생활이 먼저라고 하면서도 일에서 의미와 열정을 추구하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대한 인정을 희구하는 밀레니얼세대가 마음껏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처우가 좋더라도 업무수행 과정에서 ‘내 회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밀레니얼 세대의 조직몰입은 얻기 어려울 것이다. 정명호 교수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인사조직 교수로서 조직관리, 사회적 네트워크, 고성과 팀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현재 한국인사조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사조직연구(한국인사조직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저서로는 「매니지먼트 이론 2.0(2019, 클라우드나인)」, 「K-매니지먼트 2.0(2016, 클라우드나인)」, 「휴먼 네트워크와 기업경영(2005,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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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교수] 핵심가치 교육의 공감과 실천
“구성원들이 조직과 자신의 방향성 및 비전이 잘 안 맞는다고 하네요. 이 부분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특히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사원들이 이런 이유로 조직을 쉽게 떠나기도 합니다. 구성원들은 각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어서 조직의 방향성 및 비전과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참 궁금합니다. 그래서 조사를 해보면 막상 응답을 잘 안 합니다. 제 추측으로는 각자의 방향성과 비전이 잘 정리되어 있지 않기도 했고, 또 그런 생각을 잘 공유하지 않으려고 했던 듯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까요?”HRD 담당자들이 자주 하는 푸념이다. 핵심가치는 개인의 삶과 조직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과 같다. 그만큼 중요한 핵심가치 교육에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한다면 공감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교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산업 분야나 교육 정책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조직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교육은 핵심가치 교육이다. 핵심가치 교육은 조직의 비전, 철학, 가치관을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 전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핵심가치 교육에서 일반적으로 마주치는 구성원들의 저항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교육 주제나 방식이 청소년 시절에 접했던 도덕, 윤리 교육과 다를 바가 없어서 집중이 안 된다’, ‘여기가 군대 조직도 아닌데 이런 교육을 내가 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교육이 정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와 같은 저항의 결과로 핵심가치 교육은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다른 교육에 비해 낮게 나타나서 HRD 담당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기도 한다. 먼저 생각해볼 부분은 핵심가치 교육을 하는 목적이다. 목적을 3단계로 세분화하면 ‘1단계: 조직의 비전, 철학, 가치관을 인식한다. 콘텐츠에 관한 이해를 의미한다.’, ‘2단계: 조직의 비전, 철학, 가치관에 공감한다. 콘텐츠에 관한 동의를 의미한다.’, ‘3단계: 조직의 비전, 철학, 가치관을 실천한다. 콘텐츠에 관한 실행을 의미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핵심가치 교육을 지식 전달 위주로 진행할 경우 기본적인 목적은 1단계다. 조직의 핵심가치가 A, B, C일 때, A, B, C의 뜻을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1단계 달성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A, B, C가 조직과 본인에게 중요함을 느끼는 공감의 단계가 필요하다. 조직에서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았다고 해서 바로 실천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조직에서 원하는 가치에 공감해야 실천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교육 시 공감을 형성하기 위해 조직 내외부의 다양한 실제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이 주로 활용된다. 내 조직이나 내 이야기가 아닌 다른 조직과 다른 이의 이야기이지만 이야기 자체에 학습자를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면 학습자는 그런 이야기를 보고 듣기만 해도 마치 자신이 경험하는 것과 같은 반응을 보인다. 뇌 속의 거울뉴런이 작용해서 자신의 경험처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잘 짜인 스토리텔링이 아닌 이상 몰입을 깊고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다. 학습자 입장에서 능동적 참여 없이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듣고만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청취자가 화자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 5분에서 20분 정도다. 따라서 교육과정에서 학습자가 수동적 청취자 역할만 하기보다는 능동적 화자 역할을 해주도록 구성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핵심가치 교육에서 학습자들의 몰입을 깊고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다.조직의 가치에 공감했다고 해도 실천 없이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교육에서학습자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평균 5분에서 20분 정도에 불과하다.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을 활용해서 학습자들에게능동적 화자 역할을 부여하면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핵심가치 교육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해서 학습자를 능동적 화자로 만드는 방법은 여섯 가지다. 첫째, 핵심가치를 카드나 물건과 같은 다양한 상징물로 구체화한다. 둘째, 각 상징물을 활용해서 학습자들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듣게 유도한다. 셋째, 학습자들의 상호작용을 기록할 수 있는 규칙과 시스템을 마련해서 교육 중간 또는 마무리 시 학습자들의 판단과 상호작용 결과를 전체적으로 공유한다. 넷째, 공유한 결과가 조직의 과거, 현재, 미래의 전략 및 상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관한 전문가 의견과 통계 자료를 제시한다. 다섯째, 전문가 의견과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조직의 핵심가치에 관한 의견을 학습자들이 소그룹별로 공유하고, 소그룹별로 공유된 의견을 전체적으로 나눈다. 여섯째, 공감의 우선순위, 실천의 우선순위, 보완할 부분 등을 계획한다.언급한 방법을 좀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시중에서 구하기 쉬운 메이플라이 인생카드를 플레이해보기를 권한다. 메이플라이 인생카드는 퀘스트스쿨(questschool.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컨텐츠는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삶에서 추구하는 핵심가치가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며, 주요 구성품은 핵심가치 카드 125장과 생명 카드 45장이다. 플레이가 시작되면 플레이어들은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서로의 가치 카드를 보여주고, 서로 합의할 경우 가치 카드를 교환한다. 아울러 디브리핑은 다음과 같은 주제를 놓고 그룹 토론으로 진행한다.첫째, 선택한 핵심가치 카드의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 당신은 어떤 노력과 준비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노력, 준비를 할 계획인가? 둘째, 당신의 동료 중 한 명을 떠올려보자. 전체 핵심가치 카드 25개 중에서 그 사람은 왜, 어떤 핵심가치 카드를 추구하면서 살고 있을까?핵심가치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에 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은 필자의 저서인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에 소개되어 있다. 핵심가치 교육이 일정 시간을 채우기 위한 형식적 목적을 넘어서, 조직과 개인의 방향성을 돌아보게 하고 공감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컨텐츠가 되기를 바란다. 김상균 교수 saviour@kangwon.ac.kr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세상을 재미있게 바꾸고 싶다는 꿈을 갖고 게이미피케이션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으며, 강원대학교 교육상, 최우수수업상, 한국공학교육학회 우수강의교수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 『기억거래소』, 『Gamification in Learning & Education(Springer)』 등이 있다. 국내외 주요 기업과 기관의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50회 이상 수행했으며 다양한 컨텐츠를 창작해서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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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성공적 인간관계의 실현
성공한 사람들의 주위를 둘러보면 반드시 그의 주변에 그의 성공을 직간접적으로 도와준 사람들이 있다. 세상일이란 원래 무슨 일이 되었든 자기 혼자 해내기가 어렵다. 이것은 개인이든 단체든, 국가든 마찬가지다. 주위에서 도와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일은 그만큼 수월해지고, 그만큼 더 발전할 수 있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도 혼자서는 어떤 일도 이루지 못한다. 소위 배경이 좋든, 인연의 줄이 닿았든 인간관계의 형성이 사회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성공의 요소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지혜롭게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세가 있다. 바로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불편한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상대의 잘못보다는 스스로를 반성하고 반추해야 한다.인간은 누구나 정신적인 측면에서 추구하고 갈망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그것은 수용, 승인, 중시이다.먼저 ‘수용’이란 남들이 나를 무조건 받아들였으면 하는 욕구이다. 비록 자신에게 결점이나 단점이 있어도 그것을 비난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수용의 반대는 거부다. 인간은 거부의 태도를 받게 되면 불만을 느낀다. 어느 사람에게나 결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일일이 비판받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 반면 비록 결점이 있더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여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감사하게 된다.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자. 점수가 형편없는 과목이 있다고 해서 선생님한테 “너는 안 돼.”라고 꾸중 받았다면 공부 자체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지 않았던가. 그러나 뒤떨어지는 과목에 대한 책망 대신 잘하는 다른 과목에 대해서 “노력을 하면 이렇게 잘할 수 있게 된다.” 며 칭찬을 받았다면 마음은 물론 미래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인간은 거부당하면 불만을 느끼고, 수용하면 만족한다. 이런 심리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게 된다.다음으로 ‘승인’을 살펴보자.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인정해 주기를 갈망한다. 대중 속에서 우수한 자만이 꼭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사람은 부족한 대로 인정받을 만한 것이 있다. 상냥한 마음을 가졌다든가 노래를 잘 부른다거나운동을 잘한다거나 자신의 소유물, 가족, 출신지, 학교 등 인정받고 싶은 것은 얼마든지 있다. 승인이란 바로 인정받고자 하는 상대의 갈망을 충족시켜 주는 일이다. 가령, 입사한 회사가 한국 제일, 또는 업계 제일의 평판은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에 필요한 회사라며 호평을 하거나 그런 좋은 회사에 취직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축하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호의를 느낀다. 반대로 자신의 회사에 대해 험담을 듣는다면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날 것이다. 또한 아침인사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아침인사 하나로 그날 일이 잘 풀리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 그날의 기분이 꼭 건강이나 날씨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인사를 한다는 행위는 상대를 인정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마음을 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충 인사를 한다는 것은 상대를 가볍게 보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인사가 인간관계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마지막으로는 ‘중시’의 갈망이 있다. 이것은 상대를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중요한 존재이며 가치가 있는 사람’ 이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으로부터 중요한 존재라는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당신 자신의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유능한 직원이라는 대접을 받는 것과 있으나마나 한 직원이라는 취급을 받는 것 중 어느 쪽에 만족하겠는가. 이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나빠지는 현상은 대부분 ‘수용’, ‘승인’, ‘중시’라는세 가지 갈망에서 비롯된다.따라서 인간관계를 위해 정성을 기울일 때는 ‘수용’, ‘승인’, ‘중시’라는단어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더욱이 훌륭한 인간관계를 위해 각별히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사람들 모두에게 호감과 호응을 얻어낼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실제로 사람은 사람들 모두를 좋아할 수가 없다. 과거 신바람 건강박사로 유명했던 황수관 박사는 어렸을 때 공부도 못하고 말썽만 피우는 천덕꾸러기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메뚜기를 참 잘 잡는구나.” 하는 칭찬을 들었다. 한 아이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난생처음 칭찬을 들은 그 아이는 ‘나도 뭔가 잘하는 것이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그때부터 공부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는 이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하며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했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인정받는 것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인간관계가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것은 대부분 수용, 승인, 중시라는 세 가지 갈망에서 비롯된다. 그것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생각할 때는 수용, 승인, 중시라는 단어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아울러 훌륭한 인간관계를 위해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호감을 얻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사람은 모든 사람을 다 좋아할 수도 없다.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의 취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종종 언급하는 ‘좋은 사람’이란 자신의 취향에 맞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과 균등하게 사귈 수도 없고, 모든 사람을 전부 좋아할 수도 없다면 자신의 성장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사람과 교제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남의 결점은 잘 찾아낸다. 그와 마찬가지로 상대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 역시 많은 결점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남들 앞에 나서는 일이 많아질수록 자신에 대한 비판도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어느 특정한 개인에게 한정된 일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일이다. 실제로 타인의 입장이 되어 자신을 바라보면 자신 역시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요소를 더러 지니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선은 자기 자신부터 객관적으로 관찰해 보면 여러 가지 결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여러 가지 결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보면 참으로 가당치 않은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좋아지기도 하고 싫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일일이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그러나 자기 자신도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은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자신을 나름대로 성장시키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타인을 필요로 하며, 또한 자신도 타인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도움을 받는 입장보다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일생경영학교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는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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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과 조직의 조화를 이끄는 조직학습과 성인학습
조직학습은 HRD, 심리학, 경영학, 행정학 등에서 주로 행동과학적 접근을 토대로 발전해왔다. 조직학습은 학습의 주체를 성인인 조직 구성원 개인에서 집단(팀)과 조직으로 확장해서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 수 있는 동력과 같다. 즉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 할 수 있는 학습을 조직 차원에서 설명함으로써 개인과 조직을 연결해주는 교집합적 영역이자 개인과 조직의 조화를 이끌 수 있는 수단이 조직학습이다. 그러나 조직학습이 수행되는 과정에서 개인과 조직 간의 시각차로 비롯되는 학습 방해요인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특성을 고려해볼 때 조직은 정말 학습하는 것인지, 성인학습은 조직학습에 어떤 공헌을 하는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HRD 시각에서 조직학습의 특성을 성인학습과 연계해서 소개하고 이를 통한 실무적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조직학습은 1990년대와 2000년대를 거치며 경영전략 중 하나로 부각됐다. 변화를 수용하고 혁신을 이끄는 조직은 다른 조직과 다르게 구성원들이 새로운 지식을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조직 차원에서 내면화하며, 학습한 내용을 새로운 제도와 상품 및 업무에 적용하는 행위가 활발히 진행되는 특성을 보인다. 현재 많은 조직이 이와 같은 행위를 조직학습의 특성이자 조직 경쟁력의 원천으로 인식하게 되었다.조직학습은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변화를 이끄는 개인, 팀, 조직 차원의 학습활동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개개인이 갖는 학습경험, 경험을 공유해서 의미를 확장하는 협력학습, 새로운 지식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지식의 공유 및 적용, 기존 체제에 대한 자체 평가시스템 확립 등이 조직학습과정의 특성이다. 여기에서 조직 내 다차원 주체(개인, 집단(팀), 조직)의 역할과 협력적 관계가 제시되거나 강조된다. 이중 개인학습은 조직학습의 기본 원천이며, 개인들이 축적한 학습경험이 조직의 체제에 내재화되는 과정을 거친 경우 조직의 근본적 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초기 조직학습 분야 학자인 아지리스(Argyris)는 조직 구성원들이 학습을 통해 성숙해가는 과정을 조직이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학습 수행 과정에는 몇 가지 학습수준(level)이 존재하는데, 이는 여러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여기서 골자는 조직 구성원들이 고차원적 학습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다.아울러 학습수준은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조직 내 의사결정자에 일방적으로 순응하며 비판 없이 따르는 제로학습(zero learning)이고, 둘째는 조직 내 규칙과 기준이 효율적으로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학습하는 단일순환학습(single-loop learning)이다. 셋째는 조직 내 규칙과 기준의 근원적 문제점을 짚어내고 합리적 대안을 비판적 시각으로 제시하는 이중순환학습(double-loop learning)이고, 넷째는 조직이 처한 문제를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고 조직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협력적으로 해결하는 학습방법에 대한 학습, 또는 자구적 학습(Deutro-learning)이며, 다섯째는 조직의 목표가 공공의 가치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성찰하고 방향을 설정해서 실천하는 삼중순환학습(triple-loop learning)이다.이러한 다양한 학습수준은 조직의 상황에 따라 선택적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롭게 창업한 기업의 경우 시장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이중순환학습에 몰두하다가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안정적 유지 및 운영을 위해 단일순환학습을 강조할 수 있다. 또 새로운 기술의 출현으로 산업생태계가 변모할 경우 한동안 자구적 학습에 매진해야 할 수도 있으며, 공공적 가치를 기업 전략으로 삼았을 경우 삼중순환학습이 요구되기도 하다.다만, 중요한 것은 아지리스가 강조한 것처럼 조직 내 구성원들이 얼마나 제로학습을 적게 경험하며, 단일순환학습, 이중순환학습, 자구적 학습, 삼중순환학습을 얼마나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부 조직 관리자에게는 조직 내 구성원들의 성숙이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될 수 있고,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조직 내 문제를 외부 컨설턴트에 의지해서 해결하는 방법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렇듯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과 함께 성숙해가는 동반자가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인식될 경우 조직학습은 사실상 일어나지 않는다. 조직학습을 통한 조직의 변화에는 구성원들의 자기주도적 태도와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자기주도적 태도와 자발적 참여는 성인학습의 기본원리이기도 하다. 노울즈(Knowles)는 성인학습의 핵심으로 학습자의 자기주도성이 보장돼야 하고, 학습한 내용이 자신의 삶과 관련성이 커야 하며, 자신과 조직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물론 성인학습의 ‘학습’은 삶을 자발적으로 영위하는 성인(andre)이 학습하는 현상 속에서의 원리라 할 수 있어 조직 내에서 일부 생활이 제도나 타인에 의해 관리 및 통제되는 상황과는 다소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조직학습과 성인학습은 각각 다른 학습으로 봐야 할 것인가?조직학습을 연구하는 일부 학자는 조직학습 분야에서 개인학습이 간과되는 경우를 우려한다. 왜냐하면 조직학습의 목적은 조직이 변화에 적응하고 성과를 높이는 데 있지만, 관료제의 특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거나 조직 차원으로 한정해서 학습 행위를 인지할 경우 구성원들의 자발성은 감소하고 조직의 학습에 대한 유연성은 떨어지기 때문이다.독일의 파이프오르간업체 클라이스(Klais)는 130년 전통을 이어가는 강소기업이다. 특이한 것은 직원이 약 60여 명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50여 개국과 거래하며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 기업은 구성원들에 대한 존중과 뛰어난 학습환경이 강점이다. 실제 회사 입구 작업장의 유리창에는 전 구성원의 사진이 걸려있어 모두가 한 가족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음악과 악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는 공간’으로 조직을 표현한다. 그런가 하면 필요한 경우 일과를 마치고 작업 중 발생한 문제에 대해 서로 토론할 수 있는 워크숍을 갖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행동들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합의이고, 이를 통해 130년 관행을 넘어서는 새로운 혁신제품이 탄생하며 제품을 만들기 위해 활용된 솔루션은 제품 생산 후 공개된다. 클라이스는 스스로를 다음과 같이 세상에 소개한다. ‘모든 직원들은 그들의 직업을 사랑하고 그 안에서 살아갑니다(Die Mitarbeiter leben in ihrem Beruf, und sie lieben ihn).’ 적어도 클라이스에서는 조직학습과 성인학습이 구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의 학습을 담당해야 하는 HRDer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문구다. 오석영 교수연세대학교 교육과학대학 교육학부 교수. 학부, 대학원, 교육대학원에서 성인학습과 HRD, 기업교육론, 조직학습과 학습조직 등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산업교육학회,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성인교육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 교육연구소 부소장, 미래교육원 부원장, 교육대학원 인적자원개발 전공 주임교수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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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에 따른 리더십의 새로운 이슈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조직은 번영할 수도 있고 쇠퇴할 수도있다. 리더의 역할은 그야말로 막중하다. 그러나 과연 어떤 리더와 리더십이 이상적인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단,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강조되는 리더의 특징은 어느 정도 존재한다. 이는 시대별로 리더십을 구분하는 연구가 다각적으로 이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이제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첨단기술이 부각되는 만큼 휴머니티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본고는 시대적 이슈에 따라 리더와 리더십의 형태를 비인격성, 배려, 윤리성, 인문학과 연계해 통찰해보고자 한다.리더십은 그것을 정의하는 사람의 수만큼 많다고 할 정도로 무척 다양하고 복잡해서 그 실상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리더십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대별로 다양하게 나타난 리더십의 모습을 묶어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리더십 연구의 대가인 버나드 배스(Bernard Bass) 빙엄턴 뉴욕주립대학교 교수는 리더십의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시대별로 강조하는 바도 달랐다고 주장하며 1920년대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리더십의 모습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전반 리더십은 어떤 점이 강조됐을까. 배스 교수는 21세기 리더는 조직의 행동에 대해 가장 크게 책임을 지는 존재, 즉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존재(responsible and accountable)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 혹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표현되는 현대사회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결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야말로 이상적 리더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서 현재 우리가 당면한 조직의 현상을 바탕으로 리더십의 새로운 이슈들을 살펴보려 한다.최근 우리나라의 조직 차원 이슈들을 짚어보면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구성원의 이탈과 복귀, 리더의 일관성 결여, 휴머니티 역량 등이며해당 이슈들을 중심으로 현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십의 모습을 형상화시킬 수 있다.첫째, 지난 7월 16일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새로운 조항의 명확성과 구체성에 관해 말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왜 이 개정안이 도입되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권력의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상사의 구성원 괴롭힘을 방지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구성원을 괴롭히지 말자는 다짐을 넘어서서 상사와 부하 간 관계의 본질은 무엇이고, 과거에는 용인되었던 행동들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며, 현 시점에서 괴롭힘이라고 여겨지는 행동이 과거 부하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다. 직장 내 인간관계의 본질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인식함으로써 비인격적 리더십의 정확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둘째, 필자의 제자인 중소기업 대표이사의 사례를 공유한다. 100여 명의 구성원과 함께 일하는 그는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난 구성원이 되돌아오려고 하면 반갑게 맞이한다고한다. 다른 직장을 구할 정도면 어느 정도의 능력이 보장되어 있을뿐더러 작은 기업에서는 역량이 뛰어난 구성원을 구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또 그는 돌아온 구성원이 보여줄 조직에 대한 헌신과 이를 통해 동료들에게 끼칠 긍정적 영향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되돌아온 구성원을 진심으로 환영한 대표이사의 마음가짐이다. 다년간의 업무수행으로 축적된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대우를 해주는 직장으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구성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역량이다. 해당 사례에서는 구성원의 관점에서 리더의 진정한 배려는 무엇이며 이와 같은 리더십은 어떻게 가능한지 분석해볼 것이다.셋째, 한입으로 두말을 하고, 말과 행동이 다른 일관성 없는 리더들이다. 리더의 일관성 결여는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다. 탁월한 역량, 투명성, 부정에 단호하게 대처한 도덕적 자세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아왔던 사회의 리더들이 숨겨왔던 개인적 치부가 드러나면서 대중의 공분을 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물론 현대사회에서 공적인 삶과 개인의 삶은 구별되어야 한다. 개인의 사생활은 공적인 활동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는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윤리성의 구체적 모습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한다.넷째,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첨단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삶을 궁극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관해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래를 인간 중심의 살기 좋은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얼굴을 가진 기술(technology with a human face)이 핵심이다.첨단기술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존재해야 하며 결코 인간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리더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리더는 인간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조명해서 리더십에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엇이며, 인간에게 필요한 가치와 역량을 찾아내는 인문학적 노력은 창의성 발현, 효율성 증대, 혁신 구현과는 다르다. 따라서 리더십과 인문학의 관련성도 심도 있게 통찰해야 한다. 문형구 교수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대한리더십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한국비영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조직행동, 기업윤리, 기업의 사회공헌, 비영리조직 등 경영성과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학문적 연구 및 실천적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