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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평준 교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HRD 리더의 전략과 대응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미국), 제4차 산업혁명(독일), 인공지능 등으로 표현되고 있는 시대적 요구와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HRD 시스템을 리셋하고, HRD의 역할과 기능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견해가 HRD 전문가들에 의해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이미 10여 년 전 리처드 플로리다(Richard Florida)는 「The Great Reset」1)을 통해 세계 경제가 산업경제에서 아이디어중심 창조경제로 진행하는 제3차 그레이트 리셋이 시작되었으며, 아이디어 중심 창조 경제로의 새로운 경제 질서를 구축하는 여러 가지 솔루션 중 하나로 최적화된 학습 시스템과 교육 제도의 혁신을 제안한 바 있다.한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2)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점검·재고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큰데 반해, 각 분야 리더들의 현재 진행 중인 변화에 대한 이해가 현저히 낮으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리더십의 수준 또한 낮다는 점을 이슈로 제기한 바 있다. HRD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설정하고, 전략적인 시도를 통해 HRD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제 새 시대의 HRD 리더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대변되는 과학과 첨단 미디어 및 이머징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비즈니스에 주는 영향을 예리하게 감지해야 한다. HRD 리더는 비즈니스의 지형 변화를 예측하는 비즈니스 로드맵의 각 단계별 비즈니스 유형이 HRD에 주는 시사점을 추론하여, HRD 제도 혁신 및 학습시스템 설계에 선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아울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HRD 리더는 ‘HRM과 HRD 시스템의 연계’, ‘학습과 HRM과의 연계’, ‘학습과 CDP와의 연계’, ‘학습과 조직문화와의 연계’, ‘학습과 성과/가치와의 연계’ 등 자사에 적합한 HRD 생태계(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첨단 미디어와 이머징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보다 효과적이고, 보다 효율적이며, 보다 매력적인 HRD 전략·방법·도구가 확장되고 있으며,현업과 연계한 적시형·지능형·적응형 HRD 체제 구축 사례가 등장하고, 각 기업에서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HRD 리더는 새 시대에 적합한 학습 컨텐츠 발굴 및 개발에 힘써야 한다. 기존에 관례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교육과정 및 교육컨텐츠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점검·재고가 필요하다. 학습컨텐츠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 비즈니스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는지, 업무성과와 연계되고 있는지, 교육 따로 업무 따로의 학습컨텐츠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은지, 오프라인 교육 및 온라인 교육컨텐츠 모두 알아두면 좋은(nice to know) 교육 내용이 아니라, 현장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need to know) 교육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제안·적용해 보고, 시행착오를 통해 얻게 된 경험과 지식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예측된다. 책이나 논문, 기타 인터넷 자료를 통해 얻을 수 없는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노하우)의 축적 과정, 시간이 걸리며 쉽게 전수되기 어려운 암묵지의 축적과 공유 시스템이 대단히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HRD 리더는 현업과 직결되는 학습자원과 학습경험, 업무지원시스템 설계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새롭고 낯선 것이 새로운 기준이 되는 시대이다. HRD 리더는 변화에 앞서 대응하여, 새로운 기준을 만들고, 그 경험을 통해 또 다른 HRD 시스템을 진화시켜 나가는 적극성과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1) 제3차 세계 리셋, 리처드 플로리다(김민주 옮김), 비즈니스맵(2011). 2)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송경진 옮김), 새로운 현재(2016).유평준 숙명여자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한국산업교육학회 회장.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교육공학과 학과장.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대학원 커리어개발학과 리더십교육전공 주임교수.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hrd.sookmyung.ac.kr/whrd/4563/subview.do?enc=Zm5jdDF8QEB8JTJGcHJvZmwlMkZ3aHJkJTJGNCUyRjc4JTJGYXJ0Y2xWaWV3LmRvJTNGcGFnZSUzRDElMjZzcmNoQ29sdW1uJTNEJTI2c3JjaFdyZCUzRCUyNg%3D%3D[홈페이지] http://www.e-kshrd.or.kr/index.php?hCode=CONTENT_01_02&id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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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영 교수] 조직학습과 학습조직
조직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의 학습조직화는 지속해서 강조되어 왔다. 또한 학습하는 기업이 변화를 이끈다는 조직학습이론을 구체화하기 위한 학습조직에 대한 개념은 많은 HRD 실무자들의 관심을 받고 발전해왔다. 그러나 운영방법과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학습조직은 다양한 학문적 배경으로 설명되지만 구성원들의 협력적 관계와 학습 참여를 통해 다양한 이해와 의미를 창조하고,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며, 공동체로 기능하는 조직의 특성이 기본 개념이다. 그렇다면 학습조직은 조직학습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번에는 학습조직을 구성하는 주요 특성은 무엇이고 조직학습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보며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일반적으로 조직학습(Organizational learning)은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과 혼용해서 쓰이기도 하지만, 학문적 개념으로는 구분된다. 조직학습이 조직 내 개인, 집단, 조직 단위의 학습활동의 발생과 각 단위의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 전체가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을 설명한 이론적 특성을 가진다면 학습조직은 조직학습이 잘 이뤄지는 조직, 또는 학습공동체나 고유의 학습 시스템 자체를 의미한다. 즉 조직을 사람에 비유한다면 조직학습은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인지적, 행동적, 사회적 현상으로 설명한 것이고, 학습조직은 학습을 하는 학습주체(조직, 집단 또는 구성원)의 특성을 말한다.학습조직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구성원 자신은 물론 조직 전체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조직’으로 정의된다. 또한 학습조직이 갖춰야 할 다양한 특성 중 공통으로 범주화되어 제시되는 두 가지 특성으로는 조직 구조적 특성과 사회 관계적 특성이 있다.조직 구조적 특성은 조직이 구성원들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얼마나 체계적인 ‘구조’, ‘전략’,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가로 설명된다. 첫째, 학습 지원적 구조는 구성원들이 일을 수행하거나 의사결정을 할 때 공동의 목적을 수시로 확인하며 학습한 내용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구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구성원들의 직무를 상호보완적으로 설계해서 협력적 관계로 수행하게 하는 경우가 그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학습 지원적 전략은 어떤 유형의 학습을 전략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조직 전체가 측정 가능한 목표를 갖고,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는 상황 속에서는 행동을 표준화하고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반면, 창의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는 실수를 권장하고, 실패를 통해 학습하며, 다양한 사고가 존중되는 개방적 학습 문화 구축이 필요하다. 전자가 조직이 주도하는 학습활동이라면 후자는 구성원들 개개인이 주도하는 학습 활동이다. 셋째, 학습 지원적 시스템은 조직 밖 정보와 조직 내 지식이 자유롭게 공유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지식 축적 시스템을 뜻한다. 지식 축적 시스템은 생성된 지식을 잘 저장해서 쉽게 공유하는 기능을 갖기도 하지만 유용한 지식이 생성됐을 때 이를 포착해서 명시화하는 생성적 기능도 포함된다. 팀원들 사이에서 발생된 의미 있는 현장지식이 포착될 경우 이를 문서화하거나 기존 생각에 덧붙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공유하는 일은 이러한 시스템이 잘 작동한 것이라 할 수 있다.그런가 하면, 사회 관계적 특성은 구성원 간의 학습 지향적 관계의 구축으로 설명된다. 학습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직무를 성장의 기회로 인식하고 일하는 과정을 학습의 기회로 인식한다. 이러한 인식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갖게 한다. 또한 사회 관계적 특성은 구성원 간 협력적 학습 관계를 장려한다. 협력적 관계는 개개인의 직무에 대한 자율성이 보장되는 동시에 공동의 목적을 협력적으로 성취한다. 팀장은 팀원의 학습적 성장을 후원하고 팀원들은 개인의 생각을 끊임없는 질문과 토론을 통해 발전시킨다. 학습조직은 이렇듯 학습을 촉진시키는 조직 구조적 특성과 사회 관계적 특성을 갖췄을 때 구축된다. 따라서 학습조직의 현실적 운영은 학습공동체와 같은 학습 지향적 맥락을 갖는 집단을 운영하며 학습문화를 조직 내에 조성하는 형태로 진행된다.일본의 경영학자인 노나카 이쿠지로 히토쓰바시대학교 명예교수는 학습조직이 조직학습과정에서 왜 필요한가를 ‘하이퍼텍스트(hypertext)’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하이퍼텍스트는 한 문서에서 다른 문서로 즉시 접근할 수 있는 텍스트를 뜻하는데, 예를 들면 웹상에서 텍스트를 클릭하면 관련 문서로 넘어가는 링크된 텍스트의 개념이다. 조직은 일반적으로 계층적 운영구조와 수평적 운영구조가 공존하는데 구성원은 계층적 관계의 직무를 수행하다가 간헐적으로 프로젝트팀과 같은 수평적 운영구조에 참여하게 된다. 이때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생성되는데 이들과 병렬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학습 공동체는 조직 내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지식을 재구성하거나 재분류해서 저장하기도 하고, 링크된 텍스트처럼 그 지식이 필요한 곳으로 손쉽게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습조직은 조직 전반에 전달할 수 있는 광범위한 지식을 축적하고 있으며, 기존의 수직적·수평적 조직을 상호 연결시켜서 축적된 지식을 원활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이를테면 기업 내 독서동아리의 운영은 조직 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들의 만남의 장이 된다. 구성원들은 단순히 책의 내용에 대한 토론에 그치지 않고 현업 경험을 책의 주제에 투영해서 관련 주제가 왜 우리 조직에는 잘 반영되지 않는지, 적용되기 위해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지 소통하고 배우는 자리로 발전시키게 된다. 이를 통해 논의된 지식은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저장되어 있다가 조직의 현안에 관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활용된다. 독서동아리라는 하이퍼텍스트 공간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하고 신속하게 관련 지식을 교환 및 전달하는 지식보관소이자 교환소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학습조직은 이렇듯 조직학습과정에서 조직 전체로의 지식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지식을 의미 있게 해석하는 지식저장소이자 로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오석영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연세대학교 교육과학대학 교육학부 교수로서 학부, 대학원, 교육대학원에서 성인학습과 HRD, 기업교육론, 조직학습과 학습조직 등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산업교육학회,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성인교육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 교육연구소 부소장, 미래교육원 부원장, 교육대학원 인적자원개발 전공 주임교수로 봉사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s://edu.yonsei.ac.kr/faculty/name_search.do?mode=view&userId=gh1jwpsw1tWOROlQnary%2FQ%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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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교수] 전략적 인적자원개발, 끝없는 변신과 진화만이 있을 뿐이다
인적자원개발은 주변과 상호작용하면서 공진화한다.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은 새로운 인적자원개발의 출현이라기보다는 기존 인적자원개발이 진화한 모습이다. 내용 면에서 인적자원개발은 훈련 중심의 개인개발에서 경력개발, 조직개발, 성과관리로 그 변경을 확장해오고 있다. 인적자원개발의 진화와 영토 확장의 끝에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이 자리한다. 인적자원개발의 대종을 이루는 훈련(개인)개발의 궤적을 뒤돌아보면 개인개발은 공식, 비공식 학습 활동을 통해 개인의 성장과 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재의 직무를 더 잘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역량, 기술, 적합한 행동의 증진에 관심을 두어 왔다. 특히 1990년대 들어서면서 지식기반경제가 대두됨에 따라 인적자원의 전략적 중요성이 강조됐다. 인적자원개발 현장에서도 학습의 전이 시스템, 성과 관리 시스템, HPT, 기업 대학, 훈련과 사업목표와의 연계, Action Learning, 학습조직, 조직학습, 핵심가치 등이 각광을 받았다. 이러한 사조와 함께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이 자리를 굳히게 된다.인적자원개발의 전반적인 흐름과 함께 개인개발도 훈련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전환한다.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기업교육 담당자들 사이에 이런 말이 유행했다. ‘너네는 아직도 트레이닝(training) 입혀서 연병장 뛰게 하냐? 우리는 런닝구(learning) 입고 스스로 학습 놀이 한다.’비유 만큼이나 훈련중심 연수에서 학습중심 연수로의 변화는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훈련에서 학습으로의 변화가 바로 연수 패러다임 쉬프트이다. 기존의 훈련 중심 관점은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인, 구조화된 학습 형태로서 지식 획득과 기술 개발 내용을 신입, 혹은 역량이 부족한 종업원들에게 강사 주도의 훈련 방법을 활용해 전달하는 데 치중한다. 이에 비해 새로운 학습 관점은 공식, 비공식 상황 하에서 모든 유형의 학습경험을 내용으로 한다. 즉 신입과 부족한 종업원들뿐만 아니라 경영자, 상급 관리자 등 모두를 대상으로 온라인 학습활동, CBI, 성과지원도구, 상호작용 비디오, 강사주도 훈련, 위성교육, 비디오 컨퍼런싱, 자기주도학습, OJT 등 다양한 전달방법을 활용해 모든 학습경험을 나누는 데 주안점을 둔다.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은 훈련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의 연수 관점 전환과 조응한다.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의 재정의와 성숙도에 관해 큰 족적을 남긴 McCracken과 Wallace(2000)의 지적 자산을 공유해본다. 이들의 인적자원개발 성숙의 개념에는 진화가 들어 있다. 이들에 따르면, 운영과 전달에 초점을 맞춘 훈련, 학습 컨설팅에 초점을 맞춘 인적자원개발, 끝으로 전략적 변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인적자원개발 단계로 진화한다. 부연하면 훈련은 임시방편적 수행과 사후 대응차원의 지원만 한다. 인적자원개발은 체계적 수행에 주력하며, 대응 차원에서 지원하는 역할이지만, 일부 형성적 활동도 있다.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은 강한, 전향적인 형성적 활동을 수행한다. 학습문화 면에서는 훈련 단계에서는 학습문화가 없으며, 인적자원개발 단계에서는 미약한 학습문화가 존재하며, 전략적 인적자원개발 단계에서는 강력한 학습문화가 존재한다.인적자원개발의 진화와 성숙은 인적자원개발 담당자의 몫이다. 인적자원개발 담당자가 전문가로 진화하고 성숙할 때 인적자원개발도 전략적 인적자원개발로 진화하고 성숙한다. 인적자원개발이란 학술 용어를 만들고 학문으로 체계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한 Nadler 선생에 따르면, 인적자원개발 담당자는 전문직인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 본업으로서, 전문직인으로서 인적자원개발 담당자는 적어도 2년 이상 인적자원개발 업무에 종사해야 한다. 조직에서 거쳐지나가는 업무거나 곁다리 업무로서는 전문직인이라고 할 수 없다. 본업이자 생업이어야 한다. 겸업, 부업으로서 인적자원개발 전문가가 되기는 어렵다. 또한 인적자원개발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한국인력개발학회 등에 가입해 학회활동을 해야 하고, 『월간HRD』와 같은 전문 저널을 구독해야 한다. 그래야 Nadler 선생께서 말씀하신 HRD 전문적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떳떳하게 드러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professionally identify). 전문직인은 평생 공부하는 사람이다. 평생학습만이 평생 전문성을 보장한다. 학습은 성장점이다. 학습이 멈추면 성장도 멈춘다. 인적자원개발 담당자의 성숙도는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의 성숙도를 재는 척도다.인적자원개발 담당자는 덕목으로서 가치, 역량, 신뢰, 성실, 협력을 바탕으로 한다. 한발 더 나아가서 전략적 HRD 지도자는 변화 촉진자, 문제해결사, 전략가, 영향력 행사자, 마케터, 운영 관리자, 학습 옹호자, 프로젝트 관리자, 평가자, 기업가, 전략적 사업 파트너와 같은 다기능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오늘날과 같이 VUCA(Volatility 변동성, Uncertainty 불확실성, Complexity 복잡성, Ambiguity 모호성)의 세상에서는 전략적 인적자원개발 지도자는 미래 예측가(futurist)가 돼야 한다. 사업 트렌드와 인적자원개발의 미래를 예측하는 명견만리 안목(foresight)이 요청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성인학습, 경영원리, 미래예측기술, 평가, 성과분석기술과 같은 기초를 충실히 쌓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전략적 HRD 지도자는 이미지 관리, 변화를 위한 합의와 참여 도출, 변화의 계획과 관리, HRD 영향력 평가, 사업 성과의 달성, 전략적 비전의 수립, 지식 전이 촉진, HRD 효과 측정 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전략지원의 수동적 역할이 아니라 학습을 통한 성과와 변화를 이끄는 전략수립과 전략실행의 주도적 역할, 곧 전략가가 인적자원개발 담당자의 본연의 모습이다. 이런 인적자원개발 담당자만이 우리나라의 전략적 인적자원개발을 더욱 성숙케 할 것으로 믿는다.이희수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이희수 교수는 우리나라 HRD와 평생교육 발전을 위해 다방면에서 학문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부회장, 한국문해교육협회 부회장, 한국인력개발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인적자원의 양적 질적 향상을 위해 다각도로 매진해왔다. 현재는 한국평생교육학회 회장이자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및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education.cau.ac.kr/skin/board/box_teacher_profile/view_profile.php?bo_table=s0201&wr_id=5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이제 함께 공부해야 하는 시대입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XKkJbKcfB2w[KERIS 미래교육포럼] 미래 평생학습사회 전환에 따른 대응 전략https://www.youtube.com/watch?v=NRQBVmEWIRs[대전평생교육진흥원] 국가평생교육 정책의 방향https://www.youtube.com/watch?v=TatPsQBNJPY그 외 다수 강연주요 저서각국의 평생교육정책(공저)각국의 평생교육정책을 소개하는 책. 국제기구의 평생교육정책을 살펴보면서 평생교육의 개념과 정의를 살펴보고 OECD, EU 학습도시 정책동향을 비롯한 국제기구 평생교육정책 흐름을 거시적으로 고찰하였다. 그리고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중국의 평생교육정책을 차례로 살펴본 후에 한국의 평생교육정책과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한국의 문해교육(공저)한국의 문해교육을 연구한 책. 우리나라 문해교육의 역사와 문해교육 개념의 변천사를 통하여, 문해교육론의 정립과 그동안 이루어졌던 각종 문해 조사 결과와 대표적 문해교육기관의 교육 현황을 통하여 문해교육의 실태 파악을 시도하고 있다. 이론부터 실제를 총망라하여 향후 문해교육의 정책 과제를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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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메시지] 고요한 휴식을 통한 성찰
모든 삶은 고요한 가운데서 시작됩니다. 세상의 아름다운 창조는 분명 고요함의 극치에서 일어났으며 그것이 생명의 본성입니다.핸드폰, TV, 인터넷에서 벗어나 조용히 자연 속에서 멈추면마음이 편안하고 내 인생이 보입니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어디쯤 와 있는지, 무엇이 소중한지 알 수 있습니다.고요한 수면 위에 나무숲이 드리우듯 잠시 멈추고 조용히 성찰하면서참 나의 가치와 내 인생의 미래를 생각해 봅시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가? 한 달에 단 하루만이라도 조용한 휴식이 필요합니다.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쫓기듯 정신없이 달리기만 하는 일상에서미래는 막연하고 두렵습니다.이제는 나를 위한 휴식이 필요합니다.잠시 멈춤을 통하여 바쁘게 살면서 놓쳤던삶의 의미, 인생의 목표, 가족, 국가, 세계와 나 등조금은 거창한 주제를 사색하고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 봅시다.휴식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고요함과 성찰을 얻기 위함입니다.발행인 엄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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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교수] 디지털 혁신 시대에 요구되는 리더의 자격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고 자랑하는 대한민국’, ‘포춘 500대 기업을 10여 개 이상 보유한 한국 경제’, ‘새로운 CEO들이 매년 400명 이상 태어나는 경영 인력 시장’ 등 현재 한국의 경제를 외형적으로 평가한 표현들이다.하지만 우리의 실제 모습은 어떠한가. 1990년대 초 인터넷이 태동하였을 때도, 2000년대 후반 스마트 폰 시장이 열렸을 때도, 한국 기업은 추격자 신세였고, 클라우드와 자연어기반 컴퓨팅과 인공지능 시장이 열리는 지금도 우리는 또다시 뒤늦은 추격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목하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과 빅데이터, 인공지능,로봇이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이 노동시장은 물론이고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신기술 혁신이 세계 1등 기업들을 무너뜨리는 전대미문의 위기가 전광석화의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리더들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4차 산업혁명이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 시대에 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한 기본 조건들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무엇보다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Airbnb, SOCAR, Uber와 같은 경우처럼 창의성이 가치를 창조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기존에는 독자적으로 개발 및 제조가 불가능했던 제품 및 기술조차도 쉽게 아웃소싱이 가능한 세상으로 변화하였다. 외부 네트워크와 외부 데이터에 대한 협력적 접근 방식(Collaborative Network)을 기반으로 경영현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의사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정된 내용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변화들 때문에 미래 조직에서는 하루 8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 노동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디지털 혁신이 주도하는 미래 변화들은 전통적인 경영프레임과 기존 관행에 익숙해 있는 조직 리더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미래 세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 리더들에게 혁신적인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조직의 리더들이 이런 혁신적 변화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리더 스스로가 변화하고, 새롭게 창조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해당 조직은 미래 환경에서 생존을 보장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리더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가? 첫째, 프로세스 관리, 통제, 교섭력으로 리딩하는 시대는 지났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가 있는 본인만의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둘째, 구성원들과의 감정적 공감을 바탕으로, 일상적 소통은 물론 창의적 아이디어까지도 허심탄회하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 모두를 리더와 구성원의 협업을 기반으로 추진해야 한다. 넷째, Lead without Formal Authority의 방법을 배워야 한다. 미래에는 공식적인 직급 및 권한을 기반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그리고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상황일수록 진솔한 자세와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조직 구성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 오히려 직급과 직위보다 훨씬 효과적인 리더십의 근원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리더 스스로 기존과 다른 방법 및 프로세스를 통해 새로운 솔루션, 새로운 분석,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적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박남규 교수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한국창의성학회 회장, 한국전략경영학회, 한국국제경영학회, 한국국제경영관리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Frontiers of Strategic Alliance Research(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9)』, 『창의적 사고(저술 중)』, 『전략적 사고(2017)』, 『창조적 사고(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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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택 실장] HRD의 경쟁력 제고 방안
경쟁력에서 경쟁(競爭)은 같은 목적에 대해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것이고, 힘(力)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나 역량이다. 그러면 HR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다음에서 공유하는 네 가지를 명심해서 열정과 추진력을 무기로 업무에 임하는 HR은 조직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어 지속적인 조직의 성과창출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첫째, 생생한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 비전은 구성원들의 순종보다 헌신을 얻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명령에 의해 규정될 수 없고 전사적으로 강요할 수도 없다. 훌륭한 비전을 제시하려면 조직문화를 조명하며 근본적 가치를 파고들어야 한다. 그래서 비전 프레임에 미션, 핵심가치, 인재상이 포함되는 것이다. 비전 프레임은 인재의 전략적 육성, 조직의 현안 통찰, 앞으로의 과제 설정의 방향타가 될 수 있다. 2020년 인재육성계획 수립에 고민하고 있을 HR 분야의 인원들이 ‘우리가 바라는 5년 뒤 혹은 10년 뒤 모습은 무엇인가?’, ‘우리의 미션은 무엇인가?’, ‘우리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길 당부드린다.둘째, 목표관리를 통해 상시적 피드백이 이뤄져야 한다. 목표관리의 목적은 조직의 성과향상이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구성원들의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다. 성과향상에만 집착하면 구성원들의 반발이 일어난다. 그래서 유념해야 하는 것이 피드백이다.긍정적인 피드백은 구성원들의 헌신, 긍정적 업무습관, 효율적인 작업을 강화시킨다. HR담당자는 리더들에게 성과를 촉진하는 면담법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제고하는 교육을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또한 피드백을 전사적으로도 습관화해서 누구나 자신의 업무를 수시로 점검하고,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셋째, 시간관리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2017년 기준 OECD 36개 회원국 중 27위로 나타났다. 평균 근로 시간은 많지만, 그만큼 성과는 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조직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시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리더들은 먼저 구성원들이 중요하고 급한 핵심 업무에 시간과 역량을 투입하고, 그 외의 업무는 우선순위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들은 소통을 통한 신뢰를 바탕으로 업무를 적절하게 위임해야 한다. 리더들의 지나친 업무 배분과 잦은 지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시간을 통제할 수 없도록 만든다.넷째, 조직학습을 통해 전사적으로 창의력을 제고해야 한다. 조직학습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서, 조직의 목적을 수정하고, 잘못된 점을 지각해서 고쳐가는 과정이다. 그런 측면에서 다음의 예화는 많은 조직의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어떤 사람이 숲속을 산책하다가 나무꾼을 만났다. 나무꾼은 이미 베어 넘어뜨린 나무의 줄기를 조각내느라 분주하게 톱질을 하던 참이었는데, 무척 힘겨워 보였다. 그래서 그 사람은 산책을 멈추고 가까이 다가가 나무꾼이 왜 그토록 애쓰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 당신의 톱날이 완전히 다 닳아서 무뎌진 것 같은데, 일단 톱날을 먼저 날카롭게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러자 나무꾼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럴 시간이 없답니다. 톱질을 해야 되기 때문에 바쁘거든요.” 나무꾼과 마찬가지로 일에 치여 여유가 없는 구성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돌아볼 틈이 없다. 조금이라도 여유를 갖고 자신의 업무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구성원들은 깊이 있게 자신의 업무를 분석할 수 있고, 조직의 전략적 과제를 고민해보며 창의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근간이 조직학습이다.이정택 실장매일유업 인재개발실장. 1996년 진로산업 인사 업무를 시작으로 23년째 인사, 교육, 노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오리온프로토레이를 거쳐, 2007년 매일유업에 합류했다. 신입사원 육성, 차세대 경영자 및 분야별 리더 육성, 직무가치에 따른 직급 및 인사제도 구축,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가족친화 문화 구축을 목표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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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영 교수] 조직학습과 혁신
변화하는 기업환경을 일컫는 말이 있다. ‘뷰카(VUCA)’가 그것인데 변동적이고(volatility), 불확실하며(uncertainty), 복잡하고(complexity), 모호한(ambiguity) 상황을 말하는 단어들의 앞글자를 딴 표현이다. 조직은 줄곧 혁신을 추구하지만, 혁신을 이뤄내기란 쉽지 않다. 뷰카적 환경에서 혹자는 조직의 민첩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해서 불확실성에 대응할 것을 제안하기도 하지만, 변화에 일시적으로 적응하는 데는 적합할 수 있어도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적극적 대응을 설명하기는 다소 부족하다. 그러면 복잡한 상황 속에서 조직학습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본고에서는 개인, 집단, 조직이라는 다면적 학습 주체들이 상호의존하며 발현하는 역동적인 조직학습 과정을 살펴보고 조직학습의 특징이 전략적으로 어떻게 혁신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지 이해하며 실무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학습은 환경에 적응하며 삶을 개조하는 인간의 행동을 일컫는다. 조직이 능동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혁신적 결과를 성취하는 과정이 ‘조직학습’으로 여겨지는 이유도 이러한 학습의 특성이 조직운영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직학습이 조직적응(organizational adaptation)과 구분되는 것은 변화에 방어적이고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특성보다 학습을 통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과정으로 설명되기 때문이다. 학습이 자율적 창조 본능을 실현한다는 특성 때문에 조직학습은 조직의 혁신을 목적으로 한다.혁신(innovation)은 ‘안에서부터’라는 ‘in’과 ‘새롭게 하다’라는 뜻의 ‘novate’가 결합해서 안으로부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라면 조직의 혁신이란 ‘조직 내부로부터 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는 조직 내 구성원들의 협력적 학습의 과정과 유사하다. 다수의 조직학습 연구자들은 조직학습 과정을 조직 내 개인, 집단, 조직의 다층적 학습주체 간 상호의존적인 지식창출과정으로 설명한다. 조직 구성원 개개인은 일터라는 일상 속에서 새로운 문제 상황을 자신만의 직관과 통찰력으로 포착하고 이를 의미화하는 학습 경험을 한다. 이를 개인학습이라 칭하는데 조직학습은 구성원의 개인학습에서 시작되어 조직으로 확산되는 과정이다. 개인의 경험은 집단 차원에서 협력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데 개인학습을 통해 얻은 학습결과물은 동료나 상사에게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검증받고 수정되며 쓰임새 있는 지식으로 변환된다. 이것을 집단 학습이라고 한다.집단 학습은 팀이나 부서에서 생성된 쓰임새 있는 지식이 그 테두리 안에서 ‘우리만의 노하우’로 머무는 것을 넘어 ‘성공사례 공유’와 같은 경로를 통해 조직차원에서 검증되며 확산된다. 조직 차원에서 활용 가능한 지식인지 확인되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구체화되고 새로운 생산품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조직혁신의 과정이 곧 조직 전체의 학습결과물을 공유하는 과정인 것이다.그런데 조직학습에는 이처럼 구성원 개인에서 시작되어 조직에서 끝나는 아래에서 위로의 지식의 창출 과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직이 예전부터 축적해온 지식을 새로운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며 조직 내 동일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위에서 아래로의 지식공유과정도 존재한다. 위에서 아래로의 지식공유과정은 조직이 가지고 있는 진단시스템을 통해 작동한다. 이는 오랜 기간 축적되어 표준화된 절차에 맞춰 지식들을 가공하고 적용하여 시스템을 유지 및 개선하는 데 사용된다.그렇다면 조직의 혁신은 두 상황 중 어떤 상황에서 발생할까? 혁신이 발생하는 상황을 하나의 관점으로 단정을 지을 수는 없지만, 얼마나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학습 결과물들을 잘 활용하고, 새로운 지식을 탐색하는 활용(exploitation)과 탐색(exploration) 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균형 유지 과정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혁신은 기존의 지식을 활용하는 활동과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고자 하는 노력 간의 균형상태에서 생겨나는 것이며,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을 경우 한계가 있다. 기존의 지식을 활용하려는 활동에 치우칠 경우 조직의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적합할 수 있지만, 이미 알고 있는 해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는 익숙함의 오류를 범하기 쉽고 그 방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성숙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반면 새로운 지식을 탐색하려는 활동에 치우칠 경우 추상적 이론단계에서 머물거나 조직 외부로부터 얻어지는 설익은 정보에만 집중하게 되어 내부적 성찰의 기회를 잃거나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한 변화가 간과된다. 따라서 분석적, 수렴적 사고에 근간한 활용학습과 직관적, 확산적 사고에 근간한 탐색학습의 균형을 잡아 상황에 맞게 번갈아 가며 활용할 때 혁신이 발생하는 것이다.세계적인 과즙젤리 생산기업인 독일의 ‘하리보(Haribo)’는 탐색과 활용을 적절히 전략적으로 구사하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리보는 1920년 가족경영기업으로 출발해서 현재 독일을 포함한 세계 16개국에서 6,000여 명의 구성원을 거느린 대기업이다. 그들은 9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하리보 젤리를 먹고 자란 할머니가 손자와 함께 변함없는 맛을 즐기는 전통’을 기업가치로 하는 활용학습을 실천한다. 1920년대 독일 전통시장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훈련되어 걸어가는 곰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곰젤리는 90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사랑받는 제품이며 변함없는 쫀득함과 맛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하리보는 탐색 활동도 부지런히 이어갔다. 하리보는 매년 50여 개의 신제품을 개발해서 현재 1,000여 개의 젤리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각기 다른 연령대 및 세계 각국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성인들을 위한 비타민 젤리나 저당 젤리, 아이들을 위한 ‘Cocobat(국수모양 젤리)’, 프랑스인을 위한 ‘Tagada(마시멜로 제품)’ 등은 연령과 지역인의 기호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연구해서 탄생한 혁신의 산물인 것이다.하리보의 탐색은 활용과 적절히 균형을 이루며 때로는 동시에, 때로는 탐색 또는 활용에 집중되어 번갈아 진행됐다. 혁신은 나를 버리는 것도, 나를 고수하는 것도 아닌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을 지키며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는 점을 하리보의 조직학습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오석영 교수연세대학교 교육과학대학 교육학부 교수.학부, 대학원, 교육대학원에서 성인학습과 HRD, 기업교육론, 조직학습과 학습조직 등을 가르치고 있다.현재 한국산업교육학회,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성인교육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연세대학교 교육연구소 부소장, 미래교육원 부원장, 교육대학원 인적자원개발 전공 주임교수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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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구 교수] 리더십과 비인격성
조직에서 리더가 보여주는 비인격적 행동은 도덕적으로 잘못됐다. 그러나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에 대한 부하직원들의 반응을 보면 애증이 엇갈린다. 실제 조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은 구성원들에게 성장을 위한 자극제, 혹은 오랜 기간 잊히지 않는 모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구성원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는 행동은 분명 리더가 반성하며 고쳐야 한다. 그런데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이 구성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는 점은 그 메커니즘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는 조직, 리더, 구성원의 상황과 관계에 따라 시사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직장에서 눈물이 쏙 빠지도록 구성원들을 혼내거나 인격모독에 가까운 언사로 여러 사람 앞에서 구성원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리더는 오래 기억된다. 그런데 이런 리더들 중 일부는 나중에 ‘다 너를 위해 혼을 낸 거야’, ‘관심이 없고 좋아하지 않는 부하였다면 신경 쓰지도 않아’라고 토닥여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언급되기도 한다.실증적인 연구도 언급했던 사례를 뒷받침해 준다. 최근 조직의 이슈인 직장 내 괴롭힘은 객관적 혹은 주관적 방법으로 측정된다. 객관적 방법은 특정 기간 동안 괴롭힘을 얼마나 많이 경험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고, 주관적인 방법은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식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서유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가해자가 리더인 경우 피해자인 구성원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식하는 정도는 횟수와 비교해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더의 괴롭힘을 괴롭힘이라고 인식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구성원에 따라 리더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거나 고함을 지르고 위협하는 행동들은 지위를 남용한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모습들이다. 그러면 비인격적인 괴롭힘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이율배반적인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와 관련해서 주체성을 지닌 개인의 인격에 영향을 주는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에 관한 세 가지 이슈를 정리해 보자.첫째는 ‘리더의 괴롭힘 혹은 비인격성은 항상 부정적인 결과를 만드는가’이다. 비인격적인 리더의 긍정적 측면을 다룬 연구는 상당히 많다. 한국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Lee, Yun, & Srivastava, 2013)는 리더의 비인격성과 구성원의 창의성과의 관계를 ‘뒤집혀진 U(inverted U)’ 형태라고 설명했다. 리더가 적당한 수준의 비인격성을 보일 때 구성원의 창의성이 가장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유는 적절한 수준의 비인격적 관리와 감독은 위기감을 조성하고, 구성원들은 위기의식을 통해 느끼는 부정적 감정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또한 구성원들은 리더의 거친 언사나 행위가 결코 자신만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른 연구를 봐도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은 의도에 따라 구성원들을 각성시켜 창의성을 높여준다는 의견이 있다. 핵심은 리더의 비인격성이 구성원들의 업무성과를 높이기 위한 행동인지 아니면 구성원들에게 해를 끼치기 위한 행동인지에 따라 창의성의 정도가 다르게 발현된다는 것이다.둘째는 ‘비인격성은 특정한 성격을 지닌 리더에 국한되는 현상인가’이다. 비인격적으로 구성원들을 대하는 리더는 원래 그런 유형의 사람일까, 아니면 강력한 추진력으로 구성원들을 하나로 모아 강력하게 이끌고 나가는 사람일까. 비인격적 리더는 ‘어둠의 3총사(dark triad)’로 불리는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리더의 이러한 성격과 리더십 효과성 등에 관한 연구를 메타분석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 둘의 관계는 미약하지만 일관성이 있는 뒤집어진 U 형태를 보이고 있다.여기에서 주목해야 하는 건 인격이 훌륭했던 리더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비인격적 리더십을 보이는 상황이며 이는 리더로서 성공을 거듭하다 보니 변화가 일어난 경우다. 키프니스(Kipnis)는 지속적으로 성공해서 인정받은 리더들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고 지적했다. 언제나 긍정적 피드백을 받고 자원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도덕성은 우월하다고 생각하게 되며, 이에 따라 구성원을 무지하고 열등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리더들은 심할 경우 가끔 법을 위반해도 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키프니스는 설명한다. 성공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리더의 지속적인 자기성찰이 요구되는 것이다.셋째는 ‘리더의 비인격성이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조건은 무엇인가’, ‘비인격성은 언제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어떤 비인격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가’이다.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한 답을 포괄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는 앞으로 더욱 자주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연구나 가설들을 보면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신뢰가 쌓여 있을 때 비인격적인 행위에 대한 인내심 혹은 역치(threshold)의 크기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면 같은 비인격적 행동이라 하더라도 리더에 대한 신뢰가 클수록 비윤리적 행위를 호의적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서도 구성원들의 반응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즉 구성원들을 각성시키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짐짓 시도해 보는 행동으로 귀인하는 경우 비인격적 행동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리더의 비인격성은 구성원의 역량을 제고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양한 관점에서 리더의 비인격적 행위를 분석해야 한다.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필자와 동료의 연구가 밝히고 있듯이 리더의 비인격적 행동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은 양면적(ambivalent)이며 리더들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괴롭힘이라는 행위가 조직의 거대한 이슈가 된 시점에서 앞으로 비인격적 행동은 어떤 부분이 어떤상황 속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지 그에 대응하는 리더의 자세는 어때야 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문형구 교수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대한리더십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한국비영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조직행동, 기업윤리, 기업의 사회공헌, 비영리조직 등 경영성과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학문적 연구 및 실천적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