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인 메시지] 스스로 HRD하는 시대
스스로 HRD하는 시대HRD라고 하면 흔히 다른 사람에게 부족한 것을가르치고 교육시켜 능력을 개발시키거나 조직이 필요한 사람을 육성하는 개념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HRD 활동에서 OJT, 코칭, 멘토링, 강의, 교육 기법들은산업화 시대의 표준, 능률, 생산성이라는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탁월한 수단이었으며지식과 기술 중심의 인력 육성 방법이었습니다.HRD 차원에서의 사람의 능력구분은지식과 기술, 그리고 태도로 AI시대의 태도는지식과 기술보다 중요한 사람의 핵심능력으로 대두되었으며성과를 결정하는 방향성이 되었습니다.그러나 태도는 지식과 기술에 비해 평가측정이 쉽지 않을뿐더러교육훈련을 통한 변화가 쉽지 않는 영역입니다. 사람의 태도는 마음과 자아,즉 가치관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면이 크기 때문에스스로의 내적 동기와 내면의 성찰과 각성을 통해서만 변화가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AI시대에 HRD 활동은사람의 태도를 우선하는 능력계발 전략이어야 하며, 단순히 ‘시키고 받는 교육’ 중심에서스스로 능력과 역량을 디자인할 수 있는학습과 계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HRD의 핵심은 성장입니다. 이제는 누구나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HRD하는 시대입니다.발행인 엄준하일생경영학교 이사장 / 인력개발학 박사
-
[일생경영학교] 스트레스에서 탈피하는 건강한 삶의 미학, 미니멀리즘
글로벌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살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물론 단기간의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에 적절한 자극을 줘 일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 암은 물론 성인병 역시 스트레스가 치명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따라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니멀리즘이다. 미니멀리즘을 통해 스트레스에서 탈피하면 삶은 더욱 건강해지고 명확해질 수 있다.만성적인 스트레스는 개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업무 능률을 저해하여 기업의 전체 생산성 측면에서도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실제로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이 심리학 저널 『Applied Psychology』에 밝혔듯이 인체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총 160종 이상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신의 삶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태도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나타났다.이를테면 5,000여 명을 대상으로 40년 이상에 걸쳐 진행한 인체 연구에 의하면, 가장 염세적이었던 사람들이 조기 사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180명의 성직자를 대상으로 성년기부터 노년기까지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는 20대 초반 긍정적 자서전을 저술했던 사람들이 동일한 시기 부정적으로 삶을 기술했던 사람들에 비해 수명이 더욱 길었다고 나타났다. 한편, 동물 실험에서도 스트레스가 나쁜 건강상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관리를 받지만 받는 스트레스를 다르게 한 결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동물들이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높고 체내 면역력이 더 약하며 일찍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불안, 우울증, 일상생활의 즐거움 부족과 염세주의 모두 질병 발병 위험을 높이고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 수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해소법이나 스트레스 관리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자신만의 취미활동이나 운동 혹은 명상이나 이완요법, 심상화, NLP 등은 훌륭한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스트레스를 애초에 받지 않는 것이 아닐까. 즉, 예전에는 스트레스로 인식되던 일들을 더 이상 스트레스로 느끼지 않음을 말한다. 만약 스트레스를 더 이상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를 해결하거나 해소해야 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1936년에 스트레스설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캐나다의 한스 셀리에(Hans Selye) 박사는 스트레스를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 정의했다. 사실상 스트레스적인 ‘상황’이란 없고, 스트레스적인 ‘반응’만 있다고 한다. 우리로 하여금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는 ‘무엇 때문에’ 혹은 ‘누구 때문에’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반응, 곧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득수준과 정신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정신건강에 유리한 것인가.한국의 경우에 경제성장과 함께 소득수준이 평균적으로 상승했지만, 우울증과 같은 정신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증가했다. 실제로 한국의 직장인 63퍼센트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문 결과도 나타났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이면을 살펴보면 소득수준을 평균적으로 상승시켰지만, 소득수준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소득의 불균형은 직장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 가운데 스트레스를 잠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스트레스적인 반응을 지양해야 한다."스트레스 연구로 노벨 의학상을 수상한한스 셀리에(Hans Selye) 몬트리올 대학교 교수는스트레스를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 정의했다.실제로 스트레스적인 ‘상황’이란 없고, 스트레스적인 ‘반응’만 있다는 의미다.우리에게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는‘누구 때문에’ 혹은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상황에 대한 반응, 즉 우리의 해석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미국은 1990년대부터 단순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 중에는 『단순한삶』, 『인생을 단순하게 사는 100가지 방법』, 『훌훌 털어라』, 『우리는 너무나 복잡하게 산다』,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100가지 지혜』 등이 있다. 그때부터 단순하게 살기는 유행을 넘어 지속가능한 운동, 바로 미니멀리즘으로 표현되고 있다.미니멀리즘은 단순한 요소로 최대 효과를 이루려는 사고방식으로 스트레스적 반응의 해소를 위해 추천할 만하다. 실제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 중에는 가족과의 시간을 더욱 확보하기 위해 월급을 덜 받더라도 시간의 여유가 있는 직장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미니멀리즘은 다음의 메시지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집 규모를 줄여라’, ‘차 크기도 줄여라’, ‘직장의 거리를 줄여라’, ‘완벽주의를 버려라’, ‘삶의 속도를 줄여라’, ‘아니오라고 말하라’, ‘책상과 옷장을 간추려 정리하라’ 등이다.특히, 정리는 효과성이 뛰어나다. 물건이 쌓여 있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면 머릿속에 잡다한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일을 잘하는 사람의 책상은 한눈에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다. 책상이 정돈되어 있다는 뜻은 대개 자신의 일이 머릿속에 정돈되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이러한 미니멀리즘을 실현하려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생각해야 한다. 가능하면 글로 표현하면 정리하기 용이하다. 이후 중요한 것을 실행하는 데 방해 요소는 모두 제거한다. 이를테면 불필요한 물건을 사지 않고, 이미 샀다면 기증을 비롯한 여러 방법으로 없애야 한다. 불필요한 행동, 불필요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이제 불필요한 것을 모두 제거했다면 확보된 시간과 공간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을 위해 시간을 보낸다.물론 미니멀리즘은 쉽지 않다.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세상의 원리와 단순함의 원리가 충돌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세상에서는 ‘덧셈의 사고방식’이 지배한다. 각종 유행은 좋다는 것을 계속해서 받아들이라고 압력을 넣는다. 반면, 미니멀리즘은 ‘뺄셈의 사고방식’에 기초한다. 외출할 때 소지품도 최소한으로 소지한다. 미국에서 미니멀리즘 추종자들은 구매하지 않는 것을 중시한다. 이는 ‘하나의 물건을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대량 생산된 물건이라도 단 하나만 내가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은 확률상 대단히 소중한 것이다. 그 관점에 따라 물건을 새로 사는 것은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과 같다.일생경영학교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는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
[정명호 교수] 기업의 외부요인과 내부변화에서 비롯되는 직무혁신과 일 몰입
최근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일(직무)의 성격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것은 경영환경과 기술변화와 같은 외부적 요인과 내부 구성원의 변화라는 이중적 요인에서 비롯된다. 이제 일은 더 이상 생계수단이나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일이 변한다면 직무를 설계하고 구성원의 동기부여와 몰입을 이끌어내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직무에 대한 욕구가 다르고 일과 사회에 대한 관점이 분명한 밀레니얼세대의 몰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직무내용과 수행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몰입은 개인이 자기 일에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에너지를 모두 쏟아서 일과 하나가 되는 상태다. 몰입이론의 주창자인 윌리엄 칸(William Kahn) 교수는 바쁜 출퇴근 시간에 몰아(沒我)의 상태에서 춤을 추듯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경관을 몰입의 예로 들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역할과 일에 완전히 몰입한 구성원이 조직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몰입을 끌어내기란 쉽지 않다. 최근의 갤럽 조사에 따르면 우량기업들에서도 단지 17%~29%의 구성원들만이 업무에 몰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렇다면 몰입은 어떻게 확보될 수 있는가. 몰입이론의 창시자로 유명한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교수는 목표가 명확하고 자신의 역량보다 5%~10% 어려운 일을 할 때, 그리고 능력이 비슷한 사람들이 팀에서 함께 일할 때 몰입 수준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여기에 윌리엄 칸 교수는 자신의 일이 의미 있다고 느끼고, 일에서의 관계가 안전하며, 일을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공통점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할 때 몰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겠지만 특히 밀레니얼세대에게 중요한 이유에 관해 생각해 보겠다.먼저 밀레니얼세대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이 큰 일이다. 밀레니얼세대는 이전 세대들에 비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과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는 일에 관심이 많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욕구도 크다. 소수의 사람이 루게릭병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소셜 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된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또한 밀레니얼세대는 자신의 일이 동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으로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알고 싶어 한다. 사실 현대 조직의 모든 직무는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직무와 연결되어 있고, 겉으로 보기에 완전히 독립적인 것 같은 직무일지라도 그 수행 결과에 영향을 받는 다른 구성원이나 고객이 있다. 따라서 직무내용의 관계적 특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그 결과에 영향을 받는 수혜자들과 직접 접촉하거나 이를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준다면 직무수행자의 친사회적(prosocial) 동기가 자극되고 몰입도 증가할 것이다. 예를 들어 방사선과 의사들이 CT검사 결과를 판독할 때 환자의 사진을 함께 보여줬더니 판독의 정확성이 46%나 향상됐으며, 대학에서 기부금을 모금하는 콜센터 구성원들이 장학금 수혜학생을 실제로 만났을 경우 모금액이 훨씬 증가했다. 소방관들이 재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과 신체적, 정서적 접촉을 하면서 그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위험을 무릅쓰고 몰입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이러한 직무혁신은 이미 실무에도 적용되고 있다. 일례로 웰스파고(Wells Fargo) 은행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고객들이 자사의 저금리대출을 받아서 불필요한 빚을 갚은 것에 감사하는 비디오 영상을 구성원들에게 보여준 후, 일 몰입과 성과가 크게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 의료기기 회사인 메드트로닉(Medtronic)은 영업사원들은 물론 엔지니어들까지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서 자사의 제품이 실제 환자들을 위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고, 전 구성원이 모이는 연말모임에 환자들을 초청해서 투병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그들이 자사의 제품들로 어떤 도움을 받고 있는지를 직접 듣도록 함으로써 일 몰입을 촉진하고 있다.다음으로 구성원이 어떤 일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것을 선택하고 결정했다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즉, 스스로 ‘원하는 방식’으로 일해야 하며, 심지어 지루한 일이라도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난이도를 높여나가면 몰입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잡 크래프팅(job crafting)’ 혹은 ‘직무재창조’다. 직무재창조는 주어진 직무를 그대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직무수행자가 주도적으로 과업의 범위를 바꾸고, 과업의 의미와 관계를 다시 설정하며, 다른 사람과의 직무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예를 들어 병원의 청소업무 담당자가 자신의 일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료의 일환으로 재정의할 수 있다. 또, 일반기업의 구성원은 자신의 직무를 과업 단위로 구분한 후 자신의 동기, 강점, 열정과 부합하는 과업은 비중을 늘리고 그렇지 않은 과업은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직무를 스스로 재창조할 수 있다. 직무재창조는 자신의 일에 통제권을 갖고, 일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만들며, 다른 사람과 연결되려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욕구에서 비롯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업무집중도 향상방안으로 직무재창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직무재창조가 결과적으로 몰입과 집중도를 향상시킬 수는 있지만, 구성원들에게 직무수행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설명한 ‘하고 싶은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수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몰입은 사실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최근 직무설계의 두 가지 흐름에 대응하는 것이다. 일의 관계적 성격이 증대되는 추세에 대응하는 관계적 직무혁신과 일하는 사람들의 주도적 태도와 역할을 강조하는 주도적 직무혁신이 그것이다. 몰입은 구성원의 능력을 개발하고 자존감을 높이며 성장경험을 제공한다. 모두 밀레니얼세대 구성원들이 직장에서 가장 바라는 요소들이다. 일 몰입은 집중근무제, 스트레스 관리, 사명에 대한 공감을 강조하는 리더십과 같은 요소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업무의 자율성과 직무의 사회적 영향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직무혁신을 통해서만 일에 대한 강력한 몰입이 일어난다. 정명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인사조직 교수로서 조직관리, 사회적 네트워크, 고성과 팀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사조직학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사조직연구(한국인사조직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매니지먼트 이론 2.0(2019, 클라우드나인)」, 「K-매니지먼트 2.0(2016, 클라우드나인)」, 「휴먼 네트워크와 기업경영(2005,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s://www.ewha.ac.kr/mbs/ewhakr/jsp/sprofile/sprofile_List2.jsp?id=ewhakr_030109020000&cateId=32&categoryName=organization
-
[유영만 교수] 실천과 변천: ‘실천’해야 이전과 다르게 ‘변천’한다!
실천하지 않고 검토를 거듭하다 천박해진 사람들의 공통점실천은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실천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여러 가지다. 실천이 의도대로 되지 않는 이유는 실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들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천하기 전에 너무 많은 준비를 하거나 계획을 완벽하게 수립하다 실기(失機)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대기업에서 5년간 실무체험을 한 적이 있다. 많은 일들이 기획 관련 업무라서 실천 이전에 계획을 수립하고 그 타당성을 검증하는데 투자되는 시간과 노력이 실천하는 노고보다 더 많았다. 1년을 가까이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다 결론은 하지 말자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서 결국 종이 위에서열심히 검토하다 사장된 계획도 있다. 계획은 오로지 실행되는 가운데 그 가능성과 한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실행하기 이전에 가능하면 완벽하게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려는 성향과 습성 때문에 어떤 계획은 실천에 옮기기도 전에 물 건너가는 경우가 많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다간 완벽하게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계획의 적용대상은 급격한 환경변화로 더 이상 계획이 통용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흘러버리기도 한다.대기업에서 국립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학기 중에 해외 학회 발표를 하기 위해 출장을 신청한 적이 있다. 교무위원이 모여서 장기간 검토를 거듭했다. 학회날짜는 다가오고교 무회의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기 중에 출장 간 관례가 없다는 이유다. 그래서 그냥 출장을 갔다 왔다. 이미 학회에 갔다 왔음에도 교무회의는 아직 검토 중이다. 이미 끝난 사안을 검토하는 교무위원 회의에 강한 회의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검토는 그만하고 생각을 검증하는 실천이 중요하다한국인이 지니고 있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이 바로 검토능력이라고 한다. 지나치게 생각을 많이 하면 행동하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NATO는 북대서양 조약기구가 아니라 No Action Talking(또는 Thinking) Only의 약자다. 행동하지 않고 검토를 계속하거나 생각의 꼬리를 물고 생각만 계속하는 사람을 지칭해서 나토(NATO)족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NATO에 가입해서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다 적극 검토하는 세계 최강국 대열에 이미 들어섰다. 검토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정말 구토(嘔吐)가 나올 지경이다.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 중의 하나가 바로 검토능력인 이유는 검토를 거듭하다 적극 검토하는 일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안이라도 검토에 검토를 거듭한다. 그리고 검토하고 검토해서 적극 검토해본 결과 다시 검토할 일정을 잡는다. 검토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다 보니 검토하는 다양한 위원회가 난립한다. 위원회가 너무 많이 운영되다 보니 위원회를 관리하는 위원회가 생길 정도다. 그 위원회도 1년 내내 검토에 검토를 거듭하다 해를 넘기고 다시 검토를 시작한다.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대정부 질의할 때 조목조목 따지면서 답변을 요구한다. 그럼 장관이 “검토해보겠다.”고 대답한다. 국회의원은 성에 차지 않아서 더 적극적으로 따지고 물어본다. 그럼 장관은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대답한다. 적극 검토하는 와중에 이미 세상을 바뀌었고, 검토하는 사안은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전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도 미리 당겨서 그 위험과 두려움을 고민하고, 안 해도 되는 걱정을 계속하다 보면 생각이 지속된다. 그 때문에 가슴으로 느낌이 오면 그 느낌에 잇달아 생각을 시작하기 전에 뭔가를 결단하고 즉시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이 시작되면서 행동으로 옮기기는 불가능에 가까워진다.너무 생각만 하지 말고 조금 생각하고 의심쩍어도 일단 행동해보고 실천에 옮기면서 안 되면 이전과 다르게 시도하면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실천하지 않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느낌이 왔을 때 바로 몸을 던져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머리는 그때부터 안 해도 되는 이유나 합리화를 시작한다.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작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 그냥 시작하지 않으면 다양한 변수를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이해타산을 따지기 시작한다. 실패할 수 있는 가능성과 실천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요인을 미리 앞당겨 생각하면서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의 꼬리를 물기 시작한다. 생각이 거듭될수록 생각하는 머리는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이유들을 둘러대기 시작한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위대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엄청난 아이디어를 품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생각은 생각으로 끝나고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이다. 생각과 아이디어는 현실이라는 텃밭에서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은 하찮은 생각을 갖고 있어도, 별 볼 일 없는 아이디어를 품고 있어도 그 생각과 아이디어를 갖고 과감하게 도전하면서 바로 행동하는 사람이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실천에 즉시 옮기는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리더다.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다시 시도하면 된다. 넘어지고 자빠지면 일어나면 된다. 실패하면 패인을 분석하고 다음에 다시 실패하지 않도록 이전과 다르게 시도하면 된다.실행하기 전에 방법을 구상하는 게 아니라 실행하면 방법이 떠오른다지금 당장 생각은 그만하고 행동하면서 실천에 옮기다 보면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던 생각이 쓸 데 없는 생각이었다는 점이 드러난다. 생각이 쓸 때가 되면 쓸 데 있는 생각으로 드러나는 유일한 방편도 바로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경우다. 쓸 때가 되면 쓸 데가 생긴다. 쓸모없는 생각은 없다. 다만 생각만 계속하면 진짜 쓸모없는 생각이 나온다. 쓸모있는 생각은 행동하면 나타난다.“일단 내 앞에 있는 조잡한 도구로 시작하라, 망치로 삽을 만들면 삽으로 사과나무를 심고 사과 열매를 팔면 책을 살 수 있다. 시작을 해야 능력의 확장이 일어난다.” 은유의 『글쓰기의 최전선(55p)』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시작하기 전에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를 너무 오랫동안 고민한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수록 고민은 해결되지 않고 더욱 생각하는 고민만 꼬이기 시작한다. 망치로 삽을 만들기 전에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고민하면 삽으로 사과나무를 심을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다. 일단 시작하면 지금 취하는 행동이 다음 행동을 위한 아이디어를 불러오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면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 떠오른다. 망치로 삽을 만들어서 결국 사과를 팔아서 책을 사는 과정까지 책상에 아무리 기획을 해도 잘 진전되지 않는다. 일이 생각보다 효과적으로 추진되는 경우는 어느 정도의 구상을 갖춘 다음 일단 시작할 때 많이 일어난다. 시작하지 않으면 어떤 시작도 할 수 없다. 시작하는 시행착오가 판단착오를 줄여주고 결과적으로 시작된 일이 검토 중인 사안보다 훨씬 효과적인 산출물을 만들어낸다.실행하면 실행하기 전에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도 떠오른다. “방법을 가지고 쓰는 것이 아니라 정말 쓰고 싶어 하면 손이 움직인다. 대상이, 상황이, 문제가 길을 알려준다. 가난한 어머니가 별 재료 없이도 어떻게든 음식상을 차려내듯 글쓰기란 백지 위에 펜으로 어떻게든 뭘 적어 내는 것이다. ‘어떻게든’은 눈물겨운 것이다. 방법은 실행 속에 있다.”이영광의 『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197쪽)』에 나오는 말이다. 모든 사람이 다 계획을 갖고 실천하지 않는다. 물론 어느 정도의 계획은 필요하다. 아무렇게나 즉시 실천에 옮기라는 말이 아니다. 실천을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한 간절한 열망,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 오랫동안 화두로 고민하면서 기회를 엿보면서 키워온 심각한 문제의식은 어떤 방법이나 수단보다 강력한 임팩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식이나 문제의식으로 출발하면 생각했던 마음속의 장애물이나 걸림돌은 오히려 디딤돌로 작용하면서 무서운 추진력이 생긴다. ‘방법은 실행 속에 있다’는 말은 완벽한 계획수립이나 준비 자체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일을 시작하지 않는 완벽주의자에게 주는 경고이자 금언이다. 「시작하라/다시 또다시 시작하라」로 시작하는 엘렌코트의 시,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이라는 이 시에는 ‘완벽주의자가 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라’는 말이 나온다. 완벽주의자로 살아가면서 완벽하게 생각만 하지 말고 우선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훨씬 많은 체험적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말이다. 완벽하게 시작하려다 그 어떤 경험도 해보지 못하고 기회를 놓치는 것보다 우선 시작하고 시도하면서 몸으로 깨닫는 체험적 지혜를 쌓아나가는 길이 가장 소중한 깨달음을 얻는 방법이 아닐까.행동이 통찰을 낳고 실천이 영감을 불러온다“무엇 하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가 성공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무슨 일이든 다 시도해보는 것이다. 놀이하듯 즐겁게, 그리고 일시적이고 즉흥적으로 해보는 것이다.”빈스 에버트의 『세상에서 가장 기발한 우연학 입문(330p)』에 나오는 말이다. 시도하면 왜 안 되는지 몸으로 느낌이 온다. 언어화시킬 수 없는 놀라운 체험적 각성이 지혜로 축적되면서 경지에 이르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체득하는 것이다. 하다 보면 내 생각이 얼마나 관념적이고 현실논리와 동떨어진 허무맹랑한 몽상이나 망상이었는지도 뼈저리게 느낀다. 생각만 갖고서는 세상의 흐름을 뒤집는 놀라운 통찰력을 얻어낼 수 없다.“통찰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 행동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칩 히스와 댄 히스의 『순간의 힘(137p)』에 나오는 말이다. 생각이 통찰을 낳기보다 행동이 통찰을 낳는다는 말에서 여전히 생각보다 실천 속에서 이전과 다른 놀라운 깨달음이 쏟아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생각만 해본 사람은당해본 사람을 못 당한다. 앉아서 계속 생각의 꼬리를 물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가서 생각지도 못한 일을 당한 사람의 생각을 따라갈 수 없다. 몸으로 익힌 생각의 변화는 머리로 계산하는 생각을 언제나 능가한다. 그래서 프로는 언제나 어제와 다르게 몸을 움직여 실천하면서 근육기억(muscle memory)으로 자신의 몸을 관리해나간다. 근육기억은 머릿속의 기억보다 본능적으로 작동하며 더 정확하다. 머리가명령을 내리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몸의 기억이경지에 오른 사람의 설명할 수 없는 체험적 지혜다. “아마추어가 영감을 기다릴 때 프로는 작업한다.”사실주의 화가, 척 클로스(Chuck Close)의 말이다. 프로는 오늘도 어제와 다르게 조금 더 노력한다. 어떻게 할 것인지를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고 일단 몸을 움직여 어제와 다른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할 뿐이다. 영감은 무수한 실천 속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기적의 선물이다. 마감 시간만 기다리며 생각을 거듭하는 사람에게 영감은 영원히 다가오지 않는 감각적 깨달음이다. 영감은 오로지 갈급한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으로 치열하게 문제와 싸우는 사람에게만 다가오는 영혼을 울리는 감동이다. 아마추어는 오늘도 상황이 좋지 않다느니,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느니, 준비가 덜 되었다느니 등과 같은 핑계를 찾아내느냐고 분주하다. 프로는 오로지 묵묵히 어제와 다른 실천을 진지하게 반복할 뿐이다.“발명은 천재가 하는 거고, 발견은 성실한 사람이 하는 거다.” 「월간 윤종신」의 발행자, 가수 윤종신의 말이다. 성실한 사람은 꾸준히 자신에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다 보면 어제와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한다. 발견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 관점의 전환과 더불어 진지한 노력이 합작해낸 감탄사다. 발견하고 싶으면 색다른 생각이 나에게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몸을 던져 현장에서 시도하고 실험하라. 완벽한 때를 기다리다 몸에 때만 낀다.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그 가운데 축적된 철학과 가치는 수많은 공기업과 대기업, 언론과 방송 등에서 공유되고 있고, 최근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독서의 발견』, 『지식생태학: 생태학, 죽인 지식을 깨우다』, 『체인지(體仁智)』를 출간하며 지금까지 85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집필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www.010000.pe.kr/2012/[블로그] https://blog.naver.com/kecologist/221677004300[트위터] https://twitter.com/kecologist[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cologist[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ecologist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세바시] 공부는 망치다https://www.youtube.com/watch?v=XZj2Cb2uBVM[세바시] 세상을 지배할 전문가의 새 이름 브리꼴레르https://www.youtube.com/watch?v=fGUR78IPulY&t[어쩌다 어른(유료)] 잠든 지식을 깨우다https://tv.naver.com/v/3828590KBS1 아침마당, 여성공감, 강연 100°C 등 명사초청 특별강연KBS2 여유만만 고품격 인문학 토크쇼 출연MBC 허참의 토크앤조이 명사초청 특별강연MBN 신동엽의 고수외전 출연SBS 화통 출연EBS 초대석 공부는 망치질이다 출연YTN 바로 서는 대한민국 캠페인 출연그 외 다수 강연최신 저서(총 85여 권 저술)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관계 에세이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 강의실에서 만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강연을 통해 국내외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우리 개개인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주체이자 타인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조건임을 깨닫고, 인간관계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해왔던 내용을 이 책에 차분히 풀어냈다.독서의 발견유영만 교수는 스무 살 시절, 공고를 졸업하고 발전소에서 근무하던 어느날 한 권의 책을 발견하고 읽게 된다. 바로 고시체험수기집이었다. 공고생이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기가 담긴 책을 읽은 후, 그 길로 고시공부를 시작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신나는 공부는 아니었다. 고시공부하던 책을 모두 불살라버린 후 읽고 싶은 책을 읽은 그는 한양대에 교육공학과에 입학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로 일하면서 탐독가이자 지식생태학자로서 즐거운 공부를 하고 있다.지식생태학지식생태학은 이처럼 생태학적 문제의식으로 당시의 지식경영 담론이 펼치고 있는 한계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탄생한 학문적 결과물이다. 『지식생태학』은 2006년에 썼던〈지식생태학〉의 단순한 개정 증보판이 아니다. 당시에 가졌던 문제의식은 지식이 ‘경영’ 또는 ‘관리’와 만나지 말았어야 될 ‘잘못된 만남’이라는 데서 출발했다. 지식은 끈적끈적하고(STICKY), 불가시적이며(INTANGIBLE), 철저한 관리를 해도 외부로 샐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걸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려는 불필요한 노력이 전개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이었다. 지식은 본래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 분리시켜서 생각할 수 없다. 지식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몸에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머리로 자연을 이해하는 것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소중함을 역설한 레이첼 카슨의 명언이다. 마찬가지로 나무를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책상에 앉아서 나무에 관한 책을 수십 권 보는 것보다 직접 나가서 나무를 만나 말도 걸고 어루만지면서 나무가 살아온 지난 삶의 여정을 조용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 유영만 교수는 나무 예찬론자다. 나무에 대한 그의 애정은 앎과 사유에서 그치지 않고 느끼는 데까지 나아간다. 나무의 근본과 본질, 원리와 이유, 방식과 식견에 대한 그의 사유를 책으로 정리하면서도 그 역시 나무 전문가에 머물지 않고 나무를 느끼고 나무와 함께 놀면서 숲을 이해하고 우주를 꿰뚫어보기 위해 노력했다. 『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는 나무에 관한 물음표에 한 가지 느낌표를 더해주는 안내서이자, 나무를 느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우리 머릿속의 고정관념과 습관, 타성이라는 사각의 틀에 갇혀 사각사각 죽어가는 생각을 일깨우기 위한 일종의 응급처방전이자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유쾌한 제안서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저자는 이 책에서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품고 행동을 바꾸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와 참신한 발상, 톡톡 튀는 문체로 소개한다. 감수성, 상상력, 역발상, 창조성, 체인지, 전문성, 학습력 등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생각을 하려면 꼭 알아야 할 요소인 9가지 주제를 통해 새로운 생각의 가능성을 죽이는 ‘사각지대’에서 벗어나 놀라운 ‘생각지대’의 여행길로 우리를 안내한다.곡선으로 승부하라‘빨리빨리’ 성장주의, 성과지향적인 자기계발 방식은 과거에는 어떨지 몰라도 현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할 수 없는 시대, 문제는 열정·노력이 아니라 앞만 보고 내달리는 직선형 삶의 방식에 있다. 이 책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에서, 속도가 아니라 ‘밀도’로 경쟁하는 데서 해답을 찾았다. 획일화보다는 다양성, 목표보다는 여정, 경쟁보다는 화합, 정면돌파보다는 유연성 등 이 책에 담긴 자기성장의 절대법칙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공부는 망치다로봇은 인간과의 경쟁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과거의 그 어떤 변화와도 비교할 수 없는 혁명적인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는 앞으로는 ‘무엇을 배워서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무슨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하면 이런 변화의 파고를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것이다.
-
[김상균 교수] HRD에 재미를 가미하는 스토리텔링
소설, 드라마, 영화, 웹툰과 같은 미디어 컨텐츠와 동료들과의 티타임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그것은 그 중심에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 컨텐츠의 핵심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며, 동료들과의 티타임이 즐거운 이유는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스토리를 하나로 묶어서 정리해간다는 점이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스토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두가 좋아하는 스토리의 힘으로 HRD에 재미를 더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게이미피케이션 컨텐츠는 흥미로운 미션, 미션 완료로 얻는 포인트, 포인트를 모아서 받는 뱃지와 레벨업 기회, 스토리, 전체 여정 지도, 리더보드(Leader Board) 등으로 학습자에게 재미를 선사하며 몰입하게 만든다. 그러나 교육 게이미피케이션 컨텐츠는 게임이 아니다. 따라서 학습자와 컨텐츠의 특성을 고려해서 꼭 필요한 일부 요소만 활용해야 한다.A기관은 시뮬레이션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여러 업무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효율적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훈련을 진행했었다. 그런데 업무 상황 간에 연관성이 부족했고, 제시하는 내용은 너무 무겁고 진지했다.그 결과 참가자들은 재미보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훈련 상황 전체를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로 바꿨다. 퀘스트 4개를 놓고 도입, 성공, 실패, 마무리 스토리를 구성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각 퀘스트에서 학습자가 성공할 때와 실패할 때 서로 다른 이야기를 보여줬고, 실패했을 때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퀘스트를 반복하는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여기에서 학습자들은 인터랙션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경험을 했으며,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구성했기 때문에 몰입감도 높아졌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내용 구성과 서사 구조 측면에서 일반 소설과 유사하며, 도입 스토리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낮에 내린 비 때문인지 계절에 맞지 않게 쌀쌀한 저녁이었다. 집으로 향하는 마지막 모퉁이를 도는데, 남루한 복장의 노인이 벽에 기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냥 무시하고 갈까 하다가 노인이 내뱉는 기침에 발걸음을 멈췄다.“어르신 괜찮으세요? 어디 많이 아프세요?”노인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노인의 거뭇거뭇한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고, 입고 있는 점퍼는 의류 수거함에도 못 넣을 정도로 낡아보였다.“어르신, 혹시 가족들에게 제가 전화라도 해드릴까요?”노인은 말없이 그저 내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 머쓱한 마음에 걸음을 한 발 떼는데, 노인이 입을 열었다.“나도 예전에는 거기에 있었어. 그러고 보니 대략 자네 정도 나이였지.” “네? 거기요? 혹시 저를 아세요?”“알지. 알아야지.”“그게 무슨 말씀이시죠?”“모두가 자네를 알게 될 거야.”“어르신 그게 무슨?”“콜록콜록, 음. 좀 힘들군. 미안하지만 이 전화로 우리 집에 통화 좀 해주겠나. 단축번호 1번이야.”이런 구성 방식에서 학습자는 이야기 전개를 위한 중간 매개체로 학습 컨텐츠를 인식하며 본인이 어떻게 컨텐츠를 소화하는가에 따라 이야기가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된다. 수동적으로 이야기를 듣지 않고 능동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라는 영화는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여러 개의 엔딩 중 하나를 제공하며 차별성을 준다. 물론 다중 분기 스토리텔링이 전통적 영화의 스토리텔링보다 좋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게 해준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이번에 소개한 내용을 체감하고 싶다면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를 시청해보길 권한다. 김상균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세상을 재미있게 바꾸고 싶다는 꿈을 갖고 게이미피케이션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으며, 강원대학교 교육상, 최우수수업상, 한국공학교육학회 우수강의교수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 『기억거래소』, 『Gamification in Learning & Education(Springer)』 등이 있다. 국내외 주요 기업과 기관의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를 50회 이상 수행했으며 다양한 컨텐츠를 창작해서 보급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s://gamificationlab.live/[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aviour2007주요 강연 이력 및 영상[사이언스레벨업] 게임, 세상을 플레이하다https://www.youtube.com/watch?v=wrrg6ivk8pg[QUESTSCHOOL] 김상균 교수의 'GAMIFICATION(게임화)'https://www.youtube.com/watch?v=T0etAdAEZnQ&list=PLANXLkYm1FHzgmWdINgmOKygiOmIDEy3N[게임과학포럼] 인생을 플레이하자! 당신 삶을 42% 개선시키는 게임https://www.youtube.com/watch?v=qRtdopDs1zk그 외 다수 강연최신 저서 가르치지 말고 플레이하라학습을 하는 이유는 외부의 정보를 단기간에 많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인 목적은 문제해결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인 게이미피케이션은 현재 기업의 HRD 담당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자는 “들으면 잊는다. 보면 기억한다. 행동하면 이해한다. 플레이하면 변화한다.”라고 강조하며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야말로 HRD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기억 거래소과학기술은 문학적 상상력에 영향을 주었고, 그 상상력으로 어디까지 실재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SF는 현재의 기술에서 한 발자국 앞서서 우리의 소망을 문학으로 구현하는 것이라 한다. 저자는 기술과 인간에 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기억 때문에’, ‘기억을 소재로 하여’ 벌어지는 인간사를 실감나게 그리면서, 기억 상품을 만들어내고 그 상품을 거래하는 방식은 마치 최근의 과학 전문 저널에서 읽은 논문처럼 생생하다. 『기억 거래소』는 우리가 특정한 꿈을 만들어내고 또 사람의 뇌에 영화를 틀듯 틀어주는 일이 가능할 때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
[양재완 교수]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와 조직성과
기업의 경영에 있어 인건비는 고용주에게 큰 부담을 가져오기 마련이며, 많은 경영자는 인건비 관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USA Today』를 발행하는 ‘개닛(Gannett)’의 크레이그 더보우(Craig A. Dubow)는 CEO로서 5년의 임기 동안 인건비 절감을 통한 운영의 효율화를 실현했다. 이때 기업의 경영에 있어 구성원이란 존재는 최소화해야 할 비용일까, 아니면 경쟁우위를 창출하기 위해 사용해야 할 조직의 자원일까? 경영학자 제이 바니(Jay Barney) 교수는 자원기반이론(Resource-Based Theory)을 통해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조직의 자원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나 사람이 과연 그러한 자원의 조건에 부합하는것일까. 이러한 의문에 관해 개닛과 ‘사우스웨스트항공사(Southwest Airlines)’의 경영 사례를 통해 인적자원관리와 조직성과 간의 관계를 살펴본다.기업을 경영하며 매달 발생하는 인건비는 고용주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실제 많은 경영자는 인건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일간지인 『USA Today』를 발행하는 개닛은 지난 2005년 ‘Gannett Broadcasting’ 부문을 총괄하던 크레이그 더보우를 회사 전체의 President 겸 CEO로 발탁했다. 크레이그 더보우의 취임은 경영진과 이사진이 오랜 기간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었으며, 그를 향한 조직의 리더들과 구성원들의 기대는 남달랐다. 특히 그가 방송 부문을 이끌 당시 보여줬던 탁월한 성과와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그를 개닛의 미래를 책임질 최적의 인물이라고 확신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크레이그 더보우는 취임 후 매년 6%-16%에 해당하는 인력감축을 실시했고, 이를 통해 매우 높은 수준의 비용감축과 조직운영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었다. 특히, 개닛은 주가수익비율(price/earnings ratio)과 주당 순이익(earnings per share)에서 큰 향상을 보였다.그러나 크레이그 더보우의 경영방식에는 많은 아쉬움도 남는다. 그가 자신이 경영했던 회사의 구성원들을 성과창출을 위한 자원이 아닌 최소화해야 할 비용으로 간주하는 경영방식을 추구했다는 점 때문이다. 제이 바니 교수의 자원기반이론에 따르면, 기업 경영에 있어 구성원이란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데 유용한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경쟁우위는 기업이 내부에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효율성과 역량의 수준에 따라 결정되며, 이러한 자원과 역량은 다음 네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것은 각각 가치(valuable), 희소성(rare), 모방불가능성(inimitable), 조직화(organization)로 사람은 이러한 기준에 매우 잘 부합하는 기업의 자원이라 할 수 있으며, 기업이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연구에 의하면 위에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들은 매우 긍정적인 업무 태도와 행동을 보여주며 높은 성과를 달성했고, 생산현장에서도 생산성이 향상되거나 제품의 불량률 및 자원의 낭비가 현격하게 줄어들었으며, 매출 및 순이익과 같은 재무적 측면의 기업 성과도 높게 유지되는 것이 발견됐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우리나라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된 다수의 연구에서도 결과는 동일했다. 또한 수많은 실증연구의 샘플을 체계적으로 수집 및 통합해서 분석하는 메타연구에서도 결과에 차이는 없었다. 언급한 결과물들은 모두 전략적 인적자원관리가 기업 성과에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를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라 할 수 있다.아울러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독특한 경영방식을 지속해서 유지하며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의 효과성을 보여준 매우 훌륭한 사례다. 미국의 대표적 저가 항공여객운송서비스업체인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업계 내의 치열한 경쟁과 경기하락에도 수십 년에 걸쳐 지속적인 흑자행진을 보였다. 일례로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1990년 초 걸프전에 의한 유가상승 흐름에서도 미국 내에서 흑자운영을 기록한 유일한 업체였다.이렇게 탁월한 경영성과의 이면에는 그들만의 독특한 경영방식이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그들이 가진 최고의 경쟁우위는 세계적 수준의 팀워크(World-class teamwork)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탁월한 팀워크를 만들어 내기 위해 펀(fun) 경영, 가족주의 경영, 구성원 중심 경영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해서 다음 운항 준비(정비, 청소, 식음료 공급 등)에 필요한 ‘ground turnaround’ 시간의 최소화를 달성했고,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노선운영에 필요한 항공기 대수의 축소, 운항지연(delay)의 감소, 저렴한 항공티켓 판매라는 혁혁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인적자원 중심의 경영은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급격한 성장으로 이어졌고, 근거리 항공노선시장의 60%를 점유하는 대형 항공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물론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성취가 매우 인상적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혹자는 크레이그 더보우가 CEO로서 개닛의 수익을 창출한 경영방식에도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크레이그 더보우의 방식에 공감하는 이들은 ‘인건비를 효과적으로 축소하면 운영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지 않은가’ 혹은 ‘경영자에게 굳이 구성원들이 웃고, 행복하게 해 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할 수 있다. 확실히 회사란 곳은 즐기러 가는 곳이 아니라 일하러 가는 곳이 아니던가. 그러나 2011년 크레이그 더보우가 건강상의 문제로 CEO의 자리에서 은퇴할 때 많은 사람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CEO에 취임하였을때의 주가는 70달러에 육박했었지만, 5년 후 은퇴 당시 주가는 10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의 임기 동안 많은 사람은 일자리를 잃었으며, 개닛은 인재풀이 축소되어 기업가치가 하락했다. 아울러 실업자의 양산은 미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결국 크레이그 더보우가 보여준 경영효율화는 성과향상의 신기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양재완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학부와 대학원에서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글로벌 인적자원관리, 조직행동론, 인적자원관리, 연구세미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리더십학회 등에서 이사, 상임이사, 편집위원, 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며,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일터에서의 무례함과 태움, HR Analytics, 리더십에 관한 주제로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biz.hufs.ac.kr/index.php?mid=faculty&category=223&document_srl=289
-
[이인석 교수] 집단역학과 복수노조
집단역학은 개인 단위를 넘어선 집단의 특유한 운동 법칙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때 집단에서 타인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과업 수행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사회적 각성이론(social arousal theory)에 따르면 타인의 존재는 감정적 각성을 일으켜서 우세하고 접근 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과 우세하지 않으며 접근 불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을 하게 한다. 우세한 반응이 과업에 적합하다면 과업 수행은 증진되며, 적합하지 않다면 과업 수행은 나빠진다. 그래서 자신의 정확한 역량 수준과 집단의 위치 및 특성을 인지해야 한다. 이번에는 다양한 과업을 수행했을 때와 복수노조 사례를 통해 집단역학의 특성을 통찰해보고자 한다.사이클 선수는 연습장에서 혼자 트랙을 돌 때보다 다른 선수와 경주할 때 속도가 빨라진다. 아동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아동들은 각자에게 낚싯줄을 릴에 빨리 감도록 했을 때보다 함께 모여서 줄을 감도록 했을 때 훨씬 빠르게 줄을 감았다. 실험에 참여한 아동들에게는 지금 서로 경쟁하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물론 단순히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과업수행이 영향을 받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영향 요인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더욱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낚싯줄 감기와 같은 기계적 과업 수행을 포함해서 단어연상 과제나 반박문 작성과 같은 인지적 과업 수행 실험을 추가로 진행했다. 실험 결과 사회적 촉진효과(social facilitation)를 발견할 수 있었다. 즉, 다른 사람이 있을 때 과업 수행이 더욱 촉진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업 수행 시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거나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험에서 다른 사람들은 그저 함께 있기만 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사회적 촉진효과를 발전시킨 것이 사회적 각성이론(social arousal theory)이다. 사회적 각성이론은 단지 다른 사람의 존재가 감정적 각성의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이론에서는 ‘우세하며 접근 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과 ‘우세하지 않으며 접근 불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의 두 가지 개념을 사용한다. 전자는 학습이나 연습을 통해서 이전에 많이 경험해 본 것에 대한 반응을 말한다. 그에 비해 후자는 잘 배우지 못했거나 경험이 없는 것에 대한 반응을 뜻한다. 예컨대, 10년 동안 해금을 연주했고, 얼마 후에 많은 사람 앞에서 연주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혼자서 연습하던 때와 비교해 본다면, 여러 사람 앞에서 연주할 때 더 잘하게 될까, 혹은 더 못하게 될까? 다른 경우로 이전에 춤을 춰 본 적이 거의 없는데, 동아리 행사 때 여러 사람 앞에서 춤을 춰야 해서 친구들과 며칠 동안 늦도록 춤을 연습했던 사례를 생각해보자. 이때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과 없는 상황 가운데 어떤 경우 춤을 더 잘 출 수 있을 것인가? 해금 연주는 이전에 많이 연습해서 충분한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과제에 대해 숙련되어 우세하며 접근 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춤은 우세하지 않으며 접근 불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사회적 각성이론에 따르면10년 동안 해금을 연주해서 역량과 경험이 모두 축적된 사람에게 타인의 존재는 긍정적 각성을 일으킬 뿐 아니라 우세하고 접근 가능한 자극이다."그런가 하면 복수노조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다. 지방의 버스회사인 A사는 조합원이 223명인 대표 노조와 조합원이 12명인 두 개의 노조가 노조 사무실 문제로 다투고 있다. 대표노조는 현재 20평 남짓한 노조 사무실이 조합원 수에 비례해서 1/n 분할이 가능하다고 하며, 소수노조는 사무실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최소 4평이 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수도권에 있는 B병원은 의사 가운데 10명이 가입한 소수노조와 간호 및 보건직 가운데 310명이 가입한 대표노조가 있으며, 여기에서 의사노조가 교섭단위 분리를 요구해서 다툼이 일어났다. 의사노조는 고용불안 해소가 목적이며 임금을 더 받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고, 대표노조는 의사노조가 스스로의 어려움에 대해 의논하거나 찾아온 적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언급했던 해금연주와 춤, 복수노조 사례를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은 사회적 각성이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론에서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각성을 일으키며, 이것이 우세하거나 우세하지 않은 반응을 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때 우세한 반응이 과제에 적합하거나 부합되는 것이라면 과업수행은 증진된다. 하지만 적합하지 않은 경우, 과업수행은 혼자 할 때보다 더 나빠진다. 해금연주는 숙련된 과제, 즉 잘 학습했고 오랜 경험도 있기 때문에 관중들이 있을 때 더 연주를 잘하게 되었다. 반면 서툴 뿐 아니라 이제 막 학습하기 시작했던 동아리 행사를 위한 춤은 사람들 앞에 섰을 때 더 못하게 됐다.복수노조의 경우 ‘자주적 조합 활동’과 ‘임금 인상을 위한 파이 확대’라는 우세하며 자주 접해왔던 자극(목표)에 적절히반응(투쟁)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단지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필요가 있다.정리하면 집단에서 타인이 과업 수행을 지켜보는 위치에 있다면 자신의 역량 수준에 따라 부담을 주거나 힘을 실어주는 존재로 기능하며, 과업을 함께하는 존재라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인석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조직행동이론, 인적자원관리, 리더십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개인 웹페이지[홈페이지] http://insuklee.sogang.ac.kr/insuklee/index.html
-
[문형구 교수] 관점의 전환으로 발현되는 리더십과 배려
현재 우리 사회는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면서 편향된 시각으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전혀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고, 오히려 무조건 비판하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입장을 공감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사회지도층과 같은 리더의 경우 군림하기보다는 부하가 처한 상황이나 생각을 배려하는 공감과 소통 능력이더욱더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래서 리더가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는 것의 의미와 진정한 배려는 어떻게 가능한지 관점 택하기(perspective taking)란 개념을 통해서 알아보고자 한다.사마천의 『사기(史記)』 중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의 주인공 오기(吳起) 장군은 논란이 많은 인물이지만 부하와 침식을 같이 하며 생활할 정도로 부하를 아꼈던 리더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관한 일화 중 부하의 종기를 빨아 치료해 주었다는 오기연저(吳起吮疽)는 리더의 배려에 관해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오기 장군이 졸병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 치료해 주자 그 소식을 들은 졸병의 어머니가 크게 슬퍼하며 울었다. 이는 지난날 졸병의 아버지 역시 모시던 장군의 정성에 감격하여 전쟁터에서 용감히 싸우다 전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어머니는 아들도 죽을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애통해며 통곡했다고 한다.오기 장군은 왜 부하의 종기를 빨아 치료해 준 것일까? 종기로 고통받는 부하의 아픔에 대한 인간적 연민의 순수한 발로였을까, 아니면 고도의 동기부여 수단이었을까? 부하의 마음을 얻는 것이 자신이 바라는 바, 즉 전쟁터에서 죽기 살기로 싸우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부하를 배려한다는 것은 결국 리더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 오기 장군이 자신의 명망을 위해서 부인을 살해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보면 그가 부하의 아픔에 진정으로 공감했다기보다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행동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위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부하에 대한 진정한 배려란 무엇이고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진정한 배려는 상대방의 관점에 서서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이 바라는 바를 행하며 궁극적으로는 공유된 현실(shared reality)에 이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제시된 개념이 관점 택하기(perspective taking)라 볼 수 있다.관점 택하기는 다른 사람의 가치와 욕구를 이해하고 그들의 관점을 택하는 다면적인 사회-인지적 기술이라고 정의된다(Parker & Axtell, 2011). 다른 사람의 관점을 택하게 되면 서로 간의 상호작용을 촉진시켜 대인 간 교환관계가 더 부드럽게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호의적인 결과는 대상자 개인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에 대해서도 호의적인 태도와 행동으로 이어진다.또한 다른 사람의 관점을 택하게 되면 감정적인 측면에서 대상자에 대해 호감을 가질 뿐만 아니라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감정이입은 대상자가 처한 상황에 대한 타인 지향적 감정반응이다. 다시 말해, 대상에 대해 깊은 연민과 공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적 측면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지적 측면에서도 관점을 택하는 사람의 자아개념이 확장되어(malleability and expansiveness) 자신과 다른 사람(대상자)을 구별 짓는 경계가 희미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관점을 택하는 사람은 대상자와의 유사성을 갖게 된다. 즉 공유된 정체성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Goldstein, Vezich, & Shapiro, 2014). 그러면 성공적인 관점 택하기를 통해서 공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진정한 배려는 상대방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행동하며,공유된 현실에 이르는 것이다.리더라면 구성원을 배려해서그들과 같은 이상을 품고 목표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첫째, 다른 사람의 마음상태, 인식, 감정 느낌 등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면, 대체로 리더들은 여러 어려움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극복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어려움에 쉽게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즉 상대방의 마음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노인을 위한 포용적 디자인(inclusive design)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모습의 노인으로 분장하고 3년간 여러 도시를 돌아다녔던 패트리샤 무어(Patricia Moore)의 사례는 다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느끼며, 어떻게 세상과 그리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 했던 진정성이 느껴지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리더라면 부하들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나 자신의 선입견을 버리고 순전히 부하의 눈으로 그들을 인식해야 한다.둘째, 상대방의 마음 상태가 나와 꼭 같을 이유나 그럴 필요가 없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신의 자아속에 굳건히 서서(anchoring)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봐야 한다. 그러면 세상의 어떤 측면 때문에 서로 다르게 세상을 인식하고 있는지 알게 되고, 이를 통해서 ‘다름’과 ‘같아질 수 있음’의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다. 서로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할 때 비로소 같아질 수 있는 부분이 보이는 법이다.셋째,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해소함에 있어 자신의 관점을 고집하려는 자기편향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는 왜 쉽게 포기하니?’, ‘그런 정도의 어려움에 좌절하거나 주눅이 드는 나약함으로 앞으로 험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갈래?’ 하고 말하며 상대방이 아닌 자신의 관점에서 타인의 문제를 해석하는 경우 서로 다름을 해소하기 어렵다. 자신이 바라는 바만을 고집하지 않을 때 다른 눈으로 같은 것을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이어령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같은 자리에서 다른 이상을 추구하기(同床異夢)보다는 다른 자리에서 리더와 부하가 같은 이상을(異床同夢) 모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서로 다른 위치에 있더라도,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같은 이상을 품고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 문형구 교수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대한리더십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한국비영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조직행동, 기업윤리, 기업의 사회공헌, 비영리조직 등 경영성과 제고를 위해 다각적인 학문적 연구 및 실천적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