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규 교수] 신뢰 중심 인간관계 분석으로 구축하는 협업하는 문화와 네트워크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창의적이면서도 민첩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이 서로를 돕는 협업 문화 정립이 중요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조직에서 돕는 문화를 구축한다는 것은 동료들에게 도움을 베풀었을 때 상처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고 그들과 자신의 유익이라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네트워크 관점에서는 돕는 행위를 통해 긍정적인 평판이 형성되면, 이 평판에 대한 정보가 네트워크 전체로 확산되고, 긍정적인 피드백으로돌아올 때 돕는 문화가 잘 형성될 수 있다. 그러나 잘 연결된 네트워크가 신뢰를 형성하기도 하지만,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네트워크가 잘 연결될수 없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행동의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 그리고 행동의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가치를 공유하는 교육이 중요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협업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함께 업무를 수행하는 게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제도적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디자인하고구성원들 사이의 인간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경영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고 미래에 대한 예측도 불가능해지고 있다. 그에 따라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기업이 당면한 많은 문제는 여러 명의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쳐야 해결할수 있게 됐다. 학계에서도 예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연구가 단독 연구가 아닌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협업은 사람의 이기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쉬운 일이 아니다. 협업을 통해 얻어지는 성과, 지식, 기술 등을 독식하길 원하는 구성원들이 있다면 협업을 기대하기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조직은 이기적인 존재인 사람이 협업하도록 만들기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제도적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디자인해야 한다. 그러나 제도적인 해결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에게 당장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구성원들을 돕겠다는 이타적인 구성원들을 파악하고 이들을 통해 서로 돕는 문화를 형성하려면구성원들 간의 인간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하며 여기에서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누군가에게 받은 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주는 ‘Pay It Forward’ 문화『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의 저자 애덤 그랜트(Adam Grant)에 따르면 조직에서 가장 성과가 낮은 사람들은 남들에게 베푸는 ‘주는 사람(giver)’이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을 희생하면서까지 다른 사람들을 돕기 때문에 실제로는 조직 성과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이들이 잘 돕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주는 사람의 고충을 모르는 척하며도움을 요청한다. 결국 주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지쳐서 조직을 떠나게 되고, 이는 조직에 큰 손실이 된다. 따라서 HR 부서는 주는 사람들에게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HR 부서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어떤 도움을 받고있는지 그 흐름을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받는 도움에 비해 많은 도움을 베푸는 사람들을찾아 이 사람들의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점검하고 이들의 업무 부하를 줄여주며, 이들이 필요한 도움을 쉽게 요청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주는 사람들의 동료들을 돕는 행동이 지속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호혜의 원칙(norm of reciprocity)이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 미래에 어떤 보상을 바라고 도움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미래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은 조직의 성과에 매우 긍정적이다. 실제 구성원들의 근속기간이 길고 서로 간의 유대관계가 끈끈한 조직에서는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호혜의 원칙이 지켜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서로 돕는 문화를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문제는 구성원이 한 조직에 머무는 시간이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점차 줄어들고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한 인간관계에서 도움을 주고받는 것의 균형을 이루기보다는 내가 받은 만큼 다른 이에게베풀고, 또 내가 베푼 것을 다른 누군가에게 보상받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네트워크를 통한 사회적 자본 형성애덤 그랜트는 다양한 산업군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사람 역시 주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관해 그랜트는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matcher)’이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기꺼이 도움을 되돌려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당장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갚아줄 수도 있다. 그 방법은 바로 인정, 칭찬, 존중, 긍정적인 평가다. 이러한 것들이 쌓이면 주는 사람에 대한 긍정적 평판이 형성되게 되며, 이러한 평판은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내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나에게 불리한 결과로 돌아오지 않고 나에게 유익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내가 형성한 평판을 통해 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며, 이것이 나의 성패에 큰 영향을줄 때 비로소 돕는 문화가 잘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조직 구성원들 간의 네트워크는 바로 이러한 신뢰와 행동규범을 형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으로서 기능하게 된다. 아울러 큰 틀에서 호혜의 원칙이 지켜지고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가 쌓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다른 정보와 마찬가지로 평판에 대한 정보가 잘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가까운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평판에 대한 정보가 서로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쳐 공유될수 있도록 네트워크 구조를 살펴보아야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효율적으로 전달되는 정보는 험담(gossip)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험담이아닌 진실된 평판이 잘 전달될 수 있는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구성원들 사이의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각자의 행동에 대한 가치관을 공유해야 하고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을 일깨워주고이타심을 높이는 도덕성 교육이 필요하다."도덕성(morality)과 기업의 목적(purpose)네트워크가 정보의 다양성과 효율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잘 구축되었다고 하더라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정보의 내용이 건설적이고 생산적이지 않다면, 네트워크는 사회적 자본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부채가 되고 말 것이다. 다른 사람을돕는 사람을 인정하거나 칭찬해주는 대신 이들의 시간과 노력을 더 많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정보가 이용된다면 결국이들은 버티지 못하고 조직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신뢰는 사람들이 맺는 인간관계에 의해형성되기도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마음이 들어야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피상적인 인간관계는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내가 어려울 때 진심으로 자기 일처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할 때 조직 내에서도 높은 수준의 신뢰를 형성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조직 구성원들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에 관한 가치관 공유가 중요하며, 타인을 배려하고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옳고 그름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일깨워주는 도덕성 교육이 절실하다. 이성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실존하는 사람의 이타성을 깨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내 회사가 사회에 존재하는 목적에 대해 충분히 교감하고 설득하는 과정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김영규 교수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경영전략, 조직디자인, 소셜네트워크에 관해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사조직학회 상임이사, 전략경영학회 상임이사 및 편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연구주제로는 소셜미디어 정보확산패턴, 사내 기업가정신 발현을 위한 조직구조, 전문직 인력이동 및 창업 패턴 등이 있다.
-
[박찬균 교수] 예측 불가능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CEO
그동안 지속되어 왔던 불경기를 힘겹게 버티어 오던 많은 기업은 이번 ‘코로나19’가 가져온 혼돈의 상황 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향후 예측 불가능한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장애물을 극복하며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최고경영자는 다음의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첫째, 코로나19 이후 우리 회사의 비전과 사업 방향성은 문제가 없는가? 둘째, 우리 회사는 비대면 사업으로의 전환과 디지털·그린 뉴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갖추고 있는가? 셋째, 새로운환경 속 우리 회사의 조직 운영의 효율성은 높은가?2020년 1월 20일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환경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반년이 지난 7월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는 약 13,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 백신과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바이러스의 습격은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앞으로는 유사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동안 지속되어 왔던 불경기를 힘겹게 버티어 오던 많은 기업은 이번 코로나19가 가져온 혼돈의 상황 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경영환경에서 새로운 장애물을 극복하며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최고경영자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이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최고경영자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위기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 때우리 회사의 비즈니스는 과연 안전한가?’라는근본적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첫째, 코로나19 이후 우리 회사의 비전과 사업 방향성은 문제가 없는가? 코로나19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비대면 활동이다. 이로 인해 온라인 포털 비즈니스, 온라인 게임 비즈니스, 배달업체 등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맞았지만, 항공사, 여행사, 건설업, 일반 유통업 등 전통적 형태의 사업들은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중요한 전략 부품들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사업, 우리나라의 완제품을 해외로 수출해야 하는 사업처럼 해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사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편으로 각 국가가 무역의 길을 막았기 때문에 그 여파로 경영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상황까지 다다르게 됐다. 앞으로도 새로운 바이러스는 간헐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렇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는 안전한가?’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문제없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한지 점검하고 빠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지난 7월 14일 우리나라 정부는 그린 뉴딜 정책을 발표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세계 각국도 서둘러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바이러스로 인해 과거부터 주목 받아 왔던 바이오 산업, 에너지 산업, 환경 친화적 산업들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고 이러한 그린 뉴딜 관련 비즈니스를 선점하고자 전 세계가 앞을 다투며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는 새로운 성장동력 파이프라인의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성장할 준비는 얼마나 되어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둘째, 우리 회사는 비대면 사업으로의 전환과 디지털·그린 뉴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을 갖추고 있는가? 또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회사 내의 자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계획을 세운다고 하더라도 사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충분한 인적, 물적 자원도 없다면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나의 사업 주체(Player)로 활동하고자 한다면 기술, 예산, 인력 등의 자원이 갖춰져야 한다. 따라서 최고경영자는 기술, 예산, 인력 확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구체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구체적인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 최근 긴 불경기를 거치면서 4차 산업혁명 붐 속에서 우후죽순 생겨났던 소규모 스타트업 중 자금난을 겪고 있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전략은 새로운 기술력과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립돼야 한다. 또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위해서 기존 인력의 역량을 키울 것인지외부에서 관련 전문 인력을 채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도 필요할 것이다. 만약 회사 내부의 인력을 새로운 사업에 배치할 계획이라면 이는 단기간에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장기적 인재육성 및 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셋째, 새로운 환경 속 우리 회사의 조직 운영의 효율성은 높은가? 올해 상반기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모바일 오피스, 텔레워크, SNS 활용 근무 등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근무 형태를 취해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교적 큰 문제 없이 업무 효율성을 유지한 회사도 있었지만 조직운영의 미숙함으로 인해 저조한 업무 효율을 보인 기업도 많았다. 그런가 하면 비대면 업무를 경험하면서 그동안 회사의 인력이 불필요하게 많았다는 것을 인지한 회사도 있었다. 그야말로 인력운영 효율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최고경영자라면 구성원이 고군분투하고 있는업무 환경의 어려움을 꿰뚫고근무 여건 재정비와 동기부여를 통해조직 운영 시스템도 과감하게 혁신해야 한다."이러한 상황에서 최고경영층은 비대면 업무 수행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사차원에서 IT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하며, 구성원들의 업무 프로세스와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새롭게 만드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과거 면대면으로 업무를 수행하던 방식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구성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며 조직운영의 통합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애자일 조직과 같이 급변하는 환경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조직 변화를 도모할 필요도 있으며, 새로운 경영환경 속에서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 처리 과정에 대한 재정비도 요구된다. 언급한 변화에 적합한 채용, 이동, 평가, 보상, 퇴직 등을 포함하는 HR 전반에 걸친 제도 개선 또한 절실한 상황이다. 즉 업무 효율성 제고를 통한 성과 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해 조직 운영 인프라와 조직 운영 방식을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요즈음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개별 기업의 상황을 바라보면, 동종업계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다함께 바이러스의 습격에 치열하게 맞서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됐다. 이 어려운 시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최고경영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획기적인 미래 비전과 구체적인 청사진을 구성원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들은 구성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근무 여건을 재정비해야 하며 업무에 대한 동기가 유발될 수 있도록 조직 운영의 제반 시스템에 대한 혁신도 과감하게 시도해야 할 것이다. 박찬균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지식경영학부 교수. 조직 리더십 및 조직개발 박사로 리더십, 코칭과 피드백, 기업문화의 대표 전문가다. Arthur Andersen Korea, SK Group 리더십개발센터에서 근무했고, McKinsey & Co. 리더십 센터의 외부 전문가로도 활동하며 20여년의 실무경험과 학문적 역량을 겸비했다. 변혁적 리더십, 여성 리더십, 직원들의 열의 등 리더십 및 조직 효과성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김동호 교수] 혁신은 기본으로부터: 테크놀로지 과잉시대의 HRDer의 역할과 전략
기존의 온라인 교육이 면대면 집중 교육의 추가적 대안 정도로 인식되어 왔다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COVID-19) 사태로 우리는 온라인 교육이 가진 잠재력에 주목하게 되었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비대면 교육의 유연성은 직무 방식의 다양화, 일과 학습의 선순환 강조, 학습자의 다양한 요구 증가에 비추어 볼 때 매력적이다. 이미 포스트 COVID-19 시대에 대한 대비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되는 상황을 보면 비대면 교육의 혁신은 기업교육이추구해야 할 장기적인 과업으로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은 새 시대의 교육에 대한 논의가 최신 테크놀로지를 얼마나 사용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럴수록 조직 내 테크놀로지를 조율하는 지휘자로서 HRD 담당자들의 역할과 전략이 중요하다."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성장이다.현재 수없이 쏟아지는 각종 테크놀로지는인간의 과업 완수를 위해 고안된 도구일 뿐교육의 지향점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여러 테크놀로지 산업 박람회에 가보면 교육 관련 실무자들이 넘쳐나고 교육 분야 학회에서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 담긴 허와 실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과업 완수를 위하여 고안된 도구이지 인간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 돌벽에 벽화를 그리던 시기부터 매체를 통한 지식의 전수는 시작되었고, 컴퓨터 스크린으로 디지털 자료를 보는 현재도 인간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AI 등 우리를 긴장하게 하는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테크놀로지는 화상 회의 플랫폼이다. 예상치 못한 COVID-19 시대에서는 효과적인 소통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테크놀로지 트렌드는 조직의 특성과 교육의 목적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테크놀로지의 종류가 아니라 달성하고자 하는 교육의 목표다.온라인 플랫폼의 고유한 특성에 주목하자현장감(Presence)에 있어서 비대면 교육은 대면 교육을 따라갈 수 없다. 비대면 교육에서의 낮은 학습자 만족도는 대부분 부족한 현장감에 기인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교육 환경만이 가진 여러 강점에 주목해야 한다.첫째는 접근성(accessibility)이다. 학습자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학습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다. 실시간 면대면 학습 맥락에서 성취도가 낮은 학습자는 동료에게 묻거나 교수자를 다시 찾아가 질문해야 한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에서는 영상강의를 정지하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거나 강의를 다시 시청하면 된다. 즉 학습자 개인이 성찰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학습자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깊이 있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극적 의미의 개별화 학습이 실현된다고 볼 수 있다.둘째는 연결성(connectivity)이다. 학습자는 언제든지 타인과 연결되어 있어서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셜미디어 같은 비형식 학습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Google Docs를 통해 협력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온라인 강의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보다 손쉽게 초청할 수 있다. 이러한 초청연사(Guest speaker) 방식은 온라인 강의의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학습자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셋째는 가단성(malleability)이다. 온라인 컨텐츠는 언제든지 재조합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른 교육과정 재창출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에 따라 마이크로 러닝 방식으로 강의 자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마이크로 러닝으로 개발된 학습 컨텐츠는 분량이 짧지만 단순하고 간결해서 학습자 몰입에 매우 효과적이다.넷째는 학습 관리의 용이성(Manageability)이다. 온라인 학습자의 로그 데이터를 분석하면 특정 학습 모듈을 제대로 완료했는지 상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고, 개개인의 학습 진도나 평가 결과에 따라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는 교수자 자신의 교수법 개선에도 사용될 수 있다.요지는 온라인 교육의 태생적 한계를 인정하고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온라인 교육에서는 내성적인 학습자들이 평소보다 질문을 적극적으로 던지는 경우가 있다. 교육장 특유의 환경에 위압감을 느끼던 학습자들이 온라인 환경에서 심리적 안정을 느낀 것이 한 가지 대표적인 이유라고 생각된다. 기업교육 맥락에서 재택근무나 업무공간의 학습 공간화 역시 유사한 효과를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대면 교육의 새로운 부흥기에 HRD 담당자들은 온라인 학습 환경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디자인 전략을 실현해야 한다."포스트 COVID-19 시대에서는HRD 담당자들의 지식과 경험에서 나오는판단력이 테크놀로지보다 우선돼야 한다.그래야만 최적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최신보단 최적을: 경직된 사고방식을 경계하자효과적인 비대면 교육을 위하여 가장 경계해야 하는 사안 중의 하나는 테크놀로지를 경직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블렌디드 러닝은 하나의 범주로 인식되지만 그 안에서의 스펙트럼은 무수히 많다. 학습자가 평소에는 스스로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고 새로운 주제의 첫 교육 시간에만 강사와 면대면으로 만날 수 있다. 혹은 강사가 한 달에 한 번 회사 내의 특정 공간을 확보해서 면대면으로 Q&A만 진행하는 방식도 생각할 수 있다. 심지어 온라인에서 학습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판단할 때마다 면대면 모임을 할 수도 있고, 강사 없이 동료 학습자들끼리 주기적으로 만나도록 할 수도 있다. 강사의 온라인 오피스 아워 운영도 가능하고, 면대면 만남은 팀 프로젝트 과제만을 위하여 활용될 수도 있다.또한 최신 테크놀로지의 사용 여부 자체보다는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계획하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한다. 예컨대 요즘 각광받는 게임화(Gamification) 접근은 학습자의 요구나 조직의 특성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될 수 있다. 학습완수율을 점수화할 때 부서 간 인센티브는 생산적인 경쟁을 위하여 사용될 수 있지만, 이미 부서 간 경쟁이 심한 조직에서는 협력과 상호 이해 증진을 목표로 게임화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개인 학습에 식상함을 느끼는 조직에서는 사내 학습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팀별 포인트와 팀 단위 인센티브 등의 요소들을 도입할 수 있다. 결국 판단은 HRD 부서의 실무자들이 평소의 관찰과 경험을 통하여 습득한 정보와 지식에 기반해야 한다.COVID-19 사태로 비대면 교육에 대한 인식은 변하였으나, 테크놀로지 이면에 존재하는 교육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HRD 담당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는 스스로가 조직에서 시행되는 교육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라는 생각이다. 인터넷에 수많은 요리 레시피들이 있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만든 음식을 먹을 사람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 레시피에 적절한 변화를 주어 그 사람들의 요구에 맞출 수 있다. 포스트 COVID-19 시대라고 하더라도 HRD 담당자들의 지식과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은 어떠한 테크놀로지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신이 아닌 ‘최적’의 방식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김동호 교수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육공학 전공 교수. 온라인 교육 환경 설계, 테크놀로지 기반 개별화 학습 분야를 연구해왔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의 사범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연구과제를 수행해왔고, 삼성인력개발원의 학습분석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기업의 비대면 교육 혁신과 학습조직 관리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유영만 교수] 상품과 작품: 상품은 소모품이지만 작품은 소유품이다
시장은 상품을 개발하는 사람보다 작품을 개발하는 사람이 지배하고 이끌어간다. 상품은 사용할수록 소모품으로 전락하지만 작품은 사용할수록 작품개발자의 철학과 열정에 물들면서 명품으로 격상한다. 하지만 ‘명품’도 밖에서 찾으면 ‘반품’할 수 없는 ‘소품’으로 전락한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Gilles Deleuze)에 따르면 사물의 재배치가 사람의 욕망을 부추긴다고 한다. 욕망이 없었는데 ‘상품’ 디자인의 재배치가 ‘상품’을 사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명품’은 주로 밖에 있다. 하지만 내가 만든 ‘작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만든 ‘상품’이다. ‘작품’은 창작자의 열정과 철학, 혼과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그래서 ‘작품’에는 창작자의 칼라와 향기가 묻어난다. 이에 반해 ‘상품’은 고객의 욕망을 자극해서 많이 팔기 위해서 만든다. 고객의 사고 싶은 욕구와 욕망을 최대한 자극해야 한다. ‘상품’은 그래서 ‘신상품’으로 끊임없이 대체된다. ‘상품’에 철학이 담기고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칼라가 담기면 ‘명품’이 된다. ‘명품’은 ‘상품’처럼 쉽게 탄생되지 않는다. ‘명품’은 사람의 욕망을 끄는 특이하면서 고유한 철학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내가 만들지 않은 ‘명품’은 소유와 과시의 대상일 뿐 나의 철학과 혼과 열정을 담고 있진 않다. ‘명품’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 ‘안’에서 빛나는 ‘명품’일수록 오래가고 그 사람만의 그윽한 ‘향기’가 은은하게 퍼질 수 있다. ‘명품’을 ‘발품’ 팔아서 밖에서 찾으면 ‘반품’할 수 없는 ‘거품’과 ‘소품’ 인생이 될 수 있지만 ‘명품’을 자신의 ‘성품’과 ‘인품’에서 찾으면 누구도 갖고 있지 않는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기품’을 발휘할 수 있다.---자기만의 ‘명품’은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매일매일 하루도 쉬지 않고 자신만의 칼라를 가꾸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명품’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일단 빛을 발하기 시작한 ‘명품’은 하찮은 세류와 세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의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등불이 될 수 있다. 내 ‘명품’은 그 어떤 ‘상품’이나 ‘작품’하고도 비교되지 않는 내면의 향기다. 자기만이 낼 수 있는 향기는 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눈을 안으로 돌려 나만의 향기를 낼 수 있는 나만의 칼라, 나의 ‘명품’을 개발하고 있는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자. 답은 밖에 있지 않고 안에 있다. 나는 명품을 밖에서 찾고 있는가, 아니면 내 안에서 찾고 있는가? 명품을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개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가? 나만의 작품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서 지금 나는 어떤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가? 나의 작품에 담고 싶은 철학은 무엇인가? 다른 작품과 구분되는 내 작품의 독창적인 칼라와 향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창조한 코코 샤넬과 건축가로서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독창적인 작품을 남긴 르 코르뷔지에의 삶을 들여다본다.1. “내가 곧 스타일이다.”가브리엘 ‘코코’ 샤넬(Gabrielle "Coco" Chanel)샤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검은색 퀄팅 샤넬 백과 블랙 미니 드레스, 그리고 입기 편한 트위드 재킷과 ‘샤넬 No.5’ 향수다. 전 세계인이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하는 명품의 표면만 보지 말고 우리는 샤넬이 꿈꾼 혁명의 이면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 이면에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반항을 꿈꾸었던 샤넬의 야망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원천(源泉)에 가 닿기 위해서는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흐름을 타고 내려가는 것은 쓰레기뿐이다.”폴란드 시인,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의 말이다. 아마 샤넬도 한 시대를 풍미하는 패션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패션의 원천, 패션의 근본을 파고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왜 그녀가 만든 의상과 가방, 그리고 향수가 사람들의 주목을 끌면서 그녀는 단순한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 패션 이노베이터(Fashion Innovator)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을까?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그녀의 혁신적인 디자인 마인드와 용기 있는 결단을 들여다본다.한 시대의 흐름을 갈랐던 대부분의 대가들은 불우한 유년 시절과 극심한 청춘의 방황을 경험하곤 한다. 그리고 그 시절 겪었던 마음의 상처와 몸에 각인된 색다른 체험의 얼룩은 아름다운 창작의 무늬로 변신한다. 샤넬도 마찬가지로 불우한 성장 과정을 딛고 세상의 상식에 도전하는 원동력을 얻었다. 1883년 프랑스 남서부의 소뮈르(Saumur)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샤넬은 12세에 어머니와 영원히 작별하고 일찍부터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보육원에서 배운 바느질 기술이 훗날 샤넬이 패션업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근간이 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께 받은 마음의 상처가 가라앉기도 전에 보육원을 나와 술집을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면서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다양한 인생의 궤적을 살아왔다. 샤넬이야말로 ‘역경’을 뒤집어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경력’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자신의 몸에 각인된 트라우마를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바꿔낸 힘은 바로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가 되려면, 늘 달라야 한다’는 샤넬의 디자인 철학이 아닐까. 그래서 그녀는 자신만의 삶을 창조해왔다. “난 내 삶을 창조한다. 이전의 삶이 싫었기 때문에.”라며.1910년대 당시 여성들에게 난공불락 같은 불문율로 통하던 패션은 ‘코르셋을 이용한 잘록한 허리, 풍만한 엉덩이’를 강조하는 스타일이었다. 파란을 일으키는 혁신은 언제나 불문율을 깨려는 도전과 용기에서 시작된다. 샤넬은 옷을 입는 근본적인 이유는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식, 즉 옷에 구속되는 것이 아니라 옷에서 나를 해방시켜주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언제나 ‘패션은 단순한 옷의 문제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의 창조이자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몸의 곡선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몸을 조이는 코르셋에서 몸의 곡선을 드러내지 않고 약간 여유 있으면서도 편안한 트위드 수트를 디자인한 것도 패션에 대한 그녀의 일관된 신념 덕분이었다. 옷을 입어서 옷에 구속된 여성들의 불편한 삶을 옷을 입음으로써 잃어버렸던 일상의 자유를 복권시켜준 것이다. 트위드 수트를 입고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었고 활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상복喪服이나 점원들이 입는 블랙 드레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기하고, 1926년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를 발표하는 샤넬의 도발적 용기는 멈추지 않고 계속되었다. 그녀는 또한 땅에 끌리던 긴 치마에서 일명 샤넬라인이라고 하는 무릎 밑 5-10Cm까지 올라간 치마를 통해 옷의 구속으로부터 여성들을 해방시켜주었다. 1930년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운동복용 옷감 ‘저지(jersey)’를 혁신적으로 활용하여 여성들의 평상복을 처음으로 디자인함으로써 옷 입는 시간도 단축하고 남성우월주의에 저항하는 혁신적 패션 스타일을 창조하였다. 샤넬은 언제나 패션 스타일에 지치지 않는 자기만의 열정(passion)을 담아냈다. 열정(passion) 없는 패션(fashion)은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유행으로 전락할 수 있고, 패션 없는 열정은 무모한 도전으로 추락할 수 있다. 열정(passion)과 패션(fashion)이 조화롭게 융합될 때 단순히 유행을 창조하는 패션 디자이너를 넘어서 패션 이노베이터로 거듭날 수 있다. 바로 샤넬이 패션 이노베이터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가방의 역사는 샤넬의 디자인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샤넬의 혁신적 디자인은 의상에 이어 가방에도 적용되었다. 실제로 1929년 샤넬에 의해 숄더백이 등장하면서 여성들의 손은 가방에서 해방되었다. 그 전에 여성들은 외출할 때 클러치 백이나 도로시백(가방을 허리에 묶는 형태)을 항상 손으로 들고 다녀야만 했다. 다른 용도로 움직이고 싶은 손의 욕망을 포착한 샤넬은 가방을 어깨에 멜 수 있는 숄더백을 디자인해 이전에는 가방에 묶여 있던 여성들의 두 손을 해방시켰다. 그 후 여성들은 가방에 묶여 있던 두 손으로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자전거나 오토바이도 탈 수 있게 되었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한 손으로 과감하게 담배도 피울 수 있게 되었다. 가방에서 해방된 손은 단순한 손의 해방이 아니라 여성들이 삶의 혁명이었으며 일상의 구속으로부터 풀려난 해방이었다.샤넬은 말한다. “일부러 혁명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왜 한 가지 방식으로만 해야 하고, 다른 방식으로 하면 안 되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늘 일상에서 보고 느낀 점을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거기서 세상의 흐름을 뒤집는 역발상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끄집어낼 수 있었다. 또한 샤넬은 말한다. “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그대로 남는다”고. 스타일은 자기만의 독창적인 칼라다. 남다름을 추구하지 않고 색다름을 추구한 샤넬은 저절로 남달라졌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샤넬의 삶과 열정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들의 뇌리와 폐부에 명품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2. 현대 건축의 아버지,르 코르뷔지에의 삶2017년 3월말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내린 이 사람의 전시회 제목이 “현대 건축의 아버지, 4평의 기적”이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가 우리에게 남긴 4평의 기적이라는 말이 우선 어울리지 않는다. 호기심을 갖고 찾아보았다.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사람이 인생의 마지막에 머물렀던 오두막집이 4평이었다고 한다. 아마 4평 정도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건축의 본질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모든 휴대폰은 혁신적인 아이폰과 아이폰이 아닌 평범한 폰으로 구분한다. 마찬가지로 세상의 모든 건축은 그가 태어나기 전의 건축과 탄생 이후의 건축으로 나뉠 정도로 건축사의 새운 지평을 연 혁신적 건축가가 있다. 건축을 말할 때 왜 항상 이 사람을 떠올리는 것일까. 그가 제시한 혁신적 건축사상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가 넘었어도 여전히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그의 건축가적 사유의 폭과 깊이가 남다르기 때문이며 건축가적 논쟁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의 사랑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에 반하는 색다른 상상력으로 상식과 타성의 덫에 걸려 살아가는 사람들에 그는 언제나 새로운 사유의 샘물로 일상에서 비상하는 상상력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가 바로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다. 그는 스위스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이자 작가이며 도시 계획가이자 화가, 그리고 조각가이자 가구 디자이너였다. 그는 무엇보다도 대규모 공동주택을 최초로 개발한 20세기 건축 혁신가의 상징이자 아파트의 아버지다. 지 선정 20세기를 빛낸 100인에 건축가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는 점을 봐도 그가 얼마나 건축분야의 혁신적인 업적을 남겼는지를 알 수 있다. 과연 그는 건축사에 어떤 혁신적인 작품으로 건축사에 족적을 남긴 것일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전과 전혀 다른 대안을 제시할 때 혁신이 일상에서 비상하게 만들어준다. 일례로 처음 높이뛰기 선수들은 모두 무게 중심을 앞에 두고 높이뛰기 바를 앞으로 넘었다. 그런데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때 미국의 리처드 더글라스 포스베리(Richard Douglas Fosbury, 약칭 딕 포스베리)라는 선수가 세계 최초로 몸의 무게 중심을 뒤에 두고 일명 배면 뛰기 방식으로 뒤로 넘었다. 인간의 한계로 생각했던 2m를 넘어 2m 24cm를 뛰어 넘었다. 당시에는 비정상적인 시도였지만, 높이뛰기 정상을 차지한 딕 포스베리의 원동력은 비정상적인 시도였다. 혁신은 바로 정상적인 방식의 한계를 비정상적인 발상으로 넘어서려는 시도다.르 코르뷔지에가 바로 건축분야의 딕 포스베리다. 그는 기존 건축가적 발상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건축적 대안을 제시하는 건축계의 이단아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 모두가 너무 당연하게 살고 있는 주거 양식 중에 아파트가 있다. 1952년 프랑스 남동부의 항만도시 마르세유에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상한 콘크리트 건물이 등장했다. 이 콘크리트 건물이 바로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거하는 아파트의 시초이자 주상복합건물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 d’Habitation)이다. 프랑스어로 ‘큰 주거 건물’을 뜻하는 이 아파트는 기존 건축양식과 판이하게 다른, 그야말로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건축양식의 표상이었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르 코르뷔지에의 인간 중심의 건축 철학이 집대성된 작품이다. 프랑스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폐허가 되다시피 한 파리에서 밀려나 살아가는 서민들의 처참한 삶을 눈뜨고 볼 수만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인간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마련해줄까 고심 끝에 나온 작품이 바로 대규모 공동주택 양식을 띠는 오늘날의 아파트다. 언제나 혁신은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한 시대가 겪고 있는 아픔을 포착한 사람이 자신이 그 동안 축적한 삶에 대한 철학으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궁리에 궁리를 거듭, 마침내 세상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가는 혁신적 대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언제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세상 사람들의 비난과 저항, 조소와 조롱에 부딪혀 난파당하다 마침내 몰상식했던 혁신이 세상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렇게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하는 오늘날의 아파트 개념이 탄생된 것이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지난 7월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제시했던 당시만 해도 건축계의 주류는 화려한 형식미와 장식적인 기능미를 앞세운 ‘에콜 데 보자르’ 출신이 주름잡고 있었다, ‘에콜 데 보자르’ 는 화가, 조각가, 건축가를 위한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프랑스의 전통에 빛나는 미술교육기관이다. 한 마디로 사람을 위한 건축, 삶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주는 기능적 건축양식이 아니라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아름다운 치장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에 르 코르뷔지에의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건축사에 한 휙을 긋는 혁명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건물 1층을 철근과 콘크리트로 구성된 필로티(거대 기둥)로 만들어 지중해의 고온다습한 바람이 통과하도록 설계해서 일반 대중에게 개방한 점이나 투박한 남성미를 과시하듯 거친 콘크리트 표면으로 마감한 것도 당시의 건축미와 거꾸로 가는 혁신적인 시도였다. 주류 양식이 지배하던 기존 건축계에 투박하고 단순하면서 난생 처음 보는 공동주택 개념의 건축양식을 제안한 것은 혁신을 넘어 혁명이자 반란이라고 볼 수 있다. 건축비평가들은 르 코르뷔지에가 선보인 콘크리트 건물은 건축에 대한 도전을 넘어 모독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의 건축계는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미친 건물’이라고 비난하고 건물 철거 소송까지 벌인 적도 있다. 르 코르뷔지에가 세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건축철학을 굽히지 않고 일관되게 추진한 원동력은 건축에 대한 남다른 신념 덕분이다. 그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라고 규정,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효율적인 공간에서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축에 대한 그의 이러한 신념은 건축 본래의 기능적 본질과 관계없이 외형적으로 화려한 장식미만 추구하던 당시의 건축사조에 불만을 품고, “건축의 목적은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데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삶 자체가 하나의 건축이다.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 전해지는 것은 사유(思惟)뿐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의 아픔을 품으려는 따뜻한 인간적인 건축철학은 하나의 사유로 우리들의 가슴을 오랫동안 적실 것이다. 한 참 활동할 나이에 운명을 다한 가수 김광석의 몸은 갔지만 그의 영혼이 담긴 노래가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는 것처럼 건축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 르 코르뷔지에 역시 삶을 통해 담아내려고 했던 치열한 건축철학과 사유는 시간과 더불어 우리들의 영혼을 울릴 것이다.유영만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유영만 교수는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살아가는 원리를 남다른 관심으로 관찰해서 생존과 성장, 그리고 지식창조의 원리를 파헤치는 전대미문의 지식생태학자다. 그는 익숙한 개념의 낯선 조합과 색다른 개념임신으로 언제나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출산하는 금시초문의 지식산부인과의사, 그리고 즐거운 학습을 통해 건강한 지식이 자연스럽게 창조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을 연구하는 유일무이한 학습건강 전문의사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블로그] https://blog.naver.com/kecologist/221677004300[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ecologist[유튜브] https://www.youtube.com/user/kecologisthttps://www.youtube.com/watch?v=XZj2Cb2uBVM[세바시] 세상을 지배할 전문가의 새 이름 브리꼴레르https://tv.naver.com/v/3828590KBS1 아침마당, 여성공감, 강연 100°C 등 명사초청 특별강연MBC 허참의 토크앤조이 명사초청 특별강연SBS 화통 출연YTN 바로 서는 대한민국 캠페인 출연
-
[박찬균 교수] 코로나를 극복하는 ‘언택트 리더십(Untact Leadership)’
사실 언택트 시대는 이미 3년~4년부터 시작된 경영환경의 큰 방향이었다. 이러한 시대에 적합한 언택트 리더십(Untact Leadership)이란 ‘어느 한 개인이 장기간의 비대면이라는 업무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나 특정 그룹에 대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과정’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라는 변수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언택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리더는 세 가지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는 결과 중심의 철저한 성과관리, 둘째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프로젝트 관리, 셋째는 구성원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관리다.매일 아침이 되면 “좋은 아침~.”이라는 경쾌한 인사말과 함께 리더와 구성원들은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하며 출근하고, 책상에 앉아 자연스럽게 노트북을 켜고, 시간이 되면 아침 회의를 하며 리더는 본부장에게 보고하고, 사장님에게도 보고한다. 점심시간이 되면 리더와 구성원들은 함께 식사하고 나른한 오후 두 세시가 되면 회의실에 모여서 함께 차를 마시며 새로운 과제에 대해 논의한다. 이런 일상적인 풍경이 어느새 사라졌다. 바로 코로나의 영향이다. ---코로나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으로 일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리더들은 조직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갖게 됐다. 한편 평소에 리더들과는 다른 생각을 해왔던 구성원들은 회의나 회식과 같이 부득이하게 소모되는 시간 없이 주어진 일만 완벽하고 깔끔하게 끝내면 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실제 많은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비대면으로 자택에서 일하는 방식은 효과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구체적으로 구성원들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려달라’,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할 테니 언제든 지원해달라’, ‘정확한 지시와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면 맡겨진 업무는 확실하게 해내겠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언택트 시대에서 리더는첫째로 결과 중심의 철저한 성과관리,둘째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프로젝트 관리,셋째로 구성원과의 유기적인 관계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팬데믹으로 격상된 코로나라는 외부 경영환경의 변화와 젊은 구성원들의 사고가 맞물리며 일하는 방식과 조직운영은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는 고스란히 리더가 짊어져야 하는 부담이 됐다. 이러한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의 패러다임은 과거의 방식과는 확연하게 달라야 하며, 필자는 조직에 언택트 리더십(Untact Leadership)을 제안한다. 학문적으로 언택트 리더십이라는 개념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연구되거나 정의되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contact’와 반대되는 개념인 ‘untact’란 용어로 설명되고 있으며, 일상생활에도 적용되고 있을 뿐이다. ‘한 개인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개인이나 그룹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전통적인 리더십으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언택트 리더십을 전통적 개념과 완전히 다르지는 않지만 아주 특수한 상황인 비대면이라는 변수를 추가해서 새롭게 정의하고자 한다. 즉, 언택트 리더십이란 ‘어느 한 개인이 장기간의 비대면이라는 업무 상황 속에서 지속해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나 특정 그룹에 대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택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리더는 과거의 리더와는 달리 어떤 측면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까? 지면을 통해 언택트 리더십에서 요구되는 역할을 모두 망라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새롭게 펼쳐진 경영환경 속에서 리더가 집중해야 하는 세 가지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자 한다.첫째, 결과 중심의 철저한 성과관리다. 코로나의 여파로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크와 같은 업무수행 방식은 이미 많은 조직에서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조직에 적용될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과거에도 일부 시험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과거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나 파급효과가 현격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이제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책임과 업무의 자율성을 더 많이 부여해야 하며, 그들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리더 입장에서는 연말에 진행될 업무평가를 생각하면 훨씬 더 큰 고민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제는 업무의 결과와 성과 위주로 연말의 업무평가 방식을 바꿔야 한다. 업무수행 과정에 대해서는 최대한 구성원들의 자율에 맡기고 업무를 수행하는 데 따르는 의사결정에 대한 권한도 부여하되 그 대신 결과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당사자가 책임을 지게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 리더가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리더는 연말에 진행되는 평가의 메커니즘이 과정보다는 결과와 성과 위주로 바뀌었다는 것을 구성원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둘째로 리더는 연말에 구성원의 업무를 평가할 때 어떤 평가 항목에 근거해서 실제 평가를 진행할 것인지도 구성원과 공유해야 한다.둘째,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프로젝트 관리다. 원거리에서 비대면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업무를 수행하고는 있지만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구성원들이 지속해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지원하는 역할은 궁극적으로 리더의 몫이다. 그에 따라 리더의 부담감은 과거와 비교해서 더울 커질 수밖에 없다. 리더는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프로세스 관리,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리, 정기적인 의사소통,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관리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 과거보다 훨씬 더 철저하고 체계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가장 먼저 신경을 써야 하는 영역은 업무 배분과 지시다.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맡겨야 하기 때문에 업무 배분과 지시에 있어서 예전보다 훨씬 명확한 의사소통이 요구된다. 온라인으로, 전화로, 이메일로 업무를 지시해야 하는 상황에서 리더는 처음 업무를 지시할 때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실시간으로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피드백할 수 있는 소통 채널 활용이 가능한 업무 환경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셋째, 구성원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관리다. 이는 리더와 구성원들의 관계, 구성원들 간의 관계 모두를 포함한다. 상호직접적으로 만날 시간이 거의 없거나 적기 때문에 팀워크가 약해지는 것은 어쩔수 없다. 그렇지만 리더는 기존의 좋았던 팀워크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팀워크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업무를 배분하는 데 있어서 구성원들의 개인적 성향과 구성원들 간에 존재하는 여러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팀에서 배제되거나 소홀하게 대우받고 있는 구성원이 있는지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할것이다. 특히 신입사원이나 경력사원으로 조직과 부서에 새롭게 합류한 구성원들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만나게된 부서의 동료들과 맺는 관계에서 애로사항이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할것이다. 아울러 언택트 시대에서 신체적으로 가깝게 지낼 수 없는 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리더와 구성원들 간의 심리적, 감성적, 정서적 거리감까지 멀어지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언택트 시대는 이미 3년~4년 전부터 시작됐다.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이미 시험해봤던유연근무, 재택근무, 스마트워크 같은 방식이빠르게 다가왔을 뿐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사실 언택트 시대는 이미 3년~4년 전부터 시작된 경영환경의 큰 방향이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이미 시행해 왔던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새로운 기술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변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저 코로나라는 불가항력적인 요인에 따라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졌으며, 어쩔 수 없이 이러한 환경에 수동적으로 적응해야 하는 것뿐이다. 현재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 상황 속에서 조직은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해 효과성과 효율성에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조직의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아야 하는 사람이 리더다. 큰 역할을 해내야 하는 리더가 언택트 리더십을 발휘해서 지혜롭게 업무를 수행하길 응원한다. 박찬균 교수중앙대학교 경영경제대학 지식경영학부 교수. 조직 리더십 및 조직개발 박사로 리더십, 코칭과 피드백, 기업문화 전문가다. Arthur Andersen Korea, SK 리더십개발센터, McKinsey & Co. 등에서 외부 전문가로 20여년 활동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변혁적 리더십, 여성 리더십, 직원들의 열의 등이 있고, 리더십과 조직 효과성과 관련해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
[윤광희 대표] 인생 빅 피처, 얼굴 5관 12궁
인생 빅 피처(Big Picture)의 사전적 의미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상하고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한 치 앞도 못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빅 피처를 그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한눈에 보기 어려운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인생 설계도를 구상하고, 미래를 예측 및 판단해 행동한다.얼굴에서 삶의 전체적인 상을 판단 및 평가하는 빅 피처는 인생 기본 설계도에 해당한다. 이는 관상법觀相法인 5관五官 12궁十二宮을 뜻한다. 그 사람의 심리와 생각을 표현하고, 담고 있는 5관 12궁을 통해 가족, 직장, 사회 인맥과 인연을 중심으로 미래의 인간 관계를 주로 예측하고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다.즉 인생을 총론적으로 살필 때 얼굴 5관을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얼굴에서 인생 전체를 개략적으로 읽으면서 동시에 세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리고 얼굴을 각론적으로, 세부적으로 분석해 생김새(모양), 짜임새(조화), 그리고 빛깔(기색)을 중심으로 각각의 운運을 보는 얼굴 부위 12요소를 십이궁十二宮이라고 한다.우선 얼굴에서 5관이라 함은 눈, 눈썹, 귀, 코, 입을 말한다. 눈은 감찰관監察官이라 한다. 사물을 통찰하는 눈을 통해 그 사람의 심성과 정신을 볼 수 있다.눈썹은 보수관保壽官이라 한다. 기와 혈로 수명을 판단하는 눈썹을 통해 자신의 관운, 형제 운, 사회의 대인관계를 판단한다. 짙고 선명하면 조직을 리드하는 파워가 있고, 엷고 빈약하면 자기능력에 의존하여 성공한다. 귀는 채청관採聽官이라 한다. 정보를 판단하는 귀를 통해 창의력, 활동력, 대인관계의 인맥을 판단한다.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뛰어나면 귀가 위로 솟아 있고, 사람을 좋아하는 인정 체질은 아래로 발달하고, 활동력이 좋은 행동형은 중간에 돌출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코는 심변관審辨官이라 한다. 코를 통해 재물운을 판단할 수 있는데, 준두가 뭉툭하면 현재의 현금 운이 좋고, 왼쪽 난대蘭臺는 동산운, 오른쪽 정위廷尉는 부동산운을 판단하고 있다. 입은 출납관出納官이라 한다. 입을 통해 식복을 판단하며, 입술이 두텁고 치아까지 가지런하면 의식복덕衣食福德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식 및 부하 관련 운까지 좋다고 판단하여 좋은 말년을 맞이할 것으로 예측한다. 얼굴 12궁은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그 의미를 분석한다. 특히 인맥과 인연을 중심으로 미래의 인간관계를 주로 예측하고 평가하고 활용하고 있다. 관록궁官祿宮: 입신출세의 운과 직업을 판단한다. 얼굴에서 이마의 전체, 특히 한복판을 보고 판단하는데, 이마 중앙 부위를 관록궁이라 하며 이마가 넓고 훤하며 혈색이 좋고 윤택하면 명예를 얻고 지위가 높아지며 귀인을 만나 좋은 인맥을 형성하게 된다고 본다.복덕궁福德宮: 선천적, 후천적으로 복이 많고 적음을 판단한다. 얼굴에서의 위치는 눈썹꼬리에 있는 양쪽 이마 끝부분이다. 복덕궁이 둥그스름하고 두터우면서 밝고 윤기가 흐르면 타고 난 복도 두터워 조상 덕을 많이 본다고 판단한다. 명궁命宮: 기본적으로 수명, 운세, 후천적 가능성, 희망 달성 여부를 판단한다. 눈썹과 눈썹 사이, 즉 미간을 명궁이라 부르며, 인당印堂이라고도 한다. 명궁은 사람의 정신적 기氣가 모이는 곳으로 선천적인 운명의 길흉과 학식, 직업, 현재의 운세 등을 판단할 수 있는 부위이다. 눈썹과 눈썹 사이의 폭이 자기의 엄지손가락보다 약간 넓어야 하고 점이나 상처 없이 살빛이 맑고 윤택해야 길상吉相이다.형제궁兄弟宮: 형제간의 우애와 운세를 판단한다. 형제궁은 양쪽 두 눈썹을 말한다. 남성이면 왼쪽 눈썹은 남자 형제를, 오른쪽 눈썹은 여자 형제를 나타낸다. 여성은 반대 위치로 판단한다.천이궁遷移宮: 기본적으로 여행, 이사, 사회생활 적응도와 처세, 대인관계를 판단한다. 천이궁은 이마 양쪽 가장자리인 관자놀이 근처로 두 눈썹꼬리 또는 끄트머리 부분을 말한다. 이곳이 깨끗하고 도톰하게 살이 붙어 풍만하고 뼈가 들어가지 않았으면, 영화가 가득하고 직장에서 위치가 안정되어 있고, 근심 걱정이 적고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고 본다. 전택궁田宅宮: 인연에 의한 부동산 운세로 주택과 주거 관계를 판단한다. 얼굴에서의 위치는 눈과 눈썹 사이의 눈두덩 부위이며 전답, 주택 임야 등 부동산 관계와 그 상속에 대한 운세를 판단하는 곳이다. 길한 전택궁은 눈과 눈썹 사이의 폭이 넓어야 하고 사마귀나 점 등 티 하나 없이 선명하며 눈빛이 온화하게 빛나면 인덕도 있을 뿐만 아니라 부모 유산으로 전답이 있을 수 있고, 주거나 주택이 안정되며 가정운도 길하다고 본다. 전택궁이 넓지 않아도 깨끗하고 들어가지 않고 봉긋하면 마음이 넓고 이상이 높아서 뜻하는 바를 이루어 부동산 및 재산을 지니는 능력이 있어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질액궁疾厄宮: 건강과 질병 관계를 판단한다. 눈과 눈 사이의 코뿌리 부위로 산근山根이라고도 불린다. 질병을 판단하고 건강을 보는 궁이다. 재물에 관한 운세, 재산 상태, 이재여부를 가늠하는 재백궁財帛宮과 연결되어 재운財運 판단에도 많은 영향을 주는 궁이다.자녀궁子女宮: 자녀의 운세와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 자녀궁은 두 눈 아래인 누당淚當 아래 눈꺼풀인 와잠臥蠶에 있는 궁을 말한다. 누당이 평평하면서 살이 차 있으면 자손이 번창하고 복록을 누리고 살며 혈색이 좋고 살집이 있으며 봉속한 사람은 자식이 출세를 하여 효도하여 자식으로 인한 걱정을 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부부궁夫婦宮: 부부의 애정 문제나 배우자의 인품과 금실 및 해로의 유무를 판단한다. 양쪽 눈꼬리에서 귀에 이르는 곳을 부부궁, 또는 처첩궁妻妾宮이라고도 하며 간문奸門이라고도 한다. 부부궁으로 남녀를 막론하고 애정생활의 행불행, 부부간의 백년해로 여부, 혼담의 성사 여부, 혼전의 연애 관계 등을 판단할수 있다.재백궁財帛宮: 주변에 의한 재물 관련 운세로 재산 상태와 이재 여부를 가늠한다. 재백궁은 코를 보고 재산 상태와 관리 능력, 그리고 금전운와 사업운을 판단한다. 노복궁奴僕宮: 부하나 손아랫사람과의 인덕 관계를 판단한다.상모궁想貌宮: 얼굴 전체 용모의 균형과 조화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12궁 외에 부모궁이라 하여 윗이마 왼쪽은 부친父宮, 오른쪽은 모친母宮으로 이를 통해 부모에 관한 운세를 판단하기도 한다. 여성은 반대이다. 부모궁을 통해서 부모 덕의 유무와 부모의 가정사를 분석할 수 있다.12궁의 조화와 길흉에 따라 인간사의 행불행을 판단하지만,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심상心相이다. 마음씨를 무시하고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흔히 건강한 사람도 고민거리나 운수가 불길할 때 ‘안색이 나쁜 경우’를 볼 수 있듯이 마음속에 감추어진 심기가 얼굴 피부에 색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운이 좋을 때는 좋은 기가 흘러 얼굴에 밝은 색으로 나타나고 운이 불길할 때는 어두운 색으로 나타난다."인생을 총론적으로 살필 때 얼굴 5관五官을 우선적으로 살펴본다. 그리고 얼굴을 각론적으로, 세부적으로 분석해 생김새(모양), 짜임새(조화), 그리고 빛깔(기색)을 중심으로 각각의 운運을 보는 얼굴 부위 12요소를 십이궁十二宮이라고 한다."따라서 그 사람의 심리와 생각이 표현되고 이를 담고 있는 5관 12궁을 통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상하고 행동하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가운데 즐겁고 기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윤광희 대표피플비즈넷컨설팅 대표. 공기업과 대기업 면접관 교육 및 면접 컨설턴트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명리 심리상담사, 역학사, 관상면접관, 1급 심리상담 및 분석사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관상면접기술』, 『채용면접기술』, 『면접119(공무원/대기업 편)』 외 8권이 있다.
-
[김창래 교수]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이것은 매우 특이한 물음이다. 나 자신에 대해서야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터인데, 내가 나에게 묻는다. 누구냐고. 나는 왜 이런 물음을 던지고, 그것도 나 자신에게 던지는 것인가? ‘묻고 있는 나’는 ‘물어지는 나’를 혹 모르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렇다. 누구나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라는 물음을 던지고 답하려 들면, 딱히 줄 답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물론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 물음에 나의 직업,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 이룬 업적 등으로 답할 것이다. 그런데 그 답이 과연 내가 나에게 던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도 답이 될 수 있을까? 만일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자신에 대해 적잖이 무관심한 사람이다. 당신의 ‘나’는 당신의 직업과 대인관계, 당신이 성취한 것 이상이기 때문이다. 왜 ‘지금의 나 이상인 나’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가? 당신이 이 물음을 던지고 답해야 하는 이유다. 나에게 ‘너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남은 ‘이미 이룬 나, 지금의 현실적인 나’만을 답으로 주어도 만족할 것이다. 나에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나는 ‘아직은 아니지만 되어야 할 나, 나중의 가능적인 나’까지 답으로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으며 실은 ‘나는 누구여야 하는가?’라고 묻고 있기 때문이다.---언젠가 아우구스티누스는 자기 인식의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한 적이 있다.“나는 지금 하늘을 탐색하는 것도, 별들 간의 거리를 재는 것도, 어떻게 지구가 공중에 매달려 있는지를 알려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알고자 하는 것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것들이 아니라 나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나 자신입니다.”멀리 있는 것은 잘 알면서 정작 가까이 있는 것을 모른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니다. 앎은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관심의 문제인 까닭이다. 인간들은 세계를 알고자 했고, 그래서 발전시킨 것이 대상 인식으로서의 과학이다. 과학하는 인간들은 먼 곳을 보고 알기 위해 망원경을 만들었고, 더 먼 곳의 별을 보고 알기 위해 허블 망원경도 만들었다. 작은 것을 보고 알기 위해 돋보기를 만들었고, 더 작은 균도 보고 알기 위해 전자현미경도 만들었다. 그렇게 더 멀리, 더 세밀하게 외부 세계만을 내다보며 하늘, 별, 균 등 외부의 대상들에 대한 엄청난 인식을 쌓아 왔지만, 정작 그 대상들을 보는 자기 자신은 보지 못하고 대상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자신이 누구인지는 모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필경 우리시대는 인류의 역사 전체를 통해 ‘세계에 대해서는 가장 풍부한 앎을, 세계를 인식하는 자신에 대해서는 가장 빈곤한 앎만을 가지고 있는 시대’일 것이고, 아마 앞으로 도래할 모든 시대가 그러할 것이다. 외부에 대한 열광적인 관심은 내면에 대한 무관심, 무관심에 대한 무감각을 불러온다.우선 나부터가 강의, 세미나, 학생 지도, 연구 등 밖에서 밀려오는 일들에 시선을 빼앗겨 통상은 나 자신을 보지 못한다. 내가 어떻게 살았고, 변했고, 늙어 왔는지, 그래서 ‘지금의 나’가 누구로 되었는지를 보지 못하고, ‘나중의 나’가 누구로 될지는 더욱 보지 못한다. 밖으로만 향하는 시선과 관심을 도무지 되돌릴 길이 없다. 우선 닥친 일부터 해결해야 하니 여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해도 되는 일이다. 왜냐하면 나의 눈은 본디 외부 세계를 향하고 있고, 바깥만을 내다보는 그 눈으로 결코 나 자신을 돌아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고 그 나에게 ‘누구냐?’고 물을 수 있는가? 쉬운 길이 하나 있다. 거울을 보는 것이다.철학은 이 상황을 반성이라 부른다. 헤겔은 이 문제에 대해 아주 심오한 사색을 전개했는데, 그 핵심을 요약하면 ‘타자를 통한 자기 이해’다. 더 쉽게 풀어쓰면 ‘남을 통해 나를 보기’다. 반성이란 본디 광학의 용어로, 나를 떠난 빛이물, 거울 등의 타자에 반사되어(re–flex) 다시 나에게 되돌아오는, 그래서 타자를 보던 나의 눈이 타자에 비춘 나를 보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거울을 보는 상황이다. 물론 세상에 거울‘을’ 보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거울을 보면서 거울 안의 자신을 볼 뿐이다. 거울은 자신 안에 들어온 모든 것을 고스란히 반사해 주기 때문이다. ‘거울을 본다’고 말하는 이에게 ‘정말 거울만 봐? 그 안의 너를 보는 게 아니고?’라고 되묻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거울을 사려고 거울을 보는 사람도 거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의 자신이 얼마나 멋지게 비치는지만 보려 든다. 물론 거울은 비유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나를 보게 해 주는 거울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독일의 철학자 가다머는 이 물음에 예술과 역사라고 답한 바 있다. 여기서는 예술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자.예술작품은 나 홀로는 볼 수 없는 나, ‘오늘의 나’뿐 아니라 ‘내일의 나’까지 보여 주는 타자, 거울 같은 타자다. 그래서 가다머는 이렇게 쓴다.“예술작품은 끔찍한 충격으로 ‘이것이 너다(Das bist Du)’라고 말하고, 또 ‘너의 삶을 바꿔라(Du mußt dein Leben ändern)’라고도 말한다.”이것은 문자 그대로 충격, 이중의 충격이다. 예술작품은 나를 째려보며 ‘이 모자라고 흠 많은 너가 바로 너’라고 적나라하게 보여 주기에 충격이고, ‘지금의 삶을 바꿔서 비로소 되어야 할 나가 지금의 나와 얼마나 다른지’도 보여주기에 또한 충격이다. 예술작품은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것 같지만, 실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보고 있는 나에 대해 말한다. 그것도 충격적으로. 그래서 작품은 충격의 거울이다. 루브르박물관을 자주 드나들던 젊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는 토르소, 머리와 사지가 없는 한 조각상 앞에 서, 이 머리 없는 따라서 눈도 없는 토르소가 자신을 째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라는 시를 쓴다.“거기 두 개의 눈망울이 무르익고 있던아폴로의 엄청난 머리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 토르소는 지금도 촛대처럼 불타고 있다. 거기에는 그의 사물을 보는 눈이 틀어박힌 채, 그대로 남아 빛나고 있다.(중략)이 토르소에는 너를 바라보지 않는부분이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너의 삶을 바꿔라(Du mußt dein Leben ändern)."토르소는 자신을 바라보는 릴케를 째려보며 ‘너의 삶을 바꾸라’고 다그친다. 그런데 머리가 없는 토르소가 무슨 눈이 있어 째려본단 말인가? 릴케는 토르소를 송아지로 변한 이오를 감시하던 아르고스, 온몸에 천 개의 눈이 박혀 있어 999개의 눈이 잠들어도 나머지 하나의 눈으로 계속 째려볼 수 있었던 아르고스로 보았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헤겔의 「미학 강의』가 설명을 준다.“예술은 자신의 작품을 ‘천 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로 만든다. 이 모든 눈에서 내적 영혼이 보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눈은 영혼의 거주지다. 영혼은 눈을 통해 보지만 동시에 눈 안에서만 보인다.”그 천 개의 눈, 아폴로의 온몸에 박힌 눈들이 나를 째려보는데, 나는 그 눈들에서 나의 눈길을 뗄 수가 없다. 토르소의 온몸에 박힌 천 개의 눈 안에서 나는 ‘그 눈들을 보고 있는 나의 눈’을 보고, 비로소 보게 된 나의 눈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고 있는 나의 영혼’을 보기 때문이다.김창래 교수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해 문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독일 본(Bonn)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해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정심正心
인간의 존재적 가치는 그의 용모도 아니요, 그의 학벌도 아니요, 그의 배경도 아니다. 오직 그가 사용하는 정신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의 대통령도, 최고의 부자도 한순간 생각이 잘못되면 인생은 한낱 물거품이 되고 만다. 실제로 각국의 대통령이나 재벌 총수 중 순식간에 명성과 지위가 추락한 경우는 대단히 많다. 그것은 그들의 생각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은 그 사람을 변화시키고, 그가 속한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와 세계를 불행에 빠뜨릴 수 있다.실제로 생각은 에너지, 구체적으로는 파동이다. 파동에는 파장이 있고, 이 파장은 마치 지문처럼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그리고 사람마다 이 파장에 맞는 사상을 받아들인다. 파장이 맞지 않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확장해서 풀어내면 좋은 파장을 보유하면 좋은 일상이 찾아오고, 나쁜 파장을 보유하면 나쁜 일상이 찾아든다. 그러므로 올바르게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그에 합당한 일상이 찾아온다.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잡아함경』은 ‘덧없는 생각과 부질없는 생각을 끊으면 마음이 안락하다’고 얘기하고 있다.우리는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 생각은 에너지이기 때문에 전파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존경하는 척해도 마음으로 미워하면 이미 기운이 상대에게 전해진다는 의미다. 그 맥락에서 자신에 대한 관점도 중요하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타인이 자신을 존경하길 바라거나 타인을 존경하지 않으면서 타인이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길 기대하는 모습은 어리석다.건강과 관계도 마찬가지로 모두 자신의 생각으로 운용되고 있다. 모두 생각의 에너지에 반응해 돌고 돈다. 옳고 그름, 좋고 나쁨, 성공과 실패 등은 모두 생각의 결실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잘못된 생각에 빠져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가운데 자신의 생각을 살피기보다는 주위의 상황을 탓하는 시선은 매우 안타깝다."우리는 곧 우리가 생각하는 그 자체이다. 우리의 존재는 생각과 함께 생겨난다. 그 생각으로 우리는 이 세상을 창조한다.- 고타마 싯다르타 -예를 들면 ‘재수 없게’, ‘기분 나쁘게’, ‘짜증나게’ 등의 생각은 각자가 인생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잃게 만든다. 그래서 타인과 상황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는 중요하다. 이제 올바르게 생각하는 일에 정성을 쏟아 보라. 우리의 내면에는 무한한 힘과능력이 숨겨져 있다. 그중에 생각을 선택하는 능력은 경이로운 부분이다. 어느타인과 특정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이를밝게도 어둡게도 생각할 수 있다.평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오링테스트(O-ring Test)를 실시한 결과 예상대로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그 후 그에게 매일 조금씩 오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며 먹어 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한 달 후 오링테스트를 재실시한 결과 예전과 달리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이를 통해 오이가 원인이 아니라 생각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마음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평소의 마음가짐은 각별히 중요하다. 특히 다음의 세 가지 정신은 항상 기억하면 매우 유익하다.첫째, 공정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적극적인 마음을 갖고 양자택일의 경우에는 공정한 부분을 선택한다. 실패하더라도 후회하지 말고, 그 같은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내도록 노력한다.둘째,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으면 주위에 감사할 일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그런 마음을 갖기 어렵더라도 감사하는 버릇이 생기면 인식이 전환돼 사소한 상황에도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다.셋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손해를 입더라도, 해가 되더라도, 고통받는 일이라도 그 부분을 다시 성찰하면 스스로 배우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 ‘나다움’은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