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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정심正心
선명한 복근을 만들려면 반복적인 운동이 중요하듯이 마음수행도 마찬가지이다. 노력하고 훈련해야 한다. 정신건강을 위해 생각을 줄이고 실제를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만을 과도하게 신뢰할 것이 아니라 타인과 생각을 나누며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자가 술을 끊기 위해 술집이 있는 길을 피해 가고 술친구를 만나지 않는 것처럼, 생각을 줄이고 현실을 직시하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체력이 좋은 사람은 감기가 유행할 때도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어쩌다 병에 걸리더라도 평소에 건강했던 사람들이 더 빨리 회복된다. 마찬가지로 마음이 튼튼한 사람은 갑자기 어려움을 겪더라도 비교적 그 회복이 빠르다. 심리적 비상 상태에도 자신의 감정에 쉽게 휘둘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마음의 힘이 단단하다는 의미이다. 명나라 말 유학자 여곤呂坤(1536~1619)은 30여 년에 걸쳐 쓴 『신음어呻吟語』에 이런 글을 남겼다. 目不容一塵눈에 먼지 하나가 들어가도 견딜 수 없고齒不容一芥잇새에 티끌 하나만 끼어도 못 참는 이유는非我固有也원래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如何靈臺內그런데 어찌하여 마음속에 許多荊棘그 많은 가시를 지니고서도 却自容得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단 말인가우리는 누구나 마음을 지니고 있다. 이 마음은 보이지 않는 무한한 존재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내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이는 성공적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물음이다. 내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삶은 어려움의 연속이다.그러면 왜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일까. 내 마음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면서 지식이 많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실로 자기 마음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지금 내가 가진 능력, 재산, 지위, 학력 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진 게 없고 배경이 없다 해도 괜찮다. 마음공부를 제대로 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마음공부는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법을 배우는 공부이다. 마음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삶에 있어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마음공부는 우리가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주력해야 할 과제이다. 마음공부를 할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음의 내용과 같다. 먼저, 일상생활에서 늘 자기를 살피고 깨어나게 함으로써 삶의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고 해결하게 된다. 또한,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를 비춰주고, 일깨워주는 고마운 거울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나 자신이 먼저 깨어나고 이를 통해 주위 인연이 깨어나도록 한다. 그런가 하면 자기 사랑과 존중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고체계와 행동양식으로 내면을 성찰하여 자신의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그리하여 마음은 원래 선하지도 않고 악하지도 않으며 능히 선하고 능히 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됨으로써 내가 나를 책임지는 삶을 살 수 있다.그 관점에서 불교 경전을 보면 부처는 마음의 어둠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였다. 어떤 사람이 밤길을 가다가 길바닥에 있는 새끼줄을 뱀으로 잘못 알고는 무서워서 바로 도망을 갔다고 한다. 만약 그가 마음이 밝아서 새끼줄을 있는 그대로 보았거나 아니면 이를 어떤 나무줄기로 보았다면 어떠했을까. 여기서 소중한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마음을 분란하게 하는 것은 어떤 사항이 아니라 그 사항에 대한 나의 생각이라는 점이다. 이는 마음공부에 있어서 중요한 출발점이다. 마음에 있어서 새끼줄로 보느냐 뱀으로 보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현실은 큰 차이를 보인다. 마음의 호수에 돌이 던져져서 파문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면 늘 자기 마음과 씨름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나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이 마음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이처럼 마음공부는 눈에 보이는 것을 문제 삼지 않고 자신의 주체인 마음을 열어 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사람의 일생에는 5가지의 과제와 5가지의 도리가 있다. 서양에서는 Mind, Self, Family, Work, Relation을 일생의 과제(Life 5 Tasks)라 하였으며, 동양에서는 仁, 義, 禮, 智, 信을 사람의 도리五常, 즉 일생에서 지켜야 할 사람의 5가지 덕목이라고 했다. 일생경영학교 ‘나다움’은 이상의 5가지 과제 및 도리를 바탕으로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가도록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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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 교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시대별로 경력개발의 의미의 변화를 요약해보면 원시시대의 경력개발은 사냥과 수렵을 통해 생존능력을 키우는 것이었다. 즉 산다는 것 그 자체가 경력개발의 목적이었다. 이후로는 ‘산다는 건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토대로 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이 설립됐고, 교육의 진보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 경력개발의 목적이 됐다. 그런가 하면 산업혁명 시대에서 팬데믹에 이르기까지 경력개발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해 고민하며 삶의 편의성을 더욱 높임으로써 질적·양적 풍요로움을 모두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왔다.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던 성장과 발전 중심의 삶이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침체의 시기에 들어섰다. 대다수의 사람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건 고사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과 생업의 파탄 속에서 원시시대에서나 느꼈을 법한 생존에 대한 위협과 질병이라는 위험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실정이다.---"불확실성이 가득한 팬데믹 시대에서 경력개발은‘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물으며일하는 방식, 새로운 지식과 기술, 건강관리 측면에서삶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이 시점에서 팬데믹 시대의 경력개발은무엇을 위해, 무엇을 통해 이뤄나가야하는지에 관해 다양한 국가의 전문가들이 나름의 정책과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대안을 찾아내기란결코 쉽지 않다. 정치적, 정책적 대립이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당겨진 비대면 시대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있고, 팬데믹이 종식될 기미조차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력개발에 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펼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한 가지 경력개발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예상하는 것은 있다. 세계의 경제, 교육, 문화, 산업 등의 동향을 주시하고 국내 고용시장의 불확실성 및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 산업, 교육 등의 변화를 고려하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경력개발의 목적이 될 것이라는 부분이다.언급한 것처럼 팬데믹 시대의 경력개발 분야는 수많은 요인으로부터 압박과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나름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적응, AI를 통한 업무효율의 극대화, 비대면 업무환경에서 소통 없이 갇혀서 일해야 하는 상황과 고용불안에 의해 겪는 스트레스와 건강관리를 대안으로 꼽고 있다.뭐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이를 효과적으로 다뤄야 할 때는 대체로 적응이라는 기본 단계를 거쳤다. 그러나 팬데믹 시대에서는 더욱 빠르게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하는지 결정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에 반드시 적응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경력개발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비대면으로 이뤄지는 교육과 업무와 관련해서는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다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조직에는 ‘온라인 에티켓’, ‘온라인 윤리의식 강화’, ‘비대면 업무를 위한 온라인 도구와 장비 및 시스템 등의 활용법’ 등이 있다. 학습자나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온라인 면접방식’, ‘화면에 어울리는 의상이나 화장법’, ‘온라인 협력프로그램 배우기’ 등이 있다.그러나 언론이나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 수시로 제안되는 교육 방법만 보더라도 교육자나 피교육자 모두 갑작스럽게 닥쳐온 비대면 중심 세상에 기술적, 방법적으로 매우 미숙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산, 학, 연, 관을 막론하고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AI나 비대면 교육과 관련된 기술과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주 급한 문제들은 단기간의 교육으로 우선 해결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관련 부처 및 기업의 빠른 대응이 요구된다.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마음은 과거보다 더욱 불안하고 어려운 상태라는 점이다. 개인의 적성보다 일과 삶에서의 생존을 걱정하기 시작하는 순간 경력개발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상실될 수 있다. 그래서 구성원이 경력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누리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이 장기적 관점에서 세심하게 경력개발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다시 강조하면 경력개발은 기업과 정부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고용의 불안정, 소비의 급격한 위축, 소비 형태의 변화로 인한 시장의 불안정, 자영업자와 기업의 손실 증가 등은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기업과 정부는 먼저 팬데믹 시대의 여러 불안요소를 인지해야 한다. 그 후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안정적인 방역, 복지, 구제정책에 대한 여러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고 가족과 사회의 안녕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기업은 고용과 직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며 기존의 구성원 및 추후 합류할 예비 신입사원과의 신뢰관계를 지켜야 한다. 이와 함께 여러 가지 이유로 불안해하는 구성원에게 카운슬링을 제공하며 고민과 스트레스도 해소해줘야 한다. 그리고 컨설팅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슬로건과 함께 부상한 기술인 AI와의 협업, 비대면으로 일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경력개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개인의 적성보다 일과 삶에서의 생존을 걱정하는 순간경력개발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상실된다.그래서 HRD 부서는 구성원에게 경력개발이야말로그들의 생산성과 가치를 높여준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한다."경력개발 전문가들과 기업의 CEO들은 구성원이 원하는 경력을 만들기 위한 기회와 여건이 조성되도록 연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더 나은 대안을 찾아내고, 이렇게 찾아낸 대안 중에서도 더욱 나은 대안을 찾아냄으로써 경력개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 것이다. HRD 담당자들은 구성원에게 경력개발이 여전히 중요하며, 그들이 자신의 경력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로드맵을 설계하고 이를 잘 밟아갈 수 있도록 조직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HRD 부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절망 속에서야말로 희망이 더욱 빛을 발하고, 팬데믹 시대에서 요구되는 경력개발을 이뤄내기 위한 우리의 노력도 가장 중요해질 것이다. 사람은 정책을 만들고, 정책은 더 나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필자 역시 경력개발과 관련해서 좋은 정책, 방법,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불안한 정국과 경영환경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되길 원한다. 타인과의 교류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비대면 시대일수록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다. 비록 몸은 멀어지더라도 마음만은 더욱 가까워지기를 바라며 HRD 담당자들의 안녕을 기원한다.백지연 교수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 교수. 한국비서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경영컨설턴트, 재무, HRD 이력을 바탕으로 경영 및 HRD 관련 학회에서 편집위원, 상임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 『경력개발전략: 이론과 실제』는 2017년 세종도서에 선정됐으며, 그 외 경력개발, 여성인적자원개발, 요구분석 등의 주제로 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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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희 대표] 행동으로 직무와 조직 궁합 보는 법
면접관과 지원자가 면접에서 직무역량과 조직성품을 검증하는 순간은 첫인상에 의해 결정될 확률이 높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실제로 면접관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첫인상이 평가요소 등급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통계적으로 제시된 자료들에 의해 실증적으로 입증되고 있다.행동으로 직무역량과 조직성품과의 궁합을 보는데는 걸음걸이, 인사하는 자세와 태도, 앉은 자세와 말투 등이 핵심적인 요소다.아울러 지원자의 심리, 성향, 습관 그리고 성품은 행동으로 표현되고, 그 모든 심리와 생각들은 눈에 나타나 있다. 따라서 행동으로 보는 궁합에서는 상대방의 눈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걸음걸이에 의한 관찰과 분석평가걸음걸이는 그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씩씩한 걸음걸이는 걷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으므로, 그 사람의 전반적인 성향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가 있다. 걸음걸이 상에서는 어깨, 팔, 다리의 자세와 움직임으로 그 사람 내면의 심리는 물론 성격과 성향, 직장이나 사업운세뿐만 아니라 장래성까지도 평가해 볼 수 있다."걸음걸이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다.걸음걸이의 유형으로는 사관생도형, 수직형, 술값계산형, 사방경계형, 보스형, 닫힌마음형, 자기과시형, 무감각형이 있다."앉은 자세에 의한 관찰과 분석평가 면접장에 지원자가 들어오는 자세와 퇴장하는 자세만 봐도 합격, 불합격을 예측할 수 있다. 앉은 자세만 보고도 인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앉은 자세에는 사람의 인성이 나타난다.앉은 자세의 유형으로는 안정추구형, 산만형, 불안형, 의존형, 소극형, 활동형, 과시형이 있다."말투에 의한 관찰과 분석평가 말투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헤아릴 수 있는 인상’이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말버릇’이나 태도를 가리키며, 이는 ‘말씨’라고도 한다.말투는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외적 태도이므로, 말하는 순간에 그 사람의 감정이나 정서를 피부로 바로 감지할 수 있다."말투에는 감정이나 정서가 드러난다.말투의 유형에는 불안초조형, 강점웅변형, 흑백논리형, 호탕형, 왕따예약형, 배신형이 있다."결론적으로 면접관과 지원자가 면접에서 직무역량과 조직성품을 검증하는 직무와 조직 궁합을 판단하는 도입부는 지원 대상자의 행동이다.그 사람의 심리와 사고방식, 그리고 생활습관이 행동에서 가장 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도적인 연출이나 행동여부를 유심히 관찰하고 측정해야 최종 평가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또한,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 ‘눈’이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으므로, 무엇보다 눈을 정밀하게 관찰하면 행동심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윤광희 대표피플비즈넷컨설팅 대표. 공기업과 대기업 면접관 교육 및 면접 컨설턴트 활동을 지속하고 있으며, 명리 심리상담사, 역학사, 관상면접관, 1급 심리상담 및 분석사로 유명하다. 저서로는 『관상면접기술』, 『채용면접기술』, 『면접119(공무원/대기업 편)』 외 8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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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균 교수] 포스트 코로나가 만든 조직문화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우리 삶의 주변 여기저기에 생채기가 생기듯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여러 조직도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가지 흔적을 만나게 됐다. 이러한 흔적들 속에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것들과 부정적이고 걱정스러운 것들이 공존하고 있다. 긍정적인 영향은 업무 보고와 회의의 간소화, 애자일(agile)한 업무수행 방식, 불확실한 상황에 대응하는 유연한 시나리오 사고, 개인별 성과주의 문화의 가속화다. 이에 반해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 구성원의 업무 탈진과 스트레스 심화는 부정적 결과라고 할 수 있다.---8월과 9월에 걸쳐 연속적으로 지나간 태풍은 곳곳에 흔적을 남겼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우리 사회와 기업조직 내에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는 리더와 구성원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아픈 흔적들도 있지만, 의외로 조직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바람직하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흔적들도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모바일과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환경 속에서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그래서 긍정적인 부분은 조직문화로 정착시켜나가고, 불편하고 부정적인 것들은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코로나19를 통해 경험하게 된 긍정적 변화는 무엇일까?"코로나19 이후 조직은 업무 보고와 회의 간소화,애자일한 업무수행과 시나리오 사고,개인별 성과주의 문화의 가속화를 추진하며비효율·비생산적인 일들을 제거하고 있다."첫째는 업무 보고와 회의의 간소화다. 과거 구성원은 두꺼운 보고서를 들고 팀장과 임원을 찾아갔지만 이제는 집 또는 직장 내에서 간략한 1page 보고서를 제출하거나 이메일 혹은 카카오톡 메시지 몇 줄로 보고를 완료하고 있다. 면대면 회의는 거의 사라졌고 꼭 필요한 회의만 담당자들이 모여서 진행하는 군살이 확연히 빠진 모습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렇게 효율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친 요소 중 하나는 영상 디지털 회의 솔루션의 활용이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신속한 디지털 소통과 업무 보고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둘째는 애자일 업무수행 방식이다. 시간, 비용, 자원을 들여 체계적이고 비밀스럽게 완벽한 제품을 개발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빠른 속도로 시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과 시장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하고 보완해가는 고객 밀착형 업무수행 방식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은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구성원에게 위임됐고 급변하는 고객의 요구에 대한 빠른 대응이 생명으로 여겨지게 됐다. 궁극적으로 지금까지 기업이 노력해왔던 스피드 기반 고객 최우선주의가 생존을 위한 방법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셋째는 불확실한 경영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시나리오 사고다. 사전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해결책을 마련해보면서 예기치 않은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는 기업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 사고는 현재 발생하지 않았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잠재적 위험 요인을 생각하게 하는 준비성있는 업무 추진 방식이다. 시나리오 사고는 코로나19라는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을 경험하면서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신입사원부터 최고경영진에 이르기까지 예상하기 어려운 경영상의 위험을 항상 고려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넷째는 개인별 성과주의 문화의 가속화다. 과거에는 조직에서 팀 내 2명~3명씩 소그룹을 구성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가끔씩 무임승차하는구성원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제는 각 부서의 리더가 구성원에게 개인별 업무 코칭을 제공하면서 개인의 역량과 성과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언급했던 긍정적 변화들과 함께,그동안 조직에서 적극적으로 표출되지 않았던 여러 부정적인 모습도 나타나고있다. 우선 고용 보장(job security)에 대한 걱정이 조직 내부에서 소리소문없이 잠재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원격 근무와 재택근무를 계속하다 보니 비즈니스에 핵심적인 직무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고 그 외의 사소한 업무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일상적이고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업무에 대해 담당자를 채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핵심 직무에 대해서는 더 많은 자원이 투자되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업무는 아웃소싱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로 인해 구성원은 ‘나의 직무가 언제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닐까?’라는 불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구성원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직업 안정성에 대한 불안함과 걱정은 조직의 경쟁력 유지와 향상에 많은 걸림돌이 된다. 이러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도전을 기피하고 실패·실수하지 않으려는 보수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은 직무확대 또는 직무전환 등을 통해 효율적인 인력활용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다음으로 개인별 성과주의 조직문화가 심화됨에 따라 구성원의 부담과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구성원 개인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지면서 능력이 뛰어난 에이스(ACE)에게는 업무가 산더미처럼 몰리고, 역량이 부족한 구성원에게는 일이 적게 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업무에 파묻혀 일하는 구성원은 업무 탈진(burnout)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업무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구성원은 그들 나름대로의 스트레스 가중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게 됐다. 특히 상사와 일대일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역량이 부족한 구성원은 질책성 피드백을 듣지 않고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심리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다양한 구성원을 코칭하고 그들의 업무를 관리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리더들도 과거보다 2~3배 이상의 에너지와 노력이 들어가고 있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과거 권한위임에 관한 연구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듯이 실력 있는 구성원은 권한위임을 받아 스스로 탁월한 성과를 내어 조직에 긍정적이고 생산적으로 공헌하지만, 역량이 부족한 구성원에게 권한위임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많은 조직이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코로나19에 따라 직업 안정성이 사라지고 있고,역량이 뛰어난 구성원은 지나치게 업무가 몰려 힘들어하며,역량이 부족한 구성원은 지속되는 질책성 피드백에 괴로워하는부정적인 모습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코로나19가 가져온 조직문화의 변화는 그동안 안일하게 업무를 수행해 왔던 우리의 업무수행 방식과 사고방식에 신선한 자극을 가하여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인 모습에서 군살을 빼게 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그러나 조직에서 벌어지는 여러 변화로 인해 구성원이 본인의 직업에 대한 안정성에 큰 위협을 느껴 심리적 안정성(psychological stability)을 잃어버리는 부정적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일을 잘하는 구성원은 지나치게 많은 업무로 힘들어하고, 상대적으로 역량이 부족한 구성원은 그들 나름대로 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더욱 많이 느끼게 되는 어려운 상황들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HR 부서와 최고경영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구성원이 조직을 신뢰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긍정적이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조성해서 급변하는 경쟁 생태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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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경 교수] 동기부여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인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다시 말해 외부의 환경적인 자극이 아니라 내부의 자극에 의해서도 사람들은 행동하게 된다. 이처럼 본능적이거나 습관적이 아니라 의식적, 의도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기꺼이 행동할 때 동기부여가 됐다고 한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국 대통령은 동기부여를 자신이 원하는 일을 상대방 스스로가 하고 싶도록 만드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조직에서 어떻게 하면 구성원이 스스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싶도록 만들 수 있을까?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모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새로운 유형의 삶을 살고 있다. 살아가는 공간, 만나는 사람, 일하는 방식, 종교, 수업방식 등이 모두 변하고 있다. 특히 조직에서 구성원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들은 새로운 유형의 삶에서 어느 누구보다 불안해하고 있다. 그렇다면 HRD 부서는 구성원을 어떻게 동기부여 시켜야 목표하는 바를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달성하게 만들 수 있는가?---동기부여는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심리적인 과정과거 아테네 사람들이 신전을 짓는 방법을 보면 거대한 대리석을 산꼭대기에서 밑으로 운반할 때 천천히 내려가기 위해 산 위에다 줄을 걸어 다시 수십 명이 아래로 잡아당기는 일이 매우 중요하고 어려웠다. 그래서 옆에서 피리를 불며 장단을 맞춰주는 악사가 필요했다. 아테네에서는 빵을 구워 파는 아낙네들이 밀가루를 반죽할 때 피리 부는 사람이 옆에서 사기를 높였다고 한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나라에서도 모내기할 때나 집터를 돋울 때 힘을 내기 위해 서로 노래를 부르며 장단을 맞췄고 당시의 노랫가락들은 아직도 전해지고 있다. 아울러 기록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변방에 있는 군인들의 사기를 올리는 방안을 연구하게 했으며, 집현전 학자들의 사기 앙양을 위해서 안식년을 주기도 했다.동기부여란 말은 ‘움직이게 하다’라는 라틴어 ‘movere’에서 유래됐다. 조직행동에서 동기부여는 목표를 향한 자발적 행동을 끌어내고, 충동질하고, 계속하게 하는 심리적 과정을 총칭한다. 자신이 동기부여 됐을 때, 혹은 동기부여된 사람들을 봤을 때를 떠올려 보자. 그들은 다소 흥분되어 표정이 밝고, 움직임도 가볍고 빠르다. 즉 ‘동기화되어 있다’라는 말은 어떤 행동에 대해 당사자가 정서, 감정, 욕망, 열정, 태도, 관심, 신념, 흥미,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기보다 감정적이고 반이성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동기부여된 상태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어쩐지 신바람이 난다’, ‘신바람이 나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신바람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어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힘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동기부여를 이해하는 것은 구성원에게는 물론이고 구성원과 조직을 이끌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리더에게 더욱 중요하다. 지금처럼 경영환경이 복잡할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왜냐하면 리더 자신 혹은 구성원에게 왜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충족되지 않은 욕구로 인한 긴장인간은 누구나 ‘어떤 욕구’, 그 욕구를 채우려는 행위 의도, 실제 행동의 세 복합체로 구성되어 있다. 세 요소는 균형을 이루려고 하지만 현실에서 수시로 깨진다.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있으면 균형이 깨지고 긴장이 조성된다. 또한 긴장이 발생하면 개인은 균형을 다시 찾으려고 노력하게 되며 욕구의 충족을 위해무엇인가 하려고 하는데 이런 과정이 바로 동기부여다. 그러니까 욕구의 미충족이 동기부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1930년대에 미국의 심리학자 헨리 머레이는 왜 사람들은 때에 따라 서로 다른 욕구를 가지며, 어떤 욕구들이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지를 설명했다. 이후 많은 학자가 다양한 각도에서 머레이의 이론을 보완하고 있다. 매슬로우, 허츠버그, 맥글레랜, 데시 등이 대표적이다.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욕구의 서열이 존재한다. 가장 낮은 단계의 생리적인 욕구에서 물리적, 정서적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자 하는 안전의 욕구는 그동안 기업에서는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아도 됐다. 따라서 다음 단계인 소속감, 수용, 우정 등을 포함하는 사회적 욕구와 자기 존중, 지위, 인정, 관심 등을 아우르는 존경 욕구에 많은 관심을 뒀다. 가장 높은 수준의 욕구인 자아실현은 최근에 와서 기업의 거의 모든 제도의 초점이 되고 있다. 자아실현 욕구는 자신이 바라는 그 무엇이 되고자 하는 욕구로서 성장, 잠재 능력의 실현, 성취 등을포함한다. 매슬로우는 하위 단계의 욕구가 충족돼야 다음 단계의 욕구가 작동한다고 주장했다.존재(Existence), 관계(Relatedness), 성장(Growth)의 머리글자를 딴 클레이튼 애들퍼의 ERG 이론은 매슬로우가 제시한5단계를 3단계로 간결하게 정리했다.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가 단계적으로작동한다고 했지만 애들퍼는 인간은 순서에 상관없이 동기부여 된다고 설명했다.또 욕구 자체보다 태도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진 심리학자가 있었다. 프레드릭허츠버그는 사람들과 직업의 관계는 아주 기본적이며 성공과 실패를 결정할 수있는 것은 직무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좋게 혹은 나쁘게 느낀 상황에 대해 물어본 후 그들을 두 부류로 나눴다. 이때 승진 기회, 개인적인 성장 기회, 인정, 책임감 등 사람들이 내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동기를 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런데 많은 기업에서 내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적절한 수준의 급여와 보상은 위생요인으로 분류되어 동기부여와 관련이 없다고 하지만 그 수준이 기대 이상을 넘으면 ‘인정’ 과 연결이 되어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동한다. 넷플릭스, 쵸바니 요거트, 뉴벨지움 브루이 등의 기업은 이를 알고 잘 활용하고 있다.그런가 하면 데이비드 맥클랜드는 오랜 시간의 경험과 문화적 배경에 의해 욕구가 형성된다고 주장하면서 동기부여의요인으로 성취, 관계, 권력을 제시했다.그는 사람에 따라서 이 중 하나가 지배적으로 작용하며, 특히 성취 욕구는 훈련으로 학습될 수 있다고 믿었다. 성취욕구는 탁월해지길 원하기 때문에 업무의 기준치를 달성해서 성공하고자 하는욕구이다. 친교 욕구는 친근한 인간관계를 원해서 집단에 소속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욕구다. 권력 욕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고 영향력을 미치려는 욕구다. 맥클랜드의 주장은 조직에서 얻고자 하는 결과와 관련이 크고, 실증적인 연구가 뒷받침되어 오늘날 리더로서의 역량을 평가할 때 이론적 틀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동기부여는 자신이 왜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준다.그래서 구성원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그들의 어떤 욕구를 자극해야 동기가 부여되는지 이해해야 한다.여러분 조직의 구성원은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긴장하고 있는가?"그런 일을 왜 하는지 설명해 주는 것이 동기부여다시 강조하지만 동기부여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왜 그런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통상 리더들이 동기부여를 언급할 때 구성원을 떠올린다. 그러나 리더라면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동기부여가 된 리더는 스스로 존재감을 느끼고 자신감도 생긴다. 자신감이 생긴 리더는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을 더욱 동기부여 시켜서 성장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MS를 다시 일으킨 사티아 나델라 CEO가 쓴 책 『히트 리프레시』의 첫 장에는 ‘미래에는 다른 이들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사람이 리더가 될 것이다’라는 빌 게이츠 MS 기술고문의 말이 쓰여 있다. 다른 사람이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영향력을 미쳐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동기부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달라진 경영환경에서 지속해서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동기부여하려면 그들의 어떤 욕구를 자극해야 할지 다시 점검해 보자. 새롭게 바뀐 일과 삶에서 구성원은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긴장하고 있을까?배보경 교수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조직행동론 및 변화관리와 리더십을 강의하며, AMP과정 주임교수와 Executive Education Center 센터장을 맡고 있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원장과 KAIST 경영대학 경영자과정 총괄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력개발센터 부원장, 한국 아이비엠 조직문화프로그램 매니저를 역임했다. 대표 저서로는 『4차산업혁명시대, 어떻게 일할 것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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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교수] 용어와 개념의 오해에서 비롯되는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불편한 진실
우리나라처럼 교육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은 모두 교육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이다. 그 평판은 몇 년 전 미국 대통령이 부럽다는 표현을 하면서 추켜세웠을 정도다. 이러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열은 자기주도학습에 대해서도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용어 혹은 개념에 대한 오해이며, 자기주도학습에 너무 쉽게 다가서는 것에서 비롯된다. 비슷한 예로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아직도 이뤄지고 있는 속칭 ‘야자’로 불리는 야간자율학습이 자기주도학습의 개념과 현실적용 간의 괴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또 다른 불편한 진실은 첨단 테크놀로지와 그로 인해 등장하는 기기나 장치(device)와 동반해서 상업적인 조명을 받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진실은 기업의 교육 담당자들이라면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은 1960년대 후반 미국의 말콤 놀스(Malcom Knowles)에 의해 처음 제시된 이후 많은 학자에 의해 연구 및 개발되어 왔다. 놀스는 자기주도학습을 ‘학습자가 교사 혹은 타인의 도움이 있든 없든간에 스스로 학습에 있어서 주도권을 가지고 학습의 필요성을 진단하는 일로부터 학습의 목표를 설정하는 일과 도움이 될 만한 인적, 물적자원을 밝혀내고 적절한 학습전략을 선택하여 적응시키며, 그 학습의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이다’라고 정의했다."말콤 놀스(Malcom Knowles)에 따르면 자기주도학습은학습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학습의 필요성을 진단하고,학습목표를 설정하며 도움이 되는 여러 자원을 통해적절한 학습전략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이다."자기주도학습은 국내에서는 학술적인 논문에서 언급되었을 뿐 일반적인 교육현장에서는 크게 적용되어오지 않다가, 2000년대 초반 교육부와 EBS의 지원과 홍보에 힘입어 거의 폭발적인 인용 혹은 활용 현상을 보여 왔다. 특히 2010년대 이후에는 학교교육은 물론 학원과 교육기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면서 더욱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그러나 대부분 용어적인 측면에서의 활용과 홍보를 시도함으로써 오히려 실수요자인 학습자들이나 부모들에게는 적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실제 학습자들과 부모들은 자기주도학습을 어려운 학습기법으로 인식해서 기피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편한 진실에 관해 몇 가지 관점을 바탕으로 독자들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주도학습이라는 용어에 대한 오해다. 놀스가 자기주도학습을 소개하기 이전 혹은 이후에도 이와 유사한 용어와 이론 혹은 모형들이 많이 제시되어 왔다. 그러나 놀스는 유사 용어들의 문제점과 한계를 짚어주면서 자기주도학습과의 차이점도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예를 들면 오늘날까지 우리나라 대부분의 고등학생은 소위 ‘야자’로 불리는 야간자율학습을 경험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통해 축적하는 학습경험을 그리 행복하거나 즐겁지 않은 것으로 느끼고 있다. 사실 야간자율학습이라는 학습방법도 이미 1970년대 이전부터 미국에서는 ‘autonomous learning’ 이라는 이론으로 소개되어 왔던 것이고 미국에서 유학한 어느 교육 전문가에 의해 국내에 소개됐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이 학습방법을 싫어하는 이유에 관해 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약식 조사를 시행해 보면 대부분 ‘자율’이 아닌 ‘반강제’적이었고, ‘혼자서’, ‘스스로 알아서’, 그 용어에 ‘홀려서’ 저녁시간을 소비해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회상하곤 한다.놀스는 이러한 문제점을 이미 확실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그의 이론에서는 3가지 핵심적인 개념을 찾아낼 수 있다. 각각 ‘initiative’, ‘help’, ‘process’다. 첫째로 학습자가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에서부터 주도권(initiative)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로 교사, 학부모 혹은 전문가와 친구들로부터 도움(help)을 받아야 자기주도학습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 이뤄지는 야간자율학습은 큰 실수를 범하고 있다. 혼자 밤늦게까지 조용히 공부하는 것을 자율학습 혹은 자기주도학습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최근 각계의 교육 담당자들이 유대인의 학습법으로 널리 알려진 ‘하브루타(havruta)’를 대단한 교육법이라고 생각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옛날 서당이나 초등학교에서도 이미 다양한 방식의 상호작용(교사-학생, 학생-학생, 모둠활동)을 통해 유사한 학습활동을 수행해오고 있었다. 즉 집이나 독서실 혹은 친구들과 별도의 공간에서 자기 스타일대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교실에서늦게까지, 혼자, 어떤 학생에게는 반강제적으로 공부하도록 하는 것은 도움을 잘못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셋째로 놀스는 과정을 뜻하는 process를 강조했다. 대부분의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유사 용어나 개념들은 학습을 ‘content-oriented’ 방식으로 접근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과목별로 세부 내용을 학습자가 확실하게 기억 또는 암기하는 데 초점을 둔다. 그 이유는 대학입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평가와 시험이 얼마나 기억력이나 암기력이 뛰어난지 측정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놀스는 자기주도학습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학습자가 ‘학습에 대한 요구 혹은 필요를 진단하는 일(diagnosing)부터 학습목표를 만들고, 학습에 필요한 인적, 물적자원을 파악하고, 적절한 학습방법을 선택해서 실행하며, 학습결과를 평가’하는 과정(process)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학습요구나 필요를 진단하는 일’이라는 개념은 정말 그 학습(learning) 필요한지, 왜(why) 필요한지에 대한 분석과 진단을 학습자가 경험하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보면 대부분 부모, 교사, 기업경영자, 상사들에 의해 ‘왜(why)’에 대한 과정이 생략되고, 목표설정조차도 이미 그들에 의해 의도적 혹은 암묵적으로 강요당한다. 어려서부터 이러한 경험에 노출된 학습자들은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 결혼생활에서까지도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다."HRD 담당자들은 높은 수준의 테크놀로지를 통해자기주도학습이 실현된다는 오해에서 벗어나야 하며,자기주도학습은 한 사람의 근본적, 지속적 힘에 의해이뤄지는 학습방법(know-how)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그리고 결정적으로 기존의 유사 학습방법들과 놀스가 주장하는 자기주도학습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학습은 학습자가 혼자서(isolation), 알아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도우미(helper), 즉 교사, 강사, 멘토, 관련 분야의 전문가, 친구들과의 관계(association) 속에서 학습이 이뤄진다는 데 있다. 놀스는 학습자들 간의 수많은 상호관계성(mutuality)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이라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제기하고 싶은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테크놀로지와 연계된 우선순위 설정에서의 문제점이다. 지난 회에서 한 번 언급한 바 있지만, 높은 수준의 테크놀로지나 새로운 기기 혹은 장치(device)를 사용하면 자기주도학습이 저절로 혹은 효과적으로 된다는 상업적 광고나 홍보에 매료된 많은 학부모나 기업의 교육 담당자, 기업교육 전문가들이 학습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이미 형성된 분위기에 많이 기대하고 편승하게 된다는 점이다.그러나 자기주도학습은 자기조절능력에 근거한 한 사람의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힘에 의해 이루어지는 학습방법(know-how)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최성우 교수숭실대학교 평생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자기주도학습, 창의 인성, 진로진학, 영재교육 등을 주제로 활발하게 강의하고 있다. 숭실대학교 CK교수학습계발연구소 소장, 교육부 APEC 국제교육협력원 자문위원장, ACE(한국성인교육학회) 학회장, 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메타인지와 말하는 공부』, 『자기주도학습&코칭 ABC』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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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교수] 지속 가능한 학습분석 환경 조성 방안
체계적인 구성원 평가와 관리를 바탕으로 조직에서 학습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학습분석(learning analytics)적 접근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학습분석적 접근은 구성원의 학습 과정과 단기·장기적 학습 목표를 시계열로 살펴보면서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기 위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사내 교육에 대한 몰입도가 낮은 구성원이나 이직이 예상되는 구성원에게 맞춤형 교육이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다양한 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지난 호에서 소개했던 클러스터링과 잠재집단 분석을 적용하면 구성원을 선수지식,직무수행, 학습 목표 등에 따라서 여러 집단으로 나눈 후, 개인화된 교육적처방을 제공할 수 있다. 이번에는 학습분석적 접근 방식을 기업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기업에는 에듀테크의 확산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으로 학습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가 넘쳐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러닝 기반 높은 빈도의 마이크로 평가는 구성원의 역량개발 현황과 학습조직의 역동성 탐색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학습분석의 현장 적용이라는 새로운 업무로 인해 교육 담당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학습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데이터 활용을 위한 시스템 일원화, 전담 인력 확보와 프로토콜 마련, 중요 변수 설정과 맥락화, 분석 모델의 실행과 정교화는 기업에서 지속 가능한 학습분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이다.데이터 수집, 분석, 공유, 모델 개선의 일원화학습분석이 용이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습 데이터의 수집, 분석, 공유, 모델 개선을 위한 체제를 일원화해야 한다. 최근에는 아웃소싱을 하거나 자체 개발한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HRD 부서를 넘어 조직 전체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플랫폼에 축적되는 학습 데이터의 공유 자체는 용이해졌지만 역량평가와 인사관리에 사용되는 중요한 데이터는 이를 담당하는 부서나 팀에 산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의 학습과 그에 따른 성장 과정을 충실하게 분석하는 모델을 만들려면 학습 데이터 외에도 현장에서의 직무수행 내역과 구성원의 과거 기록이 함께 통합된 새로운 통합 데이터베이스가 생성돼야 하며 이를 중심으로 학습분석이 논의돼야 한다. 통합 데이터베이스에 구성원에 대한 각종 설문 조사 결과가 추가된다면 보다 다면적인 결과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데이터 관리 구조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면, 중간에 유동적으로 바꾸기가 상당히어렵다. 또 시간에 따라서 변화하는 구성원의 학습 패턴이나 직무능력 개발 정도를 보여주는 종단적(longitudinal) 데이터 구조를 확립하지 못하면 향후 분석 작업에 있어서 불필요한 프로세싱 과정도 거쳐야 한다.전담 인력 확보와 프로토콜 마련조직에서 효과적 학습분석이 이뤄지려면 데이터 관리와 분석을 전담하는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기본적인 학습분석 모듈을 제공하고, IT 기술과 데이터베이스 담당자가 어느 정도 해낼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학습 정보를 확보하기 위한 표준 프로토콜 적용(xAPI 등), 원 데이터(raw data)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프로세싱 작업, 머신러닝 등의 고급 통계 기법을 적용한 분석이 가능한 인력이 있다면 효율적인 학습분석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또 학습분석 결과가 현장의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프로토콜도 마련되어야 한다. 데이터는 가공되고 맥락화되기 전까지는 표면적인 현상을 보여주는 신호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힘들다. 그래서 데이터가 의미 있는 지식이 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과정에서 심도 있는 논의나 조율과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학습분석 전담 인력이 원 데이터를 일차 가공하고 예비 분석(preliminary)한 후 해석할 때, 데이터가 수집된 부서의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학습분석에 활용되는 로그 데이터는 극단값(extreme value)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서 현장에서 일하는 구성원이 이상치가 발생한 상황의 맥락에 관해 설명해줘야 한다. 아울러 똑같은 내용을 학습했고 평가 점수가 같더라도, 부서에 따라 중요도가 다를 수 있어서 학습자 모델링에 도움을 줄 조력자가 있다면 과잉 해석이나 중요 현상을 놓치는 문제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1차적인 데이터 분석이 끝나고 학습분석 모델을 만든 후에는 결과물을 조직의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위해 부서장과 같은 의사결정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학습분석 전담 인력이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 의사결정자들이 각자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향후 교육과 관련된 정책이나 인사고과에 반영해야 한다. 그리고 학습분석 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되기 때문에 언급한 과정들이 프로토콜화되어 표준화된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주요 변수 설정과 맥락화학습분석 모델링을 진행하다 보면 모델 구성에 필요한 주요 변수를 설정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구성원의 역량 향상을 예측하는 학습행동 변수들을 선정하고자 할 때, 예측에 중요한 변수와 그렇지 않은 변수는 그들이 속한 조직, 근속연수, 직급 등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각 부서가 추구하는 목표나 시급한 현안에 따라서 가중치도 다르게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학습분석으로 도출된 예측 모델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학습행동 데이터는 표면적으로 나타난 현상만을 보여주는 대리 변수(proxy variable)이므로 실제로 이 대리 변수가 탐색하려고 했던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지 타당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즉 조직의 문화와 상황에 맞게 학습분석 결과를 맥락화하는 작업이 중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HRD 담당자들은 평소에 수집했던 조직별, 직급별 특성에 대한 정보를 학습분석 모델에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예컨대 영업팀 구성원의 성과를 예측하는 주요 학습변수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네트워킹 정도와 의사소통능력 교육과정 이수라면 R&D 팀 구성원의 성과를 예측하는 변수는 규칙적 학습이나 전공 분야에 대한 심화학습일 가능성이 높다."데이터 기반 조직개발과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은단시간에 이뤄내기 힘든 작업이다.그래서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 전반적인 논의,전담 인력 확보, 체계적인 프로세스 수립이 필수적이다."프로토타입 실행과 타당화로 모델 정교화학습분석 모델이 구축되었다고 하더라도 초기에는 현실과 맞지 않는 정보를 담고 있거나 새로운 데이터를 활용할 때 부정확한 예측력을 보여줄 수 있다. 따라서 초기 모델을 최소한 두 사이클 정도 예비로 실행해보고 오류를 찾아내서 단시간에 개선해야 한다. 특히, 문제해결력, 지식 내면화, 학습과 조직몰입, 학습과 일의 연계 능력과 같은 고차원적인 역량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대리 변수들의 다양한 조합을 테스트해봐야 한다. 또 도출된 학습모델을 통하여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조직에 미치는 파급력과 구성원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려면 사후 분석 역시 함께 시행돼야 한다. 기업의 하위 조직에 맞는 적합한 여러 학습모델은 결과적으로 학습분석을 실시한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예컨대 ‘A사의 X직급 직무 성과를 예측하기 위한 모델’처럼 세부 조직에 특화된 모델을 도출해서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학습분석이라는 용어가 알려진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한 여건 마련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데이터에 기반한 조직 발전과 의사결정 체계 수립은 단시간에 이뤄지기 힘들다. 지금부터라도 조직 전체의 논의, 전담 인력 확보, 체계적인 절차의 마련을 통해서 지속 가능한 학습 분석 생태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교육공학 전공 교수. 온라인 교육 환경 설계, 테크놀로지 기반 개별화 학습 분야를 연구해왔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의 사범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연구과제를 수행해왔고, 삼성인력개발원의 학습분석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기업의 비대면 교육 혁신과 학습조직 관리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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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교수] 특정 상황으로 조명하는 인력다양성과 성과와의 관계
현대 조직이론에서 인력다양성은 종종 양날의 검으로 묘사된다. 인력다양성 추구에 신중한 이들은 인력다양성이 구성원 간 부정적 상호작용과 조직의 성과 저하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인력다양성 주창자들은 인력다양성을 통한 창조나 혁신 같은 긍정적 효과를 강조한다. 두 가지 상반된 관점을 고려하면서 많은 학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력다양성과 팀(혹은 조직) 성과와의 관계를 연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인력다양성과 성과와의 관계가 일정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 인력다양성과 성과사이의 관계는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제시해준다. 즉 인력다양성의 성과에 대한 효과는 어떤 특정 상황에서는 긍정적일지라도 다른 상황에서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인력다양성과 성과와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어떤 상황 하에서 인력다양성이 성과를 향상시키는지 알아보고자 한다.---외형 다양성과 팀 성과와의 관계많은 학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외형 다양성(나이, 성별, 인종, 민족 등)의 팀 성과에 대한 영향을 연구했는데, 그 결과는 일방적이지 않고 다양했다. 예를 들어 외형 다양성이 팀 성과에 긍정적임을 밝힌 연구들만큼이나 많은 숫자의 다른 연구도 외형 다양성이 팀 성과에 부정적임을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훨씬 더 많은 연구가 외형 다양성과 팀 성과가 관련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많은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를 모아서 마치 하나의 독립적 연구처럼 데이터를 재구성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외형 다양성의 팀 성과에 대한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할지라도 그 영향은 아주 미미했다. 구체적으로 성별 다양성이나 인종 및 민족 다양성은 팀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그 영향은 미미했다. 한편 나이 다양성의 팀 성과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성별 다양성 및 인종과 민족 다양성의 성과에 대한 영향보다 상대적으로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팀의 인력다양성이 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상황에는모든 구성원이 소외되지 않고 누리는 동등한 지위,인력다양성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조직문화,인력다양성에 대한 경영층의 많은 관심과 지지가 있다."내면 다양성과 성과와의 관계내면 다양성의 성과에 대한 영향은 내면 다양성 종류에 따라 다르다. 업무와 관련된 다양성(경력, 조직근속연수)은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조직근속연수 다양성의 성과에 대한 영향은 비록 그 정도가 미미할지라도 긍정적이다. 경력 다양성도 마찬가지며, 그 영향은 조직근속연수 다양성의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가치 다양성의 팀 혹은 팀 구성원에 대한 영향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팀 내 구성원 사이 가치의 다름이 클수록 그들의 조직 만족도, 잔류에 대한 의지, 팀 몰입도는 감소한다. 또 문화적(그리고 국적) 다양성의 개인과 팀 성과에 대한 영향도 일정하지 않다.인력다양성과 성과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들인력다양성 주창자들은 인력다양성이 창조나 혁신을 증가시키며 조직의 경쟁 우위 구축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을 했지만, 이러한 주장에 대한 실증적 증거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여러 다양한 상황에서 인력다양성이 팀 성과를 향상시키거나 혹은 악화시킬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인종·민족 혹은 성별 다양성의 팀 성과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언급한 요소들의 구성이 훨씬 균형 잡힌 환경 하에서는 감소된다. 예를 들어, 팀 내 성별 다양성의 팀 성과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조직 구성원 대다수가 남성인 상황에서는 더 악화되지만, 성별 균형이 맞춰진 조직에서는 성별 다양성과 팀 성과와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바뀐다. 또한 팀 내 인종·민족 다양성과 성과와의 부정적 관계도 백인이 대다수인 조직에서는 더 부정적으로 되는 반면, 인종적 균형이 맞춰진 조직에서는 더욱 긍정적으로 바뀐다. 팀 내 나이 다양성과 팀 성과와의 부정적 관계의 경우 구성원이 주로 젊은 구성원으로 이뤄졌을 때는 더 부정적으로 되고, 나이의 균형이 맞춰진 조직에서는 그 부정적 효과가 완화된다.이러한 조직 인력구성의 균형성 이외에 다른 여러 상황에서 팀 인력다양성은 그 팀의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표와 과업의 상호의존성, 모든 집단 내 사람들의(주류집단 일원 혹은 소외집단 일원 등과 관계없이) 동등한 지위, 인력다양성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조직문화 및 조직분위기, 인력다양성에 대한 경영층의 지지 등은 팀 인력다양성이 성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상황들이다. 또한 팀 구성원의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을 때, 다양한 인력으로 구성된 팀이 동질적 인력으로 구성된 팀보다 더욱 성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든 특성에서의 다양성 추구가 바람직한 것은 아님인력다양성 관리는 모든 특성에서의 다양성 추구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성격의 일종인 상냥함을 예로 들어보면 한 명의 팀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팀원이 상냥하더라도, 그 상냥하지 않은 사람 하나로 인해 팀 분위기는 나빠지며, 결과적으로 팀 성과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외에도 성실성과 경험에 대한 개방성 역시 다양성을 추구하지 말아야 하는 성격들이다. 팀들은 성실성과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개인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성격 이외에 다양성 추구에 있어서 부정적인 요소들로는 팀원들의 일반지능, 감성지능, 윤리의식, 팀워크에 대한 선호 등이 있다. 팀 구성원의 일반지능, 감성지능, 윤리의식, 팀워크 선호에 대한 다양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반지능이 낮은 사람, 감성지능이 낮은 사람, 윤리의식이 낮은 사람, 팀워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팀에 배치하면 성과는 낮아진다. 팀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팀원의 일반지능, 감성지능, 윤리의식, 팀워크에 대한 선호가 높아야 한다."사람들은 조직에서 포용과 인정을 받고,그들의 개인성 및 조직 공헌도를 존중받고,핵심 의사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때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구성원으로 변모한다."포용정책 실행의 중요성조직의 포용(inclusion)성을 제고하는 정책은, 인력다양성과 팀 성과 사이 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상황으로 최근 아주 중요시되고 주목받고 있다. 포용정책은 조직 구성원이 갖고 있는 다양한 기술과 식견의 효과적인 통합을 의미한다. 이것은 여성, 유색인종 혹은 다른 소외그룹에 속해있는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승진이나 업무 및 성과에 필요한 자원 배분 등에서 공정하게 대우받고, 그들의 존재 자체가 존중받으며, 조직의 핵심 의사결정에서 배제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게끔 이끄는 정책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타인으로부터 포용과 인정을 받을 때 그리고 그들 자신의 개인성 및 공헌에 대해 존중받을 때 가장 생산적이게 된다. 실제 연구결과에 의하면 조직이 포용정책을 실행할 때 인력다양성의 성과는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재원 교수경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로 조직행동론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관으로 활동한 적이 있으며,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기 전에는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에서 근무했다. 연구 분야로는 감정노동, 다양성 및 팀 관리, 종업원 몰입 및 정신건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