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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 교수] 정서적 지원의 리더십
‘정서적 지원의 리더십이 리더 본연의 업무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학술적, 실무적으로 이견이 있었으나, 최근 비대면 업무 환경의 증가는 정서적 지원을 리더의 선택이 아닌 필수 불가결한 핵심 임무의 일부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것은 일선 리더들이 성공적으로 정서적 지원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사적 차원의 지원이다. 그런 측면에서 첫째, 기업 구성원이 겪는 심리적 문제점을 파악하여 이를 유형화하고, 둘째, 유형화를 바탕으로 추려진 문제들에 대한 솔루션을 매뉴얼화하며, 셋째, 완성된 매뉴얼을 리더가 숙지하도록 교육하고, 평가하며,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이 언급했던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근본적으로 리더의 ‘탄생’을 고대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리더 배출을 위한 ‘씨앗’을 뿌리고 ‘경작’하는 혁명을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최근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선배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그 선배가 근자에 겪은 고충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구성원 중 한 명이 가정사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선배가 이런저런 조언을 해줌으로써 문제를 일단락 지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야기 끝에 선배는 “내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라는 말로 고충을 토로했다.최근 경영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의 사례와 같은 리더의 정서적 지원에 대해 구성원과 리더가 생각하는 바는 사뭇 다른 듯싶다. 리더의 경우, 구성원에 대한 정서적 지원을 명백히 본연의 역할 밖의 추가적인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구성원은 어떨까? 그들은 리더의 업무에 구성원의 심리적, 정서적 상황을 돌봐 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 역시도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자 동기부여 관리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동상이몽同床異夢 결과, 리더와 구성원 사이의 소통이 원활한 경우에는 서로가 고마움을 느끼며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 모두 상처를 입는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정서적 지원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구성원의 심리적, 정서적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고,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적절한 해결 방법을 도출해야 하며,이를 통해 완성된 매뉴얼을 리더들이 철저하게 숙지해야 한다."조직으로부터 받는 정서적 지원이 구성원의 생산성과 심리적 안녕에 주는 긍정적 영향은 굳이 기존 학술 문헌에 의지하지 않아도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그러나 정작 그러한 지원을 누가 해야 하는지, 그에 따른 보상과 평가는 어떻게 이뤄져야 효과적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규명된 바가 많지 않다. 이러한 와중에 코로나19의 창궐은 ‘정서적 지원’을 뜨거운 감자로 만들었다. 비대면 업무 환경 속에서 구성원은 저마다의 이유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이들은 고립감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가족이 있는 구성원의 경우에는 가정 내에서의 갈등 및 기타 어수선한 환경에 따른 집중력 저하를 호소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서적 지원의리더십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우선 리더는 구성원이 겪는 각종 어려움에 공감을 표하며 그들이 소속감을 잃지 않도록 해주면서 심리적으로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구성원 개개인의 상황에 대한 상세한이해를 기반으로 합리적으로 업무를 배정하고 시간을 설정하며 그들이 업무를진행하는 데 있어 정상궤도를 이탈하지않도록 해야 한다. 기존 대면 환경에서는 눈앞에 있는 구성원을 직접적으로 압박해서 어떻게든 업무적 조율이 이뤄지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작금의 비대면 업무 환경에서는 정서적 지원을 통해 전체 구성원의 심리상태가 안정되지 않고서는 업무적 조율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속된 말로 구성원이 잠수타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별다른 도리가 없다.하지만 ‘정서적 지원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는 미명 아래 리더가 슈퍼맨이 되기를 바라기에는, 설령 그것이 리더십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하더라도 뭔가 개운치가 않다. 앞서 언급한 정서적 지원에 대한 리더와 구성원 간의 해석 차이는 말 그대로 해석 차이일 뿐, 누가 옳은지 그른지를 논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리더는 더 많은과업을 떠안게 됨으로써 업무상 부작용이 생긴다. 리더가 정서적 지원을 활발히 할수록 이들은 그만큼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리더들이 겪는 정서적 스트레스가 그들 자신의 집중력까지 떨어뜨림으로써 팀 전체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리더들의 정서적 지원이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면, 그들도 이에 상응하는 지원을 조직에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기업 조직은 비대면 업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단시간 내 적극적으로 하드웨어와 인프라에 투자를 해왔다. 노트북을 구매하고, 카메라를 구입하고,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를 취득함으로써 기술적으로 비대면 근무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소프트웨어적 투자 역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구성원이 겪는 심리적, 정서적 문제의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일련의 문제를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취합하는데 리더의 역할은 결정적이며, 여기에는 리더 본인의 심리적 고충도 포함돼야 한다. 둘째, 취합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유형화하고,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심리 치료 및 인적자원개발과 관리 등)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아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준다면 수백, 수천의 케이스가 만들어지고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그러나 조직 차원에서 몇 가지 유형으로 정형화된 문제들을도출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조언을 구한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 셋째, 리더가 좀 더능숙한 정서적 지원을 수행할 수 있도록상기의 과정을 통해 완성된 매뉴얼을 교육시키고, 이를 평가해야 한다. 전사적 차원에서 정서적 지원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리더들을 대상으로 운영할 수도 있고, 매뉴얼을 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구성원이 직접적으로 정서적 지원을 받고 혜택도 받기 위해서는 일선 관리자들의 해당 행동을 철저하게 ‘평가’ 해야 그들이 비로소 매뉴얼을 철저히 숙지하고 이행할 것이다. 지금까지 다면 평가의 효과성에 대하여 이론적, 실무적으로 찬반 논의가 강했으나, 적어도 리더의 정서적 지원에 대한 구성원의 평가는, 다면 평가의 취지와도 부합하며 가장 정확하고 현실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영역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 영역을 추가해서 조직이 구성원을 위한 정서적 지원에 능숙한 리더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된 이상, 리더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금전적, 사회적 보상을 지급하는 조직 시스템 구축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이다.이쯤 되면 전부 돈 나가는 이야기뿐 아닌가? ‘한 푼이라도 아껴서 살아남기에 급급한 작금의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 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지난 기고에서도 언급했듯이 지금은 피할 수 없는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그동안 주체도, 지원도, 보상도 애매했던 ‘정서적 지원’이라는 리더십의 영역을 일선 리더들의 필수 요소로 정착시키고, 이에 대한 보상도 제도화할 최적의 시점인 것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구성원을 위한 정서적 지원을 ‘개별 기업이 알아서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왔다면, 팬데믹 시대에서 이를 ‘기업 구성원의 심리적 안녕’ 문제가 아닌 ‘국민의정신건강 개선’ 문제로 생각하고 그만큼국가 차원의 지원을 정당하게 요구할 수있고, 긍정적인 답변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결국 논의의 근본은 우리가 지금껏 가지고 있던 ‘리더의 탄생’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 있다. 모든 기업 조직에서 리더십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리더들의 분발을 촉구하지만, 정작 많은 기업은 마치 구세주의 재림이라도 기다리듯 위대한 리더가 어디선가 나타나기만을 갈구한다. 하지만, 일선 관리자들의 리더십이란 진흙에서 피는 연꽃 같은 희귀한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충분한물과 햇빛이 함께할 때 싹을 틔울 수 있는 평범한 화분 속 난초와 같은 것이라할 수 있다. 장대함도 없고 웅장함도 없지만, 부디 지금부터라도 은근하고 차분하게 리더십의 씨앗을 심기 시작하는 ‘리더십의 농업혁명’을 희망한다.최동원 교수싱가포르 국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프랑스 네오마 경영대학원을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에 부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노동자의 자기주도적 행동·창의성, 직무 설계, 집단역학 및 리더십으로, 관련 논문을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Personnel Review’ 등의 SSCI 학술지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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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연 교수] 위기에서의 경력개발: 또 다른 인재
경력개발의 정의를 명확하게 내리기란 전문가들의 견해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삶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조직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조직 내의 업무수행에 도움이 되는 능력으로만 경력개발만을 한정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수많은고전과 경력개발 관련 서적들의 결론을 보면 당시에 겪었던 최악의 경험이나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나누던 일들을 곱씹어보고 성찰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면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팬데믹이라는 매우 무섭고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환경 속에서도 우리를 한층성장하게 해줄 무언가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류는 팬데믹과 같은 거대한 위기 속에서 또 다른 기회를 얻기도 했고, 뒤틀려있었던일들이나 오랜 시간 잘못되어져 있던 것들을 바로 잡거나 혹은 수많은 요구에 따라 수정하는 역사를 반복해왔다. 그런 만큼 지금의 재난은 지금껏 소외되어 있었지만,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이들에게 경력개발의 기회를 부여하며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비대면 시대는 그동안 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받고 우리의 시선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던 부분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도록 만들었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장애인의 경력개발이다. 외국의 경우처럼 한국의 위인전에 장애인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들을 위한 교육적 인프라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이들을 능력으로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시선이나 이를 위한 여러 시도도 사실상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장애인 고용도 복지 차원에서 반강제적으로 시행됐던 일이었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루게릭병을 극복한 현대 과학의 아이콘이었던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같이 어느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가진 학자가 배출되기 어렵고 심지어 불가능한 환경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코로나19에 의해 급작스럽게 펼쳐진 비대면 시대는 장애인들에게는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즉 가지고 있는 능력만으로 편견 없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찾아왔다. 실제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각종 온라인 솔루션과 AI 기반 인프라는 장애인들이 큰 어려움 없이 자신의 능력과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다른 비장애인과 같은 선상에서 출발하고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코로나19에 의해 펼쳐진 비대면 시대에서는정신적, 신체적으로 여러 장애가 있지만,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이들이편견 없이 그 역량을 평가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여성과 장애인의 경력개발은 근본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긴 시간을 통해 쌓아 올린 역사가 없다는 것이다. 과거의 남성 중심 사회 구조 속에서 여성은 남성과 구별된 역할을 해왔다. 육아와 살림이 대표적이다. 장애인의 경우 사회 속에서 거의 배제되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제도적 혹은 강제적으로 임원 자리를 할당받는 것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다. 적어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이나 직장 내에서는 그렇다. 기회의 평등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강제가 필요한데, 이러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안이 바로 블라인드 AI 면접이다.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 AI 면접을 통해 철저하게 능력과 적성만으로 판단하여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정하고 그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뤄내는 성과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수평적 조직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장애의 종류는 정신적인 부분과 신체적인 부분으로 나뉠 수 있다. 정신적 부분으로는 우리가 흔히 아는 자폐, 조울증, 알츠하이머, 조현병 등을 들 수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뇌의 발달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일반인과는 다른 창의성이 발달한 흔히 자폐아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전문가들의 발표에 따르면 자폐아 중 30%는 수학, 그림, 음악 등의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재능은 일반인 중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보다 두 배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기도 한다는 사례가 발표되기도 했다. 신경발작증세를 보이며 조울증을 지녔던(실제로 파리의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나 신경쇠약이라는 질병이 있던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룩한 작곡가로 평가받는 루트비히 베토벤 등을 쉽게 예로 들 수 있다. 영국의 어떤 심리학자는 “인재를 찾으면서 정신병을 지닌 이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니 이 얼마나 아까운 인재의 낭비인가?”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으로 조현병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림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거나 자신이 보는 환상을 표현한다. 이들은 그림을 배운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으로 그림을 배운 것처럼 훌륭한 작품을 완성해서 주변을 놀라게도 한다. 그중에는 체계적으로 그림을 더 배우면서 유명세를 얻은 이들도 있다. 우리가 잘 아는 2001년에 개봉된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인 미국의 천재 수학자 존 내쉬도 조현병에 평생 시달렸다고 알려져 있다. 조현병을 가졌지만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이들과의 소통이 AI나 전문가들에 의해 더더욱 쉽게 이뤄지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조직혁신을 이끌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마찬가지로 신체적인 부분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비대면 시대는 자신들의 경력을 개발하고 이를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편견에 사로잡혀서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애써 외면해왔던 인재를 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아직은 우리나라에 신체적 장애가 있는 이들을 채용하기 위한 사회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이미 많은 장애인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빠르게 찾아온 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방식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많은 장애인이 이와 같은 비대면 방식의 교육적 지원을 요구하며 적극적으로 경력을 개발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편견이야말로 장애라는 것을 인식하고,이러한 생각을 행동에 옮긴다면모든 인류가 공정한 기회를 얻어 역량을 개발하는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다."비대면 시대에서는 예전처럼 건물에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그저 이들이 머무는 집안의공간에 온라인에서 일하고 교육받기 위해 필요한 품목들을 조금 더 지원해주기만 해도 충분한 상황이다. 즉 비용적인 문제도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의 여러 교육기관이나 기업에서도 장애인을 인재로 활용하는 데 충분히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능력이 인정받고 공식적으로도 증명될 수 있게 된다면 이들을 향한 사회적인 인식도 자연스럽게 다른 선진국만큼 아니 그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여겨진다. 일반 사람들이 장애인들에게 편견을 갖고 있다면 그러한 생각이야말로 장애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진정한 의미로 모든 인류가 역량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공정한 기회를 얻는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백지연 교수이화여자대학교 국제사무학과 교수. 한국비서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했다. 경영컨설턴트, 재무, HRD 이력을 바탕으로 경영 및 HRD 관련 학회에서 편집위원, 상임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 『경력개발전략: 이론과 실제』는 2017년 세종도서에 선정됐으며, 그 외 경력개발, 여성인적자원개발, 요구분석 등의 주제로 인적자원개발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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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경 교수] 동기부여가 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가?
“나는 왜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는가? 리더들 대상의 동기유발을 통한 성과관리 교육 과정 중에 이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당황하고 바로 대답을 못한다. 그저 주어진 일을 수행하거나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면 조직 구성원은 어떨까? 자신의 관심 사항과 자기실현에 초점을 두는 밀레니얼세대라면 바로 대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을 맞은 우리 모두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 적절한 때일 수 있다. ‘왜 일을 하는지’ 점검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목표를 새롭게 정하고, 지치거나 포기하지 말고 에너지를 모아보자. 특히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구성원의 의욕과 잠재력을 끌어내어 실현하도록 독려해 보자. 이번에는 선도기업은 동기부여 이론들을 어떻게 응용하여 어떤 결과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한다. 그리고 자신의 동기부여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며 리더의 경우 구성원을 어떻게 동기부여 해야 하는지 정리해본다.---‘당신은 왜 일을 합니까?’라는 질문에는 대부분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이처럼 급여와 복지는 동기부여에 큰 역할을 한다. 호텔체인점 J.W.메리어트는 시급을 받는 구성원의 경우 일주일에 30시간 이상 근무하면 생리적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건강관리 혜택을 준다. 일반 구성원에게는 고차원 욕구로 분류되는 소속감, 자존감, 자발성과 관련된 프로그램들도 시행한다. 예를 들면 여행 특별할인, 전사적인 시상행사, 유연근무제 등이다. 이외에도 메리어트 본사 건물에는 헬스장, 세탁소, 선물가게, 탁아소, 하이브리드 차량 우선주차공간 등이 있다. 또 여러 언어로 번역되는 일련의 웰니스 이니셔티브와 구성원 지원 라인도 제공된다. 이런 제도들의 시행 결과 메리어트는 최고의 호텔체인점으로 지속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메리어트와 같은 대기업이 아니라 소규모 기업의 경우 이런 다양한 혜택을 줄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 미국의 소규모 컨설팅 기업 마인드스트롬의 경우 구성원을 의사결정에 관여하게 함으로써 조직 성장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마인드스트롬은 욕구가 충족되면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구성원에게 새로운 니즈를 일으키거나 기존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과 제도를 지속해서 고안하고 있다.저차원의 욕구를 넘어서는 경제적 보상과 성취 동기 이론의 응용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모두 답하지만 선뜻 이렇게 답하는 것에 뭔가 불편한 감정을 갖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돈’ 이 저차원의 욕구인 것을 알기에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허츠버그는 금전적 보상이 동기부여로이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급되는 금액이 기대 이상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때 금전적 보상은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한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선도기업은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으로 구성원을 예우하라고 말한다.왜냐하면 사람들은 큰 보수를 받을 때 동기부여 되며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자신의 저서 『규칙 없음』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으로 구성원을 예우하라.” 고 말하며 “사람들은 큰 보수를 보장받을 때 가장 창의적으로 변한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금전적 보상뿐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구성원이 역량을 입증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구성원에게 책임을 질 자유를 준다. 구성원을 믿으면 자신이 믿어도 되는 사람임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성장과 성과를 위한 동료들의 피드백이 업무 수행의 핵심임을 강조함으로써 권력, 성취, 친교로 요약되는 성취 동기 이론을 넷플릭스는 제대로 응용하고 있다. 그 결과 넷플릭스에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개인도 조직도 만족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집중을 이끌어 지속적으로 도전하게 하는 목표와 보상사람들은 목표가 있으면 집중하게 된다. 넷플릭스의 목표는 ‘사람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 보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경쟁사보다 더 잘 만드는 것’이다. 이를 성취하기 위해 문화 선언서인 ‘자유와 책임’이 존재한다. 구성원이 회사에 기대하는 바, 회사가 구성원에 기대하는 바가 아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 예를 들면 ‘적당하게 성과를 내면 넉넉한 퇴직금을 받게 될 것이다’라는 문구는 결과 중심으로 최고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과거의 성취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사진제품과 이미지를 공유하는 기업 셔터플라이는 분기별로 성과를 리뷰해서 최고의 성과를 냈을 경우 1년에 4번 승진과 보너스로 보상한다. 열심히 일하면 바로 보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있다. 이런 분기별 리뷰는 목표 설정과 실행을 자극하며 구성원을 동기부여한다. 암스테르담의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토네이르는 45일, 60일 또는 90일마다 팀원들이 만나서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 목표의 복잡성에 따라 실행 성과는 6개월에서 18개월 정도 걸릴 수 있지만, 실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움으로써 실행을 미루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약 실행이 어려우면 목표를 더 작고 구체적으로 세분화하기도 한다. 이상의 넷플릭스, 셔터플라이, 토네이르의 사례는 브룸의 기대이론과 로크의 목표 설정이론이 복합적으로 활용 및 응용되고 있음을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목표와 보상의적절한 연결은 구성원으로 하여금 지속적 집중과 도전을 이끌어낸다.실행 과정의 공정성과 참여제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실행 과정에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거나 해당 제도를 구성원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동기부여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매년 구성원의 조직만족도 내지는 몰입도를 조사하고 그에 따른 결과와 개선방안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투명성과 정보의 공유는 형평성에 대해 정리한 공정성 이론의 핵심 중 하나다. 미국의 다국적 복합기업인 허니웰은 경영이 어려워지자 구성원에게 무급 휴가를 지시했다. 발표와 함께 반발한 구성원은 400만 달러의 보너스를 CEO가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무급 휴가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런가 하면 앞서 넷플릭스에서 피드백은 성장과 성과를 위한 업무 수행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구성원은 긍정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부족하거나 잘못하고 있는 부분도 솔직하게 피드백한다. 대신 주고받을 때 실시간으로 그 사람 앞에서 하도록 한다. 자신을 위한, 구성원을 위한 동기부여지금까지 살펴본 선도기업의 동기부여 응용 사례를 바탕으로 이제는 자신을 어떻게 동기부여할지 정리해 보자. 첫째, 불확실성을 전제로 미래를 생각하며 지금 자신에게 중요한 니즈를 파악하자. 둘째, 만약 지금 자기 일에 동기부여 되지 않는다면 상황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셋째,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면서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변화해보자. 넷째, 삶에서 성취하고싶은 것들에 관해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보자.그러면 리더는 어떻게 구성원을 동기부여 해야 할까? 첫째,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맥킨지의 컨설턴트였던 도쉬와 맥그리거는 내적 동기를 ‘일에 대한 즐거움, 의미, 성장’이라고 말했다. 이 세 가지 동기를 높이기 위해 ‘자율감, 기여감, 성장감’을 느끼도록 하자. 그리고 이를 위해 지금까지 정리한 이론을 적용해 보자. 예를 들면 일의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며 성장하도록 업무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달성할 수 있는 도전적 목표와 그 실행 계획을 구성원과 함께 수립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둘째, 외적 동기인 ‘정서적 압박감, 경제적 압박감, 타성’을 낮추도록 노력하자. 셋째, 위 두 가지를 실행함에 있어 구성원의 전체 동기 수준이 어떤지 면담을 통해 확인하고 각각에 맞도록 동기부여하자. 넷째, 구성원에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자. 더불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구성원에게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자. 다섯째, 공정성에 대한 구성원의 인식을 확인하자. 특히 만족도 조사와 퇴사자들과의 면접을 통해 공정성에 관해 부족한 점을 개선하도록 하자.배보경 교수고려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조직행동론 및 변화관리와 리더십을 강의하며, AMP과정 주임교수와 Executive Education Center 센터장을 맡고 있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원장과 KAIST 경영대학 경영자과정 총괄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력개발센터 부원장, 한국 아이비엠 조직문화프로그램 매니저를 역임했다. 대표 저서로는 『4차산업혁명시대, 어떻게 일할 것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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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규동 소장] 변화와 개혁의 선구자 정약용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를 접하며 천지가 창조되는 시초나 육신과 정신이 죽고 사는 이치를 듣고 황홀함과 놀라움을 느꼈다. 그는 ‘마치 은하수가 끝이 없는 것 같았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데 따른 놀라움을 표했다. 또한 정약용은 실학자 이익의 저술을 접하며 자신의 꿈을 키웠고, 이익의 학맥인 성호학파의 학풍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정약용은 극심한 당파싸움을 겪으며 몸과 마음이 지쳐갔던 가운데 천주교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였고, 서학을 통해 새로운 문물을 발견하였다. 이처럼 열린 마음과 태도를 지녔던 정약용은 조선의 미래를 위한 변화와 개혁을 역설하는 학문인 실학사상을 탐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며 국가의 혁신을 꿈꿨던 정조의 일꾼이 되었다.---정조와 함께한 변화와 개혁정약용은 1783년 22살의 나이에 진사과에 합격했다. 그는 성균관에서 수많은 서적을 읽었고, 유생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학문적 기반을 확장하였다. 특히 6년 후인 28살에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길에 들어서면서 그는 “언제나 공정하고 청렴한 마음을 잊지 않고 국가를 위하여 봉사하겠다.”라고 말하며 공직자로서의 의지를 다졌다. 벼슬길에 오른 정약용은 규장각 월과문신, 예문관 검열, 사헌부 지평, 홍문관 교리, 경기 남부 암행어사, 승정원 좌부승지, 병조참의, 곡산부사, 동부승지, 형조참의 등을 지내면서 정조와 함께 조선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이 되었다."정약용은 황해도 곡산의 부사로 23개월 근무하면서백성의 참혹한 현실과 관료의 포악한 착취를 직시했다.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고,실천에 옮기며 훌륭한 공직자로 활동했다."정조는 정약용에게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수원으로 이장하기 위해 한강에 배다리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정약용이 31살이 되었을 때 정조는 그에게 수원화성 건설을 위한 설계를 지시하며 공사 세부 규정을 만들도록 하였다. 이때 정약용은 아버지가 사망하여 상중이었다. 그런데도 정조는 누구보다 정약용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하며 큰일을 맡겼다. 화성 건설은 정조에게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왜냐하면 정조는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으로 옮기고 수원화성을 건설하여 뒷날 왕위를 세자 즉, 순조에게 물려주고 만년에 이곳에서 정사를 돌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약용은 성곽 건설을 위해 효율성의 극대화와 수리적 계량화를 고민하며 합리적인 공정관리로 수원화성을 건축하였다. 수원화성은 공기 단축은 물론 인력과 경비까지 대폭 절감한 정약용의 역작이었다.그리고 정약용은 33살에 암행어사로 발탁되어 경기도 북부지역 4곳을 암행 감찰하였다. 이때 정약용은 굶주림에 허덕이는 참혹한 민생 현장을 확인하면서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그는 수령과 아전들의 거듭된 착취로 인해 피폐해지고 있는 민생을 보며 조선의 미래를 우려하였다. 정약용은 크게 분노하면서 농촌의 피폐상을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듯이 자세하게 설명한 ‘기민시飢民詩’를 지어 고발하기도 하였다. 정약용은 이때의 경험을 통해 백성의 참혹한 현실과 관료의 포악한 착취를 외면하지 않고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국가적 대책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실학에서 찾고자 하였다. 이처럼 민생 안정은 정약용의 시대적 사명으로 자리하게 됐다.변화와 개혁의 체험장 황해도 곡산정약용의 실천적 변화와 개혁의 시험장은 바로 황해도 곡산이었다. 곡산의 부사로 23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한 고을을 책임지는 목민관으로 활동하게 된 정약용에게는 피폐한 고을에서 어떻게 하면 민생을 구제하고 누적된 폐단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떠올린 방법들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정약용은 그동안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곡산이라는 현장에서 직접 실천했고 고을 자체를 개혁하면서 민생을 보살폈다.이곳에서 추진한 정약용의 변화와 개혁에 따른 성과를 ‘자찬묘지명’과 박석무 선생의 『다산평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정약용은 첫째로 이웃 고을과 공동으로 범죄자를 다스린다는 문서가 관찰사에게 보고되면 무조건 얼마 정도의 금액을 송부하는 관행을 없앴다. 둘째로 관청에서 꿀에 부과하는 세금을 공문에 있는 숫자대로만 보내고 추가로 보내지 않으며 부담을 없앴다. 셋째로 곡산의 백성인 김오선이 소를 사러 갔다가 강도를 만나 살해되었으나 범인을 잡지 못한 것을 해결하여 관내 치안을 확보하였다. 넷째로 곡산에 귀양 온 사람들을 위한 겸재원兼濟院을 만들어 고을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였다. 다섯째로 오래되어 허물어진 청사를 신축하였다. 수원화성을 설계하고 한양의 배다리를 시설했던 기술적 역량을 몸소 발휘하여 가장 저렴한 경비와 가장 적은 노동력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여섯째로 고을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호구조사를 철저하게 시행했다. 이를 통해 호적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공평과세의 기준을 만들었고, 조세를 공평하게 부과하여 마을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하였다. 일곱째로 관고의 정비를 통해 유사시에 사용하는 일종의 비축 재산에 대한 운영 절차인 절목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협잡이나 농간이 일절 없도록 만들었다. 여덟째로 과거의 규칙을 새롭게 정비하여 과거 시험을 보러 가는 선비들의 숫자를 일정하게 정해 실력도 없으면서 양반행세를 하기 위해 과거를 보러 가는 폐해를 사전에 방지하였다. 아홉째로 애민정신을 바탕으로 의술서 『마과회통』을 저술하여 고을 사람들의 병을 다스리도록 하였다. 열째로 목민관으로 농업 발전에 대한 대책을 세웠고 임금의 명령에 응하여 ‘응지논농정소應旨論農政疏’라는 논문을 작성하였다. 그는 논문을 통해 조선의 농업에 대하여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각각 농민이 선비보다 지위가 낮은 점, 농업이 상업보다 이익이 박한 점, 농업이 공무보다 더 힘들다는 점이었다. 그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조선의 농업이 변화하고 발전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였다."정약용은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며,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그는 언제나 백성들의 편안한 삶을 최우선에 두며,리더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과 태도를 제시했다."이처럼 정약용은 진정한 목민관으로서 민생 현장에서 자신이 경험하며 배우고 익힌 것을 바탕으로 좋지 않은 관행을 없앴고, 고을 사람들의 부담을 줄여줬고, 치안도 확보했으며, 다양한 불편 사항도 해소했다. 그뿐 아니라 각종 시설도 개선했고, 백성들의 관리자에 대한 신뢰도 회복했으며,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면서 창의적으로 실천적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였다. 즉 탁상공론이 아닌 열린 마음으로 현실을 직시하며 제도의 합리적 정비와 행정의 합법적 개선을 통하여 고을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었다.정약용은 먼 훗날 유배됐던 전라남도 강진에서 600여권의 책을 저술하면서 곡산의 변화와 개혁을 이뤄냈던 일들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특히, 국가개혁서인 『경세유표』, 목민관의 복무매뉴얼인 『목민심서』, 형사소송사건의 매뉴얼인 『흠흠신서』는 곡산에서의 사례를 상세하고 다루고 있다. 정약용의 책들은 단순한 이론서가 아닌 실천적 매뉴얼이며 현시대에 활용해도 손색이 없다. 정약용이 일생을 통해 강조했던 실천적 변화와 개혁을 위한 방법론은 200여년이 지난 지금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교육을 통해 구성원의 변화를 이끌고 조직혁신에 공헌해야 하는 HRD 부서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진규동 다산정신실천연구소 소장우리나라 최초로 다산정신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고, 스스로를 다산심부름꾼이라고 여기며 다산 정약용의 정신을 우리나라에 전파하고 있다. 120여 차례 다산초당을 방문해서 『다산의 사람 그릇』을 저술했으며, KBS인재개발원 부원장을 역임했고, 2017년에는 다산박물관 다산교육전문관으로 2년 동안 근무했다. 숭실대학교 대학원 평생교육학 박사 1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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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준 교수] 이해관계자 모두의 행복을 실현하는 HRD 부서의 역할
Zoom의 모두가 행복한 회사 만들기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일하는 방식에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맞춰 스스로 변화하는 기업만이 살아남고 있다. 예를 들어 다수의 얼리어답터에게 각광을 받았던 줌(Zoom)의 기업가치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과 비교했을 때 600% 이상 상승했다. 줌은 주주들에게는 이익의 극대화를, 소비자들에게는 원격환경에서 자유로이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줌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던 4월경, ‘Zoomboming’으로 인한 보안상의 허점을 드러내어 위기에 처했을 때도 재빠르게 보안 솔루션을 내어놓았다. 이외에도 줌은 실시간 전사(transcription) 및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눈에 보이는 지속적 혁신과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줌을 하루에도 몇 시간씩 사용하는 소비자의 하나로서, 이들은 필자의 마음을 읽고 있다고까지 느낄 정도이다. ---그렇다면 줌은 어떻게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는가? 앞서 언급했던 혁신과 함께 대의大義를 향한 집념을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학교가 준비되지 않은 채로 원격 교육으로 전환해야 했던 상황에서 줌은 재빠르게 특정 국가에서 교사들에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줌은 교사들이 환경적 제약을 극복하도록 도왔고, 그 결과 시장의 신뢰를 받았고 동시에 더 큰 시장지배력을 갖게 됐다. 이렇게 대의大義를 향한 집념은 줌이 구성원을 대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줌은 ‘Comparably’라는 기관에 의해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미국에서 구성원이 가장 행복한 회사 1위로 선정됐다. 평가 항목으로는 ‘업무 환경이 얼마나 긍정적인가?’, ‘구성원은 보수를 공정하게 받고 있는가?’, ‘구성원이 지쳐있지는 않은가?’, ‘매일매일 일하러 가는 것이 신나는가?’, ‘동료들과 소통하는 것이 기다려지는가?’ 등이 있다. 줌은 대의를 중시하는 통 큰 경영으로 인해 고객, 주주, 구성원이 모두 행복한 회사의 표본이 됐다.고객, 주주,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HRD, 열쇠는 경력개발HRD 부서는 줌과 같이 고객, 주주,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제 역할을 해야 할까? HRD 부서의 역할은 전통적으로 교육 훈련을 통한 구성원의 성과 향상을 통해 사업성과에 기여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HRD 부서의 사명이 고객 및 주주 행복을 이끄는 주체인 구성원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 어떨까? 구성원이 행복하면 업무몰입과 성과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는 최근 필자의 연구팀이 미국에서 진행한 오만과 관련된 연구에서도 드러난다. 구성원이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서 희망적인 상태일 때 직무몰입도가 높았으며, 그것이 다시 성과와 직무만족에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희망적인 상태는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HRD의 세 가지 기둥 중 하나인 구성원 경력개발에 해답이 있다. "평생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에서HRD 부서는 조직이, 리더가, 개인이스스로 경력개발을 실현하는 방법을 도출해야구성원의 직무몰입 수준을 높일 수 있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회사가 구성원의 미래에 관심을 두고, 그들이 자신이 희망한 미래를 위해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때 구성원의 희망적인 상태가 높았다. 또한 필자의 연구팀은 여기에서 관리자들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관리자들이 회사에서 구성원의 경력개발을 위한 제도나 방침들을 잘 해석하고 팀 내에서 구성원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잘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평생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지금, 경력개발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는 이유에서 구성원 경력개발에 소홀한 기업이 많다. 그리고 HRD 분야도 지난 1989년 McLagan이 정의한 HRD 영역에 경력개발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과 다르게 학습을 통한 성과향상에 매몰되어 있었다. 오랜 기간 HRD 분야는 구성원이 경력을 개발하도록 돕는 방법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외면하고 있었다. 이제는 HRD 부서가 어떻게 조직이, 리더가, 그리고 개인스스로가 경력개발을 돕거나 실현할 수있는지 고민하고 이를 위한 방법을 도출해서 실행할 때다. 팬데믹 시대에서 구성원 경력개발을 위한 조직, 리더, 개인의 역할앞서 기술한 HRD 부서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필자의 연구팀에서는 최근에 경력개발 및 인사와 교육 업무 모두에 경험이 있는 숙련된 실천가들을 대상으로 두 번에 걸쳐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팬데믹이 한창인 지금 조직, 리더, 개인이 실천할 수 있고 구성원 경력개발에 도움이 되는 257개의 방안을 도출했다. 이 방안들은 근로자 유형 및 경력개발의 주체로 구분되어4x3 매트릭스 형태로 분류되어 있다. 근로자 유형으로는 현장 근로자, 원격 근로자, 퇴직 예정자, 퇴직자가 있으며, 경력개발의 주체는 조직, 리더, 각 개인으로 설정하였다. 이후 12개 범주에 맞는 구체적 방안들을 도출했다. 연구 결과의 몇 가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조직 차원에서는 현장 구성원에게 코로나19로부터 그들 자신과 가족까지 안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동시에 그들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 및 직무재설계를 지원하는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조직 및 관리자가 원격 업무를 위한 지침을 만드는 것, IT 장비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원격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경력개발 기회의 제공 등이 나왔다. 퇴직 예정자 및 퇴직자를 위해서는 고용노동 시장의 정보 제공,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재취업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 조직에서 일하면서 구축한 인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등이 있었다.필자의 연구팀은 도출한 257개의 방안을 다시 12개 범주를 관통하는 7개의 큰 테마로 압축해서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에 따라 정리했다. 이는 업무의 형태를 막론하고 조직, 리더, 개인 모두가 적용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존의 욕구를 위해서는 개인보호장구를 지급하고, 심리적, 신체적 요구를 살피는 등 기본적 욕구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이다. 둘째, 안전 및 안정의 욕구를 위해서 구성원이 고용안정감을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특히 퇴직 예정자나 퇴직자에게 적용이 되는데, 부득이하게 퇴사하더라도 성공적으로 이직이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포함된다. 이러한 회사의 노력은 계속 근무하고 있는 구성원에게도 희망을 줄 것이다. 셋째, 소속과 애정의 욕구를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이나 원격 근무하에서도 의사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방법을 찾고 구성원이 사내외에서 인맥을 쌓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넷째, 인정의 욕구를 위해서는 업무 몰입과 성과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자기실현의 욕구를 위해서는 훈련 및 개발 기회를 제공하고 촉진하는 것이다. 여섯째, 근로 형태를 막론하고 조직 구성원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욕구 형태에 상관없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HRD 부서는 매슬로우의 욕구 위계와 접목된 이상의 7개 테마를 고려하여 각 사의 상황에 맞게 구성원의 경력개발을 지원하는 방법들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조직이 할 수 있는 것, 리더들이 할 수 있는 것,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을 분리하여 도출하길 제안한다. 도출된 결과를 조직개발 차원의 해법, 인사나 IT와 같은 유관 부서와의 협업, 관리자 및 구성원에게 제공할 교육훈련 등으로 다시 쪼개서 접근한다면 시스템적인관점에서 HRD 부서가 실행할 수 있는다양한 방안이 도출될 것이다. HRD 부서가 필자가 제안한 내용이 조직에서 잘실행되도록 최고경영자를 비롯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참여시켜나간다면 줌과 같이 모두가 행복한 회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윤형준 교수 펜실베니아주립대 인력교육 및 개발학과 조교수. 10개국 이상에서 활용되는 희망-실천이론의 공동개발자이며, HRD 현장과 연구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수의 모델 및 진단도구를 만들었다. 미국경력개발협회의 펠로우(석학회원)이며, Human Resource Development Review의 부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Career Recovery』라는 책을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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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영 교수] 듣기만 하는 조직 구성원: 조직 침묵의 국내외 연구 동향
국내외 연구를 살펴보면 조직 구성원의 침묵행동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근로자의 특성, 관리자와의 관계, 조직의 제도와 구조, 조직문화, 조직 내 공정성과 시민행동, 사회적 부패, 경제적 위기 등이 있다. 언급했던 요소들은 서로 연관되어 작동하고 조직 내 침묵행동을 유발한다. 이번에는 국내외 연구에서 발견된 조직 내 침묵 현상의 원인을 살펴본다.---우리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와 일종의 심리적 계약관계를 맺는다. 이는 구성원과 조직 간에 상호 이행되어야 하는 약속이자 의무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구성원 개인은 내가 일한 만큼의 보상을 조직에 바라고 조직은 개인에게 고용을 보장해 주는 대신 조직에 헌신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심리적 계약관계는 주로 상호 간의 생산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형성되지만, 그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자율성을 일부분 포기할 것을 약속하고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 충실히 참여할 것을 다짐하기도 한다.업무 현장은 이러한 심리적 계약관계가 조직문화와 만나 구성원의 특정한 행동을 일으키는 구체적인 공간이다. 회사가 운영하는 규범과 관행은 업무과정 구석구석에 베어져 있고, 관리자와 구성원간의 관계는 조직 전체의 축소판이 되어작동한다. 따라서 심리적 계약관계는 구성원이 업무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여러 인간관계를 맺으며, 조직에 적응하기 위한 행동과 태도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유지되거나 변형된다. 또한 심리적 계약관계가 형성된 이상 개인은 조직에 어떤 식으로 공헌할지 주관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업무 현장에서 발언(voice)를 줄이고 침묵하는 것이 강요되거나 이것이 좋은 관행으로 여겨지면 침묵행동은 조직에 대한 기여로 생각될 것이다. 반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소통행위가 요구될 경우 침묵하는 행동은 심리적계약관계에 반하는 행동으로 인식될 것이다."회사가 운영하는 규범과 관행은업무 현장에 구석구석 베어져 있다.이곳에서 맺어지는 관리자와 구성원의 관계는조직 전체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필자는 조직 침묵 현상 역시 일터의 맥락에 대한 주관적 이해가 야기하는 행동양식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연구팀과 함께 조직 침묵에 대한 국내외 선행연구 141편을 분석했다. 분석작업에서는 조직 침묵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침묵행동이 유발되고 결과는 어떤지 중점적으로 살펴봤다(기업교육과 인재연구 제22권 제3호 참조). 이러한 작업으로 필자와 연구팀이 도출한 조직 내 침묵의 원인은 무엇인지 소개하고자 한다.먼저 선행연구들은 조직 침묵 행동은 대체로 체념적 침묵(적극적으로 상황을 바꾸려고 애쓰지 않는 태도로 발생하는 침묵)과 방어적 침묵(침묵하지 않으면 조직으로부터 부정적인 낙인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발생하는 침묵)과 같은 소극적 거부행위로 봤다. 일터 내 협력적 학습활동에서 강조되는 친사회적 침묵이나 성찰적 침묵에 관한 연구는 소수였다.체념적 침묵이나 방어적 침묵행동은 주로 조직 차원의 요인보다는 구체적 작업환경을 구성하는 관계적 차원의 요인에서 주로 발생했다. 특히 관리자들의 권위적인 관리행동이나 비인격적 감독행위, 상사만 주도하는 소통 스타일 등은 체념적, 방어적 침묵행동을 유발시키는 주요원인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울러 정치적이고 기능적 성향의 마키아벨리적 리더십 역시 침묵행동을 발생시킨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그리고 구성원 간 정치적 행동과 조직 침묵과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도 많았다. 여기에서는 일터를 개인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정치적 공간으로 인식하고 이를 위해 특정한 관계를 형성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직정치지각행동은 조직 내 침묵행동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타인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미쳐 구성원이 자신 또는 조직을 위해 행동하게 하는 정치적 기술은 업무 추진력으로 간주되어 구성원을 발언하게 하고 조직 내 여러 회의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조직 내 침묵을 줄이는 리더의 행동으로는 감성적 태도와 도덕적 가치를 통해 구성원에게 공감해주는 감성 리더십이나 진정성 있는 태도와 영적 교류가 있었다. 이는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발언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비전을 제시하고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주는변혁적 리더십 역시 침묵 행동을 줄이는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차별, 사회적 폄하, 괴롭힘 등은 침묵을 유발하고 직무나 역할이 주는 스트레스, 소진, 고용 불안감, 낮은 효능감 역시 구성원의 침묵으로 이어진다고 보고됐다.그밖에 직무환경을 형성하는 조직 문화나 제도에 관한 연구도 있었다. 성과주의 인사시스템, 자율성을 보장하는 업무환경, 공정한 제도, 업무 절차에서 공정성을 보장하는 제도 등은 조직 내 침묵행동을 줄이는 것으로 연구됐다.한편 국내외 연구가 다른 결과를 보인것도 있었다. 해외 연구에서는 조직 내에서 소통의 기회를 자유롭게 부여하는것은 방어나 체념적 침묵을 확실하게 줄이지만 친사회적 침묵, 즉 조직에 이익을 줄 목적으로 의견의 표현을 보류하는침묵 행동은 촉진시킨다고 보고됐다. 그런가 하면 국내 연구에서는 소통의 기회가 적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친사회적 침묵을 발생시킨다고 보고해서 국내외에서 사회적 침묵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직문화 역시 국내외 연구에서 시각의 차이가 나타났다. 국내 연구에서는 관계 지향적 문화와 동질적 문화가 체념적·방어적 침묵을 줄인다고 보고됐지만, 해외 연구에서는 동질성 추구가 체념적 침묵을 높인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조직 동질성에 따른 침묵 태도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사람에 대한 신뢰와 제도의 공정성이낮아졌다고 보고되거나,구성원이 듣기만 하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면이들의 잠재적인 조직이탈을 생각해봐야 한다."이처럼 조직 내 침묵행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문제는 조직 침묵 행동이 단순한 체념이나 방어적 침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들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선행연구에서 부정적 행동은 일탈적 행동, 비생산적 과업, 낮은 직무와 조직에 대한 몰입, 조직 내 냉소주의 팽배, 지식의 차단, 이직으로 나타난다고 보고됐다. 따라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생긴 개인과 조직 간의 심리적 계약관계에 있어 구성원의 침묵행동을 조직에서의 의무적인 행동으로 간주하고 지속시키는 것은 궁극적으로 조직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조직 침묵 행동은 사람에 대한 신뢰와 제도에 대한 공정성이 낮을 때 지속된다. 그뿐 아니라 관리자의 역동적이고 복잡한 정치적 행동에서 윤리적 대화가 없어질 경우 구성원의침묵은 지속되고 심리적 계약도 깨진다. 혹시 주변 동료가 언제부터인지 리더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내지 않는다면 이들의 잠재적인 조직이탈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오석영 교수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동 대학 연세교육방송국 주간교수, 미래교육원 부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산업교육학회, 한국인력개발학회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주로 HRD 내 조직학습, 조직 개발과 같은 조직 내 학습과 개발 분야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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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교수] e-HRD와 자기주도학습자의 상생을 위하여
현세는 인간과 기계가 공생하며 살아가야 하는 시대이다. 기계를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함께 살아가는 수준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포노 사피엔스’의 등장이다. 그러나 이제는 스마트폰에서 더 나아가 AI와 공생하기 위한 사피엔스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에 따라 HRD 전문가들의 역할과 책무는 점점 더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e-HRD 환경에서 자기주도적인 HRD 담당자 혹은 인적가치개발을 뜻하는 Human Value Development(이하 HVD) 담당자들이 자신들은 물론 소속된 조직과 국가, 더 나아가서는 현생 인류의 생존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또 그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목표 설정과 성취 전략인 ‘R=VD’ 기법을 소개한다. 이 전략이 우리 개인의 삶은 물론이고 HRD 분야의미래를 준비하는 데 힘이 되기를 기대한다.---"앞으로 HRD 혹은 HVD 전문가가 역량을 개발하려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를 뜻하는 ‘R=VD’ 기법을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현존하는 인류의 종은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하다. 약 10만 년 전에는 인류의 종이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에렉투스를 포함해 최소 6종이었다고 한다. 이후 호모사피엔스 종만이 살아남았고, 이제는 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유발 하라리는 그 비결을 인지혁명이라 명명한 변화에서 찾는다. 인지혁명이란 약 7만 년 전부터 3만 년 전 사이에 출현한 새로운 사고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그리고 불과 300년 전의 산업혁명을 촉발한 과학기술의 발달이 문명의 빠른 변화를 이루면서 사피엔스는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가며 대단한 존재로서 지구상에 군림해 오고 있다.그러나 최근 지구는 산업사회의 발달과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초래된 자연 파괴로 인해 빚어지는 다양한 자연재해, 기후변화, 질병, 문화적·종교적·사회적·경제적 갈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에 따라 사회 여기저기에서 반성을 촉구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고 있다. 이와 유사한 현상 중의 하나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한 ‘인간과 기계의 공존’에 관한 것이다. 그 대표적 예로 ‘포노 사피엔스’로 일컬어지는 스마트폰의 영향력을 들 수 있다. 2020년 현재 전 세계에서 약 50억 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좀 더 확대해서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 보면 이러한 현상은 AI 기술로 더욱 심화되고 다양해질 것이다.물론 이러한 테크놀로지의 발달 덕분에 최근에 빚어지는 펜데믹 상황에서도 HRD 분야는 사이버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그 책무와 역할을 다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e-HRD가 구축된 것은 이미 컴퓨터와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의 발달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또 적용해 온 치열한 노력의 덕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HRD 분야는 그 정체성과 역할에 대해 지속해서 고민하며 자기주도적으로 연구와 개발을 수행해왔다고 볼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놀스(Knowles)는 1975년 그의 저서에서 자기주도학습이 필요한 이유는 한마디로 ‘생존(survival)’이라고 주장하였다. 학습을 통한 개인은 물론 인류(human race)의 생존을 위함이었다.최근 HRD 분야에서는 가치 중심의 HV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변화가 인류를 포함한 모든 존재의 숙명이자 역사라고 할 때, 진화 역시 생존을 위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e-HRD는 HRD 분야가 그 역할과 책무를 다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도구로 채택해서 활용해 온 것이다. 이런 전략은 추후로도 꾸준히 지속되고 또 필요할 것이다.앞으로도 HRD 혹은 HVD 전문가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기주도적으로 여러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아울러 이들이 역량을 지속 혹은 진화시켜 나가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안하면서 자기주도학습에 관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 전략은 ‘R=VD’ 기법이다.‘R=VD’ 기법은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상 기법, 사진 기법, 동영상 기법, 장소 기법, 소리 내어 말하기 기법, 글로 적기 기법 등이 있다. 먼저 상상 기법은 이미지 트레이닝을 말한다. 올림픽 역도 금메달 수상자인 장미란 선수는 평소 훈련할 때마다 눈을 감고 경기장에서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머릿속에 그렸다고 한다. 실제 그는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자신이 그 경기장에서 어떻게 경기할 것인가를 무수히 생각했고 그 결과 세계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사진 기법은 사진을 보면서 자신의 꿈을 키우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아폴로 계획을 추진했을 때 세계적인 ‘R=VD’ 교육가인 데니스 웨스트리 박사를 초빙하여 달착륙 프로젝트에 관계되는 사람들을 교육했다고 한다. 이 교육은 달착륙선이 무사히 귀환할 때까지 계속됐다. 그는 거대한 달 사진을 제작했고, 이를 NASA의 모든 요소요소에 도배했다고 한다. 그 결과 NASA는 예정보다 2년 일찍 인간을 달에 보낼 수 있었다.동영상 기법은 동영상 시청을 통해서 목표 달성과 관련된 역량을 끌어올리는 기법이다. 올림픽에서 언제나 매우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우리나라 양궁선수들은 특수심리 훈련을 거친다고 한다.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포츠심리 연구센터에서 제작한 7분 2초짜리 동영상을 시청했는데, 이 동영상에는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이동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과녁의 정중앙을 완벽하게 꿰뚫는 장면이 담겨 있다고 한다.장소 기법은 특정한 장소를 활용하여 목표를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이는 꿈과 관련된 장소를 찾아가는 방법으로 그 장소에 머물면서 꿈이 이루어진 모습을 강렬하게 상상하는 것이다. 미국의 배우이자 정치가였던 아놀드 슈와제네거는 소년 시절에 몸이 허약해서 ‘말라깽이’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꿈은 보디빌딩 대회인 미스터 유니버스의 우승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R=VD’ 기법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생생하게 꿈꾸며 유니버스 대회장을 찾아가 대회가 끝나면 무대에 직접 올라가 본인이 마치 우승한 것처럼 포즈를 취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결국 미스터 유니버스가 되었다. 이후 그는 새로운 꿈을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여 영화배우로, 캘리포니아주의 주지사로, 미국 남가주대학교 교수로 활동하였다.소리 내어 말하기 기법은 미국의 저명한 교육심리학자인 폴 그래그 박사에 의해서 사용되었다. 그는 소리 내어 말하기 기법을 통해서 수천 명의 열등생을 우등생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그는 일곱 살에 학습 불능 진단을 받고, 열네 살에 학교를 중퇴했으며, 열일곱 살에 약물중독자가 됐던 존 데마르티니를 소리 내어 말하기 기법으로 변화시켰다. 이후 존 데마르티니는 휴스턴대학교를 졸업하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54개의 연수프로그램을 만들었고, 13권의 책을 저술하며 세계적인 강연가가 되었다.글로 쓰기 기법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을 통해 그 우수성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1953년 미국 예일대학교에서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인생의 목표와 그것을 달성할 계획을 적은 종이를 갖고 있는지 물었다. 단지 3%의 학생들만이 ‘예’라고 대답하였다. 그 후로 20년이 흐른 뒤 다시 조사한 결과 그 3%가 나머지 97%보다 더 충만하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면서살고 있으며, 3%의 연봉합계가 나머지97%의 졸업생들의 연봉합계를 상회했다고 한다.국내에서도 ‘R=VD’ 기법의 효과를 보고한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숭실대학교 CK교수학습계발연구소에서도 10여 년 동안 초, 중, 고, 대학생들과 학부모, 교사, HRD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이 기법을 지도하고 적용하며 나타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해 왔다.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e-HRD 영역에서 앞으로도 HRD는 물론 HVD 전문가들이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펼쳐나가며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역량을 개발해가길 기대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기주도성은 개인은 물론 우리 인류의 생존을 위한 핵심적인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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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완 교수] 성인을 위한 디지털 문해력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 화두를 점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어느새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되어 버렸다. 인공지능, 즉 AI라는 말은 어떤가. 4차 산업혁명과 비슷한 시기에 출현한 이용어는 사람들이 이세돌과 알파고와의대결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되면서 4차 산업혁명보다 더 분명하게 각인되어현시대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었다. 현재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AI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로 AI와 관련한수많은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어 AI는 더이상 막연한 미래가 아닌 구체적 현실이되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 스피커를 시작으로 스마트 홈 시스템이나 인공지능로봇 등이 일상생활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AI 관련 제품들은 이제 하나의 생활기기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현재 AI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디지털 변혁 시대가 이미 도래하였음을 직접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육 분야에 있어서도 이러한 디지털 변혁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교육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단순한 4차 산업혁명 대비를 넘어서 구체적으로 AI 관련 전공과 학과를 신설하여 교육을 하고 있으며 이 분야의 연구가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초중등학교 역시 이를 위한 대비를 빠르게 하고 있고 당장 내년부터 고등학교에 AI 과목이 신설되어 체계적인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직업교육 역시 일찍부터 미래 역량을 중심으로한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교사, 교육 분야에서도 AI 시대의 교사 양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학들은 이와 관련한 수업과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디지털 변혁 시대에 성인계속교육에 대한 깊은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사회의많은 분야에서 논의되어 온 4차 산업혁명 또는 AI 시대가 성인계속교육에 주는의미는 무엇인가. 외국의 많은 문헌들은 AI 시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학교 밖 교육과 평생 동안 지속적 학습이 이루어지는 평생교육, 성인교육이라고 직접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우선적으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이 장년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문해력 교육이다. 모두가 AI를 언급하고 있는 시기에 많은 성인들은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예매로부터의 소외는 익히 알려진 것이고, 최근에는 무인점포에서 원하는 것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도 디지털 기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으로써 겪는 어려움은 매우 많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년들을 위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노력은 아직 미흡해 보인다.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학교 교육도 필요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성인교육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 첫걸음이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교육이다." 늘 그렇듯이 과학기술의 발달과정에 있어서 누가 혜택을 받고 누가 소외되는가는 중요한 화두이다. 특히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 시기에는 일시적인 불평등이 가중된다. 이럴 때일수록 소외된 분야에 대한 집중적 노력은 물론 필요하다면 정책적 배려와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AI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학교 교육도 필요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성인교육도 중요하다. 그 첫걸음이 디지털 문해력에 대한 교육이다.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모두가 누리기 위해서는 좀 더 큰 틀에서 성인교육에서의 노력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고장완 교수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 한국성인계속교육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교육부 고등교육 정책자문위원, 성균관대 대학교육효과성센터장 및 교육개발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대학교육론, 교육인포매틱스, 고등교육정책분석 등을 중심으로 심도 깊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