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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완 교수] HR 애널리틱스의 확산: 현상과 개념적 본질에 대한 이해
요즘 일선 기업에서 HR 애널리틱스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데 있어 기존에는 활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데이터와 복잡한 통계분석을 활용하여 조직관리와 사업운영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입사원의 채용관리나 기존 구성원의 퇴직관리에 있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더욱 정확하고 선제적인 예측을 통해 그 효과성을 높인다든지, 구성원의 근무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업무성과를 향상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등 그 활용의 정도와 구체성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시도에 비해 HR 애널리틱스에 관한 우리의 이해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듯하다.HR 애널리틱스가 우리나라 일선 기업사이에서 한창 유행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애널리틱스 활용 사례는 몇몇 해외 선진기업에 국한되었고, 대다수 국내 기업은 HR 애널리틱스 활용 사례에 난생처음 동물원에 간 어린애 마냥 그저 신기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런 동물원 관람은 오래가지 않았고, 상당수의 국내 기업이 재빠르게 H애널리틱스를 도입해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구글의 ‘산소프로젝트’나 유니레버의 ‘인공지능 채용’ 등이남 얘기가 아닌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현실이 되었다. 물론 기업의 규모와 상황에 따라 HR 애널리틱스에 많은 자원과 인력을 투입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존재한다. 그러나 HR 애널리틱스를 활용하지 않는 많은 기업에서도 이러한 확산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으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도입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럼 많은 기업에서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HR 애널리틱스란 과연 무엇인가? 불행히도 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또는 이해하고 있는 이는 드문 것 같다. 말 그대로 유행이기는 하지만, 이게 ‘무엇’인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학습과 성찰은 부족한 상황인 것 같다. HR애널리틱스는 ‘전략을 실행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어 종업원들의 역할을 이해하고, 계량화하고, 관리하고, 향상시키는 것과 관련된 과정으로 측정뿐만 아니라 분석 및 해석을 포함하는 것(양재완·박우성, 2020)’으로 정의된다. 다시 말하자면, HR 활동을 측정 및 분석하여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전략적 목표를 실행하는 것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HR 애널리틱스라는 용어로 많이 지칭되고 있지만, Workforce 애널리틱스, HR 애널리틱스, HR 매트릭스, 피플 애널리틱스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있다.그런데 HR 애널리틱스는 언제부터 활용되기 시작한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명확히 정립된 것이 없으며,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추구하는 활동의 본질에 집중해서보면 약 100여년 전 프레드릭 테일러에 의해 시작된 과학적 관리기법(scientificmanagement)을 그 시초로 볼 수 있다. 그즈음에 노동에 대한 분석적 시각이 최초로 도입되었고, 측정과 계량을 통한 경영합리화가 추구되었으며, 이러한 활동의 본질이 현재의 HR 애널리틱스와 상당 부분 유사하였다. 그 후 이러한 분석기법은 심리학적 기반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문에서 응용되었으며,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쳐 성격 및 심리유형 측정 등을 통해 기업운영에 접목되었다. 1980년대 전후에 비로소 현대적 의미의 애널리틱스가 그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는데, 구체적으로 다양한 HR 매트릭스가 제안되었고, 이러한 HR 활동이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분석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보다 근대적 의미의 HR애널리틱스는 1980년대를 그 기점으로 볼 수 있다.성공적 HR 애널리틱스 구현을 위해서는비즈니스에 대한 통찰과 이슈 발굴,인적자원관리에 대한 전문지식 함양,체계적 통계분석 훈련이 선행돼야 한다.최근 언급했던 매트릭스 중심의 HR분석 활동은 한층 심화된 예측분석(predictive analysis)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와 팬데믹이라는 전 지구적 재난 상황의 고착화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고용 환경과 방식의 변화, 일자리의 파괴와 생성 등 인적자원관리를 어렵게 하는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다. 또한, 한국 사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은 기존의 학벌 등과 그에 따른 편견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정보 손실에 따른 부작용도 동시에 가져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많은 한국 기업이 대규모 공채 시스템에서 수시채용 중심으로 변화함에 따라 채용 업무의 상시화에 따른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는 기술 분석(descriptive analysis)이 중심이 되었던 기존 HR 분석의 고도화를 가져왔고, 예측분석 중심의 HR 애널리틱스가 활용되기 시작하였다.HR 분석의 고도화는 인적자원관리에 대한 기업의 시각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적자원관리는 전통적으로 경영활동의 부드러운 측면(soft side)로 간주되어 왔으며, 다른 사업수행기능에 비해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기능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서 인적자원이 가진 잠재성의 부각, 경영환경의 변동성 증가, 기성과 영역의 확장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인적자원관리 활동의 목표와 본질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적자원관리는 더 이상 HR 부서만의 역할이 아닌 CEO를 포함한 각급 관리자와 조직 구성원 대부분의 역할과 책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행정과 서비스 기반의 활동이 아닌 컴퓨터, 정보통신 기술과 결합하여 조직 성과 향상과 경쟁력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적기능으로 진화하고 있다.HR을 통한 전략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기업이 애널리틱스 활용을 고려하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HR 애널리틱스는 본질적으로 업무현장에서 일어나는 ‘연구활동’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무자는 말 그대로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고, 지금껏 연구활동은 HR 실무자들의 업무영역이 아니었다. 따라서 체계적인 훈련이나 경험 없이 연구활동을 하려고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기업의 사례 발굴이나 애널리틱스 유경험자 조언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벤치마킹은 다양한 한계점과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HR애널리틱스를 활용하는 많은 기업이 아직은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HR 애널리틱스에 관한 개념을 올바르게 정립하고, 이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여 체계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정리하면 성공적인 HR 애널리틱스 추구를 위해서는 비즈니스에 관한 통찰과 이슈 발굴, 인적자원관리에 관한 이론과 전문지식 함양, 그리고 체계적 통계분석 훈련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양재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한국외대 입학처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경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리더십학회 등에서 상임이사, 편집위원, 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전략적 HRM, 일터에서의 무례함과 태움, HR DT(AI, HR/Workforce 애널리틱스), 리더십 등을 주제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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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홍 교수] 가치, 감정, 공감, 표현으로 풀어내는 배려의 공식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에 미국 초등교육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자기-존 중감을 높여주는 것이었다. 학교 교실에 서는 학생 하나하나가 얼마나 특별하고 사랑받을 만한지에 대해 강조해왔다. 자기-존중감이 높아지면 여러 사회 문제 (10대 임신, 비행 등)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 기대해왔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자기-존중감이 낮기 때문일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자 바우마이스터(Baumeister)와 동료들은 이러한 믿음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세기 동안 발표된 자기-존중감과 긍정적 행동(학업성적, 친사회적 행동 등)의 관계를 살펴보았고, 그 둘의 관련 성은 충분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그들은 오히려 무분별하게 강화된 자기- 존중감은 자기애(나르시시즘)을 이끌어 여러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자기-존중감을 강화하려는 수십 년 간의 교육 정책에도 불구하고 교실 내에서 학생들 사이에 높은 자기중심성과 이기주의, 사회적 이질감, 낮은 사회적 책임감, 타인에 대한 배려의 부족 함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여러 사회 문제(공공 기물 파손, 폭력, 청소년 비행, 학교생활 문제 등)를 악화 하는데 일조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관련해서 심리학자들은 무조건적인 자기-존중감을 증가시키는 대신, 친사회적 행동(배려 등)을 할 때 자기-존중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사회에서 주목해야 하는 중요한 친사회적 행동 중 하나가 타인에 대한 배려(interpersonal consideration)이다. 그런 점에서 배려를 위해 필요한 네가지 요소들을 소개한다. 네 가지 요소중 어느 하나가 결여되어도 배려가 배려 다울 수 없다."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친사회적 행동 중 하나가 타인에 대한 배려(interpersonal consideration)이다.그런 점에서 참다운 배려를 위한 네 가지 요소인 가치, 감정, 공감, 표현을 이해해야 한다."가치:배려를 위한 첫 번째 요소는 상대 방의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개인의 가치를 모두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이 일반적으로 공유하는 가치부터 생각해본다면 도움이 된다. 매슬로우(Maslow)는 그 가치들을 생리학적인 욕구(가치), 안전에 대한 욕구, 소속과 사랑에 대한 욕구, 자기-존중감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구분해서 제시했 다. 학교, 가정 혹은 직장에서 대인관계의 문제들 중 상당 부분이 바로 서로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기 때문일 수있다. 부부들이 상담에 오는 경우 상대의 욕구(가치)를 이해하지 못해 문제가 커진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면 남편이 아이들과 부인에게 존중받고 싶지만 집에만 오면 외톨이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부인의 경우 직장 맘으로 일하고 밤늦게 돌아오면 거의 항상 잠을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때로 집안일과 아이들 교육에 대한 불평을 하는 남편을 보며 내가 좋지 못한 엄마와 아내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첫 번째와 두번째는 가족에게 소속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치)가 충족되지 못한 예이다. 우리 곁에 있는 누군가를 배려하려 할 때, 그 사람이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감정: 우리가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실현되지 못하거나 좌절될 때, 감정은 우리에게 고통스럽다는 신호를 보내며 가치가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알려준다. 즉, 내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낀다면 바로 그때가 내 삶의 중요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이다. 내가 즐겁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낀다면 그때 또한 내 삶의 중요한 가치를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일 수 있다. 위의 예에서 남편과 부인의 경우,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존중받고 싶은데, 거절당하거나 버림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화를 내거나 혹은 자신이 부족해보여 우울감이나 슬픔을 느끼게 된다.공감: 배려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가치를 이해할 뿐 아니라, 그 가치가 실현되지 못했을 때의 고통을 이해하는 데에서(다른 말로 공감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타인에게 이해받고, 포용 되고 함께 어우러져 소속되고 싶은 욕구가 있고, 이 욕구는 상당히 높은 가치이다. 하지만 이러한 범문화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쉽게 좌절되는 경우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소수 민족의 사람들이 다수 민족 사회에서 살면서 차별을 받는 경우, 정신질환을 지닌 사람들이 교육, 직업, 복지 서비스에서 차별을 받는 경우, 성적 지향의 차이로 차별을 받는 경우 등이 그 예일 것이다. 이때 경험하는 감정의 고통은 상당히 크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당연히 실현하고 싶은 가치가 좌절되었고, 그로 인해 마음의 고통이 크다는 것을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표현: 일전에 어느 공익광고에서 아이가 약국에서 어머니를 위해 약을 샀지만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가다가 주인에게 잡혀 혼이 나는 장면이 나왔다. 그것을 지켜보던 약국 앞에 있던 국밥집 아저씨가 (가난한 아이가 아픈 엄마를 위해서 약을 훔쳤던 상황을 이해하며) 약국 주인 에게 돈을 대신 내주고, 이 아이에게 어머니에게 전해 주라고 국밥을 한 그릇 포장해서 보내준다. 대략 30년 정도 지나, 과로로 쓰러진 국밥집 아저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아 경제적인 사정이 넉넉지 못했다. 장기간의 입원비용과 수술비용을 감당할 경제적 능력이 없어, 아저씨의 딸은 상심하며 아빠의 병원 침대 곁에서 잠이 든다. 광고의 마지막에는 30년 전쯤 국밥집 아저씨가 약값과 국밥을 주었던 그 아이가 의사가 되어, 이분의 현재 의료비가 30년 전에 이미 모두 지불되었다는 메모와 0 원의 영수증을 비춰준다. 이 광고는 배려의 요소들을 잘 담은 것으로 보였다.아이에게 너무도 소중한 가치는 가족과 어머니의 건강이다. 하지만 아이가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어쩔 줄 몰라 엄마의 건강을 지키지 못할 때 느끼는 마음의 고통. 그런 고통에 공감하고, 그 아이가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마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도록 보듬는 행위가 배려이다.지금은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령기 학생들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고, 2030 청년들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직장과 육아 사이에서 안간힘을 쓰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매일 전쟁터에 임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대면 만남이 제한되어 고립감을 느끼며 노년기를 보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전염병 상황과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여러 중요한 가치가 위협받으며, 마음의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배려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에겐 타인의 가치를 이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먼저 자신의 가치를 한번 돌아보고, 자신의 가치가 좌절되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돌아보자. 아파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아픔을 잘 이해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내가 가진 가치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도 가지고 있기에 나의 가치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몸이 무거운 임산부가 건물에 들어가려고 할 때, 바로 앞에 있는 사람이 무거운 문을 그냥 툭 닫고 들어가 버릴 때, 버스에서 노약자가 서 있는데 건강한 사람들이 자리를 양보해 주지 않을 때, 음식점에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구석진 자리에 앉으라고 안내 받을 때, 먼저 주문했음에도 다른 사람 들보다 늦게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 장애가 있는 학생이 수업을 들으러 들어가 는데 그들을 위한 좌석에 이미 다른 학 생들이 앉아 있을 때,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에 정신장애 시설 건립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볼 때, 당사자로서 이러한 경험을 한다면 얼마나큰 고통을 겪을까?반대로 누군가가 나를 위해 문을 잡고 잠시 기다려 준다거나, 다리에 힘이 없고 불편한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해 준다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좌석을 마련해 두고 있거나, 외모나 직위와 관련하지 않고 공정한 대우와 정성스런 서비스를 하고,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환영해 주는 일을 생각해보자. 그런 사회 속에서 우리는 배려 받는다고 느낄 것이고, 소속감을 느낄 기회가 늘어갈 것이다.내 배우자, 상사, 동료, 가족의 가치는 무엇인지? 혹시 당연한 가치가 좌절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상대가 겪을 감정의 고통은 어떨지? 내가 그 고통을 이해하고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수 있을지? 그런 배려의 행동은 가족에게 “당신 오늘 멋진데.”, “오늘 정말 수고했어요.”라는 한 마디에서 시작할 수도 있겠다.최기홍 교수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심리치료와 심리평가 포함 심리서비스를 가르치는 가운데 KU마음건강연구소 소장, 마음건강케이유 대표로도 활동하며 직장/학교 적응 및 채용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 등의 지원을 통해 ICT 기반 심리서비스를 개발하여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심리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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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진 교수] 올바른 관계 맺기로 실현하는 AI와의 협력
우리는 미래 사회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두려운 존재나 경쟁해야 하는 상대로 인식하기보다는 인간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주는 동반자라고 생각하며 인공지능과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인간과 함께 일하면서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이 되려면, 디지털 양심을 가진 인공지능이어야 한다. 인간은 인공지능이 나와 가치 정렬이 되어 있고, 내가못 보는 부분을 보며, 내가 갖는 편견을 제거하여 올바른 의사결정에 이르도록 곁에서 도와주는 존재가 되길 원한다. 즉, 인간지능(HI)과 인공지능(AI)의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위해서는 인공지능 윤리 데이터셋이 개발돼야 한다.---지능정보사회에서는 디지털로 표현된 지식이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수집 및처리되고 인공지능에 의해 분석되어 우리 주변 곳곳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 된다. 인공지능은 산업, 경영, 교육, 연구개발 등 모든 분야에서 생산성을 향상 시키는 것은 물론 일의 효율을 높이고, 일상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줄 것이다. 이때 인공지능의 역할은 노동의 대체, 지식의 대체, 그리고 인간과의 협력 등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인공지능은 삶의 모든 분야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인공지능의 역할은 노동과 지식의 대체, 인간과의 협력으로 구분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노동의 대체는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분야이다. 컴퓨팅 시스템 성능의 비약적인 발전과 컴퓨터 과학자들의 노력 으로 힘들고 반복적인 일들이 대체되고 있다. 스마트 농장, 스마트 공장, 스마트 물류 등의 이름으로 노동 집약 산업이 먼저 대체되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주로 정해진 과정에 따라 업무가 처리되는 정형화된 형태를 보인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인간의 지적인 능력에 대한 도전이 많아지고 있다.알파고가 보여준 능력은 우리에게 컴퓨팅 시스템의 지적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지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번역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은 인간 수준까지 다다르고 있고, 대화를 인식하고 이에 반응하는 것도 인간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까지 와있다. 자동차 운전은 또 어떠한가. 아직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그 수준이 나날이 발전하는 걸 매년 체감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노동의 대체를 넘어서 지식의 대체에 이르고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는 지혜의 영역에까지 다다를 것 같다.노동이나 지식의 대체 때문에 일자리 측면에서 걱정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로봇 으로 바뀌게 되면 그만큼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마차를 모는 마부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때문에 여러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자동차는 짐을 실어 나르는 트럭을 만들어 냈고, 여러 사람을 실어 나르기 위한 대중교통을 탄생시켰다. 트럭은 각도시를 연결하는 물류라는 새로운 산업 의 발전을 가져다주었고, 대중교통은 자동차를 통한 시민의 이동 편이성 향상을 도모하고 터미널과 같은 교통서비스를 탄생시켰다. 이들 서비스는 마부의 숫자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수많은 일자 리를 만들어 냈다. 자동차 자체를 만들어 내는 제조업 일자리까지 이야기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 같다.이처럼 과학의 발전은 그 혁신성에 비례하여 상상할 수 없는 사회적 영향력과 일거리를 만들어 낸다. 이는 우리 주변에 새로이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 기업들을 보면 금방 눈치를 챌 수 있다. 실로 인공지능은 파급력이나 영향력에서 보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산업의 변화를 촉발하고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 들을 만들어 내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일거리를 만들어 낼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우리가 인공지능의 윤리적 이슈를 잘 극복하면서 어떤 관계를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온 것이다.‘CAMELYON’이라는 국제 림프절 전이 검출대회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컴퓨팅 전문가와 의학자 들이 참가하여 조직 검사를 한 후의 영상을 바탕으로 암을 검출하는 대회다.이 대회에서는 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심층 분석을 하는데, 해가 갈수록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인간이 하던 분석 작업을 인공지능과 협업하였을 때 검출오류가 85%나 감소한 다는 것이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시간이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앞으로 우리는 인공지능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인지능 력은 편견을 갖기도 하고 못 보는 구석도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능력을 보완하고 강화해준다. 그래서 인공지능 (AI)과 인간지능(HI)의 상호보완성은 창의와 융합을 위한 실체적 이정표이다.인공지능이 가져올 윤리적 이슈들은 결국 이를 창조해낼 인간의 몫이다. 기술 적인 해결 방안도 우리의 능력 내에서 일어나게 되고, 제도나 가이드라인도 다른 주체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의 윤리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개발자에게는 어떤 내용을 요구해야 하고, 인공지능을 활용 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정해야 한다. 완성된 인공지능 모델이 애초에 설계된 목적에 맞지 않게 동작한다면 어떻게 처리 해야 하는지도 정해야 할 것이다.인공지능 시스템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은 통제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만하다. 따라서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협업 관계가 실질적인 운영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학습 단계에서 윤리적 이슈들을 고려 하는 것이 주효한 데, 이는 인공지능 윤리 데이터셋을 개발하는 것으로 가능하다."인공지능과 인간의 실효적 협업을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학습 단계에서 윤리적 이슈를 고려해야 한다.그래서 인공지능 윤리 데이터셋 개발이 필요하다."인공지능 시스템은 표준화된 데이터셋에 기초하여 학습되어야 한다. 저마다 다른 데이터셋을 사용한다면 어떤 인공 지능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고 지금과 같은 부작용이 반복될 뿐이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셋을 표준화하여 인공지능 데이터셋 프레임워크를 개발 하고, 그 기반 위에 인공지능 윤리 데이 터셋을 포함해야 한다. 우리는 미래 사회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그런 만큼 바람직한 인간지능(HI)과 인공지능(AI)의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위해서 인공지능 윤리 역량을 언급한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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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SELF: 자기자신 찾기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솔직함은 다양한 경험 축적을 통한 자아성장으로 이어진다. 또한, 사람은 타인을 스승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일과 삶을 보며 거울로 삼는 이인위감以人爲鑑 의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세상은 자기 혼자만으로 이뤄져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자아가 건강해지기 위한 방법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건강한 자아를 만들 기란 결코 쉽지 않다.가장 먼저 내가 아는 것이 제한적이며 모르는 것이 무척 많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인식이 결코 나의 전부가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자아의 경험과 기억 속에는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이 일부 남아 있게 마련이다. 우선 그것이 정확하게 어떤 감정이며 언제 부터 어떻게 생기기 시작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한 방법인 내면과의 대화는 솔직해야 하며, 감정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뿐만 아니라나 자신과의 대화, 즉 내면과의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그리고 우리는 의식화를 통해 무의식 속에 실재하는 거대한 에너지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의식화를 하게 되면 서로 지향하는 방향이 다른 의식과의 갈등이 줄어들게 되므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내면의 무의식을 충분히 의식하면 보다 본연의 자기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의식화를 위해선 무의식적인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생각이 필요하다. 자아는 무의식에 예속되어 있지 않다. 물론 익숙한 자아를 버리고 자기라는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다. 자아를 포기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두려움은 때론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되기도 한다.자아는 기본적으로 과거 지향적이다. 자아는 과거의 경험과 기억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과거를 반복하려는 특성이 있다.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람은 과거에 겪은 부정적인 사건을 싫어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반복한다. 군대 시절 폭언과 욕설을 남발했던 선임을 미워하면서도, 언제 인가 자신이 선임이 되었을 때 그토록 증오했던 그 선임을 따라 하는 모습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래서 예부터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미워하면서도 닮아간다고 하지 않는가.타인을 거울로 삼으라자기 자신 이외에는 모두가 스승이다.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자기 혼자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입고 있는 양복, 신고 있는 신발, 매일 이용하는 교통편 등 모두가 다른 사람의 은혜에 힘입어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직장에서 홀로 해내고 있다고 생각되는 일조차도 동료의 협조 없이는 완전히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동료의 마음속까지 뛰어 들어갈 자세가 갖춰진 것이다.거울에 자기 얼굴을 바짝 댔을 경우에는 눈동자와 코 정도밖에는 볼 수 없다. 그 러나 거울에서 뒤로 물러설수록 보다 넓게 바라볼 수 있다. 어떤 사물에 대한 관점을 자기 위주로 고집하는 것은 마치 거울에 코를 박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저 사람은 너무 근시안적이라고 하는 말도 바로 그러한 상태를 뜻하는 것이다.불교에서는 “세상은 유심唯心의 소현所現이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은 마음이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이다.사실 인간이란 누구에게나 마음에 맞지 않는 상대가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저 사람은 보기 싫은 사람이야.”라고 이쪽에서 혐오하고 있는 동안에는 상대도 “나쁜 놈 같으니라구.”하면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은 빤한 일이다.불교에서는 인과 因果 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마음, 입, 몸으로 짓게 되는 갖가지 생각, 말, 행위인 업 業 을 기반으로 원인과 결과를 연결시켜 세상을 이해하는 교리다. 이는 어떤 결과의 원인을 무조건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일이 옳지 않는 생각과 태도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처럼 ‘상대방은 자기 자신의 거울이다’라는 사실과 인과의 본질을 의식할 수 있게 된다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견지해야 하는 태도가 바로 이인위감 以人爲鑑이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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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우 교수] 미래 교육환경과 방법
우리 사회에서 교육은 언제나 모두의 중요한 관심 대상이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육은 관심의 수준을 넘어서 매일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상사가 되었다. 특히, 사람들은 교육에서 대면이 필수 요소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교육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교육도 ‘참다운 인간관계 속에서 인격 대 인격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졌을 때 성립될 수 있다’(강선보, 2003:14). 우리는 이러한 만남이 대면이 아닌 다른 형태와 매체에 의한 비대면으로 가능한지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경험하였다. 이 경험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며, 팬데믹이 종료된 후에도 우리 교육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교육의 역사에서 매체는 대면에서의 상호작용을 보조하는 한편, 비대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기도 했다. 비대면에 의한 교육인 원격교육은 정규교육을 받 을 수 없는 이들에게 우편으로 시작되었다. 1950년대에 학교교육에 도입된 텔레비전(I-TV)은 비대면 정규교육의 시작을 알렸다. 많은 이들이 교실에 설치된 텔레비전에서 우수 교사의 수업을 듣는 것으로 교육의 질적 수준이 높아질 것이 라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B. F. Skinner 는 교사의 역할을 일부 수행할 수 있는 ‘교수기계’를 만들었다. 1980년대에 급속도로 보급된 개인용 컴퓨터는 현재의 이러닝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교 에서 교사를 몰아낼 기세로 교육 현장에 보급되었다. 이후에 인터넷이 주류가 되면서 언급한 프로그램들은 그대로 이러닝 콘텐츠가 되었다. 1997년에 지금은 사이버교육으로 불리는 가상교육이 우리나라에서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을 때, 세계는 대면 중심의 교육이 곧 사라지고, 비대면에 의한 교육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의 일이다. 그 이후에 온라인 환경 에서 비대면 기반 이러닝은 매년 확산되어 왔으며,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가상현실/증강현실 등의 에듀테크에 의해 더욱더 강화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팬데믹은 모든 교육에서 대면이 아닌 비대면의 ‘만남’만 허용하고 있다. 일시적이지만, 교육에서 대면이 사라졌다.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교육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며, 그 핵심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의 변화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어떤 매체도 교육에서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대면하여 상호작용하는 ‘만남’을 매개하지는 못했다. 최근 비대면 교육을 불가피하게 경험하면서, 초기에는 이 방식의 ‘편리함’에 매혹되었던 사람들도 현재는 대면에 의한 ‘인간적인 만남’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교육은 그 속성상 대면에 의한 만남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은 학습자의 변화를 의도로 하는 활동이다. 학습자의 변화는 교수자의 일방적인 설명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활동을 수행하고, 교수자의 안내, 평가, 피드백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의도한 변화, 즉 교육이 이루어진다. 교육은 교수자와 학습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비대면 환경은 이러한 상호작용이 이루 어지기에는 불편한 환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환경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집중 또는 몰입이다. 실제 많은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비대면 환경이 학생에게 더 많은 통제권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비대면 환경에서의 활동을 ‘e-learning’이라고 하며, ‘e-education’ 또는 ‘e-instruction’ 이라고 하지 않는다. 교육이나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주로 통제권을 행사하는 학습이기 때문이다. 비대면 수업에서 학생이 몰입하도록 하려면, 학습이 아닌 수업을 해야 한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간의 주고받는 활동이 있어야 한다. 교수자의 일방적인 설명보다 학습 자의 활동을 안내하고, 이해도를 평가 하고, 피드백하는 활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대면에서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에 팬데믹 이후의 교육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박인우 교수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2021년 1월부터 제20대 한국교육공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여년 동안 학자로서 교수설계, 교수매체, 교육과정 등을 연구해왔다. 저서로는 『멀티미디어와 교육』, 『가상현실과 교육』, 『교수모형』, 『인공지능과 교육』(발간예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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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귀 교수] 탁월함을 추구하며 행복하게 사는 법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미라클 모닝 챌린지’ 바람이 불면서 한국인은 다시 달리고 있다. 운동이나 외국어 공부 등자기계발을 하기 위해 새벽 4시면 깨어나 아침을 여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 다. 일반적인 노력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감지한 이들은 탁월함 더 나아가 ‘완벽함’을 추구한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완 벽주의자’가 한국에서는 긍정적인 모습 으로 비춰지는 것은 1등 되기를 강조하는 경쟁문화와 ‘빨리빨리’가 일상화된 한국사회의 삶의 방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여러분은 완벽주의자인가? 만일 1) 실수에 대한 염려, 2) 철저한 정리정돈 습관, 3) 부모의 높은 기대, 4) 스스로의 높은 성취기준, 그리고 5) 행동을 하고 나서 의심하는 경향성이 많다면 ‘완벽주의자’ 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1)과 5)는 완벽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이고, 2)와 4)는 긍정적인 측면이다. 3)은 그 양상에 따라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완벽주의가 해가 될 때는 어떤 때인가?탁월함을 추구하는 이면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완벽주의자는 성과를 거둔 뒤에도 더 완벽하게 해낼 수는 없었는지를 계속 자문한다. 무결점의 상태를 추구하니 실수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게 되고 그러면 우울해지기 쉽다. 불행한 완벽주의자의 모습이다.그러면 완벽주의자들은 모두 같은 모습인가? 그렇지 않다. 개인의 성격과 자라온 환경에 따라 완벽주의는 여러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필자와 연구진이 최근 출간한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에 서는 한국인의 완벽주의 유형을 크게 네가지(인정추구형, 막판스퍼트형, 안전지 향형, 성장지향형)로 제시하였다. 이 중잘해야 된다는 부담과 실패에 대한 두려 움이 커서 만성적으로 일을 미루는 막판 스퍼트형이 있는가 하면, 추진력과 결단 력이 높아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뛰어난 성장지향형도 있었다. 성장지향형들은 완벽주의의 강점을 활용해 높은 성취를 이루면서도 불안에 압도되지 않는다. 행복한 완벽주의자들이다."행복한 완벽주의는 원대한 목표를 이루고 확장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강력한 연료로 사용될 수 있다."- 『네 명의 완벽주의자』 -행복한 완벽주의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각 유형별로 맞춤형 변화를 도모할 때 가장 효과적이지만, 일반적으로는 첫째,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당위적인 메시지를 줄이고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 가령 인정추구형이 ‘절대로 좋은 평판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무리를 하면 우울해지기 쉽다. ‘반드시’, ‘절대’와 같은 엄격한 말들은 이제 흐르는 강물에 띄워 보내자. 둘째, 변화는 행동적인 변화가 동반될 때 그 효과가 배가 된다. 막판스퍼트형은 1시간 단위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과제를 15분 단위의 작고 구체적인 일로 나누어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회피하고 싶은 일을 마주할 때는 행동을 시작하는 자신만의 주문(예: 5-4-3-2-1 시작!)을 실천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사회 문화 차원의 변화도 필요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한 프로 스포츠계와 예술계에 완벽주의자가 많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완벽주의가 사회에 의해 양산되는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행복한 완벽주의자들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에서 경쟁으로 인한 불안 수준을 낮추고 커뮤니티 중심으로 협업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잘 해내고 싶은 간절함에서 파생된 불안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익힌다면 완벽주의는 더 이상 고통의 근원이 아니라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축복이 될 것이다. 이제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비난의 태도를 버리고 한 단계 높은 성장과 성취를 위해 지금 열심히 노력하는 자신을 격려해보자.이동귀 교수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20여년 간 학자로서 완벽주의, 꾸물거림증, 자기가치감 등을 연구해왔다.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YTN 사이언스 ‘생각연구소’, EBS ‘질문 있는 특강쇼, 빅뱅’ 등의 방송에 참여했다. 저서로는 『네 명의 완벽주의자』,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내 아이에게 들려주는 매일 심리학』, 『서른이면 달라질 줄 알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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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메시지] HRD 기본으로 돌아가자!
HRD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방향을 잃었을 때 북극성을 보듯이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Back to Basics!, 인류 최대의 위기와 조직 최대의 변화 시기를 맞아, 코로나 팬데믹이 HRD에 주는 메시지는 기본으로 돌아가라, 원칙으로 돌아가라는 것입니다.사회변화와 경제상황은 조직경영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거시적 경제지표와 미래 사회변화의 예측을 통하여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만, HRD 전략은 주변의 이슈나 여타 조직의 문제보다도 미시적 차원에서 조직 내부의 과제와 직원의 이슈 속에서 작동해야 합니다.인류는 200여년 전 제1차 산업혁명으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교육과 훈련을 시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당연히 조직에서 인간행동의 개선을 목적으로 경영성과를 달성하는데 목표를 두었습니다. 19세기 테일러(F. Taylor)의 과학적 관리기법의 개발은 산업혁명 이전의 도제식 인간능력개발 제도의 한계를 넘어 경영관리층에게 작업설계, 작업자의 과학적 선발, 교육훈련을 체계적으로 기획하는데 일대 혁명을 가져오게 하였 습니다. 1969년 나들러(L. Nadler)는 교육훈련을 조직 내 인적자원개발 개념으로 발전 시켰고, 1970년에 HRD를 ‘행동의 변화를 위해 설계되었으며 주어진 기간 내에 이루어 지는 일련의 조직화된 활동’이라고 하였으며, Mclagan은 HRD를 ‘개인과 조직의 효과 성을 위해 훈련개발, 조직개발 및 경력개발을 통합한 것’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2000 년에 Gilley와 Maycunich는 ‘조직의 성과향상, 역량, 경쟁우위 및 혁신을 위해 조직화된 중재 및 경영활동을 통하여 조직학습, 성과 및 변화를 촉진하는 과정’이라는 HRD 활동의 전략적 차원을 제시하여 HRD 발전을 이끌어왔습니다.한국의 HRD는 1960년대 경제개발 계획과 함께 산업훈련으로 시작되어 기업경영과 근대산업을 일으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기업의 연봉제와 팀제의 인사제도 확산으로 HR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위기와 변화의 시기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는 북극성을 보듯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공서열식 인사제도와 인맥 중심의 사회풍조 등으로 직무능력에 바탕을 둔 인사와 교육훈련 및 HRD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지난 1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HRD 활동은 중단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HRD는 경영의 본질이라는 북극성을 보면서 잃어버렸던 HRD의 방향성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Back to Basics, 기본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IMF로 인하여 HR 개념을 인식했다면 팬데믹으로 HRD의 방법을 성찰했습니다. 그것은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첫째, 워크플레이스에서 직무중심으로의 ‘On The Job Training’이 HRD의 원칙입니다.둘째, 성인학습자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Andragogy’가 HRD의 원칙입니다.셋째, 경영의, 경영에 의한, 경영을 위한 ‘Of the Business, by the Business, for the Business’가 HRD의 원칙입니다.넷째, 인적자원개발은 경영의 전략차원으로 ‘인적 기술적, 조직 구조적, 문화 풍토적 어프로치’를 동시에 하는 것이 HRD의 원칙입니다.다섯째, HR 전체 프로세스인 ‘채용-배치-평가-승진-육성’의 마디마다 작동하는 것이 HRD의 원칙입니다.한국 HRD는 지금 원칙을 세우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먼저입니다.그 다음 마이크로러닝, 플립러닝, PBL 등의 기법과 에듀테크, AI 기반의다양한 테크놀로지가 필요한 것입니다.한국 HRD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실천하는 선각자이다.인력개발학 박사로서 한국HRD협회 회장, 일생경영학교-나다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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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원장] 강의준비 - 교수계획, 분석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사전에 계획을 세우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교수활동도 사전에 그 계획을 신중히 검토했다면 이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일 뿐 아니라 일을 성공시키는 데 있어서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교수자의 사전 준비는 강의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따라서 학습 자와 교육환경에 맞는 연구를 철저히 하고, 학습내용 및 교수방법에 대한 최선의 계획을 가지고 있는 교수자만이 교수활동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교수계획이란 무엇인가교수계획은 교육 과정에 설정된 학습내 용을 어떻게 실제 교육에 옮기는가에 대한 계획이다. 곧 학습의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사전 계획 활동이며, 수업 목표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하여 수업에 관련된 여러 가지 요소, 즉 수업 목표, 수업 내용, 수업방법과 활동, 시간, 교육 설비 등을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수단이다. 교수자의 성실한 교수계획은 훌륭한 강의 진행과 아울러 학습자의 학습성과를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다.교수계획의 목적은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을 촉진시키고 최적의 교수학습 환경을 조성해 줌으로써 학습자의 학습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수업을 실시하는 목적이 학습자의 인간적 성숙과 사회적 적응을 위한 것이라면 교수계획 역시 학습자로 하여금 보다 가치 있는 교육적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결국 교수계획을 작성하는 목적은 교수 자의 훌륭한 강의 진행과 학습자의 바람 직한 학습성과 달성을 위해서 유효하며, 학습자의 올바른 태도 변화를 유발할 수있는 행동과 경험을 선택하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교수계획 모델: ISD 모델여기에서는 교수계획 과정을 교수 체제 개발을 뜻하는 ISD(Instructional Systems Development) 모델로 살펴본다. ISD 모델의 과정은 ‘분석-설계-개발-실시-평가’로 이뤄지며 그림과 같다.이 과정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분석’, ‘설계’, ‘개발’, ‘실시’, ‘평가’의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ISD 일반모형은 종종 교육 과정 개발모형 또는 교수설계 모형이라고 일컬어진다. 교육과정 개발모형이나 교수설계 모형은 절차는 동일하다. 그러나 교육과정 개발모형은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게 범위가 거시적(macro)으로 적용된다. 그와 비교해서 교수설계 모형은 수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미시적 (micro)으로 적용된다.명강의를 위한 준비단계 ①, 3P 분석분석이란 강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교수자는 강의 전에 먼저 3P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People’, ‘Purpose’, ‘Place’에 대한 분석을 하고 그에 맞는 강의를 준비해야 한다.People 분석이란 이번 강의에 참가할 학습자들을 분석하여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다. 최고의 눈높이 강사는 어머니, 예수, 석가모니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예수는 천국을 설명할 때 의사 출신인 누가, 어부 출신인 베드로, 세리 출신인 마태에게 맞춰 다 다르게 설명하였다. 즉학습자 분석을 하여 그들 각자의 눈높이에 맞추어서 설명을 하였다. 따라서 교수자도 강의를 하기 전에 학습자 분석을 하여 눈높이에 맞는 강의를 준비하여야 한다. 즉, 학습자의 수, 연령분포, 성별, 지식수준 등을 사전에 파악하고 분석한 결과에 따라 최적의 강의기법을 구사할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한다.또한, 목적(Purpose)이 정해지지 않은 강의를 듣는 것은 학습자 입장에서는 목적 지가 정해져 있지 않은 열차에 타고 있는 것과 같다. 학습자가 쾌적한 여행을 즐기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디로 가는지 목적지를 확실히 정해 두어야 한다. 조직 차원에서의 교육 필요성과 학습자 개인의 니즈에 대한 사전 조사와 분석을 통해 학습자들이 알고자 하는 바와 그들이 학습을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을 파악 하도록 한다.다음으로 어떤 장소(Place)에서 강의를 실시하는지에 관해서도 사전에 충분히 분석하고 체크해야 한다. 강의 장소에 따라서 교육 보조자료 등이 달라질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장소를 사전에 답사해 보고 현장분석을 실시하는 것이 좋으나 거리가 멀거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사전답사가 어려울 때에는 사전에 그곳 교육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일을 보내서 강의 장소에 대해 상세히 문의하여 준비해야 한다."학습자 중심 성공적인 교육이 이뤄지려면 체계적, 전략적으로 교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또한, ‘People’, ‘Purpose’, ‘Place’ 분석이 필수적이며, 학습자들의 ‘Needs’에 대한 사전 조사와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명강의를 위한 준비단계 ②, 요구분석교수자는 학습자들의 Needs에 대한 사전 조사와 분석을 통해 학습자들이 알고자 하는 바, 관심사를 강의에 적극 반영 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강의가 될 수 있다.강의의 요구분석에서는 첫째로 누구의 요구분석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학습자이지만 경우에 따라서 조직에서 본다면 학습자의 상사일 수도 있고, 또는 부하 구성원, 동료일 수도 있다. 둘째로 어떤 도구를 사용 하여 요구분석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여야 한다. 면접법으로 하든지, 질문지법 으로 하든지, 관찰법으로 하든지와 같이 조사도구를 결정하여야 한다. 셋째로 어떤 순서를 밟아서 할 것인가를 결정하여야 한다. 본인에게는 면접으로 하고 그후 상사에게는 설문지로 하는 등으로 순서를 결정하여야 한다.요구 조사에 따른 결과가 나오면 그 다음으로 구체적인 강의의 목표, 내용, 방법 등을 정하여야 한다.김종표 원장동아제약 연수원을 거쳐 백석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서 대학원 평생교육·HRD학과를 개설하여 수많은 교육학도를 양성했다. 그 밖에도 평생교육원장, 교육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장의 교수(사), 직업교육기관, 평생교육기관의 강사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수설계, 교수법에 대하여 연구와 강의 중이다. 대표 저서로 『명강의 실전교수법』, 『NCS 기반 교수법』, 『인적자원개발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