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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FAMILY: 가족 행복하기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을 가정이라는 보금자리에서 보낸다. 낮에는 주로 일터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누린다. 실로 가정은 삶의 휴식처이며 또한 삶의 원동력이다. 그래서 지상의 천국은 바로 가정이라고 했다. 일찍이 우리는 가정을 이루는 가족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가정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가족 간의 갈등, 이혼, 별거 등이 비일비재하며 급기야는 가족해체라는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이야말로 그어느 때보다 새로운 자각이 필요한 때이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사람에게 인仁 , 의義 , 예禮 , 지智 , 신信 이라는 인간본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족은 예禮가 근본이며 사람다움의 세 번째 가치인 사양지심辭讓之心 으로 양보하고 겸손하며 예의 바른 것이 핵심이다. 가족 행복하기의 목표는 항상 예를 바탕으로 가정을 가지런히 齊家하는 데있다.우리는 예로부터 가화만사성 家和萬事成 이라는 교훈을 소중히 지켜왔다.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면 삶에서 겪게 되는 그 어떤 일도 잘 풀리지 않는다. 가정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보금자리이며 가정의 중심에는 부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관계가 예사롭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다.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가정운영의 변화에서 오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주위 어른들로부터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가르침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 교훈이 큰 의미를 잃고 있다. 오히려 이제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게 가정생활에 어울린다는 얘기가 일반적이다. 그만큼 부부 간의 의식이 많이 변했다.그 이유는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부부 관계에서의 의식과 인습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결혼하면 무조건 참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없어졌다. 그래서 이제는 결혼생활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새로운 의식과 새로운 관심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결국 결혼도 철저히 계약적 사항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결혼 후 서로 계약을 어기면 언제든지 갈라선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이제는 부부도 일심동체가 아닌 것이다.일심동체는 하나이기 때문에 상대를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배우자 어느 한쪽의 일탈이나 잘못도 그대로 용인 되었다. 사실 과거의 부부생활은 대체로 남편 중심의 생활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오히려 아내 중심의 생활로 바뀌고 있다."가정은 행복을 창출하기 위해부부 두 사람이 합심해서 운영하는동업체라고 할 수 있다."가정은 행복을 창출하기 위해 부부 두사람이 운영하는 동업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투자하는 것은 바로 사랑이요, 노력이요, 희생이요, 인내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각각 절반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부부 간의 변함없는 사랑 속에서 자녀를 낳고 키워 나가면서 행복이라는 탑을 쌓아 나가는 것이 인생이다. 따라서 가족의 주제는 역시 부부와 자녀가 될 것이다. 가정은 막연한 사랑의 울타리가 아니라 매일매일 부닥치는 현실과 싸워 나가야 할 생활의 현장이다.가정에 돌아오는 행복이라는 열매는 하나이지만 이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적절히 비료도 주고 농약도 뿌려야 한다. 그런데도 부부 모두가 가정에 바치는 수고는 외면하고 달콤한 열매만 얻으려는 생각이 행복을 망치게 하는 것이다."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모든 일은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가정은 공동생활의 최소 단위이자, 성공적인 사회생활의 출발점이다."가족의 출발은 어디까지나 사랑에서 비롯된다.그래서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 하고,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딘다.”는 성격 말씀을 가슴에 담고 부부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가족은 삶의 시작과 끝이다.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고 겸손하며 예의를 다하여 가정을 가지런히 하는데 있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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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교수] 코로나19 이전의 HRD와 코로나19 이후의 HRD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오래 우리들의 삶과 일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잠깐이면 끝날 것 같던 코로나 19 상황은 1년 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당시 코로나 19 이후의 변화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20년 하반기 이후로는 각 분야마다 포스트 Corona 시대 이후의 변화방향에 대한 논의가 쏟아지고 있다. 어느 칼럼이나 연구를 보더라도 빠지지 않는 주요 내용은 ‘디지털 전환’, ‘MZ세대를 위한 공감교육’, ‘Learning Technology’, ‘Untact 시대의 HRD’ 4가지이다.---"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며각종 칼럼과 연구를 살펴보면 ‘디지털 전환’, ‘MZ세대를 위한 공감교육’, ‘Learning Technology’, ‘Untact 시대의 HRD’의 4가지가 빠지지 않고 포함된다."먼저 코로나19 이전의 우리나라 HRD 상황을 살펴보자. 2019년 HRD 관련 3개 학술지에 실린 학회지 논문 191편을 살펴보면, 연구주제의 빈도는 교육훈련 (training & development)이 가장 많은 연구내용 및 주제로 연구되었으며, 이어서 조직개발, 경력개발, 교육훈련 프로 그램 효과 순으로 연구되었다. 교육훈련 분야의 세부 주제로는 역량이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하였고, 이어서 리더십개발, e-learning, 학습전이 순으로 빈도가 높았다. 코로나19 직전의 HRD의 주요 내용은 역량기반 교육훈련, 리더십개발, 조직 및 경력개발, 교육훈련 프로그램 효과가 차지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의 HRD를 보면 양적확장과 함께 교육훈련에 관한 ROI, 즉 교육투자비용에 대한 환원효과가 HRD 분야의 연구자와 실제 기업현장의 HRDer들의 관심대상이었던 것이다."코로나19 이전의 HRD는양적확장과 교육훈련의 ROI, 즉 교육투자비용에 대한 환원효과가 주된 관심대상이었다."이제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현 상황을 살펴보자. 2021년 상반기에 출간된 2020년 코로나19 상황의 HRD 현황 연구 2편을 살펴보면, 우선 HRD의 실행이 대폭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2019년 대비 2020년 교육훈련실적은 1/3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1/5로 실적이 줄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공공부문에 비해 민간부문의 교육훈련 실적이 더 급감한 것이다. 교육훈련방식에 있어서도 비대면 교육이 차지한 비중이 공공기관에서는 90%, 민간부문의 대기업에서는 70%였다. 비대면 교육으로의 전환에 있어서는 공공부문이 민간부문보다 높았다. 교육훈련 내용을 살펴보면, 공공기관은 리더십 교육이, 민간부문의 대기업에서는 원격근무 방법의 교육훈련 내용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HRD 분야에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2020년 전반기에는 상황을 지켜보며 필수교육만 진행하는 숨고르기 가, 2020년 하반기에는 전통적인 교육 훈련 방식이 갖는 한계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시도들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공공 기관과 대기업 모두에서 교육훈련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만족도 점수는 2019년에 비해 낮아졌고 주관적인 응답에 있어서도 비록 온라인(사이버) 교육이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온라인 교육이 주된 교육훈련의 방법이기보다는 보조적인 방법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나타났다."코로나19가 진행 중인 현재는HRD 실행이 대폭 감소됐으며전통적 교육훈련의 학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많았고,온라인 교육을 보조적인 방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다시, 포스트 Corona 시대의 HRD 변화 방향에 대해 예측해보자. 많은 전문가가 예측하는 대로 디지털 전환, MZ세대 를 위한 공감교육, Learning Technology, Untact 시대의 HRD로의 변화는 불가피하게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 변수가 존재할 것이다. 디지털 전환, Learning Technology, Untact 시대의 HRD 확대는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난 대로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교육을 어쩔 수 없이 보조적인 방법으로 인식하는 학습자들의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세대 간의 인식차이가 존재한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 Learning Technology, Untact 시대의 HRD 확대는 재무적인 투자가 필요하기에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조직의 실적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코로나19 상황에서 이미 학교교육에서 큰 교육편차가 나타나듯이 HRD 현장에서도 실적에 따른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HRD 분야에서 나타나는 세대 간의 인식 차이, 조직실적에 따른 양극화 차이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가르는 큰 변수가 될 것이기에 HRD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조직과 구성원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 차이를 줄이는 대안과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박성민 교수배화여대 비서행정학과 교수. 한국기업교육학회 수석부회장, 대한경영학회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HRM과 HRD의 융합, 글로벌 HRD를 연구 · 강연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현장 HRD를 경험했고, Bain&Company에서 기업컨설팅을 실천했다. 해외 파견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글로벌 HRD 실행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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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 이사장] 포스트 팬데믹, 세계시민의식의 필요성
1년 반이 넘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는 우리 시대 최대의 글로벌 위기를 가져왔다. 5월 말 기준 세계적으로약 1억 7천만의 확진자와 350만의 사망 자가 발생해서, 13초에 1명씩 희생되었 다는 계산이 나온다. 작년 말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어, 속도는 느리지만 초유의 위기에서 벗어날 희망이 보이는 현시 점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생각해 본다.팬데믹이 가져온 충격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세계 각국의 방역과 국경통제가 강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가운데 경제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세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불평등 증대, 기후변화와 같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의 재앙 속에서 국가들은 눈앞의 대응에만 부심하고 있다. 평소의 갈등과 분쟁을 일단 덮어놓고 인류 전체를 위해 협력해야할 텐데, 현실에서는 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각국의 백신확보 경쟁만 보아도 알 수 있다."인류는 문명의 발전을 통해 세계화의 시대를 열었지만,전염병의 대확산과 같은 글로벌 문제들에 직면했다.이제는 민간 중심 세계화 회복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다."인류는 문명의 발전을 통해 누구든지 국경을 넘어 교류하고 활동할 수 있는 세계화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세계화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각종 혜택과 함께 전염병의 대확산과 같은 글로벌 문제들도 가져왔다. 과거에도 1918년 스페인 독감처럼 공중보건에 큰 위기가 온 적이 있지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화가 진전된 오늘날 우리는 더욱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글로벌 문제에 대처하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세계주의와 국가주의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미국우선정책’을 바이든 대통령이 다자 주의로 극복하려는 것이 좋은 예다. 코로나19 시대에 강화된 국가중심주의는 국내 사회에도 영향을 준다. 방역을 위한 정부의 사회에 대한 통제와 개입이 커지면서, 수십 년간 확대되어 온 기업과 시민사회의 국내, 국제적 활동도 제약을 받게 됐다. 이러한 통제가 길어질 경우, 코로나19가 종식돼도 다시 민간 중심 세계화를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세계시민의식의 핵심은 ‘보편적 가치’와 ‘다양성의 존중’이다.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최대한 공유하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다양성과 관용을 부각시키는 것이다."그에 따라 우리가 이러한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고 세계화의 혜택을 극대화할 수있을지가 인류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가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이 시대의 모든 사람이 세계시 민의식(global citizenship)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어느 특정 국가의 시민임과 동시에 인류의 구성원이고 세계의 시민이라는 확장된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세계시민의식의 핵심은 ‘보편적 가치’와 ‘다양성의 존중’이다. 즉, 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보편적 가치를 최대한 공유하면 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다양성과 관용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유네스코 헌장에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 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할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다음 세대가 세계시민의식을 갖도록 교육시키고 이끌어 줌으로써. 인간의 마음속에 ‘평화의 방벽’을 세워야 한다. 자기 민족만 중요하고 남들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생각을 가진 국민들을 양산하게 되면 인류의 미래는 어둡다. 유엔이 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도 세계 시민교육이 강조되어 있다. 특히, 교육을 통해 가난과 저개발을 벗어난 독특한 경험을 가진 우리나라는 세계시민교육의 확산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오준 이사장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석좌교수와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주 유엔대사와 주 싱가포르대사를 역임했고, 71대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의장,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의장 등 국제적 역할도 수행했다. 서울대 학사, 미국 스탠포드대 석사를 받았고, 황조근정훈장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생각하는 미카를 위하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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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메시지] 인간관계의 혼돈과 질서
인간관계의 혼돈을 극복하고 질서를 바로세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삼성그룹을 창립한 고 故 이병철 회장이 어느 날 임원들에게 ‘논어’ 공부들을 열심히 하라는 조언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에는 인생의 좋은 지혜와 가르침이 있기 때문입 니다. 그래서 한때 삼성뿐만이 아니라 타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조차 논어에 관심을 가지고 독서 열풍이 일어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도 그때에 논어에 대한 의의를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논어는 유가儒家 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서四書 의 하나로, 중국 최초의 어록이기도 합니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옛 문헌입니다.논어에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과의 문답을 주로 다루고 있으며, 공자의 발언과 행적, 그리고 뛰어난 제자들의 발언 등, 인생의 교훈이 되는 말들이 간결하고도 함축성 있게 기재되어 있습니다.논어라는 책명은 공자의 말을 모아 간추려서 일정한 순서로 편집한 것이라는 뜻입니 다. 공자의 불요불굴의 구도求道 의 태도, 관용 중에서도 사람을 이상선인 ‘인仁 ’으로 이끌고자 하는 교육, 즉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인도주의 사상과 자각자율自覺自律 의 도덕설을 제시한 공자학당의 활동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모든 내용이 인생경험의 깊은 영지의 결정으로서 음미할수록 가치가 있는 교훈들입니다."‘예 禮 ’를 회복해야 다스림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올바른 인간관계는 예를 다하는 것이 근본이며, 예는 상호간에 인간다움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공자는 ‘예를 회복하는 것’을 통해 혼란의 상태로부터 다스림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꿈꾸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예학 禮學 ’은 바로 그의 치세의 학문입니다. 공자는 또한 치세하려면 먼저 치인 治人 을 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예를 회복하는 것’은 실제로 ‘예’를 통해 인간을,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규범 하고자 한 것입니다. 따라서 공자의 치세의 학문은 또한 필연적으로 치인의 학문인 것입니다.한 권의 『논어』는 심지어 치세자에게 어떻게 인간을 다스릴 수 있는가를 가르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의 학설이 인학이든 예학이든 간에 모두 인간을 출발점으로 삼은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 논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즉 인간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인간을 해방시킬 수도 있지만 또한 인간을 속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예 禮 ’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등급의 차별을 규범화, 윤리화, 제도화한 것입니다. 이러한 예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의 요구에 따라 인간과 인성을 규범화해야 합니다. 또한, 반드시 사회와 가정의 모든 구성원이 그것을 실현해야 합니다. 귀천에 등급이 있고 장유에 차등이 있으며 남녀 사이에 구별이 있으면서, 동시에 상사는 상사다워야 하고 부하는 부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사유방식이 가정과 사회에 속한 모든 구성원의 행위를 규제화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것은 인간은 평등하다고 하는 정신에 배치된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습니다."물질적으로 충만한 오늘날에 인간이 더 불행한 것은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인간관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지금은 예를 무시하고 인간의 자유를 너무 내세운 나머지 결국 가족 간에, 직원 간에, 남녀 간에, 장유 간에 갈등과 대립으로 혼란스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의문시됩니다. 물질이 충만한 오늘날 인간이 더 불행한 것은 바로 이 관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필자 나름 생각해 봅니다.그러므로 인간의 성과역량 중에 가장 기본적인 공통역량이 인간관계 능력에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의 혼돈과 질서가 바로 예에서 나옵니다.올바른 인간관계는 예를 다하는 것이 근본이며, 예는 상호간에 인간다움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한국 HRD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실천하는 선각자이다.인력개발학 박사로서 한국HRD협회 회장, 일생경영학교-나다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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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원장] 명교수가 되기 위한 두 번째 단계, 교수설계
집을 지을 때 설계를 잘해야만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듯이, 강의에 있어서도 정말 멋지고 만족스러운 강의로 학습자들이 생각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를 잘해야만 한다. 강의의 설계에는 목표, 내용, 방법, 보조자료 개발, 평가 등이 포함된다.교수목표 설정교수설계의 첫 단계는 교수목표를 설정하고 기술하는 것이다. 교수목표란 교육 후에 학습자가 알아야 할 지식, 기능, 태도, 행동 등을 말한다. 교수목표가 바로 세워지지 않으면 강의에 중심점이 없기 때문에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 혼란을 느낄 수 있다.교수목표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교육 후에 학습자가 알아야 할 지식, 기능, 태도, 행동이기 때문에 교수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학습자의 입장에서 기술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교수계획의 단계에 대해서 ‘설명한다’가 아니라 ‘말할 수 있다’로 하여야 한다. '설명한다'는 교수자의 입장에서 하는 것이고 ‘말할 수 있다’는 학습자의 입장에서 기술한 것이기 때문이다."설계를 잘해야 멋진 집을 지을 수 있다.강의 역시 학습자에게 도움과 만족을 주려면체계적인 교수설계가 이뤄져야 한다."---또한, 교수목표는 막연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기술된다는 것은 행동목표로서 그 목표 안에 조건과 기준이 포함돼야 하며, 행위동사로서 기술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식물에 대한 학습에서 '식물에 대해서 안다'로 목표를 기술해서는 안 되고 ‘자연도감을 보지 않고(조건) 암술과 수술의 차이점에 대해서 3가지 이상(기준) 설명할 수 있다(행위동사)’로 표현해야 한다. 또, 고객을 만났을 때 ‘교육생의 90% 이상이 45도 각도로 인사를 할 수 있다’로 기술되어야 한다. 이렇게 교육목표를 행동목표로 기술하는 것은 목표의 역할이 평가의 기준이 되고 교육목표 후에 열거되는 여러 가지 교육행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교수내용 선정 및 배열 내용과 관련된 자료가 수집되면 그 내용의 정확성과 최신성을 검토하면서 학습자의 요구와 학습목표에 맞는 최종 내용을 선정해야 한다.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내용을 선정하여야 하는데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하여야 한다. 또한, 그 내용은 학습자가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여건이 허락된다면(시간과 경비 등) 그림 1에 있는 A, B, C 내용을 전부 다 할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결국은 많은 내용 중에서 목표에 적합하고 학습 가능성이 있는 것들로 선정하여야 한다. 배열이란 내용상의 특성 및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교수자가 가르쳐야 할 내용의 순서를 정하는 일이다. 강의에 있어서는 강의내용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정한 내용을 어떤 식으로 배열하여 제시하는가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쉬운 내용에서 어려운 내용 순으로, 역사적 사건의 경우 오래된 내용부터 최근 내용 순으로, 원론에서 각론의 순으로 한다.교수방법교수방법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나 강의에 있어서 최고의 교수방법은 없다. 다만 최적의 교수방법만이 있을 수 있다. 최적의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림 2와 같이 내용, 교수자, 학습자, 목적, 환경 등이 교수방법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다. 매체 및 보조자료 선정 교수방법이 정해지면 그 방법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교수자료 및 매체를 수집하거나 개발하여 강의의 보조자료로 이용해야 한다.교수현장에서 사용될 각종 자료는 학습 목표와 내용에 맞게 논리적으로 구성돼야 하며 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하여 흥미로우면서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교수법 선정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매체를 선정할 때도 최고의 매체는 없고 다만 최적의 매체만이 있을 수 있다.평가계획실제로 평가는 강의 후에 이루어지지만 평가계획은 설계단계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평가는 커크패트릭(Kirkpatrick)이 주장한 4단계 평가방법을 사용하여 설명하고자 한다.1단계 평가는 반응평가로 학습자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하는 것이다.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면 강의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2단계 평가는 학습평가로 의도하였던 지식, 기능, 태도가 얼마나 습득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학교에서 하는 평가는 일반적으로 학습평가라고 볼 수 있다). 3단계 평가는 행동평가로 학습하였던 내용대로 행동이 변화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4단계 평가는 기여도 평가인데 학습 후 조직이나 기관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말한다. 즉, 평가는 준비단계인 설계에서부터 어느 단계까지, 어떤 방법으로 평가할 것 인가가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김종표 원장동아제약 연수원을 거쳐 백석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서 대학원 평생교육·HRD학과를 개설하여 수많은 교육학도를 양성했다. 그 밖에도 평생교육원장, 교육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장의 교수(사), 직업교육기관, 평생교육기관의 강사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수설계, 교수법에 대하여 연구와 강의 중이다. 대표 저서로 『명강의 실전교수법』, 『NCS 기반 교수법』, 『인적자원개발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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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교수] 마이크로러닝으로 기업교육 설계하기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대면 교육이 어려워진 기업들은 효과적인 온라인 교육을 설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마이크로러닝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온라인만으로 진행되는 교육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으며, 그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플립러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플립러닝의 사전 자기주도 예습활동은 주로 온라인 기반의 학습이므로, 이를 위한 마이크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모습은 매우 빈번하게 발견된다. 이렇게 활용되는 많은 온라인 러닝 콘텐츠는 과연 마이크로러닝의 필수 설계 요소를 갖추고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마이크로러닝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짧은 동영상을 단순히 마이크로러닝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러닝은 하나의 목적을 가진 학습활동의 단위이지 콘텐츠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마이크로러닝을 설계할 때는 다음과 같은 기본 원리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첫째, 분명한 조직의 목표를 반영해야 한다. 최근 마이크로러닝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면 다른 조직에서 활용하니까 우리도 한다는 유행에 의한 도입이 많은것이 사실이다. 또는, 이전의 긴 교육 콘텐츠보다는 학습하기가 수월하다는 측면에서 마이크로러닝을 도입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이런 것들도 마이크로 러닝의 도입 이유일 수는 있다. 그러나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부분은 마이크로러닝 도입이 조직의 어떤 부분에서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다. 이는 유행이나 단순한 편리성이 아닌, 마이크로러닝의 교육적 이점이 다른 교육 방식에 비해 조직에 더 도움이 되는가를 가장 먼저 따져보라는 말이다. 이것이 마이크로러닝의 설계의 시작점이다.---둘째, 마이크로러닝은 반드시 명확한 학습목표가 있어야 한다. 마이크로러닝에서 사용하는 콘텐츠는 단순히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작은 단위의 콘텐츠가 아니라, 그 콘텐츠를 학습하는 학습자가 달성해야 하는 학습의 목표를 콘텐츠에 분명하게 담고 있어야 한다. 즉, 아무리 짧은 교육이라고 하더라도 특정한 교육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콘텐츠 A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모든 일(계산, 청소, 물건 채우기, 물건 주문, 손님 응대 등)이 내용으로 들어 있고, 콘텐츠 B에는 편의점에서 고객의 물건값을 계산할 때 실수가 잦은 아르바이트생을 교육시키기 위해 정확하게 계산하는 법이 들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마이크로 러닝을 위해 더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은 콘텐츠 B이다. 왜냐하면 마이크로러닝은 교육을 기획하는 사람이 생각하기에 필요한 내용을 학습자들이 다 학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 관점에서 정말로 필요한 학습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학습 목표를 세우고 그들이 실제 업무를 수행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학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이크로러닝은 현재 학습자들의 업무수행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고 설계되어야 한다. 이는 마이크로러닝은 수행 증진을 위한 명확한 학습 목적을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명확한 교육의 목표, 그리고 그것을 위한 핵심 내용만으로 구성 세 번째 설계원리는 마이크로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현업에서 언제라도 학습이 용이하도록 작은 학습 단위로 만들기 위해서는 군더더기가 없는 필수 학습내용만으로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명하게 잘 추려서 학습자를 이해시키는 것이 어떤 내용을 길게 부연 설명하는 일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실제 교육을 설계하거나 운영해본 사람들이라면 잘 알 것이다. 현업에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학습을 할 때는 정말 필요로하는 핵심적인 내용만 알고 싶기도 하고, 학습을 위한 여건도 녹록하지 않다. 그러므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효과적으로 마이크로 콘텐츠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학습량이 긴 콘텐츠들 을 그저 길이만 분절해서 마이크로러닝이라고 하며 활용하는 사례들이 마이크로러닝이라고 부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요소가 많음을 느낄 것이다.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학습 방법 선택, 분명한 학습목표, 그리고 그것을 위한 핵심 내용으로 마이크로러닝의 설계를 계획한 다음에는 어떤 방식으로 마이크로러닝을 효과적으로 하게 할 수 있을까에 관한 방법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마이크로러닝의 네 번째 설계원리인 전달 방법의 선택에 관한 것이다."마이크로러닝은 게임이나 퀴즈 형태도 될 수 있다.즉, 교육의 목표와 학습자 특성을 고려해서학습자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형태는 무엇인지통찰해서 최적의 학습을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우리는 흔히 ‘마이크로러닝은 짧은 영상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흔히 이와 관련된 것을 접해왔기 때문에 무조건 마이크로러닝을 동영상 형태의 학습이라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히 마이크로러닝을 잘 못 이해하는 것이다.앞선 기고에서 다룬 Wal-Mart 사례에서 보았듯이 마이크로러닝은 게임 형태가 될 수도 있고, 퀴즈 형태도 될 수 있다. 즉, 우리가 설정한 교육의 목표가 달성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때는 교육의 목표와 더불어 학습자의 특성을 통찰하여 어떤 형태의 마이크로러닝이 이것을 가지고 학습할 학습자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인지를 고려해야 한다.Wal-Mart의 사례에서 매장 매니저 교육을 위한 게임형 교육훈련인 Spark cit나 물류센터의 퀴즈형 마이크로러닝은‘학습자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형태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통해서 나오게 된 학습의 방법이다. 무조건영상 형태의 마이크로러닝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조직의 구성원이 일을 하면서 더 효과적으로 학습에 동기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만든 학습의 마이크로러닝 형태이다. 그러므로 마이크로러닝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핵심적인 내용을 선별하여, 학습자들에게 최적화된 방법으로 이루어질 때 가장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김민정 교수단국대학교 교직교육과 교수. 한국교육공학회, 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 인지심리학회 상임이사이며 단국대학교 교수학습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다수 국가기관의 이러닝 및 MOOC 사업 자문을 맡고 있으며, 테크놀로지기반 학습 환경과 미래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 『명강의 교수법』,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학습방법으로서의 동료평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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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경 교수] 비대면 시대의 효과적인 PBL
오프라인 학습에서 그룹 미팅을 위주로 학습활동을 구성했다면, 온라인에서는 개인과 그룹 활동의 시간 분배를 다르게 하고 개인 활동시간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온라인 환경이라고 해서 무조건 탈인간적 수업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주어진 툴을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교수자의 실재감과 학습들과의 사회적 실재감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그에 따라 이번에는 비대면 시대의 효과적인 PBL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작년 봄부터 뜻하지 않게 온라인 교육이 초·중등학교, 대학교, 기업에서 일상화되었다. 2020년 가을부터 교수자들과 학습자들이 온라인 환경에 익숙해지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그 상황을 ‘Emergency Remote Teaching(이하 ERT)’라는 용어로 표현할 만큼 교수자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RT가 일상의 원격 교육과 다른 점은 후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차근차근 설계, 개발, 적용되는 것이라면 전자는 준비도 없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보유 자원을 총동원하여 급히 대처한다는 점이다. 교육학적으로 봤을 때 ERT가 문제인 이유는 온라인 교육과 성격이 맞지 않는 과목들을 온라인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었다. 학습자 수행에 대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필요한 과목들(실기수업 등), 특수한 기구의 조작법을 익혀야 하는 수업, 교수-학습자 간 긴밀한 상호작용이 필요한 과목 등은 그 과목들의 성격과 무관하게 무조건 온라인화되어야 했다. PBL과 온라인 학습도 최적의 조합은 아니다. 함께 문제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의 타당성을 논의하고 최종 아웃풋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로 얼굴도 보지 못한다면 일의 효율도 떨어지고 동기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PBL의 동력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을까? 우선 온라인 환경에 모이는 학습자들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습자들은 서로 다른 디바이스를 갖고 화상회의에 참여하고 학습자료를 보게 될 것이다. 학습환경도 다양하다. 자기 집에서 조용히 수업에 참여하면 좋겠지만 카페에서 혹은 회사 회의실에서도 할 수 있다. 장소의 다양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경우는 서로 간 시차가 있어 최적의 시간에 수업시간을 맞출 필요도 있 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습자가 집중하여 수업에 참여한다는 전제를 버리고 소그룹 활동, 발표 등의 시간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비대면 PBL의 전제조건은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공유와 공감이다.온라인 환경이라고 해서 무조건 탈인간적 학습이 진행되지 않는다."오프라인 학습에서는 그룹 미팅을 위주로 학습활동을 구성했다면, 온라인에서는 개인과 그룹 활동의 시간 분배를 다르게 하고 개인 활동시간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PBL이라고 해서 학습자들이 항상 같이 머리를 맞대며 토론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마다 아이디어 생성에 걸리는 시간도 다르고, 그 아이디어가 무르익는데 걸리는 시간,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이 모두 다르다. 그러므로 토론이 많은 수업이라 할지라도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 오히려 온라인 학습의 경우 학습자 개인의 시간을 충분히 주기 용이한 면도 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를 준 다음 그것을 공유하게 할 경우 문제중심학습의 핵심역량인 비판적 사고력이 촉진되는 경향이 있다. 즉, 서둘러 의사결정하지 않고, 더 많은 정보를 수집 및 분석한 다음 판단을 내리고 의견을 제시하도록 하는 것이 비판적 사고를 돕는 것이다. 다만 이때의 전제 조건은 교수자가 명확한 목표를 수립하고 그것을 학습자들과 충분히 공유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유와 공감은 교수자가 단지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보이고 말을 한다고 될 일은 아니다. 설령 아나운서처럼 완벽한 스피킹 스킬을 갖춘다 해도 이루기 어렵고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예전에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 가수의 보컬 스킬이 아무리 훌륭해도 노래에 ‘Soul(영혼)’이 없으면 탈락한다. 교수자 자신의 영 혼도 온라인 강의 화면에 드러나야 한다. 그래서 깔끔한 스튜디오 안에서 촬영할 때도 있어야 하겠지만, Zoom과 같은 온라인 화상회의 툴을 사용하면서 가상배경을 사용하지 않은 채 자기 집 서재, 일상적 공간, 취미활동 공간 등을 배경으로 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연습을 해서라도 화면 앞에서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학습자들에게 다가가는 느낌을 주고, 학습자 이름이 얼굴과 함께 제시되는 온라인 툴의 특성을 이용하여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러 주고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온라인 환경이라고 해서 무조건 탈인간적 수업이 진행되지는 않는다. 주어진 툴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교수자의 실재감과 학습자들과의 사회적 존재감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온라인 학습은 기본적으로 모든 학습자가 서로 떨어져 지내는 상황에서 진행되므로 교수자의 학습자 일정 관리가 더더욱 중요하다. 학습자들의 상황을 배려하여 최종 결과물 제출 기한을 정하고, 중간중간 이정표 역할을 하는 하위 목표/과업 등을 제시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인시켜 줄 필요가 있다. 기업이나 기관별 LMS 상으로 학습자들의 활동을 수시로 체크하여 낙오되는 사람이 없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할 필요도 있다.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학습패턴을 분석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첫주차의 수업준비 행동만 보더라도 마지막 학업성취도를 예측할 수 있다. 즉, 미리 온라인 동영상을 확인하고 준비사항 등을 숙지하기 위하여 LMS에 로그인하고 학습자료들을 확인한 학습자의 최종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경향이 있었다. 물론 원래 능력과 동기를 갖춘 학습자는 첫 시간부터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다.그래도 LMS를 통하여 학습자들의 로그인, 동영상 보기 횟수, 포스팅 빈도 등을 보면서 학습자들을 적절히 독려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해당 연구에서 같은 동영상에 여러 번 접속한 경우보다 한번집중적으로 본 학습자가 성취도가 높았고, 동영상이나 학습자료 중에서도 어려운 수준의 내용을 자주 확인하고 공부한 학습자들의 성취도가 높았다.그간 총 로그인 횟수, 동영상 시청 시간 등의 ‘결과 데이터’를 주로 사용하여 학습 참여도, 동기 등을 판단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여 왔지만, 데이터 분석 결과가 부정확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머신러닝 기법 등을 이용하여 학습 ‘과정’ 상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주차별, 접속시기별 데이터 등의 상호관련성 패턴을 읽어내는 방향으로 LMS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학습지원이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즉, AI와 빅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LMS를 새로 도입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현재의 LMS에서 수집 가능한 빅데이터를 파악하고, AI 및 빅데이터 분석기법들을 활용하여 학습패턴을 찾아내고 이에 대해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온라인학습시스템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이예경 교수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공학전공 교수.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이다. 사회심리학 이론을 적용한 교수학습법, 비판적 사고력 개발을 위한 수업설계 등 학습환경 설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Nurturing Critical Thinking for Implementation Beyond the Classroom’, ‘학습자의 경험 분석을 통한 플립러닝의 재해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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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교수] 지치지 않고 오래 일하는 법
누구나 놀이터 같은 일터를 꿈꾸지만, 현실은 전쟁터다. 자신이 하는 일이 지긋지긋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일 자체가 지겨워서가 아니라 재미있게 일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번아웃이나 무력감 같은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를 극복하는 길은 호기심과 흥미를 느끼는 것이다. 재미는 밖에서 오거나 좇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아침에 눈을 떴는데 모든 일상이 어제와 똑같다. 출근길에서 마주치는 사건들과 사람들, 심지어 그들과의 대화도 모두 되풀이된다. 새롭거나 불확실한 것은 없다. 타임루프 영화의 원조 격인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의 주인공인 기상 캐스터가 겪는 일상이다. 영화는 같은 일이 반복되는 환경에서 완전한 예측이 초래하는 지루함의 고통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인간에게 가장 큰 저주는 아마도 시지프스처럼 같은 일이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리라. 열심히 일하는데 만족스럽지 못하고 일이 지겹다면, 그건 지루함 때문이다. 지루함은 한가함과는 다른데, 그 차이는 주도성에 있다. 한가함은 선택의 결과지만, 지루함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생한다. 멍때리기는 능동적인 행위이지만, 멍해지기는 환경에 의해 유도되는 수동적 상태인 것과 비슷하다. 지루함은 심리적 통증이자 인간 고유의 숙명이다. 관건은 이 지루함에서 어떻게 탈출하는 가이다.---예정된 권태토끼사냥을 나서는 포수에게 토끼를 주겠다고 하면 사냥을 멈출 것인가? 권태를 다룬 고쿠분 고이치로의 명저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에 나오는 흥미로운 질문이다. 사냥꾼들은 토끼를 얻기 위해 사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토끼를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잡을지를 궁금해하며 기대하는 즐거움으로 사냥한다. 그렇다고 인간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예측 불가능성이 유발하는 불확실성은 불편한 느낌이므로,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학습을 해야 한다. 새롭거나 기대에 어긋나는 사건에 주의가 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정확한 예측은 여러 가지로 적응에 이롭다. 불확실에서 오는 불안을 낮추고 불필요한 노력을 줄인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역설이 발생한다. 주변의 상황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순간 지루함이 등장한다. 어쩌면 지루함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일수도,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조건일 수도 있다.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면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어,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의 뇌는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상상하고 창조해낸다. 지속적인 생존이 가능해지면서 풍요함과 여가가 늘어난 인간에게 지루함은 골칫거리였다. 인류의 창의적 활동의 역사는 이 지루함을 극복하기 위한 집약적인 노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술과 스포츠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을 겨냥해서 탄생한 것이다. 쉬(Hsee)의 실험에 따르면, 실험 전 대기시간 동안 약한 전기자극을 주는 볼펜을 제공해 주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불쾌한자극인 줄 알면서도 스스로 볼펜으로 자극을 준다. 전기자극보다 지루함이 주는 불쾌함이 더 컸던 것이다. 어차피 인간의 삶은 지루함과 공존할 수 밖에 없다. 일상의 지루함에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분 전환이고, 다른 하나는 주어진 일에 몰입하는 것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갖가지 새로운 자극을 좇아다니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그 일도 금세 시들해지게 마련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행운이 아직 오지 않았다면,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목표와 연결하는 것이다.지루함의 대척점에 있는 상태는 몰입이다. 몰입은 일종의 무아지경의 상태로 노력이 피곤하게 느껴지지 않고 시간도 금방 지나간다. 벌써 퇴근 시간이냐고 반문하는 날은 완전 몰입한 날이다.취미활동은 몰입이 잘 되는데, 직장에서는 몰입이 어려운 까닭은 자율성과 과제 난이도에 있다. 최적의 몰입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과제의 수준이 자신의 능력보다 약간 높아야 하는데, 취미는 자신이 그 수준을 선택하는 반면, 직무는 대부분 주어지는 수준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몰입할 대상이 없거나 궁금한게 없는 사람은 불행하다. 두 조상 이야기인류의 조상인 호미닌(hominin) S와 N을 비교해 보자. S는 주변 환경에 왕성한 호기심을 보이는 반면, N은 세상에 별호기심이 없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이들은 새 주거지를 찾아야 하고, 낯선 동물의 공격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하고, 처음 보는 홍합을 먹을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들을 직면하게 된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학습이 필수적인데, 호기심이 없으면 사물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과 탐색을 하지 않아 학습이 불가능하다. N에게 새로운 자극은 불안만 증폭시키므로 이를 회피한 반면, S는 호기심을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강력한 호기심 덕분에 학습과 적응에 성공한 조상 S(호모사피엔스)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 식욕 없는 사람은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듯, 호기심 없는 사람은 학습이 어려워 생존에 불리하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호기심 없는 무리는 N(네안데르탈인)처럼 멸종이라는 비극적 최후를 맞을 수도 있다.호기심은 적응력을 높이는 유용한 심리적 도구다. 탐색과 학습을 통해서 세상에 대한 예측력이 높아지면 주체성과 자기효능감도 높아진다. 최근 심리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호기심은 행복, 몰입, 창의성, 공감, 지능 등의 여러 지표와 높은 상관을 보인다. 특히 호기심이 많은 노인이 더 행복하고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쁘게 움직이면 세상엔 재미있는 것 투성이다. 호기심이 없어지면 그땐 진정으로 늙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호기심을 성공적으로 해결해 본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은 호기심을 귀찮은 것으로 여긴다. 먹어 봐야 맛을 봐야 아는 것처럼, 호기심을 채워 봐야 흥미가 생긴다. 호기심 많은 사람이 진짜 유능하고 행복한 사람이다.그 많던 호기심은 다 어디 갔을까?아이들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끊임없이 움직인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모든 사물을 처음 접하는 영유아들에게 세상은 온통 궁금한 것들로 가득하다. 새로운 대상에 다가가고, 만져보고, 맛보고, 신기해한다. 그렇게 하나씩 세상을 배운다. 그러다 싫증이 나면 바로 다른 대상으로 옮겨가면서 지치지 않고 논다. 어른도 마찬가지여서 웬만해서는 놀 때 잘 지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식욕이 있듯이 호기심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호기심을 죽이는 환경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세상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으로 인생을 시작하지만, 호기심을 불필요한 사치로 치부하거나 통제와 간섭이 난무하는 환경이 호기심을 틀어막는다. 고정관념, 확인편파, 과신, 필터버블(자신만의 뉴스에 갇힘), 비판적 사고의 결여는 잘 알려진 호기심의 적들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거나 획일적 가치가 지배하는 환경에서는 호기심이 생겨나기 어렵다. 호기심은 실수를 허용하고 다양한 가치를 추구할 때 발생한다.호기심의 천적은 익숙함이다. 60년 부부가 서로를 지겨워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상대를 바꾸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현명한 방법은 새로운 맥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 보는 것이다. 새로운 취미활동을 함께 하거나, 애완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또 다른 비법은 세심한 관찰과 도발적인 상상을 통해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에서는 패터슨이란 도시에서 패터슨이란 이름의 버스기사가 겪는 일상의 익숙함을 시로 승화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와인이나 차의 맛을 모르는 사람은 한입에 털어 넣고 삼켜 버리지만, 맛을 아는사람은 한모금씩 오감에 집중하면서 시간에 따른 변화를 즐긴다. 포도밭이나 다원 위로 비치는 화창한 햇살이나 기분 좋게 살랑이는 바람을 연상하며 색과 향을 음미한다. 단순히 목을 축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료를 매개로 상상을 만끽 하는 것이다. 생각하고 감상할 여지를 만들어야 삶이 재미있고 생기가 넘친다. 재미를 느끼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무슨 일이든 재미있게 하는 게 잘하는 것이다.김성일 교수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한국교육심리학회와 한국인지과학회 회장 및 두뇌동기연구소(bMRI: Brain and Motivation Research Institute) 소장을 역임했다. 주로 흥미, 호기심 및 동기의 신경교육학적 기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석탑강의상’을 12년 연속 수상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 『뇌로 통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