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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교수] 팬데믹 사회와 경력
팬데믹으로 인해일의 의미와 일터의 개념이급변하고 있다.팬데믹은 우리의 일터와 삶에 혼돈을 일으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로의 변화를 앞당기며 사회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변화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우리에게 일의 의미는 어떻게 변화되어 왔고, 우리의 일터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그리고 우리에게는 무엇이 필요한가? 필자는 ‘Beyond the Pandemic: Preparing Career Development and the Future Changes’를 주제로 하는 4회의 칼럼을 통해 독자들과 함께 앞서 제기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온전히 팬데믹 상황에서 시작한 2021년도 어느덧 6개월이 지났다.이젠 많은 사람이 온택트 기반 기술에 익숙해지면서비형식적, 무형식적 학습을 통해적응하고 성장하는 부분들이 나타나고 있다.코로나19 팬데믹 사회라는 용어가 제법 우리에게 친숙해진 요즘이다.필자는 작년 3월 초 갑작스럽게 창궐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학교 개강이 2주 연기되고, 교수들과 학생들 모두 가 혼돈 속에서 온택트로 학기를 시작한 것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2020년은 비단 대학교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교육의 체제 전환이나 비대면 일과 학습에 대한 수많은 고민으로 지나간 1년이었을 것이 라고 예측해본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 당황도 했지만, 그만큼 비형식적· 무형식적 학습을 통해 적응하고 성장하는 부분이 있었으리라 본다. 필자만 하더라도 화상회의 솔루션을 사용해서 원격으로 회의하고, 강의하고, 연구하며 다양한 온택트 기반 기술들에 익숙해졌다.마스크를 쓰고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낯설었지만, 이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누군가가 두려워지듯이 인간의 적응력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인류학적으로 인간은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대한 대비능력이 더 발달해왔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가 소문인데 좋은 소문보다 나쁜 소문이 더 빠르게 멀리 퍼지는 것은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의 처지를 확인하고 이에 대비하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이처럼 펜데믹 사회에서 우리는 소문도 많이 접하고 우왕좌왕하며 미래에 대해서 걱정하게 된다. 필자 역시 예전부터 소위 ‘철밥통’이라고 불리었던 교수이지 만, 동영상 수업의 확대를 통해 교수직이 줄고 있으며 앞으로는 학교 간 통합 교과도 확대될 것이라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현실도 인지하고 있다.불확실성이 팽배할수록 인간은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며,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심하며 막막해한다.HRD 부서의 경우 교육에 투입되는 예산이 축소되기에경력개발은 온전히 구성원 개인의 몫이 되기도 한다.불확실성이 펜데믹으로 가속화된 사회 에서는 일터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즉 삶에서의 변화도 급격해졌기에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우리는 그만큼 심리적으로 불안함을 느끼며, 향후 무엇을 준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이 앞선다. 게다가 조직에서는 불안이 엄습해올 때마다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이 상대 적으로 줄어들거나 교육에 투입되는 예산이 축소되기에 경력개발 따위는 온전한 개인의 몫으로 돌아오기도 한다.경력(Career)의 어원은 라틴어로 ‘Carrus’ 이다. ‘Carrus’의 어원은 ‘welded vehicle’ 이란 뜻으로 ‘car’의 어원이기도 하다. ‘Carrus’는 바퀴가 달린 (경주용) 마차라고 알려져 있고, ‘racetrack’과 ‘course of life’라는 의미로 초기 영어에서 사용되었 으며, ‘예측할 수 없는 길을 빠르게 달리 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Super, 1980). 불확실한 사회에서 경력을 개발 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보다 정교화하고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보다 효과적인 경로를 제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일이다. 조직 내에서 경력개발은 새로운 경력개발의 패러다임 속에 예전 보다 더 중요해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조직의 성장과 발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나 인적자원개발 담당자들은 개인의 경력이 어떻게 만들어 져왔고,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과정을 탐구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인간의 경력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 및 극대 화할 수 있는가에 집중해왔다.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많은 학자들은 ‘프로티언 경력(protean career)’의 등장으로 경력 성공에 대한 관점의 변화로 경력개발에 대한 프레임워 크가 바뀌고 있다고도 이야기한다. 한국 인력개발학회의 HRD연구에 따르면 프로티언(protean)이라는 용어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테우스(proteus)’에서 유래된 것으로, 여러 형태로 몸을 바꿀 수 있는 변화무쌍한 능력을 메타포로 활용하 면서 사용되었다. Hall(1996)이 주창한 ‘프로티언 경력(protean career)’이 전 생애에 걸친 주관적·심리적 성공을 추구하고, 개인 주도적인 경력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 개인적인 측면에서 경력개발의 과정을 어떠한 관점으로 이해하는가는 매우 필수적인 요소이다.우리나라는 진로와 경력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영어로는 둘 다 Career이다. 즉, 우리가 조직에 들어가기 전에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것 進路 도 직업생 활을 영위하면서 겪게 되는 동일한 혹은 상이한 일의 경험, 일에 대한 전문성 또는 장기간 수행한 일의 과정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도 HRD 용어 사전에 의거 했을 때 영어로는 같은 단어이다. 즉, 분리된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서는 이를 두 개의 용어로 나누어 사용 하다보니 통합된 개념보다는 분리된 개념으로 진로와 경력을 다른 뜻으로 받아 들인다. 내 삶의 길을 찾는 것도, 조직 내에서의 다양한 일의 경험도 모두 우리에겐 경력 이며, Super가 이야기한 것처럼 일터와 나의 생활공간이 연결되어 있다면, 일과 삶이 분리된 것이 아닌 통합된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일과 그에 따라 축적되는 경험은 모두 경력이다.일터와 생활공간은 분리가 아닌 연결되어 있기에 경력개발은 일과 삶의 통합을 만들어준다.불확실성이 가속화되는 펜데믹 사회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을 위해서, 우리 조직에서 과연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본 연재에서는 그 답을 찾고자 한다.[참고 자료]장원섭(2011). 인적자원개발: 이론과 실천. 서울: 학지사.Super, D. E. (1980). A life-span, life-space approach to career development. Journal of Vocational Behavior, 16, 282-298.Hall, D. T. (1996). Protean careers of the 21st century. The Academy of Management Executive, 10(4), 8-16.김효선 교수상명대학교 교육학과 평생교육/HRD 전공 교수. 교직지원센터 센터장과 청소년행복교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산업교육학회, 한국성인교육학회, 한국직업교육학회 등에서 상임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현재 경력이동 및 경력하향, 사회적 네트워크 기반 학습, 사회가치창출 조직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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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교수] 역량이란 무엇인가?
조직의 교육체계과 개인에 대한 평가는 상당 부분 역량에 기초한다역량은 HRD 분야에서 쓸모가 많다. 조직의 교육체계는 역량에 기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개인에 대한 평가도 역량에 기초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중요한 역량을 활용하려면 역량이 과연 무엇인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터에서 발휘하는 개인의 차별화된 능력인 역량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역량을 활용하는 첫걸음이 된다.---HRD 분야에서 역량은 매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1990년대 후반부터 역량을 교육훈련이나 평가에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활용은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과 관련이 깊다. 성과 패러다임이 기업 HRD의 주된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HRD의 다양한 활동이 성과에 어떻게 연계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역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 연재는 역량을 중심 주제로 다룬다. 역량이 무엇을 의미하며, 역량모델링은 어떠한 절차를 거쳐 진행하고, 역량분석과 직무분석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번 호는 역량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춘다.정확히 알아야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역량은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공통점이 있다.첫째, 역량은 개인이 지닌 여러 특징의 종합이다.둘째, 개인의 특징이 역량의 기초를 이룬다.셋째, 역량은 ‘무언가를 해내는 힘’이다."역량이란 무엇인가?역량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단어는 혼동 (confusion)이다. 모든 사회현상이나 학문적 개념이 그러하겠으나 하나의 통일된 개념만 있다면 이러한 혼동은 피할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는 역량이라는 개념을 현재 너무나 혼란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학교교육, 직업교육, 기업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사용하는데, 말은 같지만 의미는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여 구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 어떤 분야에서 사용하든 역량을 설명한 기존의 연구나 실천사례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공통점은 발견할 수있다.첫째, 역량은 개인이 지닌 여러 특징의 종합이다. 개인이 지닌 여러 특징들이 어우러져 역량이 만들어진다. 역량을 정의한 문헌들을 보면 주로 ‘collection’, ‘set’, ‘cluster’ 등의 단어를 만나게 된다. 여러 구성요소가 서로 어우러져 역량을 구성한다는 데 대부분의 학자 혹은 실천가들은 공감한다. 둘째, 개인의 특징이 역량의 기초를 이룬다. 역량은 개인 외부에 존재하는 다른 무엇이 아니다. 역량은 개인이 지니고 있는 내적인 특성이다. 연구나 실천사례들은 역량이 개인의 내적 행동특성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셋째, 역량은 ‘무언가를 해내는 힘’이다. 유형 혹은 무형의 결과를 산출하게 하는 힘이 역량이다. 역량을 쉬운 다른 말로 바꿀 때 능력이나 실력이라는 용어를 가장 많이 쓰게 된다. 무언가를 해내는 힘이 역량이기 때문이다.역량의 구조필자는 개인이 지닌 다양한 내면적 특징의 조합을 역량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내면적 특징들이 어떠한 위계구조를 바탕으로 역량을 구성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스펜서(Spencer)와 스펜서(Spencer)의 주장이 가장 널리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Competence at Work』라는 책에서 빙산(iceberg)과 과녁 (target) 모델을 통해 하나의 역량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 두 모델은 지식(knowledge), 기술(skill), 자기개념(self-concept), 특질(trait), 동기 (motive) 등이 역량을 구성하는 하위 요소라고 설명한다. 지식이나 기술은 확인이 가능하고 개발이 쉬운 하위 요소이다. 이에 비해 자기개념, 특질, 동기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도 않고 개발도 쉽지 않은 요소이다. 역량을 구성하는 하위 요소들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사람마다 차이를 보인다. 역량의 구성요소에 대해 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개인이 지닌 여러 내적 특징이 역량을 이룬다는 점이다. 역량은 내면적 특징의 조합이다.역량과 핵심역량은 같은 것인가?역량과 관련된 책이나 연구 그리고 기업의 자료를 읽다 보면 역량과 핵심역량이 혼용되어 사용되는 것을 본다. 이둘은 구분하여 사용해야 한다. 역량을 다룬 초기 문헌부터 개인이 지닌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능력을 말할 때에는 ‘competence’ 혹은 ‘competency’를 사용하였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역량이다. 조직이 지닌 차별적이고 집합적인 능력을 말할 때에는 그 앞에 ‘core’를 붙여 활용하였다. 우리말로는 핵심역량이라고 번역한다. 개인의 능력인지 아니면 조직이 보유한 능력인지에 따라 각각 그 의미에 맞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핵심 역량은 기업이 지닌 근본적 강점을 말한 다. 습관적으로 역량 앞에 ‘핵심’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하나의 보고서 혹은 연구에 역량과 핵심역량이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를 보는데, 한번만 더 살펴보고 정확히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역량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2010년대부터는 역량이 기업 이외의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같은 단어는 사용하고 있으나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초·중등 교육과 대학교육 등 교육 분야에서 최근 역량을 활발히 사용한다. 교육 분야에서 말하는 역량은 생애능력을 의미한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능력을 역량이라고 부른다. 직업교육 분야에 서는 노동시장에서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설명할 때역량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직업능력 개발분야의 주요 정책인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 표준)나 NQF(National Qualifications Framework, 국가역량체계)에 대한 논의 에서도 역량이라는 단어는 쉽게 만날 수있다."역량이 무엇이고, 어떻게 구성되며, 역량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점을 이해할 때비로소 역량모델링을 향한 출발선이 결정된다.뭐든 정확히 알아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이 두 분야와는 달리 기업 HRD 분야에서 사용하는 역량은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이며 동시에 고성과자들의 행동특성을 말한다. 단순한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창출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차별화된 능력을 역량이라고 한다. 따라서 기업에서 사용하는 역량이 다른 환경에서 사용하는 것과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단어라고 할지라도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은 역량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토대를 제공한다. 역량이 무엇이고, 어떻게 구성되며, 역량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점을 이해할 때 비로소 이를 활용하는 출발선이 결정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활용부터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정확히 알아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박용호 교수인천대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삼성생명에서 HRD를 경험했고, 고려대에서 학사·석사,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HRD 박사를 취득했다. 인천대 취업경력개발원장, 한국인력개발학회 학술대회위원장, 한국기업교육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경력개발이 주된 관심사이고, 역량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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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원장] 명교수자가 되기 위한 세 번째 단계, 교수계발
좋은 집을 짓기 위해서 잘 짜여진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것과 마찬 가지로 교안은 좋은 강의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다.그러나 일부 교수자들은 교안의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간의 경험으로 대충 계획서를 잡는 경우도 많고, 잘 구성된 강의계획서나 학습지도안 없이도 강의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이는 반드시 지양해야 하는 태도다.---교안 작성법판사가 판결문을 가지고 판결하듯이 교수자는 교안을 가지고 학습을 지도한다.여기에서 말하는 교안은 교수자와 학습자 간 학습활동의 기반이 되는 학습지도 안으로 교수활동의 단계 및 내용을 자세히 기록하여 놓은 것이다. 교수자는 교안을 작성함으로써 학습내용을 빠짐없이 교수할 수 있고 교수활동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교수자라면 다음의 다섯 가지 항목을 고려해서 교안을 작성해야 한다. 첫째, 구체성이다. 교안은 구체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아무리 암기력이 뛰어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교수할 내용이라면 다 교안 속에 기록해야 한다. 사소한 내용이라든지, 몇번씩이나 사용한 적이 있어 충분히 기억 하고 있는, 예를 들어 사용할 이야기들 까지 귀찮게 교안에 적을 필요가 있냐고 하는 교수자도 있지만, 일단 그 시간에 강의할 내용이라면 모조리 사전 기입 함으로써 충실하고 여유 있는 강의를 할수 있다. 둘째, 명확성이다. 교안은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깨끗하여야 한다. 교수자 자신이 교수활동 중 교안을 쉽게 보고 식별할 수 있도록 글씨를 또박 또박 크게 적어야 한다. 셋째, 실용성이다. 교안은 교수활동에 실질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작성돼야 한다. 학습내용의 배열이 교수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 하도록 이루어져야 하며 교안 내에 포함 되어 있는 내용은 교수활동에서 모두 전달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교수활동 실시 순서대로 작성하여야 한다. 넷째, 평이성이다. 교안은 쉽게 작성되어야 한다. 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하여 모호한 언어의 사용을 피해야 하며, 이해 하기 어려운 용어나 내용을 기록해 두어야 한다. 교수자 자신이 학습 진행 중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학습자들부터 신뢰성을 상실하는 일이 될 수 있다. 다섯째, 논리성이다. 교안은 이론적이고 체계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교안의 내용을 서술하는 일은 강의와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객관적이고 보편타당성이 있어야 하며 체계적이어야 한다."훌륭한 교수자가 되려면구체성, 명확성, 실용성, 평이성, 논리성을고려해서 교안을 작성해야 한다.교수자에게 있어 교안은판사의 판결문과 같기 때문이다. "교안의 구성요소 ① 도입도입단계는 학습자와 교수자 간에 공통된 기반을 형성하는 단계다. 세부적으로 학습자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주의집중 단계(Attention Step), 문제를 해결하고 배우겠다는 학습활동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동기부여단계(Motivation), 수업의 내용을 제시해 주는 학습개요(Overview) 단계가 있다.주의집중을 위해서 교수자는 먼저 선수 학습을 소개함으로써 학습자들의 주의 집중을 요할 수 있다. TV 드라마를 보면 지난 시간에 방송하였던 것을 잠시 다시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그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더 유발시키는 것을볼 수 있다. 이처럼 학습에서도 지난 시간에 하였던 것을 소개함으로써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만약 연결된 강의가 아닌 처음 시간이면 가벼운 시사문제나 날씨, 주변 환경 등에 대하 간단하게 말하면서 주의집중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다음은 본인소개를 통하여 주의집중을 시킬 수 있다. 본인을 소개할 때 그 주제에 대한 경력, 경험, 저서, 자격 등이 있으면 그 내용을 중심으로 본인소개를 할수 있다. 그러면 그 교수자에 대한 신뢰가 생겨 수업의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그다음이 동기부여다. 이 강의를 왜 열심히 들어야만 하는지를 설명하는 단계 다. 동기부여에는 이 강의를 듣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벌, 강의를 잘 들음으로써 유익을 받을수 있는 상 그리고 희망을 들 수 있는데 가장 좋은 동기부여는 희망과 비전 제시다. 마지막 단계는 강의개요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다. 연강이든 특강이든 일정표에 간단하게 나와 있지만 교수자가 다시 한번 그 강의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여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학습자의 주의를 집중시키고,문제해결과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그 과정에서 필요한 내용을적절하게 제시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교안의 구성요소 ② 전개전개단계는 도입단계에서 제시된 학습 개요의 순서에 따라 주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입증하며 규명하는 단계다. 전개 시 필요한 4단계 내용 전개 전략은 다음과 같다.수업을 잘하는 교수자의 특성을 보면 다음에 나오는 네 가지 단계 즉, 내용을 설명하고 설명한 내용에 대하여 생생한 사례를 들고, 한 번 학습자에게 시켜 보고, 나온 결과에 대하여 평가하고 피드백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수자는 내용에 대하여 개념, 절차 원리 등만 설명하는 단계에 그친다. 그렇게 되면 학습자가 그 주제에 대하여 완전히 습득하지 못하고 바로 잊어버리게 된다. 그 주제에 대하여 설명한 이후에는 반드시 설명한 내용과 관련해서 정확한 예시를 들고, 연습시키고 평가 후 피드백해야 한다. 그러면 해당 내용은 장기기억장치에 들어가서 학습자는 배웠던 내용을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교안의 구성요소 ③ 종결종결단계는 지식을 종합하는 단계다. 따라서 전개단계에서 설명하고 검증한 사실들을 요약하는 단계이며 다시 동기부 여를 하고 결어로서 마치는 단계이다.강의의 마지막 단계인 결론단계에서는 먼저 내용을 요약해야 한다. 그다음은 재동기부여단계(Remotivation)다. 이어서 종결의 마지막 단계는 결어이다. 결어의 핵심은 시간을 질질 끌지 않는 것이다. ‘끝으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등과 같은 표현을 남발하며 드디어 강의가 끝날 것처럼 말하면서 정작 강의를 마치지 않으면 학습자들의 몸은 강의실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밖으로 나간 상태나 마찬가지다. 그런 만큼 결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깔끔하게 끝맺음을 하는 것이다.교육매체 및 보조자료교육매체란 교수자와 학습자의 의사소 통을 돕기 위한 시청각 기자재를 포함한 수업에 활용되는 모든 자료를 통칭한다.IT 기술의 발달로 학습자들은 이미 다양한 매체에 익숙해져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교수자도 맞춤형 강의를 준비하는 것은 필수적인 요소이다.여러 교육매체를 활용하여 학습자들에게 다양한 요소를 제공하고, 그들을 적절하게 자극할 수 있는 각종 교육 보조 물을 사용하도록 하자. 교육매체와 보조 자료는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가르치 고자 하는 내용과 목표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매체 및 자료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자료개발원칙자료개발원칙은 세 가지 요소로 이뤄진 다. 먼저, 가독성을 높이는 자료로 구성해야 한다. 시각자료는 핵심내용 위주로 단순 명료하게 작성해야 한다. 이를 ‘KISS의 원리’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KISS’는 ‘Keep It Short & Simple’의 약자다.또한, 시각자료는 70%-80% 정도만 내용을 싣고 여백을 두어야 보기 쉽다. 다음으로 일관된 통일성을 유지해야 한다.동일 주제의 교육에 대한 시각자료는 슬라이드의 방향, 번호, 모양, 크기, 색깔, 위치, 순서, 용어,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사용함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어서 내용과의 일치성이 중요하다. 주제와 관련된 기사와 이미지를 사용해야 하고 출처와 저작권에 유의 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을 의뢰한 기관의 요구분석을 통해 학습자의 특성에 맞는 자료를 구성해야 한다.김종표 원장동아제약 연수원을 거쳐 백석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로서 대학원 평생교육·HRD학과를 개설하여 수많은 교육학도를 양성했다. 그 밖에도 평생교육원장, 교육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장의 교수(사), 직업교육기관, 평생교육기관의 강사들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수설계, 교수법에 대하여 연구와 강의 중이다. 대표 저서로 『명강의 실전교수법』, 『NCS 기반 교수법』, 『인적자원개발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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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교수] 성공적인 마이크로러닝을 위한 Tips
마이크로러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려면어떤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혹 기술적인 부분에만 주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각별한 통찰해봐야 한다.마이크로러닝은 하나의 달성해야 하는 분명한 교육의 목적을 가진 핵심 학습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작은 단위의 학습이며, 학습자의 자기주 도적인 학습을 전제로 한다. 마이크로러닝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것의 교육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방법 또한 학습자에게 최적화된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마이크로러닝의 설계 조건은 무조건적인 짧은 동영상이 마이크로러닝이라는 편견을 깨야 함을 지적한다. 우리는 앞서 다양한 학습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Wal-Mart의 마이크로러닝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제는 이러한 마이크로러닝의 성공 사례를 남의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 회사나 조직의 이야기로 만들고 싶고, 또 그래야 하는 시점이다. 과연 마이크로러닝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어떠한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성공적인 마이크로러닝을 위한 Tips는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학습자의 특성과 학습 맥락을 고려한 마이크로러닝 방법의 채택과 학습 피드백의 제공이 중요하다."각 기업에서는 사회적인 변화, 교육 수요 및 방법의 변화에 맞추어 마이크로 러닝을 시행하려고 하고 있다. 이때 반 드시 다음 몇 가지 요소를 확인해야 성공적인 마이크로러닝을 할 수 있다. 첫번째는 마이크로 콘텐츠와 마이크로러 닝의 차이점 인식이다. 현재 많은 기업 이나 조직에서 시도하는 마이크로러닝은 그것의 활용 목적(그것으로 인한 수행변화에의 분명한 목적)을 분명하게 가진 형태의 학습으로 설계되기보다는 다양한 학습자원의 개념에서 제공되는 미니 콘텐츠에 가깝다. 그러므로 단순히 마이크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인지, 분명한 수행 증진 목표를 가진 학습에 초점을 둔 것인지를 구분하여 활용하여야 한다. 전자는 마이크로 콘텐츠의 개발이 고, 후자의 경우만이 마이크로러닝이다. 즉, 마이크로러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콘텐츠의 개발을 넘어선 마이크로러닝을 고려해야 한다.둘째는 학습자의 특성과 학습 맥락을 고려한 마이크로러닝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앞서도 이야기했 듯이 마이크로러닝은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운영될 수 있다. 꼭 동영상이 아닌 게임 형태, 퀴즈 형태, 인포그래픽스 형태, 카드 뉴스 형태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마이크로러닝 형태의 선정은 유행에 의해서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교육 목적을 달성하는 맥락에서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 방법을 골라야 한다. 특히, 그것을 가지고 학습할 사람들의 수요에 가장 적절한 형태로 개발되고 제공되어야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MZ 세대가 많은 구성원을 가진 조직이라면 이들이 선호하는 형태의 마이크로러닝의 전달체계(게임이나 퀴즈 와 같은 보다 박진감 있는 형태의 학습 방법)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셋째는 마이크로러닝은 단순히 콘텐츠의 제공으로만 끝나면 전혀 효과를 볼수 없고, 지속적인 학습 피드백을 제공 해야 그 효과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꼭 기억해야 한다. 현재까지 마이크로러 닝을 성공적으로 했다는 기업이나 조직의 사례를 보면, 단순히 학습할 자원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학습의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러닝은 기본적으로 자기주도학습을 전제로 한다. 학습자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데 있어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이 주어져서, 자신이 현재 어느 정도 수준인지, 나와 같은 학습을 하는 동료들은 어떤 상태인지, 그래서 나는 다른 어떤 학습이 더 필요 하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등을 알 수있어야 한다. 이러한 피드백이 있어야 마이크로러닝이 성공적으로 지속될 수있다. 특히 피드백은 시각화해서 주어질때 학습자의 직관적인 이해를 도모할 수있다. 자신의 학습 정도, 현재의 숙달 정도, 다른 학습자의 수행 수준 등을 시각화하여 비교해서 보여주면 보다 직관적으로 자신의 학습상황에 대한 파악으로 학습의 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넷째는 마이크로러닝과 합해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학습 분석 서비스나 인공 지능 서비스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발달하고 있는 학습분석 서비스나 인공지능 서비스를 활용하면 개별 맞춤화 학습을 지원할 수 있다. 단순히 개인이 특정 필요에 의해서 한두 번의 학습 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학습분석이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학습자 맞춤형 피드백 및 학습추천 기능 등이 다. 성공적인 마이크로러닝을 위해서는 마이크로러닝을 단순히 학습자료의 제공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학 습이라고 인식하고, 이를 지원하는 데학습분석이나 인공지능의 활용도 고려해보아야 한다.다섯째는 마이크로러닝의 개념을 온라인 기반 학습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다양한 학습자 상호작용이 가능한 대면 교육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학습자들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 자기주도적으로 짧은 콘텐츠를 통해 학습을 하고 그 내용을 바로 현업의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으면 최선의 마이크 로러닝이겠지만, 때로는 학습 내용에 대한 연습이나 충분한 추가적 훈련이 필요할 때도 있다. 따라서 온라인상의 자기 주도학습으로만 마이크로러닝의 범위를 축소하지 말고,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대면 교육에서 이러한 연습이나 추가적 훈련의 지원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은 기업이나 조직에서 유행처럼 활용되는 플립러닝이 이러한 학습 방법의 예라고 이해하면 된다. 학습자가 자기주도적으로 온라인 기반의 마이크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학습을 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연습이나 추가적 훈련을 여러 학습자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진행하여 마이크로러닝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요즘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상호작 용이 가능한 환경이 꼭 오프라인 교육일 필요는 없다. 실시간 화상 교육 등으 로도 배운 학습내용에 대한 연습과 추가적 훈련이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플립러닝이 무조건 온라인 학습과 오프라인 학습을 함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다."HRD 담당자들은 마이크로러닝과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테크놀로지의 활용과 대면 교육으로의 확장을 고려해야 한다."플립러닝은 자기주도적인 마이크로러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추가적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특히 상호작용이 필요한)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학습방법이 라고 이해를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 이다. 대면 또는 비대면으로라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고민하고 문제해 결을 직접 해보는 등의 깊이 있는 연습의 기회를 가지는 것이 마이크로러닝의 플립러닝으로의 확장 이유이다. 따라서 마이크로러닝을 지나치게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진 학습 또는 개별 학습이라는 틀에 가두지 말고, 같이 일하거나 학습하는 동료와 실시간으로 학습 공간에 모여 함께 문제해결을 하고 함께 연습하여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확장해야 보다 성공적인 마이크로러닝에 다가갈 수 있다.김민정 교수단국대학교 교직교육과 교수. 한국교육공학회, 한국교육정보미디어학회, 인지심리학회 상임이사이며 단국대학교 교수학습센터 센터장을 역임했다. 다수 국가기관의 이러닝 및 MOOC 사업 자문을 맡고 있으며, 테크놀로지기반 학습 환경과 미래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주요 저서로 『명강의 교수법』, 『교육방법 및 교육공학』, 『학습방법으로서의 동료평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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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완 교수] HR 애널리틱스와 조직맥락: 구글의 산소프로젝트, 믿어도 될까?
계층 없는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구글의 노력은 HR 측면에서 시사점이 많다.조직의 효율성과 성과를 줄이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기 때문이다.미국의 다국적 기업 구글은 기술 중심의 문화와 사업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검색엔진에서부터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 그리고 에너지,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구글에 있어 기술은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구글은 개발자 중심인 회사에 굳이 관리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결론 짓고, 그들을 없애는 실험을 했다. 그러나 계층 없는 조직(flat organization)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단 몇 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구글에게 큰 재앙으로 돌아왔다. 6년후 구글은 또다시 관리자 무용론을 실험했으며, 본 실험의 결과를 기반으로 2009년에 또 한 번의 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은 ‘산소프로젝트’라 명명되었으며, 훌륭한 관리자의 요건이 밝혀졌다. 과연 많은 한국 기업들은 이 발견에 동의할 수 있을까?---"구글의 피플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 팀에 따르면 팀의 생산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리더의 요건은 코치로서의 행동, 팀원의 성공과 복지에 대한 관심, 권한위양 실천과 진솔한 커뮤니케이션 추구에 있다."구글의 산소프로젝트는 훌륭한 리더의 조건 10가지(애초에 8가지, 추후 2가지 추가)를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구글 내팀장급 이상 구성원에 관한 자료 100종 류, 1만 건 이상을 수집하여 분석을 실시 했으며, 본 프로젝트의 기본 설정은 ‘훌륭한 리더야말로 조직의 산소와 같다’라는 가설에 근거하고 있었다. 경영학자, 심리학자, 통계학자 등으로 구성된 구글의 피플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 팀이 1년 이상의 집중적인 분석과 논의를 거친 뒤 밝혀낸 것은 팀의 생산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리더의 요건은 뛰어난 관리능력과 기술적 전문성이 아니라, 코치 처럼 행동하고, 팀원의 성공과 복지에 관심을 가지며, 권한위양을 실천하고,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는 등 인간미를 풍기고 사람과의 관계를 잘 유지 하는 것에 있다는 점이었다.사실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마침내 구글을 통해서야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니며, 학계에서는 이미 여러 방면으로 연구되 었고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지만, IT 산업의 전 세계적인 아이콘이라 할 수있는 구글의 거듭된 연구와 실패, 그리고 뜻밖의 발견 덕분에 학계에서는 이미 진부해진 사실이 전 세계의 기업 경영자와 관리자들에게 매우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다. 그럼 구글에서는 왜 학계에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것일까? 문득 드는 의심은 첫째, 학계의 발견에 대해 그다지 친숙 하지 않고, 잘 몰랐다고 볼 수 있다. 실 제로 학계의 다양한 경영학 관련 연구가 실무자들에게는 다소 동떨어진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학계의 발견이 구글에서는 예외일 거라 생각한 정도로 볼 수 있다. 사실 둘 다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한다.그럼 구글에서는 왜 예외가 발생할 수있다고 생각했을까? 우리는 여기에서 조직 맥락(organizational context)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맥락이란 특정 현상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수 있는 주변 환경을 지칭하는 것으로, 조직 맥락은 해당 조직이 처해 있는 경영환경, 조직구조, 조직문화, 조직의 크기, 지배구조 등에 의해 형성된다. 따라서 같은 정책과 제도라 할지라도 적용되는 조직에 따라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결과를 각기 수반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조한 경영성과 때문에 재무적 위험을 겪고 있는 기업(A)에서 실시된 직원 성과평가는 재무적으로 건전한 기업(B)에서 실시된 직원 성과평가와 매우 다른 의미로 직원에게 인식될 수 있다. 아마도 기업(A)에서는 성과평가가 정리해고의 수순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며, 두 기업의 종업원은 이에 대해 각기 다른 업무태도와 행동을 보일 수 있다.이처럼 조직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는 종업원의 행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경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매니지먼트 연구의 발견을 실무에 여과 없이 적용하는 것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며, 같은 이유로 한 기업에서 실행된 HR 애널리틱스의 발견이 다른 조직에 그대로 적용되면 안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은 특정 기업의 애널리틱스 결과물보다 경영 학자의 연구 결과물이 일반화 가능성 (generalizability)이 더 높기 때문에 여러 조직에의 적용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 다. 매니지먼트 연구에서는 다양한 조직의 샘플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는 연구를 통한 이론 수립, 다시 말해 발견점의 일반화가 가능한 보편적 원리를 탐구하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 다. 따라서 다른 기업의 HR 애널리틱스를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차라리 연구 논문을 열심히 읽어보는 것이 훨씬 더이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올바른 방법을 통해 정교하게 수행된 HR 애널리 틱스는 매니지먼트 연구와 이론에서 알려주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 조직에 특화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정보서비스 전문업체 익스피리언의 HR 애널리틱스 사례는 조직 맥락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익스피리언은 경영진의 기대보다 3%-4% 더 높은 이직률을 개선하기 위해 약 200여개에 해당하는 다양한 이직요인에 대해 체계적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신용평가 모델을 응용한 이직분석 모델에서 팀원이 10명 이상인 경우에 이직률이 높아 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조직 설계 시에 이를 반영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발견을 익스피리언의 여러 해외 지사에 적용하였을 때, 서로 간의 상이한 패턴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별로 이직 방지의 효과성이 달라지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별로 이직의 요인이 상이하게 나타났다는 것이 다. 즉, 본사의 이직요인은 해외 지사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 논의에 따르면, 특정 지사의 이직 예측 모델은 6개월 이상 유효한 것으로 보기가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서 시간, 공간과 같은 조직 맥락의 차이는 종업원 이직에 차별화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올바른 방법을 통해 정교하게 수행된 HR 애널리틱스는 매니지먼트 연구와 이론보다 더욱 우리 조직에 특화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그럼 산소프로젝트의 결과는 우리 조직 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것일까? 사람은 모두 다르다.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 하는 방식도 다르며, 살아온 길과 배경이 모두 다르다. 하물며,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기업들이 서로 같을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이러한 연유로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생계를 유지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는 일이 단순히 다른 기업의 지침을 따르거나 베끼는 것으로 잘 될 리가 만무하며, 앞 으로 가야 할 길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혹자는 우리 회사보다 구글에서 분석을 더 잘할 것 같으니, 구글에서 발견한 것을 믿고 따르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물론 산소프로젝트의 발견은 기존 학계의 연구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특정 기업의 HR 애널리틱스 사례를 따라하기 보다는 차라리 잘 수행된 연구 논문을 몇 편 들여다보는 게 훨씬 더 도움이될 수도 있다. 귀사의 인적자원이 구글 보다 뛰어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구글 에겐 구글의 길이 있고 우리에겐 우리의 길이 있다. HR 애널리틱스 또한 예외는 아니다.양재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한국외대 입학처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경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리더십학회 등에서 상임이사, 편집위원, 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전략적 HRM, 일터에서의 무례함과 태움, HR DT(AI, HR/Workforce 애널리틱스), 리더십 등을 주제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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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경 교수] 떠먹여주는 PBL 꿀팁!
이번에는 필자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PBL 운영상의 유의사항들을 중심으로 얘기를 이어나가고자 한다."PBL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첫째, 작게라도 시작해봐야 한다.둘째, 학습의 목적을 명확화해야 한다.셋째, 학습의 자기주도성을 이해해야 한다."1. 작게 시작하라학습자로 하여금 인지적 노력을 많이 들이게 하는 교수법들은 자고로 쉽게 만들 어지지도 운영되지도 않는다. 즉, 학생 들을 ‘의미 있는’ 귀찮음으로 몰아넣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교수자의 노력도 필요 하다는 것이다. PBL은 구성주의적 학습 이론에 기반을 둔 학습법 중 하나이다.---구성주의적 학습을 매우 단순하게 설명 하면, 지식이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이루어 지는 학습을 의미한다. 배우는 자가 자신의 ‘앎’의 세계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방법으로 토론, 관찰, 분석, 판단, 문제해결 등 다양한 지적인 노력이 필요하 다. 그리고 그러한 구성주의적 학습법들을 집대성한 것이 PBL이라 할 수 있다.개인적으로 필자는 PBL을 교수학습법의 종합선물세트라 부른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PBL과 같은 교수법이야말로 교수적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다.그리고 PBL은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교수자는 학습자의 사전지식 습득 여부를 확인하고, 문제해결 과정의 모든 단계를 모니터링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학습자의 사고력을 촉진하는 피드백/질문들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PBL이 좋다고 하여 갑자기 많은 학습자를 대상으로 이 방법을 확대할 경우 학습자에게 필요한 서포트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소규모 그룹부터 시작 해서 그 범위를 점점 확대해 나가는 방향으로 PBL을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서서히 ‘PBL 문화’가 형성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PBL의 적용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과목에서 그 도입이 어려운 경우는 시간/행·재정적 이유도 있겠으나, 교수자의 입장에서 수업개발에큰 노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교수자들이 훌륭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도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교수 법을 새로 시도하려면 상당한 결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작게 시작하여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가 서서히 PBL 문화에 물들 기를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꿀팁을 준다고 하고선 여유를 갖고 기다리라고 하여 독자들을 실망시킨 점은 매우 송구 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혁신의 이름으로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환경에서 익숙치 않은 교육방법을 확산시키려다 반감만 사거나 무늬만 PBL인 엉성한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것을 봤기 때문에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다.2. 학습의 의도: Surface-DeepTransfer LearningEinstei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If I had an hour to solve a problem I'd spend 55 minutes thinking about the problem and 5 minutes thinking about solutions”.PBL의 문제는 보통 구조화 정도가 적은, 즉 다양한 해석과 해결책이 가능한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문제에 내재된 맥락, 관련 접근법, 필요한 정보 등을 충분히 분석하지 못하면 좋은 성과를 낼수 없다. 문제의 분석이 중요하다는 것은 단지 학생들에게 시간을 충분히 제공 하라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중요한 점은 교수자가 문제 내에 표면적, 심층적, 전이(Surface, Deep, Transfer) 학습을 위한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McDowell, 2017). 표면적 학습은 지식의 습득과 이해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을 말하며, 심층적 학습은 지식의 분석, 종합, 평가 등을 의미한다. 심층적 학습을 통하여 현상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눈을 가지게 되며, 지식 간의 연관성을 찾고, 문제해결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전이는 학습한 내용을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PBL에서의 전이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활용보다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의 전이를 의미하는 쪽에 가깝다.세 가지 수준의 학습을 위해 PBL을 통해 무엇을 학습하고자 하는가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뤄내고자 하는 변화는 학습목표이고, PBL 문제를 개발할 때에는 문제분석과 해결을 통해 학습해야 할 지식, 기술, 태도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나열하고 학생들에게도 전달해야 한다. 즉, 학습자 활동 모니터링이 중요한데, 이때 모니 터링할 요소들은 팀웍, 스케쥴 등의 차원에서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도한 학습(‘learning intentions’, McDowell, 2017)이 실현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도 문제해 결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의도한 학습의 달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때 동기부여가 된다.3. 내려놓아도 된다PBL은 자기주도성이 강한 학습법이다.‘자기주도적’ 학습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지 꽤 오래되었다. 그런데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도대체 무엇을 어디 까지 자기주도적으로 하라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학습에 있어서의 자기주도 성은 학습에 대한 학습자의 자율적 선택과 결정권을 존중하는 의미를 지닌다.자율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둘째, 자기주도성은 교수자와 학습자 간의 관계에 있어 상호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능력과 인격을 존중하는 데에서 PBL이 시작된다. 셋째, 자기주도성은 학습의 결과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즉, 지금 당장 교수자의 마음에는 들지 않아도 스스로 사고하고 적극 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자세를 격려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옆에서 돕는 것이 교수자의 중요한 역할이다.이와 같은 자기주도성의 의미를 통하여 보자면 PBL 활용 시 교수자는 학습자가 기초지식을 잘 쌓고 그것을 활용하여 진지하게 과제를 완수하도록 틀을 만들어 놓고 지나친 간섭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구성주의적 학습에 있어 교수자들이 갖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학습자들이 틀린 길로 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이다. 학습자들이 틀린 길을 가더라도 종국에는 그 선택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지게 되면 뭔가 배우는 것이 있다. 팀웍에 있어서의 문제점, 편협된 사고방 식, 나태했던 태도 등을 후회하며 자아 성찰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배움이다. 성공적 결과를 가져온 팀은 자기효능감,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그 또한 훌륭한 교육의 성과이다.[참고 문헌]McDowell, M. (2017). Rigorous PBL by design: Three shifts for developing confident and competent learners. Corwin Press.Hung, W. (2011). Theory to reality: A few issues in implementing problem-based learning. Educational Technology Research and Development, 59(4), 529-552.D'Zurilla, T. J., Nezu, A. M., & Maydeu-Olivares, A. (2004). Social Problem Solving: Theory and Assessment. In E. C. Chang, T. J. D'Zurilla, & L. J. Sanna (Eds.), Social problem solving: Theory, research, and training (p.11–27).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https://doi.org/10.1037/10805-001 Kolodner, J. L., Camp, P. J., Crismond, D., Fasse, B., Gray, J., Holbrook, J., et al. (2003). Problem-based learning meets case-based reasoning in the middle-school science classroom: Putting Learning by DesignTM into practice. The Journal of the Learning Sciences, 12(4), 495–547.Treffinger, D. J., Young, G. C., Selby, E. C., & Shepardson, C. A. (2002). Assessing creativity: A technical guide. (Report #02170). Storrs, CT: National Research Center on the Gifted and Talented, University of Connecticut.이예경 교수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공학전공 교수.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이다. 사회심리학 이론을 적용한 교수학습법, 비판적 사고력 개발을 위한 수업설계 등 학습환경 설계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Nurturing Critical Thinking for Implementation Beyond the Classroom’, ‘학습자의 경험 분석을 통한 플립러닝의 재해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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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홍 교수] 나쁜 성격은 없습니다
인간은 정보처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처리할 정보의 양을 줄이고 보다 편하게 처리하기 위해 정보를 분류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예로, 아래 블록을 아이들에게 주면, 아무런 지시를 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동적으로 모양별로, 색깔별로, 혹은 짝수/홀수별로 분류하기 시작한다."자연선택은 인간에게 나쁜 성격을 허락하지 않는다 - Francis Galton -"---내 성격은 나쁜가? 좋은가? 저 사람은 성격이 나쁜가 좋은가? 우리가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이런 질문은 자연스 럽고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들어오고, 우리는 사람들을 분류하기를 좋아한다. 이런 분류를 통해서 주변 사람을 이해했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러한 이해를 통해, 자신과 더 맞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맞지 않는 사람들은 멀리하기 쉽게 된다. 그래서인지 과학적 근거가 없는 혈액형이나 동물, 별자리 등으로 사람의 성격을 분류하는 검사를 만들기도 하고, 많은 사람이 이런 검사 결과를 즐기기도 하며 실제 인간관계에 적용하기도 한다. 어쨌든 우리는 ‘친절하거나’, ‘겸손한’ 사람들은 좋은 성격을 가졌다고 이야기하거나, ‘게으르거나’, ‘예민하거나’, ‘비관적인’ 사람들은 나쁜 성격을 지녔다고 분류하기도 한다.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은 존재하는가?현대 사회는 성격 특성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해 왔다. 즉, 어떤 성격 특성은 바람직한 반면 그렇지 않은 성격 특성도 있다고 보았다. Coker, Samuel 그리고 Widiger(2002)는 대학생들에게 성격의 다섯 가지 특성을 기술하는 약 1,710개 단어를 제공하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평정하게 하였다.그 결과 89%가 내향적(낮은 외향적) 특성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97%가 낮은 우호성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96%가 낮은 성실성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94%가 낮은 개방성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평정하였다. 흥미롭게도 높은 신경증성 단어 중 60% 가량은 바람 직하지 않은 것으로 평정했으나, 40%의 단어는 바람직한 것으로 평정됐다.이처럼 특정 성격 특성에 대해 우리는 긍정 혹은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외향성은 좋은 성격이 거나 ‘성공’에 적합한 성격으로, 내향성은 지양해야 할 성격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마치 과거에 왼손잡이는 나쁜 것이라 억지로 오른손잡이로 자라게 했던 것처럼, 내향성 성격을 지닌 사람에게 외향성을 갖출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사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실보다는 사색을 선호하며,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해 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내향성과 수줍음(shyness)을 동일하게 생각하고 현대 사회를 살면서 극복해야 할 특성으로 보기도 했었지만, 수줍음은 내향성이나 외향성보다는 신경증성(예, 불안특성 등)과 더 관련이 있어, 외향적인 사람들도 때로 수줍음이 심하여 사회 상황을 피하거나 사회 불안을 갖는 경우가 있다.또 다른 예로, 낮은 성실성으로 쉽게 산만해지는 특성은 바람직하지 않은 성격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측면 에서는 창의성과 연관된다는 연구가 있다. 우리가 집중하지 않을 때, 확산적 사고가 가능해져 더 넓은 범위의 정보를 생각하게 되고, 갇혀 있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게 된다. 현대 사회는 성실성이 높은 것(자신이 정한 목표와 기준에 부합하려는)이 성공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지만, 높은 성실성은 때로 고집 세거나 완고한 완벽주의와 관련되기도 한다. 물론 주의를 집중하여 수렴적 사고를 하는 것과 주의가 분산되면서 확산적 사고를 하는 것, 성실성이 높은 것과 낮은 것은 모두 우리에게는 중요한 특질이다. 단, 이런 성격을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할지는 우리에게 남겨져 있는 과제다."특정 성격 특성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판단은근시안적이며 때로는 관계맺기에 악영향을 미친다.그것보다는 성격을 처한 환경에서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한다."신경증성은 쉽게 말해 바람직하지 않은 성격이라 생각한다. ‘미국심리학자 (American Psychologist)’라는 잡지에 기고된 글을 보면, 신경증성은 ‘위협, 좌절, 상실에 대해 부정적 감정으로 반응 하는 경향성’을 뜻한다고 보고되었다 (Lahey, 2009). 신경증성이 높은 사람들은 신체 및 정신 건강의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관련성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지닌 신경증적 경향성 수준 자체보다는, 이러한 신경증적 경향성을 가진 사람들이 환경에 대처하는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정서도식모델에 따르면, 모든 정서(긍정 및 부정 정서 포함)는 그 생존의 의미가 있다고 보았고, 모든 정서는 인간의 적응을 돕는 기능이 있다고 보았다. 예를 들면, 불안 성향이 높은 사람의 경우 쉽게 위험 행동을 하지 않으려 하며, 가능한 위험 요소를 미리 점검하고 위험한 상황에 놓일 확률을 최소화한다(최기홍, 2018 ; 손영미, 안정광, 최기홍, 2019). 즉, 우리가 높은 신경증을 지니고 태어났을 경우, 남들에 비해, 더 대인관계의 갈등에 민감하고 혹시 모를 위험에 민감 하게 대처한다. 이러한 민감한 성격 특성을 지닌 사람이 자신의 정서를 인식하고 때로 수용하며, 정서가 전하는 메시 지(예, 위험에 대처하는 효율적인 행동을 취할 것)에 부합하는 행동을 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삶을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천재성과 창의성의 정적 관련성은 이미 보고되어 왔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는 ‘광기가 섞이지 않고는 위대한 천재가 나타날 수 없다(There is no great genius without a mixture of madness).’라고 이야기하였다. 수많은 예술가(예, 헤르만 헤세, 빈센트 반 고흐, 슈베르 트, 버지니아 울프)가 조현, 우울장애 혹 은 조울 장애를 지녔던 것으로 보고된 다(Jamison, 2015). 성격 5요인 모델에 서는 개방성이 정신증성과 관련이 있음이 주장됐고, 이러한 주장은 DSM-5의 SectionⅢ에 성격장애의 차원적 접근에 통합되어 반영되었다."우리에게는 나쁜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니다.그저 잘 활용하지 못한 성격 특성이 있는 것이다.그래서 타고난 성격특질을 잘 이해하고 그에 기반해서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적응하는 노력이 중요하다."즉, 새로움에 대한 선호, 다소 기이하거나 보편적이지 않거나 관습적이지 않은 특성은 정신증성의 기이함이나 사고/지 각의 왜곡과 관련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상상력이나 창의성의 원천이 될 수 있다.우리에게는 나쁜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하지 못한 성격 특성이 있는 것이다. 성격이 현재 상황에 적응을 하지 못한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면, 나의 타고난 성격특질을 보다 더 잘 이해하 고, 그 성격 특질을 바탕으로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적응할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참고 문헌]Coker, L.A., Samuel, D.B., &Widiger, T.A. (2020). Maladaptive personality functioning within the big five and the five-factor model. Journal of Personality Disorders, 16(5), 385-401.최기홍 (2018). 아파도 아프다 하지 못하면. 서울: 사회평론 손영미, 안정광, 최기홍 (2019). 정서도식치료 매뉴얼: 심리치료에서의 정서조절. 서울: 박영사 Jamison, K.R. (2015). An Unquiet Mind: A Memoir of Moods and Madnes. Picador Lahey, B.B. (2009). Public health significance of neuroticism. American Psychologist, 64(4), 241-256.최기홍 교수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심리치료와 심리평가 포함 심리서비스를 가르치는 가운데 KU마음건강연구소 소장, 마음건강케이유 대표로도 활동하며 직장/학교 적응 및 채용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또, 한국연구재단, 보건산업진흥원 등의 지원을 통해 ICT 기반 심리서비스를 개발하여 대면과 비대면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심리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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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SELF: 자기자신 찾기
그동안 나는 잘 지냈지. 마음에 드는 직장에도 들어갔고, 근사한 자동차, 언제나 누구와도 연결될수 있는 최신 스마트폰,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도 있지. 나는 행복했어.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허전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분명 크게 변한 것은 없는데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재미가 없어졌어. 매달렸던 일이 예전만큼 중요하게 느껴지지도 않아.이유가 뭘까?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면 도대체 뭘 잃은 거지? 이런 사소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데. 그래도 집중이 잘 안 되고 뭔가 공허해. 내가 아끼는 물건들이 별 의미 없이 느껴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희미해지는 것은 왜일까? 나도 모르겠다. 그저 정신이 몽롱하고 세상이 마냥 좋아질 때까지 술이나 마셔볼까.원래 인간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상적인 존재는 더더욱 아니며 오히려 비합리적이고 때로는 현실에 굴복하고 마는 나약한 존재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본능과 충동의 지배를 받는 허약한 존재일지도 모른다.인간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고귀한 존재다. 그렇지만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또한, 인간은 우연히 태어나 본능의 지배를 받는 동물이며 인간만이 갖고 있는 자유의지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동물도 신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은 위대하고 또한 동물적이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신을 찾아내야 한다."인간은 본능의 지배를 받는 동물인 동시에인간만의 발휘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다.그래서 인간은 동물적이면서도 위대하다.그러나 인간이 진정 인간다우려면진정한 자신을 찾아내야 한다."그런데 우리는 정말 우리를 잃어버렸을 까? 만약 나를 잃어버렸다면 지금의 나는 무엇이며 어떤 존재인가? 잃어버렸다는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잃어버린 나를 찾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어쩌면 평생을 바쳐도 해답을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잃어버린 것이 있다면, 더구나 그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라면 반드시 찾아야 할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만약 무엇을 잃어버렸음에도 그냥 그대로 있다면 그것은 단지 잃어버린 걸 모를 뿐이다.대부분의 사람은 내 마음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마음의 대부분은 무의식 상태이므로, 내가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은 사실과 다르다.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나를 제일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마음의 대부분은 무의식 상태다.그래서 '내가 내 마음을 제일 잘 안다'는 말은사실과 다르다.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서는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그래야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수용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나는 나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원래의 나, 본연의 나를 잃어버렸으며 지금은 가상의 나, 표면적인 나로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잃어버린 나를 찾는다는 것은 원래의 나를 발견하는 것이며, 그것은 마치 구름에 가려져 있던 해가 나타나듯이 나에게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본연의 내가 드러나는 것이다.지금 나를 의식하는 존재는 경험과 기억에 근거한 나, 즉 자아다. 원래의 나는 경험과 기억을 넘어서는 존재 자체로서의 나, 소위 자기(self)다. 그러므로 잃어 버린 나를 찾는 것은 자기를 되찾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까지 막연한 생각과 느낌으로만 알고 있었던 나를 넘어 서는 ‘보다 나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많은 심리학자가 삶의 근본적인 목표로 보다 나은 존재가 되는 것을 제시했다. 보다 나은 존재가 되는 것을 매슬로는 ‘자아실현’이라고 했으며 에릭슨은 다시 태어나는 ‘제2의 탄생’이라고 했다. 그리 고 융은 참다운 개성을 가진 존재가 된다는 의미로 ‘개성화’라고 표현했다.말하자면 헤르만 헤세가 『데미안』에서 개인의 성장은 ‘알에서 깨어나는 것’이라고 한 것도 기존의 차원을 넘어서 보다 나은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잃어버린 자기를 되찾는 것은 나라는 존재의 진짜 주인이 되는 것이다.하지만 진짜 나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나는 여간해서 나타나지 않으며 어쩌면 평생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쉽게 드러날 거라면 쉽게 잃어버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에 의해 겹겹이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쉽게 의식될수 없다.‘나’를 둘러싼 신비의 세계는 내가 경험 하고 있는 내용이며 그 대부분은 생각과 느낌이다. 나를 둘러싼 자아는 자아의 틀을 가지고 있다.자아의 틀은 자아의 본질인 생존과 욕구 충족을 위한 생각이며, 자아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생각하는 방식이다.자아는 유전자의 영향을 강하게 받지만, 주어진 상황을 경험하고 기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그래서 자아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 자체가 보다 나은 존재가 되기 위한 방법이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