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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모 교수] Digital, Transformation, 그리고 HR
"Digital Transformation 개념을 기업에 적용하면ICT 기반 Digital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조직과 구성원의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증진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시작하며‘HR Digital Transformation’이나 ‘Digital HR Transformation’이라는 용어를 접하게 된다. 두 용어 모두 ‘HR’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유행이었던 HR Analytics의 후속판 같기도 하고 메타버스(Metaverse)란 재밌는 단어도 추가될 듯하다. 그렇지만 인간(HR)이 실재(existence)하는 기업이라는 현실(reality) 에서 해당 용어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HR 영역에 새로이 등장한 후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경우를 너무나도 많이 본 것 같다.---비중이 큰 단어로 만들어진 용어인 만큼 이를 언급하는 인적자원개발과 인사조직 학자들과 연구자들의 제안은 가벼이 여길 수 없다. 그런데 해당 용어의 기업 현장 실행사례나 시행착오, 시사점과 같은 무게 있는 내용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해외 사례나 선언적 개념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해당 용어나 개념이 학술용어로 합의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해도 주제가 갖는 범주를 생각한다면 확인 가능한 범위에서 짚고는 넘어가야 할 것이다.Digital Transformation‘Digital Transformation(이하 DT)’이란 최신기술을 사용하여 산업계를 포함한 사회 전반을 변혁적 수준으로 업그레이 드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산업구조 자체의 전환을 의미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에도 등장한다. 해당 개념을 기업에 적용하면 AI/빅데이터/ Analytics/애자일/IoT/클라우드컴퓨팅과 같은 ICT 기반 Digital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조직과 구성원의 업무 프로세스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증진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HR’의 자리는 각기 다르지만 ‘HR Digital Transformation’과 ‘Digital HR Transformation’ 두 용어 모두 칭할 수는 있겠다. 단, ‘HR’이 핵심 단어라면, HRD와 HRM 영역에서 일반화해 사용이 가능할 개념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십여 년 전 데이브 얼리치(Dave Ulrich) 미시건대학교 교수가 정립하여 제안한, 많은 미국기업과 글로벌 HR 컨설팅사에서 지금도 활발하게 사용하는 ‘HR Transformation(이하 HRT)’ 개념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HR TransformationHRT는 HR 기능이 전사 비즈니스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전제에 기초한다. HR 실행 주체를 HR 부서나 담당자만이 아닌 경영진을 비롯한 현업 팀장과 팀원 모두로 규정하는 이유다. 특히 HRT는 근거기반 HR(Evidencebased HR) 시각에서 기술로써 경영성과에 공헌하는 HR 기능의 개입 정도를 측정/분석/활용해야 함을 강조한다. ‘HR Digital Transformation’의 제안 내용을 봐도 HRT의 실행과 확대가 그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하나만으로도 감당하기 버거운 개념의 결합이지만 DT와 HR을 엮는다면 ‘Digital Transformation for HR(이하 DT for HR)’이 사용하기에 적합한 용어로 보인다. 단, ‘DT for HR’을 말한다면 강조하고 싶은 영역부터 규정하는 것이 먼저다. 인력운영 효율성, 성과관리 효과 성, 육성/개발 효과성 등이다. 구체적일 수록 좋다. HR 전반의 DT라면 용어 안내에 머문다는 점은 제안자도 잘 알 것이다. 실제 사례나 근거가 적을수록 빠르게 잦아들 것이라는 사실을 포함해서 말이다.Digital Transformation for HR부득이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사는 전사적인 DT 도입에 따라 협력/협업과 육성/성장에 집중하는 HR 실행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해 발표했다. 글로벌 표준으로도 여겨져온 강제 서열(forced ranking)이 아닌 상시 피드백/코칭 중심 HR 실행의 본격화 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신규 성과 관리 프로세스의 중심에 직원 개인별 실시간 과업관리와 코칭 기능을 담은 스마 트폰 앱이 자리할 정도로 선진 HR 실행 사례로 평가받았다.그런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 지 몇 해가 지났다고 기존 방식을 다시 실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해당 기업을 벤치마킹해 평가등급 축소와 육성 중심 성과관리를 본격화한 우리 기업에서 평가/보상 피드백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사실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더 지켜 봐야겠지만, 성과관리라는 HR 실행의 변화를 지탱할 문화적 준비와 역량이 부족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 과정에서 ICT 기반 최신기술이 도움은 고사하고 저해가 됐을 가능성도 크다."HR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와 연구자의 말은 직원의 경력과 인생에 영향을 준다.따라서 새 용어를 일반화하고 싶다면 기업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마치며인적자원개발과 인사조직 학자와 연구 자가 하는 말은 기업 구성원의 경력과 인생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무성을 갖는다. 새 용어를 일반화하고 싶다면 개념과 추정, 새로 찾은 해외 아티클 요약과 소개가 아닌 기업에서 생기는 현상을 직접 관찰하고 분석부터 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에서 HR 제도를 진중하게 기획/운영/개선해 본 모든 전문가는 HR에 필요한 기술들은 단순해야 한다는 진실을 이미 알고 있다. 사람 문제를 손쉽게 이해하고 해결하는 ‘치트키’란 없다.직장 내 괴롭힘 뉴스로 전해졌으나 성과 관리 문제로 해석되는 이슈가 발생한 국내 IT 기업이 보유한 ICT 수준은 자타 공인 세계 최고일 것이다. AI/빅데이터/ Analytics를 자사 HR 기능 실행에 적용 하지 않았을 리 없다. “HR의 본질은 정교한 IT 기술/시스템/인프라가 아닌 팀장과 팀원을 포함한 구성원 간의 대화에 있다. 함께 만들어가는 일에 관한 발전 적이고 격의 없는 토론이 일상화되도록 돕는 것이 우리 HR의 일이다.” 한 ICT 기업 CHRO의 조언이다.구정모 교수목원대학교 경영학과 인사조직 전공 교수. 목원대학교 취업진로센터 센터장으로 활동 중이다. 삼성SDS, 아시아나항공, SK플래닛에서 HR 업무를 경험했으며,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 대학원에서 HRD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인사관리, 성과관리(평가, 보상, 육성), 임금체계, 조직문화를 중심으로 다각적 연구와 학회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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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교수] 지속가능경영의 요체
코로나19 팬데믹의 확산으로 환경과 재난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CEO들이 모여 우리의 자본주의가 더 이상 주주 자본주의가 아닌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전환되었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변화들은 현재 인류가 대량생산과 소비라는 경제시스템을 통해 지구의 자원을 지속가능한 수준보다 60%나 초과하여 소비함으로써 부존자원이 고갈되고 생태계가 파괴되어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자각에서 기인한다."현재 인류의 대량생산과 소비라는 경제시스템은지구의 자원이 지속가능한 수준을 초과했으며,그로 인해 부존자원 고갈과 생태계 파괴라는역효과와 각종 재해가 일어나고 있다."---현세대가 고도의 삶의 질을 누리기 위해 미래세대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각을 통해 나타난 개념이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생태 환경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고, 미래세 대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경제 발전)이다. 지속가능한 발전 개념은 기업들의 존재 이유를 수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제적 지속가능성의 실현을 통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존재 이유였다면 지금은 윤리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더 나아가서는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함으로써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가 되었다.당연히 소비자들도 사회와 환경친화적인 기업을 선호하고 추종한다. 따라서 사회적·환경적 이슈는 기업들의 경영 활동에 있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되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들은 이제 대량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보다는 개인들의 문제를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 맞게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친환경적·친사회적·고객지향적인 경영이 기업들에게 상당한 정도의 가치-원가 딜레마를 안긴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경영 그리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높이려고 하지만, 이러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치-원가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이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이다. 기업들이 소재, 생산 및 운영 프로세스, 제품, 자원을 표준화하고 모듈화하여 디지털로 변혁하면 유연성과 신속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지속가능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 디지털 변혁이다.기업의 각종 프로세스를 표준화 및 모듈화해서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사회적 가치도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예를 들어, 고객이 비건(Vegan)주의자 (동물 착취에 반대하여 식품이나 가죽제품 등의 동물성 제품 사용을 피하는 사람)라고 하자. 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식물성 단백질을 가공하여 육류나 해산물을 만들어야 한다. 일반적인 생산프로세스로는 불가 능하다. 그러나 이를 디지털로 디자인하고 테스트한 후에 디지털 방식으로 생산 한다면 충분히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 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디지털 변혁은 고객의 친환경 요구에 대 응하여 온디맨드 방식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투자보다 조직문화의 변화가 우선적이다. 조직 구성원들과 파트너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서 이를 기준으로 삼아야 실질적인 실행이 가능하다.고객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친환경적인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것,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계발하고 이들을 동기부여하여 고객의 문제를 친환경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좋은 파트너를 발굴하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할 수있도록 하는 것 등이다. 언급한 과제들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하고, 서로 신뢰를 쌓아야 가능하 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친환경적인, 그리고 친사회적인 경영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축적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의 요체라고 할 수 있다.김용진 교수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스마트핀테크 연구센터장과 아시아중소기업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경영정보학회 회장, 경영학연구 편집장 등을 역임했고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 중소기업정책심의위원회,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위원, 면세점특허심사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식경영, 서비스 경영 및 혁신, 비즈니스모델 혁신 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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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메시지] 태도가 능력보다 중요하다
사회생활에서는 많은 사람을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해서는 함께 일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 사람의 학력이나 경력 또는 소문 등은 미리 들어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을 대하는 입장에서는 그가 보여 주는 매너나 태도에서 그를 새삼 평가하게 됩니다. 발행인 역시 매사에 좋은 태도와 매너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지만 때로는 태도가 매우 좋지 않은 사람을 상대할때 불쾌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상대는 학식도 높고, 지체도 높은 사람인데 소위 매너가 불충분함을 느낄 때는 ‘사람의 직위와 인격은 다른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옛말에도 재승박덕才勝薄德 이란 말이 있습니다. 재주는 뛰어나나 덕은 부족하다는 뜻으로 아는 것이 많고 능력도 뛰어나나 인품이 부족한 사람을 가리킬 때 씁니다."사회인들의 지능과 재능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인간의 도리인 덕행은 그에 걸맞지 못합니다.혼란의 시기일수록 정조情調를 맑고 곧게 하며,분수를 지키고, 몸을 정도하며, 행동을 얌전히해야 합니다."우리나라 초중고의 장학이념은 지덕체智德體입니다.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서는 체와 지와 더불어 덕도 함양해야 한다는 취지가 담겨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능이나 재능은 날로 높아지는 데 인간의 도리인 덕행은 뒤따르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요즘에는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유명인들 또는 한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옳지 못한 행동들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많습니다. 불법, 사기, 폭행이나 폭언, 성적문란, 음주운전, 마약, 노름, 가정파탄 등을 비롯한 무례한 언행 등이 많은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이들의 좋지 않은 언행은 자신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것입니다.일찍이 장자는 ‘도덕이라는 것은 정조情調를 맑고 곧게 하고, 분수를 지키고 몸을 정돈하며, 행동을 얌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람의 능력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일이 없는 것이지만 도덕은 오랫동안 쌓아놓은 공든 탑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것입니다.오늘날에는 사회 환경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소위 성격장애(character disorder) 또는 인격장애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능에 심각한 손상이 있거나 상당한 주관적 고통을 야기하는 경직된 성격 특질을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이 다른 사람들(예를 들어 배우자나 동료) 때문이라고 믿지만,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합니다.최근 조직 내에서도 쉽게 흥분하고, 충동적이며, 도덕적 금기를 깨고 그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채 거짓말하고, 속이며, 그릇된 태도를 보이는 반사회적 조직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조직에 순응하지 않으며 무책임하고, 비정상적인 언행을 나타냅니다. 태도는 성과의 방향성입니다."조직의 HRD 활동은 지식과 기법 중심 교육훈련에서 태도와 가치를 우선하는 기업교육으로 전환돼야 합니다.태도가 능력보다 우선하기 때문입니다."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해도 태도가 바르지 못하면 엉뚱한 결과를 만들 수가 있으며, 조직에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조직의 HRD 활동도 지식과 기법 중심의 교육훈련에서 태도와 가치를 우선하는 기업교육으로 전환돼야 합니다. 태도가 능력보다 우선하기 때문입니다.선진기업에서 자본과 시설, 사람이라는 기업경영의 3가지 자원 중에 사람의 태도를 강조하고, 태도가 능력이나 노력보다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요소로 부상하는 것은 기업의 본질이 변함없이 사람에 있으며 그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증좌입니다.엄준하 발행인한국 HRD를 고민하고 연구하며 실천하는 선각자이다.HRD를 통한 사람중심경영과 사람 사는 세상을 실현하고자 한다.인력개발학 박사로서 한국HRD협회 회장, 일생경영학교-나다움 이사장,본지 발행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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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교수] 지금 당신에게는 무엇이 필요한가?
팬데믹이 출몰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새로운 환경과 변화된 세상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면 우리 앞에 직면한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는 무엇인가? 우리는 조직 내에서의 물리적 업무환경과 관련 제도의 변화와 함께 조직의 정서적 변화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조직의 리더와 조직원들은 지속적인 현실 변화에 관심을 두고 이를 경력개발에 연계시키려는 노력을 통해 더 좋은 인재를 유치하고 조직 내 소외되는 조직원이 없도록 해야 한다.다시는 시원한 바람을 맞이하지 못할 것 같은 뜨거운 여름이 어느새 지나가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일과 삶의 변화는 작년 초와 비교해서 눈에 띄게 컸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우리가 기대한 것과 다르게 상황이 진전되기도 하고,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우리는 긴장감과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모르는 길을 갈 때 더 멀다고 느낀다. 우리의 마음은 모르는 것을 맞이할 때 두려움과 위기감이 생겨서 더욱 긴장하게 되기 때문이다."우리의 마음은 모르는 상황을 맞이할 때두려움과 위기감이 생겨서 더욱 긴장하게 된다.그러나 인류의 급진적인 성장과 발전은불확실성과 위기의 순간에 이뤄져 왔다."참 신기하게도 안 좋은 일 뒷면에는 좋은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류의 급진적인 변화는 이런 불확실성과 위기의 순간에 발현되어 왔다. 사실 일터학습(workplace learning)도 2차 세계대전 당시 군함을 빠른 시간 내에 많이 만들려던 위기 극복의 과정에서 구현되지 않았던가. 인류는 아이러니하게도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무의식 및 꿈의 해석, IQ test, 집단역학, 새로운 발명, 여성의 노동참여 및 제도의 변화 등 그 상황에 대응 또는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적·실천적 진보를 만들어 왔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현재 직면한 우리의 주변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Breaking Boundaries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모든 경계가 허물어진다고 이야기한 것이 이제야 적용되는가 싶을 정도로 우리 주변의 경계들은 허물어지고 있다. 이론상으로 학습자 중심, 문제 해결 중심, 원격교육 등의 이야기가 분분하면서도 우리는 경계를 쉽게 허물지 못했다. 학교라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에 익숙해져 있고, 조직에서의 비형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도 형식교육을 더 편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집체라는 영역을 넘고 장소와 시간을 넘어 교육과 훈련이 어떻게 유연하게 확장되고 연결될 수 있는지 고민했고, 다양한 교육방식에 익숙해지게 됐다. 우리는 반자발적으로 원격시스템을 이해하고 관련 기술을 익혀야만 했고, 이제는 제법 익숙해져서 가상 업무(virtual work)에 대한 실현가능성(feasibility)이 한층 강화됐다. 가상 업무는 생산성과 직무만족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이득이 있다는 것이 메타분석 결과로 나타났다(Clark & Chamorro-Premuzic, 2021).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근무환경에서 기존 면대면 방식과 원격 업무형태를 갖춘 하이브리드(hybrid)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을 때 그만두는 사원의 비율이 50%가 된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는 가상 일터 및 일터가 아닌 곳에서의 일(Work From Anyway: WFA) 개념이 우리에게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젠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조직뿐 아니라 개인도 어떻게 적응해나가고,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해야 두려움과 위기를 기회와 도약으로 바꿀 수 있다. 조직은 사원들의 경력개발뿐 아니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서도 변화하는 업무상황과 근무환경에 맞춰 관련 제도와 문화를 유연하게 조성하는 확장된 사고가 필요하다. 개인 역시 기존의 전통적 가치와 습관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 부문에서 준비해야 한다. Breaking fears물리적 근무환경 외에 정서적 측면에서 근무환경 변화는 어떠할까? 팬데믹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전시 상황 속에서 우리 조직은 유해한 영향을 받을 수도 있으며, 불확실한 미래가 나의 직업을 위해할 수 있다는 공포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기타 업무들이 멈추면 우리는 고립감과 우울감을 동시에 느낄 수밖에 없다. 하이브리드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조직원들이나 고용상태가 불안정한 젊은 세대 역시 업무의 피로도가 아니더라도 일터에서 높은 긴장감을 느낀다. 최근 40대 후반의 H 기업 부장은 ZOOM 회의 시 부하직원들의 채팅속도 및 노트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에 녹초가 되어 업무 몰입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MZ세대가 아닌 기성세대 조직원들은 사이버 공간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또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사회는 우리에게 피로감을 야기한다.최근에 이러한 환경적 변화는 팬데믹 번아웃(Pandemic career burnout)이라고 하여 새로운 형태의 번아웃이 생겼다고 지적된다(Beheshit, 2021). 나쁜 소식 뒤에 좋은 소식이 이어져야 하는데 나쁜 소식 이후의 기대감과 다시 나쁜 상황의 반복은 일종의 요요현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가속화하여 업무가 아니더라도 조직 내에서 재택근무와 기존 업무스타일의 반복과 사회적 무력감은 조직과 개인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런가 하면 위기 상황들은 사회적 차이를 더 크게 확장하곤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42%가 긍정적인 안녕감을 팬데믹 시대에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여성의 경우 11%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돌봄의 사회적 기능으로 인하여 여성이 자녀의 홈스쿨링을 비롯해 관리하고 돌봐야 하는 영역이 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공감능력과 타인을 돕는 특성이 있어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팬데믹 시대에서는 이에 따른 번아웃도 같이 올 수 있다고 지적됐다(Mayer, 2021).조직 내외에서도 팬데믹은 우리에게 다양한 형태로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씨티그룹의 CEO인 제인 프레이져(Jane Fraser)는 ‘Citi Reset Day’를 선언하고 우리의 건강과 안녕(well-being)을 저해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일상적 업무상황은 성과와 창의력을 저해한다고 보고 현 상황을 리셋(reset)하는 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쉼을 통해 마음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늘어진 재택에서의 업무일상을 복귀시키며, 백신을 통해 건강한 삶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잠시의 쉼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예방뿐 아니라 잠깐의 차단이 우리를 더 멀리 뛸 수 있게 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멈추고, 어떻게 다시 도약해야 하는가. 조직의 리더들은 지속적인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업무환경이나 관련 제도 및 조직 내 정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소외되는 구성원이 없도록 신경 써야 한다. 팬데믹 속에서 조직이 나의 경력과 조직의 발전을 고루 고려하고 있다는 인식이 들 때 조직 내의 경력개발도 제 길을 찾을 수 있다. ▶김효선 상명대학교 교육학과 교수상명대학교 교육학과 평생교육/HRD 전공 교수. 교직지원센터 센터장과 청소년행복교육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산업교육학회, 한국성인교육학회, 한국직업교육학회 등에서 상임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현재 경력이동 및 경력하향, 사회적 네트워크 기반 학습, 사회가치창출 조직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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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FAMILY: 가족 행복하기
사람들은 정작 자신이 갖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잘 알지 못한다. 공기가 그렇고, 물이 그러하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모르고 지내다가 정작 그것을 잃으면 그때 가서 그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가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귀한 것을 귀하게 대접해야 하며,가족 구성원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하고, 이러한 행동이 마땅하다고 여겨지는 시스템을 정립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한 삶이다.가족에 대한 생각을 물었을 때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67.6%, 10개국 평균 64.0%)’이라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10개 나라 중 한국인의 가족 사랑은 브라질(78.7%)과 핀란드(75.3%)에 이은 3위였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 여성(각각 73.7%, 74.1%), 즉 엄마들의 가족 사랑이 유난했다. 가족이 ‘혈연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이라고 답한 비율(27.5%)도 10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핀란드, 미국, 호주 등 서방 국가 국민들은 가족을 ‘핏줄’과 연관시켜 보는 비율(각각 10.2%, 20.6%, 22.3%)이 비교적 낮았다.한국인의 가족에 대한 애정은 행복도와 직결됐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답한 사람 중엔 4명 중 3명이 ‘가족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불행하다고 평가한 한국인 중에는 이 답변이 절반밖에 나오지 않았다. 행복하지 않다는 사람 중 가족을 ‘인생의 큰 부담’이라고 여기는 비율(5.0%)은 행복한 사람들(2.0%)의 두 배가 넘었다.이처럼 끈끈한 가족관계는 안보의 위협과 불안한 경제에 시달리는 한국인에게 안정감을 제공해 주는 안전판이었다. 그러나 ‘핏줄 공동체’는 일부 구성원에게 행복을 희생하라는 부담을 주는 부작용도 낳았다. ‘가족과 떨어져 산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을 때 ‘가족이 병에 걸려서’라고 답한 한국인은 3.2%였다. 베트남(1.4%)을 제외하고 가장 낮으면서 행복 9개국 평균(8.5%)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치다. 덴마크와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에서는 이 답이 약 11%씩 나왔다. 이에 관해 한국갤럽은 “가족이 병에 걸렸을 때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맡기기보다 집에서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성장을 복지보다 중시하는 급격한 산업화를 겪으면서 한국인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족 복지’를 구축하고 살았다. 형제·자매의 대학 진학을 위해, 충분한 능력이 되면서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던 많은 40대-50대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한, 가족의 유대감을 중시하는 한국인은 출산 앞에서도 머뭇거렸다.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에 대해 ‘육아와 업무를 겸하기 어렵다’라는 답(20.4%)이 가장 많은 국가는 한국이었다. 이 답은 특히 20대와 50대에서 많이 나와 아이를 낳아야 하는 젊은 부모들과 아이를 돌봐줘야 하는 조부모 세대의 스트레스를 그대로 드러냈다. 나머지 9개 나라의 평균은 12.3%였다. 보육을 국가에서 책임지는 핀란드의 경우 육아와 직장 사이의 갈등으로 고민한다는 답은 8.8%에 불과했다.그런가 하면 행복조사 결과에서 한국인 중 ‘아이를 왜 낳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답은 5.3%였다. 덴마크, 핀란드, 호주에서 이 답은 각각 44.7%, 36.5%, 26.5%에 달했다. 행복 9개국 평균은 한국의 약 5배인 25.5%였다.행복과 출산율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온 레이철 마르골리스 펜실베니아대 사회학과 연구원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세계 80개 나라를 조사한 결과 자녀를 기르는 데 대한 부담감이 클수록 부모의 행복도는 급감했다. 자녀 자체가 행복이나 불행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자녀를 기를 수 있는 요건을 얼마나 잘 갖췄는지가 행복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아이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통념과 달리, 대부분의 나라에선 20세-39세 부모의 행복도가 아이를 한 명 더 낳을 때마다 하락했다. 단, 핀란드 등 보육 강국에서는 아이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행복도가 비슷했다.”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사람들은 중대한 문제를 결정할 때 국가의 발전이나 경제적 이득보다 '내가 얼마나 더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국가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출산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를 낳아도 부모의 행복이 저해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와 함께 돈을 벌기 위해 가정의 평화를 망칠게 아니라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다른 것들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가정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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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SELF: 자기자신 찾기
수분지성守分至誠. 분수를 지키며 성심을 다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망각한 파탄은 거대한 불행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며, 자기에게 적당한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한 자신을 찾아낼 수 있다. 이번에는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사례와 재미있는 쥐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견지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자신을 알고 주변을 둘러보는 게 왜 중요한지 살펴보고자 한다.지난 2016년 9월 14일, 불륜 파문을 일으켰던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별거 중이던 부인과 결국 이혼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하며 이혼을 발표했다.“부인과의 이혼이 성립됐음을 말씀드립니다. 저에게 부족한 점이 많았음에도 1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가족을 위해 헌신해준 그녀에게 감사드립니다.”세 아이의 양육권은 부인이 갖기로 했으며, 위자료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발표가 나기 약 6개월 전에 일본의 매체‘주간 신조’는 오토다케가 여성 다섯 명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소식이 알려진 이후 오토다케는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고, 자민당 소속으로 참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이 불륜 사건은 오토다케 부부가 이혼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하지만 불륜이 이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 오토다케의 부인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세 아이의 육아뿐만 아니라 ‘선천성 사지 절단증’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남편까지 돌봐야 하는 데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담을 덜고자 남편으로 하여금 ‘되도록 밖에서 자고 오라’며 외박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오토다케의 불륜 사건이 세간에 파문을 일으켰을 당시에도 부인은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며 남편을 대신해 사죄하기도 했다.그러나 불륜 파문으로 남편이 휴업에 들어가고, 집에만 있는 생활이 지속되자 이를 견디기 어려웠던 부인은 별거에 들어갔고, 결국 이혼을 선택했다.오토다케는 사지가 없는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일반인 못지않은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와세대 대학교 재학 시절에 쓴 자전적 에세이 『오체불만족』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그는 초등학교 교사로, 그리고 방송사 스포츠 리포터로서도 맹활약했다. 이처럼 그는 자기 정체성을 견지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를 망각하며 무질서한 생활에 빠졌고, 그로 인해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이번에는 재미있는 쥐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오만하고 건방진 쥐 한 마리가 이 세상에서 제일 힘센 집안의 여자를 신부로 맞이하고 싶어 했다. 그는 제일 먼저 태양에게 가서 태양 공주를 자신의 신부로 삼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태양은 웃으며 말했다.“나는 제일 강하지 않아요. 흰 구름이 나를 뒤덮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걸요? 흰 구름이 제일 강해요.”그러자 쥐는 흰 구름을 찾아갔다. 하지만 흰 구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바람은 나를 순식간에 흩어 버릴 수 있답니다. 바람이 제일 강해요.”이 말은 들은 쥐는 바람을 찾아갔고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여기서는 자네 신부를 찾을 수 없다네. 나는 비록 힘이 세긴 하지만 나보다 더 힘센 것이 있거든. 바로 저 담벽이야. 내가 아무리 세차게 불어도 아주 굳건하게서 있으니까.”이곳저곳을 찾아다니다 쥐는 마침내 담벽에게 다다랐다. 그러나 담벽은 무력하게 말했다.“나는 제일 강하지 않아요. 나보다 더 대단한 놈이 있답니다. 그놈 때문에 정말 견딜 수가 없어요.”“그게 뭐죠?”쥐가 궁금해하면서 묻자 담벽이 대답했다.“쥐요! 그놈들이 내 발아래 집을 지었는 데, 아무리 단단한 돌로도 놈들을 막을 수가 없어요.”“하하하!”쥐는 순간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대단한 집안과 관계를 맺으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정작 자기 종족 중에 제일 좋은 신붓감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두 사례는 자기 정체성을 잊지 않고, 본분을 잃지 않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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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완 교수] HR 성과 연구: HR 애널리틱스 요구역량과 산학협업
요즈음 들어 인사 실무자들의 일상이 매우 복잡해지고 있다. 낮에는 열심히 인사 업무를 수행하고, 저녁이나 주말이면 통계나 경영 관련 지식을 배우기 위해 학교 강의는 물론, 다양한 포럼이나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분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사직종 종사자들의 생활방식 변화는 일선 기업들의 본격적인 HR 애널리틱스 도입에 기인한 바가 크며, 이는 HR 실무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처하는 기업과 인사 실무자들의 노력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다소 파편화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노력에 있어 체계성을 확보하고, 그에 따른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HR 애널리틱스 실행의 올바른 방향성 정립이 요구된다. 그 대안으로 HR 애널리틱스 분야에 있어 기업과 학계 연구자들 간의 산학 협력을 제안한다.---"미래 HR 기능은 다양한 변화에 노출되어 있지만, 향후에도 여전히 ‘사람’과 ‘성과 창출’이라는두 개의 기본 좌표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4차 산업혁명시대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와 HR 애널리틱스 도입은 HR 실무자의 역할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의 기업 활동이 시작된 산업화 초기에 HR 기능은 노동 투입과 그에 따른 인건비를 계상하는 단순한 기능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고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HR 기능은 지속적으로 변화해 왔다. 구체적으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통해 HR 기능은 더욱 체계화됐고, 1950년대-1960년대를 거치며 정부의 감독 기능 확대와 고용상의 차별 금지가 HR 분야의 중요한 이슈로 대두됐다. 또한, 전 세계적인 경쟁 체제가 대두됨에 따라 체계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이 확립되었고, 그 후로 전략적 인적자원관리(Strategic Human Resources Management)가 경영상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변화를 거치며 인사 직종은 조직의 직원 관리와 직원에 대한 서비스 기능에서 점차 조직의 성과를 견인하는 전략적 기능으로 진화했으며, 최근에는 HR 애널리틱스 등과 같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전략적 의사결정의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효과적인 HR 역할수행을 위해서는 HR 요구역량 변화를 감지하고 이에 적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HR 종사자들은 세 가지 정도의 새로운 skill sets를 갖춰야 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먼저 고도의 통계분석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HR 애널리틱스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간단히는 상관관계분석이나 회귀분석부터 구조방정식, 다수준분석, 사회관계망분석, 다양한 알고리즘을 활용한 인공지능분석과 같은 복잡한 통계분석 또한 수행해야 한다. 게다가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업무수행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역량도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HR 애널리틱스 수행의 필요성이 있는 중요한 이슈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에 관한 깊은 통찰력 역시 겸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직 HR 종사자들이 이러한 요구역량을 효과적으로 계발할 수 있을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모든 HR 종사자들이 HR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미래 HR 기능은 다양한 변화에 노출되어 있지만, 결국 향후에도 인적자원관리는 여전히 사람과 성과 창출이라는 두 개의 기본 좌표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구체적으로 첫째, 직원 개개인의 욕구 충족과 행복 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둘째, 조직의 성과 창출을 위한 복잡한 경영분석과 경영의사결정 기능의 확대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성과 창출만을 중시하기보다는 동시에 사람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의 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직원에 대한 서비스와 행복 증진을 위한 HR 기능, 그리고 이를 위한 HR 인력 수요는 미래에도 여전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다 높은 수준의 직원 만족과 서비스 기능을 요구할 것이다.그러나 성과를 향상하기 위한 조직의 노력 또한 더욱 고도화될 것이며, 관련하여 필자는 미래 HR이 필연적으로 분화와 통합을 통해 진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직원에 대한 서비스와 관리, 그리고 성과 창출이라는 두 영역을 추구하기 위한 요구역량과 방법, 그리고 활동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이다. 성과 창출을 위한 HR 기능은 비즈니스 현황 분석, 이슈 발굴, HR 애널리틱스 수행, 사내 컨설팅 및 조직 변화관리 등과 같은 일련의 활동을 수반하게 된다. 이는 HR 기능의 분화와 함께 전문화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성과 창출 기능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서는 분석력과 디지털 역량을 함양해서 HR 역량 갭을 효과적으로 극복해야만 한다. 그리고 성과향상 기능은 종업원에 대한 서비스 기능과는 분리되지만, 동시에 HR 디지털 전환을 통해 조직의 여타 비즈니스 기능(e.g., 재무, 회계, 마케팅 등)과 디지털 시스템의 통합을 이루며, 비약적인 성과향상의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그러나 HR 애널리틱스를 통한 성과 창출은 경영이론을 학습하고, 경영현장을 경험하며, 복잡한 통계분석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없다. 이는 HR 애널리틱스의 확산을 가져오는 사회적 변화가 단순히 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 기술, 그리고 사회 시스템의 공진화를 통해 나타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에 대한 이해, 기술적 숙련, 사회 시스템에 대한 통찰이 함께 어우러져야 사람과 기술, 그리고 조직의 시스템을 HR 애널리틱스라는 형태로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다. 즉, 언급했던 세 주체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형성하는 방식은 한 조직이 다른 조직에 비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근간이 될 것이다."사람, 기술, 사회 시스템의 관계를 이해하는 방식은한 조직이 다른 조직과 비교해서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기반이 마련되는 근간이 될 것이다."그러나 이를 단순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보는 순간 이미 성공적인 HR 애널리틱스는 요원해진다. 물론 종업원 만족도 조사를 몇 달에 걸쳐 한 번씩 하는 지루한 작업을 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그래픽화하는 일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특정 직위에 적당하다고(?) 여겨지는 후보자를 척척 추천해주는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인적자원관리에 관련된 어떠한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그것을 ‘왜?’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동기와 정당성 확립이 없이는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왜?’에 대한 이론적, 맥락적, 실무적 정당성 확립에 가장 특화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HR 연구자들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조직의 상황과 맥락, 비즈니스 현안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조직을 구성하는 실무자들이다. "HR 연구자들과 실무자들 사이의 협업은 과거 학자와 장인의 협업을 추구한 ‘실학정신’은 물론 현재 우리 사회의 키워드인 ‘융합’과도 일맥상통한다."따라서 연구자와 실무자의 협업은 기존 HR 연구의 성과, 최근의 기술적 발전, 그리고 조직 내 실무적 이슈의 효과적 통합을 가져올 수 있다. 사실 이는 과거 학자와 장인의 협업을 추구한 우리 조상의 ‘실학정신’은 물론 현재 우리 사회를 온통 뒤덮고 있는 ‘융합’과도 일맥상통한다. 학계와 산업계의 효과적인 협업, 이것은 바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서 성공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HR 애널리틱스의 나침반이 될 것이다.양재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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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교수] 역량모델링#1
역량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이 역량모델링이다. 역량모델링은 여러 단계로 구성된다. 조직의 상황과 역량모델링의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른 절차를 거치기도 하지만, 역량모델링의 일반적인 절차는 기획 단계를 거쳐 행동을 수집하고 초안을 구성하여 이를 타당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 걸쳐서는 역량모델링이 어떤 단계를 거쳐 수행되는지 그리고 단계별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무엇인지를 다루고자 한다.역량을 활용하려면 역량을 규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역량모델링은 역량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역량모델링이라는 프로세스를 거쳐 도출되는 결과물이 역량모델이다. 역량모델링은 여러 단계로 구성되는데, 역량모델링을 수행하는 조직의 환경이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새롭게 역량모델을 개발하거나 혹은 기존 모델을 보완하는지에 따라서도 그 절차는 차이를 나타낸다. 전문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역량모델링 프로세스를 다루고자 한다.---"조직의 상황과 역량모델링의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다른 절차를 거치기도 하지만, 역량모델링은 기획 단계를 거쳐 행동을 수집하고 초안을 구성하여 이를 타당화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역량모델링의 단계관련 주제를 다룬 연구자들의 주장과 실제 여러 조직에서 역량모델링을 위해 밟고 있는 단계를 종합하면 크게 6단계로 역량모델링의 단계를 구분해 볼 수 있다. 이 여섯 단계는 역량모델링 목적과 구조설정, 역량모델링 대상자 집단 선별, 모델 개발을 위한 자료수집, 잠정적 역량모델 개발, 잠정적 모델 타당성 검증, 역량모델 최종안 확정 등이다. 이 여섯 단계 중 이번 호에서는 앞의 세 단계를 다룬다. 크게 보면 목적을 설정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프로세스와 초안을 구성하고 검토하여 최종안을 도출하는 프로세스로 나뉜다. 따라서 역량모델링의 목적을 설정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인 첫 세 단계를 다루고자 한다.Step#1. 역량모델링 목적과 구조 설정이 단계에서는 ‘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역량을 도출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한 개인의 역량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는지 평가하거나 교육훈련에 활용하기 위해 역량모델을 개발한다. 교육이나 평가 외에도 조직에 따라 역량모델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를 첫 번째 단계에서 결정한다. 역량모델링 대상이 누구인지도 결정하며, 모든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할지, 특정한 직급/직책/직무를 대상으로 할지도 결정한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대상과 더불어 모델링하는 역량의 종류도 결정해야 한다. 공통, 리더십, 직무 등의 역량에서 무엇을 다룰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이처럼 역량모델 활용 용도와 구조를 결정하는 첫 번째 단계는 일종의 기획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단계가 마무리되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람과 이를 관리하는 사람은 ‘역량모델링 프로젝트 계획안’을 갖게 된다. 역량모델링의 방향이 설정되는 것이다.Step#2. 역량모델링 대상자 집단 선별두 번째 단계는 자료수집을 위한 대상자 선별 단계이다. 이전 호에서 언급하였듯이 HRD 분야에서 말하는 역량은 주로 고성과자의 행동특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성과자를 확인하고 이들을 선별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고성과자를 확인하려면 먼저 누가 성과를 많이 내고 있는지 결정하는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자동차영업사원의 경우라면 판매실적이 될 수 있다. 보험영업지점장이라면 월별 영업실적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객관적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면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인사업무 수행자 중에서 고성과자는 경영진, 상/하위직급자, 동료 등의 평판을 고성과자 선별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성과자들을 선별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실제 역량모델링을 수행하다 보면 고성과자들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업무일정이나 부서 간 미비한 협조 체계 때문인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긍정적이고 수준이 높은 행동을 모델링하려고 하는데, 그러한 특징을 지닌 개인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활용하기 용이하고 타당한 역량모델을 개발하려면 적절한 대상자 집단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역량모델링 대상자 집단 선별단계를 거치면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는 사람들의 명단이 확보된다. 자료수집의 대상이 확인되는 것이다.Step#3. 역량모델 개발을 위한 자료수집역량모델링의 세 번째 단계는 모델개발을 위한 자료수집 단계이다. 자료를 수집한다는 말의 목적어는 ‘행동’이다. 즉, 이 단계에서는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동이 수집된다. 자료 수집을 위해서는 조직 내부나 외부의 역량모델 관련 자료수집, 공개된 역량사전을 이용하는 방법, BEI, FGI 등의 방법이 활용된다. 특히 이 중에서도 고성과자들의 구체적인 행동특성을 직접 수집하기 위해 많이 쓰이는 방법은 BEI나 FGI이다.BEI(behavioral event interview)는 행동사건면접으로도 불린다. 선별된 우수한 성과자들을 대상으로 1:1의 인터뷰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방법이다. 궁극적으로 BEI에서 수집하고자 하는 정보는 행동이다. 업무에서 성공한 사례를 떠올리게 하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였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BEI는 진행된다. ‘업무 중에서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무엇입니까?’, ‘당시의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였으며 어떠한 결과를 얻으셨습니까?’ 등의 질문이 활용될 수 있다. 대체로 인터뷰 과정은 녹음되며 이후 자료정리 과정을 거쳐 특징적 행동이 도출된다.FGI(focus group interview)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다. 참여 대상자들을 집단으로 구성하여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특히 역량모델의 대략적 틀을 구성하는데 FGI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FGI는 상호작용을 고려하여 주로 5명-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개인별로 특징적 행동을 기록하게 하고 이를 다른 참여자들과 공유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공유의 과정에서 비슷한 행동들끼리 유목화하고 각 묶음을 대표할 수 있는 명칭을 부여한다. 간단히 말하면 특정 대상의 개인들이 업무에서 발휘하는 긍정적 행동을 수집하여 비슷한 것끼리 묶고 이름을 붙여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후 다른 자료 수집방법에서 수집된 정보들과 통합하여 잠정적 역량모델을 구성하지만 FGI의 결과는 역량모델의 가장 근원적 틀을 제공한다."역량모델링의 핵심은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행동 수집에 있다.수집된 행동은 잠정적 역량모델의 초안을 구성하며 타당화 작업을 거쳐 최종 역량모델이 된다."여기까지 역량모델링의 몇 가지 자료 수집 방법을 설명하였으나 핵심은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행동 수집에 있다. 수집된 행동은 잠정적 역량모델의 초안을 구성하며 타당화 작업을 거쳐 최종 역량모델이 된다. 다음 호에서는 이러한 초안구성 및 타당화 과정을 다루고자 한다.박용호 교수인천대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삼성생명에서 HRD를 경험했고, 고려대에서 학사·석사,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HRD 박사를 취득했다. 인천대 취업경력개발원장, 한국인력개발학회 학술대회위원장, 한국기업교육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경력개발이 주된 관심사이고, 역량에 관한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