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훈 교수] 선택이 아닌 필수,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미래
2000년대 들어 대학생들은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우수한 학점과 더불어 유창한 영어 실력과 인턴 경험 등을 꼽아 왔다. 팬데믹으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런 기본 조건을 갖추더라도 원하는 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됐다. 이제는 기본 조건 이외에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추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가 이미 왔다. 한참 양보하더라도 그런 시대가 곧 올 것이라는 데에 이견을 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모든 직종이 데이터 분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 실력이 기본이 된 것도 모든 직종이 영어를 잘해야 되어서는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영어 실력은 글로벌 시대를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받아들였던 것이었다.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데이터 분석 경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소위 비슷한 스펙을 가진 지원자들 중 데이터 분석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발견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기업에 비즈니스 애널리틱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Amazon.com)이 초기 관련 도서를 추천해 주기 시작한 1990년대 말에는 추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추천 시스템을 쓰지 않는 대형 온라인 소매상이나 시장(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찾아보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다. 가령 옷을 사기 위해 온라인 소매상을 방문하여 바지 하나를 선택하면 함께 입을 수 있는 셔츠나 재킷 등을 추천하기도 하고, 비슷하지만 다른 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추천 시스템은 판매 및 마케팅 영역에서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예측 애널리틱스(predictive analytics)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마케팅과 더불어 애널리틱스의 뿌리가 깊은 영역은 바로 기업의 운영(operations) 부분이다. 기업의 생산계획, 재고관리 및 공급망 네트워크 디자인까지 처방 애널리틱스(prescriptive analytics)가 반세기 넘게 사용되고 있다.---인적자원 애널리틱스(HR Analytics)의 성장가까운 미래에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영역이 기업의 운영과 마케팅 이외에 인사, 재무 및 회계 등 다른 분야로 확장될 것이다. 이 중 재무나 회계의 경우 이미 자료를 기반으로 한 업무 성격으로 인하여 현금 흐름 및 수익 예측 또는 분식회계 감지 및 예측 등의 분야에 애널리틱스가 어느 정도 사용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사관리 영역으로 넘어가면 아직 그 쓰임새가 묘사 애널리틱스(descriptive analytics)의 제한적 적용에 멈추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령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자료를 통하여 입사하는 직원들의 배경을 분석할 수 있다. 또는, 기업을 자발적으로 떠나는 직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직하는 직원들의 특징을 파악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체계적인 연봉 책정을 위하여 직원들의 성과 자료를 분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채용과 퇴직 및 연봉 관리에만 애널리틱스를 국한시킬 필요는 없다. 입사하여 거치게 되는 적응의 단계부터 승진에 따른 업무나 성과 기준의 변화, 학습과 자기계발 기회, 커리어관리, 이직에 따른 인계 과정 등 직원이 거쳐야 하는 모든 단계에 걸쳐서 애널리틱스가 적용될 수 있다."비즈니스 애널리틱스는 기업에 합류해서 거치는적응 단계부터 승진에 따른 업무나 성과 기준의 변화,학습과 자기계발 기회, 커리어관리, 이직에 따른 인계 과정 등직원이 거쳐야 하는 모든 단계에 적용될 수 있다."나아가서 묘사 애널리틱스에서 벗어나 예측이나 처방 애널리틱스로의 확장이 필요하다. 가령 이직할 직원들을 예측하여 그들의 문제를 사전에 해결해 주는 등의 예측 애널리틱스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직원이 이직할 때 그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파악하여 핵심인재의 이탈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채용계획을 세울 때에는 기업 운영관리에서 사용하는 최적화 기법의 응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최적화 권위자인 MIT의 Bertsimas 교수가 교신 저자로 참여한 2019년 「European Journal of Operational Research」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인적자원 계획에서 최적화 기법이 사용되는 것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해당 논문에 실린 컨설팅 회사를 위한 인적자원 계획 관련 최적화 모델도 이론적으로 특별하다기보다는 해당 모델을 인적자원 계획에 사용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어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의 경우 전 세계에 걸친 오피스에 필요한 재능을 가진 지원자를 정규직이나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이를 처방 애널리틱스를 통하여 해결하는 컨설팅 기업을 현재는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적자원 계획에 처방 애널리틱스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다.적절한 질문(right question)을 하는 것이 데이터 분석 능력보다 더 중요해진다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측면에서 앞서 가려는 기업들은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관련 교육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때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애널리틱스를 기술적 관점에서만 배우는 것은 반쪽만 배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교육을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여러 가지 기법을 배우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정말 중요한 역량은 데이터의 힘을 빌어 어떤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아는 것이다."비즈니스 애널리틱스를 추진하는 데 있어정말 중요한 역량은 데이터의 힘을 빌어경영환경에 발생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인터넷이 상업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초에는 인터넷상에 있는 한정된 정보를 어떻게 하면 잘 찾아낼 수 있는지가 중요했다. 이때에는 교육 방송에서 인터넷 검색 능력을 가지고 경쟁을 하는 퀴즈 쇼가 있을 정도였다. 1990년대에 검색 시장을 선도한 야후는 범주 또는 디렉토리 기반 검색 서비스를 제공했었다. 이는 사용자가 어느 디렉토리에 가면 어떤 정보를 찾을 수 있는지 아는 능력이 매우 중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키워드 검색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검색 능력이라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어졌다. 이와 유사하게 이미 코딩을 할 필요 없이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나 플랫폼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기술적 지식보다 관련 도메인 지식을 활용하여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기업의 전략적 의사 결정은 때로 방향이 없는(directionless) 분석에서 나오게 된다기업의 전략적 의사 결정은 보통 특정 문제해결 방법을 지시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온라인 소매업을 하는 기업의 CEO가 이익 극대화를 위해 프로모션 축소를 고려 중이라고 가정하자. CEO는 데이터 분석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프로모션 축소로 인해 이익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인지 파악해보라고 지시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일방적인 지시에 의한 의사 결정은 이익 극대화를 위한 다른 방법들을 놓칠 수 있게 된다. 가령 프로모션을 줄이지 않고 적절한 대상을 찾아서 알맞은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이익을 더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가능한 옵션을 미리 차단해 버리는 오류가 top-down에서는 발생하기 쉽다. 나아가서 이런 지시를 받는 문제들은 직원들이 평소에 궁금해 하던 문제들이 아닐 수도 있다. 3M 직원들이 업무 시간의 15%를 자신이 좋아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쓸 수 있었던 것처럼 직원들이 자신이 궁금해하는 문제들을 스스로 정의하고 애널리틱스를 통하여 전략적 시사점을 찾아낼 수 있다. 이런 기회를 줄 수 있는 기업들은 가까운 미래에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열매를 더 풍성하게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는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에서‘인적자원 애널리틱스(HR analytics)’, ‘적절한 질문(Right question)’,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한 ‘방향 없는(Directionless) 전략적 분석’은매우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월간HRD』의 앞 글자처럼 인적자원 애널리틱스(HR analytics)의 발전, 적절한 질문(Right question)의 중요성, 그리고 방향이 없는(Directionless) 전략적 분석이 미래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특징이 될 것으로 감히 예상해 본다.김기훈 교수카이스트와 스탠포드 대학에서 경영과학을 전공하고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플랫폼 경쟁 및 성장 전략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수행하고 있으며 경영학 최상위 저널인 Management Science와 POM 등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다수의 연구상을 수상하였으며, 오퍼레이션즈 관리와 데이터 애널리틱스 강의는 여러 해에 걸쳐 MBA 우수 강의에 선정된 바 있다. 수년 전부터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와 오퍼레이션즈 애널리틱스 강의를 개설하여 학부와 대학원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
[김병전 대표] 몰입을 방해하는 주의력 도둑 잡기
여러분은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쉬운가? 아니면 어려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은 약간의 연습만으로도 손쉽게 할 수 있다. 주의를 현재로 가져오는 간단한 마음챙김 훈련으로 가능하다.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마음챙김 훈련을 하면 뇌 구조가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또한, 마음챙김은 개인의 잠재력과 즐거움을 확장시켜준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 것보다 아래 마음챙김 연습을 직접 해보는 것이 주의를 집중하는 효과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이다. 한번 따라서 직접 경험해보길 추천한다.“편안한 자세로 허리는 펴고 가슴은 활짝 열어준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는 심호흡을 세 번 해본다. 숨을 쉴 때마다 몸이 팽창하고 수축되는 것을 바라본다. 편안하게 존재하면서 호흡하는 이 순간을 바라본다. 30초 동안, 호흡하는 이 몸을 바라본다.”마음챙김 vs. 마음놓침직장인들은 최소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회사에서 보낸다. 오프라인 근무일 경우에는 출퇴근 시간과 야근, 회식 자리까지 포함하면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노동에 써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열에 아홉은 이러한 수고를 견디고 반복해야 하며, 의무를 저버리면 빈곤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일을 하는 절대적인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가’이다. 최근 한 연구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깨어있는 시간의 47%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생각을 한다고 한다. 딴생각은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빠져들게 된다. 실제 우리는 일상의 삶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해지는 경험을 많이 한다. 몸은 회사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경험, 인터넷이나 SNS 세상을 누비다가 정신을 차리고 돌아오면 시간이 한참 지난 것을 알게 된 경험 등이다. 주의력 도둑은 수시로 찾아와서 아주 은밀하게 주의를 빼앗아 간다. 주의를 빼앗긴 삶은 수동적이고 무의식적인 삶이다.---이렇게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살고 있다면 ‘마음놓침(Mindlessness)’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반대로 의식적이고 선택적으로 살고 있다면 ‘마음챙김(Mindfulness)’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현재에 몰입할 수 있는 삶의 자질을 계발해 준다.지난 수십 년 동안 현대인들의 업무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업무 하나하나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른바 멀티태스킹이 대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전화, 문자, 이메일, 걸핏하면 열리는 이런저런 회의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업무에 몰입하기 매우 어렵다. 뇌의 과부하를 부르는 정보의 홍수와 극도로 산만한 환경 아래에서 일하고 있다. 『1초의 여유가 8시간 멀티태스킹을 이긴다』의 저자 라스무스 호가드(Rasmus Hougaard)는 이런 현상을 ‘PAID’ 현실로 정의했다. 압박(Pressure), 상시연결(Always on), 정보 과부하(Information overload), 산만한(Distracted)의 앞 글자를 딴 개념이다. 현대 사회의 특징인 ‘PAID’가 집약된 상황 속에서 우리 삶은 피폐하게 소비(Paid)되고 있다."마음챙김 훈련으로 마음근육을 개발하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정신적 토대를 만들 수 있다."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당신은 딴 데 정신이 팔려 있을지 모른다. 벌써부터 다음에 해야 할 일들에 마음이 가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PAID’ 현실 때문에 주의를 조절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챙김 훈련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도록 우리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 주의를 집중하고 알아차리는 능력을 향상시켜서 의식의 날카로운 집중력과 명료성을 가질 수 있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근육이 개발되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정신적 토대가 될 수 있다. 업무 생산성은 물론 평온한 삶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1주일간 매일 한 번의 호흡에 온전히 집중해보라현재에 깨어서 하고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챙김 훈련은 의도적으로 현재의 순간에 자신의 주의가 머물 수 있게 하는 힘을 준다. 주의가 다른 곳으로 이탈되더라도 이를 알아차리고 부드럽고 친절하게 현재 하는 일로 다시 되돌아올 수 있는 탁월한 솔루션이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과 속에서 어떻게 하면 틈틈이, 그리고 꾸준히 마음챙김을 할 수 있을까? 1주일간 매일 한 번의 호흡에 온전히 집중해 보는 것을 실천할 수 있다면 당신에겐 현재에 머물 수 있는 힘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8주를 실천하면 뇌의 시냅스가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 마음챙김의 핵심은 습관으로 길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정기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습관은 우리 뇌가 마음챙김 상태로 더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직장에서 마음챙김 훈련을 하기 위해 따로 30분 정도의 시간을 내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챙김 훈련은 오래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원하는 시간만큼 짧게 해도 상관없다.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늘부터 당장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호흡을 온전히 알아차리는 습관을 들이자. 들이쉬는 호흡과 내쉬는 호흡을 처음부터 끝까지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면서 호흡하는 것이 전부다."눈을 지그시 감고 숨을 한번 깊게 들이쉬고,다시 숨을 길게 내쉬면서몸이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태어나 처음 숨을 쉬는 것처럼."마음챙김 알람으로 습관을 만들어라일상의 대부분은 자동조종 모드로 돌아간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업무에 익숙해지면 습관적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면 변화에 둔감해진다. 조그만 변수에도 당황하게 되고 주의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되는 대형 사고는 이렇듯 약해진 주의력 때문인 경우가 많다. 마음챙김은 느슨한 정신에 명약이 될 수 있다. 매일 경험하는 것을 새롭게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뇌를 깨워서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늘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살아가려면 마음에 알람을 설정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일정 시간이 되면 스마트폰에서 진동을 울리게 해 그 시간에 반복적으로 마음챙김하는 방법이 있다. 명상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핵심은 매일의 반복이다.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마음챙김 훈련을 할 수 있는 시기를 정해두도록 한다. 일례로 출근해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할 수도 있다. 휴식 시간이나 점심시간 전후도 좋다. 일정한 시간과 상황에서 나만의 마음챙김 루틴을 만들어 습관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니 한 호흡을 온전히 알아차리는 실습을 해보자.▶김병전 대표마음챙김 모바일 앱 ‘하루명상’ 개발자이자 무진어소시에이츠 대표. 국내외 유수의 회사에서 HR컨설팅 프랙티스 리더로 20여년 활동했다. 명상 컨설팅 개척, 기업 기반의 마음챙김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맞춤형 솔루션 등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 『이제 당신이 명상을 해야 할 때』, 함께 옮긴 책으로 『컴패션 경영』,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등이 있다.
-
[이관춘 교수] HRD와 철학: 현상학적 접근과 레고의 위기 극복
최대 장난감 기업 ‘토이저러스’가 52억 달러의 빚을 지고 파산한 것이다. 원인으로는 장난감 시장 전반에 불어 닥친 환경 변화가 있었다. 특히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 놀거리가 많아진 아이들이 장난감에서 멀어져 갔다. 하지만 똑같은 장난감 시장의 위기 속에서도 반전을 일으킨 기업이 있었다. 바로 덴마크의 블록 완구 제조업체 ‘레고’였다. 레고 역시 지난 1998년부터 2004년까지 파산 위기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레고는 위기 극복의 비결을 근본적인 인식론적 전환에서 찾았다. 경영진의 데이터와 시장 분석에 기초한 단선적이며 합리적인 문제해결 중심에서, 사용자 커뮤니티인 아이들과 그 부모들 세계에서의 장난감의 현상을 포착하는 것으로의 전환이었다. 최근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들이 어린이들의 관심을 빼앗고 있지만, 끊임없이 새롭게 출시되는 레고의 제품들을 보면 현상학에 기반한 인식론적 전환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기업 경영진의 주된 문제해결 방식은 단선적, 합리적이다.이런 해결법은 최적화와 효율화에 매우 용이하지만문화에 근간한 소비자 행동 변화에 대응하기는 어렵다."기업이 경영위기에 직면할 경우, 경영진이 문제해결을 위해 활용하는 주된 방식은 단선적이며 합리적인 문제해결법이 중심이 된다. 이런 방법은 경영진이 과거의 숱한 경험을 통해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또 어떻게 하면 가장 신속하게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지 알 수 있다고 판단할 때 활용된다. 논리적 분석을 통해 사업상 이익과 성장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근거와 데이터를 철저히 수집해서 거기에 연역적 논리와 구조화된 가설을 대입한다. 이런 해결법은 자원의 최적화, 제품 포트폴리오 간의 균형 유지, 생산성 향상, 단기에 수익이 많은 시장에 투자, 운영상의 복잡성 감소, 지출에 걸맞은 가치 등의 과제에 유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마두스베르그 & 라스무센, 2014). 이러한 방법을 레고의 경영진이 처음에 생각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자 경영 효율화를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인식도 함께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레고의 위기는 단지 생산성 극대화의 문제가 아니라 장난감과 관련된 어떤 문화적 변화란 인식이 싹텄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어린이들이 왜 브릭 장난감에서 관심이 점차 멀어지는지에 대한 인문과학적 이해의 필요성으로 연결되었다."기업은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면"Why?"를 중심으로 문화적 변화를 조명하며인문과학적으로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레고는 소비자인 어린이들의 삶의 상황 속에 들어가 장난감을 갖고 노는 그들의 행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데이터를 축적하여 그 연관성을 찾는 방법을 채택하였다. 이 방법의 주된 철학적 바탕을 제공하는 것이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현상학이다. 전통적인 데카르트적 인식론에서는 주체(어린이)와 객체(장난감)를 철저히 구분하는 이원론적 사유방식이 바탕을 이루었다. 아이의 의식(마음)을 마치 대상(장난감)과는 고립된 사물처럼 다루었다. 관심은 오로지 사물의 공통된 본질, 존재자(아이들, 장난감)의 본질에 있었다. 반면에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현상학에서 아이들과 장난감을 바라보는 시각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현상학의 슬로건대로 아무런 편견 없이 ‘사물 그 자체로’를 들여다보려고 한다. 전통적 인식론에서는 아이의 속성을 남성, 여성이란 생물학적 속성으로 구분한다. 그러나 아이의 양상인 남성성, 여성성이란 문화적 성은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현상학은 ‘남자답다’거나 ‘여성스럽다’는 경험은 어떤 상태이며,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 또 남자가 된다는 것 혹은 여자가 된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인지, 그리고 한 아이가 레고를 갖고 노는 그 ‘양상’이 무엇인지 등의 질문에 답해 줄 수 있다."현상학적 관점을 내재화하면특정한 편견 없이그 자체로 제품과 서비스를 들여다볼 수 있다."하이데거에 의하면 현존재로서 인간(어린이)은 타자(장난감)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안에-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체와 객체, 주관과 대상 간의 구분은 의미가 없으며 불필요한 것이다. 인간은 존재자와의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어린이는 장난감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장난감은 도구적 존재이며, 이를 통해 어린이는 자신의 욕구나 목적을 실현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며 그들과 함께 이 세계 속에 거주하는 실존적 존재인 것이다. 도구적 존재자(장난감)의 독특함은 항상 다른 것(아이들)과의 연관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데 있다. ‘현상’은 바로 장난감과 아이들과의 연관을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다. ‘해석’이란 장난감을 갖고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단지 놀이의 욕구 충족만이 아니라 그 놀이를 토대로 한 아이들의 심리상태 혹은 타자와의 경험 같은 더 높은 단계의 대상적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다면 위기에 처한 레고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은 아이들과 장난감이란 ‘존재자의 존재’, 그 관계를 밝히는 일이다.존재자의 존재를 위한 해석학적 현상학에서의 질문은 달라진다. 전통적 인식론의 질문은 사물의 본질을 묻는 ‘무엇(what?)’의 질문방식이었다. 즉 ‘아이들은 무슨 장난감을 좋아할까?’였다. 이런 질문에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은 어떤 것이다’ 식의 대답이 된다. 여기에는 좋은 장난감, 안 좋은 장난감이란 대비가 깔려 있으며 좋은 장난감이 바로 기업이 지향해야 할 장난감의 본질이란 사유방식이 포함된다. 이런 문제설정 방식은 그 방식대로 경영진의 사유방식을 제한하게 된다. 장난감의 주체인 아이들보다 대상인 장난감에 초점을 두게 된다. 아이들의 특성, 본질은 모두 동일하고 보편적이라는 인식이 전제된다. 따라서 아이들이 좋아할 장난감의 본질을 분석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반면에 해석학적 현상학은 도구적 존재로서의 레고 브릭 장난감이 아이들의 놀이 세계에서 어떤 쓰임새를 지니는지, 즉 장난감의 ‘세계 귀속성’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노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들의 레고 놀이를 사로잡고 있는 힘은 대체 어떤 것인가?’, ‘아이들의 놀이에서 레고는 어떤 쓰임새가 있는가?’, ‘놀이 속에는 어떤 것이 표현되거나 숨어 있는가?’ 등의 질문이 던져진다. 장난감의 보편적 속성이나 본질을 묻는 것이 아니라 도구적 존재인 장난감의 놀이에서의 쓰임새, 장난감에 대한 아이들의 현상학적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아이들’이라는 요소, 즉 ‘장난감을 이해하고 있는 아이’란 요소가 분석에서 이미 전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장난감의 본질은 아이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파악될 수 있기 때문이다."레고는 제품의 소비자인 아이들, 장난감의 쓰임새,놀이가 아이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초점을 두는현상학 기반 인식론적 전환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현상학적 인식론을 바탕으로 레고 경영진은 현상으로서의 놀이를 이해하는 연구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레고는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현상학에 기초한 5단계 탈출전략을 치밀하게 모색하게 된다. 그 결과 놀이가 아이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중대한 통찰에 도달하게 되고, 핵심 패턴을 도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패턴의 사업적 의미를 규정하게 되었다. 레고의 사례는 소비자, 제품에 대한 인식론적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김주수 리더] 스킬 중심 HR Rethinking
우리는 직무(Job)가 지배하는 세상에 산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직무라는 이름으로 잘게 나뉘고, 무슨 직무를 수행하느냐에 따라 구성원의 정체성이 정해진다. 맡은 직무에 따라 마주하는 업무환경은 제각각이며, 조직에서 불리는 호칭도 달라진다. 우수한 직원으로 인정받으려면 직무에서 기대되는 성과를 내야 한다. 맡은 직무가 다른 직무에 비해 특별히 어렵거나 중요하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기도 한다.직무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여전할 것이다. 다만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로 인해 업무가 새로워지고, 일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는 점은 직무 지상주의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일부 조직은 전통적인 직무 중심 인사에서 벗어나고 있다. 애자일 조직으로 전환했거나 프로젝트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기업은 일하는 방식 변화에 맞춰 일을 스킬 단위로 해체 및 재구성하는 데 힘쓴다. 실효적 업무 재정의, 인력배치, 성과평가, 보상 등을 위한 움직임이다.스킬 기반 HR의 부상 직무 중심 HR에서는 전통적으로 기능이나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직무를 구분한다. 일의 기능이나 절차가 유사하면 하나의 직무로 정의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직무로 구분하는 식이다. 직무 중심 HR은 시간이 흐르면서 역할을 가미한 인사관리 방식으로 변화했다. 어떤 직무를 담당하는지와 더불어 맡은 일이 가지는 역할의 크기, 즉 성과책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킬 기반 인재관리가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일하는 환경은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사람이 하나의 직무를 오랜 기간 꾸준히 담당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직무 영역을 넘나들며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러한 방식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하나의 직무에 국한된 스킬이 아닌 더욱 포괄적인 스킬 클러스터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급격한 경영환경 변화로 인해 기업은직무 중심 HR에서 벗어나 스킬 기반 업무 재정의, 인력운영, 보상 등에 집중하고 있다.그에 따라 포괄적 역량개발이 중요해지고 있다."---스킬 중심 인력운영 사례스킬 중심 인력운영 변화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구글은 변화무쌍한 업무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자 서비스, 기능, 지역 등이 복잡하게 얽힌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한다. 매트릭스 조직 안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구성원들은 수시로 뭉쳤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구글 직원들은 하나의 직무에 국한된 업무를 담당하기보다는 여러 서비스나 기능을 광범위하게 넘나든다. 구글은 직무체계를 기능(Function) 별로 분류하고 기능 안에 세부 클래스(Class)를 나눈다. 직원들은 클래스 중 하나를 담당하는데 실제로는 정해진 클래스 내에서만 직무가 부여되지는 않는다. 다양한 기능과 클래스를 넘나드는 횡단적 일을 묶어 직무를 자유롭게 생성하고 부여할 수 있다. 이런 운영방식을 통해 매트릭스 조직과 여러 프로젝트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기술 변화가 빠른 업무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한다.페이스북은 직군과 유사한 개념의 Fields of Work를 운영한다. 다만 운영방식에 있어 전통적인 직무관리와 차이를 보인다. 한 명의 직원에게 하나의 Field를 부여하는 방식이 아니라, 담당하는 역할이나 일의 성격에 따라 여러 개의 Field를 해시태그 달 수 있다. 정형화된 직무체계 안에서만 일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담당하는 일에 맞춰 다양한 업무 영역을 태깅(Tagging)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People Analytics Manager를 맡는다면 #Data&Analytics, #People&Recruiting, #Research 3개의 태그를 붙인다. 실제 직원들이 담당하는 Field가 교차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방식이다. 스킬 중심 보상(Pay for skill)스킬 중심 인력운영의 부상은 지금까지의 HR 전략을 되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앞으로 펼쳐질 일의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급선무이며 기술 변화와 스킬셋(Skill-set) 파악에 주력해야 한다. 다음으로 미래에 요구되는 스킬과 현재 구성원이 지닌 스킬 사이의 격차(Skill Gap)를 파악하고 이를 줄이는데 힘써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이 집중하는 리스킬링(Re-Skilling)과 업스킬링(Up-Skilling)도 스킬캡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스킬갭을 메우는 데 있어 직원의 역량을 재편하고 향상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필요한 스킬을 지난 인재를 외부에서 확보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된 IT 개발자 몸값전쟁도 스킬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경영환경 동향이 반영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명확한 전략 없이 무분별한 퍼주기식 접근은 곤란하다. 전체적인 인사 방향성을 흩뜨리고 직원 간의 형평성을 해친다. 스킬 중심으로 인사 인프라를 정비하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인사전략과 연계된 보상정책을 가다듬는 작업이 필요하다. IBM의 경우 수요가 있는 스킬에 높은 급여를 지급하는 보상정책을 펼친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스킬과 필요하지 않은 스킬이 무엇인지를 구분하고 이를 보상과 연계한다. 필요하지 않은 스킬을 가진 직원의 급여는 인상하지 않는다. 쇠퇴하고 있는 스킬을 보유한 인력에게는 떠오르고 있는 스킬을 갖추도록 권유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회사가 부담하며 과거의 기술에 머물러 있는 인력의 리스킬링을 유도한다. 미래에 필요한 스킬을 보상과 교육훈련에 연계해서 구성원과 기업의 경쟁력을 모두 강화하려는 전략이다.한국경제에서 소개된 바에 따르면 LG CNS는 직원들의 연봉 인상률을 산정할 때 기술역량 레벨을 반영한다. 기술인증시험, 산업역량, 공통역량 등을 종합해 최저 1 레벨부터 최고 5 레벨까지 책정한다. 연봉 인상률은 직급과 무관하며 기술역량 레벨에 따라 달라진다. 1년 차 직원도 연봉이 10% 이상 오를 수 있는 반면, 25년 차 부장의 연봉은 동결될 수 있다. 기업의 유일한 자산은 기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우리는 직무 중심 HR을 지향했고, 성과를 내는 인력에게 보다 높은 보상을 한다는 원칙을 중시했다. 이런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업무와 일하는 방식은 지금까지 볼 수 없던 다양한 형태가 될 것이다. 새로운 일은 기존에 주목받지 못한 스킬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며, 새로운 업무 방식은 다양한 스킬이 융합된 역량을 발휘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이제는 시장에서 떠오르는 스킬 확보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상황이다. 그러니 직무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스킬 기반 HR을 고민할 때다.
-
[유평준 교수] 왜 전략적 HRD인가?
코로나19(COVID-19)는 지난 2년간 국가, 인종, 지역, 직종 등 경계를 가리지 않고 정치, 경제, 경영, 사회, 문화, 교육 등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우리의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었으며, 우리가 의식주 등에 재화를 소비하는 방식과 소비 패턴에 이어,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전환의 시기에 HRD 전문가의 ‘전략적 HRD’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부정형의 환경(VUCA)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자신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대처 방안을 스스로 마련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전략적 HRD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HRD 전문가는 각 조직 및 기관 구성원들의 R&R(Role & Responsibility)이 조직의 성과와 연계될 수 있도록 학습 체제, 학습 경험, 교육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 이는 구성원들이 정치, 경제, 경영,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종합적 모니터링을 통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통찰력 있게 현업과 관련한 발전 방향을 모색함으로써 개인과 조직을 위한 전략을 거시적, 미시적으로 연계하여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함을 의미한다. "HRD 전문가들은 현재와 미래의 모니터링을 통해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인재육성과 연계된 조직문화 및 리더십 이슈를 파악해서조직변화를 선도하는 체인지 에이전트 역할을 해내야 한다."---또한, 이 시기에는 조직 내 인재양성이라는 HRD 전문가 고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의 전략, 조직의 문화, 조직의 리더십 이슈 등을 아우르며 전 방위적으로 인재양성 이슈와 연계하여 활동하는 HRD 전문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즉, 어려운 시기일수록, 변화의 시기일수록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는 HRD 전문가는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HRD 전문가는 변화의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로서 어떤 구성원보다도 신속하게 신뢰도가 높은 중요한 정보와 자원을 찾아 비즈니스 트렌드 및 변화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 학습한 정보와 지식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통해 조직의 성과와 연계한 HRD에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여, 최적의 HRD 전략을 수립 및 실행하고, 조직 내 지속가능한 HRD 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팬데믹 상황에서 최근 2년간 HRD 분야의 가장 큰 변화는 각종 교육기관과 조직에서 여러 테크놀로지와 미디어를 활용한 오프라인 및 온라인 교육을 전면 도입한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넛지(nudge) 역할을 하여 Malcolm Gladwell이 언급한 티핑포인트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이 변화의 양상을 전략적 HRD 관점에서 모니터링하고, 조직의 성과 및 전략적 HRD와 연계되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HRD의 여전한 이슈는여러 테크놀로지를 활용한온라인 교육의 효과 증진이다."Zoom 등을 활용한 각종 실시간 온라인 교육, 마이크로러닝, 적응적 학습, LMS 및 러닝플랫폼, 블렌디드(하이브리드)러닝, 인공지능을 활용한 챗봇 및 학습 관련 빅데이터 분석, 메타버스 등의 교육적 활용을 위한 시도가 조직의 성과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또는 인재의 역량개발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 주도면밀하게 비판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테크놀로지를 교육에 도입할 때마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져 왔던 교육방법을 그대로 온라인(버추얼) 공간으로 옮겨서 실행하는 과거의 시행착오를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업무와 밀착된 교육 내용과 학습 경험이 설계되어 진행되고 있는지, 교육방법이라는 수단이 교육의 목적을 전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등에 대한 자가점검이 필요한 것이다.최근 메타버스와 관련한 교육적 시도를 일례로 들면, 메타버스에서의 학습 경험이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 있다면 어떤 의미가 있는지, 현실세계와 버추얼 세계를 이어주는 실질적인 경험의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지, 실재감이 유의미한 형태로 존재하는지, 그 안에서 유의미한 학습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습 경험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오프라인 학습 공간과 유사한 학습 환경을 버추얼 공간에 구성하는 것 외에 창의적인 대안은 없는 것인지, 메타버스라는 버추얼 공간의 가능성과 한계가 HRD와 어떻게 연계되는지 등에 대한 HRD 담당자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판단과 예측이 필요한 것이다.메타버스가 2000년대 초반 세컨드라이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 Zoom 등의 실시간 의사소통 도구가 1990년대 중반 PictureTel이라는 비디오 컨퍼런싱 시스템과 비교해서 편의성과 통신 속도 등에서의 변화가 있을 뿐 기본 기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인공지능을 활용한 학습시스템(ITS)에 대한 연구 및 적응적 학습에 대한 연구가 이미 30년-40년 전부터 이뤄져 왔다는 점, 온라인 교육이 1990년 중반부터 이미 실시되어 왔다는 점, 마이크로러닝에 대한 논의가 이미 2000년도부터 ATD에서 회자되어 왔다는 점, LMS가 20여년 동안 이미 효율적으로 설계되어 현장에서 잘 활용되어 왔던 시스템이라는 점, 블렌디드러닝,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전혀 새로운 공간, 새로운 상호작용, 새로운 방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육계 종사자들이 마치 새로운 것으로 인식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오프라인 교육에 익숙한 교육 종사자들이 비대면 문화에서 반강제적半强制的으로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교육을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일어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HRD 전문가라면, 팬데믹이라는 변수에 당황하지 않고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는 의미다.언급한 사례들은 HRD 전문가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 실시간-비실시간, 형식-비형식, 온라인-오프라인, 개별화-협력학습 등 각종 교육방법에 대한 통합적 이해와 교육-조직개발-경력개발 등 HRD의 여러 영역을 관통하는 밸런스를 갖춘 HRD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HRD 전문가의 전문성 수준에 따라 전략적 HRD를 실행하는 인터벤션의 내용과 수준이 달라지며, 이는 바로 조직 구성원의 경험 수준과 연결된다. 즉, HRD 전문성을 토대로 한 HRD 전문가의 예리하고 날카로운 분석과 통찰력 있는 전략적 HRD의 실행 내용이 조직 구성원들의 자기성장 및 조직 성과의 질과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다.한편,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가속화됨에 따라 효과적·효율적·매력적인 HRD의 전략·방법·형식이 확장되어 갈 것이다. 진정한 적시형·지능형·적응적 HRD 체제 구축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게 되는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함께 적시형·지능형·적응적 HRD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차츰 구현되어 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상의 세 가지 방향은 향후 전략적 HRD를 위한 의사 결정에 중요한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다. HRD 전문가는 현재 조직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여러 다양한 시도가 적시형·지능형·적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그 결과를 전략적 HRD 실행 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HRD 전문가들은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빠른 발달에 따라역량개발을 위한 활동이 적시형·지능형·적응적으로잘 이뤄지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검토하고,그 결과를 전략적 HRD 실행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결론적으로 팬데믹 이후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는 HRD 전문가가 구상하는 전략적 HRD의 질과 수준에 달려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지금은 HRD 전문가들의 비판적 사고력, 혜안과 의사 결정 능력을 토대로 한 전략적 사고를 통해 HRD를 새롭게 재구성하고 reset하여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은 HRD 전문가의 핵심 역할과 역량의 재구성이다. HRD 전문가는 HRD 분야 및 정치, 경제, 경영, 사회, 문화, 교육 등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폭과 깊이를 비롯해 철학과 심리 등이 어우러진 전문성과 경륜을 각 조직 및 기관의 전략적 HRD를 위해 최적화하여 행동에 옮길 필요가 있다.유평준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교육공학과 학과장, 동同 대학교 인적자원개발대학원 리더십교육전공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리나라 HRD의 재구성과 교육 혁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한 최적화 방안을 모색 중이다.
-
[이복희 교수] 평생교육과 ESG 도입과 실천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새로운 시스템과 사고를 필요로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제 과거의 패러다임과 기술로는 대응 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BTS’나 ‘오징어게임’처럼 우리나라 말로 된 노래와 콘텐츠가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통해 같은 시간대에 전 세계인들에게 소비되고 큰 공감과 호응을 얻는다는 사실이 단적인 예이다. 이런 환경에서 교육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우리 역시 변화하는 세상의 패러다임과 사회적 요구를 읽어내고 이를 교육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기업교육 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HRD 실무자들은변화하는 세상의 패러다임과 사회적 요구를 읽고,이를 적용하기 위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비대면을 통한 콘텐츠 소비에서도 한 단계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보았던 상상과도 같은 메타버스 기반 가상현실 세계에서의 학습경험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우리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하면서 나의 이야기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가 공유되고, 그에 공감하면서 형식적 교육뿐만 아니라 무형식 학습에서의 배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즐거움도 느끼고 있다.이러한 사회 패러다임 변화와 요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평생학습이 더욱 중요하고, 조직은 변화를 반영하는 교육을 시행하는 등의 다양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사회 패러다임 적응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기후와 환경변화’라는 자원순환 활동을 공동의 목표로 정립해 기후변화라는 거대 한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과거의 패러다임과 기술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일수록평생에 걸친 역량개발이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또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HRD는 ESG 경영을 각별히 주시해야 한다."그런 측면에서 최근 들어 국내외 기업에 서 CEO를 중심으로 각별하게 추진하고 있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과 지방자치단체의 ESG 학습문화 조성 사례를 볼 수 있다. ESG 경영이란 기업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친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경영방식을 추구한다는 개념이다. 많은 기업이 친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고, ESG 경영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경기도 하남시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평생교육에 ESG 개념을 도입했다. 하남시 평생교육 ESG의 한 예를 들면 마을주민과 함께 최근 비대면 소비 등으로 급증한 재활용 폐기물의 올바른 분리배출을 홍보하기 위해 ‘같이 가치, 한 번 더 재활용’ 자원순환 활동 등의 캠페인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일상 속 친환경 의식의 확산을 위한 프로젝트 수행과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이렇듯 급변하는 패러다임과 환경위기에의 대응을 위해 이제 HRD 실무자들에겐 기업교육 부문에 ‘ESG’ 개념을 도입해 안착시키는 역량 발휘가 필요하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문제나 사회문제 개선에 함께 동참하고 노력하는 기업을 힘껏 지지하고 큰 박수를 보내리라 생각하기 때 문이다.이복희 교수백석대학교 평생교육·HRD전공 지도교수. 백석대학교 평생교육·HRD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성인교육, 과정개발, 교수법 등의 연구와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평생교육프로그램개발론』, 『NCS기반 교수법』, 『실전명강의 교수법』 등을 비롯해 다수의 저서가 있다.
-
[송세련 교수] 존 제라드 러기가 꿈꾼 인권경영
"기업과 자유 시장 콤비는 고도의 발전과 풍요를 가져온 반면소득 불평등과 함께 환경 파괴, 공해, 인권침해는 물론부정부패가 문제로 남아있고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점점 큰 화두가 되고 있다. "12세 파키스탄 소년이 어느 헛간에 쭈그리고 앉아 시급 750원을 위해 나이키 축구공을 바느질하고 있는 모습이 1996년 라이프잡지에 실려 다국적 기업 공급망의 민낯이 드러나는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과 하청기업 간의 갑질에 해당하는 사례쯤 될 것이다. 기업과 자유시장 콤비는 고도의 발전과 풍요를 가져온 반면 소득 불평등과 함께 환경 파괴, 공해, 인권침해와 부정부패가 문제로 남아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점점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권경영이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1,000여 개 공공기관에서는 벌써 4년째 인권경영 평가를 받고 있고 법무부에서는 민간기업 확산을 위해 길라잡이 책자를 발간 예정이며 곧 법제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유난스러운 것도 아니다. 유엔이 채택한 기업과 인권에 관한 이행원칙(2011년)이 국제적 규범으로 굳게 자리 잡아 오늘날 우리나라도 발을 맞추는 것이다.2005년 유엔 기업과 인권 특별 대표로서 선임된 존 러기 하버드대 교수는 기업이 인권을 존중하는 기업 경영을 해야 한다는 평이하고도 기본적인 생각을 구상했다. 이를 위한 규범은 국경의 제약을 받는 국내법과 강제력 취약한 국제법을 넘어서야 하고, 규제와 자율이 적절히 조화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이해관계자 참여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는 인권에 대한 ‘국가의 보호, 기업의 존중, 그리고 침해피해자의 구제’라는 지극히 당연하고 평이하게 들리는 틀과 실행을 위한 이행원칙으로 귀결되었다. "기업과 인권을 이행하는 원칙은인권실사라는 방법론이 요체이다.인권 실태 파악과 개선 활동을 소통, 공시해서인권 존중 공감대와 인권 감수성을 높이자는 것이다."그렇게 탄생된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은 인권실사라는 방법론이 요체이다.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인권 실태를 파악하여 개선 활동을 하며 그 내용을 소통, 공시하여 결국 인권 존중의 공감대와 인권 감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초기의 평가는 대체로 너무 약하다는 것이었다. “의도는 좋지만, 과연 기업이 인권경영 규범을 만든다고 해서 착해질까?”라고 회의적이었고 경제 선진국에서 기업에 대한 비재무적인 규제에 소극적일 것이고 걱정했다. 러기 교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 노동기구, OECD, 월드뱅크 등 국제기구를 파트너로 만들고 글로벌 컴팩트를 설립하였으며 기업 변호사와 투자가를 설득하였다.그 결과 10년 후 기업과 인권은 널리 인정된 국제규범으로서 활발한 법제화 동향과 함께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낸 드문 글로벌 거버넌스 성공사례가 되었다. 프랑스의 기업감시법, 독일의 공급망실사법 외 여러 실사의무화법과 공시기준규정이 통과되고 유럽연합에서도 인권실사 의무화법을 제정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최대의 투자가들이 비재무적 책임을 강조하자 펜데믹과 기후변화 추이와 맞물려 ESG가 거세게 불타오르고 있는데, 그 방법론도 대체로 실사로 수렴되고 있으니 이는 직간접적으로 존 러기의 지대한 공로라고 볼 수 있다.인권경영 규범의 창조자이기도 하지만 원래 러기교수는 다자주의와 국제기구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는 국제정치학의 대학자이다. 그가 얘기하는 이해 관계자의 참여나 다자주의는 국제정치학이든 인권경영이든 문제 해결의 근본은 관련된 사람들의 참여, 공조 및 공감대라는 생각에서 맥을 같이한다."기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해결하는 과정에 있어 근본은이해관계자들의 참여, 공조, 공감대이다."또한, 그는 칼 폴라니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다. 폴라니는 19세기 및 20세기 초의 시장 경제 자본주의를 보면서 인간과 자연이 생산 요소로 투입되어 훼손되고 억눌리는 것을 개탄하며 경제 체제가 사회를 지탱할 때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때도 많은 사람은 그를 몽상가로 여겼다. 존 러기는 폴라니의 개념을 연장하여 국제정치경제의 맥락에서 시장주의가 사회질서 내에 있어야 한다는 “내재된 자유주의”라는 용어를 만든 사람이다. 이러한 공정한 사회와 경제 체제에 대한 일평생의 신념이 존 러기의 기업과 인권 규범에 녹아 있다. 이 칼럼을 의뢰받고 러기 교수를 떠올렸다. 그는 두 달 전 급작스럽게 타계하여 국제정치학 및 인권 연구자들에게 깊은 슬픔을 남겼다. 본 저자에게도 칠년 전 그를 찾아 하버드에서 연구년을 보내 그의 강의를 청강하면서 얕은 연을 쌓은 적이 있다. 그가 타계한 후 어떻게든 추모를 하고 싶었는데 이 글을 통해 작은 마음에나마 존 제라드 러기의 철학과 업적을 기리고자 한다.송세련 교수경희대학교 법무대학원/법전원 부교수이며 영미법, 글로벌거버넌스, 기업관련법 및 국제인권법을 강의하고 있다. 기업과 인권,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의 연구를 수행해 왔고, 인권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인권재단 이사장이며 주기적으로 TBS e-FM, Arirang TV 등 매체에 출연하여 시사평론을 하고 있다.
-
[일생경영학교 나다움] 人生一生 SELF: 자기자신 찾기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는 정신분석의 창시자이며 마음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마음 깊은 곳에는 무의식이라는 억압된 본능이 있기에 인간은 늘 욕구에 끌려다닌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늘 욕구와 통제 사이에서 균형의 어려움을 느끼며 갈등과 긴장을 겪는다. 욕구의 만족은 즐거움으로 이어지지만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러니 행복과 성공을 만끽하고 싶다면 마음의 구조와 욕구에 관해 잘 이해해야 한다.마음은 어떤 모양일지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리한 사람은 프로이트다. 프로이트는 마음을 다층적인 구조로 이해했으며 그 속에 여러 주제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그는 마음에서 욕구를 느끼는 주체를 ‘이드(id)’라고 했다.이드는 라틴어로 ‘미지의 힘은 그것’이라는 뜻이며 본능적인 마음을 말하는데, 다른 어떤 것보다 욕구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한다. 이드는 즐거움과 쾌락을 추구하려고 하는 마음으로, 이드의 대부분은 무의식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드는 출생 직후가 가장 전성기이며, 5세-6세 경부터는 힘이 약해지다가 청소년기가 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제2의 징후를 나타낸다.반면에 욕구를 통제하고 감시하는 마음도 있다. 도덕이나 양심 등이 대표적이며 본능적 욕구가 튀어나오는 것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데, 프로이트는 ‘나를 위에서 지켜본다’는 의미로 이것을 슈퍼에고, 즉 초자아라고 했다. 초자아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존재하는데 5세-6세경부터 발달하기 시작하고 10세 전후로 기본 틀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이드는 욕구를 느끼고 어떻게 해서든지 욕구를 밖으로 표현해 즉시 만족을 얻고자 하지만 초자아는 욕구가 튀어나와 원치 않는 행동을 할까봐 욕구를 누르고 통제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욕구와 통제 사이에서 항상 갈등과 긴장을 겪게 된다. 갈등관계에 있는 둘 사이를 조정하며 현실에 따라 상황을 정리하고 균형을 잡으려는 마음도 있는데 이를 자아라고 한다.즉, 이드, 초자아, 자아, 이 세 가지는 마음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상징들이다.생의 초기에 나타나는 욕구는 배부름이나 편안함과 같이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추종해 생겨나므로 생리적인 욕구이며,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면에서는 본능적인 욕구이다.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젖을 빠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움을 준다. 먹는 것이 괴로우면 사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빨고 먹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다. 원래 음식에 대한 집착과 욕구는 삶에 대한 애착에서 나온다. 또한, 행위가 주는 그 자체의 즐거움이 있다. 즐거움의 경우 그 자체로 중독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즐거움을 주고 우리는 그러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행동한다.반면에 욕구를 만족시키다 보면 현실과 마찰이 생기게 되므로 현실을 고려해서 욕구의 만족을 늦추려는 마음도 생기게 된다. 게임을 하고 싶지만 현재 시험기간이기 때문에 게임을 자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이드는 쾌락 원칙에 따라 움직이고 자아는 현실 원칙을 따라 움직인다. 쾌락과 즐거움을 따르려는 욕구는 강력하므로 누구나 그것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만약 기질적으로 욕구가 강하거나 충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평생 스스로를 괴롭힐지도 모른다. 술, 게임, 도박, 마약 등은 쾌락과 충동의 세계로 안내하는 대표적인 물질과 행동들이다. 그렇다면 욕구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 다음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매슬로우와 에릭슨의 욕구 단계 이론을 바탕으로 현재 나는 어느 단계의 욕구에 있으며,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일생경영학교 ‘나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