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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대표] 기업들의 생성형 AI 도입 사례와 HRD에서의 시사점
글 싣는 순서1. 생성형 AI의 기술 동향: 기업들의 도입 사례와 HRD에서의 시사점2. 생성형 AI, 우리 구성원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텍스트와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말 그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하는 기술이다. 특히, 멀티모달 AI, 맞춤형 AI, AI 에이전트, 추론 모델 등이 2024년-2025년을 이끌 핵심 기술로 부상하며,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속도를 가속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산업군에서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제 엑셀처럼 일상 업무에 당연히 AI를 쓸 날이 머지않았다. 이에 발맞춰 HRD에서도 임직원의 AI 활용력 향상을 위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생성형 AI(Generative AI). 요즘 세상을 뒤흔드는 화두다. 생성형 AI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며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 프로그래밍 코드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다. 즉, 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 AI라고 봐도 괜찮다.생성형 AI의 ‘생성 능력’은 거대한 딥러닝 모델을 통해 이뤄지며, 과거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한 뒤 그에 기초해 창의적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2022년 말 공개된 ChatGPT의 폭발적 인기 이후 생성형 AI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확산되고 있다. ChatGPT를 만든 회사인 OpenAI의 2024년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일일 활성화 유저(Daily Active Users)가 1억 2천 명 정도라고 하니, 반짝인기를 얻는 것이 아닌 정말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서치 결과를 살펴보면, 맥킨지는 이미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들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업무에서 생성형 AI를 정기적으로 활용 중이며, 가트너는 2026년까지 80% 이상의 조직이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이나 API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생성형 AI가 더 이상 특정 분야의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범용 업무 도구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생성형 AI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2024년 말과 2025년을 이끄는 생성형 AI의 주요 핵심 기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멀티모달 AI: 초기 생성형 AI는 주로 텍스트 생성이나 이미지 생성 등 단일 모달리티(하나의 유형에 데이터만 사용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텍스트 데이터밖에 이해하지 못했던 초창기의 ChatGPT를 생각하면 된다)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한 모델이 여러 유형의 데이터를 동시에 다루는 멀티모달 능력이 중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GPT-4는 이미지 입력을 해석하여 답변을 제공하는 비전 기능을 도입했으며, Google의 Gemini는 처음부터 텍스트, 이미지, 음성, 코드, 비디오까지 복합적인 입력과 출력을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멀티모달 AI는 사용자가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여러 형태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보다 풍부한 상호작용을 가능케 한다. 이런 발전으로, 교육 현장에선 그림이나 표를 이해하고 설명해주는 AI 튜터나 제조 현장에서 설계 도면을 분석해주는 AI 도우미와 같은 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맞춤형 AI(Personalized AI): 기업과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특수한 필요에 맞게 AI를 맞춤형으로 활용하길 원한다. 이에 따라 사전에 훈련된 거대 모델을 사용자 데이터로 미세 조정(fine-tuning)하거나, 프롬프트를 통해 응답 스타일을 사용자에 맞게 제어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OpenAI는 ChatGPT에 사용자 지정 지시사항 기능을 추가해 매번 프롬프트를 주지 않아도 사용자별 선호 사항을 기억하도록 했고, Meta의 LLM들은 비교적 가벼운 사양으로 공개되어 각 조직이 자기 데이터로 재훈련하기 용이하게 했다. 예컨대 기업들은 공개된 LLM을 사내 매뉴얼, 문서 등을 학습시켜 자사 전용 AI 비서로 활용하거나, 특정 산업 도메인에 특화된 생성형 AI를 별도로 구축하기도 한다. 이러한 맞춤형 활용 추세 덕분에 AI가 개인별 학습 튜터가 되거나, 특정 업종 전용 챗봇처럼 전문화된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한, 대화형 AI의 설정을 변경해 브랜드의 어조를 그대로 모방하게 하거나, 사용자별 취향을 학습하여 추천 콘텐츠를 생성하는 등 개인화 수준도 향상되고 있다.AI 에이전트(AI Agent): AI 모델을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도록 설계된 시스템을 가리킨다. 일반적인 생성형 AI가 사용자 질문에 답변하는 데 그친다면,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일련의 작업을 수행한다. 특히, 이러한 에이전트들은 여러 개의 AI를 결합하거나, 외부 도구(웹 검색, 프로그래밍 코드 실행기 등)를 필요시 스스로 찾아 사용하면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다. 즉, 생성형 AI가 단순히 질문/답변에 응답하는 수준을 넘어서, AI 에이전트들은 자기 자신에게 프롬프트를 계속 던지며(goal-driven self-prompting) 사용자의 개입 없이도 연속적으로 작업을 수행한다. 직관적인 예시로, ‘시장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목표를 주면, 관련 정보 수집→요약→문서 작성 등의 단계를 각 프로세스를 담당하는 전담 에이전트가 알아서 전문성을 발휘해 내용 고도화를 진행하는 식이다. 2024년에 관련 기술이 무르익고 있고, 추론 모델의 발전과 함께 이제 우리의 업무를 도와주는 진짜 요원(agent)을 각각 갖게 되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추론 모델: 2024년 12월 OpenAI가 공개한 O 시리즈 모델은 추론(Reasoning) 능력에 특화된 신규 계열의 모델로서, 더 긴 시간 심층적인 연산을 통해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을 높였다. O1은 출시 당시 GPT-4 대비 논리적 사고와 코딩 문제 해결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고, 곧이어 2024년 12월 20일에 공개된 O3 모델은 사람의 인지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받았다. 실제로 OpenAI는 O3가 ARC-AGI 벤치마크에서 인간 최고점(85점)을 넘는 87.5점을 기록하여 세계 최초로 AGI 수준의 성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특정 시험 환경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인간 지능 수준을 넘볼 정도로 AI의 종합적 사고력이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다만 O3 모델은 막대한 연산 자원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OpenAI는 앞서 소개한 O3-미니를 올해 초 선보여, O1-Pro 모델 대비 약간 낮은 성능 대신 월등히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제공함으로써 더 넓은 활용을 도모하고 있다. 직관적으로, O1 모델은 2025년 수능 국어를 풀었을 때 만점 수준까지 도달했다.이러한 기술을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생성형 AI는 현재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도구로 활용되며 업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제조, 금융, 마케팅, 교육 등 분야별로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와 활용 방식을 살펴보겠다.제조 산업에선 생산 공정 데이터와 AI의 결합을 통해 생산 일정 최적화, 품질 검사 자동화, 현장 업무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산업제어 기업 Honeywell은 역사적 생산데이터와 실시간 정보를 분석하는 생성형 AI로 생산 일정을 최적화하고 자원 활용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 BMW는 품질 관리에 생성형 AI 기반 비전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사람 눈으로 놓치기 쉬운 미세한 균열 등의 결함을 고속으로 탐지하고 있어 검사 정확도와 속도를 높였다. 또한, 지멘스(Siemens)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여 산업 현장 코파일럿을 개발했는데, 이는 현장 엔지니어가 자연어로 기계 제어를 프로그래밍하도록 돕는 GPT-4 기반 생산 자동화 지원 AI 어시스턴트다. 해당 코파일럿 도입으로 독일 티센크루프 공장의 엔지니어들은 영어와 독일어로 기계에게 지시를 내리며 작업을 효율화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생산 현장과 사무관리 분야에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LG, 현대차, 포스코 등은 보안 이슈를 고려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도입하면서 업무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한편, 제조 라인의 설비 이상 탐지나 공정 스케줄링 최적화 등에 AI를 활용해 고효율/저비용 생산체계를 모색하고 있다. 포스코DX는 제철 공정에 특화된 대규모 언어모델인 ‘P-GPT’를 개발하여 용선 생산 일정 최적화 등에 적용하고 있고, LG전자는 생산 공정 레시피에 AI를 적용해 불량률을 크게 줄였다. 이처럼 제조업 전반에서 생성형 AI는 스마트팩토리를 넘어 사무·기술 인력의 의사결정까지 지원하며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금융업에선 고객 응대 자동화, 리스크 분석/사기 탐지, 금융문서 처리 분야에서 생성형 AI 활용이 두드러진다. 먼저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영국 NatWest은행은 IBM 왓슨 기반의 챗봇 ‘코라(Cora)’에 생성형 AI를 접목하여 고객에게 보다 대화형이고 개인화된 금융 상담을 제공한다. 이 챗봇은 은행의 다양한 내부 데이터에 접근해 예금, 대출부터 채용 문의까지 폭넓은 질문에 응대하며, 인간 상담원처럼 맥락에 맞는 대화를 수행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현대해상 등이 AI로 보험사기 의심사례를 자동 선별해내어 조사 인력이 인지하지 못한 사례까지 추가 적발하는 등 리스크 관리 효율이 향상되고 있다. 사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적용한 사례도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GPT-4 기반 사내 챗봇을 도입해 방대한 리서치 보고서와 상담 메모를 요약/분석함으로써 자산관리 어드바이저들이 주당 10시간-15시간을 절약하고 더 많은 고객 상담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금융권은 데이터 자체가 정형화되어 있으므로 AI 학습에 굉장히 적극적이다. 블룸버그는 금융 도메인에 특화된 ‘BloombergGPT’를 훈련시켜 금융뉴스 분류, 질의응답 등에서 기존 모델보다 뛰어난 성능을 확보했다. 우리나라도 작년 12월, 금융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금융권의 생성형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금융업에서 생성형 AI는 고객경험 개선과 내부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큰 가치를 제공한다. 매킨지 설문조사에서도 80%의 금융 리스크 담당 임원이 향후 1년 내 생성형 AI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했다.다양한 사례와 활용방식으로 미루어봤을 때 우리가 숫자 데이터를 다룰 때 엑셀을 열고, 발표 자료를 만들 때 파워포인트를 키는 것처럼, 업무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생성형 AI 서비스를 동작시키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대격변에 맞춰, HRD에선 우리 임직원들의 AI 활용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김지훈 대표AI, Data 기반의 DT 전문 교육과 컨설팅을 수행하는 회사인 스코프랩스의 대표. 한양대학교에서 정보시스템학을 전공했고, KAIST에서 AI로 석사 학위를 마쳤으며, 티맥스과 AI 스타트업에서 AI 연구와 특허 출원 등을 수행했다. 현재 금융, 제조 대기업의 AI 교육과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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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웅 교수] 기업 내 팀 코칭 활성화를 위한 방안
글 싣는 순서1. 팀 코칭, 조직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접근2. 의미 있는 팀 코칭 프로세스3. 팀 코칭의 효과와 성공 사례4. 기업 내 팀 코칭 활성화를 위한 방안팀 코칭은 조직의 협업과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효과적으로 정착되지 않으면 기대하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변화가 가속화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일회적인 협업과 퍼실리테이션을 넘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인 까닭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기업 내 팀 코칭이 단기적인 개입을 넘어 조직문화로 정착되기 위해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를 살펴보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조직의 목표와 팀 코칭의 정렬팀 코칭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전략적 목표와 팀의 목표가 명확히 정렬되어야 한다. 조직의 비전과 방향성이 모호하거나 팀별로 목표가 따로 설정될 경우, 팀 코칭의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팀 코칭의 주요 목적은 팀 내 협업 강화, 성과 창출, 혁신 촉진, 문제해결역량 개발 등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조직이 팀 코칭을 통해 무엇을 달성하려는지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다. 팀 코칭이 비즈니스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팀원 개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핵심 목표가 조화롭게 정렬될 필요가 있다. 특히, 단순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해결 중심적 사고를 기반으로 목표 달성에 집중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팀 코칭은 조직이 보유한 자원과 강점을 활용하여 ‘어떤 결과를 창출할 것인가?’를 탐색하고, 팀이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팀 코칭을 기업의 변화와 혁신 촉진제로 활용하려면조직 목표와 팀 코칭의 정렬, 신뢰 기반 팀 환경 조성,내외부 코칭의 균형, 조직의 제도 및 시스템과의 연계,지속가능한 문화 정착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신뢰 기반의 팀 환경 조성팀 코칭의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팀 내 신뢰 수준이다. 신뢰가 부족한 팀에서는 피드백이 방어적으로 받아들여지거나, 팀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뢰 기반의 팀 환경이 조성될 때 팀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이 향상되며, 이는 코칭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요인이 된다. 팀 코칭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이 각자의 생각과 관점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팀 리더가 코칭의 핵심 원칙을 실천하도록 지원해야 하고, 팀 내 피드백 문화를 정착해야 하며, 구성원들이 불편함 없이 각자의 의견을 눈치보지 않고 표현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전감을 조성해야 한다.내부 코칭과 외부 코칭의 균형기업이 팀 코칭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요소는 내부 코칭과 외부 코칭의 균형이다. 외부 전문가 코치는 조직의 기존 관점을 벗어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내부 팀 코치는 조직의 문화와 시스템을 깊이 이해하고 장기적인 코칭 환경을 구축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내부 팀 코치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의 지원과 명확한 역할 정의가 필요하다. 특히, 내부 코칭이 단순한 형식적 역할 수행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팀 리더의 코칭 역량 강화, 조직 내 코칭 커뮤니티 구축, HR부서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내부 코칭과 외부 코칭을 적절히 병행하면 기업은 코칭의 단기적 효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조직문화 변화까지 유도할 수 있다.조직의 제도 및 시스템과의 연계팀 코칭이 조직 내에서 효과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구조, 제도, 시스템, 문화적 요소를 반영하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조직의 운영 방식이 기능 혹은 사업 중심인지 아니면 매트릭스 조직인지 등 각각의 구조에 따라 팀 코칭의 협업 방식과 팀 다이내믹스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능 중심 조직에서는 부서 간 협업보다는 기능별 최적화가 중요한 반면, 매트릭스 조직에서는 다중 보고 체계를 고려한 팀 간 조율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팀 코칭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조직의 구조와 시스템을 파악하고, 팀의 협력 방식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코치는 이러한 조직적 요소를 충분히 이해한 후, 팀 코칭 과정에서 유연하고 중립적인 개입을 통해 팀이 조직 내에서 조화롭게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제도, 시스템, 문화적 연계성을 고려한 팀 코칭이 실행될 때 팀 간 협력이 원활해지고 성과가 극대화된다.지속가능한 코칭 문화 정착팀 코칭이 일회성 개입에서 끝나지 않고 조직 내 지속가능한 성장 도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코칭 문화의 정착이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팀 코칭이 장기적인 성장과 성과 창출에 기여하려면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조직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정기적인 팀 코칭 세션 운영, 리더 및 HR담당자의 코칭 교육, 성과 지표를 기반으로 한 코칭 효과 평가 등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기존의 문제 중심적 접근에서 벗어나 해결 중심적 사고를 조직문화로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는 대신, ‘이미 효과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조직이 스스로 해결 방안을 도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조직은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팀의 강점과 자원을 활용하여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팀 코칭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접근기업 내 팀 코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설정, 신뢰 기반의 환경 조성, 내부·외부 코칭의 균형, 조직 시스템과의 연계, 지속가능한 코칭 문화 정착이 필수적이다. 팀 코칭은 단순한 퍼실리테이션이나 일회성 워크숍이 아니라, 조직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핵심 도구로 기능해야 한다. 최근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팀 코칭이 효과적으로 정착되었을 때 조직의 협업이 강화되고 지속가능한 성과가 창출될 수 있음을 알수 있다. 이제 기업들은 팀 코칭을 관리기법이 아닌 조직문화 혁신과 성과 향상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 팀 코칭이 활성화된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변화와 도전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며, 자율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 팀 코칭이 올바르게 정착하려면 코치들이 팀 빌딩, 팀 퍼실리테이션과 팀 코칭을 명확히 구분하고 고객에게 본질적인 팀 코칭을 제공해야 한다. 다른 방법론이 팀 코칭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될 경우, 팀 코칭의 효과성은 제한될 것이며, 이는 한국 사회에서 팀 코칭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팀 코칭은 단순한 팀 개발 활동이 아니라, 조직의 지속가능성과 성과 향상을 이끄는 중요한 변화 촉진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남기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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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혁 교수] 명상 두뇌코칭: 스트레스 관리 및 자기역량 강화
글 싣는 순서1. HRD담당자들이 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2. 두뇌를 훈련해야 하는 이유3. 정보화시대: 외적역량 vs 내적역량4. 공감형 인재: 미러뉴런의 비밀5. 명상 두뇌코칭: 스트레스 관리 및 자기역량 강화6. CEO 두뇌활용 리더십“한국인들은 명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전 세계 검색 엔진과 유튜브를 통한 영상, 스마트폰의 80%를 점유한 안드로이드 OS. ‘검색’ 하면 떠오르는 기업 구글에서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내면검색’의 개발자 차드 멍 탄이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던진 질문이다.‘뉴욕타임스’에도 소개된 구글의 사내 명상프로그램인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은 7주에 걸친 20시간의 프로그램이다. 구글 직원들의 감성지능, 자신감, 업무능력의 향상을 이끌어낸 구글의 엔지니어이자 명상가인 차드 멍 탄을 세계적인 유명 인사로 만든 직원역량계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2013년, 차드 멍 탄의 첫 한국 방문 당시 필자는 국내 유일 뇌잡지 『브레인』의 편집장으로서 그와 직접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구글에서는 명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라는, 인터뷰 첫 질문을 오히려 차드 멍 탄이 거꾸로 먼저 던져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차드 멍 탄이 한국인에게 명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질문한 이유는 자신이 구글에 명상을 처음 도입할 당시 직원들의 인식이 크게 긍정적이지 않아서, 이것을 어떻게 깨뜨릴까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명칭을 ‘내면검색’이라고 붙였고, 개발과정에 뇌과학자나 CEO를 비롯해 감성지능(EQ) 창시자인 다니엘 골먼 교수 등이 참여한 이유다.---"명상은 심신의 안정 및 스트레스 관리 차원을 넘어,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정서지능 향상, 리더십 증진,창의성 계발 등 인간의 고유한 역량을 깨우는새로운 인적자원계발 기법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다."명상 종주국은 아시아, 연구 활용은 서구에서 앞장동양의 대표적 자산으로 손꼽히는 ‘명상’을 향한 과학적 접근과 연구는 아이러니하게도 서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동양의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저변에는 서구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정신적 가치의 하락, 그에 따른 동양에 대한 호기심과 정신 및 물질의 상호관계, 명상을 통한 내면적 성찰 등 복합적 요소가 담겨 있다.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에 초월명상(TM)이 널리 보급되고, 인도 요가, 참선, 기공 등이 알려지면서 명상의 효과와 기전을 밝히고자 하는 과학적 연구가 뒤따르기 시작했다. 서양에서 본격적으로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미국 하버드 의대 허버트 벤슨 교수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벤슨 교수는 1967년에 초월명상 수행자 3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명상 전후에 혈압, 심박수, 체온 등 생리현상의 변화가 뚜렷함을 밝혀냈다.1970년대로 들어오면서는 하버드 의대그레그 제이컵 교수의 명상에 대한 뇌파 연구가 잇따랐고, 1990년대에는 fMRI, SPECT, PET 등 뇌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정교한 장비들이 개발됨에 따라 명상할 때의 뇌 상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가 이뤄졌다.또한, 뇌의 기능적, 구조적 변화에 이르기까지 연구의 영역도 넓고 깊어졌다. 미국에서 과학 및 의료 분야의 연구비를 대부분 지원하는 NIH(미국국립보건원)는 2000년대에 들어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연구비를 지원해오고 있다.한국式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1990년 한국인체과학연구원(현 한국뇌과학연구원) 설립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국내 의학계에서도 명상의 도입 및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지난 2017년 대한명상의학회가 대한의사협회의 후원으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출범했다. 2018년에는 KAIST 명상과학연구소가 개소되는 등 국내 의학계, 과학계의 동양 명상 연구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현대인에게 쉽지 않은 ‘마음챙김’‘마음챙김’은 통상 산스크리트어의 스므리티, 팔리어에서의 싸띠(sati) 등에서 유래하는 ‘매 순간 순간의 알아차림’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요가의 명상 수행이나 불교의 참선과 같은 것에 뿌리를 둔 단어로 언급되며, ‘마음챙김’은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에 대응하는 순우리말 단어로 해석되고 있다.국제적으로 ‘마음챙김’ 단어가 유명해지게 된 계기는 1979년 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을 개발한 MIT 의과대학의 존 카밧진(Jon Kabat-Zinn) 교수 덕분이다. MBSR은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라고 부른다. 하지만, 마음챙김은 엄밀히 말하면 명상의 한 종류이며, ‘알아차림’ 차원에서 스트레스 완화에 초점을 둔 명상의 한 종류로 동양 명상 전체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마인드풀니스, 요가 그리고 K-명상서구에서는 ‘명상’ 보다는 ‘마인드풀니스’가 더 일반적이고, ‘요가’는 보통 동양의 심신수련을 통칭하는 단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요가의 나라 인도 대학생들이 한국의 K-명상을 배우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2021년, 인도 동남부 첸나이에 위치한 유명 공과대학인 인도힌두스탄공과대학(HITS)과 필자가 교수로 있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간의 국제교류협약이 체결됐다. 이후, 인도 대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은 K-명상의 해외 대학 수출을 목적으로 만든 ‘뇌교육 명상: 스트레스 관리 및 자기역량 강화(Brain Education Meditation: Stress Management and Self-Empowerment)’다. 해당 과목은 명상이 갖는 건강법 차원을 넘어 뇌과학 기반의 과학적, 의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뇌교육 원리를 접목한 한국式 명상 교과다. 인도 대학생들은 동작, 호흡, 의식 3요소를 바탕으로 한 뇌체조 훈련과 에너지 명상인 한민족 선도의 ‘지감(止感)’ 훈련을 특히나 좋아한다.21세기에 접어들면서 바야흐로 명상은 심신의 안정 및 스트레스 관리 차원을 넘어,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정서지능 향상, 리더십 증진, 창의성 계발 등 인간의 고유역량을 깨우는 새로운 인적자원 계발법으로 확산되는 시점이다."명상을 하는 이유는 외적 요소에서 벗어나 오롯이자신을 향한 시간을 통해 내재적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인간 뇌의 창조성이 만들어낸 과학기술을 통한 인류 문명의 발전은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지만, 보이는 것을 향한 인류의 열망이 가속화될수록 ‘보이지 않는 가치’에 새롭게 눈을 뜨게 만든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동양의 정신문화가 새겨진 명상에 대한 서구의 관심이 아니라, 명상을 하는 이유다. 그것은 결국 인간의 잠재성과 가치를 깨우는 열쇠는 외적 요소가 아니라, 오롯이 자신을 향한 시간을 통한 내재된 가치의 발견이라는 사실이다.“명상,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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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안드레아 교수] 스타 인재의 관리
글 싣는 순서1. 스타 인재의 영향2. 스타 인재의 영입3. 스타 인재의 육성4. 스타 인재의 관리조직성과를 결정하는 스타 인재는 주로 담당하는 업무나 함께 일하는 사람들 때문에 다른 직장으로 이직한다. 이를 막으려면 스타 인재가 직장 생활과 자신의 커리어에서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조직과 사회에 파급력이 클 수 있는 직무를 맡기고 훌륭한 동료나 상사와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특히,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은 현안에 스타 인재들로 구성된 스타 팀을 투입하여 효과적으로 조직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HR담당자와 CHRO가 전략적으로 가치 있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조직 내부에서 육성하거나 경쟁사로부터 영입하여 스타 인재를 확보하였다면, 이제 스타 인재를 통해 기대했던 조직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155개 기업으로부터 수집한 자료를 분석했던 연구 결과[1]를 살펴보면, S등급과 A등급을 받았던 상위 20% 고성과자들의 자발적 이직률은 총자산수익률과 자기자본수익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처럼 스타 인재를 잔류시키는 것은 스타 인재를 확보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미국 포츈(Fortune)지가 매년 발표하는 미국의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Best Companies to Work For) 순위에서 2010년 전후로 자주 1위에 올랐던 구글(Google)은 당시 자발적 이직률이 2% 내외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구글은 비록 극소수지만 소중한 인재가 다른 회사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업무, 동료, 상사가 자발적으로 이직한 인재들의 주요 불만사항임을 확인하였다[2]. 보상이나 평가 결과가 불만족스러워서 퇴사하는 일반적인 직장인들과 달리 충분한 처우를 받는 스타 인재들은 담당하는 업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의미를 두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스타 인재들에게는 그들이 원하거나 그들에게 적합한 중요한 일을 맡기고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스타 인재는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직무를 선호한다. 또한, 조직성과에 대한 기여도와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높은 직무를 의미 있게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던 구글의 내부 자료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떠나는 인재들은 “회사의 사명이 와 닿지 않거나 일이 중요한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구글은 ‘기술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직원 가치 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 EVP)을 마련하여 구글에서 일하는 의미를 인재들에게 전달하였다.조직의 사명과 일의 의미를 연결하는 것과 함께, 다양한 직무 중 전략적 직무(strategic job)를 파악하여 스타 인재를 배치해야 한다[3]. 전략적 직무는 조직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직무를 의미한다. 상단의 그림에서 A, B, C 직무 중 어떤 직무가 전략적 직무일까? A 직무가 전략적 직무다. A 직무는 해당 직무 담당자의 성과가 높아질수록 조직성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반면, B 직무는 직원이 달성한 성과만큼 비례적으로 조직성과가 향상하고, C 직무는 어느 지점을 넘어서면 직원이 아무리 높은 성과를 달성해도 조직 성과는 더 이상 향상되지 않는다.조직성과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전략적 직무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조직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 관습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인정해 온 직무일까? 아니면 임원처럼 직급이 높은 사람들의 직무가 가장 중요할까? 고객 경험 관리의 끝판왕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온라인 유통 업체 제포스닷컴(zappos.com)에서 전략적 직무는 전화 상담사다. 업계의 후발 주자였던 제포스닷컴은 기존 업체들처럼 고객 만족 전략을 추구하였으나 같은 전략을 실행하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효율성을 강조했던 경쟁사들과 다르게 제포스닷컴은 고객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수익을 양보했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경쟁사들은 아웃소싱했던 물류 창고와 콜 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했다. 고객이 주문하자마자 신속하게 배송을 시작하기 위해, 그리고 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을 돕기 위해 원가 중심점(cost center)으로 간주해온 이 두 가지 기능을 제포스닷컴은 이익 중심점(profit center)으로 간주하고 투자하여 경쟁사와 다른 방식으로 고객만족 전략을 실행했다.전화 상담사는 공식적인 규칙 없이 자유롭게 일했다. 그래서 한 고객과 7시간 28분 동안 통화한 직원도 있었고, 웹사이트에 원하는 신발의 재고가 없다고 불평하는 고객에게 경쟁사의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찾아준 직원도 있었으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선물로 드리려고 샀던 신발을 환불한 고객을 직접 찾아가 조문한 직원도 있었다. 이런 전화 상담사들의 활약 덕분에 제포스닷컴은 고객 재방문율 75%를 달성하게 된다. 전 CEO 토니 쉐이(Tony Hsieh)가 “고객을 위해 갈 데까지 갔다(going to extremes for customers).”라고 말했을 정도로 스타 인재들은 전화 상담사라는 전략적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4]. 그리고 회사는 조직성과에 가장 크게 기여한 전화 상담사들에게 CEO보다 높은 연봉으로 보상했다. 다른 직무들을 담당하는 동료들도 반드시 전화 상담사 교육과 실습을 통해 콜 센터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경험하고 전화 상담사들의 고객만족 전략 실행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들을 운영하였다.전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스타 인재를 부서별로 골고루 배치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HR 전략은 조직의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공정하고 체계적인 성과관리와 인재관리 제도가 부재하다면 실력이나 성과보다는 정치를 통해 스타 인재로 인정받아 중요한 직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스타 인재에 대한 다른 직원들의 견제나 비협조는 오히려 스타 인재의 성과를 하락시킬 수 있다. 또한, 스타 인재를 감당할 수 있는 훌륭한 리더가 현실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다.무엇보다도 스타 인재는 배울 수 있는 동료나 상사와 함께 일하거나 차라리 혼자 일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 그래서 넷플릭스(Netflix)는 업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만 잔류시키고 평범한 성과자조차 퇴사시킨다. 또한, 몇몇 선진 기업들은 스타 인재들로 스타 팀을 구성하여 조직성과를 극대화시켰다.예를 들어, 애플(Apple)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가장 혁신적인 OS로 평가받는 OS X를 개발할 때 600명의 A급 엔지니어들만 투입해서 약 2년 만에 상용화에 성공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윈도우 비스타(Window Vista)를 개발할 때 10,000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서 상용화시키는 데 5년 이상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해보면 A급 인재로만 구성된 팀의 효과성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5].스타 인재는 희소하므로 스타 인재를 성공적으로 영입하거나 육성하고 관리할 수 있는 HR 기능의 전략적 가치는 재무나 마케팅 등 다른 기능과 견주어 볼 때 전혀 낮지 않다. 맥킨지의 한 보고서를 살펴보면[6], 핵심 인재를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은 현안에 신속하게 배치한 상장 기업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 경쟁사들보다 총주주수익률 측면에서 1.5배 더 성과가 높았다. 종합해보면, CEO의 전략 수립, CFO의 자본 활용과 함께 CHRO의 인재 활용이 빛을 발해야 스타 조직이 될 수 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 HR담당자와 CHRO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참고 자료][1] Kwon, K., & Rupp, D. E. 2013. High-performer turnover and firm performance: The moderating role of human capital investment and firm reputatio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4: 129-150.[2] Bryant, A. 2011. Google’s Quest to Build a Better Boss. New York Times.[3] Becker, B. E., Huselid, M. A., & Beatty, R. W. 2009. The differentiated workforce. Boston, MA: Harvard Business Press.[4] Hsieh, T. 2010. How I did it: Zappos’s CEO on going to extremes for customers. Harvard Business Review, July-August.[5] 정지택·안희재. 2018. [Premium: 베인앤드컴퍼니의 조직경영법] ‘A급 인재’ 모아 A급 팀 만들면 100배, 150배 성과 낸다. 조선일보.[6] Andrianova, S., Maor, D., & Schaninger, B. 2018. Winning with your talent-management strategy. McKinsey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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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정규 교수] 불행의 쳇바퀴, 반복강박
글 싣는 순서1. 열심히만 살면 행복할까?2.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들까?3. 나는 왜 부정적일까?4. '자아중심성'을 넘어5. 아동기 감정 양식6. 불행의 쳇바퀴, 반복강박7. 나를 성장시키는 힘, 열등감8. 마음의 영사기, 투사피하고 싶은 삶이 반복된다고 느껴본 적이 있나요?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였고, 알코올 중독자인 남편과 결혼해 이혼한 여성이 다시 재혼을 한다면, 또다시 알코올 중독자인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그녀는 아마도 ‘운이 지독히 나빠서’ 혹은 ‘팔자가 사나워서’ 그런 남자를 만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운명의 장난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선택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사람은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세상에 익숙해지고,그 익숙함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기에그것이 불행이라 하더라도 마음의 편안함을 느낀다.그 결과 고통과 불행으로 이끄는 선택을 반복하게 된다."---사람에게는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프로이트가 제시한 정신분석학 용어로,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이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넣음에도 불구하고, 그 경험에서 배우지 못한 채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의 사례는 성장 과정에서 겪은 불행이 성인이 되어서도 되풀이되는 경우이다. 이는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무의식 속에 깊이 자리 잡은 패턴 때문이다.우리는 왜 자신을 고통과 불행으로 이끄는 선택을 반복하는 것일까?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린 시절까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다.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세상에 본인도 모르게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이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그리고 그것이 행복이든 불행이든 상관없이, 익숙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다고 느낀다.결국, 성인이 되어서도 무의식적으로 ‘익숙한 편안함’을 선택하게 된다. 즉, 불행하더라도 익숙하기 때문에 다시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다.앞의 사례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술주정을 보며 진절머리를 쳤을 것이다. 비 오는 날, 아버지가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무자비하게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 대신 복수하고 싶다.”거나 “차라리 아버지를 없애버리고 싶다.”는 강한 증오심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남성상으로 깊이 각인된다. 그녀는 아버지가 두렵고 미웠지만, 동시에 사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녀의 무의식에는 ‘사랑’과 ‘폭력’이 동시에 자리 잡는다. 결국, 사랑하는 남자는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왜곡된 믿음이 형성되는 것이다.세월이 흘러, 아이는 어른이 되어 벗어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불행으로부터 도망치듯 사랑을 찾아 결혼을 한다.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과 폭력에 시달리던 어머니를 떠올리며, 자신은 절대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무의식에 깊이 새겨진 남성상은 의식적으로 내리는 결정보다 훨씬 강하게 작용한다.그런데 어린아이의 무의식에 각인된 남성상은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다가도,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와 결국 어머니와 같은 삶을 선택하게 만든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무의식적으로 관계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만약 첫 남편과 이혼했다면, 이혼 후 두 번째 남편을 선택할 때도 ‘반복강박’이 작용하여 결국 첫 남편과 비슷한 상대를 고르게 된다. 이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의 불행했던 상황과 유사한 관계를 반복하게 된다. 결국,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무의식적으로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다.다른 선택을 하면 될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의 불행을 반복한다. 왜 우리는 과거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선택하지 못하는 것일까?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남성은 그녀의 내면에서 낯설기 때문에 편안함을 줄 수 없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인 남성과 함께 있을 때는 두렵지만, 오히려 익숙하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낀다. 부모의 삶을 통해 뇌에 각인된 불행이지만, ‘익숙한 편안함’이라는 반복강박이 작동하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 결과, 그녀는 또다시 불행의 쳇바퀴를 돌리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기보다 팔자나 운명의 탓으로 돌린다. 이는 결국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일상 속에서도 ‘반복강박’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내일 후회할 것을 분명 알면서도 또다시 밤참의 유혹에 넘어가고, 시험 날에는 공부보다 게임을 선택하며 후회를 반복한다. 카드 결제일이 다가오면 이미 지난달의 소비를 후회하면서도, 또다시 충동적으로 쇼핑을 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화를 내고 손해를 본 뒤 “이제는 참아야지.”라고 다짐하지만 또다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부부싸움을 한 후 다시는 다투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하지만, 결국 같은 이유로 반복해서 싸우게 된다. 이처럼 끊어내려고 노력하지만 반복되는 행동 역시 ‘반복강박’의 한 형태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불편한 것보다 편안한 것을 선호한다. 익숙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불편함은 곧 고통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반복강박’에서 비롯된 ‘익숙한 편안함’은 순간적으로는 안도감을 줄 수 있어도, 결국 더 큰 고통과 불행을 초래한다.‘반복강박’을 겪는 사람은 고통과 불행을 경험하면서도, 그것이 자신이 반복해서 선택한 결과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설령 고통과 불행을 깨닫더라도, 여전히 ‘익숙한 편안함’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미래에 닥칠 더 큰 고통보다 당장의 작은 고통을 더 두려워하고, 먼 미래의 불행보다 눈앞의 불편함을 더 회피하려 한다. 결국, 미래를 고려할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 것이 반복강박의 가장 큰 함정이다."반복되는 고통과 불행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려면‘익숙한 편안함’이 불행을 초래하는 것을 깨닫고,의식적으로 ‘낯선 불편감’을 받아들여야 한다.그래야 반복강박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을 수 있다."어떻게 하면 반복되는 고통과 불행의 쳇바퀴, ‘반복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먼저, 용기를 내어 자신의 내면과 객관적으로 마주해야 한다.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익숙한 편안함’이 불행을 초래하는 것을 깨닫고, 의식적으로 ‘낯선 불편감’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던 ‘반복강박’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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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발행인] 이제는 미래의 핵심 인재를 육성해야···.
이제는미래의 핵심 인재를 육성해야···.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이끈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우수한 인재였습니다. 과거 우리 기업들은 경제 개발에 필요한 숙련된 산업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해 왔고, 이는 국가 발전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인공지능(AI)이 모든 산업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지금, 과거의 인재 육성 방식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창조적인 사고와 혁신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미래 핵심 인재’ 육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그동안의 인재 육성이 ‘주어진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미래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교육 및 HRD담당자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줍니다. 더 이상 획일적인 교육과 훈련으로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미래 핵심 인재를 육성해야 할까요? 이에 관해 몇 가지 중요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합니다.첫째, 창의성과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교육에 집중해야 합니다. 정해진 답을 찾는 훈련에서 벗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융합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디자인씽킹, 문제 기반 학습(PBL), 해커톤 등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 방식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둘째, 디지털 리터러시와 AI 활용 능력을 필수 역량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미래 시대의 모든 인재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능력, AI 기술을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코딩 교육, 데이터 분석 교육, AI 윤리 교육 등을 통해 이러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함양해야 합니다.셋째, 협력과 소통, 공감 능력 등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 즉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소통하며 공감하는 능력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팀워크 향상 교육, 소통 능력 강화 교육, 리더십 교육 등을 통해 이러한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키워야 합니다.넷째, 평생학습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지식과 기술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따라서 개인의 성장을 넘어 조직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플랫폼, 마이크로러닝, 사내 학습커뮤니티 등 다양한 학습 채널과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다섯째, 기업 문화의 혁신을 통해 인재 육성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교육프로그램이 있어도, 구성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경직된 문화 속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문화를 조성하고, 자유로운 소통과 아이디어 공유를 장려하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포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이제 우리 기업들은 과거의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합니다. 미래 핵심 인재 육성은 단순한 교육 투자를 넘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HRD담당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노력과 리더십을 통해, 대한민국 기업들이 미래 시대의 주역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합니다.엄준하 박사본지 창간발행인한국HRD협회 이사장인생경영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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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일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교육과 AI의 융합,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지난 2021년 ‘AI시대, 교사는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주제로 논의한 적이 있었다. 당시 AI의 실제와 가능성을 볼 때 그래도 상당히 오랜 기간 교사의 역할이 나름대로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 강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2022년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ChatGPT가 나옴과 함께 다른 AI 응용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 교사의 전통적 역할이 과연 유지될 것인가’라는 쟁점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예컨대, AI앱으로 최근에 개발된 NotebookLM은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핵심 내용을 글로 요약, 정리하는 것을 대신 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관련 지식을 명쾌한 근거를 가지고 설명해 주는 것을 시연한다. 즉, 설명을 잘하는 교사의 역할을 훌륭하게 대신할 수 있다.이처럼 새로운 AI 지식과 기술의 발전은 향후 교육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크게 다음의 세 가지 방향을 고려할 수 있다. AI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목표로 하는 ‘AI이해교육’을 기본으로 하면서, AI를 교육에서 활용하는 방식을 다루는 ‘AI활용교육’, 그리고 특정 도메인과 상황을 AI를 통해 새롭게 파악하는 ‘AI융합교육’이 바로 그것이다.---AI에 대한 초기 교육적 논의는 ‘AI의 무엇을 교육에서 다룰 것인가’였다. AI이해교육은 일종의 교육 목표와 내용으로서 AI의 영역을 분명히 하여 교육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AI가 사람의 지능을 유사하게 구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AI의 교육적 활용이 동시에 검토됐다. 지능형 교수 체제(Intelligent Tutoring System) 개발 전통의 연장선에서 AI가 개인 교사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탐색되어 왔다. 특히, 학습자의 수준을 분석하여 거기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시하려는 교육적 난제가 AI기술과 융합하면서 실제적으로 해결되었다. 특별히 인간 교사들이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할 수 없었던 개별 피드백이 AI를 통해 구현됐다. 개별 학습자의 영어 발음, 글쓰기에 대한 AI의 피드백은 인간 교사에 의한 피드백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국내의 경우 올해부터 학교 현장에선 위 기능들이 포함된 AI 디지털 교과서가 초등 3학년-4학년, 중1, 고1의 영어, 수학, 정보 교과에서 활용될 예정이다.개별적 피드백의 제공과 함께 AI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이 활발하게 탐색되고 있는 영역은 실제적인 문제 상황 혹은 연습 시나리오 개발이다. 교육적 난제의 두 축, 즉 개별적 피드백의 제공과 실제적인 연습문제 개발이 AI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 생성형 AI의 기본적인 기능은 바로 새로운 글, 그림,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일찍부터 교육에선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단순한 선택형 문항에서부터 실제적인 연습문제와 시나리오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이뤄졌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심화, 확대될 예정이다.AI이해교육, AI활용교육을 벗어나서 AI융합교육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현실에서의 많은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해결안을 찾는 과정에서 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 수학, 물리, 화학, 인문학, 예술 분야의 지식들을 융합하면서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는 전통은 이제 AI를 자연스럽게 포함한다. 실제 융합대학원, 데이터 사이언스 대학원을 설립하여 융합적 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려는 시도에 AI가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초중고등학교에선 교사들의 AI융합교육 설계 및 운영 역량 향상을 위한 연수가 확대되고 있다. 더 이상 국어, 사회, 과학 등 개별 교과만을 교육하는데 머물지 않고, 이러한 교과들과 AI 지식을 융합하여 교육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 부분은 결코 쉽지 않은 매우 도전적인 교육 과제다. 개별 영역별로는 교과별로 교육하려는 전통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I가 교육에 주는 전방위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AI융합교육은 피할 수 없는 방향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이처럼 교육에 있어서 AI는 이해, 활용, 융합 세 가지 측면을 모두 다 포함하고 있다. 그마만큼 교육적 논의가 풍부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향후 AI를 단순히 지식 혹은 도구로 제한하여 간주하기보다는 인간의 파트너로 파악하는 관점을 교육에서 꼼꼼히 따져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임철일 교수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이자 동대학 미래교육혁신센터장이며 대학연대 지역인재양성사업단장이다. 교육부AIEDAP교원AI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단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 편집위원회 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회 자문위원, 한국교육공학회 이사 등도 맡고 있다. 미래교육 전문가로서 우리나라 교육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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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근 농식품공무원교육원 원장] HRD, 조직의 성과를 더 잘 알아야 살아남는다
요즘은 잘 쓰지 않지만, 농한기라는 말이 있다. 겨울철과 초봄에 농사일을 할 수가 없어서 한가롭다는 뜻이다. 그동안 농식품공무원교육원(이하 교육원)은 연말연초가 농한기와 같았다. 1년 교육을 마무리하고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이번 연말연초는 예년과 달리 매우 바쁘게 보내고 있다. 작년 9월에 교육원의 교육을 전면 개편하기로 발표하였고, 올해가 이를 이행하는 첫해로서 준비할 게 많았다. 새해 첫날부터 직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자료를 검토·보완하면서 하루를 보냈다.---필자가 작년 2월 교육원장으로 발령받은 이후 지난 1년간의 HRD 경험은 그동안의 공무원 생활을 송두리째 뒤엎는 것이었다. 정부 중앙부처는 HRD를 잘 모른다. 필자도 교육원장으로 오기 전에 그랬다. 한국HRD협회의 HRD포럼에 참석하고 민간 HRD 전문기업의 설명회 등을 다니면서 민간기업과 공무원 조직 간에 역량이나 HRD 수준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알았다. 스킬 향상, 직원몰입, Workflow-learning, 학습플랫폼(LMS), 코칭 등 조직 성과를 높이기 위해 민간에서 하는 많은 것을 교육원은 하고 있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하고 있었다. 민간과 공무원 간의 역량개발에서 차이가 크다면, 공공분야가 경제, 사회 발전의 주체인 민간을 도와주지 못하고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너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역량개발을 위해서는 그에 앞서 자신을 잘 아는, 즉 ‘자의식(self-awareness)’이 기본이다.올해 교육원은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반성하고, 정책성과를 극대화하는 인재양성 기관이 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추진한다.먼저, 현장 업무성과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직무 전문교육을 전면 개편한다. 이를 위해 검증된 교육설계모델을 단순화한 A-RPISD모델을 마련하였다. 이 모델을 적용하여 기존 직무 교육과정을 폐지·개편하고, 필요한 직무 교육과정을 새롭게 설계한다.둘째, 학습 효과성과 편의성에 맞춘 학습 방법·전략·매체를 적극 활용한다. 스킬 기반 학습, Workflow-learning, 학습플랫폼, AI 활용 등을 확대해 나간다. 젊은 층의 문자 기반 소셜미디어(예. 페북) 사용이 급감하고 영상 기반 소셜미디어(예. 틱톡) 사용이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트렌드도 접목해 나갈 것이다.셋째, 앞 과제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원 구성원의 HRD 전문성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성과 중심의 직무분석을 바탕으로 4개 직군 30개 직무로 교육원의 직무분류를 새롭게 하였고 직무기술서를 만들었다. 아울러 교육원은 직원들의 외부 HRD 교육 참여 확대, CoP 활성화 등도 추진한다."HRD는 라인이 아닌 ‘스탭’ 업무를 수행한다.그러니 성과를 직접적으로 창출하는 라인과의 협업이 필수다.또한, 사람과 같은 AI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많은 상황에서또 다른 ‘인적자원’으로 AI의 주체성을 통찰할 필요가 있다."올해는 위 내용을 차질 없이 수행하면서 필자는 두 가지 사항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보고자 한다. 먼저 HRD는 조직이 원하는 성과를 직접적으로 창출하지 않는다. 즉, 라인이 아니라 스탭 업무다. 그래서 성과를 창출하는 본부, 집행기관을 잘 알아야 한다. 교육원에, 본부·집행기관을 더 잘 알기 위한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 HRD는 AI를 보조로 활용하는 인력의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사람과 같은 AI를 만들기 위해 많은 자본이 투자되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 또 다른 ‘인적자원’으로 AI의 주체성(agency)을 인정하거나 확장해서 HRD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송남근 원장제4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2001년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농업정책관, 동물복지환경정책관, 농업생명정책관을 지냈고, 현재 농식품공무원교육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경희대 경제통상학부를 졸업했으며, 영국 Newcastle 대학에서 농촌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