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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교수] 글로벌 HR 애널리틱스 컨퍼런스 참관기
영미권에 HR 애널리틱스를 주제로 하는 대표적인 컨퍼런스로는 이미 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국 유펜(Upenn) 와튼스쿨(Wharton School)의 ‘Wharton People Analytics Conference’와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유럽의 다양한 지역에서 매년 열리는 ‘People Analytics World Conference’가 있다. 학계에서도 HR 애널리틱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2022년부터 아일랜드, 영국, 네덜란드의 대학들을 중심으로 ‘People Analytics and Algorithmic Management 컨퍼런스’가 매년 열리고 있다. 이 글에서는 주요 컨퍼런스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동시에 지난 수년간 발표자와 참석자로서 다양하게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최근 트렌드 몇 가지를 살펴보겠다.---와튼 피플 애널리틱스 컨퍼런스매년 3월-4월경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와튼 스쿨에서 주관하여 열리는 Wharton People Analytics 컨퍼런스는 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의 초기부터 산업계와 학계를 모두 아우르는 관점에서 진행됐다. 매년 두 가지 종류의 컴피티션(Competition)을 병행하고 있는데, 하나는 학술 연구에 대한 White Paper Competition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기업들의 구체적인 HR 애널리틱스 관련 케이스를 분석하여 발표하는 Case Study Competition이다. White Paper Competition의 경우 대부분 대학에서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박사급 연구자들과 교수들이 참여하는 반면 Case Study Competition은 대부분 석사 과정 혹은 학부생 과정 학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러한 경쟁 발표 및 학술 연구 외에도 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의 저명한 인사를 초대하여 강연을 듣는 시간도 있고 다양한 부수적인 세션들이 있다. 관련 내용은 매년 유튜브에 ‘Wharton People Analytics’라는 이름으로 업로드되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컨퍼런스의 내용을 언제든 접속하여 시청하고 학습할 수 있다. 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를 리딩하고 있는 컨퍼런스이기에 그 평판과 명성이 높지만, 미국, 특히 북미권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보니 다른 지역국가에서의 참여가 많은 편은 아니다. 또한, 대학 한 곳이 해당 컨퍼런스를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기업 소속 HR 애널리틱스 실무 참가자들과 네트워킹하는 기회, 그리고 다른 회사들의 케이스 스터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외부 상업적 컨퍼런스에 비해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와 산업계를 모두 아우르고, 특히 산업계의 실제 HR 애널리틱스 관련 사례를 분석해 볼 수 있는 Case Competition을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만한 특징이다.피플 애널리틱스 월드 컨퍼런스영국 런던에서 매년 4월 말에 열리는 HR/피플 애널리틱스 컨퍼런스다. 와튼 스쿨의 컨퍼런스와는 달리 대학이 주관하지 않고 투카나(Tucana)라는 스페인에 위치한, HR 테크 컨퍼런스를 전문적으로 하는 제3의 상업기관이 주관하고 있다. 특히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할 것 없이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수많은 기업의 참여가 주축이다. 그렇다 보니 학술적인 측면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트렌디하고, 가장 최신의 HR/피플 애널리틱스 관련 케이스를 접하거나, 관련 이해관계자를 만나기에 좋은 기회의 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년-2018년까지만 해도 PAFOW(People Analytics & Future of Work)라는 이름으로 진행됐지만, 지금은 People Analytics World Conference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작년부터 스위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 런던 외의 다른 지역국가로 계속해서 컨퍼런스 모임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의 기업 사례와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 외에 다양한 Tech Solution 기업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EIASM People Analytics and Algorithmic Management 컨퍼런스앞선 2개 컨퍼런스와 달리 아카데믹, 즉 학계에서 HR 애널리틱스를 연구하기 위해 모인 학술 컨퍼런스다. 산업계보다는 좀 늦은 시점인 2022년에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를 학술적 관점에서 연구하는 다양한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들이 세계 각지에서 모인다. 아무래도 이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학술 분야 컨퍼런스가 거의 없다 보니 1회 때부터 유럽지역뿐만 아니라 중동과 아시아, 호주 및 뉴질랜드에서도 참여한다. 아직 외부에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를 연구하는 유럽 내 학계 관련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그리고 해당 컨퍼런스는 HR/피플 애널리틱스를 단순히 HR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프로젝트’ 관점으로 보지 않고, ‘왜’ 이 분야가 태동하고 관심을 받고 있으며, ‘어떻게’ 더 잘 분석하고, 더 잘 활용하고, 더 잘 도입하고, 관련 윤리적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을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학자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장이다. 1회는 아일랜드 더블린 대학에서, 2회는 작년에 영국 리즈대학에서 열렸으며, 3회는 올해(2024년) 11월에 네덜란드 트웬티 대학(University of Twente)에서 열릴 예정이다.HR/피플 애널리틱스 컨퍼런스의 주요 동향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는 지속적 성장과 확대HR/피플 애널리틱스 필요성에 대한 인식 향상각 기업/조직의 구체적인 맥락 담아야...비즈니스 가치를 지향하고, 적시성 문제 해결해야...지난 10년간의 HR/피플 애널리틱스 컨퍼런스는 무엇을 말해주는가HR/피플 애널리틱스 분야는 계속 성장 및 확대되고 있다: 해당 주제의 meet-up 모임이나 워크샵, 컨퍼런스가 다양한 곳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더 많은 기업이 HR 애널리틱스 전문가를 찾지만 충분한 공급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HR 애널리틱스 분야의 초창기부터 발을 들였던 사람들은 이 분야가 ‘어느 정도 성숙기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지만 분명한 건, HR 분석가 및 HR 애널리틱스 전문가를 향한 기업의 수요에 대한 인력의 공급 불일치가 여전하다.이제는 HR/피플 애널리틱스가 왜 필요한지 설득할 필요가 없다: 해당 분야의 명칭이 비즈니스 곳곳에서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HR 분야가 아닌 타 분야에서도 HR 애널리틱스 용어가 낯설지 않다. 그뿐 아니라 경영진에 HR 애널리틱스가 왜 필요한지를 굳이 하나하나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객관적인 분석의 필요성과 HR 애널리틱스 사례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이제는 각 기업/조직의 구체적인 맥락을 담은 사안으로: 기존에는 HR 애널리틱스 관련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많은 기업이 HR 애널리틱스의 도입과 활용 과정에서 겪는 구체적인 이슈들을 논의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주제와 대담 시간에도, 분석의 성공 혹은 실패 사례에 대한 공유보다는 해당 기업이 겪는 어려움을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소개하고 논의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분석 방법 그 자체보다는 점점 비즈니스 가치 중심적으로: HR 애널리틱스의 가치는 분명히 더 나은 분석 방법이나 스킬이 아닌, 그것을 통해 분명한 비즈니스 가치를 전달하느냐에 있다. 지난 수년간 여전히 많은 컨퍼런스 참가자와 발표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개선된 분석방법이나 스킬에 대한 소개보다는, ‘어떻게 HR 애널리틱스를 통해 비즈니스 가치를 증대시키고 있느냐’다.여전히 쉽게 해결되지 않는 ‘적시성(Timeliness)’의 중요성: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쉽게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 중 하나는 HR 데이터 분석의 ‘적시성’이다. 적시성을 저해하는 요인은 무척 많다. 데이터 분석으로 해결해야 하는 비즈니스 사안이 있을 때 이와 관련된 데이터가 빠르게 수집되거나 확보되지 않는 경우,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직원이 없는 경우, 관련 분석 결과를 이해관계자 및 경영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프로세스가 미비한 경우 등, 여러 상황에서 HR 애널리틱스의 가치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보니, 최근 컨퍼런스 모임에서도 계속해서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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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철 교수] 피터 드러커의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 질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의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 질문(The Five Most Important Questions)’은 각각 ‘우리의 사명은 무엇인가?’, ‘누가 우리의 고객인가?’, ‘고객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가?’, ‘우리가 만든 결과는 무엇인가?’, ‘우리의 계획은 무엇인가?’이다. 이를 통해 드러커는 조직의 효과적인 경영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그가 통찰력을 담아 던진 질문은 지금까지도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우리는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지, 사업의 성공 여부(성과와 목표)는 어떻게 측정하고 확인할 것인지, 우리의 핵심역량은 무엇인지, 계속해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자원과 역량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등을 자가평가하고 개선 및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떠올려야 하는 지침이다.---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자가평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그것을 하는지, 조직의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점검하는 방법이다. 드러커는 다섯 가지 질문과 그 질문들에 연계되는 자가평가 항목들을 상세하게 정리해서 2008년에 책자로 발간했는데 『The Five Most Important Questions You Will Ever Ask About Your Organization (Paperback)』이 그것이다.원래 다섯 가지 질문은 조직에 적용하기 위해 제시되었지만, 개인 차원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Marshall Goldsmith가 관련한 아이디어를 드러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다섯 가지 질문은 주로 비영리단체를 이끌 리더들을 육성하기 위해 워크숍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Leader to Leader’ 시도들에서 적용됐었지만 다른 영역으로도 확산했다. 임직원 역량개발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스타트업을 추진하는 미래의 CEO들을 위한 경영개발 프로그램으로도 널리 활용되는 추세를 보인다.계속해서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중심으로 다섯 가지 질문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첫째로 ‘우리의 사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조직의 기회와 역량, 구성원의 전념과 충실도 등을 매칭해서 작성하는 사명문으로 귀결된다. 개인 차원에서 볼 때는 환경 또는 고객의 요구, 나의 역량/잠재력,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매칭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드러커는 사명문은 간명해야 하고, 초점이 예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 창업자는 자신이 일군 스타트업이 많은 사람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명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둘째로 ‘누가 우리의 고객인가?’라는 질문은 주고객/부수고객과 같이 이해관계자들을 보다 간단하게 구분함으로써 누가 당신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입해서 사용하며 혜택을 보게 되는지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과업 역시 ‘우리가 목표로 삼은 고객이 누구이며, 우리가 설득해야 하는 잠재적 투자자들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명확하게 답하는 것이다.셋째로 ‘고객은 무엇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맹목적인 시장조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고객을 관찰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드러커는 조직 차원에서는 고객들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을 ‘객관적 사실’로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 개인적 차원(스타트업 창업자)에선 ‘360도 다면평가’를 통해 사회적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과 아이디어는 어떤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넷째로 ‘우리가 만든 결과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결과에 입각해서 어떤 것들이 보다 강화되어야 하고, 어떤 것들을 폐기해야 하는지를 평가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기업, 특히 스타트업 창업 시 시장점유율, 수익성, 경쟁우위 등을 복합적으로 추구할 수 있지만, 결국 올바른 결과가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점검하며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첩경임을 시사한다.다섯째로 ‘우리의 계획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선택과 집중, 책임을 관통한다. 드러커는 계획을 ‘5개 미만의 목표들을 설정한 다음 어디로 어떻게 성취해나갈지 정하는 것’이라고 전제했으며, 창업자/CEO들은 목표개발, 단계적 행동/조치, 적절한 자원 배분 등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즉 효과적인 계획은 폐기, 점진적 개선을 위한 변화, 강점에 입각한 최선의 노력 경주, 보다 높은 기준에 적합한 도전, 혁신, 위험 감수, 분석 등을 포함해야 하며, 계획의 단계적 집행도 아울러야 한다.이렇게 다섯 가지 질문은 경영자 또는 리더가 주기적으로 사업에 대한 가정들과 시장/고객의 변화를 점검/확인하여 새로운 기회들을 파악하고 추진해 나가는 메커니즘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성과평가가 지나치게 정량적이라든가, 특정 가치나 비즈니스 전략에 중점을 둔 나머지 다양한 문화적 관습 및 실천과 부합하지 않는 면도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다섯 가지 질문 중 고객에 대한 것들은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고, 실제로 다섯 가지 질문을 기업문화에 적용해서 성공한 사례들이 축적되고 있다.경영자들은 “우리는 우리가 제조한 것을 판매한다. 그러니 우리의 관심사는 앞으로도 ‘우리가 제조한 것을 어떻게 계속 판매할 것인가?’이어야 한다.”라는 가정과 전제가 기업들이 실패하는 첩경임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고 나선 ‘고객이 사업을 정의한다’라는 새로운 전제 아래 우리의 사업에 대한 가정과 전제의 진위를 과감히 흔들어 놓을 고객이 누구인지, 그 고객이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 질문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기관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드러커가 전해준 변치 않을 지혜와 통찰이다.장영철 교수경희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LG인화원,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 한국윤리경영학회 등 여러 곳에서 HR/HRD 역량을 발휘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 석좌교수이며, 피터 드러커 소사이어티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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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아정 교수] 직원몰입 경험에 ‘몰입’하라
오늘날 기업가치 1순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기업 마이크로소프트, 빅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로 사상 최고의 기업가치를 매일 갱신하고 있는 엔비디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소프트웨어, 웹서비스 기업으로 알려진 어도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인공지능(AI) 기술력을 통해 현재 가장 눈부신 성장과 성공을 달성하고 있는 혁신 기업들이라는 점 외에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 진단과 관리에 매진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2023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로저 마틴 토론토대학교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향후 삼성의 새로운 미래 전략의 핵심을 직원몰입으로 주창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하는 방식 변화와 업무 생산성 확보의 효율적 방안에 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직원몰입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첨단기업들이 직원몰입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직원몰입은 실제로 기업에 어떤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을까?---“어떤 기업의 성공과 실패의 실질적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된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에 의해 좌우된다.” IBM의 창립자 토마스 왓슨(Thomas Watson)은 일찍이 기업을 움직이는 원천으로써 직원몰입을 강조한 바 있다. IBM이 전 세계 최초로 정기적인 직원몰입 측정과 관리를 시도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고, 지금까지도 핵심 경영지표로서 직원몰입을 다루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 정말로 직원몰입은 기업의 성공을 이끌 수 있을까? 창의성 연구의 석학으로 알려진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테레사 M. 아마빌레(Teresa M. Amabile)와 동기부여/생산성 분야 연구자이자 브랜다이스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스티븐 크레이머(Steven Kramer)의 연구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Amabile & Kramer, 2007). 이들은 3개 산업군, 7개 기업에 소속된 임직원 238명에게 매일 일과가 끝난 후 자신의 생각과 감정, 동기부여 상태 등을 기록하고 제출토록 했다. 이렇게 모은 약 1만 2천여 건의 기록을 심층 분석한 결과, 직원이 긍정적인 마음 상태로 몰입하는 것은 창의적인 성과와 연관이 있음이 발견됐다. 미국의 유통기업 Sears를 대상으로 한 현장연구를 통해 개발된 직원-고객-이익 사슬 모델(The employeecustomer-profit chain)에 따르면, 직원몰입 수준이 5% 향상되는 경우 고객의 만족도가 1.3% 개선되며, 이는 결국 약 0.5%의 매출액 성장률 증가로 이어진다(Rucci, Kirn, & Quinn, 1998).직원몰입과 기업 성과와의 실증적 관계를 제시한 자료로써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은 아마도 국제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의 ‘Gallup Q12 meta-analysis’일 것이다(Gallup, 2020). 최근 자료는 2020년에 발간된 10차 보고서인데 전 세계 96개국, 54개 산업, 270만 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결과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이 몰입하면서 나타나는 기업 차원의 긍정적인 성과는 총 11가지[직원웰빙(0.57), 고객충성도(0.20), 생산성(0.15), 수익성(0.10), 조직시민성(0.08), 안전사고(-0.43), 결근율(-0.27), 품질결함(-0.21), 안전사고(-0.15), 이직률(-0.12), 도난손실(-0.09)]로 나타났다.특히 직원몰입이 높은 조직은 낮은 조직과 비교했을 때 고객충성도가 10%, 수익성이 23%, 생산성이 18%, 직원웰빙이 66%, 조직시민성이 13% 더 높았고, 반대로 이직률은 31%, 결근율은 81%, 도난손실은 28%, 안전사고는 58%, 품질결함은 41% 감소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사례와 연구, 조사 결과는 직원들의 몰입이 기업의 성공과 성과에 핵심적인 기여를 한다는 점을 일관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직원들이 경험하는 직원몰입 경험에 ‘몰입’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대한민국 기업 현장은 어떨까? 우리나라 직원들이 몰입하는 경우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생각해 볼 수 있을까? ‘2023 한국인력개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중앙대학교 휴먼인게이지먼트 연구소가 공개한 조사 결과를 살펴보자(송해덕 등, 2023b). 해당 연구소는 국내 11개 산업군, 210개 민간기업, 1,713명이 참여한 ‘인적자원 몰입패널’ 조사를 진행하고, 대규모 DB를 통해 한국형 직원몰입(송해덕 등, 2023a; Song et al., 2022)과 다양한 성과와의 실증적 관계를 규명한 바 있다. 먼저, 해당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 직원들의 몰입 수준이 높으면 높을수록 직무성과가 분명하게 증가하는 선형적 관계를 보여줬다. 직원몰입의 가장 직접적인 결과로써 ‘성과’의 향상이 실증적인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몰입 수준이 높은 직원은 자신의 업무에 열정적으로 임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통해 업무성과를 극대화한다. 대한민국 기업 현장에서도 직원몰입은 성과를 담보할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인 것이다.직원몰입의 중요한 가치는 직접적인 업무성과 외에도 기업의 성과와 성장의 원천이 되는 다양한 무형적 성과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우리가 추가적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직원몰입이 구성원들의 혁신적인 업무행동(혁신행동), 동료와의 협력 및 이타적인 사회적 행동(친사회적행동)을 모두 향상시킬 뿐 아니라, 심지어 해당 직원의 다른 조직으로의 이탈(이직의도)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은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의 고비를 지나고 있다. 이에 일하는 방식이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의 업무보다는 창의적 혁신과 전략적 판단을 요하는 업무가 주를 이룰 것이며, 따라서 일에 대한 혁신적 수행능력과 함께 협력과 조정 역량을 지닌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그 어떠한 경영전략보다 우선시 될 것이다.‘New Wave: AI와 빅블러 시대의 인재혁명’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3 글로벌인재포럼’에서도 화두는 단연 ‘인재 확보 및 관리 전략’이었다. 국내 300여 기업의 HR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53%는 ‘인재 확보 및 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한국경제, 2023). 앞선 결과가 우리에게 특히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직원몰입이 미래형 인재 확보에 있어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의 몰입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업무에 대한 혁신성과 친사회적 행동 수준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당 직원들의 조직 이탈 가능성까지 낮춘다니 그야말로 일석삼조가 아닐 수 없다.슬랙(Slack)이 우리나라 기업 포함 9개국 기업의 18,000여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설문조사 보고서 ‘2023 State of Work’에 따르면(Slack, 2023),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하는 방식 변화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직원에게서 나타난 공통적인 특성은 바로 높은 수준의 직원몰입이었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대다수인 82%가 ‘직장에서 느끼는 몰입도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핵심 동력’이라고 답한 점은 하이브리드 업무 방식이 확대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인적자원관리 및 개발 전략은 과연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다. 이제 우리에겐 직원몰입이 기업의 성공을 달성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직원들이 매일 경험하는 몰입에 주목하고 진정성 있는 개선과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야말로 성공하는 기업의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해답을 얻은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참고 자료]송해덕, 홍아정, 조윤성. (2023a). 관계중심 직원몰입 척도 개발 및 타당화. 교육학연구, 61(4), 31-66.송해덕, 홍아정, 조윤성. (2023b). 대한민국 근로자의 직원몰입을 조망하다: 인적자원 몰입패널 구축과 진단 결과. 2023 한국인력개발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자료집, 355-368.한국경제. (2023). “위계질서 강한 韓기업…글로벌 인재 모시려면 사내문화 바꿔라”.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10289741에서 인출Amabile, T. M., & Kramer, S. J. (2007). Inner work life. Harvard Business Review, 85(5), 72-83.Gallup. (2020). Gallup Q12 meta-analysis. Retrieved from https://www.gallup.com/workplace/321725/gallup-q12-meta-analysis-report.aspxRucci, A. J., Kirn, S. P., & Quinn, R. T. (1998). The employee-customer-profit chain at Sears. Harvard Business Review, 76(January/February), 82-98.Song, H. D., Hong, A. J., & Jo, Y. (2021).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the Korean employee engagement scale. Human Resource Development International, 24(5), 533-557.Slack. (2023). 2023 State of work. Retrieved from https://slack.com/intl/ko-kr/blog/news/state-of-work-2023홍아정 교수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동대학 사범대학장, 교육대학원장, 교수학습개발센터장, 커리큘럼혁신센터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한국인력개발학회, 한국성인교육학회, 한국평생교육학회 등에서 부회장, 위원장,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성인학습과 리더십 그리고 조직개발을 주제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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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발행인 메시지] 인공지능 시대, 인적자원개발은 인간본성 개발
인적자원개발을 AI 시대의 인본주의 차원에서 새롭게 고찰하면 인간본성(Human Nature) 개발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이것이 다른 모든 생물체와 비교되는 인간만의 보편성이며, 이것을 우리는 영성(Spirituality)으로 표현하고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합니다.인적자원(Human Resource)의 요소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본성과 사회적 요구능력인 지식과 기술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존엄성 추구를 위한 선과 공동체 의식이라는 에센스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AI 시대의 인적자원개발은 개인의 지식이나 기술 향상에 앞서, 인간의 본성 즉, 선과 공동체 의식이라는 가치관 개발이 우선입니다. 이 가치관은 성과의 방향성이며, 지식과 기술의 효율을 좌우합니다.따라서, HRD는 지금까지 손끝의 잔재주에 지나지 않는 지식·기술교육에서 바람직한 가치관 형성을 위한 인간본성 개발 중심으로 새롭게 전개되어야 합니다.엄준하 박사 / 본지 창간발행인 / 한국HRD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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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경 박사] HRD전문가를 위한 단계별 설계 전략
플립러닝 설계 전략은 단계별 프로세스 중심으로 진행되기 쉽다. 그러나 이번에는 플립러닝의 특징적 요소를 우선 고려하고 이를 각 단계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설계해보자. 해당 요소는 ‘개인적 특성·경험·성취 반영하기’, ‘학습자 주도성 유도하기’, ‘학습자 사고과정 개입하기’, ‘학습자 자신에 집중하기’다. 이를 통해 개인의 수준과 요구를 파악하고 개인마다 주관적 경험과 성취를 경험하게 하여 학습자 주도성을 높이고, 고차원 학습 목표 도달을 위해 학습자 사고과정에 개입하는 다양한 학습자 경험 활동을 구성해볼 수 있다. 또한, 학습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완숙시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자신에게 집중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플립러닝은 프로세스 중심 모델일까? ‘그렇다’라고 답했다면 이번에는 생각을 달리해보면 어떨까? 보통 플립러닝 설계를 생각하면 사전-본-사후학습 단계에 따른 활동전략을 우선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공식과 같은 절차에 따르다보면 새로운 설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학습조직’이 5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정형화된 절차는 없어 설계자에 따라 자유롭게 기획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에는 기존의 절차 중심 설계 방식 대신, 플립러닝을 ‘플립러닝답게 거꾸로’ 만든 특징적 요소를 각 단계에 적용해보는 방식으로 설계해보자. 학습조직처럼 플립러닝도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설계가 가능하다. 각 단계에 앞서 고려할 요소는 ‘개인적 특성·경험·성취 반영하기’, ‘학습자 주도성 유도하기’, ‘학습자 사고과정 개입하기’, ‘학습자 자신에 집중하기’다.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단계별로 검토해보면 다음과 같다. "창의적이고 자유롭게 플립러닝을 설계하고자 한다면모든 단계에서 ‘개인적 특성·경험·성취 반영하기’,‘학습자 주도성 유도하기’, ‘학습자 사고과정에 개입하기’, ‘학습자가 스스로에게 집중하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사전학습(Pre-Class) 설계 전략: 개인적 특성·경험·성취 반영 및 학습자 주도성 유도하기사전학습 단계는 개인적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기에 좋다. 개인적 특성에선 지식수준 차이 외에도 개인이 지닌 가치, 관심사, 요구를 포함할 수 있다. 개인적 특성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는 이유는 본학습 참여 때문이다. 사전학습 단계의 개인별 학습은 학습자 간 지식 차이를 좁혀 본학습에 어려움 없이 집중하게 한다. 그러나 비슷한 수준의 지식을 갖췄다고 과연 본학습에 집중할지는 또 다른 문제다. 사전학습을 통해 학습자들이 동기부여되어 본학습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을 플립러닝의 장점으로 제시하지만, 실제로는 사전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부터 쉽지 않다는 고민이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 맞춤형 학습이 되도록 사전학습을 설계해야 한다. 같은 학습 콘텐츠라도 누구에게는 좋은 내용이, 다른 누구에게는 의미 없는 내용이 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학습이 되려면 개인의 수준과 요구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성취를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 경험과 성취는 자신감과 관심을 높여 학습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한다.그렇다면 어떻게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성취를 설계할까?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개인마다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설정과 피드백이 필수적이다. 목표는 ‘주어지는 과정목표’와 다르며, 학습자 개인이 원하는 방향을 반영하여 성취에 대한 기대가 되어야 한다. 이때,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지 않아 적절한 도전감과 긍정적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좋다. 자율성 기반 스스로 설정한 목표라면 의미 있는 경험이 되므로 학습자 자신의 학습목표가 무엇인지 발견하게끔 하는 ‘학습목표의 자기설정·재진술’도 도움이 된다. 혹은 학습자가 설정한 목표, 관심과 수준에 따라 사전학습 콘텐츠와 범위를 선택·변경하도록 유연하게 운영해볼 수도 있다. 설계자와 교수자는 그러한 학습목표를 학습자가 따르며 벽에 막히지 않았는지 진단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피드백은 간단하더라도 목표와 관련된 핵심 내용과 관심에 대한 초점을 확인하여 적시에 상기시키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사전학습 방법으로 진단과 과제를 포함한 온라인 영상 수강이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개인의 관심에 따라 정해진 영상 외 자료도 활용하게 하거나, 온라인 게시판을 활용한 의견 공유나 토론 등 소셜러닝으로 학습자 간 상호작용이 실제로 이뤄지도록 한다.본학습(In-Class) 설계 전략: 학습자 사고과정 개입하기본학습에선 학습자가 고차원 학습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사고과정을 경험하도록 설계한다. HRD 교육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학습자의 지식 습득 자체보다 현장 실무와 지식의 결합, 스킬과 마인드 변화와 확장을 통한 현장 전문가와 리더 육성이다. 지식 획득은 평가 검증을 통해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으나, 지식과 스킬을 체화하는 과정과 마인드 변화는 학습자 내부에서 일어나게 되므로 외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본학습 단계에선 학습자의 경험습득이 가능한 활동 중심으로 학습을 구성하도록 강조한다. 경험은 개인적 특성을 반영한 사전학습과도 연결되도록 하며, 실제 조직환경처럼 팀/그룹활동을 통해 스킬과 마인드가 드러나는 맥락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 사전학습에서 리더십 갈등 혹은 의사결정 딜레마 상황을 사례로 제시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다면 본학습에선 실제 체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을 수행한다. 맥락을 설정하여 리더와 구성원 간 다이내믹스나 의사결정 딜레마를 체험한다면 학습자는 실제와 비슷한 상황에서 판단하고 행동하고 그 결과를 논의하면서 유용한 경험을 쌓을 것이다.학습자의 사고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다른 좋은 방법은 학습자 간 그룹활동을 통해 지식과 관점의 융합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예로서,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관련 주제라면 사전학습에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학습팀마다 각기 다른 사례를 학습하고, 본학습에서 학습한 내용을 나누는 것이다. 모든 학습자가 사례를 해석하는 관점을 차례로 각 팀 상황에 따라가다 보면 새로운 융합적 지식과 관점을 본학습 과정에서 도출할 수 있다. 만약 본학습을 단순하게 설계해야 한다면 교수자의 세심한 상호작용 대화로도 학습자 사고과정 개입이 가능하다. 교수자는 사전학습 단계에서 밝혀진 학습자의 관심과 요구, 학습자가 사전학습 활동과 결과로써 겪은 어려움, 앞으로 진행할 학습에서 제공돼야 할 것에 대해 이해하고, 본학습에서 학습자의 의문과 문제를 충분히 다뤄준다. 명확한 학습자 이해에서 출발한다면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활동이나 생각을 일으키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사후학습(After-Class) 설계 전략: 자신에 집중하기사후학습 단계는 액션플랜 작성 및 사후활동을 보고하는 형식으로 간단하게 운영되거나 생략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후학습에 포함해야 할 활동으로 무엇이 필요할까?이전 단계의 활동들이 강제성을 띠고 있었다면, 사후학습 단계는 습득한 것을 자기 것으로 온전히 만드는 과정이다. 따라서 새롭게 습득한 행동과 생각이 자신의 것이 되도록 반복적인 과정을 겪으며 그 과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성찰(reflection)이 있다.성찰은 자신의 행동, 생각, 그 바탕에 있는 자신에 대한 개념적 틀을 변화시킨다. 플립러닝에서 성찰에 필요한 경험은 앞 단계에서 이미 충분히 제공했으므로 사후학습 단계에서의 성찰은 경험을 ‘완숙시키는 과정’과 같다. 사후학습은 학습 내 종속된 학습활동이기보다는 학습 자체에서 벗어나 학습자가 자신에 집중하는 시간이 되도록 설계한다. 성찰의 방법으로는 일정 기간 꾸준한 자기 기록이 있다. 의사결정과 관련한 주제였다면, 매일 혹은 주마다 있었던 의사결정 관련 업무 상황에서 자신의 판단과 그 영향을 담담히 기록하고 스스로 돌아보게 하면 된다. ‘학습활동’에서 ‘나’로 중심이 이동하는 순간이다. 수많은 교육모델과 학습이론에서 성찰은 변화를 이끈다고 알려져 있듯, 성찰을 통해 이 순간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난다.지금까지 살펴본 특성들은 특정 단계에만 적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단계에서의 주안점일 뿐 모든 단계에서 함께 고려돼야 할 것이다. 또한, 단계별 활동 설계는 과정에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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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현 교수] 디자인 씽킹을 만나다
디자인 씽킹은 충족되지 않은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팀 기반 문제해결의 강력한 프로세스다. 그 과정에서 개념 개발, 응용과 창의성, 프로토타이핑 및 실험을 포함하는 혁신적인 활동이 수행된다. 따라서 디자인 씽킹 접근 방식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면 혁신의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특히 교육혁신 도구로서의 디자인 씽킹은 그 안에 담긴 마인드셋, 철학적 지향점이 오늘날 교육의 문제를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필자는 기고문을 통해 ‘왜 디자인 씽킹인가’, ‘디자인 씽킹의 마인드 셋팅’, ‘디자인 씽킹의 절차적 개념’, ‘HRD에서의 디자인 씽킹 적용 해법 찾기’ 등을 다뤄보고자 한다.---4차 산업혁명을 선언한 것으로 유명한 클라우스 슈밥은 기술 발전에 따른 세상의 변화를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고,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혁신의 근간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피플인사이트에서는 ‘이제는 디자인 씽킹 시대’라는 글을 통해 사용자 경험, 특히 정서적 측면에 초점 맞추기(Focus on user’s experience, especially their emotional),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가능한 해결책 모색하기(Use prototypes to explore potential solutions), 그리고 실패를 관대하게 바라보기(Tolerate failure) 등을 그 배경으로 제시했다.글로벌 기업인 구글(Google), 애플(Apple), 에어비앤비(Airbnb) 등은 한발 앞서 디자인 씽킹을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삼성, LG 등 대기업에서 디자인 씽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디자인 씽킹은 공감과 이해, 창조와 혁신, 협력과 배려,실패를 통한 성장을 구현하는 팀기반 문제해결 프로세스다.디자인 씽킹에 담긴 마인드셋과 철학적 지향을 이해하면오늘날 교육의 문제를 혁신할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미국 하버드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발간하는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9년 3-4월호에는 ‘디자인 씽킹을 주도하는 올바른 길(The Right Way to Lead design thinking)’이라는 주제로 특집 기사가 실렸다. 해당 기사는 디자인 씽킹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끌어 나가야 할 리더들을 위한 조언을 담고 있다.1990년대에 설립된 IDEO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Hasso-Plattner 디자인 연구소 또는 ‘d.school’(IDEO의 창립자 David Kelley도 공동 창립한)과 함께 2000년대와 2010년대에 걸쳐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를 세계에 널리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협업과 연구에 대한 방법론의 초점은 수십 년 전에 유행했던 운동인 인간공학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디자인 씽킹은 미국 문화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던 오바마 시대에 집단적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MIT, Harvard 같은 대학교와 General Assembly 같은 교육기관에서는 코스와 학위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디자인 사고를 가르치는 것이 기업이나 재단에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만큼 수익성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MIT는 2022년 2월에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일주일 6시간-8시간, 3개월 온라인 과정)을 열었고,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교도 ‘창의성, 문제해결, 디자인 씽킹(Creativity, Problem Solving and Design Thinking)’을 다루는 온라인 과정을 2022년 2월 24일에 오픈하여 6주간(일주일 6시간-8시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디어 창출과 개발에 구조적으로 접근하며 학습자들의 창의적 스킬과 창의적 자신감을 집중적으로 계발한다고 한다.즉 디자인 씽킹은 창조적인 기술, 방법 및 사고방식을 사용하여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도식화해보면 바람직함(desirability), 타당성(feasibility), 실행가능성(viability)의 교집합에서 솔루션을 찾는다.MIT Technology 리뷰의 ‘Design thinking was supposed to fix the world. Where did it go wrong?’, 우리말로 풀어내면 ‘디자인 씽킹은 세상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했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디자인의 민주화를 약속했던 접근 방식은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기도 한다.Dennis Hambeukers는 ‘The one thing that is missing from design thinking is ownership(디자인 씽킹에서 놓치고 있는 한 가지는 소유 의식이다)’라는 글에서 Gartner의 Hype Cycle을 제시했는데 디자인 씽킹을 계몽의 경사를 오르고 마침내 생산성의 고원에 도달하기 위해 환멸의 골짜기를 거쳐야 하는 도구, 기술이라고 봤다. 그는 디자인 씽킹이 기존의 문화와 조직, 잘못된 적용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안정적인 혁신 도구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부풀어진 기대의 정점에서 환멸의 골짜기를 거쳐서, 보다 성숙한 단계인 ‘지속가능한 모델’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이는 디자인 씽킹이 지향하는 문제해결방법론에 사람과 고객을 최우선으로 보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최신판에 실린 ‘왜 디자인 씽킹을 학습하는가?(Why Design Thinking Works?)’라는 Jeanne Liedtka의 기고문은 혁신을 위한 도전, 최상의 문제해결 솔루션, 낮은 위험과 비용, 디자인 구조의 탄탄함, 고객의 발견, 몰입과 집중, 감각적 실천(sense making), 아이디어 탐색, 테스트 경험 등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디자인 씽킹은 적어도 교육에서만큼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작금의 교육 패러다임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철학과 도구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공감, 창조, 문제해결, 성장과 긍정의 마인드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편 IDEO에서는 교육자를 위한 디자인 싱킹이라는 툴 킷을 개발하고 교육적인 혁신의 전략과 실천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접근은 근래 들어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 씽킹과 교육, 교실,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그 연구와 출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의미와 매력이 크고 남다른 까닭이다.다시 강조하면 교육에 디자인 씽킹을 적용할 경우 사람을 중심에 두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마인드셋을 발전시킴으로써 공감과 이해, 창조와 혁신, 협력과 배려, 실패를 통한 성장을 구현할 수 있다.[참고 자료]Bason, C., & Austin, R. D. (2019). The Right Way to Lead Design Thinking. Harvard Business Review, 97(2), 82-+.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새로운현재(2016).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pninsight&logNo=221576950829https://www.technologyreview.com/2023/02/09/1067821/design-thinking-retrospective-what-went-wrong/https://medium.com/product-owner-notebook/the-one-thing-that-is-missing-from-design-thinking-is-ownership-33c1f0a417d8https://hbr.org/2018/09/why-design-thinking-works최유현 교수충남대학교 사범대학 기술교육과 교수. 동대학 사범대학장/교육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Design Thinking, Problem Solving, Teamwork Leadership, Technology and Engineering Education이다. 200여 편의 논문과 100여 권의 책을 썼고, 와이즈에듀 디자인 랩 CEO(프로그램 디렉터)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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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교수] 글로벌 기업들의 HR 애널리틱스 활용 사례
HR 애널리틱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비즈니스 임팩트’다. 즉 ‘비즈니스에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단순히 HR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또한,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HR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여러 관점에서의 분석들이 다양하게 시도되는 과정에서 비로소 HR 애널리틱스의 가치가 발현된다. 그렇다 보니 의미 있는 HR 애널리틱스 사례는 대부분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혹은 해당 조직에서 고민하는 비즈니스 문제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떻게 해결해 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비즈니스에서 HR 애널리틱스의 진정한 가치는장기적으로 여러 관점에 기반한 분석들이다양하게 시도되는 과정에서 비로소 발현된다."---어떤 직원의 퇴사 가능성이 높은가?: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크레디트 스위스는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유럽 내 손꼽히는 투자은행이다. HR 애널리틱스 분야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던 초창기인 2015년, 이 회사에서는 어떤 직원들이 향후 이탈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어떤 요인이 이를 촉진하는지를 파악하는 분석을 수행한 바 있다. 해당 분석 결과는 각 부서의 리더들에게 전달됐고, 부서장은 각 팀에서 핵심인재 역할을 수행하지만 이탈가능성이 높은 직원들에 대하여 사전에 컨트롤 가능한 이직 요인을 관리함으로써 기업의 인재유지율을 높이고 핵심인재 이탈 및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서 ‘컨트롤 가능한 이직 요인’이라 함은 부서 내 업무 할당량 조정을 통해 스트레스를 경감시킨다거나, 직원의 스킬과 관심에 걸맞은 업무로 업무재배치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직원 개인의 가정사와 같은 외부 요인은 실제로 이탈가능성에 영향을 크게 미치더라도 기업에서 원천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 과정에서 ‘고高’성과 집단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탈가능성이 높은 직원들을 별도로 모아 기업에서 스킬 재교육을 시행하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였다. 이를 통해 크레디트 스위스는 연간 약 $7,000만(약 900억 원)에 해당하는 비용을 사전에 절감하는 효과를 내었다고 밝힌 바 있다.어떻게 직원 감소 현상을 막을까?: 닐슨(Neilsen)크레디트 스위스와 비슷한 사례로 닐슨은 매년 직원감소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HR 데이터 분석으로 이를 방지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닐슨은 직원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에도 원인 파악이 명확히 되지 않고 있었다. 특히 내부 핵심인력 공백을 막고자 외부 인력 충원을 임기응변식으로 하고 있었다. 이때 닐슨은 HR 애널리틱스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탐구·분석하고자 하였다. 첫째로 ‘닐슨의 기존 직원들이 계속해서 더 이탈하려는 요인은 무엇인가?’, 둘째로 ‘그러한 요인에 대해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셋째로 ‘직원들의 이탈에 따른 손실을 수치화할 수 있는가?’였다. 위 관점에서 닐슨은 지난 5년간 퇴사한 약 1,6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연령, 성별, 근속기간, 리더십 평가 등 연관성이 높은 요인들을 도출하였고, 특히 직원감소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주는 세 가지 요인을 도출하였다. 각각 ‘조직 내 부서 이동’, ‘고객 현장에서의 근무’, ‘근속연수(특히 입사 1년 이내)’였다. 닐슨은 요인들 중 조직 내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제도 실행을 통해 자발적 퇴사율을 48%가량 줄일 수 있음을 분석과정을 통해 도출하였다. 또한, 조직 내 수평적 이동을 장려함으로써 핵심인재 120명 중 40%가 실제로 타 부서로 이동하였고, 이들의 향후 6개월 이내 퇴사율은 0%였다. 조직 전체적으로 수평적 조직 이동에 참여한 직원 수는 전년 대비 80% 증가하였고, 동기간 직원감소율은 50% 이상 감소하였다. 이는 해당 프로젝트를 운영한 팀에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전체 비즈니스 관점에서 약 120억 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수준이었다.직원교육이 효과가 있긴 한 걸까?: 네덜란드의 FMCG 리테일네덜란드의 한 FMCG(Fast-moving consumer goods, 소비재) 기업은 직원들에 대한 기업의 교육이 실제로 기업 비즈니스 성과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A/B test를 통해 분석한 바 있다.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매장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업을 하고있다 보니, 실제로 고객을 상대하는 매장 내 직원들의 역량 수준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해당 기업에서는 매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고객을 직접 대면해서 상대하는 직원들에 대한 서비스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기업 내 리더들이 모두 알고 있는데, 실제로 이러한 교육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한 검증이나 데이터는 전무했다. 이에 해당 기업에서는 비슷한 매출 수준을 보이는 몇몇 지역 매장을 A그룹과 B그룹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한쪽 그룹에만 직원 교육을 실행한다든지, 혹은 해당 그룹에 각기 다른 교육 과정을 시행하고 그에 따른 지역 매장의 매출 변화를 트래킹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그 결과, 해당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한 첫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별도의 교육을 실행한 지역 매장의 매출과 해당 교육에 투자한 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약 400%에 가까운 ROI(Return on Investment)가 발생함을 데이터 분석결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기업은 비슷한 매출이 발생하는 서로 다른 매장 그룹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다양한 교육을 의도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교육프로그램에 따른 ROI를 추정하고 산출할 수 있었고, 이를 기업 전체적으로 교육과정을 기획할 때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게 되었다.직원몰입도 조사 결과가 비즈니스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걸까?: 쉘(Shell)1907년에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다국적 석유회사인 쉘은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선도주자 중 하나이다. 쉘에서 시행했던 여러 HR 애널리틱스 프로젝트 중 하나는 연례로 조사하는 직원들의 몰입도(engagement) 결과가 쉘의 비즈니스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수치화해보는 것이었다. 석유화학 산업 특성상 업무 과정에서의 안전(safety)이 매우 중요했던 쉘은 안전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 지표들을 종합하여 성과지표 번들(bundle)로 구성한 후, 직원몰입도 조사 수치의 변화와 성과지표 번들 수치의 변화가 어떤 연관 패턴이 있는지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직원몰입도 수치의 1% 상승은 안전과 관련된 가장 핵심적인 지표인 ‘(장부에 기록해 둘 만한 규모의) 사건사고 발생 빈도수’를 약 4% 가까이 줄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누구나 당연히 안전이 중요한 요인이고 쉘의 비즈니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지표가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는 몰랐는데, 이를 수치화하여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쉘에서는 이를 토대로 각 성과지표 중 안전 관련 요인들을 추가로 분석하였는데 그로써 직원몰입도에 대한 투자가 어떤 요인들에 더 혹은 덜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이재진 교수영국 리즈대학교 비즈니스스쿨 Research Fellow(연구교수). HR/People Analytics를 연구하면서, Data Analytics and HRM 석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양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이랜드그룹에서 전략기획 컨설팅과 HR 업무 전반을 수행했다. 이후, 영국 엑시터(Exeter) 대학에서 경영학 준석사 및 HR 석사 학위를 받고, 리즈(Leeds) 대학교에서 HR/People Analytics 박사(Ph.D.) 과정을 수료했다. '데이터 기반의 HR (data-driven HR)'에 관심 있는 조직/기업에 강의, 자문, 컨설팅 등을 수행하고 있고 2020년에 『비즈니스파트너, HR 애널리틱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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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정 교수] AI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인간의 역량을 평가하는 활동은 인재들을 영입하고 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능력 향상을 돕는 HR의 핵심 영역이다. 문제는 키나 몸무게를 재는 것과 달리 HR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인간의 능력은 눈에 보이지 않으며, 어떤 검사 도구로 능력을 측정·평가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뢰도 높고 타당한 검사 도구를 활용하여 HR에서 추구하는 목적에 맞는 측정·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적인 작업이며, 이때 생성형 인공지능(AI), 자연어처리(NLP) 등의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검사 도구의 신뢰도와 타당도는 AI를 쓴다고 해서 저절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AI를 통해 도출되는 결과의 형평성을 확인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회사에서 채용하고 싶은 인재는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 재직자 교육을 통해 업스킬링(upskilling)하고 싶은 역량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OECD, World Bank 등은 미래 사회의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을 ‘21세기 역량’ 으로 개념화했으며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협업 능력(인간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기계와의 협업도 포함) 등을 핵심역량으로 꼽았다. 이와 같이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역량을 진단하는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해당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것은 최근 전 세계 교육 연구에서 주요 분야로 다뤄지고 있다.---문제해결능력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자. 현업에서 개인적 또는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오히려 채용 프로세스, 인사평가, 재직자 교육에서 임직원의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많을 것이다. 실제 전 세계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과학, 수학 영역에서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하는 시험인 PISA는 2015년에 협력적 문제해결능력(collaborative problem-solving) 평가를 시도했고, 16세-65세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인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도 주기마다 문제해결능력을 주요 영역으로 평가하고 있다."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역량을 진단하는 시스템을 만들고,그에 기반해서 역량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설계하고,이 시스템과 프로그램의 신뢰도와 효과성을 검증하는 것은최근 전 세계 교육 연구의 주요 분야로 다뤄지고 있다."이와 같은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평가하는 과정에서 가장 처음으로 이뤄지는 작업은 ‘과연 문제해결능력이란 무엇인가? 우리 회사에서 요구하는 문제해결능력의 하위요소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와 같이 구인을 정의하고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때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최근 연구의 동향을 파악하고, 익숙하지 않은 다른 분야에서의 새로운 관점을 접해보는 작업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할루시네이션에 유의해야 하며, 특히 학문적으로 엄밀한 규정을 요구할수록 더욱 생성형 AI가 제시한 결과물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두 번째로 이뤄져야 하는 작업은 위에서 규정한 문제해결능력의 정의에 따라 검사 도구의 문항을 만들고 검사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때 문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 문항개발자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문항을 효율적으로 많이 생성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된 분야는 ‘automatic item generation(AIG)’이라고 불리는데, 자연어처리 기술과 더불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으며, 듀오링고 등의 기업에선 이미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생성형 AI에게 특정 역할을 부여하고, 측정하고자 하는 구인에 대한 자세한 정의와 세부 요소를 입력하고, 이를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문항의 형태와 요건들을 제시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인간 문항개발자 몇 명에게 의존해서 문항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게 문제해결능력이 필요한 상황을 고려할 수 있게 되고, 그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행동을 포함한 혁신적인 형태의 문항들(게임 기반 또는 시나리오 기반)을 효율적으로 쉽게 생성해 낼 수 있게 된다. 다만, 자동으로 생성된 문항들의 내용적, 형식적 타당성과 관련해서는 인간 문항개발자들로부터 검수를 받는 작업이 여전히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셋째로 검사 도구가 개발되고 나면 이를 그대로 시행하여 점수 보고에 활용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하여 검사 도구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역량은 키나 몸무게와 달리 눈으로 보고 수치를 가늠하거나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잠재적인(latent) 구인이다. 또한, 키나 몸무게처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센티미터/ft 또는 킬로그램/파운드)이 존재하지 않고, 특정 검사 도구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잠재적인 능력을 측정·평가함으로써 얻어진 점수라는 것은 피험자의 능력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검사 도구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언제나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하는 검사 도구를 개발했다면 실제 현업에서 사용하기 이전에 해당 검사 도구가 신뢰할 수 있고 타당하다는 것을 데이터에 기반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한국에서는 ‘어디 어디 출신 전문가가 만든 어떤 검사 도구’와 같은 마케팅 문구로 신뢰성과 타당성을 담보하는 척 하는 경우 또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이 실제 구인과의 관계가 의심스러운 세밀한 측정 외적인 조건까지 만족시켜야 하는 극단적인 경우를 만나기 십상이다. 오히려 TOEIC, TOEFL과 같이 공신력 있는 평가 도구들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과정인 실제 검사 도구를 파일럿 테스트 등을 통해 시행하고, 그로써 수집된 데이터에 기반하여 검사 도구의 특성을 ‘경험적으로(empirically)’ 검증하고 타당화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이때 사용되는 ‘경험적인’이라는 의미는 ‘나의 경험에 의하면~’에서 사용되는 일화적인 의미의 경험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에 기반한다는 것은 해당 문항이 실제 어떤 사람들에게는 시행(노출)이 되어 문항의 난이도나 변별도 같은 정보를 파악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것을 뜻한다.이와 같은 과정은 문제은행을 구축하여 컴퓨터 기반의 검사를 실시하거나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며, 이때에도 AI 기술이 여러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자연어처리를 활용한 자동채점은 인간 채점자의 부담 및 채점에 걸리는 시간과 자원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에 활용도가 매우 높은 기술이다. 다만, 자동채점 엔진 역시 기존 데이터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는 물론이거니와 추가적으로 특정 성별이나 특정 집단 등에게 편향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않는지에 대한 엄정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최근 거대언어모델에 기반한 자동채점이 보여주는 정확도는 놀랄만하지만, 여전히 실제 활용에 앞서 자동채점 결과가 보여주는 결과가 형평성을 만족하는지 점검할 필요는 남아있다. 또한, 경험적으로 데이터에 기반하여 추정한 문항 정보를 통해 문제은행을 구축하고 적응형 검사(adaptive testing)를 도입하면 측정오차를 줄일 수 있다. 짧은 시간 내에 보다 적은 문항을 통해 인간의 역량을 측정할 수 있다는 뜻인데, 이때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수백 개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최적화된 검사 도구를 자동적으로 설계하는 automated test assembly(ATA)가 가능하다. 다만 AI 기술을 활용했다고 해서 검사 도구의 타당도와 신뢰도가 자동적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기에, 내용전문가, 평가전문가, 개발자 등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진다고 할 수 있다. 신효정 교수서강대학교 인문대학 교육문화연계전공 교수. 학부와 교육대학원에서 AI융합교육, 데이터과학, 빅데이터의 교육적 활용 등을 가르친다. 이전에는 Educational Testing Service(ETS)에서 7년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의 적응형 검사 설계, 자동 채점, 국제 비교에 관한 연구를 주도해 왔다. 현재 OECD, IEA, MACAT, 현대NGV,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과 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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