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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와 Job Ro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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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돈] 한국형 일·학습병행제의 소개 및 확산을 위한 조건
고학력 미취업자의 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정작 기업에서는 적당한 인재를 찾을 수 없다는 하소연을 하는 기업 담당자들이 많다. 정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독일의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도제식 직업훈련제도를 국내 실정에 맞게 수정한 한국형 일·학습병행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나영돈 고용노동부 국장의 기고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일·학습병행제란 무엇인지 알아보고, 제도의 정착을 위한 조건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조명해 보기로 한다.
생산직 기술 인력 부족이 국가 발전의 걸림돌
우리나라는 높은 사교육 부담과 세계 최고의 대학진학률로 유명하다. 가정에서는 사교육비로 매년 20조원 넘게 부담하며, 대학진학률은 80%에 육박한다. 교육에 이렇게 많은 비용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기업은 쓸 만한 인재가 부족하다고 토로하며 신입직원 재교육에만 연간 13조원을 쏟아 붓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과잉 학력으로 노동시장 진출이 늦어져 발생하는 대학등록금, 임금 등의 기회비용이 국가 전체적으로 매년 19조원이나 발생하고, 이런 비용들이 GDP 성장률을 1% 이상 잠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직업교육훈련제도는 어느 기업에서나 활용이 가능한 일반적 기능·기술 중심의 현장 기능 인력을 양성하여 그간의 고도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였으나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현장에 민첩히 대응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생산직 기술 인력의 만성적 부족현상과 반도체·전자정보·소프트웨어 등 첨단산업분야를 중심으로 전문기술인력에 대한 수요를 인력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일과 학습, 교육과 훈련이 기업 현장의 수요와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하는 것을 반증한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해외 선진사례를 둘러보면 참고할 사례가 나온다. 여러 사례 중에 ‘Made in German'의 도제식 직업훈련제도를 눈여겨 볼 수 있다. 이 제도는 대학 진학 대신 기업 현장에서 실무교육과 체계적 직업훈련을 통해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를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형 일·학습병행제‘가 도입되어 시범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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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일·학습병행제로 직업과 학업 모두 성취
「한국형 일·학습병행제」는 기업현장 중심으로 청년에게 장기간의 체계적인 현장훈련을 제공하고, 이를 국가나 해당 산업분야에서 자격(또는 학력) 등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일주일에 3~4일은 기업에서, 1~2일은 학교에서 실무를 배우는 독일의 듀얼시스템처럼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 기반 학습(Work based learning)을 한국의 현실에 맞게 도입한 것이다. 현장과 동떨어진 교육 때문에 발생하는 인력 미스매치 및 청년실업, 기업의 막대한 재교육비 등의 문제를 인력수요자인 기업과 산업계에 요구에 따라 실무중심의 새로운 교육훈련제도 도입을 통해 해결하자는 취지이다.
「한국형 일·학습병행제」는 ①기업이 훈련생을 학습근로자로 채용, ②체계적인 현장·이론교육, ③교육훈련결과에 대한 평가·인증, ④자격 또는 학력 인정, ⑤해당 기업 또는 동종업계 완전 취업 순으로 진행된다.
주된 참여 대상은 제도 도입 초기에는 고교, 전문대, 대학의 졸업생 또는 졸업예정자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전문대 졸업생이 일·학습병행제 운영 기업에 취업하여 체계적인 이론교육과 실무교육을 받고 평가·인증과정을 통과하면, 훈련 수준과 기간에 따라 산업계에서 인정받는 자격을 부여하거나 학점이수 정도에 따라 4년제 대학의 학위를 인정받게 되고, 기업의 승진, 임금 등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일반 학교 졸업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된다. 새로운 제도가 발전·확대되면 향후에는 상당한 인력이 전문대, 대학을 거치지 않고 독일식 직업훈련제도처럼 곧바로 현장에서 실무 중심의 교육훈련을 받으면서 기업에 채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과 구직자 모두 윈윈
기업·산업계가 주도하여 일과 학습을 병행시킴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산업분야의 동향과 요구 기술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장기적으로 인력수급의 미스매치 현상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선 기업입장에서 기업이 원하는 능력을 갖춘 현장 실무형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 일 기반 학습은 기업 맞춤형 교육훈련으로 기초직업능력, 해당 산업분야에서 요구하는 공통적인 능력, 해당 참여기업에서 특정하게 요구하는 능력 등을 고루 기를 수 있고 일 기반 학습 종료 후에 별도의 수습기간 없이 바로 일반근로자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업은 일 기반 학습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는 효과와 함께 장기간 직장 내 선후배간 상호작용 기간을 거침에 따라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청년구직자 입장에서도 상당수가 취업준비로 인해 많은 시간·비용이 소요되어 노동시장으로 이행하는 시간이 지연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일·학습 병행제를 통해 일을 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이것이 채용으로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단순 취업 목적의 스펙 쌓기 없이 조기에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고 꾸준한 학습을 병행할 수 있어 개인의 경력관리가 가능하다.
게다가 청년구직자 본인이 직무와 연관된 학과 및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흥미를 유발하여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교실 중심의 따분한 수업과 관심 없는 학습은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뿐더러 시간낭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 거시적 차원에서도 대학진학에 따른 기회비용, 사교육비나 대졸 과잉학력 문제 등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을 줄여 청년층을 조기에 노동시장으로 진입하게 하고, 능력에 따라 취업·승진이 가능한 능력중심사회로 전환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주단체, 관계부처 등과 함께 기술력을 보유하고 근로조건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금년에 1,300개 기업을 선정하고, 연차적으로 선정 기업 수를 늘려 ’17년까지는 1만개 기업이 사업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고학력 집착 버려야 한국형 일·학습병행제 정착
한국형 일·학습병행제가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주체인 기업·산업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청년구직자들이 희망하는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스스로 근무여건 개선, 체계적 훈련 제공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계는 기업에서 훈련한 성과와 근무한 기간을 해당 산업분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여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좋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구직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산업현장의 목소리인 노동조합의 적극적 참여와 학생·학부모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학교의 적극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산업현장에 밝은 노동조합과 주요 공급자인 학교에서 청년층의 취업과 근로자의 학습에 관심을 기울일 때, 사회적으로 고학력 선호 풍조에서 벗어나 능력중심사회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일·학습병행제가 잘 정착되도록 관련부처와 함께 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이다. 무엇보다 학위·학벌이 아닌 능력중심으로 채용되는 문화조성과 함께 청년구직자·기업 모두가 원하는 ‘한국형 일·학습병행제’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들의 공동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글 나영돈 고용노동부 국장
▶ 나영돈 고용노동부 국장
나영돈 국장은 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어과와 서울대학교 행정학 석사를 마치고 프랑스 파리 국립기술직업 대학교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동부 인력수급과, 고용관리과, 고용보험운영과, 실업급여과, 고용정책과를 거쳐 국무조정실 실업대책기획평가단, 프랑스 파리 국립기술직업대학교(CNAM)에서 근무했고, 노동부 고용관리과장, 장애인고용과장,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지역사무소, 노동부 일자리창출지원과장, 사회적 기업과장, 고용정책과장, 노동시장정책과장, 고용서비스정책관, 한국잡월드 설립추진단장을 역임했으며, 외교안보연구원으로 파견되었었고, 국제협력관을 거쳐 고용노동부에 직업능력정책관으로 재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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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1. 멘토링과 코칭의 기법 - 멘토링과 코칭 관계수립 기법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멘토링은 이제 조직에서 일상 언어가 됐다. 신입사원 멘토링은 물론이고 다른 계츠으로 대상자가 확대되기 오래전에 시작됐다. HRDer들도 선발과 매칭 방법이나 운영 형태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으며, 직원들도 멘토링 활동 경험을 한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토링을 더욱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과 기술 개발은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고는 멘토링과 코칭 분야의 세게적 권위자들인 영국의 David Clutterbuck과 David Megginson이 함께 저술한 "Techniques of Coaching and Mentoring"(2005, Elsevier)에 수록한 80가지 이상의 '테크닉'중에서 '멘토'와 '코치'역할을 하는 조직의 리더와 매니저들이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는 11가지를 선별하여 4회에 나누어 소개한다.
1. 들어가며
David Megginson과 David Clutterbuck은 2005년에 자신들과 다른 전문가들이 직접 활용한 멘토링과 코칭 기법을 수집, 정리하여, 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하였으며, 2009년에는 그 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을 펴냄으로써 코칭과 멘토링의 기법을 집대성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하“ 테크닉”이 라 한다)은 기본적으로 전문가를 위한 관련 기법들로서 멘토 링/코칭 관계를 시작할 때부터 종료할 때까지 12가지 분야 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저자들은 기법(technique)을 모델, 툴, 프로세스를 포함한 개념으로 보고, 멘토링이나 코칭 관계에서 “멘티(mentee)나 코치이(coachee)가 직면한 특정 목적에 대처하는 것을 돕는 프로세스”로 정의한다.
“테크닉”은 ‘멘토링’과 ‘코칭’이 말하는 사람에 따라 그 개념이 혼동되고 있으나, ‘코칭’은 주로 특정 스킬 영역에서 수행(performance) 향상을 목적으로 단기간 진행되는 것으로, ‘멘토링’은 주로 전인(the whole person)을 위한 잠재능력의 확인과 개발을 목적으로 비교적 장기간에 걸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코칭은 목표 설정을 주로 하고, 코치이는 목표의 오너십을, 코치는 프로세스의 오너십을 가진다고 본다. 반면, 멘토링에서는 목표를 멘티가 설정하고, 목표와 프로세스의 오너십도 멘티가 가진 것으로 본다.---
멘토링과 코칭이 혼동되는 것은 멘토와 코치의 스킬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테크닉”의 저자 중 한 명은 코치의 스타일을 ‘tell’, ‘show’, ‘suggest’, ‘stimulate’의 4가지로 나누고, stimulator 유형의 코치는 멘토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즉,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여 멘티가 스스로 깨달아 결론을 낼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질문을 한다든지, 체험한 것에서 자신의 지혜를 개발해내도록 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멘토는 분명히 코치와는 다른 역할을 하는데, 예를 들면, 인맥 넓히는 것을 돕는 일, 조언자, 롤 모델 등이다.
“테크닉”은 멘토링, 코칭, 카운슬링 등의 개념이 발달적 인간관계(developmental relationship)로서 상당한 영역을 서로 공유하고 있으며, 일관성을 유지하기만 하면 명칭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부르되 멘티(코치이)에 대한 역할의 경계 관리와 자신의 한계를 잘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부터 “테크닉”에 소개된 12분야 80여 가지 기법 중에서 조직의 리더와 매니저가 멘토나 코치로서 역할을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그러나 강력한 7분야 11가지 기법을 살펴본다.
2. 멘토링과 코칭 관계 수립 기법
멘토링과 코칭에서는 관계 형성과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이 멘토링, 코칭 관계에 참여하게 되는 것은 다양한 목적과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으면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초기의 라포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멘토링(코칭) 관계가 잘 되려면 참여 당사자의 동의와 자발적 참여 의지가 중요하다. 본인이 원하지 않거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결정되어 참여한다면, 긍정적인 멘토링(코칭) 관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라포 형성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넓은 의미의 목적의식이다. 달성해야 할 명확한 목표를 미리 정하지 않더라도 멘토링(코칭) 관계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서로 이해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자유스런 친교 멘토링이라 하더라도 심리적인 지원이 수시로 제공된다는 것도 하나의 목적 요소가 된다. [그림 1]은 라포와 목표 명확성이 어떻게 결합되느냐에 따른 가치를 나타낸다. 라포가 낮더라도 목표가 명확하면 소기의 성과나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라포가 높더라도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서로 즐거운 시간을 가져도 개인적 변화는 별로 없을 수 있다. 라포와 목표 명확성이 둘 다 높으면 측정 가능한 결과가 가장 높게 나타날 것이다. 목표 명확성과 라포가 둘 다 낮으면 기대할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멘토링에서 목표의 명확성과 라포의 관계 (Clutterbuck and Ragins)
[기법 1] 7단계 대화법
멘토링과 코칭에서의 대화는 깊이(depth)와 영향(impact)면에서 7개의 단계를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멘토와 멘티(코치와 코치이)간에 멘토링(코칭) 관계의 시작과 종료를 어느 단계로 기대하는 것이 좋은지 서로 협의하는 것이 좋다. 관계의 초기에는 하위 단계의 대화로 라포 형성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면서 점차 중간 단계 이상의 대화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화의 7단계
>> 사교적 대화(social dialogue)
우애(friendship)를 다지며 지지/격려를 제공하는 대화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나타내고, 공통의 관심사나 이해를 탐색하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강점과 약점을 모두 수용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개방하는 것 등이 사교적 대화의 기법이다.
>> 기술적 대화(technical dialogue)
업무의 절차, 정책, 시스템에 관한 멘티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대화이다. 과업이 무엇인지, 멘티의 현재 과업 지식수준을 확인하고, 필요할 때 적시에, 정확하게, ‘어떻게’ 뿐 아니라 ‘왜’까지 설명하며, 이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기술적 대화의 요령이다.
>> 전술적 대화(tactical dialogue)
시간 관리나 까다로운 동료 대하기 등 업무나 개인적인 이슈를 다루는 실제적인 해법을 찾아내도록 돕는 대화이다.
>> 전략적 대화(strategic dialogue)
좀 더 넓은 시각을 갖도록 하는 대화, 즉 멘티(코치이)가 문제, 기회, 야망을 맥락화하는 일(예; 이런 사항을 종합하여 경력개발계획을 세우는 것)이나,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분석, 결정이나 계획을 장기 목표나 근본적 가치와 연결 짓기 등을 다루는 대화이다.
>> 자기-통찰 대화(self-insight dialogue)
멘티(코치이)가 자신의 동인(動因),야망, 두려움, 사고패턴 등을 이해하도록 한다. 멘티가 기꺼이 마음을 열어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하며, 시간과 공간을 여유 있게 주어 충분히 생각하게 만들어 각각의 항목에 답할 수 있도록 한다.
>> 행동 변화 대화(dialogue for behavioural change)
멘티가 통찰, 전략, 전술 요소를 녹여서 일관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개인적 적응을 돕는 대화이다. 대화 기법으로는 지금까지의 모든 기법에 추가하여 ‘멘티가 지성적/감성적으로 결과를 비전화하는 것을 돕는다’, ‘멘티와 다른 이해 당사자들에게 변화가 왜 중요한지 명확히 한다’등의 방법을 활용한다.
>> 통합적 대화(integrative dialogue)
멘티가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더 분명한 감(sense)을 갖도록 도와준다. 이 대화 방법은 개인적 의미와 삶에 대한 통합적(holistic) 접근을 가능하게 해 준다.
글 이용철 한국멘토링코칭센처㈜ 대표
▶ 이용철 대표
이용철 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여 임원으로 퇴직한 다음, 2003년 한국멘토링코칭센터㈜를 설립하여 기업, 공공기관, 대학교 등에 '체계적 멘토링'을 보급하였다. 청소년, 대학생, 베이비부머들의 통합적 Life-Career Planning을 돕는 커리어 코칭-멘토링이 주요 관심 분야이다. '멘토링, 오래된 지혜의 현대적 적용'(2005, 김영사), '감성지능'(2012년, 시그마프레스), '리더십 입문'(2013, 시그마프레스)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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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2. 멘토링과 코칭의 기법 - 목표 설정과 자기 이해 기법
이 시리즈는 데이빗 메긴슨과 데이빗 클러터벅의 저서 코칭과 멘토링을 위한 기술들 에 소개된 멘토링과 코칭 기법 중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활용할 수 있는 테크닉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목표 설정 기법과 자기 이해 기법을 소개한다. 지난 호에서는 멘토링과 코칭 관계 수립 기법을 설명할 때 목표의 명확성과 라포 형성에 관해 설명했다. 본인이 원해서건 조직에서 시켜서건 멘토링이나 코칭과 같은 발달자원적 관계(developmental relationship)를 가지게 될 때 그와 같은 관계 자체의 목적 설정 여부와 목표의 내용에 관한 것을 알아봤다. 이번 호에서 말하는 목표 설정은 일단 시작한 멘토링(코칭) 관계 내애서 멘토(코치)가 세션 별 목표 또는 관계 전 기간에 걸쳐 달성할 목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할 지에 관한 것이다.
* 목표설정 기법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것 을 원하는지, 어떻게 그것을 손 에 넣을지를 아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이다. 목표가 너무 커서 가늠하기 어려울 때도 있고, 대안이 너무 많아서 선택하기 곤란할 때도 있고, 내가 원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감성적 야망과 이성적 야 망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목표와 그에 이르는 길이 명확하지만 끝까지 실행해 낼 의지가 부족할 때도 있다.
멘토와 코치는 관계초기에 이슈들을 잘 처리하도록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목표를 명확히 정하고 실행 의지를 확인하는데 투자한 시간은 나중에 몇 배의 보상을 받을 것이다.
멘토링과 코칭에서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은 단순히 결점을 강조하고 결점을 메우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처음 목표설정을 할 때 결점에 초점을 맞추지 말 것을 권고한다. 예를 들면 리처드 보예 치스(Richard Boyatzis)는 이상적인 자기 모습을 그리게 하고 그 방향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주장한 다. 보예치스는 Learning plan(긍정적 감성 유발 요인)을 개 발하는 쪽이 Performance improvement plan(여기에는 부정적인 감성 유발 요인이 있음)을 세우는 것보다 좋다고 주장 한다. 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긍정적 이상을 향하여 노력하는 것이 변화가 더 잘 일어났다고 한다. 시작 단계 에서 뭔가 진전이 이루어지면 그 다음 단계에서 결점 보완 목표를 다룰 수도 있다.
다음은 긍정적 기법인‘ 보예치스 기법’과 결점 보완 기법인 ‘로직 트리(Logic Tree)’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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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은 로직 트리 기법의 예시이다. 이 기법을 실제 적용 할 때에는 큰 종이(최소한 A3 이상 크기)를 사용해 공간의 대부분을 채우는 것이 좋다.
1 단계 멘티(코치이)에게 목표를 가능한 한 최대로 명확하게 정의하도록 한다. 그런 다음 그 정의를 10단어 이내로 압축하여 표현시킨다. 목표가 SMART 원칙에 맞는지 대조해 본다.
2 단계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탐색한다. 예를 들면, ‘팀장이 된다’는 목표라면, ‘팀장으로서 핵심역량을 발휘하기’, ‘자신의 목표를 특정한 사람들에게 알리기’, ‘동료 사이에 능력에 대한 신뢰 쌓기’, ‘사람들을 관리하는 지식 습득하기’등이다.
3 단계 2단계의 각 요소를 다시 하위 요소로 쪼개고, 같은 방 법으로 계속한다.
4 단계 시간계획(Timeline)을 세우기 시작한다. ‘최하위 단계의 목표들을 언제 달성할 것인가’, ‘그 다음 상위단계의 달성 시한은 언제가 적절한가’와 같이 점점 다음 단계로 이동하 며 가장 상위 목표의 달성 시기를 정한다.
5 단계 프로세스 전체를 검토한다. ‘목표가 이제 처음보다 훨씬 더 달성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가’, ‘중요한 요소를 빠트리지는 않았는가’, ‘어떤 마일스톤을 정하는 것이 좋은가’, ‘진척도 검토와 달성 축하를 어느 지점에서 할 것인가’를 검토한다.
6 단계 멘티(코치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차트의 어느 지점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점검한다. 진척에 차질이 생기면, 사안을 점검하여 대안을 마련한다.
*자기이해 기법
멘티(코치이)가 자신을 바라보도 록 하는 여러 가지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는 진단도구를 사용하여 성격이나 행동 유형,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리더십 스타일등을 확인하기도 하고, 360도 다면평가에 의하여 자기를 인식시키기도 한다. ‘밸런스 휠(Balance wheel)’이나‘ 인생 곡선’은 비전문가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Self-awareness를 위한 간단한 도구 이다.
멘토는 멘티의 가치관이나 신념체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아래에 소개하는‘ 이슈 매핑(issue mapping)’ 기법은 멘티가 당면한 이슈 파악과 더불어 가치관과 신념체계를 확인하는 기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기법은 단지 듣기만 하면 된다. 들으면서 반복되는 주제, 모순되거나 반대되는 이야기, 그리고 패턴화된 내용을 들을 때 마다 위의 그림처럼 직선을 긋고 멘티의 대립하는 욕구를 확인하여 적는다.
위의 예시는 멘티와 90분 동안 1차 면담한 결과에서 그린 것 인데, 멘티는 아시아계 젊은 여성 직원으로서 자신의 커리어에 방향성을 불어 넣길 원하고 있었다. 30대 초반의 미혼 으로서 인도나 파키스탄에서 온 사람들이 그러하듯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그녀가 겪고 있는 갈등은 대부분 가족 문화와 직장 문화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커리어를 갖는 것이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결혼해 가정을 꾸미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 직장에서는 일을 많이 하여 승진도 하고 싶지만, 출장도 다니며 혼자 호텔에서 자기도 해야 하므로 가족이나 커뮤니티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편안하고 경제적이지만 불편한 점도 많다. 그렇다고 집을 떠나자니 부모님이 반대한다. 현재 직장이 보수는 많지 않지만 그대로 다니면 직면하는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 창의적 마인드를 활용하기 위하여 더 큰 일자리를 찾아 나설지, 반란(Please self, 나를 즐겁게 하기)과 복종(Punish self, 나를 벌주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멘티는 멘토가 위와 같이 이슈 매핑을 해주자 여태까지 이렇게 명쾌하게 정리해준 사람이 없었다며 갈등요소들이 모두 유효하다고 동의했다. 멘토는 각 갈등요소들에서 멘티가 어떻게 절충(compromise)했는지 물었다. 예를 들면 그는 집이나 커뮤니티에서는 전통 복장을 하고 회사나 친구들 만나러 갈 때에는 서양식 복장을 한다. 멘티는 각 절충에서 얼마 나 행복했는지, 어떤 절충을 얼마나 변화시키고 싶은지, 자신의 삶을 더 주도적으로 살려면 변화시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짧은 시간 안에 잘 찾아냈다. 이런 작업을 하고 나면 이것들이 다음 멘토링 세션의 주제가 된다.
글 이용철 한국멘토링코칭센터(주) 대표
▶ 이용철 대표
이용철 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여 임원으로 퇴직한 다음, 2003년 한국멘토링코칭센터(주)를 설립하여 기업, 공공기관, 대학교 등에 '체계적 멘토링'을 보급하였다. 청소년, 대학생, 베이비부머들의 통합적 Life-Career Planning을 돕는 커리어 코칭-멘토링이 주요 관심 분야이다. '멘토링, 오래된 지혜의 현대적 적용'(2005년, 김영사), '감성지능'(2012년, 시그마프레스), '리더십 인문'(2013, 시그마프레스)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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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3. 멘토링과 코칭의 기법 - 의사 결정 기법과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
5. 의사결정기법
어떤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4가지이다.
^ 상황을 변화시킨다. ^ 상황에서 벗어난다.
^ 우리를 바꾼다. ^ 상황을 견딘다.
멘토나 코치가 도움을 줄 때에도 이 4가지 중 하나에 초점 을 맞출 수 있다.이 원고에서는 우리 자신을 바꾸는 데에 초점을 맞춘 방법 2가지를 소개한다. 은 많이 하는 쪽이 아니라 덜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은 결정을 할 때 일어나는 일 뿐 아니 라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에도 유의하도 록 장려한다.
기법5
최대화 유형인가 최소화 유형인가?
(maximizer or minimizer?)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의 성격 유형을 최대화 유형(maximizer)과 최소화 유형(minimizer)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선택 방안이 있을 때 어떤 결론을 내릴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빨리 결론을 내려‘ 적당히 괜찮은’ 해결 방안을 선택하는지?
○ 고민을 많이 하여‘ 최선의 해결 방안’을 선택하는지?
전자에 가까우면 최대화 유형, 후자에 가까우면 최소화 유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최대화 유형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내지만, 실수가 더 빨리 눈에 띈다. 최소화 유형은 질질 끄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며, 스트레스 레벨이 훨씬 더 높은 편이다. 최대화 유형의 사람이 소비용 제품을 산다면 물건을 구매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비교하여 더 새롭거나 더 나은 상품이 나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덜 만족한다.
선택이 너무 많든 너무 적든 어느 경우라도 의사결정이 어려워서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이 늘어난다. 사람들이 선택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을 [표 5.1]에 정리했다.---
[그림 5.1]의 매트릭스가 선택 방안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택의 안정성이란 얼마나 오랫동안 상황이 같은 상태나 비슷한 상태로 유지될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영향력이란 결과 가 잘못됐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정도를 가리킨다. 우주왕복선이나 원유정제공장을 설계한다면 높은 안정성과 높은 영
향력 결정을 내리는 것이며, 이런 경우에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그러나 변동이 심한 영업 환경에서 지역영업책임자를 선발하는 것은 고-영향력, 저-안정성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선택 방안이 너무 많을 때, 맥락을 잘 파악하는 것은 더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기법6
결과 매트릭스기법 (Consequences Matrix)
멘티나 코치이가 일련의 행동 노선을 고려할 때 [그림 5.2] 결과 매트릭스 기법을 이용해 지금 고려중인 어떤 행동을 했을 경우의 결과와 하지 않았을 경우의 결과를 비교해보면 큰 도움이 된다.
이 매트릭스의 특징은 무엇이 일어날 지 뿐 아니라 무엇이 일어나지 않을지도 고려하도록 하는 데 있다.
6.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
코칭과 멘토링의 주요한 공헌 중의 하나는 사람들 에게 실행력을 높여 준다는 점이다.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이자 산악인이었던 W.H.머레이(W.H.Murray)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이 무엇인가 하겠다고 결심하면 섭리도 함께 움직인 다. 그렇지 않았으면 있지 않을 온갖 일들이 일어나 그를 돕 는다. 나는 괴테의 다음 시구를 깊이 존경한다.”
“무슨 일을 할 수 있든, 아니면 할 수 있다고 꿈꾸든, 시작부터 하라. 대담함 속에는 천재와 힘, 그리고 마법이 깃들어 있나니.” 멘토와 코치는 바로 이런 결심(commitment) 과정을 돕는 사람 이다. 멘토는 멘티가 실행에 걸림돌이 되는 어떤 장애물이 어 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도와주고, 그 장애물을 치우고 행 동에 옮길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은 10점 척도 방법을 활용한다. 코칭과 멘토링에서 ‘개 인개발계획법’은 매우 오랫동안 사용된 방법인데, 린다 핍스 (Linda Phipps)가 개발한 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기법7
‘예스’의 의미 기법 (The Meaning of‘ Yes’)
‘예스’의 의미 기법은 실행력을 테스트하는 단순한 기법이다. 멘티(코치이)에게 자신의 결심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최대한 솔직하게 답하도록 한다. 그 대답에 따라 해당 이슈에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야 하는지 멘토와 탐색해 나간다.
기법8
PSDP 기법 (Personal Skills Development Plan)
(이 기법은 세인트 윌리엄즈 재단 린다 핍스 이사가 개발한 것임)
PSDP(개인스킬개발계획)기법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기법이다. 10년간 멘토링과 코칭을 활발히 하면서 단순하지만 강력한 개인개발계획의 툴로 활용해 왔다.
이 기법은 원래 처음으로 관리자 교육과정을 마친 감독자들에게 팔로업 프로세스의 하나로 개발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다듬어졌다.
PSDP기법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 5단계 모델이다. 1단계는 멘티가 미래에 맡을 역할과 직책을 정의하는 것이다.
2단계는 멘티 또는 코치이와 협의하여 이 역할에서 필요로 하는 스킬의 리스트를 만든다.
3단계는 각 스킬별로 멘티가 언제 어떻게 그 스킬을 발휘한 적이 있는지 최소한 하나 정도의 사례를 찾아본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데, 이 작업은 멘티가 이 스킬을 타고 났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이 스킬을 발휘한 행동이나 이니셔티브를 성공적으로 해냈는지를 확인하는 데에 있다.
4단계는 갭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다. 갭은 아마 3가지 유형 중 하나일 것이다.
1. 타고난 스킬이지만 아직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
2. 타고난 기술도 아니고 아직 발휘할 기회도 없었다.
3. 스킬을 발휘할 수 있었으나 좋은 사례가 아닌 경우
이제 마지막 5단계에서 액션 플랜의 기초를 만든다. 액션플랜은 예시 가능한 경험을 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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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4. 멘토링과 코칭의 기법 - 지원네트워크 구축방법과 멘토링과 코칭 종료 기법
이 시리즈는 데이빗 메긴슨과 데이빗 클러터벅의 공저 “코칭과 멘토링을 위한 기술(Techniques for coaching and mentoring)” 중에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도 활용할 수 있는 멘토링과 코칭의 테크닉을 선별하여 4회에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의사 결정 기법과 실행력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사람들이 멘토나 코치를 찾는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번 호의 주제일 것이다. 갈림길에 마주치면 바른 길을 선택하기 위해 도움을 찾게 마련이다. 선택이 너무 적어도 문제이고, 너무 많아도 문제이다. 멘토는 선택이 너무 적을 때에는 다른 대안을 생각해 내도록 돕고, 선택이 너무 많아서 마비가 될 정도라면 하나의 선택으로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다.
7. 지원네트워크 구축방법
언스트 앤 영(Ernst&Young)의 피터 매튜스는 ‘누가 나와 인맥을 형성할까?(Who would want to network with me?)’라고 부르는 기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보다 남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신념 때문에 자신의 목적을 위한 인맥 형성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두 번째로 소개하는 것은 ‘학습 항해일지 기록(Keeping a log of learning)’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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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법 9] 나는 왜 인맥을 형성하는가?(What do I want to network for?) 기법
▲ [그림 7] 멘티가 인맥을 통하여 무엇을 하려 하는지를 알면 더욱 초점이 맞는 종합적인 접근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림 7]에 나타난 매트릭스는 사람들이 네트워킹하는 여러 가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네트워킹하는 동기는 시간 측면에서는 지금 당장의 현재를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미래에 필요할 경우에 대비한 것일 수도 있으며, 니즈 측면에서는 영향력을 얻기 위해서(예: 당신이 무엇인가를 하는데 직접 도움을 준다)이거나 정보를 얻기 위해서(예: 새로운 일자리나 새로운 콘셉트를 찾아내는 것을 도와준다)이다. 이 두 개의 차원에서 다섯 가지의 인맥 형성 동기를 끌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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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업 정보 - 현재의 역할을 더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
● 과업 성취 - 현재 역할 수행의 지원자
● 커리어 - 경력 목표를 달성하는데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연결하기
● 계발 - 개인적 성장을 도와 줄 사람들과 만나기
● 상호 지원체계 - 나와 같은 이슈와 염려 사항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고, 또 이들과 서로 도움과 학습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데서 오는 위안과 자신감
[기법 10] 항해일지 기법
멘티와 멘토-코치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자원 중의 한 가지는 ‘성찰 항해일지(reflective log)'이다. 이 항해일지를 수시로 분석하면 멘티나 멘티와 상호 작용하는 사람의 행동이나 결과의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멘토-코치도 멘토링 세션마다 자신이 알게 된 것을 기록해 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멘티에게 기록하라고 제안할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개인적 성취 - 이번 주에 어떤 어려웠던 일/기뻤던 일이 있었는지요? 어떤 일이 나를 고무시켰는지/실망시켰는지?
● 완료 - 이번 주에 어떤 과업을 완료했는지? 미완성으로 남겨 둔 일은? 완전히 회피한 일은?
● 통찰 - 무엇을 달리 보게 되었는지? 나에 관해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 자원 - 인맥으로 추가된 사람은? 어떤 스킬이나 프로세스를 알게 되었는지?
● 행동 - 오늘 내가 의도적으로 달리 행동한 것이 있었는가? 그 결과는?
● 목표 달성 - 장기 목표 달성에 도움 되는 어떤 일을 했는가?
● 결정 - 오늘은 어떤 의미 있는 결정을 하였는가? 그랬더니 어떤 느낌인가?
● 도전 - 오늘 누구에게 또는 무슨 일에 도전했는가?
위와 같은 기록은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이 있다. 첫째, 멘티의 마음을 자신이 달성하려는 목표에 집중하게 해준다. 둘째, 자주 반복되는 패턴을 드러나게 함으로써 변화를 위한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이런 기록은 대화를 위한 풍부한 광맥 역할을 한다. 넷째, 6개월이나 1년 뒤에 성찰 일지를 보면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
8. 멘토링과 코칭관계 종료 기법
클러터벅과 메긴슨이 공저 ‘상황대응 멘토(Situational Mentor)’에서 밝혔듯, 두 사람이 멘토링 관계의 종료에 관한 연구를 했는데 두 가지의 경우로 압축됐다. 멘토링 관계가 의도대로 깨끗하게 마무리되는 ‘와인드 업(wind up)’ 종료와 중간에 흐지부지 와해되는 ‘와인드 다운(wind down)’ 종료가 그 두 가지이다.
언스트앤영의 피터 매튜스도 멘토링 마무리 단계의 어려움을 경험하고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기법 11] 멘토링 관계 종료 기법
(피터 매튜스(Peter Matthews)(언스트 앤 영) 제공)
멘토링과 코칭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멘토링 관계를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멘토링에서는 ‘관계의 파워’를 계속하여 유지하기가 코칭보다 더 어려웠다. 그 이유는 멘토링 관계가 의존적으로 변하기 쉽고 최악의 경우, 부모와 자녀의 역학관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은 프로페셔널 서비스 조직에서 멘토 역할을 했는데, 멘티와 나는 멘토링 관계의 최종 목표를 분명히 했으며, 이것이 달성되면 우리의 관계도 바뀌게 될 것임을 명확히 하며 진행했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언스트 앤 영의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는 멘티가 파트너로 승진하는 바람에 멘토가 멘티의 부하로 바뀌고 이를 견디지 못한 멘토가 심리 상담까지 받은 적이 있었다. 또한 계획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출발은 힘차게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흐지부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일을 방지하려면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좋다.
● 멘토링 활동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종료될 것인지를 처음부터 명확하게 합의해 둔다
● 멘토링 협약서를 필요시 재점검하고 변경한다
● 멘토에게도 도움이 되는 쌍방향적 멘토링 관계, 나는 멘티에게 나의 스킬에 관한 피드백을 요청해 받는다든지 새로운 통찰을 알아차리게 됨으로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을 경험했다
● 무슨 이슈가 생기면, 특히 어려운 일이 발생하더라도, 바로 직면하고 해결한다
[기법 12] 멘토링 관계 성공의 정의하기(활동종료 리뷰 기법)
멘토나 코치가 멘티가 정한 목표 달성에 한정한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 이상의 협소한 멘토링은 없다. 대신 관계를 위한 여러 가지 목표에 초점을 맞추면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시간의 가치와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아주 많아진다.
멘토와 멘티가 멘토링 관계 활동을 통해 다음 3가지 중 어떤 결과나 성과를 원하는지 탐색하는 것이 좋다.
● 커리어 상의 성과(예: 새로운 직책으로 옮기기)
● 역량상의 성과(예: 핵심스킬 향상 또는 획득)
● 효능감 높이기(예: 자신감 향상, 커리어 플랜 더욱 분명히 하기)
너무 많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 바람직한 결과가 상당히 클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놀랍게도 멘토링 관계의 깊이나 길이에서 그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 결과의 우선 순위를 정하면 멘티가 현실적 기대를 하고 다음 미팅에서 멘토와 멘티간 대화의 초점을 잘 맞추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리뷰 프로세스도 원활하게 되며, 멘토와 멘티가 각자 무엇을 얻었는지 정기적으로 서로에게 요약해주고, 어떻게 하면 더 효과를 높일지 대화할 수 있다.
관계를 시작할 때 미리 성공을 정의해 두면 관계를 종료할 때의 감성적 문제도 최소화 된다. 멘토와 멘티가 현실적 목표를 세웠다면, 그리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했다면, 관계를 종료하는 것도 명확하고 자연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다.
9. 마치며
지금까지 4회에 걸쳐 클러터벅과 메긴슨의 ‘코칭과 멘토링을 위한 테크닉(techniques for coaching and mentoring 2005)’에서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법 12가지를 발췌해 소개했다.
저자들은 이 책의 마지막에서 독자, 즉 멘토와 코치 역할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신만의 기법의 라이브러리를 만들라고 조언하고 있다. 전문가로서 역량을 넓히고 유지하는 핵심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자신의 학습 아젠다를 만들고 유지하기
● 학습 항해일지를 유지하며, 멘토와 코치 역할을 할 때 부딪치는 도전, 컨셉, 새로운 접근 방법 등을 기록하기
● 동료 전문가들과 도전, 그리고 새로운 접근방법을 공유하기
독자 여러분도 자신만의 기법 라이브러리를 만들면서 탁월한 리더-멘토-코치로 계속 성장하길 바라며, 연재를 마친다.
원저
저자 - 데이빗 메긴슨, 데이빗 클러터벅
도서명 - 코칭과 멘토링을 위한 테크닉(Techniques for coaching and mentoring) (2005, Butterworth and Heinemann)
글 이용철 한국멘토링코칭센터(주) 대표
▶ 이용철 대표
이용철 대표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서 커리어를 시작하여 임원으로 퇴직한 다음, 2003년 한국멘토링코칭센터(주)르 설립하여 기업, 공공기관, 대학교 등에 '체계적 멘토링'을 보급하였다. 청소년, 대학생, 베이비부머들의 통합적 Life-Career Planning을 돕는 커리어 코칭-멘토링이 주요 관심 분야이다. '멘토링, 오래된 지혜의 현대적 적용'(2005년, 김영사), '감성지능'(2012년, 시그마프레스), '리더십입문'(2013, 시그마프레스)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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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욱현] 4. 모두의 통절한 고뇌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자제력이 IQ보다 학업 성적을 훨씬 정확하게 가늠하는 척도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에서도 범죄는 자신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발생한다는 논리가 오랜 세월 후에도 인정받고 있다.
욕구와 충동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인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 존 스튜어트 밀
정월 대보름날 사람들은 어떤 소원을 가장 많이 빌었을까? 난 예언가도 아니지만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다. 바로 ‘로또 1등 당첨’아닐까? 통계학자들이 당첨 확률이 '0'에 가깝다고 조언해도 지금까지 당첨되지 못했으니 이번에는 꼭 당첨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이 ‘몬테카를로의 오류’는 나에게는 축복과도 같다. 부모님이 ‘이번엔 아들일거야!’ 했지만 나에게 누나 5명을 선물해 주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금까지 로또 구입액수가 얼만데…’ 라는 기회비용과 돈 욕망의 부추김이 더해져 로또 광풍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최인철 교수도 로또를 구매하는 사람보다 차라리 로또를 구매하지 않는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는 편이 더 흥미롭다고 말할 정도다. 로또를 바라보는 두 학문의 차이는, 통계학은 ‘포기’를 권하지만 심리학은 ‘희망’을 품게 한다.---
돈의 아우라
영화 에서 배신자 중간보스 상곤(이재용)이 동수(장동건)를 자신의 심복으로 포섭하기 위해 중국집으로 부른다. “니 의리가 뭔지 아나? 이기 바로 의린기라!” 하며 천만 원짜리 수표를 건넨다. 인간은 절대로 혼자 살 수 없는 동물로서 어떤 식으로든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익명적인 환경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서로 알지 못하고 인격적인 관계가 전혀 없어도 교환과 협업이 이뤄진다. 그 매개가 되는 것이 바로 돈이다. 돈은 개인과 세계를 묶어주는 사회시스템이다. 돈이 있으면 생면부지인 사람조차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고, 돈이 많은 남자는 아무리 못생겼어도 많은 여성들에게 황홀한 매력의 소유자로 다가간다. 그런 점에서 돈은 인류가 만들어낸 희한한 발명품이다. 세계가 인정하는 객관적인 제도이면서, 인간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자, 무한 에너지가 솟아나는 원천이다.
돈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아직도 배가 고프다’는 히딩크 철학을 갖고 있다. 우리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만지작거리면서도 다른 사람의 손에 있는 더 많은 돈을 바라본다. 하늘에서 어느 날 뚝 떨어질 횡재를 바라기도 한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두 가지 축이라는 것이 있는데, 돈에 대한 욕망과 죽음에 대한 공포라고 한다. 사람은 신체적인 죽음 못지않게 사회적인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목숨이 붙어 있지만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것이다. 억압과 불평등은 어느 정도 참고 견딜 수는 있어도 소외나 고독은 지옥보다 재앙일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은 무엇으로 나를 지탱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사회적으로 무시당하지 않고 자아의 위상을 확고하게 세울 수 있을까를 걱정한다.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떤 부동의 힘이 필요하다. 학력, 지위(권력), 연줄, 외모, 그리고 돈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돈은 가장 견고한 힘이 아닐까? 학력은 평생의 발판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효능이 줄어든다. 지위와 권력은 언젠가는 빼앗기거나 내놓아야 하는 시한부다. 연줄이라는 것은 언제든 끊어질 수 있고 탄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투자를 해야 한다. 뛰어난 외모는 생물학적 노화를 피할 수 없어서 젊은이들에게 밀려난다. 그에 비해서 돈은 절대적인 의지처가 될 수 있다. 다른 것들이 허망하게 유실된다 해도 돈만큼은 변치 않는 가치의 원천으로 남는 것이다. 나의 존재를 지워버리려 하는 온갖 힘들에 맞서 자아를 지켜내고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선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돈이다.
맹자에 나오는 말로 ‘무항산무항심’이라는 말이 있다.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다는 말로,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쌀독에서 인심난다’, 우리에게 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의 ‘곡간이 차면 감옥이 텅 비게 되고, 곡간이 비면 감옥이 꽉 찬다’와 뜻을 같이 하는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경제가 중요함을 인정하고 셀프윤리리더십이 내보낼 수 있는 선수는 ‘절제’와 ‘중용’이다. 이 두 선수의 현란한 개인기로 도덕적 원리를 배우고 삶의 기술을 터득하게 되어 결국에는 행복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자본주의의 승리는 곧 자기 절제의 승리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전쟁에서 목마를 고안해 그리스군의 승리를 이끌고 이타케로 귀향하려고 하자, 키르케는 무사 귀향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 세이렌의 치명적인 유혹의 노래를 부하 선원들이 들으면 배에서 뛰어내릴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귀를 밀랍으로 막으라고 지시한다. 정작 자신은 소리가 너무 궁금한 나머지 돛대에 몸을 묶고 어떤 말을 해도 풀어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한다. 오디세우스는 유혹에 대항한 자제력의 역사에서 중요한 표상이다. 자제력에 실패한 표상은 이카로스이다. 미궁을 탈출하기 위해 아버지 다이달로스가 밀랍으로 붙여 만든 날개를 주며 “밀랍이 녹을 수 있으니 태양 가까이 가지 말고, 날개가 젖을 수 있으니 바다 가까이 가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아들에게 절제를 촉구했고, 중용의 길을 걷도록 구체적인 조언을 했으나 이카로스는 귀담아 듣지 않고, 하늘 높이 날다 밀랍 날개가 녹아 바다로 추락해 죽고 만다.
자기 절제의 핵심은 우리가 미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이다. 우리는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무엇을 선호하는지는 분명히 결정할 수 있는 인간이란 존재다.‘흡연을 하고 싶다’는 욕망을 1차적 욕구라고 하고, ‘금연해야 하는데’의 욕망을 2차적 욕구라고 하자. 철학자 해리 프랑크푸르트는 이런 2차적 욕구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욕구에 대한 욕구’즉 건전하고 진정 선호하는 욕구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본 칼럼의 원고 마감을 위해 책상에 앉아 밤새야 했지만, 소치올림픽 김연아의 연기를 보기위해 TV 앞에 누웠고, 홈 텃세로 은메달이 되자 분한 마음에 인터넷으로 해외반응을 검색하고 윤리학자 아니랄까봐 존 롤스의 정의론을 떠올리며 러시아 심판 이력을 확인하느라 결국 약속을 어기게 됐다. 1차적 욕구에 함몰돼 미래를 잠시 잊었던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문화적 욕망을 추가시킬 수 있다. 현대 문명이 낳은 뒤틀린 욕구들이 가세하기에 인도의 철학자 라바구리시니는 “외부의 방해와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 바람 앞의 한 개 촛불”이 인간이라 했으며 1차적 욕구가 이렇게 쉽게 허물어질 수 있음을 예상했던 것이다. 나 자신과 40여 년을 살아왔기에 스포츠라면 환장하는 것을 잘 알면서도 2차적 욕구를 형성·실천하지 못한 내가 한심스럽다. 도가의 시조 노자는 “남을 아는 자는 똑똑하고 자신을 아는 자는 현명하다”고 했다. 만족을 미루는 능력 즉 자제력이야말로 천박한 자본주의 시대에서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다. 인류 역사는 인간과 자기 절제 사이의 끝없는 싸움의 역사로 점철되어 왔고, 풍족한 사람이 만족을 더 잘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 지연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풍족하게 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돈은 만족을 미루는 능력자를 유달리 좋아한다. ‘돈 버는 것은 기술이고 돈 쓰는 것은 예술이다’는 표현은 논리에 힘을 보탠다.
중용은 평안을 가져다준다
중용은 쾌락보다는 절제에 가까워서, 쾌락을 의미하는 현대인의 행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중용이 쾌락을 가져다주지 않는데 굳이 중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그것은 평안(平安)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쾌락은 갈수록 강도를 높이는 속성이 있다. 한 욕망으로부터 다른 욕망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쾌감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쾌락의 추구는 결국 불행을 낳을 뿐이다. 그래서 지속적인 쾌락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붓다는 쾌락이 아니라 고통이 삶의 본질이라고 했다. 우리가 너무 기쁜 일을 맞이했을 때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있게 옆 사람에게 꼬집어달라고 한다. 쾌락은 현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고통은 늘 현실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행복은 쾌락에 있지 않다. 진정한 행복은 쾌락과 고통 사이, 즉 평안에 있다. 우리는 쾌락을 따르기보다 고통을 줄이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고통이 없는 상태를 낙으로 알아야한다. 그래야 오히려 불행해지지 않을 수 있다. 이 평안을 우리는 ‘쾌락의 행복’과 구별되는 ‘중용의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도덕적으로 산다는 것은, 유혹과잉 시대에 욕구를 리드하는 자기 절제를 통해 돈 앞에 왜소해지지 않도록 하며, 과잉과 결핍 모두를 피해 중용의 원리에 따라 사는 것이다. 소년이 세상에 찌들어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격과 역량으로 타인의 모자란 것들을 메워주고 남몰래 베풀어주는 너그러움을 가진 사람이 어른인 것이다. ‘돈만 있는 삶’이 아니라 ‘돈도 있는 삶’으로서 결코 외형적인 것에 의존하지 않는 위엄 있는 어른이 되어 보자.
글 박욱현 대표
▶ 박욱현 대표 (윤리스트 Yullist - 윤리 연주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윤리교육 석사를 졸업하였고, 현대전자(現SK하이닉스) 고객만족실 교육팀, 현대에듀캠퍼스 교육연수팀장을 역임했다. 현재레테승루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국기업교육 Leading Society 고문(5~6대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현대전자 재직시절 얻었던 별명이 '철든 돈키호테(바른생활사나이)'이며 가슴이 시키는 일이라 여겨 현재 오로지 전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 tooso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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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민] 1. 마음건강의 중요성과 해외우수 사례(1)
급여만으로는 업무 의욕 고취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복지 차원을 넘어서 경영 전략 차원에서 임직원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마음 건강을 챙기려는 시도도 많아지고 있다. 마음 건강 연재를 통해 마음건강 관리의 우수한 해외 사례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각 기업에서 추진할 수 있는 대안도 모색하고자 한다.
마음이 건강한 조직과 개인을 위하여
최근 마음건강 문제가 모든 조직에서 첨예한 관심이 되고 있다. 의욕 저하, 소통의 단절,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짜증, 독설과 모욕, 불안과 우울, 자살, 중독, 일탈행동, 탈진 증 후군, 만성피로증후군 등등 그 양상도 실로 다양하다.
그 배경에는 업무 환경의 변화가 있다. 업무 요구도 우리 가 해야 할 일의 양이 아주 많아지고 질적으로도 복잡해졌다. 배워야 할 지식과 습득할 기술도 수십 배 수백 배 늘어 났다. 반면 조직 내에서 인간관계나 리더십, 운영 방식의 변화는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마음이 지치고 힘들면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어렵고 고 객에게도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할 수 없다. 사고 발생이 늘어나고 갈등으로 인해 여러 가지 손실도 증가한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를 예로 들자면, 근로자의 자살 건수는 2000 년에 비해 2011년에는 2.12배가 증가해 5,613건에 달했다. 이런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업무 몰입이나 열정이 과연 잘 발휘될 수 있을까? 이렇게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문제 가 심한데도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은 상당히 부족하다. 따라서 마음 건강이야말로 생산성을 향상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법령을 만들어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정신건강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실행에 옮기기 쉽게 하기 위해 세부 적인 운영 지침이나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국내 에서도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에서 사업장 내부에 정신 과 진료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하거나 위탁운영을 하는 사례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 SAS
소프트웨어 개발사
노스캐롤라이나주 캐리 (Cary, North Carolina, USA) 소재
1976년 설립. 미국 내 직원 5,566명, 전 세계 지사에 1만 1,055명
미국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SAS에 가보면, 직원들이 좀체 귀가할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집보다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편이라고들 한다. 그렇다고 SAS가 직원에게 많은 월급을 쥐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 소프트웨어 산업의 평균 연봉보다도 낮고 회사의 스톡옵션은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그러나 회사 안을 찬찬히 둘러보면서 그 까닭을 발견하게 된다.
회사 안에 보육센터(어린이집)가 있어서 자녀를 맡긴 직원들은 마음 편히 업무에 열중할 수 있고, 급하게 퇴근해서 아이를 데리러 가야할 필요도 없다. 보육센터는 외부 보육시설의 1/3 수준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유아교육을 전공한 전문교사가 상주하고 있어 질도 높은 편이다.
사내 의료시설도 잘 되어 있다. 사내 병원에는 의료 인력 50여명이 상주하여 검사와 진료 등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물리치료를 이용하거나 식이요법 처방 등 건강지도를 받을 수도 있다. 바쁜 틈을 쪼개어 점심시간에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된다.
몸이 조금 편해져도 누구나 고민은 있기 마련이다. SAS의 ‘일-생활 센터(work-life center)’에서는 전문 상담사가 자녀 교육이나 부부 갈등 등 직원의 일상생활에서 오는 자잘한 것부터 굵직한 고민까지 모두 들어준다. 우울증이나 불면증이 있으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연계도 잘 되어 있다.
고민도 털어내고 나면 뭐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나는 법. 사내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비된 헬스장, 수영장, 농구장, 당구장, 네일숍 등은 개인적 기호와 취향에 따라 다양한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쯤 되면 회사 밖으로 나갈 구실을 찾는 게 더 어렵다. 주당 35시간 근무 기준에 근무시간은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병가는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직원들의 연 평균 병가일은 이틀에 불과하다.
SAS가 미국 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직장’에서 2011, 2012년 2년 연속 1위에 올랐고,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GPW (Great Place to WorkR)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다국적 기업(World's Best Multinational Workplaces)”에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그 배경에는 1976년 창립 이래 “직원이 행복해야 기업이 성장한다”는 철학을 고수한 경영진의 노력이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SAS를 창립한 짐 굿나잇(James Goodnight)은 자기 자신도 매일 와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최고의 직장을 만들고자 한 그의 비전은 직원들의 비전과 일치했다.
소프트웨어가 ‘생각’의 생산품이므로 SAS는 창의성이 중요한 생산요소이다. 하지만 창의성은 경영진에서 일방적으로 요구한다고 생기지는 않는다. 영감을 얻는 순간은 저마다 다르므로, 회사에서는 지적인 자극을 주면서도 융통성 있는 업무환경을 마련해서 직원들이 가장 혁신적이고 생산적일 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SAS의 높은 자율과 복지는 높은 생산성을 낳았다. 2009년 미국 S/W 산업의 평균 이직률은 22%인 반면 SAS의 이직률은 2.6% 수준이며, 이처럼 낮은 이직률은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 기업 노하우 보존, 신입직원 채용 및 교육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졌다. 회사 자체를 즐기게 하는 것. 그것이 자발적 업무수행의 열의를 높이고 더불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도 가져온 것이다.
Alstom Ltd
발전설비회사
프랑스 파리 (Paris, France)에 본사
1928년 설립
전 세계 지사 포함 직원 8만 5,225명
프랑스의 다국적 발전설비 제조업체인 ALSTOM에서는 일터에서 겪는 스트레스 문제를 함께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팀 단위의 토론을 자주 활용한다. 이러한 토론은 소위‘팀 성찰’(Team Reflection) 시간으로 별도로 규정하여 평소 업무를 수행하는 팀 단위로 스트레스의 해결책도 함께 모색하도록 한다. 이 토론은 단순히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위로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팀 성찰 시간에 제안된 해결책들에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업무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개발하는 자료로 활용한다.
건강증진 부서가 팀 성찰 시간의 토론을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그 결과를 종합하며 업무 개선 방안 도출까지 일련의 과정을 주도한다. 건강증진 부서는 먼저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면담을 실시한다. 업무 성취도, 분위기 등 직원들의 총괄적인 활동성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건강 상태에 대한 정기적인 설문 조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를 1년에 3회 분석하여 직무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을 찾는다. 이러한 사전 분석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다음, 직원들의 목소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듣고 반영하기 위한 팀 성찰 시간을 진행한다.
여기에서 모아진 목소리는 관리자급 직원들도 한 자리에 참석하여 하루 동안 이루어지는 ‘팀 성찰 워크숍’에서 다시 한 번 강조된다.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 감소와 정신건강 증진이 단순히 건강증진 부서에서 하는 일이 아니라, 관리자와 전 직원들이 함께 요인들을 공유하고 힘을 합쳐 해결해나갈 사안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관리자급 직원들의 역할에도 힘이 실린다.
관리자들은 적어도 1년에 하루는 일터를 벗어나 전문가에게 리더십 트레이닝을 받는다. 매일의 일상 업무환경에서 발생하는 인간관계 문제, 갈등, 저하된 업무수행도 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지 관리자들도 고민이 많기 때문이다. 관리자들은 업무 중에 관찰되는 부서원의 행동이나 어떤 현상이 심리적인 스트레스의 위험 징후인지, 그리고 관리자급 직원의 행동 하나하나가 해당 부서 직원들의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배운다. 트레이닝에는 실제적인 연습과 역할 연기도 포함되며, 개별적인 사례 관리에 지도를 받기도 한다.
일반 직원들에게도 스트레스 관리 교육은 필수다. 단순히 스트레스에 대해 추상적으로 접근하는 수준이 아니라, 개인별로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을 파악하고 자신의 상황을 깊이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철저히 개인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Alstom사의 스트레스 관리 과정은 각자가 대처방법을 개발하는 데에 충분한 시간을 제공한다. 팀 단위의 토론, 제안, 분석, 개별적인 스트레스 관리까지 각 직원의 목소리가 살아있는 회사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Alstom의 정신건강 프로그램 개념도
글 우종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교수
▶ 우종민 인제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대한민국 리더들의 심리주치의'이자 '직장인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힐링닥터'로 불린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MPH)를 취득했으며, 현재 인제대학교부속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민국 10대 명강사'(동아일보)에 선정됐고, 저서로 , ,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