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늘 강조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스스로가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과 또 하나는 프로로서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너무 근시안적으로 미래와 세계를 내다보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는 것이, 그들에게 펼쳐진 미래는 대한민국만이 아닌 지구촌 모두인데 오로지 눈에 보이는 옆의 경쟁자와의 승부에 명운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고 기업들이 글로벌화 되어 국적에 관계없이 온 세계의 인재들이 경쟁하는 시대에 우리나라 시장에만 초점을 맞추어 스펙을 쌓고 학점관리를 하는 등 세계시장은 나와 상관이 없다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다. 같은 과, 같은 학번의 학우만이 내 경쟁자였던 시대에서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쟝, 피터, 훌리오가 나의 입사경쟁자가 되는 시대로 변하고 있음을 빨리 간파해야 한다. 글로벌화란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상식이나 기량뿐 아니라 세계에서 통용되고 호환되는 상식과 기량을 소유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의 젊은이들은 좀 더 높이 날아 더욱 멀리 넓게 내다보고, 그래서 내일의 세계를 정확히 예측하루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프로정신이다. 프로라는 것은 경쟁력을 갖추고 늘 혁신하며 자기분야에서는 최고의 기량을 갖추는 사람이다. 그런 프로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바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신용’이 으뜸이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것이 작품제출날짜의 엄수이다. 학생의 교수와의 약속이지만 그들이 사회에 나가면 곧 고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경우 실력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 그러므로 실력은 평생을 두고 차차 쌓아 나갈 수 있지만 신용을 지킨다는 정신적인 자세는 철저히 다잡지 않으면 체질화하기 어렵다. 내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그래서 우수한 작품을 만들기에 앞서 마감날짜를 철저하게 지키는 ‘신용’이다. 프로가 고객에게 작품이나 제품 제작 의뢰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지켜야 할 것이 제출마감 날짜인 까닭이다. 프로의 세계에선 ‘죄송하지만’, ‘며칠만 더’는 통하지 않는다. 눈은 멀리 전 세계를 바라보는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되, 어떤 일이 있어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프로정신이 어떤 분야에서건 내일의 글로벌 리더를 만든다. 글 이원복 덕성여자대학교 석좌교수 ▶ 이원복 덕성여자대학교 석좌교수 현 대통령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전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전 국가 중장기전략위원회 민간위원장 먼 나라 이웃나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