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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 HRD활동과 교수설계 모형
▲HRD활동의 프로세스는 조직의 교육요구를 분석해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해 개발한 후, 교육을 실행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HRD활동의 프로세스는 분석, 설계, 개발, 실행, 평가이다. 즉, 조직의 교육요구를 분석해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교육목표 달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해 개발한 후, 교육을 실행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교수설계는 HRD활동에서 설계 단계에 관련된 활동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단위 수업의 교육내용을 설계하는 활동이다. 본 글에서는 HRD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단위 수업을 개발하는 HRD담당자와 교수자들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교수설계 모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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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instrcuton)의 개념과 구성 요소
교수(instruction)는 과정(curriculum)과 구분되는 개념으로서 과정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what to teach)에 관심이 있는 반면, 교수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how to teach)에 관심이 있다. 교육과정은 학습자가 수업을 받은 바람직한 상태가 어떠한 상태여야 하는 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이를 위한 교육내용의 교육체계가 어떻게 구성돼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탐색하는 이론이다. 반면에 교수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 내용을 토대로 학습자에게 모종의 조치를 어떻게 취하면 학습자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처방에 관심을 가지는 이론이다.
교육의 하위 역역인 교수의 영역은 5가지 하위 영역으로 구분된다. 즉 설계, 개발, 전개, 관리, 평가이다.
교수에 속하는 5가지 영역은 각각 ‘전문적 활동’을 뜻하는 동시에 그러한 활동들과 관련된 학문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교수설계란 교수의 방법을 이해하고 개선하며 적용을 하는 활동이다. 교수설계는 교사나 교수 설계자가 학습자의 특성과 교수내용에 맞는 교수방법을 고안해 최대한의 교수효과를 산출하려는 전문적 활동이다. 또한 교수설계는 교수방법의 적절한 처방에 관한 지식을 생산해내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학문적 영역으로서의 교수설계와 전문적 활동으로서의 교수설계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에 대한 관련된 접근방식으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 전문적 활동으로 실제적 활동을 통해 교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며, 학문적 영역으로서는 그 실제 활동에 바탕을 두어 쌓여진 경험을 체계화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교수개발은 새로운 교수 상황을 창조하기 위한 적절한 절차들을 처방하고 활용해 실지로 교수에 사용 될 교수자료, 강의안, 수업계획 등을 산출해 내는 것이다.
셋째, 교수전개는 특정한 교수상황에서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해 교수자료와 그 자료가 사용될 교수상황을 적절히 조정하기 위한 절차들을 처방하고 활용하는 과정이다.
넷째, 교수관리는 교육전반에 관한 관리에 초점을 두는 교육행정과 구분해 특정한 교육상황에서 하나의 교수프로그램을 관리하는 활동으로 시간계획, 자료수집, 성적처리 및 관리절차 수정 및 개선 등을 포함한다.
다섯째, 교수평가는 교수에 관련한 모든 활동들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평가하기 위한 활동으로 교수프로그램이 잘 설계·개발됐고, 그 과정이 잘 전개됐는지를 평가하게 된다.
교수의 변인
한편으로 교수의 변인은 세 가지 범주, 즉 교수의 조건(conditions), 교수의 방법(methoods), 교수의 결과(outcomes)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교수조건은 학습 전에 학습자가 갖추고 있는 지적, 기술적, 태도적 수준인 선수학습 능력을 말한다. 또한, 교수설계자나 교수자에 의해 통제될 수 없는 제약 조건을 의미한다. 만일 조건이 설계자에 의해 통제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방법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교수방법은 학습 중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지원돼야 할 교수자, 학습자의 상호작용 방안을 말한다. 교수방법은 서로 다른 조건하에서 다른 결과를 성취하기 위한 다양한 길을 의미한다. 조건과는 달리 방법의 변인은 교수설계자와 교수자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 방법은 고정화돼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교수결과는 학습후 새롭게 형성된 학습능력, 즉 학습자가 달성해야 할 학습목표를 말한다. 교수결과는 서로 다른 교수의 조건하에서 사용된 여러 가지 교수방법들이 어떤 면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었는지를 나타내는 교수활동의 최종 산물을 의미한다.
교수설계의 이론과 모형
교수의 세 가지 변인, 즉 조건, 방법, 결과는 어떻게 관련짓느냐에 따라 서술적 이론과 처방적 이론으로 나뉜다. 서술적 이론은 조건과 방법을 독립변인으로 보고, 그 조건과 방법들의 상호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를 종속변인으로 보는 이론이다. 즉, A라는 교수방법이 B라는 조건하에서 실행된다면 C라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학습자의 내적 학습과정을 설명하는 학습이론은 서술적 이론이라 할 수 있다.
처방적 이론은 교수의 조건과 결과 독립변인으로 보고 방법은 종속변인으로 보는 이론이다. 즉, B라는 조건하에서 C라는 결과를 얻으려면 A라는 교수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과 정해진 학습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수방법, 즉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는 교수설계는 처방적이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교수설계자는 교수의 조건과 그에 따라 기대되는 교수결과를 확인하고, 교수의 방법을 설계하는 절차로 접근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교수설계란 교수 조건을 분석해서 변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처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교수설계란 특정한 교수조건 하에서 바람직한 교수결과를 얻기 위한 방법들을 처방해주는 전문적 활동이자, 그 방법들의 처방을 위한 지식 체계를 생산해 주는 학문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교수설계 이론과 모형은 특정한 학습자와 교과내용에 맞는 최적의 교수방법을 고안해 내어 교수의 효과성, 효율성, 매력성을 높이고자 하는 활동을 위한 지식 체계이다.
교수설계에 관련해서는 교수설계 이론이 있고 교수설계 모형이 있다. 교수설계 이론이란 교수설계에 대한 일련의 원리로서 교수 현상을 설명하고 예언할 수 있는 틀과 개념적 지식을 제공하는 학문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교수설계 이론이 원리들의 통합적 체계인 반면, 교수설계 모형이란 일련의 방법들의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론은 하나이고 보편성이 있다. 모형은 특수성이 있고 여러 가지로 존재할 수 있다. 교수설계 모형은 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처방적 모형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교수설계 이론에 따라 수없이 많은 교수설계 처방 모형이 생성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네의 교수설계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수많은 가네식 처방 모형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교수설계 이론은 조건-모델-결과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것은 다시 조건 à모형(조건-방법-결과)à 결과로 구체화될 수 있다.
교수설계 이론에는 객관적 지식을 목표를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하는 분석지향적 교수설계 이론과 구성주의 인식론을 바탕으로 과제해결 중심으로 학습환경을 설계하는 종합지향적 교수설계 이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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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성공 프레젠테이션의 키워드, 펜타플로우(Penta-Flow)
‘성공 프레젠테이션의 키워드, 펜타플로우’라는 연재의 마지막을 장식할 이번 기고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고자 한다. 우리는 일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정의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잘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성과와 성장을 이룩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기고도 많은 분들이 읽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프레젠테이션을 정의할 때 “일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정의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한 사람만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내가 한번 이야기하면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형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프레젠테이션을 커뮤니케이션으로 정의한 이상, 혼자서 이야기하는 것은 대화라 할 수 없다. 발표자가 이야기한 만큼 청중도 그에 상응하는 반응을 하도록 하는 것이 대화로 정의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실현하는 방식이 아닐까? 오늘은 이 부분을 꼬집어보려고 한다.
발표자는 괴롭기도 하지만 외롭다.
여러분이 과거에 했던 발표를 한번 돌이켜보길 바란다. 고군분투한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외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청중에게 전달하고 있으면 무슨 생각이 들던가? 또, 청중이 열심히 듣기는커녕 딴 짓을 한다거나, 발표자를 보고는 있는데 보는 건지 아닌지 가늠이 안 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신이 나서 발표를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러한 분위기가 발표자를 더 위축하게 하고, 무대를 더욱 두렵게 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외로운 프리젠터, 단절된 청중의 모습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서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도 수긍할 것이다. 이럴 때 발표자는 발표가 끝나고 청중의 태도가 너무 좋지 않아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거나, 역시 발표무대는 긴장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한숨부터 지을 것이다. 그럼그러한 분위기를 만든 것이 정말 청중의 탓일까? 그리고 그러한 경직된 발표가 진정한 대화로 변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항상 무대를 두려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Audience Flow는 바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더 이상 발표자가 무대에서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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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까지 갖다가 돌아온 풍선이 곧 Audience Flow이다.
다음 사진은 취업준비생을 위한 프레젠테이션 컨퍼런스인 “프레젠테이션캠퍼스2014” 때 나의 강연 모습이다. 사진 속에 무엇이 보이는가? 아마도 큰 풍선이 보일 것이다. 청중이 발표에 적극 참여해야함을 설명하기 위해 이 풍선이 동원됐으며 한 사람과 풍선을 주고받다가 나중에는 참석한 모든 사람들과 여러개의 풍선을 주고받는 가벼운 게임을 했다. 그렇게 청중에게 뿌려진 풍선은 무대 뒤편까지 갔다가 발표자인 나에게 모두 돌아왔다. 이 풍선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 프레젠테이션은 주고받는 대화라는 것, 바로 Audience Flow이다. 청중과 함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발표만이 진정한 대화로서의 가치와 메시지의 명확한 전달과 이해,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성공스토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Audience Flow란 청중이 발표에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으로, “청중참여 기법”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따라서 청중참여 기법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Audience Flow 전략 하나
유머가 좋을까? 위트 있는 말이 좋을까?
청중을 발표에 참여하게 해 분위기를 보다 유연하게 만들고자 자주 활용이 되는 것이 유머기법이다. 어제 본 개그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런 경우를 겪어본 청중은 아마도 손사래를 치지 않을까 싶다. 유머를 쓰면 왜 분위기가 마음먹은 대로 유쾌해지지 않을까? 그 이유는 유머라는 것은 전하고자 하는 맥락과 전혀 상관없이 활용이 되는 방식인데다가 이런 유머는 발표자가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더 경직된 분위기를 만들어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머는 잘 권하지 않는 편이다. 오히려 유머보다는 위트 있는 말을 활용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하겠다. 예를 들어 발표장 안에서 주위를 환기시킬 수 있는 대화의 소재를 찾는다거나 날씨, 전하는 메시지속의 재미있는 에피소드 등을 활용하게 되면 그게 오히려 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만큼이라도 더 이상 뜬금없는 유머로 청중을 더 경직되게 만들지 않길 바란다.
Audience Flow 전략 둘
청중에게 질문을 던져라
위트 있는 말이 어렵다면 더 쉬운 방법으로 질문기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질문을 받은 청중은 가벼운 대답을 하거나 의견을 도출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대다수 커뮤니케이션인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청중의 참여를 쉽게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이때 기억해야할 것은 질문에도 요령이 있다는 점이다. 청중이 즉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을 설계하여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OX퀴즈, 객관식, 단답형 주관식등이 이에 해당하는 방법이 되겠다. 생각을 말해야 하는 질문의 경우는 답을 얻는데 목적을 두기보다는 자문자답 형식으로 청중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쓰는 것으로 활용하는 게좋다. 컨설팅을 할 때는 “다”와 “까”를 활용하라는 말을 자주하게 된다.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의 특성상 어미를 “다”로 쓰기가 쉬운데 이 부분만 “까”를 섞어보겠다는 생각만 가져도 대화라는 측면에서의 청중 참여는 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Audience Flow 전략 셋 소품을 활용하라
이 또한 컨설팅에서 자주 활용을 하는 기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어울리는 소품이 있다면 그것을 꺼내 청중에게 보여줌으로써 주위환기와 집중이라고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클라이맥스가 되는 제품을 보여줄 때,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보여주지 않고 실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고조된 분위기를 만들곤 한다. 그 이면에는 소품을 활용하는 전략이 숨어있다는 점을 이해하면 되겠다. 만일 우리가 서비스기업인 경우에는 사실 보여줄 소품이 없을 수 있다. 이럴때는 직설적 소품을 활용하는 전략이 아닌 상징이 되는 소품을 활용하면 이 부분도 해결을 할 수가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선물 이벤트를 하는 것도 소품을 활용하는 연출기법의 연장선이라 하겠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어떤 소품이 있을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이를 자연스럽게 연출해낸다면 다른 분위기,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발표의 요소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알아두면 좋은 청중참여 기법 3가지
이 외에도 같이 고민해보면 좋을 청중참여 기법이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박수를 유도하는 것이다. 박수를 받았다는 것만으로 분위기 전환과 청중의 동조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에서 박수는 꼭 받는 것이 좋다. 박수를 받는 방법으로는 발표의 처음과 끝에 인사를 통해 받을 수가 있으며, 청중에게 박수쳐줄 것을 권유하는 설계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박수 받는 인사에는 요령이 있는데 인사 멘트를 모두 다 마친 후에 인사를 45도 각도 정도로 하게 되면 박수를 칠 수 있는 타이밍이 생기기 때문에 박수를 유도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두길 바란다. 다음으로는 따라하도록 하는 것이다. 말이나 행동을 청중이 만약 따라했다면 주도권은 벌써 발표자에게 왔다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호칭이다. 여러분이라는 표현보다는 우리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거리를 좁혀가려는 언어의 표현도 청중을 참여시키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발표자가 발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인 Audience Flow 즉, 청중참여 기법을 살펴봤다.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혼자 외로이 고군분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청중의 탓이라기보다는 발표자가 청중을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두지 못한데서 기인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또 프레젠테이션은 대화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청중 참여 기법을 작은 이벤트라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설계해 청중과 호흡 할 수 있는 발표자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글 이종욱 (주)파워피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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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드림팀, 긍정심리를 만나다
최근 수 세기 동안 우리 인류는 많은 발전을 해 왔다. 그 바탕에는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이나 천재적 발명가 에디슨 같은 뛰어난 개인들의 업적도 있지만, 달 탐사라든지 인간 게놈(genome)의 서열규명과 같은, 개인으로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팀(team) 작업의 결과인 경우가 훨씬 많다. 개인의 업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개인이 모여 팀이라는 또 다른 하나의 유기체로서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우리 인간이라는 종(種)의 번영과 번성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는 지구상의 그 어떤 생명체보다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진화해오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은 홀로일 때보다 집단일 때 더 높은 잠재력을 발휘한다. 팀워크란, 구성원들이 공동의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 함께 작업하는 것을 말하는데, 효과적인 팀워크란 언제나 팀원으로서 기여하는 개개인의 노력의 총합이 각 개인의 기여의 합을 넘어설 때 가능하다. 이는 개인 작업과는 달리, 팀을 위한 열정이 팀 내에서 촉진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된다. 또한 조직이 요구하는 복잡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팀원들의 지식, 기술, 능력이 폭넓게 하나로 동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개인 작업보다 효율적이기에, 오늘날 조직에서는 개인작업보다 팀 작업이 훨씬 선호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팀 작업은 인간의 행복과 안녕이 표상하는 몰두와 참여, 도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심리와 맞닿아 있다. 그리고 팀 작업을 하는 동안이나 완수했을 때 경험하게 되는 긍정적 요소에서 우리는 내가 속한 팀을 소위 ‘드림팀’이라 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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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팀의 조건
팀원이라면 누구나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매진할 때 사회적·정서적 욕구가 충족되는 경험을 한다. 팀원들끼리 공유하게 되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성취, 그리고 번영(flourishing)을 향한 강한 열망으로 인해 일을 한다는 것이 놀이와 여가가 줄 수 없는 형태의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다만, 팀으로 작업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이러한 긍정적 경험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경험은 언제나 특별한 팀, 소위 드림팀의 몫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느 때 우리는 소위 드림팀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까?
POS(Positive Organizational Scholarship)이라는 개념을 주장하는 긍정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조직은 긍정적 조직, 즉 드림팀이라 칭할 만하다고 한다. 첫째, 개인의 강점이 더욱 발달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 둘째, 치유와 복원을 가능하게 하는 개인의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촉진하는 조직, 셋째, 개인과 조직의 놀라운 수행을 함양하는 역동성을 갖춘 조직이 그것이다. 팀원들의 강점, 리질리언스, 치유, 회복 등의 개념이 조직 내에서 이해되지 않는다면, 조직의 성공과 번영은 불가능하며, 혹 성과를 낸다 할지라도 한시적이거나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는 긍정적 조직, 긍정적 팀워크를 가능하게 하는 Positive IPO(Input-Process-Output) Model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의 질문에 답해 가며, 여러분이 속한 팀이 드림팀이라 할 만한지, 혹은 드림팀이 되기 위해 어떤 부분이 달라지면 좋을지 판단해보자.
첫째, 팀의 목적을 이해하고 있는가?
팀의 목적은 다시 팀 과업과 관계된 몇 가지 작은 도전적 목표들의 공유와 연결되며, 팀의 구성원들이 이러한 팀의 목적과 과업목표를 잘 이해하고 공유할 때 과업 그 자체가 팀원들의 참여를 동기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의미 있는 목적임을 이해할 때 팀 구성원들의 내적 동기가 자극 받게 되고, 완전히 과제에 집중하게 되는 몰입(flow)이 일어나며, 그 결과 창의적 성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팀원들이 지닌 기술과 강점을 활용하고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팀 과업을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으로 인식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을 결정할 때 팀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며,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제때 피드백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 팀의 역동성이 지닌 긍정적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가?
팀을 구성하는 개인들 간에는 다양한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갈등이나 긴장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구성원들 간의 이러한 차이들은 곧 팀의 역동성이기에 유기적으로 조화롭게 운용되기만 한다면 팀은 개인일 때 보다 기능적이고 성취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팀 역동성이란 거대한 잠재력의 원천이며, 드림팀이 현실이 되기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팀원들 간의 친밀감을 형성하고, 서로 간의 다양한 관점의 차이를 수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모임과 열린 대화를 장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팀의 응집력을 형성하고, 의사소통을 향상시키고, 팀 내 일어날 수 있는 긴장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리더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셋째, 각 팀 구성원의 역할이 명확하고 분명하게 이해되고 있는가?
이는 팀 내에서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지속적인 협의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팀의 기능은 발달할 것이고, 팀원들은 그들의 역할, 책임, 목표를 정기적으로 만나 함께 토론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각 구성원의 개인적 강점과 기술이 팀의 현재 과업에 맞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개되고, 업무 또한 공평하게 분담되어 공정성, 동등성, 상호의존성의 욕구가 충족되어질 수 있다.
다섯째, 낙관성, 신뢰, 유연성, 리더십, 사회적 지지 등 긍정적 프로세스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본격적인 업무과정에 돌입했을 때 업무와 관련한 자존감과 긍정적 사고를 격려해야 하며, 팀의 목표, 전략, 과정, 그리고 실패 뿐 아니라 성공에 대해서도 시간을 갖고 숙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팀원들 간의 애착이 형성되도록 긴밀한 접촉과 의사소통을 격려해야 하며,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갈등·위험부담의 해결을 촉진해야 한다. 또한 리더는 열정이 있어야 하고, 낙관적이어야 하며, 팀 목표에 대해 비전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지지적이고 이타적인 팀 행동이 격려되고 모델링되며 보상되어야 한다.
여섯째, 긍정적이고 결과를 얻었는가?
업무 효율성만을 따진다면, 어쩌면 구성원들의 관계까지 고려해야 하는 positive IPO가 오히려 거추장스러울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드림팀을 이야기 하고 있다. 드림팀은 사람(구성원)은 없고 일(성과)만 남는 결과 위주의 평가와는 맞지 않다. 팀의 과업수행을 최대화 하면서, 팀원들의 안녕과 조직 내 이타심, 협동, 그리고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성과를 내는 팀이 바로 드림팀이다. 자, 이제 과거 경험했던 팀에 대해 돌아보자. 돌아보니, 그리워지는 팀이 있는가? 그때의 팀 경험은 일에서의 성취감과 만족감 못지않게 팀원들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가? 그때의 팀 경험으로 인해 나는 성장하고 발전했는가?
이상의 질문에 답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매우 중요하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느냐 일 것이다. 지금까지 드림팀이라 할 만한 팀 경험이 없다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배워 현재 경험과 미래의 경험에 변화를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리더로서 혹은 한 구성원으로서 지금 속한 팀에서 일과 사람, 팀과 내가 모두 성취하고 번영하며 안녕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팀 작업을 해보기를 바란다.
글 이정미 용문상담심리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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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숙기] 나라는 아름다운 건축물 만들기
타고난 재능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발견된 재능을 예쁜 벽돌 삼아 자신이 원하는 집의 모습으로 쌓아올리는 공력의 과정이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아파트가 아닌, 내 개성이 담긴 고유한 집을 짓는 창조적 집짓기의 방법은 무엇인가?
지난 호에서 살펴보았듯, 재능이란 특별히 타고난 능력이나 소질이다. 그리고 그 재능은 자신도 모르게 반복돼 나타나는 생각, 감정, 행동의 패턴이다. 세상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세상과 소통하는 필터로 작용한다. 누구나 특정 영역에 강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재능은 진정한 잠재력과 능력의 원천이 된다. 하지만 재능만으로는 탁월한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다. 목표나 맥락에 맞게 활용되거나 적절한 기술이 동반되지 않으면 소기의 결과를 낼 수 없다. 재능은 아직 가공되지 않은 원석, 또는 조리되지 않은 식재료와 같다. 심지어 잘못 쓰이면 부작용도 날 수 있는, 미완의 대기이다. 손놀림의 재능을 가진 경우에 그 재능이 범죄에 쓰일수도 있고, 공감의 재능이 뛰어난 경우 다른 사람의 아픔에 압도당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재능은 최고의 발현의 순간뿐 아니라 최악의 발현의 순간도 맞이한다. 재능은 힘과 차별성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잠재적 취약성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재능에 동반된 기술과 지식
이렇듯 재능은 그 자체로는 미생이다. 재능을 갈고 닦아 강점으로 만드는 제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선천적으로 언어적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의 언어 재능은 아직 강점이 아니다. 여기에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훈련을 하고 대중 광고에 통용되는 표현방식에 대한 지식이 곁들여지면, 그는 유능한 광고 카피라이터로 재탄생할 것이다. 혹은 기승전결로 전개하는 글쓰기 기술을 익힌다면 아마 연설문 작성자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사실적 지식 뿐 아니라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훈련하고 습득하는 경험적 지식도 필요하다. 더러는 가치관이 변해 재능을 사용하는 방향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손놀림의 재능을 범죄가 아닌 긍정적 목적에 쓴다면 그건 훌륭한 강점의 기회가 된다. 이렇듯 강점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주어지지 않으며 재능에 적절한 기술, 지식, 가치관, 연습과 훈련이 투자될 때 완생이 된다. 김연아, 이상화, 박지성 선수가 지독한 연습벌레인 것은 유명한 얘기이다.
쿨하게 약점 바라보기
강점 투자에의 집중을 가로막는 것으로 약점 영역에 대한 우려가 있다. 약점을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가? 뛰어난 성과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약점이라 할 때, 재능이 안 맞는 것인지, 기술과 관련된 것인지, 지식의 부족인지 우선 약점의 요인을 아는 게 필요하다. 직장에서 팀워크가 약한 사람의 경우, 공감재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자기 목표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없어서일 수 있다. 그가 학습자의 재능이 있다면 팀 내 학습부장의 역할을 맡아 팀워크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필요한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가지고 있는 재능 중 어떤것을 원천으로 쓸 것인지 설계할 수 있다. 약점을 무작정 개발하려는 정공법의 노력보다, 가지고 있는 재능과의 연결성을 찾는 노력이 더 효과적이다. 대중 연설의 재능이 없는 경우, 책임감의 재능을 극대화해 연설의 부담감을 극복하는 방법도 있다. 사교성이 낮은 사람이 네트워킹을 할 때, 승부 근성의 재능을 활용해 네트워킹 내기를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뇌의 생화학적 작동 원리로 보면, 약점의 본질은 그것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습이 잘 일어나는 영역은 시냅스가 이미 많이 연결돼있는 영역, 즉 재능의 주변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약점에 대해서는 탁월한 성과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까지 관리하는 정도면 족하다. 약점은 부실한 배 바닥에 나 있는 구멍과 같다. 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메워야 하지만 메운다고 해서 앞으로 나갈 동력을 얻는 것은 아니다. 약점 앞에서 작아지는 대신, 약점에 대한 어정쩡한 집착을 버리고, “이건 내 강점이 아니야”라며 실패의 책임과 나를 분리시키고 쿨하게 털어버리도록 하라.
강한 영역에 투자하기
그 대신 강한 영역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강점을 살린다고 해서 지금 하던 일을 던져 버리고 전혀 새로운 일을 찾아 나서라는 뜻은 아니다. 강점에 집중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 강점을 조금이라도 사용 할 수 있는 상황을 찾아가거나 의도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매일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사람은 2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는데 집중하는 사람은 자기 삶의 질이 훌륭하다고 평가할 확률이 3배, 업무에 몰입할 가능성이 6배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학습의 재능이 있는 사람은 직장에서 공식, 비공식적 학습의 기회를 많이 만들수록 직장생활이 의미 있고 일도 더 잘 하게 된다.
재능에 의도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재능이 세상에 발휘되는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조화(하모니)의 재능이 있는 사람은 갈등에서는 얻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해서든 갈등을 회피하는 쪽으로 행동할 것이다. 또한 갈등의 조짐을 잘 알아차릴 뿐 아니라 갈등에 처한 사람들 간의 공통점을 잘 찾고 중재를 위한 현실적 대안을 찾는데 능하다. 그런데 그 재능 때문에 오히려 대인관계의 어려움에 더 상처받고 관계의 중압감에 시달리는 딜레마를 경험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재능에의 투자는 재능이 발휘되는 주요 양상, 기여도, 필요로 하는 것, 선호 환경, 장벽, 남용시 문제점 등 다이나믹과 본질적 에너지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개성만이 살 길
강점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유지하지 않으면 약해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재능이 현재의 목표에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 되는지 찾아 그 재능을 의도적으로 쓰기 위한 행동을 설계하고 실천하라. 완벽함이나 다재다능의 신화를 내려놓고 이미 가지고 있는 재능에 집중해 그것을 십분 발휘하는 방향으로 삶의 목표와 디테일을 디자인하라.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니라, 나의 강점이 최상위로 발휘된 상태인 “최고의 나”를 추구하라.
인간은 개별적이다. 생물학적으로 개별적일 뿐 아니라 환경으로 인해 더욱 개별화된다. 그럼에도 남들이 사는 방식에 민감하고 대세를 따르려 하며 평균이 되면 안심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의 미래에는 개성만이 살 길이다. 대학 입학이나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서의 개성이 아니라, 존재로서의 개성이다. 평균을 향한 노력, 재능의 방치, 그로 인한 개성의 결여는 치명적 오류다. 개인적 재능이라는 엄청난 보물을 포기할 수 없다. 이미 있는 것의 재생산이 아니라 가장 나다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생존전략이다. 내 자신의 위대한 개성적 진실을 만난 사람은 다른 이의 개성에 대해서도 그 위대함을 인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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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무] 유성룡, 나라를 구한 합리적 리더십
최근 『징비록(懲毖錄)』이 새롭게 주목 받으면서 책의 저자 서애 유성룡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성룡은 영의정까지 지냈고, 사도도체찰사로서 임진왜란을 극복한 명상(名相)이다. 그는 미증유의 국란을 당해 도탄에 빠진 백성과 위험에 빠진 나라를 구제하는 데 공헌했다. 그러므로 그의 관직생활과 정치적 식견이 국란을 극복하는 데 어떤 효험이 있었고,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유성룡은 영의정이자 도체찰사로서 임진왜란을 당해 무너져 가는 조선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7년 동안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당쟁 때문에 주화오국(主和誤國)의 죄명만 덮어쓸 뿐이었다. ‘주화오국’이라는 말은 유성룡을 실각시킨 정인홍, 이이첨 등 북인세력과 이들과 동조한 같은 퇴계학파의 조목이 제기한 죄명이다. 전자는 남북분당에서 남인을 누르고 정권을 차지하려는 북인의 명분이고, 후자는 퇴계의 적전(嫡傳)을 쟁취하기 위한 반 유성룡 세력의 논리였다.
유성룡은 겉으로 화의를 반대하기는 했지만, 사실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다른 선택이 마땅치 않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강화 논의에 조선이 낄 여지가 없었다. 주화(主和)가 죄목이라면 그것이 왜 죄목이 돼야 하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과연 당시 조선의 국력으로 왜적을 물리칠 능력이 있었는가? 전 국토는 초토화되고, 백성들은 헐벗고 굶주린 데다가 전염병까지 돌았다. 명나라의 원병이 오지 않았으면 조선은 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명나라 원병의 폐해도 컸고, 그들의 병량(兵糧)을 대는 일도 버거웠다. 그런데 명도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할 힘이 없어 철병하겠다는 것이다. 왜병들도 지칠 대로 지쳤다. 두 나라는 서로 휴전하고 다 같이 철병해 조선을 반씩 갈라 가지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여의치 않아 실패했다. 명나라 황제는 조선국왕에게 우리는 갈 테니 너희도 살아남으려면 화의에 동의하고 후일을 기약하라고 명령했다. 정국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는 유성룡으로서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반대만 할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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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파를 넘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온건파
유성룡은 재상으로서 국왕을 도와 국가를 경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비해 이이는 사림의 종장으로서 오로지 사림의 이해를 대변했다. 두 사람 다 선조의 지우(知遇)를 받았지만 당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 함께 일하기를 싫어했다. 이이는 개혁을 주장할 때 과격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유성룡은 급진적인 개혁을 할 경우에 반대의견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온건하고 합리적인 개혁을 선호했다.조광조가 국왕의 신임을 믿고 과격한 개혁을 추진하다가 사림
이 일망타진 당한 전례를 경계한 것이다. 이이는 유성룡이 자기의 개혁 주장에는 동조하면서 실제 실시하려고 하면 반대한다고 불평했으나 유성룡은 나름대로 계산이 있었다. 이이에게 가볍게 동조하다가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국란 속에서 빛난 유성룡의 리더십
유성룡은 비록 동인의 영수였지만 인재를 씀에 있어서는 동인과 서인에 각각 군자와 소인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 중 군자만 뽑아 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재상의 입장에서 당파와 관계없이 인재를 발탁해 적재적소에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 임란을 당해 국란을 극복해야 했기 때문에 신분을 초월한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미증유의 전란을 겪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분, 문벌, 과거를 뛰어넘는 근본적인 개혁을 해야만 하고. 서북인에 대한 차별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북인들은 실상 국왕이 그곳으로 피란가고 명나라 원병이 오는 바람에 각종 지원업무와 양향조달에 많은 애를 썼다. 유성룡은 임란 직전, 이순신을 종6품인 정읍현감에서 정3품 당상관인 전라좌수사에, 권율을 정5품인 형조정랑에서 정3품인 의주목사에 파격적으로 발탁했다. 그리해 임란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이 두 사
람이 없었으면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지 알 수 없다. 또 신충원은 관리도 아니고, 문벌출신도 아니었는데 조령에서 군공을 세우자 수문장, 절도사로 발탁했다. 더 나아가 인재라면 서얼이나 공·사천, 장사꾼, 졸병을 막론하고 신분의 구분 없이 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전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무과 홍패와 공명첩을 주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유성룡은 제승방략(制勝方略)을 버리고 진관체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승방략은 을묘왜변 때부터 실시하던 분군법으로, 군대를 각 읍에 나누어 주고 이들을 순변사, 방어사, 조방장, 도원수, 병마사가 통괄하게 하는 전법이었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나 군사는여 있는데, 장수들이 내려오지 못한 채 적들이 들이닥치면 군사가 무너져 버려 수습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유성룡은 조선 초기 제도대로 각 도의 군병을 진관에 배속시켜 주장(主將)의 호령을 받게 한다면 하나의 진이 무너져도 다른 진이 버틸 수 있어 군사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이러한 주장으로 1594년(선조 27) 속오군이 편성돼 지방군이 재건됐고, 이후 진관체제로 지휘·통솔계통이 재편됐다.
기존 관례를 넘어선 변혁 주도
그는 국란극복을 위해 민심을 수습하고 전쟁으로 고갈된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병력 확보를 위해 양반, 공·사천, 서얼을 막론하고 속오군에 편성해 정병을 선발했다. 군공(軍功)이 있는 자에게는 관직을 주거나, 공·사천은 면천(免賤), 면역(免役), 면죄(免罪)시켜 주고, 서얼은 허통(許通)해줬다. 장수에게 공명첩과 무과, 홍패를 맡겨 놓고 전공이 있는 자에게 즉석에서 수여하게 했다. 해방된 노비의 상전에게도 응분의 보상을 해 주었다. 실로 평상시에는 상상도하지 못할 파격적인 조처였다. 유성룡은 또한 기민구제와 정병양성, 명군의 양향(糧餉)을 모으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해, 작미(作米), 수세(收稅), 모속(募粟), 무속(貿粟) 등 네 가지 방법과 염천절매(鹽鐵專賣), 설보둔전(設堡屯田) 등의 비상수단을 썼다. 작미는 세금을 쌀로 내는 것으로서 공물작미의 경우 백성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토지 1결(結)에 2두(斗)씩 내게 했다. 이전에 이러한 내용을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으나 실시되지 못했고, 유성룡에 의해 1594년(선조 27) 정월에 처음으로 실시됐다. 이것이 대동법의 전신이다.
수세는 국가재정의 근간을 이루지만 부담이 무거웠던 것은 아니었다. 모속은 쌀을 바치는 사람에게 면천, 면역의 특전을 주는 것으로 국가재정이 궁할 때 자주 쓰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무속은 중강개시(中江開市)에서 요동의 곡식을 우리의 은, 염(소금), 철을 주고 사오는 것이다. 마침 요동에 풍년이 들었기 때문에 곡식을 싼값으로 사올 수 있어서 양향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중강개시는 1593년(선조26) 12월에 시작해 1601년(선조 34)에 폐지됐다.
지난 일을 경계해 후환을 삼가다
1598년(선조 31), 유성룡은 명나라와 일본의 화의가 진행되는 동안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파들로부터 탄핵을 받았다. 삭탈관작 당한 유성룡은 이후 더 이상 관직에 나가지 않고 후학 양성에 힘쓰며 여러 저술을 남겼다. 대표적인 것이 스승인 이황의 글들을 정리한 『퇴계집』과 임진왜란 7년의 기록을 담은 『징비록』이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지난 일을 경계해 후환을 삼간다”는 뜻의 징비(懲毖)에서 제목을 따온 『징비록』은 임진왜란 이전의 국내외 정세와 전쟁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또한 전란의 전개, 백성이 겪은 참혹한 전쟁의 실상, 종전 후의 상황까지 매우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특히 『징비록』에는 이순신을 어떻게 발탁했는지, 어떻게 해전을 치르고 공을 세웠는지, 그리고 백의종군을 한 사정과 다시 수군통제사가 돼 큰 공을 세우고 전사하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통렬한 반성을 통해 후대가 이 같은 불행을 겪지 않기 바라는 마음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 간 것이다. 유성룡은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으로 당쟁을 조정하고자 노력했고, 때로는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갔다. 전쟁의 위기에도 탁월하게 대처한 유능한 재상이었던 유성룡은 오늘날에도 본받을 만한 지도자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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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전략의 미래를 조망하다
최근 박영숙 한국유엔미래포럼대표와 제롬 글랜 세계미래연구기구협회장이 발간한 에 따르면 사람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인간의 지능에 가까운 인공지능이 개발되고, 대체에너지 개발이 가속화되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교육도 기존 오프라인 교육을 대체할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HRD의 미래는 큰 변화의 가능성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최근 박영숙 한국유엔미래포럼대표와 제롬 글랜 세계미래 연구기구협회장이 발간한 는 사람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인간의 지능에 가까운 인공지
능을 개발되고, 대체에너지 개발이 가속화되며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교육도 기존 오프라인 교육을 대체할 새로운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HRD의 미래는 큰 변화의 가능성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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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호주의 드론 개발사인 플러티(Flirtey)는 자체적으로 디자인 한 드론으로 배송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이에 탄력을 받은 아마존이나 DHL 등 택배 관련 대기업들이 드론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조만간 드론 비행규제법도 완화할 예정에 있다.
최근에는 3D모형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물체를 만들어내는 3D프린터도 대중화되고 있다. 점토나 아크릴 등의 재료로 자신이 원하는 형태를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 가격도 점차 하락하고 있어 대량생산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자동화 로봇의 발달로 인간이 처리하던 일들도 로봇으로 대체가 가능해지는 등, 이 같은 변화들은 노동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업무의 산업들이 점차 로봇들로 대체되고 지식정보산업이나 서비스 산업의 인력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HRD 또한 훈련의 개념을 넘어서서 지식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위해 노동자들은 기존보다 더 많은 기능과 교육수준을 갖춰야 한다.
결국 노동자들은 성과창출을 위해 그때그때 새롭게 나타나는 업무를 배워야 하며, HRD는 노동자들에게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줄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정 교육이 어떠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 명확해야 하며, 학습과 업무수행의 통합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작은 지식이라도 포착해, 조직 내 필요인력에게 재배포하고, 통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이 LMS, ERP 등과 같은 기술에 급속도로 포함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ICT와 HRD
ICT에서 눈에 띄는 변혁은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폰이다. 사물인터넷은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였으며, 구글이나 삼성, 애플 등 굴지의 ICT나 전자제품의 대기업들이 적극 추진하는 산업이기도 하다. 최근 삼성에서는 스마트TV나 스마트워치를 출시했으며, 구글에서는 스마트안경인 구글글래스, 나이키는 퓨얼 밴드, 애플은 애플 워치 등을 선보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사물인터넷을 넘어 사람과 프로세스, 데이터 등에 이르는 만물인터넷(IoE)으로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한 시장규모만도 2020년에 이르면 7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시장조사기업 IDC는 전망했다.
이 같은 ICT 시장의 변화는 교육 시장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러닝과 M러닝의 발달로 이미 교육의 유비쿼터스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HRD에서도 스마트워크나 스마트러닝을 보다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미래의 유비쿼터스 교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 때문에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이해, 빅데이터 활용 및 전략 등 새로운 기술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IT협회인 ISACA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회사들의 절반 이상이 사물인터넷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상태다. 이와 같은 사실은 ICT가 비교적 발달한 한국사회에서는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기존 교육의 해체와 HRD
이제는 평생학습의 시대가 도래했다. 지식과 정보의 수명이 점차 짧아지면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 필요성이 대두된다. 따라서 기존 주입식이나 강의식 교육으로는 학습의 수요나 빠르기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교육도 점차 학습자(수요자) 중심으로 이동 하면서 교육 방식도 예전과 전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MOOC의 출현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개념의 대두다.
MOOC와 같이 높은 수준의 대학교 강의를 무료나 저비용으로 수강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기존 교육 툴의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다. 기업들 사이에서도 MOOC를 통한 학습을 전공 이수로 인정해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온라인 교육 변화의 움직임이 다시금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정부차원에서 K-MOOC가 추진되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2013년 edX에 정식 참여해 4개 강좌를 오픈했고, 카이스트나 고려대학교, 울산과학기술대학교 등 국내 대학교 들도 적극 MOOC사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MOOC와 기존 이러닝과의 큰 차이점은 뉴미디어에 따른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또한 전적으로 학습자 중심으로 이뤄지며, 실무나 직업 중심의 교육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MOOC는 그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지난 1월 K-MOOC 포럼에서 임연욱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MOOC는 소셜러닝과 사례중심 학습, 개별적이며 창의적이며 학습자 중심의 학습이 가능해 Flipped Learning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며 “이를 통해 소통과 협력이 가능하며 교수자의 역할도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요자 중심의 참여학습과 자기주도학습이 보편화되는 HRD의 특성과 맞아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 취합과 경연, 협업 등을 통해 성과창출 아이디어를 만드는 집단지성 개념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교육의 민주화가 보편화되고 사이버 공간이 대중화되면서 학습의 장도 포멀에서 인포멀로 변하고 있다. 또한 교수자와 학습자의 구분도 모호해지고 있어 수직적인 교육 방식에서 수평적인 교육의 틀이 마련되고 있다.
미래형 인재와 HRD
인재상에 대한 재정립도 중요해질 것이다. 일자리가 변화하면서 기존의 일에 대한 개념도 크게 변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인 프로슈머(Prosumer)라는 개념일 것이다. 이는 기존 기획자나 생산자 위주의 업무에서 소비자 중심의 업무가 중요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인재를 등용하거나 육성, 양성하는 방법도 이를 기준으로 이뤄지게 됐다. 그 결과 새로운 사회에서 요구되는 인재가 융합형·창의적 인재다. 한 분야만을 다루는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분야, 특히 인문학과 기술에 모두 능통한 인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인문학의 흐름을 봐도 통찰과 학문의 깊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제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학문 등 전반적인 통찰 없이 경영을 예측하고 이끌어나간다는 점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에서 ‘제4의 물결’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래의 부는 시간, 공간, 지식이라는 세 가지 심층기반(deep fundamental)이 어우러져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각자 제4의 물결에 대해 토론하며 자신만의 제4의 물결을 만들어가고 있다.
HRD도 HRD만의 제4의 물결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HRD에서도 뇌과학이나 지능 향상 등에 대한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경영자와 노동자 간의 경계도 점차 모호해지면서, 직급에 따라 상명하달식 지시를 얼마나 잘 수행하고, 업무처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른 기존의 인재상을 넘어서 이제는 동반자나 주인 의식을 기반으로 한 인재상이 강조된다.
이는 인사관리는 물론 임직원에 대한 HRD 관점이 달라지게 됨을 의미한다. 다양성과 개성, 민주화가 보장되지 않는 조직은 이제 생존하기 힘들어진다.
인성과 HRD
인성교육도 미래에는 가장 중요한 교육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미 인성교육에 대한 각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에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도 그런 목소리를 반영한 것 중 하나다.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장은 이라는 저서를 통해 미래의 세대들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감정이 둔화되고 신체적 경험의 부족, 공감능력의 부족, 책임감의 실종, 도덕의 불명료 등 심리적인 부작용을 겪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자연이나 치유, 명상, 사랑에 대한 갈망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회사 내에도 명상센터나 소통을 위한 모임이 활성화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많아질 것이다.
또한 일과 휴식, 일과 가정, 일과 자기개발의 균형에 대한 니즈도 늘어난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도 점차 돈보다는 이런 자기 발전의 가능성이 더욱 중요해진다. 한편 조직 내에서는 협력, 배려, 나눔, 타인존중, 갈등관리에 대한 효과적인 인성 활동이 필요해질 것이다.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HRD에서 인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조직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그와 함께 직원들이 회사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자기 개발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따라서 이미 많은 기업들에서는 인문학 강좌나 컨퍼런스, 수평적인 회의문화 등을 정착시키고 있다. 신입사원교육에서 인성교육을 위해 현장 중심의 교육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한편 명상이나 성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구글에서는 ‘Search Your Inside(SYI)’라는 명상 프로그램으로 대중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삼성나 LG 등 많은 기업에서도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들의 심신을 달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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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관] 조직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에 대한 개괄
조직의 성과는 다양한 방법으로 창출되기도 하고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다양한 상황을 접하고 코칭을 하면서 경험한 내을을 종합 및 요약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역동성이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역동성이 긍정적일 때는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부정적일 때는 성과에 악영향을 준다.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부정적 역동성인 갈등을 주제로 해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조직에서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고 성과를 창출하는지 갈등관리 코칭 사례를 4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
이번 호는 갈등관리 코칭 사례를 살펴보기에 앞서 이론적인 측면에서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조직성과의 개념과 팀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인인 리더십을 핵심요소로 구분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계의 핵심인 갈등관리 코칭의 개념을 살펴보고자 한다.
조직성과 모델과 조직성과 Hierarchy
기업현장에서 코칭을 할 때의 기본적인 목표는 성과향상이다. 기업의 성과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비즈니스 코칭을 하는 코치의 관점에서 ‘Hey Group의 7 Circle 모델’은 참조할만한 모델이다. 이 모델의 경우 조직의 성과는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창출되는데, 직접적인 경로(Hardware: Strategy Line)에 의한 70%, 간접적인 경로(Software: People Line)를 통해 30%의 성과가 창출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Hardware인 Strat-egy Line은 누구든지 조금만 노력하면 구축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창출된 성과가 70% 비중을 차지해 중요하게 보이지만 변화가 심하거나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궁극적인 경쟁력이 되지 못한다. 반면, Software인 People Line의 경우 창출된 성과의 비중이 30%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게 하고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궁극적인 경쟁력으로서 매우 중요한 경로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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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직성과를 조직행동론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조직성과는 3계층의 차원에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의 조직성과이다. 조직성과는 궁극적으로 조직의 지속 가능여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성과이다.(, 백기복 교수, 창민사, 제1장에서 요약 인용.) 조직성과는 주로 조직문화, 조직변화와 개발, 조직구조, 경영전략 등의 영향을 받는다. 둘째는 조직을 구성하는 부서단위 또는 팀단위 관점에서의 조직성과이며 이후부터 팀성과로 부르기로 한다. 팀성과는 팀의 성격, 소통, 갈등과 협상, 집단의사결정, 리더십, 권력과 정치 등의 영향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개인성과는 팀성과 및 조직성과를 이루는 기본단위의 성과이다. 개인성과는 개인의 능력, 태도, 가치관, 성격, 지각, 감정, 동기 등의 영향을 받는다. Hey Group의 7 Circle 성과모델과 조직성과 Hierarchy를 연결해 보면 개인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인은 '역량', 팀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인은 '리더십', 조직성과에 영향을 핵심요인은 '조직풍토'임을 알 수 있다.
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
조직 구성원의 개인 관점에서 본다면 각 구성원은 부서 또는팀에 속해 팀장을 중심으로 팀 동료와 상호작용하면서 직무를 담당해 처리한다. 그 결과로 성과를 창출하고, 이 성과가 모여 팀성과를 이룬다. 이런 이유로 조직에서의 성과의 핵심은 팀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필자는 조직성과의 초점을 팀성과에 맞추기로 한다. 그리고 팀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인이 리더십이므로 여기에 소개하는 사례들은 리더십 관점에서 제시하는 사례이며, 지금부터 언급하는 성과는 특별히 부가해 설명하지 않는 한 팀성과를 의미한다.
성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서 많은 요소들을 생각해볼 수 있겠으나 코치의 관점에서 비즈니스 현장에서 관리자 및 구성원들이 애로사항으로 가장 많이 호소하고 있고, 코칭하게 되는 주제는 직무역량, 소통, 관계, 의식수준의 4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직무역량은 개인적 차원의 요소가 강하며 조직에서 교육훈련의 기본으로 다루는 항목이므로 본 호에서 소개는 제외하기로 한다.
첫 번째로 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의 하나인 ‘소통’을 살펴보자. 소통은 팀장과 팀원과의 소통, 팀원과 팀원과의 소통을 말하며 소통의 양과 질에 의해 성과가 영향을 받는다. 소통의 질은 알아주기, 경청, 질문, 피드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소통의 질을 높이는 바람직한 방법은 코칭리더십의 함양이다. 이미 많은 기업의 임원 및 관리자가 코치리더십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번째로 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는 ‘의식수준’이다. 팀장의 의식수준은 물론 팀원의 의식수준이 상호작용해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의식수준은 긍정생각, 행복한 평정심, 이타심 등 3가지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특히 유념해야 하는건 의식수준은 최소량의 법칙이 적용돼 3가지 인자 중에서 가장 낮은 인자에 의해 결정되고, 이 인자에 의해 성과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의식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3가지 인자 모두를 균형적으로 골고루 높여야 한다. 조직에서는 신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일부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은 체계를 바로 잡아야 하는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성과에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가 ‘관계’이다. 관계는 팀장과 팀원, 팀원과 팀원의 관계를 말하며 관계에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주요 현상이 갈등이다. 갈등은 조직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해결해야 하는 대표적인 이슈이다. 갈등의 원인은 크게 행동특성 차이, 직무상황 차이, 이해관계 차이의 3가지이다. 팀장을 포함한 관리자가 팀원 사이에 행동특성, 직무상황,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그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갈등이 유발되며 이 갈등이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다. 그러므로 갈등의 원인이 차이에 있음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볼 수 있다.
갈등을 해소하고 팀 내 Synergy를 통한 고성과를 창출하는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팀장 및 관리자는 맞춤리더십을 함양하는 것이 요구된다. 맞춤리더십은 팀원의 행동특성을 이해하고 팀원에게 맞추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팀원의 직무 상황을 이해하고 팀원의 직무능력에 맞추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 그리고 팀장이나 관리자가 의사결정 할 때 팀원의 Needs와 Wants를 이해하고 팀원과 조직의 Needs와 Wants를 통합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맞춤리더십의 핵심이다. 다음호부터 성과와 맞춤리더십 관점에서 행동특성 차이에 따른 갈등사례와 갈등관리 코칭, 직무상황 차이에 따른 갈등사례와 갈등관리 코칭, 이해관계 차이에 따른 갈등사례와 갈등관리 코칭의 순서대로 3회 연재로 한 주제씩 소개하기로 한다.
글 배용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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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글로벌 HRD,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
인간은 여느 동물과는 달리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하는 동물이다. 철학의 3대 명제인 존재론, 인식론, 가치론이 그것이다. 형이상학이 궁극적 실재의 본질을 다루는 존재론(Ontology)을 말한다면 인식론(Epistemology)은 지식과 앎을 다룬다. 가치론(Axiology)은 진, 선, 미와 같은 가치를 규정하는 것으로서 윤리학과 심미학으로 나뉜다. 윤리학은 도덕적 가치와 도덕적 행동의 기준을 검토하며, 심미학은 미와 예술에서의 가치를 다룬다. 존재론, 인식론, 가치론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한 사람, 한 기관의 철학을 형성한다. 오늘날 기업은 이윤뿐만 아니라 가치를 추구한다. 기업도 철학이 있어야 한다. 유행하는 기업의 핵심 가치가 그것이다. 철학은 기업의 핵심 가치가 되며, 세계를 들여다보는 렌즈, 곧 세계관이 된다. 그러기에 글로벌 HRD도 범주의 문제가 아닌 가치의 문제이다. 인적자원개발의 철학 얼개를 만들면서 세계관의 중요성을 웅변Ruona & Lynham(2004)의 관점을 사람에 맞춰서 적용해본다.
글로벌 HRD는 결국 가치의 문제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우리가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형성하고 방향 짓는다. 우리가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형성하고 방향 짓는다. 그리고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마찬가지로 우리가 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결과적으로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를 형성하고 방향 짓는다.(Ruona & Lynham, 2004)”. 세상을 사람으로 살짝 바꿔보면, “우리가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는 우리가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형성하고, 우리가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람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형성하고 방향 짓는다. 그리고 사람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마찬가지로 우리가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결과적으로 우리가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를 형성하고 방향 짓는다.” ---
글로벌 HRD의 출발점도 사람을 어떻게 보느냐는 가치의 문제이다. Human Resource Development에서 알 수 있듯이 인적자원개발은 말 그대로 사람을 자원으로 본다. 조직의 3대 자원은 물적 자원, 재무자원, 인적자원이다. 지식경영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물적 자원과 재무자원에 비해서 인적자원의 비중이 더 높아져간다. 학문적 편견에 따라 사람을 보는 관점과 그에 따른 대응 방식도 다르다. 교육학에서는 인간 존재 그 자체인 Human being으로 보고 교육이란 방식을 채택한다. 노동경제학에서는 렌트해 갖다 쓰거나 통제의 대상인 Laborer 또는 한 단계 진보하면 Employee로, 인사행정(Personnel Administration)에서는 행정요원으로서 Personnel로, 경영학에서는 관리(HRM: Human Resource Management)의 대상인 인적자원으로, 경제학에서는 투자의 대상인 인적자본(Human Capital)으로 본다. 이는 인적자원개발에 지분을 갖고 있는 관련 학문의 편견이기도 하지만 인적자원개발의 진화사이기도 하다.
자산적 존재의 HRD
허구한 날 인적자원의 개념 정의로 골든타임을 놓친 참여정부 교육인적자원부의 인적자원 개념을 정립하려던 노력이 떠오른다. 정점을 이루는 인적자본은 흔히 교육 및 훈련, 위생관리 등을 통해 개인에게 체화돼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지식, 기술, 태도, 능력 및 속성 등으로 회자된다. 인적자본은 대체로 경제적 측면에서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 그리고 달러와 같은 화폐자본 등과 대비된 개념으로 활용되며, 새로운 생산요소의 하나로 인식된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의 사적, 사회적 수익률이 높게 돌아온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교육에 대한 지출은 소비가 아닌 투자로 간주된다. 사람에 대한 인식의 변화 과정은 인적자원개발의 진화사, 글로벌 HRD로의 발전 방향이기도 하다. 초기 산업화 시대 인간은 단순한 노동력으로 비용을 유발하는 생산요소의 하나에 불과했으나 점차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관리의 대상으로 변화해 이제는 투자의 대상으로 파악하고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인적자원개발은 비용(Cost)에서 자산(Asset)으로의 변화사이다. 인적자원개발은 비용적 존재를 자산적 존재로 둔갑시키는 마법과 같다. 이것은 미국 인사관리처에서 보는 인적자원 개념 변화에 잘 나타난다. 인적자원은 사람 개개인뿐만 아니라 그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 속에 체화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글로벌 인적자원개발로의 여정이기도 하다.
Human Relations에 집중하라
교육학적 배경을 지닌 필자 편에서는 인적자원보다는 ‘인간人間)’이 더 편하다. 인(人)은 사람의 형상이다. 홀로인 동시에 다른 사람과 기대어 사는 모습을 하고 있다. 기대야 산다. 간(間)은 사이 간자를 쓴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말한다. 관계를 말한다. 한자를 풀어보면 인간은 독립적인 존재이자 사이의 존재라는 것이며, 독립적인 존재들이 사이와 사이를 연결하면서 살아간다. 그래서 ‘Human Resource’가 아니라 ‘Human Relations’이다. 중국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관계(關係)’ 정도는 안다. 인간(人間)과 관계(關係)에서 Human Relation으로서의 중국 HR의 역사 문화적 맥락을 읽을 수 있다. 중국에서 HR을 Human Resource로보다는 Human Relation으로 보는 이유가 이해된다. 인적자원개발은 자원의 학문이라기보다는 관계의 학문이다. 글로벌화는 인간관계의 글로벌화를 의미한다. Global HRD의 발전 방향도 자원으로서의 사람보다는 관계로서의 인간관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인적자원개발 관계망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넓혀지기를 소망해본다.
참고문헌 교육인적자원부(2003). , Ruona, W.E. A., & Lynham, S.(2004).
글 이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