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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길] 삶의 모든 영역에 활요되는 코칭
몇 년 전, 친구가 처음으로 집을 살 때 전 주인은 주방 벽의 칠이 떨어져 나가서 다시 칠했다고 말했다. 수년이 지나자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그래서 친구도 새로 칠을 했다. 나중에 또 그런 기미가 보이자 이번에는 부분적으로 땜질을 할 게 아니라 벽 전체를 다시 칠하기로 했다. 그래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기술자가 와서 벽 칠을 다 벗겨내자 습기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고, 문틀이 군데군데 썩어 있었다. 표면만 새로 칠하는 것은 속에 있는 문제를 임시방편으로 덮는 것밖에 안 된다. 그렇게 할 경우 문제는 계속 재발될 것이다.
코칭에서 문제를 더 큰 맥락에서 조감할 줄 안다는 것은 아주 유용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여러 가지 문제를 들고 온다. 그 문제는 이직, 상사와의 갈등, 매출 신장, 스포츠에서의 경기력 향상, 일과 생활의 균형, 부부관계, 자녀와의 관계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끝일까? 물론 코칭은 고객들의 당면한 특정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당면한 문제를 더 넓은 맥락에서 접근하면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사람들이 코칭을 받으려고 가져오는 문제들은 대개 더 큰 문제들의 징후이며 반영인 경우가 많다.
문제를 더 큰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은 많은 방법을 찾게 하고, 그에 따른 더 큰 보상을 얻게 한다. 기록 단축이 필요한 육상 선수는 코치가 자신감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도와주자 엄청나게 기록이 향상되었다. 갓 진급한 여성 상사는 부하 직원을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다가 ‘여자는 상냥하거나 예뻐야 한다’라는 어린 시절의 학습 때문에 자신이 너무 부드럽거나 너무 작위적으로 보였다는 것을 인식하고 나서는 부하들을 다루는 데 더 단호하고 유능하게 되었다.
핵심적인 라이프 이슈 다루기
당신이 일정 기간 동안 자신의 상태를 잘 관리하고, 스스로 자신의 사고와 감정, 그리고 행동을 자각하고 유지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성취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아울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자극이 왔을 때 바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과 원칙에 입각해서 만족스럽게 반응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상태를 어떻게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여기 삶의 여러 영역을 자신이 원하는 상태로 이끌어 가는데 도움이 되는 3가지 질문이 있다. 우리는 이 질문들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많이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코칭에서 이런 질문을 던질 때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이 질문을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1. 나는 무엇에 찬성하는가?
2. 나는 자신을 어떻게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가?
3. 내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는 이 세 가지 핵심 질문들을 살펴보고, 그것들이 여러분에게 줄 수 있는 이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것들을 생각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당신의 코칭이 생활의 균형에 대한 것이든, 직장 문제나 개인적 삶의 변화와 선택에 대한 것이든, 모든 코칭 주제에 깔린 테마로서 그것들을 보는 것이다. 그 질문들은 다음과 같다.
나는 무엇에 찬성하는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하지 않는 일과 관련된다. 한 고객의 딸이 엄마가 또 얼버무리자 화가 나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엄마가 계속 결정을 하지 않으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한 거나 마찬가지야!”
사람들이 끊임없이 뭔가를 선택한다. 그런 선택은 ‘투표’에 비유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명확히 알고 싶으면 그들이 어디에 투표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살을 빼고 싶어 하면서도 ‘회식도 일의 연장선’이라는 이유로 계속 먹어대고 식사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비만에 투표한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계속 그렇게 하면, 그는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과 나쁜 식습관으로 인한 질병에도 투표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데도 싸다는 이유로 세일 기간에 물건을 많이 사들인다면, 그 사람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불안에 투표하게 될지 모른다. 이것도 충분히 오랜 시간동안 해 보라. 그러면 절대로 노후 생활을 제대로 꾸려가지 못하는 데 투표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작은 행동이라 해도, 모든 행동에는 결과가 따른다. 아무리 작은 행동이라도 모든 행동이 표를 던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생각을 많이 하라. 자꾸만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면, 그때마다 당신은 비관주의, 무기력, 분개의 실로 천을 짜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자신의 투표 패턴과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알고 나면, 언제든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의 다음 식사시간이 늘 먹던 음식이 아니라 당신의 몸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처음으로 먹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바겐세일에서 물건을 사지 않는다면, 그만큼 돈을 절약한 것이다. 이번에 ‘노’라고 한 말이 친척들과 당신의 관계에서 옛 습관을 탈피할 돌파구가 될 것이다.
종종 사람들은 변화가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하라고 권하고 싶다. 큰 변화는 반복된 ‘투표’의 누적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매일매일 결정으로 이루어지고, 그중 많은 결정이 아주 작은 선택으로 구성된다. 당신의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3가지 기본 요소인 시간, 돈, 에너지의 사용에 있어 당신은 어떻게 표를 던지는가? 예를 들어, 옛정으로 계속 친분을 유지하긴 하지만, 만나고 나면 늘 기운이 빠지고 우울해지는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표를 던지는가? 당신은 그 관계를 지속하는 데 당신의 에너지를 현명하게 투자하고 있는가? 요지는 어떤 요소의 특정한 사용이 무조건 더 좋다거나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의 개인적 투표 기록을 검토함으로써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와 결과를 위해 투표할지 그렇지 않을지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다 해도, 매일매일 하는 투표에 대해서는 뭔가 힘을 행사할 수 있다.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써 보라. 창의성이나 가족생활에서부터 세계 평화에 이르기까지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라면 어떤 것도 좋다. 그러고 나서 당신이 나열한 가치와 관련하여 당신의 투표 패턴-시간과 돈,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식-을 살펴보라. 그것이 서로 잘 어우러지는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진정 어디에 투표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이 당신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당신은 어디서부터 변화를 시작할 것인가?
사람들은 흔히 정치인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종종 그들은 앞뒤가 안 맞는 얘기나 위선적인 행동으로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 자신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진실한지 스스로를 위해 탐구해 볼 가치가 있다. ‘내 투표 기록은 어떤가?’를 자문해 보는 것이 좋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일구이언하거나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는가? 심지어 당신 안에 있는 상반되는 요소들을 달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가? 예를 들어, 당신의 일부는 미친 듯이 일해 돈을 더 벌어서 가족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를 바라는 한편, 또 다른 부분에서는 그저 가족과 느긋하게 즐거운 시간을 더 보내기를 바랄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가장 잘 관리할 수 있을까?
자신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우리는 그것들을 우리 행동과 비교하고, 그것들과 관련하여 스스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가치관과 목표는 동기와 목적을 부여한다. 우리가 알아낸 그런 투표 패턴은 우리가 현재 행동과 습관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말해준다. 요지는 이것들이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성취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의 패턴을 인식하는 데는 자기관리의 또 다른 측면이 있다. 우리는 모두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장점이라고 해서 항상 이득만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보다 자주 장점을 사용하려고 들 때, 장점이 최대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 말은 능력과 교감을 더 개발하려고 하기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것만 답습할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주 자기주장에 능한 사람이 있다고 해 보자. 그 사람이 언제 협상을 해야 할지, 언제 양보를 해야 할지도 똑같이 잘 알까? 모든 장점은 부적절한 때와 장소에 사용되면 제약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현재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많은 전직 군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규율과 리더십, 팀워크에 아주 능했고, 그들이 속한 조직의 윤리에 충실했다. 그러나 똑같은 자질이 그래도 괜찮을 때에도 스스로나 다른 사람들이 편하게 행동하지 못하게 하고, 감정이 개입될 때 쉽게 반응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그들이 더 인간적인 면모를 배우는 데 관심을 가진다면 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승진에서 자꾸만 고배를 마시는 좌절을 더 이상 맛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반대로도 생각해 보자. 약점 속에 가려진 장점은 어떤 것이 있는가? 약점에 대한 개선적 관점만 취하지 말고, 약점들을 관련된 장점의 이면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어쩌면 그것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진정으로 몰두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필자는 고객들에게 그들의 약점을 쓴 뒤 거기에서 장점을 찾아내도록 했다. 이것은 늘 뜻밖의 사실을 밝혀주어 그들이 자신에 대한 느낌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따라서 이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다르게 보도록 해방시키는 정체성 영역의 개입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관리하는 것처럼 자신을 관리하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일을 해나가는지를 아는 것이다. 정말로 훌륭한 코칭은 이 능력을 단련시켜 궁극적으로 자기관리가 자기 리더십의 행위가 되도록 한다.
내 목표는 무엇인가?
생산성이 높다고 해서 목표가 분명하거나 창의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내 목표는 무엇인가?’라고 물을 때, 우리는 분명 더 큰 문제에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왜 내가 여기에 있는가?’, ‘내 삶이 어떤 모습이었기를 바라는가?’와 같은 큰 문제들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 질문들은 정체성 영역을 넘어서는 질문들이다. 그것들은 의미와 사명의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를 영혼과 영적 차원으로 데려갈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관심사를 제외한 부분에서 역시 훨씬 더 의미 있는 맥락에 두도록 도와준다.
우리는 그곳에 아주 다양한 경로로 도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가 코칭이다. 사람들을 코칭할 때, 우리는 가끔 이런 질문을 한다. “당신은 당신의 가족과 조직, 더 크게는 세상에 물려줄 당신의 유산이 무엇이 되기를 바랍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이런 사고방식을 불편하고 거북하게 느낀다. 그들은 어떤 면에서 특별하거나 뛰어나야만 유산을 남기는 걸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테레사 수녀나 간디, 빌 게이츠, 윈스턴 처칠 정도 돼야 유산을 남길 수 있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최근 친구들 몇 명이 자녀들을 데리고 스키 여행을 갔다. 거기서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에게 ‘깜둥이’라고 조롱을 당했다. 그 아이들이 본래 그런 사회적 태도를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 그것은 그들 부모들의 편견이 나온 것이다. 따라서 그 부모들은 미래로 그들의 증오와 공포를 보낸 것이다. 그것 또한 유산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유산을 안 남기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는 좋게든 나쁘게든 남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럼 당신은 무엇이 당신의 유산이 되기를 바라는가? 당신이 스스로에게 용기 있게 이런 질문을 한다면,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금세 확실해질 것이다. 그것은 성과나 뛰어난 재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하고도 특별한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 시점에서 알게 되면, 당신은 당신의 목표를 인식하는 길에 들어선 것이다. 당신은 무엇이 그 목표에 도움이 되고, 무엇이 거기에 잘 맞으며, 무엇이 주의를 흐트러뜨리거나 가치를 손상시키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당신은 당신이 무엇을 위해 여기에 있는지 느끼고 인정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장 큰 보상은 무엇보다 당신의 유산이 되기를 바라는 것에 대해 확실히 하면 현재와 앞으로 선택하는 일에 늘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삶의 문제들에 대해 기민하고, 그것들과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훌륭한 코칭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테스트이다. 우수한 코치와 최고의 코치를 구분하는 것 중 하나이다. 당신이 고객이라면 그것은 당신을 가장 많이 도와주고, 가장 멀리 가게 해주는 것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그것을 삶에 구현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남기는 유산의 일부가 될 것이다.
“성공적인 코칭 관계는 항상 높은 성과 달성만이 아닌 변혁(transformation)의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는 현재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자부심을 뛰어 넘도록 하며, 진정으로 달성 가능한 것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그들이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지, 왜 그것을 하는지에 대해 기꺼이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도달하게 도와준다.”
-로버트 하그로브Robert Hargrove, <마스터풀 코칭(Masterful Coaching)>
박정길 NLP전략연구소 소장
박정길 소장은 부산대학교 교육학과 상담심리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숭실대학교 평생교육학과 박사과정 중에 있다.
저서로는 <1% 다른스피치>가 있고,
<FBI 행동의 심리학>, <긍정적인 말의 힘>, <긍정코칭>, <치유> 등을 번역했으며,
한국교육개발원 영재리더십과 영재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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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누가 리더가 되는가?
“Salute the rank, not the man!”
몇 해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Band of brothers)라는 미드에 나왔던 흥미로운 대사다. 2차대전 중 악명이 높았던 훈련소 교관인 소벨 대위는 정작 전투에서는 형편 없는 리더십을 드러내며 큰 희생을 치르고 부하들을 곤경에 몰아넣는 바람에 중위로 좌천된다. 하지만 그에게 온갖 고통을 당하며 훈련을 받았던 전쟁 영웅 윈터스는 소령이 되어 서로 마주치게 된다. 이 때 소벨이 경례를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려 하자 윈터스가 소벨을 불러 따끔하게 한마디 한다.
“경례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급에 하는 것이다(Salute the rank, not the man)!”라고.
이처럼 리더 자체보다는 리더가 앉는 자리의 달콤함과 달라지는 자신의 위상과 막강해지는 권한이 리더의 매력이 아닐까?
리더십 열풍이 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더십에 대한 책이 하루가 멀다 쏟아지고 있고, 리더십에 관련된 강좌는 셀 수도 없이 많이 개설되고 있다. 리더십을 강의하는 강사들은 과연 리더십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이런 책들과 강좌들이 무색할 정도로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많은 반면 진정한 리더는 찾아 보기 어렵다. 맹모삼천지교를 따라하는 맹모들은 넘쳐나는데 정작 맹자는 눈에 띄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왜 이렇게 리더십에 열광하는가? 왜 다들 리더가 되려 하는가?
리더라는 자리가, 리더라는 이름이, 리더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리더로서의 책임은 차지하고서라도 말이다.
그렇다면 누가 리더가 되어야 하는가? 어떤 사람이 리더가 되더라도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며 조직과 부하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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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지 않고 나란히 앉는 사람
내가 근무했던 은행에서 약 5백 명의 지점장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들의 대부분의 대답은 대부분 같았다
“당연하죠. 은행경력 30년인데. 내 리더십이 없었다면 우리 지점은 금방 무너질 겁니다. 직원들한테도 물어보세요”
그러나 그 시간 지점장이 자리를 비운 지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지점장이 리더십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0%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일은 요즘 대부분의 기업에서 실시하는 다면평가에서도 쉽게 관찰된다. 부하직원들의 평가는 자신이 생각한 평가보다 한참 낮게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더들은 그런 평가를 받고 대부분 충격에 빠진다. ‘내가 자기들에게 어떻게 해줬는데……’라는 회환을 가지면서 말이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리더십에 관심이 많고 나름 좋을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한다. 그래서 시간도 많이 할애해서 면담도 하고 코칭도 하며 나름 얼굴을 마주 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그러나 착각은 여기서 시작된다. 요즘 요구되는 리더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주 앉아서 이런 저런 가이드를 해 주는 리더보다 나란히 앉아서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같은 방향을 바라봐 주는 리더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많은 커뮤니케이션 기회 중 나란히 앉는 리더를 찾아보기는 매우 어렵다.
‘나는 훌륭한 리더가 될거야’라고 준비하고 공부하며 후배들을, 심지어 동료들을 도와주는 차세대 리더들이 많다. 그러나 나란히 앉아서 먼저 경청하고 공감해주는 연습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로 직접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서 직접 도움을 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말하는 것은 기술이고, 듣는 것은 예술이다’라는 말이 주는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
로얄 아문센은 가장 먼저 남극점을 정복한 위대한 탐험가다. 그러나 우리는 남극탐험에 실패했지만 어니스트 새클턴도 위대한 탐험가로 기억한다. 비록 탐험엔 실패했지만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여 얼어버린 바다에 갇혀 죽을 위기에 있던 대원들을 모두 무사 귀환시켰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무도 그를 실패한 탐험가라 부르지 않는다.
누구나 실패를 경험한다. 사실 실패한 적 없이 승승장구한 리더가 본인에게도 타인에게도 가장 위험하다. 실패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어느 순간에나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에서 승승장구를 하다 임원의 자리에 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사람들이 주위에 적지 않다. 그들의 대부분은 그 충격에서 오랜 시간 벗어나지 못한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실패이기 때문이다. 실패를 해 본 적이 없으니, 그 실패에서 헤어나는 방법도, 실패에서 배우는 방법도 배우질 못했다. 그리고 나서 눈앞에 마주한 세상의 벽은 조직 안에서 승승장구할 때 상상치도 못했을 만큼 높고 두껍고 차갑다.리더의 입장에서 실패한 구성원을 상담하고 도와줘야 할 기회가 많이 생긴다.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극복해 낸 경험이 있는 리더는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실패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성공하지 못하는 또 다른 길을 찾아낸 좋은 경험인 것이다. 요즘의 기업들이 직원들을 뽑을 때, 특히 리더급 경력직을 뽑을 때에 실패사례를 물어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나오는 사람
우리는 전쟁과 관련해서 훌륭한 리더의 사례를 많이 접한다. 리더십이란 가장 위험할 때, 가장 코너에 몰린 극한 상황에서 더 그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전투에 투입되어 헬리콥터에서 뛰어 내릴 때 내가 가장 먼저 적진을 밟을 것이고, 가장 마지막에 적진에서 나올 것이며, 단 한 명도 내 뒤에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리더의 머리 수만큼 다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리더십 형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리더십에 대한 의미를 강렬하고 적절하게 묘사한 말을 찾기도 쉽지 않다. 위의 말은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 에서 멜 깁슨이 연기한 실존인물 할 무어 중령이 전투에 투입되기 전 병사들에게 남긴 명대사다.
단순히 대접받고 인사받고 좋은 자리에 앉아서 부하직원들 위에 군림하기에 익숙해진 리더라면 갈수록 그 자리를 보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스스로 조직이 가는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 검증해내는 리더를 원한다. 이런 리더가 가진 덕목과 마인드가 바로 리더십이다.
NYT법칙에 떳떳한 사람
“이 일을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무래도 좀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요.”
회사 일을 하다 보면 이런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그럴 때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다. 즉, 자신이 한 일이 내일 아침 New York Times에 나와도 떳떳하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일반 기업에서 ‘Newspaper Test’라고 불리는 방법도 비슷한 것이다.
한 번은 부하직원이 이런 질문을 해왔다.
“OO업체’에서 자꾸 식사 한 번 하자고 연락이 오는데 어떻게 할까요? 자꾸 거절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납품업체와 식사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는 않을 거고……어찌 하면 좋을까요?”
내 대답은 간결했다.
“만나서 식사하세요. 단, 식사비는 과장님이 지불하시면 되죠”
이럴 경우 누구도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더구나 그 업체에서는 다시는 식사 한 번 하자는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집으로 도착한 선물도 인정에 얽매이지 말고 회사 관련부서에 신고하고 그대로 반송해야 한다.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으면 리더의 자리에 앉았을 때 더 큰 곤경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에 흠이 있는 사람은 리더로서 자리를 보존하기도 어렵고, 아예 리더가 되어서도 안된다.
가끔은 지휘봉을 내려놔라
지휘자 서희태는 연주회 중 색다른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한 번은 연일 계속되는 연주 일정으로 단원들이 지쳐있을 때 글린카가 작곡한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을 지휘하게 됐다. 음표가 악보를 가득 메우고 있고, 빠르고 쉴 새 없이 연주해야 하는 곡이다. 그런데 앙상블이 깨지기 시작했다.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호흡과 박자가 계속 어긋났다. 단원들이 지칠 대로 지쳐있는 데다가 집중력이 떨어져 악보와 지휘자를 보면서 따라오질 못하는 것이었다. 서희태는 잠시 숨을 고르고 지휘봉을 내리고 지휘를 멈췄다. 악보와 지휘자를 보느라 정신 없던 단원들이 당황했으나 이내 지휘자의 뜻을 알아차렸다. 지휘자 보던 것을 멈추고 악보에만 열중하다 보니 이내 다시 박자와 호흡이 맞아가기 시작했다.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 혹은 막 리더가 된 사람은 끝까지 지휘봉을 내려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오히려 더 큰 동작으로 지휘봉을 휘두를 것이다. 물론 책임감이 있으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지휘봉을 내려 놓아야 할 때도 있다. 위를 보고 앞을 향해 쉴 새 없이 나아가지만 스스로에게 쉼표를 주는 경험과 요령이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이런 덕목은 리더가 되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리더가 되기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도 이를 인식하고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지 리더가 되어서야 하고자 하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 혹은 막 리더가 된 사람은 끝까지 지휘봉을 내려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오히려 더 큰 동작으로 지휘봉을 휘두를 것이다. 물론 책임감이 있으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지휘봉을 내려 놓아야 할 때도 있다. 위를 보고 앞을 향해 쉴 새 없이 나아가지만 스스로에게 쉼표를 주는 경험과 요령이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백 명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할 것 같은데요?”
한 기업체의 중견사원 교육에서 리더십을 강의할 때 받았던 질문이다. 아직은 리더급에 속하지는 않지만 곧 리더가 될 잠재력이 있는 직원들이라 회사에서도 관심이 많았고, 본인들도 똘망똘망한 눈빛을 쏘아대며 집중해서 강의를 들었다. 내 대답은 간결했다.
“맞습니다. 바로 그 백 명 중의 한 명이 리더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 가운데 그 한 명이 있습니다. 그가 누구인지는 머지 않은 미래에 밝혀지게 되겠지요.”
리더십을 기술로 인식하지 마라
리더십을 연구하고 습득하려 노력하는 모습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운전면허를 획득하는 것처럼 단기간 노력한다고 좋을 리더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리더의 덕목을 미리부터 깨닫고 평소에 연습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든 사람, 그것이 삶을 통해, 직장 생활을 통해, 동료들과의 협업과정을 통해, 후배들과의 소통을 통해 스며들어 있는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앉았을 때 참된 리더십이 발휘될 것이다.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리더의 자리에 앉았을 때, 그 자리는 자신에게 또한 조직에게 달콤한 성취의 결과가 아니라 폭탄이자 독약이 될 수 있다.
리더의 자리는 리더가 될 만한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 누가 리더가 되어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는 능력이 조직이 사람을 바라보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리더의 준비는 준비된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 혹은 막 리더가 된 사람은 끝까지 지휘봉을 내려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오히려 더 큰 동작으로 지휘봉을 휘두를 것이다. 물론 책임감이 있으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지휘봉을 내려 놓아야 할 때도 있다. 위를 보고 앞을 향해 쉴 새 없이 나아가지만 스스로에게 쉼표를 주는 경험과 요령이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백 명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할 것 같은데요?”
한 기업체의 중견사원 교육에서 리더십을 강의할 때 받았던 질문이다. 아직은 리더급에 속하지는 않지만 곧 리더가 될 잠재력이 있는 직원들이라 회사에서도 관심이 많았고, 본인들도 똘망똘망한 눈빛을 쏘아대며 집중해서 강의를 들었다. 내 대답은 간결했다.
“맞습니다. 바로 그 백 명 중의 한 명이 리더가 되는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 가운데 그 한 명이 있습니다. 그가 누구인지는 머지 않은 미래에 밝혀지게 되겠지요.”
이주형 컨설턴트
현재 경영자문컨설팅 기업인 혁신기업 쉘위 경영자문위원이다.
외환은행 경영혁신팀장, GE캐피탈 6시그마팀장, GE메디칼 재무분석팀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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