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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NCS 기반 직무능력중심 채용 사례
앞서 NCS 기반 직무능력중심 채용의 의미와 구체적인 활용 절차 등에 대해 알아봤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NCS 기반 채용을 모든 조직과 직무에 완벽하게 대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실질적으로 각 조직의 상황과 직무에 맞춰 NCS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더 나아가 지원자들의 혼란을 줄이면서 NCS 기반 채용을 연착륙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따라서 NCS 기반 채용 컨설팅 중 채용설계 및 필기전형 부분의 대표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채용설계사례: 채용 직무의 구분
일반적으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모두 채용 직무 또는 채용 분야는 5개 내외에서 결정되지만, 현직자 대상의 설문조사나 인터뷰를 하다 보면, 채용직무가 더욱 세분화될 필요를 느끼기도 한다. 같은 기술 직무라도, 기계를 주로 다루는 직무와 전기를 주로 다루는 직무는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와 수준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현업부서에서 요구하는 인적요건을 채용과정에서 충실히 평가하기 어려워지곤 한다. ---
채용직무는 보다 세분화될수록 좋다. 지금 소개할 A기관의 사례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A기관은 조직의 특성상, 다른 조직과 달리 말과 관련된 독특한 직무(승마, 장제, 말수의사 등)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리고 직무별로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자격 등이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축산 직무에는 ‘축산/축산경영·말산업/말사육·경영/재무/통계’와 관련된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반면 이와 유사해 보이는 마필관리 직무에는 ‘마학/말생리학/말해부학·승마/말조련·축산/수의학’과 관련된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A기관은 총 21개의 직무로 구분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점차 더 세분화하고 있다.
채용직무를 세분화하면 모집과 홍보에서도 효율성과 효과성을 모두 노릴 수 있다. 직무가 세분화되지 않으면, 모집과 홍보에서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기 어려워지고, 그만큼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반면 채용직무가 세분화되면 목표가 몰려있는 홍보 채널을 활용할 수 있다.
채용직무를 구분했다는 것은 직무마다 채용의 평가요소가 구분된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실제 A기관은 직무별로 평가기법과 평가기준, 그리고 배점 등이 상이하다. 예를 들어, 아나운서 직무는 카메라테스트를 실시하고, 사진 직무는 포트폴리오 심사를 별도로 실시한다. 승마 직무는 장애물 통과 시험을, 장제 직무는 편자 제작 실기시험을 실시한다. 직무가 세분화돼 있지 않았다면 평가의 형평성 논란 때문에 실시할 수 없었던 평가방법을 A기관은 직무를 세분화함으로써 실시할 수 있는 것이다.
채용직무의 구분은 단시간에 완수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수행업무뿐만 아니라, 요구되는 역량(지식, 기술, 태도 등) 또한 유사한 직무끼리 묶고, 서로 묶을 수 없다면 구분해야 하는데, 현직자와의 원활한 협조와 인사팀의 통찰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하지만 채용직무가 세분화되고 나면, 채용뿐만 아니라 채용 이후의 배치와 교육에서도 상당한 편리함과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필기전형사례: 체계적인 채용제도 개선
NCS 기반 채용 도입을 고려하는 조직에서 크게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가 필기전형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는 애초에 필기전형을 시행하지 않았던 조직보다 현재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필기전형을 시행했던 조직에서 더욱 크게 고민하게 된다. 그 이유는 해당 조직에 지원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필기전형을 준비해 온 지원자들이 겪을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공간정보체계 구축 지원과 지적측량 등의 직무를 수행하는 B기관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미 능력중심채용의 우수사례로 몇 차례 소개된 바 있는 B기관은 2013년도부터 대한상공회의소가 시행하는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 개발 및 보급’ 사업에 참여해 채용의 전 과정을 개선해 나갔다. 2012년까지 B기관은 1차 필기전형에서 기술직에 ‘지적학’, ‘지적관계법규’ 과목을, 사무직에 ‘경영학’, ‘경제학’ 과목을, 고졸 보조직에 ‘한국사’ 과목을 시행했다.
직무와 관련된 지식 중심의 필기전형이 이루어졌으나, 직무인성과 직무적성에 대한 고려가 없어 당시 사업에서 지원한 K-TEST를 적용하려 했다. 그러나 B기관 채용을 오랫동안 준비한 지원자들의 혼란을 우려해 기존의 지식시험과목은 유지한 채, 채용분야 공통의 K-TEST 직무인성검사와, 채용분야별(기술직, 사무직, 고졸보조직)로 개발된 K-TEST 직무능력검사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직무지식뿐만 아니라 조직에 적합한 인성과 직무에 적합한 적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선발할 수 있었다.
B기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5년 기존의 적성검사를 직업기초능력검사로 대체했다. 2013년 당시 3개였던 채용분야를 2015년에는 5개로 세분화하고, 직무별로 지식검사 과목을 차별화했다. 이러한 채용제도의 연착륙 전략은 NCS 기반 채용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이전인 2013년부터 세워진 것이며, 당시 계획한 큰 틀의 로드맵에 따라 차근차근 채용제도를 개선해나갔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채용제도 변화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지원자들의 혼란과 저항을 최소화하면서도, 조직에 적합한 인성과 직무에 적합한 지식 및 적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선발해 수차례 능력중심채용의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지금까지 NCS 기반의 직무능력중심 채용제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직무와 무관한 특성으로 채용의사결정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균등고용기회’가 점차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NCS 기반 채용의 방향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NC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조직은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도연 ORP연구소 선발컨설팅팀 선임연구원
NCS 기업활용 컨설팅 전문가이자 고용노동부 능력중심채용모델사업 컨설턴트. 역량평가 및 역량개발 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한편,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전문 면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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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직무 기반의 배치, 교육, 경력개발, 평가체제 구축 방안
현재 NCS 기반의 채용 제도는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채용 분야 외, 다양한 HR영역에 걸쳐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조직 내 다양한 HR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직무분석 정보들을 풍부하게 제공하는 데 있어, 활용 여부에 따라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HR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번에는 이러한 NCS 기반 채용 제도 도입 이후 고려할 수 있는 다양한 HR 관련 이슈들을 다루고자 한다.
직무분석과 NCS
NCS 기반 채용 제도를 도입할 때 채용 담당자 또는 현직자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순환직무’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는 조직에서의 HR 운영(채용·교육·평가·보상 등)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이 존재하지 않거나, 또는 개별 영역 또는 운영 시점에 따라 별도의 원칙이 적용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효율적인 HR 운영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조직 내에서 수행되고 있는 업무들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를 직무분석(Job analysis)이라 하고, 그 결과로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와 직무명세서(Job/Worker Specification)가 도출된다. 직무 기술서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활동들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직무명세서는 요구되는 활동들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적 요건들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직무분석은 일반적으로 ▲채용 시 평가해야 하는 인적 요건 ▲교육 훈련 시 육성시켜야 할 역량 ▲배치 시 고려해야 할 필요 요건 ▲승진 시 갖추어야 할 다양한 사항 ▲보상 시 상대적 중요성 또는 가중치의 기준 등을 도출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활동으로 생각할 수 있다.
NCS는 세분류별로 수행하는 활동, 필요한 인적 요건, 교육·자격 사항 등에 대한 정보들이 다양하게 제시돼 있어, 직무분석의 결과로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다. 즉, NCS는 -지금 가장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채용뿐만 아니라 육성, 배치, 승진, 보상 등 다양한 HR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
HR 분야의 NCS 활용
NCS는 관계 법령인 자격기본법을 바탕으로 도입된 것이다. 이는 직업교육훈련자격이 연계되지 않아,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직무수행능력과 차이가 있어 인적자원개발이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해소하고자 함이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NCS는 인적자원개발의 목적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본래의 목적을 고려했을 때, 채용 외에 NCS를 상대적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HR영역은 교육 훈련이라 할 수 있다. 특히, NCS에서 제공하는 학습 모듈은 구체적인 직무를 학습할 수 있도록 이론 및 실습과 관련된 내용들을 상세하게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용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현재 평생직장의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경력개발이라는 개념의 중요성이 보다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은 어떤 방법으로 구성원들의 경력개발을 도와야 하는지 NCS를 통해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NCS에서는 구성원들의 경력 개발을 위한 평생경력개발 단계 별 지표들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필요 요건 등의 정보들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물론 각 조직상황에 맞는 맞춤화 작업은 요구되지만, 경력 개발 경로를 체계화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사항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효과적인 NCS 적용을 위한 향후 과제들
NCS를 HR영역에 적용·활용하는 데 유의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한 HR영역들은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교육 훈련이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교육의 콘텐츠가 현업에 적용 가능한 것이어야 하고, 학습내용을 활용했을 때 구체적인 보상이 수반돼야 한다. 효과적으로 HR영역들을 연계해 운영하기 위해서는 적용 기준의 일관성이 필요하며, NCS 기반의 채용 제도를 도입한 조직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채용, 교육 외에도 평가, 승진, 보상 등에도 NCS를 적용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NCS는 능력중심의 공정한 채용을 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채용의 근본적인 목적 자체는 아니다. 직무 분석을 개별 조직에서 실시할 경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지만, NCS를 활용하면 이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직무분석에 충분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해당 조직에 최적화된 채용 평가 기준을 설정한다면 오히려 NCS를 활용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능력중심의 공정한 채용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NCS 기반 채용의 기본 취지이지만, 그러한 채용 문화에 기여할 수 있는 보다 좋은 방법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셋째, NCS는 표준적인 직무정보로, 대부분의 조직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으나 별도의 맞춤화 과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불편함도 동시에 가진다. 적절한 맞춤화를 위해서는 NCS 자체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적용을 구상하고 있는 조직의 특성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즉 NCS를 다양한 HR영역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용 대상 조직을 명확히 하고 충분히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NCS 기반의 교육 체계를 구성할 때 그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조직에서는 임원급 및 관리자급을 대상으로 한 리더십 역량 교육,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 몰입·충성 향상 교육,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직무 교육 등 다양한 목적의 교육들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NCS는 교육 훈련의 다양한 목적들 중 직무 능력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돼 있으며, 그 이외에 조직에서 요구하는 교육과는 크게 관련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조직 내 전체 교육 체계를 NCS 기반으로 구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만 할 것이다.
김용운 이사
ORP연구소 선발/검사부문 이사 롯데그룹 인재개발원 수석 및 Leaders Insight 이사, Dasan E&E 수석으로 활동하였으며, 유수의 공공기간과 민간기업에서 역량평가, NCS, 채용 등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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