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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섭 교수] 장인의 길: 우연을 필연으로
‘현대 장인 육성을 위한 HRD’는 제4차 산업혁명 및 저성장‧고령화 시대를 맞아 인적자원개발이 새롭게 전환해야 된다는 문제인식을 갖고서 기획됐다. 바야흐로 ‘효율과 성과’보다는 ‘의미와 가치’의 시대에 현대적 개념의 장인(匠人) 육성과 장인성(匠人性) 형성을 새로운 화두로 던지고자 한다. 본 칼럼은 총 6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며 두 번째 순서로 ‘장인의 길: 우연을 필연으로’에 대해 게재하려 한다.
우연이 만든 기회
장인은 수십 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면서 그 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장인의 대부분이 그 일을 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에 입문한 과정이 매우 우연적이라는 사실은 국내 장인들의 사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를테면 보일러 명장인 성광호 씨는 고향을 떠나 태권도 사범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태권도장 아래층에는 대중목욕탕이 있었다. 거기서 숙식을 해결하던 중에 보일러 기관장을 만나서 보일러 일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아울러 뮤지컬 배우 이석준 씨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받은 무료 공연 티켓이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게 한 계기로 작용했다. 그때 처음 본 뮤지컬이 그의 심장을 뛰게 했던 것이다.
이런 경우는 전문직 장인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은 흔히 체계적인 준비와 교육의 과정을 거쳐 입문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들 역시 우연한 계기에 뜻밖의 이끌림으로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권찬영 씨는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 경험 등이 그를 이 분야로 이끈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또한 변호사 김갑유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에 국제 업무에 관심을 가지면서 판사보다는 변호사를 선택했다. 그 이후에 해상 전문가의 길을 걷다가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로까지 나아갔다.
장인의 길은 이처럼 상당히 우연적인 출발점으로부터 시작된 경우가 많다. 계획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처음 접하거나 심지어는 체계적인 준비 과정도 없이 그 일을 시작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우연한 사건들이 기회로 작용하여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장인이 되었다.
필연으로의 과정
우연히 들어선 길은 익숙지 않기 마련이다. 그러나 장인들은 저마다 부단한 노력을 통해 우연을 필연으로 만들었다. 장인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그야말로 지독하게 일을 배우고 숙련을 형성한 필연적 과정이 있었다.
많은 장인들이 친절하거나 체계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어깨너머로 힘겹게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스스로 학습함으로써 기술을 숙련했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더라도 여기저기서 배우고 이리저리 답을 찾아나갔다. 성장을 위한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경험들 속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가령, 양복 명장 백운현 씨는 도제식으로 기술을 숙련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훈련보다는 무수한 시행착오와 흉내 내는 과정을 통해 배웠다. 제과 명장 안창현 씨도 작업장에서 끊임없는 반복과 부단한 노력을 통해 기술을 익혔다. 자동차 명장 박병일 씨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배우는 편력(遍歷)의 학습을 하였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자 권찬영 씨는 우연히 유용성을 알게 된 한 컴퓨터 언어에 스스로 동기부여 해서 독학으로 배웠다.
이처럼 장인들이 일터에 진입한 이후에 보이는 학습의 과정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스스로 배운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학습에 도움을 준 사람들이 있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혼자서 수많은 연습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숙련도를 높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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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한 교수] 순환적 개발이론과 체제이론 & 비판적 실천이론과 계획 실천이론
앞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이론으로 전통적 합리성 이론과 맥락적 상호작용 이론을 살펴봤다. 이제 순환적 개발이론과 체제이론, 비판적 실천이론과 계획 실천이론을 조명하려 한다.
순환적 개발이론은 전통적 합리성 이론과 맥락적 상호작용이론을 절충한 형태이고, 체제이론은 여러 부분이 하나로 결합하여 생긴 유기체적 형태이이다. 아울러 비판적 실천이론은 교육자와 학습자 간 대화과정을 통하여 구성해나가며, 계획 실천이론은 프로그램 개발자의 행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해 이미 고찰했던 두 가지 이론과 지금 제시하는 네 가지 이론이 의미하는 바를 통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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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적 개발이론과 체제이론
순환적 개발이론은 전통적 합리성 이론과 맥락적 상호작용이론을 절충한 형태를 띠고 있다. 순환론적 개발이론의 대표적인 학자는 니콜스 부부(A. Nicholls)이다. 니콜스는 전통적 합리성 이론의 목표설정 이전 단계로 상황분석을 강조한다. 즉 상황분석을 프로그램개발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 이론은 프로그램개발을 할 때 상황분석이 먼저 이루어지고 그 다음으로 목표설정, 내용 선정과 조직, 방법선정과 조직, 평가의 단계를 거친다. 이들 단계를 거치면서 맥락적 상호작용이론에서 제시하는 이해관계 당사자들과 숙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순환적 개발 이론은 전통적 합리성 이론의 장점인 합리성, 논리성, 순환성과 맥락적 상호작용이론의 장점인 유연성과 융통성을 받아들여 프로그램개발에 반영하였다.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이 이론을 적용할 경우 매우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는 이론이다. 왜냐하면 논리적인 절차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상황이 변할 경우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체제이론은(system theory)은 Bertalanffy(1965)가 를 발표한 후 사회과학의 대부분 분야에 확산되어 활용되고 있다. 체제(system)란 ‘여러 부분이 하나로 결합하여 생긴 전체’를 의미한다.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구성 요소들이 각기 독립성을 지니고 상호의존, 상호 작용성을 가지면서 외부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는 집합체를 말한다. 이러한 체제는 투입(input)과 과정(process)과 결과(output)가 있으며 각각의 하위 체제가 있다. 유기체는 체제이다. 먹고 소화시키고 배설을 한다. 또한 각각 신체의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잘 발휘할 때 건강한 유기체가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사람도 체제로 볼 수 있다.
체제이론을 통한 프로그램개발의 경우 기본적으로 투입, 과정, 산출과정을 거친다. 프로그램개발 시 먼저 투입 시 세 가지 요인을 살펴야 한다. 개인적, 조직적, 환경적인 가치와 욕구를 반드시 프로그램에 반영하여야 한다. 체제이론의 경우 투입요인을 통하여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비판적 실천이론과 계획 실천이론
비판적 실천이론의 경우 위에서 제시한 4가지 이론과는 차별이 된다. 이 이론은 교육의 이념에 대한 비판적 패러다임에 바탕을 둔 것이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프레이리(P. Freire)가 있다. 이 이론은 기존 프로그램개발이론들이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프로그램 개발이 가치중립적인 행위로 보고 있음을 비판한다. 프로그램개발에서 나타나는 권력관계나 정치적인 요소를 간과한 것에서 출발한 이론이다. 이 이론의 특징 중 하나는 프로그램개발과정은 외부 전문가인 제3자 즉 프로그램 개발자에 의하여 사전에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교수자와 학습자가 대화를 통하여 상호작용하는 과정 중 비판적 실천(praxis)과정을 거쳐 나온 내용들이 프로그램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의 핵심 요소는 교육자와 학습자가 상호작용을 통하여 협동적으로 만들어 내는 현장 실천 연구이다.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교육적 내용물이 바로 프로그램의 내용이 된다.
비판적 실천이론에서 프로그램 개발은 교육자와 학습자간의 대화과정을 통하여 구성해 나가는 대화모형으로 볼 수 있다. 비판적 실천이론에서는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교육자와 상호작용을 통한 비판적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 이 이론에서는 엄격히 말하면 프로그램 개발과 교수학습 과정이 별개로 구분되지 않는다. 비판적 실천 이론에서 프로그램 개발은 주제연구(thematic research)와 교육프로그램(educational program)으로 구성된다. 프로그램 개발과정에서 교육자와 학습자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사회현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도 공동의 참여가 강조되며, 프로그램 내용의 설계 및 자료의 시각화, 그리고 방법론 및 전개과정이 전체적으로 하나의 단위체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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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욱 교수] 융합·창의·상생의 수평적 조직문화
국운 300년 주기설이 있다. 15세기 세종시대, 18세기 정조시대 꽃을 피웠다. 하지만 21세기 문턱에서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다. 19세기에는 산업혁명의 파도를 놓쳐 나라를 잃고 최빈국으로 전락했는가 하면, 20세기에는 새마을정신으로 3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나 작은 성공에 안주하는 사이 4차 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를 놓치고 혼돈에 빠졌다.
그뿐 아니라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등장했을 때 이미 중국의 ICT창조기업들은 세계정상에 오른 뒤였다. ‘미국 CES에 한국은 없다’는 보도에도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아울러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 강조되었지만 탄핵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문제의 심각성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이들은 어떻게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는가. 중국은 어떻게 하루 1만 4천여 창업이 일어나는가. 샤오미는 어떻게 ‘실리콘 밸리 기업보다 더 실리콘 벨리 기업다운 문화’를 만들었는가. 그 비결을 묻는 최양희 장관에게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인터넷 사유를 하라’고 충고했다.
그것은 인터넷의 바다에서 모든 구성요소들이 개방, 평등, 협력, 상생의 관계로 ‘초연결된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인간존중 및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되고, 열린 마음으로 융합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문화’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1인의 천재가 다수의 창의와 융합의 힘을 이길 수 없고, 만물이 연결되어 만들어내는 융합과 시너지 효과를 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과거로 돌아가서 ‘15세기 노벨상이 있었다면 조선이 47%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1983년 일본의 이토 야마다는 과학기술사사전에 기록했다. 실로 세종은 어떻게 창조왕국을 이루어 과학기술초일류국가를 만들 수 있었을까. 세종의 리더십을 연구하다 보면 놀랍게도 수평적 조직문화로 이룬 생생지락의 ‘신바람 나고 행복한 조선’을 만나게 되고, 그 바탕에 소통과 통합을 이룬 세종의 ‘수평적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다.
세종은 ‘나는 잘 모르니 토론하자’라며 1898회의 경연을 통하여 소통과 통합의 열린 토론문화를 이루고, ‘너의 말이 아름답다’라며 반대의견도 칭찬해 도전과 창의의 문화를 만들었다. 또한 백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한글을 창제하고 지식, 정보 그리고 사랑을 나누어 상생의 문화를 이루었다.
세종의 수평적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면 융합·창의·상생의 수평적 조직문화를 이룰 수 있고, 4차 산업혁명시대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실상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일은 어렵다. 수직적 조직문화로 추진력을 집중하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화 시대와 달리 개개인의 창의력을 살리고 열린 문화로 융합하고 상생으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는 더욱 어렵다.
일단은 조직의 리더가 변해야 한다. 스스로 체질을 변화시켜 가정에서부터 수평적 조직문화로 변해야 한다. 가족 상호간에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밭이 만들어져야 소통과 화합을 이룰 수 있고,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생각의 틀이 만들어져야 융합과 창의의 문화가 이루어지고, 서로 배려하고 돕는 일이 체질이 되면 신뢰와 상생의 행복한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수평적 리더십을 육성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HRD의 최우선 사명이 되어야 한다.
살펴보면 탄핵의 발단도 불통이었고, 갈등 공화국이 된 것도 소통문화의 문제다. 갈등에너지와 열정을 융합하여 사회의 틀을 깨고 수평적 조직문화로 환골탈태하여 4차 산업혁명의 꽃을 피워야 한다. 인류공영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종의 수평리더십을 되살리는 역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손욱 서울대학교 차세대융합기술원 WCCP과정 주임교수
서울대학교 차세대융합기술원 WCCP과정 주임교수 겸 기술경영술루션센터장.
(사)행복나눔125 이사장이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농심 대표이사 회장과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삼성종합기술원장과 삼성인력개발원장으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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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교수] 새로운 행동을 위한 새로운 시각의 제공
“부하직원들의 동기를 유발해서 그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가발전기가 돼야 하고, 그랬을 때 최선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또 그것이 리더인 나의 성과가 됩니다.”
“우리는 인사권도 없는 데 어떻게 동기 유발을 합니까?”
필자가 중간관리자들을 코칭교육할 때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화이다. 즉, 금전적 보상을 할 수 없어서 동기 유발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필자는 다시 질문한다.
“그럼 나는 언제 열심히 정말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일했을까요?”
피코치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또다시 물어본다.
“성과급을 준다 해서, 아니면 퇴사당한다고 해서 열심히 하셨나요?”
열에 한둘이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러나 리더들은 그렇지 않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좋아하거나 자발적이거나 새롭거나 불가능한 일에 도전할 때 동기 유발이 고조돼서 결과도 좋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동기 유발을 못하는 맥 빠진 리더가 된 것일까? ---
우리는 잘못된 멘탈 모델을 많이 갖고 있다. 사회와 가정에서 주입된 과학적·경험적 근거도 없고, 효과도 없는 방식의 굴레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상벌로 학생들을 통제하는 학교, 착해야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는 사회, 말 안 들으면 맞는다고 제지하는 부모 등 우리는 상벌이 인간의 행동을 조절하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인간이 상벌을 통해 행동을 바꾸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상벌처럼 일 자체와 상관없이 외부에서 오는 보상을 ‘외재적 보상’이라고 한다. 보너스가 대표적인 외재적 보상이다. 반대로 일 자체가 재미있고, 의미있고, 흥미롭고, 보람차서 성취감, 책임감, 자긍심, 자율성 등 개인이 내면에서 심리적으로 느끼는 보상을 ‘내재적 보상’이라고 한다.
100년 가까이 전세계 심리학자들은 사람은 외재적 보상이 아니라, 내재적 보상에 더욱 동기부여 되며, 성과가 좋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심지어는 자존심이 잘못 표현된 사람의 경우는 외재적 보상이 클 때, 외재적 보상이 없을 때보다 성과가 더 나빴다. 쉽게 말하면 ‘돈, 안 받고 만다’고 생각하거나, 돈에 너무 초점을 맞춰서 일 자체를 대하는 시각이 좁아져 창의적 사고를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경험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코치는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는 방식, 사고하는 방식과 시각을 바꾸도록 안내를 해야 한다. 굉장히 많은 수의 코치가 답은 피코치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코치는 그저 질문을 통해서 인식을 넓혀주면 피코치가 답을 찾아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한다. 그런데 그 잠재력을 발견하려면, 방향성이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
필자는 상기의 질문을 하는 리더에게 ‘보너스는 동기부여에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해가 되니, 그것부터 선택지에서 지워야 합니다.’라는 방향성을 갖고 질문을 했고, 그 답을 본인들이 확인하고, 그들이 직접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시각에 대해 전문 지식이 없는 코치는 코칭의 결과를 타게팅하지 못하고, 이야기가 맴돌다가 결국은 ‘보너스를 줄 수 있는 권한을 얻자’, 혹은 ‘그때까지 기다리자’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코칭은 안 하느니만 못한 코칭이다.
예전에 커리어 코칭을 할 때였다. 광고회사를 퇴사한 임원분이 금융분야에서 투자운용 쪽으로 진출하고 싶다고 하셨다. 보통 회사에서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나오신 분들은 ‘그래, 내가 거기에 잘 안 맞았어. 이제 나한테 맞는 일을 찾겠어.’라며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일단 이럴 때 하지 말라고 하면 ‘나를 무시하느냐?’며 화를 내고, 나중에 동종 분야로 다시 옮겨갈 때, ‘내가 원하는 것도 시도해 보지 못했다.’고 코치를 원망하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일단 한번 알아보시라고 얘기한다. 현실을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사정이 생겨 다른 코치가 그분을 전담하게 됐다.
몇 년 후, 그 클라이언트가 나를 찾았다. 새로운 코치는 그분에게 금융권 도전을 계속적으로 응원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100군데도 넘게 지원해서 다 실패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필자가 쓴 칼럼을 보았다고 한다. 그때 필자는 마케팅 광고 임원을 투자운용으로 채용할 금융권은 거의 없으니 차라리 금융회사에 마케팅 부서로 들어가서 두 번째 기회를 보거나 금융사가 투자한 업체에 마케팅을 지원하는 업무를 찾아야 한다고 썼다. 필자는 그냥 하나의 가능성으로 쓴 것인데, 그 클라이언트는 ‘왜 그 코치는 자기에게 이런 이야기를 안 해주었냐’며 원망을 쏟아냈다.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시각이나 시장을 맨눈으로 바라보는 현실감각을 갖도록 하는 대신, 응원만 한 코칭의 비극적 결말이었다. 심지어는 취업이 안 되자 그는 창업을 제안했고, 그런 일을 하는 회사를 창업하고 폐업까지 했다고 한다.
코치는 절대적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올바른 시각을 가르쳐 주어야만 한다. 응원만 하고, 피코치가 가지고 있는 생각대로 행동하는 걸 두고만 보아서도 안 된다. 적당한 공감, 부드러운 안내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주어야 한다. 퇴사자들은 마음이 급하고, 스스로를 합리화하기 위해서 맞지 않은 시도를 급하게 해버리는 사례들이 많은데, 거기서 코치는 정말 치명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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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희 매니저] 하브루타가 녹아든 조직문화의 성과
‘LG화학 리더십센터’에서 HRD 담당자들과 하브루타의 도입에 대해 같이 토의할 기회를 가진 적이 있었다. 그때, 과연 HRD 중 어떤 분야에 하브루타를 도입할 수 있을지 질의응답이 오갔다.
사실 이스라엘에서 하브루타라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다. 하브루타는 예시바와 같은 종교교육기관에서 탈무드를 공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대 이스라엘의 상황에서 일반 학교에서는 하브루타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하브루타를 아느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하거나, 왜 너희가 하브루타를 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브루타방식의 질문, 그리고 토의는 유대인들에게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하브루타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네 생각은 뭐니?”이고, 집에 자녀들이 돌아오면 “오늘은 학교에서 무엇을 질문했니?”라고 물어본다. 유대인들은 질문을 할 수 없다면 배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이 학습한 것에서 질문을 하는 것은 배움의 과정이고 학습의 증거가 된다. 유대인들에게 질문은 단지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한 것을 알기위한 행위가 아니다 수천 년 동안 이어 내려온 진리를 찾아가는 방식인 것이다.
그 하브루타를 기업에 적용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솔직한 소통 문화를 구현하기
하브루타를 기업에 적용한다는 것은 기업이 진정으로 원하는 성공의 목적이 무엇인지 임직원이 지속적인 질문과 토의를 통해 찾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맥락에서 하브루타를 기업에 적용할 때 어떤 교육적 방법론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문화적 토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선되는 것이 좋다. 특히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어떤 리더는 구성원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도 있다. 최근 리더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세대차이와 구성원들의 다양성이다. 정말 마음 터놓고 얘기하자고 하지만 정작 솔직히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구성원은 별로 없다. 자신의 모습을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경우, 어떤 선입관이 작용해서 조직 내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또한 젊은 세대의 구성원의 경우는 어차피 답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의견을 피력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리더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정보를 듣고 그냥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서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는다고 이야기 한다.
반면, 진심으로 애를 쓰고 구성원들에게 맞춰보려고 하지만 구성원들은 오히려 리더가 원하기 때문에 맞춰줬을 뿐이라고 이야기할 때 리더들은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런 Gap을 좁혀가기 위해서는 날마다 일상에서 신뢰가 쌓여야 한다. 따라서 기업문화의 관점에서 솔직한 소통 문화를 다져가는 것이 HRD 담당자에게는 우선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가치와 Value 교육에 하브루타와 후츠파 정신을 녹여내기
하브루타에는 지난 호에서도 다루었듯이 후츠파 정신이 배어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히려 더욱 물고 늘어지는 정신이 후츠파이다. 하브루타는 공동체성을 높이는 데 유용하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이 단위가 되지만, 또한 가족 공동체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유대인들에게 가족은 기업의 가장 최소의 단위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가족은 각자의 일과 학업이 개인화 되고 분리되지만 유대인들에게 가족은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작은 사업체라고도 볼 수 있다. 가업을 잇는 경우도 많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부모로부터 전승되는 가족 공동체의 정신을 어릴 때부터 부모와 대화하면서 배워가는 것이 몸에 배어있고, 이러한 훈련이 군대로, 또 직장에서 연장이 되고 확장된다.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유대인의 역사는 예루살렘이 AD 70년에 멸망하면서 2000년간 나라가 없이 떠돌고 방황하고 계속 쫒겨남과 흩어짐의 연속이었다. 여기서 이들의 직업은 생존과 연결되어 있었다. 따라서 살아남기 위한 끈질긴 노력과 도전이 후츠파 정신을 낳게 한 것이다.
가끔 언론에서 볼 수 있듯이 요즘 기업에서는 예전같이 기업의 정신이나 가치를 구성원에게 무작정 강요하거나 주입시키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개인의 고유한 생각과 가치를 기업에서 수용하고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기업의 핵심가치는 기업만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고 만다.
가령 SK는 SKMS를 1973년에 정립하고 2017년 현재까지 총 13차 개정을 거쳐 왔다. 그동안 4번의 큰 PMI를 이루며 그룹과 각 사가 도약을 이루어 왔다 유공, 한국이동통신, 그리고 최근 하이닉스에 이르기까지 PMI과정에서 큰 노사의 분쟁 없이 그룹과 각 사를 경영할 수 있었던 데는 SKMS의 공유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은 개인적으로 고유한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최소한 3대에 걸친 가족사가 현재 자신의 생각과 문제 해결 방식을 결정한다고 한다.
이렇게 성인이 된 사람들이 그룹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거나, 혹은 전혀 다른 문화에서 일하다가 SK로 통합이 된 경영진 이하 구성원들은 혼란과 두려움을 갖게 되고 심리적으로는 저항이라는 기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게 된다.
따라서 SKMS의 학습 방식은 물론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방식을 쓰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어떤 컨셉에 대해 자신의 상황과 생각을 먼저 토론하게 하고 나중에 SK의 일하는 방식, 가치를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런 과정에서의 토론과 각자의 생각과 SK의 가치관과의 충돌을 완화하고 Gap이 있을 떄 그룹과 각 사의 구성원으로서 합의하는 내면적 과정을 거치게 한다.
이것은 하브루타 방식과 유사하며 다른 그룹사에서도 접목해 볼 만하다고 본다. 하브루타는 텍스트를 기본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질문을 바탕으로 토론을 거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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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숙철 소장] 총 동기 지수를 측정해서 고성과를 창출하라
“과감하고 혁신적인 결단의 연속이었던 젊은 기업으로 조직문화를 개편하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쌍방향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유연한 조직문화다.”
“직원의 행복이 회사 성과의 밑거름이 되는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겠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도 이제는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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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를 결산하면서 기업들이 내놓은 올해 계획과 목표를 살펴보면 하나같이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실적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모두 조직문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조직문화가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성과에는 ‘전술적 성과(tactical performance)’와 ‘적응적 성과(adaptive performance)’가 존재한다. 전술적 성과는 계획에 따라 실행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를테면 콜센터 직원이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통화를 하느냐 하는 것이다. 반면 적응적 성과는 계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예컨대 콜센터 직원이 분노한 고객을 상대하여 매뉴얼을 벗어나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이 목표에서 평가, 보상에 이르기까지의 성과관리 시스템을 설계할 때 전술적 성과를 높이는 데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적응적 성과를 파괴하고 있다. 하지만 훌륭한 조직이라면 이 두 가지 요소의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해가 갈수록 적응적 성과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직문화 전문가인 닐 도쉬(Neel Doshi)와 린지 맥그리거(Lindsay McGregor)는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Primed to Perform)』에서 고성과 조직, 특히 적응적 성과가 높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는 왜 일하는가?’ 하는 이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을 하는 동기’가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가 일을 할 때는 6가지 기본 동기가 작용하는데, 일의 즐거움(play), 일의 의미(purpose), 일의 성장(potential)이라는 3가지 동기는 성과를 높인다. 반면 정서적 압박감(emotional press), 경제적 압박감(economic press), 타성(inertia)이라는 3가지 동기는 성과에 악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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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창의·상생의 수평적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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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리더십을 내재한 Global HRD Men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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