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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Ⅱ, PART 2] Assessment Center Trend Review
HRD 기능이 교육훈련센터(Train Center)에서 진단개발센터(Accessment & Development Center)로 변하고 있다. 교육훈련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교육훈련에 ‘진단(Accessment)과 개발(Development)’이 추가되고, 나아가 무게중심이 평가와 개발로 나아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이번 호 Special Report 2는 이러한 AC/DC 트렌드를 리뷰하고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역량평가센터의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Part 2에서는 공공기관과 민간부문 Assessment & Development Center 현황을 다루었다. Part 2-1에서는 공공기관의 A&D Center 현황을 둘러 봤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AC현황과 고용노동부, 수자원공사의 DC현황을 소개한다. Part 2-2에서는 민간부문 A&D Center 현황을 조명한다. LS그룹과 한솔그룹의 사례를 소개하며, 특히 LS미래원 엄기성 부장의 기고를 통해 A&D Center 현장 체감 온도를 전한다.
PART 2. 공공기관과 민간부문 Assessment & Development Center 현황
1. 공공기관
국민연금공단(National Pension Service)
국민연금공단은 2014년 조직 내 관리직급인 1급(지사장급), 2급(부장급), 3급(차장급) 승진후보자 선발평가를 목적으로 Assessment Center(역량평가, 이하 AC)를 도입하였다. 세계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을 관리· 운용하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운용기금의 증대와 더불어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본부를 비롯해 전국 각 지역본부, 지사를 관리하는 관리자들의 역할이 날이 갈수록 크게 증대되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관리자급 승진평가를 위해 실시되던 소위 “승진시험”이라 불리는 직무전문성 평가는 객관성 확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반면, 조직을 이끌고 관리하는 리더를 선발하는 도구로써 타당성(평가도구로써의 적합성)이 떨어진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다. 전국단위 조직으로 공단 내 단위조직의 관리자가 공단 전체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민연금공단은 관리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가장 높은 타당도를 지니고 있는 AC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위와 같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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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은 AC 도입 및 운영은 다섯 단계를 거쳐 진행되었다. 첫 번째 단계로 각 평가대상 직급별 역량모델을 구축하였으며, 도출된 각 직급별 역량모델은 평가상황에서 평가의 기준 및 평가요소로 이용되었다. 두 번째 단계로 도출된 역량모델에 따라 평가기법 선정 및 진행 단계를 설계하는 평가설계가 이루어졌다. 평가설계는 평가의 타당성과 더불어 평가 공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 모든 평가대상자들이 동일한 조건하에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건을 형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진행되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본 프로젝트의 핵심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Simulation 과제개발(AC에서의 평가도구)’이 진행되었다. Simulation 과제개발은 평가 직무경험에 따른 평가 유·불리 문제, 평가의 현실성(reality)을 위해 가상 조직을 설정하였으며, 내부 전문가 및 AC 전문 평가위원과의 협의체 구성을 통해 다수 검증 과정을 거치며 진행되었다. 더불어 타 기관 AC제도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개선사항으로 제기된 시나리오(과제 상황) 고갈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화된 평가과제 구축 방식인 ‘Modular Simulation 구성 기법(과제를 조직상황 과제와 해결과제 상황으로 분리, 해결과제 조합을 통해 다수 동형과제를 만드는 평가과제 구성 방법)’이 도입되었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상기 과정을 통해 구축된 Tool을 바탕으로 평가가 진행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특징사항으로 기존 AC 운영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과제상황에서의 순발력, 속독력에 따른 평가 유·불리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 기법별 핵심적인 해결과제를 제외, 과제 배경 및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부가적인 자료를 평가 일주일 전에 제공하는 방식을 적용하였다. 마지막 단계로 평가과정에서 수집된 평정근거를 바탕으로 개인별 피드백 리포트를 개발·제공하였다.
국민연금공단은 2014년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AC 프로그램을 구축하였으며, 2015년 평가기법의 확대와 함께 내부 평가위원 양성, 평가와 연계된 역량개발과정(Development Center) 구축 등 역량기반 인적자원관리(Competency Based Human Resource Management)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공단은 전체 조직을 비롯해 내부 구성원들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선도적인 승진제도 변화는 유사한 이슈로 고민하고 있는 타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에 좋은 롤모델이자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고용노동부는 5급 승진후보자들을 대상으로 2011년부터 DC과정을 도입하였다, 고용노동부 5급 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조직경쟁력 제고, 현업적용도 향상, 실질적 역량개발에 기여한다는 교육목적 아래 핵심역량교육(기획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조정통합, 리더십) DC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DC기반학습의 특성에 따라 교육생들간 관찰과 피드백, 즉 효과적인 상호작용 학습을 위해 6인 1조로 구성하여 3박 4일의 DC과정을 진행한다. 1일차는 각 역량에 대한 이론교육을 진행하고, 이후 과정은 전문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가 각 조별로 참여하여 역할연기, 집단토의, 구두발표, 현안업무처리, 총 4가지 기법으로 구성된 교육을 진행한다.
실습 운영은 모의상황과제 수행 및 상호 피드백, 퍼실리테이터 종합 피드백을 제공하는 형태로 과정을 구성하여 실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DC과정의 특징으로는 문제기반 학습, 참여형 경험 학습, 자기 주도 학습, 행동성찰 학습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교하게 구성된 시뮬레이션 과제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객관적인 역량진단 및 역량평가와의 연계성(고용노동부 사례 활용하지 않음)을 위해 시뮬레이션 내용은 고용노동부 사례가 아닌 공공기관 혹은 일반기업 사례를 활용함으로써 교육생들의 과제 수행에 따른 유·불리성을 배제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과정 마지막 단계에서는 실습을 통해 받은 피드백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연계하여 역량별 자기계발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자기계발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변화계획과 행동계획을 작성토록 퍼실리테이터가 피드백을 제공해준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1년부터 연간 100명 이상의 교육생들이 DC과정을 통해 본인의 역량수준에 대해 성찰하고 자기계발의지를 다져왔으며, 교육과정 관련 설문조사 결과 또한 4.5점(5점 만점)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그중 역량인식 및 자기계발 필요성 측면에서 평균 이상의 높은 점수(4.6점)를 얻어 교육 효과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생들의 주요 피드백 내용으로는 ‘교육을 통하여 나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판단하여 향후 역량평가와 업무수행에 있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를 비롯해 ‘개인별로 부족한 역량을 이해, 피드백을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여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 점이 좋았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등이 있었다.
그 같은 피드백에 힘입어 고용노동부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과정 운영을 위해 신규 모의과제 개발 및 과정 운영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로써 고용노동부의 DC과정은 업무수행에 도움 되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역량계발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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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Ⅱ, PART 1] Assessment Center Trend Review
HRD 기능이 교육훈련센터(Train Center)에서 진단개발센터(Accessment & Development Center)로 변하고 있다. 교육훈련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교육훈련에 ‘진단(Accessment)과 개발(Development)’이 추가되고, 나아가 무게중심이 평가와 개발로 나아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이번 호 Special Report 2는 이러한 AC/DC 트렌드를 리뷰하고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향후 역량평가센터의 미래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먼저 Part 1에서 공공기관 AC 현황과 개요를 전반적으로 바라보는 차원에서 인사혁신처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팀 배원초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배원초 행정사무관을 통해 우리나라 공무원 역량평가(Assessment Center)의 과거와 현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성균관대학교 산업심리학과 서용원 교수를 만나 Assessment Center 탄생 배경과 국내외 트렌드 동향을 고찰하였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목적이 다른 AC와 DC의 현황을 짚어보며 Assessement & Development Center의 나아갈 길을 물었는가 하면 이영석 산업심리학 박사의 기고를 통해 Assessment & Development Center에 대한 트렌드 제안을 통해 역량진단개발센터의 열린 미래 가능성도 타진해 본다.
Part 1. 공무원 역량평가(Assessment Center) 현황
인사혁신처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팀 배원초 팀장을 서울정부청사에서 만나 고위공무원 역량평가 현황을 물었다. 배 사무관은 2006년 탄생 배경부터 현재의 과장급 시행 확대에 이르기까지, 역량평가 스페셜리스트로서 명쾌한 답변을 들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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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공무원단 제도
고위공무원단 제도는 2006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정부 정책에 있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실·국장급 국가공무원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효율적인 인사관리로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고위공무원의 개방과 경쟁을 확대하며, 성과와 책임을 강화함으로써 정보의 경쟁력을 높이고, 역량 있는 정부를 구현하기 위하여 도입되었다. 역량평가 대상은 고위공무원으로서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었는지 평가하기 위하여 고위공무원 진입을 앞둔 과장급 공무원이다.
현재 고위공무원 승진 임용절차는 1주간의 후보자 교육과정(Development Center)을 이수한 후 역량평가(Assessment Center)를 반드시 ‘통과’하여야 고위공무원단후보자가 될 수 있으며, 각 부처의 승진심사위원회와 인사혁신처의 인사심사를 거쳐 이용 제청하게 된다.
역량평가제도 도입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2개 중앙행정기관의 고위직 직무분석을 실시하였고 해외 및 민간사례의 벤치마킹과 역량전문가 자문 등을 통하여 고위공무원단의 공통역량을 추출하고, 2004년부터 고위공무원단의 선발에 활용할 역량평가 방안을 마련하는 등 평가체계의 개발에 착수하였다.
이후 정부는 50개 중앙해정기관의 실·국장급 워크숍과 개별 인터뷰 등을 거쳐 다양한 평가실행프로그램을 통해 2006년 7월 1일부터 고위공무원단제도의 시행과 함께 역량평가를 실시하게 되었다(인사혁신처, 2015). 즉, 역량평가는 고위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역량을 구비하였는지에 대한 사전 검증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도입되었다.
고위공무원 임용 절차
고위공무원으로의 진입은 크게 승진·전보와 신규채용이 있다. 승진·전보를 통해 고위공무원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고위공무원단후보자 교육과정을 의무적으로 이수한 후 역량평가를 통과하여야 하며, 고위공무원임용심사위원회의 인사심사를 거쳐 대통령이 임용한다. 신규채용은 선발시험을 거친 후, 역량평가를 통과하여야 하며, 고위공무원임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임용한다.
고위공무원단후보자 교육과정은 고위공무원으로서 필요한 핵심역량을 집중 개발하고, 정책 현안과제 해결을 통한 문제해결능력을 함양하기 위하여 고위 공무원단 진입이전에 반드시 이수하여야 하는 과정이다.
고위공무원단후보자 교육과정의 대상자는 3·4급 일반직 공무원, 고위공무원이 아닌 연구관 및 지도관 등 재직 중인 국가공무원이며, 개방형 직위에 응모하는 민간인 또는 신규 채용되는 별정직 공무원 등은 교육과정을 이수할 의무는 없다.
교육대상자의 선발 기준은 부처의 특성, 직종 및 직렬 간의 균형 유지, 임용 구분, 보직 경로, 경력, 창의성, 리더십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자체적으로 결정하며 고위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질 및 역량이 고루 갖추었다고 판단되는 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한다. 후보자 교육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연간 18회 360명을 실시하고 있으며, 1회당 20명 내외를 교육하고 있다.
선발·추천방법은 인사혁신처장이 소속장관별 고위공무원단 직위의 정원, 고위공무원단 직위로의 승진 예정인원 등을 감안하여 교육대상자수를 결정하고, 각 부처는 인사혁신처장이 배정한 교육대상자 인원범위 내에서 선발 추천하게 된다.
선발 및 추천 절차는 교육 개시 30일 전에 인사혁신처가 각 부처에 선발·추천의뢰를 하면, 각 부처에서 부처별로 교육대상자를 인사혁신처에 추천한다. 인사혁신처는 추천받은 대상자 명단을 검토하여 교육대상자를 확정하여 각 부처에 통보한다.
역량평가의 대상
역량평가 대상은 고위공무원으로 신규 채용되려는 사람 또는 4급 이상 과장급공무원 (고위공무원이 아닌 연구관 지도관 포함) 중 고위공무원단 직위로 승진 임용되거나 전보되려는 사람이다. 고위공무원단후보자 교육을 마친 3·4급 과장급 국가공무원이거나, 개방형 또는 별정직 고위공무원단 직위에 지원하여 중앙선발시험위원회 또는 당해 부처의 선발시험위원회를 거쳐 소속장관에 의하여 추천된 경우에 한한다.
다만, 별정직 직위 중 정치적 임용의 성격이 매우 강하여 소속장관 등과 진퇴를 같이 하는 비서관 장관정책보좌관, 고도의 업무특성이 인정되는 비상계획관 대통령의 경호업무 관련 직위 등 역량평가를 거치치지 않고 당해직위로 임용될 수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에 두는 고위공무원단 직위에 지방공무원이나 민간인을 신규 채용하는 경우에도 역량평가를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위 직위에 임용된 공무원이 향후 다른 고위공무원단 직위에 임용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량평가를 통과하여야 한다.
인사혁신처에서는 매년 12월 평가대상자 수요조사를 실시하여 다음해 1년 동안 평가할 계획을 수립한다. 또한 인사관리를 수시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2개월마다 각 부처로부터 소요를 받아 평가일 기준 2주 전에 인사혁신처를 확정하여 각 부처에 평가대상자 인원을 배정하며, 해당 부처에서는 평가 1주일 전에 평가받을 대상자인 자연인을 확정하여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면 평가 당일 6명을 대상으로 평가가 진행된다.
역량평가는 후보자교육과정 이수자, 역량평가 응시요건 해당자 등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시행하되, 매년 6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각 부처 소속 공무원을 균형 있게 배정하여 운영한다. 인사혁신처에서는 시급한 인사수요의 발생 등과 같은 상황의 변동에 따라 평가 일정 배정 등을 일부 조정하여 탄력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역량평가 응시요건
고위공무원단후보자 역량평가에 응시하려면 응시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박근혜 정부 들어 인사교류를 통해 정부와 민간, 각 부처 간의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과 협업 기반을 확대하여 국정과제인 정부 3.0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조치였다. 응시요건으로는 기관의 특성상 인사교류가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 역량평가일 기준으로 재직 중 2년 이상 또는 4급 이상의 계급에서 1년 이상 다른 기관 근무경력이 있어야만 고위공무원 역량평가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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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Ⅰ] NQF 구축을 통한 능력중심사회로의 이행
작년 2015년 1월 초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금년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NCS)을 기반으로 공공기관부터 변화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5년 한해동안 130개 공공기관과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MOU를 체결하고 2017년 내년부터 전체 공공기관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NCS 학습모듈개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운영, 일학습병행제 지원, 글로벌 인재양성 K-Move 사업 등을 통해 정부 국정과제 ‘능력중심사회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결과, 학벌중심 닫힌 노동시장 구조 여실히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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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2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16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 약 16만명(우리나라는 6천700여명 참여)에 대해 언어능력, 수리력, 컴퓨터기반 문제해결력을 비교평가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결과가 발표됐다.
PIAAC의 한국 측 조사담당기관인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졸자 역량은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 역량은 20대 초반에 정점에 이른 후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벌중심 사회에서 대학졸업 여부, 출신 대학에 따라 초기 노동시장에서의 위치가 정해지고, 일단 진입한 이후에는 조직 내에서의 내부 경쟁을 통해 성장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역랑 개발에 큰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폐쇄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다.
OECD 평균에 비해 우리나라 성인들은 직장에서 쓰기 활동을 많이 하지만 문제해결, 직장 내 학습, 협동 활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협동과 직장 내 학습은 PIAAC 참여국 중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 평생학습 참여율은 OECD 평균보다 7.8%p 낮은 32.4%(2011년 기준)을 반영한 조사 결과이다. OECD에 따르면 스웨덴이 73.4%로 평생학습 참여율이 제일 높다.
쓰기 활동은 많이 하나 문제해결 및 협동 활동은 취약하다는 조사결과는 보고 위주의 상명하복식 우리의 조직문화를 반영한다. 노동시장에서 하는 일에서 요구되는 스킬(skill)과 학력이 일치하는 경우는 50%를 약간 넘었으며, 하는 일에 비해 학력이 과잉인 성인은 27%였다. 학력이 과잉인 조사 대상 중 12%만이 요구되는 이상의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다. PIACC 결과는 학력과잉으로 노동시장의 미스매치(mismatch)가 상대적으로 보다 심각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다른 국제비교조사인 2006년 CHEERS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분야(study field)와 업무영역(work area)의 연관성이 76%인데, 조사대상 국가의 평균은 91%이고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는 100%에 근접한다.
많은 훈련과 교육, 그리고 숙련형성은 학교교육 밖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성인의 학습참여율이 높을 때 연령과 더불어 역량도 쌓이게 되는데, PIAAC 조사결과는 학벌중심의 닫힌 노동시장을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그와 같은 기대를 할 수 없는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능력 중심사회가 조속히 구축돼 역량 수준이 높아진 우리 젊은이들의 역량을 더욱 높이고,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높은 역량 보유자들을 노동시장에 끌어들여야 하는 문제가 시급하다.
20대 후반 30대 초반 첫 직장이 생애 경력 좌우하는 기형적 현실
닫히고 분절된 노동시장에서는 대학을 나와 어느 직장에서 출발하느냐가 개인의 경력에 매우 중요하다. 대기업, 공무원, 공공기관 등은 대규모 공채에 의해 필요한 인력을 선발하고, 일단 채용된 인력은 내부노동시장 관리를 통해 육성·활용된다. 근속이나 연령이 중요한 연공급 임금체계하에서 역량이나 성과보다는 근속이나 조직에 대한 충성도에 의해 개개인이 평가되기 때문에 내부 결속력은 강하지만 상명하복의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창의성이나 개개인의 역량보다는 집단적 노력이 조직의 성과를 결정한다.
일단 내부 경쟁에서 탈락해 조직에서 퇴출되면 비슷한 처우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외부에서 성장·발전한 인력이 중도에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내부 노동시장으로 편입되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개인이 20대 후반 또는 30대 초반에 결정한 노동시장의 진입이 생애의 경력을 좌우한다. 이는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대학을 4년에 졸업하지 않고 그 이상을 다니고, 졸업을 해도 취업 재수, 삼수를 하도록 만드는 이유다.
최근 몇 년간 그 추세가 완화되었지만 우리나라 대학(전문대학교 포함) 진학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고등학교 졸업자 10명 중 7명이 대학에 간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분석에 의하면 10대 대학을 나와야만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생애임금이 더 높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이지만 누구나 대학에, 그것도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한다. 취업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스펙(SPEC) 쌓기에 안간힘이다.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영어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해 밤 새워 공부를 하고, 봉사활동도 한다. 그러나 어느 스펙보다 학벌이 채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며, 학벌 이외의 다른 스펙은 보조수단일 뿐이다. 최근 심층 면접, 연수를 통한 채용 등 채용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기업들이 학벌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채용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단절된 노동시장과 노동자 권익 취약성, 학벌중심 폐쇄적 노동시장구조에서 기인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의 단절이 고착화된 것은 닫힌 노동시장에서 연유한다. 정규직이 비정규직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상승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숫자가 많아지기도 한다. 이처럼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단절된 노동시장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심각한 사회 현안이다. 국가는 노동조합 설립과 활동을 법적으로 보장하여 상대적으로 약자인 근로자들이 사용자와 대등하게 집단으로 그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근로자 중에서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종사자, 정규직이 노조의 보호를 받고 비정규직의 노조 조직률은 미미하다. 상급노조들은 비정규직의 권리 신장과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많은 현장에서는 상당수 정규직 노조원들이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외면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한편, 2년 후 60세 정년 연장이 법적으로 강제되겠지만 현재 50대는 고사하고 40대에 직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현실이 어느 정도 개선될 지는 회의적이다. 연공급 임금체계하에서는 생산성과는 무관하게 급여가 올라가기 때문에 조직은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상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고령 근로자를 퇴출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려고 할 것이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온정주의에 기대 기여수준보다 높은 보상을 받는 중고령 근로자를 끌어안고 갈 수만은 없다. 이는 학벌 위주의 닫힌 노동시장의 폐해 중의 하나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고학력 여성도 많아지고, 젊은 세대들은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병행하고자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함께 일을 그만둔다. 육아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후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할 때, 근속에 의해 평가받는 노동시장에서 경력 단절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주로 비정규직 일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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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승강기안전공단((KoELSA)은 지난 4월 23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안전 분야 전문교육 대행기관으로 지정(‘25. 3. 19.)된 것을 계기로, 승강기 인재 양성 전문교육기관으로 새롭게 출범하기 위해 거창군 남상면에 위치한 승강기 인재개발원에서 현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이날 현판식에는 구인모 거창군수, 김주이 행정안전부 안전정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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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웅제약, 일 잘하는 인재 육성 위한 채용연계형 인턴십 입문교육 진행
- 대웅제약이 성장형 인턴십으로 '일 잘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 만들기에 나섰다.대웅제약은 지난달인 3월 17일부터 3주간 2025년 상반기 채용연계형 인턴십 입문교육을 진행했다고 지난 4월 24일 밝혔다.최근 채용 시장을 살펴보면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신입 구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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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게이트, 임직원 정서 케어하는 조직문화 론칭
- 스마일게이트가 임직원 간 유대감 강화와 정서적 안정을 위한 새로운 조직문화 프로그램 ‘더시즌즈(The Seasons)’를 론칭했다고 지난 4월 24일 밝혔다.‘더시즌즈’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정기 프로그램으로, 공감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다.이번 프로그램은 테라리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