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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하 창간발행인 메시지] AI 시대, 태도 중심 리더십을 개발해야
AI 시대,태도 중심 리더십을 개발해야우리 기업의 관리자들은 과연 리더로서 충분히 준비되어 있을까요?많은 기업에서 업무성과가 뛰어난 사람이 관리자로 승진합니다. 실무능력을 인정받아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됩니다. 그러나 일을 잘하는 것과 사람을 잘 이끄는 것은 다른 능력입니다. 뛰어난 실무자가 반드시 뛰어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여기에서 우리는 오래전 로렌스 피터가 제기한 ‘피터의 원리(Peter Principle)’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조직에서 개인은 성과를 인정받아 계속 승진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한국 기업의 관리자 리더십 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우리는 관리자를 승진시키는 데는 익숙했지만, 그들을 사람을 이끄는 리더로 개발하는 데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더욱이 AI가 지식과 기술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는 시대에는 기존의 업무능력만으로 리더십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그래서 AI 시대에는 사람중심 리더십(Human-Centered Leadership)이 더욱 중요합니다.사람중심 리더십의 핵심은 태도(Attitude)입니다.구성원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 그들의 의견을 어떻게 경청하는가, 실패와 갈등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권한을 어떻게 사용하고 책임을 어떻게 감당하는가. 이러한 태도가 구성원의 신뢰와 몰입을 만들고 조직문화를 결정합니다.그렇다면 태도는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요?저는 태도를 방향(Direction), 기준(Standards), 반복(Repetition), 즉 DSR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방향은 ‘나는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며, 기준은 ‘사람과 일을 어떤 원칙으로 대할 것인가’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복은 그 방향과 기준을 일상의 행동으로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앞으로 리더십 개발은 이론과 스킬 중심에서 벗어나태도를 진단하고, 성찰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며,피드백을 통해 반복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AI 시대의 리더십 개발은 곧 태도 개발입니다."좋은 리더십은 한 번의 교육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구성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질문하고,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지고, 피드백하는 작은 행동이 반복될 때 그것이 습관이 되고 태도가 됩니다. 결국 리더십 개발은 지식과 스킬을 더 많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태도가 반복되는 행동체계를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이러한 태도는 조직의 Capability와도 연결됩니다.AI 시대의 Capability는 현재의 업무를 잘 수행하는 능력에 머물지 않습니다.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며, 구성원의 잠재력을 끌어내 미래의 조직성과를 만들어 가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Capability를 실제 행동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중심에 태도가 있습니다.따라서 앞으로의 리더십 개발은 달라져야 합니다.리더십 이론과 스킬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태도를 진단하고, 성찰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며, 피드백을 통해 반복하게 하는 개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관리자를 만드는 것은 승진이지만, 리더를 만드는 것은 개발입니다.AI 시대 HRD의 중요한 과제는 직책을 가진 관리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과 기준을 가지고 좋은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중심의 리더를 개발하는 것입니다.AI 시대의 리더십 개발은 곧 태도 개발입니다.2026년 9월월간HRD 창간발행인엄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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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수 한양대학교 교육석학교수] 현실이 된 ‘양치기 소년과 늑대’ 우화
세상의 변화를 이끈 산업혁명의 주요 체류기간을 1차부터 3차까지 각각 80년, 40년, 30년,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체류기간을 10여 년 정도로 보면 변화의 주기와 체류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고 또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이제 변화는 변수가 아니라 일상이 되어 상수常數라고 부른다. 우리는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을 몸소 체험해 왔다, 산업화 시대는 압축고도성장, 과정생략 등 현장에서 들었던 용어나 구호들만 봐도 알 수 있듯 양과 규모를 중시하던 시절이었는데 특히 1970년대-1990년대에 HRD는 급성장하면서 전성시대를 거쳤다.그러나 2016년의 4차 산업혁명 선언은 전통적 HRD의 변화를 촉구하는 ‘경고문’이었고, 생성형 AI 시대의 전개는 ‘새로운 환경으로의 진입’을 요구한다. 그동안 HRD는 어떤 변화를 추진해 왔는가? 또한, HRD담당자 스스로 어떤 변화의 노력을 실천해 왔는가.---단언컨대 1980년대-1990년대 전통적 HRD의 시대는 아쉽지만 막을 내렸다. 세상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최근 들어 많은 부분에서 ‘HRD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다.그러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먼저 ‘why?’ 측면에서 기업들을 보면 아무도 답과 갈 길을 알려주지 않는 불확실성 시대에서 메가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의 확보가 요구된다.이를 위해서는 ‘what?’ 측면에서 봤을 때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과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갖춘, 개방적으로 소통하고 열려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 필요하다.언급한 내용은 ‘how?’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부분 리더십 패러다임의 전환과 실천력에 성패가 달려있다. 특히, 조직 성과의 80%를 차지하는 팔로워십 강화와 성장형 리더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변화의 주역인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학습 생태계를 이해하고 그 생태계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건전한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갖춘 가운데, 데이터와 테크놀로지를 경영과 성과에 전략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AI Literacy’(리터러시) 역량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문제는 제시한 내용들에 대한 경험을 축적할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실패 경험은 더더욱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혀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 제공과 공감이 요구된다.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많을수록 위기의 골은 깊다. 그런 만큼 HRD부터 변화의 중심에서 경영 차원의 전략적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는가가 중요하다. HRD 전문가들의 시각은 ‘지금 변하지 않으면 HRD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고, 이를 넘어 만일 과거의 연장선에서 타성에 빠지거나 우물쭈물하다가는 누군가가 HRD담당자 당신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라는 점이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면 ‘지금’ 변해야 한다."지금 변하지 않으면 HRD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고, 이를 넘어과거의 연장선에서 타성에 빠지거나 우물쭈물하다가는 HRD의 역할은 대체될 것이다."특히, HRD담당자들은 어릴 때 많이 들었던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과 늑대 이야기’의 교훈을 상기해야 한다. 실제로 진짜 늑대가 나타나 양들을 공격해도 도움을 받지 못해 피해가 커진 이야기는 이제 HRD담당자들이 곱씹어야 할 상황이다.송영수 교수삼성인력개발원에서 리더십팀장(상무보), 기획팀장 및 조직문화팀장(상무)을 역임하며 삼성 핵심가치와 리더십 파이프라인모델 정립, 경영자 양성체계 수립을 담당했고 삼성 차세대 전략리더에 선발되어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교육공학 및 HRD 부문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한양대 교수로 활동하며 국내 대학 최초로 리더십센터를 출범시켰고, 한양리더십센터장과 한양인재개발원장, 한국산업교육학회장과 대한리더십학회장을 거쳤다. 현재 교육 우수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양대 교육석학교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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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균 한영회계법인 TD 차장] HR스탭을 위한 HR 데이터 활용
글 싣는 순서1. HR 데이터 분석, 왜 강조되고 있는가?2. HR 데이터 분석은 조직에 어떠한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가?3. HR스탭에게 요구되는 분석적 사고와 필요 역량4. AI 시대, HR 데이터 분석은 어떻게 발전할까?HR 데이터 분석이 강조되는 이유는 단순히 데이터가 많아졌기 때문만이 아니다. 조직과 인력의 문제가 점점 복잡해지고 HR 의사결정의 근거와 효과를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경험과 통념을 넘어서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2승 1패의 교훈: AI와의 공존을 통한 변화관리2026년 7월, AI를 상대로 승리한 또 한 명의 바둑기사가 나왔다. 주인공은 세계 바둑계의 ‘현재 진행형 전설’로 불리는 신진서 9단이다. 상대는 십 년 전 이세돌 9단과 맞붙었던 알파고보다 한층 강력해진 AI로 평가받는 카타고(KataGo). 비록 신진서 9단이 흑으로 두 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이었지만, 신진서 9단은 AI와의 공식 대국에서 2승 1패의 성적을 거두었다.---신진서 9단은 첫 대국에서 패한 뒤 전략을 바꿨다. 2국에서는 자신이 연구한 정석을 활용해 변수를 통제했고, 3국에서는 복잡한 전투를 피하며 유리한 형세를 지키는 데 집중했다. 이는 실패를 통해 판단을 수정하고 상대와 상황에 맞게 승부 방식을 바꾸는 인간의 적응력을 잘 보여준다. 신진서 9단은 카타고와의 대국을 평가하면서 ‘인간과 AI의 공존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그는 오랫동안 AI가 제안하는 수와 승률을 분석하며 훈련해 왔다. 결국 이번 승리는 AI가 제공하는 분석과 데이터에 인간의 경험과 판단이 더해질 때, 더 나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조직도 다르지 않다. 신진서 9단이 AI에 완전히 자리를 내주지 않았듯, 조직 역시 AI에게 의사결정을 통째로 맡기지 않는다. AI는 조직에 축적된 데이터를 빠르게 탐색해 사람이 놓치기 쉬운 패턴과 문제의 단서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그러나 무엇이 문제인지 정의하고, 어떤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검증할지 결정하고, 데이터 분석에 따른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서 실제 변화로 연결할지 판단하는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다. 이러한 인간과 AI의 역할 분담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 중 하나가 HR 데이터 분석이다. 채용, 평가, 보상, 육성, 몰입, 이직 등에 관해 기업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HR 데이터를 설문, 통계분석, 실험, 그리고 최근의 AI 기술을 함께 활용해서 분석한다면, 조직의 성과를 좌우하는 요인을 경험이나 직관이 아닌 ‘증거’ 기반으로 판별할 수 있게 된다.HR 데이터 분석, 왜 강조되고 있는가?조직이 사람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원, 급여, 근태, 평가, 승진, 교육, 이직 등에 관한 데이터를 관리해 왔다. 다만, 과거에는 인사 운영의 결과를 집계하고 보고하는 데 언급한 데이터를 주로 활용했다면, 오늘날에는 데이터 간의 관계를 분석해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향후의 변화를 예측하며, 경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까지 데이터의 쓰임이 확대되고 있다. 즉, HR 데이터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HR 데이터에 던지는 질문과 HR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HR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HR 데이터를 둘러싼 변화가 가능해진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HR의 디지털화다. 채용시스템, 인사정보시스템, 성과관리시스템, 교육운영시스템, 협업플랫폼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지원자들의 채용 경로부터 구성원들의 조직·직무 이동, 조직 경험, 리더·동료와의 관계, 협업 방식, 성과에 이르는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HR은 현상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요인이 이직이나 성과와 관련되는지 분석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그러나 데이터가 많아졌다고 해서 곧바로 분석의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HR 데이터 분석은 단순한 인사정보의 집계가 아니라, 사람에 관한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즉, 분석의 출발점은 데이터가 아니라 조직이 무엇을 해결해야 하는지 정의하는 데 있다.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복잡해진 인력 문제HR 데이터를 둘러싼 변화가 가능해진 중요한 배경 중 두 번째는 기업이 맞닥뜨리는 인력 문제가 빠르게 변화하고, 그 원인도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술 변화와 AI의 확산은 기존 직무의 내용과 필요 역량을 바꾸고 있고, 인구 구조의 변화와 경제적 불확실성도 인력 확보 및 운영에서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00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Future of Jobs Report 2025’에 따르면, 기업들은 2030년까지 현재 직무에 필요한 핵심역량의 약 39%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조사한 기업들 중 63%는 이러한 역량 변화를 비즈니스 전환에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결국 기업들은 인력 규모뿐 아니라 어떤 역량이 어느 직무와 사업에 필요한지 판단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의 경험과 관행만으로 인력 계획을 세우는 것은 역부족이다.HR의 역할 변화와 효과 입증 요구HR 데이터를 둘러싼 변화가 가능해진 중요한 배경 중 세 번째는 구성원들과 조직에 관한 의사결정의 근거와 효과를 설명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채용, 교육, 보상, 복리후생, 조직문화 등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지만, 제도의 실행과 그 제도가 실질적인 효과를 냈는지는 다른 문제다. 교육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해서 업무성과가 향상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보상이나 근무제도 개편이 실제로 핵심인력 유지와 이직 감소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앞으로 HR은 ‘무엇을 실행했는지’에서 나아가 어떤 개입을 통해 구성원들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고, 그 결과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증해야 한다.이는 HR의 전략적 기능과도 맞닿아 있다. HR이 경영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면 동종업계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HR활동을 통한 변화가 실제로 어떤 효과로 이어졌는지를 증거를 통해 설명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과 경영진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HR이 경영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면 동종업계 사례를 벤치마킹하거나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HR활동을 통한 변화가실제로 조직에 어떤 효과로 이어졌는지를 증거를 통해 설명해야 하고,이를 바탕으로 구성원들과 경영진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언급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HR Analytics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결국 HR 데이터 분석이 강조되는 이유는 기업들이 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게 되었거나 새로운 AI 도구가 등장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조직의 변화가 빨라지고 인력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경험과 통념만으로 HR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즉, HR 데이터 분석은 불확실성 속에서 조직의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기존의 가정을 검증하며, 제도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임창균 차장금융·ICT·플랫폼 기업에서 12년간 인사기획, 평가·보상, 노무 등 다양한 HR 실무를 경험했다. 현재는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의 Talent Development에서 HRBP 및 L&D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HR Analytics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에 관심이 있고, 브런치 플랫폼에서 비전공자의 눈높이로 통계 개념을 풀어내는 글인 ‘통계를 잊은 그대에게’를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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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수 PwC컨설팅 파트너] 생각의 터닝포인트
글 싣는 순서1. 왜 지금, 리더십의 터닝포인트인가2. 생각의 터닝포인트: 실무자의 뇌에서 리더의 뇌로3. 성과의 터닝포인트: AI를 부리는 리더의 무기4. 관계의 터닝포인트: 기계가 줄 수 없는 마지막 1%5. 조직의 터닝포인트: 지능을 쪼개라, 문어처럼6. 큐브를 완성하라: 그림자를 넘어 위대한 유산으로명패가 바뀌던 날을 기억하는가. 축하 인사가 오갔고, 어깨는 조금 무거워졌다. 그런데 정작 갈아 끼워야 할 것은 명패가 아니라 머릿속이었다. 즉, 리더십의 첫 관문인 ‘생각의 터닝포인트’는 실무자의 뇌를 리더의 뇌로 바꾸는 여정이다. 이 여정은 익숙한 성공 공식을 비우는 데서 시작해, 그 빈자리를 질문으로 채우고, 서로 부딪히는 답들 사이에서 모순을 끌어안다가, 마침내 자기만의 관점으로 판을 바꾸는 데까지 하나로 이어진다. 신임 리더들을 위한 교육이 스킬 몇 개를 얹는 특강이 아니라, 처음과 끝이 연결된 하나의 여정으로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가득 찬 잔부터 비운다발령 첫날 밤, 새 팀장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대개 같은 문장이 적혀 있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더 열심히 하자.’ 얼마나 건전한 결심인가. 그런데 바로 이 결심이 첫 번째 함정이다. 신임 관리자 열 명 중 여섯이 승진 2년 안에 쓴맛을 본다는 조사가 있다.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팀과 삐걱대다 조직이 흔들리는 결말이다. 어제까지 가장 일 잘하던 사람들이 무더기로 넘어지는 것이다.원인은 역량 부족이 아니다. ‘관성’이다. 실무자 시절 그를 빛나게 했던 ‘빠른 손과 확실한 답’을 그대로 들고 리더의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다. 리더는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르게’ 일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르게 일하려면, 채우기 전에 먼저 비워야 한다. 가득 찬 찻잔에는 새 물을 담을 수 없다는 오래된 비유 그대로다. 익숙한 성공 감각을 잠시 서랍에 넣어 두는 전략적 유보, ‘언러닝(unlearning)’이 출발점이다.가장 먼저 벗어야 할 것은 ‘리더는 다 알아야 한다’라는 보이지 않는 갑옷이다. “이건 나도 잘 모르겠는데, 자네 생각은 어때?” 이 한마디가 팀원의 잠든 지성을 깨운다. 물론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할 것이다. 그러나 그 어색함은 길을 잘못 들었다는 신호가 아니다. 새 신발이 아직 발에 익지 않았다는 증거일 뿐이다. 신임 리더 교육의 첫 장이 새 스킬을 채우는 자리가 아니라, 내려놓아야 할 실무자의 정체성을 마주하는 자리여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리더는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르게 일하는 사람이다.다르게 일하려면 뭔가를 새롭게 채우기 전에 먼저 비워야 한다.즉, 신임 리더의 출발점은 실무자 시절의 성공 경험을 외면할 줄 아는 ‘언러닝’이다."빈자리는 답이 아니라 질문으로 채운다그런데 비우기만 하면 절반이다. 잔을 비웠다면,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답은 역설적이다. 답을 더 빨리 내놓는 것이 아니라, 답을 아끼는 것이다.자판기를 떠올려 보라. 버튼을 누르면 캔이 떨어진다. 우리는 오래도록 이런 리더, 그러니까 물으면 정답이 즉시 튀어나오는 ‘고성능 자판기’를 유능하다고 여겨 왔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자판기의 성능이 좋아질수록 조직의 뇌는 거꾸로 굳어 간다. 위에서 어차피 답이 떨어지는데, 아래에서 골몰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리더는 ‘정답 자판기’에서 ‘질문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옮겨 가야 한다. ‘이 시장에 진입하자’라는 지시가 손발만 부리는 것이라면, ‘이 시장이 진짜 기회일까’라는 질문은 머리를 움직인다. ‘예산이 무제한이라면 무엇을 해보고 싶은가’, ‘1년 뒤 이 프로젝트가 완전히 실패한다면 원인은 무엇일까’ 같은 가정형 질문은 방어로 굳은 뇌를 상상의 공간으로 데려간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이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설계하고 훈련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이다.그래도 묻고 싶을 것이다. 답을 아는데 왜 굳이 아껴야 하는가. 소유감 때문이다. 리더가 완성해서 건넨 기획안은 팀원들에게 잠시 빌려 탄 렌터카일 뿐이지만, 리더의 질문을 받은 구성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은 뒤 완성한 기획안은 비로소 ‘내 차’가 된다. 시킨 일은 실패하면 핑계부터 찾지만, 내가 뱉은 답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 책임져야 하는 것이 된다. 실행력 차이는 바로 여기서 갈린다. 이것이 바로 비움 다음에 질문이 와야 하는 이유이자, 교육이 ‘좋은 질문’을 리더의 핵심 역량으로 다뤄야 하는 이유다.충돌을 견디면 제3의 길이 열린다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리더는 머지않아 벽에 부딪힌다. 팀원들이 꺼내 놓은 답들이 서로 충돌하는 순간이다. 품질을 높이자니 속도가 떨어지고, 오늘의 수익을 좇자니 내일의 생존이 걸린다. 이때 우리의 뇌는 그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둘 중 하나’로 도망친다.초록색 블록 하나를 놓고 7년을 망설인 회사가 있다. 레고다.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색 하나를 더하는 데 7년을 끌었고, 정작 위기가 닥치자 이번에는 정반대로 사업을 마구 벌이다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지나친 신중함과 지나친 무모함, 얼핏 정반대로 보이지만 본질은 같다. 언제나 ‘A냐 B냐’에서 한쪽만 골랐던 행동에 따른 대가다.경계가 흐려진 시대의 해법은 ‘A냐 B냐’가 아니라 ‘A이면서 동시에 B’다. 도요타는 ‘재고를 쌓지 않으면서도 고객이 원할 때 바로 차를 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질문하며 적시생산(JIT)을 낳았다. 되살아난 레고는 아동층에 집중하면서도 성인 팬층을 동시에 확보하며, 10년 만에 매출을 다섯 배로 키웠다. 비결은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질문 하나를 바꾼 데 있었다. ‘A와 B 중 무엇이 나은가’가 아닌, ‘A를 지키면서 B도 얻으려면 어떻게 할까’로. 앞 단계에서 익힌 질문의 기술이 여기에선 모순을 견디는 힘으로 한 뼘 더 자라는 셈이다. 충돌하는 A와 B 사이에서 버티는 그 불편한 시간이야말로 리더의 생각이 깊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이는 리더의 의사결정 훈련이 정답 고르기가 아니라 이 ‘AND 질문’을 다뤄야 하는 이유다.작은 회의실에서 판이 바뀐다비우고, 묻고, 모순을 끌어안는 훈련이 쌓이면 마침내 생각에 근육이 붙는다. 그 근육이 닿는 종착점이 ‘소트 리더십(thought leadership)’이다. 2007년, 검은 터틀넥의 남자 스티브 잡스가 무대에 올라 “오늘 애플은 전화기를 다시 발명한다.”라고 선언했을 때 세상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잡스는 고객조차 몰랐던 결핍의 본질을 응시하고 있었다. 남이 갖지 못한 생각으로 판 자체를 뒤흔드는 힘, 그것이 소트 리더십이다.여기서 잡스나 일론 머스크 같은 이름 앞에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영향력의 크기가 아니라 생각의 밀도다. 그들이 지구적 문제를 푼다면, 우리는 내일 오전 회의실의 문제를 풀면 된다. ‘보고를 위한 보고는 없애고 진짜 문제를 이야기하자’라며 주간 회의의 판을 바꾸는 것. 소트 리더십은 바로 이 작은 전환에서 시작된다. 교육의 몫도 분명하다. 소트 리더를 소수의 천재로 신비화하지 않고, 다른 관점의 힘을 팀 단위 습관으로 번역해 내는 일이다. 현장에서 구른 경험, 눈앞의 실적 너머를 보는 장기적 시선, 말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하는 진정성. 소트 리더는 이 세 가지를 오래 벼려 만들어지는 것이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결국 생각의 터닝포인트는 네 개의 낱개 기술이 아니라, 비움에서 시작해 관점으로 완성되는 하나의 연결된 여정이다."리더가 남이 갖지 못한 생각을 통해 판 자체를 뒤흔들려면언러닝을 구현할 줄 아는 가운데 현장에서 구른 경험,눈앞의 실적 너머를 보는 장기적 시선, 말이 아닌 삶으로 증명하는 진정성을오래 벼리면서 ‘다른 관점’의 힘을 팀 단위 습관으로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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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중부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 생성형 AI로 구축하는 ‘사내 집단지성’
글 싣는 순서1. 생성형 AI 시대, HRD의 재정의2. ‘할루시네이션’과 AI 윤리3. AI가 대체할 수 없는 ‘Human Touch’4. 생성형 AI 도입의 명암5. 기업 내 지식 자산의 수직적 통합6. AI 리터러시 격차가 기업의 경쟁력 격차오늘날 기업의 핵심 자산은 자본이나 설비뿐 아니라 조직 내부에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다. 그런데 지식의 경우 부서와 시스템별로 분산되어 있어 ‘지식의 파편화’ 문제가 발생하는데, (생성형) AI는 LLM, RAG, 벡터 데이터베이스, 지식그래프 등을 활용해 분산된 문서·데이터·업무경험을 연결하고, 자연어 질문을 통해 필요한 지식을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이를 통해 조직은 개인의 경험이 조직의 지식으로 전환되고, 기업 전체가 함께 학습하는 ‘사내 집단지성’을 구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보보안은 지식의 무결성, 접근통제, 신뢰성을 보장하는 핵심 기반이 된다. 결국 미래 기업의 경쟁력은 AI 자체의 성능보다 기업 내 지식을 얼마나 잘 축적·연결·학습·보호·활용하는가에 의해 결정되며, 이를 실현한 기업은 조직 전체가 하나의 지능처럼 작동하는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으로 발전하게 된다.---‘오늘날 기업이 보유한 가장 중요한 자산은 무엇인가?’질문에 대한 답으로 과거에는 자본, 설비, 부동산, 특허, 브랜드, 고객 기반 등이 우선 언급됐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자리한 현재는 이런 전통적인 유형·무형자산 못지않게 기업 내부에 축적된 지식 자체가 중요한 전략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업 지식은 단순한 문서나 데이터베이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업계획서, 기술보고서, 설계도면, 연구개발 결과물, 회의록, 이메일, 프로젝트 산출물, 고객 상담 이력, 장애 처리 기록, 품질관리 자료, 계약서, 규정과 매뉴얼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경험과 판단, 성공과 실패 사례, 업무 과정에서 형성된 암묵적 노하우까지 모두 포함한다.문제는 기업이 언급한 것처럼 막대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실제 업무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선 지식이 부서별 시스템, 개인 PC, 이메일, 그룹웨어, ERP, CRM, 전자결재시스템, 클라우드 저장소, 메신저, 문서관리시스템 등에 분산되어 있다. 연구개발 부서의 기술자료와 영업부서의 고객 정보가 서로 연결되지 않고, 생산 현장의 품질 데이터와 고객서비스 부서의 불만 데이터가 독립적으로 관리되며, 과거 프로젝트의 시행착오가 다음 프로젝트의 구성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이처럼 기업 내부에 지식은 많지만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를 본질적으로 표현하면 ‘지식의 파편화’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수많은 데이터를 생산하면서도 정작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순간에 적절한 지식을 얻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정보가 부족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 정보가 지나치게 많고, 많은 정보가 서로 다른 시스템에 분산되어 있고, 그 정보들 사이의 의미적 관계를 파악하기 어렵기에 문제가 발생한다.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은 기업 지식관리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검색증강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RAG),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atabase), 지식그래프(Knowledge Graph), AI Agent 등의 기술이 결합되면서 기업 내부의 분산된 지식을 하나의 지능적 체계로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생성형 AI 기반의 지식 시스템은 과거의 단순한 문서검색 시스템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사용자는 더 이상 특정 문서의 제목이나 파일명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없다.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기업 내부의 여러 시스템을 탐색하여 관련된 데이터를 검색하고, 내용을 비교·분석하며, 질문의 맥락에 맞춰 답변을 생성할 수 있다.일례로 신입사원이 “3년 전 A 프로젝트에서 고객사가 납기 지연 문제를 제기했을 때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했는가?”라고 생성형 AI에 질문한다고 가정해 보자. 전통적인 기업정보시스템에선 해당 직원이 프로젝트명과 담당자를 파악하고, 과거 이메일과 회의록, 보고서, 고객대응 기록을 하나씩 검색해야 한다. 그러나 생성형 AI 기반의 기업 지식시스템에선 관련 회의록, 프로젝트 보고서, 이메일, 고객지원 기록을 종합적으로 검색한 후 당시 발생한 문제, 대응 과정, 의사결정 근거, 결과 및 교훈까지를 하나의 답변으로 정리할 수 있다.이런 변화는 단순한 검색 편의성 향상을 넘어선다. 생성형 AI는 기업 구성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여러 정보시스템에 분산된 데이터를 연결하여 기업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지능처럼 사고할 수 있는 구조, 즉 ‘사내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제공한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의 AI 경쟁력은 단순히 Chat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도입했는가로 결정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 내부의 지식자산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구조화하고, 연결하고, 보호하며, 생성형 AI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가다. 이것이 바로 기업 지식자산의 ‘수직적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생성형 AI를 바라봐야 하는 이유이다.기업에선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가 생성된다. 경영진은 전략과 의사결정에 관한 문서를 생산하고, 연구개발부서는 기술문서와 실험 결과를 축적하며, 영업부서는 고객과 시장에 관한 정보를 관리한다. 생산부서는 공정과 품질 데이터를 생성하고, 인사부서는 조직과 인력 데이터를 관리하며, 정보보안 부서는 로그, 사고대응 기록, 취약점 분석 결과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하지만 이들 정보는 대부분 각 부서의 업무 목적에 맞는 시스템에 저장된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조직 안에 여러 개의 독립적인 ‘지식 섬(Island of Knowledge)’이 만들어진다.예를 들어 ‘고객 이탈’이라는 하나의 문제를 분석하려고 해도 관련 지식은 다양한 장소에 존재한다. CRM에는 고객의 구매 이력이 존재하고, 고객센터에는 불만 상담 기록이 있으며, 영업부서에는 담당자의 고객관계 경험이 있고, 품질관리 부서에는 제품 불량 기록이 존재할 수 있다. 온라인 마케팅 시스템에는 고객의 웹사이트 방문과 캠페인 반응 데이터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기업은 고객 이탈이라는 현상을 부분적으로만 이해하게 된다.기업의 지식 문제는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나타난다.첫 번째는 물리적 분산으로, 지식이 여러 서버, 데이터베이스, 클라우드, 개인 PC 등에 분산되어 존재한다. 두 번째는 논리적 분산으로, 같은 고객 또는 같은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시스템별로 서로 다른 식별자와 형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관계를 연결하기 어렵다. 세 번째는 의미적 분산으로, 서로 다른 부서가 동일한 개념을 다르게 표현하기 때문에 단순한 키워드 검색으로는 관련 지식을 발견하기 어렵다.예를 들어 정보보안부서에서 ‘이상행위’로 표현한 것을 IT운영부서에선 ‘비정상 트래픽’, 고객지원부서에선 ‘서비스 접속 오류’라고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는 동일하거나 서로 밀접한 사건을 가리키면서도 용어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 검색 방식으로는 연관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것이 기업 지식관리가 실패하는 중요한 원인이다.많은 기업이 이미 수년 전부터 ‘지식관리시스템(Knowledge Management System, KMS)’을 구축해 왔다. 하지만 상당수의 KMS는 기대한 수준의 효과를 얻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가 직접 문서를 등록하고, 분류하고, 태그를 입력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서는 증가했으나 분류체계는 복잡해졌고, 검색 정확도는 낮아졌다.특히, 기존의 검색 시스템은 ‘문자열의 일치’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그 결과 사용자가 정확한 키워드를 알지 못하면 필요한 정보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반면, 생성형 AI는 문장의 의미와 맥락을 기반으로 정보와 정보 사이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할 가능성이 있다.무엇보다 생성형 AI의 진정한 기업적 가치는 글을 빠르게 작성하거나 보고서의 내용을 빠르게 요약하는 데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가치는 지금까지 서로 분리되어 있던 기업의 사람, 데이터, 문서, 시스템, 경험을 하나의 지능적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경험의 축적과 학습에서 나온다. 그러나 개인이 경험한 것을 조직이 배우지 못한다면 기업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구성원 한 사람이 뛰어난 문제해결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 지식이 개인에게 머무르면 조직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다.생성형 AI는 개인지식을 조직지식으로 전환하는 강력한 연결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미래 기업에서 정보보안은 AI發 혁신을 저지하는 통제자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집단지성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생성형 AI가 기업의 두 번째 두뇌라면 정보보안은 그 두뇌의 기억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잘못된 정보를 믿지 않도록 검증하며,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기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신뢰체계라고 할 수 있다.결국 기업 내 지식자산의 수직적 통합은 기술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기업의 일하는 방식, 조직문화, 보안체계, 교육방식, 경영구조와 의사결정 방식을 동시에 변화시키는 거대한 조직혁신이다.과거의 기업이 사람을 고용해서 지식을 확보했다면 미래의 기업은 사람의 지식이 조직을 떠난 이후에도 그 경험을 보존하게 될 것이다.과거의 기업이 보고서를 저장했다면 미래의 기업은 보고서가 만들어진 맥락과 의사결정의 이유까지 기억하게 될 것이다.과거의 기업이 정보를 검색했다면 미래의 기업은 자신의 경험과 질문을 중심으로 AI와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하게 될 것이다.과거의 기업이 사람을 통해 학습했다면 미래의 기업은 사람과 AI가 함께 끊임없이 학습하는 조직으로 변화할 것이다.이런 변화의 중심에 생성형 AI가 있으며,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기업의 모든 지식자산을 수직적으로 연결하는 과정의 궁극적인 결과가 바로 ‘사내 집단지성’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단순히 AI의 성능으로 결정되지 않고 기업이 얼마나 잘 기억하고, 얼마나 잘 연결하며,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고, 얼마나 안전하게 그 지식을 활용하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을 갖춘 기업만이 AI를 단순한 도구로 사용하는 조직을 넘어, 조직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지능으로 작동하는 기업, 다시 말해 진정한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김성규 교수중부대학교 미래융합공학부 정보보호학과 교수. 동대학 정보보호학과 학과장을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정보보호학회, 한국산업보안연구학회, 한국멀티미디어학회, 한국인터넷정보학회, 한국정보처리학회 등에서 편집위원, 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정보보안과 개인정보보호 그리고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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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스킬 기반 HRD의 미래
글 싣는 순서1. 스킬 기반 HRD의 등장: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직무단위를 분석하라2. 스킬 기반 HRD의 활용: 교육체계 구축과 활용을 재점검하라3. 스킬 기반 HRD의 미래: HR 온톨로지 구축의 중심에 스킬이 있다기업은 구성원과 직무, 교육, 성과에 관한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런 데이터가 서로 분리되어 있다면 실제 HR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를 나타낸다. 따라서 HR 전문가에게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HR 온톨로지는 이런 접근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스킬 기반 HRD를 추구하려는 전문가라면 스킬 온톨로지의 구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적자원을 다루는 전문가의 역할과 전문성이 새롭게 규정되고 있다.---최근 ‘온톨로지(ontology)’라는 개념을 여러 곳에서 만나게 된다. 기업을 뛰어넘어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을 고객으로 둔 AI 기업인 팔란티어(Palantir)에서 데이터와 사물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정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온톨로지다. 본래 온톨로지는 철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우주와 세계에 존재하는 사물과 개념의 본질과 구조를 연구하는 존재론을 의미한다. 최근 지식공학에서는 온톨로지를 특정 영역에서 중요한 개념을 규정하고, 그 개념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가 어떤 규칙과 제약을 따르는지를 체계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기업 경영에서 온톨로지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AI 기술의 확산과 활용으로 인해 조직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들의 의미와 데이터들 사이의 관계까지 체계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한 기업이 온톨로지를 구축했다면, 조직 내 다양한 개념(직무, 직무 요건, 제품, 구성원 특성 등)을 정의하고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구조화하며 데이터를 통합해 추천이나 검색뿐만 아니라 추론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기업 경영에서 온톨로지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AI 기술의 확산과 활용으로 인해 조직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단순히 저장하는 것을 넘어 각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의미와데이터들 사이의 관계까지 체계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흔히 온톨로지와 비교되는 개념이 텍사노미(taxonomuy)다. 텍사노미는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 사이의 트리형 계층구조에 기초한 분류체계라고 할 수 있다. 온톨로지는 상하관계뿐만 아니라 각 개념 사이의 다양한 관계와 연결을 고려하는 접근방법이다. 지금까지 HR 업무 현장에서 채용, 배치, 교육, 보상, 노무 등의 영역에 속한 업무를 수행할 때 ‘습관적’으로 텍사노미적 접근을 한 것이 사실이다. 즉, 어떤 개념이나 대상이 어떤 집단 혹은 어떤 계통에 속해 있는지를 보고 그 속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접근은 쉬우면서도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의 경영 환경에서 이러한 접근은 종합적으로 특정 개념이나 대상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단점이 있다. 특히, 빅데이터 활용과 AI 기술의 등장으로 텍사노미적 접근이 아닌 온톨로지의 활용이 요구된다.이젠 HR 분야의 온톨로지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직 내·외부 HR 관련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는 노력이 필수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채용, 평가, 교육, 배치, 보상, 승계, 경력개발 등이 HR의 핵심 요소인데, 이러한 직무, 사람, 학습, 경력 등과 관련된 변인들 사이의 관계를 연결하는 구조가 HR 온톨로지다. HR 온톨로지에 주목하는 원인은 HR의 각 주요 요소를 단절된 영역으로 보고 파편적으로 해당 개념을 이해하도록 하는 오류를 피하기 위함이다. 많은 기업에서 이러한 HR 온톨로지의 구축에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그런데 HR 온톨로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스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즉, 논의의 중심이 ‘스킬 온톨로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Skill-based HR이 skill을 중심으로 채용, 배치, 육성, 이동, 보상을 설계하자는 접근이라면, HR 온톨로지는 그 철학을 실제 시스템에서 작동시키는 구조가 되고 있다.실제 이러한 스킬 온톨로지를 구축한 가장 대표적 사례로는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보유한 LinkedIn의 Economic Graph를 들 수 있다. LinkedIn은 4만 개 이상의 스킬 정보를 체계화하여 이 온톨로지를 구축했다. 전통적인 직무분석의 접근이 직무명(예를 들면, 데이터 분석가)에 초점을 둔다면, 언급했던 온톨로지는 확인이 어려운 스킬(예를 들면, SQL, 통계적 모델링 등)을 읽어낸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닌다. 직무명에 의존할 때 발생하는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고, 결과적으로 편향을 줄여 인재 채용에서 효과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HR 전문가들은 채용, 배치, 평가, 교육훈련, 경력개발, 보상 등 HR 전 영역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개념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큰 맥락에서 체계적 HR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개별 HR 제도와 활동을 서로 분리된 영역으로 이해하기보다, 이들이 어떠한 공통 요소를 중심으로 연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킬은 HR의 여러 개념과 영역을 연결하는 핵심적 연결고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HR이 궁극적으로 인적자원을 다루는 분야라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이 보유한 스킬은 다양한 HR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조직은 개인이 갖춘 스킬을 토대로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 해당 인재를 적합한 직무에 배치한다. 또한, 스킬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여 교육훈련과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하며, 개인이 발휘한 능력과 이를 통해 창출한 성과를 평가하여 보상에 반영한다. 이처럼 스킬은 선발에서 퇴직에 이르는 전반적인 HR 활동의 기반이자 각 HR 활동을 일관되게 연결하는 근본적 개념이다. 무엇보다 스킬 온톨로지를 구축한다는 것은 조직에서 필요한 능력을 세부 단위로 나누어 목록화하고 체계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개별 스킬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다른 스킬이나 직무, 과업, 교육과정, 경력경로, 배치, 보상, 성과, 업무몰입, 직무만족 등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규정하는 것인 까닭이다.스킬 온톨로지는 단순한 스킬 사전이나 분류체계가 아니라, 사람과 직무, 과업, 학습 및 성과에 관한 정보를 공통된 언어로 연결하는 HR의 기반 구조로 이해해야 한다. 결국 스킬 온톨로지 구축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스킬을 수집했는가가 아니라, ‘각 스킬이 조직의 다양한 HR 활동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또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일관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가’다.스킬 온톨로지 구축에선 기술 자체보다 구조가 더 중요하며, 데이터들 사이의 연결이 지닌 깊이와 정확성이 중요하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정교한 AI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HR 분야에서 사용되는 개념의 의미와 개념들 사이의 관계가 불명확하다면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어려워진다. 즉,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HR 영역의 업무 특성, 제도, 의사결정 기준 및 현장 맥락을 충분히 이해해야 적절한 온톨로지를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스킬의 의미를 정의하고, 직무와 과업 및 역량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며, 그 관계가 조직의 실제 업무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는 작업은 기술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스킬 온톨로지는 AI가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데이터 구조가 아니라, HR 전문가가 축적해 온 지식과 경험을 관계 구조로 전환한 결과물이어야 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스킬 온톨로지 구축을 위해서는 AI 및 데이터 기술에 대한 이해와 함께 HR 제도와 업무에 대한 깊은 전문성, 조직의 상황을 해석하는 통찰, 그리고 HR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일관성 있게 규정하는 HR 전문가의 판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성공적인 스킬 온톨로지 구축을 위해서는 AI 및 데이터 기술에 대한높은 이해도와 함께 HR 제도와 업무에 대한 깊은 전문성,조직의 상황을 해석하는 통찰, 그리고 HR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일관성 있게 규정하는 HR 전문가의 판단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박용호 교수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삼성생명에서 HRD를 경험했고, 고려대학교에서 학사·석사를,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HRD 박사를 취득했으며, 인천대학교 학생취업처장을 역임했고, 한국인력개발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경력개발과 일분석에 관한 주제를 강의하고 연구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역량, 할 수 있게 하는 힘』, 역서로는 『HRD 관점에서 본 경력개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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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리테일 HR BP] 학습 민첩성 다시 보기
우리 조직은 교육을 참 많이 한다. 신입 온보딩, 이러닝, 세일즈 스킬 교육, 리더십 워크숍 및 개발 과정까지 캘린더는 늘 빼곡하다. 그런데 막상 새로운 시장 상황, 낯선 문제 앞에 서면 조직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을 보이곤 한다. 왜일까? 답은 ‘얼마나 가르쳤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익혔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관련해서 이 글은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이라는 개념을 통해, 조직이 놓치고 있는 ‘익힘’의 자리를 짚어보고자 한다.HR/HRD스탭들과 학습의 상관성은?HRD의 본질은 강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이 아니다. 바로 조직 안에서 ‘학습이 실제로 일어나게 만드는 일’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HRD가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결과 지표는 교육 이수율이나 만족도 점수가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학습 민첩성일 것이다. 얼마나 많은 과정을 이수했는지가 아니라, 그 학습이 낯선 업무 상황 앞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HRD 활동의 진짜 성적표라는 뜻이다.---학습 민첩성이 왜 조직에서 강조되고 있을까?리테일 산업은 변화의 속도가 유독 빠르다. 고객의 기대는 계절마다 바뀌고, 신규 매장은 예정보다 빨리 열리며, 조직 구조는 사업 확장에 맞춰 자주 재편된다. 이런 환경에선 ‘한 번 배운 방식’이 오래가지 않는다. 매뉴얼로 정리된 지식보다, 처음 마주하는 상황에서도 배운 것을 옮겨 쓸 줄 아는 힘이 조직의 생존 역량이 되는 것이다. 이는 학습 민첩성이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HRD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이유일 것이다.학습 민첩성을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으로 바라봐야 할까?많은 조직이 학습 민첩성을 ‘빨리, 많이 배우는 능력’으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이 개념을 처음 제시한 롬바르도와 아이칭거(Lombardo & Eichinger)의 정의는 다르다. 이들은 학습 민첩성을 경험으로부터 배우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그렇게 학습한 것을 처음 마주하거나 낯선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해내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핵심은 ‘습득 속도’가 아니라 ‘전이轉移’, 즉 낯선 상황으로 옮겨 쓰는 힘이라는 것이다.이 지점에서 한자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학습學習’이라는 단어는 ‘배울 학學’과 ‘익힐 습習’이 합쳐진 말이다. 習자는 원래 어린 새가 날갯짓을 반복하며 스스로 나는 법을 익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로 알려져 있다. 논어論語의 첫 구절인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도 배움과 반복된 실행을 나란히 놓으며, 배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즉, 學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이고, 習은 낯선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시도하며 몸에 익히는 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학습 민첩성의 학술적 정의가 말하는 ‘전이’는 정확히 習의 영역에서 완성된다. 한국의 기업 교육이 학습 민첩성을 좀처럼 끌어올리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강의, 워크숍, 이러닝은 모두 學에 속합니다. 반면 習, 즉 실제 업무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해보는 구조는 조직적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조직 구성원의 학습 민첩성을 높이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習이 잘 설계된 조직은 신규 매장 오픈, 새로운 역할 부여, 예상치 못한 고객 이슈 같은 낯선 상황 앞에서 시행착오의 총량 자체가 줄어든다. 구성원이 처음 겪는 상황에서도 과거 경험을 재구성해 적용할 줄 알기 때문이다. 이는 곧 조직의 변화 대응 속도로 이어진다. 반대로 學만 쌓인 조직은 지식은 풍부하지만, 그 지식이 실전에서 활성화되지 않는 이른바 ‘박제된 학습’에 머무르게 된다.학습 민첩성 향상을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HRD활동이 필요할까?習을 조직적으로 설계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본다. 하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서 운영했던 피플 매니저 개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선 역량 진단 센터(Assessment Center)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한 뒤, 세 차례의 리더십 교육(이벤트) 사이사이 참가자가 자신의 부서에서 직접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정의하고 실행하는 비즈니스 과제(Business Assignment)를 부여했다. 여기에 시니어 리더의 상시적인 멘토링이 더해지면서, 참가자는 이벤트에서 배운 내용을 실제 업무 문제에 적용해보고 그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는 반복 구조를 경험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참가자들의 피플 매니지먼트 역량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향상되었다.다른 하나는 글로벌 가구·리빙 기업에서 국내 사업 확장에 맞춰 한국인 시니어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운영한 리더십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선 참가자를 그룹 단위로 묶은 뒤 모두가 동일한 주제인 ‘더 나은 고객 경험(Better Customer Experience)’을 놓고 각자의 그룹과 그들의 부서에서 실행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고, 8개월에 걸쳐 8주에 한 번씩 모이게 하며 중간발표와 리더십 교육을 병행했다. 프로세스를 보면 확인할 수 있듯 짧은 특강 몇 회로 끝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8개월이라는 긴 호흡으로 반복 실행의 기회를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소개한 두 조직은 문화도, 프로그램을 만든 목적(피플 매니저 육성 vs 확장기 인재 양성)도 서로 달랐다. 그러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교육을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교육과 교육 사이에 실제 업무 문제를 부여했고, 반복해서 시도할 수 있는 구조와 곁에서 봐주는 사람을 함께 설계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학습 민첩성이 높은 조직은 더 많이 가르치는 조직이 아니라, 學과 習 사이에 실행의 구조를 의도적으로 심어 넣은 조직이다.학습 민첩성 향상을 해냈을 때 HR/HRD부서의 위상은 어떻게 변화할까?習을 설계하는 일은 강의 커리큘럼을 짜는 일보다 훨씬 복잡하다. 현업 부서의 실제 과제를 파악해야 하고, 멘토를 발굴하고 붙여야 하며, 몇 달에 걸친 실행을 끈질기게 지켜봐야 한다. 이 과정을 감당해낼 때 HRD는 비로소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부서에서, 조직의 실행력과 적응력을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위상이 바뀔 수 있다. 그런 만큼 學을 넘어 習까지 책임지겠다는 결심, 이것이야말로 학습 민첩성 시대에 HRD가 답해야 할 질문이 될 것이라 믿는다."학습 민첩성이 높은 조직은 더 많이 가르치는 조직이 아니라,學과 習 사이에 실행의 구조를 의도적으로 심어 넣은 조직이다."박정환 파트너제조업, 건설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HR 업무를 맡아왔고 특히, 리테일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업무 방향성 측면에선 사람에 대한 탐구, 사람의 성장에 관한 연구, 리더십 개발과 조직문화 조성을 중심으로 현장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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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은 박사/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대우교수] 오래가는 리더의 조건
좋은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 질문은 오래전부터 리더십 연구의 중심에 있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뛰어난 리더들의 공통된 특성을 찾고 그들의 행동을 분석했으며, 조직은 더 좋은 리더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교육과 경험을 설계해 왔다. 그런데 리더의 역할을 경험할수록 필자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하게 됐다. “좋은 리더는 어떻게 오래 남을 수 있을까?”라는.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 성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 실패, 상실을 지나면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은 더욱 어렵다. 『린 인(Lean In)』의 저자이자 Meta의 COO였던 셰릴 샌드버그는 한때 전 세계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인생에서 가장 큰 상실을 경험한 뒤엔 『옵션 B(Option B)』를 통해 다시 살아가는 용기를 이야기했다. 필자는 두 권의 책이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리더십의 전반전과 후반전을 보여주는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연장선에서 필자는 셰릴 샌드버그의 삶을 통해 오래가는 리더의 조건을 살펴보고자 한다.---강한 리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누가 생각나시나요?이 질문을 듣는 많은 사람은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 프리슬리를 떠올린다. 완벽을 추구하고, 누구보다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 내지만 차갑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리더. 우리는 오랫동안 이런 모습에 ‘강한 리더십’이라는 이미지를 덧씌워 왔다.하지만 현실에는 조금 다른 모습의 리더도 있다. 사람을 성장시키고, 조직 안에서 신뢰를 만들며, 자신의 성공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기회를 얻도록 길을 넓히는 리더다.필자에게 그런 리더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 바로 셰릴 샌드버그다.셰릴 샌드버그는 미국 재무부를 거쳐 Google에서 온라인 광고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고, 이후 Facebook(현 Meta)의 COO로 합류해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을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어 냈다. 그녀는 창업자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세계적인 IT 기업의 성장과 조직 운영을 이끌며,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리더로 자리매김했다.그녀를 전 세계에 가장 널리 알린 것은 2013년에 출간한 저서 『린 인(Lean In)』이었다. 이 책에서 셰릴 샌드버그는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기회 앞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회의실 가장자리에 머무르기보다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테이블에 앉고,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도전하라는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었다.필자 역시 20대와 30대에는 『린 인』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더 어려운 프로젝트를 맡아보려고,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려고, 익숙한 자리보다 성장할 수 있는 선택을 하려고 했다. 돌이켜보면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믿으며 커리어를 만들어 왔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필자는 셰릴 샌드버그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다.시선 변화의 계기는 『린 인』이 아니라, 그녀의 삶에 찾아온 예상하지 못한 상실이었다. 2015년에 셰릴 샌드버그의 남편이자 SurveyMonkey의 CEO였던 데이브 골드버그(Dave Goldberg)가 가족 여행 중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셰릴 샌드버그는 Facebook COO로 커리어의 정점에 있었고, 『린 인』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다. 하지만 커리어의 성공이 삶의 상실을 막아주지는 못했다.그녀는 이후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와 함께 『옵션 B(Option B)』를 집필한다. 많은 사람이 셰릴 샌드버그를 『린 인』의 저자로 기억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옵션 B』를 통해 그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옵션 B』는 상실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계획했던 삶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어떻게 다시 살아갈 수 있는가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책에는 ‘빈 의자(empty chair)’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예전에는 남편이 함께했던 식탁, 가족사진, 아이들의 학교 행사에서 그녀는 이제 빈자리를 마주해야 했다. 그녀는 상실이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반복해서 찾아왔다고 고백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필자는 처음으로 셰릴 샌드버그를 ‘성공한 리더’가 아니라, ‘상실을 견디며 다시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바라보게 됐다."리더십은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리더십은 예상하지 못한 삶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며,다시 사람들과 연결되는 과정까지 포함할 때비로소 완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아울러 필자는 어떻게 더 높이 올라갈 것인가보다, ‘어떻게 더 오래 걸어갈 것인가’에 관해, 어떻게 더 큰 성과를 만들 것인가보다, ‘변화와 실패, 예상하지 못한 삶의 순간들 속에서도 어떻게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을 것인가’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됐다.리더십은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리더십은 예상하지 못한 삶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며, 다시 사람들과 연결되는 과정까지 포함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이런 생각은 필자를 또 하나의 질문으로 이끌었다. “리더십에도 ‘해피엔딩 이후’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 말이다.우리는 인생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좋은 대학에 가고, 원하는 회사에 입사하고, 승진하고, 원하는 목표를 이루면 행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믿는다. 영화도 비슷하다. 주인공이 꿈을 이루거나 사랑을 이루는 순간 이야기는 끝이 난다. 우리는 그것을 ‘해피엔딩’이라고 부른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취업은 직장생활의 시작이고, 승진은 리더십의 시작이다. 조직을 변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도 끝이 아니라, 그 변화를 조직에 정착시키는 또 다른 시작이다.성공은 언제나 새로운 책임과 새로운 질문을 함께 가져온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놓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인지 모른다. 우리는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는 자주 이야기하지만, 성공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상대적으로 덜 이야기한다. 어떻게 리더가 될 것인가는 배우지만, 오랫동안 좋은 리더로 남는 방법은 쉽게 배우지 못한다.셰릴 샌드버그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녀는 『린 인』에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이야기했고, 『옵션 B』에서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이야기했다. 하나는 도전의 언어였고, 다른 하나는 회복의 언어였다.돌이켜보면 리더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직에서 리더는 늘 답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많은 불확실성과 마주한다. 성과를 만들어야 하고, 갈등을 조율해야 하며, 때로는 자신의 실패와 상실을 감당하면서도 팀을 앞으로 이끌어야 한다.그래서 좋은 리더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중심을 찾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HR의 관점에서 리더십을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우리는 뛰어난 리더를 선발하는 일만큼이나, 리더가 오랫동안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성과를 만드는 역량뿐 아니라 회복탄력성, 심리적 안전감, 서로를 지지하는 조직문화 역시 리더십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기반이기 때문이다.생성형 AI가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도 이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기술은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게끔 도와줄 수 있지만, 사람의 불안과 상실, 관계와 신뢰를 대신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변화가 커질수록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도록 돕는 리더십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예전의 필자는 셰릴 샌드버그를 ‘성공한 리더’로 기억했다. 하지만 지금의 필자는 그녀를 ‘오래가는 리더’로 기억한다. 『린 인』은 앞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알려줬고, 『옵션 B』는 멈춰 선 자리에서 다시 걸어가는 용기를 알려줬기 때문이다.리더십에도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는 것 같다. 전반전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시간이라면, 후반전은 예상하지 못한 삶 속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계속 걸어가는 시간이다.그리고 오래가는 리더란 가장 강한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용기와 다시 살아갈 용기를 모두 품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리더십 전반전이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시간이라면,리더십 후반전은 예상하지 못했던 삶과 일이 펼쳐지는 가운데서도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시간이다."송지은 박사조직의 성장과 변화를 설계하는 조직개발(OD) 전문가. 교육학 박사이며 기업과 대학에서 HRD를 실천하고 가르치고 있고, 조직문화, 리더십, 변화관리와 People Analytics를 중심으로 사람과 조직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