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에 쉐리프(Muzafer Sherif)라는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가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22명의 아이들을 여름캠프에 모아, 두 팀으로 나누어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첫 주에는 팀 별로 공통의 활동을 하도록 하였고, 둘째 주에는 두 팀이 서로 경쟁하는 게임을 하도록 하였다. 그랬더니, 같은 팀에 속한 아이들 간의 결속력은 크게 강화되고, 팀 간에는 편견과 적개심이 형성되었다. 셋째 주에는 두 팀을 화해시키기 위해 함께 모임을 갖고, 영화도 보고, 불꽃놀이도 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팀간의 적대감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마지막 주에는 두 팀이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두 팀 모두를 위협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하였다. 그랬더니 두 팀이 모여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하였고,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는 함께 기뻐하였다. 종국적으로는 두 팀 간의 적개심이 해소되고, 서로를 친구로 여기게 되었다.
2011년 하반기에는 복수노조제가 시행되고, 신입사원의 대거 채용과 인재의 외부 영입 등 기업 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이런 갈등을 슬기롭게 관리하지 못하는 기업은 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도 있다. 위에서 설명한 유명한 실험은 기업에서의 갈등관리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기업에서 경쟁관계에 있거나,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부서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고의 영업실적을 내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영업팀 간에는 적대감이 형성되고, 구매단가를 낮추려는 구매부서와 가격이 비싸더라도 품질이 높은 것을 원하는 제조부서 간에도 갈등이 분출된다. 이들 사이에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갈등이 표출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정말 큰 문제다. 다른 부서를 배려해서 자기 부서의 목표달성을 희생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조직이 높은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힘 있는 부서가 힘 없는 부서를 억압해서 갈등이 표출되지 않는 것이라면, 최근 아랍권의 정치적 소요에서 보듯이 언제 폭탄이 되어 조직을 통째로 뒤흔들지 모른다.
둘째, 갈등관계에 있는 집단의 구성원들이 함께 만나고, 같은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갈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함께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조성될 때 적대감이 해소되고 집단 간에 긴밀한 협력이 일어난다. 목표 달성에서 갈등관계에 있는 집단들이 원하는 목표를 함께 성취하기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발현되고 혁신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은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갈등들을 억누르지 말아야 한다. 아니, 오히려 각 부서, 각 구성원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 하도록 하여, 건전한 갈등이 조성되도록 도모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갈등이 공동의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혁신으로 승화되도록 조치해야 마땅하다. 이를 위해서는 매우 높은 성과 표준의 활용, 회사 전체의 성과에 따른 이익분배제도 도입, 공동체적 조직문화 창달 등과 같은 명확한 스탠다드들이 우선적으로 요청되어야 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