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현장에는 글로벌 인재에 대한 최근의 관심을 증명하듯, 300여 명에 달하는 대학생과 기업관계자들이 모였다. 특히 해외에서의 취업을 설명하는 자리였던 만큼 대학생들의 참여가 압도적이었다. 롭 에드워드 주한영국상의 회장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축사 이후, 키노트 스피치를 위해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연단에 올랐다.
글로벌 인재는 세계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이승한 회장은 이미 글로컬사회가 도래했음을 밝히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적 스탠다드가 없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리고 글로벌 리더를 위한 6가지 Success Factor를 제시했다. 우선 첫 번째는 기업가 정신. 이는 새로운 기회에 대한 열망과 인류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마인드로서 갖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 모든 것의 궁극적인 종착지는 문화라고 밝히며 문화와 시장을 이해하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가치중심을 강조하며 개인도 가치에 기반한 자신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네 번째는 여성인재, 다섯 번째는 지식공유의 습관화였으며 마지막으로 작은 도움으로 사랑을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한 회장은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디자인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며 강연을 끝냈다.
다음으로 보다 구체화된, 글로벌조직에서 요구하는 인재들이 제시됐다. 리 호울리 두산그룹 CHRO(Chief Human Resource Officer)는 세계화시대가 된 지금, 한국의 인재들은 사실상 자국의 인재들뿐만 아니라 중국과 같은 다른 나라의 인재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글로벌 커리어를 쌓으려면 전세계적인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나’라고 하는 상품을 팔아야 하는 마케팅담당자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사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글로벌기업에서 요구하는 것들은 영어를 기본으로 하는 언어적 역량을 전제로 성실성과 청렴함, 이문화에 대한 이해, 자신의 강점 부각, 주변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 등으로 꼽았다. 제시에 부연하여 영어에 있어서는 권위 있는 저널지를 읽는 습관을 기르라고 충고했으며 이문화의 이해는 다른 문화권의 사람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느냐는 차원까지 사고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 호울리 CHRO의 강연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시대를 맞이한 글로벌 인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얼마나 자신에게 엄격해져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글로벌 인재 커리어의 또다른 영역, 비영리국제기구
다음으로 강연을 맡은 남영숙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글로벌기업이 아니라 비영리 국제기구에서의 커리어를 쌓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간 해외취업이 기업 차원에서의 커리어 루트에만 화두가 맞춰져왔던 것에 비하면 신선한 주제였던 남영숙 교수의 강연에선, 우선 한국 또한 다양한 국제적 이슈를 가지게 되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늘어난 만큼 국제기구에서의 커리어 기회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국제기구는 국제정부간기구(IGO)와 국제비정부기구(INGO)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에는 UN, OECD, WHO 등이 속하며 후자의 경우에는 국겨없는 의사회, Action Aid, OXFAM 등이 속한다. 특히 INGO에 속하는 것들을 보면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지 건강, 교육, 인권, 환경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관련 기구들이 있으며 역사가 깊기 때문에 굉장히 체계적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됐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기구들에서 원하는 인재들은 어떤 인재들일까. 남영숙 교수는 언어와 이문화 이해, 글로벌 마인드와 업무에 대한 열정 등이 기본적으로 있어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며 그 지식과 경험은 자신의 나라와 사회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한국인이라면 한국과 아시아에 대한 지식이 해당 분야에서 누가 물어봐도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확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영숙 교수는 이어서 고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과 김현종 삼성전자 해외법무사장의 사례를 들었다. 이종욱 전 사무총장의 경우 WHO 남태평양 사무처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하여 사무총장까지 오르게 된 입지전적인 케이스인 반면, 김현종 사장은 로펌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이력을 쌓으며 한-미 FTA를 이끈 상반된 커리어 경로를 보여줌으로 인해 글로벌 커리어의 각기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남영숙 교수는 최근에는 퍼블릭과 프라이빗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 커리어를 원하는 이라면 국제기구에서의 일도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게 좋다고 밝혔다. 그리고 글로벌 경험을 쌓으려면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해외인턴 및 봉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라고 밝혔다. 또한 큰 국제기구만을 바라볼 게 아니라 필리핀의 ADB, FAO나 태국의 UNESCAP 같은, 아시아 내에 있는 국제기구들에 참여하는 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어학은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깨달아야
리 호울리 CHRO와 남영숙 교수의 강연은 글로벌 인재의 각기 다른 가능성을 각각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포럼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두 개의 거울이었다. 이는 글로벌 인재에 대한 각각의 화두를 던져주고 있었다.
글로벌 인재에 대한 화두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건 수치적으로도 드러나고 있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이사는 올해 글로벌기업들의 신입공채 실시비율이 25.8%로 채용규모는 전년대비 7.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수시채용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시할 것으로 답변했다.
그렇다면 구직자들은 글로벌 기업의 취업전략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25.8%라는 공채 규모를 봐서도 알겠지만, 아직 글로벌인재의 채용은 면대면의 네트워크를 따르는 경향이 크다. 이광석 대표는 입사정보가 빈약한 형편이며 그때그때 소수채용이 이뤄지기에 글로벌기업 채용에의 정보력은 인적 네트워크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국가별 기업문화가 상이하기 때문에 재직 지인과 인맥, 멘토로 이어지거나 동호회 활동 등이 채용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기업에서는 대체적으로 스펙보다는 경험을 중시하기 때문에 글로벌 인턴십을 잘 이용해야 하며 공식경력이 없더라도 실무형 인재임을 부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선 타인과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를 갖추는 게 좋으며 외국어는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용의 핵심은 어학이 아닌 직무전문성이기에, 한국 소재기업들 중에선 종종 영어보다 한국어 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인터뷰 등 채용과정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실무적 의견을 제시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게 이광석 대표의 분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