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VE JOURNAL] 불확실성시대 혁신의 방향성 통찰 및 정립
혁신은 현대 기업조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혁신이야말로 기술, 관리, 인적자원의 경쟁력 강화 및 미래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키워드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앞을 다투며 혁신을 말하고 조직 변혁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대한민국 기업들도 글로벌 환경에 발맞춰 혁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혁신을 말하기에 앞서 과연 대한민국이 혁신이 가능한 환경인지, 혁신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석해봐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5월 9일 개최된 KDI 국제 컨퍼런스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도출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불확실성이 팽배한 환경 속에서 조직 운영의 핵심 현안은 빠른 혁신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애자일 조직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애자일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도 빠른 혁신을 위해서다. 애자일 조직은 불필요한 부서와 업무를 최소화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혁신이 과제인 기업에 적합한 조직구조다. 대한민국의 기업들도 빠른 혁신의 필요성을 인지해서 이를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전에 대한민국 기업들이 혁신을 추진하는 데 적합한 환경은 무엇이며, 혁신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빈센트 코엔 OECD 국가분석실장은 “혁신이 절실한 대한민국이지만 여러 부정적 요인이 상존한다.”라고 말하며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정리했다.코엔 실장이 최우선으로 꼽은 대한민국의 문제점은 행정의 비효율이었다. 지난 2013년 OECD가 발표한 제품시장규제(PMR) 지수에서 대한민국은 터키, 이스라엘, 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코엔 실장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2018년 기준 PMR 지수에서 대한민국의 순위는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PMR 지수가 높은 이유는 지나치게 많은 행정절차와 서류작업.”이라고 정리하며 행정 비효율이야말로 국가와 민간 기업의 혁신 의지를 꺾는 요인이라고 역설했다.그런가 하면 코엔 실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지원을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과한 보호는 좀비기업의 생명 연장과 대기업의 성장 저해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은 기업들의 적절한 파산, 퇴출, 재등장, 성장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제언했다.다음으로 코엔 실장은 대한민국 교육자들의 부족한 디지털 역량을 지적했다. OECD는 이미 2017년부터 디지털 변혁의 특성과 정책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디지털 역량을 제시한 바 있다. 코엔 실장은 “대한민국은 초고속 인터넷이 잘 보급됐으나 정작 교수자들의 디지털 역량이 부족해서 글로벌 선도국들과 디지털 격차가 크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과 기업에서 디지털 역량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코엔 실장에 이어 발표를 맡은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한민국이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매몰되지 말고 혁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통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무조건 기존의 관습을 파괴하고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며 한발 물러서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태도가 혁신을 위한 올바른 자세라고 설명했다.장석인 연구위원은 “혁신은 전통적인 파괴적 혁신과 포용적 혁신으로 나눌 수 있다.”라고 말하며 혁신의 두 가지 모습이 의미하는 바는 균형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모든 조직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면서도, 상황에 맞게 유관 부처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감싸며 함께 성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진단했다.이에 더해 장석인 연구위원은 혁신은 사람 중심의 경제경영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제도를 개선하고,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국가건 기업이건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서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고 공유하는 모습이야말로 혁신의 지향점.”이라고 정리했다.HRD에도 빠른 혁신은 더없이 중요한 현안이다. 구성원들을 혁신인재로 육성해서 조직의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HRD의 존재의의라고 할 수 있다. HRD는 어떤 교육을 진행하건 구성원들에게 ‘우리 조직의 상황은 어떠하며, 왜 교육이 필요하고, 지금 받는 교육에서 담고 있는 메시지는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불확실한 환경일수록 잊지 말아야 할 것이 기본기다. HRD는 기본기에 충실한 교육을 기획 및 진행해서 조직이 요구하는 혁신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
[LIVE JOURNAL] 시장경제의 이해와 주체적 역량개발
산업혁명은 대한민국에 그야말로 민감한 단어다. 대한민국은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하지 못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현재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표현이 유행어처럼 자리하고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할지 모른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민국에 요구되는 과제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지난 5월 2일 ‘HDI FORUM’에서 김태유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대한민국이 지나간 과거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장을 이해하고 주체적 사고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줄 알아야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제언했다.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은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른 분기점이었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유신의 성공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반면, 중국은 1861년 양무운동의 실패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한민국 역시 갑신정변을 통해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했으나 실패해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김태유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시장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주체적 사고로 미래를 준비하면 대한민국도 분명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김태유 교수는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은 결코 시장에서 저절로 일어난 현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에서 특허를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고자 했던 기업인들의 노력과 그에 대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산업혁명의 핵심이다.”라고 진단했다. 또한, 김 교수는 “시장은 각종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로 시대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세계를 하나의 자본시장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현재 4차 산업혁명은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다. 김태유 교수에 따르면 그 이유로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이 직업을 없애 실업자를 만연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둘째,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셋째, 극단적인 양극화의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태유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 걱정은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낮은 기대에서 시작된다고 진단하며 각각의 이유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공유했다.먼저 직업의 축소와 실업의 만연에 대해 김태유 교수는 “산업혁명으로 가장 수혜를 본 사람들은 노동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기계의 발달로 노동시간은 감소했고, 여가시간이 증가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여행과 오락 및 취미의 급증을 초래해서 새로운 직업시장을 만들어냈다. 김 교수는 “1960년대만 해도 손톱을 관리하고 전문적으로 게임을 하거나 여행을 가이드하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네일아트, 게임, 여행은 이미 유망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약 500만 개의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18년에는 약 5,800만 개의 직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정정했다. 김 교수는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한 수요와 공급을 통해 직업은 얼마든지 만들어진다.”라고 역설했다.그런가 하면 김태유 교수는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귀중한 과제를 던져줬다.”라고 언급했다. 역사를 살펴봐도 발전하길 원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무는 인간은 도태되어 지배를 받았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은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R&D 분야의 연구 속도를 빠르게 해주며,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로 인간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라고 요약했다. 그는 “인간만의 역량개발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주어졌던 과제.”라고 말하며 인공지능을 겁내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길 당부했다.마지막으로 김태유 교수는 극단적인 양극화의 도래에 대해서는 평생교육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축적된 경험을 가진 고령의 인력들은 분명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모작 사회를 제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모작 사회는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로 나뉜다. 젊은 세대는 벤처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스마트 반도체 개발, 공장 자동화, 패션과 디자인 산업 등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중장년 세대는 일반행정관리직이나 상담 및 서비스 업무에 종사하게 해서 배려심, 경험과 경륜, 판단력, 이해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김 교수는 “누구나 나이를 먹기 때문에 은퇴가 없는 이모작 사회를 만드는 것은 시대적 소명과 같다.”라고 설명했다.이상의 강연을 정리하면 다양한 일과 인간의 이해관계는 시장을 만든다. 시장은 곧 경쟁을 일으키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량개발은 필수다. 또 조직에서 구성원들은 누구나 나이를 먹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각 세대에 맞는 최선의 역량이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이제 4차 산업혁명시대다. HRDer는 이상의 사실을 유념해 HRD를 통해 행복한 조직과 국가를 만들고자 힘써야 한다.
-
[LIVE JOURNAL] 일과 삶의 조화를 위한 성과와 복지의 융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중심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 현상에 따라 조직문화 또한 일과 삶의 균형을 골자로 변모하는 중이다. 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하기는 아무래도 녹록지가 않다. 보통 경영진은 성과를, 구성원은 복지를 우선시하며 갑론을박을 펼쳐가고 있다. 그 흐름 가운데 한국능률협회에서는 ‘KMA 리더스포럼’을 통해 ‘배달의 민족’의 조직문화를 조명했다. 강연자로 초청된 박세헌 배민푸드테크 경영지원실장은 배달의 민족만의 조직문화를 공유하며, 성과와 복지가 융화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스타트업으로 출발한 배달의 민족은 명실상부 유니콘 기업으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급격하게 성장해왔던 만큼 그들에게는 지금껏 여타 기업에서 발견되기 어려웠던 그들만의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존재한다.우선 배달의 민족의 인재상으로는 ‘근면성실’, ‘새시대 새일꾼’, ‘근검절약’, ‘배려와 협동’이 명시되어 있다. 그들의 인재상을 해석하면 ‘근면성실’은 진실함을, ‘새시대 새일꾼’은 창의성을, ‘근검절약’은 효율성을 의미하며, ‘배려와 협동’은 협업력을 얘기한다.박세헌 배민푸드테크 실장은 배달의 민족은 명확한 인재상을 중심으로 철저한 성과주의를 지향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고객에게 ‘새롭고 가치 있는 좋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열성적으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따라서 업무량도 상당한 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업무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주 35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발상의 전환과 관련 깊다. 주 52시간에 17시간이 모자란 주 35시간 근무제를 통해 고도의 효율성을 창출한다는 취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실상 근로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배달의 민족은 이와 같은 관점으로 확연하게 일의 의미를 정의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그들은 지금까지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조직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그것은 ‘12시 1분은 12시가 아니다’,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쓰레기는 먼저 본 사람이 줍는다’, ‘휴가나 퇴근시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보고는 팩트에 기반한다’, ‘일의 목적, 기간, 결과, 공유자를 고민하며 일한다’,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가족에게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는다’. ‘모든 일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객창출과 고객만족이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나’다.이상의 표면적인 선언에는 이면적인 의미도 함축되어 있다. 이를테면 ‘12시 1분은 12시가 아니다’는 조직 내 약속의 중요성을 뜻한다. 아울러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나’는 구성원을 존중하며 조직에 대한 그들의 선택은 자유라는 얘기다. 여기서 핵심은 성과를 위해 그들은 불필요한 제도 및 비효율적인 문화를 과감하게 제거했다는 사실이다.나아가 그들이 일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소통문화’, ‘소통공간’, ‘복지’, ‘시도’라는 네 갈래 키워드로 구분할 수 있다.우선, 소통문화를 살펴보면 배달의 민족은 어떠한 업무 관련 의견을 개진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믿음이 생겨날 때 주인의식이 내재된다는 철학 아래 공개토론을 장려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사내 채팅방에서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다음으로 소통공간 관련 사안을 조명하면 그들에게 잡담은 창의성을 위한 교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고정좌석을 최소화하고, 파티션을 제거하면서 새롭게 공간을 확보해 다락방, 운동장, 동굴 등의 컨셉으로 모두가 잡담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했다.또한, 복지의 측면도 주목할 만하다. 배달의 민족은 구성원의 행복이 업무의 성과로 연결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구성원이 조직 내외적으로 건강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도록 가족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끝으로 시도라는 단어 역시 의미심장하다. 사실 조직문화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기에 배달의 민족은 구성원 간 끊임없는 소통으로 그들만의 가치관을 함께 고민하고, 정의하고, 또 새로운 제도를 수립하고 있다.여기까지 박세헌 실장은 배달의 민족 조직문화를 공유했다. 실제 그들이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대다수 선도기업들은 배달의 민족과 유사하게 일하는 방식을 정립해 다각도의 조직개발을 실행하고 있다. 다만, 차별점은 배달의 민족은 그것을 공표하고 경영진이나 구성원이나 공평하게 지켜내고 있다는 사실이다.이상의 배달의 민족 조직문화에서 통찰할 수 있듯이 성과와 복지는 배분하는 것이 아니다. 통합하는 것이다. 다소, 역설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성과와 복지의 융화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다.따라서 시대가 요구하는 성과와 복지라는 개념을 저마다의 기업이 조화롭게 활용하길 기대한다. 그 단초를 제공하기 위한 바람으로 배달의 민족이 인용하곤 하는 경영학자 짐 콜린스의 조직 관련 메시지를 중요하게 새겨본다.‘최소한의 엄격한 규율을 바탕으로 최대한의 철저한 자율을 추구한다’
-
[LIVE JOURNAL] 시대와 분야를 관통하는 창의와 소통 역량 조명
창의와 소통은 HRD에서만 강조되는 역량이 아니다. 끊임없는 실험으로 세상이 순환하고 작동하는 원리를 밝혀내는 과학에서도 창의와 소통은 혁신과 직결되는 중요한 역량이다. 이는 지난 5월 16일 대한민국 기초과학의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개최된 서울포럼 2019의 일환으로 진행됐던 특정 세션의 주제가 ‘칸막이를 허물어라-창의와 소통’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학계 석학들은 창의와 소통 역량을 조명하며, 조직문화, 리더십, 긍정적 자극, 과정과 참을성 등을 언급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참석자들과 호흡한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기초과학연구원 양자나노과학연구단장은 조직문화, 리더십, 대중과의 소통이야말로 창의와 소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직문화에 대해 과학연구소를 예로 들며 “연구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동일한 권리와 지위를 부여해야 혁신으로 이어지는 창의적인 질문들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하인리히 단장은 “구성원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용공간은 편안함과 여유를 갖고 다양한 상상력을 펼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라고 얘기했다.또한, 하인리히 소장은 조직의 리더와도 같은 연구소의 장들은 함께 연구하는 구성원들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성원들의 성공이 리더의 성공이기에 리더들은 멘토의 역할을 수행해서 후배들에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선배의 작은 배려가 후배들과의 돈독한 관계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고도 제언했다.아울러 하인리히 소장은 대중과의 소통도 창의와 소통 역량 배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실제 하인리히 소장은 원자를 움직여 사람을 그리는 장면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대중들과 호흡하는 데 적극적이다. 그는 “미래에는 각 분야의 인재들이 칸막이를 치우고 함께 생각하며 고민해야 양질의 아이디어를 통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두 번째 연사는 정상욱 럿거스대 물리학과 교수였다. 정 교수는 “소통의 정도가 창의력의 폭을 결정짓는다.”고 말하며 활발한 소통을 어렵게 만드는 아시아의 문화적 특성을 극복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계질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타파해야 하며 대한민국의 인재들은 상대와 허물없이 대화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이어서 정상욱 교수는 롤모델을 통한 긍정적 자극의 중요성을 전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근대 과학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과학자를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가 여전하다. 그는 “롤모델이 생기면 사람은 호기심과 동경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력을 개발하는 데 열중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연사로는 서은숙 메릴랜드대학교 물리학과 교수가 나섰다. 서 교수는 과정과 참을성을 중심으로 창의와 소통에 대해 풀어냈다. 그녀는 “문제에 대한 답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실망·좌절을 느끼기보다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은숙 교수는 모든 교육은 맞고 틀림이 아닌 자신의 논리가 지닌 결함을 스스로 찾고 수정하는 과정 자체에 무게중심을 둬야 창의와 소통 역량이 발현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서 서은숙 교수는 참을성이야말로 기다림의 미학이며 양질의 인력이 나라 밖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방편이라고 말했다. 사실 2017년 스위스 국제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세계인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인재 경쟁력지수는 조사 대상인 63개국 중 39위에 머물렀다. 특히 대한민국은 두뇌유출 항목에서 최하위권인 54위를 기록했다. 서 교수는 “참을성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며 인재의 성장을 기다릴 줄 아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실제 조급증은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주변을 바라보지 않고 단기성과 창출에만 전념하도록 만든다. 장기적인 시각이야말로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동료들과 소통하며 폭넓은 시야를 길러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근간과도 같다.각 연사의 강연이 종료된 후에는 창의와 소통을 발현하기 위한 석학들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을 통해 추가로 제시된 키워드들은 저항, 호기심, 열정이었다. 연사들은 기존 개념과 지식에 저항하는 자세, 다양한 지식과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쌓고자 노력하는 열정이 창의력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더해 연사들은 세상은 다양성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인지하면 소통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포럼에서 살펴본 것처럼 창의와 소통은 분야를 막론하고 미래를 위한 핵심역량이다. 과학계 석학들이 전한 창의와 소통을 위한 메시지는 HRD에서도 줄곧 강조됐던 부분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명확하다. HRD는 조직문화, 리더십,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긍정적 자극, 과정과 참을성의 힘, 저항, 호기심, 열정과 같은 소양이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확실하게 체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일과 삶의 행복과 가치를 창출하는 잡 크래프팅
다수의 직장인은 하루에 약 8시간 일을 한다. 이는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절반에 해당한다. 일은 생계의 수단인 동시에 자아실현의 장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는 만큼 인간의 삶에서 일은 중요한 요소다.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일의 의미를 찾고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기란 무척 어렵다. 누구나 선망하는 일자리는 소수이며,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현재의 직장과 업무를 박차고 나가는 것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은 행복한 직장 생활을 넘어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품격 있는 일터의 원동력작년 7월 1일부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며 조직문화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졌다. 이는 제한된 근무시간에 대응해서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효율적으로 일하는 품격 있는 일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터의 품격에 대한 초기의 접근은 업무 환경과 처우와 같은 일의 외적 조건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일터에서의 안전과 위생, 적정 수준의 보상, 기본적인 인격 침해의 방지 등 최소한의 존엄 확보를 목표로 삼은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지속적 노력에 따라 일터의 환경과 분위기가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다.그러나 일터의 품격을 통해 기업이 바라는 것은 성과창출이다. 글로벌 선도기업은 조직과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 업무몰입과 창의적 생각이 성과의 원천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며, 이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일과 일하는 방식 및 일을 둘러싼 환경을 끊임없이 개선한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일터의 품격을 업무 환경이나 처우의 문제로만 한정하는 것이 지나치게 좁은 시각이라는 점이다.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품격 있는 일터를 설계하기란 무척 어렵다. 그 이유는 시대가 바뀌면서 새로운 세대가 조직에 합류하고 있고, 기성세대가 일터와 일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하고 있는 점에 기인한다. 이에 대해 장원섭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90년대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에 합류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과거의 직장인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업에서는 90년대생들을 ‘일을 통한 재미와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의미가 없다고 느끼면 가차 없이 직장에서 이탈한다’라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비단 90년대생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한 직장에서 평생을 일할 수 없다. 기성세대들도 이를 인지하며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더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과거보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직장에 대한 애사심이 약해졌다고 정리할 수 있다. 이제는 물질적인 보상만으로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성원의 경력개발을 중요시해서 확실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줘야 하는 시점이다.”오하이오 주립대학의 호드슨 교수는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존엄을 확인하는 데서 일터의 품격이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성과 창출에 대한 공헌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 품격의 전제라는 관점이다. 결국 품격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자기 일에 의미를 부여해서 자율적 몰입과 창의적 사고로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일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성과를 내는 조직은 그들이 하는 일을 즐긴다.”라고 말하며, 구성원들이 일을 즐길 줄 알아야 조직의 성과가 창출된다고 제언했다. 그런가 하면 공자는 논어에서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삶의 전반에서 자기 일을 즐기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에게 일은 목적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다.통계청의 1998년부터 2011년까지의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74%가 일은 보수를 받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일을 경력을 쌓아가는 수단으로 본다는 응답은 51%였고, 일하는 자체가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18%에 불과했다. 이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내재적 보상보다 외재적 보상을 중시하는 경향이 심해졌다.하지만 외재적 보상보다 내재적 보상이 직무만족감 상승이나 직무에 관한 동기 고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일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면 흥미나 보람과 같은 개인의 내재적 동기가 손상되고 일의 의미가 퇴색된다. 반면 조직에서 구성원들이 자신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인식하면 개인의 행복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조직의 성과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이처럼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함에도 현실에서는 여러 제약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따라 일자리의 수가 감소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는 더욱 감소했다. 대한민국에서 힐링이 트렌드가 된 것도 꿈꾸던 일자리는커녕 취업하는 것도 어려워진 현실에서 비롯됐다. 설령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현재의 일을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다. 경기침체는 취업과 함께 재취업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계속된다면 기업은 구성원들의 탁월한 업무 수행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목적은 평범한 직원이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어떤 조직도 내부의 인적자원이 가진 능력 이상으로 잘할 수는 없다.”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조직은 구성원들이 일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며 일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잡 크래프팅이다.일의 의미를 전환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활동잡 크래프팅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스스로 변화시켜 일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일련의 활동이다. 구성원들의 자발적, 능동적 활동이 핵심이기에 기존의 직무설계와는 차별점이 있다. 장원섭 교수는 “기존의 직무설계는 주로 HR 부서나 조직의 리더들이 주도해서 이뤄지는 top-down 방식이었지만, 잡 크래프팅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의미화해서 변화시키는 bottom-up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장원섭 교수는 잡 크래프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craft’라고 설명했다. craft는 수공예와 특정 활동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의미한다. 그는 잡 크래프팅을 장인적 직무수행으로 해석하며 다음과 같이 잡 크래프팅의 중요성을 풀어냈다. “잡 크래프팅은 장인(craftsman)의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장인은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는 사람을 의미한다. 조직에서 구성원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장인처럼, 장인답게 자기 일을 만들어간다면 일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당연히 더 발전하기 위해 학습에 전념할 것이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업무와 일터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잡 크래프팅은 두 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하나는 과업 경계 변화이며 다른 하나는 관계 경계 변화다. 과업 경계 변화에는 업무의 난이도와 범위 조정, 업무에 대한 긍정적 의미부여가 해당한다. 관계 경계 변화에는 고객 및 동료와의 관계 재구축이 포함된다. 순서는 업무의 난이도와 범위 조정, 고객 및 동료와의 관계, 업무에 대한 인식 변화다.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풀어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업무의 난이도와 범위 조정은 자신의 권한 내에서 과제의 개수와 난이도를 조정하거나 새로운 업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이를 향상시키고, 자신이 할 수 없는 부분을 파악하는 일이 지속적 학습의 핵심이다.”라고 말하며 강점파악의 중요성을 전한 바 있다. 잡 크래프팅 역시 개인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해서 적당한 긴장과 부담을 느낄 수 있도록 업무 난이도를 설정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가 아니라도 잘할 수 있거나 흥미가 생기는 분야에 관해서는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도전해야 한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장애인용 안구마우스 아이캔(eyecan)의 개발은 사업 목적이 아닌 한 직원의 지속적인 관심으로부터 출발해서 제작됐다.이와 함께 기업은 구성원에게 계획과 통제 기능의 일부를 위임해서 자율성을 높이거나 구성원 개개인의 직무 범위를 확장해줘야 한다. 장원섭 교수는 “조직은 임파워먼트를 자주 활용하면서 구성원들이 특별한 지시 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둘째는 고객 및 동료와의 관계 재구축을 확인해야 한다. 구성원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고 지원하는 조력자로 역할을 바꿔야 한다. 아울러 직장 동료들과는 공동의 목표를 함께하는 동반자로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 많은 기업에서 코칭과 멘토링을 활용하는 것도 일을 위해 만난 리더와 팀원의 관계를 넘어 인생의 선후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또한, 기업에서 전사적으로 핵심가치, 미션, 비전을 공유하고 교육하는 것도 모든 구성원은 같은 목표를 위해 일하는 동료라는 것을 체화시키기 위함이다. 일례로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는 원팀을 강조하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이유로 유니폼 뒤에 선수들의 이름을 새기지 않는다. 아울러 유튜브에서 약 1,300만 회 이상 조회된 바 있는 ‘Pink Glove Dance’는 청소부뿐 아니라 병원의 모든 근로자가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팀의 일원임을 강조한다. 해당 영상은 유방암 예방을 홍보하는 영상물이며 병원에서 일하는 모든 직무의 사람들이 업무적 또는 개별적으로 유방암에 대한 인식 제고와 치료에 공헌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고 있다.셋째는 자기 일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일의 목적을 명확히 이해함과 동시에 의미 있게 일을 재정의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기업의 비전 선포식이다. 모든 기업은 슬로건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업의 개념을 다시 세우거나 기존의 개념에 수정 작업을 가한다. 장원섭 교수는 이에 관해 다음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많은 이들이 아는 벽돌공 얘기는 잡 크래프팅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 사람의 벽돌공은 모두 지나가던 사람에게 ‘당신들은 뭘 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한 사람은 ‘보면 모르시오? 나는 벽돌을 쌓고 있소’라고 답했다. 이 사람은 일 자체를 얘기했다고 볼 수 있다. 또 한 사람은 ‘나는 먹고살기 위해 벽돌공의 일을 하고 있소’라고 대답했다. 그에게 벽돌을 쌓는 일은 생계를 위한 수단인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사람은 ‘나는 지금 하나님의 성전인 성당을 짓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는 성당이라는 사람들에게 숭고한 가치를 주는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사람이야말로 일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잡 크래프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넷째는 일에 대한 자기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 일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찾아내서 부정적인 인식을 희석하고 작더라도 중요한 의미를 부각하는 것이다. 일례로 장의사는 죽은 사람을 수습한다는 부정적 생각을 버리고 슬퍼하고 있는 고인의 친지와 친구들을 위해 일한다는 긍정적 가치를 체화하며 일을 한다. 이처럼 관점의 전환은 직업에 대한 애착과 함께 자존감을 높여주며 타인에게도 특정 직업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기업 차원의 성과주의 타파 필요잡 크래프팅은 구성원의 일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잡 크래프팅을 기업에 체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기업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래서 살펴봐야 하는 것이 기업의 조직문화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먼저 지나친 성과주의를 타파해야 한다.성과만 내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은 조직에서는 예의와 상호존중이 사라지고 거친 행동이 난무한다. 이런 조직에서는 동료들 간의 다툼이 빈번히 발생하며 유대와 동료애가 무너진다. 반사회적 심리 분야의 전문가들은 양심, 공감, 죄의식이 결여된 구성원들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성과만 내면 되는 환경을 선호한다고 진단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동료들을 괴롭히는 구성원, 팀원들에게 성과라는 명분을 제시하며 비인간적으로 업무를 할당해서 성과를 내는 리더가 핵심 인재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이런 행동은 전염성이 있어 모방과 학습을 통해 조직에 전염병처럼 빠르게 번져나간다.장원섭 교수는 “사내에 과한 위계질서와 정치, 파벌, 관계의 문제들은 구성원들에게 스트레스를 가해 집중력 저하를 초래하며, 효율적인 일 처리에도 어려움을 겪게 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구성원들이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태도를 버리고 노력과 몰입을 낮추게 할 우려도 있다. 무례와 소극성이 팽배한 조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의 전면 혁신이 필수적이다.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자유롭게 SNS에 접속하는 세상에서는 무례와 소극성이 팽배한 조직은 생존할 수 없다. 구성원 한 명의 작은 실수가 조직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의류업체 아메리칸 어패럴이다. 회사의 창립자인 도브 차니는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의류제조업을 미국에서 다시 일으키고, 다양성을 중시해 이민자도 고용해서 좋은 처우를 해주는 혁신 경영으로 큰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그가 구성원들에게 일상적으로 막말을 했으며, 성희롱도 저질렀다는 증언과 소송이 줄을 이으면서 회사는 큰 어려움에 부닥치게 됐다. 해당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건강하지 못한 조직문화는 기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주인의식과 직업의식을 심어주는 조직문화잡 크래프팅은 구성원 개개인의 주인의식에서 비롯된다. 주인의식은 기업에게 어떤 어려운 상황도 돌파할 수 있는 밑바탕으로 기능한다. 이를 위해 유념해야 할 점이 적극적인 정보공유를 통한 구성원의 참여 의식 고취다. 미국의 음식점 체인인 징거맨스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회사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오픈북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독특한 정보 공유 시스템이다. 징거맨스의 모든 회의에는 전 구성원의 참여가 보장된다. 재무 정보나 투자 의사 결정과 같은 핵심적인 주제가 매주 모든 구성원에게 공유된다. 이런 관행은 징거맨스만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징거맨스의 창업자 웨인즈웨그는 “계약직 직원이라고 해도 하루에 일하는 8시간 동안 약 1,000개가 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에 그들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수록 의사결정의 질이 좋아진다.”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모든 구성원을 회사의 주인으로 여기며 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 역시 전 구성원들을 전사적 회의에 초청하며 가능한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아울러 구글은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부여하며 애사심을 높이고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일이 회사의 발전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있다.또한, 잡 크래프팅은 구성원들에게 높은 직업의식을 심어준다는 장점도 있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은 경쟁적으로 잡 크래프팅을 도입하고 있다.대표적인 기업이 세계적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다. 디즈니랜드는 모든 구성원을 배우를 뜻하는 캐스트 멤버라고 부른다. 이는 입구 매표원부터 놀이기구 안내원에 이르는 모든 직원에게 ‘우리는 고객에게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또한, 미국의 컴팩사는 셀 방식으로 전환하며 대량분업의 상징인 컨베이어 라인을 없애 한 명의 작업자가 전 공정을 책임지고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셀 방식은 다품종 소량생산 시 생산성이 탁월하고, 구성원 개인에게는 최종 생산물에 대한 책임감, 성과 향상, 동기부여와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그런가 하면 HRM 측면에서 다국적 제약회사인 화이자는 직원을 채용할 때부터 잡 크래프팅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직무 기술서에 근거해서 지원자의 적합성을 중요하게 따졌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지원자가 앞으로 조직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겠다는 것이다. 화이자 직원은 때때로 자신의 기호나 역량에 맞춰 자신의 업무를 조정하는 등 직무 기술서를 벗어난 일을 하기도 한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도 매당 인사위원회를 통해 직무순환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약 30%는 타 직무를 경험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기업들도 사내에서 잡 포스팅을 활용하며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구성원들이 점차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잡 크래프팅 활성화를 위한 HRD의 역할 잡 크래프팅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에서 진행되는 교육의 역할도 크다. 이는 HRD가 잡 크래프팅 활성화를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참고할만한 사례는 구글의 프로젝트 옥시즌이라고 불리는 구글 고유의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이다.구글은 리더의 행동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훌륭한 리더들은 기술적 역량보다 부하 직원들에 대한 코칭 및 그들의 자율성을 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함을 밝혀냈다. 구글은 분석에 멈추지 않고 권위적이고 거친 행위로 팀원들을 힘들게 하는 문제 리더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코칭과 같은 행동 교정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은 일회성을 넘어 꾸준하게 끈질기게 진행됐다. 그 결과 문제 리더들의 대부분이 1년 이내에 상당한 개선을 보였고, 리더십의 질도 높아졌다. 적극적인 교정 노력을 통해 사람의 행동이 바뀐 사례다.구글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구성원 간 예의와 행동을 규율하고 리더들의 행동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구성원과 리더들에게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효과가 있다.장원섭 교수는 “그간 대한민국 기업의 리더십 교육은 ‘리더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 ‘부하 직원들은 이런 식으로 부려야 한다’를 가르치는 경향이 강했다.”라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이제는 직급별, 직무별로 이뤄지는 모든 교육에서 구성원들이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도록 해야 성찰을 통해 행동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잡 크래프팅은 일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지만, 일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결국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끊임없이 성찰하도록 자극하는 교육이야말로 HRD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행복과 가치를 실현하는 인생 설계잡 크래프팅이 조직의 구성원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결국 자신을 CEO이자 한 번뿐인 인생을 사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업무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피터 드러커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조직에 속한 구성원은 누구나 자신을 한 명의 경영자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직무와 작업 그룹에 대한 책임, 전체 조직의 성과에 공헌할 책임, 작업 공동체의 사회적 소명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부담할 의무가 있다.”이처럼 구성원들은 한 명의 CEO로서 책임감을 기저에 놓고 업무를 바라봐야 한다. 책임감은 곧 강력한 동기부여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잡 크래프팅은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자기관리의 중요성도 전해주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의 구성원들은 ‘나는 누구인가?’,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 ‘내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스스로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면 아무런 변화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장원섭 교수는 “일은 사람에게 즐거움, 보람, 배움의 힘을 느끼게 하는 가슴 뛰는 과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다수의 사람이 하루에 8시간을 일한다. 이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다면 하루의 생활에서 절반에 해당한다. 장 교수는 “잡 크래프팅은 일과 일 이외의 삶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알려준다.”라고 설명했다. 사람은 결코 삶의 바깥에서 일하고 있지 않다. 일은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일과 삶에 잡 크래프팅이 주는 메시지를 곱씹는다면 우리는 더욱 가치 있는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참고 자료]일의 철학, 피터 드러커, 청림출판(2018)위기 극복의 힘, 일터의 품격, LG경제연구원(2016)Job crafting, 일이 즐거워지는 변화, 삼성경제연구소(2013)
-
디지털화가 낳은 신인류 Z세대
지난 10여 년간 기업의 경영환경에서 큰 이슈였던 밀레니얼세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고용 감소와 일자리 질 저하를 경험했기에 개인의 행복을 중시했다. 조직 차원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세대를 관리 및 육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시대는 흘러 다시 새로운 세대가 조직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그런 만큼 새로운 성향, 신념, 행동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Z세대라고 불리는 이 세대를 빠르게 파악해서 조직에 녹아들도록 하는 일은 오늘날 기업의 성공 방정식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배경2000년대 초반 IT기술의 급격한 발달로 컴퓨터와 노트북이 만들어져 보급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가 혼재되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MP3, 태블릿PC, 스마트폰이 개발되며 본격적인 디지털 환경이 조성됐다. 이런 환경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들이 바로 Z세대다.인구학자들에 따르면 1990년대 초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기술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기에 언제까지를 Z세대의 끝으로 간주할지에 관해서는 통일된 의견이 없다. 청소년기에 IT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발전을 체험한 밀레니얼세대와 다르게 Z세대는 유년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유튜브를 보며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Z세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물건의 가치를 매기거나 소비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그런가 하면 정보를 검색하고 학습하는 방식도 이전 세대들과 뚜렷하게 달라 신인류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전통적 가치관과 비전통적 가치관의 혼재Z세대의 소비문화와 트렌드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다양한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미국의 브랜드 마케팅 자문회사 퓨처캐스트는 Z세대가 전통적 가치와 비전통적 가치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정리했다.Z세대가 지닌 전통적 가치는 다음과 같다. 그들은 보수적이며, 개인의 성공을 위해 매진한다. 또한 브랜드 상품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를 중시하며, 가정을 만드는 것에 긍정적이다. 아울러 개인의 발전을 위한 교육에 큰 가치를 부여하며, 사회에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돈 관리 요령과 상식도 가지고 있다.반면 비전통적 가치도 뚜렷하다. Z세대는 자신만의 소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자유주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중시하기에 다수결의 원칙 및 소속 그룹의 의제 수용 여부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도 보여준다. 아울러 기성세대의 성적 선호에 대한 전통적 관념을 따르지 않으려는 욕망을 갖고 있고, 실제 이러한 욕망에 맞게 움직인다. 아울러 기업가적 마인드와 기술을 중시하고, 지역 단위가 아닌 전 지구적으로 사고한다. 퓨처캐스트에 따르면 Z세대의 72%는 사회를 변화시키고,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겠다고 밝혔다.X세대도 Y세대도 아닌 새로운 정체성의 출현개인의 가치관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이런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집단과 세대는 특정한 행동을 보여주며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Z세대의 정체성은 어떠한가. 퓨처캐스트는 다음과 같이 Z세대의 정체성을 풀어냈다.첫째, Z세대는 모든 세대의 중심에 있다. 각 세대는 인생 초반에 경험한 결정적 순간들에 큰 영향을 받는다. Z세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첫 번째 흑인 대통령이 되어 선서를 하고 집무실에 들어서던 순간을 똑똑히 목격했다. 대한민국의 경우 Z세대는 촛불집회를 통해 대통령이 물러나는 모습을 바라봤다. 사회가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Z세대는 강한 사회의식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진보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SNS라는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에 관해 관심을 갖고 주체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며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둘째, Z세대는 젊은이의 몸 안에 나이든 영혼이 담겨있는 세대다. Z세대는 앞선 밀레니얼세대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가져온 고용 감소와 일자리의 질 저하에 고통을 받던 것을 지켜봤다. 그래서 Z세대는 이전 세대들의 10대 시절과 다르게 근면함, 경제적 책임감, 독립심, 강한 의지를 지녔다. 또한 정직, 충성심, 성과 등의 가치에 대해 전통적인 태도를 고수한다.셋째, Z세대에게 기술과 서비스는 단점이 보이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Z세대는 24시간 인터넷 접속을 당연하게 여긴다. 밀레니얼세대와 마찬가지로 Z세대도 SNS를 사랑하고,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타인의 삶을 관찰한다. 기업에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를 누구보다 빠르게 접하고 분석하며 문제점을 찾아내는 세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기업은 흠결 없이 자연스러우며 윤리적으로 올바른 활동을 해야 한다.넷째, Z세대에게 다양성과 평등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Z세대는 피부색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개념 자체를 인정한다. 아울러 직장 내 평등, 이민법 개정, 노동법, 소득 평등과 같은 사회적 논쟁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퓨처캐스트는 Z세대가 자신감이 넘치며 자신들의 지식, 다양성, 상식, 가족의 가치를 아는 세대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대한민국에서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대학내일20대연구소는 Z세대가 성공에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면서도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는 안내, 조언, 지지를 구하고 있다.2019 대한민국 ‘MZ’ 트렌드 키워드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경우 퓨처캐스트와 다르게 Z세대만을 따로 떼어내서 분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진단한다. 그런 측면에서 대학내일연구소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들이 모두 해당되는 20대들의 특성을 분석해서 2019년 대한민국 MZ 트렌드 키워드를 5가지로 도출했다.마이싸이더: 내 안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다_행복한 삶에 대한 재정의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높은 삶의 질을 달성하는 것이 너무나도 어려워지면서 대한민국의 20대들은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엇이 행복한 삶인가?’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며, 다양한 삶의 형태와 방향을 도모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20대들의 자기계발이다. 현대백화점은 2018년 여름 문화센터 강좌 신청 고객 중 20~30대 직장인의 비중이 25.7%에 달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문화센터도 2018년 상반기 수강생 중 20~30대 고객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20대들은 보통과 특별, 행복과 불행은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한 삶을 설계하며 나아가고 있다.실감세대: 오감을 만족시키는 현실 같은 감각에 끌리다_20대들은 동영상 컨텐츠처럼 간편한 조작만으로 거대한 자극을 누리는 것에 매우 익숙해졌다. 이는 앞으로 시각적·청각적 자극만으로 20대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교보문고의 ‘북퍼퓸’은 기존에 느끼던 감각에 촉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20대들은 더 이상 교수자의 일방향적 강의나 동영상 컨텐츠 학습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에듀테크 기업들은 VR과 AR을 활용한 입체적 학습 플랫폼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팔로인: 검색보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따르다_일상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20대들은 자신만의 취향에 대해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증가하고 있는 것이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춘 1인 크리에이터들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유튜버가 전문 직업이 될 수 있다’는 응답에 20대의 약 68.3%가 긍정했다.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헤매게 되면서 20대들이 정보를 주는 사람이 가진 진정성과 전문성에 신뢰를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취관: 가볍게 취향을 중심으로 모이다_20대들은 학연·지연으로 이뤄진 관계를 불편하게 생각한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어서다. 그런 측면에서 20대들은 온·오프라인 상에서 빠르게 취향에 맞는 사람들끼리 모이며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자유롭게 합류하고 이탈할 수 있는 모임을 선호하고 있다.소피커: 나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말하다_20대들은 성능, 기능, 가격, 필요 등 이성이 명령하는 구매조건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기능적인 효과는 떨어지더라도 내 소신을 표출할 수 있는 재화를 소비하고 싶어한다. 심지어 자신의 감성을 자극한다면 기꺼이 고액의 금액도 지불하고 있다. 그만큼 20대들은 거창한 대의보다는 자신의 소박한 소신을 중시하고 이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이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사람들은 변화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세대들은 앞으로 사회를 주도할 인적자원으로 성장할 것이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구성원과 고객으로 자리할 것이다. 기존의 방식과 다른 교감의 규칙모바일 세상에서 태어난 Z세대는 줄곧 시각적 자극에 노출되어 왔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의 모든 소식을 빠르게 접하고, 정보를 얻으며, 오락거리를 찾는다. 그래서 조직에 합류하고 있으며,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첫째, 작은 화면에 최적화된 컨텐츠 제작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글로벌 웹 분석업체 스탯카운터는 2016년에 사상 처음으로 모바일 웹사이트 접속자 수가 데스크탑 접속자 수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또 구글은 사용자가 검색할 때 모바일 친화적인 웹사이트가 아니라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사이트를 우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Z세대는 손에 쥔 스마트폰 안의 작은 스크린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고 정보를 탐색하며, 물건을 구매한다. 구글의 연구에 따르면 13세부터 17세 청소년의 약 53%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고 한다. 이처럼 모바일 친화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Z세대와는 스피드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선명한 이미지, 간결하고 효과적인 텍스트, 짧지만 단번에 시선을 끄는 동영상 등으로 소통해야 한다.둘째,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을 소비하는 Z세대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뉴욕에 위치한 디지털 미디어 기업인 데피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10대들의 65%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동영상을 시청한다. 그리고 67%는 잠들기 직전까지 동영상을 시청하며 쉬는 시간 내내 동영상을 보기도 한다. Z세대에게 동영상은 산소, 물, 음식과 같이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과 동급으로 취급되고 있다. Z세대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동영상 컨텐츠를 잘 제작해서 활용해야 한다.동영상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그것은 각각 진정성, 스피드, 유연함과 일관성, 친근함, 인간미, 유머, 자율성이다. 이와 같은 요소들의 중요성은 Z세대의 특성을 파악하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Z세대는 SNS로 다양한 정보를 빠르게 접하고, 그 정보의 신뢰성을 파악할 수 있기에 기업은 진정성을 담아 빠른 동영상 컨텐츠를 제작해서 제공해야 한다. 또 Z세대는 모든 화면과 채널에서 매끄러운 경험을 기대한다. 그런 관점에서 유연함과 일관성을 갖춘 동영상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친근함과 인간미는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영역에 있어서 무척 중요하다. Z세대는 자신이 겪은 모든 경험을 SNS에서 공유한다. 그래서 한 번의 불친절한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생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유머와 자율성은 Z세대의 능동적인 활동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업이 크게 유념해야 한다. 조직에서 생각하는 유머는 Z세대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다. 그렇다면 Z세대에 해당하는 구성원들과 만나 그들이 가장 즐겨보고 웃기다고 생각하는 동영상 컨텐츠를 보여 달라고 물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Z세대에 대해 좀 더 알아갈 수 있고 Z세대에게는 자신들의 의견이 주도적으로 반영된다는 확신을 준다. 최선을 다해 Z세대를 위한 동영상 컨텐츠를 만들었다고 해도 정작 Z세대가 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인간 중심 세대 보고를 통해 실현하는 발전적 조직밀레니얼세대나 Z세대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새로운 세대를 효과적으로 분석해서 비즈니스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기업들의 열망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세대를 연구하는 건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이해하며 좀 더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퓨처캐스트가 Z세대를 연구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었던 질문들이다. 그것은 각각 ‘Z세대는 밀레니얼세대와 어떻게 다른가?’, ‘Z세대는 무엇을 믿고, 무엇에 가치를 두는가?’, ‘Z세대의 경험은 어떤 관점을 바탕으로 하는가?’, ‘의사결정에 앞서 Z세대가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엇인가?’, ‘Z세대에게 의미 있는 브랜드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이다. 5가지 질문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결국 세대와 트렌드를 연구하는 것은 사람을 연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아울러 퓨처캐스트는 자본주의가 갖춰야 할 4가지 정신을 소개했다. 그것은 바로 ‘숭고한 목표: 수익 창출 너머의 숭고한 목표 추구’, ‘이해관계자 중심: 주주만이 아니라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가치 창출’, ‘의식 있는 리더십: 숭고한 목표와 이해관계자의 안녕을 중시하는 리더’, ‘의식 있는 문화: 신뢰, 진정성, 투명성을 바탕으로 더욱 인간미 있는 환경 조성’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해당 교리들은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진정성을 담아 제공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과제임을 의미한다. 세대와 트렌드에 관한 연구는 기업을 더 좋은, 건강한 기업으로 만들어주며 조직의 리더들을 변화를 반기며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이상적인 리더로 만들어주는 이정표다. HRD 역시 끊임없이 시대의 변화와 사람의 변화에 대해 분석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걸맞는 조직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참고 자료]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 제프 프롬 & 앤지 리드, 홍익출판사(2018)트렌드 MZ 2019, 대학내일20대연구소, 한빛비즈(2018)
-
유은혜 교육부 장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인재양성협의회’ 구성 예정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 5월 16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세종시에서 열린 ‘2019 국가재정전략회의’ 제2세션에서 ‘누구나 미래인재가 될 수 있는 혁신적 사람투자 전략’의 주제 발표를 맡아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유은혜 장관은 먼저 “2022년까지 교육·훈련의 장벽을 제거하고 혁신을 선도해서 산업현장 맞춤 인력 분야에서 미래인재를 양성해낼 것.”이라고 역설했다.이어서 유 장관은 “말씀드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노사, 지자체,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사회부총리가 위원장인 ‘사람투자, 인재양성협의회’를 구성해 모든 부처와 협업해 속도감 있게 업무를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유은혜 장관의 발표 이후 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은 직업훈련 효율화를 위한 부처 간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핵심은 다양한 부처에 혼재된 직업훈련 사업에 대해 유사·중복된 경우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훈련정보 통합관리와 같은 협업시스템 강화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
OECD, 첫 국제기구 AI 활용 지침 마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22일과 23일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9 OECD 각료이사회에서 ‘OECD AI 이사회 권고안’이 회원국 만장일치로 공식 채택됐다고 밝혔다. 각료이사회는 OECD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한 36개 회원국 고위급 인사와 유엔, 유네스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디지털 변혁 활용방안이 주요 주제였다.OECD 인공지능 이사회 권고안은 국제기구에서 처음으로 수립된 인공지능 권고안이며, 공식 서명 행사를 통해 채택됐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에서 “AI의 잠재력 실현을 위해서는 신뢰가 중요하다.”라며 “권고안이 향후 신뢰할 수 있는 AI 및 국제 협력의 주요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인공지능 이사회 권고안을 살펴보면 일반원칙으로는 포용성과 지속가능성, 인간가치와 공정성, 투명성과 설명가능성, 강인성과 안정성, 책임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정책권고사항으로는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디지털 생태계 조성, 혁신을 위한 유연한 정책환경, 인적역량 배양 및 일자리 변혁 대응, 국제협력을 제시했다.
- 최신뉴스더보기
-
-
- NH농협캐피탈, 미래형 인재 확보 위해 전사 차원의 교육 혁신에 본격 착수
- NH농협캐피탈은 전사 차원의 교육 혁신에 본격 착수했다고 지난 4월 25일 밝혔다. 이번 교육 혁신은 ‘고객과 함께 비상하는 미래 금융 파트너’라는 新비전 아래, 미래를 주도할 인재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특히, 금융 전문가·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포함한 디지털 전환 기반의 교육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임직원의 문제 해...
-
-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승강기인재개발원’ 현판식 개최
- 한국승강기안전공단((KoELSA)은 지난 4월 23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안전 분야 전문교육 대행기관으로 지정(‘25. 3. 19.)된 것을 계기로, 승강기 인재 양성 전문교육기관으로 새롭게 출범하기 위해 거창군 남상면에 위치한 승강기 인재개발원에서 현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이날 현판식에는 구인모 거창군수, 김주이 행정안전부 안전정책국.
-
- 대웅제약, 일 잘하는 인재 육성 위한 채용연계형 인턴십 입문교육 진행
- 대웅제약이 성장형 인턴십으로 '일 잘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회사와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 만들기에 나섰다.대웅제약은 지난달인 3월 17일부터 3주간 2025년 상반기 채용연계형 인턴십 입문교육을 진행했다고 지난 4월 24일 밝혔다.최근 채용 시장을 살펴보면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신입 구직자들...
-
- 스마일게이트, 임직원 정서 케어하는 조직문화 론칭
- 스마일게이트가 임직원 간 유대감 강화와 정서적 안정을 위한 새로운 조직문화 프로그램 ‘더시즌즈(The Seasons)’를 론칭했다고 지난 4월 24일 밝혔다.‘더시즌즈’는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정기 프로그램으로, 공감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다.이번 프로그램은 테라리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