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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모 관장] 과학과 기술로 함양하는 ‘겸손’과 ‘도전’ 중심 미래 역량
4차 산업혁명시대가 유행어처럼 자리 잡으며 과학과 기술이 조명받고 있지만, 여전히 두 영역은 대중들에게 어렵고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과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넓혀주고, 기술은 인간의 삶에 실제적 변화를 가져다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며 남다른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과학과 기술은 더는 외면할 수 없다.세간에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회자되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은 과학자들과 시민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으며 과학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과학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 주며, 기술은 사람에게 도전을 통한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한다. 그런가 하면 그는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으로서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과감한 실패의 힘을 강조하며 경영자로서도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우리나라 최초의 청소년 과학관인 서울시립과학관은 지난 2017년 5월 개관 후 과학과 대중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전시, 관람, 교육 및 행사 측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의 역할이 상당했다. 이정모 관장은 서울시립과학관이 완공되기 전 이미 관장으로 뽑혔기에 개관 전 구성원들과 협업해 전시물을 기획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정성을 기울일 수 있었다. 그는 서울시립과학관이 지어지기 전 이미 우리나라에 126개의 과학관이 있었던 만큼 색다른 과학관을 만들고 싶었다.“대부분의 과학관은 보는 과학관입니다. 그래서 관람객들을 ‘방문객’으로 집계합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왕립티럴박물관(Royal Tyrrell Museum)은 관람객들을 보러오는 방문객과 배우러 오는 ‘학습자’로 나눠서 집계합니다. 그들은 보여주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한 학습을 지원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방문객보다 학습자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저는 여기에 더해 보고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seeing’, ‘learning’, ‘doing’을 축으로 과학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는 만큼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고, 듣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손으로 무엇이건 직접 만들어봐야 합니다.”세상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는 인간의 역량을 읽어내는 이정모 관장. 실제 4차 산업혁명시대가 시대적 키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과학은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과학지식과 이러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과학관을 향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립과학관 경영자로서 이정모 관장의 리더십은 남다른 듯하다.“과학관은 교육, 과학, 행정, 전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조직입니다. 이러한 조직의 CEO는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들이 최대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존중하고 배려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구성원들이 토론을 바탕으로 자율성과 팀워크를 고루 발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있는 만큼 발생하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이는 주로 ‘나중에 일이 잘못되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제가 나서야 할 순간입니다. 저는 구성원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결정을 대신 해주며 ‘이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리더가 책임진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더는 구성원들을 막는 장애물들을 제거해주고, 구성원들 대신 책임을 져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아울러 저는 서울시립과학관의 모든 구성원에게 과감한 실패를 권유합니다. 실제 동의도 받았습니다. 과학관은 기성 상품이 있는 곳이 아닙니다. 여기에서 기획 및 개발되는 전시물들과 프로그램들은 모두 처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초라해 보여도 직접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우리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역량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서울시립과학관은 공공기관인 만큼 사명감을 잊지 않고 업무에 임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동시에 구성원들에게 도전정신과 사명감을 당부하고 있는 이정모 관장. 서울시립과학관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조직으로 변모하게 된 데는 그의 역할이 무척 컸을 것이다. 이처럼 이정모 관장은 CEO로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는 스스로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본질이라고 소개한다. 실제 그는 경영자인 동시에 기고, 저술, 강연 등으로 대중과 활발하게 과학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다. 이정모 관장은 과학이 중요해진 시대지만 과학은 여전히 시민들에게 어렵고 낯선 분야인 만큼 과학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시민들의 ‘science literacy’를 높이고 싶다는 자신의 목표를 공유했다.“사람들은 유난히 과학은 어렵다고 말하죠. 여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철학, 예술, 문학, 정치, 경제 등은 우리가 평상시 사용하는 자연어로 구성되어 있어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은 수학이라고 하는 희한한 언어로 이뤄져 있습니다. 수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기호와 그래프로 표현됩니다. 그러다 보니 낯설뿐더러 왠지 공부하기 싫고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 만큼 과학은 더는 외면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중과 소통하는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과학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습니다.또한, 제가 과학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는 데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과학연구는 시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모든 과학연구의 성과는 시민들의 것이며, 마땅히 시민들에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시민들은 science literacy가 부족해서 과학연구의 성과들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너무 바쁩니다. 그래서 중간자들이 필요합니다.과학커뮤니케이터는 과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쉽게 풀어서 시민들이 최대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합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제법 높은 교육수준과 상당한 숙련기간이 필요한 전문직업입니다. 요즘은 젊은 과학자들이 박사학위를 받자마자 과학커뮤니케이터의 삶을 살겠다고 선언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직업세계의 다변화에 공헌하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이정모 관장은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유치원생부터 청소년과 성인은 물론 대학교수들과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강연을 매개로 소통하고 있다. 과학관 관장과 과학커뮤니케이터라는 역할에 두루 충실해야 하는 만큼 그는 매우 분주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사명감과 열정을 잃지 않는다. 그 이유로 그는 과학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서로 모여 다양한 실험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감동, 재미, 보람을 느끼며 힘을 얻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정모 관장은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까.“저는 과학을 공부하면 인간은 더욱 겸손해질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겸손에 관해서는 스웨덴의 보건학자이자 통계학자인 고 한스 로슬링의 저서 『팩트풀니스』를 예로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스 로슬링은 겸손은 자신의 지식과 본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모른다고 말하는 걸 어려워하지 않는 것,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기존의 의견을 기꺼이 바꾸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은 겸손이 바로 과학적 사고가 만들어 주는 자세입니다.과학지식은 계속 쌓이고 변하기에 훌륭한 과학자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모르는 부분은 기꺼이 인정하며 지식의 폭을 넓혀가죠. 아울러 새로운 사실을 접하면 기존의 연구방법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합니다. 이처럼 과학자와 같은 사고를 내재한다면 인간은 조금 더 겸손하게 세상과 사물, 그리고 사람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이정모 관장은 사람을 더욱 겸손하게 만드는 과학적 사고의 힘에 관해 풀어냈다. 이어서 그는 과학을 과학기술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며 과학과 기술의 차이에 관해서도 짚어줬다. 그의 말처럼 과학기술은 영어로 번역할 수 없으며 ‘science and technology’, 즉 과학과 기술로 표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그는 인간의 삶을 바꿔주는 건 과학적 지식과 인간의 노하우가 녹아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한다.“산업혁명을 일으킨 증기기관은 열역학자들이 아닌 기술자들이 만들었습니다. 열역학은 기술을 보완해줬을 뿐이죠. 실제 쉽게 그릴 수 있는 나무상자를 직접 만들어보면 굉장히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를 실제로 만들려면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기술을 천시하는 경향이 매우 강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를 과학자로 키우고 싶다고 말하지, 기술자로 키우고 싶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말씀드렸듯이 세상을 바꾸는 건 장인들이 발휘하는 탁월한 기술력입니다. 그리고 제가 기술을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더 있습니다. 기술은 사람에게 뭔가를 시도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를 통해 사람은 실패하면 왜 실패했는지 생각해볼 수 있고, 성공하면 성취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여기까지 이정모 관장이 경영자이자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 전해준 메시지는 다각적인 통찰을 유도한다. 그가 공유한 소통과 협업, 존중과 배려, 과학적 사고로 함양하는 겸손에, 기술을 통해 갖춰지는 도전정신은 4차 산업혁명시대 인간에게 요구되는 미래역량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그런 만큼 HRDer 역시 이정모 관장의 메시지를 통찰해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해법을 마련하길 희망한다. 이정모 관장경력 사항서울시립과학관 관장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안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과학기술 앰버서더연동청소년학교 교사학력 사항Bonn대학교 화학과 박사과정 수료연세대학교 생화학 학사 및 석사대표저서『과학책은 처음입니다만』,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2』『250만 분의 1』,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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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조직과 행복한 구성원을 위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지난 7월 16일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시행을 밝혔다.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그간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삶의 질을 낮추고, 심할 경우 목숨까지 위협했던 조직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목소리에 법이 응답한 것이다. 아직 보완점도 존재하지만, 법이 시행된 이상 우리나라의 모든 근로자는 이를 준수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대해 상세하게 파악해야 변화에 따르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건강한 직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만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대다수 성인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직장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를 수행하고 이에 따른 급여를 받고 승진을 하며 한 명의 근로자로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사회나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이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도와 관행이 생긴다. 여기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발생하고, 직급의 차이에 따른 조직 내 서열도 형성된다. 이런 관계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다행이지만, 안타깝게도 특정 근로자들에게 육체적·정신적 질병, 나아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공분을 샀던 땅콩회항사건, 모기업 회장의 구성원 폭행, 간호사들 사이에서 군기를 잡기 위해 존재하는 태움 문화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 2017년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과거 5년 동안 직장에서 괴롭힘 피해를 직접 겪은 근로자는 66.3%에 달하며, 피해 경험과 상담 경험은 33.3%에 이른다고 조사됐다.이처럼 도를 넘어선 직장 내 괴롭힘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가 중시되고 있는 사회변화와 맞물려 근로기준법 개정을 요구했다. 그에 따라 지난 2018년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명시되며 법은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명시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 2와 제76조의 3)은 지난 7월 16일 시행되며 우리나라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은 무엇이고, 관련 법규들은 무엇이 있는지 인지해야 한다.심재진 서강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서 업무상의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상사나 동료가 업무와 무관하거나 업무가 요구하는 범위를 넘어선 행위로 특정 근로자에게 고통과 피해를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라고 덧붙이며 근로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법이 개입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자세하게 이해하려면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여섯 가지 법규들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여섯 가지의 법규 중 네 가지는 근로기준법에 해당한다. 각각 제76조의 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제76조의 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 제109조(벌칙)다. 해당 법규를 심재진 교수는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제76조의 2와 제76조의 3은 직장 내 괴롭힘은 무엇을 의미하며,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어떤 조치를 해야 하고, 또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두 가지 법규는 조치를 하지 않았을 경우 해당 회사를 제재하는 수단이 없다. 실제 피해자인 근로자가 사용자인 회사의 상급자나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사실확인조사, 피해자의 가해자로부터의 격리, 가해자 징계, 피해자의 보직변경을 회사에서 실행하지 않았을 때 제재할 수 없다. 그저 신고자와 피해자에게 해고나 불리한 처우를 했을 때 제10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뿐이다. 따라서 제93조를 주목해야 한다. 제93조는 취업규칙으로 표현되는 회사 내부의 인사 규정에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이제 우리나라의 모든 회사는 인사 규정을 손봐야 하며 이걸 준수하지 않았을 때는 고용노동부에서 시정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 제도를 바꾸도록 강제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나머지 두 법률은 산업안전보건법 제4조(정부의 책무)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로서 정부 차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직장 내 괴롭힘에 따라 발생한 질병도 업무상 질병에 포함됨을 말하고 있다.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요건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이 필요하다. 이준희 경총 노동경제연구원 노동법제연구실 수석위원에 따르면 객관적 요건과 주관적 요건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객관적 요건은 다음과 같다.첫째, 직장 관련성이다. 여기에서 직장은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반드시 업무와 관련한 괴롭힘 행위가 이뤄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심재진 교수는 “업무 관련성이 없는 다른 부서 근로자들이나 소속된 직장과 거래하는 다른 기업의 근로자가 고객으로서의 우위를 악용해서 괴롭힘 행위를 하는 경우도 직장 내 괴롭힘에 포함.”된다고 말했다.둘째, 집단성이다. 직급의 우위가 없는 수평적 관계의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다수의 힘을 악용하는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다수의 남성들이 수적 우위를 악용해 소수의 여성을 괴롭히는 건 엄연히 집단의 힘을 악용했다고 간주할 수 있다. 심재진 교수는 “특정 지역이나 학교 출신들이 모여 집단을 형성해서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근로자들이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도 집단성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진단했다.셋째, 일방적인 괴롭힘이다. 이 경우는 현격하게 조직 내에서 지위와 권한의 차이가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리더로 분류되는 상급자에 의한 업무의 적정 범위를 넘어선 괴롭힘이 해당될 것이다.넷째, 반복성이다. 우발적이나 일회적이라면 직장에서의 괴롭힘 행위로 간주할 수 없지만,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괴롭힘 행위가 반복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볼 수 있다.다섯째, 지속성이다. 이준희 위원은 “일시적으로 여러 차례 발생했으나 지속되지 않고 종료되어 더는 발생하지 않은 괴롭힘 행위는 우발적 행위로 볼 수 있어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가해지는 지속적 행위여야 직장에서의 괴롭힘.”이라고 설명한다. 반복성과는 기간에서 차이가 있다.여섯째, 직접성의 문제다. 2018년 정부는 ‘직장 등에서의 괴롭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직장 괴롭힘을 ‘직장에서 노동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침해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개정 근로기준법 제76조의 2도 신체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에 포함시키고 있다.한편, 주관적 요건의 경우도 세 가지 부분을 중점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는 괴롭힘에 대한 인식 또는 인식가능성이다. 이는 괴롭힘 가해자 혹은 가해자들이 특정 근로자를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했거나 상황을 고려할 때 인식할 수 있었어야 함을 뜻한다.다음으로 다수가 함께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의 필요성 인정 여부다. 이준희 위원은 이에 대해 “직장에서의 괴롭힘은 다수의 근로자가 괴롭힘 행위의 필요성을 인정한 상태에서 한 명이나 소수의 근로자를 괴롭히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또한, 괴롭힘을 통해 직장으로부터 배제하려는 의도다. 예를 들면 괴롭힘 피해자를 업무와 무관한 부서에 발령을 낸다거나, 다른 근로자들과 접촉하지 못하게 혼자 사무실에 있도록 조치하는 행위는 특정 근로자를 직장으로부터 배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심재진 교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성립하기 위해 법의 특성상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할 수 있지만 피해 근로자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고통과 어려움에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구체적 사례 연구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사례와 해당되지 않는 사례에 관해 공유했다. 먼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어떤 회사의 전무가 육아휴직 후 복직한 구성원에게 기존 창구 수신업무가 아닌 창구 안내 및 총무 보조업무를 부여했다. 이에 더해 피해자인 복직한 구성원이 없는 회의에서 다른 구성원들에게 피해자에 대한 따돌림을 지시했고, 피해자의 책상도 치워버렸다. 결국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는 우울증에 시달리며 퇴사했다. 해당 사례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악용했고,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었으며,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었고 근무환경도 악화시켰기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둘째, 어떤 회사의 대표가 특정 구성원에게 원래 업무에 더해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까지 시켰다. 대표는 눈이 많이 온 날 부인의 자동차에 있던 눈까지 피해자인 구성원에게 맨손으로 제거하게 했다. 피해자는 대표 개인 소유의 밭에서 옥수수 수확과 판매까지 해야 했지만, 사내 분위기가 보수적이라 문제제기도 할 수 없었다. 해당 사례는 대표라는 지위를 악용했고, 개인 용무에 구성원을 동원하는 불필요한 행위가 발생했으며, 피해자의 신체와 근무환경이 악화되었기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다음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 사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첫째, 어떤 의류회사의 디자인 팀장이 신상품 발표회를 앞두고 보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디자인 담당자가 시안을 수차례 보고했으나, 팀장은 신상품 발표회 컨셉과 맞지 않는다며 계속적인 보완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디자인 담당자의 업무량은 늘어났고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해당 사례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우위를 악용했고,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했지만, 업무상 적정 범위는 넘지 않았기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 상급자에겐 성과 향상을 위해 업무 독려와 지시의 권한이 있어서다.둘째, 어떤 회사의 10년 차 영업소 매니저 김 씨는 동기 중 유일하게 영업소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근무평정에서 A등급을 받아야 했지만, 평점을 부여하는 본부장은 B등급을 부여했다. 김 씨의 영업소 소장도 B등급을 받아 일하고 있는 영업소의 실적이 다른 지점보다 떨어지는 객관적 사실이 있지만, 김 씨는 ‘본부장이 승진을 고의로 막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괴로워했다. 해당사례는 근무평정 권한이 있는 본부장으로서의 지위의 우위를 이용한 것은 맞다. 그러나 영업소 실적 부진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평정을 부여하는 것은 엄연한 평정자의 업무범위에 속하며, 당사자는 객관적 평가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모든 나라가 똑같지는 않겠지만, 외국의 몇몇 나라들은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직장에서의 괴롭힘을 규율하기 위한 법률을 정비했다. 이에 대해 심재진 교수는 다음과 같은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외국의 사례들에 관해 소개했다.“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국가들은 노르웨이, 벨기에, 프랑스, 호주가 있다. 이 국가들은 전부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한 가해자들을 형사상으로 처벌한다. 우리나라보다 수위가 높다. 우리나라는 현재 가해자에 관한 형사처벌 조항은 없다. 프랑스는 2002년에 노동법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들어왔는데,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자가 주장할 때 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프랑스는 근로자를 위해 입증에 대한 부담감과 어려움을 완화했다.프랑스에서는 근로자가 자신이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을 제시하면 가해자 측에서 그것이 괴롭힘과 관련이 없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근로자의 입장에 서서 직장 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급자 혹은 동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프랑스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과 함께 형사상 처벌도 하고 입증책임까지 부과한다.”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HRD 시사점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근로자들이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존엄성을 인정받아 건강한 직장생활을 하도록 돕기 위해 시행됐다. 그런 만큼 건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하는 HRD 부서에 전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으며, HRD 부서는 업무 방식의 개혁을 통한 조직문화 개선으로 직장에서 괴롭힘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성탄절 저녁에 일본의 유명 광고회사 ‘덴츠(電通)’사의 기숙사에서 한 신입사원이 업무 과중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SNS에 남기고투신자살했다. 이 신입사원은 과로사 라인으로 불리는 월 80시간을 초과하는 105시간을 소화하고 있었다. 해당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며 일본은 국가가 개입해 일하는 방식 개혁에 나섰다.아울러 니덱과 SCSK사의 성공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두 회사가 일하는 방식을 개혁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첫째, 생산성을 높이는 정공법 선택이다. 두 회사 모두 구성원들의 일과와 업무를 세심하게 분석해서 잔업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 후 프로세스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고, 해당 작업이 업무에 활용되도록 업무 환경 조성과 구성원들의 역량 배양 작업을 병행해 야근과 잔업을 줄여 생산성, 업무 효율, 고객만족을 두루 달성했다.둘째, 인센티브 활용이다. 니덱은 잔업 감축 목표를 달성한 부서와 구성원에게 수당을 주며, 적게 일하고도 성과를 내면 보상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에 더해 니덱은 근무시간 감소로 확보한 재원을 구성원 교육에 활용하며 역량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SCSK는 구성원들이 가정과 건강의 사유가 있을 경우 5일까지 추가 휴가를 부여해 구성원의 삶을 배려하며 그들의 신뢰를 받았다.셋째, 현장 리더의 관리 역량 강화다. 두 회사는 모두 현장 리더의 전문성을 높여 구성원들의 일정과 업무를 조정해 효율적 업무 수행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도록 조치했다.넷째,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경영진이다. 두 회사 모두 최고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나서 일하는 방식 개혁의 필요성과 성과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지속해서 구성원들을 독려하는 실천 의지를 보이며 조직의 변화를 이끌었다.다섯째, 끈질기고 집요한 실행이다. 업무 방식 개혁과 조직문화 개선 노력은 어느 기업이나 시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핵심은 지속성이다. 두 회사는 사내 모든 회의를 찾아내서 시간을 계산하고, 집요하게 분석해서 회의 문화를 개선했다. 실제 불필요한 회의만 지양해도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는 한결 줄어든다.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결코 우리나라 기업을 괴롭히기 위해 시행하는 법이 아니다. 궁극적 목적은 구성원이 행복하게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심재진 교수 역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조직문화를 개선해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기업에 인간의 존엄성이 얼마나 귀중한 가치인지 인식시키기 위함.”이라고 역설했다. 그런 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철저하게 숙지하고, 우리 회사의 업무 방식과 조직문화가 구성원들을 괴롭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본다면 분명 구성원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자료]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가이드, 고용노동부(2019)직장에서의 괴롭힘(법적 쟁점과 과제), 이준희, 신조사(2019) ‘일하는 방식’ 개혁에 성공하려면, LG경제연구원(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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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형 교수] 세상을 견인한 수학적 사고로 삶을 전환하는 관점 제시
수학은 오랜 기간 추상적·개념적 도구를 사용해 세상을 체계적이고 정밀하게 표현하며 인류의 진화를 이끌었다. 실제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같은 기계의 작동원리에는 수학이 적용되어 있으며, 사칙연산과 확률도 인간이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수학이다.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는 이렇듯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를 설명하는 수학을 탐구하며, 교육자로서 미래의 수학자로 성장할 인재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는 수학적 사고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면 미지의 영역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호기심으로 주변을 통찰하고 주체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고차원적 삶을 살 수 있다고 설명한다.그래서 그는 수학의 힘을 전하기 위한 저술과 강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수학을 못한다는 생각이 문제’라고 얘기하며, 수학을 넘어 스스로의 역량을 귀하게 생각할 줄 아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한다.세상의 원리를 탐구하는 수학자수학은 숫자와 기호를 사용해서 세상과 사물에 대한 인간의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적이며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학문이다. 수학은 고대 사회에서부터 경제활동과 농경생활의 발전에 공헌했으며, 자연과학과 기술의 발전 및 사회·인문·군사 등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김민형 교수는 역사가 깊은 수학을 탐구하며 삶에 필요한 수학적 사고의 힘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그는 수학은 ‘추상적인 개념적 도구를 사용해서 세상을 체계적으로, 또 정밀하게 표현해서 설명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한다. 또한 그는 “결국 모든 삶은 수학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수학적 사고의 영향력을 묻는 말에 다음과 같이 답한다.“처음에는 철학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의 인생과 세상의 흐름에 관해 탐구하는 데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말씀드린 사람과 세상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후 방향을 바꿔 본격적으로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수학은 학문을 넘어 인간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컴퓨터를 예로 들어 볼까요. 우리는 컴퓨터의 용량에 대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의식을 합니다. ‘storage’나 ‘memory’에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사칙연산과 확률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끊임없이 활용하는 수학적 사고입니다.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면 이미 알고 있는 수학은 수학이 아니라고 간주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학들도 한때는 인류 역사에서 고등한 수학이었습니다. 우리는 그저 한때 어려웠던 수학이 친근하고 쉬워진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뿐입니다.”김민형 교수에 따르면 미적분학은 약 400년 전 우주에 존재하는 태양과 그 주위의 행성, 그리고 지구와 달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위해 발명됐다. 이후로도 미적분학은 물리학, 경제학, 생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연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앞으로도 수학은 점점 일반인들의 상식이 될 것이며, 미지의 세계와 사물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호기심과 주체성을 자극해서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라고 제언한다.미래의 수학자를 육성하는 교육자수학의 힘과 매력을 말하며 끊임없이 수학을 연구하고 있는 김민형 교수. 학자인 동시에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자이기도 한 그는 배움을 쉽게 만들어주는 대화의 힘에 대해서도 강조하며, 미래를 선도해야 하는 인재들을 위한 학습법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만큼 김민형 교수가 활용하는 학습법과 그가 학습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지 궁금해진다.“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저는 대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실제 대화를 통한 토론식 학습도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토론식 학습은 큰 에너지의 소모 없이 쉽게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는 면에서 효과적입니다. 모르는 내용이 있다면 옆 사람에게 물어보면서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대화는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접하면서 세상, 학문, 사람을 바라보는 시야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그러나 토론식 학습에도 한계는 존재합니다. 첫째로 깊이 있는 지식이 생성되지 않습니다. 수학을 떠나 어떤 학문에서건 높은 수준의 지식을 쌓으려면 자신만의 공간에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둘째로 학생들의 몰입을 유도할 수 없고, 심하면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토론식 학습을 하면 활달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학생들만 참여하고, 소극적이거나 과묵한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교수만큼 개념을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해도가 다소 떨어지는 학생은 불만을 제기하고, 이미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학생은 지루함을 느끼죠. 따라서 교수자들은 토론식 학습과 전통적인 강의를 잘 결합해야 합니다.” 김민형 교수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도 토론식 학습을 많이 하지만, 학생들이 3명만 되어도 각자의 역량 수준과 성향이 다르기에 큰 어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토론식 학습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결코 신봉해서는 안 되며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 슬기롭게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런가 하면 김민형 교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준은 매우 높기에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말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가 유념해야 하는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짚어준다.“옥스퍼드대학교에서 저는 전 세계의 다양한 지식인들, 교육자들, 학생들과 교류합니다. 여기에서 제가 느끼는 건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준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실제 외국에서의 생활과 학습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 꼬집자면 전혀 모르는 내용을 접했을 때 반응하는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기에 주로 준비과정을 마친 상태에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준비할 시간이 없었거나 부족했을 때 크게 당황합니다. 물론 말씀드린 상황은 누구에게나 어렵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좀 더 여유롭게 다양한 문제에 대응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대중의 생각을 일깨우는 지식인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수학을 연구하고 효과적인 학습법에 관해 고민하는 김민형 교수의 발자취에는 사람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그가 수학자로서 연구에 매진하는 것도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설명해내기 위함이며, 다양한 학습법을 활용하는 것도 미래를 선도해야 하는 인재들이 좀 더 수학을 어려워하지 않도록 돕기 위함이다. 이에 더해 김민형 교수는 지식인으로서 일반인들이 수학을 좀 더 친근하게 느끼고, 수학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두루 느끼도록 하기 위해 강연에도 힘쓰고 있다.“저는 설명하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의미와 재미를 느끼는 것들을 많은 분과 공유하며 토론하는 것은 감사와 즐거움이 가득한 일입니다. 그런 만큼 강연을 통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학 수준은 굉장히 높습니다. 그런데도 자신들을 수학을 포기한 자의 준말인 ‘수포자’라고 비하합니다. 저 역시 수학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공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학에 흥미를 갖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활용해 관점의 전환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삶의 모든 순간이 수학인 만큼 수학을 친근하게 여기는 사회가 펼쳐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마지막으로 김민형 교수는 기업의 교육자이기도 한 HRD 담당자들에게도 직관과 사고를 키워드로 메시지를 전했다. 소통이 원활한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하고, 불확실성 시대에 HRDer들은 인재들이 갖춰야 할 역량을 연구해야 한다. 따라서 김민형 교수의 제언이 HRDer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귀중한 나침반이 되길 기대한다.“현대 사회는 정보가 너무나도 많아져서 직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사안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구성원들과 소통할 때 직관적인 답은 피하기를 당부 드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직관에 의해 답을 내면 자신의 답을 옹호하려고 합니다. 이럴 경우 자신만을 위한 정량적인 근거를 찾아 본인 위주로 해석할 것이기에 답이 점점 틀려질 것입니다. 직관의 한계를 인지하고 다양한 사고의 중요성을 명심한다면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에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기업의 교육자로서 구성원들의 학습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김민형 옥스퍼드대학교 수학과 교수경력 사항옥스퍼드대학교 머튼칼리지 수학과 교수서울고등과학원 석학교수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수리과학부 석좌교수포항공과대학교 수학과 석좌교수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교수퍼듀대학교 교수컬럼비아대학교 교수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학력 사항예일대학교 대학원 박사서울대학교 수학과 학사(조기졸업)대표저서『수학이 필요한 순간』, 『수학의 수학』, 『수학자들』『아빠의 수학여행』, 『소수 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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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JOURNAL] 경계를 넘나드는 딥 러닝 통찰
지난 7월 4일 청와대를 방문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향후 한국의 과제는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라고 역설했다. 손정의 회장이 인공지능을 강조했던 이유는 지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데이터를 받아들여 스스로 학습하는 역량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경계를 가리지 않고 학습하며 지성을 축적하고 있다.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해 헤럴드경제는 ‘경계를 넘어서’를 슬로건으로 지난 7월 10일 인공지능을 통찰하는 특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의학, 법학, 예술을 넘나드는 인공지능의 도전과 이에 대응해야 하는 인간의 과제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2012년 사람처럼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는 딥 러닝 기술은 인공지능의 획기적인 진화를 이끌었다. 딥 러닝을 통해 인간보다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처리해서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의료, 법률, 예술의 영역까지 도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는 IBM의 왓슨, 미국 대형 로펌에 취직한 로스, 영화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벤자민이다. 인공지능이 빠르게 인간의 역량을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가지각색이다. SF 영화처럼 인공지능에 인간이 지배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인공지능은 결코 인간의 역량을 넘어설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포럼에서 강연을 펼친 의료, 법률, 예술 분야의 연사들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과제는 상호공존이라고 입을 모았다. ‘AI와 100세 시대’를 주제로 강단에 선 스펜서 쇼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은 ‘인공지능은 21세기의 페니실린’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희귀 유전성 장애, 만성질환, 비전염성 질환 등 현대 의학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의학의 발달로 100세 시대가 펼쳐진 상황에서 인공지능은 질병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건강하게 오래도록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쇼트 부사장은 인공지능을 결국 페니실린이라는 도구로 비유했다. 이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만든 데이터인 논문들을 분석하지 인간 자체를 분석하진 않아서다. 쇼트 부사장은 “작년 전기전자학회(IEEE)에서 시행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가별로 첨단기술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과 긍정이 함께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쇼트 부사장은 “인공지능은 여전히 윤리적,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며, 인공지능은 가치와 잠재성 및 사회인구학적 맥락을 두루 고려해서 사람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어서 박민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의 ‘솔로몬의 부활, 로봇 재판관’ 강연이 진행됐다. 박민철 변호사는 “우리는 과연 인공지능이 내리는 판단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순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실제 스포츠에서는 비디오를 통해 오심을 보완하는 정확한 판정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인생, 심지어는 목숨에 영향을 미치는 재판을 인공지능이 내린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박민철 변호사는 “인공지능이 다루는 데이터에는 인간의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이 반영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말은 인공지능도 결국 완벽하지 않다는 의미다. 박 변호사는 “편향성을 극복하고 완벽한 다양성과 포용성을 담아내는 판결은 인공지능의 분석력과 이를 적용해 모든 사람을 이해시키는 판결문을 쓰는 사람의 협업으로 가능하다.”라고 진단했다.다음으로 남주한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의 ‘21세기 바흐, AI’ 강연이 이어졌다. 남주한 교수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하루에 5천만 개의 멜로디를 받아서 음악을 만든다. 구글의 인공지능 작곡 툴인 ‘두들(Doodle)’이 대표적이다. 남 교수는 “인공지능은 음악을 직접 작곡하고 연주하는 것을 넘어 감상하고 평가하는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그러나 남주한 교수는 “인공지능은 결국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온 데이터를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예술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지 않으며 사람마다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과 표현하는 철학이 다르기에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정리했다. 남주한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다양한 음악을 빠르게 분석해서 영감을 부여받아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인간은 언제나 과거보다 더 편리하고 건강한 삶을 꿈꿔왔다. 강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인공지능은 앞으로 더욱 인간의 삶에서 중요해질 것이다. 그런 만큼 인간은 인간만의 역량이 무엇인지 조명하고, 인공지능과 협업해서 성숙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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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JOURNAL] Long Learning & Talent Development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가장 큰 차이는 불확실성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을 견인했던 딥 러닝은 체스판이나 바둑판처럼 통제된 가상의 장소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을 뿐이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모여 살아가는 현실세계에는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이제는 오랜 기간 데이터를 모아 끊임없이 학습하는 롱 러닝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은다.끊임없이 현실세계의 데이터를 연구해서 역량을 개발하는 롱 러닝은 인간에게 요구되는 평생학습과도 일치한다. 결국 불확실한 미래에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한 솔루션은 학습이다. 그 관점에서 지난 7월 17일 개최된 AI EXPO KOREA 2019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첨단기술의 발달로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다른 시대에서 끊임없는 학습은 인간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쉼 없는 학습은 인간에게만 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인공지능의 강점과 과제 역시 오랜 기간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 연구하는 학습역량이다.AI EXPO KOREA 2019 세미나에서 강연을 맡은 장병탁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일상에서 쉬지 않고 학습하는 롱 러닝이 인공지능 연구의 최신 트렌드이자 미래를 위한 숙제다.”라고 강조했다. 장병탁 교수는 인공지능의 발전에 공헌했던 딥 러닝은 통제된 가상공간에서 위력을 발휘했을 뿐이라고 정리했다. 이어서 장 교수는 현실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학습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사례를 공유했는데, 이는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과도 무척 유사하다.장 교수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영상, 언어, 스토리가 골고루 담겨 있는 만화영화나 드라마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은 아이들이나 어른들과 대화하면서 다양한 인간의 감정, 말하는 습관, 사고방식, 관심사를 파악하고 데이터로 축적한다. 실제 영상과 토론을 활용하는 학습시스템은 HRD에도 강조되고 있다.아울러 장병탁 교수는 “인공지능에게 사진 다섯 장을 제시하고 이를 활용해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게 하는 과제를 부여해서 스토리텔링 역량을 심어주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스토리텔링은 글로벌 HRD 컨퍼런스 중 하나인 ISPI에서도 조명된 영역이다. 스토리텔링은 어려운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하나의 스토리를 창조하고 공유하며 전달력과 소통력을 키워준다. HRD 측면에서 스토리텔링은 구성원과 조직의 성과향상 및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식이다.이에 더해 장병탁 교수는 트릭 테스트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해당 테스트는 사람 셋과 인공지능 셋을 섞어서 정체를 숨기고 사람의 질문에 대답하게 한다. 관중들은 질문에 답을 하는 방식을 보며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 판단해야 한다. 장 교수는 “경쟁은 현재 학습수준을 진단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효과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실로 긍정적인 경쟁은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학습과 일에 대한 의욕을 심어주고, 조직에 활기를 일으켜줄 수 있다.장병탁 교수는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현실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평생학습을 통해 갖출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공지능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유용한 도구이자 믿음직한 동반자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장병탁 교수에 이어 캐나다의 인공지능 투자회사인 에이파트너스의 설립자 브루스 알톤이 강단에 올라 캐나다 에드먼튼의 인공지능 생태계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KOTRA에 따르면 캐나다는 인공지능의 거점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주요 요인은 세 가지다. 첫째, 캐나다는 딥 러닝 방법론의 우수성을 입증해 인공지능의 발전을 주도하며 역량을 입증했다. 둘째, 정부차원에서 인공지능에 아낌없는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관련 인재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산, 학, 연이 인공지능의 상용화를 위해 활발하게 협업한다. 이어서 그는 캐나다의 대표적 인공지능 연구기관 중 하나인 에트먼튼의 AMI(Alberta Machine Intelligence Institute)의 현황을 설명했다.그에 따르면 AMI는 강화학습을 통한 인공지능의 학문적, 상업적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와 한국의 AI 스타트업인 마인즈랩과도 협업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은 의료, 금융, 국방, 보안 등 다양하고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가 있는 영역이라면 언제든 도입되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 산업에서는 ‘talent’가 키워드다.”라고 역설하며 인공지능을 연구하며 문제해결력, 창의력, 넓은 시야와 같은 인간의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두 강연을 통해 확인된 부분은 인공지능이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학습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에 활용되는 학습법들은 인간에게 결코 낯설지 않는 기법들이다. HRD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것도 바로 여러 시스템을 통해 학습하며 역량개발과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있는 부분이며, 이것이야말로 HRD의 미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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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포럼] 글로벌 HRD 통찰을 통한 2019 국내 HRD 이슈 분석과 전망
‘HRD’는 1960년대 후반 레오나드 나들러 조지워싱턴대학교 명예교수가 처음 용어를 사용한 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초기에는 조직의 성과창출을 위한 훈련과 개발에 초점을 두었지만, 점차 전체적이며 통합적인 접근법이 적용되며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두루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우리나라 역시 탁월한 인재가 발휘하는 역량의 힘을 인지하며 HRD를 도입 및 성장시켰고, 글로벌 HRD의 흐름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25일 개최된 제324차 「HRD포럼」의 ‘2019 글로벌 HRD 토론회’ 역시 향후 HRD의 방향성에 큰 인사이트를 선사했다. 패널로 참가한 HRDer들은 실무자의 관점에서 분석한 글로벌 HRD 흐름과 함께 자사의 HRD 현안과 이슈를 공유했다.매년 전 세계의 HRDer들이 한자리에 모여 HRD의 흐름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도출하는 장으로 ATD, ISPI, AHRD가 회자된다. 우리나라 역시 매년 산, 학, 연, 관의 HRDer들이 참석해서 글로벌 HRD를 통찰하고 트렌드를 정리하며 국내 HRD의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본격적인 토론회에 앞서 이찬 서울대학교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교수, 이진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HRD학과 교수, 송지훈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가 각각 ATD, ISPI, AHRD의 이슈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포럼 참가자들은 글로벌 HRD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어서 기업의 HRD 실무자들이 모여 각자가 몸담고 있는 기업의 HRD 현안과 글로벌 HRD 트렌드 접목 및 국내 HRD의 미래를 전망하는 열띤 토론회가 펼쳐졌다. 패널로는 ABL생명 최현숙 부장, CJ인재원 이현주 부장, LG화학 오승민 팀장, 한화인재경영원 이병욱 부장, 뉴인 김수영 이사가 참가했다. 좌장은 이진구 교수가 맡았다.reskilling과 upskilling 중심 HRD 추구첨단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교육과 직업교육은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좇아가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인적자원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HRD 컨퍼런스에서는 reskilling과 upskilling이 키워드로 제시됐다. reskilling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직무와 그에 따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습득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upskiiling은 현재의 기술과 역량 수준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최현숙 ABL생명 부장은 reskilling과 upskilling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주 52시간 근무제로 오프라인 교육이 제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의 효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게다가 일과 삶의 균형 추구에 따른 개인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도 커졌고, 정년퇴직을 앞둔 구성원들도 HRD에 고민거리를던져줬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reskilling과 upskilling이었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응해서새롭게 요구되는 역량들을 교육시키고, 구성원들 각자의 강점을 더욱 극대화시켜서 나이에 관계없이 역량을 발휘할 수있도록 하는 것이 ABL생명의 HRD 방향성입니다.”현안 공유와 함께 최현숙 부장은 앞으로 어세스먼트가 HRD에서 중요성을 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녀는 기술의 변화가 극심한 만큼 철저한 평가를 통해 인적자원의 학습역량과 성과를 진단하고 이에 맞는 보상을 해야 구성원들과 리더들의 성장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현숙 부장은 “업무에 몰입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환경에서 돌파구는 정확한 평가를 통한 성과보상체계 정립.”이라고 덧붙였다.구성원과 조직의 특성에 맞는 리더십 개발글로벌 HRD 컨퍼런스에서 빠지지 않고 조명되는 영역이 리더십이다. 실제 리더의 역량은 구성원과 조직의 성장을 위한 핵심과도 같다. 이현주 CJ인재원 부장은 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리더십 관련 내용 중 개인의 특성에 맞는 리더십 개발이 글로벌 HRD 컨퍼런스에서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에 따르면 CJ인재원은 현재 리더십 파이프라인 구축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의 목적은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기 위함입니다.개인 맞춤형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기위해서는 기본적인 토대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룹의 가치와 경영철학이 확고하면서도 글로벌 HRD 트렌드도반영된 중장기적 HRD 시스템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CJ그룹은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후 세부 컨텐츠를 다채롭게 배치했습니다. 이를 통해 각 계열사는 그룹의 방향성과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구성원들의 특성에 맞는 리더십 프로그램을취사선택할 수 있습니다.”아울러 이현주 부장은 앞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이 리더십 개발에 적극 도입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부장은 승진자 교육과 그룹 가치 교육에 게이미케이션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리더십 개발을 위한 교육에 왜 게이미피케이션이 접목될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의견도 제시했다.“불확실한 환경이 펼쳐질수록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의 역할은 중요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리더십 개발을 위한 교육이 더욱 다양하고 세밀하게 진행될 것은 명확합니다. 꼭 해야만 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리더십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게이미피케이션의 활용가치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수평적 조직 구축을 위한 심리적 안정감 지향오승민 LG화학 팀장은 조직문화에 주력해서 글로벌 HRD 컨퍼런스를 참관했다고 말했다. LG화학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화두는 수평적 조직 구축과 구성원들의 ‘speak up’이다. 이와 같은 이슈의 기저에는 조직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오승민 팀장은 HRD에서 교육보다 문화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말하며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현장에서의 학습을 극대화하고 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세밀하게 설계하는 일은 과거에도 끊임없이 강조되어 왔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을 함양시켜 구성원들의 경력을 개발시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말씀드린 것들은 현업에서 잘 응용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조직문화에 있습니다. 사람은 문화를 만들기도 하지만, 문화에 종속되기도 합니다. 그 관점에서 제가 주목한 세션이 심리적 안정감입니다.”사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문화는 매우 위계적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는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어렵다. 오 팀장은 미국과 중국의 혁신 기업들은 구성원들이 두려움 없이 CEO와 소통하며, 안정이나 일과 삶의 균형보다 일을 더 하고 싶어 하는 문화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심어주며 리더를 중심으로 빠르게 문화 혁신을 일으키지 않으면 우리나라 기업은 위기에 처할 것입니다.”라고 우려했다.마지막으로 오승민 팀장은 밀레니얼세대라는 단어를 HRD 분야에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길 희망했다. 그 이유로 오승민 팀장은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이슈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을 묶어 편안한 분위기 속에 소통하고 토론하며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심어주는 것이 HRD의 과제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역설했다.HRD와 HRM의 전략적 연계 조명한화는 이번 ‘ATD 2019 ICE’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승진후보자과정’을 발표했다. 한화의 세션 발표는 해외의 수많은 HRD 관계자에게 주목을 받았다.이병욱 한화인재경영원 부장은 토론회에서 한화의 HRD 현안으로 가시성 극대화를 꼽으며, 이를 위해 HRD와 HRM의 전략적 연계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병욱 부장은 “HR 업무는 눈에 보이지 않기에 구체적인 수치를 활용하지 않으면 경영진의 흥미를 자극할 수 없고, 존재의의를 높이기도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고민을 통해 개발된 프로그램이 바로 ‘승진후보자과정’이다.이병욱 부장에 따르면 한화는 인적자원의 진정한 리더십 역량은 극한 상황에서 나온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해당 프로그램에 참가한 승진을 앞둔 구성원들은 다양하고 어려운 과제를 부여받는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역량을 검증 및 분석해서 정리하고, 태도도 면밀하게 통찰하며 성장을 위해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제시한다. 그런가 하면 ‘승진후보자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어세스먼트 센터다. 이병욱 부장은 맞춤형 교육은 정확한 평가에서 비롯된다고 정리하며 HRD와 HRM의 전략적 연계를 거듭 강조했다.또한 이병욱 부장은 토론회에서 자주 언급된 밀레니얼세대에 관해서는 조직의 상급자들은 여전히 밀레니얼세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여전히 HRDer들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관점도 공유했다.시대의 변화에 따른 맞춤형 학습관리시스템 구축김수영 뉴인 이사는 글로벌 HRD의 현안과 국내 HRD의 과제에 대해 정리했다. 뉴인은 자체 개발 솔루션을 ‘2019 ATD ICE’에서 선보이며 그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그녀는 글로벌 기업들의 HRD에서 솔루션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대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기업들의 관심사와 니즈도 다변화되고 있기에 HRDer들의 업무도 다양해지고 있다. 김수영 이사는 “글로벌 기업들의 HRDer들은 커뮤니케이션이나 동기부여와 같이 세분화된 목표를 갖고 이에 맞는 기능 중심의 HRD 전략과 시스템을 수립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국내 HRD는 앞으로 솔루션의 중요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울러 김수영 이사는 학습의 일상화를 HRD의 트렌드로 짚었다. 실제 인적자원의 역량은 첨단기술의 빠른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에 따라 끊임없는 학습을 통한 미래역량 함양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김 이사는 “학습자별 역량과 태도를 수치화하고 마이크로러닝, 게이미피케이션, 챗봇을 활용해 흥미와 자극, 편의성을 두루 느끼며 일상 속에서도 끊임없이 학습하는 문화와 시스템을 조성해야 구성원과 조직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입니다.”라고 제언했다.이번 포럼은 글로벌 HRD 컨퍼런스 이슈 분석을 듣고 정리하는 것을 넘어 이를 현장에서 활용하는 HRDer들의 다양한 관점을 공유하는 토론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참석자들은 토론회의 패널들에게 조직문화, 리더십, 밀레니얼세대, 평가 시스템 등에 대해 질문하며 HRDer로서 조직과 구성원들의 성과창출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중요한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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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JOURNAL] 뇌과학적 통찰로 만드는 행복한 조직문화
지구상에서 인간은 다른 인간의 영향을 받고, 다른 인간과 활발하게 교류하는 소통과 공감을 통해 생존 및 진화를 거듭해 왔다. 이와 같은 인간의 역사를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학문이 뇌과학이다. 뇌과학은 인간의 행동 원인과 이유를 연구할 수 있기에 과학기술계를 넘어 HRD 분야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그런 측면에서 지난 7월 11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진행된 뇌과학 강연은 눈길을 끌었다. 강연은 뇌과학자로 유명한 장동선 박사가 맡았다. 장동선 박사는 ‘뇌와 뇌를 연결하는 법’을 주제로 인간의 생존, 성공, 이해, 공감의 원인에 대해 세밀하게 짚어냈다.장동선 박사는 강단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에게 ‘우리는 왜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선의 길이를 맞추는 실험에서 대다수의 사람이 낸 답안에 순응하거나 병원에서 집단의 알 수 없는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따라 하는 개인의 행동 분석 실험을 소개하며 인간의 뇌는 생존과 적응, 성공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장동선 박사는 인간의 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설명하는 세 가지 가설을 공유했다.첫째는 ‘성 선택설’이다. 암컷에게 선택받기 위해 날개를 아름답게 관리하는 공작새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장 박사는 “해당 가설은 여성들의 뇌의 진화에 관해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라고 분석했다.둘째는 ‘물리적 환경’이다. 인간은 사냥을 더욱 수월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만들고, 이를 슬기롭게 사용하며 지능을 발전시켜 왔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장동선 박사는 “다만, 사냥을 하지 않는 현대사회의 인간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라고 정리했다.셋째는 ‘타인과의 교류를 통한 뇌의 발달’에 대한 가설이다. 실제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지역을 조사해보면 다양한 인간이 모여 문명을 발달시켜왔다. 장동선 박사는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는 자신을 죽이거나 살릴 수 있는 인간이었다.”라고 말하며, 인간은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 뇌를 발달시켜왔다고 설명했다.장동선 박사가 공유한 실험과 가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뇌는 사회나 조직에서 무난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의견과 행동에 맞춰 적합한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장동선 박사는 “세상에 완벽한 가설은 없다.”라고 정리했다. 이어서 장동선 박사는 “새롭게 영토를 개척하거나 기존에 없었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했던 시대에는 조직에 순응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생존에 유리했다.”라고 말했다. 즉, 환경과 시기에 따라 요구되는 인간의 역량은 각기 달랐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불리는 현대사회에서는 남과 다른 생각이 생존과 성공에 유리하다. 장 박사는 “같은 무지개를 보고도 서로 다른 색깔들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열린 사고는 뇌를 자극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줄 것.”이라고 강조했다.나아가 장동선 박사는 주제인 ‘뇌와 뇌를 연결하는 법’으로 화제를 돌리며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행위는 서로의 뇌가 연결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라고 풀어내며, 청중들에게 마음이 아프거나 힘들 때 뭘 하는지 생각해보라고 얘기했다. 사람은 마음이 괴로울 때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를 찾아가거나, 교회나 성당 혹은 절을 방문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친한 친구와 오랜 시간 얘기하며 속마음을 털어놓는다.장동선 박사는 “속마음을 전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행위를 통해 뇌에서는 동조가 발생하며 사람의 뇌가 서로 연결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 안아주는 행위를 통해서도 뇌파, 호흡, 심장 박동에서 동조가 일어나 뇌와 뇌가 서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장 박사는 “뇌와 뇌의 연결은 곧 힐링이며, 인간이 살아가면서 소중한 사람을 주변에 많이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제언했다.장동선 박사의 강연은 자연스럽게 힐링에서 행복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사실 뇌과학이 조명받는 이유는 인간의 마음을 분석하며 더욱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함이다. 장동선 박사는 “삶에서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인간의 뇌가 세상에서 자신과 타인을 인지하는 방식과 공감 능력.”이라고 분석했다. 자신 안에서 행복을 위한 방법을 찾을 줄 아는 뇌와 타인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느낄 줄 아는 뇌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경영환경의 변화로 나날이 조직문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사고와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구성원들이 교육과 업무에 몰입해서 역량을 개발하고, 동료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직장과 가정에서 양질의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기 위한 핵심이 바로 조직문화다. 이를 위해 뇌과학에서 말하는 열린 사고와 공감은 글로벌 환경에서 요구되는 넓은 시야와 몰입과 협업을 통한 창의력 발현에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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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JOURNAL]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리더의 오만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창조적 인재들은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과신해 오만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 역사 속 다양한 국가와 조직은 성공, 자만, 오만의 과정을 거쳐 위기를 겪었고, 그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국가와 조직은 멸망했다.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고 영속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기업의 리더들이 오만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오만은 개선이 무척 어려울 뿐더러 국가와 기업의 멸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에 포브스코리아는 휴브리스로 표현되는 오만에 주목해서 지난 7월 11일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선 리더의 오만의 유형, 위험성, 개선방안 등을 세밀하게 통찰했다.유진 새들러 스미스 영국 서리대학교 교수는 강단에 올라 ‘리더가 오만을 경계하는 방법’을 주제로 참석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전했다. 오만은 리더들에게 좌절의 시간을 안긴다. 그러나 오만에 빠질 수 있는 순간을 미리 파악해서 대비할 수 있다면 조직과 리더는 더욱 강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새들러 교수는 “리더는 권력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며, 전사적 토론이 이뤄지는 조직문화가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조직의 강점은 약점이 되고 약점은 강점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새들러 교수에 따르면 영국 기업들은 회장과 CEO의 역할과 권한을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 아울러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애자일 조직으로 변모해서 의사결정의 수직적 성격을 없애고 있다. 수직적 의사결정은 위계적인 문화를 조성해서 조직을 정치적으로 만든다. 또한 미국의 경영사상가 짐 콜린스는 미국의 대기업들을 연구하며 성공방정식이 실패방정식으로 변할 수 있음을 알아차린 기업들만이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새들러 교수는 “한국의 기업들은 행동으로 연결되는 교육 시스템을 정립해서 전사적으로 비즈니스 윤리와 겸손을 내재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유진 새들러 교수에 이어 ‘히딩크의 오만과 박항서의 리더십’을 주제로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강연에 나섰다. 신 교수는 히딩크 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이유가 오만함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히딩크 전 감독은 고국 네덜란드 축구 국가대표팀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4위에 올려놓으며 세계적인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후 스페인 프로축구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레알 베티스의 감독 시절 선수단 관리 실패와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이에 대해 신문선 교수는 “히딩크 전 감독은 자신의 역량을 지나치게 믿어 객관적 선수단 파악과 맞춤형 전략 수립을 등한시했고, 결국 쓰디쓴 실패를 맛보게 됐다.”라고 진단했다.그러나 히딩크 전 감독에게 다시 감독으로서 정상에 설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제의였다. 그는 새로운 자리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철저하게 진단했고, 리더로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신문선 교수는 “히딩크 전 감독은 확실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며 선수단을 장악했고, 유머와 배려를 섞어 선수들을 관리했고, 선수들이 안주하지 않도록 경쟁심을 자극해 선수단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렸다.”라고 정리했다. 그 결과 히딩크 전 감독은 4강 신화를 달성하며 국민영웅이 될 수 있었다.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코치로서 히딩크 전 감독을 보좌했던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 게임 4강이라는 역사를 창조하며 현재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러나 박항서 감독도 2002년 월드컵 이후 당시의 성공에 매몰되어 역량개발을 소홀히 했다. 박 감독은 월드컵이 끝나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성적부진으로 경질됐고, 이후 K리그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둔 때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큰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스스로도 좌절감에 빠져있던 박항서 감독에게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님 감독직은 인생의 변곡점이었다.신 교수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소통, 동기부여, 질책보다는 격려, 자만보다는 겸손함을 중시하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베트남 선수들과 소통해서 팀의 중요성을 인식시켰다. 이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감독을 신뢰하고 하나로 뭉쳐 기본기, 열정, 협업을 무기로 역사에 남을 순간을 만들어냈다. 신문선 교수는 “히딩크 전 감독과 박항서 감독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만으로 인한 좌절은 모든 리더에게 찾아오지만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면 다시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실로 조직에서 가장 오만을 경계해야 하는 사람은 리더다. 구성원 교육과 조직문화 혁신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 역시 리더다.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에 HRD 부서는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HRD 담당자들은 판단력, 행동력, 통찰력을 갖춰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도 굳건하게 생존할 수 있는 리더를 육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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