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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중소기업의인적자원개발을지원하는 종합솔루션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사업’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업능력개발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근로자 훈련 활성화를 위해 2001년부터 추진되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기업·사업주단체·대학이 복수의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구성, 훈련을 실시하여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 및 신규인력 양성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하고 있다.
충분한 참여기업 확보가 첫 번째 관건
인력수급체계를 일원화하고 현장수요 반영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기존 각 부처에서 수행하던 인력양성사업을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사업으로 통합 개편하였다. 운영기관과 참여기업간의 유기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근로자의 직무능력향상과 이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게 된다.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기업에 대하여‘Hidden Champion’이라 칭하는것에 착안하여 약칭으로 CHAMP라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인력양성사업으로 발전하려는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본 컨소시엄을 유효하게 운용하려면 몇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컨소시엄이 제대로 움직이려면 충분한 수의 참여기업 확보가 중요한 조건이다. 이는 컨소시엄 사업지원금이 최대 15억까지 정부지원금 80% 이내에서 지원되지만, 참여기업의 고용안정·능력개발사업 납부보험료의 240%를 합산한 금액 범위 이내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자체적인 훈련시설의 확보가 사업 참여의 필수조건이기에 지원금으로 도입된 장비가 설치될 기관자체 교육원, 또는 공간 확보가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한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인건비, 훈련시설·장비의 비용 중 20% 이상 자체부담금을 확보해야 하며본 사업을 전담하는 전담자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실시규정에 의해 교육 훈련경력 3년 이상의 전문가로 채용해야 한다. 이렇게 뽑힌 전담자는 행정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강의가 사실상불가하므로 전담자를 제외한 사내 강사, 사외 전문가 확보를 통해 콘텐츠를 충실히 유지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총 134개 운영기관이 참여하여 진행중
이상과 같은 필수사항들이 충족됐다면 컨소시엄 사업 선정 후 직무분석-훈련 프로그램 개발-훈련교재 개발, 장비 구축 및 운영-훈련 운영-참여기업/훈련생 사후관리 등의 프로세스가 진행된다.직무분석을 통한 수요 도출과 적용 가능한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의 순서야 HRD담당자라면 익숙한 영역의 일들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 배치된 훈련교재 개발 부분에 있어선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데, 외부 전문가, 참여기업 관계자 등에게 원고 의뢰도 가능하지만 전담자가 교재발을 할 경우에는 별도의 원고료 비용은 인정되지 않는다.
훈련의 운영은 훈련준비-진행-만족도조사-보고의 순서로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HRD-Net을 활용한 과정인정, 기간추가, 실시신고, 수료자보고, 비용지급신청 확인 등의 업무가 발생한다. 이후 참여기관과 훈련생에 대한 DB가 구축되며 교육성과 메일링 등 다양한 사후 활용방안이 진행된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경우, Before/After 교육시스템, 훈련생 평가 결과 송부,참여기업 CEO 면담, 강사2진 아웃제 등을 시행한 걸 모델로 삼을 수 있겠다.현재 본 사업에는 전국적으로 대기업 27개, 중소기업 6개, 대한상의 5개, 협회 22개, 폴리텍대학교 24개, 일반 대학교 33개, 그리고 17개의 지정기관들이 참여하여 총134개 운영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대형 컨소시엄으로 자리 잡았다. 중소기업의 미래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노력의 증거가 과연 어떤 성과로 드러날지 주목해 볼 일이다.
컨소시엄 허브사업단은 정부와 전국 134개 컨소시엄 운영기관 간 효율적 사업운영을 위해 가교(Bridge)역할을 수행하는 전문 운영지원 기관이다.
사업단은 사업수행 희망기관 및 운영기관 컨설팅과 운영매뉴얼 및 현황집 제작 그리고 컨소시엄 뉴스레터 발행, 우수사례경진대회 행사 개최, 컨소시엄 교류회 운영을 추진해 왔다. 사업단은 컨소시엄 사업의 질적 향상 및 효율적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관계자의 직무능력향상 및 자기 능력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컨소시엄 운영기관 전담자 직무연수사업의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특히 사업단은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 정부정책 방향제시 및 자문을 위해 선정 연구과제의 수행을 위한 지원업무 수행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시범사업으로 민간훈련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한 국가 기간산업인 금형산업 분야의 직업훈련 Provider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수한 직업훈련기관 육성·이관을 통한 인큐베이터 역할 수행을 목적으로 컨소시엄 시범사업의 이슈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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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욱] 위기의 사령관에서 한국형리더십을 양성하는 통사(通士)가 되다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서
삼성, 농심 등의 CEO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융합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손욱 고문. 강의 외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근황을 물어보았다.
“요즘에는 3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기술경영, 과학적으로 일하는 방법, 특히 기술부분에 있는 사람들이 과학적으로 일하는 방법인 MOT를 가르치고 있어요. 두 번째는 한국형 리더십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2만불에 도달했는데, 한 사람도 행복한 사람이 없고, 행복다고 느끼는 사람의 수는 더 줄었어요. 사회가 더 혼란스러워지고. 결국 이건 정신문화의 문제죠. 기업도 정신문화, 조직문화가 중요하잖아요. 우리나라는 근 20년 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입니다. 60,70년대 ‘잘 살아보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소득 천 불이면 잘 될 거라고 했어요. 그런데 삶은 풍요로워졌는데, 정신적으로 OECD 국가 중 자살률 제일 높고, 부정부패 많은 불행한 나라가 된 거예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큰 정신문화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정신문화를 만드는 것은 리더십이죠. 리더들이 올바른 생각과 리더십을 발휘해야 정신문화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세상이 이루어진다는 거죠.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은 결국 리더십이 제대로 육성되지 못해서 그런거예요. 왜냐하면 모든 대한민국의 HRD를 하시는 분들이 서구의 이론을 중심으로 가져와서 그걸 전파하고 교육하고 사람들을 육성하는데 힘을 썼어요. 그런데 서양인과 한국인은 다르죠. DNA가 다르단 말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5000년 역사 속에서 이어온 수많은 성공과 좌절, 성취가 있었는데, 거기서 보여준 한국형 리더십을 찾아내야 뭔가 나올겁니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을 정리해보면 한국형 리더십. 한국인의 DNA에 맞는 한국 사람들을 5000년 동안 이어오게 하고, 짧은 시간에 제일 가난한 나라에서 2만 불의 강한 경제국가로 만든 그 리더십은 무엇인가. 공자님도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칭찬하고 부러워하며 가서 살고 싶은 나라라고 했던 그 나라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수많은 기적같은 리더십이 있는데, 그것은 한국민의 정신문화에 맞기 때문에 힘을 발휘해서 위기를 돌파하고 여기까지 온 거란 말이죠. 그걸 배워야죠. 그래서 2007년부터 지금까지 한국형리더십연구회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행복론 125운동
손욱 고문은 우리 농촌의 어른들의 모습을 피력했다. 할머니들은 고생하면서 밭일하고 아이 낳고 기르며 살았고, 할아버지들은 건강할 때는 다른데서 지내다가 나이 들고 늙고 병드니 다시 할머니에게 와서 사는 모습들. 그게 가난했던 농촌의 모습이라고 말하며, 그런 환경에서도 꽃이 피었다고 1960년, 70년대를 회상하였다. 그리고는 지금의 풍요롭지만 이기주의, 지역주의가 팽배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 말을 이어갔다.
“MASLOW의 인간욕구 5단계를 보면 맨 위에 자아실현, 꿈의 실현, 그 밑이 존경의 욕구가 있어요. GDP가 만 불이 되면 모두가 존경받고 싶어하고 꿈을 이루고 싶어하죠. 그러니까 우리집 마당은 깨끗해야 하고, 쓰레기는 다른 동네에 버리고, 쓰레기 소각장은 우리 동네는 안된다는 이기주의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 전에 가난하고 힘들 때는 그런 의식이 없어요. 쓰레기장 지으면 지어야 되나보다 하는 요. 쓰레삶이 풍요로워지면서 내 존경, 내 꿈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이기주의가 생겼죠. 그런데 이 시기에 정신문화가 올바로 세워지지 못하면 쉽게 선진국으로 못 올라갑니다. 선진국 이약의 기로에 서이 없어우리나라는 새로운 정신문화가 필요해요. 그것이 바로 새로운 마음가 필 새로새마음 필 라고 할 수이 죠. 그래서 지금 하는 또 다른 일이 행복론 125라는 운동입니다. 행복나눔운동이예요. 지식창조사회에 걸맞는 새로운 문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제 명함을 보면 통사라고 적혀있어요. 통사는 조선시대식이 었던 건데, 민간의 단체나 모임에서 일을 하다보면 갈등이 생기잖아요. 그걸 조정해주는 사람이예요. 연구회도 가고 모임도 가지만 회장이나 임원이 아니라 통사로써 정신적인 역할만 하고 있습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서도 대한민국 성장을 바라는 마음은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한국의 잭웰치라 불리다
경영 일선에서 물어나서도 여전히 그는 한국의 ‘잭웰치’라고 기억되고 불리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인재를 소중히 여겨 그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교육하는 것을 실천하는 CEO가 드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한국의 잭웰치 라고 불리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손 고문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조직의 경영자들이 많죠. 성공한 사람들도 많은데, 잭웰치 라는 사람은 식스시그마를 만들고, WORKOUT을 도입해서 토론문화를 만들었어요. 교육을 엄청나게 해서 인재를 만들고 그 사람들이 일을 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죠. 한국의 대부분의 경영진들은 성과위주로만 사람을 평가하고 닦달하는 경우가 많아요. 교육을 잘 시켜서 50년, 100년 뒤 한국을 준비하자 이런 걸 안한다고요. 그러니까 웰치는 그런 걸 한 사람이죠. 그런 사람이 한국에 많지 않기 때문에 제가 회사에 가서도 매출 이야기보다는 식스시그마 하자, 교육하자,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통해 인재양성을 하면 저절로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진다. 이런 말을 하면서 인재들의 잠재역량을 키우는 방법 그런 것만 생각했죠. 그러던 중 하필 그 시기에 도입이 된 게 GE의 식스시그마, 워크아웃방식. 그래서 아마 웰치를 좋아하나보다, 웰치식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겸손한 반응이었다. 그래서 손 고문이 기업에 있을 때 이루어냈던 성과를 물었다. “삼성 SDI에서 식스시그마를 도입한 다음에 1차적인 성공을 해서 이걸 대한민국을 위해서 더 확장시켜야겠다. 그래서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을 만났죠. 그때 삼성기술원과 SDI를 거쳐 얻은 기술을 한국경제신문에 2면을 전면으로 식스시그마 운동을 내보냈어요. 전 세계에서 식스시그마가 가장 빠르게 도입되고 확산된 하나가 우리나라예요.” 현재 대부분의 기술, 제조업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스시그마가 널리 퍼지게 한 장본인이 바로 손욱 고문이었다.
그 외에 삼성전기에서 5년 사이에 10배 성장을 하라는 미션을 받아 25개의 신규 사업을 이끌었던 이야기, 삼성종합기술원의 연구원들에게 제대로 일하는 방법인 연구혁신방법론을 가르쳐 연구의 체계를 만든 이야기 등 수많은 성과를 말해주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알고 성공한 지식을 혼자 아는데 그치지 않고, 신문의 지면이나 책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달해야 대한민국이 성장한다고 믿고 있었다.
지식 나눔을 실천하다
손욱 고문하면 몇 권의 유명한 경영서적이 떠오른다. ‘변화의 중심에 서라’, ‘12지 경영’ 등. 인문학, 철학, 역사에 조예가 깊은 손 고문의 ‘12지 경영’의 탄생 비화 배경이 궁금하다.
“정년을 1년 남겨두고 삼성인력개발원 원장을 했어요. 그러면서 사람을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공부했죠. 어떤 사람을 키워야 되는지를 고민하면서 리더십교육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한국형 인재를 생각하면서 우리 조상들이 가르쳐준 지혜를 보게 되었고, 그러다 12지 경영이 나왔죠. 예전 단군시대에도 문헌을 보면 ‘소나 말을 봐라. 저 놈들은 풀을 뜯어먹으며 서로 싸우지 않는다. 너희들도 소나 말처럼 싸우지마라.’ 이렇게 가르쳤다고요.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겠죠. 그래서 선각자들이 만든 게 12가지 동물에게 배우라는 거였죠. 그 12가지 동물을 합치면 인간의 리더십, 개발 등이 다 들어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떤 인재가 필요하냐 라고 물으면 12가지 동물의 특성을 다 갖춘 사람이라고 답해요.”
인재를 소중히 해라, 사람이 재산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현재 위기경영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는 시점에서 ,CEO들이 반드시 해야 할 것,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결국 기업이기 때문에 사람을 어떻게 지키는가가 중요하다. 가장 소중한 자원을 잃어버리면 결국 회사가 망하게 된다. 평소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인재를 육성하지 않으면 결국 기업이 없어진다. 그래서 사람, 인적자원 그 자체를 기업으로 생각하고 어떻게 잘 유지하고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위기 때만 사람을 보지 말고, 평소에 잘 봐야한다. 지켜야 할 방침이라면, 경영철학을 위기라고 해서 흔들면 안된다. 신뢰가 무너지니까. 자신의 철학은 확실히 정해야 하는것입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는 극복할 수 있다. 위기가 기회다라고 해야 되겠죠. MASLOW가 인간욕구를 8단계로 정리한 자료가 있어요. 자아실현이 7단계로 내려가고, 8단계에 다른 사람을 도와서 꿈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 올라갔어요. HRD, 리더십의 기본이죠. 부하들을 거느리면서 부하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래야 조직의 꿈도 이루어집니다. 인간 자체를 생각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손욱 고문과 인터뷰 하는 내내 성공한 CEO, 혁신 전문가라는 단어보다는 진정 사람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휴머니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사람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교육하고, 문화를 만들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평생을 바친 그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한국형리더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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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이가 갖춰야 할 필수조건은 ‘품성’
박종구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1998년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였던 박 이사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 공공관리단장을 시작으로 공직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 국무조정실 수질개선기획단 부단장, 경제조정관, 정책차장과 과학기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및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에 이르기까지, 박 이사장의 삶은 순탄한 편이었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항상 좋은 일만 있었겠는가.
“다른 이에 비해 굴곡이 있는 건 아녔죠. 유학 갔다 와서 교수로 일하다 공직으로 들어가 차관까지 하고, 교수로 복귀했다가 이번에 폴리텍대학으로 온 걸 보면 그렇죠. 하지만 사람이란 게 나름 최선을 다하긴 하지만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지나고 보면 아쉽고. 그런 거죠(웃음)”
이상적인 조직은 사회적 이득을 주는 조직
박 이사장은 인재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품성’이라고 꼽았다. 전문성, 학벌 등등의 조건들도 물론 염두에 두는 바이지만 인간됨됨이야말로 박 이사장이 인재를 볼 때 가장 우선시하는 부분이었다. 결정적일 때 신의를 지켜주는 건 품성이 좋은 사람이지 재능이나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박 이사장의 지론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고 박인천 창업주의 5남이기도 한 박 이사장은 그러한 인재철학을 조직의 CEO를 바라보는 시선으로까지 끌어 올리고 있었다. 기업가로서의 사회적 책임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책임의식과 경영자로서의 능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박 이사장이 보는 CEO의 이상적인 형태였다.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책임의식과 기업을 확장하고 공정한 분배를 지향하는 경영자로서의 능력이 서로 완전히 배타적인 것이라곤 보지 않습니다. 미국에도 워렌 버핏이라든지 빌 게이츠 같은 인물들이 있으니까요. 물론 경영을 하는 건 중요한 능력이지만 요즘 CEO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지속가능한 경영, 윤리경영과 같은 면들이잖습니까.”
역사학도이자 경제학자, 제갈량을 꿈꾸다
조직의 장이 되는 인물들이 갖춰야 할 요소에 대한 논의가 나오니, 이제 그 구체적인 면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경우는 롤모델부터 묻기 마련. 박 이사장은 자신의 인재철학에 따라 존경하는 인물로 삼국지에 등장하는 촉나라의 재상 제갈량을 꼽았다.
“중국을 보면 신화를 여섯 유형으로 나누는 분류법이 있습니다. 가장 높은 반열의 신화에는 ‘성스러운 신화’ 개념이 있죠. 제갈량이 바로 이 부분에 속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 그분의 행정능력, 정치력, 백성에 대한 마음 등등을 보면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중국의 시성인 두보는 ‘촉상(촉나라의 재상)’이라는 시로 제갈량을 기릴 정도였죠.”
인터뷰를 하다 보니 박 이사장의 말들 속에서는 묘하게 역사 소재들이 자주 활용되고 있었다. 그것은 역사를 통해 공부와 학습을 깨달은 박 이사장의 선천적인 기질에 가까운 것이었다.
박 이사장은 원래 언론인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역사라는 학문에 자연스럽게 끌렸고 성균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그것이 어느 순간 경제학 전문가가 되었고, 유학을 갔다 와서 경제학과 교수로 자신의 위치를 잡게 되었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떠나지 않았다. 덕분에 그 해박한 지식은 인터뷰 중 불쑥불쑥 드러나곤 했다.
그렇다면 역사에 대한 박 이사장의 의견을 더 들어보기로 하자. 과연 박 이사장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한국사의 시대는 어느 때일까? 그것은 바로 영․정조 때였다.
“그때가 조선 후기였는데, 많은 사회발전과 개혁이 일어났었죠. 하지만 정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세도정치시대로 들어갔고 역사는 정지되었습니다. 참 안타까워요. 그때 우리가 좀 더 개혁을 추진했다면 한일합방과 같은 근대사의 비극은 없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물론 역사에서 ‘만약’이란 소용없는 얘기지만요.”
긍정마인드가 세상을 바꾼다
역사에서 ‘만약’이란 단어를 지워 버리면 그 공학적 필연성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것은 박 이사장 자신에게도 대입되고 있었다.
“어떤 정책이란 게 항상 이상적인 조건에서 추진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현실적 제약이라든지, 이 같은 사안에서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어요. 하지만 11년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좋은 환경에서 일을 했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박 이사장과 인터뷰하는 내내 느꼈던 것은 의식 속에 올곧게도 세워진 긍정 마인드라는 단어였다. 그것이야말로 박 이사장이 폴리텍대학의 수장으로 서게 된 강력한 동원력이었을 것이다.
“전 긍정적인 사람이 좋습니다. 역시 긍정적인 세계관을 갖고 도전정신을 갖는 이들이 결국은 뭔가를 발전시켜요. 피해의식으로는 세상을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긍정의 마인드, 윤리경영. 최근 부쩍 강조되는 화두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HRD 관점에서는 몇 년째 해결이 안 되고 있는, 바로 ‘조직에서의 성과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다. 그래서 ‘성과란 무엇인가’라는 의미를 두고 취업의 일등공신이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직업교육대학으로서 폴리텍대학에서 박 이사장이 무엇을 이루고 싶어하는지를 물어봤다.
“폴리텍대학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게 ‘취업을 잘 시키는 대학’인데, 단순한 취업률을 넘어서서 취업의 질, 양질의 취업을 이루게 만들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게 꿈입니다. 두 번째로는 사회정책적, 통합적 역할을 하는 거죠. 베이비부머나 취약계층과 같은 사회적 사안들에 대해 긍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겠죠. 세 번째로는 폴리텍대학은 교육훈련기관이라는 걸 염두에 뒀습니다. 교육훈련기관이면 교원들의 역량이 좋아야죠. 다양한 역량진단과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보다 훌륭한 교원을 만들 예정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폴리텍대학을 아는 이들이 적어요. 모든 국민에게 회자되고 환영받을 수 있는 교육훈련기관이 되도록 홍보도 진행하고 그래야 하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박 이사장이 새롭게 애정을 갖고 진행하는 과제는 ‘플래그십(flagship)’ 학과를 만드는 것이다. 폴리텍대학은 기계, 용접, 배관, 전기공사 같은 기초기술에서 로봇, 항공, 바이오와 같은 최첨단기술까지 다양한 학과가 있지만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대표적인 학과는 없다. 앞으로 한국폴리텍대학을 이끌어갈 플래그십(flagship) 학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하여 대학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한다.
평이하면서도 특별하게
박 이사장은 독서광이다. 자기계발에 대해 묻자 ‘독서’라는 단어가 바로 나오는 박 이사장은 지금의 공무원은 조선시대라면 사대부였을 거라고 말한다. 사대부란 무엇인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던 이들 아니던가. 책을 내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박 이사장은 얼른 자신의 재량으론 할 일이 아니라고 밝히며 논의를 저리로 치운다. 하지만 문학평론가 김현, 그리고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의 얘기들을 설명하는 박 이사장의 모습에는 어떻게든 지식을 전파, 공유하고자 하는 지식 리더들 특유의 공유정신이 느껴졌다.
특히 폴 크루그먼은 박 이사장이 그의 칼럼을 보기 위해 뉴욕 타임스를 읽는다고 할 정도로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폴 크루그먼의 저작들이 보여주는 공통된 특징을 떠올려보면 박 이사장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모종의 이상적 면모들이 보인다. 박 이사장은 폴 크루그먼의 글을 평하길 ‘평이하게 쓰면서도 논리적이고, 리버럴한 성향을 보이지만 약자에 대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것은 대중적 소용성과 논리적 박식함을 갖춘 넓은 사고를 가진 인물의 모습이다.
또 다른 좋아하는 작가로 시바 료타로를 뽑은 것도 그렇다. 역사소설의 거장인 시바 료타로는 <료마가 간다>, <항우와 유방> 등의 소설들로 유명하다. 대중적이면서도 격조가 있는 그의 소설들 또한 박 이사장이 지향하는 영역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었던 것이리라.
‘뭔가 다른’ 폴리텍 대학교 인재들을 육성한다
이제 박 이사장이 폴리텍대학교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리더십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박 이사장은 스스로 추구하고자 하는 리더십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설명했다. 첫 번째, 새롭게 해나갈 수 있는 개혁 리더십. 두 번째, 매너리즘과 현실안주를 타파하기 위한 도전정신 부여. 세 번째로 솔선수범이 그것이다.
하지만 폴리텍대학은 본분이 학교. 기업에서 하는 교육과 학교에서 하는 교육과는 다르다는 점을 우선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괴리감이야말로 어디 쓸만한 인재 없느냐고 헤매이는 국내의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하기에 있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들이 보는 폴리텍대학 취업생들의 강점은 무엇일까.
"그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폴리텍대학 학생들은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높습니다. 그건 무엇으로 입증이 되냐 하면, 취업한 다음의 취업유지율을 보면 보통은 6개월 기준으로 측정하게 되는데 폴리텍대학 학생들은 1년 단위로 측정합니다. 1년 동안 같은 직장에서 계속 다닐 확률이 폴리텍대학 학생들은 77%에 이르죠. 이러한 결과는 폴리텍대학 학생들의 품성과 긍정적 사고를 증명해주는 바라 생각됩니다.”
품성. 다시 긴 길을 돌아와서 박 이사장이 제시하는 것은 그 자신의 가치관을 증명하는 ‘품성’이란 단어의 중요성이었으며, 그 단어가 폴리텍대학 학생들에게 어떤 가치로 다가가 목적을 이루기에 효과적인 콘텐츠로 거듭났는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박 이사장은 리더의 모습이 조직의 문화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가 좋아하는 좌우명의 하나가 ‘水能载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라는 구절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전복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물을 직원으로 배를 상사로 바꾸면 조직운영의 원칙이 무엇인지 자명해진다. 이처럼 그는 공생하려는 자세, 공익을 위해 봉사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 이사장은 폴리텍대학 조직의 문화도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문화로 자리잡길 바란다는 말을 끝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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