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자원공사] 물과 같은 소통
한국수자원공사(이하 K-water) 교육원 인재개발팀은 세계 최상의 물 종합 서비스 기업이란 비전으로 물로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출 11.5조 원, 국외매출 50%, 영업이익률 14.2% 달성과 5대 분야에 Global Best 실현을 목표로 달리는 K-water 팀을 만나보았다.
수자원시설 건설관리, 상하수도건설관리, 산업단지 및 신도시 건설, 4대강 살리기 사업, 친수구역 조성사업을 큰 축으로 움직이는 K-water의 핵심가치는 순수, 열정, 창조이다.
K-water 인재개발팀은 현재 글로벌 수준의 물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내부직원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고, 국내외 물 교육을 선도하는 노력을 병행하며, 이에 따른 K-water HRD 전략을 ‘직원교육 고품질화’, ‘물 교육 HUB 역할 강화’, ‘글로벌 인프라 구축’으로 설정했다.
또한, K-water는 2004년 고유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인 CRP(Competency Reinforcemenr Plan) 제도를 개발하여, 지속 보완?발전시켜 오고 있다. CRP는 교육과 인사의 괴리감을 좁히려는 방안으로 K-water에서 자체 개발한 경력개발시스템이다. 개인별로 직무 경로 설정과 역량을 진단하고,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기 위하여 체계적으로 교육을 지원하는 K-water 고유의 맞춤형 경력개발시스템으로 2004년에는 비즈니스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
직원교육의 고품질화
K-water 인재개발그룹은 교육 분야 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도록 외부에서 채용한 전문직과 HRD 관련 5년 이상 장기 근속한 직원과 관련 분야 박사학위과정을 수강하고 있는 직원들이 K-water HRD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
문용관 K-water 교육원 인재개발팀장은 교육의 중장기적 전략 중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직무교육의 고품질화를 꼽았다.
“업계 특성상 분야가 워낙 많아서, 교육하는 내용도 많았지만,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정말 필요한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교육을 고품질로 만들자는 목표에 집중했습니다.”
2011년 8월 K-water의 신경영전략이 시행됨에 따라 전략과 연계된 교육과정의 운영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K-water 교육원 2012년에는 교육과정을 경영전략에 따른 핵심사업 위주로 편성하여 455개 과정(13,866명)규모로 운영할 계획이다.
2012년 K-water의 교육운영방향은 첫째, 리더십 교육의 다양화와 활성화이다. K-water는 현장사무소가 많은 관계로, 현업문제의 신속한 해결과 현장 2급 이상 리더그룹의 리더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리더교육을 신설?확대 편성하였다.
둘째, 신경영전략과 환경변화에 맞게 직무교육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국책사업완공 후 운영관리를 위한 신규 사업 과정을 강화하였고, 신경영전략 5대 핵심 사업 중심으로 과정을 편성하였다. 특히, 국외매출 확대 등을 위한 직원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글로벌비즈스쿨을 올해 신설하였고, 사이버 어학 과정의 경우 영어,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을 전 직원이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하였다.
셋째는 조직 결속력 제고를 위한 조직문화 교육의 강화이다. 일과 가정의 조화 등 일 문화 개선에 대한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자, ‘부모코칭’, ‘행복한 부부 만들기’, ‘아버지 학교’, ‘여성리더십’ 등의 일?가정 양립 관련 과정을 신설하였다.
K-water는 이러한 교육 운영 기조 하에 하반기에는 리더그룹 대상 리더십 특별교육과 전 직원 대상 조직문화 특별교육을 할 예정이다.
K-water 전문가 과정과 리더십아카데미
한국수자원공사의 대표적인 HRD 프로그램은 K-water 전문가 과정과 리더십아카데미이다. K-water 전문가 과정은 중장기 경영전략, 중장기 인재육성계획, 기술전략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실무형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직무교육 로드맵 상 최상위 교육과정이다. 본 과정은, 자기 주도 학습⇒집합교육⇒Action Learning⇒국외선진사례 학습과 발표로 이어지는 연간 200시간 이상의 대학원 수준의 커리큘럼 학습을 통해 핵심 사업별 맞춤형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한다.
문제해결력과 판단력을 갖춘 K-water 맞춤형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DC 기반의 리더십아카데미는 경영전략과 현안사항과 연계된 모의사례를 개발, 제시하고, 이의 해결 과정에서 사내 퍼실리테이터와 외부 전문가의 피드백을 통해 K-water 맞춤형 실전적 리더를 육성하도록 하고 있다.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는 부서
기자가 문 팀장에게 K-water 인재개발그룹 팀원의 장점을 묻자, 활기찬 분위기로 서로의 업무를 솔선해서 돕는 점을 말한다.
“지난 7월에 있었던 여성리더십 과정은 담당직원뿐만 아니라, 인재개발팀 여직원들이 모두 모여 직장여성으로서의 고민과 해결방안 등에 대한 커리큘럼을 함께 구상하고,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팀 차원의 단합으로 교육운영결과 교육생들의 반응이 좋아서 상당히 보람을 느꼈었습니다.”
팀 내 분위기는 팀원들이 더 잘 아는 법. 팀원들에게 팀 내 분위기를 묻자, 이구동성 문 팀장의 권위적이지 않은 리더십을 칭찬한다. 그 덕에 눈치 안 보고 휴가 얘기를 꺼내고, 일이 잘 안됐다 하더라도 편안하게 보고한다며 팀원들은 만족한다. 한마디로 대화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다고 하니 K-water 인재개발그룹만의 소통 문화는 약간의 틈새만 있다면 어느 곳이나 자신의 모양을 바꾸어가며 흐를 수 있는 물과 같이 온유하다. 그러다 보니 인재개발팀 내에서는 공적, 사적인 영역을 아우른 주제로 대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종종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고 한다.
이에 대하 문 팀장은 “다소 가벼워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성과를 내는 유연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저부터 솔선수범하고 있다”라며, 특유의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MINI INTERVIEW
오홍석 책임위원 교육기획담당
본인이 생각하는 HRD의 방향은?
HRD는 전략과 일정렬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전략 실행 방향이 곧 HRD 방향이 되어야 성공하는 HRD, 성공하는 조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인수 - 차장 - 조직문화, 공통역량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직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설계하는 것입니다. 교육진행은 힘들어도 발로 뛰고 몸이 피곤한 것으로 끝나지만, 직원들의 니즈를 알아내고 거기에 맞는 프로그램설계와 강사 섭외하는 등은 많은 시간과 생각이 필요한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고요.
최원석 - 차장 - e-러닝
-본인이 생각하는 HRD의 방향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중요시되면서 HRD에도 소통이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e-러닝 분야에서는 널리 보급 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이 지원됨에 따라 학습자들 간의 소통이 접목된 소셜러닝의 개념이 생겨났습니다. 이처럼 소통과 교육이 접목되면 더욱 발전적인 HRD가 구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은주 - 차장 - 행정교수
-인재개발그룹에서 HRDer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 또는 도전하고 싶은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입니까?
K-water에서는 1년여에 걸친 교육프로그램 개발 기간을 거쳐 올해 처음으로 DC(Development Center) 기법을 도입한 리더십 교육 과정을 런칭했습니다. 기존 강의식 과정과는 달리 가상인터뷰, 롤 플레이, 일상 업무 수행 등 현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의과제 수행을 통해 본인 리더십의 강점과 약점을 성찰해나가는 교육 프로그램인데요, 올해는 신임 부서장과 팀장을 대상으로 시행되었지만 교육이 더욱 확대되고 체계화되어 K-water 고유의 명품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발전해나갔으면 합니다.
오창희 차장
HRD 전문가가 되기 위한 자기계발 비법, 한 가지만 공개해 주세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교육생들의 눈높이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똑같은 교육이라도 받는 교육생에 따라 만족도의 차이가 상당 부분 경우 교육생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하면서 수정 보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른 기업의 교육담당자와 교류하고, 책
을 통하여, 인터넷을 통하여 간접경험을 늘여가면서 실패를 최소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장진희 - 과장 - 교육기획
-본인이 생각하는 HRD의 방향은?
CEO 등 경영진들은 조직의 여러 활동 중 HRD 분야가 과연 경영성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활동인지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HRD 분야도 조직의 성과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과중심 HRD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의 성과평가와 핵심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인재 육성
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수영 - 과장 - 경영분야 직무교육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강사와의 사전교감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과정설계를 성실히 하는 것은 담당자 개인의 몫이지만, 과정 담당자가 과정 설계를 잘해놓아도 그 내용이 교육생들
에게 잘 전달되지 않은 것은 강사와의 사전협의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천경아 - 대리 - 리더십 교육
-언제 HRD 업무에 보람을 느끼시는지요?
HRD 업무를 담당하는 것 자체에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상반기에 진행되었던 신임대리과정을 마치고 교육생들로부터, ‘회사생활 중 받은 최고의 교육이었다,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간다’ 등의 피드백을 받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 과정이 진행되면서 시간, 시간 변해가는 교육생들의 표정과 자세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문학 - 대리 - 리더십 아카데미, 경영분야 직무교육
-본인이 생각하는 HRD의 방향은?
보통 HRD라고 하면 조직 차원에서 필요한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Top-Down 방식의 전략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개인 차원의 역량 향상을 지원하는 Bottom-up 방식의 HRD 전략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조직의 필요뿐만 아니라 개인의 발전 차원에서 HRD의 방향이 설정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개인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새롭고 실험적인 교육들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근혜 - 대리 - e 러닝
-업무를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사람마다 다른 교육 선호도를 아우르는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할 때, 일부의 교육생에게는 해당 교육으로 말미암은 도움도나 연관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어려움이 생깁니다. 더 많은 정보와 지식에 대하여 습득하고 다양한 교육의 사례를 접하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글 사진 김현지 기자
-
[김봉곤] 인간을 인간답게! 인성을 치료하는 의사, 김봉곤 훈장
인간을 인간답게! 인성을 치료하는 의사, 김봉곤 훈장
사람이 만드는 세상,
세상을 만드는 사람
강원도 철원 한민족예절학교의 깊은 겨울. 아이들 간에 한바탕 싸움이 벌어진 후, 소복이 쌓인 눈 위에 선생과 아이가 맨발로 섰다. 시리도록 아픈 고통이 발바닥에 스며든다. 선생은 아이에게 자신과 친구가 느끼는 고통의 크기가 같음을 몸소 가르친다. 눈물이 쏙 빠지도록, 엄하게. 생판 떼를 쓰던 아이는 결국 눈물 섞인 반성을 토한다. 선생은 검붉어진 자신의 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의 발을 따뜻한 물에 담가 어루만져 녹인다. 눈물 나도록, 따뜻하게. 이윽고 선생이 아이를 업고 걷기 시작한다“.야 야, 밥묵으러 가재이~”
김봉곤 훈장을 만나기 전, 그의 영화 <훈장과 악동들>을 봤다. 23년여 훈장으로 지낸 세월을 고스란히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리고 8월의 어느 날, 비 오는 종로에서 그를 만났다(역시 두루마기 차림이었다). 훈장님을 마주한 기자가 긴장돼 보였는지 농으로 말문을 연다. “훈장이 귀한 시대죠. 훈장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 대통령 훈장. 그런데 나야 훈장을 달고 다니니까!(웃음)” 스크린 속 그대로 엄하지만 따뜻하고, 날카롭지만 유쾌한 그와의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콩 심은 데 콩 나듯 시작된 훈장 인생
김 훈장은 1967년 하늘 아래 첫 동네 청학동에서 태어났다. 그의 선친은 6.25 직후 우리의 옛 문화를 보존해 인간의 참된 길을 찾아가고자 청학동에 둥지를 튼 이른바 ‘청학동 1세대’였다. 아버지, 어머니가 조선 시대 복식을 했고 아버지는 훈장이었다. 다섯 살 때 서당에 들어가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으며 ‘하늘 천 따 지’를 읊었다. 보고 듣는 것이 한학이었고 유년 시절의 삶 자체가 서당이었다. 그가 훈장 인생을 선택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
러웠다. 1989년 서울 양재동에 ‘청학서당’이라 이름 붙이고 훈육을 시작했던 댕기 머리 훈장은 1993년 고향인 청학동으로 돌아가 제자들을 가르쳤고, 1998년 몽양당 청학동예절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10년 후, 강원도 철원에 영화의 배경이 된 한민족예절학교를 직접 지었다. 그 사이 상투를 틀었고 23년간 약 1백만 명의 제자들이 그를 거쳐 갔다. 길을 지나다 스승에게 예를 다해 인사를 하는 제자들도 수없이 만났다. 그를 기억하는 제자도, 그의 기억에 남아있는 제자도 무수하다. 특히 효 교육은 서로의 가슴에 오랫동안 자국이 남는 시간이다. 대부분의 아이가 주먹으로 무릎을 때리고 땅을 치며 효 교육을 받는다.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오히려 불효로돌려 드린 삶에 대한 자책의 표현이다. 아버지에게 욕설하고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던 열다섯 아이가 효 교육을 받고 난 후 아버지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가슴 찡하게 지켜보기도 했다. 몇 개월 후 아버지는 아들이 여전히 모범적으로 잘살고 있다며 훈장에게 감사 전화를 걸어왔다. 그런 일, 참 많단다. “이렇게 표현해요. ‘훈장은 의사다.’ 의사는 병을 고치고 건강한 삶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사람이잖아요. 훈장도 마찬가지지. 온종일 제자와 함께하면서 왜 토라졌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마음 상태가 어떠한지 살펴요. 그리고 건강한 인간으로 회복할 수 있게 때로는 칭찬, 인정하고 때로는 말이나 회초리로 다스리는 거지. 병을고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게 참 어렵습니다. 근데 그런 훈장들이 많이 필요한 시대죠.”
교육자≠영화감독, 교육자⊃영화감독
그래서 영화 <훈장과 악동들>이 세상의빛을 보게 됐다. 23년 훈장 인생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필름에 담았다. 50명의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 보름간 예절학교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촬영했다. “지금은 유아독존(唯我獨尊) 아닌 유아독존(幼兒獨尊) 시대예요. 유아들이 지존이 된 시대. ‘빙후삼자(氷厚三자) 불성일조한(不成一朝寒)’이라는 말이 있는데, 석 자 두께의 얼음덩어리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뜻이에요. 앞서 살아간 부모, 스승이 간과한 부분이 결과로 드러난 것이라고 봐요. 인성, 전인 교육이 절실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와 스승에게 바치는 영화예요, 교육영화.” 개봉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았다. 장장 18개월이 걸렸고, 단지 영화 앞에 ‘교육’이 붙었다는 이유로 수많은 영화 관계자들에게 거절당해야 했다. 오락, 코미디물이 주를 이루는 국내 영화 시장에서 교육 영화는 흥행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김 훈장이 메가폰을 잡았다. 연출, 감독, 주연, 제작, 홍보, 배급까지 직접 진행했다. 논을 팔아가며 만들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반찬이 맛없어 단식 투쟁을 하고 같은 방 친구와 싸
움을 벌이며 심지어 예절학교 탈출을 감행하던 악동들이 훈장님의 진심과 회초리에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관객 수 7만 명을 동원했다. 독립영화의 1만 명 관객이 상업영화의 1백만 명 관객과 비슷한 가치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흥행이다. 검색 포털 사이트에서 ‘김봉곤’ 석 자를 치면 ‘교육자, 영화감독’이라고 명시된 프로필이 최상단에 나타난다. 공인된 영화감독인 셈이다. 차기작을 물었더니 내년 이맘때쯤 개봉할 영화를 벌써 1년째 준비 중이란다. 그러면서 템플스테이를 그릴 것이고 제목은 ‘나는…’으로 정해두었다고 덧붙인다. 각박한 세상에서 힐링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산소가 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단다. 그에겐 영화도 교육인 셈이다. ‘관심은 실천지모(實踐之母)’라는 말이 있어요. 관심은 실천의 어머니라는 말인데, 어디에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거죠. 나는 전인, 인성, 전통 교육에 관심이 있고 이를 어떻게 극대화하고 보편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보는 거야. 책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것도 교육이지. 내가 영화감독으로 성공하겠다는 거 아니잖아요.”
21세기를 바꿀 핵심 키워드는인성교육
과연 김 훈장은 교육을 말할 때 눈이 빛났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성악설을 주장한 순자가 ‘생이동성(生而同聲)이나 장이리속(長而異俗)은 교사지연야(敎使之然也)라’고 했어요. 태어나면서는 소리가 같아. 근데 성장하면서 말이나 문화, 풍속이 달라지는 것은 교육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얘기죠. 일제치하에 있는 36년간, 그들의 교육이 강하게 주입된건 우리에게 매우 치명적인 거예요.”그래서 김 훈장은 효와 예를 중시한 전통문화와 인성 교육, 즉 뿌리 교육이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콘이 스티브 잡스라면 21세기를 바꿀 핵심 키워드는 인성교육에 있다며, 학력 제한 폐지 움직임과 돈보다 사람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윤리, 도덕적 인재 발굴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현상이라고 강조한다. 김 훈장은 두 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코너 대법관의 이름을 세 차례 언급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인 샌드라 데이오코너(82)는 지난 2006년 종신직 대법관에서 물러나 온라인 비디오 게임에 도전해 제2의 인생을 사는 인물이다. 폭력 비디오게임이 아닌 미국 학생들에게 시민윤리 등을 가르치는 학습 온라인게임이다. 김 훈장은 교육을 말하는 대목에서 한 번, 교육 영화 제작 과정을 나누면서 한 번,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면서 한 번 더 오코너 대법관을 이름을 꺼냈다. 대한민국에도 제2, 제3의 오코너가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으리라. 떡잎부터 배우는 게 가장 좋겠지만 이미 자라버린 성인들은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김훈장은 서로 다른 악기들이 지휘자의 지휘 아래 아름다운 선율을 만드는 오케스트라에 빗대며 화합과 소통, 질서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라. 공자께서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했어요. 삼라만상은 모두 제자리가 있어요. 그 자리와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면 세상은 아무 문제가 없어요. 또, 그 자리와 위치를 인정해줘야 하는데 우리는 침범을 하지. 자식이 부모 자리를 침범하고 부모가 자식 자리를 침범하고… 안타깝죠. 가정이나 직장에 주어진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저마다 역할과 명함은 다르지만 질서정연하게 동참해서 가는 거, 그게 중요하죠
교육의 궁극적 완성은 인간다움
2년 전 김 훈장은 회초리의 날을 제정했다. 매월 1일, 한 달에 한 번 반성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였다. '돌아올 회(回)·처음 초(初)·이치 리(理)‘,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진리가 담겨 있는 이 물건을 그는 '대물(大物)‘이라 부르며 예찬한다.
“회초리는 잘 쓰면 약이 되고 못쓰면 독이 돼요. 감정적으로 휘두르는 사람들 때문에 문제가 되지 원래 회초리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를 줘요.”
회초리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말로 지적하고 따끔하게 조언하는 무형의 회초리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유형의 회초리다.
회초리를 들면서까지 그가 바로 잡고자 하는, 교육의 궁극은 무엇일까.
“나도 기자도 인간이고, 인간이 인간 사회를 경영하고 있어요. 인재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어요. 인재는 교육의 힘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고. 인간적이고 인간답고 사람 냄새나는 그런 인재가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지 않겠어요? 사람이 만드는 세상이잖아요!”
글 김민정 기자
-
[김장중] 꾸준한 직무 만족도 관리로 만족도 100%에 도전
현재 성장해있는 것보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큰 조직, 직원의 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조직. 6개월에 한 번씩 직무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직무 만족도를 관리하고, 장기근속 직원에게는 금(金) 포상을, 하루에 두 번 출출한 시간에는 간식을 무한제공하는 조직. 이런 조직이라면 청춘과 젊음을 쏟아 부어도 아깝지 않을 터. 그러나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이 조직의 수장,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를 새로이 둥지를 튼 서초 사옥에서 만났다.
대학교 2학년 때 이스트소프트를 창업한 김장중 대표는 창업 이후 IMF 등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알집’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이스트소프트는 ‘알집’, ‘알툴즈’ 등 소프트웨어 개발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인터넷 포털 사업에도 진출한 어엿한 우리나라 히든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자회사를 포함, 직원 수는 550여 명. 개발자로 시작해 경영에 도전한 김 대표는 기업경영 20년 동안 줄곧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또 그 진심을 담아 직원들이 행복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스트소프트만의 조직문화 구축
이스트소프트의 사내 복지 제도 및 직무 몰입을 위한 활동은 많은 IT 관련 업계 취업 준비생들이 입사하고 싶어 하는 회사로 손꼽힐 정도로 모범적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아직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내 제도 및 시스템들은 일부만 벤치마킹한 사례이고, 대부분이 제가 불편하고, 힘들었던 부분에서부터 만들어가고 있는 것들입니다. 이스트소프트를 창업할 당시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벤치마킹 사례가 많이 부족했고, 그렇다고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자니 문화, 관심의 차이가 컸습니다. 제가 느꼈던 부분들과 직원들이 원하는 부분들을 반영해 프로세스 및 인사, 제도, 급여 등까지 자체적으로 만들어냈죠.”
그래서인지 이스트소프트 직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밝다. 이는 공정한 평가와 보상, 그리고 쾌적한 근무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업무 성과에 대한 철저한 보상은 기본. 직무 발명 포상제도를 통해 특허 출원 및 등록 시 그에 상응하는 포상금 지급, 신규 프로젝트 제안 및 업무개선 아이디어를 통해 직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아침 10시, 오후 5시는 행복한 간식 시간이다. 이스트소프트 직원이라면 누구든지 김밥, 떡볶이에서부터 빵, 떡 등을 마음껏 골라 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탄력적 근무시간제, 연차 및 안식휴가 등으로 직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근속포상제도다. 3년, 5년, 10년간 근속한 직원에게 각각 세돈 금반지, 열돈 금메달, 삼십돈 금열쇠를 포상하고 있다. 금값이 지금처럼 비싸지 않은 시기에 시작해 지금은 매년 금값으로만 억 소리 나게 소요되지만, 김 대표는 직원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
직무 만족도 조사로 직원, 조직 모두 행복
직무 몰입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 중에서도 ‘직무 만족도 조사’만큼은 김 대표가 직접 챙기고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직무 만족도 및 희망직무 조사를 실시해 인력배치 및 담당 업무 결정 시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도 하고, 직접 경영활동에 반영하기도 한다.
“직무 만족도 조사는 보안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마음껏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직접 조사 결과를 챙기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실시하다보니 불만족으로 업무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1% 미만입니다.”
직무 만족도 조사를 통해 직원들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은 물론, 해당 팀의 성향 및 성과, 문제점 등을 발견할 수 있어 효율적인 조직 운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김 대표는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가운데, 자신이 직접 결과를 챙긴다. 필요에 따라 조직 개편 및 일의 프로세스를 바꾸기도 하는 등 직무 만족도 조사 결과를 경영에 직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직원과 임원 간 자유로운 의사소통 문화 지향
평소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즐기는 김 대표는 되도록 직원들과 직접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 중이다. SNS를 통해 상시적으로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하고,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직원들의 고충을 듣기도 한다. 직원들이 임원에게 갖는 어려움과 두려움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소통 기회를 많이 가지려고 하긴 하지만, 직원 수가 증가하다보니 그도 이제 쉽지 않아졌어요. 중요한 건, 직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또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장은 좀 어렵더라도 부문장에게는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직원들과의 소통은 곧 업계 및 사용자로부터 소통하는 젊은 기업으로 이스트소프트를 성장시켰다. 꾸준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이스트소프트는 지난해 9월, zum.com을 통해 인터넷 포털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각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김 대표를 말렸다.
“새로운 시도가 세상을 바꾸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해선 안됩니다. 기존 포털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닌, 한국형 포털의 폐쇄성을 넘어 가장 좋은 정보가 있는 곳으로 사용자를 보내주는 관문으로서의 개방형 포털을 지향합니다.”
사내벤처로 직원의 ‘꿈’ 적극 지원
이스트소프트는 지난 7월, 이스트글로벌이라는 별도의 지주회사 설립을 완료하고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직원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직원이 독립적으로 창업했을 때 감당해야할 리스크의 상당 부분을 회사가 부담하고, 성공 후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공유하도록 했다. 창의 인재를 육성하고, 직원들의 도전정신 및 자아실현을 돕는 한편, 기업의 신성장동력도 확보하는 것으로 회사와 직원 간의 ‘동반성장’을 지향하고 나선 것이다.
“직원들이 품은 창업에 대한 꿈을 지원하고 싶었어요. 직원들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리스크 관리를 회사가 맡기로 한 겁니다. 또 우수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는 측면도 있고, 신규사업 창출로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기반을 다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미 1호 사내벤처 사업이 출범한 상태다. 1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면 누구나 사업 아이디어를 본사에 제안할 수 있고, 심사위원회에서 사업계획 및 재무계획에 대한 심사를 받게 된다. 심사를 통과한 사내벤처는 독립 법인의 형태로 설립되고, 해당 법인에 대해 회사에서는 업무 환경 제공 및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적극 지원하도록 했다.
이 사내벤처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는 사내벤처 참여 직원에게 다양한 지분 투자 방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내벤처 창업 및 운영을 위한 자본금을 100% 출자하는 방식 외에도 설립 시 참여 직원의 직접 투자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사내벤처 근무기간에 지급받는 급여의 일정부분을 적립한 뒤 추후 본사 보유지분을 액면가로 인수하는 방식도 가능해 앞으로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의 참여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 핵심 자산은 ‘인재’
김 대표는 인재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1월, 한 TV 프로그램에 이스트소프트가 등장했었다.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지원자들이 여러 과정을 거쳐 이스트소프트의 최종 선택을 받을 최후 1인을 선발하고, 입사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최후 1인 한 명만 채용하면 되는 것이었지만, 김 대표는 최종 라운드까지 오른 다섯 명을 모두 채용했다. “인재가 회사 그 자체”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모두가 인원 감축을 하고 있을 때 인원을 또 추가 채용할 정도로 인재에 대해서만큼은 욕심을 부린다.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의 최고 핵심 자산은 바로 인재입니다. 제조업이 성장을 위해 설비나 제조라인을 증축해가는 것처럼, 소프트웨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발굴과 함께 이를 이끌어갈 인재의 채용 및 육성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한 성장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해나갈 계획입니다.”
열정과 열린 생각, 도전 정신을 갖춘 인재로서 현재 가진 당장의 능력보다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되는 인재라면 OK. 여기에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사람을 대하고, 신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스트소프트의 인재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인재들이 모인 이스트소프트의 세상을 바꿀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본다.
대담 엄준하 본지발행인 정리 김보석 기자 사진 윤현규 포토그래퍼
-
[이현봉] 경영 키워드 ‘변화와 혁신’ “CEO가 교육 책임져야”
넥센타이어는 1942년 흥아고무공업사로 설립된 이후 1956년 대한민국 최초로 자동차용 타이어를 생산한 오랜 역사의 타이어 업체다. 2000년 기업 이미지 혁신을 위해 넥센타이어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연평균 18%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대한민국 토종 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이현봉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지시만 하는 CEO 보다 현장 최전방에서 자신이 먼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이 부회장을 넥센타이어 서울사무소에서 만났다. 소탈하고 부드러운 리더십, 실행력을 갖게 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이 부회장의 경영 키워드 ‘변화와 혁신’ 전략을 담았다.
2010년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부임한 이 부회장은 냉철한 눈으로 넥센타이어의 이슈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에게 ‘사심(私心)’은 리더가 버려야할 덕목 중의 하나다.
“회사를 변화시키려면 사심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사심이 없어야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 다음이 비전을 정립하고, 제시하는 겁니다. 소위 말해서 판을 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넥센타이어는 전 세계 초고성능 타이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5%까지 올려 이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6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나, 사실 국내 토종기업으로 성장해와 해외 사업 경험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 부회장은 새로이 판을 짜기 시작했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고, 일류 기업,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큰 그림과 이에 대한 전략으로 ‘교육’을 택했다.
▲ 최근 시험가동을 시작한 창녕공장은 기존 생산설비와 비교하면 천지개벽에 가까울 정도로 첨단생산시설을 갖췄다.
역량→변화→도전을 위한 교육 프로세스
이 부회장이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역량 교육’이었다. 기업의 규모와 유통채널의 확대로 영업과 판매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했다. 이 부회장은 전 영업 사원을 대상으로 각각 3박 4일 간 총 3차수에 걸친 단계별 교육을 실행했다.
“교육받은 내용을 현장에 접목해보고, 또 다시 3박 4일 동안 접목한 사례를 나누면서 다시 자신의 과제를 찾도록 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반복하면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교육을 생활화하도록 하는 겁니다.”
넥센타이어의 ‘영업전문가 과정’은 유통전문가로서의 자긍심 고취로 동기를 부여하고, 유통전문가다운 분석과 논리적 사고를 함양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았고, 다음으로는 복잡한 시장 환경과 내부 환경 분석을 기반으로 유통채널별 영업 전략에 대한 교육으로 구성돼있다. 유통채널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선 관리기법 및 영업 상담 스킬교육은 실습을 통해 체득하도록 했으며, 각 교육 단계별로 실천과제를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실제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역량을 키웠으니 이제 변화를 해야 합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잘 안 바뀌고 있거든요. 변화를 통해 몰입이 가능합니다. 변화를 숙지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기도 하죠. 그래서 간부를 상대로 리더십 교육을 합니다. 회사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변화할 준비가 됐다면 도전해야겠지요. 현재는 비전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교육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 이현봉 부회장은 "회사가 일류가 되려면 일류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야한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류 기업에는 일류 교육이 존재 한다
이 부회장은 ‘교육’의 힘을 믿는다. 넥센타이어에 부임하기 전까지 삼성맨으로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 삼성전자 생활가전총괄 사장 등으로 재직했다. 당시 선도적인 변화 혁신 교육을 주도했고, 그로 인한 성장을 지켜봤다.
“회사가 일류가 되려면 일류 교육 프로그램이 있어야 합니다. GE의 잭웰치가 교육에 앞장서는 이유가 뭡니까.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직원의 성장을 돕는 겁니다. 경영자는 여기에서 회사의 정보를 고급화시키는 체계적인 노력과 밖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기업에 흡수시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이 회장이 말하는 ‘정보’란 사업을 위해 부족한 인력과 취약한 인력을 구분해 부족한 부분은 적합한 인재로 채우고, 취약한 인력은 교육으로 채우는 것이다. 이때 사람관리 뿐만 아니라 사람을 활용, 고급 정보관리를 통해 경력직을 채용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교육으로 사람을 일류화 시키는 것을 말한다.
삼성 재직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전략은 ‘세상이 변화한 만큼 기업도, 직원도 변화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계속되고 있다. 변화를 느끼게 하고,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2002년도에 생겨나게 된 것들이 리더십센터이고, 이 부회장이 교수 및 전문가들과 함께 리더십을 연구하던 것이 지금의 (사)한국리더십학회로 발전했다. 이 부회장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한국리더십학회장을 맡고 있다.
자신을 프로패셔널하게 만들어라
전문경영인이자 인사전문가인 이 부회장에게 경제 위기 속에서 필요한 인재의 자질을 물었더니 역시 ‘변화와 혁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나온다.
“한 마디로 변화할 줄 알아야 하고, 혁신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프로로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자기 업무에 대해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이를 중심으로 성과를 내봐야 합니다. 변화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제대로 일했는가에 대한 결과는 성과 아니겠습니까?”
외부 전문가 영입을 위한 면접 시에도 빼놓지 않는 질문이 있다. “성과를 내본 적이 있는가”라는 것. 성과를 내본 사람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단편적인 부분만 볼 것이 아니라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얼마만큼의 변화의지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졌는지를 보기 위함이다.
비즈니스 파트너, HR
한편, 이 부회장은 “인사가 비즈니스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아직도 운영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현업에서 사업을 하려는데 사람이 없다면, 적절한 인력을 확보해줘야 하고, 또 그에 따른 교육을 해야 합니다.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역량 분석을 하고, 여기에 맞춰서 사람을 배치, 교육하는 게 HRD 부서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사업을 시행함에 있어서 HR이 완벽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실행에 대한 적절한 보상, 평가를 해주는 것과 현재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HRM 부서의 역할이라면, 여기에 역량 있는 사람을 투입시키는 것은 HRD 부서의 역할이라는 의미다.
“HR 부서가 비즈니스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CEO가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인재개발원장이 CEO인 경우가 많습니다. CEO가 교육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야 CEO가 고민하고 있는 바를 HRD 담당자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한 방향으로 깊이 있게 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
이 부회장에게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도 변치 않는 경영방식이 있다. 바로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 이 부회장은 한 일간지 칼럼을 통해 ‘답이 있는 현장을 멀리 두고서 책상 앞에 앉아 아무리 혁신, 고객만족, 정보화 등의 화려한 구호를 내걸어봐야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무릇 CEO는 현장에서 답을 찾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끝까지 파고드는 집념을 보여야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 현장에 집요하게 파고드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 방법만이 CEO가 책임지고 있는 기업을 안정되게 이끌어가는 첩경입니다.”
그래서 이 부회장은 거의 매일을 회사의 현장라인에 들어가 본다고.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커피 한잔 하며 일상을 나누면 삶을 피부로 실감하고, 경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에 직원들도 마음의 문을 열고, 거리감있는 대표이사가 아닌, 직장동료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이현봉 부회장은 엄준하 본지 발행인과의 대담에서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 교육하는 게 HRD부서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토종기업의 장수비결 ‘애사심’, ‘품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자그마치 70년이다. 1942년부터 오로지 ‘타이어’ 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우리나라 토종기업으로 장수하고 있는 넥센타이어. 이 부회장에게 장수의 비결을 묻자 “직원들의 애사심이 지금의 넥센타이어를 가능케 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토종 기업으로 70년 간 이어온 넥센타이어의 역사를 함께 하고,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직원들이니만큼 애사심이 투철하다. 노조 역시 최근 임단협을 타결하고, 21년 째 무분규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없는 직원도 없다는 생각으로 ‘글로벌 타이어 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한 방향을 향해 순항 중이다.
직원들의 애사심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R&D 투자도 큰 몫을 차지했다. 최근 양산 제2공장 완공과 중국 칭다오와 창녕 공장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고, 이를 통해 해외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창녕공장은 최근 1단계 설비공사를 마치고, 3월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기존 생산설비와 비교하면 천지개벽에 가까울 정도로 첨단생산시설을 갖췄다. 넥센타이어는 2018년까지 총 1조 2천 억 원을 투자해 하루 6만개, 연간 2,1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타이어 공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후발주자로서 경쟁업체와 우리가 경쟁할 수 있는 것은 R&D 능력과 품질입니다. 단가가 비싼 초고성능 타이어와 친환경 타이어로 승부를 보기 위해 과감히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물량확보와 회사의 체질변화라는 숙제를 창녕공장이 가지고 있는데요. 창녕공장의 가동을 계기로 고부가가치산업으로의 전환과 대한민국 지방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과제를 해결해나갈 생각입니다.”
대담 엄준하 발행인 정리 김보석 기자 사진 윤현규 포토그래퍼
▶ 이현복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전) 삼성전자 수출과 입사
(전) 삼성전자 스페인 법인장 근무
(전) 삼성전자 인사팀장 근무
(전) 삼성전자 생활가전 총괄 사장
(현) 한국리더십학회 회장
(현) 대한타이어 공업협회 회장
-
경영 키워드 ‘변화와 혁신’ “CEO가 교육 책임져야”
회원님께서는 아래의 PDF를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
생산성 향상 전략과 HRD 정책의 부상
회원님께서는 아래의 PDF를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
교육훈련 활동의 조직과 관리
회원님께서는 아래의 PDF를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
IDP의 실행체계수립과 구축전략
회원님께서는 아래의 PDF를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