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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엽] 희망의 귀환 HRD
한참을 브리핑했다. 기자는 먼저 차동엽 신부에게서 평소 그가 말한 이스라엘 인재개발법이 본지가 말하는 HRD와 같은 것임을 전달하고, 이를 주의 깊게 경청했던 차 신부는 "대한민국에서 꼭 필요한 중요한 잡지"라며 '인문'과 '철학'을 중심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차 신부의 인재관과 인재개발법을 파헤치려는 기자의 집념과 어떻게든 깊이 있는 답으로 HRD에 이바지하고자 2시간 반이란 장시간 동안 한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혼신을 쏟았던 차 신부. 이 둘의 집념이 하모니를 이룬 인터뷰의 생생한 현장으로 들어가보자.
날카롭다. 많은 사회적 책임이 있는 직업이 그렇지만, 특히나 성직자는 하늘의 소명을 받은 자다. 부드러울 줄만 알았던 차동엽 신부의 앉아 있는 모습 속에서 빛나는 눈매가 날카로웠다. 총기가 더해 핵을 찌를 것 같은 눈의 에너지가 예리하게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비춰줄 거라는 기대로 먼저 많은 사람이 그에게 현답을 들으러 오는 발걸음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의 답은 짧고도 간결했다.
“전혀요.”
오전 9시 강남 한 카페에서의 인터뷰, 그는 인터뷰 전에도 우리나라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강의를 마치고 온 터였다. 그는 “강의하는 시간보다는 질문과 답이 오가는 토론의 시간이 재밌다”고 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자신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으면 그 자리는 부담일 거라는 거였다. 그래서 그는 모르는 영역은 모른다고 편하게 답한다고 했다. 쉽고도 단순한 진리였다.
차동엽 신부, 그에게서 소명에 대한 현답을 듣다
“소명과 천명을 받는다는 것은 사회에 유의미한 질문입니다. 하나님은 종교인들만 부르시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부르십니다. 그래서 사회의 지도자들은 소명자입니다.”
공학도였다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강력한 사로잡힘으로 전공을 신학으로 바꾸었다는 그의 말에 “일반 사람들은 삶에 적용할 수 없느냐”고 기자가 질문하자 그가 답한 내용이다. 그리고 그는 어떤 직업들은 성직이며, 국가의 통치자도 성직에 속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이 회사만이 아니라, 나라가 잘되어야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직장에서 직책을 맡을 때, 더 큰 일을 할 수 있고, 이렇게 사회적 책임감이 강한 경제인들은 하늘로부터 받은 소명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사회적인 소명은 영원히 가는 열정으로 하늘에 의해서 이끌림에 사로잡히는 것이며, 그가 말하는 소명은 설명할 수 없는 사로잡힘으로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이 실리는 것이다.
에로스, 플라토닉, 아가페 중 고수의 최고봉은 아가페
조직에서 매력을 가진 인재, 함께 일하고 싶은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그가 말하는 진정한 인재는 ‘희생정신’과 ‘배려심’이 큰 아가페형 인재였다.
“매력이라는 것은 사랑의 일부분입니다. 에로틱, 플라토닉, 아가페 이 세 가지 매력을 풀면 모두가 찾는 인재상이 나옵니다. 에로틱은 남녀 간의 매력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정서적인 매력을 얘기합니다. 따뜻한 사람을 보면 느낌이 옵니다. 정서와 아우라의 문제입니다. 두 번째 플라토닉은 직장에서 능력, 즉 실력을 얘기합니다. 이해타산적인 부문도 있죠. 그런데 최고의 매력은 아가페적인 매력입니다. 이것은 도울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언제든지 저 사람한테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어. 희생적이야. 배려심이 커’라는 완전한 신뢰감을 그 사람에게서 기대할 수 있을 때, 그 사람은 최고의 매력가가 됩니다.”
인생해설가 차동엽 신부
자신의 저서 <무지개 원리>로 희망의 메시지를 말하며 그는 인생해설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최근 <희망의 귀환>이라는 저서를 통해 세상에 희망의 빛을 전하고 있는 그는 이 시대에 현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회에서 그 때 그 때 필요한 지혜의 위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금보다 더 위의 것을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가 다양한 저술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인간은 위대하다’는 것이다. 인간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는 이 무한한 가능성 중 특히 자연과학과 같은 것을 통해서 많이 추구해왔는데, 최근에는 인문학이 대두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 가능성을 더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HRD의 정신과도 흡사하다고 했다.
다하라. 그리하면 얻어지리니
그의 삶의 키워드는 ‘희망’과 ‘사랑’이다. 믿음이란 것은 성직자로서 기본바탕으로 두고 자신이 살아가는 에너지는 희망의 에너지며, 지향하는 바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희망만 가지면 야심만 가득한 사람이 되고, 무엇을 추구하지만, 사랑을 가지기 때문에 그것이 나눔이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결국, 사랑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삶에서 원하는 바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자 “다한다”란 답이 돌아왔다. 이어 “마음, 목숨, 힘을 다하라.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면 얻어진다”고 말했다. 다하지 않으니까 얻어지지 않는 것이라는 게 그의 논리다. 자신이 신앙인이라면 기도를 다 하던지, 공을 다하던지 무엇이든 다했을 때 자신이 원하는 꿈이 이루어진다.
현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창조’와 ‘신뢰’의 인재
그가 말하는 인재란 무엇일까. 그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에 공감하며, 거기에 딱 두 가지를 추가하고 싶다”고 했다. 이 두 가지는 ‘창조성’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전통적 인재상’이다.
“창조가 이 시대에는 굉장히 중요한 덕목입니다. 끊임없이 꿈꾸고 도전하는 무지개적인 인재상이죠. 그리고 삭막한 세상에서 역으로 필요한 신뢰를 줄 수 있는 전통적인 인재상이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가치는 시대가 흘러도 안 변합니다. 명작처럼 말입니다.”
변치 않는 가치, 그것을 찾으면 우리를 배반하지 않는 트렌드가 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이 요소를 잡으면 어떤 트렌드도 경쟁력에서 이길 수 있다고 전했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은 도태되지만, 지속하는 것은 살아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경영법칙에서의 신뢰다. 그리고 이것은 진정한 리더의 모델과도 맞닿아있다. 충실하게 따르면 나를 보호해준다는 믿음이 가는 리더가 그가 말하는 진정한 리더다. 사람은 보상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충실히 충성을 다했을 때, 외면할 수 있는 리더는 불안하지만, 저 리더를 따르면 나를 안전지대로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실력을 인정받으면 신뢰감이 생긴다.
인간성에 대한 믿음은 기본이다. 그럴 때, 리더의 미래개척능력에 대한 신뢰감이 있는 것이다.
삶에서 오는 모든 것이 에너지
“보통 사람들은 제일 재밌어 하는 것이 잘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하다 보면 재능발휘가 됩니다.”
그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것에 대해 그 사람의 삶의 커리어를 들었다. 그 커리어는 회사에서의 경력을 떠나 삶의 족적에서 쌓이는 것이다. 고통을 많이 겪었던 사람, 반장 역할을 계속했던 사람 등 그런 상황도 자기사명이라는 것이다. 환경에서 오는 쌓인 경험들이 곧 재능이라고 말했다.
고통을 겪은 사람은 고통을 잘 승화하면 남을 도와주는 에너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어 성격 자체도 재능이라고 했다.
“불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은 그 나름대로 재능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신부님들은 그런 사람만 모아놓고 하나님이 쓰는 정의 구현자로 칭합니다. 또한, 성격이 유순하며 느리고 인내심이 많은 분은 상담에 소질이 있다고 봅니다. 자신의 성격을 보면 자신의 재능이 나옵니다.”
살아온 대로 살아가다 ‘현자의 길’
“저의 목표는 살아온 대로 살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 연속성이죠. 현자가 되고 싶습니다. 이 사회에 지혜가 필요할 때, 지혜를 길어다 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 지혜를 제가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제가 배우고 물 뜨듯이 길어다가 전달하는 게 제 꿈입니다.”
그는 말한다. 꿈의 진정성은, 그리고 희망의 진정성은 시련의 시기에 드러난다고, 그래서 시련 속에서도 빛나는 꿈을 가진 사람이 되라고. 대부분 시련이 오면 그 꿈을 접고 만다. 그 속에서도 빛나는 사람이 되려면 한 가닥 희망을, 그 빛을 포기하지 않고 잡고 나아가야 한다.
그의 이름 차동엽, 그중에서도 ‘엽’은 한자로 빛날 엽(燁)이다. 이름처럼 현자의 지혜로 현재를 빛나게 하는 그의 현답이 많은 혼란과 무지, 무분별 등 어둠에 빠져있는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되길 기대한다.
글 김현지 기자 포토그래퍼 강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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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상] 종합고용정보망 확산과 현실적 서비스로 전국 일자리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
한국고용정보원은 국가고용정보망을 구축하여 운영한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구직자, 학생들의 진로와 직업선택에 필요한 고용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중요한 기능이다. 노동시장 분석, 직업연구, 직업 심리검사 및 진로지도, 고용서비스 제공 등의 실제적인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실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고용정보원은 국가고용정보와 고용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다. 지난 12월 10일 4대 원장으로 취임해 고용정보원의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사업계획을 전면 개편/수립한 유길상 원장과 본지 발행인 엄준하 박사와의 대담이 펼쳐졌다.
엄준하 발행인(이하 엄준하) _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2의 개원’을 선포하신 만큼 고용정보원이 더욱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정체성을 확고하게 수립해 고용정보망의 귀중한 빅데이터들이 HRD와 산업현장에 활발히 전파될 것을 기대합니다.
유길상 원장(이하 유길상) _ 양질의 교육과정 연계 등, HRD협회에서도 협업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원은 고용부 산하에 있다가 2006년 독립기관이 되어 현재 8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1990년대 고용보험 도입할 시점부터 고용서비스의 진화를 지켜보면서 고용과 HRD인프라를 무척 고민했는데 이번 취임을 계기로 고용정보원이 전국을 대상으로 고용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는 열린 경영을 할 각오입니다.
엄준하 _ 전에는 HRD가 교육에 특화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사람과 일의 모든 것이 HRD로 변했습니다. 한국기술교육대학 재임 중에도 HRD부문간 전공의 벽을 허물어 융합의 시너지를 고민해오셨는데, 고용정보원 제4기를 기해 HRD의 각 부문들이 서로 연계되고 HRD의 중추인 노동시장 문제와 일자리-인재의 문제가 고용정보원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되어야 합니다.
유길상 _ HRD영역은 굉장히 넓다고 봅니다. 결국 사람과 일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것이 HRD라고 생각합니다. HRD전문대학원들도 분과를 넘어 경영과 조직 전체를 보고 교육을 운영할 수 있는 미래 HRD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유기적으로 협업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향후 고용정보원은 고용서비스포럼, 고용동향포럼 등을 활발히 개진함으로써 많은 공론을 분야별로 수렴할 계획입니다. HRD협회와도 인적 자원과 정보 교류가 일어나야 합니다. 학계, 민간기관, 중앙정부, 학교, 훈련기관 등 고용정보원만큼 협업이 많이 필요한 곳이 있을까요.
엄준하 _한국고용정보원이 공신력 있는 고용지표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오셨는데 이제 인력수급전망도 완성되었습니다. 취임에 기해, 고용시장과 노동시장 양질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실 계획은 무엇입니까?
유길상 _ 이제 국가고용정보망 관리와 운영은 안정화되었습니다. 고용보험 DB, 워크넷, HRD-Net, 외국인고용정보를 중심으로 이 빅데이터를 관리하는 기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향후에는 직업능력개발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서비스 품질을 더 개선하고 전국의 이용자 접근성 제고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좋은 구직정보 수급에 따른 구인정보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적실한 Job Matching이 본원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도록 하는 수요자 중심 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현재 산업별 인력수급전망도 계량적인 전망 모형으로 발전시키고 이런 빅데이터를 활용해 노동시장의 움직임, 유망 직종과 쇠퇴 직종에 대한 분석으로 산업구조의 20년 후를 제시하면, 구직-구인자 뿐 아니라 미래의 교육계와 HRD도 커리큘럼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학교들에서는 학과 정원 조정, 이에 따른 기업의 미래 사업 영역에까지 핵심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엄준하 _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의 필요에 따라 인적 자원의 장기적인 육성이 필요합니다. 교육도 고용정보원이 이러한 기초 데이터를 제공하면, 학생들의 진로, 직원들의 CDP상에서도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훈련이 무엇인지 교육계나 HRD가 중장기적 설계를 하는 데 즉시 참고해야 할 필수적인 데이터가 될 것입니다.
유길상 _ 그런 기능을 위해 지금까지 구축한 빅데이터에 통계청, 4대보험공단, 국세청의 소득관련 자료를 모두 연계하고 복지정보까지 연계해 온라인으로 누구나 쉽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통합정보망을 확충하고 이를 분석해 고용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알려주는 네비게이토 역할이 지금 중요합니다. 한편 고용서비스 선진화지원 기능을 강화하여 고용서비스 성과평가를 넘어, 성과평가 지표를 효율화하고 주요 공공 고용서비스 기관의 서비스개선과 지역별센터 배치, 서비스 발전에 대한 연구로 적어도 정부가 위탁하는 민간고용서비스 기관의 품질을 본원이 진단해서 줄 세우기가 아니라 민관 협력을 종합적으로 리드하는 역할은 고용정보원의 과거와 다른 새로운 영역입니다. 2014년 기존의 정보망 관리보안 운영과 인력수급전망 정보기능을 더 효율화하고 고용서비스 선진화를 대폭 지원하는 현장 밀착형 연구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엄준하 _ 그렇다면 고용정보 빅데이터를 기업의 인사교육자들이 접근성 높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용과 배치, 이동과 훈련을 디자인할 때 참고할 검증된 정보를 수급하기 위한 노력과 자원이 지금까지 산발적이고 분산적이었다면 고용정보원 망에 모두 집결시켜 교육관계자와 HRD가 효과적인 업무를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유길상 _ 현재도 고용보험이 제공하는 고용보험포탈과 서비스, 워크넷을 통해 구인구직 정보를 다 오픈하고 있고, HRD-Net에서는 직업정보, 훈련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고용관리시스템에서 해외 인력 수급도 원활히 할 수 있으며, e-채용시스템으로 헤드헌팅 공공서비스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향후 활용에 있어 기업, 연구자, 구직자, 학생 등 고용에 관련한 각계각층이 어떤 사이트로 접속하든 고용정보원 종합정보망에 연결되도록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입니다.
엄준하 _ 새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젊은 인재들에게 도전이 되는 유 원장님의 공적 라이프스토리도 궁금해집니다. 또한 공직과 학계를 두루 섭렵하셨고, 인적자원과 노동시장 분석을 오랜기간 해오시면서 한국의 인적자본을 많이 고민하셨을 텐데, 우리 인재들의 세계적인 경쟁력과 강점은 무엇으로 생각하셨습니까.
유길상 _ 시골에서 자라서, 제가 60년대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한국이 전쟁의 폐허와 회복 불가능한 식민지 문화로 절망이 지배하던 시대였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한국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세계가 다 지켜보았는데, 이것은 물적 자본에 버금가는 성장동력이었던 사람에 대한 투자, 우리가 살 길은 인적자원 뿐이라는 혜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형편은 어려웠고, 많은 고민과 좌절을 했지만 하면 된다는 것을 믿어왔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여 다양한 장학금을 활용하고 중학교부터 대학원까지 거의 장학금을 통해 공부한 케이스입니다. 어려울 때였지만 두드리면 열린다는 것을 믿었고, 항상 시련이 있을 때마다 더 큰 그릇으로 성장하는 담금질이라는 마음을 굳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을 추스르며, 단련을 계속하다보니 미국의 국비장학생으로 유학을 갈 기회도 열렸습니다. 우리 젊은 인재들 지금 너무나 편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아직도 젊은 세대 전체가 모두 힘들다고 하는데, 준비가 되면 반드시 열린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1980년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타부처가 보지 못한 것을 더 멀리, 더 깊이 보지 않으면 경제기획원은 의미가 없다”는 채찍을 달게 들으며 계속해서 끊임없이 공부하라는 선배들의 조언은 제 인생에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엄준하 _ 한국이 80년대부터 물적자본 투자 위주에서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에는 저 역시 절감했던 것입니다.
유길상 _ 그래서 경제기획원에서 인력정책심의회, 인력개발계획과, 인력개발연구원을 만들면서 미래사회 복지에 대한 대비, 인력개발에 대한 대비, 노사관계에 관한 대비를 준비 했었습니다. 그러다 미국 유학을 다녀왔는데, HRD에 대한 집념으로 기획원의 기본 인프라를 갖추는 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1988년 귀국해 노사관계가 분쟁이 많을 때 노동연구원에 가서 노사관계, 고용정책, 사회보장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논문도 인력개발과 소득증대/사회개발에 관한 것들을 쏟아내었습니다. 청년들이 요즘 일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 글로벌 시대에 실력이 있으면 기회는 무궁무진합니다. 국내에만 눈을 돌릴 게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탤런트를 가지면 국내에도 일자리가 많고, 해외에서도 취업하는 데 어려울 게 없다고 봅니다.
엄준하 _ 인재들이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나는 누구인지, 어떤 역량의 소유자인지, 꿈이 뭔지, 정체성이 분명해야 하지요. 이 마인드 세팅이 되어 있다면 한국인의 우수성은 세계가 다 알고 있는데, 기회가 많을 겁니다.
유길상 _ 그렇습니다. 글로벌 트렌드를 읽어내 내가 무엇을 기여할까, 내가 고용주라면 나와 같은 사람을 정말로 필요로 할까를 항상 생각해야 하고 연마해 간다면 한국인이 워낙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산업화 시대와 같은 기적은 또 일어날 겁니다. 일단 한국의 인재들은 두뇌가 명석합니다. 그리고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 있고, 무엇을 하려는 열정이 굉장히 강합니다. 지금은 한국이 해외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대이고, 인재들이 좁은 시야로 국내만 보지 말고 글로벌 탤런트를 가지면 사실 고용이 불안할 이유가 없습니다. 과거에는 직장생활을 열심히 하기만 하면 회사가 고용을 보장하고 자동진급이었지만 그것은 이제 깨어졌습니다. 그래서 평생학습과 고민과, 글로벌 트렌드를 읽어서 항상 변화를 선도하는 그룹에 속하도록 인재들을 개발해 줘야 합니다.
엄준하 _ 산업과 사업이 다각화되면서 직능에 따라 어느 경우에는 융합형 인재나 Generalist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Specialist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런 논의들이 유행에 따라 너무 한 방향으로만 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너럴리스트는 좁은 의미고 융합 인재와 엄밀하게는 다르지만, 통칭하자면 그러한데, 전문성이 중요하고 동시에 어떤 면에서 제너럴리스트가 멀티플렉스 매니징 능력이나 사회나 회사가 요구하는 변화의 기민성에 매우 뛰어날 수 있기 때문에 또한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지금의 리더는 순환보직을 기본적으로 두루 거친 탤런트들이지요. 인적자원의 형태가 무한히 다양해지는 것을 보면서, 어떤 인적 요소에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인가 가끔 생각합니다.
유길상 _ 창조경제의 컨셉트로 융합 인재는 제 생각으로는 한두 분야에 정통한 사람으로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까지 갖추어 자기분야에 훨씬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 그래야 제대로 된 융합형 인재입니다. 본업에 깊이를 더하고 다방면의 역량을 갖추면 그 전문성에도 선순환이 되니까요. 공학도가 인문사회/경제경영 소양이 있으면 제품을 디자인할 때 시장을 더 정확히 읽을 수 있고 인문사회학도도 공학적 소양이 더해지면 더 정확한 자기분야 이해와 그 활동이 가치 차별화가 됩니다. 이른바 창조적 인간이 되는 것이지요.
엄준하 _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고용 구조 불안정이 심각합니다. 매해 1천 명 이상을 고용하는 기업들도 있지만 중소기업이 대부분이고 모든 기업이 정원은 항상 타이트합니다. 그래서 고용시장을 창출하는 소수 대기업 외에 대부분의 산업구조에서 고용 창출이 어렵지 않습니까. 비정규직 문제도 꼭 대기업의 생산라인 만이 아니라 중소기업 시장에 진입한 그 많은 노동인구가 잦은 이동이 보편화되고 평생 직장 개념도 사라지고, ‘잡 노마드 시대’로 여기 저기 직장을 떠도는 굉장히 사회 전체적으로 불안한 고용 구조입니다. 이 고용이 안정되어야 인재들의 육성과 개발이 의미가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창직이나 창업 등 일자리 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의 산업을 지탱하는 중소기업의 근간을 볼 때 양질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향성은 무엇이 되겠습니까.
유길상 _ 기본적으로 일자리 관련해서는 기업이 해야 합니다. 일자리는 기업 활동이 왕성하고 기업가 정신이 높아질 때 투자가 활성화되어 창출되고 있습니다. 피터드러커는 한국의 기업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 정신이 충만하고, 이것이 고도 성장의 원동력이었다고도 판단했는데 외환위기 이후 세계 경제나 국내 경제 환경에 급변하면서 전에는 정부가 보호를 해주고 육성을 해서 기업들이 온실속에서 자라났는데, 글로벌화 되면서 정부의 기업 보호가 이제 국제 규범에 어긋나며 WTO체제에서의 무한경쟁시대가 되었습니다. 요즘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를 보면서 투자처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 시장 잠재력이 넓고 투자 규제가 적고 노동력이 우수한 Regional Shopping 시대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국민과 정부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창사부터 기업 활동의 각 부문이 경쟁국에 비해 한국이 어느 수준인가를 봐야 하고,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매력 있는 국가가 되고, 지자체는 우리 지역이 더 투자하기 좋은 지역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은 가급적 국내에 투자하게 해야 하고, Regulation에 대한 전반적 리뷰를 할 시점입니다.
또 우리나라 중소기업 정책이 중소기업에 안주하는 것을 은연 중에 유인하는 정책이 많습니다. 중소기업 비중이 절대적이고 중견이나 대기업이 적은 이유가 중소기업이면 여러 혜택을 받고 중소기업 범위를 벗어나 조금 종업원 수가 늘어나는 순간, 모든 부담이 대폭 급증하여, 중소기업으로 있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복지도 자립을 지원하듯 중견/대기업으로 올라가는 루트가 원활하도록 시스템을 바꾸고,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 맞춤형 비즈니스 솔루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제가 오랫동안 주장해 왔습니다. 노사관계, 외국인 문제, 인적자원개발 문제, 직업능력개발훈련, 세제 등 컨설팅, 지원육성, 멘토링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인프라 속에서 고용이 늘어납니다. 세계 시장에서 일자리를 더 창출하도록 수출과 해외 영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만, 산업군에서도 첨단서비스산업 등 유망 직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결국은 산업화 시대의 모든 패러다임을 글로벌 시대로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고용정보원은 ‘고용을 기획’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이것을 저는 희망의 새시대로 이해합니다. 인재를 일을 통해 자립하게 해주고, 글로벌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HRD가 향후 키우는 데 주력했으면 합니다. 인재들이 활약하도록 해주는 것, 이것이야말로 차세대 HRD이고 이 HRD는 미래의 핵심적 사회 자본이 됩니다. 고용정보원은 중소기업 인력 수급난 해소를 위해 기존의 고용 시장에 나와있는 헤드헌팅 기업들과 일자리포털기업까지 연동시켜 최적의 공공 맞춤형 고용정보수급, 확산,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제공을 이뤄낼 계획입니다.
엄준하 _ 고용정보원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제1대부터 지금까지 그러했는데,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는 적임자가 오셨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고용정보원의 빅데이터 활용과 전파에 대국민 소통도 중요하고, 특히 고용정보원의 민간기관과의 다각적 협업이 열쇠이며, 원장님께서 희망하시듯 이 부분이 향후 잘 되리라 기대가 큽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엄준하 발행인 정리 정희원 기자
▶ 유길상 제 4대 한국고용정보원 원장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미국 하와이대학교 경제학 석사
미국 하와이대학교 경제학 박사
한국기술교육대학교 테크노인력개발전문대학원 교수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
고용보험연구센터 소장
경제기획원 행정사무관(제23회 행정고시)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現)
한국사회보장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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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미래부차관 간 정책협의회
교육부(장관 서남수)와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 이하 미래부)는 ‘14.1.20(월) 교육부 중회의실에서 창조경제를 이끌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과제 논의를 위해 차관 간 정책협의회(교육부 나승일 차관, 미래부 윤종록 차관)를 개최한다.
동 정책협의회는 2013년 5월 체결된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른 것으로, 양 부처는 지난 8월에도 ‘창조경제를 견인할 창의인재 육성 방안’을 공동으로 수립하는 등 긴밀히 협력해 왔다.
교육부와 미래부가 이번 정책협의회를 통해 협의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프트웨어 교육 및 정보영재 발굴·육성
소프트웨어 과목의 정규교과 확대는 국가·사회적 요구, 학생의 발달단계, 현장 수용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다양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 적합성을 검토한 뒤 2015년 교육과정 개정 시 반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AP 과정(Advanced Placement : 대학과목 선이수제)을 ’14년 공동으로 개발, 과학고·과학영재학교에 2015년부터 시범 적용해정보 분야의 영재를 발굴·육성하고,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의 원활한 지정과 지원을 위한 방안도 양 부처가 공동으로 모색한다.
또한 대학 과정에서도,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널리 펼칠 수 있도록 IT 역량지수(TOPCIT)의 활용에 협력해 나간다.
꿈과 끼를 가진 창의인재 육성
과학관, 연구소 등 미래부가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체험 인프라를 중학교 자유학기제, 교육기부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도록 지원하는 한편, 교육 부문 비타민프로젝트의 일환인 IT 기반의 ‘스마트과학실험실’, 학생 누구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학교 내 ‘무한상상실’을 공동으로 추진하여 실험과 탐구 중심의 과학교육을 실시한다.
기초연구사업의 효율적 추진
양 부처의 기초연구활동 진흥사업 간의 중복을 방지하고 연구현장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권역별 사업설명회 공동 개최, 사업 간 시기 및 내용 조정 등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하고, 이외에도 각 국·공립대학에 기초연구사업 ‘우수 평가자’를 안내하여 교수 업적평가 시 우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공계열을 중심으로 학문 분야별 특성을 고려하여 교수 업적평가가 차별화될 수 있도록 추진한다.
기타 협력 사항
이공계 인력이 조합원으로 참여하여 연구개발, 연구개발 지원, 과학기술 서비스 등을 수행하는 과학기술인 협동조합을 전국 초·중등 학교의 방과후학교 수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지원하고, ‘2015 세계교육회의’, ‘2015 세계화학대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 개최 시에도 교육부와 미래부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서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데에 두 부처가 인식을 함께 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과학관, 연구소 등 미래부의 다양한 체험 인프라가 진로체험 및 중학교 자유학기제 등에 적극 활용되어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데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윤종록 미래부 차관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교육을 통한 창의적 미래인재 양성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하며, 특히 지식창조사회의 주요 수단인 소프트웨어를 모든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배울 수 있도록 교육부가 적극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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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2014년도 근로자의 날’ 정부포상 대상자 공모
고용노동부가 ‘2014년도 근로자의 날’ 정부포상 대상자를 공모한다.
이번 근로자의 날 정부포상은 산업현장에서 성실하고 창의적인 자세로 일해 온 모범근로자와 상생의 협력적 노사관계를 통해 기업 및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노조간부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이번 정부포상 대상자는 숨은 유공자를 적극 발굴·포상하기 위하여 국민 및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국민추천포상제로 운영하고 있다.
대상별 포상자격은 국내근로자는 같은 사업체에서 1년 이상 재직한 만20세 이상인 자, 근로청소년은 같은 사업체에서 1년 이상 재직한 만20세 미만인 자가 해당된다. 노동조합 간부는 노동조합의 부장급 이상의 직위에서 1년 이상 재직한 자여야 하며, 해외 근로현장(같은 사업체)에서 1년 이상 재직한 해외 근로자와 노동관계분야에서 1년 이상 재직한 자도 노사관계발전 유공자로 추천대상이 된다.추천서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www.moel.go.kr)에서 서식을 내려 받아 사용이 가능하며, 접수는 2014. 2. 4(수)일까지 지방고용노동청·지청 근로개선지도(1)과로 방문 또는 우편 접수를 하면 된다.
포상대상자는 공적심사 등 소정의 절차를 거친 후 3월에 확정하여, 포상수여는 4월말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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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미국의 'Working Mother'지는 매년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치열한 상황 속에서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문화는 단순히 여성을 배려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늘어나고 있는 Working Parents들의 업무 생산성 제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Working Parents시대의 도래에 따른 맞벌이 부부 증가’, ‘가족의 가치 증대’, ‘일과 삶의 불균형으로 인한 우수인재 유지 및 조직몰입 방해’등을 꼽을수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은 해외 기업들만큼 적극적이지는 않은 모습이다. 2006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가족친화경영이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기업이 61.2%나 되었고 가족지원 프로그램들의 구성원 호응도는 5점 만점 기준 모두 4점 이상으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사에 응한 66.2%의 기업들은 ‘가족친화경영을 적극 실천하고 싶지만 회사 여건상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경제전문지 포춘에서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해마다 선정되는 P&G, IBM, 다국적 식품회사 General Mills, 이외에도 Abbott, Prudential, Deloitte, EY, KPMG, PwC, Wellstar Health System등이 2013년 워킹맘이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포함 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족친화경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인구 통계학적 변화, 가치관변화 뿐만 아니라 법적, 사회적으로도 기업들은 가족친화경영 도입 추세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하는 엄마(Working Mom)로 상징되는, 결국 일하는 부모(Working Parents)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바뀌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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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력 활용제고를 위한 컨퍼런스] HRD의 오래된 숙제, 여성인재를 위한 HRD
HRD의 오래된 숙제, 여성인재를 위한 HRD
국가생산성 저하가 던져주는 미래의 위기
공동체를 책임지기 위한 여성인재 활용의 활성화를 위한 방법론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남녀평등이라는 말은 전투적 페미니즘을 구현하기 위한 설득적 기제로 쓰이곤 했었다. 그리고 10여 년 후 21세기,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기록이 시작된 이후 인류의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하기만 했던 여성의 위치는 외적으로나마 개선되고 있는 현상들이 보이고 있다. 이제는 사회적으로 리더급 위치에 오른 여성인재를 보는 것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에는 그간 간호병과에서만 나오던 여성장군이 전투병과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로써 인류의 가장 요원했던 숙제는 술술 풀리게 된 것일까?
얼마 전 전격적으로 이뤄진 삼성그룹의 인사가 세간의 화제가 됐다. 무엇보다도 화제의 중심이 됐던 인물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1970년생인 이 대표는 40대라는 젊은 나이와 여성이라는 두 가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첫 여성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는 현재 한국기업에서 여성인재의 젊은 에너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한 예일 것이다.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회장은 여성인재의 훌륭함을 다음 네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도덕성이 높고 계급의식이 적다. 둘째, 자기 결정을 따르고 신뢰에 민감하다. 셋째, 직관력을 통한 자연스러운 임파워먼트 기질이 있다. 넷째, 타고난 동기부여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외부압력에 견디는 능력이 강하다.
여성인재의 이러한 일반적 특성에 대한 설명만 보면 여성인재는 인재로서의 최고의 포지션을 가지는 이들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탁월한 여성인재가 여전히 다수의 조직에서는 재발견해야 할 잠재인재로 취급되고 있는가. 어째서 여성이 커피 심부름을 하는 현실과 그에 대한 비판적 반발이 상존하고 있는가.
여전한 화두, 여성인재 활용 활성화
지난 11월 16일에 열린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개최한 「여성인력 활용 제고를 위한 컨퍼런스」에서 김주희 현대오일뱅크 자문위원은 워킹맘이자 여성관리자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을 채용하려 하는 기업이 가지는 가장 큰 딜레마를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업무 공백과 업무 몰입도 저하에 의한 불안감이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성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국가, 팀의 문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김 위원은 또한 기업에서 다뤄지고 있는 ‘여성에 적합한 직무 발굴’이라는 말이 그 자체로 여성을 일부러 단순 직무, 편한 직무로 몰아가는 성향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1차적으로 취업에 불리한 전공에 여성이 많이 포진해 있는 사회적 문제 또한 상존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제기되는 관습적, 제도적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여성인재를 어떻게 해야 더욱 활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이미 피할 수 없는 화두로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한국은 은퇴인구 급증으로 인해 국가생산력 급락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을 유지,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인재 활용도를 높여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여성인재의 활용 고도화는 필연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HRD 분야의 시급한 문제로 다가왔다. 그러나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9%로 OECD 평균인 61.5%에 여전히 못 미치는 최저수준이며 독일 등 중부유럽국가의 30년 전 수준이다.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지만 미래 산업 측면에서 봐서도 여성인재의 위치는 크지 않다. 김영옥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녹색뉴딜사업에서 여성의 자리는 18%밖에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녹색뉴딜사업 자체가 건설 및 토건 쪽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여성의 자리를 마련하기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딜레마 때문이다. 김영옥 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에너지절감과 R&D영역과 같은 분야로 녹색뉴딜사업의 다변화를 꾀할 것을 주문했다.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AA제도를 통한 여성관리자 양성
그래서 각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는 AA(적극적고용개선조치)제도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으로서 AA제도는 2006년부터 도입됐다. 이는 적극적 조치를 고용 부문에 적용한 개념으로, 사업주가 현존하는 고용상의 차별 해소와 고용평등의 촉진을 위하여 잠정적으로 취하는 모든 조치와 이에 따른 절차를 말한다. 즉, 동종 산업 유사규모 기업들을 비교, 평가하여 여성을 현저히 적게 고용하거나 여성관리직 비율이 낮은 기업에 대해 간접차별의 징후가 있다고 보고 개선방안을 찾고 시행할 것을 요구하는 제도이다.
김태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동안 계속해서 제도가 적용된 사업체 457개소를 분석한 결과, AA제도 시행계획서 작성 기업은 사업체 규모별, 혹은 민간과 공기업 간의 여성근로자비율 편차가 크지 않은 특징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관리자비율의 변화를 보면 미작성 대상 사업체의 경우 1,000인 이상 민간기업을 제외하고는 여성관리자 비율의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AA제도 시행계획서를 작성하고 이행을 추진한 사업체의 경우 여성고용개선효과, 특히 여성관리자 비율 개선효과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증명되는 부분이다. 김태홍 위원은 이행가능하고 적절한 시행계획서의 충실성이 기업의 여성고용을 개선한다고 밝히며 시행계획서의 충실한 수립을 위한 기술적 지원, 컨설팅 지원 및 AA업무 담당자 역량강화, 이행 기업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직의 심리적 차원을 살펴봐야
조직에서 여성에 대한 적극적 고용과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는 시스템적 측면과 함께 심리적 측면이 동시에 맞물려 있는 결과다. 2010년에 이뤄진 노동 부문의 가장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들 중 하나로 유연근무제도의 도입과 전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출퇴근시간의 조정을 통해 일과 가정을 양립한다는 유연근무제도는 시간제근무, 탄력근무제, 근무시간선택제, 집약근무제 등 다양한 유형을 가지고 있다. 이는 남성보다는 가정을 가진 여성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밖에 없는 제도로, 얼핏 생각하면 여성인력활용의 효율 높이기에 있어 그정도로 상식적이고 간단한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 상식적인 얘기의 도입이 21세기 들어와서 10년이 더 흐르고 나서야 가능했다는 건, 임금과 세제와 관련된 기업 측의 문제제기를 차치하더라도 보다 근본적으로는 문화적 차원에서 유연근무제도가 모종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를 증명하듯, 2010년 8월부터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전면적으로 실시된 유연근무제도는 기업 현장에서는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발견된다. 현대경제연구소가 서울과 수도권의 직장인 542명 124개 사업체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5.2%만이 도입 필요성을 인정했다. 반면 인사담당자가 아닌 직장인들은 76.1%가 유연근무제의 도입에 찬성을 나타냈다. 그러니까 이것은 중간관리자 입장에서의 인식과 패러다임 차원의 문제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인식은 회사의 정책기조를 반영하는 바이기도 하다.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성주류화 개념
그래서 여기서 거시적 차원에서의 심리 변화가 요구된다. 조직의 개념전환을 위한 하나의 시행 담론으로써 성주류화 개념이 있다. 앞서 제시된 AA제도 또한 1995년에 UN에서 성평등전략으로써 행동강령으로 채택한 성주류화 패러다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설게 들려오는 성주류화 개념은 기존의 성평등정책의 한계를 인지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선택됐다. 이는 각국 정부와 UN기구, 모든 관련기관이 정책과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할 때 단순히 여성주의가 아닌 실질적 성평등을 위해 젠더의 관점에서 실행할 것을 주문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 역시 1995년 12월 30일에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함으로써 성주류화를 채택했으며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기존 지하철 손잡이는 170cm에 맞춰져 있었지만 9호선 지하철에는 높낮이를 구분한 손잡이가 설치됐으며 보금자리주택이나 뉴타운 정책에서는 유모차를 끌기 쉽도록 인도의 턱을 없애거나 유선형으로 만드는 여성친화적 도시설계가 제안된 사례들은 성주류화 개념이 현실적으로 적용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김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성주류화 방식이 정부주도적이기에 거버넌스의 강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중앙인사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와 같은 중앙 기관들과 각 지방 시청과 도청에서 이뤄진 적극적 조치들을 예로 설명하며 성주류화 개념이 적극적고용개선조치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혔다.
성주류화는 근로자가 아내를 가진 건강한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재생산을 책임지는 인간으로서 생애주기를 갖도록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으로써 성주류화 개념은 패러다임의 전환 시도를 통해 적극적 조치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한다. 이는 단순히 여성만을 우대한다는 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조직에 이득을 주는 행위로서의 성평등을 추구하게끔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김경희 연구위원은 성주류화 개념과 연계하는 적극적 조치의 일환으로 고용개선 시행계획서에 성별영향평가 포함, 성과 점검 체크리스트 개발, 적극적 조치와 성주류화를 성평등지표에 연동, 거버넌스 실천과 민간기관이 주관하는 협의체 구성 등을 제시했다.
여성인재의 활용, 실질적 HRD의 실행
이상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UNDP(유엔개발계획)에서 발표하는 사회측정인덱스를 보면 한국의 인간개발지수와 양성평등지수는 훌륭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지만 여성의 사회적 의사결정권한을 나타내는 여성권한지수는 여전히 낮다고 지적한다. 이는 한국에서 현재의 성평등이라는 아우라가 실질적인 성평등이 아니라는 반증과 함께 여성 리더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사회를 암시하고 있다. 이상화 교수는 국내의 여성리더들이 갈증을 느끼는 것이 리더십 훈련이라고 밝히며 이에 대한 적극적 기회부여가 여성인재의 활용 극대화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인재의 활용에 대한 화두는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고, 여러 가시적 현상들에 힘입어 앞으로도 계속 발전적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란 사실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현실화의 시점이다. 여전히 여성인재의 활용이 열악한 한국 현실이지만 사회적-경제적 변화지표는 보다 급속하게 여성인재 활용의 본격적 정착을 요구하고 있다. 2015년이 되면 한국의 전체 인구수의 14% 가량이 은퇴자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단지 허울 좋은 홍보성 전술로 활용됐던 여성인재의 육성과 활용 구호가 아닌 개념의 전환과 문화적 차원의 변화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단초가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 아닐까.
미래 산업 측면에서 봐서도 여성인재의 위치는 크지 않다. 김영옥 한국여성개발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녹색뉴딜사업에서 여성의 자리는 18%밖에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녹색뉴딜사업 자체가 건설 및 토건 쪽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에 여성의 자리를 마련하기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딜레마 때문이다. 김영옥 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에너지절감과 R&D영역과 같은 분야로 녹색뉴딜사업의 다변화를 꾀할 것을 주문했다.
성주류화는 근로자가 아내를 가진 건강한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재생산을 책임지는 인간으로서 생애주기를 갖도록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럼으로써 성주류화 개념은 패러다임의 전환 시도를 통해 적극적 조치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한다. 이는 단순히 여성만을 우대한다는 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조직에 이득을 주는 행위로서의 성평등을 추구하게끔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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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고용정보망 확산과 현실적 서비스로 전국 일자리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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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하는 이러닝, 가치있는 이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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