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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2-02-10 12: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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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11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망하는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망하는 기업을 방문하면 일단, 활력이 없다. 무기력감에 빠져있고, 사무실에는 침묵이 흐른다. 서두르거나 소리치는 사람이 없어 정적이 흐른다. 어디에서 전화벨이 울리면 모두가 그 쪽을 바라본다. 미래에 대한 꿈과 도전은 찾아볼 수 없다.



결국은 경영자를 포함한 조직장의 역할이다.
CEO는 바쁘다. 혼자 모든 것을 해야만 한다. 시키는 것도 제대로 해 주지 않으니 갈수록 격무에 시달린다. 임원이라는 경영자들이 비전을 제시하며, 조직을 한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 성과를 창출하는 핵심이 되지 못하고 중간 전달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 일의 책임도 서로에게 미루며, 길고 멀리 선진기업과의 Gap을 찾아 Catch up하겠다는 의지가 없다. 심지어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지금 M&A가 추진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꼬리를 잇는다.

회사의 흥망은 크게 사람, 제도,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은 결국 경영진과 관리진 등 리더의 역량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제도는 시스템이다. 망하는 회사는 제도가 작동하지 않고 무조건 공평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문화는 도전과 실천으로 가야 하지만, ‘나 있을 때까지는 괜찮아’하는 식의 안정만을 추구한다. 이 중에서리더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며, 전략적 판단과 실행을 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사례 1 남는 것은 저 성과 인력들 내 임기까지는 끌고 가겠다
저성과자 관리를 하라는 CEO의 지시에 서둘러 김 부장은 안을 만들었다. 김 부장은 저성과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3년까지는 교육과 별도 프로젝트 수행 등의 기회를 주고, 4년 차에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CEO는 안을 그대로 수용하고, 먼저 저성과자와 별도 명예퇴직자를 특별히 선정하도록 지시했다. 김 부장은 조직장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20명의 저성과자와 다섯 명의 특별 명예퇴직 대상자를 선발했다. 다섯 명의 특별 명예퇴직자는 회사에 출근을 하긴 하지만, 그 어떤 일도 하지 않는 과장급이었다. 개인 성과평가도 맨 하위 등급을 받고 있었고, 조직장이 추가 인력 지원 없이 그들의 타 부서 이동을 간곡히 부탁할 수준이었다.

다섯 명의 특별 명예퇴직자에 대해서는 본부장이 제도상 명예퇴직금과 특별 명예퇴직금을 추가하여 퇴직 조치하는 것으로 하였다. 한 달이 지났지만, 어찌된 일인지 단 한 명도 퇴직하는 사람이 없었다. 스스로 하겠다고 해 놓고, 모두가 내 임기 동안에는 끌고 가겠다고 한다. 심한 경우, 대상자가 잘못 선정되었다고까지 한다. 제 몫은 하지만 더 이상의 성과를 내지 않기 때문에 가장 낮은 평가 등급을 부여한 것이라며, 퇴직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조직장은 제발 다른 곳으로 이동시켜 달라고 하지만, 의사결정권자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출근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자리만 지켜도 대졸 신입사원의 2배 이상 급여를 받는다


사례 2 질병처럼 전염되다
김 차장은 술만 마시면 주변 사람들과 주먹다툼이 심하다. 그는 건설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목공으로서 최고 수준이었다. 그러나 건설 경기가 나빠지고, 더 이상 목공이 필요하지 않게 되고, 회사 경영도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회사는 55세 이상인 사람에 대해 명예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 차장도 대상이었다.
인사팀장은 김 차장을 별도로 만나 퇴직 의사와 조건에 대해 이야기 했다. 다음 날 김 차장은 술에 만취해 사무실에서 난동을 부리며 “내가 젊었을 때 회사를 위해 맨 처음 중동에 나가 그 고생을 했고, 젊음을 다 바쳐 이 회사가 이만큼 성장했는데 나에게 이럴 수 있냐”고 소리를 질렀다. 젊은 사람들이 말리자, “너희들도 나중에 늙으면 회사로부터 팽 당한다. 이 회사는 그런 회사”라며 저항했다.

그 이후 김 차장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출근하여 무엇인가에 몰두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입만 벌리면 옛날 열심히 일했던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중식시간에 신입사원이 “김 차장님은 회사 다니면서 급여를 받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 회사는 일한 대가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급여를 지급했는데,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은 당연한 것이고, 자신이 일한 것만 생각하는 김 차장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린 신입사원이 이러한 처사가 전염될까 고민이라고 한다. 신입사원에게 더 이상의 이야기를 해 주지 못하고 인사팀장은 식당을 나왔다.
회사 내에서 낮은 등급의 업무를 수행하지만, 급여 수준은 매우 높은 고참들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가 한 달만 배우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무려 4배 이상의 급여를 받으며 고참이 한다. 그것도 매우 낮은 생산성으로 수행한다.

이들은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아니 서두를 일도 아니다. 의사결정을 요하는 업무는 이들에게 부여되지도 않는다. 젊은 직원들이 야근을 해도 이들은 야근하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젊은 직원을 데리고 나가 소주를 사주는 일도 없다. 팀 회식의 자리에서는 항상 옛 이야기 뿐이다. “20년 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서류함을 들고 뛰어 나왔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는가 하면, “중동 그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밤낮없이 일했다”며 “앞만 보고달렸다”고 한다. 또 “회사만 보고 살아왔기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 생일을 챙겨줘 본 적이 없다”며 “아이가 아파 조퇴하는 젊은 직원들을 보면 한심스럽다”고까지 한다. 더 회사에 남아 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자신들의 젊음은 일에 다 바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도전, 그 열정은 온데간데없이 저부가가치 업무를 하면서, 정년퇴직만 기다린다.

사례 3 아무도 함께 근무하려 하지 않는다.
매년 2월이 되면 사원 인사가 시작된다. 우수한 사원은 서로 데려가려고한다. 반면, 저성과자는 아무도 데려가려고 하지 않는다. 누가 어느 부서에서 문제아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작년 이맘때, 한번 이끌어보겠다고 다른 부서의 저성과자를 데려간 팀장이 고생을 많이 했고, 그 사람이 문제를 더 만드는 바람에 징계까지 당했다고 한다. 아무도 이들과 함께 근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저성과자인 김 과장과 함께 근무하는 이 팀장은 김 과장 때문에 고민이 많
다. 회사에서는 저성과자가 생기는 것이 전적으로 조직장의 책임이라며 그 어떤 대책도 없다. 영업을 담당하는김 과장의 잘못된 업무 때문에 팀원들이 고객에게 사죄하고, 대리점 사장에게는 피해를 끼쳐 조직 차원에서 해결한 적도 있다. 신입사원도 혼자 영업 현장에서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김 과장은 혼자 영업을 보낼 수가 없다. 내근을 시켰으나, PC 조작능력이 떨어지고, 데이터를 잘못 입력해 과거 자료까지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실정이다.

지금은 사무실에서 영업사원을 지원하고 전화 받는 일을 담당한다. 이 또한 계약직 여사원이 대부분 처리하기 때문에 김 과장의 업무는 사실상 없다. 이 팀장이 김 과장에게 업무를 알려주고는 있으나 진척이 없다. 고민하려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보니 어느 순간 포기해 버렸다. 없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 2월 사원 이동 1순위로 김 과장을 올려 놓았지만,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너희 부서 일이니 이 팀장이 책임지라는 말만 돌아왔다.

사례 4 파급효과만 생각한다
저성과자로 인식된 직원과 함께 생활하는 조직장을 만나면 볼멘소리를 한다. 인사부서에서 제발 데려가 처리해 줘야 하는데, 현장관리자에게 일임하고 나 몰라라 한다며 언성을 높인다. 사실 인사부서 입장에서도 딱히 할 말이 없다. 회의실에 그들을 모아놓고 도전과제라는 미명 하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저부가가치의 프로젝트를 시킬 수밖에 없다. 관리 책임이 있고, 문제라도 발생할 때에는 현장의 상사와 같이 인간관계가 깊지 않아 수습할 방법이 적다.

김 부장이 인사위원회에서 저성과자 추진의 배경과 기대효과 및 방법에 대한 보고를 했더니, 전략본부장이 “만약 끝까지 나가지 않고, 이들이 집단행동을 하거나, 저항한다면 대책이 있느냐? 우리 회사는 신뢰를 기반으로 지금껏 성장한 회사인데, 이런 방안을 가져간다면 신뢰는 깨지는 것이 아니냐?”며 반대했다. 다른 임원들도 같은 의견으로 반대가 심하다. 김 부장은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똑같이 처우하면 회사의 경쟁력은 떨어진다”며, “회사 내 건전한 경각심을 가져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자 임원들은 CEO에게 우리 회사에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덧붙여 김 부장이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에 김 부장은 대답을 하지 않고 회의를 마쳤다



글 홍석환 KT&G 변화혁신실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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