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좋고, 물 맑은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한화인재경영원(이하 인경원).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인경원은 노출콘크리트와 유리를 사용하여 자연과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과 함께 꿈을 키우는’ 인경원은 5만평 대지에 지난 2008년 세워져 성찰, 협력, 창의라는 교육컨셉을 오롯이 담고 있다. 이곳에서 매년 1만 5천명의 교육생들과 동고동락하며 최상의 환경에서 최고의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 정하영 상무(부원장)를 만나 인경원의 미션을 들어봤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한화정신인 ‘신용과 의리’를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도전·헌신·정도’라는 핵심가치를 새롭게 선포했다. 인경원의 존재 이유도 핵심가치 전파와 핵심 인재 육성에 있다. “그룹의 글로벌화, 핵심인재 육성, 핵심가치 공유, 다양성의 문제, 스마트러닝 시스템의 구현이 요즘 가장 큰 고민의 축입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인경원에서 사계절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한화만의 학습 생태계를 잘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바람입니다.”
비즈니스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글로벌화 그래서 최근 정 상무가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도 ‘글로벌화’다.2020년 140조 매출(해외 매출 50% 이상) 달성이라는 비전을 향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중인 정 상무는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글로벌화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의 문제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한 직무, 프로패셔널한 인재 육성을 위해 먼저 인사와 재무 부문의 글로벌화가 시급하다고 보고, ‘글로벌 파이낸스 과정’, ‘글로벌 HR 과정’ 운영을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한 인사관리 시스템과 평가보상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언어의 장벽 역시 헤쳐 나가야 할 과제다. 단기, 중기 교육 운영 시스템으로 현업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는데, 그 중 ‘한화 글로벌 아카데미’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이다. 매일 30분씩 온라인상에서 학습하도록한 글로벌 아카데미는 학습의 일상화라는 측면과 기업의 글로벌화를 구성원들이 몸소 체득하는 기회를 제공해인기가 높다.
그러나 글로벌화의 추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문화, 즉 핵심가치의 글로벌화다. 해외 직원들의 사내 강사화로 핵심가치를 직접 전파·교육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핵심가치의 현지화를 우선으로 시행 중이다.
현장중심 교육의 진수 ‘밸류 데이’ 지난해 5월 핵심가치 선포 이후 인경원이 택한 핵심가치 전파의 방법은 현장에서 직원들이 직접 핵심가치를 이야기하고, 전이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1천 8백 명의 팀장을 대상으로 핵심가치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이들이 현업에 돌아가서 일주일에 한번, 구성원들과 핵심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한 것이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 “처음에는 삐걱되기도 했지요. 또 하나의 회의처럼 느낀 겁니다. 그런데 회의하는 어젠다가 다르고, 회의 결과물을 텍스트가 아닌 미디어로 하는 등
방식과 내용의 차별화로 이제는 스스로 참여하고, 자연스럽게 버튼업이 됐습니다.”회의 결과물은 사진, 동영상 등으로 다양했다. 이 결과물을 바탕으로 콘테스트를 열기도 하고, 연말에는 밸류컨퍼런스라는 이름으로 핵심가치 실천 결과물을 가지고 시상을 하기도 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재미와 현업에서의 일상화, 구성원들의 프라이드 강화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작년에는 핵심가치의 이해와 인식을 중심으로 한 밸류 데이였다면, 올해 시즌2는 핵심가치의 일상화를 목표로 한화의 일하는 방식과 핵심가치를 접목하는 방식으로 자기개발, 소통, 창의, CS, 브랜드, 핵심가치가 어떻게 매치되어 가는지, 각자의 인더스트리안에서 반영해보는 등 23주 간 현장에서 핵심가치를 실천해보는 한화만의 프로그램으로 운영했습니다. 내년에는 계열사 특성을 살려, 자체적으로 밸류데이를 꾸며 볼 수 있도록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 제공할 예정입니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기초한 핵심인재 육성도 으뜸 인경원의 두 번째 미션인 핵심인재 육성은 리더십파이프라인에 의해 운영된다. 신입사원 때부터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신입사원 조기 전력화부터 시작한다. 입사 후 2년간 1천 2백 시간을 트레이닝할 정도로 철저하다. 1년 근무시간이 2천 2백 시간 정도니까 1년 중 6백 시간, 25%는 교육에 할애하는 셈이다. 이때부터 공통역량, 직무역량, 리더십역량, 직무역량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진다.
인경원은 이외에도 리더 후보자, 신임팀장, 임원 후보자, 임원에 이르기까지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따라 비즈니스성과에 한발 더 다가선 HRD의 실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한화 변화 3.0으로의 진화 최근 또 하나의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 한화 변화 3.0이다. HR 시스템의 변화로 GE세션과 같이 한화그룹에서도 H세션을 진행한다. H세션을 통해 선발된 핵심 인재들을 어떻게 매니지먼트하고육성할 것인지 각 사 대표이사들과 협의하고, 방향을 정해나가는 과정이다. “과거부터 HRM과 HRD가 함께 가야한다고 했었는데,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었습니다. 사업부서, 구성원, 인경원이 모두 함께 한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도 HRD의 주권을 우리가 가지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육생들도 각자가 주도성, 주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R&R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HRD 부서만 주권을 가진 게 아니지요. 예전에는 중심에 기관, 연수원이 있었다면, 이제는
그 중심에 교육생이 있다는 겁니다.”
2020년, 세계에 HR센터 세우고파 이렇듯 잘 짜여진 인경원의 전략들을 설계하고, 진두지휘하는 정 상무와 HRD의 인연이 문득 궁금해졌다. 그런데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사실 정 상무는 24년 전, 지금의 한화케미칼에서 염산, 과산화수소 등을 영업하는 영업맨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것. 8년 후 교육에도 마케팅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조직의 요구에 따라 그룹 연수원에서 HRD와의 인연을 맺었다. “독극물 영업을 하고 있었으니 사람 죽이는 일 하다가 사람 살리는 일을 하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의외로 적성에 잘 맞았어요. 흥미를 느낄 때쯤IMF로 교육이 축소되면서 이 길이 맞는 길인가 싶을 때도 있었죠.”
답답한 심경에 타사 벤치마킹을 다니면서 지금의 양기훈 KT&G 원장을 만난 것이 HRD와의 두 번째 인연이 되었다. 양 원장이 트레이닝 로드맵을그려가며 설명하는데, “시스템화되어 있고, 과학적이네. 이거 매력있네! 한번 이겨내보자”라고 다짐하며 위기상황을 이겨낸 것이다.
그로부터 5년 후 정 상무는 그룹 연수원에서 대한생명 인사팀으로 발령받고, 보험사의 교육을 경험하면서 HRD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자신만의 HRD 인사이트를 구축해왔다.
그리고 2006년, 인경원 건립 TFT에 합류하면서 지금 인경원의 건물에 교육컨셉을 더하는 것에서부터 핵심가치와 핵심인재 육성을 위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인경원을 세우면서 환경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건물이 개인에게 주는 동기부여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가 교육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세 가지가 있는데 메이저리그(MLB)입니다.” M은 스스로의 동기부여로 제일 우선적이고, 중요한 것이다. 공기좋고, 학습하기 좋은 건물에서 한번 해보자는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것, L은 효과성 높은 학습이다. 현업에 적용 가능하고, 현재의 학습이 미래의 바람직한 ‘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B는 현업에서 베스트 퍼포먼스를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인경원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의미다.
인경원 건립부터 지금까지 인경원을 지켜온 정 상무에게 한 가지 꿈이 있다면, 인경원을 HR의 세계적인 헤드쿼터로 만드는 것이다.
“한화가 해외로 계속해서 뻗어나가고 있는 만큼, 비즈니스와 동행해서 중국, 중동, 유럽, 미국에도 HR 센터를 만들어 HRD가 경영에 기여 할 수 있는 글로벌 HR센터를 세계에 건립하고 싶어요. 앞으로 6~7년 후에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때 다시 한 번 취재 오시죠. 그때는 세계 HR센터와 화상회의하는모습을 보여 드릴테니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