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광일 FAIR인사노무컨설팅 대표는 10년 넘게 국내외 기업들의 경영전략과 인사부서를 자문하는 노무컨설턴트 역할을 해왔다. 정 대표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마음속에 밀린 숙제 같은 ‘꿈틀거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회사와 직장인들에게 정의는 무엇인가’였다.
그렇다. 회사와 직장인, 이 둘 사이에 정의가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는 무엇일까? 신의와 형평성이 아닐까. 용기 내 만든 그의 책 <회사의 속 마음>을 통해 그의 속 마음을 펼쳐보았다.
글 사진 김영순 편집장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는 책. 그것이 바로 정광일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이다. 그만큼 세심한 공정이 필요한 것. 이번 책 <회사의 속 마음> 또한 ‘필요한 내용’ 만 알차게 모았다.
정 대표가 노무사로서 컨설턴트 자문 받은 케이스를 모아 스토리로 엮었다. 권고사직이라는 개념을 정확히 모르고 불행하게 자멸하는 한 피해자의 언론 보도를 보고 직장인들이 회사와의 갈등으로 가슴앓이를 하지 않도록 하는 자기방어 해법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집필하게 된 것.
정광일 대표는 국내 최고의 인재들만 모인다는 인재 양성소 ‘김&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노무사로서 그동안 10년 넘게 국내 굴지의 기업 인사부와 헤드헌터들을 대상으로 법률적인 조언을 해주면서 발견한 ‘회사가 원하는 인재들의 공통점’을 모아 그 비법을 조목조목 정리했다. 특정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인사담당자가 밝히는 인재상이나 회사의 비밀이 아니라, 국내 굴지의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목소리를 모두 취합하여 반영한 자료이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이고 종합적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와 마찰이 생겼을 때 자멸하거나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은 ‘회사의 속 마음’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 대표는 회사의 인사조치에 담긴 진짜 의도와 속마음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다뤘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잘 몰라 그냥 지나치거나, 궁금하기는 하지만 누구한테 물어보기가 어려웠던 여러 가지 문제, 예를 들면 연봉협상, 휴가, 상사와의 갈등, 투잡 문제, 이직 노하우 등을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하고자 노력했어요. 부디 책을 끝까지 한 번만이라도 읽어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
뚝심 있는 집필과 그리고 최대한 독자를 배려하는 듯 한참 머뭇거린 뒤 민망해하며 하는 말. 자의성과 모호함의 느슨한 원칙 위에서 정 대표는 원칙주의자로 불려온 것이다.
비록 ‘복수노조와 노사전략 컨설팅 프로세스’에 이어 두 번 째 작업이었던 ‘회사의 속마음’은 정 대표의 속 마음을 내보여 준 듯하다.
사실 이 책을 여러 사람이 읽고 고무됐다고 들었다. 인생이 바뀌었다는 독자도 있다. 대부분 갈등에 젖고 직장생활의 매너리즘에 헤매다 온 독자들에게 울림이 컸다. 생존 욕구를 일깨웠다. 인사팀장들도 속 시원하게 풀어줬다는 평이 들렸다.
정 대표는 직장인들이 궁금하게 여기고 자주 묻는 질문들 가운데 하나가 ‘퇴사 시기’라고 말했다. 퇴사 시점에 따라 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한다며 첫째, 경영성과급이나 인센티브의 금액이 결정되어 지급되는 시기가 사규에 명시되어 있는 경우 이를 고려하여 퇴사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제언했다. 예를 들어 재직 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사규에 명시되어 있는 경우, 퇴사일 며칠 차이로도 경영성과급이나 인센티브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직에 꼭 필요한 핵심인재’가 되는 비법
평생직장의 신화가 무너진 지 오래다. 고용불안이 심화되며 어느 순간부터인가 비자발적인 잡노마드(job nomad, 직업유목민)의 삶을 사는 직장인들이 크게 늘었다. 아무 준비 없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거나 명예퇴직을 종용 받는 일도 다반사이다.
정 대표가 말하는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조직에 꼭 필요한 핵심인재’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예고 한번 없이 당신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회사생활을 하면서 부딪치는 각종 위기를 건너기 위한 실질적 조언
정 대표는 언제 직장에서 밀려날지 몰라 조바심을 내는 이 시대의 직장인들에게 ‘회사에서 일어나는 각종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과 ‘회사가 원하는 핵심인재’로 자리매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이길 바라면서 민감한 부분도 스스로 자성하면서 그려냈다고 밝혔다.
전 직장을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한 경력이 있는 경우 이직에 불리하지는 않은지, 회사가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실제로 이전 직장에 대한 평판조회를 하는지, 평판조회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등 직장인들이 궁금해 하지만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던 이야기들이다.
지금껏 인사담당자나 헤드헌터가 말하는 성공적인 직장인 처세술에 관한 책은 많았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로 직장의 맹점이나 폐부까지 속속들이 드러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 역시 직장에 소속된 사람들이고, CEO가 뽑은 직원이다. 당연히 조직의 구성원으로써 지켜야 할 룰이 있고, 드러내지 말아야 할 비밀이 있다.
정 대표는 반면에 회사 기밀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서 인사부에서는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속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차기작을 쓰라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정 대표는 앞으로 5권 정도는 더 쓰고 싶고, 강의도 하고 싶다는 열정을 비췄다.
“이번 책에 못쓴 내용이 많아요. 법 지식을 통한 갈등조정자로서 할 이야기가 정말 많죠. 모두가 옳다고 할 때 아니라고 말하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세상엔 많습니다. ‘다르게’ ‘틀리게’ 보는 시각이 필요해요. 그런데 조직이라는 공간에선 그게 통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용기를 내어 “No!”를 외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죠. 저 역시 그런 경험이 많았고요.”
정 대표는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말도 있듯이 치열하지 않으면 얻어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열정은 그런 점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중요 건 어려움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겁니다. 거기엔 자신을 위한 스스로의 위로와 존경이 있어야겠죠. 그게 없다면 모든 게 단시간에 좌절되고 맙니다. 한마디로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근성과는 또 다른 문제에요. 그래서 가치가 중요하단 겁니다. 가치를 부여하는 판단 기준이 없다면 안 되겠죠.”
책을 읽은 독자들의 반응이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며 겸손해 하는 정 대표는 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니 이보다 감사한 일이 없다며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직장인들에게 용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