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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9-28 0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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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첫째 날, 『월간HRD』 9월호 리뷰 작성 요청을 받았다. 예상치도 못했지만 흔쾌히 수락했다. 내 생각이 글이 되어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우면서도 감사했다. 며칠 뒤 도착한 인쇄본을 펼쳐보았다. 오랜만에 마주친 매끈한 종이 질감이 꽤 반가웠다.


매거진에선 AI(인공지능)라는 단어가 있는 페이지보다 없는 페이지를 찾기가 더 어려웠다. (생성형) AI를 활용해서 만든 듯한 이미지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쯤이면 세상을 AI로 장식한 게 아니라, AI가 온 세상을 관통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과장일까. AX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전환, 조직 안의 AI 역량 내재화, 변화하는 리더십과 핵심인재의 조건 등 어느 하나 AI와 동떨어진 콘텐츠는 없어 보였다.


“어떨지 감도 안 온다.”라는 말이 유행인데, 지금 세상의 변화에 그 표현은 제법 잘 어울린다. AI가 어디까지 퍼질지, 무엇을 바꿀지, 어떻게 써야 할지 정확하게 가늠하기가 참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다른 조직과 전문가들이 AI에 관해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시도를 하고 있는지를 다룬 여러 콘텐츠를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적지 않은 위안이 되었다.


그런데 매거진을 읽고 난 뒤 필자의 머릿속에는 이런 질문이 남았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AI 활용법도 활용법이지만, ‘우리는 왜 AI를 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지금 이 글은 한 카페에서 쓰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한 학생은 AI가 전해준 답을 과제 문서에 옮기고 있었고, 두 청년은 AI가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는 사이트가 있다고 말하며 함께 스터디를 하고 있었다. 뒤편의 테이블에선 이모뻘되는 분들이 ‘요즘 제미나이로 이미지 만드는 게 재밌다’라고 말하며 서로에게 각자 제미나이를 써서 만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렇게 쓰이는 모양새는 다르지만 모두가 같은 도구를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AI가 ‘범용적’으로 쓰인다는 말이 참으로 맞겠다 싶었다. 그것도 오롯이 나를 위해서.


HRD담당자가 AI를 쓰는 이유도 언급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료를 찾고 분석하고, 글을 쓰고, 교육과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AI는 이미 유용하다. 업무 시간을 줄이고 산출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 그런데 그 결과가 개인의 업무 효율성 향상에서 끝나는가? 동료와의 협업을 돕고 있는가? 조직 구성원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는가? 조직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는가? 조직의 성과를 위한 기능이 HRD라고 배운 필자로서는 다시금 깊이 생각해봐야 할 질문들이다.


이런 생각을 거친 뒤 9월호를 다시 펼쳐보니 두 글이 다시 보였다. AI 활용의 결과가 개인의 효율을 넘어 동료와 조직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결국 사람이 어떤 질문을 만들고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가 중요하다는 평소의 생각과 접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글 중 김주수 PwC컨설팅 파트너의 ‘생각의 터닝포인트: 실무자의 뇌에서 리더의 뇌로’는 실무자로서 쌓아온 성공 경험을 잠시 내려놓을 줄 아는 언러닝에서 시작해서, 리더가 좋은 질문을 만들고 서로 충돌하는 선택지를 함께 끌어안으며 자신만의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을 다룬다. 정병익 앤더슨 컨설팅 코리아 파트너의 ‘당신의 문제해결 방식은 업데이트되었습니까?’는 로지컬 씽킹과 디자인 씽킹을 문제의 성격과 단계에 맞춰서 오가는 하이브리드 씽킹을 제안한다. 이는 분석, 공감, 전략, 실행 사이에서 사고방식의 전환을 의도적으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렇게 질문을 만드는 태도와 관점을 다루는 글, 질문을 풀어가는 사고의 구조를 보여주는 글이 연달아 배치된 점도 필자에겐 흥미로웠는데 결국 AI가 분석과 정리를 빠르게 대신해줄수록 사람은 어떤 포지션에 있을 것인지, 무엇을 물을 것인지, 어떤 사고방식을 적용할 것인지, 그 결과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두 글이 바로 붙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는 이 대목에서 근접성(Proximity)의 원리를 찾는 필자도 HRD담당자 직업병이 꽤 중증인 듯하다.


9월호에는 AI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많은 사례와 방법도 담겨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읽는 동안 내가 풀고 있는 문제를 다시 바라보게 되었고, 또 다른 질문도 떠올랐다. 가야 할 길이 뚜렷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시기일수록 이렇게 다른 사람의 시도와 고민을 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더없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 명의 HRD담당자나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이 조직 전체를 단번에 바꾸기는 어렵다. 다만 HRD담당자가 매일 던지는 작은 질문과 판단은 쌓인다. 이제 그 질문과 판단은 AI와 만나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그 결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래도 한 가지 질문만큼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내가 입력하고 있는 이 프롬프트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한충석 현대제철 컬처디자인팀 책임매니저


"AI가 일상에서 범용적으로 쓰일수록

지금 AI에 입력하는 프롬프트의

방향을 더 깊이 통찰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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