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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8-31 23:37:19
  • 수정 2026-09-03 09: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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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한 지 일주일쯤 된 신입사원이 회의실 예약 방법을 몰라서 30분째 헤매고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온보딩 교육에서 회의실 예약법까지 다뤘을 리는 없다. 회사의 사업과 조직을 소개하고, 인사제도를 안내하고, 업무에 필요한 시스템과 기본 지식을 익히게 하는 게 온보딩의 기본이니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몇 차례 온보딩을 운영해보니 똑같은 교육을 받고 똑같은 정보를 받아도 회사에 적응하는 속도는 사람마다 확연히 달랐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드는지는 신입사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알게 됐다. 점심은 어디서 먹어야 하는지, 이런 일도 팀장에게 보고해야 하는지 등의 업무 자체보다 이런 사소한 지점에서 자꾸 막힌다는 거였다. 기존 직원에게는 물어볼 필요조차 없는 일들이 신입사원에게는 매번 판단의 문턱이 된다. 그렇다고 이걸 팀장에게 일일이 묻기도 애매하다. 그래서 버디나 가까운 선배의 역할이 생각보다 크다. 뭔가를 가르쳐줘서가 아니라 부담 없이 물어볼 사람이 옆에 있다는 사실 하나로 초기 시행착오가 줄어든다.


▲ (사진 출처 : AI 생성 이미지)


한두 달쯤 지나 팀 업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질문의 방향이 바뀐다. 처음엔 우리 팀 안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가 궁금했다면 이제는 다른 조직이 뭘 하고 우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궁금해진다. 신한DS는 이 시기에 맞춰 신입사원이 변화추진조직인 영포스나 인근 근무지의 다른 부서원들과 자연스럽게 마주칠 자리를 마련한다. 당장 함께 일하지도 않을 사람을 미리 만나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협업할 일이 생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름과 소속만 아는 사람에게 처음 연락하는 것과 한 번이라도 얼굴을 본 사람에게 연락하는 것 사이엔 은근한 거리감의 차이가 있다.


리더와의 만남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입사 직후 듣는 본부장의 경영철학은 아직 업무를 경험해보지 않은 신입사원에게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몇 달간 직접 일해본 뒤에야 우리 본부가 왜 이 일을 중요하게 보는지, 왜 이런 방식을 고집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진짜로 생긴다. 그래서 리더와의 소통은 일방적으로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보다 신입사원이 그동안 쌓인 궁금증을 직접 묻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입사 첫날부터 1:1 매칭된 버디와의 8주를 보내고, 입사 약 2개월차에 영포스와의 교류, 4개월차에 리더와의 대화, 6개월차엔 인근 근무지 동료들과의 네트워킹. 하나하나는 성격이 다른 프로그램이지만 운영할 때는 신입사원이 회사에 적응해가는 흐름 자체를 전체적으로 바라본다. 입사 첫 주에 회사의 여러 사람을 한꺼번에 소개받는 것보다 협업이 막 시작될 무렵 해당 조직의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생성형 AI 덕분에 신입사원이 정보를 얻는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회사 규정이나 업무 용어처럼 이미 정리된 정보는 검색 몇 번이면 끝난다. 사내 정보와 AI의 결합이 활발해질수록 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가 정보 정리를 게을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정보는 더 정확해야 하고 더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매뉴얼에 나와있지 않은 것들이다. 예를 들어 같은 규정이라도 부서마다 미묘하게 적용 방식이 다르고 그건 검색으로는 알 수 없다. 결국 옆 사람에게 물어보고, 한 번 부딪혀보고, 누군가 알려줘야 알게 되는 것들이다. AI가 답할 수 있는 질문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온보딩에서 진짜 신경 써야 할 건 정보 검색이 어려울 때 헤쳐나가는 경험을 어떻게 설정해 줄 것인가이다.


얼마 전 한 신입사원이저도 이제 저희 회사 사람 다 된 것 같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유를 물으니 며칠 전 다른 팀에 급하게 자료를 부탁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바로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는 거였다. 소속감이라고 하면 흔히 회사에 대한 애정이나 만족을 떠올리는데, 어쩌면 이런 사소한 순간에서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인사담당자가 좋은 인간관계들을 만들어줄 수는 없다. 관계는 함께 일하고 대화하면서 저절로 생기니까. 다만 그 만남의 기회를 우연에만 맡기고 싶지는 않다.


입사 후 몇 달은 업무와 조직을 익히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함께 일할 사람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즘 온보딩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는 무엇을 알려줄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시기에 어떤 경험이 필요할지, 그 순간마다 누구를 만나면 좋을지까지 함께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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