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HRD 담당자입니다. 그런데 요즘 업무 시간의 꽤 많은 부분을 코드를 짜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가끔씩 외부에서 다 사 HRD 담당자들끼리만나면 이런 농담을 자주 하고 합니다.
“요즘에는 내가 HRDer인지 개발자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하나의 관측값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OpenAI가 발표한 「Work at the Frontier」 보고서를 보면 미국 사용자들의 업무 관련 ChatGPT 메시지 80만 건 이상을 미국 노동부의 직무 데이터베이스인 O*NET의 업무 활동과 매핑했습니다.
공통업무(이메일, 요약, 일정관리 등)를 제외한 HR 담당자의 직무 특화 메시지 중 69%가 전통적인 HR에 속하지 않는 업무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분석한 8개 직군 중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었습니다.

더 눈에 들어온 것은 저자들의 결론이었습니다.
AI가 ‘누가 어떤 일을 하는가’를 바꾸고 있다면, 기존 직무기술서에 기반한 측정은 실제 업무가 돌아가는 방식과 점점 벌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HR 시스템 대부분은 직무기술서 위에 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배치도, 평가도, 교육니즈 분석도, 승계도, 보상도 그렇습니다.
이때쯤 저는 한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스킬 기반 조직"
몇 년째 HR 콘퍼런스의 단골 주제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동안 이 논의가 당위에 가깝다고 느꼈는데요. 방향은 맞지만, “왜 하필 지금인가”에 대한 답은 다소 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번 보고서가 그 빈칸을 채워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직무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 이제 주장을 넘어 실제 AI 사용 데이터에서 관측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보고서는 직무가 사라진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전체 업무의 중심축은 여전히 자기 직무와 공통 업무에 있긴합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보여주는 것은 직무의 소멸이 아니라 업무 분업 방식의 변화를 이야기합니다.
이는 사람을 ‘직무’라는 하나의 상자로만 볼 것인지,
‘스킬’이라는 여러 개의 좌표로 함께 볼 것인지를 질문합니다.
누가 그 일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prepared)
수행하도록 허용되어 있는가?(permitted)
그리고 그에 맞게 보상받고 있는가?(paid)
|
|
work-at-the-frontier-report.pdf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