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재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전략적 HR, 일터에서의 무례함과 태움, 리더십, HR DT(AI, HR/Workforce 애널리틱스) 등을 강의·연구하고 있으며, 동대학 국제교류처장과 대한경영학회의 제38대 회장을 겸하고 있다. 그밖에도 한국경영학회, 한국인사관리학회, 한국인사조직학회, 리더십학회 등에서 상임이사, 편집위원, 분과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기업들의 경영전략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AX(AI 전환)다. 그렇기에 HRD스탭들은 구성원들의 AI 활용능력 향상을 위해 여러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데이터를 활용한 근거 기반의 활동을 뜻하는 HR 애널리틱스에 대한 소양도 높이는 중이다. 한편, 젊은 세대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는 흐름은 조직문화와 리더십 측면에서 HRD스탭들에게 다양한 이슈를 던지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많은 안건은 하나의 목표로 귀결된다. 그것은 HRD활동을 통해 소속된 기업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경영의 전략적 파트너’다. 그런 만큼 『월간HRD』는 경영이라는 관점에서 앞으로 HRD스탭들이 무엇을 통찰하고 또 준비해야 하는지에 관해 혜안을 얻고자 양재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와 만나 대담을 나눠봤다.
엄준하 발행인:
기업들이 앞다퉈 AI 전환에 매진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양재완 교수:
2가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데 하나는 4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는 ‘성과’다. 유형의 경우 첫째는 ‘생산성과 효율성 극대화’로,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를 AI에게 맡겨서 비용 절감과 업무수행 속도 향상을 이루고, 나아가선 구성원들이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하게 하려는 것이다. 둘째는 ‘의사결정 방식 변화’로 기업들은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주며 경영자들이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을 하게 도와줄 것으로 기대한다. 관련해서 IBM의 작년 조사를 보면 경영자들은 에이전트형 AI의 가장 큰 기대효과로 ‘의사결정 개선’을 꼽았는데, 이는 경영 패러다임이 경험과 직관 중심에서 데이터와 알고리즘 기반 판단 체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는 ‘고객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AI는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 및 고객응대·마케팅·상품 추천·수요 예측 등의 고도화에 기여한다. 이는 AI가 매출 상승과 시장 창출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는 ‘조직 운영 방식 자체의 재설계’로, 유관해서 맥킨지의 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기업이 구성원들의 AI 사용률은 높였으나 워크플로우에 AI를 내재화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는 AI 전환에 매진하는 기업들의 진정한 목적은 업무 프로세스, 조직 구조, 인재들의 역량, 리더십 스타일 등의 혁신에 있음을 의미한다.
엄준하 발행인:
다른 하나의 차원은 인간인가.
양재완 교수:
맞다. 구체적으로는 ‘AI發 경영환경 변화가 인간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아니면 해가 될 것인가의 문제’고, 2개의 개념으로 압축하면 ‘공공성과 포용성 문제’다. 관련해서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여러 선진국은 인간의 기본권 또는 공공재 관점에서 최신 디지털 인프라에 접근하는 정책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최신 디지털 인프라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교육, 금융, 의료 등 사회를 떠받치는 모든 영역에서 참여를 박탈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말씀드린 내용은 경영환경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AI를 활용하는 기업과 AI 활용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기업 간의 역량/성과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 이게 과연 이상적인 미래인지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그리고 AI가 일으킬 수 있는 프라이버시, 인권, 익명성에 관한 여러 문제를 어떻게 다루며 구성원들이 존엄성을 잃지 않도록 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경영과제라고 할 수 있다.

"AI發 경영환경 변화는 HR부서에
기업의 생산성/효율성 향상을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
일하는 의미, 교육훈련,
리더십, 윤리와 책임에서
과업의 재설계를 요구하며
HRD스탭들에겐 역량을 구성하는
지식, 기술, 태도 영역의
확실한 구분을 요구하고 있다."
엄준하 발행인:
짚어주신 AI發 경영환경 변화는 HR부서에 어떤 과제를 던지는가.
양재완 교수:
첫째는 ‘일하는 방식 재설계’인데, AI에 의한 자동화가 필요한 일, 인간만의 역량이 여전히 필요한 일, 인간과 AI의 협업이 필요한 일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둘째는 ‘일의 의미 재설계’인데, AI가 일터에서 인간의 여러 역할을 더욱 많이 대체·보완할수록 구성원들에게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지금 수행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깨닫게 하며 AI發 일터 변화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AI 전환이 가능하고, 주4일제, 주4.5일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의 경우 구성원들이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에 집중하게 하며 업무시간 축소가 손해가 아닌 이익이 되게 할 수 있다. 셋째는 ‘교육훈련 재설계’인데, AI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계층별, 업무별로 새롭게 설계한 뒤 그에 맞춰 교육훈련을 체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관련해서 HRD스탭들께선 기술, 지식, 태도를 확실하게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훈련 재설계가 일하는 방식 재설계 및 일의 의미 재설계와 충돌하지 않는다. 넷째는 ‘리더십 재설계’인데, AI가 관리와 통제 영역에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관리자들(특히 중간관리자들)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기본 전제로 잡고 코칭, 멘토링, 감정적 유대, 경영전략 번역, 예외적인 상황에서의 판단 등에서 리더들의 역량을 높여줘야 한다. 다섯째는 ‘윤리와 책임 문제 재설계’로, AI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AI 사용 여부는 누가 승인하는지, 어떤 데이터를 AI에 넣어도 되는지, 어떤 위험성을 점검해야 하는지, AI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AI를 올바로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인 구성원들은 확실히 보상해줘야 한다.
엄준하 발행인:
이번에는 교수님의 연구 분야 중 하나인 HR 애널리틱스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에 관해 듣고 싶다.
양재완 교수:
HR 애널리틱스는 과거 데이터 분석, 현재 상태 진단, 미래 인력 수요 예측, 개인별·조직별 개입 추천 순으로 중심점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통해 파악해야 하는 것은 이제 HR 애널리틱스는 과거처럼 단순히 이직률, 교육 이수율, 교육에 대한 만족도 점수, 업무수행 기간 등을 집계하는 도구 수준에 머무르지 않으며 조직의 인력 구조, 직무 변화, 역량 격차, 이직 위험, 구성원 경험 등을 예측하고 나아가선 처방전을 제시하는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엄준하 발행인:
말씀하신 HR 애널리틱스의 발전 동향에 AI가 미치는 영향도 궁금하다.
양재완 교수:
AI가 조직의 구조와 직무를 빠르게 바꾸면서 기업에는 ‘몇 명을 뽑을 것인가’보다 사라지는 역량, 새롭게 필요해진 역량, 현재 구성원 재배치를 위한 교육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해졌다. 관련해서 AI 기반 HR 애널리틱스는 먼저 이직 예측에서 ‘선제적 유지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근속 기간, 직무에 대한 만족도, 역량/성과평가 결과, 보상 수준, 승진 이력, 업무량, 교육에의 참여도, 조직 내 직무/부서이동 이력 등을 종합해서 어떤 구성원 혹은 집단에서 이직 위험률이 높아지고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그저 ‘이 구성원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결과를 얻는 게 아니라 ‘왜 이 구성원의 이직 위험률이 높아졌으며 어떤 개입을 통해 이직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HR스탭들은 보상 조정, 직무 재설계, 내부 이동, 멘토링, 관리자 코칭 등을 통해 답하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다음은 직무 중심에서 ‘스킬 중심 조직 분석’으로의 발전이다. 전통적 HR은 직무를 기본 단위로 삼았다. 마케팅담당자, 회계담당자, 국제교육담당자 등이 대표적인데, AI 시대에선 직무 자체가 빠르게 바뀐다. 그래서 기업들은 직무보다 스킬, 역량, 과업 단위로 인력을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사담당자라는 직무를 채용분석, 노무 리스크 관리, 구성원 경험 설계, HR 데이터 해석 등의 과업으로 쪼개고 있다. 유관해서 HR 애널리틱스는 우리 조직이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어떤 역량이 부족한지, 어떤 역량을 잃고 있는지, 어떤 역량을 새로 갖춰야 하는지를 판단하게 해주며 HR스탭들이 소속된 조직에서 전략적 중추 역할을 해내게끔 해줄 수 있다.
엄준하 발행인:
HRD스탭들이 HR 애널리틱스를 바탕으로 경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려면 어떤 부분에서 전문성을 길러야 하겠는가.
양재완 교수:
첫째는 ‘경영전략과 역량의 연결에서의 전문성’이다. 우리 회사가 앞으로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하려고 하고,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꿔나가고자 하는지를 이해한 다음 그에 맞춰 구성원들의 역량을 개발해야 하지 않겠는가.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AI를 도입해서 업무 프로세스를 바꾼다고 하면 어떤 직무에서 어떤 과업이 변화하고, 그에 따라 우리 구성원들에게 어느 정도의 데이터 해석력, 문제해결력, AI와의 협업능력, 변화에의 대응력이 필요한지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는 ‘역량 진단과 예측에서의 전문성’이다. 앞으로 HRD스탭들은 직무 데이터, 성과 데이터, 교육 이력 데이터, 역량평가 데이터, 조직 전략 데이터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서 우리 회사의 현재 역량과 미래에 갖춰야 하는 역량과의 차이를 파악한 다음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한 솔루션을 경영진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측정한 교육 효과성을 경영성과와 연결하는 부분에서의 전문성’이다.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의 행동과 이직률, 생산성, 제품의 품질, 고객 만족, 회사의 혁신성 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분석해야 경영진으로부터 교육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엄준하 발행인:
세대 변화가 기업의 문화와 리더십에 미치는 영향도 말씀해주실 수 있는가.
양재완 교수:
젊은 세대는 개인의 행복과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집단보다 ‘나’ 중심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 그리고 공정과 합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소비를 통해 신념을 드러내기도 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기표현에도 적극적이다. 이런 성향은 창의성과 적극성에서는 강점을 발휘하지만 공동의 목적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을 여러 개인과의 계약으로 이뤄진 조직으로 변모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기업은 고용의 본질은 ‘공조(cooperation)’라는 것을 잊지 않는 가운데 젊은 세대가 각자의 업무, 책임, 요구를 조직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리더들의 경우 리더십은 결정보다 ‘sensemaking(해석/의미화)’이라는 점을 유의하며 AI를 활용해서 젊은 세대의 HR 데이터를 분석하되 사람다움에 기반한 대화와 코칭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의 공동체 의식을 극대화해야 한다. 주신 질문이 리더십도 담고 있는 만큼 젊은 세대를 넘어 AI 활용 측면에서 리더들에게 추가로 말씀을 드리면 ‘당연한 참사’를 막아야 한다. AI가 조직의 복잡성을 눈에 보이지 않는 알고리즘과 데이터의 흐름 속으로 이동시키는 상황에서 AI가 만든 여러 상황을 해석하고, 검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연결하고, 최종 결과에 책임지는 적응적·윤리적 리더가 더욱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리더가 없는 조직은 누구도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 결과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며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실패를 마치 자연재해처럼 맞게 된다.
▲ 엄준하 발행인(우측)과 양재완 교수(좌측)가 HRD스탭들이 소속된 기업 내에서 HRD와 교육의 비중과 가치를 높이려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는지에 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엄준하 발행인:
마지막으로 기업 내 HRD와 교육의 비중과 가치가 높이기 위해 HRD스탭들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제언 부탁드린다.
양재완 교수:
전통적 의미에선 비중과 가치가 축소될 수 있으나 전략적 의미에선 비중과 가치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기존 매뉴얼 중심의 표준화된 교육은 AI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 것이지만,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결합해서 회사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AI를 활용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게 하는 HRD활동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인 까닭이다. 따라서 HRD스탭들은 단순 지식 전달을 지양하고, 구성원들의 문제해결능력, AI와의 협업능력,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능력, 창의성 중심 과업 재설계능력, 변화적응력, 회복탄력성 등의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긴 호흡의 집합교육보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즉각적으로 배워서 구현하는 instant learning, 프로젝트 기반 학습, 코칭과 피드백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말씀드린 부분이 바로 HRD스탭들이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 기반 경영전략과의 직접적 연계, 실제 업무 관련 데이터를 통한 교육의 효과 입증, AI 기반 HR 애널리틱스를 통한 개인 맞춤형 학습 체계 구축 측면에서의 역량을 길러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HRD의 가치는 구성원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게 하는 데만 있는 게 아니라, 그들이 AI와 협업해서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는 점을 명심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