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변화되는 경영 환경 속에서 HRD스탭들은 구성원들이 방향을 잘 설정하고 기술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요즘처럼 모든 것에 AI가 더해지는 시대에, 어디를 가든 ‘AI’나 ‘AX’ 이야기를 빼고는 대화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 이번 『월간HRD』 4월호 역시 그 흐름 한가운데 있다. 이제 HRD는 단순히 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넘어, AX 시대에 맞게 조직의 역량 자체를 다시 그려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외부 강사와 티타임을 하며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요즘 기업들로부터 리더십에든, 코칭에든, 성과관리에든 무엇에든 ‘AI’를 붙여달라는 요청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심지어 AI가 붙지 않으면 어딘가 뒤처진 교육처럼 느껴진다는 인식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이 되면서도, 동시에 한 가지 질문이 남았다. 이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
이제 AI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는 AI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환경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더 잘해야 하는가’를 질문해야 한다. HRD의 역할 역시 여기에서 다시 정의될 필요가 있다. 새로운 기술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을 넘어, AI 시대 속에서 사람의 역량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님과의 대담을 정리한 「SPECIAL INTERVIEW」의 내용처럼 사람은 스스로 의미를 느끼는 일을 할 때 에너지가 생기고 그것이 성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동귀 교수님의 ‘자기 인식이 중요하다’라는 말이 특히 와닿는다. AI라는 흐름에 올라타는 것은 이제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하지만 그 위에서 어디로 갈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한다.
이 영역만큼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다.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도 크다. 예전에는 성과관리 피드백을 얼마나 잘 작성하느냐가 하나의 역량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GPT를 활용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문장은 누구나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중요해진 것은 ‘진짜를 구별하는 힘’이다. 이 피드백이 진정성이 있는지, 상대를 이해하고 나온 말인지를 진단하며 본질을 읽어내는 역량을 의미한다. 기술이 평준화를 만들수록, 사람의 깊이는 오히려 더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리더의 고민도 더 복잡해졌다. 경영진은 전략적 의사결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현장의 리더는 팀 운영과 성과관리에서 어떤 균형을 가져갈지 고민한다. 효율성과 진정성, 자동화와 인간다움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역시 이미 변화 속에 있다. 교육담당자들끼리 농담처럼 우리가 HRD팀인지, IT팀인지, 콘텐츠를 제작하는 팀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관련해서 예전에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다양한 역할을 해내도록 해주는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각자의 자리에서 AI와 함께 일하는 리더가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다시 리더십으로 돌아온다. 방향을 잡고, 의미를 만들고, 사람과 기술을 연결하는 역할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AX 시대의 HRD는 더 입체적이어야 한다. AI를 잘 쓰는 법을 구성원들에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 활용이라는 흐름 안에서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기준을 세우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4월호를 보며 계속 남은 생각은 하나였다. 우리가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이다. AI를 활용하는 것도, 활용의 방향을 정하는 것도, 활용의 의미를 만드는 것도 모두 사람에서 시작된다. 관련해서 HRD의 역할은 더 분명해진다. AI 위에서, 사람을 더 깊이 성장시키는 것.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역할은 바로 그것일 것이다.
▶차윤정 ㈜풀무원푸드앤컬처 인사교육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