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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02 10:5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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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습관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HR 컨퍼런스에 다녀오며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AI가 바꾸고 있는 것은 단지 업무 방식만이 아니라 ‘인재’의 정의 자체라는 점이었다. 많은 HR 담당자들과 연사들은 AI가 이제 꽤 완성도 높은 업무 파트너이자 도구로 작동하고 있음에 공감하고 있었다. 우리는 AI를 활용해 예측과 실행의 속도를 높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결국 선택과 결정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AI는 예측을 잘하지만, 그 예측 위에서 무엇을 우선할지, 어떤 방향이 우리 조직에 더 맞는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역할로 남아 있다.


이 사실은 또 다른 불안을 만들기도 한다. 마치 이제는 결정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시대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관점이 조금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힘’이다. 정보 접근성은 이미 높아졌고, 개인은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데이터와 지식 앞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수인재의 정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많이 아는 사람보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빠르게 취사선택하고 그것을 조직의 목표와 방향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 더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의사결정은 권한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와 도구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의 문제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여기서 나는 인재밀도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인재밀도는 흔히 우수한 인재를 많이 확보하고 그 비율을 높이는 문제로 이해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AI 시대에 인재밀도의 핵심은 조금 달라져야 한다. 이제 인재밀도는 단순히 뛰어난 기능을 가진 사람이 많은 상태가 아니라, 조직의 맥락을 읽고 그 맥락에 맞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은 상태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넷플릭스가 말하는 것처럼 좋은 조직은 사람을 세세하게 통제하기보다 충분한 맥락을 공유하고, 각자가 그 위에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든다. 결국 높은 성과를 내는 조직은 기능의 총합보다 판단의 질이 높은 조직에 가깝다.


여기서 맥락은 우리 조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지금 이 일이 왜 중요한지 이해하고, 내가 내놓는 산출물이 어떤 방향과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을 의미한다. 현업에서 맥락을 잘 안다는 것은 결국 일의 의미를 안다는 것과 닿아 있다. 내가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떤 산출물을 내야 하는지, 그리고 왜 그것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방향에 맞는 결과를 만든다. 반대로 맥락을 읽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 채 트렌드를 좇거나, 시키는 일만 하거나, 정보를 읽는 데서 멈춘다. 열심히 일했는데도 산출물이 방향에 맞지 않는다면, 그건 결국 조직의 맥락을 읽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젠 HR의 과제도 달라져야 한다. 이제 HR은 단순히 구성원에게 새로운 도구를 가르치거나 기능을 익히게 하는 데서 멈추면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기능에 집착하지 않고 구조를 볼 수 있도록, 다시 말해 조직의 방향과 우선순위, 일의 의미와 연결점을 읽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잡크래프팅 연구가 보여주듯 사람의 주도성과 성과는 개인 역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직무, 팀, 리더, 조직 차원의 맥락이 함께 작동할 때 사람은 더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더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인재밀도를 높인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더 많이 뽑는 것이 아니라, 조직 안에 맥락을 이해하고 의사결정할 수 있는 사람을 더 많이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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