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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 주체성, 창의성, 혁신성의 원천인 기업가정신은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가 - AI 시대를 살아낼 사람의 경쟁력은 기업가정신 -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정직, 성실, 겸손, 오픈 마인드, 소통을 아우르는 ‘… - 『월간HRD』 2026년 2월호
  • 기사등록 2026-01-29 01:25:22
  • 수정 2026-01-29 12: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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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

셀런TV 이사와 회장, 하나TV와 하나로미디어 회장, SK브로드밴드미디어 회장을 역임한 뒤 젊은 창업가들과 교류하고자 고벤처포럼을 만들었고, 해당 모임/플랫폼은 계속해서 발전하며 우리나라 벤처생태계 활성화의 촉매가 됐다. 이 여정에서 그는 고벤처 파트너스 대표, 고벤처 엔젤클럽 회장,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도 맡아 투자 부문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고용 창출과 국가 경제 성장에도 크게 공헌했다.



AI가 일터에서 단순 반복적인 일들을 하나씩 대체하며 영향력을 키워갈수록 사람은 창의성과 혁신성을 발휘해야 한다. 해당 역량은 기업가정신과 맞닿아 있기에 『월간HRD』는 누구보다 기업가정신과 가까운 곳에서 일하며 우리나라 벤처생태계 발전에 공헌한 고영하 고벤처포럼 회장과 만나 대담을 나눠봤는데 그는 오랜 기간 젊은 창업가들과 교류하며 축적한 통찰을 바탕으로 기업에서 이해, 교육, 실천해야 하는 기업가정신을 짚어줬다. 특히, 그가 전해준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정직, 성실, 겸손, 오픈 마인드, 소통을 아우르는 ‘인성’이며, 기업가정신은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기에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라는 메시지는 사람다움 측면에서 큰 울림을 줬다.



엄준하 발행인:

벤처업계에 발을 들이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고영하 회장:

2007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시 50대였던 저는 기업인 생활을 마치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살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젊은 창업가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1달에 1번씩 젊은 창업가 7명과 식사하면서 그들의 사업에 관한 얘기를 듣고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멘토링, 투자, 네트워킹 등을 통해 돕는 모임을 시작했다. ‘고벤처포럼’의 시작인데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자가 50명, 100명, 200명으로 늘어갔다. 그러면서 고벤처포럼의 규모가 커졌고, 모임 형태도 투자를 받고 싶은 젊은 창업가들이 와서 발표하고, 제가 초청한 투자자들이 발표를 듣고, 창업가들과 투자자들의 뜻이 맞으면 투자로 연결되는 ‘플랫폼’으로 바뀌었다. 지금이야 고벤처포럼 같은 플랫폼이 많아졌지만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밖에 없어서 웬만한 대한민국 스타트업들은 다 고벤처포럼에 다녀갔다. 배달의민족, 토스, 마켓컬리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들도 고벤처포럼에 와서 발표했었다.


엄준하 발행인:

한국엔젤투자협회도 오랜 기간 이끌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고영하 회장:

고벤처포럼이 창업가들을 위한 플랫폼이 되면서 저는 초기 창업 단계의 스타트업에 자본을 투자하는 ‘엔젤투자’를 하게 됐다. 이렇게 스타트업에는 너무나도 귀중한 종잣돈을 지원해주는 모습을 본 당시 중소벤처기업부는 우리나라 창업생태계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하며 저를 찾았다. 사실 당연한 흐름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석유, 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선진국의 것을 벤치마킹한 다음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잘 만들어내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우리보다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잘 만들어내니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런 부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바꿔야 하는데 퍼스트 무버의 핵심은 기업가정신이고, 기업가정신은 다른 무엇보다 창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기르고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창업생태계를 활성화하려면 초기 창업자금을 누군가가 대줘야 한다. 엔젤투자자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에는 엔젤투자자들만 30만 명이 넘고 1년이면 수십 조에서 수백 조 규모의 돈이 창업가들에게 투자된다. 미국이 창업대국이 된 이유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에는 엔젤투자자가 극히 드물었고 제대로 알고 투자하는 사람들도 몇백이 되지 않았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제게 엔젤투자자들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협회를 만들어달라고 했고 결과물이 한국엔젤투자협회였다. 2012년의 일인데 작년까지 협회장 역할을 수행했다.


엄준하 발행인:

창업가들의 활동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기업가정신을 회장님께선 무엇이라고 해석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고영하 회장:

피터 드러커나 조지프 슘페터 같은 학자들의 정의를 종합해보면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창의적으로 찾아내고, 위험이 있을지라도 도전정신을 발휘해서 해법을 실행하고, 실제 발생한 위기를 극복해내서 기회를 포착하고, 마침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다. 말씀드린 내용은 곧 창업이다. 예를 들어 요즘 초고령화가 사회적 문제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찾고, 아이디어를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투자를 받아 창업하고, 솔루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위험을 극복하며 초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의 모든 여정이 기업가정신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아이디어를 찾고, 아이디어를 솔루션으로 발전시키고,

그것을 실행하고자 투자를 받아 창업하고, 솔루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위험을 극복하며 기회를 찾아내서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창업의 모든 여정은 나날이 강조되는 역량인 기업가정신과 일치한다."



엄준하 발행인:

기업가정신이 발휘되기 위한 전제는 무엇인지도 듣고 싶다.

고영하 회장:

저는 투자자인 만큼,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 답하겠다. 제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가?’다. 그동안 수많은 창업가를 만났는데 누구는 성공해서 코스닥까지 진출하고, 누구는 고꾸라진다. 이런 모습을 보며 저는 ‘왜 어떤 기업은 성공하고 어떤 기업은 실패할까?’라는 의문을 가졌고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결론은 ‘기업가정신 유무’였는데,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정직’, ‘성실’, ‘겸손’, ‘오픈 마인드’, ‘소통’을 아우르는 ‘인성’이다. 스타트업에 기술은 말씀드릴 필요도 없는 기본인데, 이것보다 중요한 게 사업을 끌고 나가는 사람들의 인성이다. 투자해달라고 찾아오는 창업가들을 보면 대부분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한다. 저도 초기엔 이런 부분들이 좋다 싶으면 투자했었으나 제가 틀렸었다.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수준이 조금 떨어져도 ‘인성을 갖추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했다.


엄준하 발행인:

인성을 갖춘 ‘성공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표현해달라.

고영하 회장:

세상에는 의존적이고 예속적인 사람이 있고,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있다. 전자에 속하는 사람이 사실 훨씬 많은데 이들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남에게 의존한다. 반면, 후자에 속하는 소수는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니 좋아하고, 잘 해낼 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찾아 창업한다. 이렇게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려면 정직해야 하고, 성실해야 하고, 겸손해야 하고, 열려 있어야 하고, 소통을 잘해야 한다. 거짓말을 잘하면, 게으르면, 오만하면, 닫혀 있으면 누가 그 사람과 함께 일하려고 하겠는가. 소통을 잘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설득할 수 있으며 또 남과 협업할 수 있겠는가. 예를 들어 누가 창업해서 돈을 잘 벌고 있는 모습을 보고 따라 창업하는 사람이 있고, 본인만의 특별한 것 없이 창업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분들 중 대부분은 자기주도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약점을 보이며 실패했다.





"미국은 스타트업 총본산이 대학이며,

카우프만재단의 경우 전 연령대에

기업가정신을 교육한다. 이런 시스템과

노력 덕에 많은 미국인이 일찍부터 뭔가를

기획·개발·판매해보고, 성공/실패를

두루 경험하며 기업가정신을 함양한다.

우리가 반드시 보고 배워야 하는 사례다."






엄준하 발행인:

기업가정신은 가지고 태어나는 역량이라고 보시는가.

고영하 회장:

타고나는 사람도 있지만 살아가며 여러 시련과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을 갖추게 된 사람도 많다. 미국의 경우 스타트업의 총본산이 교육기관인 대학이며 제약업계에서 성공한 카우프만이라는 기업가는 카우프만재단을 만들어서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보급했는데, 이런 좋은 사례들 덕에 많은 미국인이 일찍부터 뭔가를 기획·개발·판매해보고, 성공과 실패를 해보며 기업가정신을 내재화한다. 반면, 우리 사회는 기업가정신을 갖춘 사람들이 소수인데 앞으로는 다수의 젊은이에게 기업가정신을 교육해서 그 친구들이 깨달음을 얻고 인성을 갖춰서 큰 일을 하도록 해야 한다.


엄준하 발행인:

인류가 지금처럼 풍족하게 사는 데는 기업가정신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

고영하 회장:

물론이다. 미국은 카네기, 록펠러 같은 기업가들이 있어서 석유와 철강 산업에서 앞서갈 수 있었고, 우리나라는 정주영, 이병철, 박태준 같은 기업가들 덕에 빠른 산업화가 가능했다. 일본을 보면 마쓰시타 고노스케, 이나모리 가즈오, 혼다 소이치로 같은 기업가들이 국가 경제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놨다. 스티브 잡스는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직업란에 기업가를 뜻하는 앙트러프러너(Entrepreneur)라고 적었다고 하고, 일론 머스크는 우주 탐사를 꿈꾸지 않나. 소개한 분들은 모두 남다른 문제의식을 느끼며 기존의 상식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고유의 솔루션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며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든 기업가들이다.



"기업가정신을 갖춘 구성원들이 많은 회사가 결국에는

경쟁에서 승리한다. 기업가정신은 주체성을 발휘해서

한 번뿐인 삶을 살아가는 정신이자 지혜인데, 무엇보다

기업의 바람인 ‘문제해결능력’ 발현의 동력인 까닭이다."



엄준하 발행인:

기업가정신은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고영하 회장:

저는 기업가정신을 모든 인류에 통용되는 역량으로 본다. 이는 제가 정부에 기업가정신을 국가적 아젠다로 끌고 와서 전 국민에게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기업가정신은 주체적으로 한 번뿐인 삶을 살아가는 정신이자 지혜인 까닭이다. 직장세계로 돌아가면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 직장인들 다수가 시키는 일을 하는데,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찾아서 하는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많은 회사가 결국 앞서가는 법이다. 이는 권한위임이 필요한 이유인데,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권한위임을 해주지 않으며 성과를 위해 구성원들을 통제하려고만 하는 회사는 구성원들의 문제해결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없기에 결국 경쟁력을 잃어버린다. 더욱 큰 문제는 1등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 세계를 누비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각 분야 젊은 인재들을 보면 귄위주의적이고 암기를 강조하는 정규교육을 통해 성장한 이들은 없다. 다행히도 요즘 우리 기업들은 학벌이 아닌 소통, 협업, 설득, 발표, 창의, 상상, 문제해결 등의 능력을 보고 인재들을 뽑으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엄준하 발행인(좌측)과 고영하 회장(우측)이 HRD스탭들은 어떤 부분을 유념하며 구성원들에게 기업가정신에 내재화시키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해야 하는지에 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



엄준하 발행인: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교육한다고 하면 어떤 부분을 유념하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해야 하겠는가.

고영하 회장:

다른 사람을 잘 설득해서 협업을 끌어내는 소통능력, 전략적으로 사고하는 창의력, 실패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자기성찰능력을 높여주는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 관련해선 먼저 PBL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목적은 소속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가지고 뭔가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서 회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가 육성이어야 한다. 다음으로 팀 단위로 문제를 해결해보게 하며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을 줄이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법을 내재화시켜야 한다. 관련해서 참조할 수 있는 인물은 기술력도, 자금도 부족했으나 각 분야 전문가들을 끌어모을 줄 아는 능력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 샘 알프먼 오픈AI CEO다. 제 경우 혼자 창업한 사람들이 찾아오면 팀이 있는지 꼭 물어봤고, 없다면 팀을 짜오라고 했고 그러지 못하는 이들에겐 투자해주지 않았다. 집단지성이 발휘하는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미국엔 EIR(Entrepreneur In Residence)라는, 기업 안에서 기업인을 키우는 제도가 활성화되어 있다. 우리 기업들은 사내벤처와 해커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좋은 제도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


엄준하 발행인:

마지막으로 『월간HRD』 독자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달라.

고영하 회장:

10년 후, 20년 후 AI가 훨씬 발전했을 때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짐작건대 웬만한 전문직은 다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기업인은 상당 기간 살아남을 직업이라고 본다. AI가 주체성을 골자로 사업을 기획하고, 모든 부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고,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위기에 맞서고 실패에 관해선 책임질 줄 아는 태도를 대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업가정신에 담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기에 내가 나만의 해법을 설정해가면서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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