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은 기업 현장에서 핵심 전략이 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서비스 설계와 조직 운영의 전면 재편을 촉발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도전과나눔은 지난 6월 25일 「기업가정신포럼」을 통해 AI가 산업 현장과 비즈니스 생태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기업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 조망하는 장을 마련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공유된 초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구현하려는 산업계의 변화, 인간의 신체를 대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진화와 그 속에서의 사람다움 견지는 HRD스탭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포럼 개회사를 전하고자 마이크를 잡은 이금룡 도전과나눔 이사장은 “AI가 머리라면, 휴머노이드는 육체다.”라며 이번 포럼에서 다뤄질 2개 강연의 핵심을 짚어줬다. 나아가 그는 “AI 기술은 이미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으며 휴머노이드 로봇 역시 산업 현장에 본격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현장을 가득 메운 참여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산업계, 그리고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잠재력은 매우 크다.”라고 평했고, 이번 포럼이 산업과 기술 전반에 걸쳐 인사이트가 유기적으로 흐르게 하는 학습의 장이 되길 희망했다.
첫 연사였던 정경화 네이버쇼핑 이사는 초개인화 기술 중심의 플랫폼 전략과 고객 경험 혁신 방향을 공유했다. 그는 AI를 중심으로 각종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산업계 전반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는데 “기술의 핵심은 고객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요구를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해, 그것을 어떻게 빠르게 전달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서 정 이사는 네이버쇼핑의 진화 과정을 소개했다. 네이버쇼핑은 검색 기반의 가격 비교 플랫폼으로 시작한 뒤 2018년에 스마트스토어를 도입했고, 2020년에는 B2C 플랫폼 구축을 거쳤으며 최근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라는 쇼핑앱을 런칭했다. 이런 진화 과정에서 그는 기존 쇼핑 경험이 상품 탐색, 결제, 배송 확인 등 여러 단계로 분절돼 있어 이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었고, 각각의 과정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고객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한계를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이 모든 과정을 하나의 몰입형 쇼핑 경험으로 완결하는 구조로 전환했는데 이런 몰입형 쇼핑 경험 구축의 핵심은 AI였다. 실제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의 AI는 고객 개개인의 행동과 관심사를 심층 분석해 개인 맞춤형 상품 추천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과거 검색 이력과 구매 패턴을 바탕으로, 고객의 세밀한 관심사와 맥락을 정교하게 파악하여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여기에 더해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의 AI는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실시간 행동과 시장 트렌드 변화를 즉각 반영하는 ‘순간 대응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방금 본 상품의 현재 순위를 보여주는 것이 사례다. 다른 사례를 보면 아마존의 AI인 아멜리아는 판매자의 판매 관리를 돕고 있으며 창고의 재고관리 해결을 위한 연구도 해내고 있다. 이처럼 AI는 제품 재고 관리, 수요 예측, 물류 최적화 등 운영 효율화에도 활용되어, 전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고 비용도 절감해주고 있다. 한편, 이러한 기술 기반의 진화는 조직 내부에도 새로운 변화와 요구를 가져오고 있다. 유관해서 정 이사는 “AI 기술이 쇼핑의 본질을 바꾼다는 것은, 결국 상품기획, UX 디자인, 마케팅, 데이터 분석 등 거의 모든 조직의 기능이 고객 중심으로 재정렬돼야 한다는 의미.”라며, 기술 도입과 함께 고객 중심 사고와 실험적 시도가 계속되어야 기업이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동향 및 산업화 가능성’을 주제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현황과 글로벌 산업발전 동향을 소개했다. 휴머노이드는 ‘인간과 유사한 형태와 특성을 가진 로봇’을 뜻한다. 현재 로봇과 AI를 비롯해서 다양한 기술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일고 있는데, 기술의 발전 자체만큼 중요한 것은 ‘왜 이 기술이 필요한가’에 대한 사회적 설득이다. 관련해서 한 교수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저출산과 인구절벽을 언급하며,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로봇은 단순한 노동력 대체를 넘어 새로운 인구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휴머노이드의 중요한 성공 조건으로 ‘시간’ 개념을 제시하며, “로봇은 단순히 한번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하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현재 로봇이 한 가지 일만 수행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앞으로의 세상에선 다목적성과 범용성을 갖춘 로봇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엔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로봇의 개발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하나의 로봇이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비로소 사람을 위한 로봇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이 산업 현장에 로봇을 투입한 사례를 짚으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시장 현황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술이 범용화되고 비용이 점점 낮아지면, 우리는 그 순간을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중화도 언급한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그는 “좋은 AI를 만들기 위한 핵심은 바로 좋은 데이터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로봇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인데, 이는 일반적인 텍스트나 이미지와 비교했을 때 훨씬 복잡하고 얻기 어려운 데이터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에는 VR과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행동데이터를 수집하고 증폭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는 “자체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초기 기업들에게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시뮬레이션 플랫폼은 스타트업에게 게임체인 저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은 주목할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유관해서 한 교수는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고,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고품질의 행동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연장선에서 그는 한국의 조선업, 제조업 등 고강도 노동이 요구되는 현장에서 로봇 도입은 이미 필요조건이 되고 있으며, 현장에서 계속해서 쌓이는 ‘암묵지’ 데이터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의 기세가 모이면 어떤 산업이든 결국 움직이며,
기술은 사람을 온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일이 편해지도록 돕는 것일 때 가치를 발한다.
이는 집단지성과 올바른 기술 활용이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4월 출범한 ‘K-휴머노이드 연합’을 언급하며, “40여 개 기업이 자발적으로 연합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금보다 나은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제적인 소통과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산업계의 기세가 모이고 있는 지금이 바로, 로봇 산업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공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세가 모이면 산업은 결국 움직이는 법이며, 기술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돕기 위해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냄으로써 가치를 발하는 법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집단지성이 왜 중요한지, 기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