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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티오더 HR총괄] 온보딩은 사라졌다. 이후, 우리는 무엇을 설계해야 하는가 - HRD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다 - 우리 조직은 어떻게 사람을 이해하게 설계하고 있는가? - 『월간HRD』 2025년 5월호
  • 기사등록 2025-04-29 21: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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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많은 스타트업은 ‘온보딩’이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그 단어가 가리키는 실체는 예전과 다르다. 우리가 익숙하게 떠올리는 전통적인 온보딩―입사 첫 주 교육, 팀별 부서 소개, HR 워크북, 멘토 매칭, 점심 네트워킹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착 프로그램―은 이제 대부분의 스타트업에선 작동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도, 시간도, 리소스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HRD의 역할은 비교적 명확했다. 조직문화, 비전, 시스템 사용법, 복지제도를 전달하며 구성원이 조직에 익숙해지도록 안내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빠른 성장과 잦은 이직, 반복되는 구조조정과 신규 인력 유입 속에서 전통적인 온보딩을 지속할 여유 자체가 사라졌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온보딩이 구성원을 방치하는 방식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의 온보딩은 겉보기엔 자율적이지만, 실은 의도적으로 설계된 몰입 환경에 가깝다. 방식만 달라졌을 뿐이며, HR의 역할 역시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에서 스스로 맥락을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설계자로 전환되고 있다.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구성원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구조보다는, ‘업무 흐름에 얼마나 빠르게 합류할 수 있도록 연결할 것인가’가 HR의 핵심이 된다.


요즘 여러 스타트업이 온보딩 없이 내부 문서/Wiki만 공유하는데 이는 무책임이 아니라, 조직이 필요한 정보를 문서화해 두었으니 이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전제로 한다는 전략적 접근이다. 이 구조는 자기주도적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누가 언제 정보를 접하든 동일한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어떻게 몰입할지, 어떤 속도로 탐색할지는 각 구성원에게 위임되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기준과 설계 의도가 담겨 있다. 그렇기에 이제 ‘무엇을 가르칠까’보다 ‘어떤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만들까’를 고민하게 된다.


신입 구성원들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라며 당황한다. 이는 특정 세대의 태도 문제가 아니라,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 조직 구조와 설명을 전제로 움직이고자 하는 구성원 간의 문화적 불일치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이제 해야 할 일은, 그런 조직을 단순히 더 친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구성원이 자신의 속도로 맥락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 흐름과 학습 경로를 설계하는 일이다.



"이제 HRD는 콘텐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문서, 링크, 사례 기반 정보 플랫폼 설계자가 돼야 한다.

온보딩 역시 이런 본질적 전환 측면에서 ‘진화’하고 있다."



지금은 잘 정리된 교육보다, 불완전한 상황 속에서도 흐름을 읽고 적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시대다. 과거 온보딩이 콘텐츠 기반 커리큘럼이었다면, 이제는 맥락, 정보, 탐색 경로가 연결되는 자기주도형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고, 각자의 타이밍에 맞게 학습할 수 있는 정보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결국 HRD는 ‘무엇을 알려줄 것인가’보다, ‘어떤 흐름에서 어떤 순간에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를 설계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HRD는 콘텐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문서, 링크, 사례 기반의 정보 플랫폼 설계자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리고 기존처럼 선형적이고 고정된 온보딩보다는, 자기 속도에 맞춰 반복적으로 접속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이 변화는 단지 방식의 변화가 아니다. HRD가 조직 내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 전환이다. 그러니 “온보딩 교육 있나요?”라는 질문에서 벗어나, “우리 조직은 어떻게 사람을 이해하게 설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김동현 티오더 HR총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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