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환영 교수는 교육부에서 HRD를 접한 뒤 학문적 역량을 갈고 닦아 HRD교수로 활동 중이다.장환영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에서 ‘국가인적자원개발’이라는 거시적 프레임워크로 HRD를 접했다. 당시 업무는 막중하고 어려웠지만 흥미롭고 즐거운 것이었기에 HRD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의 삶으로 이어졌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많은 역량과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세상에서 장 교수는 새로운 HRD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바로 깊은 탐구와 통찰로 인간만의 탁월성, 즉 ‘가치’를 발견해서 생산성의 ‘방향’을 정하는 ‘인적가치개발’이다.
장환영교수는 1993년에 행정고시(36회) 교육직렬에 합격하고 이후 17년 동안 교육부에서 고등교육정책국, 국제교육정보화국, 인적자원정책국 등 성인교육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2000년에는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럽게 HRD와 인연을 맺은 장 교수는 당시 HRD 전문가가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고 싶어 유학길에 올랐다. 업무와의 관련성도 고려해야 했던 만큼 석사는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행정을, 박사는 인디애나대학교에서 교육공학과 HRD를 전공했다. 공부를 지속하기 위해 휴직도 했는데 그는 국가의 혜택도 받은 만큼 감사함을 느끼며 최선을 다해 유학생활을 보냈다고 밝혔다.
귀국 후에도 장 교수는 교육부에서 공직자의 삶을 이어갔으나 HRD를 연구하고 싶다는 마음은 점점 커졌다. 그때 마침 동국대학교가 교수를 모집하고 있었고, 그는 고민 끝에 지원해서 경쟁을 이겨내며 학계로 활동 무대를 전환했다. 새로운 곳에서 장 교수는 HRD의 위상 제고와 저변 확대에 힘썼고, 사람만의 핵심역량인 인성, 창의, 혁신 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국가적 차원에서 인적자원개발을 다뤄봤기에 HRD를 넓게 볼 수 있었고, 동국대학교는 불교 색채가 강한 학교인데 오히려 그 덕에 ‘인간’ 자체를, 특히 역량 이면에 감춰진 본질을 탐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프레임워크로 HRD를 연구했던 장 교수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역량과 역할에서 많은 부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을 보며 HRD 패러다임에 변화가, 즉 ‘인적가치개발’이 필요함을 확신하게 됐다.
“그동안 HRD는 인간을 자원, 즉 도구로 보며 개발하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말씀드린 일을 자동화 시스템, AI, 로봇 등이 더욱 잘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HRD 관계자들은 생산성의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생산성의 ‘방향’을 봐야 합니다. 인간이 독특하고 뚜렷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인적가치개발입니다. 긍정심리학을 예로 들면 인간의 흠결이 아닌 긍정적 측면을 강화하는 방법을 연구하죠. 이런 접근법이 HRD에도 필요합니다.”
오랜 세월 HRD 교수로 활동했던 만큼 장 교수는 “대한민국 HRD는 분명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유의미한 변화도 이뤄냈습니다.”라며 그 여정을 ‘독도에서 파트너십으로’라는 문구로 정리했다. 연수원으로 대변되는 독자적인 공간에서 존재했지만 조금씩 기업의 많은 부서와 교류해서 그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찾기 시작하며 경쟁력을 높여왔다는 뜻이다. 그러나 장 교수는 “HRD가 위상을 높이려면 모든 부서에 학습을 내재화시켜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교육적 관계 중심 ‘Integration’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짚어줬다.
“저는 학생들에게 교육학은 적용되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합니다. HRD 렌즈로 보면 이렇습니다. 민간부문이든 공공부문이든 조직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팀의 모습은 어떨까요. 팀장은 팀원을 잘 가르쳐주고, 팀원은 잘 배워서 맡은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겠죠. 이런 ‘교육적 관계’가 맺어져야 팀의 생산성과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아요. 일에 교육과 학습이 묻어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서 인간만의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장환영 교수는 “테크놀로지가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는 시대상은 HRD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합니다.”라며 ‘인적가치개발’로의 빠른 전환을 희망했다.대한민국 HRD의 흐름을 설명하며 ‘가치’를 강조한 장 교수는 실천역량에서 발견역량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실천역량은 많은 기업에서 주목하는 것으로 나에 대한 자기조절,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사소통, 조직에서 필요한 협력, 과제에 대한 문제해결이다. 여기에서 그는 “자신을 이해해야 자기조절이 가능하며, 타인과 공감해야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책임성이 있어야 다른 부서와 원활히 협력할 수 있으며,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해야 해결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자기이해’, ‘공감’, ‘책임’, ‘문제발견’ 등의 발견역량을 기르는 것이 인적가치개발이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장 교수는 다음의 설명을 건넸다.
“지금까지 HRD는 다양한 지식을 단기간에 주입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획일화, 자동화, 표준화 등이 이슈였던 이유죠. 그러다가 CoP(학습동아리)나 학습조직 등을 통해 참여를 중심으로 말로써 표현하기 어려운 ‘암묵적 지식’을 획득하는 기회를 창출하기 시작했어요.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고, 고급 지식은 암묵적 지식에 있는 만큼 올바른 변화입니다. 그러나 더 나아가야 합니다. 바로 ‘내어줌(giving)’입니다. 무언가에 의미를 두고 헌신하는 과정에서 생명력 있는 지성 활동이 일어나고 그것이야말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학습이자 사람의 가치인 까닭입니다. 학습의 핵심 메타포가 획득에서 참여로 다시 참여에서 내어줌으로 바뀌고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교수자는 학습자를 전달받고 채워져야 하는 부족한 존재로 보며 밀지(Push)말고, 동기를 부여하고 코칭하고 열정을 심어주며 당겨야(Pull) 합니다. 즉 HRD 시스템은 ‘내어줌(giving)’의 메타포와 ‘Pull’ 중심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테크놀로지의 부상으로 외면받았던 인문학적, 영적 통찰이 HRD에 꼭 포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간의 생산성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고찰하는 기업들은 결국 사람다움을 갖춘 인재들을 원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는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사람 본연의 역량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들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인적가치개발’ 확산에 전념하는 장 교수와의 만남은 HRD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